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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이「961프로의 아마미 하루카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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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15, 2015 00:30에 작성됨.

아마미 하루카와의 식사로부터 1주일 정도가 지나

모델 오디션의 2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흔히 말하는 매수행위는 아직까지 하지 않았다.

「괜찮으신가요? 쿠로이 사장님.」

「무슨 말이지?」

「오디션 말이에요. 하루카가 이기게 하기 위한――」

「필요 없다고 하지 않았나.」

비서한테 눈도 주지 않고

대충 내뱉듯이 답을 하고 한숨을 쉬었다.

「믿고 계시네요.」

「……그럴지도 모르겠군.」

「부정 안 하시네요.」

「………………………」

이때다 싶어서인지 파고드는 비서를

조금 날카로운 눈빛을 향했지만

겁먹기는커녕 작은 웃음을 띠울 뿐이었다.

「변하셨네요.」

「귀찮아서이다. 한동안은 어울려야 되니까 말이지.」

「하루카한테 볼일이 없어지기는 하나요?」

「……그때가 오면 그것도 가능하겠지.」

씩 웃는 나를 보며

비서는 조금이지만 곤란하다는 것처럼 웃었다.

「뭐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하는 게 어떤가.」

「그때는 언제인가요?」

「네놈한테 말한 필요는 없지 않나. 볼일이 끝났으면 당장 돌아가. 일하는데 방해된다.」

「실례했습니다,」

비서가 나가서 조용해졌다고 생각했더니

곧바로 아마미 하루카――가 아니라

아마가세 토우마가 들어왔다.

「키사라기 치하야 저 모습 대체 뭐야. 못 들었다고!」

「흥, 말하지 않았으니까 말이지. 그래서 어땠지.」

「……마치 기계 같았어. 노래를 부르는 거 말고는 흥미 없다는 느낌이었다고.」

고립하기 직전이라는 말은 들었지만

설마 그 정도일 줄이야.

아마도, 질법한 요소를 고치는 게 아니라

완전히 잘라버리겠다는 생각이겠지.

「프로듀서는 있었나?」

「있었지만 험한 분위기였어. 키사라기 치하야가 완전히 내치고 있는 것 같았지.」

「역시…… 그래서, 너희들은 졌나? 이겼나?」

「비겼어. 동률 1위로 합격이야…….」

「………………」

토우마는 분해하며 주먹을 쥐고, 고개를 숙였다.

아마미 하루카와의 승부에서 진 게 분한 거겠지

마구잡이로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만…… 이기지 못해서야 의미가 없지.

「토우마, 댄스랑 보이스 레슨은 됐다. 표현력을 집중적으로 키워라.」

「하?」

「네 녀석들이 아마미 하루카한테 진 건 표현력의 차 때문이다..」

「윽…… 그건」

「표현력이 높으면 노래도 춤도 더욱 매력적이 된다는 것을, 너도 직접 경험했지 않나?」

그 오디션.

아마미 하루카는 확실히 노래도 춤도 능숙해졌다만

가장 뛰어났던 것은 역시 표현력이었다. 그게 모든 것을 능가해

많은 이를 끌어들이는 매력적인 것이 돼있었다. 거기다――

「아마미 하루카한테 이길 정도의 표현력을 손에 넣어라.」

「그건 명령이야? 아저씨.」

가볍게 노려보는 토우마한테 웃음을 지었다.

「충고다. 정점에 오르기 위해서 말이지.」

「……알았어. 그렇다면 아저씨가 넋을 잃을 정도의 걸 보여줄게!」

기뻐하며 그렇게 말하는 토우마는 몸을 돌려, 사장실을 나갔다.

……충고, 라.

명령이라고 그런 말은 안 했었는데

설마 충고를 할 줄이야……

정말로 변한 것일지도 모르겠군.

그 사실에 코웃음을 치고, 일로 돌아갔다.

토우마가 나가고 조금 지난 점심 무렵

녀석이 찾아왔다.

「쿠로이 사장님, 잘 지내셨습니까…… 헤헷」

아쿠토쿠 마타이치

완전히 잊고 있었다만

키사라기 치하야의 뒷조사를 부탁해놨었지.

