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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가키 카에데 「신데렐라」 2/2

댓글: 3 / 조회: 1190 / 추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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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30, 2016 21:11에 작성됨.


타카가키 카에데 「신데렐라」



 ◇ ◇ ◇


 「──실례합니다, 아가씨」


뒤를 돌아본 신데렐라는 굉장히 놀랐습니다.

 「저기, 저를 부르셨나요? 왕자님」

 「네. 아름다운 아가씨. 이런 곳에서 무얼 하시는지요?」

기분좋은 바람이 부는 발코니는, 보름달의 달빛이 조용히 비추고 있었습니다.
화려한 무도회의 소란도 멀리서 들리는듯 합니다.

 「무도회가 마음에 드시지 않으셨나요?」

 「아뇨, 그렇지 않아요. 굉장히 눈부시고, 활기차고……하지만」

신데렐라는 말을 계속하려다, 포기한듯이 고개를 저었습니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왠지, 춤추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아서」

 「그렇군요. 그런 밤도 있는법이죠. 그렇다면」

왕자가, 신데렐라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부디, 저와 함께 춤춰주실 수 없을까요?」

신데렐라가 반사적으로 왕자의 손을 향해 손을 뻗습니다.
그러나 그 손은 닿기 직전에 딱 멈추고, 그리고 천천히 내려갔습니다.

 「……죄송해요」


신데렐라가, 깊게 고개를 숙였습니다.


 ◇ ◇ ◇



 ― = —≡—= ―

 「……역시 이건 제 물건이」

 「카에데씨의 물건이에요?」

치히로씨는 상냥한 미소를 지우지 않습니다/

 「……받을 수 없어요」

 「한번 잘 보세요. 여기여기」

치히로씨가 유리구두를 가리킵니다.

 「……」

 「그렇죠? 카에데씨거 맞죠?」

희미하게 푸른빛으로 빛나는 유리구두
그 표면을 장식하듯이, 단풍잎이 얇게 조각되어있었습니다.
(*카에데楓의 의미는 단풍)

 「……」

 「애초에 저는 이걸 전해주라고 부탁받았을 뿐이라서」

 「……네?」

 「아까 마법사님이 사무소에 오셨거든요. 아무래도 카에데씨의 열성 팬인 모양이에요」

옆에서 듣고있던 아이돌 소녀들이 뿜었습니다.
린쨩이나 슈코쨩에 이르러서는 배꼽을 잡고 웃고있었습니다.

 「듣자하니 시간이 부족해서 한쪽밖에 못했다고 하네요.」

 「……」

 「아아, 마법사님이라면 아까──」

 「……당신은, 왜」

제 질문에, 치히로씨는 조근 곤란한 표정으로 웃었습니다.




 「신세를 졌다는건 빈말이 아니에요. 카에데씨」

 「……」

 「게다가 당신정도의 아이돌을 맨손으로, 아니 맨발로 보내면 다른 아이들 보기에 안좋을테고」

손바닥 위에 살그머니 상자를 올립니다.
유리구두는 아무 말 하지 않고, 조용히 들어있을 뿐.
그 반짝임을 조용히 응시하고, 저는 고민했습니다.

 「……괜찮……을까요」

흘러넘친듯한 군소리에, 치히로씨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신세, 졌습니다.」


세번, 깊게 고개를 숙였습니다.

 「마법사님은 말이죠, 거기, 연말에 갔었던 가게. 거기서 한잔 하고 있다고해요.」

 「……」

 「어머……그러고 보니」

치히로씨가, 정말 노골적으로 사무소를 둘러보았습니다.



 「그 사람은 어디에 가신걸까요?」






 ◇ ◇ ◇

왕자는 한동안 신데렐라를 조용히 응시한 후에, 긴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미 멋진 분이, 계시는군요.」

 「…………네?」

신데렐라가 멍하니 입을 벌립니다.
그리고 간신이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고,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었습니다.

 「……그, 그렇진! 저! 그게, 저는……!」

 「하하하, 그렇게 숨기실건 없습니다. 역시 훌륭한 반려는 얻기 어렵군요.」

당황하는 신데렐라를 보고 왕자가 쓴웃음 짓습니다.

 「실례했습니다. 괜찮으시다면 보내드리겠습니다.」

 「아뇨, 저는──」



――뎅~ 뎅~………….



발코니에, 종소리가 울렸습니다.


