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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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직장에 있고 싶지 않아서, 평소에 퇴근하던 시간에 나왔다.
일이 멈춰 있는 걸 견딜 수가 없었다.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내일 일을 준비하고 싶지 않았다.
실패는 하지 않았다.
실패조차 하지 못했으니까.
한 걸음씩, 천천히 나아가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문득, 걷는 방법을 잊어버렸다는 걸 눈치챘다.
죽고 싶다든가, 그런 생각은 조금도 없다.
그럴 여유도 없다.
지금은 어떻게든 이 상황을 타파해야만 한다.
…………어떻게?
모르는 가게의 문을 열었다.
문의 안쪽엔 조용한 바가 있다.
그 분위기에, 화가 난다.
여기에서라면 조금은 침착해질지도 모른다.
세련된 내부 장식을 뽐내고 있는데도 화가 난다.
지금은 어쨌든 혼자서 느긋하게 쉬고 싶다.
고요함이 고독한 나를 비웃는 것 같아서 화가 난다.
모처럼이니까 뭐라도 마시면 기분이 나아질지도 모른다.
현실도피를 위한 술을 파는 가게인 것 같아서 화가 난다.
자리에 앉는다.
카운터 너머를 서성거리는 마스터 같은 장년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지금은 그 대응에 구원받는 느낌이다.
그 대응이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아서 화가 난다.
나는 지쳐 있다.
그게 이 짜증의 근원이다.
지금의 나는 뭐에 대해서든 화가 나는 거겠지.
그러니까………
………그러니까 뭐지?
어쩔 수 없는 건가?
어쩔 수 없다면, 뭐가?
포기할 건가?
포기하면, 뭐가 어떻게 바뀌지?
어쨌든 지금은 침착해져야 한다?
……어떻게?
사고가 돈다.
돌며, 정체한다.
아니, 정체하진 않는다.
애초에 나는 아무것도 생각하고 있지 않았을 거다.
자는 동안에 꿈을 꾸는 것처럼.
황당무계하고 난잡한 사고가 머릿속을 지배한다.
고민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뭐라도 주문하려고 의식을 외부로 향한다.
그러고 나서야, 이 가게에 들어온 게 처음이고, 메뉴도 주문 방법도 모른다는 걸 깨달았다.
깨달아서, 화가 났다.
눈 앞의 장년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런 가게겠지.
멋부릴 뿐, 불친절한데다 태만하다.
문외한인 내가 올 데가 아니었다.
후회와, 분노.
멈추지 않는 감정의 격류는, 나를 사고의 세계에 가둔다.
다른 사람들에게 나는 어떻게 비치고 있는 걸까.
도망치고 싶은 기분이 되었다.
……………어디로?
「아저씨, 늘 마시던 걸로! 이 쪽 오빠한테도!」
알고 있는 목소리가 들렸다.
화가 났다.
구원받았다.
조용하고 짜증나는 이 공간의 분위기를, 혼자서 크게 진동시켰다. 그 사실만으로도 불쾌했다.
유쾌한 그 음색이, 나를 잡념의 우리에서 빼내 주었다. 이제서야 처음으로 주변이 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유키」
「얏호, 프로듀서! 지금 들어왔어?」
시선도 보내지 않고 그 목소리의 주인의 이름을 부르면, 평소대로의 모습으로 근처에 앉는 게 시야 구석에 비쳤다.
방해돼.
안심돼.
시끄러워.
기분이 풀려.
어딘가 꺼져 버려.
혼자 있는 것보다 나을지도 몰라.
도와줘.
「드문 일도 다 있네, 이런 데서 만나고」
「그럴지도」
그래서 어쨌다는 거야.
「프로듀서, 평소에도 여기 자주 와?」
「아니, 처음」
그런 걸 알아서 어쩌려는 거지.
「그치ー,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
「뭐, 오늘은 어쩐지 그러고 싶어서」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고? 그럼 왜 물어본 거지?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거 아니었나?
안 된다, 짜증만 쌓여 간다.
감정은 흔들리고 있는데, 표출할 수 없다. 그게 이 짜증의 원인이다.
원인이라서 뭐지. 해결할 수 있는 건가. 냉정한 체 하고 있을 뿐이야. 아무 것도 모르고 있어. 머리가 돌아가질 않아. 잡념이다. 근본적이지 않아. 대처법을 생각해야 해. 그런 게 있을 리가 있나. 있었다면 진작에………
눈 앞에는 유리잔이 두 개. 지금 놓인 걸까, 전부터 있었던 걸까.
