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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자키 란코 「정말 좋아해!!」(6) 完
【22살/초여름】
「고생했어」
「수고했네」
(으응)
조수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맨다.
그리폰이 기다리는 집을 향해, 뽑은지 얼마 안된 업무용 차가 달린다.
이전에는 교대로 앉았던 이 자리였지만, 이제는 교대할 상대가 없다.
──뒷자리에 둘이서 사이좋게 앉으면 되지 않을까?
그런 소리를 한 벽창호에게 함께 한숨을 쉬었던 친구는, 새로운 길을 걷고있었다.
「……」
「……」
기본적으로 보컬레슨이 끝난 후에는 그가 먼저 말을 걸지 않는다.
아이돌의 트레이닝은 하드하다.
하지만 최근의 츰묵은, 그런 기본의 스탠스와도 조금 달랐다.
「외로워?」
란코가 긍정한다.
「마왕이라하여도, 고고함에 목이 메이는 밤도 있겠지」
(외로워)
「그렇구나」
「허나 이것은 자랑스러운 상흔. 영웅담에 뒤돌아볼 페이지따위는 없으니」
(그리고, 기뻐. 모두가 노력하고 있는 증거니까)
「그렇구나」
맨션 앞에서 사이드 브레이크를 당긴다.
햇볓이 완전히 저물었을 무렵. 마수도 용맹하게 싸우고 있을것이 틀림없었다.
「도착했어」
「……」
「란코쨩」
여전히 문이 열리지 않는 차 안.
어둠에 삼켜질듯이, 가녀린 손이 펼쳐져있었다.
그 손을 잡고, 둘이서 침묵을 지킨다.
「나는, 끝까지 란코쨩 옆에 있어」
란코가 만족하게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짖궂은, 매우 아름다운 미소를 지었다.
「눈동자를 지닌 자여」
(프로듀서)
「응」
「심연을 들여다 보고, 앞으로 나아갈 각오가 있을까」
(내 마음, 전해졌어?)
「그렇지 않았으면, 여기에 없어」
「거짓말. 있지 프로듀서. 외로운거 아냐?」
연결한 손을 흔든다. 따스함이 전해진다.
이래서는 마왕에게 져버릴지도 모르겠다.
문득 스쳐지나간 예감에, 그는 당황스럽게 손을 놓았다.
「……」
「……♪」
어색한듯한 그의 옆에서, 란코가 유쾌한 표정을 지었다.
「하인이여」
(프로듀서)
「……응」
「어두운 밤을 비추고, 찢어지라」
(드라이브, 시켜줄래?)
마수여, 잠시만 더 홀로 싸워다오.
「가희가 창시한 광경을, 나의 눈동자에도 새기려했다」
(카에데씨가 본 세계를, 나도 보고 싶었어)
안전 운전으로 도로를 달린다.
아슬아슬하게 뒤에서 클락션이 울리지 않을정도의 속도였다.
「허나, 그걸로는 부족하지. 나의 영혼은, 어느 세상이든 프런티어를 요구하니」
(그치만 그러면 안됐어. 나는, 카에데씨도 보지 못한 경치를 보고싶어.)
「응」
「12시의 종이 다시 울리는 때까지」
(앞으로 2년)
「……」
「나의 마력은 가희의 환영을 타파하고──그리고 영구히 사라지지」
(카에데씨를 뛰어넘고, 은퇴하겠습니다.)
「그래」
시간은 위대한 마술사다.
소녀의 무구를 여자의 결의로, 아주 쉽게 바꿔버렸다.
핸들을 쥐고있는 마법사는, 다소 분한듯한 표정을 짓고, 그리고 웃었다.
「진지한 이야기 끝~! 프로듀서가 좋아하는 사람 이야기라도 할까?」
「기각」
「무례한 놈」
(쪼잔해)
「이 나이라도……아니, 이 나이라서 더 부끄러워」
「흐응」
「그럼……그렇지. 란코쨩의 이야기라도 해볼까?」
「……」
「……」
「란코쨩은말야, 항상 그렇에 얼굴이 빨개지네」
「……이제 됐어」
「그래」
「응」
강철의 마차가, 밤을 찢었다.
【24살/봄】
그것은, 만천의 별에도 지지 않았다.
아레나를 가득 채운 빛의 물결.
진주같은 땀을 흘리는 란코는, 그 광경을 그저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다음이 마지막 한 곡이었다.
