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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앨리스

댓글: 12 / 조회: 2029 / 추천: 4



본문 - 06-15, 2017 02:24에 작성됨.


살아있는 앨리스


※호러 주의


1: ◆i/Ay6sgovU 2017/06/14(수) 22:31:45. 43 ID:6jKTh3xi0


  그 날의 하늘은, 조금 흐렸습니다.

  학교 갈 때 우산을 챙기지 않았던 저는 수업이 끝나고 비가 내리지 않기를 빌면서 사무소로 향합니다.
  전철에서 내려 역을 나왔을 때에는 당장 비가 내릴 것 같아서.
  결국, 사무소에 도착하기 몇십미터 전에서 손등에 차가운 물방울이 닿는 감각을 감지했습니다.
  서둘러 사무소로 뛰어가, 현관홀에서 쉼호흡을 합니다.






  (별로 젖지 않았고……뭐, 운이 좋았을지도 모르겠네요.)

  옷과 가방에 뭍은 물방울을 손으로 털어내고, 한숨을 내쉰 후에 깨달았습니다.
  현관홀의 구석, 분명 어제까지는 아무것도 없었던 장소에, 몇사람이. 자신과 비슷한 나이의, 아마 저쪽도 학교가 끝나고 바로 사무소에 왔을것으로 추측되는 몇 사람이, 무언가를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무슨 일인가요?」

  「아! 아리스쨩! 안녕─!」

  기다리고 있었다는듯이 대답을 돌려준 사람은 카오루씨입니다. 그녀가 발랄한거야 평소와 마찬가지였지만, 보아하니 카오루씨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표정을 짓고있었습니다.

  「아리스쨩! 이거이거! 봐봐!」

  「하, 하아……」

  치카씨에게 촉구받아 시선을 사람들의 중심으로 옮기니.

  「……인형?」

  그곳에 있던 것은, 한개의 인형.

  손으로 들기에는 묘하게 크고, 그렇지만 바닥에 뒀다가는 보지 못해 지나가는 길에 차버릴것같은, 그런 크기의 서양인형이 놓여 있었습니다.






  저희 키의 반정도일까요. 그 얼굴의, 몸의, 묘한 리얼리티에, 조금, 불쾌감을 느낍니다.

  「이건 뭐죠……?」

  「……치히로씨가……친구한테 받았다고……」

  곤혹해하는 제 군소리에 대답해준 유키미씨는, 무언가를 말하고 싶다는 시선으로 저를 응시하고 있었씁니다.

  「그런……가요. 그건 그렇고,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상당히 연한이 느껴지네요……」

  솔직히 "낡았다"고 느꼈지만, 다른 아이돌도 있는 앞이니 일단 조금 돌려말합니다.

  「그렇게 말하면 안돼! "앤티크"라고 하는거야!」

  「……누가 한 말인가요?」

  「아이 언니!」

  아마 의미는 제대로 모르고 하는 말이겠죠. 그렇게 생각하며 한번 더 인형을 보니, 그 옷에서 묘한 기시감이 느껴졌습니다.

  「……이거……아리스……」

  「……무슨 의미인가요」

  생각보다 말이 날카롭게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해 치카씨가 대답했습니다.

  「아니야! 아리스쨩이 아니라, 앨리스말야! 이상한 나라의!」

(*새삼스럽겠지만 앨리스는 일본에서 아리스라고 발음합니다.)






  ……아아, 과연, 처음에 느낀 불쾌함의 정체는 그거였구나.

  상태가 안좋아서 지금 눈치챘지만, 이 옷은 분명.
  자신이 옛날부터 싫어했던, 정말 싫어했던, 이야기 속의 소녀.
  아이돌이 되고나서 조금은 익숙해졌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 이름은 좋아할 수 없어서.
  이 인형이 "그것"이라고 알자마자 왠지 굉장히 서로에게 적의를 향하는듯한, 그런 감정이 솟구쳐버렸습니다.

