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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사와 후미카 "탄자쿠에 소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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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29, 2017 02:44에 작성됨.

문득, 생각이 났다...

7월 7일.

장마가 끝나고 점점 해가 길어지기 시작할 무렵.
세상은 다가오는 칠석으로 들뜨고, 마을은 조릿대와 탄자쿠로 물들여져간다.
아이들은 가지각색의 색종이 위에 펜을 휘갈겨, 조릿대에 동여 맨다.
매달린 것은 바램, 닿는 곳은 하늘.

갖가지 바람들이 향하는 머나먼 저편에는, 한 사람의 청년과 한 사람의 공주.
일 년에 한 번 있는 밀회를 바로 오늘 이 날에 맞이하는 그들.
머나먼 거리에 떨어져 기나긴 시간이 흘러도, 더더욱 사랑을 더해가는 두 사람.
그런 로맨틱한 두 사람만의 시간을 누구도 방해하게 두지 않겠다는 듯이, 이 날의 하늘은 구름에 뒤덮혀있다.

커피가 담긴 머그컵을 기울여, 책을 펼친다.
모처럼이니 뭔가 칠석과 관련있는 책을 읽고싶었지만, 아쉽게도 가게에 놓여있진 않았다.
할 수 없이 손에 집어 든 책은, 이 또한 안타깝게도 재미있다 하기는 어렵다.
도중에 읽다 마는 것은 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기때문에, 책장을 계속 넘기고 있지만서도.

하아, 하고 한숨.

빨리, 와 주지 않으려나.
아니, 일로 바쁜건 알고 있다.
그런 건, 한참 전부터 이해를 하고 있다.
그렇다해도, 이렇게 생각해버리는 것은...

붕붕, 하고.
부끄러운 생각들을 머릿 속에서 떨쳐내기 위해 머리를 흔든다.
대체... 나는, 뭘 기대하고 있는 거야?
자문자답 하지만, 심장은 괜시리 강하게 울렁인다.


정말로 이런 걸 말 해버려도 되는걸까.
거절당하거나 하진 않을까?
비웃음 당하거나 하진 않을까?
민폐라고 생각하진 않을까?

...이제와서 이런 걸 생각한다고 해서, 뭔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가라앉는 것 보단, 책이라도 읽는 편이 훨씬 유의미하겠지.
그런데도 그에 대한 걸 생각하고 만다.

그건, 나에게 있어 오늘은 조금 특별한 날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에게 있어, 그는 조금 많이 특별한 사람이니까...

"아이돌, 해 보시지 않겠습니까?"

지금 생각하면, 정말로 이상한 한 마디부터 이 관계가 시작되었다.

숙부가 운영하는 서점의 아르바이트생으로서 가게를 보고 있던 나에게 내밀어진 것은, 힘이 너무 들어간 질문과 명함이었다.
그것이 내밀어진 곳은, 아직 스물 후반이 될까말까 한 정장 차람의 남성.
되돌아보면, 몇 번인가 이 가게를 찾아와 줬던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사람은,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걸까요...

질문의 의미와 의도를 이해하지 못한 나는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아이돌이, 뭐?
안타깝지만 나는 아이돌이 아니기 때문에 그게 어떤 건지는 모른다.
그런 것은, 아이돌인 사람에게 직접 물어봤으면 한다.

하지만, 손님과 점원이라는 입장.
될 수 있는 한 손님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안 된다.
일단, 뭘 얘기하는지 이해하지 못한걸 티내지 않고 되물어본다.

"아이돌을 찾고계신... 건가요? 죄송합니다만... 저희 가게에선 아이돌 잡지를 팔지는..."

"아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말이죠."

보아하니 틀린 것 같다.
그렇다고 하면, 대체 뭘 말하려는 걸까?

"전(私),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어서요... 아이돌에, 관심있으신가요?"

내밀어진 명함에 시선을 향하니, 346프로라고 적혀있었다.
책 정도에밖에 흥미가 없던 나라도, 346프로라는 이름은 들어본 적 있다.
텔레비전을 켜면 어느 방송이든 반드시 한 명씩 보일 정도로 유명한 아이돌이 잔뜩 있는 사무소.
확실히, 인기투표에서 1위를 받은 아이돌은 신데렐라 걸이라고 불렸을 것이다.

이 사람은 그 사무소의 프로듀서라고 한다.
아직 젊어보이지만, 실력은 확실한 거겠지.
사람은 겉모습으로만 판단할 수 없는 거니까.
그래서, 그런 사람이, 아이돌에 관심있으십니까? 하고 물었다.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하나밖에 없다.

...제가...아이돌?

"...에? 저기... 무슨 말씀인지 이해하기 힘듭니다만..."

