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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무라 우즈키(27세)의 후지타 코토네 톱 아이돌화 계획 - 06. 꿈의 시작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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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05, 2024 20:37에 작성됨.

폭풍처럼 지나간 만남의 날이 지나고 다음 날. 기분이 내키지 않았지만 교실로 향한 코토네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사키였다.

“안녕, 코토네.”

“안녕, 사키. 무슨 일이야, 기분 좋아 보이는데?”

“어머, 그렇게 보이니? 그런데 몸 상태는 이제 괜찮아? 아직 완전히 낫지 않았다면 여기 코토네 전용으로 만든……”

“완전 괜찮으니까 진짜로. 이제 힘이 남아돌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정도니까 걱정하지 마.”

어째서인지 형광색으로 빛나는 드링크를 받는 것을 전력으로 거부하면서, 코토네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 후에도 잠시 계속된 사키의 드링크 공격을 제외하면, 1학년 1반의 클래스메이트들은 아무도 코토네에게 이상한 액션을 취하지 않았다. 어제 쓰러졌다는 소문을 들은 몇몇이 단순히 걱정의 말을 건넸을 뿐이었다. 거의 김이 빠질 정도로 일상적이었다.

스카우트와 관련하여 질문 공세를 당할 것을 각오했던 코토네였지만, 다행히 입막음을 부탁할 필요도 없이 사키는 친구의 가십을 퍼뜨릴 생각이 없었던 모양이었다.

“이상한 음료만 먹어보라고 하지만 않았어도 완벽했을 텐데……”

“뭐라고 했어?”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정말로.”

어쨌든, 평소와 같은 학교 생활은 금방 지나갔고, 방과 후가 찾아왔다. 찾아오고 말았다.

어제 사키를 통해 전달받은 우즈키의 명함에는 뒷면에 글씨가 적혀 있었다. 사용되지 않는 교실 중 하나를 사무실로 확보해 놓았으니, 몸 상태가 회복되면 찾아와 달라는 내용이었다. 오후 6시까지는 매일 그곳에 있을 거라고.

물론, 우즈키가 직접 교실을 찾아오지 않은 것은 일종의 배려이리라. 그렇다 하더라도, 코토네 스스로 그 교실로 향해야 한다는 것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결국, 답도 내지 못했는걸……”

이렇게 큰 기회를 놓칠 수는 없고, 그렇다고 해서 어떤 표정으로 우즈키를 만나야 할지도 정하지 못한 채로. 멍하니 생각하며 걷고 있는 사이에 지정된 교실 앞까지 도착하고 말았다.

“……아니, 평범하게 생각해보면 나쁜 건 저쪽이고. 난 피해자고. 어떤 표정으로 만나야 할지 모르겠다니, 당연히 화난 얼굴로 가면 문제없지! 뭐야, 고민할 필요도 없었잖아!”

반쯤 자신에게 다짐하듯 그렇게 말하고 나서 코토네는 교실 문을 벌컥 열었다.

“프로듀서!”

“아, 후지타 씨. 안녕하세요, 몸은 이제 괜찮으신가요?”

코토네의 부름에 서류에서 시선을 뗀 것은 분명 시마무라 우즈키였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프로듀서과에 소속된 대부분의 학생처럼 깔끔한 정장 차림이었다.

“오히려 쓰러지기 전보다 훨씬 건강해요! 그런 것보다, 어제의…… 그, 어제의 일에 대해서요!”

“진정하세요, 후지타 씨. 먼저 문을 닫고, 그 다음…… 그렇네요, 저쪽 자리에 앉아주세요. 차를 내올게요.”

담담하고 사무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우즈키의 모습에, 코토네는 기가 꺾였다. 그렇다고 반항할 이유도 없어서, 지시에 순순히 따르기로 했다.

찬장에서 종이컵을 꺼내는 우즈키를 기다리는 동안, 코토네는 교실을 둘러보았다. 아담한 방 안에는 긴 책상과 파이프 의자, 칠판과 텔레비전…… 지극히 평범한 준비실이었다. 특별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시마무라 우즈키의 사무실 대용으로 사용되는 곳이 여기라고 하니, 솔직히 맥 빠지는 일이었다.

“여기요.”

“아, 감사함다.”

종이컵의 내용물도 그냥 페트병에 담긴 차였다. 색다를 것 없고, 특별하다는 느낌도 없었다.

(이걸 프로듀서가…… 시마무라 우즈키가 내밀지 않았다면 말이지만)

코토네가 지내 온 일상에 비일상의 세계로부터 등장인물이 하나 튀어나온 듯한, 그런 부조화가 눈앞의 우즈키에게 있었다. 톱 아이돌뿐만 아니라, 진짜 연예인이라는 존재는 모두 이런 걸지도 모르겠다.

“자,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죠. 먼저 사과드릴게요, 후지타 씨. 어제 일은 정말 죄송했습니다.”