아이돌 칸자키 란코의, 마지막 곡이었다.
마왕의 손톱자국을 영원히 후세에 남기기 위하여.
신데렐라에게 소원을 빌기위해.
밤새 고민한, 최고로 멋진 대사를 말하려 한 순간, 스테이지의 조명이 꺼졌다.
『──어둠은 우리의 우방! 하인들이여, 당황하지 마라!』
(괜찮아요!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이제와서 불의의 사태에 당황할 란코가 아니다. 마이크도 살아 있다.
사고를 막기 위해, 관객들에게 단호한 목소리로 주의를 호소한다.
10년이라는 세월은, 연약한 소녀를 일류의 아이돌로 변화시켰다.
『나의 목소리에──』
『──어느 구마모토에, 정말 무섭고 귀여운 마왕이 있었습니다……이런 느낌?』
청아한 목소리가 울려퍼지고, 뒤에서 오로라 비전이 빛나기 시작한다.
「……에? 엣?」
『베르제우르……너무나 강한 마왕을 앞두고, 사람들은 그녀의 단 한번의 패배를 노래합니다.』
란코의 곤혹을 고성능 마이크가 주워 회장으로 퍼뜨린다.
눈처럼 새하얀, 하지만 따뜻한 목소리가 겹쳤다.
오로라 비전이 영상을 비춘다.
녹색의 바다 속에서, 다섯명의 아이돌이 춤추고 있었다.
몇번이나 본──아니, 강제로 본 그것이란걸 깨달은 마왕은 손을 흔들었다.
『모, 모두들! 보면 안돼──!』
그것은 마법의 노래였다.
모두를 미소짓게 해주는 그 노래는, 두 사람의 소녀에게는 닿지 않는다.
──빛나는 세계의 마법.
그 무렵의 코시미즈 사치코와 칸자키 란코가, 스크린 안에서 울고있었다.
『그러나 오늘 밤, 그녀는 설욕의 기회를 손에 넣었습니다……흐흥, 꽤 멋지네요!』
우주제일로 귀여운 목소리가 대음량으로 울려퍼진다.
웅성거리는 관객들과 당황하는 란코의 귀에, 한층 더 그리운 목소리가 들렸다.
『자. 오늘밤이야말로 여러분들께, 멋진 마법을 걸어드릴 마법──』
그 순간 조명이 켜졌다.
그 눈부심에 모두가 웃으며, 놀라움에 눈을 크게 뜬다.
스테이지 위.
란코의 앞에, 눈부신 네 명의 인영이 있었다.
『정말이지, 영광인줄 아세요? 대인기 아이돌을 조역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에!』
『Привет, 란코. 예쁜 하늘이야』
『자, 울지 마. 리벤지, 할거지?』
『……걸어드리죠, 가 나았으려나』
코시미즈 사치코.
아나스타샤.
시부야 린.
타카가키 카에데.
5년만에 모인 얼굴들이, 란코의 앞에서 미소짓는다.
『……다들』
받은 미소를 향해, 란코가 입을 열었다.
『의상……잘 어울려!』
『…………그거?』
린에 딴죽에, 아레나에 환성이 일어났다.
『자자! 저도 스케쥴이 있어요! 사삭 끝내버리자고요!』
『사치고, 열심히 연습했었지』
『그건 비밀이라고 말했었잖아요, 아냐씨!!!!!』
『자자. 뭐, 이제 슬슬 시작하자. 의상 입는거, 꽤 부끄러우니까』
『란코쨩. 란코쨩이라면 갑자기 실전이라도 괜찮죠?』
「……크크크. 나의 마력이 있다면 그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
(……에헤헤! 물론!)
전주가 흐르기 시작한다.
란코를 중심으로, 다섯명이 조용히 위치로 향했다.
고귀한 보라색의 물결은, 어느새 순백의 바다로 변한다.
『──빛나는 세계의 마법』
그것은 마법의 노래였다.
『나를 좋아하게 되어라~』
그것은 미소의, 꿈의, 태양의, 별의 노래였으며, 풀 수 없는 마법이었다.
이 순간이, 영원히 계속 되었으면.
무구한 소원의 앞을, 위대한 마술사가 가로막는다.
그런거 알까보냐라고 말하듯이, 그녀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자, 미소짓고 싶은 사람은』
여태까지 부른 수많은 노래중에서도, 란코는 이 곡을 가장 좋아했다.