「무슨 일이지?」

「나리는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키사라기 치하야는 상당히 고립된 모양입니다.」

「호오, 그래서?」

「심신양면 닳고 닳은 지금, 동생 이야기를 들이대면 한 방에 무너지겠죠.」

동생―― 키사라기 유우

키사라기 치하야는, 수 년 전에 교통사고로

그 동생을 눈앞에서 잃었다.

확실히, 닳고 닳은 지금

지금도 마음에 품고 있을 그 사건을 들이대면

확실하게 무너트릴 수 있겠지.

지금의 키사라기 치하야한테는 노래밖에 없다.

그리고 그 노래는 동생인 키사라기 유우를 위한 것

그걸 뒤흔들어놓으면 노래마저 잃는다. 인가……

지금 가장 빛나고 있다. 라고 하기는 이상하지만.

가장 앞 선에 서있음이 틀림없는 키사라기 치하야다.

아마미 하루카와의 오디션에서는 졌다만

거기서 손에 넣은 음악 방송에서 그 재능을 발휘하여

아이돌서가 아닌, 가수로서 유명해지고 있으니까 말이지.

그 높은 콧대를 꺾어버리는 것도 좋겠지.

좋기는 하다만……

【「쓸데없는 짓…… 안 하셔도 되니까요.」】

「…………」

「왜 그러십니까? 나리답지도 않게.」

「……네놈한테는 내가 어떻게 보이지.」

「이기기 위해서라면 수단을 고르지 않는, 쿨한 분이십죠.」

그렇다.

그거야 말로, 지금까지의 쿠로이 시게오다.

그런 나라면

키사라기 치하야를 치는 일에 즉시 고 사인을 내렸겠지.

하지만, 지금의 나는 망설이고 있다.

망설이고 만다.

키사라기 치하야한테 정이 들어버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판단을 흐리는 안개는 크고 더욱 넓게 퍼져서

키사라기 치하야를 예능계에서 없애버리는 일은

메리트가 있다. 하지만, 디메리트는 없어.

그럴 터인데, 메리트라고 생각했던 요소가 흘러간다, 사라져간다.

강력한 인상을 가진 디메리트가 수상쩍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나를 내려다보며

정말로 그걸로 괜찮겠냐고

후회하지 않을 겠냐고…… 말을 걸어온다.

「……키사라기 치하야에 대해서는 무시해도 된다.」

「나리!」

「두 번 말하게 하지 마라.」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표정의 아쿠토쿠한테

협박하는 것처럼 낮게, 냉정한 감정을 담아서 내뱉었다.

「절호의 기회잖습니까?」

「아니, 지금은 아마미 하루카한테 쓸데없는 부담을 지울 수는 없으니까 말이지.」

「버림 말 하나를 위해서 대어를 놓칠 생각이십니까…… 나리」

아쿠토쿠의 나한테 지지 않을 정도의 경멸을 담은 눈.

헐뜯는 것밖에 못하는 썩은 기자주제에 나한테 그딴 눈빛을 보내는 것인가.

「아마미 하루카랑 쓸데없이 너무 놀아준 거 아닙니까? 전보다 힘이 없으십니다요.」

「그렇다면 어쩔 거지.」

「부정하지 않는 데에서 또 쇠락한 모습을 보입니다요. 나리.」

히죽하고 기분 나쁜 웃음을 짓는 아쿠토쿠.

지금까지는 아무렇지도 않았다만

이건 확실히 마음에 안 든다…… 눈도, 말투도, 뭐든지 다.

「나리랑 아마미 하루카랑 그런 사이라고 적어도 괜찮습니까?」

「흥, 그딴 헛소리를 무슨 수로 쓸 거지.」

「쓰는 거야 간단하지 않습니까? 사진 한 장 붙여서, 열애발각!」

쾅하고 아쿠토쿠는 책상을 두들겼다.

협박할 생각이겠지만

중요한 사진을 보여주지 않는군.

……그냥 허세인가.

