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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나의 흑역사 - 24. 중2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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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14, 2015 02:51에 작성됨.

프로듀서와 란코와 셋이서 보내는 시간은 너무나 편안한 것이었다. 

 

아이돌과 프로듀서라는 사업상의 관계에 머무르지 않는, 나이차가 있는 친구 같은 감각. 집과 학교 이외의 장소를 찾고 있었던 나에게 있어서, 사무실 안의 그 방은 바로 바라던 그것이었을 터이다.

그러나 나는 그 아늑한 공간을 스스로 깨어버릴 수 있는 선택을 했다.

이 가슴에 불붙은 처음 만나는 감정. 솟구치는 열에 몸을 맡기고, 프로듀서에게 속마음을 전한 것이다.

지금의 상황을 무너뜨릴 우려가 있다. 하지만 나는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는 본질의 소유자이다. 단지 무섭다는 것만으로 행동을 일으키지 않다니, 성에 맞지 않는다. 구제불능의 인간이구나, 라고 스스로를 비웃고 싶어지지만, 그것이 내 성품이니까 어쩔 수 없어.

----- 같은 말은, 그저 허세에 지나지 않고.
발렌타인 데이에 고백하고부터 마음은 후회로 가득차 있었다.
14일 저녁에 마음을 고하고, 하룻밤 지나 오늘은 15일. 학교에 가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보내버리고, 기숙사에 돌아오자마자 침대 위에 쓰러져버린다. 그러던 중 어느새 밤이 되어 버렸다.

 

「사랑은 맹목, 인가? 」

 

말로는 알고 있었지만, 막상 자신이 당사자가 되면 이렇게까지 형편없을 수 가.
그런 실책을 저지를 정도로, 어제의 나는 들떠 있었다.
자신의 고백이 그에게 거부되는 정도라면 아직 괜찮다. 괴로운 것은 사실이지만, 자업자득의 범위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그가 실수가 일어나는 것을 염려하고, 나로부터 거리를 둔다고 생각하는 경우. 그는 나의 담당으로부터 벗어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나와 유닛을 짜고 있는 란코도 프로듀서와 떨어지게 된다. 비록 연정은 가지고 있지 않다지만, 그녀도 그를 사모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그런데, 내 잘못으로 두 사람을 갈라놓는 결과가 되면……

스스로 자신을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아아」

 

부슬부슬 내리는 빗소리가 유난히 귀에 울린다.
결국 나는 어른을 동경하고 발돋움을 하는 어린아이인 채.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충분하지 않았다.
이제 와서 후회해도 늦었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사고가 그리고 향해 버려-----

 

「……응」

 

책상 위에 놓아둔 휴대폰이 메일의 착신을 소리로 알린다.
어둑어둑해진 방 안에서, 게으른 동작으로 침대에서 빠져나왔다.
그대로 전기를 켜지도 않고, 휴대폰을 손에 들고 메일의 내용을 확인한다.

 

「……! 」

 

표시된 이름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숨을 삼켜버린다.
보내온 것은, 프로듀서의 한 통의 메일. 용건만 간단히 적힌 단 몇줄의 문장이었다.

 

「내일 레슨, 조금 일찍 올 수 있어? 」

 

*

 

다음날의 날씨는 내 마음을 그대로 나타내는 듯한 흐린 하늘.
방과후를 맞아, 학교에서 일직선으로 사무실로 향한다.
프로듀서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두렵지 않다고 하면 물론 거짓말이다. 그렇다고 여기에서 도망치는 것은 소용없고, 절대로 취하고 싶지 않은 선택지였다.

 

「…………」

 

이 문을 열면, 언제나의 방이 기다리고 있다.
프로듀서는 책상에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고, 나와 란코는 소파에서 적당히 책을 읽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하지만 지금은 그 공간으로 통하는 문이 매우 크게 느껴진다.
그래도, 심호흡을 하나 사이에 두고 노크를 했다.