왜냐하면 신데렐라는, 언제나 마법사를 동경하고 있으니까.
『하나 둘, 주문을 외워보자──』
여운을 느낄 새도 없었다.
우뢰같은 박수가 울러퍼지고, 모든 소리를 싹 지웠기 때문이다.
「……」
쉼호흡을 하고, 란코가 뒤돌아본다.
세 사람은 미소짓고 있었고, 사치코는 오늘 밤도 울고있었다.
아냐와 린이 고개를 끄덕이고, 카에데가 한 걸음 앞으로 나온다.
내밀어진 그 손을, 란코의 손이 강하게 잡았다.
「……역시, 카에데씨는 치사하네」
「어머니는 강하거든요」
「……아하하」
「므. 실력이 늘었네요, 란코쨩」
오늘 밤, 란코가 뛰어넘은 가성.
그러나 그 때에 비해 전혀 녹슬지 않은 가성에, 란코는 포기한듯이 쓴웃음을 지었다.
12시의 신데렐라에게, 두 아이의 어머니는 강한 미소를 돌려주었다.
【24살/종의 뒤】
「벗이여」
(P씨)
「응」
「나의 영혼과 함께, 영원의 인연을 주고받으라」
(결혼해 줘)
타이핑 소리, 전화소리, 웃음소리, 복사기의 신음소리.
오늘도 평소처럼 CG프로덕션은 소란스러웠다.
란코가 그에게 결혼 반지를 내밀자, 사무소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
「……」
전화소리가 울리지만, 아무도 수화기를 들려하지 않았다.
내며진 반지를 앞두고, 그가 멍하니 입을 벌린다.
란코는 서서히 떨고는, 그 뺨이 붉게 물들고, 그 눈동자에 이슬이 머금어지기 시작했다.
「선배 뭐하심까, 빨리 대답하십쇼!」
「……에, 아, 그」
「어떤 이유든간에 여자를 울리면 안되지」
「이런건……보통, 반대아냐?」
「──여러분, 조용히. 프로듀서씨, 남자답게 대답해주세요.」
센카와 치히로가 상냥하게 미소지었다.
그에게 시선을 주어, 그의 얼굴을 란코쪽으로 되돌린다.
치히로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눈치없는 전화기를 입다물게 했다.
「란코」
의자를 치우고, 그가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는다.
내밀어진 상자를 조심스럽게 가슴에 안고, 실크 장갑 너머로 키스를 했다.
「나의 영혼, 그대와 함께」
(사랑해. 기쁘게 받아들일게)
안겨온 란코를 받아들인다.
박수와 휘파람, 그리고 노도의 질투와 천가지의 놀림을, 그는 만족스럽게 받아들였다.
「네네. 여러분 일이 아직 많으실텐데요? 당신도 마찬가지에요, 프로듀서씨」
치히로가 몇번 손뼉을 치자, 동료들이 히죽거리는 표정으로 일로 돌아갔다.
아직도 안겨있는 란코의 어깨 너머로, 그가 쓴웃음을 지었다.
「갑자기 영업일이 생겼어요.」
「……네?」
「큰 계약이니 한 건 잡고 오세요. 란코쨩은 땡땡이 안치게 잘 지켜보세요.」
「나에게 맡기라!」
(응!)
「에? 계, 계약?」
「자, 슬슬 12시네요.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아요.」
「가자구나 나의 벗이여……으응, 나의 반려!!」
(빨리, 빨릿!)
「잠깐만, 가, 가방좀……」
「다녀오세요~」
두 사람은 구르듯이 계단을 내려갔다.
유리구두도 깨져버릴것같은 기세였다.
한낮의 거리는 사람으로 가득차있었다.
극히 평범한 패션차림의 란코를 눈치챈 팬이 손을 흔든다.
롱헤어로 내린 은발을 나부끼며, 란코가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다.
란코의 라스트 라이브에서, 은퇴까지 1개월。
요 1개월, 란코는 어떻게 마음을 고백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었던것이다.
그리고 최종수단으로 란코는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다.
어머니는 자신의 체험담을 숨기지 않고 가르쳐주었다.
란코는 감사를 표하고, 희미하게 들리는 아버지의 오열소리를 못들은척하고, 전화를 끊었다.
남자는, 괴롭다.
