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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사와씨가 오타쿠가 된 것은 내 탓이 아니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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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06, 2017 01:25에 작성됨.

 

사기사와 후미카씨가 오타쿠가 된 것은 내 탓이 아니다.



여름이 되어도 오타쿠가 하는 일은 똑같다.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는 요령은 자신의 모든 프라이드를 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날도 아침부터 일. 어제 배부받은 스태프용 티셔츠를 입은 나는 촬영준비를 위해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뭐, 어제로 육체노동은 전반적으로 익숙해졌다. 카메라맨분과 이야기할 일이 많지만, 그 사람이 점프 애독자인 덕분에 금방 친해졌다. 아마 괜찮겠지.
문제가 있다면 어제 카나데씨에게 들은 이야기이다. 다른 여자와 이야기할 때마다 사기사와씨의 기분이 나빠진 이유가 무엇인지를 생각해야한다.

「……생각해도 모르겠네」

남의 생각을 내가 어떻게 알아. 기껏해야 이런게 아닐까 수준이다. 그것은 결국 짐작에 불과하다. 생각해봤자 의미없는 짓은 하지 말자.
그런 생각을 하면서 육체노동에 힘쓰고 있었다…… 역시 힘드네. 한동안 육체노동을 하고, 끝나자마자 바로 다음 일로 가야했기에 숨돌릴 틈도 없었다. 뭐, 가끔은 이런 운동도 나쁘지 않지.
그리고 지금은 구급요원으로서 텐트 밑에서 구급상자를 들고 혼자 대기하고 있었다.

「………」

심심해…… 그리고 졸려. 좀 잘까. 어제는 꽤나 일이 많았지만 오늘은 촬영이 메인이다보니 내가 해야 할 일은 없다. 가벼운 작업・운반이 아니라 잡무이기 때문에 프로듀서가 뭘 시키기 전까지는 한가하다. 멍하니 공중을 보고 있으니 누군가가 왔다. 분명, 시오미 슈코씨, 였었지?

「안녕~ 타카미야군」
「슈코씨, 였었죠?」
「정답」

슈코씨는 미소지으며 그렇게 말하고는 내 옆자리에 자연스럽게 앉았다.

「무슨 일이시죠? 몸이 안좋으세요?」
「아니? 한동안 한가해서 놀러왔을 뿐」

촬영이 빨리 끝났나? 뭐, 상관없지만.

「타카미야군은 말야, 아이돌에 관심 없어?」
「없네요. 그건 왜요?」
「아니 그치만, 우리들에 대해서 거의 물랐잖아? 게다가 옆자리에 앉았는데도 태연하게 이야기하고.」

여태까지 후미카씨랑 데이트하고, 카나데씨한테 빗치라고 폭언을 날리고, 아리스씨에 이르러서는 전화를 무시했으니까. 그러다보니 아이돌이라도 평범한 사람이라는것을 알아버렸지.

「뭐, 그렇네요」
「그래서, 누가 취향이야?」
「아니, 갑자기 그 이야기가 왜 나와요?」

이녀석 바보야? 관심없다고 말했잖아.

「아니아니, 애니 오타쿠는 어떤 애를 좋아할지 궁금해서. 별 의미는 없어」
「……어떻게 오타쿠인걸 아셨죠?」
「어제 숙소에서 다른 애한테 들었어」

누군진 모르지만 나오씨나 카렌씨겠지…… 뭐, 숨길일도 아니지만

「……뭐, 사기사와 후미카씨네요.」
「……헤에? 그래?」

굉장히 즐겁게 미소짓는다.

「네. 뭐, 딱히 성격은 모르니까 어디까지나 외모만 보면요」
「흐응~? 그럼, 나중에 굿즈 살거야?」
「안사요. 돈없어서」
「돈 있으면?」
「……글쎄요. 아니, 그래도 돈 있으면 여기 있는 멤버 전원의 굿즈 저렴한걸로 하나씩은 사겠네요.」
「? 왜?」
「뭐, 신세졌으니까요」
「신세진건 우리쪽이라고 생각하는데」
「괜찮아요, 그런건」

진짜, 왠지 모르게 갖고싶어진단 말이지. 나는 은근히 그런걸 신경쓰는 타입이니까.

「흐응…… 그럼말야, 카메라맨한테 부탁하는건 어때?」
「하아?」
「의외로 받을 수 있을지도?」
「……아니, 그래도 기분나쁘지 않나요? 스토커같은데」
「아니아니. 그런건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 남자라면 누구나 그럴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

……확실히, 후미카씨의 수영복 사진은 갖고싶다.

