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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마법사 제 1화 [재시동]

댓글: 5 / 조회: 1281 / 추천: 4



본문 - 09-11, 2016 18:50에 작성됨.

호텔의 대연회장 중 한곳은 기자들로 붐비고 있었다.

모두 카메라를 내려놓은 채 메모를 들고 오늘의 주역인 소녀의 등장을 노심초사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그들로부터 보이지 않는 곳. 두꺼운 커튼으로 분리된 즉석 무대의 한 쪽에서 오늘의 주역인 소녀는 그 광경을 몰래 바라보며 모인 기자의 숫자에 큰 한숨을 내쉬었다.

"모두 한가한거야....? 고작 1명의 아이돌이 은퇴하는 건데 마치 온나라가 들썩이는 것처럼 소란스럽게 모여버리고..,"

" '마치'가 아니라 실제로 소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후타바 씨가 은퇴를 발표하자 곳곳에서 굉장한 반응이 일어나버렸으니까요."

금색의 긴 머리를 느슨하게 양갈래로 정리한 소녀의 불평에 본인은 평소같아보이지만 눈매가 나쁜 탓에 노려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남자가 대답했다.

그녀는 140cm도 안되는 초등학생 같은 굉장히 몸집이 작은 체형.

그는 2미터에 가까울정도로 탄탄한 체형.

평범하게 생각하면 더할나위 없이 언밸런스한 조합이지만 그렇게 있는 것이 당연할 정도로 익숙해져버린 투샷이었다.

실제로 지금까지 이 두사람은 계속 이렇게 함께 해왔다.

처음에는 싫어도 너무 싫었지만 어쩔수 없었던 일도 그와 함께 였기에 오늘까지 올 수 있었던 부분도 크다.

물론 그런 것은 본인에게는 절대 말하지 않는다.

"지금이라면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은퇴를 철회하는게 어떻습니까? 후타바 씨의 캐릭터라면 농담으로 끝내도 용서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절대로 싫어! 안즈의 결의는 굳어졌어!"

하지만 그 것도 이 정도가 인내의 한계였다.

그에 대한 빚도 있어서 여기까지 계속해 왔지만, 이 이상은 그녀의 정신이 피폐해져버린다.

더 이상 그녀는 아이돌에 대한 미련은 단 하나도 없었다."

아니, 원래 미련이라든가 하기 전에, 그녀는 아이돌에 대해 아무런 애착도 없었다.

모두는 지금 눈 앞에 있는 이 남자 - 타케우치 프로듀서가 모든 악의 근원이다.

그 소녀 - 후타바 안즈는 지금까지의 원한을 담아 째릿 하고 그를 노려 보았지만 그는 그 큰손을 목 뒤에 댄 채 의문의 표정을 띄울 뿐이었다.

결국 마지막까지 그에게 속았을뿐인가, 라며 안즈는 다시 큰 한숨을 내쉬었다. 그 때,

"지금부터 346프로덕션 소속 아이돌 후타바 안즈의 긴급 기자회견을 시작하겠습니다."

마이크를 통해 대연회장 내부에 여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항상 녹색의 사무원복을 입고있는 그 여성의 목소리, 그렇게 생각하며 안즈는 무대 한 쪽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그 때 기자들이 들고 있던 카메라로 찍기 시작하고 그녀는 플래시를 받으면서 기자들의 눈 앞에 가로로 놓인 의자 중 한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장소에 털썩 앉았다.

"그럼 먼저 그녀의 담당 프로듀서인 타케우치 씨부터 오늘의 인사 -"

"아 치히로씨 안즈 이런 거 귀찮으니까 빨리 끝내버리자구"

발표의 목소리를 막고 눈 앞 테이블에 놓인 마이크에 신경질적으로 말하는 안즈를 향해 카메라가 일제히 셔터를 누르기 시작한다.

옆에서 프로듀서가 당황한듯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안즈는 그것을 무시하고 입을 열었다.

"어.. 후타바 안즈입니다. 여러분 이미 알고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안즈는 아이돌을 은퇴하기로 했습니다."

"은퇴를 결정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안즈가 규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인지 기자들은 질문의 시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질문을 시작했다.

치히로와 다른 직원이 막으려고 하지만, 질문을 받은 본인인 안즈가 멈추지 않는다.

"너무너무 바빠서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일부 보도는 같은 사무소의 아이돌과의 불화가 원인이라고 알려져있습니다만!"

"그런 소문, 뻥이야. 다들 알고있잖아? 우리 사무소의 사이가 좋다는 거"

"평소 '평생 살 수 있는 저금이 되면 당장이라도 아이돌을 그만둔다'라고 명언하고있었습니다만 이번 은퇴는 그 이유 때문입니까!"

"그래, 그것도 있네요. 최근 예금 통장의 잔고를 보고, 이정도라면 괜찮다고 생각했어"

"이번 은퇴에 대해 가은 사무소의 아이돌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아쉬워하긴 했지만 평소 "일하고 싶지 않아"라고 말했으니까. 예상 범위라는 느낌이었어.... 1명, 굉장히 시끄러웠던 애가 있었지만"

안즈는 거기까지 말하더니 살짝 회장의 시계를 바라보았다. 여기 앉은지 1분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이제 충분하지. 프로듀서 돌아가자"

"후타바씨. 하지만----"

"괜찮아 괜찮아. '아이돌' 후타바 안즈의 마지막은 이런 걸로 충분해"

안즈는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서서 빨리 무대의 한 쪽으로 사라지려고 한다.

