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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nacity to the past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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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14, 2016 03:50에 작성됨.

온천의 수증기에 숨어서 거리감을 잴 수 없다

 


「안 좋네」


나는 무심코 그런 소리를 중얼거리고 말았다.


「응? 미오, 왜 그래?」

「...아, 아니. 난 그다지 아무렇지도 않아」


내가 중얼거린 한마디를 들은 시부린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그렇게 물어와서, 나는 황급히 부정했다.

...응. 나는 별 문제 없지만. 뭐랄까. 역시 안 좋네, 라고 생각해 버린다.


「음 뭐, 그렇다면 괜찮지만」


시부린은 수상쩍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나한테 그렇게 말해주었다.

걱정해 주는 건 기쁘다. 하지만, 이건 내가 걱정받아서 해결되는 고민이 아니란 말이지.

나는 어색하게 시선을 돌려보았다.

한 사람은 우리들의 프로듀서다. ...아니, 정확하게는 전 프로듀서지만, 그런 남을 부르는 것 같은 호칭은 싫단 말야.

그러니까, 아예 프로듀서라고 통일해 버리자.

뭐, 그런 프로듀서는 뭐라고 할까. 묘하게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다. 힐끗 보면 모르겠지만, 왠지 모르게 아는 거다.

눈썹의 각도라든가, 눈을 찌푸린 정도라든가, 척 보면 모르겠지만 난 안다.

...좀 전에 카에데 씨의 말을 들으면 뭐,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해는 하지만.

그래. 나는 카에데 씨가 프로듀서에게 한 말을 우연히 들어버린 것이다.


『저를, 제대로 보고 계셔 주세요』


그 때의 카에데 씨의 표정은 진짜. 어른 여자란 느낌. ...으-음, 좀 아닌데.

그렇지. 그 표정은 소문으로 듣는 「여자의 얼굴」 이란 거야.

...아, 이거 역시 들으면 안 되는 느낌 아냐?

나는 문득 카에데 씨의 표정을 곁눈질로 힐끗 엿봐 보았다. 카에데 씨는 우리들에게 보여준 미소와는 또 다른 미소를 보이고 있었다.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모르겠지만, 우리들에게 보여줬던 미소는 부모가 아이를 보는 시선이었지만, 지금은 소년 만화에서 호적수를 만난 주인공 같은 표정을 짓고 있다.

응. 왠지 의욕이 넘치고 있네.

──이, 이런 건 생각하면 안 되지만, 둘의 관계가 무지 신경쓰인다.


「...미오, 역시 좀 이상하다?」

「에, 어?! 그, 그다지 이상하지 않은데!! 죠오아써, 미오 쨩 오늘도 열심히 해 버릴거야!!」


무심코 그런 반응을 해서, 역시 수상쩍은 표정을 짓는 시부린.

일단 지금은 이 화제를 생각할 때가 아니다. 일에 집중해야지.


「이제 슬슬 본방 찍습니다」


나는 뺨을 때리고 다시 기합을 넣는다.

좋았어, 일 열심히 하자!

자신의 근성에게 고함을 치고, 나는 카메라를 마주보았다.


「네, 오늘의 촬영은 여기서 종료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러면, 뒷날도 다시금 힘내죠. 자, 여러분은 차에 타 주세요. 지금부터 숙박할 여관으로 이동하겠습니다」


방송 디렉터가 우리들에게 그렇게 말하고, 커다란 밴에 타라고 재촉한다.

시부린이랑 시마무, 거기에 나는 뒷좌석에 앉고, 카에데 씨는 조수석에 앉는다.

안전벨트도 제대로 해야지.


「그건 그렇고 오늘은 지쳤지. 하루종일 걷는 건 꽤 힘들어」

「그렇네. 거기에, 꽤나 음식 먹었으니까 배도 빵빵할지도. 맛있었으니까 괜찮지만」

「네, 떡이라든가 맛있었죠. 전 무심코 두 개나 먹어버렸는걸요」

「아하하, 우즈키는 그래서 촬영 후반에 꽤 힘들어 보였지」

「에헤헤헤...면목없어요」


그렇게 떠들고 있자, 엄청나게 들은 적 있는 목소리가 들렸다.


「여러분, 좋은 미소입니다」


우리들은 그 목소리에 무심코 운전석 쪽을 보았다.

그러자, 그곳에는 그 험상궂은 얼굴의 프로듀서가, 잔잔한 미소를 짓고 운전석에 앉아 있었다.

완전 깜놀해서 이상한 소리 내 버린 나지만, 그건 시부린도 시마무도 똑같았던 것 같다.