「뭐, 부탁해본다고 손해보진 않겠네요.」
「그럼 다녀오지?」
「아니, 그래도 최소한 촬영이 끝날때까지는」
「촬영 끝나면 사진 못찍잖아」
「……아, 그렇네요」
「부탁해보지?」

마침 전체방송으로 휴식이라는 공지가 내려왔다. 슈코씨가 내 얼굴을 곁눈질했다.

「……알았어요」
「다녀와~」

그 사람 분명 점프 오타쿠였지. 아니, 그래도 난 딱히 굿즈가 있는건 아니라서. 만화나 블루레이밖에 없다. 역시 좀 어려울려나. 어쩔 수 없다, 최악의 경우 돈을 내자.
그렇게 마음먹은 나는 프로듀서에게 들키지 않게 카메라맨에게 다가가고, 뒤에서 그의 어깨를 잡았다.

「? 아아, 타카미야?」
「저기, 부탁이 있는데요」
「뭐야? 북두의 권 읽고싶어?」
「아니, 그게 아니라요. 사진 1장만 받고 싶은데요」
「좋아」
「핫? 괘, 괜찮아요?」
「아아, 별로 상관없어. 단, 들키면 혼나니까 1명만이다. 누가 좋아?」

……아아, 이해했다. 이 사람 내 취향을 알아서 내 위에 설 생각인가.

「……비밀로 해주셨으면 좋겠는데요」
「알아」

……뭐, 괜찮나. 들켜봤자 어차피 알바 끝나면 만날 일도 없을테니 디메리트는 없다. 오늘내일만 참으면 되는 일이다.

「사기사와 후미카씨요」

그 직후, 내 뒤에서 와장창하고 무언가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자 후미카씨가 잡고있던 글라스를 떨어뜨리고 아연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
「……엣……엣?」

하와와와와, 라고 말할듯이 얼굴을 붉히고있는 후미카씨. 아마 내 얼굴도 붉어져있다. 그렇지만 그 이상으로 내 눈은 죽어있었다. 옆에서 입을 누르고 폭소하고 있는 카메라맨에게 버럭할 여유도 사라져있었다.

「………타, 타캇, 미야……군…………?」

왜, 왜 이곳에 후미카씨가…… 문득 후미카씨에게서 살짝 시선을 오른쪽으로 돌리자 조금 뒤에서 슈코씨, 카렌씨, 유이씨가 이쪽을 보고 있는게 보였다.
소, 속였구나!? 샤아! 아니, 샤아는 아니지만. 어쨌든 오해를 풀어야 한다.

「아니, 그게……아닙」
「!?」

말을 걸자 움찔하고 뒷걸음질하는 후미카씨. 에, 뭐야 그 반응. 엄청 상처받았어. 아돌이 심장을 꿰뚫었을때처럼 내 가슴에 무언가가 꽂혔다.
(※아돌牙突:바람의 검신에 등장하는 기술. 링크)


「……………………」
「!? 타, 타카미야군!? 타카미야구운!」

나는 그 자리에서 털썩 무릎을 꿇었다.


×××


촬영이 그대로 진행되었지만 나는 거의 멍해있었다. 일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사고정지상태. 프로그램이 짜여진 로봇처럼 담담하게 일을 할 뿐이었다.
뭐였을까, 그 거절반응은. 친해졌다고 생각했던건 나만이었고 사실은 싫어하고 있었던걸까…… 아, 뭐야 진짜. 그냥 자살할까. 살아봤자 좋은 일도 없고. 이딴 세계는 멸망해버려라.

「……보로스라도 쳐들어오지 않으려나」
(※보로스 : 원펀맨에 등장하는 괴인. 링크)

신따위는 없어. 산따위는 거짓말이야. 복권에 당첨된 멍청이가 헛것이라도 본거겠지.

「타카미야군」

프로듀서의 목소리가 들렸다.

「……네」
「실은 오늘 밤에 담력시험을 할 생각이거든. 그 루트의 예비조사를 다녀와줄 수 있겠어?」
「넵」
「여기, 루트 안내도. 부탁할게」
「네」
「괜찮아? 무슨 일 있었어?」
「괜찮아요」
「…………」

괜찮아괜찮아. 어차피 죽을건데 뭐가 무섭겠어. 담력시험? 덤벼라 자식아.
고개숙인 나를 프로듀서가 한동안 바라보고는 이윽고 수첩을 꺼냈다. 그리고 무언가를 확인하고는 촬영대기중인 아이돌들에게 갔다.
몇초 후, 그가 돌아왔다…… 후미카씨를 데리고.