 ◇ ◇ ◇



 ― = —≡—= ―

 「어서옵쇼. 혼자신가?」

 「아뇨. 일행이 안에 있어요.」

곱창이 맛있는 선술집
소중한 봉투를 든 채로, 두리번두리번 마법사님을 찾습니다.
도주에 저를 알아본 몇분이 말을 걸어 다소 소란이 일었습니다.

그렇구나
나, 이제 아이돌이 아니구나.


 「──어라. 카에데씨. 우연이네요」


치히로씨와 막상막하일정도로, 정말 노골적인 목소리


 「어머. 안녕하세요, 프로듀서. 땡땡이인가요?」

 「치히로씨한테는 비밀입니다」

 「정말. 철좀 드세요」

 「죄송합니다」

 「그런데, 마법사님을 못보셨나요?」

 「아, 방금전까지 여기서 한잔 했었어요. 그리고 카에데씨한테 전해달라는거 맡아뒀어요」

왜 프로듀서가 마법사님과 한잔 했는가
굉장히 신경이 쓰였지만, 지금 저는 그것보다 중요한것이 있었습니다.

 「프로듀서」

 「네」


 「뭐든 좋으니 한잔 하죠.」

 「이거 실례했군요. 앉으세요」


프로듀서가, 옆자리의 의자를 당겼습니다.




 ◇ ◇ ◇

 「죄, 죄송해요! 저 가봐야해요!」

 「……? 네, 그러니까 가신에게──」

 「왕자님! 말걸어줘서 고마웠어요! 당신, 역시 굉장히 멋졌어요!」

말을 계속 할 틈도 없이, 신데렐라는 쏜살같이 달려갔습니다.
왕자는 어안이 벙벙해 한동안 멍해져있다가, 그리고 다시 쓴웃음짓습니다.

 「……특이한 분이군」

댄스홀에 돌아가기 위해, 왕자가 천천히 걷기 시작했습니다.


툭.


 「응?」

다리에 무언가가 부딪힌걸 느끼고, 그것을 줍습니다.

 「……유리구두?」

보름달의 달빛을 받아 아름답게 빛나는 그 구두는, 왕자님의 손바닥 위에서 희미하게 빛나다 이윽고 사라졌습니다.

 「……」

12번째의 종소리가 서서히 스러지고, 종소리가 멈춥니다.


 「아름, 답구나」


만족스럽게 중얼거린 후, 왕자는 무도회로 돌아갔습니다.


 ◇ ◇ ◇



 ― = —≡—= ―

 「으음……맛있어……한잔 더……」

 「아니, 이제 가게 밖이라니까요」

프로듀서와 둘이서 마신 것은 언제 이래일까요.
어쩌면 거의 1년만일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술이 맛있어서, 무심코 과음해버렸습니다.

 「……프로듀서」

 「네네」

 「술냄새 나요」

 「네……?」

프로듀서에게 부축받으며 심야의 거리를 걷습니다.
낮의 더위는 많이 누그러지고, 아직 이른 풍경소리가 어딘가에서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술주정꾼 상대는 힘드네……」

 「죄송해요. 서비스로 가슴 꾸욱 눌러드릴게요」

 「……」

 「……」

 「카에데씨」

 「네」

 「저기말이죠, 걷기 어려우니까 그만하시면 안될까요?」

 「변태네요」

 「뭐 그렇죠……」

솔직히 인정한건 이번이 처음일지도 모릅니다.
첫 만남때부터 이미 변태였지만.




 「……어라, 카에데씨」

 「네—」

 「맨발이신데, 신발 어디갔나요?」

 「어디 떨어뜨린것 같아요」

프로듀서의 앞에서 발가락을 꼬부락 움직입니다.

 「그렇군요. 그런데, 카에데씨」

 「네」

 「그 왼손에 들고있는건 뭔가요?」

 「멋진 사람에게는 안보이는 구두에요」

 「그렇군요. 어쩐지 안보이더라고요」

부축받고있는 몸이, 프로듀서의 쓴웃음에 흔들립니다..

 「프로듀서」

 「네네, 뭔가요, 카에데씨」

언젠가 말했던 대사.
이루지 못했던 꿈.


지금 이 사람은, 어떻게 응해줄까?