「영업이라니……맨 손으로?」
「흠. 아직도 마술식을 풀지 못했나. 이렇게 우둔할 수가」
(에, P씨도 참, 아직도 모르겠어?)
「응?」
「나의 몸을 맡게된 명예. 이 이상의 인연이 또 있을까?」
(계약자는, 나!)
란코가 몸을 기대고, 손을 꼬옥 잡았다.
「……어떡하면, 계약을 맺을 수 있는거야?」
「크크크……그대의 모든 영력으로, 나의 끝없는 흥을 채우도록하라!」
(우선은 데이트。 그리고……데이트!)
「……하하하」
꽉 잡은 손가락을, 그는 살그머니 떼어놓았다.
주머니에서 상자를 꺼내고, 작은 쪽을 그녀의 약지에 끼워준다.
계약은 연결되었다.
그도 이걸로, 제법 할 줄 아는 남자가 됐다.
「본부대로, 나의 마왕이여」
「흠!」
현세에 그 이름을 떨친 마왕은, 타천사처럼 미소지었다.
【24살 / 대길일】
한마디로 말해서, 아이돌의 결혼 피로연은 재미있다.
당연하지만 아이돌의 지인은 당연히 아이돌이 많다.
그런 멤버가 모이다보니, 자연스럽게 분위기도 상당히 오르게 되는것이다.
『──이상, 신랑 아버님의 인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기모노를 입은 카코가 사회자석에서, 정중하게 인사를 한다.
전 기상 캐스터다운 자연스럽고 맵시있는 진행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왠지 유난히 경사스러운 느낌이 든다.
카코는 매년 이런 자리에 와달라는 부탁을 많이 받는다.
「…………에헤헤」
「……자, 란코. 조금만 더 집중」
「앗, 응…………에헤헤……」
란코는 조금만 신경 안쓰면 풀어지는 얼굴을 필사적으로 긴축시키고 있었다.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는 그의 얼굴도, 어조와는 반대로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있었다.
오늘의 란코는 한층 더 아름다웠다.
칠흑의 드레스를 입고, 곳곳에 붉은 장미의 코사쥬가 달려있다.
그 색에 뭐라 하는 사람은 없었다.
란코는 순백이, 자감이, 진홍이, 군청이, 신록이.
――그리고 무엇보다도, 칠흑이 어울리는 여성으로 성장했다.
「……」
신랑 옆에 란코가 앉아있었고, 그리고 란코 옆에는 그리폰이 앉아있었다.
꼼꼼하게 빗은 목에 매단 것은 진홍의 나비넥타이.
테이블 위에서 얌전히, 조용히 앉아있었다.
그 모습에 뭐라 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의 시선은 진지함으로 흘러넘치고 있었고, 무엇보다 그는 란코를 지키는 기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어서, 신부의 친구의 인사가 있겠습니다♪』
즐거운듯한 카코의 말에 회장의 분위기가 일변한다.
그때까지의 부드러우면서도 엄숙했던 분위기가 풀어지고, 속삭임이 흘러넘친다.
지금부터 시작되는 것은, 아이돌의 피로인인것이다.
란코의 아버지, 신랑의 어머니――
잘 보니 열명쯤되는 가족들조차, 기대로 가득한 시선을 향하고 있었다.
『우선은 전 동료였던, 니노미야 아스카님의 인사입니다♪』
「언제든 좋아」
예의상의 인사조차 할 생각이 조금도 안보이는, 삐줍한 스타일이었다.
독특한 패션은 보다 세련됐고, 앰프에 연결한 기타를 인사삼아 울린다.
초대석에 앉아있던 아스카의 팬이 함성을 질렀다.
「란코. 이건 너희 둘에게만 주는, 내가 처음만든 러브송이야」
딱, 손가락을 튕기고, 회장의 조명이 줄어든다.
스포트 라이트를 받은 아스카는 조용히 기타를 들었다.
「결혼 축하해. 들어줘──『두번 다시 떨어지지 마』」
참석자들이 배부받은 사이리움을 들고, 일제히 일어섰다.
『――그럼 이어서, 마찬가지로 전 동료였던 아나스타샤님, 올라오세요!』
교과서같은 인사를 피로한 아냐가 단상 위에 선다.
회장에 눈부신 미모를 뿜어내며, 천사처럼 미소지었다.