「시시하군. 아마미 하루카 이상으로, 네놈은 도움이 안 돼.」

「저를 버릴 생각입니까?」

「765프로는 기사 정도로는 어떻게 할 수 없어.」

「……버리겠다는 말로 받아들여도 되겠죠?」

번뜩하고 빛나는 눈빛에 나는 웃음을 되돌려줬다.

「네놈이 없어도 아마미 하루카가 있다. 그 녀석이라면, 녀석들한테 변명할 여지도 없이 굴복시킬 수 있지. 네놈은 역시 필요 없어.」

「후회할겁니다, 나리.」

「미안하지만, 나한테 협박은 무의미하다.」

「아마미 하루카한테 중독되셨습니다요. 뼛속까지.」

「나는 가장 굴욕적인 패배를 안겨줄 방법을 선택했을 뿐이다.」

내 그 말에

아쿠토쿠는 웃음을 지으며 방을 나섰다.

아쿠토쿠 마타이치는 필요 없다.

섣불리 움직였다가는 아마미 하루카가 쓸데없는 짓을 할 것이 뻔하니 말이지.

무엇보다, 가십으로 뭉갠다니 시시하다.

무얼 위해서 아마미 하루카를 뺏어온 것인지 모르지 않나.

「……………흥」

결코 아마미 하루카를 위해서 한 일이 아니다.

녀석이 키사라기 치하야의 친구인 것은 아무 상관없어.

그런 짓을 했다가는 아마미 하루카한테 어떤 영향을 줄지 신경 쓰인 것이 아니다.

나는 그저, 순수하게

키사라기 치하야를 다시 한 번 더 아마미 하루카한테 지게 해서

가십 따위로는 불가능할 정도로 진정한 굴욕을 안겨주고 싶을 뿐이다.

그저, 그것뿐이다.

의미 없는 혼잣말을 머릿속으로 반복하며, 나는 일을 해나갔다.

「……흠」

아마미 하루카가 이쪽으로 오고부터

깨닫고 보니 한 달반이 넘었다.

그동안

댄스의 레벨도 올라갔다.

노래의 레벨도 올라갔다.

표현력의 레벨도 올라갔다.

완벽한 설비가 있고, 완벽한 서포팅이 붙어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본인이 어떻게 하냐에 따라 결과는 바뀐다.

원래라면 할 수 있었을 성장예상보다 성장하지 못하는 자.

부분적으로는 성장하지만, 부분적으로는 성장하지 못하는 자.

「아마미 하루카는……」

그 어디에도 들지 않는 드문 타입.

이 정도 성장하면 베스트라는 라인도

이 정도 성장할 수 있으면 잘한 거라고 할 수 있는 라인도

아마미 하루카는 뛰어넘었다.

과로로 쓰러질 정도로 무리한 일이 있어서일지 모르겠다만

무리는 성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그렇다면 어째서, 이런 결과가 나왔는가……

그건 아마미 하루카가 노력가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선

아마미 하루카한테는 이뤄야만 할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키사라기 치하야와 대결했을 때에는, 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

주피터, 시죠 타카네 때에는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기 위해서

원래 노력가였던 아마미 하루카를, 그 마음이 거들어 더욱 큰 약진을 하게 한다.

「되돌아보면 바보 같은 이야기지…… 하지만……」

노래하는데 있어서 천재라고 불리는 키사라기 치하야를 이기고

노래도 댄스도 뛰어났던 주피터와 시죠 타카네도 이겼다.

그런 명백한 결과를 내고, 성장을 보여준 이상.

뭐라 불평할 수도 없지.

「윽……」

이거라면 그 여자도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꿈과 같은 일을 상상하려던 머리를 흔들며, 바보 같은 생각을 떨쳐냈다.

그건 노력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레벨의 상대가 아니야.

싸우기 이전에

대치하고, 그 실력을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꺾여버릴 가능성이 있는

그런 상대다.

승리를 목표로 해왔다면

톱 아이돌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해왔다면

그 여자의 퍼포먼스 하나로 모든 것을 잃고 마는

그런 상대다.

「……하루카는 어떻게 될는지.」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은 안 든다.

