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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25, 2016 17:27에 작성됨.

이 글은, 타케우치 P 와 오가타 치에리 요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원작자 : アルモン님 

픽시브 주소 :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6496795#4

번역한 녀석 : https://twitter.com/seiyou72

그동안 번역한 것이, 아냐 - 미나미 - 아리스 - 후미카로 

이어지는 4연속 쿨 아이돌이었기 때문에 일부러 이번에는 

치에리엘을 골라 번역해 보았습니다. 주말에는 번역을 쉬고,

월요일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아, 원작자 님 코멘트가 있습니다. 여러분들께요. :) 

原作者のアルモンと申します。自分の作品が韓国語に翻訳してもらえるということで、おそれ多いやらでも嬉しいやらで、とても不思議な気持ちです。閲覧や翻訳の方を通じてのコメントは、大きな励みになっています。これからもちょくちょく書いていくつもりなので、お暇があればお付き合い下さい。

원작자 アルモン이라고 합니다.

제 작품이 한국어로 번역되는 것이 두려움 반 기쁨 반으로, 신기한 기분입니다. 

직접 받거나, 번역하시는 분을 통해 전해받는 코멘트는 제게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조금씩 써나갈 생각이므로, 여유가 있으시다면 부디 어울려주십시오. 

 

1.

 

"오늘 하루 수고하셨습니다, 오가타 양."

"프로듀서 씨야말로, 굳이 여기까지 보러 와주셔서, 죄송해요."

"...오히려, 처음부터 현장에 어울리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을 몰아놓고 왔습니다만, 마지막 날밖에 일정을 맞추지 못했군요."

"저, 저 같은 걸 위해서, 그렇게까지 하지 않으셔도..."

"...아뇨. 제가, 오가타 양의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하늘에는 잿빛 구름이 흐르고, 비 냄새가 아스팔트에서 자욱이 끼어있었어요.
아직 낮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주위가 어두웠지만,

제 마음만은 맑고 쾌청한 상태예요.

일도 잘 해냈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프로듀서 씨와 만났으니까. 

역까지 택시로 모실까요, 하는 제안을 거절한 건 프로듀서 씨와 느긋하게 얘기가 하고 싶어서였어요.

 

오늘까지, 사치코 쨩과 버라이어티 방송의 로케이션 일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숙박을 포함한, 적어도 제게는 커다란 일거리.

저희들의 동반자로는 사치코 쨩의 매니저 씨가 따라와주셨습니다.
프로듀서 씨는 신데렐라 프로젝트의 2기생 담당으로 바쁘고,

원래 신데렐라 프로젝트인 우리들은 따로따로 활동하는 일이 많아졌어요.

그래서 최근에는 프로듀서 씨가 일을 보러 오시는 커녕,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도 어렵게 돼버렸어요.

그러니까 로케이션 마지막 전날 밤, 프로듀서 씨가
이쪽으로 오신다고 하는 전화가 왔을 때는 기뻐서 뛰어올랐습니다.

제 들뜬 모습은 사치코 쨩한테도

수상하다고 여겨질 정도여서 어떻게든 얼버무렸다고 생각하지만,

프로듀서 씨의 모습은 눈에 띄니까 분명 들켰을 게 틀림없겠죠...

 

"오가타 씨의 일하는 모습을 직접 보는 것은 간만이었습니다만,
팬 여러분들을 즐겁게 하고 싶다는 기분이 전해져오는 멋진 로케이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그래 보였나요...?"

 

프로듀서 씨가 와 준 마지막 날엔, 평소보다 더 열심히 일했다는 건ㅡ 비밀.

 

"네. ...그리고, 멋진 미소였습니다."

" ! 에헤헤... 감사합니다!"

 

역시 프로듀서 씨는 하나도 안 변하셨어. 조금 안심이 돼요.
미소를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프로듀서 씨에게 웃는 얼굴을
칭찬받는 건, 제게 있어서 가장 기쁜 일이에요.

 

"...이런 말씀을 드리는 건 실례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처음에는 사람들 앞에 서는 것조차 소극적이었던 오가타 씨가
이렇게 당당하게 일을 해내고 있는 것을 보면, 뭔가 감개무량하군요."

 

조곤조곤하게 말하는 프로듀서 씨. 확실히, 신데렐라 프로젝트가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아니, 시작하고 꽤 지난 다음에도 저는
유약한 성격을 고치지 못해서 아이돌인데도 적극적으로 앞에 나서질 못했어요.
그러니까 프로듀서 씨나 같은 캔디 아일랜드인 안즈 쨩과 카나코 쨩의
도움을 받거나, 네잎클로버와 개구리 씨에게 기대기만 한 뿐인 제가 싫었습니다.
하지만 카나코 쨩과 둘이서 한 일이었던 세공품 장인 씨 취재를 통해서
여러가지 깨달은 게 있어요. 긴장하고 있더라도 제대로 주변을 볼 것,
모두의 웃음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우선 스스로가 웃는 얼굴이 될 것,
그리고 아이돌은 사치코 쨩처럼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것.
역시 지금도 불안해질 때가 한가득 있지만, 용기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 것 같아 라고 생각해요.

