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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나나 「거짓말쟁이 토끼와 마법사」(4/4)

댓글: 6 / 조회: 2143 / 추천: 0



본문 - 12-20, 2013 12:07에 작성됨.




87 : ◆0vdZGajKfqPb:2013/11/30(土) 01:16:03.80 ID:P7gz0KE8o



공연 3일째, 통칭 「큐트 팀」의, 마지막 전체연습.

스케쥴 문제로 당일의 세트 리스트대로 가지는 않았지만, 충실하기는 했다.


트레이너 자매에게 감사를 표하고, 탈의실에서 환복을 하고 있었더니, 우즈키쨩만이 들어왔다.


「……얼래? 다른 애들은?」


「네? 아……좀 더 남아서 연습, 한다네요」


……우리 둘 외에 전부 남는다는 건, 보통 남아서 연습한다고 하지 않겠지.


「그럼, 나나도 아직 할 수 있어요. 완벽하게 해두고 싶어요」


「아니, 그……죄송합니다. 프로듀서 씨의 지시로……」


우즈키 쨩의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라이브 전에 또 내가 쓰러지지 않도록, 빨리 돌아가 쉬도록 하라고 했다고.

그러니까, 우즈키 쨩은 내가 쓸데없는 짓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감시역……이겠지.




88 : ◆0vdZGajKfqPb:2013/11/30(土) 01:17:11.80 ID:P7gz0KE8o



「하아……그렇게 신용 없는 걸까요, 나나는」


「그, 그렇지 않아요. 만전을 기해서 라이브에 오르기 바라는 거에요, 분명」


「그건 별로, 나나에 대해서만 하는 얘기가 아니잖아요……바쁜 건, 모두 똑같잖아요」


빌딩 밖으로 나오자, 차가운 바람이 뺨을 문지른다.

햐아, 하고 멋없는 비명을 올리고, 머플러를 다시 맨다.


「벌써, 완전히 겨울이네요……나도 아이돌 3년 째인가……」


「그렇구나……우즈키 쨩하고 애들, 사무소 시작 멤버였죠」


편의점의 유리 창에는, 이브쨩이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선전하는 포스터가 붙어있다.

……올해는, 본가에서 보낼까. 작년엔……술 마셔서, 그에게 폐를 끼쳤었나.




89 : ◆0vdZGajKfqPb:2013/11/30(土) 01:18:41.27 ID:P7gz0KE8o



「모처럼의 애니버서리 라이브이고, 우즈키 쨩도 정말 남아서 연습하고 싶지 않았어요」


「아뇨……실은, 나나 쨩하고 조금 얘기가 하고 싶어서. 스스로 입후보했어요」


「이야기……인가요?」


조금 길을 돌아가……기로 해서, 편의점에서 따스한 홍차를 사서, 공원에.


낡은 그네에 앉자, 끼익끼익하고 긁는 소리가 났다.


「춥기도 하니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레몬 티를 한 모금. 흘러나온 숨결은, 하얀 안개가 되어, 밤 속에 녹아든다.


「저, 프로듀서 씨에게 고백했어요」


……그네가, 조금 큰 비명을 질렀다.




90 : ◆0vdZGajKfqPb:2013/11/30(土) 01:22:43.90 ID:P7gz0KE8o



동요할 필요 따위, 어디에도 없을 텐데.

나와 그는, 업무 동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프로듀서 씨는, 뭐라고 했어요?」


「에헤헤, 차였어요. 쭉, 지금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그런, 가요」


나는……안심하고, 있었다.

그런 끔찍한, 죄악감. 내 것도, 아무것도 아닌데.


「그래도, 됐어요. 그걸로『우즈키가 아이돌이니까』같은 소리를 들었으면,

 분명 나, 프로듀서 씨를 세계 걷어 찼을 테니까」


그건 즉, 우즈키 쨩을 아이돌이 아니라, 여자아이로써 거절했다는 것.

그건 아마, 그 나름의 분간이었다고 생각한다.




91 : ◆0vdZGajKfqPb:2013/11/30(土) 01:24:40.02 ID:P7gz0KE8o



「나나 쨩. 요즘, 프로듀서 씨랑 서로 피하고 있죠」


들켰었다. 무리도 없다, 처음부터 숨길 생각도 없었다.


「피할 이유가 없잖아요」


거짓말이 서투른 내가.

우사밍 성인을 달에 보내기 위해서 하기로 한, 마지막 거짓말.