「프, 프로듀서 씨?! 왜 여기 계세요?」

「네, 네...일단, 저는 이번에 타카가키 씨의 프로듀서 대리이므로」


시마무의 질문에 프로듀서는 목덜미에 손을 대며 대답했다.

하지만, 그 카에데 씨의 한마디를 들어버린 나는 어떤 발언도 의미심장하게 들리기만 하는데.......


「그러고보니, 카에데 씨. 어째서 프로듀서가 대리야? 딴 사람이여도 괜찮았던 건.......」


시부린도 좀 의문스러웠는지, 시마무의 뒤에 말을 잇듯이 그런 질문을 프로듀서에게 던졌다.

확신적인 질문 왔구만요 이거! 나이스야 시부린!

나는 마음 속에서 시부린에게 엄지를 척 세우면서도 먹어치우듯이 귀를 기울였다.

카에데 씨의 대답에 따라 내 마음의 응어리가 사라질지도 몰라!!

시부린의 질문에 카에데 씨는 뺨에 손을 대고 생각하고, 입을 열었다.


「그건 말이지, 나랑 프로듀서가 옛날에 친했으니까, 려나. 그렇죠, 프로듀서?」

「ㄱ, 그, 그걸 저에게 물으셔도.......」

「그럴 수가, 너무해요. 프로듀서 씨는 저를 알지도 모르는 새빨간 남이라고 말하고 싶으신 건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프로듀서는 저랑 옛날에 친하셨죠?」

「......예」


......뭐야 이 애정행각은. 카에데 씨는 빙긋 미소짓고 프로듀서랑 이야기하고 있고, 프로듀서는 그런 그녀의 말에 곤란해하는 것처럼 보이고.

그렇지만, 곤란해한다고 해도 민폐라던가 그런 느낌도 아니고.

예를 들자면, 특이한 선배 형사랑 잔걱정이 끊이질 않는 후배 형사......같은 느낌이려나.

선배 형사 쪽이 카에데 씨고 후배 형사가 프로듀서. 그런 느낌으로 프로듀서는 『이 사람은 또...』 같은 느낌의 반응을 하고 있다.

이런 걸 보고 있자면, 카에데 씨가 말했던 친하다는 말도 납득되는걸.


「프로듀서 씨랑 카에데 씨는 사이가 좋네요!」


카에데 씨는 기쁘게 웃는다.


「우후후, 프로듀서. 저희들은 사이가 좋게 보이는 것 같은걸요」


무심코 기뻐졌는지, 엔진을 걸려 하는 프로듀서에게 카에데 씨는 화제를 돌렸다.

하지만, 프로듀서는 뭐라고 할까, 그다지 기쁘지 않은지 곤란해 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미인한테 저런 소리를 듣는데 아깝네, 같은 걸 생각하게 되어버리네. 프로듀서도 남자니까, 이런 때는 좀 더 활기차도 좋을텐데.

아니, 그래도 프로듀서의 성격이라든가 생각하면 미인한테 저런 소리 듣고 「읏효-」처럼 기뻐하는 모습은 상상도 안 간다.

뭐랄까, 둘은 죽이 안 맞네.

시부린이랑 시마무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것에 대해 물을까 말까 고민했지만, 결국 나는 둘에게 물었다.


「저기, 시부린이랑 시마무. 프로듀서 씨랑 카에데 씨는 어떤 관계일까?」

「...모르겠지만, 뭐. 단순히 친한 사이로는 안 보이네」

「저도 린 쨩이랑 같은 생각이에요. 오랜 친구사이라고 하기엔, 뭐라고 할까요. 거리감이 묘하게 떨어져 있는 느낌이 들어요」


카에데 씨가 프로듀서를 놀리는 광경을 보고, 둘은 내가 품고 있는 인상과 같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거기에, 시마무는 내가 가진 위화감을 『묘한 거리감』 이라고 했지만, 아마 그 말대로라고 생각한다.

둘은, 이상한 관계다. 하지만, 그 이상함은 나쁜 의미가 아니다.

보고 있으면 안심된다고 할까, 진정된다고 할까, 어떤 말로 표현해도 정확하지 않다.

그런 관계인 거라고 나는 생각해보거나 했다.


「그러면, 촬영반 분들이 준비를 끝내신 것 같으므로 출발하겠습니다」

「왠지 전철이 출발할 때의 방송 같네요. 전철이 출발합니다~」

「...아, 아하하」


타카가키 씨, 평소보다도 꽤 들떠 계시네.

뭐, 보고 있으면 재밌으니까 별로 상관 없지만.

우리들을 태운 밴은 이리하여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촬영 현장에서 여관까지의 거리는 차로 대략 40분인 장소에 있었다.

나는 어떻냐고 하면, 사전에 안내받은 여관의 홈페이지를 인쇄해 왔다. 자아, 자아.......