 

"스스로 말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예전하고 비교하면 저,
성장한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제, 프로듀서 씨가 안 계셔도 괜찮아요!"

 

저로서는 이제 프로듀서 씨에게 폐를 끼치지 않겠어요! 라는 의미로
말한 것이었는데... 프로듀서 씨의 약간 쓸쓸한 듯한 표정을 보고
혹시 제가 많이 실례되는 말을 한 게 아닌가 하고 깨달았습니다.

 

"그, 그게 아니에요!? 따, 딱히 프로듀서 씨가 필요 없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 걱정 끼치고 싶지 않다는 거라서 그, 프로듀서 씨가
와 주시는 건 굉장히 기쁘지만 안 계서도 괜찮을 정도로 힘내야지 하고...
그러니까, 저, 이해하셨나요...?"

 

당황해서 설명하는 내게, 옅게 웃음지으며 끄덕이는 프로듀서 씨.
저, 정말로 이해하신 걸까요...?

 

"...날씨가 그리 좋지 않으니, 조금 역까지 서두를까요."

"아, 네."

 

이야기 하는 도중에 문득 하늘을 올려다 본 다음,
프로듀서 씨는 그렇게 말하고 방금까지 제게 맞추고
있던 걸음을 조금 빠르게 했습니다. ...좀 더 느긋하게
이야기가 하고 싶은데. 신칸센 안에서 이어서 대화해주실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올곧게 서 있어서 우리들에게는
지친 모습을 보이지 않는 그 등을, 쫄래쫄래 따라가요.
잠깐 잠깐 고개를 돌려서, 제대로 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프로듀서 씨는, 조금 귀여웠을지도, 몰라요.

 

 

"신칸센이..."

"멈춰있는, 모양이군요..."

 

역에 가까워지면서 인파의 밀집도가 늘어났던 이유가, 디지털 게시판에
표시되어 있었어요. 프로듀서 씨가 전화로 치히로 씨와 연락해보니
도쿄 쪽은 아무래도 대단한 폭우라는 모양이라, 그쪽으로 가는 교통기관은
모두 멈추어버린 모양이에요. 저하고 프로듀서 씨는, 서로 곤란한 표정으로
얼굴을 마주쳤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 주변에서 묵을 곳을 찾을 수밖에 없겠군요.
...오가타 양,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네, 네!"


내 대답을 듣자마자 스마트폰을 사용해서 묵을 곳을 찾기 시작하는 프로듀서 씨.
역시 의지가 돼. 그의 진지한 옆 얼굴을 바라보면서, 프로듀서 씨가 있어주셔서
정말 다행이었어 하고 가슴을 쓸어내렸어요. ...그 때는 아직 눈치채지 못했던 거예요.
저는 프로듀서 씨하고 둘이서 숙박을 한다는, 사실에.

 

눈 앞의 호텔은, 꽤 오래된 듯한 외관에 격렬함을 더해가는 바람을 버티기에는
조금 못미덥다고 생각해 버렸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없는 곳에 세워져 있어서,
수상한 분위기마저 느껴요. 제 생각을 눈치챈 건지, 프로듀서 씨가
면목 없다는 듯이 표정일 일그러뜨리며 제게 말을 걸어왔어요.


"...죄송합니다. 좋은 호텔은 전부 만실이어서... 이 곳 정도밖에,
비어있는 곳이 없었습니다."

"아뇨! 묵을만한 곳을 준비해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거기에
여기도 분위기가 있어서 좋은 곳이 아닐까요..."

"...확실히, 그렇겠지요. 겉보기로 판단하는 건 호텔 분들께도 실례였습니다.
...뭐가 어찌됐든, 비가 내리기 전에 묵을 곳을 찾아서 다행입니다."

"정말, 그렇네요..."


시선을 올리니, 지금이라도 내릴 것만 같이 두꺼운 먹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고
멀리에서는 천둥 같은 소리가 이따금 들려왔습니다. 빠른 구름 속도로부터,
분명 금방 이쪽 날씨도 큰일이 나겠구나 하는 게, 일기예보 캐스터가 아닌
제게도 쉽게 예상이 갔어요. 얼른 호텔에 들어가고 싶은걸, 하는데
어쩐지 프로듀서 씨는 날카로운 눈으로 주변을 살펴보고 있어서,
좀처럼 걸음을 떼려고 하지 않으셨어요.


"어, 어째서 아까 전부터 두리번 두리번 거리시는 건가요? ...얼른, 가지 않으실래요?"

제 물음에, 프로듀서 씨는 벌레라도 씹은 것 같은 표정을 지었습니다. ...어째서일까요?

"...죄송합니다. 물론 오가타 양을 불쾌하게 만들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만,
세상에는 바라보는 방식이 여러가지인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오가타 양도 이미
한 사람의 아이돌이기 때문에, 이상한 소문이 나서 명예가 실추되면 안 됩니다."

"에...? 아..."