「프로듀서 씨가 없으면, 나나는 일 못하니까요」


「나나 쨩의 은퇴회견 때부터……두 사람 업무 외에 이야기 하는 거, 본 아이가 없어요」




92 : ◆0vdZGajKfqPb:2013/11/30(土) 01:28:19.72 ID:P7gz0KE8o



「이상하지 않나요. 우리들과는 잘 얘기하고, 내가 고백할 시간도 만들었는데.

 나나 쨩하고만, 전혀 이야기하지 않다니」


「……그만둔다고 말했더니, 프로듀서 씨한테 미움 받았을지도요」


「나나 쨩!」


우즈키 쨩이, 그네에서 뛰어내렸다.

그 표정은……가로등이 역광이 되서, 잘 보이지 않는다.


「……나나는, 아이돌이니까요. 첫사랑이, 아이돌이었어요」


「그렇게 말하는 건……치사, 해요」


그건, 그렇겠지.

우즈키 쨩은 아이돌이 아니라, 한 사람의 여자아이로써 나에게 말해주고 있는데.

나는, 아이돌이란 사실을 방패로 해서, 도망치고 있으니까.




93 : ◆0vdZGajKfqPb:2013/11/30(土) 01:31:11.60 ID:P7gz0KE8o



「저기, 우즈키 쨩. 운명의 만남이란 거, 믿으시나요?」


삐익 삐익, 그네를 흔들면서 밤하늘을 올려다 본다.

만월을 지나, 오믈렛같은 달이 떠올라 있다.


「……꿈 꿔본 적은, 있지만요」


「제게 있어 그 사람은 틀림 없이, 운명이었어요

 포기하고 있던 꿈을, 다시 떠올리게 해준 사람.

 꿈꿔온 그 장소에 데려가 준, 마법사 님」


달이 애타게 그리워, 올려다보기만 했던 나를.

그는 손이 닿을 수 있도록 데려가 주었다.


「나나가, 쭉 이루고 싶었던 꿈……아이돌이 될 수 있었어요

 그러니까, 그 이상을 바란다면……분명, 하느님께 혼날 거에요」

 

내가 얼굴을 내리자, 그네의 진폭이 조금씩 작아진다.




94 : ◆0vdZGajKfqPb:2013/11/30(土) 01:42:08.56 ID:P7gz0KE8o



「거기에, 나나는 프로듀서 씨랑 사귈 수 없어요」


그는, 열 명 이상 잘 나가는 아이돌을 안고 있는 프로듀서다.

설령 내가, 바로 아이돌이 아니게 된다고 해도……내가 독점하다니, 해선 안되는 일이다.

내가 되고 싶었던 아이돌은, 그런 여자의 얼굴은 보여준 적 없었다.


그러니까. 아이돌이란 꿈에서 깨어나면, 그 기분도 싹 지워버리기로, 정했다.


「우사밍 별에는. 나나의 약혼자가, 나나가 지구로부터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어렸을 적,「공주님」에 대한 첫사랑에 목숨을 바치자고, 마음먹었다.


「……거짓말이 서투네요, 나나 쨩」


「몰랐나요? 우사밍 성인은, 거짓말쟁이에요」


그에 대해서 품은 감정도 분명.

내가, 자신에게 하는 거짓말이다.




95 : ◆0vdZGajKfqPb:2013/11/30(土) 01:47:13.74 ID:P7gz0KE8o



쥐고 있던 페트 병은 벌써 차가워져 있었다.

……돌아가자. 나는 어쨌든, 우즈키 쨩이 감기 걸려서는 큰일이다.

그네에서 일어나려고 하자,


「나나 쨩. 아이돌에게 중요한 거, 뭔지 아시나요?」


우즈키 쨩이,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데뷔해서 2년 지났지만, 나에겐 아직 모르겠어요. 그래도……확실한 건, 하나」




96 : ◆0vdZGajKfqPb:2013/11/30(土) 01:48:04.21 ID:P7gz0KE8o






「그건, 반짝이는 동료들이 곁에 있다는 것」





97 : ◆0vdZGajKfqPb:2013/11/30(土) 01:49:08.55 ID:P7gz0KE8o



「나, 프로듀서씨 좋아해요. 나나 쨩도, 무척 좋아해요.

 같이 여기까지 달려 온, 소중한 동료」


우즈키 쨩은, 웃고 있었다.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는……그녀가 갖고 있는, 미소란 천성의 재능.


「그러니까……설령 두 사람이 서로 납득했다고 해도.

