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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나의 흑역사 - 16.중2병과의 CM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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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26, 2015 01:58에 작성됨.

어제 푹 쉬었던 덕인지 아스카의 컨디션은 오늘 아침에는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다. 라고 본인에게 전화로 보고받았다.
하지만, 만약에 대비해서 오늘 레슨은 쉬는 것으로 해 두었기에, 그녀는 오늘 사무실에 오지 않는다.
그런 날에, 나의 또 다른 담당 아이돌은 어떤 일을 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녀에게 있어서는 첫 경험인 CM 촬영이다.

 

「그러니까, 그렇게 딱딱할 필요는 없다구? 」
「나, 나의 제육감(식스·센스)가 고하고 있다…… 파멸을 부르는 저주의 방문을! 긴장하지 말라고 하셔도 무리에욧! )」

 

현재, 촬영현장으로 란코를 차로 운송 중이다. 앞으로 10분 정도 후면 도착할 예정이지만, 조수석에서 붕붕 고개를 흔들고 있는 고녀를 보고 있으면, 잘 할 수 있는걸까 불안해지고 만다.

 

「첫 CM이라고 해도, 수많은 관객들 앞에서 라이브하는 것보다 훨씬 쉬운 거야. 그 정도 느낌으로 가는 편이 좋아」
「…………」

 

이와 비슷한 일은 며칠 전부터 몇번이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 때마다, 그녀는 무어라고 말하기 어려운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거나 외면할 뿐이다.
지금도 얼굴을 아래로 향해 쭈뼛쭈뼛 양손을 부지런히 움직였다.
……사실은 그녀가 이렇게까지 불안해 하고 있는 이유는 어쩐지 짐작할 수 있다.

 

「아스카가 옆에 없으면, 곤란한가? 」
「……나의 친우 없이는, 마력이 축축하니(아스카 쨩이 없으면 불안하고 불안해서……)」

 

아이돌 후보생으로서 내 앞에 나타났을 때부터, 큰 무대에서 라이브를 했던 그 때까지.
무엇인가 커다란 이벤트를 경험할 때, 란코의 곁에는 항상 아스카가 있었다. 두 사람은 파트너로서, 다크 일루미네이트라고 하는 유닛의 일원이니까.
하지만 유닛의 지명도가 상승함에 따라, 단독으로 하는 일은 아무래도 많아지고 만다. CM수록이라고 하는 부담감이 강한 일도, 피할 수 없는 길이다.

 

「란코의 마음은 알겠어」

 

신호가 빨간색이 되고, 교차로 앞에서 브레이크를 건다.
여기 신호는 파란색이 될 때까지 시간이 걸리니까, 잠시 조수석 쪽을 보면서 얘기해도 상관없을 것이다.

 

「고등학교 때 문화제에서 말야, 백설공주 연극을 한 거야. 지난번 너희들의 라이브에 비하자면 쬐그만 거지만서도, 그래도 많은 학생들 앞에서 연극을 하게 되었어. 나름대로는 필사적으로 열심히 연습해서 실전에 임한 것이지만, 스테이지에 다른 누군가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긴장감은 전혀 다른 것 같더라」

 

고개를 숙이고 있던 란코의 시선이 천천히 이쪽으로 향한다.
치켜뜬 눈으로 바라보여지면서, 나는 옛 추억을 그리워하며 이야기를 계속한다.

 

「혼자서 긴 대사를 말하고 있는 때라던지, 불안해서 어쩔 수가 없었다. 실패하면 안돼라던지, 그런 부정적인 생각만 떠올라서, 하마터면 기억했던 대사가 전부 날아가 버릴 뻔 했었지이」
「……이루었는가? (성공한 거에요? 아니면)」
「어떻게든 잘 해냈어. 도중에 정신차린 덕분에」
「정신차렸다?」
「그래, 정신차렸다」

 

생각의 전환에 실패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하면 조금 무서울 정도다.

 

「눈에 보이는 곳에 누군가가 없어도, 그것의 어디가 문제인가라고 말야 . 시야에 비치든 비치지 않든, 동료가 있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그렇다면 반드시 잘 해낼 수 있다라고, 반쯤 억지로 믿기로 했다」
「…………」
「란코도 같은 거야. 아스카는 기숙사에 있지만, 너를 응원하고 있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물론 나도」

 

어제 문병하러 갔을 때도, 아스카는 란코의 모습을 걱정하고 있었다. 오늘도 아마 그렇겠지.

 

「하지만……」

 

아직 기운을 낼 수 없는 건지, 란코의 표정은 좋지 않은 상태다.

