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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my first star'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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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26, 2015 17:34에 작성됨.

가을도 끝나가고, 겨울 바람이 불어오는 시기가 된다.

타카가키 카에데의 데뷔 라이브는 어느 의상 브랜드가 개최하는 무대에서 이뤄지게 되었다. 말할 것도 없이, 신인 아이돌 치곤 파격적인 대우이다.

 

라이브를 위해 똑같이 신인 프로듀서인 그에게는 훌륭한 숫자의 일들이 날아들고 있었다. 각 방면의 스케줄 조정이라거나, 음향과 조명의 세팅 회의, 선전을 위한 경비의 보고, 몇 개의 선전 겸 취재의 이야기가 오갔다.

 

이렇게 바쁜 것이 그의 수완 덕분이 아니라는 것은 자기 스스로도 납득하고 있었다.

 

원래 타카가키 카에데는 모델 부문에서 일했다. 모델 부문에서 인기인이었는가 하면 또 그 정도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원래 모델로서 일했다는 것이 화제가 되었고 그것이 높은 인지도가 되어 좋은 방향으로 움직인 것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여, 늦게까지 일하고 있구만."

 

"부장님."

 

정시를 넘겨서, 완전히 날이 바뀔 시간이 되었을 즈음 무뚝뚝한 얼굴ー이라고 카에데가 이야기한다ー로 컴퓨터를 마주하고 있으니 상사인 이마니시 부장이 찾아왔다.

 

사람 좋은 미소를 띄운 초로의 남성이지만 그만큼 오랜 경력을 쌓아, 아이돌 부문을 총괄하는 위치에 있다. 아이돌 부문 외에도 아는 얼굴이 있어, 회사 바깥에 연줄도 있다는 소문도 있다.

 

지금 그로서는 감히 얼굴을 똑바로 볼 수 없을 정도로 관록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는 예의에 어긋나지 않게 자리에서 일어서서 깍듯이 인사했다.

 

"수고 많으십니다."

 

"아니네. 잠깐 얼굴이나 볼까 하고. 앉아도 상관없네. 잠깐 쉬는 중이라, 말상대나 찾고 있었거든."

 

그렇게 말하며 그는 손에 든 종이컵을 들어보인다. 그리고 옆에 있는 빈 의자를 끌어다 앉는다. 그것을 보고 프로듀서도 그 맞은편에 앉았다.

 

"타카가키군의 라이브, 꽤나 큰 규모이지 않은가."

 

"네. 다른 출연자들도 함께 나오고 시간도 짧지만, 데뷔 싱글 노래를 부르는 건 괜찮다고 하더군요. 꽤나 천운이었습니다."

 

"그 브랜드의 담당자 말인데, 내 지인이네."

 

"그렇, 습니까."

 

아무래도 사외에 연줄이 있다는 건 정말인 것 같았다.

 

"그렇지. 뭐, 그리 말해도 내가 타카가키 군을 팔거나 한 건 아니네. 저쪽에서 그녀를 알고 있었으니. 아무래도 신경쓰고 있던 모양이야. 아이돌로 전향한 걸 아쉬워하더군."

 

"그렇군요...."

 

"뭐, 이쪽의 부담이 가벼워진 셈일까. 아무래도 아이돌로서 대중 앞에 나온다는 게 잘 먹힌 모양이야. 아무튼 그녀에게 어울리는 테마고, 이벤트에 출연하도록 얘기도 됐어."

 

"그건....감사한 일이로군요."

 

"그렇네. 하지만 타카가키군이 계기인 건 틀림없지만, 이번 일이 그녀가 스스로 얻어낸 일이란 건 아니네."

 

"...."

 

"지금 영화나 드라마 기획이 몇 개나 진행되고 있는지는 알고 있겠지?"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돌 부문 소속의 몇몇 사람들이 기획한 프로그램들이 아직 기획 회의 단계지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얼핏 들은 것이었다.

 

"까놓고 말해서, 새로 기획되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그쪽 상품을 샀으면 하고 있는 것이네. 아이돌 부문은 어쨌든, 다른 부문에서는 우리 회사가 큰손이니까 말이야."

 

"하지만 타카가키상은...."

 

"듣기 나쁘겠지만  이건 사실이네. 자네도 뭔가 의도 없이 여기까지 잘 진행될 거라고 생각했겠지?"

 

이마니시는 살짝 냉기가 드는 어조로 가볍게 말했다.