 「저, 유리구두가 신고싶어요」






 ◇ ◇ ◇

 「제자여. 이 소녀를 아시나요? 이 주변에서 무언가를 찾는듯이 돌아다니고 있군요.」

 「네?」

마법약을 조제하는 소년의 옆에서, 마녀가 수정구슬을 들여다보며 말했습니다.
마녀의 손바닥 아래에서 요염하게 빛나는 그것을 들여다보니, 숲을 방황하는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습니다.
찬란한 금발의 아름다운 소녀였습니다.
재가 끼얹어진것처럼 재투성이의 옷이, 무언가 노란색으로 더더욱 더러워져있었습니다.
무언가를 찾듯이 숲속을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에, 아. 어째서……!?」

 「알고있군요」

 「아……아니…………」

 「이 숲은 저 소녀에게는 위험해요. 어떻게든 해주세요」

 「어떻게든이라니」

 「마법사라면 어떻게든 할 수 있을거에요」

그리고 그 직후, 마녀에게 저택에서 쫓겨났습니다.
엉덩이를 문지르면서 일어서는 도중, 빗자루와 모자가 날아왔습니다.


 「…………」


그게 왠지, 마법사로서 인정받은 증거처럼 보여서


소년은 말 그래도 들뜬 기분으로, 넓은 하늘에 날아올랐습니다.


 ◇ ◇ ◇



 ― = —≡—= ―


넓은 잔디 위를 바람이 스쳐지나갑니다.
풀이 스치는 소리가 굉장히 듣기 좋아서


슬슬 날짜가 바뀔 시간인가요?


 「카에데씨」


옆에 서있는 그가, 이제야 입을 열었습니다.

 「카에데씨는, 이 구두를 신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도 반대할 수 없어요.」

오른쪽 구두와, 왼쪽 구두.
어느새, 한짝이 모인 손바닥 위의 유리구두를, 프로듀서가 조용히 응시합니다.


 「저는, 카에데씨에게 이 구두를 신겨드릴 자격이」

 「있어요」


프로듀서의 말을 끊습니다.


 「그 이상 말하면──프로듀서 실격, 이에요」






 「카에데씨」

 「네」



 「유리구두를, 신어주시겠어요?」

 「물론이죠」





 ◇ ◇ ◇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아름다운 금발은 바람에 헝클어져 더부룩해졌고.
안그래도 재투성이였던 옷도, 호박때문에 노랗게 더러워졌습니다.
가죽신발도 한쪽은 없어져있었고, 남은 한쪽도 밑창이 떨어져있었습니다.

 「……뭐하는거야, 신데렐라」

 「마법사님!」

강쪽에 내려서자, 신데렐라는 숨을 헐떡이며 소리질렀습니다.
둥근 뺨에서 땀이 방울져 떨어지고, 숨을 헐떡이느라 어깨는 상하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무도회는 어떻게된거야. 너라면 분명 왕자님도」

 「다녀왔어! 즐거웠어! 멋있었어! 왕자님이 손을 내민 순간, 굉장히 두근두근했어!」

 「그럼」

 「하지만 깨달았어. 나는 더 두근두근한 순간을 알고 있다는걸」

신데렐라가 고개를 들고 소년을 응시했습니다.

 「있지, 왜 나에게 그렇게나 멋진 마법을 걸어준거야?」

 「왜냐니……스승님이」

 「거짓말. 아름답다고 말했잖아! 나를 좋아하는거지?」

소년의 입이 무심코 멈춥니다.
소년은 붉어지는 얼굴을 숨기려 당황하며 모자를 내렸습니다.

 「……왜, 왜 그렇게 생각한거야!」

 「나도 당신을 좋아하니까! 만약 그렇다면, 굉장히 멋지지!」

방금 막 내린 모자를 다시 올립니다.
소년은 망연한 표정. 소녀는 너무나 기쁜 표정


팔딱.


강 어딘가에서 물고기가 뛰어올랐습니다.

 ◇ ◇ ◇



 ― = —≡—= ―



저는 행복했습니다.



항상 동경했었던, 이미 포기했었던 꿈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이 유리구두는, 타카가키 카에데를 위한 CG프로의 선물입니다.」

 「좋은, 사무소군요」

 「네. 최고의 사무소입니다」


한동안 침묵.


 「……그리고, 말이죠」

 「네」

 「사무소 사람들 모두가……골라준 선물이, 있습니다」

 「어머」


그렇게 말하고, 프로듀서는 한동안 굳어져있었습니다.
고개를 갸웃하며 응시하니, 지나치게 어색한 움직임으로 양복 주머니를 뒤집니다.


그리고.


 「받아 주시겠, 습니까?」


내밀어진 손바닥 위의 작은 상자.
열린 상자 안에서는, 멋진 반지가 박혀있었습니다.