  「……하찮네요. 어차피 버려진 인형이겠죠.」

  마치 변명하듯이 폭언을 토해버린 저는, 곤혹해하는 표정을 짓는 사람들을 보지도 않고 그 곳을 떠나려고 했습니다.
  분위기를 망친것을 마음 속으로 사과하면서.
  그대로 떠나려고 인형에서 눈을 뗀 순간.

  「……앗……!」

  유키미씨가, 평소보다 조금 큰, 조금 놀란듯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 소리의 방향은, 저……가 아니라, 인형.

  「앗……귀가……」

  카오루씨는 반대로, 평소보다 작은, 조금 무서운듯한 늬앙스도 포함한 목소리.
  다시 인형에게 눈을 돌려보니.

  「귀가……떨어졌어……?」






  ~~~~~

  (이런 기분으로 레코딩 해야하다니……)

  결국 그 후, 치히로씨에게 처리를 맡기고, 이 날의 유일한 일인 레코딩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솔직히 기분은 최악입니다. 자신이 부순것은 아니지만,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은 사실.
  애초에 아무도 건들지 않았는데 왜 망가진걸까요……?
  잊어버리자고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인형의 표정은 제 머릿속에 달라붙어 도저히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잘 부탁할게요~……응? 아리스쨩, 얼굴이 무섭네~?」

  「정말이네요…….혹시……몸이 좋지 않으면 무리는 하지 않는게……」

  그렇게 말하며 스튜디오에 들어 온 슈코씨와 후미카씨의 목소리로, 어떻게든 정신을 차립니다.

  「아, 아뇨, 문제 없어요. 잘 부탁드립니다」

  두 분은 다소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바로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왔습니다.
  "깊게 묻지 말아줬으면 한다"는 제 표정을 보고 저를 존중해준걸지도 모르지만, 그걸 신경써봤자 의미가 없습니다.

  다른 유닛 멤버인 아스카씨와 카나데씨는 별도로 녹음했고, 이미 끝난 모양입니다. 워밍업을 끝내고 첫번째로 슈코씨가 레코딩실로 들어갔습니다.
  슈코씨가 스탭에게 몇가지 확인을 받는 동안, 데모 음원을 틀고 집중력을 높힙니다.
  저는 프로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일에는 전력으로 임해야 하겠죠.






  수록을 끝낸 슈코씨와 엇갈려서 레코딩실로 발을 디딥니다.
  스탭과의 회화는 한두마디. 헤드폰을 장착하고 앞을 바라보니, 슈코씨를 위해서 올라가있던 마이크가 저를 위해 내려와줍니다.

  「시작할게요」

  그렇게 말한, 순간.


  카앙!!!!!


  마치 머리를 누군가에게 맞은 듯한 충격이 저를 가로질렀습니다.






  반사적으로 헤드폰을 벗고, 바닥에 웅크립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이해해야 하는데, 머리가 전혀 돌지 않았습니다.

  「으으……」

  「아리스쨩!!」

  가장 먼저 달려와준 슈코씨가 상냥하게 저를 부축해줍니다.

  「아리스쨩……!」

  후미카씨의 목소리도 들립니다. 그것도 걱정스러운 음색으로.

  헤드폰을 벗었는데도, 아직 제 머릿속에는 수록해야할 곡이 흐르고 있어서…….

  ……어라?

  아니야. 이 음악은, 내 머리에 흐르고 있는게 아니라…….






  아직도 다소 몽롱한 의식으로, 소리의 출처를 찾으니, 손에 들고있는 헤드폰에서 그 소리가 들리는것을 깨달았습니다.
  본래라면 귀에 대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소리가. 이렇게 떨어진 장소에서는 닿지 않아야 할 소리가.
  그 방의 전원의 귀에 들리고 있었습니다.

  마치 스피커인듯이 소리를 뿜어내는 헤드폰.
  그것을 귀에 댔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두통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뭐야! 소리 왜 저렇게 키웠어!? 위험하잖아!?」

  슈코씨가 스탭에게 따지고 있지만, 정작 그 스탭도 당혹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그렇겠죠.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첫사람이 수록했을 때의 음량을 리셋하는건 비효율적이니까요.
  게다가, 내렸으면 모를까, 올렸을리가.

  결국 원인을 알 수 없는채 끝. 저와 후미카씨의 수록은 뒤로 미뤄지고, 그 날은 집에 돌아갔습니다.
  사무소에서 나올 때, 그 인형을 보지 않으려 했습니다.