나는 가져온 보스톤 백에서 파일링된 세 장의 자료를 꺼냈다.


「미오 쨩, 뭘 보고 있는 건가요?」

「응? 아, 우리들이 잘 장소야. 이름은 어디보자, 프린세스 호텔인지 뭔지였나?」

「어째서 여관 자료 가지고 있는데 거기가 애매한거야?」

「으으, 시부린. 어쩔 수 없잖아! 왠지 프린터 상태가 안 좋아서 그 부분만 흐릿해서 안 보인대도」


같은 잡담을 나누면서도, 나는 가져온 자료에 모두의 시선을 모았다.

나는 어떻냐면, 사실은 여관의 정보에 대해 적당히 인쇄했을 뿐이고 내용까지 보진 않았다.

이거 참, 밤 늦게 인쇄했으니까 졸렸단 말이지.

컬러가 묘하게 뜬 자료의 샘플 사진을 보자, 아무래도 꽤나 작정하고 만든 내부 장식이 보였다.

우리들이 잘 곳은, 제법 비쌀 것 같다는 것도 알았다.

그래도, 어째서 우리들이 이런 곳에서 잘 수 있는 걸까?


「흐으음, 이건 몰래 카메라라든가?」

「뭐야 그거」

「아니 그래도, 우리들처럼 아직 신참 아이돌이 말이지, 이런 곳에서 잘 수 있을 리 없잖아」


그런 소리를 하는 나에게 시부린은 질렸다는 표정을 지었다.

에, 나 이상한 소리라도 했어?

그러자, 시부린은 시선을 어떤 사람에게 보냈다. 카에데 씨다.

한 순간, 뭐가 뭔지 몰랐지만 그래도 좀 생각해서 시부린이 뭘 말하려는지를 왠지 모르게 알았다.

즉, 카에데 씨라는 톱 아이돌이 있으니까 우리들도 그 덕을 볼 수 있었단 거다.

과연과연. 카에데 씨 만만세다.


「아, 탁구장이 있네요」


마음 속에서 내가 감사의 마음을 카에데 씨에게, 우사밍처럼 핏핏핏 보내고 있자 시마무가 들뜬 것처럼 말하며 자료의 어느 부분에 손가락을 가져다댔다.

아무래도 시마무는 탁구를 하고 싶은 것 같다. 으효으효, 귀여운 녀석이구먼.


「조아써, 그러면 말야, 온천 들어간 다음에 다 함께 탁구 하자!」

「좋네」

「넷」


내 제안에 둘은 동의한다. 시부린도 할 마음이었던 건 의외였다.

그래도, 셋만으론 왠지 부족하고 더블스라든가 못 하고.

아, 그렇지.


「저기저기 카에데 씨, 프로듀서 씨! 우리들이랑 나중에 탁구 안 할래요?」

「탁구, 말인가요?」

「네, 그래요. 나중에 저희들끼리 하자는 이야기가 됐는데, 아무래도 수가 어중간해서... 거 뭐시기, 더블스라든가 못 하잖아요. 그러니까 하죠!」


어차피 노는 거라면 당연히 보다 수가 많은 쪽이 즐길 수 있다.

그러니까 나는 결심하고 둘에게 그렇게 물었다.

카에데 씨는 조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 반응에 글렀나 싶었는데, 이번엔 꽃이 피는 것처럼 미소를 지었다.


「좋네요. 저, 탁구 좋아한답니다? 강한 건 아니지만, 젊은 사람한텐 안 질 생각이에요」

「오, 세게 나오시네요! 저도 꽤 세답니다~, 뭐니뭐니해도 수학여행 때, 친구랑 탁구했을 때 사라지는 마구라는 별명을 얻었으니까요」

「헤에, 미오 쨩은 대단하네요!」

「헷헤- 시마무도 좀 더 나를 칭찬하도록」

「...어차피 탁구공을 보이지 않는 속도로 쳤다는 게 아니라 쳤더니 어디론가 사라지니까 사라지는 마구라고 한 거 아냐?」

「엑, 어, 어째서 그걸...?」


그런 반응에 시부린은 어이없단 반응을 돌려주었다.

그 반응은 완전히 유감스럽긴 하지만, 뭐, 시부린이니 어쩔 수 없나.

나는 생각을 바꿔 이번은 프로듀서에게 물어보았다.


「프로듀서는 말야, 참가 할 수 있어?」


그러자, 프로듀서는 곤란한 것처럼 눈썹을 찌푸렸다.

그건 작은 변화였지만, 그럭저럭 알고 지낸 나는 알고 말았다.


