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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나의 흑역사 - 11. 중2병과의 목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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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12, 2015 00:14에 작성됨.

10월의 어느 날. 

도쿄 요요기의 큰 콘서트 홀을 앞에 두고, 우리는 잠시 멈추어 서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로, 여기에서 우리들이 노래하는 거구나」
「전신을 벼락처럼 관통하는 굴레여…… (기, 긴장해 버렸다)」

 

드디어 맞이한 합동 라이브 당일 아침.
어딘가 나사가 빠진 듯한 모습의 아스카와, 명백하게 어깨에 힘이 너무 들어간 란코.
반응에 차이는 있지만, 지금의 상황에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는 점은 똑같다.

 

「우선은 대기실에 가서 다른 출연자들에게 인사다. 너무 기합 넣지 말도록 해. 」
「다른 출연…… 아아, 그런가」
「왜 그래? 」
「……아니, 아무것도 아냐」

 

살짝 란코에게 눈짓하고, 아스카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뭔가 떠올린 듯한 모습이었지만…… 나중에 확인해 볼까. 언제까지나 여기에 서 있을 수는 없다.

 

「좋아, 가자. 안은 넓으니까 홀로 떨어지지 않도록 해. 」

 

일단 주의를 시키고 홀으로 들어간다.
두 사람이 잘 따라오고 있는지 자주 확인하며, 라이브의 출연자들이 모이는 대기실 앞에 도달했다.
노크를 하려고 했더니 문이 안쪽에서 열린다.

 

「아, 프로듀서. 좋은 아침」
「좋은 아침, 린」

 

안에서 나온 것은, 맘 편히 사복을 입고 있는 린이었다. 본 방송까지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분명 벌써부터 갈아입을 필요는 없다.

 

「아스카도 란코도, 좋은 아침」
「좋은 아침입니다」
「귀, 귀찮은 태양이네(안녕하세욧)」
「둘 다, 오늘 잘 부탁해」

 

인사를 나눈 후, 무언가 용무가 있는 것처럼 그녀는 통로로 나갔다.
다시 방 안의 모습을 들여다보니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아직 다른 출연자들은 오지 않은 것 같다.

 

「조금 일찍 도착해 버렸구나. 우리들이 두번째로 왔다」

 

일단 두 사람을 적당한 곳에 앉혀서, 다른 사람들이 오기를 기다리자.

 

*

 

「니노미야 아스카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카, 칸자키 란코…… 잘 부탁합니댜... 앗, 부탁합니다! 」

 

조금 이상하긴 해도, 제대로 선배 아이돌들에게 인사를 할 수 있었다.
그 이후는, 드디어 본 방송을 위한 준비가 물 흐르듯 진행되어 나간다. 스테이지의 전체 모습을 확인하거나, 프로그램의 절차를 스탭에게 확인하거나.
지금까지의 미니라이브와는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기억해야만 하는 것들도 당연히 많다.
나나 다른 아이돌들의 조언을 받으면서, 아스카와 란코는 어떻게는 그것들을 해내고 있었다. 표정은 딱딱하지만, 첫 라이브 때 정도는 아니다.
그리고, 마침내 무대의상으로 갈아입는 시간이 왔다.

 

「후우」

 

두 사람이 옷을 갈아입고 메이크업을 하는 동안, 나는 방 앞에서 대기중.
그다지 여기에서 기다려야 할 이유는 없지만, 가능한 오랫동안 그들에게 붙어 있고 싶었기 때문에, 이 장소에서 멍하니 서서 기다리고 있다.

 

「야아, 기다리게 했네」

 

잠시 기다린 후, 처음으로 나온 것은 아스카였다.
그 백화점 옥상에서의 첫 라이브 때와는 다른 의상이지만, 블랙을 메인으로 한 디자인은 그 때와 같다. 이번에는 흰색 벨트를 넉넉하게 사용해서, 구속구를 차고 있는 것 같은 이미지를 내도록 완성되어 있었다.

 

「잘 어울리고 있네. 란코는? 」
「조금 더 걸릴 것 같아서, 나만 먼저 얼굴을 내밀었어」
「그런가」

 

좋은 기회일지도 모른다. 홀에 들어오기 전에 보였던 묘한 태도에 대해 들어 볼까.

 

「아스카. 아침의 일이지만」
「아아. 나도 그것을 이야기하려고 생각한 거야. 란코 옆에서 말해서, 쓸데없이 긴장을 부추기면 좋지 않으니까」

 

그렇다면, 그 때 망설였던 것은 곁에 란코가 있었기 때문인가.
지금의 말투로 보건대, 그다지 편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프로듀서,나는 지금 긴장하고 있어」

 

눈을 내리깔고 아스카가 말하기 시작한 것은, 지금 자신의 마음 속.
나에게만 털어놓은 숨겨진 감정의 내용이었다.

