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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미 카나데 「귤 그물」

댓글: 10 / 조회: 2277 / 추천: 3



본문 - 07-08, 2017 04:34에 작성됨.

늦었지만 카나데 생일 기념 번역. 카나데 생일 축하해.

 

 


 

 

눈앞에는 서류, 서류, 서류의 산…

 

하루종일 아이돌을 따라서 현장에 나가 있던 결과다. 단 하루여도 이만큼이나 쌓여버린다.

 

기획서, 품의서, 이력서, 견적서, 청구서, 기획서, 영수증, 진행표, 이력서, 기획서, 기타등등.

 

훑어보고 상사의 서류 트레이에, 훑어보고 수정해서 재출력, 훑어보고 회계팀에 전달…

 

사무소에 혼자 남아 모조리 찢어발겨 던져버린다 (상상).

 

우오오옹~!! 나는 마치 인간 서류 처리기야, 랄까나.

※고독한 미식가 패러디

 

아무튼 슬슬 속도가 붙기 시작한다.

 

이 페이스라면 여유롭게 막차 전에 끝나겠다는 예상이 들어서 한숨 돌릴까 하고 있었는데…

 

「안녕. 늦게까지 수고하네. 절로 머리가 숙여져」

 

「흐어억?!?!」

 

그 절묘한 타이밍에 뒤로부터, 그것도 귓가에서 목소리가 들려, 완전히 혼자라고 생각하고 있던 나는 심장이 멈춘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놀랐다.

 

「…굉장한 반응이네. 혼자 외롭게 일하고 있을 당신을 위로하러 모처럼 와준 건데」

 

「카, 카나데였냐… 놀래키지 말라고…」

 

뒤를 돌아보니 거기에는 담당 아이돌인 하야미 카나데가 서 있었다.

 

아직도 심장의 고동이 진정되지 않는다.

 

「놀래킬 생각은 아니었는데… P씨가 너무 집중하고 있었던 탓이야. 아아, 그래도 이렇게나 많은 서류를 앞두면 그러지 않고선 끝마칠 수 없을지도 모르겠네. 어쨌든, 다시 한번 수고한다고 말하고 싶어. 항상 우릴 위해 이렇게 고생해줘서 고마워」

 

「고마워. 하지만 이건 원래 내 일이니까 굳이 감사할 필요는 없는데」

 

「자신에게 엄격한 건 멋지지만, 감사는 순순히 받아들이는 게 좋은 거야, 후후. 열심히 일하고 있는 당신을 위해 커피를 사왔어.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숨돌리기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봉투에 든 캔커피를 꺼내어 얼굴 옆에서 가볍게 흔들어 보이는 카나데의 미소는 그것만으로도 CM에 써도 될 정도로 그림이 됐다. 아니 그런데 캔커피는 카나데의 이미지랑은 조금 어긋나려나… 카나데는 왠지 병(瓶)이지. 병이라고 하면 커피가 아니라…

 

「…P씨, 완급이란 말, 알고 있어?」

 

「아, 미안… 마침 나도 잠깐 쉬려던 참이야. 커피 고마워」

 

「그럼 소파로 가자」

 

 

소파에 앉아 문득 시계를 보니 벌써 23시에 가까운 시간이었다.

 

23시… 아까는 깜짝 놀라서 여기까지 생각이 못 미쳤지만, 고등학생은 꿈나라에 있을 시간이다.

 

「카나데, 이런 늦은 밤에 왜 사무소에 온 거야? 오늘 일은 21시에 마치고 곧바로 택시로 귀가하라고 전해뒀을 텐데?」

 

건너편이 아니라 옆에 앉은 카나데에게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묻는다.

 

「말했잖아. 당신을 위로해주러 왔다고」

 

예쁜 아이돌이 응원해준다는 건 본래라면 분에 넘치는 기쁨이겠지만, 그것도 때와 장소에 따라서다.

 

게다가 카나데는 『요주의 인물』이다. 어쩌면 내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단순한 착각이라면 간단할 텐데.