「죄송합니다만, 저는 참가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오늘 내로 끝내두고 싶은 자료가 있으므로.......」


미안하다는 것처럼 말하는 프로듀서를 보고, 나는 왠지 나쁜 짓을 해 버렸다는 마음이 싹텄다.

저 사람은 왠지 모르게 죄책감을 느끼고 있을 거다. 그런 성격이라는 거, 나 알고 있고.


「증말, 신경 안 써도 돼 프로듀서. 프로듀서에겐 프로듀서의 일이 있는걸」

「죄송합니다, 혼다 씨. ...제 몫까지 즐겨 주십시오」


나는 이 대답을 들었을 때, 내심 놀라고 말았다.

무의식중에 프로듀서를 응시하고 말았을 정도로.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자리로 돌아갔지만, 저 대답을 좀처럼 잊을 수 없다.

『제 몫까지 즐겨 주십시오』. 조금 전까지 저 사람은 저런 소리를 할 수 없었다.

좀 더 숙연하고, 침묵에 무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잘 모르겠지만 미소도 지을 수 있고, 여자애를 도와줄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나는 조금 감개깊은 기분이 되어버리네.


「프로듀서도 성장하고 있구나아」

「미오는 어디의 높으신 분 시점으로 프로듀서를 보고 있는 거야?」


내가 절실하게 말한 한 마디에, 시부린의 태클이 들어온다.


「물론, 아이돌 시점이야」


나는 정정당당한 어조로 그렇게 말했다.

아니 뭐, 당당히 말할 소린 아니지만.......

 


*

 


이러저러, 그래서 시간과 장소가 바뀌어 현재는 밤 8시쯤.

이미 태양은 가라앉아 암야가 주위를 지배하고 있다.

이곳은 도쿄와 달리 공기가 좋다. 그래서일지도 모르겠지만, 여기서 바라보는 별은 평소보다도 예쁘다.


「후우, 온천 들어오는 거 간만이야」


시부린은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어깨까지 물에 잠겼다.

우후후, 여기까지 칠칠맞은 시부린의 표정은 좀처럼 볼 수 없다고.

아마도 나도 똑같을 정도로 칠칠맞은 표정을 짓고 있겠지만.

우리들은 지금 온천에 들어와 있다. 온천을 기대하던 우리들은,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정리하고는 바로 온천에 갔다.

첫 입수는 나다. 나는 머리카락이 짧으니까 샴푸라든가 린스라든가 하기 편하고.

한편 시부린네는 어떻냐고 하자면, 뭐라고 할까, 서머 페스티벌 합숙 때도 생각했는데, 역시 머리카락이 길면 고생이네, 라고 생각하고 만다.

머리카락이 짧은 건 역시 편리해. ...남자같은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시부린네도 바로 머리를 감고 우리들과 온천에 잠겼다.

시부린은 내 오른쪽, 시마무는 내 왼쪽에 앉았다.


「나는 지금, 남자가 꿈꾸는 양손의 꽃 상태라고 생각해」

「뭔 쓰잘데기 없는 소리 하는 거야」


무지 아저씨스러운 소리를 하는 나에게 시부린이 째려본다.


「아니아니, 그야 시부린이랑 시마무는 절세의 미녀잖아. 분명 이 세상의 남자들은 나랑 위치를 교환하고 싶어할걸」


그야, 시부린이랑 시마무는 얼굴도 물론이고 스타일도 좋다.

가슴이 큰 건 아니지만, 시마무는 엉덩이가 귀엽고 시부린은 전체적으로 균형이 잡혀 있다.

이런 미소녀의 알몸을 보고 싶지 않은 남자가 있을 리가 없어!


「...내가 미녀인지 어떤지는 제쳐두고, 그거라면 우즈키랑 미오여도 성립하잖아」

「그, 그렇진 않아. 그보다도, 시마무 한 사람이어도 남자는 기뻐할걸」

「저, 저인가욧?! 제가 남자랑 같이 목욕탕에 들어가도, 기뻐한다든가 그런 건 없대도요!」

「그건 시마무가 상상하지 못하는 것 뿐이야. 그럼 말야, 잘 아는 남자로 상상해 보는게 어때?」

「자, 잘 아는 남자, 인가요? 프로듀서 씨라든가?」


시마무가 한 발언에 나는 시험삼아 그 험상궂은 프로듀서와 함께 목욕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으, 으으음, 좀 내 상상력이 부족한지 잘 상상이 안 되네.

옆에서는 시부린도 나랑 똑같은 떫은 표정을 짓고 있다. 아마도 시부린도 나처럼 열심히 해 보고 있는 거겠지.

프로듀서가 시부린이랑 시마무에 둘러쌓여서 헤벌쭉하는 모습.......


