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밀리마스] 카오리「알고있어요. 오토나시씨한테는 비밀인거죠?」

댓글: 9 / 조회: 2583 / 추천: 4



본문 - 12-01, 2017 12:42에 작성됨.

 

 

카오리「알고있어요. 오토나시씨한테는 비밀인거죠?」
 
歌織「分かってます。音無さんにはナイショですね?」


===

  일순간, 세계가 무음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다음 순간에는 땅을 울리는듯한 성원과,
  닿지 않아도 화상을 입을것 같은 사람의 열기에 회장 전체가 휩싸입니다.

  이곳은 하나의 거대한 무대.

  목숨을 불태우는 반짝임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키는 박력의──.










  사쿠라모리 카오리(23) An #



  「지금 멍하니 있을 때가 아니라니까요, 카오리씨! 자, 왔다, 왔다, 왔다앗! 지금이 절정이에요!」

  「사, 사람의 목소리가 이렇게나 크게……. 어, 어디죠? 저는 뭐가 뭔지」

  「저기 바깥쪽에서 굉장한 기세로 오고있어요!」

  「바깥쪽……아아, 저거!」

  「5, 4, 그대로, 그대로……가라, 가라, 가라앗!」

  「히, 힘내~! 지지 마~!」

  「나에게 꿈을 보여줘!!!」

  소리, 정적, 환성, 낙담.
  들은 바에 의하면 몇 만명의 사람들이, 일말의 꿈에 들끓고 있는 곳.

  그리고 그런 "팬"이라고 부를 수 있을 대관중의 주목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말.

  ……그저 승리하기 위해서, 무대를 달리는 경주마들.

  골까지 일직선. 겨우 십수초 정도의 시간동안,
  이렇게나 많은 감정이 소용돌이치며 솟아오르고 사라지는 장소.




  「들어왔다! 골, 끝났네요!」

  「크아─ 아아아아……!」

  「왜, 왜 그러세요? 프로듀서씨?」

  「판정이요, 사진판정! 꽤 아슬아슬하니까……」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나 흥분하는건 좀 아닌것 같네요.

  ……그나저나, 자기소개가 늦었군요. 제 이름은 사쿠라모리 카오리.

  현재는 765 프로덕션이라는 이름의 예능 사무소에서 "아이돌"을 하고있는 23세.
  특기는 노래와 골프이고, 취미로 승마도 하고 있습니다.

  바로 옆자리에서 기도하듯이 손을 모으고 있는 사람은 저를 이 길로 데려온,
  765 프로덕션의 프로듀서씨……입니다만.

  「……부탁이다~ 전재산 전부 걸었다고오~!」

  「에엣!? 당신 무슨 생각으로……」

  놀라는 나, 뒤돌아보는 그. 퇴근길의 빈 시간,
  「괜찮으시면 지금부터 말이라도 보러 갈까요?」라는 그의 제안에, 틀림없이 승마클럽같은 곳에 가는 줄만 알았었는데.

  도착한 곳은 경마장.
  그야 확실히, 여기서도 말은 볼 수 있습니다만…….




  「무슨 생각이냐니, 카오리씨가 처음에 말했잖아요? 저랑 패독을 보고 있었을 때, 저 붉은 말이 상태가 굉장히 좋아보인다고」
(※패독: 경마 경주마들이 트랙에 나서기 전에 안장을 걸치거나, 마구를 채우거나, 천천히 걸으며 몸을 푸는 행동 등을 하는 지역)

  프로듀서씨의 그 말에, 저는 경악했습니다.
  그대로 「아뇨아뇨아뇨!」라고 부정하듯이 양 손을 옆으로 휘휘 젓고.