그제서야 드디어 프로듀서 씨가 말씀하시고 싶은 것에 눈치챘습니다.
...그렇구나, 나 지금부터 프로듀서 씨하고 둘이서 이 호텔에 묵는거구나.
혹시 다른 사람이 본다면, 애, 애인이라거나 그런 분위기로 보일 수도 있겠지.
...그렇게 의식하니, 어쩐지 얼굴이 뜨거워지는 것 같았어요.
볼에 댄 손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차갑게 느껴져요.


"...음, 아무래도 괜찮은 것 같군요. 그럼 오가타 양, 갑시다."

"꺅... 네, 네!"


갑작스레 말을 거신 것에 놀라서, 무심코 이상한 소리를 내 버렸어요.
프로듀서 씨는 의아스러운 표정을 지으셨지만 금방 시선을 돌리고
호텔 입구로 향했어요. 저는 불안한 걸음으로 그걸 따라갑니다.


"...명이서, ...인실로, 1박..."

"방 쪽...이...이십니까?"

"네...하겠습니다."


바로 옆에서 프로듀서 씨와 프론트 직원 분이 대화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저는 고개를 숙이고
이제부터 어떡하면 되는 걸까 하는 생각만 하고 있었습니다.


"기다리셨습니다. 가실까요, 오가타 양."

"아, 네!"


엘리베이터에 타니, 프로듀서 씨가 가고자 하는 층의 버튼을 누릅니다.
엘리베이터가 올라감과 동시에 제 긴장감도 점점 올라왔어요.
남자 분하고 둘이서 숙박을 한다니 그야 처음이에요.
뭐, 뭔가 특별한 일을 해야만 하는 걸까요...?
아, 제 파자마는 좀 어린애스러운 건데, 프로듀서 씨가
이상하게 생각하시지 않을까요...?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어요. 이 얼마 안 되는 동안에,
굉장히 많은 걸 생각한 느낌이 들어요.
나와서 왼쪽 복도를 쭉 나아간 끝에 우리들 방이 있는 모양이에요.
프로듀서 씨가 잠긴 문을 열고, 우리들은 방에 들어갔습니다.
작은 TV에 테이블이 있는 정도의 심플한 방이지만,
깨끗하고 좋은 곳이라고 생각해요. 그, 그런데
침대가 하나밖에 없어요...

저는 짐을 놓아둔 다음, 프로듀서 씨가 방의 체크를 하는 모습을,
선 채로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어요. 조금 지난 다음, 프로듀서 씨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제가 다가왔습니다.
저는 움찔, 하고 살짝 떨었어요. 아, 안 돼.
지금부터 하룻밤 프로듀서 씨하고 둘이서 보내는 거고...
각오, 해 둬야죠.

"일단 확인했습니다만, 방도 청결하고 최소한 필요한 건
전부 갖추어져 있습니다. 오가타 양도, 쾌적하게 지내실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럼."

"저, 저기, 저..."

"네...?"

프로듀서 씨의 말을 가로막고, 저는 선언했습니다.

"부, 부족한 몸이지만, 있는 힘껏 힘낼테니 부디 잘 부탁드려요!"

휙, 하고 고개를 숙였어요. 하지만 그 순간, 프로듀서 씨가
당황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게, 그의 얼굴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습니다.
시, 실패한 걸까... 하고 머리에서 피가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든 그 때,
프로듀서 씨는 부드럽게 제게 말씀해주셨어요.

"...얼굴을 드십시오, 오가타 양. 저야말로, 미숙한 점으로
가득할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가능한 한 노력할테니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 말과 함께 내밀어진 손. 제가 그 손을 조심스럽게 잡자,
프로듀서 씨는 힘있게, 하지만 상냥하게 맞잡아주었습니다. 그 따뜻함에,
코가 찡해졌어요. ...역시 프로듀서 씨라면, 모든 걸 맡길 수 있어.

"그럼, 저는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에?


"자, 잠깐 기다려주세요. 어, 어딜 가시는 건가요?"

"어디랄 것도 없이, 제 방입니다만...?"

"제 방이라니, ...네?"


프로듀서 씨의 방은, 여기잖아요?


"저는, 바로 옆 방을 잡았습니다. 무슨 일이 있을 때를 대바해,
나란히 있는 방이 제일 좋을 것 같기에. 꽤, 발견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한숨을 쉬는 프로듀서 씨.
저는 그가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아연한 상태로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본
프로듀서 씨는, 당황한 듯 제게 말을 걸었습니다.


"죄, 죄송합니다! 역시, 바로 옆 방에 제가 있는 게 싫으셨습니까?
오가타 양이 원하신다면, 당장이라도 저만 다른 방으로 바꾸겠습니다만..."

"아니에요!"


그런 게 아니에요. 아니라구요.
예상이상으로 큰 소리를 내 버렸어요.
놀란 모습의 프로듀서 씨.

"그, 그럼 저는 옆 방에 있을테니 무슨 일이 있다면 언제든 불러주십시오."

실례하겠습니다, 하고 반은 도망치듯 방에서 나간 프로듀서 씨.
문이 닫히는 소리와 동시에 저는 털썩 하고 바닥에 힘없이 무너졌습니다.

"저질렀어...여러가지, 저질러버렸어..."