  ~~~~~

  다음날. 기분을 고치……는건 힘들었지만, 가능한 어제 일은 신경쓰지 않을 생각으로 사무소에 들어갔습니다.
  그러자, 인형 앞에 사람의 그림자가 하나 있었습니다.

  헤어스타일과 그 색으로, 그림자의 주인이 프레데리카씨라는 것은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평소였다면 한마디 인사를 하고 지나쳐서 사무소 안쪽으로 향했겠지만, 오늘은 두가지 이유로 그럴 수 없었습니다.
  첫번째, 이 후의 일이 후레데리카씨와 함께하는 일이라는 것.
  아무리 인형 근처에 있기 싫다고해도, 여기서 프레데리카씨와 대화도 하지 않는것은 너무 부자연스럽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이것이 더 큰 이유입니다만.
  ……인형을 응시하는 프레데리카씨의 눈이, 표정이, 여태까지 한번도 본 적 없을 정도로 진지해서 무심코 숨을 삼켜버렸기 때문입니다.

  제 기색을 알아챘는지 프레데리카씨가 뒤를 돌았습니다. 그 표정은 아직도 딱딱해서 저는 도저히 입을 열 수 없었지만, 그것도 한순간만.
  제 모습을 시야로 파악한 프레데리카씨는 바로 평소의 미소를 짓고는 말을 걸었습니다.

  「와오! 아리스쨩! 봉쥬르~♪」

  방금전의 표정은, 마치 환상이었다는듯이.

  ……물론 환상이 아니었기에, 평소보다 낮은 톤으로, 저는 저의 망막에 새겨진 인형을 진지하게 응시하는 프레데리카씨에게 물었습니다.

  「무엇을……보고 계셨나요?」

  「에?……그~게말야」

  단 한순간, 프레데리카씨는 미혹의 표정을 짓고는, 뭔가를 각오한듯이 입을 열었습니다.

  「이 아이의 눈말야」

  「눈……?」

  「……이런 색이었나?」

  「……네?」






  프레데리카씨가 말한 "이 아이"가 누구를 가리키고 있는지는 명백했습니다.
  "보기 싫어"라는 공포심은, 조금 무서운걸 보고싶다는 호기심과, "확인해야 해"라는 표현하기 어려운 의무감으로 뒤로 물러났습니다.
  대답하면서 인형의, 그 눈으로 시선을 옮겨보니, 그 색은.

  불타는듯한.


