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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코「귀를 기울이면」

댓글: 7 / 조회: 2186 / 추천: 3



본문 - 10-31, 2015 15:24에 작성됨.

P「후우, 일이 일단락 됐군. 휴게실에서 잠시 쉴까」

P「휴일 오후니, 한가한 아이돌이 와 있을지도」


달칵


유리코「하아~……멋진 이야기였어……」

P「오. 수고, 유리코. 뭐하고 있어?」

유리코「나도 프로듀서씨랑 둘이서 자전거를 타고 새벽녘의 거리를 달려보고 싶어……」

P「여보~세요, 유리코씨……?」

유리코「그리고 비밀스러운 곳에서 프러포즈를 받는 거야……『유리코, 사랑한다!』라고. 에헤헤……」

P「유~리~코! 괜찮아?」

유리코「하우!! 마, 망상의 세계로 여행갔었어요!」



P「또 책의 세계에 빠졌던 거야?」

유리코「아니요. 오늘은 책이 아니라 영화를 보고 있었어요」

P「영화?」

유리코「네, 친구가 추천해서……이거예요」

P「헤에, 『귀를 기울이면』인가. 좋은 영화지」

유리코「아세요?」

P「유명한 작품이니까. 지브리 작품은 얼추 다 봤어」

유리코「그러신가요. 저는 처음으로 봤어요」

P「뭐, 공개된 건 20년 정도 전이니까 말이야. 나도 실시간으로 본 건 아니야」

 

유리코「책을 좋아하는 여자애가 주인공이라서, 내용이 무적 공감됐어요. 판타지를 아주 좋아한다는 것도 저랑 같아서……」

P「아아, 확실히 유리코랑 취미가 맞을 것 같은데. 쉽게 공상에 빠진다는 점도 비슷하고」

유리코「영화 분위기도 매우 좋아서……아아, 그런 세계에 가보고 싶어……」

P「하하하. 영화 속은 무리지만, 모델이 된 거리라면 있는데?」

유리코「모델이 된 거리?」

P「응. 분명, 타마 쪽이었던가」

 

유리코「프로듀서씨! 가보고 싶어요!!」

P「응? 성지순례? 뭐, 괜찮지 않을까? 한가한 때라도……」

유리코「지금 바로 가요!」

P「바로 가자니……. 에? 나도 같이?」

유리코「물론이에요! 오늘 해야 할 일은 이미 끝나셨죠?」

P「뭐, 그렇긴 한데……시간이 맞을 때 안나랑 가면 되지 않을까?」

유리코「프로듀서씨랑 같이 가고 싶은 거라고요……정말이지」

P「에?」

유리코「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자, 가죠!!」

P「야, 야야. 등 밀지 마!」

 

- 세이세키사쿠라가오카역 앞

 

 

유리코「에헤헤. 프로듀서씨랑 둘이서 나들이」

P「정말로 와버렸네」

유리코「일단 어디부터 둘러볼까요?」

P「음~. 신나하고 있는 도중에 미안하지만, 시간이 아주 촉박해. 벌써 저녁이고 말이야」

유리코「네. 물론 알고 있어요!」

P「백화점이 늘어서 있어 떠들썩하기 그지 없군. 일단 여기를 벗어날까」

유리코「앗, 프로듀서씨! 이 간판을 봐주세요」

P「응? 헤에~,『귀를 기울이면 모델지 안내 맵』인가」

 

 

유리코「영화의 무대가 된 곳을 소개하고 있는 것 같아요」

P「이건 고마운데」

유리코「분명 성지순례를 하러 방문하는 사람이 저희 말고도 있는 거군요」

P「응. 사진을 찍어서 보면서 가자」

유리코「앗! 저기 있는 교차점을 시즈쿠가 고양이를 쫒아서 건넜지……」

P(즐거워보이는걸)

P(이렇게 기뻐하는 유리코를 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이곳에 온 보람이 있군)

P「으~음, 저쪽으로 가면 되는 것 같아」

유리코「모르는 거리를 걷는다는 건 정말로 두근거려요」

유리코(프로듀서씨랑 단 둘이 있으니까 더욱 더, 말이에요……)

 

