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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마스 시대극】키무라 나츠키「미시로 검법첩」(1)

댓글: 1 / 조회: 633 / 추천: 1



본문 - 09-25, 2017 23:38에 작성됨.

 

 

 

【모바마스 시대극】키무라 나츠키「미시로 검법첩」
 
【モバマス時代劇】木村夏樹「美城剣法帖」

 


1: 2017/05/26(금) 23:46:05 .88 ID:ArXuL0GF0

  그럼 어찌할 것인가.

  유곽의 개인실에서 홀로 샤미센을 연주하며 키무라 나츠키는 생각했다.

  토고파에 싸움을 걸 구실을 만든건 좋지만, 솔직히 말해서 상황이 좋지는 않다.

  대략적으로 센카와파와 토고파의 차이를 말하자면, 문관과 무관

  우마마와리 대장이었던 린과 카치 대장인 키무라 등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이 그렇다.
(※우마마와리馬廻 : 말을 소유한 호위 기마무사 집단)
(※카치徒士:도보로 주군을 따르거나 선도하는 하급무사.)

  센카와파는 두뇌 노동 집단이고 검 실력은 뛰어나지 못하다. 게다가 목숨을 건 싸움이나 책임 등은 타인에게 떠넘기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결국 앞장서서 싸울 수 있는 인간은 극소수이다.

  한편 토고파는 머리는 가볍지만, 그렇기에 간단하면서 애매한 "대의"에 목숨을 건다.

  수행에 빠진 나머지 출세를 놓쳐버린 바보도 많다.

  게다가, 이런 바보들은 매수에도 응하지 않는다.

  미오를 더 귀여워해둘걸 그랬나. 키무라의 뇌리에 행방불명된 후배가 떠올랐다.

  린을 베었다해도. 아니, 린 정도의 검사를 벨 수 있는 여자가 센카와파에 필요했다.

  중요한 것은 이성이나 감성이 아닌 물리적인 파괴력.

  센카와파는 목 아래는 무능.

  샤미센을 쉬고, 키무라는 술을 들이켰다.

  자신들의 손을 더럽힐 수 없는 이상, 외지인의 힘을 빌릴 수 밖에 없다.




  카치인 오오이시 이즈미는, 그날 밤 두 친구와 술을 마시고 있었다.

  토고가와 가까운 작은 요리점.

  하급무사밖에 없는 허름한 가게는 토고파의 본거지같은 장소였다.

  「미오가 큰 일을 했어!」

  기분좋게 술병을 두드리는 자는 츠치야 아코.

  평소에는 구두쇠같이 돈계산만 하는 여자였지만, 이번은 센카와파와의 전면대결에 기분이 들떠있었다.

  이유는, 자신보다 부자인게 정말 싫었기 때문이다.

  「에헤헤~♪ 우리도 힘내야겠네♪」

  작은 술잔으로 깔짝깔짝 술을 마시는 자는, 무라마츠 사쿠라.

  사람을 벨 배짱도 실력도 없지만, 토코파의 분위기에 휩쓸려 분발하고 있었다.

  「둘 다, 조금 시끄러워…」

  이즈미는 불쾌한 목소리로 말했다.

  미오의 고함으로 찢어진 고막이 아직 낫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을 이런 꼴로 만든 미오가 칭송받는 지금의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중의 의미로 귀가 따가웠다.




  가게에서 나온 세 사람은 나란히 밤길을 걸었다.

  술이 들어갔지만, 이곳은 토고파의 슬하.

  게다가 이쪽은 3명이다. 더 많은 인원수로 둘러싸이지 않는 한, 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언제 할거야?」

  이즈미가 물었다.

  「언제냐니?」

  사쿠라가 비교적 똑바른 목소리로 대답했다. 사실 그녀는 돌아가는 길의 습격을 경계해 술은 조금만 마셨었다.

  「센카와파의 인간을 베는 날 말이야.」

  「내일이라도 괜찮지 않겠어? 아니, 지금부터라도.」

  츠치야 아코가 큰소리 친다. 돈 계산 말고는 머리를 사용할 마음이 없는 모양이었다.

  이즈미는 한숨을 쉬었다.

  토고파는 확실히 기세가 붙어있지만, 기세 그대로 넘어질것같은 위태로움이 있었다.

  무력으로 웃돈다해도, 이래서는 오합지졸이 아닌가.

  쓸데없이 분발하는 둘과, 그것을 차가운 시선으로 보는 하나.




  그 셋의 전방에, 낯선 여자가 나타났다.

  낭인으로 보였지만, 처음 보는 얼굴. 옅은 초록빛을 띠는 머리카락을 흔들면서 이쪽으로 향해온다.

  상당히 취해있는것 같았다.

  「오랜만의 일, 두~근두~근 하네요. 후훗…」

  왠지 기묘한 말을 하는 여자였다. 잘 보니 좌우의 눈동자 색도 달랐다.

  그러나, 달밤에 흔들리는 모습에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아름다움이 있었다.

  마치 바람에 흩날리는 황금색 억새같은…. 이즈미는 잠시 그녀를 홀린듯이 보았다.

  이쪽에 3명이 있음에도, 굳이 이쪽을 엇갈리게 향해온다.

  아름다운 사람이지만, 민폐나 끼치는 술주정꾼. 이즈미는 그 여자를 지나쳤다.

  「아코? 사쿠라? 왜 그래…」

  「다리가, 이상해」

  「어째서」

  낭인이 지나간 후,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쓰러졌다. 그 여자의 취기가 옮은것같이, 털썩하고.

  아코는 술에 강하고, 사쿠라는 많이 마시지 않았다. 그런데 어째서?

  이즈미는 두 사람의 다리를 보았다. 피가 흐르고 있었다. 어디에서?

  눈을 가늘게 뜨고, 그리고 깨달았다. 양 다리의 힘줄이 베여져 있었다.

  이즈미는 엄청난 기세로 뒤돌아보았다. 설마.
 
  「안녕하세요. 오늘의 달은 아름답네요」

  그 여자가 칼을 뽑고 서있었다. 여전히 휘청휘청거리면서.

  오오이시 이즈미. 츠치야 아코. 무라마츠 사쿠라.
  이상 3명의 시체가 발견된 것은 다음날 아침이었다.




  「당했다」

  도신 필두인 카타기리 사나에가 신음했다.
(※도신同心:에도 시대에 경찰 업무를 맡던 하급 관리.)

  센카와파를 말만 번지르르한 겁쟁이라고 경시했던 방심이 실책이었다.
 
  오오이시의 사인은 실혈사. 츠치야 아코는 등에서 심장을 꿰뚤렸다.
 
  무라마츠 사쿠라는 사인이 될만한 상처는 없다. 그저 표정이 공포로 비틀려있었다.

