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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사와 후미카 [책 여행에, 마음을 더해서]

댓글: 4 / 조회: 898 / 추천: 3



본문 - 10-27, 2018 12:59에 작성됨.

처음에 읽은 것은、그림책이었어요
 
아직 어려서 문자를 읽지 못했던 무렵、어머니가 침실에서 읽어주시던 그림책, 

이야기 꾼인 어머니의 목소리를 통해서、그려진 그림을 통해서

저는 처음으로、자신 이외의 세계를 알게 되었죠 

내용은 지금 생각해보면 변변찮은 내용이었지만
 
애들 속임수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유치한 내용이었지만

그래도、저는 분명하게 사랑을 느끼고
 
당시에는 몇번이나 어머니께 읽어 달라고 했었죠

거기서부터、였네요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와는 완전히 다른、먼 이야기를 알게 되고
 
좀 더、좀 더 알고 싶어져서
 
모든것은……거기에서、시작되었죠 





다음에 손에 넣은 것은、옛날이야기였어요
 
문자를 자력으로 읽을 수 있게 돼서、조금씩 문장의 의미를 알게 돼서

처음으로、저 혼자만의 힘으로 읽은 책
 
거기에는、그림책 이상으로 신기한 세계가 펼쳐져 있었죠

해외의 동화 처럼、조금 어두운 결말을 맞이하는 이야기도

보답받지 못하는 이야기도、멋진 결말로 끝을 맺는 이야기도

일본의 옛날이야기 같은、작자 미상의 옛날 이야기도

눈물이 나는 이야기도、나중에도 여운을 남길만한 이야기도 

그 모든 것이、저를 보다 강하게 문자의 세계로 끌어들여서

어떤 결말도、이야기의 세계로 끌고가 버려서
 
많은 책을、도서관에서 빌려다 읽고、반납하고 빌리고
 
좀 더 좀 더、문자의 세계에 접하고 싶어졌어요





다음에 읽은 것은、신문이었어요
 
거실의 탁자 위에、아침과 저녁에 언제나 올라와 있던 신문지
 
아침에 일어나는 게 기다려지고、학교에서 집에 오는 게 기다려지고

그걸 읽으면서、저는 제가 사는 세계를 알게 되기 시작했죠 


신문은、아주 훌륭해요
 
책과 마찬가지로、스스로가 그 땅에 가지 않아도 무사히 세계를 알게 되니까요。
 
지금까지 읽은 옛날 이야기나 그림책 만큼 멋진 결말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기사 하나하나가、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죠 

물론、그 모든 게 진실하다는 건 아니에요
 
그래도、모든 게 사실이고 전혀 거짓이 없는 진실 뿐인 이야기는
 
누군가의 주관이 섞이지 않은 객관적인 스토리 뿐이고
 
그건 또한、재미가 없으니까요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나서 푹 빠져서 읽은 것은、소설이었어요
 
러브스토리、미스테리、호러、그 외의 방대한 수의 분류
 
읽어도 읽어도 끝이 없어서
 
제가 혼자서 다 읽을 수 있는 양은 얼마되지 않는 다는 걸 알고나서  

그런 너무나 큰 책의 세계를 실감하게 되면서
 
저는 더욱 더 행복해졌어요
 
내가 살아있는 한、계속 새로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고 

아무리 읽어도、끝없이 늘어나는 세계의 전부는 손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소설의 주인공이나 등장인물에게 감정이입을 하거나、숨 막히게 긴장되는 분위기의 서스펜스를 즐기거나
 
내가 될 수 없기에、더욱 다른 세계의、다른 세계의 거주자들을 동경하며
 
하지만、이 무렵부터 일까요
 
저는 조금、제가 사는 세계를 업신여기기 시작한 걸지도 모르겠네요 





자신이 움직이지 않고、많은 세계를 접해 버려서
 
그렇기에、더욱이 자신은 움직이지 못하게 되고
 
스스로가 이야기의 등장인물 같은 건 될 수 없다고、생각하게 되고
 
그렇기에、점점 더 책의 세계로 비집고 들어가게 되고

당연한……소리겠죠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인물은
 
제가 읽으면서 동경하던 인물들은
 
거기에 상응하는、노력을 하고 있었으니까요

반짝반짝 빛나는 면만을 보고 있는
 
활약하고 있는、빛나는 면만이 그려진 책읅 읽기만 해서는
 
깨닫지 못하는 것들 뿐으로、당연히 저는 깨닫지 못하고
 
먼 세계를 동경하는 것 조차 잊고、그저 그 세계의 분위기에만 빠져들었어요 



더욱 성장하고、숙부님의 고서점 일을 돕기 시작하면서 손에 든 것은、학술논문이었어요
 
하나의 테마를 규정하고、이론을 세워 결론을 낸다。
 
그것도 또한、제 마음을 간지럽혀서
 
지금까지 읽지 않았던 장르인 만큼、또 동심으로 돌아간 것 처럼 푹 빠져서 읽었죠 

지금까지 읽어 온 문자의 세계 중에서、가장 현실적인 구성。
 
과학에 근거한 검증、납득이 가는 마무리。
 
제가 한 때 몰두하고 있던 것은 지금 제가 있는 세계와 같은 장소의 것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이세계의 이상한 법칙도 편의주의적인 연애소설도 아니고、실제로 이 세계에 있는 문장으로 전개하는 것이기에