이 것을 눈치챈 기자는 참을 수 없었다.

이번 회견을 위해 몇 시간을 기다렸는데 정작 회견이 1분만에 끝나 버리면 수지가 맞지 않는다.

"기다리세요 후타바씨! 현재 일을 그만 두고 난 다음의 영향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에게 무언가 메시지를!"

"아직 묻고 싶은게 많습니다! 당신은 책임이 있지 않습니까!"

차례 차례 질문에 대답하면서 안즈에게 쇄도해오는 기자들을 타케우치 특유의 큰 몸집으로 막는다.

그녀는 그 것을 살짝 보고 지나치며 무대 한 편에 들어가기 전 갑자기 멈춰 서서 되돌아 보았다.

"아..... 그럼 마지막으로 팬 여러분에게 메시지를"

그 순간. 그토록 떠들고 있떤 기자들이 일제히 조용한 채 카메라를 안즈에게 집중시켰다.

그런 정적이 휩싸인 장소에서 안즈는 이렇게 말했다.

"상당히 재미있는 아이돌 생활이었지만, 로열티 쌓였으니까 은퇴합니다. 그럼"

그리고 안즈는 다시 무대 한 쪽으로 향했다.

기자들이 불만을 폭발시켰지만 그녀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없었다.

이렇게 '기적의 10명'의 필두로 꼽히고 일본은 석권한 초 인기 아이돌. 후타바 안즈는 너무 싱겁게 연예계를 은퇴했다.

 


******************************************

 


그런 은퇴 회견에서 5년이 지났다.

"후아암.. 잠들었던가..."

큰 소파에서 기절한 것 같이 자고 있었던 사룩는 눈 앞에서 경쾌한 음악을 연주하고 있는 게임기를 보고 자신의 상황을 깨달았다.

척추를 크게 스트레칭하자 뚜둑 뚜둑. 그리고 기분 좋은 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온다.

"흠, 어디까지 했던가요.. 뭐 괜찮겠죠 저장하고 다음에 계속 하면..."

안즈는 게임의 전원을 끄며 아직 잠이 덜 깬 표정으로 주위를 돌아본다.

혼자 살기에는 너무 넓은 거실은 최소한의 가구 밖에 놓여있지 않아서 불필요하게 넓게 느껴졌다.

그러나 텔레비전 주위에는 옷이라던가 마시고 남은 페트병이라던가 산만하게 늘어져있고. 봄인데 코타츠가 아직도 TV 앞에 놓여있다.

덧붙여서 거실 옆에는 훌륭한 시스템키친이 비치되어 있지만, 먼지 하나 없을만큼 깨끗했다. 라기보다는 사용된 흔적이 없었다.

자신의 방을 둘러보고 있는동안 정신이 들었는지 서서히 안즈의 두 눈이 떠졌다.

그리고 그녀는 벽에 걸려있는 시계로 시선을 옮겼다.

짧은 바늘은 '2'를 통과하고 있다.

"점심 어쩌지.. 오늘 밤에 저녁약속있는데... 지금 먹으면 절대 저녁은 못먹어."

안즈는 잠시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멍하니 있었지만 이윽고 충전이 완료된 것 처럼 일어나서 키와 지갑과 휴대전화만을 가지고 현관으로 걸어간다.

"시간이 될 때까지 어디선가 한가하게 있을까나"

안즈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 현관의 신발 사물함 위에 놓인 목에서 머리까지만 있는 마네킹에서 선글라스를 가지고 굽의 두께가 10CM는 넘어가는 부츠를 신었다.

데뷔 2년 만에 은퇴하고 5년이나 지나서 24세가 된 안즈지만, 그 인지도는 은퇴 후에도 전혀 없어질 기미가 없고, 지금도 이렇게 변장하지 않으면 거리를 걸을 수도 없다.

귀찮다, 그리고 안즈는 한숨을 내쉬며 문을 열었다.

전자 상가에 뒤죽박죽 섞여있는 한 번화가에 위치한 그 가네는 주변의 건물과 비교해보면 비교적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다른 가게가 그야말로 어두운듯한 분위기의 남성 밖에 볼 수 없는 반면, 그 가게만은 중고생 소녀도 많이 몰려있어서 그 곳만 분위기가 밝은 느낌.

그러나 안즈는 대로에 있는 입구를 지나쳐 건물 옆에 있는 사람 1명이 지나가기도 힘든 좁은 골목길로 들어갔다.

에어컨 배기 팬 등을 지나 분명히 직원이 출입하는 더러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그 안에 있는 여성이 안즈의 존재를 눈치 챘을 때 멋대로 들어온 그녀에게 주의를 주기는 커녕 미소로 고개를 숙여 그 자리를 떠나 사라졌다.

그리고 곧 1명의 여성. 기본 '소녀'가 홀에서 얼굴을 내밀었다.

"안즈 어서와! 자자 부디 이쪽으로"

"실례에요 나나씨"

메이드 복을 입은 여자 - 아베 나나는 싱글벙글 웃으며 안즈에게 다가가 그녀를 객석으로 안내 했다.

신장이 150CM에 미치지 않는 나나라서 그런지 비교적 몸집이 작은 안즈의 옆에 서도 크게 위화감이 없다.

그러나 나나가 안내한 곳은 다른 손님이 많은 홀이 아닌 홀에 연결되는 입구에서 옆으로 늘어진 복도를 지나 있는 조용한 방이었다.