아니, 그런 건 아니다.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하고있는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다만, 조금 놀라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것뿐.
어차피 아이돌같은건, 나와는 연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꼭 귀녀에게, 저희 프로덕션의 아이돌로서 데뷔해주셨으면 합니다. 일단 이야기만이라도..."

"아이돌... 인가요. 그건, 제가... 라는 말씀이시죠?"

"네. 딱 보고 팅 하고 왔습니다. 귀녀에겐, 빛나는 재능이 있다고."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여러 생각들이 뒤엉켜 냉정함을 잃는다.
어쩌면, 입을 뻐끔거리며 눈이 핑핑 돌고있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아이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고 춤추고 텔레비전에 나오는, 그 아이돌?
반짝반짝하고 팔랑팔랑거리는 의상을 입고 무대에 서는, 그 아이돌?
팅하고 왔다, 하는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런 감이 들었다, 같은 뜻이겠지.
그러니까 몇번씩, 가게에 들렀던 것인가.
요컨데, 내가 스카우트라는 것을 당했다.

... 아니아니아니

"...저... 별로,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은 잘 못해서... 죄송하지만..."

이런 성격의 내가, 그런 걸 해낼 수 있을리가 없다.
대중의 앞에 선다? 가게에서 손님 한 명 한 명씩 대하는 것도 벅차다.
노래하고 춤춘다? 앉아서 책장이나 넘기고 있고싶다.

부정적인 의견이 잔뜩 소용돌이 치는 머릿속에서, 어떻게든 단어를 끄집어내어 거절한다.
애초에 지금도 상대방의 눈조차 마주치고 있지않다.

그런 내가... 아이돌이 어쩌고라니...

"저기... 그럼 적어도, 조금만이라고 이야기를 들어주실 수 없을까요?"

하지만 그렇게 쉽게 물러나주진 않는다.
확실히 바로 아 그렇습니까 하고 납득하고 돌아가버리면 이런 일은 할 수 없을테지만.
내 입장으로선, 한 시라도 빨리 포기해주길 바란다.
그렇지만, 그렇게 단호히 말할 수 있었으면 처음부터 딱 잘라 거절했을 것이다.

"뭐어... 이야기, 만이라면..."

내가 그렇게 말하니, 순식간에 웃는 얼굴이 된다.
마치 어린 애 같아서, 나도 미소가 지어질 것 같다.

"다행이다. 아, 명함입니다. 저기, 이름은?"

"사기사와 후미카입니다..."

명함을 받으며, 내 이름을 댔다.
그러고보니, 내밀고있었는데 안 받고 있었다.
이럴 땐 기재된 번호로 전화를 걸어 확인해 볼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어차피 거절할거니 그럴 필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럼 사기사와씨. 먼저 저의 346프로덕션은~

"이야기가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무심코 길어져버려서..."

"아뇨... 꽤나 신선한 이야기였고요... 딱히 다른 일도 없었으니까요."

정신을 차리고보니, 시계의 긴 바늘이 가장 위에서 가장 아래로 내려가있었다.
이렇게 시간이 빨리 지나다니, 마치 책을 읽고있을 때와 같은 느낌.
내가 다른 사람이랑 이렇게 길게 이야기하는건 드문 일이다.
대부분 그의 이야기를 듣기만 할 뿐이었지만.

처음엔, 적당히 맞장구를 치고 흘려넘길 생각이었다.
어차피 거절할 일의 설명이니 들어도 쓸데없으니까.
하지만, 어느샌가 나는 그의 이야기에 빠져있었다.
그건 그가 말을 잘해서라기 보단, 이야기하고있는 그가 즐거워보이기 때문이었다.

아이돌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의 눈은, 정말로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아이돌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의 말은, 강한 정열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마치 판타지 세계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혀, 어느샌가 시간이 흘러가있었다.
내가 지내는 지금의 생활과 그가 이야기하는 아이돌의 이야기는, 확실히 동 떨어진 세상의 이야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제 얘기만 너무 많이 해서 죄송합니다. 그래서, 사기사와씨. 조금이라도, 아이돌에 관심이 생기셨나요?"

여기서 아니오라고 고개를 흔들면, 아무리 그라도 그만두겠지.
그게 가장 간단한 선택지일 것은 알고있다.
하지만, 내 안에.
아주 조금이지만, 아이돌에 대한 동경과도 같은 것이 싹트고있었다.

"저기... 조금, 재밌어보이네, 싶지만..."

"그럼...!"

"하지만... 죄송하지만, 아직은 이렇다 하고 확실히 말씀드리긴 어려워요..."

아무리그래도, 그렇게 바로 결정할 수는 없다.
그런 내가 아니어도 똑같을...거라고 생각한다.

"뭐어, 지금 바로 대답해주시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다음에 또 올테니까요."

"...네... 네?"

"오늘은 실례가 많았습니다. 혹시 궁금하신게 있다면, 명함의 전화번호로 연락해주세요."