고서점의 계산대에서 짬을 주체 못하고 있는 동안에는、논문과 소설을 교대로 읽어서

다른 세계를 여행하고、또 이 세계로 돌아오고

저자의 노고에、쌓아 올린 노력을 반추해보기도 하고
 
왔다 갔다 둥실둥실 한 감각이 기분이 좋았다고 기억하네요
 





제가 새롭게 손을 뻗은 것은、연대기였어요
 
연대별로 사건이 모여있던 편년사。
 
그런 역사서는、당연히 과거에 일어난 일들로
 
보다、가까이서 느끼고 싶어서

흐름을 알고 있는 상태로 읽는 사실은、하나하나 보는 이상으로 재미있어서
 
현실인데도 먼 세계 같은 감각으로
 
어떤 생각으로、그 인물들이 행동했는가、등을
 
뒤에서 답을 하며 읽는 감각이、기분 좋아서 

하지만、역시나
 
같은 세계 일텐데、나와는 다르다、고 느끼고 있었어요
 
저는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을 만한、문자로 정리될 만한 큰 일은 할 수 없으니까
 
가깝고도 먼、그런 감각이、조금씩 가슴에 박혔죠






먼 세계를 동경하면서도、절대로 불가능하다고 이해해 버려서 

저는 스스로가 움직이려고 하지 않아서
 
그저 혼자서、이 고서점의 안쪽에서
 
혼자서 페이지를 넘기고、세계를 돌아다니며 

그런 나날의 반복이、계속 변함없이 이어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아니、다른 선택사항을 몰랐죠
 
계속、그렇게 지내왔으니까

애초에、다른 길을 모르고 있었으니까 

……네、그래요。
 
당신이 이 고서점에 들어와서、문을 열고、새로운 바람을 넣어 주실 때까지
 
문자의 세계를 여행하고 있던 저를

현실 세계에서 날갯짓 할 수 있게 해준 당신이 와 주실 때까지는 

동경하기만 하던 존재에서、동경하는 장소에 서게 만들어 주고
 
눈부시다고 생각하고 있던 존재에 다다를 때까지、저를 빛나게 해줘서
 
물론、문자 뒤에 숨겨진 노력이나 괴로움을 알게 되는 일도 있었지만…… 

어떤 때에도、페이지를 넘기는 것처럼、당신이 뒤에서 밀어 주었기에

아직 읽은 적 없던 세계를、읽을 일이 없던 세계를
 
저는 문자보다 먼저、스스로 경험하게 되었어요。
 
문자로도 몰랐을、알게 될 일이 없었을 세계를

저는 읽기 보다 먼저、스스로 알게 되었습니다。 





……조금、이야기가 길어져 버렸네요。
 
홍차 한 잔 더、드릴까요?
 
……그렇네요、완전히 어두워졌으니……조금 있으면 식사를……
 
네、지금은 뭘 읽고 있냐、고요……? 

……후훗、요리책이에요。
 
이것도 또한、당신과 만나지 않았다면 손을 뻗지 않았을 책이라고 생각되네요。
 
저를 변하게 해주신 당신에게
 
저의……우리들의、새로운 세계로 가는 여행에 

제 마음을、더하기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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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리뉴얼 후에 이곳을 떠났던 회원입니다. 

후미카 생일인데 글이 좀 올라왔을까 싶어서 와봤습니다.

그야말로 저한테는 영원한 아이돌이라고 부를 수 있는 후미카 이기에 축하를 하고 싶었습니다.

다른 곳에 올렸던 후미카 팬픽 몇가지를 올리려고 했지만 중간에 자꾸 글이 잘리는 바람에 올리질 못하겠네요

다른 건 몰라도 사기사와 후미카 [탄자쿠에 소원을] 이 작품에 대해서만은 어떻게든 이곳에서 그것만 읽은 독자분들의

멘붕을 해소시켜드리고 싶었는데 글이 자꾸 잘리니 어쩔 수가 없더군요

일단 사기사와 후미카 [탄자쿠에 소원을] 이 작품은 어디까지나 if  스토리 이고 제대로 된 해피엔딩 버전이 딱 1년 후에
같은 작가에 의해 쓰였습니다. 사기사와 후미카 [탄자쿠에 적어놓은 공상문학] 이라는 제목이죠
제가 활동하는 사이트를 언급하는 것은 이곳에 실례가 될 수 있으니 대신 다른 역자분이 번역해서 이곳에 올려주시길 기원하면서

원문 링크를 2번째에 달아놓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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