무심코 뚫어져라 쳐다본 신랑의 뺨을, 란코가 강하게 꼬집었다.
「방금 소개받은, 아나스타샤입니다.」
이번에는 아냐의 팬들에게서 환성이 솟아올랐다.
「무엇보다도 우선, 두 사람에게 진심의 축복을. 결혼, 축하합니다.」
교직이수를 위해 아냐는 대학에 재입학했다.
입학한 당일에, 엄청난 미인이 왔다는 소문이 대학 전체에 퍼졌고,
지금은 매일같이 날아오는 커피한잔 하자는 권유를 싹뚝싹뚝 거절하고 있었다.
「또한, 저와의 약속을 굳게 지키고있는 친구에게도 진심의 감사를」
「냥」
그리폰이 짧게 울고, 아냐도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ます 2016/12/25(日) 23:17:43.41 ID:WZRWBcW7o
「……」
「……?」
「아냐쨩, 무슨 일이지?」
갑자기 침묵하기 시작한 아냐를 보고 란코와 그가 고개를 갸웃했다.
준비한 대사를 잊어버린걸까 했지만, 그다지 긴장한것처럼도 보이지 않았다.
「이쯤이면 될까」
갑자기 한마디 중얼이고, 작은 리모콘을 조작한다.
직후에 천장에서 스크린이 내려오고, 아냐는 주머니에서 지시봉을 꺼냈다.
회장을 가득채운 물음표들을 향해, 그녀는 다시 천사의 미소를 지었다.
「실은 나, 란코에게 좋아하는 사람을 빼앗겼어.」
「……아……아냐쨩!?」
「솔직히, 지금도 꽤 분해. 그래서 오늘은, 나의 비밀의 컬렉션에서」
스크린에 무언가가 떠오른다.
그것은 한 장의 사진이었으며, 아이스크림을 떨어뜨린 란코가 울먹이고 있는 사진이었다.
「란코의 부끄럽고 귀여운 순간, 베스트 10을 준비해왔습니다.」
「……주, 중지─! 중지──!?」
날뛰는 란코를, 아스카가 폭소하면서 붙잡았다.
「후!!……후우─……으!」
「……응, 어른이란건 이런거지, 란코. 통과의례라고 생각해」
「으으……이제 시집 못가……」
「나, 딴죽걸면 되나?」
결국 아냐의 자세한 해설은 중지되지 않았다.
1부터 10까지 빠진것 없이, 란코의 귀여움 강좌 특별편은 그 전편을 끝낸것이다.
상쾌한 표정의 아냐는, 울먹이는 란코에게 다시 그 아름다운 미소를 향했다.
란코가 메롱으로 대답하자, 아냐는 윙크를 하며 단상에서 내려왔다.
『그럼 이어서, 마왕군의 일등기사, 그리폰님의 인사가 있겠습니다』
「……에?」
「냥!」
카코의 아나운스를 듣고, 그리폰이 테이블 위에서 경쾌하게 뛰어내렸다.
발소리 없이 조용히 단상으로, 그리고 연단 위에 놓인 마이크 앞으로 뛰어올랐다.
자랑하는 고양이발로 마이크를 몇번 두드린다. 툭툭하는 소리를 확인하고는 얼굴을 씻었다.
「냐아」
「……」
「냐. 냣. 냐앗!」
평소의 과묵함을 잊었는지, 그리폰이 쉴새없이 울었다.
회장의 모두가 황당한 표정을 짓고있었다.
그 중에서, 란코와 아냐와 카코와, 그리고 유키미와 히지리와 페로만이 가슴을 졸이며 바라보고 있었다.
「먀─ 먀─ 냐앙──」
「……」
「──냐아」
약 1분 정도의 스피치가 끝났다.
다시 얼굴을 씻고는, 경쾌한 발걸음으로 란코에게 돌아간다.
엉엉 울어버린 란코에게 안긴 그리폰에게, 그녀들이 큰 박수를 보냈다.
조금씩 조금씩, 이끌린듯이 박수소리가 점점 커졌다.
『……훌쩍. 죄, 죄송합니다.……요즘 눈물샘이 약해져서』
훌쩍이던 카코가 침착해질때까지 다소의 시간이 필요했다.
이윽고 평정을 되찾은 카코는 한번 헛기침을 했다.