「시마무, 미안. 그 모습은 상상 못 하겠어」

「...나도 미오처럼 상상 못 하겠네. 그래도 무리해서 한다면......참을 것 같네」

「응. 아마도 프로듀서는 천국에 있는 듯한 상황인데 지옥에 있는 듯한 엄청난 표정을 지을 것 같아」


시마무는 쓴웃음을 짓는다.


「그럴까요? 전 왠지 상상이 되는걸요. 프로듀서 씨의 등을 씻겨주는──」

「우즈키, 그림이 좀 심해지는데」

「시, 시부린, 그건 지나친 거 아니려나. 거 뭐냐, 아빠랑 딸 같은 느낌으로.......」


거기까지 말하고, 나는 프로듀서의 등을 시마무가 씻겨주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아, 글렀구만.

이건 글러먹은 녀석이야.


「시마무, 분명 그 사람이 우리들 나이대의 파릇파릇한 여자애랑 같이 목욕탕에 들어가면 사나에 씨한테 체포될거야」

「아니, 프로듀서가 아니어도 체포될 거라고 생각하는데」


라며, 이상한 이야기를 펼쳐노고 있자 노천탕의 문이 열렸다.

우리들이 그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그곳에는 타올로 앞부분을 숨긴 카에데 씨가 있었다.

타올로 숨기고 있어도 알 수 있는 슬랜더함에 질투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건 그렇다 치고, 평소의 머리모양이 익숙해져 있었더니 지금의 카에데 씨의 머리모양은 신선했다.

젖은 머리카락은 평소처럼 부드러움을 유지하고 있는게 아니라 물에 적혀지며 수직으로 올곧게 아래쪽으로 뻗어있다.

카에데 씨의 나체를 형용하자면, 그야말로 미술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비드 상이라든가, 솔직히 말해서 에로라든가 천박한 감정을 품을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탈의실에서 시부린에게 「그헤헤헤헤」 같은 소리를 하며 다가갔다가 춉을 맞은 나였지만, 역시나 여러가지 의미로 그런 일은 못 할 것 같네.


「늦어서 미안해. 여러가지로 상의를 하다보니 늦어 버렸어」


카에데 씨는 미안하다며 그렇게 말하고 탕으로 다가온다.

그 전에 나무통에 물을 긷고, 어깨에 붓는다. 그걸 두 번 정도 반복하고 온천에 잠겼다.

뭐라고 할까. 카에데 씨는 온천에 들어오는 한 동작 한 동작이라도 그림이 되어버린다.

그것에 감탄하며 우리들은 카에데 씨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꽤나 이야기꽃을 피우던데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

「아, 저희 목소리 좀 샜어요?」

「응, 그래도 지금 여기엔 다른 사람이 없는 것 같고, 괜찮지 않을까」


그 한마디에 안심하면서도, 우리들은 조금 전까지 이야기하던 것을 요약해서 설명했다.

그러자 카에데 씨는 후훗, 하고 웃었다. 그 미소는 왠지 흐뭇한 것이라도 본 듯한 여유 있는 웃음이었다.


「나는 프로듀서랑 온천에 들어간 적이 있어」

『에엑?!』

「족욕이지만」

「정말이지, 놀래키지 말아 주세요」


우리들 일동이 카에데 씨의 한마디에 허를 찔려 경악하자, 카에데 씨는 장난이 들킨 애처럼 작게 혀를 내밀었다.


「미안해. 너희들의 반응이 재미있어서, 무심코」


으으음, 꼬마 악마같은 저 행동은 평소와의 갭이랑 얽혀서, 무지 귀엽다.

어른이고 쿨하단 소리를 듣는 카에데 씨인데, 거기에 귀여운 짓도 할 수 있다든가, 이 무슨 반칙적인 존재냐고 생각한다.

시부린이랑 시마무는 카에데 씨의 한 마디에 안심한 것처럼 보인다. 물론, 날 포함한 이야기다.

아, 그러고보니 막 떠오른 건데 프로듀서 씨와 카에데 씨의 관계는 어떤 느낌인 걸까.

촬영 때부터 신경쓰였고, 이걸 계기로 물어볼까나.

가는 날이 장날이다, 라는 말도 있으니 나는 그걸 묻기 위해 카에데 씨에게 얼굴을 쭉 가져다댔다.


「뭐니, 미오 쨩」

「넷, 질문이에요. 프로듀서 씨와 카에데 씨의 관계는 어떤 관계인가요?」

「어머, 그가 말해주진 않았니?」

「네. 프로듀서 씨랑 카에데 씨가 대화하는 걸 본 적은 있지만, 프로듀서는 『같은 회사 사람이니까』 라고 하셔서」


카에데 씨가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조금 놀라며 물은 질문에, 시부린은 그렇게 대답했다.