독실이면서 칸막이석 3개는 될 정도로 넓으며 충분히 밝게해놔서 어둡지도 않은 그 방은 안즈처럼 일반 손님들과 함께하면 혼란을 일으키는 손님을 위한 이른바 'VIP 룸'이었다.

익숙한 모습으로 나나에게 안내된 안즈는 방에 온 다른 점원에게 "언제나 먹던걸로"라고 주문하고 앉았다.

"뭔가 오랜만이네요. 마지막으로 안즈가 온게 언제였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어. 2주일 정도잖아?"

"어? 그렇게 최근이었나?"

"나나씨 드디어 폐경-"

"잠깐 '드디어'라니 무슨 뜻입니까! 나나는 아직 17살이에요!"

"어... 그랬지."

"그러니까 그런 반응 그만둬요!"

그리고 안즈를 안내한 나나도 그녀의 동반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그녀의 앞에 앉았다.

일을 게을리해도 좋은 건가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안즈가 왔을 때 나나가 대화상대가 되는 것으로 되어 있으며 점장도 인정하고 있다.

그래서 아까의 대화도 안즈가 가게를 방문할 때마다 벌어지는 '항례'이며 필사적으로 외치는 나나의 모습에 안즈는 마음에서 우러나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나나가 심통나있는 동안 아까의 점원이 요리를 가지고 왔다.

요리라고해도 본격적인 식사가 아니라 크림과 아이스가 많이 사용된 파르페와 바구니에 가득 담긴 사탕이다.

덧붙여서 사탕은 메뉴로 내놓은 것은 아니지만, 안즈 전용 서비스다.

점원이 방을 나가고 안즈가 바로 파르페를 한 입 먹었다.

순식간에 만족한 것 같은 얼굴을 하는 안즈, 그것을 바라보는 나나도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아 그러고보니 확실히 지난 일요일 오디션이었자? 어땠어?"

그러나 안즈가 질문을 한 순간 나나의 미소가 사라졌다.

"그 반응을보면 또 떨어진거야" "네 '또'에요 하아... 나나는 아이돌이 될 수 없는걸까요?"

나나는 그렇게 말하고 테이블에 턱을올리며 그대로 큰 한숨을 토하며 푹 엎어졌다.

대화에서 알 수 있드시 그녀의 꿈은 '아이돌'이었다.

지금은 이렇게 아르바이트를 하는 날들이지만 언젠가는 아이돌이 되어 많은 사람 앞에서 노래하고 춤추거나 모두를 웃게 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지금까지 수많은 아이돌 사무소에서 하는 오디션에 응시했지만 전부 낙선. 꿈을 이루기는 커녕 그 출발선에 서지 못하고있다.

하지만 안즈는 그녀가 아이돌이 될 수 없는 명확한 이유를 알고있다.

"나나씨 오디션 때는 어떤 캐릭터로 갔어?"

"캐릭터라니요! 나나는 언제든지 '자연스럽'다니까요!"

"그렇다는 건 '우사밍성인'?"

"물론!"

".....하아"

자신만한하게 가슴을 펴고 있던 나나를 보니 안즈는 무심코 머리를 붙잡고 한숨을 내 쉬었다.

"그러면 떨어지는 것도 당연하지. 속이는 캐릭터를 그만두면 당장이라도 아이돌이 될텐데 말이야."

"무슨 말인가요!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아니 그 캐릭터가 이미 거짓말이잖아?"

"거짓말이 아닙니다. 나나는 우사밍성인으로 "영원한 17세"니까요!"

"나나씨 지난 선거는 어느 당에 투표했어?"

"나나는 OO당에 투표했어요. 역시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면 - "

"야 17세"

"앗! 아뇨아뇨. 그건 농답입니다. 나나는 우사민 당에 넣었어요! 우사민 당은 우사민 별에서 제 1당이랍니다!'

"우사밍 별은 정당이 있구나.... 어라? 그런데 얼마 전에 "우사밍 별의 임금님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것은!.. 봐요 왕은 나라의 상징이며 결코 정치에 참견하지 않습니다!"

당황하면서 필사적으로 변명을 생각하는 나나의 모습에 안즈는 드디어 참지 못하고 웃어버리고 말았다.

나나는 그것을 보고 심술이 나서 뺨을 부풀리고 있었지만, 안즈가 즐거워하고 있기 떄문에 화를 내지는 않았다.

여러가지로 즐거운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방의 시계를 보니 짧은 바늘은 벌써 '5'를 넘어가서 이제 '6'에 닿을 것 같은 시간이다.

"벌써 이런시간? 이제 그만 갈게"

"혹시 무슨 일 있나요?

"응 이제 옛 동기와 오랜만에 저녁약속이 있어"

"옛날의 동기라는 것은.. 혹시 '기적의 10명'입니까!"

그 순간 나나가 흥분한 것처럼 얼굴을 안즈에게 들이밀었다.

잘못하면 입술이 닿을 것 같은 정도로 다가온 그녀를 밀어나며 '전원은 아니지만'이라고 중얼거리듯이 대답햇다.

"괜찮으면 사인이라도 받아줄까?

"정말요! 그럼-.. 아.. 아뇨 그런거 안즈에게 요구하지 않습니다. 안즈와의 우정을 그런 일에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의리있네... 별로 그런 건 상관 없는데"

"아니! 이것은 나나 나름의 구별이니까!"