 

"그건....그렇지만..."

 

"기분 상할지는 몰라도, 잘못 생각한 것이네."

 

표정이 험하게 바뀐 것을 알았는지, 이마니시는 타이르듯 말했다.

아무래도 눈치를 준 것보다는 프로듀서가 불안해하는 것을 조금이나마 해결해 주려 한 것 같았다.

 

말로 설명할 필요도 없이, 그도 이 일에 관한 카에데의 입장은 잘 알고 있었다. 신인 아이돌로서 미시로 프로덕션의 발판 취급 받고 있다는 것은 눈치 없는 그라도 잘 알고 있다. 그럴 만한 가치가 미시로 프로덕션에는 존재하고, 아이돌 그룹은 그 정도의 취급을 받고 있다.

 

"그래도 좋은 것 아닌가. 새우로 도미를 낚으면 되니."

 

그렇게 말한 이마니시의 얼굴은 왠지 모르게 평온해 보였다.

별로 카에데나 다른 아이돌을, 그리고 그쪽에 관련된 사람들을 깔보는 듯한 눈빛은 아니었다.

 

"아이돌 부문은, 틀림없이 커질 거야."

 

이마니시는 나직이, 그리고 확고한 의사를 담아 말했다.

 

"미시로 프로덕션에서 가장 빛을 발하는 부서가 될 것이라는 말이네."

 

"네."

 

"지금은 밑바닥에 있는 셈이네. 밑바닥에 있는 동안, 고생은 빨리 해치워 버려야지."

 

그건 그의 짧지 않은 인생에서 온 말일까. 수십 년이라는 인생 경험의 차이가 있으니, 프로듀서가 풀지 못할 의미를 품고 있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가 말하고 있는 사람은 틀림없이 자신이다.

 

"이용할 수 있는 것이라면 하는 게 낫지 않겠는가. 무대에 세우는 것, 그보다도 좋은 일은 없네. 그것도 모두 경험이네. 이후에는 그녀 스스로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겠지."

 

그렇게 말하고서, 이마니시 부장은 종이컵을 입으로 가져갔다.

프로듀서로서, 그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잠깐이지만 그는 헤맸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보다도, 마음으로 어디까지 그것을 받아들여야 할지, 당황한 것이다.

 

하지만 그 의문은 자신의 직책을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으로 해결되었다.

설령 발판이라고 취급받았다 하더라도 화낼 사람은 자신이 아닌 카에데 본인이다.

 

왜냐면 무대에 서는 것은 카에데 본인이기 때문이다. 실패나 굴욕은 어쨌든 당사자가 떠안게 될 것이다. 무대에서의 모든 경험은 무대에 선 이들의 양식이 된다. 그렇게 말한 것은 누구도 아닌 이 앞에 있는 이마니시 부장이었다.

 

그 양식을 최대한 살려내는 것. 그것이 그가 뒤에서 해야 할 일인 것이다.

 

"저도, 그녀를 믿고 있습니다."

 

"그렇군. 뭐, 그렇게 말하지만,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해 두는 게 좋지."

 

"그 말씀은?"

 

"이벤트를 따냈기 때문에 회사의 후광에 기대는 건 괜찮네. 하지만 준비라거나 그런 건 최대한 자기 손발로 직접 하는 게 좋은 것이야. 어떤 트러블이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납득할 수 있는 건 결국 자신이 준비한 일 뿐이야. 무대에 서는 것이 전부 그녀의 양식이 된다면, 무대를 준비하는 모든 것은 자네의 양식이 되네."

 

"네. 명심하겠습니다."

 

"우리의 일에 쓸데없는 건 없네. 모든 것은 무도회로 이어지는 길이니까."

 

마지막에 조금 얼렁뚱땅한, 그런 분위기로 이마니시 부장은 말했다.

그리고 일어서서, 서둘러 사무실을 나섰다.

 

 

 

그저 상사의 잔소리라고 생각했던 그 말의 무게를 알게 된 건, 타카가키 카에데의 데뷔 공연 당일이었다.

 
 
 
 
 
 
 
 
 
 
 
샤플입니다.
오타, 오역 지적받고 있습니다.
 
 
 
이상하게도 카에데 팬픽을 번역하고 있지만 카에데가 안 나오면 안심합니다.
팬으로서는 카에데가 여러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지만, 그 말장난 때문에 번역하는 사람 입장으로서는 난감하네요.
 
뭐, 하다 보니 재미는 있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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