「...그러, 니」


그 말을 들은 카에데 씨는 굉장히 쓸쓸해 보이는 표정을 지었다.

그건 뭐라고 할까, 내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표정이었다.


「우후후, 분명 그건 그 나름대로의 배려인 걸지도 모르겠네. 날 담당했었다고 하면, 린 쨩네는 위축될지도 모르잖니?」

「그렇, 네요」


하지만, 그런 슬픈 표정은 곧바로 그림자로 숨고, 어느샌가 평소의 여유 있는 미소를 그 얼굴에 가득 채우고 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다. 나는 무심코 눈을 비비고 확인해 봤지만, 역시 평소대로의 카에데 씨.

나는 시부린이랑 시마무의 모습을 확인했지만, 둘에게 특이한 점은 없었다.

......내 착각이었나. 수증기 땜누에 그렇게 보였던 걸지도.


「혹시, 프로듀서 씨는 부끄러워하고 계신 걸지도 모르겠네요」

「그럴지도. 분명 그 사람이니까 날 프로듀서 했었던 걸 쑥스럽게 생각하는 걸지도 몰라. 우후후, 아, 좋은 게 생각났어. 저기, 프로듀서의 이야기 듣고 싶어?」


우즈키의 대답에 카에데 씨는 손을 마주대고 기쁜 것처럼 그렇게 말했다.

시마무랑 시부린은 그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 나도 듣고 싶었으니까, 카에데 씨를 재촉했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마음 속에서 무언가가 꽉 막힌 느낌이 든다.


『절, 제대로 보고 계셔 주세요』


그 때의, 촬영에서의 광경이 뇌리에 선명한 영상으로서 떠올랐다.

정념이 담긴 그 한마디, 여러가지 감정이 혼재된 눈동자, 놀라는 프로듀서의 표정과 그걸 보고 만 나.

그리고 이번엔, 조금 전의 묘하게 슬퍼지는 카에데 씨의 표정이 떠올랐다.

모두가 카에데 씨와 즐겁게 이야기를 하는동안, 나는 입가까지 욕탕에 잠긴 채 보글보글 소리를 냈다.

나는 모르겠다.

나는 사랑에 다감한 나이대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 이상한 소문이 흐르면 그걸 이야기 소재로서 사랑 이야기로 끌고 갈 정도다.

하지만, 이건 소란을 피울 일이 아니란 걸 왠지 모르게 알았다.

그러니까 나는 입을 물에 가라앉혀서 입을 닫았다.

나는 카에데 씨를 본다. 카에데 씨는 마치 조금 전 일어난 일처럼 프로듀서와의 추억에 대해 기쁘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조는 아이가 자랑이라도 하는 것처럼 통통 튀어서, 카에데 씨의 이미지에는 맞지 않지만, 그래도 그런 카에데 씨의 모습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질 것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역시 나는 어딘가 위화감을 느끼고 있어서.......

──으음, 어른이란 여러가지로 있는 걸지도 모르겠네에.

그런 걸 생각해도, 가슴 속에서 솟아오르는 호기심이 온천의 물처럼 끓어오른다.

정말이지, 난 풍취고 자시고 없다.

 

*

 


「흐랴앗!!」

「흐응, 미오는 탁구 잘 하네」

「흐흐응- 사라지는 마구라 불린 이 내가 그렇게 간단히 질 리가, 없다고엇차」


온천에 들어가 몸이 따뜻해진 우리들은, 이번엔 시마무가 기대하던 탁구로 놀고 있었다.

그 후, 여러가지로 생각해 봤지만 대답은 잘 나오지 않았다. 그러면 차라리, 탁구로 이 울분을 발산할 수밖에 없어!

지금, 내가 상대하고 있는 건 시부린이다. 그다지 탁구에 적극적이지 않았는데, 무지 세다.

이건 이명이 있는 나도 지고만 있을 순 없어!!


「둘 다 힘내세요!」

「둘 다 간단히 승부가 안 날 것 같으니까 이긴 쪽에 상품을 준비하자」


나는 카에데 씨의 제안을 듣고, 씩 웃은 다음 기세 좋게 되쳤다.


「그렇다는데, 시부린? 슬슬 승부 내자!」


거기에 반응해서 시부린도 이리처럼 날카로운 일격을 쏜다.


「그렇네, 절대 안 질거야!」


탁구공이 한 번 튀어올라 내 눈 앞으로 온다.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껴졌다.

──절호의 포지션!!

나는 내 모든 힘을 쏟아붓듯이 크게 휘둘러, 스매시를 쳤다.