"나나 씨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럼 또 올게"

"응!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나나는 이별의 말이 아닌 단어로 안즈를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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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번화가에서 전철로 2정거장 정도에 약속한 레스토랑이있다.

물론 보통 사람이 가는 패밀리 레스토랑이 아니라 보통사람이라면 들어가는것도 주저되는 최소 1명당 1만엔 이상의 지출을 각오해야할 거 같은 화려한 모습을 한 가게였다.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후타바 안즈님. 이미 일행분들이 기다리고계십니다."

정중한 인사로 맞이한 웨이터에게 안내되어 안즈는 가게로 들어갔다. 첫인상 못지 않게 화려한 내부를 하고있지만 싸보이지 않는 품위 있는 디자인으로 되어있다.

안내 된 곳은 가게의 가장 안쪽에 의식적으로 다른 테이블과 구분되어 만들어진 독방이었다.

웨이터가 문을 열고 안즈가 들어갔다.

"야호 모두- "

"안즈---- 만나고 싶었다 니!"

그 순간 안즈의 몸이 거대한 생물에 삼켜졌다.

온 몸을 조여 압박감에 그녀의 호흡이 막혀 이중의 고통에 그녀의 의식이 순식간에 멀어져갔다.

"잠깐! 키라링! 안즈 죽는다니까!"

"호에? 에 안즈? 괜찮아 니?"

"괜찮지 않으니까 빨리 풀어줘..."

산소를 요구하는 심호흡을 하면서 안즈는 그 거대한 생물 - 모로보시 키라리에 의해 부드럽게 내려졌다.

이르바 말랑거리는 물결 모양의 갈색머리에 살랑살랑 사랑스러운 옷을 입은 그 여자는 옷에 뒤지지 않을정도로 사랑스러운 여성이었다.

비록 이전 정기검진에서 신장이 드디어 큰 라인의 190이 된 것을 감안하더라도 아니 그 몸이 크기에 귀엽다는 것을 키라리라는 여성이 완전히 보여주고있었다.

"이야 초조해졌다구. 모처럼 안즈랑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작별할 뻔했네."

그리고 조금 전 당황한 모습으로 키라리를 멈췄던 머리카락이 바깥쪽으로 휘어진 숏 컷이 활발할 인상을 주는 여자 - 혼다 미오였다.

안즈의 호흡이 안정되기를 기다려 "그럼 안즈는 이 쪽이에요!" 비어 있는 자리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그 자리 근처에는 2명의 여성이 이미 앉아있었다.

"오랜만이네요 안즈"

"건강해보이네 안즈."

"안녕. 카나코. 린"

온화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약간 통통한 여성 - 미무라 카나코와 그것과는 대조적으로 조금 접근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풍기는 긴 흑발의 여성 - 시부야 린은 안즈의 인사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카나코는 보는 사람을 안심시키는 부드러운 미소. 린은 입꼬리를 약간만 올리는 서투른 미소. 그것만으로도 2명의 차이를 잘 알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은?"

"미안하지만 오늘은 이 멤버 뿐이야."

"다른 사람들은 빠질 수 없는 일이 있어서"

"아무튼 사람은 적지만 오랜만의 동창회니까 즐기자는 거야!"

"그래 그래 모처럼 안즈도 왔으니까 모두 해피해피해지자 니!"

갑자기 뒤에서 린에게 달라붙은 미오와 안즈의 뒤에 달라붙은 키라리가 3명쪽으로 모였다.

그 때 웨이터가 5인분의 와인을 가지고 왔다.

물론 그들이 보통사람이라면 놀라서 눈이 동그래질 정도의 가격이지만 5명은 그런 것을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잔을 나눴다.

"그러면 모두 오늘의 일도 수고하셨습니다... 랄까 안즈는 일하지 않았지"

"실례네! 여기 오는 동안 시간이 얼마나 들었는데!"

"알았다구! 어찌되었든 건배!"

미오의 선창에 따라 조금 인원이 적은 동창회는 막을 열었다.

"아 그렇네. 미오 이번에 시작한 신 프로그램 보고있어. 잘하고있네"

"오 본거야? 고마워!"

"그렇다곤 해도 미오도 굉장하네. 연속방송 mc라니"

"그렇다고 할까 벌써 연속방송의 레귤러를 가지고있었던 거네"

"응 아침 시간대 방송의 레귤러도 있어!"

"미오는 많은 레귤러를 가지고 있어서 굉장하다 니!"

"미오 지금 레귤러를 얼마나 가지고있었지?"

"음... 12개네!"

"우와... 게다가 그 중에 2개는 연속방송이야? 안즈가 했다면 고문 수준이야..."

"하지만 각각 내용도 역할도 다르고 난 항상 즐겁게 하고 있어'

"좋네... 나도 레귤러가 더 갖고 싶다."

"아니 카나코도 충분히 레귤러 있잖아. 예를 들면 음식 리포트라던가. 음식 리포트라던가. 음식리포트라던가."

"그... 그런 먹는 일만 있는 건 아니야! 제대로 노래부르는 일도 있어!'

"괜찮아. 카나코 안즈도 잘 알고 있다고. 게다가 음식 리포트도 훌륭한 일이고 그게 지나쳐서 레스토랑의 경영업이랑 연결될 거니까 정말 굉장하다고 생각해"

"그. 그렇지 않아! 난 그냥 그런 가게가 있었으면 하고 생각한 것을 말했을 뿐인데"

"그렇지만 그 가게에서 모두 해피해피하고 있어? 안즈도 카나코네 가게 단골이다 니!"

