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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28, 2015 12:16에 작성됨.

카에데의 라이브 회장이 된 곳은 시내의 한 빌딩 안에 있는 홀로, 의상 전시회가 열리는 곳이기도 했다.

일반인보다는 동업자나, 다른 연예 분야를 향한 선전의 의미가 더 강한 행사이다. 준비된 무대도 주 역할은 의상의 선전이라, 퍼포먼스는 약간만 허용된다. 카에데같은 아이돌 외에도 연예인 등도 참여한다.

 

행사의 규모는 그리 작지 않다. 하지만 카에데의 존재감이 여기에서 크게 주목받지는 못할 것이다.

 

그것은 카에데도 알고 있는 듯, 분장실에서도 카에데는 말을 별로 하지 않았다. 몇 번 하지 않은 말도, 그저 반사적으로 대답하는 것 뿐이었다.

이런 곳에 처음 오는 완전한 초짜보다야 익숙한 느낌이다. 그래도 이런 스테이지에 서는 것은 카에데도 처음일 것이다.

 

그날 아침은, 그런 카에데에게만 신경을 쏟았으나 점차 그럴 여유는 없어져 갔다.

 

첫 무대인 것은 프로듀서도 똑같기 때문에, 각종 절차의 확인, 장비 설치에 하자는 없는지, 사소한 변경점이라도 전달되어 있는지 등등 끝이 없을 정도였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번 이벤트에 미시로 그룹의 간부급 사람들까지 나와 있다고 이마니시 부장에게서 전날 들었다. 아마 촬영 협의 겸 시찰이고, 이 경우 진짜 목적은 카에데일 것이다.

 

그녀에게는 이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말한들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 쓸데없는 불안을 주지 않으려는 나름의 배려였다.

 

그저 일 자체가 늘어났다. 그보다는 마음고생이 늘었다고 해야 할까, 자리에 나온 후원자들뿐만 아니라 회사의 간부들에게도 인사를 하는 등 신경써야 하기 때문이다.

 

무심코 아무도 없는 곳에서 한숨을 내쉰다.

시계를 보자 벌써 10시가 지나 있었다. 카에데의 무대는 오후에 가장 먼저 있어, 앞으로 4시간 정도만 남아있다.

 

그녀의 준비는 만전일까. 슬슬 의상으로 갈아입을 시간이다.  한 번 얼굴을 보러 가야겠지.

​그 전에, 조금 회장을 살펴보기로 했다. 라이브를 위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을 그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회장 자체는 중학교 체육관 정도의 크기이다. 시내의 건물들 중에선 꽤 큰 편이었지만 이렇게 다양한 전시품들이 있으니 그리 크게 느껴지진 않았다. 그건 다시 말해, 단상에서 보는 관객들이 가까이에서 보인다는 의미였다.

 

단상 위는 지금 어떤 디자이너 두 명이 대담을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그 방면에서 유명한 사람인듯 했지만, 프로듀서가 아는 이름은 아니었다. 회장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지만, 그 사이에도 잡담을 계속하는 사람은 있었다. 목표하고 있는 80퍼센트 정도가 유치되었으니, 잘 된 것 같다.

 

이번에는 무대 뒤쪽을 살펴본다.

 

스탭 전용의 통로를 통해 뒤쪽과 옆쪽을 돌게 되어 있고, 그곳은 다른 의미로 말하자면 무대 앞쪽보다도 시끄러운 곳이었다.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로 인해 복잡하다.

 

조금 놀란 것은, 생각 이상으로 어둡다는 것이었다. 과연 스탭들이 손에서 랜턴을 놓고 있지 않다. 더구나 의상을 제대로 갖추고서, 어둡고 복잡한 무대 뒤편을 그대로 걸어갈 수는 없다.

 

펜라이트의 체크를 확실히 해야겠다고 그가 생각했을 때 갑자기 스탭의 당황한 목소리가 들렸다.

 

"저기, 타카가키상의 프로듀서이십니까?"

 

"네. 무슨 일 있습니까?"

 

"그, 그게.....타카가키상의 의상이, 아무래도 수배했던 것과는 다른 거라고 하는데요."

 

얼굴에서 핏기가 싹 빠지는 것이 느껴진다. 겨울의 추위가 이상하게 강하게 느껴지고, 동시에 등에 식은땀이 흐른다.

 

"그럴 리는...."

 

"그렇지만 타카가키상의 키에 맞지 않는 의상을 입을 수도 없고...."

 

"아무튼, 확인해 보겠습니다."

 

"저기, 분장실에서 기다리시다가 의상을 받으셔서...."

 

고개를 끄덕이고 곧바로 분장실로 간다.

 

무대의 뒤를 달려, 통로를 빠져나간다.이럴 때 다급한 얼굴로 손님이 있는 장소를 빠져나가는 것은 할 수 없다. 하지만 시간이 없다. 앞으로 무대까지는 세 시간도 남지 않았다. 지금 곧바로 준비를 시작해야 시간에 맞출 수 있다.