「타카미야군, 후미카랑 같이 가」
「……핫?」
「이야~ 후미카의 촬영이 가장 먼저다보니 시간이 많이 남았거든」
「에, 아뇨 그걸 묻고싶은게 아니라」
「그럼, 잘 부탁한다」

그것까지 말하고 프로듀서는 촬영으로 돌아가버렸따.
남겨진 나와 사기사와씨는 그저 얼굴을 붉히고 눈동자를 마구 굴리고 있을 뿐이었다.
이윽고, 사기사와씨가 툭 중얼였다.

「………가, 갈까요」
「네, 넵」

출발했다.
예비조사는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신사에서 하는 모양이다.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숲속에 신사가 있다. 숲 입구에서 신사까지 둘이서 걸어가는 이벤트이다.
지금 그것을 하고있긴 하지만, 전혀 두근두근하지 않는다. 낮이라 밝아서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까 나를 크게 거절한 사기사와씨와 함께 있기 때문이었다.

「…………」
「…………」

서로 말없이 걷는다. 왜지? 왜 이 사람은 자기 입으로 나와 가겠다고 말한거지? 너는 내가 싫잖아?

「……타, 타카미야군」
「읏, 네, 넵」

긴장한채로 대답했다. 뭘까, 「지금기회에 확실히 말해두겠는데, 애니메이션 같은것에 저는 전혀 흥미가 없으니까 앞으로 오지 말아주시겠어요? 하는 김에 죽어주시면 안될까요?」같은 말이 오는거려나, 두근두근.

「……저기………죄송해요. 아까」
「?」
「………그게, 타카미야군이 제 사진을 갖고싶다고 말한걸 들어버려서…… 그게 부끄러워서…… 그러니까 결코 타카미야군이 싫어서 그런건 아니었어요……」
「…………」

고개숙이는 후미카씨. 그렇구나, 딱히 싫어하는건 아니었구나. 다행이다…… 무심코 투신자살할뻔 했었다.

「그런가요…… 다행이네요」
「……그래도, 그…… 왜 제 사진을 갖고 싶었던거죠……?」
「………엣?」
「……죄, 죄송해요. 그, 아무래도 신경쓰여서……」
「……………」

에, 뭐야 이거. 말해야 돼? 아니, 딱히 후미카씨를 좋아하는건 아닌데말야. 그냥 같이 있으면 기쁘고, 웃는 모습을 보면 두근두근하고, 다른 남자랑 이야기하는걸 보면 살의가 싹틀뿐이라서, 딱히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갖고싶어서」라고는 말 못하지.

「……꼭 말해야 돼요?」
「……저, 신경쓰여요!」

고전부 부장처럼 말해도 말이지…… 아니, 그래도 말하는게 나으려나.
대답할지 말지 고민하면서 신사의 토리이를 지나갔다. 그나저나 이 신사 낡았네. 아무래도 밤에는 무서울것 같다.

「아, 도착했네요. 이 신사 의외로 분위기 있을지도」
「……얼버무리지 마세요」

그렇네요. 나는 한숨을 쉬고 입을 열었다.

「……알았어요. 말할게요」
「………네, 네」

각오를 하고, 먼저 그 때의 상황을 설명하려한 직후였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엣?」
「……아, 비 오네요」
「꽤 쎈데요?」
「……그렇네요」

뚝뚝이란 느낌이었다가 서서히 쏴아아아아아같은 느낌으로 변해간다. 이봐이봐, 진짜냐고. 여기서 숙소까진 좀 먼데.

「후, 후미카씨! 일단 지붕 밑으로 가죠!」
「……! 네, 넵!……에헤헤, 후미카씨라니」

어째선지 자신의 이름을 말하면서 기쁘게 수줍어했지만 지금 그걸 신경쓸 여유는 없었다. 눈 앞에 신사까지 달려서 계단 위에 앉았다. 달린 덕분에 많이 젖지는 않았지만, 지금부터 숙소까지 달려가면 속공으로 걸레가 될게 뻔했다.