  그리고 전원, 힘줄이 절단되어 있었다. 심지어 이즈미는 사지 전부가. 우연한 상처가 아닌것은 명백했다.

  고문인가. 카타기리는 생각한다.

  센카와파의 인간이 토고파의 약점을 찾기 위해, 세 사람에게 손을 댄것인가.

  그런것 치고는 시체가 기묘하다.

  고문을 할거라면 동작을 봉할 필요가 있다.

  어떠한 구속이 없으면 저항과 도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체의 어딘가에는 줄이나 사슬자국이 있어야 하지만, 그것이 없었다.

  하지만 길가에서 쉽게 입을 수 있는 상처가 아니다.

  인체 중에서 가장 많이 움직이는 양팔 양다리, 그것도 그 일부인 힘줄을 정확하게 벤다.

  상대가 가만히 서있다해도 어려운 일이다.

  그것을 할 수 있는 인간이 있다면, 그 자는 검사가 아니라 요괴의 영역에 있을것이다.
 
  상대를 구속하지 않고 고문할 수 있는 기괴한 존재, 혹은 검의 괴물.

  어느쪽이든 쉽게 잡을 수 있는 상대는 아니다.

  게다가 카타기리의 진단에 의하면, 범인은 복수인 있다.

  센카와파 안에 무엇이 잠복하고 있는 것인가. 카타기리는 두통을 느꼈다.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 시부야 린과 혼다 미오.

  대부분의 사람은 한쪽을 편들고, 다른 한쪽을 비난한다.

  하지만 한편, 이 양자에 대해서 자비를 보이는 자가 있었다.

  카로 센카와의 소바즈카에인 시마무라 우즈키였다.
(※카로家老 : 다이묘의 중신으로, 집안의 무사를 통솔하며 집안일을 총괄하는 직책)
(※소바즈카에側仕え : 주군을 가까이서 보좌하며 모시는 일)

  시마무라가는 센카와가와 나란한 집안이며, 시부야가와도 교류가 있었다.

  관계라고 해봤자 온기가 있는것이 아닌 「동족의 친분」정도지만.

  어릴 적, 우즈키는 린과 같은 서당에서 공부했다. 이야기를 몇번 한 적도 있었지만, 친구가 될 수는 없었다.

  린이라는 소녀는 용모와 재기가 지나치게 뛰어나다보니 우즈키 스스로가 위축했기 때문이다.

  우즈키는 동세대에 태어난 천재를 껄끄러워하지 않았고, 그저 멀리서 선망의 눈동자를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 성장하고, 우즈키가 있었던 신음류 도장에 린이 들어왔다.

  검술이면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우즈키는 그렇게 생각했었지만, 린은 검의 길에서도 누구하나 비길 자가 없었다.

  이 시점에서 린에 대한 우즈키의 감정은 선망에서 숭배가 되었다.

  절대로 가까워질 수 없는, 신이나 부처처럼 린을 우러러보았다.




  그리고 성인이 된 우즈키는 소바즈카에, 린은 우마마와리가 되었다.

  본래는 린이 소바즈카에가 될 터였다.

  그러나 본인이 사퇴했다. 

  「주인에 대해서 세세하게 신경써줄 수 있는 건, 시무마루가의 우즈키같은 자이다.」
 
  이것은 정치적인 직책을 사양하기 위한 방편이었지만, 우즈키는 린에게 감사하며, 더더욱 강한 외경을 안았다.

  그 이후로 우즈키는 린을 자세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아침에는 몇 시에 일어나는가. 밤에는 몇 시에 자는가.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가. 남자 취향은 어떤것인가.

  고민은 없는가. 부상이나 병에 걸리지 않았는가.

  때로는 지위를 이용해서, 때로는 스스로 발길을 옮겨서까지 몰래 정보를 모았다.
 
  린에 대해서 알면 알 수록, 우즈키는 린과 가까워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양자의 관계는 서당 이후로 전혀 진전하지 않았지만.

  그런 어느날, 난입자가 나타났다.




  그날 우즈키는 저택에서 몰래 빠져나간 린의 뒤를 미행했다.

  그녀는 불안해졌다.

  평소의 린이었다면 침상에 들어가, 잘 때까지 책을 읽고 있을 시간이었으니까.

  우즈키의 불안은 맞았다. 린은 유흥가로 발길을 옮겼다.

  성인이 된 무사가 유흥가에 가는 것은 딱히 흉이 아니다. 인간이므로 쌓이는건 쌓인다.
 
  하지만 우즈키에게 린은 단순한 무사가 아니었다.

  천상의 청류가 흐르는 곳에서, 복숭아색의 숨결을 내쉬는 존재이다.

  말려야 한다.

  우즈키은 그렇게 생각했지만, 린은 유흥가 앞에서 우왕좌왕할 뿐, 한참동안을 들어가지 못했다.





  우즈키은 품에서 관찰 수기를 꺼내 지금 보고있는 사건을 기록하려고 했다. 그 때 문득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어제 린님은 정혼자와 만났었다.

  우즈키는 린에 대해서만 발휘되는 왕성한 상상력으로 그녀의 심정을 헤아렸다.

  린님은, 하급무사와 달리 자유로운 연애를 할 수 없다.

  정혼자도 태어나기도 전에, 서로의 얼굴도 모르는 동안에 정해졌다.

  언젠가 시작될 사랑이 없는 부부생활을 생각해서, 린님은 이곳에.
 
  자신도 같은 상황이면서, 우즈키는 린을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숭배의 존재가 인간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린님... 아니, 린쨩.

  우즈키는 몸을 숨기고 있었던 골목에서 뛰쳐나가 린에게 말을 걸려고 했다.






  그러나 그녀가 그렇게 하기 전에, 다른 무사가 린에게 말을 걸었다.

  그리고 주저하는 린을 붙잡고, 유흥가로 질질 끌고갔다.

  그 무사가 혼다 미오였다.

  우즈키는 미오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하급무사 가문 태생이며, 배움도 없다.

  일은 부교의 몸종이나 마찬가지.
(※부교奉行 : 에도시대 행정업무를 맡는 지위)

  시현류를 사용하지만, 마을 외곽의 수상한 도장에서 배운것이라 수상하다.

  자주 린에게 술을 얻어먹는다.

  여기까지 알면, 대부분의 사람은 린을 미오에게서 멀리하려 할것이다.

  그러나 우즈키는 보통 여자가 아니었다.

  중이 미우면 가사도 밉다. 그 말과 반대로 린이 좋았기에 미오도 좋았다.

  또한 우즈키는 알고 있었다.

  일견 경박해 보이는 미오가, 매우 인정이 두터운 여자라는 것을.
 