경쾌한 소리에서는 상상도 못 할 혼신의 일격이 쏘아졌다. 이건 끝났네. 난 그렇게 생각했다......하지만.


「걸렸구나」


시부린은 입술을 일그러뜨린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함정이었다, 라고.

분명 시부린은 내가 카에데 씨의 말을 들은 내가 승부를 내려는 걸 예상하고 일부러 치기 쉬운 장소에 공을 보낸 것이다.

그리고 마치 예측했던 것처럼 공의 궤도상에 시부린은 라켓을 두었다.


「훗」


그 짧은 숨소리와 함께 쏘아진 스매시. 속도는 엄청나서, 눈으로 쫒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리고 탁구대에 닿아, 그대로 내 옆을 지나갔다.

잠시간의 침묵. 하지만, 그것은 카에데 씨가 승자를 알리는 말로 깨졌다.


「우후후, 승자는 린 쨩, 이구나」

「둘 다 대단했어요!」

「아하하, 시부린 넘 세」

「후후, 그러는 미오도 셌잖아」


시부린, 무지 셌어. 소년 만화틱하게 생각하면, 분명 내 라이벌 포지션 확정이다.

노래하고 춤추고 탁구 할 수 있는 아이돌 시부린...말하면 화낼 것 같으니까 관두자.


「그러면, 나는 린 쨩의 상품을 확보하기 위해 상품을 보고 올게......후후」


카에데 씨는 그런 부장님 개그를 날리고 재빠르게 탁구 스페이스에서 나가려 했다.


「아, 카에데 씨. 저도 가도 될까요?」

「어라, 미오 쨩. 괜찮아?」

「네, 저는 졌으니까요. 승자를 떠받드는 것도 패자의 역할이죠」


엄청 엉망진창인 내 변명이지만, 그래도 카에데 씨는 살갑게 웃고 「그러면 갈까」 라고 말했다.

고개를 끄덕이고 뒤를 돌아본 다음 「둘이서 놀고 있어」 라고 전하고, 문을 나섰다.


「그러고보니, 미오 쨩이랑 이렇게 둘이서만 있는 건 처음이네」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아, 이미 저 둘이랑은 같이 일 하셨어요?」

「린 쨩이랑은 노래 방송 때, 오즈키 쨩이랑은 버라이어티 방송 때 같이 일을 했으려나」


헤에, 이미 둘은 카에데 씨와 함께 일을 하거나 했구나.

나만 카에데 씨랑 같이 일을 못 했다고 생각하자, 좀 따돌림받는 기분이 되어버린다.

그래도, 나도 언젠가는 카에데 씨랑 같은 스테이지에 설 거야.


「카에데 씨, 저도 언젠가 시부린이나 시마무처럼 같이 일 하고 싶어요!」

「그렇네...미오 쨩이니까 어쩌면 무대라든가 드라마에서 같이 할지도 모르겠어. 그 때는 우리 둘의 연기를 연기처럼 하늘하늘하게 하자...후훗」

「지, 지금 거 말장난이에요?」


내가 그렇게 묻자, 카에데 씨는 후훗거리며 얼버무리는 것처럼 웃었다.

우리들은 그 후에도 잡담을 하며 걸었다. 여관의 복도에는 대부분이 유카타를 입고 있었다. 그보다도, 꽤나 사람이 많다.

분명 내일 개최되는 축제에 참가하려는 사람들이다. 덧붙여서, 카에데 씨와 나는 변장을 좀 해서 들킬 일은 없다.

좀 수상한 시선을 받기도 하지만, 그건 조금뿐이다.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지나치면, 대체로의 사람은 기분 탓이라며 시선을 돌린다.

음- 잠입 수사를 하는 형사의 마음인걸.

계단을 내려가, 1층에 내려온 우릳르은 그대로 매점에 들어갔다.

이런 장소의 물건 가격은 대체로 비싼데, 여기도 역시 그랬다.


「역시 비싸네요. 단순한 물인데 170엔이라니」

「뭐어, 이런 것도 온천의 별미라고 생각하면 재미있는 법이야」


나는 역시나 그렇게 낙관적으로는 생각할 수 없다. 분명 카에데 씨는 여러 온천에 들어가니, 이런 부분에서 타협이 되는 걸지도 모른다.

거기에 나는 어떻냐고 하자면, 지갑 사정이 좀 그래서 그다지 쓰고 싶지 않다고 할까......


「우후후, ,그러면 미오 쨩 몫의 물도 살까」


눈 앞에 제시된 가격에 얼굴을 찌푸리고 있자, 카에데 씨가 그렇게 말해주었다.