『커흠. 그럼 이어서, 전 동료인 타카가키 카에데님──』
「――이상입니다……정말, 행복합니다.」
신랑의 말에, 여기저기에서 휘파람이 날아온다
쓸데없이 듣기좋은 그 소리가 겹쳐, 멋진 하모니를 연주하고 있었다.
『그럼 마지막으로, 오늘 또 한사람의 주역, 신부인 란코님의 말씀이 있겠습니다♪』
카코에게 불리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화려한 구두를 따각거리며, 단상으로 올라간다.
연단 앞에 서서, 슬쩍 곁눈질로 부모님을 바라본다.
아버지는 눈물로 눈이 퉁퉁 불어있었고, 어머니가 상냥하게 란코를 응시하고 있었다.
다시 앞을 바라본다.
반은 이미 알고있는 얼굴이고, 남은 반은 앞으로 알게 될 얼굴.
란코는 대담하게 웃었다.
「확실히 새기도록──나의 이름은 칸자키 란코. 오늘 밤, 이 진명은 어둠속에 묻힐것을」
아버지도 어머지도, 눈을 크게 떴다.
그녀가 부모님 앞에서, 또 하나의 『진정한 말』을 하는건 지금이 처음이었다.
「영원한 여로였구나. 전우를 얻고, 전우를 잃고, 활을 버리고, 새로운 검을 얻었으니」
「계속되는 검극, 그 끝에서 발할라를 확실히 봤으니」
「깨지 않는 꿈은 없고, 풀리지 않는 마법도 없다.」
「그렇게 떠드는 광대를 쫓아내고, 소리높여 노래하는 재투성이들」
「나의 영혼의 그릇을 유열의 시가 채워내고, 잃어버린 백성은 없으니」
「오늘 밤, 여기서, 나의 새로운 진명으로, 그 고결한 깃발을 바꾸겠다.」
초대객들도 대담한 미소를 돌려준다.
란코의 말은 난해하고, 불손하고, 과대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직했다.
그녀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웃으며.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는……모두의, 덕분입니다.」
어깨를 떨며
「모두들……모두들…………!」
다시 눈을 감고, 1/4세기 동안의 생을 되돌아본다.
할아버지의, 어렴풋한.
할머니의, 상냥한.
아버지의, 다소 엄격한듯한.
어머니의, 극상의 느긋한.
그의, 상처투성이의。
카에데의, 장난스러운。
아스카의, 씨크한.
아냐의, 아름다운.
그리폰의, 늠름한.
카코의, 카나데의, 슈코의, 린의, 리이나의, 스승의.
요시노의, 미유의, 유키미의, 히지리의, 아이리의, 후미카의, 하지메의, 야스하의, 사치코의, 팬의, 모두의.
가장 사랑하는, 남편의.
그 모두의 미소를 떠올리고.
그리고 란코는, 인생 제일로 가장 솔직한 한마디를 외쳤다.
「정말 좋아해……!!」
「여보」
「왜, 당신?」
「우리들……란코를 좀 잘못키운거 아닐까?」
「신기하네……나도 그렇게 생각한 참이야」
「이 나이가 되서, 부모를 울리다니, 정말이지」
「정말, 곤란한, 사랑스러운 딸이라니까」
미소와 축복과 그치지 않는 박수에 둘러싸여,
계속, 계속, 란코는 눈물을 흘리며 웃고있었다.
그리고 모두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묘사하지 못했던 그녀들의 대활약이 실려있습니다.
괜찮으시다면 부디, 이쪽의 과거작들도 즐겨주세요.
http://twpf.jp/Rhodium045
어둠에 삼켜져라!
(후서)
・본작은 몇개의 과거작과 설정을 공유하고 있습니다만, 치명적인 1년간의 엇갈림이 있습니다.
데레마스의 이상한 연령 설정과 생각없었던 과거의 저의 콤비네이션을 기대해 주세요
・아냐란, 진짜 최고니까 많이 생기길
・제 6회 신데렐라 걸 총선거 기대되네
・이번회는 50편째의 특별기념이었으니, 다음부터는 다시 단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상주세요!!!!!!!!!!
끝났다.
워낙 마음에 들은 작품이라 번역하면서도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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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작가 프로필 가보니 진짜 많이 쓰셨네요. 굉장해…
번역 고생하셨습니다. 연관되는 과거작들이 중간중간 떠올라서 더 재미있게 봤습니다.
정말 사랑스러운 작품이었네요. 번역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