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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에리 「아이네 클라이네」

댓글: 6 / 조회: 2556 / 추천: 0



본문 - 12-10, 2015 04:32에 작성됨.


데레마스 개인 커뮤 기준


아무도 없는, 집 안. 나는 혼자, 침대에 앉아 문고판의 페이지를 펼쳐봅니다.

 

사탕과자 탄환은 꿰뚫지 못해.

 

서점에서, 귀여운 표지와 타이틀에 끌려 샀던 책 … …
그 안에서 나오는, 나보다 어린 여자아이들은, 나보다도, 훨씬 강해서.

 

마지막 페이지를 닫은 후, 나는 침대에 쓰러졌습니다.
커튼을 닫은 방 안에서,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곤 … …
돌아누웠더니, 츳 … … 하고 미지근한 액체가 한 방울, 베개 커버에 떨어졌습니다.


저는, 외톨이었습니다.

 

이런 성격이니까, 그렇게 된 걸까.
계속 그래왔으니까, 지금 같은 성격이 된걸까 … …
그건 나 자신에게도, 지금에 이르러선 정답을 알 수 없습니다.

 

어머니가, 나를 버리고 모습을 감추고.
아버지가, 새로운 어머니를 데려와서.
그 사람은, 나를 인식해주지 않아서.

 

마치 신데렐라 이야기 같아 … … 하고 생각했던 적도 있지만,
내 방에는 새앙쥐 님도, 작은 새 님도 없습니다.
애초에, 나는 신데렐라 같은, 이야기의 주역에 어울리지 않구요 … …


나는 … … 나는 그저, 좋은 애가 되고 싶었습니다.

 

칭찬받고 싶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
혼나거나, 손이 올라가거나, 그런 일이 없는.

 

손이 가지 않는, 좋은 애. 아무래도 좋은 애.
있어도 없어도 변하지 않는, 공기같은 존재.

 

설령, 나를 봐라보지 않는데도.
나는 더는, 나의 존재를, 부정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다시는, 누군가에게 버려지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 … 나는, 누구도 기대하지 않을 법한 아이가 되려고 했습니다.

 

사탕과자 탄환도, 실탄도 쏘지 못하고.

 

현실과 싸우기를 거부하고 … …
나는 사탕과자와 클로버로 되어있는 셸터 안에서, 버티고 서있었습니다.

 

모든 게 끝나기를, 얌전히 기다렸습니다.


계속 그런 식이었으니까 … …
그 때의 나는 분명, 어떻게 됐었다 … … 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내 나름대로의 반항기, 였을지도 모릅니다.

 

학교의 다른 여자애들이, 염색을 하거나, 스커트를 짧게하거나.
염색을 하거나 … … 많은 남자애와 사귀거나.

 

그런 걸 하듯이, 나는 스스로 생각했던, 나쁜 생각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어릴 적 본 TV 방송. 아직 친절했던 부모님.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광고.
사탕과자의, 탄환.

 

휴대전화로, 공식 사이트를 확인했습니다.
마치 도둑이라도 된 듯, 이력서를 창구에 가져갔습니다.
살짝 증명사진의 부스에 들어가, 얼굴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될 리 없지만, 그래도.
마음 속 깊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것도, 아니지만.

 

어차피 돌아봐주지 않는다면, 누구에게도 혼날 일도 없다면 … …
아주 잠깐, 꿈을 꿔도 좋을지도 몰라.

 

그런 생각을 하면서, 몇 번이나 심호흡을 하고.
나는, 서류의 공란을 채워갔습니다.

 

떨리는 손으로 봉투를 넣고.
열리고 떨어져서 관계 없는 사람이 보는 일이 없도록, 제대로 풀로 붙였습니다.


다음 날 아침.
조금 빨리 집을 나와, 통학로를 지나다가 … …
사람이 적은 길에 놓여진 우체통 앞에서, 나는 우두커니 섰습니다.