되돌아보면 멋대로 착각하고 믿은 행동과 발언의 온 퍼레이드.
정도 이상의 부끄러움에, 온 몸의 체온이 상승하는 게 느껴졌어요.
...이젠 안 돼, 사라져버리고 싶어.
...도와줘, 안즈 쨩, 카나코 쨩.

 


샤워를 하고, 파자마로 갈아입으니 조금 기분도 진정이 됐다...고
할 정도로 저는 기분 전환이 빠른 아이가 아니에요.
머리카락을 말리는 것도 잊어버리고, 침대에 쓰러졌습니다.
그러자 방금 전의 제가 플래시 백 되어서, 또 몸이 달아올랐어요.
이럴 때 저는 무언가에 충동을 부딪치는 게 아니라
깊게 침울해지는 타입이에요.

냉정하게 생각하면 그 프로듀서 씨가 아이돌과 같이
한 방에서 잠을 잘 리가 없는데, 어째서 그렇게 착각할 수 있었던 걸까.
역시 오래간만에 프로듀서 씨와 만나서, 들떠있었던 걸까아.
...절대 프로듀서 씨는, 이상한 아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거야...

우울한 것만을 생각해서, 기분이 점점 가라앉아 버리는 건 제 나쁜 버릇.
어쨌든 오늘 일은 잊고, 빨리 자 버리자. 저는 머릿속을 비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머릿속에서 잡생각을 떨쳐냄에 따라, 귀에 들어오는 기분 나쁜 소리가
계속 커져가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기분 탓일까 하고 생각했었지만
너무 확실하게 그 소리가 들렸기 때문에, 저는 무서워져서 침대에서 뛰쳐나왔어요.
그 소리의 근원은, 창문 바깥에 있었습니다.

"괴, 굉장한 비..."

너무 여러가지 일이 있어서 어째서 제가 여기에 묵게 되었는지 잊고 있었어요.
쏟아지는 빗방울과 불어닥치는 강풍이, 이 불협화음을 만들어 내고 있었던 거예요.
평소보다 한층 어둡게 느껴지는 밤의 거리가, 제 불안을 부채질하는 것 같아서
곧바로 커튼으로 가려버렸습니다. 침대로 들어가 이불을 머리부터 뒤집어씁니다.
눈을 꾹 감고, 머릿속에서 개구리 씨를 세어보기로 했어요.
...프로듀서 씨에게 금지당한 걸 떠올렸지만, 오늘만큼은 용서해주세요.
...개구리 씨가 한 마리, 개구리 씨가 두 마리... 하고, 울타리를 뛰어넘는
개구리 씨를 머릿속에 이미지하고 있으니, 어쩐지 마음이 편해지는...느낌이 들었어요.
드, 드디어 잘 수 있을 것 같아.
제 의식이 멀어지려던 그 순간, 이미 닫혔을 제 시야가 갑자기 밝아졌고, 그리고,

"꺄아악!?"

귀를 때리는 듯한 거대한 소리가 울려퍼져서, 저는 큰 소리를 내 버렸습니다.
모처럼 세고 있었던 개구리 씨가 흩어져서 도망칩니다.
방은 방금 전의 번개가 거짓말이라는 것처럼 어두컴컴해서,
그게 반대로 무서워졌어요. 눈치챘을 때는 제 몸이, 작게 떨리고 있어서
...누군가가 옆에 있어줬으면 했습니다. 맞아, 하고 떠올렸어요.
혼자서 자는 건 이미 익숙할텐데.

'무슨 일이 있다면, 언제든 불러주십시오.'

프로듀서 씨의 말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상냥하고, 따뜻한 프로듀서 씨의 말이.
...오늘은 조금 곤란하게 했지만.
벽에 살짝 손바닥을 대었어요.
이 너머에 프로듀서 씨가 있어. 그렇게 생각하자,
다시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만나고 싶은걸. 시곗바늘은 이미 12시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언제라도 불러도 된다, 라고 말씀해주셨지만 이런 시간에
민폐가 아닐까. 그리고 오늘, 프로듀서 씨가 없어도 괜찮다고
선언해 버렸는데 이렇게 빨리 어리광을 부려도 되는 걸까.
...그리고 파자마도 어린애 같고...

'아이돌은, 긍정적이어야 해요! 귀여운 저처럼!'

그렇게 부정적인 것만 생각하고 있는 제 머릿속에,
문득 사치코 쨩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분명 사치코 쨩이라면, 귀여운 제가 같이 있어드리죠!
하면서 당당하게 프로듀서 씨의 방에 들어갈거야...
어쩐지,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어쩐지
약간 용기가 솟았어요. 불을 켜고, 거울 앞에 서서,
흐트러진 부분을 고쳤습니다. 콩닥콩닥 하고
고동치는 가슴을 누르며, 천천히 심호흡을 합니다.
후우 하고 숨을 내쉬면서, 저는 문에 손을 대었습니다.


2.