 이대로 끝나는 건, 제가 인정하지 않을 테니까」


어쩌면……그건 그녀로부터 나에 대한, 선전포고일지도 모른다.




98 : ◆0vdZGajKfqPb:2013/11/30(土) 02:21:52.47 ID:P7gz0KE8o



http://www.youtube.com/watch?v=TaDRtIkI7g8


리허설 중인 회장은, 언제나 축제 전날의 교실을 떠올리게 한다.

긴장과 고양감. 모두 진지해서, 그렇기에 두근두근, 울렁거려서, 미소가 넘치는 공간.


이대로 시간이 멈춘다면……라이브를 할 때마다, 그런 걸 생각한다.

그건 이루어질 수 없기에 아이돌은 아름다운 거라고, 어딘가의 평론가가 말했던가.


마지막은, 웃으면서 끝내기로 하자.

내가, 인생 모든 걸 걸고, 손에 넣은 것.


그 집대성이, 오늘 바로 이 날.




99 : ◆0vdZGajKfqPb:2013/11/30(土) 02:22:24.59 ID:P7gz0KE8o



「상태는 어때, 나나」


멤버, 스탭 전원과의 회의가 끝나고……그가, 말을 걸어왔다.


「자신만만이에요! ……봐주세요, 나나의 화려한 무대를」


어색함을 없애려 하면 할 수록, 아무것도 말할 수 없게 된다.

그러니까……마지막으로 말해야 하는 걸, 말해두자.


「프로듀서 씨. 나나를 여기까지 키워주셔서,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얼씨구, 인사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거기에……나는 결국, 나나를 톱 아이돌이 되게 해주지 못했어」


아마도 그건, 그가 나에게 느끼는 빚.

내 투정을 들어준,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런 거, 신경쓰지 마세요.

 아이돌이 된 시점에서, 나나의 꿈은, 거의 다 이뤄졌으니까요」


「……그런가」




100 : ◆0vdZGajKfqPb:2013/11/30(土) 02:23:31.89 ID:P7gz0KE8o



「그러니까, 프로듀서 씨

 라이브 전에, 나나에게 격려의 말을 부탁드립니다♪」


배려는, 지금은 필요 없다.

위로는, 모든 게 끝난 뒤에라도 괜찮다.


그러니까.


「울던 웃던, 이게 마지막이다. 나나가 가진 모든 걸, 내주고 와」


「……넵!」


약한 나에게. 마지막까지 노래할 수 있는, 용기를.




101 : ◆0vdZGajKfqPb:2013/11/30(土) 02:45:52.94 ID:P7gz0KE8o



신데렐라는, 왕자님에게 유리구두를.

카구야 히메는, 황제에게 불사의 영약을 남겼다.

나는……아베 나나를 좋아한다고 말해준 사람에게,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반짝이는 세계의 마법 나를 사랑하도록 해♪――


무도회가, 시작되었다.




102 : ◆0vdZGajKfqPb:2013/11/30(土) 02:47:15.48 ID:P7gz0KE8o



『이, 이럴 수가. 여기서 미쿠 쨩으로부터, 2주년 중대 발표입니닷』


『짜자ー안! 마에카와 미쿠, 내년 봄부터 현역 여대생 아이돌이냥!』


『자ー아 모두 박수ー!』


「……대학에 가서도 고양이 캐릭터를 계속할 생각인가, 그녀는」


MC를 끼고서, 제 3부.

선두 타자는, 나와 아키하 쨩이 맡기로 되어있었다.




103 : ◆0vdZGajKfqPb:2013/11/30(土) 02:52:57.86 ID:P7gz0KE8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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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우사밍 로봇 6대, 언제라도 갈 수 있어」


「언제나 고마워요, 아키하 쨩」


「뭘, 신경쓰지마 우사밍. 네 아이돌에 대한 노력은……나에게도 좋은 자극이 되니까」


「MC 엽니다ー아, 준비 부탁드려요!」


「에헤헤……그럼, 갔다올게요!」


――플레이ー플레이ー힘내라!!자아 가자♪ 플레이ー플레이ー힘내라!!최고♪――


달맞이 때부터 함께 해온 그들은, 내 소중한 파트너.

내 춤에 맞추어, 뛰어다니면서 라이브를 흥겹게 한다.




104 : ◆0vdZGajKfqPb:2013/11/30(土) 02:54:58.67 ID:P7gz0KE8o



――미라클 어디서 오나? 기다리기 보다도――


쭉 노래하고 싶었던 소모가 큰 곡이지만, 오늘은 체력따위 신경 쓰지 않는다.