역시 화가 난다.
「방금 들었어? 늘 마시던 걸로, 가 통하는 건 굉장하지 않아!?」
「아아, 그렇구나」
이 거리에서 안 들릴 리가 없지.
「조ー아, 그럼 건배할까!」
「너, 정말 건배 좋아하는구나」
떠들고 싶을 뿐이라면 내가 없는 데서 해 줘.
「그래도 평범한 건배는 시시해. 뭘로 하면 좋을까나?」
「철저하구만… 너의 눈동자에, 같은 거?」
무의미에다 무의미를 겹치고 있을 뿐이지.
「앗핫하! 센스 구려ー!」
「너무하네… 그럼 뭐가 좋은데」
차라리, 전부 털어놔 버릴까.
이 유리잔을 내던지고.
분위기도 파악할 줄 모르는 그 유들유들함이 싫다고.
가게를 배려할 줄 모르는 그 시끄러움이 싫다고.
언제나 헤죽헤죽 웃고 있는 그 성격이 싫다고.
성격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그 성씨가 싫다고.
반짝반짝 빛나는 이름이 싫다고.
시끄러워, 다가오지 마, 상관하지 마, 더 이상 어질러 대지 말라고.
내 담당 아이돌은 옆에서 언제나처럼 웃고 있는 걸까. 안 봐도 알 수 있다. 아랫쪽을 향하는 시선 끝에는, 유리잔을 든 내 손만이 비쳐서………
「그럼, 아직 못 본, 내 다음 스테이지에!」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그 한 마디가 모든 걸 날려 버렸다.
마치 마리오네트처럼, 내 얼굴이 움직인다.
시선이 올라간다. 카운터의 장년이 비친다.
시선이 돈다. 옆에 앉은 그녀가 비친다.
순진한 웃는 얼굴에, 살해당했다.
「…………………」
「…프로듀서?」
눈동자를 들여다보게 된다. 내 눈동자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동자엔, 남자가 비쳐 있다.
피곤한 표정을 짓고 있는.
울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당장이라도 만사가 싫다고 말할 것 같은.
그녀를 톱 아이돌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남자가 비쳐 있다.
유키의 다음 스테이지 기획이 통과되지 못했다.
여러 사람에게 고개를 숙이고, 정보를 모으고, 과거 사례를 모으고, 기획서를 모으고.
그러나, 다음 일이 정해지지 않았다.
그게 일 주일 전이다.
아직도, 정해지지 않았다.
이 일 주일간, 아무것도 없었다.
공백이다. 정체다. 막힌 길이다.
기획은 아직도 정해지지 않았다.
웃어야 한다.
그저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를 위해서도 아니고, 나를 위해서도 아니고.
멋부린 말로 표현하자면, 이 이름도 모를 술을 위해서.
눈동자 속의 남자는, 서투르게 웃었다.
눈썹은 팔자를 그리고, 미간에는 주름이 모이고, 눈은 물기를 띠고, 콧구멍은 열리고.
보는 사람에 따라선, 우는 걸 어떻게든 참아내고 있는 것 같은 표정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웃고 있다. 남자는 웃고 있다.
나는, 웃고 있다.
눈동자의 그녀는, 남자 따위보다 훨씬 아름답게 웃어 보였다.
「「건배」」
조용한 공간에, 두 개의 목소리가 울렸다.
말하는 것에 의미는 없다.
말하는 것만으로 뭔가가 해결된다니, 그렇게 적당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뭔가 바뀐 것도 아니고, 일이 진행될 전망도 전혀 없다.
가게의 고요함은 변함없이 짜증나고, 집에도 돌아가고 싶지 않다.
하지만, 마음대로 말이 나왔다.
분명 그건, 그녀를 위해 노력하는, 나를 위해서.
「…좋아. 내일은 다시, 힘내자」
내일은 제대로 웃으며, 그녀에게 술의 이름이라도 묻기로 하자.
일이 너무 싫어서, 윳키가 위로해 주길 바라며 썼다.
쓰는 도중에 이런 시간이 됐으니, 아마 내일도 너덜너덜.
그렇지만 평일에 쓰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 썼다. 후회는 없어. 잘 자요.
元スレ
モバP「何もかもが嫌になって」
http://ex14.vip2ch.com/test/read.cgi/news4ssnip/1473342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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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아이마스 ss 번역량이 992kb가 되네요.
아무 의미 없지만, 어쩐지 1메가 달성을 축하해야 할 것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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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역시 아이돌들은 최고!
일이 잘 안풀리다보니 자신에게 화가 난 P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