"아무튼 디저트도 맛있고 친한 점원도 생겼으니까 뭐"

"같은 가게를 경영한다고 하면 키라리의 패션 브랜드도 굉장히 인기있지않아?"

"응! 이번에 새로운 가게를 오픈하기로 했어!'

"또? 이걸로 몇개째야?"

"20개정도 던가. 전국 여기저기에서 라이브를 하고 있으면 가끔 눈에 보여. 언제나 여자아이들이 엄청 들어와있어"

"그리고 사무소의 아이돌들 라이브 의상도 항상 키라리가 만들고있었죠"

"모두 귀여운 의상 입으면 모두가 해피해피해져. 굉장히 행복해진다 니!"

"흐음... 안즈는 그다니 옷같은데 흥미 없어서..."

"그러면 안즈가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또 새로운 의상을 줄게!'

"아니. 이제 그만둬. 슬슬 키라리의 의상만으로 방에 꽉차버렸어.

 그러고보면 린 아까 아무렇지도 않게 '전국에서 라이브를'이라고 말했는데 변함 없이 잘나가는 모양이네"

"잘나간다는 건 없어. 다만 내 나름대로 무작정 노력하고 있을 뿐이야"

"이야이야. 최근 시부린은 전보다 더 강해진 파죽지세라구! 솔로가수로서 히트할 뿐만 아니라 이번에 새롭게 유닛을 셀프 프로듀스할거야!"

"엣! 린 진짜야? 축하해!"

"헤에... 이름이 뭐야?"

"'트라이어드 프리머스'라고 해. 들어온 2명의 신인이 인재라. 아마 굉장할 거라고 생각해"

"오오! 이것은 기대가 높아집니다! 자 그 기세로 'New generations"의 재결성도 가는거야?"

"미안. 미오나 우즈키랑 활동하는 것도 싫은 건 아니지만 지금은 내 자신이 어디까지 먹히는지 시험해보고 싶어"

"으아아앙. 카나코. 시부린한테 차였어!"

"에... 그 괜찮아 괜찮아.."

잇달아 일이야기가 펑펑 나오는 그녀들에게 안즈는 솔직하게 감탄하고 있었다.

"그렇다치더라도 모두 굉장하네요. 지금은 여러군데서 대활약하네"

"그렇게 말해도 안즈도 옛날부터의 꿈을 실현했잖아? 현역일 때부터 쭉 '인세생활 하고 싶다'라고 안즈는 말해왔으니까"

린의 그 말에 아주 조금이지마 안즈의 몸이 살짝 떨렸다.

그러나 그것을 깨달은 것은 근처의 키카리뿐이다."

"훗훗훗. '일하지 않는것'은 최고라구?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계속 잘 수도있고 게임이라던가 애니라던가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얼마든지 시간 쓸 수있고 이제 불로소득도 다양해!"

"그러고보니까! 어떤 잡지에서 봤는데 안즈가 부동산왕이 되었다는게 사실이야?"

"부동산왕이라는 건 조금 지나치지만 몇개의 건물을 가지고 있어서 집세 수입이 꽤 많이 들어오니까 그 것만으로도 생활할 수 있다는 느낌일까?"

"헤에.. 굉장하네요.."

"그래도 그런 건물의 관리는 꽤 힘든일 아니야?"

"안즈는 다른 사람에게 관리를 맡겨놔서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수입이 들어오는 걸"

"오옷! 그렇게 부러울수가!"

"근데 어째서 부동산을?"

"염원해왔던 일하지 않는 생활이었지만 결국 수입이 없어지는 거니까 그렇다면 평범하게 살아도 충분한 돈을 모아도 언제 어떤일이 있을지 모르잖아?

그래서 안정된 수입을 갖고 싶었어. 정확하게는 친가가 땅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그것을 조금 나눠서 시험삼아 시작해봤는데 상당히 잘되버려서 말이지."

"역시 안즈는 굉장하네. 제대로 장래를 제대로 생각했구나. 난 지금하고있는일이 어떻게 될까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안즈는 아이돌일때부터 생각하고 있었던거야 니! 제대로 P랑 같이 얘기해서 스스로 일을 결정하고 있었어 니!"

"확실히 안즈는 데뷔한 지 얼마 안됬는데 셀프 프로듀스같은 일을 하고있었어. 내가 지금하고 있는 일로 벅찼을 때에 그걸 하고 있었으니까. 그 때는 솔직히 굉장하다고 생각했어"

"자... 잠깐 멈춰. 뭐야 이 분위기..."

"아아! 안즈 얼굴 붉어졌어 니!"

얼굴을 숨기려고 웅크리는 안즈에게 다른 4명은 따뜻한 미소를 보내고 있었다.

이렇게 오랜만의 동창회는 끝까지 좋은 분위기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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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조금이지만 술을 마셨기 때문에 안즈의 뺨은 희미한 다홍색이 되어있었다.

동기들과 헤어진 안즈는 매우 기분 좋게 현역일 때의 본인의 곡을 흥얼거리면서 살고 있는 맨션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사는 맨션은 도심으로부터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고층맨션'이라고 말하기는 조금 낮은 물리적인 의미에서도 집세적인 의미에서도 '중산층'이라고 하는 평가가 딱 맞는 장소였다.