규칙적인 키보드 소리가, 창문을 때리는 빗소리를 지워나간다.
뻐근한 눈을 누르며, 엔터 키를 눌렀다. 일단 이걸로, 일단락.
노트북의 전원을 끄고, 어중간하게 남은 커피를 단숨에 들이켰다.
일을 몰아놓은 결과, 이상해진 스케줄을 조정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 정도는 오늘 얻은 것과 비교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눈을 감자, 그녀의 분투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정말 보러 오길 잘했다, 고 생각한다. 신데렐라 프로젝트
2기생의 활동도 시작되어서, 지금까지처럼 1기생의 일에
따라갈 수 있는 기회는 대단히 적어졌다.
딱히 내가 없다고 해서 그녀들이 힘을 발휘할 수 없다거나,
자기 도취적인 이야기를 할 생각은 애초에 없다.
그녀들은 이미 충분히 성장했으니까.
그럼에도 현장에 가 보고 싶어지는 것은,
원래부터 걱정이 많은 것과 단지 그녀들의 활약을
보고 싶다고 하는 개인적인 자기주장에 지나지 않는다.
이게, 부모의 마음이라고 하는 걸까.


그럴 대상조차 없는 주제에 그런 노련한 사고에
빠지고 마는 자기 자신에 어이없어 하고있으니,
갑자기 번개가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갑자기,
몸이 경직됐다. 꽤 가까운 곳에 떨어진 느낌인데.
...오가타 양은 괜찮을까. 실은 심성이 꿋꿋한
아이라고 충분할 정도로 알고 있는데도,
아무래도 이런 일에는 약할 것 같은 이미지가 있다.
상태를 보러 가는 편이 좋을까. 하지만 방금 그녀의
방에 들어갔을 때, 어쩐지 조금 기분을 해친 느낌도 든다.
이런 일에 종사하는 주제에 한심한 얘기지만,
아직도 그 나이대 여자아이들과의 거리감을 재는
방법을 잘 알 수가 없다. 미움받진 않는다, 고 생각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까, 하고 왔다갔다 하고 있자
콩콩콩, 하고 약한 소리가 난 ㅡ 느낌이 들었다.
청각에 신경을 집중시키고 시간이 지나길 기다리자,
콩콩콩, 하고 다시 조심스러운 노크 소리가 들렸다.
설마, 하고 생각하면서도 천천히 문을 열었다.


"...밤 늦게 죄송해요, 프로듀서 씨. ...깨워, 버렸나요?"

"아뇨, 아직 일어나 있습니다."

"저, 있죠... 혼자서는 조금, 불안해서... 조금, 이야기 해주실 수 있나요?"


아이돌과 프로듀서로서의 윤리적 문제라든가, 스캔들 걱정이라든가,
애초에 여성이 한밤중에 남성의 방에 들어가는 건 괜찮은 것인지,
그러한 걱정은 있었다. 완곡하게 거절해야 할까, 하고 생각했지만
애초에 그녀가 이런 곳에 있는 것에 저도 모르게 죄책감 같은 것을
느끼고 있던 것은 사실이다. 내가 불행을 몰고 오는 것은 아닐텐데도.
뭐 그런 것을 제쳐두더라도, 작은 몸을 한층 더 위축시킨채로
빗소리에 섞여 사라질 것같은 의미한 목소리로 호소하고 있는
그녀를 쫓아 돌려보낼 정도로, 지금의 자신은 매정할 수 없었다.

"...알겠습니다. 좁은 곳이지만, 들어오시길."

침묵이 길어짐에 따라 창백해져 가던 그녀의 안색이,
내 말을 듣자마자 순식간에 밝아지는 것을 보고
상황에 어울리지 않지만 재미있다고 생각해버렸다.
누가 있을리도 없는데, 일단 복도를 둘러보았다.
문을 닫고 처음으로, 그러고보니 그녀의 방도
내 방하고 같은 넓이가 아닌가, 하고 깨달았다.
아니, 그 이전에 애초에 내 방조차 아니다.

 

"...그래서 말이죠, 안즈 쨩이..."

"후후... 후타바 양은, 사람을 곤란하게 하는군요."

"그 때에, 카나코 쨩의 과자가..."

"미무라 양의 과자는, 모두를 미소짓게 하니까요."


오가타 양이 내 방으로 온 후로, 이제 2시간이 지났을까.
그녀의 이야기는 코시미즈 양과의 일 이야기를 지나
신데렐라 프로젝트 멤버들과의 추억 이야기,
게다가 캔디 아일랜드 멤버와의 사적인 이야기에 접어들었다.
자신이 기획한 신데렐라 프로젝트가, 지금도 그녀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면 감개가 무량하다. 그건 그렇고,
아까 쭈뼛거리던 모습하고는 다르게 신이 나서 기운 차게
떠드는 그녀는, 그다지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었다.
평소하고는 다른 그녀의 일면도, 또한 매력적이다.