 

「알기 쉽게 말해버릴까」

 

본인에게 직접 들은 것은 아니지만, 란코는 아마 내성적인 자신을 그 과장스런 말투를 사용하면서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나도, 그걸 따라 기운을 북돋아주면 된다.

 

「즉, 불가시의 유대다. 」
「! 」
「란코여, 그대에겐 보일 터이다. 시각 등에 의지하지 않고도, 예리하게 다듬어진 어둠의 직감이 그 존재를 알려 준다. 그러므로 두려워할 것은 무엇 하나도 없다, 아닌가? 」

 

그녀의 눈동자가 크게 열리며, 굳어져 있던 표정도 서서히 변화한다.

 

「후, 후후후…… 그렇다. 당신의 말대로」

 

옆의 신호가 황색이 된다. 슬슬 운전에 의식을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의 이름은 칸자키 란코. 어둠이 첫눈에 반한 나에게, 불가능이란 사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뭐라도 해 보이겠어! 오-! )」
「드디어 평소의 상태로 돌아와준 것인가」

 

란코가 주먹을 뻗는 것과 거의 동시에, 정면의 신호가 푸른색이 되었다.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고, 나는 다시 목적지로 차를 달리게 한다.

 

「괜찮아. 란코는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아이다. 프로듀서인 내가 보증해」
「음. ……근데 동포여, 그대는 어떤 역을 맡았는가 (프로듀서, 백설공주에서 뭐 했어요? )」
「주연이었다」
「주연……엣? 프로듀서가 백설공주! ? 」

 

반전도 밝혀졌으니, 수록으로.

 

*

 

CM촬영이라고 말해도, 이건 말하자면 전국에 방송되는 것이 아니라, 관동 지방용으로 만들어진 것의 촬영이다.
언젠가 란코와 아스카가 아이돌로서 더 유명해지면, 그야말로 전국구의 CM에 출연이 이루어지는 일도 분명 있을 것이다.
참고로 CM의 내용은 스낵 과자의 선전으로, 기본적으로 란코가 맛있어 보이게 과자를 먹을 뿐이다. 난이도적으로는 결코 높은 부류에 들지 않는다.
다만, 그렇다고 한방에 OK가 될 정도로 편안한 일은 물론 아니다.
의자에 앉거나 과자를 손에 집는 타이밍이라던가, 먹는 순간의 표정 변화라든지, 봐야 할 포인트가 많이 있다.

 

「컷! 」

 

남성 감독의 목소리가 퍼지고, 촬영이 일시 중단된다.
여기까지의 진행 과정은…… 뭐,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고슴도치도 제 자식은 예쁘다고 하지만, 평소의 란코라면 더 빨리 OK를 받을 수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차 안에서 어느 정도 긴장을 풀어주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역시 실전이 되면 몸이 굳어지는 것이 멀리서 봐도 한 눈에 알 수 있다.
이것만은 어쩔 도리가 없다. 라이브보다 쉽다고 말했지만, CM 촬영은 그녀에게 있어 첫 경험이기 때문이다. 누구라도 처음 하는 일에는 필요 이상으로 힘이 들어가게 되어 버리는 것이다.

 

「칸자키」

 

감독이 란코를 부르고 여러가지 지시를 하고 있다.
상당히 입의 움직임이 빠른 데다, 이야기할 내용도 많은 듯 했다. 란코도 열심히 머리에 넣으려고 하고 있는 모습이다만…….

 

「알았는지」
「그, 그러니까……」
「알았는지 묻고 있는 거다」
「그…… 저기」

 

아차--
감독으로부터 도망치듯 시선을 피하고 있는 그녀를 보고, 나는 마음속으로 그런 말을 흘리고 있었다.
올해 40세가 되는 감독은, 근본은 나쁜 사람이 아니다. 여러 번 얘기한 적이 있는 나는 그것을 알고 있다.
단지, 외견이 험악하고 말하는 방법이 조금 거친 데가 있다. 단순히 일에 있어서 금욕적인 것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처음 만난 배우가 무서워하는 일도 때때로 있다. 특히 란코 같은 아이는 위축되어 버리기 십상이다.
…… 따라가는 편이 좋을까.
그렇게 판단한 나는, 벽에서 두 사람이 있는 장소까지 이동하려 한다.
그러나, 한 걸음 발을 내디딘 그 순간, 가라앉았던 란코의 시선이 감독을 향했다.

 

「저기, 저요」
「뭐야」

 

의미없이 움직이고 있던 양손을 몸 옆에 붙이고, 고개를 들어 숨을 크게 들이쉬고.

 

「알았습니다! ! 열심히 할게요! ! 」

 

뜻을 정한 것처럼, 가장 큰 목소리로 그녀는 대답했다.
아마 그녀 자신도 예상하지 못한 정도의 큰 소리였을 것이다. 현장에 있는 사람 대부분의 시선이 란코에게 쏟아진다.