커버 곡에 맞추어 흔들리는 울트라 오렌지에, 회장의 볼테지가 높아진다.

아아……아이돌, 즐거워……!!


――시작해봐요 홉 스텝 점프!!――


「읏……!?」


……착지 순간. 오른 쪽 발이 삐긋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비명을 지르라는 뇌의 명령을, 억지로 눌러 내린다.




105 : ◆0vdZGajKfqPb:2013/11/30(土) 02:55:37.99 ID:P7gz0KE8o



……괜찮아, 관객석에서는 눈치 채지 못했어.

슬쩍 이쪽을 보는 아키하 쨩에게, 미소로 돌려준다.


여기서 연주를 끝낼 수는 없다.

그건 나의 마지막 무대이기 전에, 사무소의 소중한 기념 공연이니까.


아픈 것 뿐, 움직일 수 없는 건 아냐.

기타 솔로의 중간에 로봇의 리모콘을 조작해서, 연출을 조금 변하게 하자.

식은 땀은, 어차피 라이트에 반사되어서 보통의 땀과는 분간할 수 없을 거다.


두 번 다시, 일어 설 수 없게 되더라도 좋다.

두 번 다시, 걸을 수 없게 되더라도 좋다.


그러니까……부탁해요, 하느님.

내 마법이 풀리지 않도록……조금만 더, 나에게, 힘을.


――키라메키라리, 조금 플랫 그래도, 나의 멜로디ー♪――




106 : ◆0vdZGajKfqPb:2013/11/30(土) 03:00:59.73 ID:P7gz0KE8o



트레이너 자매로부터 양팔을 부축받아, 이끌린 대로 긴 의자 위에 눕혀진다.

프로듀서 씨나 스탭, 대기중인 아이돌들이 모였다……못났네, 이런 거.


「……어떤가요?」


「오늘까지란 얘기가 아니었으면 그만두게  했어요」


「아이싱이랑 테이핑은 해뒀습니다. 만져본 느낌으로는 인대는 문제 없습니다. 뒤는……」


본인의 의사에 따라. 그렇다면, 답은 정해져 있다.


「할 수 있어욧……읏 하아……하게, 해주세요……!」


나의 체력을 고려해서, 뒤의 등장은 두 곡뿐이다.

넉넉한 발라드와, 앵콜 전의 라스트 곡.




107 : ◆0vdZGajKfqPb:2013/11/30(土) 03:02:04.02 ID:P7gz0KE8o



몸으로 숨을 쉬고 있다.

그런 건, 스스로도 알고 있다.


일어 서자, 무릎이 떨린다.

그런 것쯤, 라이브 뒤에는 언제나 그렇다.


거울 앞에서 빙글 돌아보았더니, 발목이 비명을 지른다.

그런 것쯤, 내일부터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아직 노래할 수 있다. 아직 춤출 수 있다. 아직, 저 무대에는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준비되어 있다.

열 두시를 알리는 종은 울리지 않았다. 거울 앞에 비치는 나는 아직「랭크B아이돌 아베나나」다.


마법이 풀려버리기 전에, 저기서 보이는 풍경을 눈에 새겨두고 싶다.

나의 모습을 팬 여러분에게, 동료들에게, 그 사람에게 좀 더 새겨두고 싶다.


억지라는 건 알고 있다. 그만두기로 한 건 스스로 정한 일.


그럼에도, 그렇기 때문에.

아이돌을 그만두는 최후의 순간까지, 나는 아이돌에게 매달려 있고 싶다.




108 : ◆0vdZGajKfqPb [saga] :2013/11/30(土) 03:04:35.09 ID:P7gz0KE8o



「……괜찮아, 나나」


「괜찮아요. 스테이지에 서있을 때는, 뇌내 마약으로 아픔도 사라지니까」


「야」


나의 팔을 잡으려는 손을 뿌리치며, 마주 서 웃는다.


「노래할 거에요. 프로듀서 씨는 아마, 오늘은 나나의 바람을 전부 들어주실 테니까」


「……죽는다면 스테이지에서, 같은 바보같은 건 생각하지 마. 허락 안 할 테니까」


멀리 돌아서 걱정해주는 건 알기에, 기쁘다.


「다녀올게요, 프로듀서 씨」


그러니까, 나는 거기에 답할 수 없다. 내가 그에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보답은 노래하는 일이다.




109 : ◆0vdZGajKfqPb [saga] :2013/11/30(土) 03:07:17.59 ID:P7gz0KE8o



――앞으로 얼마나 더 슬퍼져야만――


조명이 매인 스테이지 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토끼는, 외로우면 죽는다고 한다.