이미 아이돌을 그만두고 나서 생기는 수입적인 이유도 있지만 도심에 살면 주위가 시끄럽고 무엇보다 높은 장소를 왔다갔다하는 것이 귀찮다.

하나 더 말하자면 보안시스템에 더해서 경비원이 상주하고 있다는 것도 안즈에게는 포인트가 높았다.

경비원에게 인사를 하면서 안즈는 공유현관을 조심스레 들어갔다. 엘리베이터로 가운데쯤에 층에서 올라가 이제 인기척이 없는 복도를 걸어간다.

그리고 본인의 방문 앞에 멈춰서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문을 연다.

"다녀왔습니다-"

열쇠를 빼고 불을 키면서 안즈는 텅 빈 집에서 외쳤다.

 

 

당연히. 대답은 없었다.

 


 
TV 앞을 제외하면 거의 아무것도 없고 쓸데 없이 넓은 부엌은 텅비어있다는 인상을 준다.

조금 소리를 내는 것만으로 방전체에 영향을 줄 것 같이 조용한 이 곳은 조금 전 동기들과 떠들고 있던 그 가게와는 천지차이다.

"..........."

안즈는 외출복을 벗어 던지고 TV앞 소파에 던져두었던 실내복으로 갈아입었다.

'일하면 지는거다'라고 쓰여진 그 흰 티셔츠는 안즈가 아이돌 데뷔했을 때부터 쭉 가지고 있는 것이다.

안즈는 잠시 소파에 앉아있었지만 테이블 위에 놓여져있는 게임기를 보고 천천히 그것을 손에 들었다.

스위치를 넣으면 경쾌한 음악과 함께 화려한 영상이 흐른다.

"................."

그러나 안즈는 그것을 던지듯이 테이블에 두고 이번에는 리모콘을 사용해 TV의 전원을 켰다.

음악 프로그램에서 화려한 조명에 비춰진 시마무라 우즈키라는 아이돌이 적당히 멋진 미소로 신곡을 노래하고 있었다.

출연진도 미소로 그것을 보고 있기에 확실히 행복한 공간이 그 영상안에는 펼쳐지고있다.

당분간 어떤 감정도 없는 눈으로 그 것을 바라보던 안즈였지만 곧 얼굴을 찡그리며 리모콘으로 TV의 전원을 끄고 리모콘을 소파에 던져버렸다.

그대로 기세를 더해 소파로 드러눕는다.

부드러운 옷감이 그녀의 몸을 상냥하게 감싸자 어디까지나 가라앉을 것 같은 기분이 된다.

"........"

이러려는 게 아니었어 라고 안즈는 생각했다.

안즈는 원래 귀찮아하는 면이 있었다.

어떻게 즐거울 수 있을까만 생각해서 귀찮은 것에 대해서는 그저 눈을 감는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학교에조차 별로 가지 않는 날들이 계속 되고있었다.

부모님도 그녀가 자립하는 것을 반쯤 단념한 채 종기를 대하는 듯한 취급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어느날 단순한 변덕으로 우연히 편의점에 쇼핑을 나간 그 날. 타케우치라고 소개한 남자와 만났다.

그것이 모든것의 시작이었다.

아이돌같은 건 귀찮기 짝이 없는 것은 할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그의 장기간에 걸친 스카우트와

'인세로 일하지 않아도 생활할 수 있다'라고 하는 권유에 혹해 안즈는 그가 소속한 346프로에서 아이돌로 데뷔하게 되었다.

그 곳에는 그녀를 제외한 9명의 아이돌이 있고 안즈는 그 중에서 가장 먼저 도착해 팔리게 되었다.

순식간에 일로 바빠져버린 날들이었지만 장래의 인세 생활을 위해서라면 참을 수 있었다.

언제부턴가 자신을 포함해 그녀들은 '기적의 10명'등으로 불리기까지 하자 브레이크해버렸지만 안즈에게 있어 그런 일은 아무래도 좋았다.

그리고 당초의 목표대로 안즈는 차고 넘치는 저금과 함께 아이돌을 은퇴했다.

지금부터는 일하지 않아도 되는 오랜세월 꿈꾸고 있던 불로생활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염원해온 생활은 안즈가 생각하고 있던 것이 아니었다.

자고싶을 때 자거나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 놀고 싶을 때 논다는 생활은 어떤 어긋남도 없이 실현되고 있었다.

그러나 안즈는 그 생활이 즐겁다고 생각되지 않게 되어버렸다.

방 안에서 빈둥거리고 있으면서 아이돌로 활동하고 있을 시절을 생각해내면 지금의 생활과 비교해 버리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부동산에 손대기 시작했던 계기도 그러한 생각을 끊어버리기 위한 현실 도피같은 것이었다고 지금 되돌아보면 깨달을 수 있다.

"........"

안즈는 당분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TV의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가 몸을 일으켜 어느새 마루에 떨어져있던 휴대전화를 손에 들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몇 번의 신호 뒤에 상대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안녕 프로듀서?"

전화를 받은 상대는 자신을 연예계로 데려온 장본인인 타케우치 프로듀서였다.

"오랜만입니다 무슨일이십니까?"

"뭐? 용무가 없으면 전화하면 안되는 거야?"

"아뇨. 결코 그런 건..."

"농담이야. 미안. 미안. 조금 오랜만에 이야기하고 싶어져버려서"

"그렇습니까 그러고보면 오늘은 모두와 함께 동창회였군요"

"그래그래. 프로듀서도 참. 이런 때정도는 전원 오프로 해줘도 괜찮은거 아니야? 조금 생각이 짧았어?"