「………후우, 뭐야. 일기예보에서는 맑는다고 했잖아. 내가 또 메자O시TV 보면 사람이 아니다」
(※메자메시TV:후지TV의 아침정보방송.)
「……어떡하죠? 이러면 돌아가지 못할텐데……」
「연락해둘게요. 마중은, 조금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뭐, 상관없나. 한동안 날로먹을 수 있다고 생각한 나는 후미카씨의 옆에 앉은 채로 멍하니 있었다.
……아아, 이런 조용한 시간도 나쁘지 않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멍하니 주변을 바라보고 있으니 후미카씨가 물었다.

「……그래서, 왜 사진을?」
「………」


응, 역시 도망칠 수 없구나. 어쩔 수 없다. 각오를 하자. 나는 쉼호흡을 하고 툭 내뱉었다.

「……그, 뭐냐. 후미카씨가 가장, 크로네 중에서………………라서요.」
「…………」

말했다, 말해버렸다…… 최대한 완곡하게 표현했는데도 이렇게 되버렸다. 괜찮아, 크로네 중에서라고 확실하게 덧붙였으니까 고백같은 의미로 느껴지진 않았겠지.
……불안해서 힐끔 후미카씨의 안색을 살폈다. 후미카씨는 고개를 갸웃하고는 의아한 얼굴이었다.

「…………네?」
「으」

무심코 조금 욱해버렸다. 아무래도 들리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제 말 안해요」
「…에엣!? 아, 안들렸단 말이에요!」
「몰라요」
「,,,,너, 너무해……」

이 자식, 내가 체력을 얼마나 썼다고 생각하는거야. 그 한마디 만으로도 스태미너 게이지가 소멸할 정도였다고.
나는 스마트폰을 꺼내고 프로듀서씨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 때 옆자리의 후미카씨가 「엣취」하고 귀여운 재채키를 했다.

「……후미카씨, 혹시 그 안에…… 수영복인가요?」
「………그런, 데요?」

조금 부끄러운 표정으로 얼굴을 붉히면서 「변태」라고 말하는듯한 시선을 향하는 후미카씨. 아니, 그게 아니야. 그런 의도가 아니었어.

「저기, 괜찮으면 제 겉옷 입으실래요?」
「………엣?」
「감기 걸리면 안되니까요. 걸쳐입기만 해도 효과가 있을거에요」
「……그래도, 그러면 타카미야군이……」
「아뇨, 괜찮아요. 저는 제대로 옷 입고 있어서」

애초에 스태프용 겉옷이 조금 더웠었고. 나는 겉옷을 벗고 후미카씨에게 걸쳐주었다.

후미카씨는 다시 계단 위에 쪼그려앉고, 붉어진 얼굴을 무릎에 숨기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감사, 합니다」
「아뇨」

그렇게 대단한것도 아니고. 그나저나, 뭔가 이야기라도 하는게 좋으려나. 심심하겠지, 언제 그칠지 모르는 빗속에서 대기하는건. 그런 생각을 하며 화제를 떠올리고 있을 때, 후미카씨가 나에게 몸을 기댔다. 스륵하고 나에게 체중을 실고, 머리를 내 어깨 위에 올린다.

「……죄송해요, 조금만……이대로」
「추우세요?」
「……그것도 있지만, 조금 불안해서……」
「……」
「처음 온 장소, 비 속에서 단 둘밖에 안남았다는게…… 타카미야군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읏」

이 여자는 왜 이러는건데……! 내 심장이 어떻게 되도 상관없다는거냐고.
……뭐, 됐나. 어차피 말해봤자 귀엽게 고개를 갸우뚱할 뿐이겠지. 이 사람은 남의 심정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그나저나, 뭐야. 젠장…… 왜지. 왠지 엄청 두근두근하는데. 빗 속에서 단 둘이, 이 시추에이션만으로도 위험한데, 후미카씨가 굉장히 요염해보인다. 뭐야 이거.

「………」

나 설마 후미카씨를 좋아하는걸까…… 이게 연애란걸까? 그래도 다시 생각해보자. 확실히 요즘 자주 놀지만, 나는 후미카씨에 대해 얼마나 알고있지? 아직 만난지 2개월밖에 안됬는데, 겨우 그정도로 좋아한다는건 좀 이상하다.
내가 사기사와 후미카에 대해서 알고 있는 점은, 이름, 나이, 생일, 직업, 알바, 대학, 학부, 책벌레, 제법 영향을 잘 받는 것, 이성에 내성이 없고 쉽게 얼굴이 붉어진다, 호기심 왕성, 천연, 가슴이 크다, 가끔 갑자기 화낸다, 정조관념 전무, 공부를 가르칠 때는 스파르타, 화내면 사이어인보다 무섭다는 것 정도이다…… 꽤나 알고있네. 아니, 보통 친구보다 많이 알고있지 않나?
……어라, 그렇게 생각하니 나 진짜 후미카씨를 좋아하는것 같은데? 큰일났다, 어째선지 또 심장의 고동이 엄청나게……!