하지만, 그 여자랑 대치했을 때의 반응이 보고 싶다.

뭐, 그 여자는 이미 은퇴해서

예능활동에 있어서 대립할 수가 없지만 말이지.

그런 일을 생각하고 있을 때 전화가 울리며

아마미 하루카라는 소녀의 이름이 표시됐다.

「무슨 일이지.」

『에헤헤,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 뚝』

이쪽은 일하는 중인데 말이지.

설마 장난으로―― 뚜르르르, 뚜르르르

「………………」

두 번째 전화도 역시 상대는 아마미 하루카였다.

「뭐지.」

『갑자기 끊으시다니 너무하시잖아요!』

「전파가 안 좋았다. 어쩔 수 없지 않나?」

실제로는 내가 끊은 것일 뿐이지만 말이지.

아마미 하루카는 의심하지도 않고

“그럼 어쩔 수 없네요.”라며 작게 웃었다.

「그래서, 무슨 볼일이지.」

『벼, 별일은 아닌데요…… 그, 뭐라고 할까……』

아물아물 대답하는 아마미 하루카.

당연히, 나는 거기에 대답할 수 없이

조용히 있자

주변에 애들이라도 있는 것인지

조금 소란스러워져서, 익숙한 목소리가 “쉿”하고 주변을 조용히 시키는 것이 들렸다.

『……야요이네, 가도 괜찮을까요?』

「타카츠키 야요이인가? 어째서 갈 필요가 있지.」

『그건…… 그게~ ……에헤헤.』

곤란하다는 듯이 웃는 것이 쉽게 상상되는 자신을 향해 한숨을 쉬면서

나갔다가 만나서 초대받은 거겠지 나는 듣기도 전에 답을 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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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765프로의 인간과 함께라면

솔직히 허락하고 싶지 않다만……

「타카츠키 야요이를 바꿔라.」

한동안 생각해서 나온 답은 그거였다.

아마미 하루카가 그러고 싶다면

허락할 수밖에 없다.

괜스레 삐지거나 해도 귀찮으니까 말이지.

『전화 바꿨습니다! 오랜만이에요. 쿠로이 사장님!』

「너무 큰 소리로 말하지 마라. 시끄럽다!」

『하왓, 죄송합니다.』

목소리만으로는 잘 지내는 것 같다만

키사라기 치하야의 건이 전해지지 않은 것인가?

그게 아니라면…… 알면서도 굳세게 행동하고 있을 뿐인가?

『저기, 쿠로이 사장님?』

「……또 숙주나물 파티인가 하는 것을 하는 거냐?」

『그런데요…… 앗, 혹시 참가하고 싶으신가요?』

어째서 그런 결론에 도달했는지 모르겠다만……

그렇군, 그런 수가 있었나.

타카츠키 야요이한테는 본의 아니라고는 해도 한 끼 얻어먹었으니

묻고 싶은 것도 있고 말이지.

「그렇군. 실례가 아니라면 나도 가도록 하지. 비밀이다.」

『왜 그러세요?』

「비밀이라면 비밀이다. 이유는 없다.」

그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가면 알겠지만, 안 올 거라고 생각하며 멍 때리고 있을 때 들이닥치는 것도 꽤나 재밌으니까 말이지.

얼이 빠지면서 놀랄 아마미 하루카를 상상하며

그 멍청함에 쓴웃음을 지으면서, 타카츠키가――가 아니라

정육점으로 가서, 최고급 소고기랑 돼지고지를 사서 타카츠키가로 향했다.


「………………」

「………………」

「……아하하」

아마미 하루카의 웃음소리가

나와 765프로의 아이돌인 키쿠치 마코토와의 사이를 갈랐다.

「네 녀석이 있을 줄이야.」

「야요이는 제 친구니까요. 있을 때도 있어요.」

우리들 사이에 흐르는 분위기는

그 누구도 개입하지 못할 정도로 긴장돼 있을 터였다.

타카츠키 야요이의 동생들조차 끼어들 수 없었을 터였다.