「그, 그럴 순 없어요. 거기에 승부에 진 건 저고.......」

「괜찮아. 거기에 미오 쨩, 이런 때는 연상의 체면을 세워 주는 법이야?」


좀 미안한 마음은 들지만, 카에데 씨가 모처럼 사 주신다면, 괜찮겠지?

결국 카에데 씨는 나랑 시부린, 거기에 시마무의 몫도 사 주셨다. 무지 마음씨가 좋은 사람인 거겠지.


「잘 먹겠습니다!」

「우후후, 괜찮아. 거기에 나도 사 두고 싶은 게 있으니까」


카에데 씨는 그렇게 말하고, 비닐봉지를 들었다. 거기엔 우리들의 음료수와 병이 들어가 있었다.

모양과 라벨로 그게 고구마 소주라는 것은 일목요연하다.

그러고보니 카에데 씨는 애주가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었던가.


「그건 카에데 씨 혼자서 마실 건가요?」

「그렇네. 혼자서 마시는 것도 좋지만──」

「혹시, 프로듀서 씨랑?」


내 말에, 카에데 씨는 놀란 다음 웃었다. 숨기던 걸 들킨 애 같다.


「들켰어? 둘이서 간만에 마시자 싶어서」

둘이서, 라는 건 옛날엔 프로듀서랑 둘이서만 마신 적 있다는 거려나. ......개인적으로?

확실히, 카에데 씨랑 프로듀서가 둘이서 술을 마셔도 뭣 하나 이상하지 않은 그림이지만, 그 사람의 성격을 생각하면 자신이 프로듀스하는 아이돌과 사생활까지 얽히려 하는 건 생각할 수 없다.

으으음, 어쩌면 카에데 씨를 담당했던 시절의 프로듀서는, 좀 더 업무와 사생활의 경계선이 애매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모습은 잘 상상이 안 가지만, 좀 전에 목욕탕에서 들었던 카에데 씨의 추억 이야기와 지금 이야기를 듣는 한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그건 그렇고, 둘의 관계는 아이돌과 프로듀서였던 걸까. 친한 친구같은 관계였다면 촬영할 때의 그 말은 안 할 거고.

신경쓰인다. 남의 연애사를 방해하는 건 쳐죽일 놈이지만, 지금의 나에겐 그걸 거리끼지 않을 정도의 탐구심이 있는 거야!!


「...카에데 씨, 질문이에요」

「뭐니?」


카에데 씨는 시식하던 카스테라를 오물거리며, 나에게 그렇게 되물었다.

이 질문을 하는 건 좀 실례려나. 아니, 그래도 카에데 씨라면 실례되는 질문이어도, 웃으면서 용서해 주실 것 같고.......

마음은 수학여행 심야에 연애 이야기를 하는 여학생이다.

주위를 확인해 봐도, 타이밍 좋게 근처에는 아무도 없다. 딱 좋아!

가슴이 두근거리지만, 숨을 죽이고 말로 꺼냈다.


「카에데 씨는, 프로듀서를 좋아한다거나 그러시는 거에요?」

「──응, 그래」

「......엑?」


처음에는 잘못 들은 거라고 생각했다. 그야, 보통 이런 질문 들으면 누구든지 확실히 동요하잖아.

하지만 카에데 씨는 그러지 않았다. 마치 당연한 거라고 말하는듯한 즉답이었다.

표정도 바뀌지 않고, 그 단정한 얼굴에는 미소를 띄웠을 뿐이다.

......아, 아닌가.

조금, 뺨 근처가 빨개져 있다. 카에데 씨도 부끄러워하고 있는 거구나.

그렇지만, 카에데 씨의 얼굴을 주의 깊게 바라볼 수는 있어도 말로 꺼낼 순 없었다.

그 정도로 나도 동요하고 있다. 질문한 내가 동요해서 어쩌냐 싶을 수도 있겠지만, 그 정도로 충격적인 말이었단 말야.

그대로 서로 말 없이 바라보았다. 아마도 지금의 내 얼굴은 재미있는 사진 그랑프리 같은 곳에 보내면 상 받지 않으려나.

그 정도로 아연한 표정을 띄우고 있단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카에데 씨가 입을 열었다.


「깜짝 놀랐니?」

「......네」


나는 말수가 많은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럴 때에 꺼낼 말은 역시나 없었다.

멍하니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그런 나를 보고, 카에데 씨는 다시 말했다.


「나는 그 사람을, 사랑해」


뜨거운 눈빛으로 바라보던 카에데 씨는 시선을 돌린다.

과연, 과연.

이게, 어른의 사랑이구나.

거기에 어째서 프로듀서 씨랑 카에데 씨의 사이에 묘한 거리감의 정체도 알아버렸다.

그건 사랑하는 소녀와 둔탱이의 거리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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