 「네」

 「…………엣」


휙하고 상자에서 반지를 꺼내, 왼손 약지에 끼워넣습니다.
하나에서 열까지, 구석구석 반지를 확인하며


 「……저기, 말이죠, 카에데씨.그……의미, 아시는거죠?」

 「의미?」

 「…………그, 그러니까」

 「으음, 도저히 모르겠네요」

 「…………」

 「프로듀서」


그와의 거리를 확 채웠습니다.
여태까지, 이렇게 가까이 다가간건 처음일지도 모릅니다.






 「카에데, 씨」


 「발에, 사무서에게서 이렇게나 멋진 선물을 받았어요.」


빛나는 유리구두.


 「손에, 분명 모두에게 놀림받으면서 골랐을, 생인선물을 받고」


반짝이는 백금 반지


 「마지막으로 말이죠」



입술을, 살그머니 손가락으로 가리켰습니다.



 「여기에── 프로듀서에게 선물을 받을 수 있다면, 굉장히 멋지지 않을까요?」






 ◇ ◇ ◇

 「마법사님」

신데렐라가 가슴에 손을 대었습니다.


 「만약 당신도 같은 마음이라면── 한번 더 마법을 걸어줘」


지금, 신데렐라의 얼굴도 소년에게 지지 않을 정도 새빨갰습니다.
말을 끝내고, 문득 눈치챘는지 덧붙입니다.

 「……미안해, 마법사님이 아니었지. 뭐라고 불러야할까?」

 「…………괜찮아」

소년이 품에서 지팡이를 꺼냅니다.
신데렐라의 주위에서, 빛의 알갱이가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프릴이 흘러넘치듯 장식된 드레스.
금색 머리카락을 지키듯이 올려진 은빛 티아라.


그리고, 무구하고 투명한 유리구두


 「──나는, 마법사야」


신데렐라의 손를 잡고.
마법의 빗자루에 앉아.


두 사람은 보름달이 뜬 넓은 하늘을 날았습니다.


 ◇ ◇ ◇



 ― = —≡—= ―


옛날에, 용기를 쥐어짜서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좋다, 고


그 이후로, 일부러 피했었던 힐을 드디어 신고.


제 시선은 프로듀서와 어긋나버렸습니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눈 앞에 서있는 프로듀서의 눈동자는, 저의 눈동자를 곧게 응시하고 있어서



아아.



저는, 지금.



――굉장히, 행복합니다.








 「결혼해 주세요」


 「네」








마법사님이, 저를 위해 발돋움을 해 주었습니다.






 ◇ ◇ ◇

 「시계가 로맨틱하다는건 무슨 의미였어?」

밤하늘 아래, 구름 위.
반짝이는 별조차도 손에 닿을것같은 장소.
머리위에서 빛나는 보름달 아래에서, 신데렐라가 중얼였습니다.

 「……말하지 않으면 안될까?」

 「안돼」

바로 옆에서, 신데렐라가 방글방글 웃습니다.
마법사가 포기한듯이 한숨을 쉬었습니다.

 「시침과 분침이, 술래잡기를 하잖아. 쫓고 쫓기면서」

 「응」

 「하지만 하루의 마지막에는 항상 둘 다, 하늘을 올려보며 겹치지」

마법사가 뺨을 긁으면서, 고개를 돌리며 대답합니다.

 「너는 매력적이니까, 분명 날짜가 바뀌기 전까지 왕자님을 돌아보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

 「마법사님은」

 「응」

 「로맨티스트구나」

 「신데렐라랑 비슷한 정도로 그렇지」




문득 눈치챘는지, 갑자기 신데렐라가 마법사의 모자를 빼앗았습니다.
자신의 머리 위에 올리기 전에, 마법사와 시선을 비교합니다.

 「마법사님은」

 「응」

 「작구나」

 「……클거야. 안크면 마법으로 키울거야」

 「발돋움하지 않아도, 굉장히 멋진걸?」

 「…………뭐, 나는 마법사니까」


둥글고 둥근, 보름달에 부유하듯이


조금 키가 작은 마법사와 모자만큼 조금 키가 커진 신데렐라가.



겹치듯이, 하늘을 올려보았습니다.



 ◇ ◇ ◇


 ― = —≡—= ―

 「카에데씨」

 「네」

 「언제까지 이러면 되나요?」

 「날짜가 바뀔 때 까지」

 「……으음, 앞으로 5분쯤 남았네요」

보름달이 아름다운, 조용한 밤이었습니다.
P씨가 뒤에서 허리를 안아주고, 둘이서 겹친 채 달을 올려보고 있습니다.