그런데――

「어, 마코토는 나는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거야?!」

「응?」

「‘야요이는’이라니…… 야요이는 친구지만 하루카는 아닌 걸까나.」

「그, 그게 아니라! 지금은 야요이네 와있으니까 그렇게 말했을 뿐이고……」

「오늘은 쿠로이 씨 덕분에 고기가 한가득야! 애들아 제대로 인사하렴!」

「「「「네!」」」」

이야기가 얼렁뚱땅 무산되어 사라진다.

내가 961프로의 사장이고

765프로의 적이라는 사실은 남아있을 터인데

「……뭐냐, 이건.」

너무나도 평화로운 광경에 아연해하고 있자

그 원흉이라고 할 수 있을 아마미 하루카는 웃고,

키쿠치 마코토는 내게 불만을 드러내는 일 없이

타카츠키 야요이의 가족 사이에 스며들었다.

「키쿠치 마코토. 괜찮겠나?」

「지금은 딱히 일이랑 관계없고」

「……뭐?」

「거기다――」

내가 가져온 고기를 한입 먹으며, 나를 바라봤다.

그 눈동자에는 분노나 증오는 느껴지지 않았고

「야요이랑 하루카 괜찮다니까, 제가 할 말은 없어요. 식사는 즐겁게 하고 싶고」

적의 또한―― 일절 느껴지지 않았다.

「봐요, 마코토도 이렇게 말하고 있으니까요. 네?」

「타카츠키 야요이……는 소용없겠군.」

「식사는 다 같이 즐겁게 하는 거예요!」

그녀들의 초대를 거절할 수도 있었지만

묻고 싶은 것도 있어서 그러지도 못하고, 흐름에 따라 식사를 같이했다.

765프로의 아이돌과 그 가족이 사는 집.

그렇다면 여기도 적지라고 해야 할 터인데.

그렇다고 하지 못할, 그런 공간.

오래 있으면 삼켜질지도 모르겠군.

식사는 고기가 있어서 폭주한 타카츠키가의 아이들과

그 파도에 뛰어든 아마미 하루카와 키쿠치 마코토 덕분에 예상보다 빨리

10분도 지나지 않아 끝장나, 아이들은 일찍 자기 위해서 방으로 향했다.

아마미 하루카와 키쿠치 마코토는 아이들한테 반쯤 유괴되는 것처럼 그 뒤를 따라갔다.

그렇게 거실에 남겨진 것은, 무슨 영문인지 나와 타카츠키 야요이였다.

「오늘은 정말 감사했습니다.」

「흥 감사할 필요 없다. 한 번 신세를 졌으니까 말이지.」

「그, 그래도 저기…… 정말 맛있는 고기를 받아버렸고!」

타카츠키 야요이는 설거지하느라 젖은 손을 타월로 닦으며

죄송하다는 듯이 돌아봤다.

……이렇게까지 가정적인 모습이 어울리는 중학생도 좀처럼 없겠군.

어째서 아이돌을 하고 있는 것인가…… 의문이 떠올랐지만

조사 자료에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라고 써있던 것이 떠올랐다.

「……………………」

「……쿠로이 씨?」

「타카츠키 야요이, 내 질문에 답하도록.」

「네, 저로 괜찮으시다면!」

내가 고기를 가져온 것에 대한 답례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타카츠키 야요이는 기운차게 대답했다.

「키사라기 치하야의 현 상황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지?」

「치하야 씨…… 말씀이세요……?」

타카츠키 야요이가 한 말은 고작 그것뿐이었지만

흘러나오는 어두운 분위기와

슬픈 표정에서 잘 어울리지도 않는 정도가 아니라, 관계까지 나쁘다는 것을 빠르게 이해했다.