  「그, 그건 레이스에 대해서 말한게 아니었어요! 그냥 『그 아이는 건강해보이네요』라고──」

  「보세요! 카오리 선생님의 보증문서」

  「그만하세요! 그래서 결과가 잘못되면 제 탓으로 돌릴 생각이시잖아요!」

  「『보세요, 프로듀서씨. 저 요염한 눈동자의 빛이 「난 최고야」라고 제 감에게 말하고』──」

  「싫어라! 왜 그렇게……세세하게 기억하고 계신건가요!?」

  새빨갛게 되어 버린 저.

  정말, 프로듀서씨도 참, 심술궂은 표정입니다.
  짧은 수염도 기르고 있다보니 안그래도 안좋은 인상이 더 사악해 보입니다.

  ……저는 황급히 양손을 잡고, 마치 그의 흉내를 하듯이 전광판으로 몸을 돌리고 중얼거렸습니다.




  「부디 떨어지지 않기를……!」

  「어라? 카오리씨도 마권 샀어요?」

  그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기도하며 발표를 기다립니다.

  가슴의 두근거림이 멈추지 않습니다. 기대와 불안과 초조함으로, 아아, 배가 꾸욱 조이는듯이.

  「중독될것 같죠? 이 순간이. 맞느냐 틀리느냐.」

  「……마음과 몸에 안좋아요. 이런 두근거림, 처음이에요」

  「그게 쾌감이 된다니까요. 경마의 묘미에요.」

  하아……. 조마조마함과 흥분이 섞인듯한 이 감각에 저는 기시감을 느꼈습니다.

  ……아, 그거였어요! 이 긴장은 라이브나 무대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릴 때의 기분과 비슷해서.

  「나왔다, 결과!」

  「정말인가요!?」

  「네, 프로듀서씨가 고른 아이는──」




  살짝 옆자리에 눈을 돌리니, 그곳에는 낙담한 그의 모습.
  힘없이 늘어진 양손에서 눈물처럼 마권이 흘러떨어집니다.

  「2등…… 망했다」

  「전부, 꽝인가요?」

  「다음! 다음 레이스로 만회하죠!」

  「빈털털이라면서요!?」

  놀라는 나, 뒤돌아보는 그. 데자뷰를 느낀 것인지,
  저는 그가 다음에 할 말을 명확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카오리씨!」

  「……돈은 안빌려줄거에요.」

  「그걸 제발!」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그 자리에서 아름다운 도게자를 선보였습니다. 좁은 장소인데 용케 했군요.

  주변의 시선은 신경쓰지도 않고,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머리를 숙일 수 있는 것에는 감탄하고 있습니다만
  (실제로 평소 일을 할때도 그는 언제나 굽신거리고 있습니다.)

  상대가 거래처도 뭣도 아닌, 단순히 한명의 여자인 시점에서.

  「오, 뭐야?」

  「싸우나?」

  「형씨, 도게자 잘하는데」

  당연히, 와글와글 떠드는 주위의 사람들. 그는 아마 이 분위기를 노리고 고개를 숙인겁니다.

  요컨데 일종의 퍼포먼스. 제가 이 분위기를 못이기고,
  「알았어요, 조금이라면 빌려드릴테니까」라면서 꺽이는 것을 기다릴 속셈이겠지만…….

  유감이네요, 프로듀서씨. 저는 이런 때 일수록 의연히 행동하라고 배워왔답니다.




  「그러시면, 굉장히 곤란해요.」

  기막힌듯이 팔짱을 낀 저는 그를 약간 엄한 표정으로 내려보고,

  「당신의 도게자에 가치가 없다는 것은 극장 사람들에게 아주 많이 들었어요.
  ……그, 그런 눈으로 보셔도 안되요. 절대 안빌려드릴거에요.」

  갓 태어난 망아지같은 눈으로 저를 보는 그에게 단언합니다.

  ……으으, 그런데도, 그래도입니다.
  저에게는 아무 잘못도 없을텐데, 가슴에 퍼지는 죄악감.