유리코「여기가 영화에서 몇 번이나 나왔던 언덕길이군요」

P「그런 것 같네」

P「인도가 좁군. 위험하니까 좀 더 내 쪽으로 붙도록 해」

유리코「네, 프로듀서씨」

유리코「……」

P「……」

유리코「손이 자연스럽게 닿을 듯한 거리네요……」

P「아, 아~, 응……」

유리코「……」

P「……」

유리코「이, 이 언덕은 이로하자카라고 하는 것 같아요!!」

P「그, 그렇구나!!」

P(으윽……유리코가 뭔가 의미있는 듯한 말을 하니까, 묘하게 의식해 버렸어……)

유리코(손……잡고 싶은데……)

 

유리코「영화 속에서는 언덕길 도중에 도서관이 있었는데……」

P「실제로 존재하는 게 아니야」

유리코「그렇네요. 실제로는 공원이 있는 곳 같아요」

P「응? 저 계단은 본 기억이 있는데」

유리코「앗, 시즈쿠가 뛰어내려간 그 계단이군요!」

 

P「계단 한 번 참 길구먼」

유리코「우우……움직이는 걸 싫어하는 저한테는 벅찬 곳이에요……」

P「뭐, 천천히 올라가자」

유리코「그렇네요. 이야기라도 하면서」

P「어디 보자. 무슨 이야기를 할까」

유리코「앗, 그럼 저번 제 생일 때 이야기를 해도 괜찮나요?」

P「응, 괜찮아」

유리코「그 날, 프로듀서씨가 자작 소설을 저한테 주셨잖아요」

P「크흡!! ……으, 응……그랬지」

P(지금 생각하면 완전 쪽팔리는 일이지. 자작 소설을 선물하다니)

유리코「게다가 주인공 이름이 저랑 똑같았고요!」

P(크헉! 이제 그만해……!!)

유리코「너무나 기뻤어요」

P「…………에?」

 

유리코「『귀를 기울이면』에서도, 주인공인 시즈쿠가 소설을 완성시키잖아요」

P「응」

유리코「그건 정말 굉장한 일이라 생각해요. 정열이 없으면 이야기를 완결시키는 게 어려울 테니까요」

P「아~. 뭐, 그럴지도」

유리코「저를 위해 그만큼 마음을 담아 주셨다 생각하면, 기뻐서……」

P(부끄럽지만 이렇게나 감격해준다면 뭐, 잘 된 일인가……)

유리코「다음에 프로듀서씨 생일 때, 제가 드릴 건 이미 생각해 놨어요」

P「에? 그거 혹시……」

유리코「네. 이번에는 제가 프로듀서씨한테 제 자작 소설을 드릴까……하는데」

 

P「오오, 그건 기대되는데」

P(독서가인 유리코가 어떤 이야기를 쓸지, 순수하게 흥미롭고 말이야)

유리코「아, 맞다. 프로듀서씨가 쓴 소설에 불만족스러운 요소가 하나 있다고 한다면……」

P「한다면……?」

유리코「프로듀서씨가 안 나오다는 걸까요」

P「아, 아니아니아니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작품 안에 나를 등장시키겠냐!」

P(그런 짓을 했다가는 흑역사 확정이잖아!!)

 

유리코「제가 쓴다고 하면, 저는 물론이고 프로듀서씨도 등장 시킬 거예요!」

P「으, 응……」

P(기쁜 일이기는 한데, 그거 엄청 부끄러운데……)

유리코「그리고 둘이서 신비한 세계를 여행하며 떠돌아다니는 거예요」

P「왠지 대장편이 될 것 같은데」

유리코「과연 끝까지 쓸 수 있을지……. 망상이라면 항상 하고 있습니다만」

P(하고 있구나……)

 

P「이야기를 하고 있자니 어느새 계단 정상까지 얼마 안 남았는걸」

유리코「조금 쉴까요?」

P「후우……아니……나는 신경 쓰지 말고 먼저 가줘」

유리코「그래요? 그럼 먼저 실례할게요」

P(역시나 아이돌……. 나보다 체력이 넘치는구나……)

유리코「우와아, 굉장해요! 거리가 한 눈에 보여요!」

P「자……잠시만 기다려줘」

P(나도 영업 때문에 걷는 건 익숙한데……. 댄스를 하고 있는 놈한테는 당할 수가 없나)

 