 

「CD 데뷔 때의 그것과, 어딘가 성격이 다른 것 같아」
「긴장의 원인이 다른 건가」
「그 말대로야. 첫 라이브 때는, 단순히 우리의 노래와 춤이 받아들여질까, 그것만이 불안요소였어. 자기 자신밖에는 생각하지 않았다」

 

평소 뭔가 깨달은 듯한 말투를 하고 다니는 그녀지이만, 근본은 평범한 여자아이인 것이다. 나는 그것을 알고 있다.

 

「지금은 달라. 여러 번의 라이브를 소화한 것으로, 주위를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아니, 할 수 있게 되어버렸다고 해야 할까」
「여유가 생겨서, 그 다음은」
「지금까지 보살펴 준 프로듀서. 레슨을 시켜 준 트레이너. 라이브의 설비를 조절해 준 스태프. 함께 스테이지에 오른 공동 출연자. 그리고 라이브에 발길을 옮겨 준 관객. 내가 실패하면 수많은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게 된다. 시야가 좁은 나는, 오늘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그것을 강하게 인식했다. 지금까지도, 말만으로는 이해하고 있었을 셈이지만 말야」

 

어깨를 으쓱하고 한숨을 쉬는 아스카이지만, 나에게는 그 태도가 약간 무리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언제나의 자신을 연기하는 것으로, 중압감으로부터 도망치려고 하는 듯한, 그런 느낌이다.

 

「그래…… 그런가그런가」
「…… 프로듀서? 」

 

아스카가 나에게 의아해하는 시선을 돌린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그녀의 고민을 듣고는 조금 기쁜 듯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던 것이다.
이상한 반응이라는 것은 스스로 알고 있다. 본 방송 직전에야 담당 아이돌이 미지의 긴장을 호소해오고 있다. 사실, 나도 그 점에 있어서는 걱정하는 면도 있다.
하지만, 동시에 기뻐하지 않을 수 없는 일도 있었다.

 

「아스카. 너는 지금, 아이돌로써 또 한 걸음 성장했다. 그 긴장은, 거꾸로 말하면」
「――책임감이 싹텄다는 거야. 아스카. 」

 

갑자기 등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가, 내가 말하려고 한 것을 분명하게 낚아채갔다.
이 목소리는, 틀림없다.

 

「린 씨……」
「듣고 있었어? 」
「미안,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우연히 지나가다 이야기가 들린 것 같다. 린도 아스카와 마찬가지로 이미 무대용 의상으로 갈아입었다. 이쪽은 드레스풍이다.

 

「진심으로 책임을 느낄 수 있는 인간은, 그것만으로도 그만큼 뛰어 올라서는 일이 가능하다. 프레셔가 아이돌을 강하게 한다…… 같은 거지? 」

 

순간 나를 힐끗 보고, 그녀는 아스카의 어깨에 퐁하고 손을 올렸다.
완전히 역할을 빼앗겨 버렸지만, 뭐 누가 말하는 건가는 문제가 아니니까 좋다.

 

「하지만, 처음에는 아무래도 중압감이 심하니까, 그 부분은 우리가 맡는 거야」
「우리? 」
「조금 정도는 실패해도, 바로 우리들이 만회해 줄게. 그러니까 아스카랑 란코는, 신경쓰지 말고 해야 할 것을 하면 돼.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은 편하겠지」

 

그렇게 말하고, 린은 상냥하게 웃는다.
옛날에는 무뚝뚝한 일면이 눈에 띄었지만, 아이돌을 계속하는 동안 저런 미소가 자연스럽게 나오게 된 것은 감개무량하다.
그런 미소에 이끌렸는지, 아스카의 어두운 얼굴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 그럼 뭐, 선배에게 뒷처리는 맡기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니, 일단은 성공시키는 걸 생각해야지」
「후후, 그 말대로네요」

 

평소 그녀의 독특한 모습이 돌아왔다.
린에게는 고맙다고 말해야지. 그리고, 나중에 란코에게도 그녀의 고마운 말을 전해 주자.

 

*

 

프로그램 상, 다크 일루미네이트의 차례는 일곱 조 중에서 세 번째다.
첫 번째와 두 번째가 관객의 분위기를 데워 놓고, 신인인 그녀들을 등장시키는 전략이다.
이제 막 톱 타자인 카와시마 씨의 곡이 끝나고, 드디어 무대 뒤에서 스탠바이하는 단계까지 왔다.

 

「두사람 모두 괜찮나. 연습한 것을 그대로 하면 돼.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그것 뿐이다. 」
「알고 있다니까」
「마력이 떠오른다! (열심히 할게요! )」

 

마지막의 마지막에, 좋은 느낌으로 딱딱함이 빠졌다. 그녀들의 정신력의 강함을 다시 인식한다.
아스카도 란코도 한정된 시간 속에서 최선을 다했다. 특히 란코는 이번에, 필사적으로 안무를 단순화하지 않고 마스터 한 것이다. 그 노력을 본 사람으로서는, 보답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반드시 보답받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나의 친구여, 성전 앞에 맹세의 의식을 행하겠다 (실전 전에 기합 넣어요-)」
「응? 승리 구호라도 외칠 거야」

 

끄덕끄덕하고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는 란코. 그녀의 기대를 담은 시선이 아스카와 나를 향한다.