  「……카오리씨는 그렇게 말씀하시지만, 제가 이러고 있는 것은 당신때문이라고요?」

  「저, 저때문이요?」

  「그렇죠!」

  그러자 프로듀서씨가 기세좋게 일어서서, 저에게 지긋이 다가오고.

  「나는 당신의 말을 신뢰하고 이 레이스에 전재산을 걸었어. 친구로서, 동료로서,
  그리고 담당 프로듀서로서 아이돌의 말을 믿었다고!」

  그의 표정은 진지했고, 그 말에는 처량함이 있어서…….
  그렇지만, 그렇다고!




  「당신이라는 멋진 여성의 발언을, 취미인 승마를 통해 기른, 말을 보는 안목을 믿었어!」

  「제멋대로인 사람!」

  「하지만 그 결과가 무일푼이라고요! ……카오리씨는 언제나 이렇게 말했었죠? 『저는 어른이에요』라고 말이죠」

  그가 제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봅니다.
  그 강한 시선에서 도망치고 싶은 저는 뒷걸음질쳤습니다.

  그러나 다음 순간, 뒤로 멀어지려한 제 어깨는,
  프로듀서씨의 손에 의해 「잠깐」을 받았습니다.

  「책임져……주세요?」

  장난스러운 말투로 말한 그것은, 왠지 기억이 있는 대사.
  그리고 어깨에서 손을 놓고는, 어번에는 양손을 뒤로 모아 몸을 펼칩니다.

  그 행동, 그 발성법은…….

  「……지금 그거, 설마 제 흉내인건가요?」

  「오, 아세요? 비슷하죠?」

  「하나도 안비슷해요!」

  정말이지! 그건 당신에게 스카우트된 후에, 아이돌이 되기 위해서 사무소를 처음 방문한 날, 제가 부끄러움을 숨기려고 사용한 대사(프레이즈)잖아요!




  「너무해요! 당신이란 사람은 태연하게 추억을 더럽히는군요!」

  「딱딱한 소리 마세요, 카오리씨. 같이 속세에 물들자고요?」

  「저, 저를 나쁜 길로 끌고갈 생각이시군요……!」

  그러나 그는, 제 말에 과장스럽게 목을 흔들고는.

  「나쁜 길이라뇨, 그게 무슨……. 카오리씨도 어른이잖아요. 이런건 술이랑 똑같아요.
  갬블 친구들간에 흔히 일어나는 광경, 무책임한 돈빌리기입니다.」

  「그, 그런 표현은 실례에요! 뭐든 어른이라고만 말하면 제가 무슨 말이든 들을거라고 생각하는거죠?」

  저는 양손으로 어깨를 안고, 자신의 지키는 포즈로 뒷걸음질칩니다.

  그러나 프로듀서씨는 「의외구만」이라는듯한 표정으로 슥 거리를 줄입니다.

  「그렇게 생각하진 않습니다만……. 그저, 카오리씨의 그릇이 조옴~ 말이죠」

  그가 저에게서 시선을 돌리고, 그 시선을 푸른 하늘로──




  「……치즈루씨라면 셀럽이니까 조금은 대줄텐데~」

  「윽」

  「코노미씨도, 투덜대면서 한 번은. 후카도 입으로는 싫다고해도 몸은 솔직한 애고」

  「도, 돈 빌리는 이야기 맞는거죠?」

  「그런데요? 대체 뭐라고──아니, 혹시 제가 헷깔리게 말했나요?」

  능글증글 미소지으면서 프로듀서씨가 다시 저에게 시선을 돌립니다.
  ……으으, 심한 성희롱을 당한 느낌이 듭니다만, 여기서 달려들면 지는겁니다.

  「……하아, 알았어요.」

  어깨를 움츠리고 조금 한숨. 저는 「엣? 정말임까? 왠~지 미안하네요~」라며, 뻔뻔하게 머리를 긁적이는 그에게 한 장의 마권을 건냈습니다.