유리코「아아, 기분 좋은 바람……. 지금이라면 마법도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P「하하하, 시험해보는 게 어때?」

유리코「네, 해볼게요! …………바람의 정령들이여!」


휘잉

P「우왓, 정말로 바람이!?」

유리코「꺅! 치마가……!」

P「앗」

 

P(바람이 유리코가 입고 있는 미니스커트를 들친다……)

유리코「보, 보셨나요!?」

P「무, 무슨 말을 하는 거니……?」

유리코(시치미를 떼고 있지만 분명 봤을 거야……우우……)

P(호오, 흰색인가……)

유리코「……부, 부끄러워요」

P「그, 그렇게 얼굴 붉힐 필요는 없잖아……빨리 머릿속에서 지우도록 해!」

유리코「우우……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P「그 때는 책으로 막아서 안 보였지만 말이야」

 

 

유리코「어, 어쨌든……드디어 오르막도 끝이 났어요……」

P「오, 고개 위에 있는 신사는 영화에서 나온 그대로인걸」

 

유리코「영화 속에서는 여기서 스기무라군이 시즈쿠한테 고백해서……」

P「그리고 차이지」

유리코「닿지 않는 사랑……안타깝네요」

P「보고 있는 우리가 가슴 아파진다니까」

 

P「유리코도 그 애들이랑 비슷한 나이잖아. 학교에서 고백받거나 하지 않아?」

유리코「저, 저 말인가요!? 어, 없어요! 그런 거!」

P「흐~응. 유리코는 인기 있을 것 같은데」

유리코(인기 있는지 없는지 보다, 프로듀서씨가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알고 싶은데……)

유리코「프로듀서씨야말로, 그런 추억 있으세요?」

P「에? 나 말이야!?」

유리코「우우~……」

P(왜, 왜 그렇게 재촉하는 듯한 눈으로 보는 건데……?)

P「아니, 그렇게 달달한 추억은 없어」

유리코「……!!! 그래요!?」

P「뭐, 부끄럽지만」

유리코「……♪」

P(어째서인지 기뻐보인다……)

 

유리코「으~음. 주택가를 벗어나면……」

P「영화에서는『지구옥』이 있던 로터리가 나오는 건가」

유리코「멋지죠, 지구옥」

P「그 분위기는 정말 동경하게 되지」

유리코「복고풍 앤티크가 가득 전시되어 있고, 상냥해 보이는 가게 주인 할아버지……」

유리코「하지만……당연한 일이긴해도, 실재하지 않는군요」

P「그렇지~」

 

유리코「역시 영화랑 현실은 다른 걸까요……」

P「영화에서는 고양이를 쫒고 있다 보니 이곳에 다다르지만」

유리코「고양이를 쫓고 있다 보니 미지의 장소에 다다랐다는 건가요. 동경하게 되네요」

P「뭐, 현실에서는 역시 그런 영화 같은 일이 일어날 리가……」

유리코「앗, 저기!」

P「응? 왜?」

유리코「고양이, 고양이에요! 쫒아가요!!」

P「진정해, 유리코」

 

유리코「쫓아가면 분명 이야기가 시작 될 거예요. 분명 미지의 장소에 갈 수 있을 거예요!」

P「와앗, 옷자락 잡아당기지 마!」

유리코「이세계로 가는 입구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P「그건 아무리 그래도 너무 미지 쪽으로 빠진 것 같은데!?」

유리코「빨리 쫓아가지 않으면 놓칠 거예요! 같이 모험을 떠나요!」

P「누, 누가 유리코 좀 말려줘~!!」

 

- 10분 후


P「으~음, 진정됐어?」

유리코「………………죄송해요」

P「결국 고양이를 쫓아 상당히 먼 곳까지 와버렸네」

유리코「죄송해요……무심코 폭주해버려서……」

P「이제 됐다니까. 그런데 여기는 어디지?」

유리코「몰라요. 고양이에 열중해서 달린 터라……」

P「으~음. 나도 여기 지리 사정은 잘 모르니까」

유리코「으윽. 저 때문에 미아가……」

P(일단 미지의 장소에는 왔지만 말이지)

 