 

「칭찬할 수 없네… 카나데는 아직 고등학생이야. 비록 업무 관계로 밤 늦게까지 붙잡고 있는 때도 있고 그건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그렇기에 고등학생으로서 최저한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이쪽에서 배려하고 있어. 그런데 이런 시간에 사무소에 오다니. 하물며 나밖에 안 남은 사무소에 태연히 나타나다니, 위기감이 너무 없다고 생각하지 않아?」

 

「…당신밖에 없으니까 온 거야」

 

「응? 뭐라고?」

 

카나데의 아슬아슬한 발언을 필사적으로, 냉정하게 못 들은 척한다.

 

「…아무것도 아냐. 어른스러운 이미지의 일감만 잡아오는 주제에, 이럴 때는 어린애 취급이구나. 모순적이긴」

 

아픈 부분을 찔러오네…

 

「모순인 건 충분히 알고 있어. 단지 네게 어떤 나쁜 일도 일어나지 않게 안전에 최대한 신경쓰려는 거야」

 

「오늘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난 그걸 나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건데」

 

「응? 뭐라고?」

 

「…」

 

카나데의 커다란 눈동자에 노려봐지면 정말 압박감이 느껴진다. 확실히 방금 전 건 나도 너무하긴 했지만.

 

「…이제 됐어. 어린애답게 그냥 말해줄게」

 

아무래도 완전히 실책이었던 것 같다. 위험해, 카나데의 눈이 무서워…

 

「잠깐, 기다려봐, 카나데. 알았어, 알았다고, 내가 잘못했어」

 

「아니, 못 기다려」

 

 

「…좋아해, P씨」

 

「아아…」

 

결정적인 말에 사고가 쇼트한다. 억지로라도 카나데의 말을 멈추는 편이 좋았을까, 아니면 끝까지 듣고 잘 흘러 넘기는 편이 좋았을까. 모르겠다. 애초에 손 쓰기 늦은 것 같기도 하고, 애초에 모른 척할 수 없었던 걸지도 모른다.

 

「오늘 이 시간에 여기 온 건, 당신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아까 다 들렸지?」

 

「내, 냉정해져봐…」

 

「냉정한데? 적어도 P씨보다는. …그리고 더 말하자면, 당신이 내게 손을 댈 걸 기대하고 여기 왔어」

 

「…」

 

「당신에겐 정말로 감사하고 있어. 경험한 적 없는 멋진 세계를 보여줘서」

 

「그건, 카나데의 힘으로 이룬 거야…」

 

「절반은. 하지만 나머지 반은 역시 P씨 덕분이야. 내가 가장 빛날 수 있는 일감을 가져와 주고, 스스로도 몰랐던 내 일면에 빛을 비춰 주고… 아마 다른 프로듀서였으면 못했을 거라고 생각해」

 

「……」

 

「게다가 당신은, 기분 나쁜 시선을 보내오는 학교의 남자애들이나 다른 연예인과는 달라. 당신은 똑바로 내 내면도 봐줘. 아니면… 단지 내 외모가 당신 마음에 차지 않아서 그런 걸까?」

 

「아니, 그건… 아닌…데……」

 

예상치 못한 카나데의 생각에 순간 본심이 새어나와버렸다. 안돼, 안돼, 완전히 카나데의 페이스에 휘말렸어…

 

「후훗. 기뻐, 정말로…. 분명 당신 이상의 남자는 없을 거야. 그러니까 당신을 좋아해. 단순명쾌하지? P씨… 당신의 대답을 듣고 싶어」

 

빨려들어갈 정도로 아름다운 눈동자가 정확히 날 향한다. 이 두 보석 앞에선 도저히 거짓말을 할 수 없다…

 

「카… 카나데… 나와 넌 프로듀서와 아「P씨」

 

내 말을 가로막듯이 카나데가 끼어든다.

 

「나는 어린애인 것 같으니까, 어린애라도 납득할 수 있게 대답해줄래? 어설프게 얼버무리거나 미루는 건 이해 못하니까」

 

「윽…」

 

「본심을 들려줘. 본심이라면 그것이 어느 쪽이든 난 납득할게. 아, 그렇지… 딱히 말이 아니어도 괜찮아」

 

「?」

 

「음…」

 

카나데가 내 쪽으로 몸을 돌리고 눈을 감고 키스를 기다리는 자세가 됐다. 몇번이나 내게 이 포즈를 보여준 적은 있지만 그 때는 전부 장난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은 진심 같다.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 같은 카나데도 실은 긴장한 듯, 뺨을 붉게 물들이고 입술도 미세하게 떨리고 있다.