 

「들어오세요」

 

방 안에서 울리는 것은, 평상시와 변함없는 그의 목소리.
뜻을 정하고, 오른발을 앞으로 내딛는다.

 

「…… 안녕, 프로듀서」
「안녕. 약속대로 빨리 와 줬구나」

 

긴장으로 어떻게 되어버릴 것 같은 나와는 대조적으로, 그는 온화한 미소로 나를 맞이했다.
이미, 고백에 대한 대답은 생각해 둔 것일까. 일부러 일찍 와 달라고 부탁한 이상, 어떤 이야기가 있는 것은 틀림없는 것이겠지만.

 

「서론은 필요 없겠지. 조속히 본론으로 들어갈까」

 

프로듀서에게 재촉받고 그대로 소파에 앉는다. 그 맞은 편 자리에 그가 앉아 서로의 시선이 교차했다.
……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으로 좋다. 중요한 것은 각오를 가지고 그의 말을 듣는 것이니까.

 

「확인하는 건데, 아스카는 나를 이성으로서 의식하고 있는 거구나」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표정은 진지함 그 자체로, 그 이상의 감정은 읽을 수 없었다.

 

「그제, 너에게 고백받았을 때. 솔직히 말해서, 놀라서 머리가 하얗게 되었다. 하지만 그 후, 침착하게 이것저것 생각해 보았다. 시간을 갖고 천천히」
「…… 아아. 」
「그리고, 몇가지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내가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는 한마디 한마디를 확실한 어조로 말한다.
그 시선은 빗나가지 않고 똑바로 이쪽을 응시한 채였다.

 

「우선 하나. 아스카가 좋아한다고 말해준 것은, 나에게 있어서는 반가운 것이었다」

 

두근, 하고 심장이 뛰는 소리가 들렸다는 생각이 든다.
그 순간, 아주 순간만, 내 마음 속에 기대가 퍼져간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하지만…… 지금은 역시, 너를 아이로밖에 볼 수 없다. 연애의 대상으로는, 할 수 없어」
「…………」
「게다가 너는 아이돌이다. 교제를 하게 되면, 네가 가는 길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런가」

 

당연한 귀결이다. 애초부터 문제는, 나와 그는 연령의 격차가 너무 크다.
20대 후반의 인간에게는 15세 아이를 이성으로 인식해 달라고 말해도, 상당히 어려운 말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내가 아이돌이라는 사실. 연애 금지가 명문화되어 있는 직업상, 프로듀서와 사귀다니 언어도단.
그의 말은, 모두가 정론이었다.

 

「이해하고 있었어. 이해하고 있는 거야」

 

눈치채면, 자연스럽게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무리라는 것 정도, 이론적으로는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도 좋아하게 되어 버렸어. 나를 이해하고, 상냥하게 받아들여주는 너에 대해서. 나에게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 당신을」
「…………」
「바보같지? 처음 겪는 감정에 휩쓸려서 때로는 질투까지 하고. 정말로 나는, 구제할 수가 없는---」
「아스카」

 

하염없이 넘치는 부정적인 감정을 멈춘 것은, 프로듀서의 일성이었다. 결코 큰 목소리는 없었지만, 거기에는 다른 말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강함이 있었다.

 

「5년…… 아니, 4년이다」
「에? 」
「4년 동안, 나는 너와 란코를 톱 아이돌까지 이끌겠어. 그 정도의 기개로 한다. 그리고 그 때까지 아직 아스카의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면…… 나도, 다시 한 번 생각하자」

 

손가락을 네 개 세우고 말하는 그의 말에 처음에는 이해를 할 수 없었다.
혼란스러운 나를 향해 그는 미소를 향한다.

 

「내게는 꿈이 있어. 너희를 톱 아이돌로 만들고 싶다는 꿈이다. 그리고 그 꿈은 너와 란코 역시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아아. 맞아」

 

어떻게든 목소리를 쥐어짠다.
아이돌이라는 길의 앞에, 오르면 정점에서 기다리는 세계. 그것을 나는 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 그러니까, 레슨도 일도 열심히 할 수 있어.