  몇 번이나 린의 마음을 달래주었다는 것을.

  그렇기에, 둘 사이에 있었던 비극에 슬퍼할지언정, 누군가를 원망하지 않았다.

  진정한 사랑을 찾아서 발버둥 친 여자와, 진실된 사랑을 잃은 여자가 그저 불쌍했다.

  그런 그녀의 기특한 정신은, 동시에 파벌싸움에 대한 혐오도 낳았다.

  두 사람의 목숨을 건 승부가 정쟁으로만 취급되고 있다.

  우즈키는 그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이번 가을의 미시로번은 매우 풍작이었다.

  번의 재정도 넉넉해지고, 상인에게 빌린 부채도 어느정도 청산할 수 있었다.

  이 풍작의 뒤에는, 오메츠케인 토고 아이가 제안한 대규모 개간의 공이 컸다.
(※오메츠케大目付: 번의 영주나 무사 등을 감찰하는 직책)
  작년에는 「4년이나 들여서 흙장난을 했다」라고 비판받았지만, 때때로 토고가의 사재마저 투입해 진행한 개척은 쓸데없지 않았다.

  하지만 번주는 토고의 근신을 풀지 않았다.

  지금의 토고를 복귀시키면, 그대로 번의 인심을 빼앗길 수 있다.

  풍작의 이익은 품에 넣으면서도, 여전히 번주는 토고를 적대했다.

  센카와파도 이것에 동조했다.

  「토고씨가 직접 경작한것도 아니니 이 공은 번 전체의 공이랍니다.」

  이것은, 카로 센카와 치히로의 말이었다.

  벌써 센카와와 토고 양 파에서 몇명의 사망자가 나왔지만, 그녀의 권력을 향한 욕망은 쇠약을 보이지 않았다.




  키바 마나미는 일찍이 센카와 치히로와 카로의 자리를 두고 겨뤘다. 그러나 실각하고 현재는 은둔중인 신세.

  오메츠케인 토고 아이와는 마음이 맞는 친구이다.

  그런 그녀의 저택에, 토고파의 면면이 모였다.

  「죽여버리겠어」

  센카와의 말과 카타기리의 보고를 듣고, 무마마와리인 무카이 타쿠미는 격노했다.

  분노하지 않는게 무리였다.

  주변에서도 말로는 무카이를 말렸지만, 같은 심정이었다.

  「범인에 짐작이 가나?」

  키바는 카타기리에게 물었다. 지나온 아수라장의 수가 다른것인지 표정은 침착했다.

  「센카와파에서 이런 일이 가능한 자는, 모로보시 키라리와 후타바 안즈, 이 둘 뿐.」

  토고파의 면면은 낮게 신음했다.

  모로보시 키라리는 지샤부교이지만, 어머니가 전 도신 필두였기에 죄인 포박술을 배웠다.
(※지샤부교寺社奉行: 절과 신사에 관한 인사·잡무·소송의 일을 관장하던 직)

  또한 영내 제일의 완력의 소유자이기에 평범한 인간이라면 상처입히지 않고 구속이 가능하리라.

  현재 휴직중인 후타바 안즈또한 키는 작지만 그 시부야 린과 맞먹는 검의 달인이다. 그녀라면 힘줄을 베는 묘기가 가능할지도 모른다.

  거기에 이 양자는 친구관계이다.




  「허나」

  카타기리가 말을 이었다.

  「모로보시는 고문에 적합하지 않은 성격이고, 후타바는 이런 손이 많이 가는 일을 하지 않습니다.」

  일동은 다시 납득했다.
 
  모로보시는 누구나 올려봐야할 거구의 여자이지만, 기질은 온화하며 분쟁을 싫어한다.

  후타바는 저택에서 나가는 것을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외출기피자이며, 최근에는 도장에도 얼굴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깊은 밤에 나와 그 셋이 오는 것을 골목에서 매복하고, 싸우고, 그 한중간에 힘줄을 베는 짓을 할것인가.

  「그러면 외지인의 짓인거냥?」

  낭인인 마에카와 미쿠가 말했다. 기묘한 말투를 사용하지만 검술은 곧다.

  「그렇다면, 어떻게 찾아내죠…?」

  카치인 타다 리이나가 쭈뼛거리며 카타기리에게 묻는다.

  미시로번은 큰 번은 아니지만, 교통의 요지에 위치한다. 매일 출입하는 사람만 400은 넘는다.

  「수색은 부하인 안자이가 지휘하고 있습니다. 그녀라면 적어도 보름안에는 찾아내겠죠.
  하지만…」

  그 동안은 목숨을 보장할 수 없다.

  「모두, 실력에 자신이 있다면 베어도 좋다」

  키바가 그렇게 말했지만, 분발하는 사람은 무카이 단 1명 뿐이었다.




  한편 동시각, 후타바가.

  우연히도, 센카와파의 인간도 회합을 행하고 있다.

  「안즈씨가 없는데요…」
 
  요닌, 토고의 근신 이후로는 오메츠메도 겸임하고있는 모리쿠보 노노가 지적했다.
(※요닌用人:다이묘 밑에서 서무·출납을 맡아보는 직위.)

  습격을 두려워하며 모루쿠보가에서 먼 후타바가까지 왔는데 집주인이 없다니.

  「지금 자고있어니」

  모로보시가 대답했다.
  졸리면 무슨 일이 있어도 잔다. 그것이 후타바 안즈라는 여자이다.

  「안즈씨씨가 집에서 나가기 싫다고해서 후타바가에 모인건데…」 

  후타바 안즈는 토고파와 싸울 마음은 없다. 대의나 그런 딱딱한게 싫어서 센카와파에 있을 뿐이다.
 
  한편 센카와쪽은 후타바의 능력을 최대한 이용할 생각이었다.

  그래서, 습격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후타바가에서의 회합을 선택했다.





  「저 게으른게 뭐가 필요한겨. 우리만으로도 충분하당께」

  무라카미 토모에가 불쾌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키에서 온 협객으로, 센카와파가 불러 들인 외지인 중 한명이다.
(※아키安芸:히로시마 서부의 옛 이름)

  성격은 거칠어 보이지만, 실력은 비할 곳이 없다.

  「안그려, 카에데씨?」

  무라카미는 같은 외지인인 타카가키 카에데에게 동의를 요구했다.

  타카가키는 미시로에 들어온 그 날에 토고파 3명을 단독으로 베었다. 무라카미도 자신의 실력에 자신이 있었다.
 
  달인인지 뭔지 모르지만, 게으름뱅이의 손을 빌리지 않고도 토고파를 정리할 생각이었다.