  ――적색이었습니다.






  ~~~~~

  「흥흥흐흥~♪」

  옆에서 걷는 프레데리카씨는 일부러인듯이 콧노래를 흥얼이고 있었습니다.
  기껏 쓴 변장용 모자나 안경도, 그 콧노래와 흘러나오는 금발때문에 의미가 없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무심코 응시하고 되돌아봅니다.
  "입다물고 있으면"이라고 자주 형용됩니다만, 뒤집어 말하면, 비쥬얼에 대해서는 일절 흠이 없다는 의미겠죠.
  때때로 저에게 말을 걸고, 그런가하면 갑자기 브랜드 숍의 아이템을 과장스럽게 칭찬하고. 그럼에도 보폭은 저에게 맞춰줍니다.

  이 날의 현장은 사무소에서 걸어갈 수 있는 범위에 있는 스튜디오였습니다.
  ……그래서, 프레데리카씨와 저는, 요즘 왠지 흐린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습니다만.






  「어라~? 그 스튜디오 어느 방향이더라?」

  「저기서 왼쪽이에요.……프레데리카씨, 저보다 더 자주 가셨잖아요?」

  「그렇구나……쭉 가면 맛있는 타코야키집이 있는데~」

  「만약 그렇다해도, 촬영 전에 타코야키는 언어도단이에요.」

  「농담이야~?」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진행 방향을 왼쪽으로 전환합니다.
  그 직후.

  (왓……!)

  갈림길 너머는 사각이다보니, 시야가 열리기 전에는 그곳에 무엇이 존재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제가 그곳을 돌았을 때, 눈 앞에 나타난 것은 장신의 사람의 그림자였습니다.

  (부딪친다……!)

  순간적으로 저는 피하기위해 몸을 옆으로 움직였습니다.
  어떻게든 정면충돌은 피하겠다……라고 생각한 것도 순간.
  처음에는, 그 사람은 손에 아무것도 들고있지 않고 걷고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무거운 가방도, 큰 백도, 가벼운 파우치도, 그 사람은 들고있지 않았으니까.
  팔에 가볍게 부딪히는건 어쩔 수 없으려나. 같은 태평한 생각을 하면서.

  그러나, 그 일순간의 사이에. 부딪히기까지 한 호흡동안의, 제 비강에 닿은 것은, 그 "냄새".
  그리고, 제 눈이 앞으로 향하고, 그 사람이 들고 있는 물건을 파악한 것은 거의 동시였습니다.






  담배다.


  문득 떠오른 것은, 「담배를 들고있는 손은, 어린이의 얼굴 높이입니다」라는 어디선가 본 포스터의 멘트.
  상대의 몸을 간신히, 아슬아슬하게 피한 직후의 저는, 그 이상 몸을 움직일 여유가 없어서.
  눈구멍으로 순식간에 다가오는 붉은 빛이 시야에 퍼지고 있음에도, 머리만 태평하게 움직이고 있어서.
  일순간, 세계가 슬로모션이 된 듯한 감각조차 느껴졌습니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눈을 감을 수 없다.
  극명하게 떠오르는 결말이, 뇌에 달라 붙어 떨어지지 않아서.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아리스쨩! 저거봐봐, 저 목걸이! 쪼~옴 귀엽지 않아!?」

  그 목소리의 톤과는 부조화인 강한 힘으로, 경직되어있던 제 몸이 끌려갔습니다.

  방금 전까지 제 얼굴이 있었던 장소를 통과하는 적색.
  흐트러진 호흡과 담배 냄새의 편성은, 저를 기침 직전까지 몰아넣었고.
  시끄럽게 떠드는 심장은, 제 전신에서 분출되는 땀을 만들고 있는것 같았습니다.






  「으악! 비싸! 뭐야 이게!?」

  그런 저를 제정신으로 돌려준 목소리는, 평소의 상태로 말을 건내고 있었습니다.

  「……」

  「……? 왜 그래~?」

  「손……놓아……주시겠어요……?」

  「앗! 미안미안~」






  손이 툭 떨어졌을 때는 이미, 프레데리카씨는 앞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 뒤의 촬영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지시는 전혀 들리지 않았습니다. 걸음도 표정도, 분명 곤란할 정도로 무거워서.
  길게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는 일이라는게 불행 중 다행일까요.
  아마 프레데리카씨가 도와주셨다고 생각합니다.

  간신히 집에 도착한 저는, 어느새 자고 있었습니다






  ~~~~~

  사무소로 향하는 다리가 점점 둔해진다는 자각은 있습니다.
  무심코 발을 멈추기도 합니다.
  꼭 그럴 때마다 왠지 사무소가 가깝게 느껴지는 것은 대체 어째서일까요.

  오늘은, 그 인형 앞에, 아무도 없었습니다.
  어제까지였다면 분명, 저는 이런 것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빠른 걸음에 지나쳤겠죠.
  그렇게 생각하면서, 한 걸음, 또 한 걸음, 인형에게 접근합니다.






  떨어진 귀.

  붉게 물든 눈.

  그리고.


  찌부러진 손끝.


  온 몸에 소름이 돋은 이유는, 그 처참함에 대한 단순한 거절과.
  그 날 일어났었던 일.