그러나, 그렇다곤 해도. 정말 그녀에게는 면목이 없지만,
나는 꽤 강력한 잠기운에 습격당하고 있다. 변명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오가타 양의 현장에 가기 위해, 며칠 간은 적잖이 수면시간을 줄이고 있었다.
평소도 별로 잠을 자지 않는 내가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니,
어느 정도의 수면 시간인지는 감안해줬으면 좋겠다. 방금 전부터 급격히,
그녀의 이야기가 머릿속에 들어오는 빈도가 떨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열심히 이야기 하는 그녀의 미소는 너무나 빛나서,
내 정신만은 그 미소만으로 며칠이라도 잠과 휴식 없이 일할 수 있지만,
몸은 전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죄, 죄송합니다. 오가타 양. 좀 더 당신과 이야기하고 싶은 게
제 솔직한 마음입니다만... 시간도 시간이므로. 이제, 자도록 합시다."

"에...? 아, 정말로. 벌써 이런 시간... 확실히 이렇겐 늦게까지
일어나 있는 건 좋지 않겠네요..."

섭섭한 표정을 짓는 그녀를 보자, 왠지 모르게 가슴이 아프다.
내게 좀 더 체력이 있었다면... 하고 후회하지만,
지금 문제는 그게 아닌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럼, 안녕히 주무십시오. 말씀드렸던 대로, 내일 아침은..."

"저, 저기..."


오가타 양은 몹시 망설이며, 하지만 명확한 의지를 가지고
내 이야기를 끊었다. 무슨 일인 걸까, 또 내가 실례를 한 걸까,
하는 의심이 가슴 속에 소용돌이친다.

"저, 밤 늦게 방에 찾아와서, 게다가 이런 걸 부탁하는 건
정말 폐를 끼친다는 걸 알고 있는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무엇이든 사양 말고 말씀해 달라고,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그 말에, 거짓은 없다. 결코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그녀들이야말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소중히 생각하고 있고,
너무 오냐오냐 하지는 않지만, 그녀들에게 플러스가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주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언제나 겸허하고,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 오가타 양의 부탁이라고 하면, 더더욱 그렇다.

"그럼, 말해도 되나요...?"

"네, 말씀하십시오."

꿀꺽, 하고 오가타 양이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몸이 작게 떨리고 있는 것도, 분명 기분 탓이 아니다.

"가, 같이... 같이 자도, 되나요?"

"......네?"


잘못 들은 걸까. 다시 한 번 말씀해주시겠습니까, 하고 물으려 해도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채 고개숙인 그녀를 향해 그걸 입 밖으로 내는 건 꺼려졌다.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진다. 생각이 정리되질 않았다.

오가타 양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그녀는 나와 한 방에서 같이 자고 싶다,
고 말한 것이다. 기분은 이해 못 할 것도 아닌, 가? 익숙하지 않은 방에서,
빗소리와 천둥번개에 떨면서 혼자 있는 것은, 아직 어리고 외로움을 타는
일면이 있는 그녀에게는 잔혹한 것일지도 모른다.
내 머릿속의 천사가, 그녀의 편안한 잠을 위해 요구를 받아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머릿속의 악마는, 벌써 한 방에 들어와 있고 이대로 같이 잔다고 해도
어차피 넌 아무 짓도 안 할테니 별 차이 없잖아 하고 속삭이고 있다.
평소의 나였다면, 천사하고 악마의 의견 모두 일도양단하고,
강철이라 자부하는 이성에 근거한 판단을 내렸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밤은
피로와 잠기운이 들이맞아, 이 이상의 생각을 포기해버렸다.


"...알겠습니다. 그럼, 이 침대로 오시죠."

"네에!? 괘, 괜찮은 건가요?"


그녀의 반응에, 이쪽이 혼란스러워진다. 설마, 농담이었던 건가?
그건 그것대로 편하지만. 하지만 그녀가 작게 '해냈다' 하고 중얼거리곤
부족한 몸입니다만 잘 부탁드려요, 하고 고개를 숙였기 때문에
아무래도 농담은 아닌 것 같았다. 그렇게까지 감사를 받으니,
왠지 근질거리는 기분이 들었다. 이미 상당히, 생각이 안 되는 상태다.


"그럼, 안녕히 주무십시오."

"뭐, 뭘 하시는 건가요...?"


불을 끄고, 바닥에 눕는다. 악천후 탓도 있어서 방 안 공기는 차갑지만,
건강을 위해 난방을 튼 채 잘 수도 없다. 그렇게 생각하며 작은 모포를 덮은
내게 오가타 양이 질색하는 목소리를 냈다. 뭘 하냐니, 당신과 함께
자려고 하고 있습니다만...


"프, 프로듀서 씨도, 침대에서 자는 거라구요?"

"아니, 그건, 아무래도..."

"그럼 저도, 바닥에서 잘래요!"


오가타 양이 침대에서 내려오는 소리가 나서,
당황한 채 내가 그녀를 설득한다. 하지만 그녀도,
한 발도 물러서려고 하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이런 강인한 일면도 있단 걸,
나는 잊고 있었다. 그리고 결국 나는, 또 천사와 악마의 유혹에 굴해버렸다.


"무슨 일이 있으면, 사양말고 말을 해주시길. ...그럼, 안녕히 주무십시오."

"아, 네. 안녕히 주무세요."