「흠, 꽤나 안 좋은 상황이라는 것인가.」

「하왔!? 어, 어떻게」

「네 녀석의 표정을 보면 일목요연하다 바보 녀석. 연기력이라는 것을 좀 키우는 것이 어떠냐.」

「죄, 죄송해요……」

딱히 사과할 필요는 없다만

하지만, 이런 녀석한테까지 알려져 있다는 것은

키사라기 치하야는 생각한 것 이상으로 여린 존재였다는 것인가……

「키사라기 치하야에 대해, 프로듀서는 무언가 하고 있나?」

「프로듀서는 괜찮다고…… 그래도……」

「응?」

「프로듀서는 어쩐지 힘들어 보여서, 그러니까 저도 힘이 되어드리고 싶어서…… 그런데」

타카츠키 야요이는

조사결과로는 상상조차 안 될 정도로

가라앉아, 고개를 숙이고, 슬퍼하며 말을 이었다.

「저,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서 오디션도, 레슨도 잘 되질 않아서, 폐만 끼쳐서」

「……………………」

「프로듀서한테 부담만 끼치는 게 아닐까─해서……」

6남매의 장녀이기에

약소사무소이기에, 주위가 필사적이기에

누군가한테 기댈 수도, 상담할 수도 없어서

어린애인 주제에 쌓이고 쌓인 것이 있겠지.

아니, 쌓이고 쌓인 것이 있었을 것이다.

타카츠키 야요이는 울며 쓰러지진 않았지만

웃음이 아닌, 대신하듯이 눈물을 흘렸다.

자신들의 무력함, 무능함에 절망하여

765프로가 붕괴해가는 것

그것이야 말로 내가 바라던 일이었고

타카츠키 야요이의 지금의 상황은 바라마지 않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이 비통함은

마치 과거의 자신을

그리고 함께 걸어 나갔던 한 명의 아이돌을 보는 것만 같은 불쾌함은

「큭……」

웃지도 못하고, 무능하다라던가 걸림돌이라거나

그렇게 생각할 거라면 그만둬버리라거나, 이전의 나라면 주저없이 그렇게 말했을 터인데

「…………………………」

눈앞에 기운 빠진 타카츠키 야요이 앞에서

나는 망설이고 말았다.

「아무 것도……」

「………………」

「아무 것도 할 수 없지는 않다.」

겨우 할 수 있던 말은 그거였다.

765프로를 붕괴시켜

타카기한테 따끔한 맛을 보여주는 것이 내 최종목표다.

그리고 그걸 위해서라면 어떤 수라도 쓰는 것이 나다.

키사라기 치하야는 그저 단순히 아마미 하루카한테 패배했을 뿐이지만

이런 상황까지 몰려있다면…… 오히려 이용하지 않을 수는 없을 터인데.

그렇지만,

이대로 타카츠키 야요이를 방치하거나, 매도……하는 것은

내 안의 무언가가 혐오하며, 불쾌함을 드러내며 거절한다.

고로 나는 붕괴시키면서도, 그런 거기에 거스르지 않을 선택을 입에 담았다.

「961프로로 와라, 타카츠키 야요이. 네 녀석은 아마미 하루카와 유닛을 짠다는 중요한 역할을 주도록 하지!」

「……제가, 하루카 씨랑?」

「아마미 하루카는 솔로라도 문제없다. 하지만…… 동료가 있다면 더욱 높은 곳을 노릴 수 있겠지.」

아마미 하루카는 누군가를 위해서 더욱 강하게 빛나는 아이돌이다.

타카츠키 야요이가 아니더라도 걸림돌은

보통은 방해된다고 비난받고, 뿌리쳐지며, 종기처럼 취급받는다.

하지만 아마미 하루카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걸림돌한테 달려가 손을 내미는 녀석이지.

「그래도, 저……」

「아마미 하루카한테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점을 노리기 위한 목적이.」

키사라기 치하야한테 즐거움을 가르쳐주기 위해서 톱 아이돌을 노리는 아마미 하루카이지만

그 키사라기 치하야가 불안정한 지금,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렇기에 더욱, 만약을 위한 보험으로서 타카츠키 야요이가 필요한 것이다.

「제, 제가 도움이 될까요……? 하루카 씨의 발목을 붙잡진 않을까요?」

타카츠키 야요이는 내 말에 흥미를 가지고, 끌리면서도

불안과 두려움을 입에 담았다.

그 고민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고

그걸 골랐을 때의 결과를 두려워하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두려워하고만 있어서는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

「예?」

나는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일까.