"죄송합니다. 최대한 노력은 했습니다만... 역시 모두들 인기가 좋아서. 저것이 최선이었던 것으로.. 게다가 1명은 현재 해외에 나가있기 때문에 전원이라는 것도 유감스럽니다."

"저기 프로듀서. 거기 혹시 사무소야? 정말..모처럼 '치프 프로듀서'라는 직함을 받았으니까 일은 부하에게 맡기면 좋은데"

"그렇게는 할 수 없습니다. 다른 프로듀서를 통괄하는 입장이 된 이상 맡은 아이돌의 수는 오히려 늘어났습니다. 제가 담당하는 아이돌도 있습니다. ----게다가 나 자신이 이 일이 즐겁기때문에"

"........"

타케우치의 그 말에 안즈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

그런 그녀에 대해서 타케우치는 특별히 말참견하지 않고 그저 다음의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뜻을 정한 안즈가 입을 열었다.

"저기 프로듀서 아이돌의 프로듀스는 그렇게 즐거운거야?"

".... 프로듀스에 한정하지 않고 일이라는 것은 각각 역할이 있고 그리고 보람이 있습니다. 현재 모두들 아이돌 이외에도 여러가지 일로 도전하고 있습니다만.

모두들 각각 자신 나름대로의 보람을 찾아내 자신의 목표를 향해 임하고 있습니다.

"프로듀서의 목표라던가 보람은 뭐야?"

"제가 담당하는 아이돌의 '꿈'을 제가 최대한 노력해서 응원하는것. 그것이 제 보람이며 목표이기도 합니다."

"그런가... 훌륭하네"

"그리고 그 꿈에는 후타바씨의 것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후타바씨의 꿈을 위해 저는 노력해왔습니다. 그러나 그 것때문에 지금의 후타바씨가 괴롭다고 생각한다면 저는 그것을 없애는 것을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 그렇다는 건. 내가 원하면 다시 아이돌이 될 수 있는거야?"

"네"

안즈의 물음에 타케우치는 즉각 대답했다.

그리고 그의 대답을 들은 안즈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 프로듀서 덕분에 결심했어"

 


"그렇다는 건. 아이돌로 복귀한다는 것입니까?"

기대하고 있는 기색을 숨기지 못한 타케우치의 말에 안즈는 무심코 웃음소리를 내었다.

"미안하지만 아이돌이 될 생각은 없어. 확실히 아이돌을 하고 있을 때는 즐거웠지만 그런 악몽과 같은 나날들은 두번다시 겪기 싫어"

"그렇습니까.. 그것은 유감입니다만... 그러면 도대체 어떤'결심'인것입니까?"

"그렇네.. 그건 지금부터 생각할래. 시간은 충분하니까"

"알겠습니다. 만약 제가 도울 수 있는일이 있다면 사양하지 말고 말씀해주세요"

그리고 2명은 안부를 묻고 전화를 끊었다.

조금 전과 같은 텅 비어있는 아주 조용한 방.

그러나 조금 전과 다르게 안즈의 표정은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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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며칠 뒤

나나가 일하고 있는 그 가게에 안즈의 모습이 있었다. 어느 때처럼 가게의 뒷문으로 들어와 평소의 독실로 안내된다.

그리고 어느 때처럼 나나가 그녀의 대화상대로 독실로 들어왔다.

그러나 독실에 들어온 그녀는 평소와 같은 만면의 미소는 아니고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안즈와 이야기할 때도 마치 생각이 다른 곳에 가있는 듯이 멍하니 있는 표정을 한 채 몇 번이나 안즈의 이야기를 되묻는다는 행동을 반복한다.

그리고 안즈는 그것을 보고 "나나씨 나이가 들어서인지 귀가 어두워졌어?"라고 어느 때처럼 조롱해보았지만 평상시라면 즉각 돌아올 부정의 말도 오늘은 왠지 기세가 약하다.

"괜찮아 나나씨? 왠지 상태가 이상한데..."

"역시 알겠죠? 실은 조금 고민이 있어서요..."

그렇게 말하며 나나는 자신의 고민을 얘기했다.

"실은 점장이 새로운 가게의 점장을 해보는게 어떻겠냐고 물어봐서..."

"나나씨 아르바이트였죠? 점장이 된다는건..."

"네 정사원이 된다는 거네요.."

보통의 사람이라면 이것은 굉장히 '좋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성과가 인정되어 책임이 있는 입장을 맡는 대신 높은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녀의 꿈은 어디까지나 '아이돌이 된다'라는 것이다.

물론 지금의 일도 그녀는 즐기고 있었지만 결국은 아이돌이 될 때까지의 생활비를 버는 돈벌이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현실적인 생활에서의 문제가 나나에게 아이돌을 향한 동경으로부터 눈을 뜨게 되었다.

이대로 아이돌을 꿈꾸어 낮은 수입의 일을 계속하는가. 꿈과는 다르지만 보람을 느껴온 일을 계속해 가는가

나나는 지금 확실히 인생의 결단을 강요받고 있었다.

"아이돌이 된다고 하는 꿈은 나나가 어렸을 때부터 가진 꿈이었습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성장하면서 없어져버리는 그런 꿈이지만 오히려 나나는 어른이 될 수록 계속해서 동경이 강해졌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상경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아이돌을 목표로 하고 있었습니다만...