 

 

……

 

………

 

…………안돼.

 

아무리 시뮬레이트 해봐도 카나데에게 키스하는 결말이 돼버려.

 

어쩔 수 없잖아, 나도 카나데 완전 좋아한다고.

 

퇴로가 막힌 이상 아무 방법이 없어…

 

아! 『내 대답은 침묵』이라는 건… 안되겠지.

 

『침묵은 OK라는 의미지?』라고 나온다, 분명. 어떻게 해야 돼?!

 

이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을 타개할 묘책은 없는 거냐?!

 

계속 입술을 내밀고 있는 카나데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내 의지와는 관계 없이 키스해버릴 것 같았기에 일단 눈을 돌려 소파 앞의 테이블을 본다.

 

테이블 위에 놓여진 어떤 것에 눈길이 머문다. 아마 누군가가 다 먹고 두고 간 거겠지.

 

아아, 그립구나.

 

어렸을 때, 이걸로 그걸 하면 엄청 웃겼는데…

 

아, 할까…? 해볼까? 카나데한테?

 

카나데는 절대로 해본 적 없을 거야.

 

이걸 하면 오늘 있었던 일은 없었던 게 되지 않을까?

 

카나데도 어쩌면 생각을 바꿀지도. 그 전에 내 모가지가 날아갈지도 모르지만…

 

그건 싫지만 지금은 이걸 카나데한테 시험해보고 싶어서 못 참겠어.

 

…카나데, 화내겠지…

 

하지만 이걸 당한 카나데가 어떻게 될지 궁금한데.

 

아니, 어디까지나 교섭 재료로서 말이지.

 

그리고 나는 테이블 위에 아무렇게나 던져져 있는 붉은 색의 그것, 통칭 귤 그물에 몰래 손을 뻗었다.

 

※귤을 담은 저 망사 같은 것 

 

그리고 입구를 넉넉히 벌려 머리 위로 들었다가…

 

 쑤욱!

 

「후엣?!」

 

카나데의 예쁜 얼굴에 단숨에 씌워버렸다.

 

※참고용 사진. 사람한테 씌운 사진은 이거 참고. 

 

우와아아…

 

「엣?! 하아…?!」어버버

 

얼굴 개그 절찬 개최 중…!

 

「꿀꺽…」

 

「P 쉬이… 머, 머햐…? 눈을… 못 뜨게셔… 이거… 스햐킹…? 아뉘, 타이츠…? 이거… 어히셔…? 머야…?」

 

그물의 압박에 눈을 못 뜨는 듯, 머리에 씌워진 그물을 손으로 더듬어, 그 감촉으로 망사 타이츠라고 착각한 듯하다. 아깝네! 아니, 본래 하반신에 착용하는 타이츠가 머리에 씌워진다는 발상을 못하는 게 보통일 테니, 여기선 카나데의 객관적 판단력와 유연한 사고의 융합을 칭찬해도 괜찮겠지. 역시 카나데야…

 

 

……아아.

 

………저질렀다.

 

그물에 압박당한 카나데의 얼굴은 그야말로 무참.

 

코는 뭉개지고 볼은 쳐지고 머리카락은 얼굴 여기저기에 엉망진창으로 헝클어져 있다.

 

이게 원래는 아름다운 미녀라고 알 수 있는 사람은 전무하겠지. 그건 불가능하다. 애초에 미녀에게 이런 벌칙 같은 짓을 저지르는 건 상궤를 벗어난 일이다.

 

아아… 진짜 저질렀구나…

 

하지만…

 

「엣? 머야… 이, 이거 뎡말 머야?」

 

「……」오싹오싹

 

상황 파악 못하고 허둥대는 카나데의 꼴을 보고 있자니 가슴 속에서 이상한 쾌감이 끓어오른다… 뭐지, 이 감정은…

 

분명 나밖에 본 적 없을, 그리고 두번 다시 볼 수 없을 카나데의 흉한 몰골. 그것을 응시한다.