  「빌려드릴 돈은 없지만, 이 마권이라도 괜찮다면」

  「……마권? 한 장?」

  「아까 레이스의 당첨 마권이에요. 저도 설마 정말로 맞을줄은 생각도 못했지만」




  그래, 퇴근길 도중에 이런 곳에 들르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예상외.

  프로듀서씨는 조심스럽게 저에게서 마구너을 받고는, 그 번호를 확인하고 놀란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이거, 1등이잖아요!」

  「그러니까 정말로 맞을줄은 꿈에도 몰랐다니까요.」

  「하지만, 그래도 굉장한데요, 카오리씨! 한방에 딱 맞추──」

  그러나, 그는 거기까지 말하고 움직임을 딱 멈추었습니다.
  눈썹 사이에 주름을 만들고, 뭔가가 석연찮은 표정으로 질문합니다.

  「잠깐만요. 왜 저한테 추천한 그 말이 아닌거죠?」

  그 순간, 이번에는 제가 부끄러움으로 움직임을 멈출 차례.

  「그, 그건 그……. 당신이 말해줬, 으니까요」

  「말했다고요? 말하다니……제가요? 뭘? 어디서?」

  「우우~ 기억 안나세요? 정말로 전혀 모르겠어요?」

  「그, 네. 무슨 말인지 도저히……」

  「……그 아이는, 그, 둘이서 패독을 보고 있었을 때, 당신이 골라준 아이에요.」




  딱히 별다른 이유도 없을텐데, 어째선지 공연히 어색했습니다.
  ……저는 한동안 머뭇거렸지만, 결국 용기를 내서 전부 확실히 그에게 전했습니다.

  「『이 말, 품위있는 느낌이 카오리씨랑 꼭 닮지 않았어요?』라고」

  「아아!」

  순간, 그도 떠오른듯이.

  「『아름다운 갈기털, 기품이 넘치는 자세. 미인이란것도 꼭 닮았』──」

  「알았어요, 기억났다니까요! ……왜 그렇게 자세하게 기억하고 있는건가요!?」

  「여, 여자는 원래 그래요!?」

  제가 말했지만, 그래도 대답이 되지 않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도 그건 굉장히 기쁜 말이었으니까.

  「첫 마권이었으니까요. 부적삼아 한번 해봤는데」

  「그래서 당첨된건가요」

  「부끄럽지만, 그렇네요. 프로듀서씨의 어드바이스가 보기좋게 딱 맞아버렸어요.」

  「그, 그런가요. 저때문에」

  「네……. 우연히, 딱」




  왠지 말문이 막히고, 그를 정면에서 볼 수 없었습니다.
  그건 저쪽도 마찬가지인지. 어색하고 부끄러워서.

  당선순서를 기다릴 때보다 더 큰 두근거림이 귓가에서 울리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뺨이 너무 뜨겁고, 몸 한가운데가 두근거리고 있는 그런 느낌.

  「그래서 이 아이는 저희가 협력한, 그 결과라고 생각해서」

  「그, 그렇네요! 제 어드바이스가 없었다면 애초에 안샀을테니」

  그래서 자연스럽게 말이 빨라지고, 어미에도 점점 힘이 들어갑니다.
  단순한 마권을 "이 아이"라니……싫어라, 지금 나는 조금 이상해.

  그러나, 전하고 싶은 말은 멈추지 않습니다.
  기쁜 마음을 표현하려해도, 그 외의 좋은 말이 떠오르지 않아서.




  「그러니까, 이 아이가 이 세상에 태어난 건 프로듀서씨가 있어서에요!」

  「제, 제가 있어서 태어난 아이군요……!」

  「네, 넵! 프로듀서씨가 있어서」

  「제가 만든──」

  「저와 만든──」

  그 일순간, 저와 그가 서로 겹친 것 같았습니다.
  무, 물론 마음이, 기분이 말이죠?