나는……괜찮다. 전혀 외롭지 않다.


――푸른 토끼 계속 기다리고 있어 혼자 떨면서――


수화를 나누어가며 소리 지른다.

지금 이 순간 덕분에……꿈에서 깨어나 혼자가 되어도, 살아갈 수 있으니까.




110 : ◆0vdZGajKfqPb [saga] :2013/11/30(土) 03:10:43.58 ID:P7gz0KE8o



「전원이 모이니까, 동그라미가 크네……모두들, 들립니까?」


앵콜 전, 라스트 곡.

앵콜인 부탁해 신데렐라는 내가 나가지 않기로 했으니까, 사실상 내 현역 최후의 곡.

모두 함께 짜는 원도, 이게 마지막이구나……하고, 나도 모르게 감상에 젖어버렸다.


「그럼……나나 쨩, 콜을!」


「엣, 나나가 말인가요?」


평소라면, 우즈키 쨩이 긴장을 풀어서, 고무되었을 텐데.

사양하려고 했지만, 모두의 시선에 이쪽으로 모여서……생각을 조금 하고, 입을 연다.


「……애니버서리 라이브. 오늘은, 새로운 해를 여는 개막식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마지막 공연이니 하는, 쓸데 없는 얘긴 나만의 문제.


「마지막까지, 즐겨보죠! 파이팅ー!」


「야ー압!!」


――나 고물안드로이드 주인님 조 아――




111 : ◆0vdZGajKfqPb:2013/11/30(土) 03:15:13.31 ID:P7gz0KE8o



그건……이뤄질 수 없는 사랑노래.

인간에게 사랑을 해버린, 부숴진 안드로이드에게……기적이 일어난다. 그런 노래.


――오늘부터 말도 안되는 큐트한  여자아이랍니다, 짜잔♪――


간주에서 C 멜로에 들어가자, 조명은 스포트 라이트 하나만이 켜진다.

아이돌・아베 나나에게 주워진, 라스트MC.

프로듀서 씨가 연출로 나에게 걸어준, 마지막 마법.


「어렸을 때, 나나는 꿈꿨습니다. 핑크 빛 펜라이트에 안겨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꿈」


웃는 얼굴을 만들어, 제일 뒷자리에도 보일 수 있도록, 닿을 수 있도록.

웃지 않으면, 눈물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나나의 꿈을 이뤄준 여러분……지금까지, 정말로, 고마웠ー어!!」


――탄생석은 핑크 회로는 이미 쇼트했어――




112 : ◆0vdZGajKfqPb:2013/11/30(土) 03:22:18.57 ID:P7gz0KE8o



조명이 꺼진 스테이지. 관객석에서 앵콜 목소리가 울린다.


아아……이걸로, 즐거웠던 무도회는 끝.


마법이 풀릴 시간이 왔다. 초라한 모습을 보여주기 전에, 빨리 계단을 내려가지 않으면.

스테이지의 쪽을 뒤돌아 보면……쓸데없는 걸, 남기고 말 것 같다.


「수고했어, 나나, 어땠어?」


「프로듀서 씨……네. 최고로, 즐거웠어요……」


눈물샘이, 한계를 넘었다.

오열이 마이크에 담기기 전에, 대기실에, 돌아가지 않으면.




113 : ◆0vdZGajKfqPb:2013/11/30(土) 03:23:13.39 ID:P7gz0KE8o








「그 때 하늘에서, 신비한 빛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냥……」







114 : ◆0vdZGajKfqPb:2013/11/30(土) 03:24:22.46 ID:P7gz0KE8o



「에……!?」


스테이지에 퍼지는, 미쿠 쨩의 목소리

웅성거리는 객석을 내버려두고, 스테이지에 다른 아이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프로듀서 씨도 당혹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다.