  「카에데씨? 댁도 그렇게 생각 안하뇨잉?」

  대답이 없었기에 무라카미는 한번 더 카에데에게 물었다. 그러나 카에데는 앉은채로 자고있었다.

  비운 술병이 무릎 옆에 널려있었다. 한두개가 아닌, 세는게 귀찮아지는 양이었다.

  이래서는 술에 죽겠네.

  무라카미는 카에데의 호기스런 태도와 술고래인 면이 마음에 들었지만, 동시에 걱정되기도 했다.





  무라카미는 닌자인 하마구치 아야메에게 눈짓했다.

  하마구치는 고개를 끄덕이고, 카에데를 안고 방에서 나왔다.

  그녀도 방금 전에 저택에 도착했지만, 이미 내부의 구조를 전부 파악하고,

  누구에게도 눈치채이지 않게 카에데를 침실에 던져넣었다.
 
  하지만, 그 침실은 손님용이 아닌, 후타바의 침실이었다.

  하마구치는 후타바 안즈와 타카가키 카에데가 싫었다.

  사람을 불러놓고 자기는 자고있는 여자.

  돈을 받고도 불손한 태도를 취하는 여자.

  양자 모두 하마구치의 미의식에는 맞지 않았다.


  「늦어서 죄송…어라」

  시마무라 우즈키는 집주인과 검객 2명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후타바씨는 그렇다치고, 타카가키씨는?」

  거기서 무라카미와 하마구치를 제외한 일동이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당연히 카에데는 없었다.

  「이전의 일에서 입은 상처가 아프다고 말해서 안에서 쉬고 있당께」

  무라카미는 모두에게 설명했다.

  널려 있던 대량의 술병은 이미 정리했다.

  매우 노련한 여자였다.

  「게다가 아직 3명 더 안왔잔여?」

  「키무라씨와 사기사와씨, 그리고 오가타씨도 없는데요…」

  모리쿠보가 지적했다. 키무라를 제외한 2명은 센카와가 고용한 검객이었다.

  「그 셋은 토고파를 습격하러 갔습니다.

  그쪽도 회합을 하고 있으므로」

  「그걸 어떻게 알…아냐, 설명 안해도 되구마잉」

  무라카미는 토고파에 잠복한 내통자의 존재를 헤아렸다.





  「켁, 이년이나 저년이나 쫄아가지고는」

  밤길을 당당히 걷고있는 자는, 타쿠미.

  자신의 실력에 상당히 자신이 있는지, 호위도 동행자도 없다.
 
  올테면 와라. 오늘 밤이라도 좋다고.
 
  그런 기색의 무카이 앞에, 기묘한 여자가 나타났다.

  젖어있는듯한 칠흑색 머리카락. 음침하지만, 잘 보면 아름다운 얼굴.

  그리고, 어째서인지 길 한가운데에서 우뚠 선 채로 책을 읽고 있었다.

  그녀는 무카이를 보고는 머리르 가볍게 내려 인사했다. 

  「안녕하세요…달이 아름답군요…」
 
  「안녕. 그대로 위를 향해 살아라」
 
  무카이는 인사하고 지나치려고 했다. 솔직히 얽히기 싫은 성질의 여자였다.

  하지만 영내에 저런 기특한 녀석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 굳이 말을 걸었다.

  「너 외지인이냐?」

  하지만, 상대는 무카이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내일의 달도…분명 아름답겠죠…」

  외지인…사기사와 후미카는 칼을 뽑았다. 방금 전과 변함없이 우울한 얼굴로.

  「문맥좀 읽어라. 비실이 자식」

  무카이도 발도했다. 그녀는 사기사와와 정반대로 매우 사나운 미소를 지었다.





  한편, 타다와 헤어져 귀가중인 마에카와.

  그녀도 이상한 여자와 만났다. 늦은 밤인데도 강변에서 풀을 푹푹 뜯고 있었다.

  허리에 칼을 차고 있었기에 상대도 자신과 같은 낭인으로 보였다.

  「뭐 하는거냥?」

  마에카와는 여자에게 말을 걸었다.

  「행운의 네잎풀, 못찾았어요.」

  마에카와는 여자의 얼굴을 보았다. 매우 겁많고 연약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네잎풀은 약초같은건가?

  도우려고 했지만, 발밑이 어두워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밤이니까 내일 아침에 해라냥」

  마에카와는 여자를 설득했다. 그러나, 상대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게 여유부릴 수는 없어요. 왜냐면, 지금의 당신에게 필요한걸요」

  무슨 소리냐, 고 말하기도 전에, 마에카와는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그럼에도 어깨를 베였다. 무서운 속도의 거합베기였다.

  「어디 유파냥…미시로의 인간이 아니냥?」

  일순간에 표변한 마에카와가 물었다. 영내에서 활발한 신음류에도 거합은 있지만, 이정도의 속도라면 다른 유파일거라고 생각되었다.

  「몽상류」
(※몽상류夢想流:카미이즈미 히데노부가 창시한 거합유파)
 
  「이상한 애한테 딱이다냥...」
 
  피를 잃어 얼굴이 파랗게 됐음에도 마에카와는 검을 뽑았다. 상대가 거합에 특화한 검사라면 부상당한 몸으로도 승산이 있다.

  그러나 상대는 1명이 아니었다.

  「내 친구를 너무 괴롭히지 말아줘.

  벌레도 못죽일 정도로 굉장히 얌전한 녀석이니까말야.」

  마에가와의 뒤에서, 무거운 발도음이 들렸다. 카치 대장, 키무라 나츠키이다.





  비실거리지만, 검은 뛰어나다.

  무카이는 상대를 솔직하게 칭찬했다.

  사기사와는 무카이의 공격을 연달아 막고, 거기에 과감하게 공격한다.

  그 검격은 엄청났다.
  이미 무카이는 무기가 튕겨나가, 맨손이었다.

  「너, 어디 출신이냐?」

  무카이는 물었다.
  사기사와는 맨손인 상대에게 여유가 있는지, 대답했다.

  「시나노 국입니다.」
(※시나노 국信濃の国: 나가노현의 옛 이름)

  무카이는 또 물었다.

  「왜 히토키리가 된거냐?」
(※히토키리人斬り : 사람을 베는 것을 생업으로 삼는 사람, 혹은 쾌락살인자를 칭하는 말.)

  「책을 모을 돈과 시간이 필요했어요.
  히토키리는 보수가 높은것 치고는, 일순간에 끝나니까」

  사기사와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얌전하게 생긴것 치고는 제법 무서운 발상이다.

  「그럼, 이 이상 시간을 뺏으면 미안하겠군」

  무카이는 양손을 펼치고, 사기사와에게 몸을 내밀었다. 이 상황에 이르러서도 슬픈 표정은 보이지 않는다.