  「문자 그대로, 저희 둘 사이에 생긴……경마의, 당첨마권이에요.」

  떨리는 마음으로 사실을 상대에게 전부 전한다.

  직후, 세계를 무음이 지배하고, 침묵, 환성, 팡파레! 
  다음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경마장이 다시 소란으로 휩싸입니다.

  ……하지만 이미 저희들은 레이스를 할 경황이 아니었습니다.
  누구라 할 것도 없이 서로 어색한 표정으로 마주보고는

  「나, 나갈까요?」

  「그렇네요……」

  허둥지둥 나란히, 도망치듯이 그 자리에서 멀어졌습니다.



  ===

  「네, 네, 알고 있어요, 오토나시씨. 어디 안들리고 바로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좀 길이 막혀서──」

  스타디움 안, 기념품 판매장도 겸하고 있는 캐릭터숍 바로 앞에서.

  저는 점포 앞에 전시된 귀여운 말인형들을 물색하면서도, 귀는 프로듀서씨의 전화쪽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차 소리가 안들린다고요? 왠지 땅이 울리는 소리가 들린다고요? ……나, 날카로워.
  역시나 오토나시씨……아, 아뇨 절대로! 파칭코 아니라니까요!」

  한손에 전화를 들고 말하는 그는 혼나고 있음에도 묘하게 기뻐보입니다.
  그 얼굴은, 표정은, 결코 저희 "아이돌"을 향하지 않는 미소.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소인, 사랑하는 오토나시 선배에게 결코 거짓말하지 않습니다! 아, 잠깐만, 기막혀하지 마세요! 지금 갈테니까 끊지 마세──」

  제 입으로 말하기도 뭐하지만, 현역 아이돌과 같이 있으면서 마음은 완전히 다른 곳에 향하고 있다니.
  ……왠지 분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진 듯한, 짜증나는 듯한.

  그런 답답함을 손끝에 담고, 말인형의 코끝을 집게손가락으로 툭툭 쳐봅니다.

  「……오토나시씨에게 보고는 끝나셨나요?」

  「도중에 끊겼어요. 『연상을 놀리지 마세요!』라면서 엄청 무서운 목소리로.」

  프로듀서씨는 그렇게 말하고, 의아하다는듯이 고개를 갸웃합니다.
  이성에게 「사랑한다」같은 표현은 경솔하게 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그래, 당신 같은 사람은 특히나.




  「두 분은 정말 사이가 좋으시네요.」

  「서로 허물없을 뿐이에요. 사무소 최고참 1,2위고.」

  「하지만 프로듀서씨랑 오토나시씨의 대화는 마치 연인같은걸요?」

  「카오리씨까지 그러기에요? 저번에도 아오키씨가 『두 분 결혼은 언제하시나요?』라고 질문했을때 코토리씨가──」

  얼굴이 새빨개져서 화려하게 당황하고 있었죠, 그렇고 말고요.
  옆에서 봐도 정말 사이가 좋습니다.……아직도 안사귀는 이유가 뭔지 정말로 궁금할정도.

  「그래서……. 그 인형 사시게요?」

  프로듀서씨가 그렇게 말하며 제가 들고있던 말인형을 가리킵니다.

  「기념으로 한마리 사가고 싶은데……그런데, 어떤 아이로 할지 고를 수가 없어서.」

  「색이나 숫자 빼면 전부 똑같이 생겼잖아요.」

  「진심으로 하시는 말인가요? 잘 보면 전부 다르게 생겼어요.」

  「그런가요?」

  「그래요!」

  그러자, 프로듀서씨는 제 옆에 걸터앉고, 말의 품평을 개시했습니다.

  필연, 가까워지는 거리와 거리.