 

오른쪽을 보고, 왼쪽을 보고, 다시 한 번 오른쪽을 보고.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
함께 가져온 클로버의 잎을 꽉 쥐고, 나는 크게 숨을 내뱉었습니다.

 

신중하게 가방에서 봉투를 꺼내, 다시 한 번 주소를 확인하고.
나는 그걸, 우체통에 넣었습니다.

 

심호흡을 하듯이, 심장이 쿵쿵 소리를 내는 게,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 …

 

2차 심사, 오디션의 개최일시를 알리는 편지가 나에게 왔을 때, 나는 정말허둥댔습니다.


「저, 분명 여기 와선 안 되었던 거에요」

 

그렇게 말하고, 나는 얼굴을 감춥니다.
사람이 많은 건 처음부터, 무섭고 어려웠지만 … …
그 이상으로, 내 주제엔 맞지 않는 장소라고 생각해서.

 

「제가 아이돌이 되려고 하다니 … … 그런 거 무리에요」

 

홀로 오디션 회장에 찾아온 나는, 사람이 많은 것에 놀랐습니다.
이렇게 엄청, 귀여운 여자애들이, 아이돌을 꿈꾸고 있다 … … 니.

 

「이렇게 엄청, 아이돌이 되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 … 」


분명, 뭔가 착각한 거야.

 

그렇게 생각하고, 뒤돌아 집으로 돌아가려는 나를, 당신이 불러 멈췄습니다.

 

혼란스러운 나를 진정시키고.
당신은 오디션의 접수 장소를 가르쳐주었습니다.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습니다.
그때까지, 나 자신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한 적은 없었으니까 … …
이야기가 끝났을 때, 나는 왠지 속시원해졌습니다.
어떤 기둥이, 뽑혀 흘러간 듯한.


이 사람이, 나를 보고 … …
나의 이야기를 들어준, 인생 마지막 사람이 된다.
그렇게 생각하고, 키가 큰 당신의 얼굴을 나는 눈에 각인시킵니다.

 

상냥해보이는 사람.
반짝이는 세계에 있는 당신과 … … 아이돌따윈 될 리 없는 나의 길은.
분명, 다시는 겹치지 않는다.

 

회색빛 세계로 돌아와, 나는 행복한 꿈을 망상하고 계속 잘 수 있을 테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던, 나의 이름을.

 

소개한 적 없던 치에리, 란 이름을, 당신은 불러주었습니다.


네가 바란다면, 너를 아이돌이 되게 해줄게, 하고 당신은 말했습니다.

 

프로듀서를 하고 있어.
네 응모 서류를 보고, 오디션을 기대하고 있었단다, 하고.

 

갑자기, 세상이 빛에 감싸여서.

 

내밀어준 당신의 손을 잡기를, 그래도, 나는 주저했습니다.


나는, 행복따윈 바라면 안되니까.
행복해진 만큼, 분명 그 이상으로 슬픈 불행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오늘 여기에 오지 않았다면.

 

당신 일을 알지 못했다면, 나는 분명, 이런 불안이 닥쳐올 일도 없었다.

 

내밀어준 손을 거절하면, 지금까지처럼 그대로 … …
잃은 것따윈 없는, 사탕과자의 철장 안에서 싸울 수 있는데, 살아갈 수 있는데.

 

그런데 … … 나는.


한 번만 더, 당신의 얼굴을 봅니다. 당신의 안색을, 봅니다.

 

당신은 상냥하게 웃고는, 치에리쨩, 하고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분명 나, 당신을 굉장히 실망시킬 거에요.

 

분명 나, 당신이 생각했던 거 보다 훨씬 더 겁쟁이에, 틀려먹은 애에요.

 

하지만.

 

물기에 젖어 흐릿한 당신의 손을, 나는 살짝 잡았습니다.


「치에리 … … 오가타 치에리 … … 입니다. 그 … … 열심하겠습니다, 그러니까 … … 에 … … 버리시지 않으면 … … 기쁠 거, 에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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