P「위험한데. 빨리 역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시간이 지체 될 거야」

유리코「죄, 죄송해요……」

P「아니, 나는 상관없는데 빨리 안 돌아가면 유리코의 가족분들이 걱정하잖아」

유리코「앗……아니요. 그게 부모님한테는 오늘 늦게 돌아온다고 했으므로……」

P「음? 그래?」

유리코「진짜에요! 그러니까 많이 늦어도 상관없어요!」

P「으~음……그럼 느긋하게 갈까」

유리코「네!」

 

유리코「전 이렇게 모르는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요」

P「헤에, 그렇구나」

유리코「네. 프로듀서씨랑 함께라면」

P「으, 응」

P(야야. 사람이 착각할만한 말은 하지 마……)

유리코「후우……하지만, 역시 피곤하네요」

P「저쪽에서 좀 쉴까. 공원이 있는 것 같아」

유리코「네」

 

P「예쁜 곳인데 사람이 없구나」

유리코「그, 그렇네요……」

P「저쪽으로 가보자. 높은 곳이라면 역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있을지도 몰라」

유리코「……네」

유리코(프로듀서씨랑 밤중의 공원에서 단 둘. 심장이 터질 것 같아……)

P(……유리코가 묘하게 온순한걸. 무슨 이야기를 하면 될까)

유리코(……어쩌지. 의식해서인지 아무런 말도 나오지가 않아……)

P「……」

유리코「……」

P, 유리코(거, 거북해……)

 

P「저, 저기……유리코」

유리코「앗! 프로듀서씨! 저기 좀 보세요!」

P「저기……? 오, 오오!」

유리코「굉장히 예쁜 야경이에요」

P「절경 중의 절경이구나……여기가 언덕 위라서 그런지, 거리 전체가 내려다 보여」

유리코「엄청나요……은하 철도를 타고 별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아……」

P(유리코가 좋아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P「자, 그럼 역도 어디있는지 확인했으니 이제 돌아갈 수 있겠군」

유리코「……네」

유리코(사실은 좀 더 둘이서 있고 싶은데……)

P「후우……밤이 되니 좀 추운걸. 유리코, 안 추워?」

유리코「괜찮아요. 조금 으슬으슬하긴 하지만……」

P「그럼 따뜻한 음료라도 사올까?」

유리코「아니요, 괜찮아요. 저기, 그 대신에, 그게……소, 손을……」

P「응?」

유리코「역까지, 손 잡고 가지 않을래요……?」

 

P「아니, 그건 역시……」

P(담당 아이돌을 건드릴 수는……아니, 이 정도라면 문제 없나……?)

유리코「손을 잡으면 따뜻하답니다……」

P「그야 그렇지만……」

유리코「저, 저하고 잡는 게 싫으세요……?」

P「그, 그럴 리가 없잖아!」


꽈악


유리코(하와와와와와와와……!!)

P(역시 부끄러운걸……)

P「그, 그럼 갈까……」

유리코「네, 넷!」

유리코(용기내길 잘했어……)

 

- 몇 분 후


유리코「에헤헤……프로듀서씨 손 따뜻해요」

P「방금 전부터 그 말만 하는구나」

유리코「앗, 사람 왕래가 많아지기 시작했어요」

P「역이 가까우니까 그렇겠지……이제 손 놓는다?」

유리코「……네, 어쩔 수 없죠」

유리코(오늘은 정말 즐거웠지……. 하지만 이 거리와도 이제는 작별을 해야 하나……)

 

P「유리코, 오늘은 여기 오자고 해줘서 고마워」

유리코「에?」

P「이 거리를 걸어서 즐거웠어. 전부 유리코가 여기 오자고 한 덕분이야」

유리코「아니에요. 저는 그냥 제가 오고 싶어서……」

P「답례로,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말해줘」

유리코「에에!? 소원을 들어주시는 건가요?」

P「응. 뭐든지는 아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면」

 

유리코「그럼……저랑 또 둘이서 이렇게 나들이 나와주세요!」

P「하하하. 그런 걸로 괜찮아?」

유리코「앗, 그리고……제가 톱 아이돌이 될 때까지 같이 있어주세요!」

P「물론이야. 나야말로 잘 부탁해」

유리코「계속……쭉, 제 곁에 있어주실 건가요……?」

P「응, 약속할게」

유리코「에헤헤. 정말 좋아해요! 프로듀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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