  「과연. 확실히 봉제의 불균일함으로 얼굴이 달라지는군」

  「그 말투는 또 뭔가요?」

  「이녀석들 얼굴좀 보세요. 같은 말인데 이쪽은 훈남이고 이쪽은 짐말.」

  「그것도 나름 귀엽잖아요. 굉장히 상냥해보이는 얼굴」

  「뭘 모르시네요, 카오리씨. 말은 잘생긴게 다라고요!」

  그리고 한동안, 그는 여기의 봉제선이 엉망이니, 여기의 밸런스가 나쁘다는 둥, 날카로운 관찰안으로 세세하게 품평하더니.

  「……카아─ 글러먹었어! 이녀석들 전부 글러먹었다고!」

  「그렇게 별로인가요?」

  「엉망이라고요! 아카네가 만드는 인형을 본받아야 할 정도라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1마리를 손에 든 순간, 말했습니다.




  「므믓!? 이, 이녀석은……!」

  「왜 그러세요? 고르셨어요?」

  「……심각해!」

  「네?」

  「엉망진창이에요! 여기에 있는 것중에서 최악!」

  프로듀서씨가 그렇게 말하고는 그 아이를 저에게 보여줍니다.

  아기자기하게 데포르메된 프로모션. 몸매는 귀엽지만, 비전문가의 눈으로도 한 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대충 꿰매진 장식품에, 부스스한 꼬리털.

  「이녀석은 분명 너무 엉망이라서 구석에 처박혔겠네요.
  이런게 가운데 있으면 전체적인 분위기가 나빠지고」

  「확실히 이 아이는……. 상품으로서는 꽤 엉망이지만」

  「카오리씨도 아시겠죠? 낯짝은 꽤 나쁘지 않지만, 전체적인 밸런스가…….
  어쩔 수 없죠, 여기선 제가 킵해둔 녀석으로 고르죠.」

  그렇지만, 저는 이 아이를 본 순간 생각했습니다.

  갈 곳 없는 아이.
  태어났을 때부터 이미 어디에도 있을 곳이 없는.

  ……그러나, 그 눈동자는 조금도 엉망이 아닙니다.
  겉보기에는 다소 주름져있지만, 느껴지는 애교는 보통 말의 1배.




  「프로듀서씨」

  「네?」

  「저, 이 아이를 갖고싶어요. 이 아이로 골라도 될까요?」

  곤란한 사람이라고 말하듯이, 그가 저를 보고 있습니다.
  곤란한 사람이에요라고 말하듯이, 저도 그를 바라봅니다.

  「……정말로 후회하지 않으실거죠?」

  「네, 물론.……왜냐면, 당신과 함께 선택한 아이니까요」

  그러자 그는, 마지막으로 한번 더 확인하느듯이 인형을 이곳저곳 둘러보더니

  「……뭐, 고르는건 카오리씨니까요. 그럼, 빨리 사고 돌아갈까요」

  그렇게 말하며 일어서는 프로듀서씨의 손에도 말인형이 1마리.
  무심코 놀란 저는 그에게 물었습니다.

  「프로듀서씨, 그 인형은 뭐죠?」

  「이거요? 오토나시씨에게 바칠 공물입니다.」

  인형을 살짝 흔들며 그가 웃으며 대답합니다.

  「기분 안풀어주면 영수증 처리가 안끝날거에요.」




  그 말에, 욱씬하고 아파오는 가슴속.

  ……그래서, 일까? 조금 심술을 부린 이유는.

  「……더 화내지 않으실까요?」

  「그래도, 말은 그래도 장식해준다니까요. 중요한건 성의와 사죄에요.」

  그렇, 겠지만.
  그렇지만, 이대로 가만히 넘어가는것은 왠지 너무 분해서.

  「저……싶어요」

  「엣?」

  「갖고싶어요! 역시 저 그 아이도 갖고싶어요!」

  「넷!? 가, 갑자기 무슨 소립니까?」

  「1마리는 외로울테니까, 1마리 더 갖고싶어서──」

  뒤돌아본 그에게 다가선 저는 떼를 씁니다.
  그러나 그는 저에게 빼앗기지 않으려는듯이 봉제인형을 높히 올립니다.