 「P씨」

 「네」

 「저라도 괜찮나요?」

 「당신 말고는 생각할 수 없어요.」

 「저, 이제 아줌마에요.」

 「아줌마라니. 저랑 동갑이잖아요」

 「유감. 앞으로 3분 후에 한살 오른답니다.」

 「내일 12시에 저도 마찬가지입니다만」

 「그러고보니 그랬네요」

 「선물주세요」

 「입술에?」

 「……감사히 받죠」

 「후훗」




침묵은 이렇게나 기분이 좋다는걸
아이돌이 되지 않았다면 분명 나는 알 수 없었겠죠.

 「P씨」

 「네」

 「시계는, 로맨틱하지 않나요?」

 「……네?」

아아, 그러고보면 아직 그 책 빌려주지 않았지.
이럴줄 알았으면 미리 빌려줄걸 그랬습니다.

 「그래그래, 숙제검사도 해야겠네요」

 「저기, 무슨 소린지 모르겠는데요」

 「P씨는 둔하네요」

 「……카에데씨, 아직도 취하셨나요?」

 「네. 굉장히 멋진 이 분위기에」

 「……이길 수 없네」

 「아뇨, 할 수 있어요」





12시가 되면은.


제가 아는 아조 멋진 이야기를 가르쳐주죠


꿈을 꾼다는 것. 꿈을 이룬다는 것.


 「저, 카에데씨에 대해 잘 모르겠네요」

 「앞으로 알 기회가 많을테니 괜찮아요」

 「괜찮을까요」

 「으음, 그렇네요. 만약 저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그것은 마법사와 신데렐라의, 다른 하나의 멋진 이야기.








 「──저는 분명, 신데렐라도 맨발로 도망칠정도로 아가씨겠네요」







 ― = —≡—= ―


 해피엔딩의 뒤에도, 이야기는 계속된다.


 ― = —≡—= ―




 ― = —≡—= ―


 「──그리고 모두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탁. 책을 닫았습니다.


 「에~ 왜 마법사가 주인공이야? 신데렐라 이야기잖아?」


무릎 위에서 불만스러운 시선이 날아왔습니다.

 「맞아. 신데렐라도 마법사도, 마녀도, 왕자님도, 마지막에도 모두 행복해졌단다」

 「응……? 잘 모르겠어」

 「어머, 어린이에게는 너무 일렀을까?」

 「……므읏」

남편과 닮은, 하지만 강한 눈동자가 저를 째려봅니다.
좋아하는 파파에게 달려가서, 시작되는것은 제 험담.

 「파파~. 마마가 괴롭혀~」

 「괴롭히다니?」

 「어려운 이야기를 읽어주고, 나를 바보취급했어!」

 「응-……그랬어, 카에데?」

 「날 의심하는거야? 너무해……」

 「아! 아니 그런 의미가 아니라……!」

 「…………파파 바보」




귀여운 딸을 그만 놀리고, 뜰로 시선을 살짝 돌립니다.
여전히 그 아이는 죽마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죽마, 말이구나. 역시나 남자애.


그렇게 너무 칭찬한게 문제였는지
지나치게 죽마로 돌아다니려고해서 곤란합니다.
일단 죽마통합의 꿈은 포기한것 같지만

 「있지, 그거말고 신데렐라 이야기 또 없어?」

 「정말 신데렐라를 좋아하네」

 「응! 왜냐면 파파가 맨날 이야기해주니까!」

살짝 남편을 흘겨보자, 제 시선을 피하는듯이 눈을 돌렸습니다.


……정말이지.


 「그렇구나, 실은 굉장히 멋진 이야기가 있어」

 「……! 정말!?」

 「응, 정말로 정말이야. 그치, 여보?」

 「……에. 거기서 왜 나한테 이야기가 오는거야?」

 「마법사는 신데렐라 전문가잖아?」

 「뭔가 좀 다른것같은데」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딸의 눈동자에, 남편이 곤란한듯이 뺨을 긁었습니다.
그리고 살짝 저를 향하는 시선에.


 「……후훗」

 「……하아」


저는 아주 멋진 미소를 돌려줬습니다.


 「……굉장히 멋진 신데렐라의 이야기, 듣고싶니?」

 「응!!」

 「하하. 알았어」


그렇게 웃고, 남편이 무릎 위에 딸을 태웠습니다.


지금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도.



――분명 여자아이를 꿈으로 이끌어주는, 멋지고 멋진 이야기.








 「아주 조금 옛날. 어느 사무소에. 아주 아름다운 모델이──」







그리고 모두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마법사와 신데렐라가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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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오늘 일정이 캔슬되서... 후다닥 남은거 작업 끝내고 올립니다.
행복한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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