「앵콜, 부탁해 신데렐라였던 걸로……?」


「아뇨. 정식 스케쥴대로입니다. 나나 씨, 프로듀서 씨」


「치히로 씨……어떻게 된 건가요, 이건」




115 : ◆0vdZGajKfqPb:2013/11/30(土) 03:26:50.41 ID:P7gz0KE8o



「앵콜, 고맙습니다. 지금부터 부를 곡, 모두 알고 계시죠?」


「오늘 밤은 스페셜 서프라이즈! 우사밍 소환 대작전, 갑니다ー!」


「자아, 우리들에게 힘을 빌려줘. 이제부터 모두, 우사밍에 전파를 송신하는 거야!」


「귀여운 제 목소리에 반하지 말고, 제대로 콜 돌려주세요?」


「처음부터 풀 스트롯트로 밟아보자고! 모두, 늦지 말고 따라와ー!」


「원!」


「투ー!」


「준비ー땅!」


「미미밍, 미미밍, 우ー사밍, 하잇!」




116 : ◆0vdZGajKfqPb:2013/11/30(土) 03:28:20.14 ID:P7gz0KE8o



「미미밍, 미미밍, 우ー사밍!」


「미미밍, 미미밍, 우ー사밍, 냥!」


「미미밍, 미미밍, 우ー사밍!」


「미미밍, 미미밍, 우ー사밍, 하이!」


객석으로부터, 콜이 울려 퍼진다. 잊을 수 없는 나의 데뷔 곡.


「후후, 마법사는 혼자여야 한다는 룰은 없잖아요?」


치히로 씨는, 웃고 있는 듯 했다.


「나와 아이돌 모두가, 나나 씨에게. 마지막 선물입니다」


그치만, 이런 거, 무리다.

발목은 너덜덜하고. 시야는 물기에 젖어 보이지 않는다.

목도, 아까부터 오열이 섞여서, 쉬어서 노래할 수 없을, 텐데.




117 : ◆0vdZGajKfqPb:2013/11/30(土) 03:30:01.84 ID:P7gz0KE8o



「……역시 나나, 신데렐라 걸은 될 수 없을 것 같아요」


「나나……」


「하룻밤만, 귀여운 의상을 입고, 무도회에 나가서……그걸로, 만족이었을 텐데」


열두시를 알리는 종이 울리기 전에. 유리 구두가 벗겨지지 않도록, 슬쩍 도망갈 예정이었는데.


「좀 더, 노래하고 싶어요. 좀 더 춤추고 싶어요, 좀 더……좀 더, 모두 함께……」


좀 더, 당신 곁에.


「조금만 더, 이 꿈을 계속 꾸고 싶어요……!」




118 : ◆0vdZGajKfqPb:2013/11/30(土) 03:31:20.75 ID:P7gz0KE8o



「꿈이 아니야, 나나」


프로듀서 씨가, 내 어깨에 손을 얹는다.


「하지, 하지만, 나, 나……이렇게, 울고, 엉망, 엉망진창인 얼굴로」


「마지막 정도, 울어도 좋잖아? 지금까지 쭉, 웃었으니까」


아이돌은, 꿈과 미소를 나누어주는 일이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뒤에서 무슨 일이 있더라도, 팬 앞에서는 웃는 얼굴.

이런 우는 얼굴로 나가서……내가, 뭐가 할 수 있다고.


「환호가 들리지? 이 장소에 있는 사람은 누구라도, 나까지 포함해서, 나나가 손에 넣은 나나의 팬이다」


「지금까지 노력해 온 나나 씨에게, 은혜 갚는 거에요. 즐기고 와주세요」


「하지만……」


「모두, 나나를 기다리고 있어. 괜찮아, 나도 같이 노래할 테니까」




119 : ◆0vdZGajKfqPb:2013/11/30(土) 03:34:02.99 ID:P7gz0KE8o



턱, 하고 등을 밀려서.

아팠던 게 거짓말처럼, 가벼운 발걸음으로 스테이지 중앙에 도착했다.


휘청거리는 몸을, 쿄코 쨩이 세워주고.

미호 쨩으로부터는, 마이크를 건내받아서.


회장 전체에서 들려오는, 나의 노래를 합창하는 소리.

몇 번을 닦아도, 모두의 목소리가 귀에 들려올 때마다 눈물이 흘러나온다.


「……팬 여러분, 나나의 진짜 모습을 알아도, 좋아해 주시겠습니까?」


환호가 들려온다.


아아……역시.


나는 어쩔 수 없을만큼, 아이돌이 좋다.




120 : ◆0vdZGajKfqPb:2013/11/30(土) 03:34:31.15 ID:P7gz0KE8o



울트라 오렌지 빛의 밤하늘.



나는 분명, 우사밍 별의 스테이지 위에 서있었다.




122 : ◆0vdZGajKfqPb:2013/11/30(土) 04:09:01.95 ID:P7gz0KE8o



ttp://www.youtube.com/watch?v=-aOApqJjtKw


곧바로(まっすぐ), 놓아두겠습니다.


「울음이 나오는 메르헨 데뷔」란 게 초기구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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