그저 이용할 뿐인 걸림돌한테

적당한 이유를 만들어, 필요 없어질 때까지 써먹기만 할 뿐이거늘……

「알았나, 타카츠키 야요이.」

「……네」

순진무구한 타카츠키 야요이의 눈동자가

부러질 것만 같아서, 덧없이 져버릴 것만 같이 위태롭게 느껴져서

나에게서 말을 끄집어낸다.

「위에 서는 자와, 밑에 서는 자. 그 차이는 두려움에 굴복했는가, 맞섰는가의 차이이다.」

「너는, 지금 무릎 꿇고 있지. 남은 것은 손을 바닥에 붙이고, 고개를 숙이면 그걸로 끝이다.」

「………………」

「꿈도, 이것도 저것도 전부……말이지.」

「윽!」

타카츠키 야요이는 강하게 소매를 쥐며, 나를 바라봤다.

그 눈동자에는 공포가 담겨있었다.

하지만 그 이상의 결의가 보였다.

「다시 일어날 것인가? 무섭지 않나? 도망치고 싶은 거 아니었나? 울 정도로 괴로웠지 않나? 그렇다면――」

「싫어요!」

「……………………」

「괴롭고, 슬프고, 무섭지만…… 그래도, 그래도……」

공포가 말을 밀어 넣는다.

한 걸음 더 내딛지 못한다.

어린애들은 대책 없이 무모하면서

현실에 직면한 순간 활력을 잃어대니 귀찮은 녀석이다.

………………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 그렇게 말하고 싶은 거겠지?」

「!」

타카츠키 야요이는 내 말에 기세 좋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예상대로지만 예상 이상의 반응에

쓴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흥, 그럼 1주일 후 765프로에서 나한테 와라. 주위에는 비밀로 말이지.」

「……네!」

눈가를 닦고, 활기찬 대답을 하는 타카츠키 야요이.

걸림돌 한 사람을 끌어들이는데 제대로 된 설득이라니 나답지도 않군……

「요리에 쓴 알코올은 제대로 빼도록.」

「그게…… 저 술은 안 썼는데요……」

「……그런가.」

그럼 변덕인가…… 정말이지, 바보 같은 놈이다.

자신한테 그렇게 말하며

멋대로 자러간 아이돌 2명을 타카츠키 야요이한테 맡기고

나는 도망치듯이―― 차에 탔다.

그리고 1주일이 지나

아마미 하루카의 오디션까지 1주일 남았을 무렵

「저기, 저 레슨 받을 예정이었는데요……」

「알고 있다. 하지만, 이건 하루카짱한테 있어서도 중요한 일이거든.」

「저한테 있어서도?」

아무 것도 모르는 아마미 하루카는

이상하다는 것처럼 고개를 갸우뚱하며 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똑똑

「앗, 누가 왔――」

아마미 하루카가 돌아봄과 동시에

문이 열리며, 새로운 961프로 아이돌이 모습을 드러냈다.

「안녕하세요─!」

「야, 야요이!?」

「에헤헤, 하루카 씨. 잘 부탁드릴게요!」

「어, 어떻게 된 거예요!」

「어쩌기는. 타카츠키 야요이가 역할을 원하길래 부여했을 뿐이다.」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던지.

아마미 하루카는 말을 듣고도 답없이, 아연히 타카츠키 야요이를 바라봤다.

「여러분을 발목을 붙잡기만 해서, 그게 싫어서 상담했더니…… 오지 않겠냐고」

「야, 야요이…… 정말로 괜찮겠어? 후회하지 않겠어?」

「하루카 씨랑 함께이고, 사무소가 달라도 동료라고 하루카 씨가 말씀하셨으니까…… 그러니까 후회하지 않아요!」

「……그래」

타카츠키 야요이의 강한 눈빛을 앞에 두고

아마미 하루카는 거절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765프로한테 시죠 타카네와 가나하 히비키를 빼앗겼다.

나는 아마미 하루카와 타카츠키 야요이를 빼내었다.

타카기, 네놈도 했던 짓이다. 불평은 못하겠지!

크크크…… 하하하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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