 

머리가 공회전하고, 뛰면서 묘안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그저, 누군가의 착각이길 바라는 것이 고작이었다.

 

차가운 통로의 쌀쌀함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로 그는 서두르고 있었다.

분장실 앞에서 호흡을 정리한 다음, 문을 연다.

 

"저기, 프로듀서...."

 

"타카가키상. 의상을 받으셨다고...."

 

"이거에요."

 

그렇게 말하며 안내한 것은, 메이크업 담당으로 동행했던 여성이었다. 여성이 가리키는 골판지 박스를 보니, 확실히 준비한 적 없는 의상이었다. 이번 라이브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밝은 색상의 옷이었다. 거기에, 아마 다른 아이돌의 의상으로, 카에데의 체격에 비해 엄청나게 작다. 한 번 입어나 본다, 는 선택지조차 없다.

 

"실례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회사전용 휴대전화를 꺼낸다. 바로 의상의 수배를 의뢰한 사람에게 확인하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쪽에 맡기는 것까지는 분명 자신이 담당이었으니, 그 후에 바뀌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확인 전화를 저쪽에서 받은 건 불행 중 다행이었다. 사태를 파악한 프로듀서의 얼굴은, 지금껏 일하면서 보였던 모습 중 가장 당혹스러워하고 있었다.

 

"저기, 부탁드렸던 의상 말인데...."

 

메이크업 담당자는 불안한 듯 듣고 있다. 카에데도, 그저 침묵한 채 그를 보고 있다.

 

"정말 죄송합니다. 이쪽의 실수로, 다른 아이돌의 행사장 쪽으로 간 것 같습니다."

 

"지금 곧바로 돌려보내는 건?

 

"지방 쪽 이벤트인 듯 해서, 지금 막 보내버린 참입니다만...."

 

"다, 다른 의상은....아아, 하지만 시간이...."

 

그렇다. 무엇보다도 시간이 없다. 시계를 보자, 이제 두 시간 정도 남아 있었다. 메이크업이나 의상을 맞춰볼 시간도 아슬아슬하고, 애초에 무대에 서는 다른 사람들도 있어 카에데 때문에 스케줄을 변경하는 것도 쉽게는 할 수 없다.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해야 할까.

 

ーーー납득할 수 있는 건 결국 자신이 준비한 일 뿐이야.

 

이마니시 부장의 말이, 머릿속을 울린다. 동시에, 머리가 깨질 것 같은 자기혐오에 몸도 사고도 정지한다.

어쨌든 피해를 최대한 줄이려면 단시간에 해결해야 한다.

 

데뷔 라이브. 첫 스테이지를, 이런 식으로 일을 망친 자신에게 카에데가 화를 내는 건 아무래도 좋다. 어쨌든, 이 상황에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일을 해야 한다.

 

"어쨌든, 나머지 준비를 부탁드립니다!"

 

아무 대책도 없이,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지시받은 메이크업 담당자도 머뭇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네, 네!"

 

"프로듀서."

 

갑자기 카에데의 목소리가 크게 울렸다.

그 이유는, 그녀의 얼굴을 보자 곧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는, 언제나처럼, 무언가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마치 아무 문제도 없는 듯한 얼굴이었다.

"이 행사의 물품 중, 제 몸에 맞는 사이즈의 여성복이 뭐든 있겠죠?"

 

"네? 아, 네. 분명 있을 겁니다."

 

원래 여성복 브랜드 행사이다. 시찰할 때 보니, 몇 개 정도 부스에서 본 기억이 있다.

 

"모처럼이니 빌려 쓰도록 하죠."

 

"이, 행사에 올라온 의상으로 말입니까?"

 

"네. 모처럼 의상을 만들어준 디자이너 분의 이벤트이니, 이 브랜드의 의상을 입는 것.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건...."

어른의 사정이란 건 상당히 크다. 그녀라고 그걸 모르는 아이인 것도 아닌데.

아니, 반대였다. 눈앞에 있는 카에데의 표정을 보고, 그도 깨닫는다.

그녀는, 이 상황을 역으로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너무 화려한 건 안 되고, 그리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니 가급적 수수한 느낌의 옷이 좋을 것 같네요. 곡도 발라드고, 너무 어울리지 않는 것만 아니면 괜찮다고 생각하는데요."

"뭐, 촬영하는 데에 문제가 없고, 일반적인 여성복이라도 괜찮다면, 숫자는 나름대로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몇 개 정도 봤고요."

메이크업 담당자의 말에, 카에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그는 당혹스러운 목소리를 감출 수 없었다.

"업체 측이 그런 뒤처리를 위해 옷을 쓸 수 있게 해 줄까요....?