  「자자~! 여기서부터 순서대로 엄지~ 검지~ 중지~ 약지~ 새끼손가락!」

  「하나하나는 무취이지만, 전부 바르면 해피하고 무심코 트립해버릴 향기가!」

  「이것이 시키쨩이 프로듀스한 매니큐어로다!」

  사무소의 메이크 룸에서, 시키씨가 메이크 담당에게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이 날의 취재는, 사무소 안.
  시키씨의 매니큐어를 바르고 취재를 받는 일입니다.
  신나게 설명하는 시키씨와 대조적으로, 제 시야는 왠지 흐릿해서.
  눈 앞에서 설명을 끝낸 시키씨의 손가락이, 하나씩 매니큐어로 물드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손재주 좋은 메이크 담당 덕분에 깔끔하게 칠해진 손톱을 보고 시키씨가 만족해하며 기쁜 표정을 지었습니다.






  「다음은 타치바나씨, 앉아주세요.」

  「……」

  「……타치바나씨?」

  의문스러운 메이크 담당의 목소리로 저는 간신히 표정을 그쪽으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느릿한 움직임으로 의자에 앉고, 손을.
  떨고 있는 손을.
  천천히 내밀자, 메이크 담당은, 시키씨에게 바른 것과는 다른 5종류의 병을 꺼냈습니다.






  우선은, 엄지용 매니큐어.
  병을 열고, 바르려 한 그 순간.

  「잠깐」

  방금 전까지만해도 자신의 손톱을 싱글벙글 웃으며 바라보고 있었던 시키씨가, 한 손으로 제 손가락을 숨기고, 다른 한 손으로 메이크 담당에게서 매니큐어를 강탈했습니다..

  「이거, 내가 준게 아니잖아」

  처음 듣는 시키씨의 냉혹한 목소리. 조금 냄새를 맡고, 이어서 말합니다.

  「……이런걸 인체에 발랐다간」

  하지만, 지금의 저는 그 말을 끝가지 들을 수 없어서.

  「……!」

  정신을 차리니, 저는 방에서 뛰쳐나오고 있었습니다.






  또야. 또야. 또야.

  우연이 아니야. 우연이 아니야. 우연이 아니야.

  무거운 걸음으로, 간신히 현관홀에 도착하고, 사무소에서 나가려고 했지만, 역시 인형 앞에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오! 아리스쨩! 이것 좀 봐~ 이 인형말야, 이렇게」

  그렇게 말하는 인물이 유키씨라는 것조차도 바로 깨닫지 못한 저는.
  이어지는 말도.


  「팔에 상처가 많았던가?」


  「뭐, 상관없나! 어때? 한가하면 야구하지 않을래?」

  등골은, 이미 얼어붙고.

  「아! 치사해, 유키! 아리스, 축구하자고!」

  귀는, 거의 기능하지 않아서.

  어느새, 도망치고 있었습니다.

  도망치고……있었습니다.






  (빨리, 빨리, 도망쳐, 도망쳐!)

  왜 도망치고 있는지는 모릅니다.
  안전한 장소가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무언가가 제 뒤에서 쫓아오는 감각에서 피하기 위해.

  달리고, 달리고, 달려서.
  가로막는 횡단보도의 적신호를 기다리는 시간이 마치 영원처럼 느껴져서.
  신호가 청색으로 바뀌자마자, 또 바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청신호는 「괜찮다」라는 신호니까.

  눈도 돌리지 않고.
  곧게 앞을 보며.

  그래서,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곳에.

  1대의 차가, 멈추지 않고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주위에서 울려퍼지는 비명.

  시야 구석에, 가장자리에 보이는, 그 물체가, 당장 부딪칠듯이.
  이번에는 머리도 일하지 않았습니다. 피한다는 생각도 못한채, 머릿속은 그저 뭉게뭉게할 뿐.

  또, 슬로 모션.

  그것을 끊어준.

  목소리.

  「위험해!!!!!!」






  턱!!!