역시 모든 사람이 안즈같이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네요."

나나는 그렇게 말해 외로운 듯이 웃었다.

안즈는 그것을 보면서 아이돌은 자신의 꿈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일을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기 떄문에 입을 다물고있기로 했다.

그것보다 안즈는 나나에게 전하고 싶은것이 있으니까

"안즈 씨 나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것은 나나씨의 인생이니까 나나씨가 스스로 결정해야만 해"

"역시 그렇죠. 알겠습니다. 지금부터 차분히 생각해서"

"그래서 그런 나나씨에게 좀 더 망설일 수 있게 하는 일을 지금부터 말하려고 하는데 괜찮아?"

돌연 안즈가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꺼낸 탓에 나나는 분명 경계하는 것 같은 태도를 취했다.

"뭔가요 갑자기? 무엇을 노리고 있는건가요?"

"노리다니 실례네... 뭐 확실히 노리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나나의 말에 안즈는 입을 비쭉 내밀며 반론하지만 곧 진지한 표정으로 나나에게 말했다.

진지한 이야기라고 깨달은 나나는 똑같이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의 얼굴을 응시했다.

그리고 안즈가 입을 열었다.

 


"나나씨가 아이돌이 되었으면 좋겠다."

 

 

"---헤?"

안즈의 입에서 나온 말을 나나는 처음에는 믿을 수 없었다.

"요 며칠 간 생각했을 뿐이라 아직 제대로 된 구상이나 형태는 없지만 안즈는 아이돌의 프로듀서로서 새롭게 아이돌 사무소를 시작할 생각이야

나나씨에게는 그 곳에 소속되어서 안즈의 프로듀스로 아이돌 데뷔를 해주었으면 해"

"......."

"아직 사무소의 위치도 결정하지 않았고 나나씨 1명으로는 부족하니까 우선은 스카우트부터 시작해서 이것저것 준비해야하는데

머지 않아 346프로에서 처럼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거나 춤추거나 cd라든지 낼 수 있다고 생각해"

"..........."

"그리고 안즈는 게으름뱅이에 귀찮은 것도 싫고 아이돌을 제외하면 제대로 일할 수있을 까라는 불안도 있는데

그래도 처음으로 내가 진심으로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이상. 반드시 성공시키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

".............."

"아마 식당의 점장을 하는 것보다 몇배나 힘들 거라고 생각하고 솔직히 말해 수입도 약속할 수 없어. 혹시 실패할지도 몰라.

그래도 이렇게 믿음직스럽지 않은 안즈도 불안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도와줄 수있다면 안즈와 함께 가자 나나씨."

스카우트 중이었지만 안즈는 말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나나가 두 눈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즈가 당황해서 닦아주어도 눈물이 그치는 기색은 없고 이대로면 체 내의 수분이 없어져 버리는 거 아닌가 라고 생각이 들정도가 되서야 끝났다.

그렇지만 그것은 결코 슬프기 때문에 흘리는 눈물이 아니다.

"안즈. 진짜 나나 아이돌이 될 수 있는건가요?"

"물론! 안즈가 나나씨를 훌륭한 아이돌로 만들어줄게!"

".... 우사밍별에서 온 영원의 17세는 굉장히 이상한 설정이에요?"

"아니 이제 와서 설정이라고 말하지 마... 좋잖아? 우사밍 성인! 괜찮아 괜찮아. 그렇게 가슴아플 정도로 강한 개성. 안즈는 정말 좋아해"

목이 메이면서 말하는 나나에게 안즈가 웃는 얼굴로 강하게 대답했다.

이윽고 나나는 소매로 눈물을 닦아 늠름한 표정으로 다시 안즈를 응시했다.

눈이 빨갛게 부어오르고 눈물로 흠뻑 젖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지금의 그녀는 틀림없이 지금까지보다 더욱 아름다웠다.

"괜찮지 않습니까! 힘듬도 가난도! 그런 건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쁨에 비하면 다 쓸 데 없어요"

"아니 나나씨. 쓸데 없다는 건 좀...."

"같이 힘내죠. 안즈! 노려라! 톱 아이돌!"

안즈를 어깨를 안아 소리 높여 주먹을 올리는 나나에게 안즈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같이 주먹을 올렸다.

이 곳은 가게의 독실이므로 지금은 겨우 천장 정도 밖에 안보이지만 지금의 나나씨에게는 아직 본 적도 없는 새로운 세계가

그리고 지금의 안즈에게는 일찌기 자신이 올라섰던 매혹의 세계가 눈 앞에 펼쳐지고 있을 것이다.

완전히 두 번 다시 일하는 것은 없을 거라고 생각해 은퇴했을텐데....

만약 당시의 자신이 지금의 모습을 보면 그녀는 크게 실망하면서 '왜 그렇게 귀찮은 것에 일부러 깊이 관여하는 거야?'라면서 바보취급을 할 것이 틀림없다.

그렇지만 의외로 바보취급당할 정도로 굉장한 바보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모른다.

안즈는 그런 일을 생각하면서 분위기를 읽고 입구 앞에서 기다리던 점원이 가져온 파르페에 입맛을 다시는 것이었다.

 

 

 

 

 

 

 

 

몇달 전에 업로드하려고 생각해놓고 또 안해놨군요.

타입문넷에도 업로드 중입니다.

게으른 마법사의 활약을 기대해보도록하죠

오타나 오역은 항상 받고있으니 많이 발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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