그라고 하는 사람과의 만남의 날은, 그렇게 찾아와서 그렇게 끝났다.
그것이, 내게 있어 인생의 전환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 날.
그리고, 나와 그의 나날들의, 최초의 날.

"사기사와씨는, 공포물이라던가도 읽으시나요?"

"네... 일단, 눈에 띄는 책은 읽는 걸로 하고있어서..."

일요일의 저녁, 해가 지고 가로등이 마을을 밝힐 무렵.
손님이 없는 서점에선, 두 사람의 인간이 이야기하고 있었다.
한 쪽은 책에 대해서.
한 쪽은 아이돌에 대해서.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찻잔을 기울이며 말을 거는 그의 시선 끝에는, 카도카와 호러책이 있었다.
호러는 싫어하지 않는다.
사람의 마음을 확실히 휘어잡고 쥐어흔드는 표현들이 많다.
게다가, 애독가로서 픽션과 현실의 구분은 제대로 하고 있으니 무섭지않다.
무섭지않다. 전혀.

"추천하는 공포물같은건 있나요? 저(俺)도 오랜만에 뭔가 책을 읽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 그런 것보다도... 이제 곧 담당 아이돌이 큰 무대에 나가지요? 시간은 괜찮으...신가요?"

"여기에 오는 것도, 일단은 업무의 일환이니까요."

업무의 일환...

알고있었고 이해하고있던 대답이지만, 조금은 마음이 아프다.
왜일까? 하는 이유는 생각하지 않는다.
생각해도 좋은 결과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알고있으니까.

처음의 스카우트부터, 그는 일 주일에 한 두번 저녁즈음에 이 가게에 들르게 되었다.
그렇게 올 때마다, 아이돌의 일이나 매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건 그가 나에 대해서, 이렇게 말 하면 어감은 나쁘지만, 해 볼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확실히 점점 끌리기 시작했다.
솔직히, 내가 아직 결단을 내리지 못 했을 뿐.
처음엔 자신을 지칭할 때 저(私)라고 하며 꽤나 딱딱한 경어를 썼던 그도, 지금은 저(俺)라고 말하며 꽤나 이 가게에 익숙해져 있었다.

"...하긴, 슬슬 적당한 때이니 저도 가 봐야겠네요. 실례했습니다."

"앗... 또... 와 주세요."

정말이지 나 답지 않게 부끄러운 말을 내뱉어버렸다.
순진한 사랑하는 소녀도 아닌데...
목소리는 들렸던건지, 돌아보며 웃는 얼굴로 이쪽을 보며 인사하고 가는 그.

...사랑하는 소녀... 꼭 틀렸다고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고보니... 왜 제게 그런 이야기를 하셨던건가요...?"
유월 말, 습하고 푹푹찌는 날과는 슬슬 작별할 수 있을 즈음.
문득, 정말로 이제와서지만 그것이 신경쓰였다.
스스로 말하기도 뭐하지만, 난 그런 빛나는 듯한 외모도 타인의 시선을 끄는 듯한 외모도 아닌 극히 평범한 여대생이었을 것이다.
아이돌 프로듀서라고 할 정도이니, 여자를 보는 눈도 높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나에게 이렇게까지 관심을 쏟아준다.

그건...왜일까?

"실은말이죠... 저, 누굴 스카우트 해 본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즉... 제가, 처음...?"

네, 하고.
그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상사가 이런 일들에 익숙해지는 편이 좋다, 고 말씀하셔서... 그래서 누군가를 스카우트할지 망설이며 걷고있었더니,"

"절... 발견했다. 는"

마치, 운명과도 같이. 라며,
그런 낮간지러운 말을 생각해내버리고 만다.
만약 그렇게 말해 준다면, 나도 결심이 설 텐데.

만약, 그가 나와 같은 기분이라고 한다면.
만에 하나, 그가 나에 대한 것들을 생각해주고 있다고 한다면.
나는 망설이지 않고, 아이돌에 대한 건 거절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에게 내 마음을 전할 셈이었다.

아이돌은 연애금지.
그건 그 스스로가 말한 이야기.
그런 것을 했다간 팬의 마음을 배신하는 것이 되버버린다. 그 상대가 프로듀서라고 한다면 더더욱.
자칫했다간, 누군가가 다치는 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나는 아이돌이 되는 것이 아닌...
그대로 그와...

"한 눈에 반했다, 같은 거예요."

돌연히, 그는 그렇게 나지막이 이야기했다.

"후미카씨가 무대에 서 준다면, 분명 근사한 광경이 되겠지, 하고. 꼭 후미카씨를, 내 힘으로 빛나게 하고 싶다,하고. 한눈에 보고 그렇게 생각했어요."