  뒤에서 느껴진 큰 충격이, 저의 몸을 앞으로 밀었습니다.
  땅을 몇번 구르고, 시야가 팽글팽글 돕니다. 하지만 어째선지 아픔이 적어서.
  그것이, 누군가가, "나에게 충격을 준 누군가"가 안아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는데는 잠시동안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괜찮나요!!! 아리스쨩!!!」

  「아카네……씨」

  걱정을 목소리에 실으며, 하지만 불안을 주지 않는 큰 목소리로, 아카네씨가 저를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아, 아리스쨩! 파, 팔에서 피가! 죄, 죄송해요! 위험해보여서! 무심코 힘껏……!」

  그 흐르는 피를 보고. 상처 난 팔을 보고. 제 공포는 이미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기에.

  저는, 아카네씨에게 고맙다는 말조차 하지 않고, 사무소로 달려갔습니다.






  생각해보면, 용케 체력이 버텨줬습니다. 여기까지 일심분란으로 달려왔는데, 이번엔 돌아가다니.
  하지만, 그런 사실은 전혀 머리에 없었습니다.

  어떻게든 해야 해, 어떻게든 해야 해!
  그 인형을, 어떻게든 해야 해.
  그것이 사무소에 오고 나서 이상해졌어.

  빨리 치워버리자. 어딘가, 어딘가 자신의 눈이 닿지 않는 곳으로.

  빨리!

  빨리!






  얼마나 달린걸까?
  갔을 때보다 길었을까, 짧았을가.
  아니 물론, 같은 거리겠지만.

  사무소까지 어떻게든 도착하고, 난폭하게 문을 엽니다.

  그리고, 그 불길한 인형……을…….

  「어라……?」

  그 인형은.


  「없어……?」


  홀연히 자취을 감추고 있었습니다.







  숨을 헐떡이면서, 주위를 바라봅니다.
  인형이 있었던 곳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또한 그 주변에도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런, 막연한 불안감은, 어느 여성의 목소리로 덧칠해졌습니다.

  「어머? 아리스쨩?」

  「……치히로씨」

  「무, 무슨 일인가요! 옷이……아! 피가 흐르고 있어요! 세상에!」

  「인형은」

  「……네?」

  「인형은 어디에 있나요?」

  「인형이라니……아아, 여기에 있던 앨리스 인형 말인가요?」

  「어디에 있나요!」

  「아, 아리스쨩……?」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를 감지했겠죠. 치히로씨가 진지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건 준 사람에게 돌려줬어요.」

  「네……?」

  「완전히 너덜너덜하니까요……」

  지금, 이 사람, 뭐라고 말한거지?

  제, 잘 기능하지 않는 귀에 닿은 내용을 어떻게든 이해해 보자면.
  즉.

  「그, 그럼, 이제 이 사무소에는……」

  「없어요? 방금 전에 가져갔으니까요.」

  「그런……가요」







  새어 나온 것은, 안도의 한숨.
  악몽에서 깬, 그런 기분의.

  이제 괜찮아.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씩 머리가 돌기 시작합니다.

  「아리스쨩, 그 인형이 신경쓰이나요?」

  「아뇨, 이제, 괜찮아요」

  이제, 더 이상 그 인형에 대해서 생각하기는 싫었습니다.

  「어머? 그런가요?」

  「정말이지……앞으로 사무소에 이상한 물건 가져오지 마세요」

  「으…… 귀가 아프네요……」

  「치우는데도 시간이 걸렸겠죠」

  「그렇네요…… 그래도 깜짝 놀랐어요.」


  「설마, 이렇게 빨리」









  「머리까지 떨어질줄이야」













  끝







  평소에는 코미디 쓰고 있습니다


  과거작


  【모바마스】타치바나 아리스 「자파넷 프레데리카?」

  【모바마스】후타바 안즈 「프로듀서의 말투가 어둠의 유희처럼 됐어?」P 「그렇다고!」쾅☆

  이케부쿠로 아키하 「세상을 위해, 사람을 위해, 유키미를 위해」


  등도 잘 부탁드립니다


지금 당장 요시노님이랑 카코씨 불러와!!!
아니면 코우메나 코즈에라도!!!


그나저나 이 작가 만담개그만 쓰는줄 알았더니 호러도 수준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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