  「죄송합니다」

  사기사와는 일례한 후, 검을 휘둘렀다. 사실은 히토키리따위가 되고싶지 않았지만, 좋아하는 것을 하고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적어도, 베이는 상대에게 고통이 없기를 빌 뿐이다.

  사기사와는 눈을 감았다. 약해진 상대의 일격을 찌를 때는 언제나 이렇게 한다.

  하지만, 그때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검이…움직이지 않는다….

  사기사와가 눈을 뜨자, 무카이가 한 손으로 검을 잡아낸 것이 보였다.

  손바닥에서 피도 흘리지 않고.

  칼날잡기. 승리를 확신한 것이 패인이었다.

  「내가 더 미안하지.

  한동안은 책을 못읽을 얼굴이 될테니까」

  무카이는 또다시, 사납게 웃었다.




  「읏냐아아앙!!」

  마에카와는 선을 긋듯이 곧고 곧게 검을 휘두른다.

  그러나 상대에게 닿지 않았다.

  거합의 검사는 어떻게든 쓰러뜨렸지만, 키무라의 실력은 마에카와보다 아득히 위. 검이 스치지도 않는다.

  「성실하네. 좋아한다고, 그런 검도.」

  깔보고 있다고 들릴 수도 있는 말이었지만, 마에카와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기쁘다고 생각했다.

  키무라라는 여자가 지닌, 이상한 매력이다.

  그렇지만 상황은 진검승부 한중간. 순순히 기뻐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마에카와는 검을 옆으로 겨누었다.

  이 이상 함부로 검을 휘둘러봤자 체력이 소모될 뿐.

  그렇다면 상대를 유도하며 자세를 흐뜨려뜨려 벨 수 밖에 없다.

  한편 키무라는 검을 상단으로 겨누었다. 일곡에 벨 생각인가.

  그 때가 승기. 마에카와는 키바를 기다렸다.

  그러나 키무라의 검은, 아니오 철학은 마에가와의 상상을 초월었다.

  키무라는 검을 마에가와에게 향해, 냉큼 내던졌다.

  무사의 영혼을 투척도구로 쓰다니.

  마에카와는 날라며 그것을 튕겨냈다. 그것이 틈이 되었다.

  「역시 성실하군」

  키무라는 마에가와의 품에 들어가, 와키자시로 심장을 찔렀다.
(※와키자시脇差 : 일본도의 일종으로 큰 칼에 곁들여 허리에 차는 작은 칼)

  목적을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한다.

  검도 던지고, 토고파의 인간과도 친해진다.

  키무라는 그런 인간이다.

  마에카와는 하늘을 향해 쓰러졌다. 힘이 점점 빠졌지만, 왠지 묘하게 좋은 기분이었다.

  「다리랑 잘 지내줘서 고마웠다」

  숨이 끊어진 마에카와에게, 키무라는 그렇게 말했다.




  「사기사와는 잡히고, 오가타는 죽었습니다」

  우즈키의 보고에, 센카와의 표정이 구겨졌다.

  큰 돈을 지불했건만, 카에데를 제외하면 성과를 낸 자가 없다.

  오가타는 키무라와 함께 마에가와를 베었지만, 1명 죽이는데 1명이 죽으면 수지가 맞지 않는다.

  「무라카미와 하마구치는 무엇을 하고있나」

  「무라카미는 도박장에서 토고파의 정보수집을 하고있습니다.

  하마구치는 사기사와의 탈옥 공작을」

  「하마구치를 다른 임무로 돌려라. 무능을 돕기 위해서 부른게 아니다」

  센카와는 우즈키의 말을 차단하고 명했다.

  「넵」

  우즈키은 그렇게 대답했지만, 사기사와 구출은 반드시 실시할 생각이었다.

  그녀는 다른 히토키리들의 얼굴을 알고 있다. 정보가 새어나가면 일부러 외지인을 고용한 의미가 없다.

  거기에, 센카와파는 그녀들을 위해서 부정한 통행어음을 발행했다.

  그것이 들키는 것도 위험하다.

  정치권력이라는 허상에 정신을 빼앗겨, 우리들의 고생을 모르는가.

  우즈키에게서, 오만한 카로에 대한 반항의 씨앗이 싹튼 것은 이때였다.





  오가타의 죽음으로부터 며칠 후. 어떤 소바집에서.

  타카가키 카에데는 대낮부터 술을 마시며 소바를 먹고 있었다.

  이상한 아이.

  카에데는 오가타를 그렇게 평가하고 있었다.

  싸움을 무서워하면서도 히토키리의 길을 선택해서 "행운의 네잎풀"을 찾는다.

  카에데의 생각대로, 오가타는 꽤 굴절된 인긴인게 틀림없었다.

  그래도, 더 많이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카에데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오가타는 카에데과 마찬가지로 기슈 태생이었다. 고향 이야기로 친해질 수도 있었을지도 모른다.

  소바를 다 먹고, 술만 남은 카에데에게 도신이 말을 걸었다.




  「므믓! 당신, 처음 보는 얼굴이네요!」

  카타기리 사나에의 부하, 안자이 미야코였다. 그녀는 카에데의 옆자리에 앉아 소바를 주문했다.

  그녀는 점심을 먹으러 왔다. 물론 옆자리에 범인이 있다는 사실은 모른다.

  「어디서 오셨나요?」
  「....기슈」

  카에데는 침착하게 대답했다. 범행은 아무도 보지 못했다. 또, 증거를 남기지도 안았다.

  「헤에~ 먼 곳까지 오셔서 수고하시네요!

  직업없는 낭인인것 같은데, 그런것치고는 꽤나 좋은 옷을 입고계시네요!」

  묘하게 악의가 느껴지는 말로, 안자이는 쫑알쫑알 떠들었다.

  카에데는 상대하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상대가 다음에 내뱉은 말에 일순간 술을 마시는 손이 멈추었다.

  「히토키리라도 하시는건가요!」

  이건 안자이의 소쇄한 농담이었다. 그러나 카에데에게는 상대방이 확신을 가지도 접근한것처럼 느껴졌다.

  「상대를 상처입히는 농담은 그만두~...후훗」

  「아앗, 죄송하네요!

  직업도 없는데 대낮부터 술마신다고 뭐라고 하는게 아니었어요!」

  사과하는건지 놀리는건지. 안자이는 고개를 숙였다.

  카에데는 이 도신에게서 떨어지고 싶었지만, 지금 일어서는건 의심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앗, 그러고보면, 후루룩, 저번에 카치가 베였어요! 3명이 한번에!

  우물우물. 당신, 뭔가 모르나요?」

  자신의 소바가 온 뒤에도 안자이는 계속 말했다.

  카에데는 술을 홀짝이면서 적당히 대답한다.