"저쪽 입장에선 자기 의상의 좋은 선전도 되고, 괜찮지 않을까요?"


 "하지만 타카가키상. 이번 이벤트도 규모가 그리 크지 않고, 업계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입니다. 그냥 사복인 채로 올라간들, 받아줄지...."

"뭐든 해 봐야죠."

카에데는 단언했다.

자신 없는 모습을 쉽게 보이는 여성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나 자신감을 보이는 여성도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그리고 그녀도 분별 없는 나이는 아니라서, 이렇게나 근거 없는 걸 단언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최근에 이해했다고 생각한 카에데의 의외의 모습에, 그는 혼란스러웠다.

​그렇게 한들 사태는, 그리고 그녀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

"프로듀서, 부탁할 수 있을까요? 이쪽도 준비할 테니까요."

"저에게 맡겨도 되겠습니까....?"

"어차피 가서 느긋하게 고를 시간도 없으니, 화장이랑 머리 정리만이라도 부탁드릴게요."

카에데가 눈짓하자 담당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저도, 할 수 있는 최대한 해 보겠습니다."

대답을 듣고서 카에데는 다시 한 번 그를 쳐다보았다.

"프로듀서."

".....알겠습니다. 이쪽도 어떻게든 해 보겠습니다."

​ 그렇게 말하고 준비실을 빠져나온다. 뒤에서는 준비를 시작하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고, 그는 이번 행사의 담당자가 있는 방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너무 서두르지 않고 살짝 달음질치듯 걸어간 것은, 무슨 의상을 빌릴지 대충이라도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어떻게 둘러댄들, 결국은 이쪽 실수의 뒤치다꺼리를 부탁하는 것이다. 저쪽에서 화내고 거절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계속 물고 늘어질 수밖에 없다. 무릎을 꿇든 도게자를 하든, 뭘 해서라도 통사정을 해야 한다.

자신이 부끄러운 건 문제가 아니다. 카에데의 무대가 치명적인 실패로 끝나는 것만이 문제이다.
 
그런 의미로 보면 카에데의 생각은 나름 묘수이기도 하다. 이 이벤트의 주최측이 판매하는 옷을 입으면, 설령 평범한 기성복이라 하더라도 콜라보레이션이라 둘러대면 된다. 격렬한 춤을 출 예정도 없었고, 최소한 모양이라도 나올 것이다. 지금은 그것 외의 다른 목표는 없다.

자신이 이야기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어깨가 무겁다. 거기에 눌려 어깨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나락으로 빠져드는 느낌이다. 저쪽이 고함치는 모습을 상상해, 도망치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힌다. 차라리 스테이지를 취소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자 자신을 채찍질한다. 한심하기 짝이 없는 생각을 떨치기 위해 발걸음을 더 빨리한다.

통로에서 느껴지던 쌀쌀한 기운이 이번에는 찌를 듯 아프다. 갑자기 열이 떨어져, 시야가 흔들린다. 그럴수록 이 상황에서 눈을 피해 버릴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꺾이지 않고 담당자가 있는 곳까지 간 건, 어째서일까.

울 것 같은데도, 계속 달려간 것은 어째서일까.

​자신의 실수에서 도망치고 싶어한 겁쟁이를 여기까지 이끌고 온 이 충동은 대체 뭐란 말인가.

담당자가 대기중인 방 문 앞에 서서, 그는 자문했다.


그 답은, 맥빠질 정도로 청명하게 자신의 마음 속에 새겨져 있었다.

당연한 것 아닌가. 나는 타카가키 카에데의 팬이다.

카에데가 유일하게 약한 소리를 한, 그때 말했었다.

내가, 누구보다도 타카가키 카에데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고.

프로듀서라던가 뒤처리를 자신이 한다거나, 그런 쓸데없는 건 전부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그저 그녀의 일을 진행하는, 수레바퀴일 뿐이다.

가진 것은 그저 단순한 동기뿐.

그저 그녀의 노래를 듣고 싶어서.

어떤 모습을 하던, 아이돌로서 무대에 선 그녀를 보고 싶어서.

그걸 위해서, 할 수 있는 건 한다.

그것이 그녀의 팬이자, 프로듀서인 자신이다.

그 마음을 가다듬고, 그는 문을 열었다.

"실례합니다...."

 

 

 
 
 
 
 
 
 
 
 
 
 
 
 
 
 
 
 
 
 
 
 
 
 
 
 
 
 
 
 
 
 
 
 
 
 
 
샤플입니다.
오타, 오역 지적받고 있습니다.
 
 
15화에서 묘사된 것과는 사뭇 다릅니다.
물론 15화가 나오지도 않았을 시점(6월 20일)에 완성된 것이니 그렇겠죠?
 
다만 계속 프로듀서가 카에데의 팬이라는 것은 살짝살짝 묘사가 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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