  「아, 안된다니까요, 카오리씨! 이건 코토리씨한테 선물할──」

  「그치만, 가장 좋은 말이잖아요?」

  「그야 그렇죠!」

  「그러니까 저도 갖고싶어요. 가장 좋은 아이랑, 가장 안좋은 아이, 둘 다 갖고 싶어요……!」

  그래, 마치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마음처럼.

  「어, 어린애처럼 떼쓰시긴……」

  「그리고 마권을──」

  「윽!?」

  「마권을 양도했잖아요?」

  그걸 위해서라면 저는 자신의 나쁜 일면도 숨기지 않고 보입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보이고 싶다고 생각할지도.

  ……제가 누구에게나 상냥한 것은, 차별없이 대하는 것은, 딱히 자신이라는 인간이 성인(聖人)이라서 그런건 아니니까.

  「그 빚을, 저에게 말로 갚아주세요」

  「그럴수가, 카오리씨! 당신은 그렇게 비정한 사람이 아니었잖아요!」

  「후, 훗후……. 실은 의외로 그렇지도 않을지도 모른다고 요즘 자주 생각한답니다?」

  「카, 카오리씨. 눈이, 웃고있지 않는데요……!」

  「당연하죠! 후회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지금의 저는 전력이에요.」

  이런 마음을 의식하게 만든 것은, 이런 자신이 있다는 것을 제가 깨닫게 만든 것은――

  정말로, 전부 당신 때문인걸요?




  ===

  「정말이지, 제가 졌습니다.」

  결국, 계산대를 떠난 제 손에는 2마리의 말인형.

  「그리고, 말에 대한 정열도 졌습니다.」

  「정열?」

  「그렇잖아요? 그게 아니면 왜 그렇게나 무서운 얼굴로 저한테 다그쳤겠어요」

  ……그런걸로 치죠.
  조용히 미소로 받아 넘기고, 저는 자신의 홍차를 한모금.

  지금 저희는 경마장 안의 카페에 있습니다.
  지금 당장 돌아간다고 말했음에도 태평하게 눌러 앉는 것은 땡땡이의 상투수단이라고 그가 말합니다.

  「요점은 연락만 받을 수 있으면 되는거에요. 전화가 연결된다, 이게 중요.」

  「하지만, 다른 아이의 일은 어떡하실건가요?」

  「그것도 확실히 생각해놨죠. 사실 이제 곧 다른 현장이 끝나거든요.
   그리고, 『딱 좋게도』 그쪽에 차가 있어서」

  「어머나! 참 영악하시네요……기가 막힐 정도에요.」

  「시간의 유효활용이에요. 갔다가 다시 오는것보다 훨씬 낫죠.」




  커피에 입을 대면서, 그가 태평하게 웃습니다.
  그것이 너무나 순수한 소년같아서.

  「그것이 아이돌 프로듀스의 요령인가요?」

  「잘 아시는데요?」

  저도 무심코 이끌려 미소짓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네?」

  「이거, 1등은 1등이지만 원래 인기가 많은 말이라 배율도 낮고, 애초에 카오리씨가 건 금액도──」

  「아……생큐엔」
(※생큐=산큐=39)

  정확하게는 전부 390엔. 태어나서 처음 사보는 마권이라서 너무 큰 돈을 걸 용기는 없어서.

  아직 환금하지 않은 마권을 들고있는 프로듀서가 말합니다.




  「네. 이 액수면 당첨되도 얼마 안되요.」

  그리고 그는 저와 마권을 교대로 보고는.