 

그 순간, 문명의 이기의 존재를 떠올린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스마트폰을 꺼내 카메라 앱을 선택.

 

 찰칵♪

 

조용한 사무소에 무자비한 촬영음이 울려퍼졌다.

 

「P, 시…? 멀 찌근거햐…?」

 

 찰칵♪ 찰칵♪

 

울리는 전자음.

 

「머냐거! 멀 찍고 인는거햐?!」

 

명백하게 노기가 깃든 질문에 대답한다. 말, 이 아니라…

 

 꽉, 쭈욱…

 

「우응?!」

 

카나데의 정수리 근처의 그물을 쥐고 위로 5센치 정도 당기자, 내 생각대로 카나데의 눈꺼풀을 압박하던 그물이 당겨져 카나데가 눈을 떴다. 그 앞에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준다.

 

「머야… 이거… 나…? 무슌 생각…이햐…」부들부들

 

아, 그물을 위로 잡아당기니 볼도 이끌려서…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코가 돼지코처럼 돼버렸다. 한층 어두운 흥분감이 느껴진다. 남겨두고 싶다, 이 감동.

 

 찰칵♪

 

「찌, 찌찌 마… 안대에…」

 

 찰칵♪ 찰칵♪ 찰칵♪

 

「찍지 말라고!!!」

 

고함을 지르며 카나데가 귤 그물을 벗겨내 버렸다. 얼굴에 그물 자국은 안 남았지만, 예쁘게 세팅했던 머리는 망가져서 산발이 됐다. 그래서인지 화내고 있는 카나데에게서 평소의 박력이 느껴지지 않는다.

 

「뭐냐고?! 뭘 하고 싶었던 거야?!」

 

「카나데, 난 역시 네 마음에는 답할 수 없어」

 

「에에?! 하아아?! 엣… 역시 나로는 안되는구나…」시무룩

 

「아니! 그게 아니야. 『너로는 안돼』가 아니라 『대답할 수 없어』다. OK라고도 NO라고도 할 수 없단 거야」

 

「뭐야… 그런 건… 납득 못해…」

 

「우리 관계의 시작은 프로듀서와 아이돌이야. 그게 대전제다. 그 전제를 무시하는 건 내겐 불가능해. 그리고 너도 아이돌을 하는 동안은 특정인에게 공개적으로 애정을 표시해선 안돼. 그러니까 나한테 『좋아해』 같은 말을 하는 것도 안돼. 그건 그래도 괜찮을 때가 올 때까진 숨겨둬야 해.」

 

「그런 거… 난…」

 

「그런 룰이다. 아이돌이 되기 전에 말했었지? 그리고… 그런데도 네가 룰을 깰려고 하면, 나도 룰을 깨겠어…」

 

「무, 무슨 말이야…?」

 

스마트폰을 조작한 다음 화면을 보여준다.

 

한 번만 더 탭하면 메신저의 어느 단톡방에 방금 찍은 사진이 전송될 상태다.

 

방의 멤버는 나, 하야미 카나데, 죠가사키 미카, 그리고 미야모토 프레데리카, 시오미 슈코, 이치노세 시키. 나와 LiPPS의 연락용 단톡방이다.

 

「룰을 깨려는 나쁜 아이에겐 벌을 줘야겠지. 이 화제를 또 꺼내려고 하면, 여기에 아까 전의 사진을 올리겠어…」

 

「…………………………히이익?!?!」덜덜덜

 

이 벌의 무서움을 제대로 인식한 카나데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미카는 차치하고, 프레데리카, 슈코, 시키에게 이런 사진이 전해지면 얼마나 놀림당하고, 어디까지 퍼질지…

 

만약 나의 부끄러운 사진이 혹시라도 이 세 명의 손에 들어간다면…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공포스럽다…

 

「아, 안돼…! 그랬다간 더는 얼굴 들고 다닐 수 없어…!」덜덜덜

 

「이런 더러운 수를 쓸 수밖에 없는 나를 얼마든지 욕해도 좋아. 그러니까 우리 관계에 대해선 훗날…… 카나데?」

 

「안돼… 일본에서 살 수 없게 돼버려…」부들부들

 

창백해져서 몸을 떨고 있는 카나데에게 내 목소리는 닿지 않는 것 같다…

 

「안돼… P씨…! 제발 사진 지워줘…!」와락

 

카나데가 내 스마트폰에 달려든다. 위험해, 이거 완전 제정신이 아니야…!