꽤 가까이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났다. 내가 그런 것도 있지만
당연한 사실로 침대 쪽이 바닥보다 쾌적했다. 하지만 바로 옆에
아이돌이 있는 이 상황에서 그렇게 간단히 잠을 잘 수 있을 리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어쨌든 눈을 감는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반대로,
흉폭한 잠기운이 내 의식을 잠의 세게로 끌고 가려고 달려들었다.
나는 필사적으로 저항하고자 했지만, 적의 힘은 너무나 강력해서
나를 질질 끌고 들어간다. 프로듀서 씨, 아직 안 주무시나요?
그런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일어나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려 했지만,
뇌 이외의 기관은 전부 잠기운에게 당해버린 것 같아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었다.
이윽고 머릿 속도, 강렬한 공백에 덧칠되어 나는 완전히 잠에 빠졌다.

 

3.


부탁한 제 쪽에서 말하기도 뭣하지만, 설마 진짜로 받아들여주실 줄은.
침대 끝자락에 누워있는 프로듀서 씨의 안녕히 주무십시오 란 인사에
상기된 목소리로 대답하면서, 저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프로듀서 씨하고 같이 있을 때의 기분 좋음을 알고 나면,
더더욱 혼자 잘 수 있을 리가 없었습니다. 프로듀서 씨와
이야기 할 수 있었다는 바람이 이루어진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했을텐데
그 이상을 원하고 마는 저는, 나쁜 아이일지도 몰라요. 그럼에도
없는 용기를 짜내서 프로듀서 씨와 같이 자고 싶다, 고 부탁해봤어요.
한 말을 또 하는 것 같지만 정말로 받아들여 주실 줄은. 이 정도로
가능성이 낮은 일에 도전할 수 있었던 건, 제 성장인 걸까요?

그건 그렇고, 당연하다는 듯이 바닥에서 자려고 하는 프로듀서 씨에겐 놀랐습니다.
프로듀서 씨가 바닥에서 자고, 제가 침대에서 자다니, 프로듀서 씨는 저를 정말로
악녀로라도 만들 셈이었던 걸까요. 아무리 그래도 그 점만큼은 양보할 수 없었어요.
그렇다기보다도 보통 같이 자고 싶다고 한다면 같은 침대에서 자길 바란단 걸
알고 있을텐데요. 프로듀서 씨는 둔감하다고 할까, 뭐라고 할까...

우리들의 체온이 이불에 아직 전달되지 않은 건지, 아직 조금 한기가 느껴졌어요.
날씨도 날씨지만 방의 공기도 그럭저럭 춥습니다. 여자는 체온이 높다, 고
브레인 캐슬 촬영 전에 공부했어요. 그러니까 저는 괜찮지만, 프로듀서 씨는 괜찮을까요.
춥지, 않으려나.

"프로듀서 씨, 일어나 계신가요?"

저는 작은 목소리로, 어렴풋이 솟은 검은 그림자를 향해 말을 걸었습니다.
아직 이불 속에 들어온지 몇 분 되지 않았고, 그야 일어난 상태겠지, 했는데
전혀 반응이 없었어요. 어라, 하고 귀를 기울여보니 규칙적인 숨소리가 들렸습니다.
프로듀서 씨, 벌써 잠들어 버린 건가요?

그 때, 저는 불현듯 생각이 닿았습니다. 프로듀서 씨, 제가 일하는 현장을
보러 오기 위해 일을 몰아놓았다, 고 했었죠. 그 탓에 자질 못해서, 상당히
피로가 쌓여있던 걸지도. ...그런데도 제가 밤 늦게 프로듀서 씨의 방에 찾아와서
잔뜩 떠들어버렸으니... 제 마음에 후회가 밀려와서, 살짝 눈물이 맺혔습니다.
죄송해요, 하고 말할 뻔한 걸 급하게 도로 삼켰습니다.

프로듀서 씨는 제 미소를 칭찬해 주셨습니다. 그럼, 울면 안 돼요.
제가 울어버리면 프로듀서 씨의 저를 향한 배려가, 의미 없어지니까.
게다가 제가 프로듀서 씨의 상냥함에 대응할 말은, 죄송해요가 아니라 분명...

"...고마워요, 프로듀서 씨."

이미 이제 그에게는 들리지 않을테죠. 그래도 저는, 말해야만 했어요.
저는 아주 조금만, 프로듀서 씨에게 다가갔습니다. ...프로듀서 씨가 감기
같은 것에 걸리면, 다른 사람들도 곤란할 테니까ㅡ 어쩔 수 없는 거예요.

아주 조금만 프로듀서에게 다가갔습니다. 프로듀서 씨의 거대한 등이,
이렇게나 가까이에 있어요. 처음 만났을 때는 그 모습이 너무나 무서워서,
무심코 내버리지 말아달라고 말했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진지한 태도를
볼 때마다, 그런 인상은 어느샌가 사라져 있었네요. 프로듀서 씨가 상냥하게,
끈기 있게, 그리고 때로는 조금 엄격하게 저를 대해주었으니까, 이런 저도
아이돌로서 빛날 수가 있었습니다. 정말로, 정말로, 고마워요.