  「처음 사고, 그리고 당첨된 마권이니까.
  ……역시 저한테 주지 말고, 카오리씨가 기념으로 가지는게」

  확실히 그것은 고마운 배려였습니다.
  기념품으로서 가지고 있는것도 괜찮을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프로듀서씨 아까 빈털털이가 되셨다고」

  「아아……그거라면 괜찮아요. 근처에서 돈 뽑으면 되고.」

  뭐, 그건 그렇네요.
  당장 이곳에도 ATM도 있고…….

  어라? 잠깐만요?

  「저기, 프로듀서씨?」

  「네?」

  「지금 현금 없으신거죠? 그런데 아까 인형 사려했고, 지금도 커피 마시고 있어요!」

  「아차, 들켰나요?」

  「저한테 빌릴 생각이셨군요!?」

  「자자, 화내지 마세요. 돈 뽑아서 바로 갚는다니까요」

  정말이지, 이 사람은 평소에 정말 무책임하고 생각없습니다.

  그런 그였기에, 저는 돌려받은 마권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신경쓰이던 것을 물어보았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게 대박났으면 어쩌실거였나요?」

  그러자 그는 몸을 내밀고는,

  「그러면야 당연히 저도 한푼만──」

  「안줘요!」

  희희낙락하며 말하는 그를 향해 일갈.
  아아, 정말, 정말이지 이 사람은!

  「결심했어요. 이 마권 환급은 저 혼자서 하겠어요!」

  「처음 하는 사람한테는 힘들텐데요? 기계 조작이라던가 여러모로──」

  「어, 어린애 취급하지 마세요!」

  「물론이죠, 모모코 취급밖에 안합니다!」

  「그건! ……으, 으음?」

  모모코쨩 취급이란 말은 아이일까, 어른일까? 
  아니면 혹시 딸?

  「어엿한 레이디처럼 대하고 있습니다.」

  「……정말! 정말정말!」

  「손을 부디, 카오리씨. 괜찮으시다면 가장 가까운 환급기까지 에스코트해드리죠」

  농담하듯이 말하니까 화낼 수도 없습니다.




  ――결국, 이 날의 마권은 지금도 제 지갑 속에.
  그 후에도 프로듀서씨와는 여전히 퇴근길에 이곳저곳 놀러갑니다만.

  「카오리씨. 또 말보러 갈까요?」

  그런건 어른스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렇지만 그때그때 권유를 받고, 싫은 마음이 들지 않는 것도 사실.

  「……같이 가는건 괜찮지만, 저번처럼 혼날걸요?」

  「비밀로하면 안들킨다니까요. 특히──」

  「알고있어요. 오토나시씨한테는 비밀인거죠?」

  「정답! 그 사람 화나면 진짜 무섭다니까요……!」

  둘이서 아이처럼 웃습니다.

  그런 약간의 스릴이 축적되어, 저를 제가 모르는 자신으로 바꿔갑니다.
  그러니까 분명 이런 관계도 나쁘지 않으……려나?

  둘만의 비밀이란건, 언제든지 두근두근하니까♪



  ===
  이상 끝.「MEG@TON VOICE!」가 너무 좋아서 카오리씨를 쓰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경마. 소재도 2개 떠올랐습니다만, 경마에 대해서는 「말괄량이」랑 「왕바우」밖에 몰라서, 이번엔 무난한 쪽의 소재를 선택했습니다.
  실제로 마권을 사본 적은 없으니 이상한 점은 뇌내보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른 하나의 경주마와 관련된 "아이돌" 카오리씨의 이야기도 언젠가는 써보고 싶네.

  그럼,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대의 손가락에 리스를 끼우다'의 전작입니다.

https://www.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trans&wr_id=148137

요즘 바빠서 번역 잡을 시간도 별로 없고, 우선순위도 좀 낮은 작품이었는데
어제 한정 안나 저격 120연차 폭사에 멘탈 나갔다가, 마지막 단차에서 카오리씨가 와주셔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작업했습니다.
예전 유리코 한정도 폭사였고... 안유리는 저랑 인연이 아닌가봅니다ㅜㅜ


 

4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