 

「어, 나도? 」
「물론」
「너도 유닛의 일원이잖아. 자」

 

승리 구호라면, 아마도 1주일 정도 전에 란코가 노트에 적고 있던 문장을 가리키는 것이다. 솔직히 어렴풋한 기억이지만, 최악의 경우엔 애드립으로 멋진 말이라도 하면 괜찮겠지.
셋이서 고리를 만들고 중심을 향해 차례차례 입을 연다.

 

「밤의 어둠을 다스리는 자! 」

 

우선 란코.

 

「널리 세계에 혼돈을! 」

 

다음으로 아스카.

 

「모두 함께 무릎을 꿇으라! 」

 

마지막으로 나. 아마 대사는 맞을 거다.
그리고, 마무리는 셋이 모여서 동시에

 

『우리들, 어둠을 비추는 일진의 칠흑(다크 일루미네이트)이니! 』

 

눈동자를 빛내는 텐션MAX의 란코와, 그것을 보고 미소짓는 아스카.
영기 100 퍼센트. 출격준비 완료다.

 

「니노미야 씨, 칸자키 씨! 부탁합니다! 」

 

직원의 목소리에 따라 달리기 시작한 두 사람을, 나는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 덧붙여서, 주위의 스태프나 아이돌들도 방금의 그것을 따뜻---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참 부끄럽다.

 

*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 중, 다크 일루미네이트의 팬이라는 인간은 결코 많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 시부야 린을 비롯한 다른 아이돌들을 보기 위해 이 장소에 찾아왔다.
그래도 두 사람은, 처음 경험하는 큰 무대에서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해 보였다.
그 결과, 훌륭하게 관객의 아낌없는 박수를 받아낸 것이다.
이렇게 이쁜 일이 없다. 분명 오늘의 활약으로, 다크 일루미네이트를 응원하는 층은 확실하게 늘어난다. 그것도 적은 숫자는 아니다.

 

「두 사람 모두, 정말 좋았다구! 솔직히 나는 감동--- 어이쿠」
「지, 지쳤다~……」

 

무대 옆에 들어온 두 사람을 마중나가려 하니, 긴장의 끈이 풀린 듯 란코가 그 자리에 축 늘어져 쓰러져 버렸다. 의상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순간적으로 그녀의 가볍고 부드러운 몸을 받아든다.

 

「나도 과연 어질어질했어. 어두운 홀에 떠도는 무수한 펜 라이트가…… 펜 라이트가, 에또」
「무리해서 시적으로 표현하려 하지 않아도 돼. 대단했다겠지」
「……아아. 대단했다. 그 이외의 말이 필요없어」

 

자세히 보면, 아스카의 다리도 란코와 같이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그만큼 긴장감과 흥분에 휩쓸렸다는 것이다.
피곤해 지쳐 있지만, 동시에 표정은 밝았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라구. 조금 더 있으면 미니 토크가 있으니까, 이번에는 선태들과 함께 무대다. 순서, 잊어버리지는 않았냐」
「솔직히 자신이 없어. 바로 확인해 두자」
「조급히 마력의 충진을…… (기억해 두지 않으면)」

 

내 말에 다시 마음을 다진 두 사람이, 대기실을 향해 걸어나가려 한 그 때.
벽 너머로 들리는 관객의 성원이, 오늘 가장 큰 음량이 되었다.

 

「시작한 것 같군」

 

다크 일루미네이트의 다음 순번은 린이었을 것이다.
과연이라고 말할 수밖에. 이 땅울림은.

 

「…………」

 

움직이려던 발을 멈추고, 아스카도 란코도 가만히 스테이지가 있던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이런이런. 우리 두 사람이 필사적으로 만들어 낸 결과를, 이렇게 사뿐히 넘어가 버린다고는…… 이것이 톱 아이돌이라는 녀석인가」

 

말의 내용에 약간 불안을 느꼈지만, 순간 품은 불안은 기우였던 것 같다.
두 사람의 눈동자에는, 제대로 힘이 들어가 있었다.

 

「저게, 언젠가 우리들이 도달하게 될 장소인가」
「우상 세계의 정점…… (톱 아이돌……)」
「아아, 그래. 벽은 높다구? 」
「알고 있던 일이야. 갈 수있는 곳까지 간다. 너도 그렇겠지, 란코」
「당연! 」

 

아이돌 활동을 시작하고 반년. 데뷔하고 3개월 빠듯.
어느 정도 경험을 쌓고, 아이돌의 세계를 알게 된 것으로, 그녀들은 더욱 명확하게 톱 아이돌과의 벽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앞을 향한다면,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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