  「글쎄요, 모르겠네요」

  「에~! 평소에 사회에 도움도 안되는데 이럴 때는 협력 좀 하세요!
  유유상종인 법이니 뭔가 알고 있잖아요~!」

  안자이는 조용히 술을 마시고있는 이 여자가 범인이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낭인을 굉장히 싫어했다.

  사회에 도움이 안된다. 영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쓸데없는 일을 늘린다.

  「뭐든 좋으니까 그 날 있었던 일좀 말해주세요~!
  네~네~」

  안자이는 카에데의 어깨를 붙잡고 흔들었다.

  그 박자에 술잔에서 술이 흘러넘쳐 카에데의 칼을 적셨다.

  「그 밤은 많이 취해있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 안나요.」

  카에데은 손을 치우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리고 무례한 도신에게 기분이 상한 "척"을 해서, 그곳에서 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안자이는 카에데를 놓치지 않았다.

  「왜 밤의 이야기를 한거죠?
  저는, "그 날 있었던 일"을 물었는데」

  타카가키 카에데는 감옥에 투옥되었다. 그녀가 3명을 베고나서 일주일 후의 일.





  이 정보를 재빨리 잡은 자는 모리쿠보였다.

  오메츠케인 모리쿠보는 『키카』라는 독자적인 밀정집단을 거느리고 있었다.
(※키카机下:책상 밑)

  내부감사를 위해 토고가 조직한 것이었지만, 지금은 모리쿠보, 나아가서는 센카와의 귀가 되어있었다.

  「이래서는 토고파를 이기는거, 무리~...」

  그러나 정보만으로는 사람을 죽일 수 없다. 모리쿠보는 서둘러 하마구치에게 연락했다.

  사기사와와 타카가키, 그 둘을 빨리 어떻게든 해달라고.



  「범인이 잡혔다고!?」

  카에데가 잡히고 이틀 후, 무카이가. 시각은 아침.

  무카이 타쿠미는 카타기리의 보고를 받았다.

  솔직히 무카이는 애석했다.

  무사 셋을 어려움 없이 베어버린 상대와 한번 겨뤄보고 싶었다.

  그러나 잡혀버렸다면 무카이는 할 수 있는게 없다.

  뭐라 표현하기 힘든 소화불량

  적어도 얼굴이라도 볼까

  「누가 외투를 가져와라!」

  무카이는 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

  「조카!!」

  평소 하인들이 귀신처럼 두려워하는 무카이 타쿠미.

  그녀가 부르고 있는데, 아무도 오지 않는다.

  집안이 쥐죽은 듯이 잠잠했다.

  무카이는 저택 안을 둘러보았다.

  사람이 있어야 하는 곳에 없다. 남자 1명, 여자 2명, 요리인, 서원정리가

  무카이는 귀를 기울였다. 마당에서 희미하게 신음 소리 같은 것이 들렸다.

  무카이는 조심스럽게 뜰에 나왔다. 소리의 근원은 창고 안.

  그녀가 단단히 닫힌 문을 열자, 역시 저택의 모든 인간이 갇혀있었다.

  모두 정신을 잃고 있는 것 같지만, 부상은 없다.

  상처없이 구속되어 있었다.





  뇨와아.

  등뒤에서 기색을 느낀 무카이는 재빠르게 옆으로 굴렀다. 그녀의 앞에 있었던 창고벽에 큰 금이 생겼다.

  「역시 너였냐, 모보로시 키라리.」

  무카이는 일어서서 침입자에게 말했다.

  「우선 고맙다. 집의 인간들을 상처입히지 않아줘서」

  「필요한건 타쿠미쨩 한명의 목숨이니」

  모로보시는 가루가 묻은 손을 털면서 대답했다.

  영내 제일의 거구와 괴력, 기묘한 어조로 인해 두려움받고있는 존재이다.

  그녀가 일하는 지샤부교는 "세갈래길의 괴물저택"이라고 불리며, 일이 없는 한 아무도 가까이 가지 않는다.

  거구도 괴력도 원해서 그렇게 된게 아니며, 어조는 주변에 용해하기위해 시작한 것이었지만, 모로보시는 영민들에게 오해를 받고있었다.

  본래의 그녀는 매우 기질이 활달하며, 그리고 정이 깊다. 번직에 있는 자들 중 일부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왜 너같이 착한 녀석이 센카와한테 붙은거냐?」

  「센카와님이 키라리한테 말했니.

  머리만 잘 돌아가면 외모는 관계 없다고.

  그러니까 카라리는 센카와님의 기대에 답하는거야」

  「머리가 뭐 어째?
  핫, 이런걸 날려놓고 잘도 말하는구만!」

  그렇게 말하고, 무카이는 검을 검집째로 버렸다.

  방금 전, 창고의 벽을 파괴한 일격을 봤음에도, 아니, 봤었기에, 맨손으로 모로보시를 쓰러뜨리고 싶어진 것이다.

  무카이도 마찬가지로, "날리는" 사람이었다.




  한편 그 무렵, 미시로번 도신 대기소와 감옥이 동시에 날아갔다.

  「사기사와씨와 타카가키씨는 무사한겨?」

  도박장에서 감옥으로 이동한 무라카미는 폭파의 실행범인 하마구치에게 말했다.

  「글쎄요, 어떨까요.」

  「어떴냐니?…뭔겨, 그 둘을 탈옥시키는거 아니었으잉?」

  「저는 시마무라님과 모리쿠보님에게서 "그 둘을 빨리 어떻게든 해라"라고 밖에 못들었답니다.
 
  생사는 그 두분 나름이죠. 닌!」

  하마구치는 씨익 웃었다.

  그녀는 닌자로서는 치명적이게도, 이런 크고 화려한 처리를 좋아한다.

  적어도 뼈가 남아 있다면 주워주자…. 무라카미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감옥으로 가는 것을 막는 자가 있었다.

  「너희들말야, 일단 잡아가도 될까?」

  도신 필두 카타기리 사나에. 그녀는 마침 점심을 먹으러 나가있었기에 변을 피했다.

  「일단, 처음 보는 사람을 잡아가도 되는겨?」

  「그럼, 제대로 설명해 줄게.
 
  머리가 긴 아이한테는 화약냄새가 풀풀 풍기고.

  무라카미, 너는 면상이 마음에 안들어」

  「내는 억울하당께」

  무라카미는 그렇게 대답했지만, 상대가 자신을 조사했다는 것을 알았다.

  무라카미는 하마구치에게 눈짓했다. 하마구치가 끄덕인다.