 

「앗…… 아우우」

 

주위의 반응을 눈치채고 허둥지둥하기 시작한 란코
그런 그녀의 어깨에, 퐁하고 감독의 큰 손이 놓였다.

 

「좋은 대답이다」
「엣? 」
「촬영 중에도 그 정도로 기운차게 가자. 그러면 한방에 OK 해주지」

 

여전히 무뚝뚝한 얼굴의 감독이지만, 조금이지만 목소리에 부드러움이 담긴 것 같다고 생각한다.
아마 란코도 나와 같은 것을 느꼈을 것이다.

 

「알았나」
「네, 네에」

 

차 안에서의 내 격려가 제대로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그 후, 란코는 그녀 본래의 힘을 제대로 발휘해, 감독은 선언대로 일발 OK를 낸 것이었다.

 

「네 쪽, 제법 괜찮은 소재구만」

 

돌아올 때 나를 향한 그의 말은, 고맙게 받아 두었다.

 

*

 

특별히 정체에 갇히거나 하지 않고, 무사히 프로덕션에 도착.

 

「란코, 도착했다구」
「쿠울…… 쿠울……」

 

돌아오는 차 안에서, 그녀는 계속 잠들어 있었다. 상당히 오늘 촬영으로 피로가 쌓여 있었던 것이겠지. 신체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피로가 컸을 것이다.
그 덕에, 이렇게 불러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어-이, 내린다구-」
「음냐……쿨」

 

가볍에 어깨를 흔들어 봐도, 천진난만한 잠든 얼굴에 변화는 없다. 이것은 상당히 깊게 잠든 것이 틀림없다.

 

「하는 수 없네」

 

탈진해 있는 사람을 등에 업는 것은, 제법 힘들다. 하지만 란코는 원래 가벼우니 어떻게든 되겠지.

 

「란코--, 일어나지 않으면 등에 업고 가버릴테니까----」
「…… 쿨」

 

침묵은 긍정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허리와 팔에 힘을 넣어서 조수석에서 란코를 꺼내, 그대로 등에 업었다.

 

「으랏차」

 

자세를 갖추고, 주차장에서 사내를 향해 천천히 걸어간다.
중간중간 다른 직원이나 아이돌들의 시선이 반짝반짝하고 향하고 있지만, 적당히 웃어넘겨둔다.

 

「으, 응……? 」

 

그렇게 하고 있는 동안, 등 뒤에서 란코가 스멀스멀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내 등 뒤에서 흔들리는 사이에 의식이 각성한 것 같다.
그 나이대 이상으로 부풀어 오른 가슴이 말랑말랑하고 등 뒤를 눌러오지만, 나는 아이돌의 프로듀서이기 때문에 이런 것에 하나하나 흥분하거나 허둥대거나 하지 않는다. …… 기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일어났냐」
「프로듀서……? 어라, 나…… 에, 에에에! ? 」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알게 된 그녀는, 순간 날카로운 소리를 지르며 허둥지둥하기 시작했다.

 

「어, 어째서, 나」
「몇 번 불러봐도 일어나지 않으니까, 할 수 없이 어부바하기로 했어」
「그런, 아무리 그래도 다들 보고 있는데……! 」
「좋잖아. 일을 열심히 해서, 그걸로 피곤해서 잠들었다. 오히려 훈장이라고 생각하면 돼」
「무, 무-리이--……」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아마 새빨갛게 되어 있을 것이라고 간단히 알 수 있을 정도로 부끄러운 듯했다.

 

*

 

무사히 방으로 돌아와서, 10분 후.

 

「므----……」
「미안해. 그래도 확실한 이유가 있어서 한 일이니까」
「그건, 알고 있지만」

 

뿌우- 하고 뺨을 부풀려 소파에서 무릎을 껴안는 란코. 요컨대 주눅들어 몸을 둥글게 말고 있다.

 

「뭔가 하나 말해줄 테니까, 용서해 주지 않을래? 」
「…………」

 

언뜻 이쪽으로 얼굴이 향했다.
얼마간의 침묵 후,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의 마도구의 조정을 거들어라(스케치북의 그림, 함께 봐 준다면 용서할게요)」

 

그렇게 말하며, 가방에서 자신이 그린 화집을 꺼내는 란코.
앞으로 어떤 의상을 입고 싶다던지, 그런 그녀의 꿈이 담긴 그림들이다.

 

「그 정도라면, 기꺼이」

 

내 대답을 듣고, 란코는 생긋 웃으며 스케치북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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