아주 조금만 더, 그에게 다가갑니다. 호흡 한 번 조차 선명하게 느껴질 정도로,
저는 그의 곁에 와 있었습니다. 프로듀서 씨의 부드러운, 어딘가 안심이 되는
냄새가 나서, 확 하고 온 몸이 뜨거워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혹시 제가 앞으로 몇 센티만 더 다가간다면, 제 체온도 느껴지겠죠.
그러면 분명 프로듀서 씨도, 추위 같은 건 못 느끼게 될 거예요.

그러니까 아주, 조금만 더.


4.


알람보다도 아주 조금 더 빨리 일어난 것은, 사회인으로서의 습관일까.
설령 익숙하지 않은 잠 자리라고 해도 그것은 예외가 없어서, 나는 눈을 떴다.
상쾌한 아침이었다. 그 상쾌한 잠에 도움을 준 열원(熱源)에 눈치챌 때까지,
그렇게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소리를 낼 뻔한 것을, 어떻게든 참았다.

...어째서, 바로 옆에 오가타 양이...?

취침 전의 기억을 필사적으로 더듬는다. 분명히, 오가타 양의 같이 자자고 하는
요구를 받아들여서, 게다가 같은 침대에서 자는 것까지 허락한 기억까진 있었다.
...뭘 하는 거지, 나는. 아무리 피로와 잠기운에 생각이 둔해져 있었다고는 해도,
그런 선택을 해 버린 스스로가 믿을 수 없었다. 자신의 담당 아이돌, 그것도 미성년
(성인이라고 해도 물론 안 되지만) 하고 밤을 같이 보내다니, 프로듀서 이전에
인간으로서 해 서는 안 될 일이지 않은가.
손을 댔건 그렇지 않건, 그런 문제가 아니었다.

그런 나의 고뇌도 알 길이 없는, 옅은 어둠 속에서도 분명히 알 수 있을 정도로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자고 있는 오가타 양을 보면, 내 선택은 그렇게 틀리지
않았던 게 아닐까 하는 착각을 해버릴 것 같았다. 그렇다고는 해도
남성의 침대에 들어와서 숙면하고 있는 그녀는, 평소 모습으로부터는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로 대담했다. ...이걸 성장이라고 부를 수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하지만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구태여 말하자면, 그녀가 내게 이렇게까지
마음을 허락하고 있다는 사실이, 프로듀서로서 더할 나위 없다, 같은 생각을 했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오가타 양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그 사실에 한동안
눈치채지 못했던 것은 그녀가 무의식적이나마 그 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어서였다.
거듭거듭 무얼 하고 있는 건지, 나는. 곧바로 손을 거두어야 한다, 알고 있을텐데도
그녀의 풀어질 것 같은 머리카락의 감촉과, 부드러운 체온에, 손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내 손에 간단히 들어올 정도로, 그녀의 머리는 작았다. 이렇게 작고,
닿으면 꺾여버릴 듯한 위태로움을 보이는 그녀지만, 스테이지에 서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정도의 빛을 발한다. 그 사실에, 떨려올 정도의 감동을 느낀다.
처음으로 만났을 때에는, 내버리지만 않아주시면 좋겠어요, 라고 말했던 그녀는 어제,

'그러니까 이제, 프로듀서 씨가 안 계셔도 괜찮아요!'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 말에 그녀의 성장을 기쁘게 느껴서 기뻤지만,
일말의 외로움을 느끼게 된 것도 또한 사실이다.

그들 아이돌은 성장한다.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고, 경험과 학습을 되풀이하며
더욱 그 빛을 갈고 닦아 나간다. 내가 그 눈부심에 눈을 감은 그 순간에도,
그녀들은 나를 내버려두고 먼 곳으로 날아갈 것이다. 쓸데없는 참견일 지 모르겠지만,
그녀들의 힘이 되고 싶은 나는 그걸 필사적으로 쫓아간다. 그래도 언젠가는
그녀들은 내 힘 따위는 필요하지도 않을 스테이지에 도착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한탄해야 할 게 아니라, 오히려 기뻐해야 할 일이겠지.
우리들 프로듀서는, 그 날이 하루 빨리 그녀들에게 찾아오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알고 있다. 제대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그렇다고 해도 나는...

"조금만 더... 아주 조금만 더 옆에서, 당신들의 성장을 지켜보게 해주시지 않겠습니까."

오가타 양의 볼이 약간이지만 붉게 물들고, 작게 끄덕인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분명 기분 탓일테지. 나는 조금 더 지나 그녀를 깨우고, 같이 잔 것을 사과하고,
그리고 그녀에게 조금 더 경계심을 가지도록 주의하기로 결심했다.
그걸로 이 일은 그만 된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나는 스스로가 채워진 것 같은 기분이 들고, 그녀도 분명 같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는 건
그저 착각이라고 할 건 아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

커튼으로부터 빛이 새어들어왔다. 그것은 손으로 가릴 정도로 따가운 것이 아닌,
오히려 부드럽고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빛이었다. 표정이 느슨해지는 것을,
스스로도 잘 알 수 있었다. 오늘은 분명, 좋은 날씨가 될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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