「……타카미야군?」
「히이이이이익!?」
「!? 왜, 왜 그러세요?」
「아, 아뇨, 아무것도……」

가, 갑자기 말걸지 말라고…… 깜짝 놀랐다. 진정하고 후미카씨를 보자 후미카씨도 조금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핫, 그것보다 말을 걸었으니 대답해야겠지.

「……저기, 왜요?」
「……아뇨, 그…… 타카미야군은 제가 아이돌이란 것에 대해서, 그……무슨 생각 하셨나 해서……」
「아─」

그건 놀랐지…… 너와의 관계를 숨기느라 그럴 겨를도 없었지만

「뭐, 당연히 놀랐지만……그래도, 확실히 납득이 갔었으니까요」
「……그런, 가요?」
「낮시간에는 바빠보였고, 가끔 전화에서 『프로듀서』라는 워드도 들렸고」

「게다가 후미카씨는 굉장히 미인이고」

「후엣!?」
「엣?」
「……미, 미인, 이요……?」
「엣, 말로 나왔어요?」

그렇게 묻자 후미카씨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으아…… 진짜냐…… 죽고싶다.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숙이고 있으니 후미카씨가 당황한 어조로 말했다.

「……저기! 너무 풀죽지 말아주세요…… 저, 직업상 그런 칭찬에는 익숙하지만…… 그, 타카미야군에게 들은게 가장…… 기뻤어요……」
「!?」

뭐, 라고……!? 이 사람, 지금 뭐라고……!?

「저기, 한번 더 말해주실래요?」
「……두 번은 말 못해요……」

……그렇겠지. 뭐, 좋아. 마음의 녹음기에 영구보존했으니까.
그래도 뭐지. 지금 이건…… 아니, 잠깐. 지금의 발언으로 후미카씨가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는건 지나친 비약이야.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도 참아라.
참고로 뭔가가 잘못되서 고백받으면 0.2초만에 OK할 자신이 있다.
아니아니, 그러니까 그런 망상을 참으라고. 마음을 비워라. 머릿속에서 철화단 단장이 총격당한 씬을 떠올려라. 아 진짜로 진정됐다. 처음으로 올가가 존경스러워졌어.
(※철화단 단장 :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펜스의 올가 이츠카. 링크)
그렇게 생각한 직후, 두그두근두근하는 심장의 울림이 또다시 느껴졌다. 내 심장은 진정됐으니 아니다. 게다가 왠지 오른어깨쪽에서…… 내 오른 어깨에는, 후미카씨의 왼쪽 가슴이 조금 닿아 있었다. ………어라? 이 울림, 설마……
옆을 보자, 후미카씨도 부끄러운듯이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어이, 이거, 설마……
그 생각을 한 직후, 신사의 토리이 앞에 차가 멈췄다. 그리고 한 사람의 남자가 우산을 쓰고 달려왔다.

「둘 다 괜찮아?」

그 목소리에 나도, 후미카씨도 당황하며 서로에게서 떨어졌다.  달려온 사람은 프로듀서씨였다.

「마중왔어. 오늘은 이제 숙소에서 쉬기로 했는데…… 무슨 일 있었니?」
「「아, 아뇨, 아무것도!」」

둘이서 목소리를 겹치자 프로듀서씨의 머리 위에 「?」가 떠올랐지만 바로 미소로 돌아왔다.

「뭐, 어쨌든 숙소로 돌아갈까. 자, 가자」

그렇게 우리는 버스에 탔다. 그 동안, 나도 후미카씨도 줄곧 입을 열지 않았다.



이제와서긴 한데 사실 저도 이 작품에 등장하는 네타들 태반을 모릅니다.
신작애니 안본지 2년이 넘어서... 칸코레나 PSO2도 해본적 없고.
그냥 검색하면서 어찌어찌 핫산하는거....


그리고 다들 죽창 한발씩 장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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