아아, 그렇구나.
확실히 그것은 '한눈에 반했다'라는 것이다.
처음엔 눈을 마주보는 것 조차 하지 않은 나를, 그렇게까지 생각해줬다는 것은,
그것을 위해 일로 바쁜 와중에도 무리하게 짬을 내어, 여기로 와주었다는 것은,
나 이상으로, 굳건한 마음.

그리고, 이걸론 안 된다.
나는, 이렇게 눈을 반짝반짝 빛내는 그를 배신할 수 없다.
아이돌은 될 수 없지만 제 연인이 되어주세요, 라니.
입이 찢어져도, 말할 순 없다.

...그렇다면.

"다음에... 오는 것은 다음 주였지요...?"

"네. 마침 7월 7일, 칠석이에요."

"알겠습니다... 가능하면... 평소보단, 조금 빨리 와 주세요..."

나도, 그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한 발짝, 내딛어보지 않으면.

"늦어,요..."

나직이, 중얼댄다.
머그컵은 이미 비었다.
어느샌가 책도 다 읽어버렸다.
내용이 머릿속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은 것은 그만큼 자질구레한 내용이었기 떄문일까, 아니면 내가 건성으로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기 때문일까.

칠석인 오늘이 마침 딱, 그가 이 가게를 들러주는 날이라.
나는 마음 속에서 기도하며, 그를 기다리고 있다.
정말, 마치 소설같다.
이야기를 하나 쓸 수 있을정도로, 운명적이다.

테이블 위에는, 내 마음을 지어낸 탄자쿠.
어딘가에 매달아두기엔 부끄럽고, 누군가에게 보여주기에도 부끄럽다.
그런 탄자쿠를, 그는 과연 받아줄까.

아이돌이 되겠다고 하는 결심.
연인이 되고 싶다고 하는 갈망.
역시 어느 쪽을 먼저, 어떻게 해서, 그에게 전해야할까.
어느 쪽을 고르든, 그는 곤란한듯한 표정을 짓겠지.
그렇다해도, 확실한 대답이 듣고싶었다.

뭘 어떻게 하든, 그가 오지 않으면 시작할 수가 없다.
그것이 바로 끝나버리는 길이라고 해도, 나는 마음을 정한 것이다.
망설임이 없는가하고 묻는다면 바로 대답하긴 어렵지만.
그렇다해도 나는 앞으로 나아간다.

빨리 그가 와주었으면 한다.
빨리 그를 만났으면 한다.
이 마음이 흔들리기 전에.
이 각오가 무너지기 전에.

라니.
정말, 이야기의 한 장면 같아서...

문득, 정신을 차린다.

어느샌가, 꾸벅꾸벅 졸고있었다.
고맙게도, 그 사이 손님은 오지 않았던 모양이다.
펼쳐둔채로 있던 책을 덮고 책장에 둔다.
다음 책을 고르기 위해 손을 뻗었다가, 아무것도 집지 않고 그대로 의자로 돌아온다.

오늘은 그 날로부터 딱 일 년.

결국, 그 탄자쿠를 건네주는 일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금은, 한 송이의 클로버를 꿰어, 책갈피로 만들어 쓰고 있다.
설마 소원을 빌기도 전에, 끝나버리다니.

그 날의 신문은 아직 남아있다.
석간지에 작게 실린, 어디에나 있는 교통사고의 기사.
그 피해자의 이름을 중얼대며, 나는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
거짓말이라고 믿고 싶다, 착각이라고 믿고 싶다.
그런 작은 바람조차, 이루어지는 일은 없었다.

위치는, 이 서점에서 조금 떨어진 횡단보도.
정장차림의 그 남성은, 우산을 한 손에 들고 신호등이 없는 건널목을 달려 건너려기 위해 뛰어나간 것 같다.
즉사는 아니었다고 하나, 병원으로 이송되어 그 날이 다 가기 전에 세상을 떠났다.
주머니에는 붉에 물든 책갈피가 있었다.

...지금 다시...떠올려봐도...

결국 나는, 아이돌이 되지 않았다.
그 이외의 사람에게 프로듀스 받는 일 따위, 생각할 수 없었으니까.
그의 소원을 그 이외의 사람의 손으로 이루어야한다니,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으니까.

지금은 직녀성과 견우성 이상으로 먼 관계가 되어 버렸다.
그래도, 오늘은 칠석.
작년에 이루지 못한 만큼, 올해정도는 꿈을 꾸게 해 주었으면 한다.
일 년에 한 번씩의 밀회조차 바라지 않는다.
적어도, 꿈 속에서라도 다시 한 번...

판타지의 세계에, 나는 도망친다.
꿈을 꾸기위해, 시선을 돌린다.
눈을 뜰 수 있다면, 꿈에서 깰 수 있다면.
다시, 그와 함꼐 웃을 수 있을 듯한,



그런, 기분이 들어서...

 

 

http://456p.doorblog.jp/archives/5051691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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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이 그러니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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