  「얌전히 잡혀서는 무라카미 토모에의 이름이 울지. 전력으로 저항해준당께!」

  무라카미는 코다치를 뽑으려했다. 그러나 그 전에 카타기리가 칼자루를 눌렀다.
(※코다치小太刀 : 일본도의 일종으로 60cm정도의 약간 작은 칼)
 
  이 녀석, 반사 신경의 귀신인가. 무라카미는 상대를 붙잡고, 발을 밟아 교착상태로 반입했다.

  「아야메, 가랑께!」
 
  아야메는 카타기리를 공격하지 않고 감옥으로 달렸다.

  카타기리는 허탕친 기분으로 무라카미에게 말했다.

  「뭐야, 둘이서 덤비는거 아니었니?
 
  제법 멋있잖아…정정당당해서. 그리고, 나한테 혼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점도.」

  「좋은 여자랑께, 토모에는.」

  무라카미는 세키구치류 사용자이다. 코다치 외에, 유술도 다룬다.
(※세키구치류関口流: 에도시대에 세키구치 우지무네가 창시한 유술유파로, 유술과 함께 검술과 거합술도 전승됐다고 한다.)

  그녀는 상대의 옷깃을 잡고 발을 누르고 있었기에 상황적으로는 우위였다.
 
  하지만, 카타기리의 몸은 땅에 꿰메인듯이 움직이지 않았다.

  「하필이면 체술로 도전한것도 마음에 들었어.」

  「체술같은 대단한게 아니랑께. 싸움살법(喧嘩殺法)이란겨」

  무라카미는 카타기리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상대의 힘이 일순간 느슨해진 순간에 그녀는 엎어치려고 했다.
 
  공중을 날은 것은…무라카미의 몸이었다.

  「남의 얼굴에 침을 뱉는 근성…내가 때려 고쳐줄게」

  카타기리가 지은 미소는, 무사라기보다는 육식동물같은 미소였다.






  모로보시는 어머니에게서 사나에와 같은 유파의 유술을 배웠다.

  그러나 잘 쓸 수 없었다. 큰 체격이 유파의 성격과 맞지 않았다.

  또 검도 잘 사용할 수 없었다.

  그녀 자신은 결코 못하는게 아니었지만, 선천적인 완력때문에 검이 금방 망가진다.

  또, 검법을 수련할 수는 있어도 대련은 할 수 없었다.

  상대가 그녀를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대신 모로보시는 권법의 길로 나아갔다. 거기서 재능이 열렸다.

  덩치는 크지만 움직임이 민첩하다. 체력도 있다.
  그리고, 내 주먹이 안통한다고.

  무카이는 식은 땀을 흘리며 생각했다.

  타격이 효과가 없다면 관절기나 조르기 기술이 유효하다.

  그러나, 모로보시에게 그것을 걸 틈은 없다.

  한편, 무카이는 움직이느라 점점 체력을 소모한다.




  「젠장」

  무카이의 다리가 갑자기 멈췄다. 연속된 격렬한 회피 운동으로 근육이 비명을 질렀다.

  이 호기를 놓치지 않고 모로보시의 돌려차기가 작렬했다.

  무카이는 막았지만, 막은 왼팔이 부러졌다. 그리고, 뜰로 날려졌다.

  「아파, 아프구만!! 염병할!!」

  무카이는 기운차게 소리질렀다.

  그러나, 상황은 이미 모로보시가 우위.

  무카이의 다리는 피로로 약해졌다. 한쪽 팔은 사용할 수 없다.

  「지금 편하게 해주겠니」

  모로보시는 달려서 무카이의 머리를 차려고 했다.

  상대의 목이 뜯겨져 공처럼 날라갈지도 모른다.

  모로보시는 눈을 감았다. 무카이에게 진 사기사와처럼.

  하지만, 모로보시의 발차기는 맞았다. 상대에게 중상을 주었다.

  그녀의 다리도 중상을 입었지만.

  「뭘 이긴듯이 자빠졌냐」

  모로보시는 격통에 눈을 떴다.

  무카이의 왼팔에서 삐져나온 뼈가, 자신의 다리에 꽂혀있었다.

  상대는 골절로인한 대량의 출혈로 얼굴이 파래져 있었다.

  처음과 똑한은 사나운 미소를 지은 채.

  모로보시는 공포로 인해 발이 꼬였다.

  그것이 틈이 되어, 무카이가 등 뒤로 돌아갔다.

  무카이는 남아있는 오른팔로 모로보시의 목을 안았다.

  목조르기. 모로보시는 긴 손을 휘둘러 상대를 떼어내려고 했다.

  그리고, 무카이의 무릎과 늑골을 추가로 부러뜨렸다.

  하지만, 무카이의 팔은 조금도 풀리지 않았다. 이대로 맞아 죽는다해도 힘을 풀지 않을 생각이었다.

  뇌로 향하는 산소가 차단되고, 모로보시의 의식은 암전했다.





  잔해가 된 감옥을, 방금 전까지 감옥에 갇혀있었던 타카가키 카에데가 바라보았다.

  감옥에 낭인 둘이 인낭... 할 기회를 놓쳤네요.

  사기사와 후미카는 잔해 밑에 깔렸다. 살아있지 않겠지.

  아쉽다고 생각했지만, 카에데는 자신의, 아니 옛 친구의 유품을 되찾아야 했다.


  「타카가키님」

  적당한 곳에서 잔해들을 적당히 뒤집고 있으니 어떤 여자가 카에데에게 말을 걸었다.

  「찾으시는 물건은 이것입니까?」

  하마구치 아야메가 건성으로 검을 던졌다..

  「...감사합니다」
  「감사하실것 없습니다. 저도, 무기도 없는 인간을 죽이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하마구치는 닌자도를 뽑았다.

  처음부터 이럴 생각으로 그녀는 감옥에 왔다.

  두 사람이 살아있다면 일격을 찌른다.

  간단히 잡히는 무능도, 술만 마시다가 발목을 잡혀버린 멍청이도, 조직에는 필요 없다.

  「이유를 알려주세요」

  카에데는 하마구치의 내심을 헤아렸지만, 일단 물었다.

  「제 이상을 위해서죠」

  그 말을 듣고, 카에데의 눈이 가늘어졌다.

  이상과 대의. 카에데가 정말 싫어하는 단어였다.





  과거 오이카와번에서는, 카로 무나카타 아츠미가 오이카와의 골수를 빨며 악정을 펼치고 있었다.

  횡령과 증세, 토지의 부당한 수탈 등. 나열하자면 끝이 없지만, 가장 심각했던 것은 여색이었다.

  무나카타는 여성의 유방에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었다.

  마음에 든 여자가 있으면, 어떤 수단을 사용해서라도 차지했다.

  또, 자신의 취향대로 번직의 인사를 행했다.

  물론 원망받지 않을 리가 없었고, 여러번의 습격이 결행되었다.