그렇게 말하자마자, 우즈키는 깊이 고개를 숙였다.

“엑, 잠깐만요!? 그, 그러지 마세요, 저기……”

“아니요, 제 행동으로 후지타 씨를 그런 상황에 처하게 한 것은 의심할 여지 없습니다. 만약 후지타 씨가 원한다면, 스카우트 이야기는 없던 일로 해도……”

“안 돼요! 그것만은 절대로!”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코토네의 큰 소리에, 우즈키도 자연스레 얼굴을 들었다. 어색한 공기가 흐르는 가운데, 코토네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 기습적으로 그런 일을 당하는 건 곤란하니까 그만둬 주셨으면~ 이라고 생각하지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프로듀서의 스카우트를 거절한다거나, 하지는 절대 않아요.”

우즈키가 똑바로 바라보는 가운데, 코토네는 당당하게 선언했다.

“저는 톱 아이돌의 꿈에 인생을 걸기로 결심했어요. 프로듀서과의 사람에게 지명 스카우트를 받고, 그것도 우즈키 씨에게 스카우트 받는다는 찬스를 놓칠 생각 없어요!”

미리 생각해 둔 것도 아닌데, 나오는 말이 멈추지 않았다. 누구에게 큰소리를 치는지, 그것이 얼마나 불손한 일인지 알고 있을 터인데도.

“아니면, 그 정도의 팬 서비스에 쓰러지는 정신력이라면 아이돌은 못 한다라고 말하려는 건가요?!”

“그, 그런 뜻은 아니……”

“그렇다면, 바로 계약해주세요! 지금 여기서! 저를 톱 아이돌로 만들어주겠다고, 그렇게 약속해주세요!”

코토네의 외침을 들은 우즈키는 손에 있는 서류──프로듀스 계약서로 시선을 옮겼다.

고작 종이쪼가리가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게 된다. 인생의 책임, 그 일부분을 짊어지게 된다. 아이돌을 스카우트하고 계약을 맺는 것이란 그런 것이라고 우즈키는 이해하고 있다.

“……후지타 씨의 생각은 이해했어요. 당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최대한의 도움을 약속할게요. 여기서 계약을 체결하죠.”

“저, 정말요? 진짜진짜로요?”

“네. 어떤 일이 있더라도, 후지타짱을 톱 아이돌로 만들어 보이겠어요. 프로듀서로서 저는 아직 미숙하지만…… 아이돌로서 제가 지금까지 얻은 모든 것을 당신의 프로듀스에 쏟아붓겠어요.”

거기까지 말하고, 우즈키는 굳어 있던 표정을 오늘 처음으로 풀어 보였다.

“아이돌로서의 나를 넘어주세요, 코토네짱. 그것이, 프로듀서로서 내가 후지타 씨에게 바라는 것입니다.”

“……어제 만났을 때부터 좀 생각했는데요~…… 프로듀서 씨, 상당히 멋부리시네요? 별로 그런 이미지 없으면서.”

힐끔 웃으며 그렇게 지적하는 코토네에게, 살짝 볼을 긁어 보이는 우즈키.

“옛 친구가 그런 점이 있어서, 저도 조금 물들어 버렸을지도요……”

“아, 그거 시부야 린 씨 얘기죠~! 역시 지금도 친하게 지내는 건가요?”

“네. 자주 연락을 주고받고 있어요, 린짱……흠흠. 시부야 씨도, 다른 전 동료들도. 하지만 지금은 그 이야기를 할 게 아니라”

그 말과 함께, 우즈키는 서류 묶음을 코토네의 눈앞으로 내민다.

“계약서 내용을 자세히 읽어주세요. 하츠보시 학원의 표준적인 프로듀스 계약서라, 특별히 문제는 없을 거예요. 동의한다면, 여기에 서명과 인감 날인을…….”

“아 큰일났다, 인감을 안 가져왔잖아?!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금방 가져올게요!”

“후지타 씨, 그 전에 제대로 내용을 읽고……”

우즈키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코토네는 벌떡 일어나 허둥지둥 뛰어가버렸다. 교실에 혼자 남겨진 우즈키는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오디션 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 10년 전의 자신도 아마 지금의 코토네만큼 기뻐하고, 들떠 있었을 것이다. 아이돌이 되는 것이 꿈이었기 때문에.

그러나, 시마무라 우즈키와 후지타 코토네에는 차이가 있다. 우즈키는 아이돌이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코토네의 꿈은 아이돌이 되는 것이 아니다. 아이돌이 되어 성공하여, 부자가 되는 것. 그를 위해 톱 아이돌을 목표로 한다. 그것이 코토네의 꿈이다.

흔들리지 않는 꿈을 가지고 그것을 향해 전력 질주할 수 있는 사람은 언제나 강하다. 그것을 절실히 깨닫고 있기 때문에 우즈키는 자신의 꿈을 코토네에게 맡기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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