 

「아니, 진정해! 안 보내! 안 보낸다고! 좀 떨어져! 눌리겠다!!」

 

「싫어어어어어!! 안돼! 누르지 마아아아!!!!」꾹꾹

 

「안 누른다고!!! 괘, 괜찮아!! 거짓말이야!! 이 녀석들한테 보여줄 리가 없잖아!!!」

 

「안돼에에에에에!!!!!! 보여주지 마아아아아아아」낑낑

 

「아 쫌!!! 안 보여준다고오오!!! 카나데에에에!!! 내 얘길 들어어어어어!!!!!!」

 

「싫어어어어어어!!!!!」엎치락 뒤치락

 

「그마아아아안!!!!」

 

 

 

「「아」」

 

단톡방에 카나데의 얼굴 사진이 떴다.

 

「안돼에에에에에에에에에!!!!!!!!!!!!」

 

울려퍼지는 카나데의 절규. 주변 빌딩에서 듣고 신고해도 이상하지 않을 성량이다.

 

그리고 금새 톡 옆의 숫자가 하나 줄었다.

 

 까똑!

 

미카 【이거 카나데야? 무슨 일이야????】

 

「안돼에에에에에에!!!!!」

 

그리고 다시 절규.

 

「하아… 하아… 미, 미카? 아직 미카 뿐… 아직 미카 뿐이라면… 지워야 돼… 빨리…!」

 

「카, 카나데…」

 

입 속으로 중얼대며 내 스마트폰을 쥐고 열심히 만져보지만, 분명 한번 올린 사진은…

 

「지, 지워지는 건 이 폰에서만?!?!?!?! 안돼에에에에에에!!!!!!!!」

 

그리고 어느새 톡 옆의 숫자가 1이 됐다. 즉, 카나데의 폰을 제외한 모든 멤버가 읽었다는 것이다…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까똑! 까똑! 까똑!

 

슈코 【이거 참 멋진 사진이네요, 후레데리카 씨】

 

프레데리카 【이건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느낌? 이치노세 씨는 어떻게 생각하실부프레?】

 

시키 【냐하하~~~】

 

 까똑!

 

시키 【이건 우리끼리만 보긴 아까운데】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앍!!!!!!!!!!!!!!!!!!!!!!!!!!!!!!!!!!!!!!!!!!!!!!!!!!!!!!!!!!!!!!!!!!!!!!!!!!!!!!!!!!!!!!!!!!!!!!!!!!!!!!!!!!!!!!!!!

 

내 인생에 들어본 역대 최고의 절규가 고막을 찢었다. 참고로 5위까지는 전부 좀 전에 들은 것들.

 

절규가 끝난 후에도 미동도 않고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보던 카나데에게서 뭔가 바람 빠지는 듯한 소리가 난다… 얼굴을 엿보니 그건 이미 카나데와 닮은 누군가였다.

 

 뻐끔뻐끔… 추욱

 

산소 결핍 때문인지, 쇼크 때문인지, 현실 도피인지, 카나데는 의식을 놓아버린 것 같다.

 

소파에 눕히고 머리카락을 정리해 줬지만, 표정은 악몽을 보고 있는 것처럼 일그러져 있다.

 

이러려던 건 아니었는데… 지나간 일은 후회해봤자 의미 없지. 이 아픔으로써 카나데가 부디 의식 개혁을 해주길 빈다.

 

나와 카나데의 스마트폰에서는 메시지의 수신을 알리는 전자음만이 울리고 있다.

 

「후…… 그럼, 퇴직서 쓸까」

 

 


 

 

작가가 스레에 올린 건 여기까지고 픽시브에 후일담이 올라와 있긴 한데… 그건 분량이 (저한텐) 너무 길어서 건드릴 엄두가 안 나네요. 번토리 해주실 핫산 분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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