  하지만 소바즈카에인 검사가 모두 강력했고,

  게다가 무나카타 자신도 염류 면허개전의 실력가였기에 전부 실패했다.
(※염류念流:무로마치 시대의 소마 요시모토가 창시한 유파이며, 일본병법삼대원류 중 하나로 가장 오래된 유파중 하나.)

  사람들이 오이카와번을 「무나카타번」이라고 뒤에서 부를 정도로, 무나카타는 권력의 절정에 있었다




  변화가 방문한 것은 카로가 오이카와의 외동딸, 시즈쿠에게 주목했을 무렵.

  시즈쿠는 무나카타의 이상의 유방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 오이카와는 딸의 정조에 위기를 느끼고, 전국에서 검객을 모았다.

  시현류 칸자키 란코, 요리타 요시노.
(※시현류示現流 : 사츠마 무사의 검술 류파이며, 투박하지만 강한 일격을 자랑하는 검술.)

  심안류 타카미네 노아.
(※신안류心眼流 : 에도시기의 병학자 타케나가 하야토가 창시한 갑옷 전투술을 주특기로 하는 유술 유파)

  일도류 카와시마 미즈키, 타카가키 카에데.
(※일도류一刀流 : 이토 잇토사이가 창시한 검술로, 에도시대에 다양한 일도류로 나뉘게 된다.)

  이상의 5명이 딸의 경호를 담당하게 되었다.

  모인 검객들은 시즈쿠의 친구가 되어

  또 그녀들끼리도 매우 강한 정으로 연결되었다.

  이상적인 주군을 찾았어. 연장자인 카와시마는 자주 그렇게 말했다.





  2년 후, 시즈쿠가 번직을 맡을 나이가 되었다.

  시즈쿠를 둘러싼 일동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무리 카로라해도 재직중인 시즈쿠에게 손을 댈 수 없을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무나카타를 너무 과소평가한 것이었다.

  놀랍게도 무나카타는, 시즈쿠가 처음 출석한 집정회의 한중간에 그녀를 더렵혔다.

  이날 동반한 호위는 칸자키와 타카미네, 둘.

  그녀들은 격노해서 회의에 난입했지만, 오히려 소바츠카에인 검사 일곱에게 당했다.

  「이걸로 번에 대해 잘 알았지?」

  덜덜 떠는 시즈쿠에게 무나카타는 그렇게 고했다.

  하지만 여기서 무나카타도 어떤 실수를 범했다.

  시즈쿠에게 붙어 있는, 나머지 셋의 기량을 오인한 것이다.




  척살명을 받은 셋은, 무나카타를 향한 증오를 양식으로 두렵기 그지없는 마검을 자아냈다.

  카와시마 미즈키는 『우의(羽衣)』.
  타카가키 카에데는 『월취(月酔)』.
  요리타 요시노는 『십차(辻車)』.

  그리고 소바즈카에 검사들을 전멸시키고, 마침내 무나카타 암살에 성공했다.

  대의를 이뤘다고, 시즈쿠의 어머니는 그녀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무나카타 사후, 악정은 고쳐지고, 오이카와에 의한 선정이 펼쳐진다.

  그리고 자신들은 시즈쿠의 일생의 벗이 되어, 그녀를 계속 지킨다. 그녀들을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러나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카로 살해에 대한 단죄였다.




  무나카타에게 억압받던 사람들은 오이카와와 3명의 검사에 의한 독재가 시작되는 것을 두려워했다.

  주모자로 판단된 카와시마는 할복, 카에데와 요시노는 유배형이 내려졌다.

  얌전히 따를리가 없었기에 카에데와 요시노는 감옥을 파괴했다. 그리고 카와시마를 구출하러 갔다.

  하지만, 카와시마는 「나 하나로 책임을 지겠어」라고 말했다. 그것이 이상적인 무사라고.

  카에데는 그녀를 강제로라도 데려가려고 했지만, 추격자는 바로 뒤까지 쫓아왔다.

  요시노는 부득이 카에데를 기절시켜서 감옥에서 도망쳤다.

  그리고, 카에데가 눈을 떴을 때는, 모든 것이 끝나있었다.

  시즈쿠와 다른 검객들이 쌓아올린 나날도, 카에데의 무사로서의 짧은 생도.





  카타기리 사나에는 유술, 권법, 포박술, 고무도 그 모든 것에 정통했다. 체술 면에서는 토고파에서 최강이라고 말해도 지장이 없다.
 
  한편 무라카미 토모에의 기술은, 거칠게 익힌 유술과 코다치뿐. 경험도 카타기리에 비해 부족하다.

  결국, 착실한 승부로 무라카미에 승산은 없다.

  그리고, 무라카미의 "싸움살법"도 카타기리에게는 통용되지 않았다.

  카타기리는 도장 안과 밖, 다다미바닥과 땅바닥, 그 전부에 대해 연구를 쌓아왔다.

  외도의 격투술 대책도 포함이다.

  무라카미는, 땅의 모래를 카타기리의 얼굴을 목표로 차올렸다.

  아무리 카타기리라해도 모래를 막을 수는 없어 눈이 감긴다.
 
  하지만 그녀는 눈을 감은 채로, 무라카미의 오른 주먹을 잡았다.

  「이 깜찍이. 내가 생각한 곳을 공격하다니」

  무라카미는 몸이 떨렸다.

  그대로, 관절을 잡혀 땅에 쓰러진다.

  카타기리는 무라카미의 등에 올라타, 붙잡은 오른팔을 꺽었다.

  「여기서 죽는 것과 사형판결을 받는 것. 둘 중 뭐가 좋아?」

  「...그게 그거잖여」

  토고파는 물론이고, 평민에게도 사상자가 나올 수 있는 폭파.

  무라카미가 실행한 것은 아니지만, 센카와파의 책임은 무겁다.

  물론 카타기리에게는 투쟁의 구실에 불과하지만.

  「고르렴」

  카타기리는 무라카미에게 말했다.

  카타기리의 악벽(悪癖)이다. 용서없는 실력을 가지고 있는 주제에, 최종적인 결정을 타인이 하게 만든다.

  하지만, 무라카미는 그렇게 얌전한 여자가 아니었다.

  「여기서 스러질까보냐」

  무라카미는 오른팔 관절을 스스로 탈구시키고, 그 팔로 왼쪽 겨드랑이에 채워진 코다치를 뽑았다.

  그리고 손목을 돌려서, 카타기리의 이마에 찌른다.

  「...비겁해」

  카타기리의 시야가 붉은색으로 젖었다.

  기술이 아닌, 한 치의 각오와 판단력으로, 카타기리는 무라카미에 패배했다.


 


(2)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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