 

「그래서, 지금은 거기를 함께 향해가자. 그러던 도중에 너의 연심에 변화가 도래한다면, 그것은 그것으로 좋다」
「그걸로, 좋은 건가? 나의 담당을 그만둔다던지」
「할 리가 없지. 아까도 말했지만, 고백 자체는 기뻤었다구」

 

그 한마디로 팽팽하던 긴장이 툭 끊어진 듯했다.
전신에서 힘이 빠지고, 안심한 탓인지 마음대로 볼이 느슨해지고 만다.

 

「하, 하하…… 다행이다. 나는 너에게, 더 분명하게 거절당할까 하고」
「고백을 거절했는데 『다행』인가? 나는 도망간다고 받아들여도 어쩔 수 없을 것을 말하고 있는데」
「도망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너는 분명, 열심히 생각하고 대답을 내주었어. 나에게 가능성을 남겨 주었다」

 

4년 후에는, 나도 19살이 되고 있다. 지금의 린 씨와 같은 나이이다.
그렇게 되면, 외형적으로도 조금은 아이에서 탈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프로듀서의 의식도 바뀔지도 모른다.

 

「4년은, 곁에 있어 주는 거네」
「응. 가능한 한은」
「그렇다면, 더 반해버릴 가능성도 충분히 있을 텐데」

 

그렇게 말하고 내가 웃자, 그는 조금 난처한 표정을 하고 뺨을 긁었다.

 

「4년 후에는 나도 이제 서른살이다? ……이렇게 말하면 실례일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아스카는 사랑을 동경하고 있을 뿐일지도 모른다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나의 너를 향한 감정이, 진짜 연정인지 의심하고 있다. 그런 것일까」
「뭐, 그렇지.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도, 역시 시간이 필요하다」
「…… 확실히, 『이것은 사랑이다』라고 단언할 자신은 없어. 아무튼 첫 경험이니까요」

 

사람의 마음은 복잡괴기하고, 그것은 자신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연애감정이란 논리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도 생각해 버린다.
하지만.

 

「네 옆에 있으면, 때때로 가슴이 두근거려. 온몸이 달아올라 버린다. 그래서 떨어지고 싶지 않다고 느낀다. 이것을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은 안 되는 걸까」
「…………」

 

나의 적나라한 고백을 듣고, 프로듀서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굳어버린다. 말하자면 말문이 막혔다는 녀석이다.

 

「난처하네. 거기까지 열정적인 말을 들은 거, 처음이다」
「혹시 수줍어 하는 거야? 」
「아아, 그 말대로야. 그렇다고 고백을 받아본 것은 아니지만」
「그건 그렇겠지」

 

나는 아이니까, 발렌타인 데이의 기세에 맡기고 마음을 고했다.
그는 어른이기 때문에, 다양한 사정을 고려하여 그 마음에 대한 답을 내 놓았다.
단지 그것뿐이다.

 

「하지만 내가 호의를 보이는 건 내 자유겠지? 물론 폐를 끼치지 않는 범위에서라는 전제조건은 있지만」
「그건 그렇지만…… 아스카는 괜찮은 거야? 」
「상관없다구. 영원히 짝사랑이라고 정해진 것도 아니고」

 

내가 어프로치를 계속하는 것으로, 장래 그의 마음이 움직일지도 모른다. 자신의 행동이 미래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면, 왠지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라고까지 하면, 과연 허풍일지도 모르지만.
인기 아이돌까지 올라가서, 미련이 없어지면 다른 길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연애 금지라는 족쇄에 얽매일 필요가 없어진다.

 

「그러니까 지금은 아이돌 활동을 열심히 하자. 너와 란코와 함께 보고 싶은 경치가 있으니까」
「……그 의기다」

 

안심한 듯한 얼굴로, 프로듀서는 상냥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어서 시계를 확인하고, 슥하고 일어선다.

 

「자, 슬슬 레슨 시간이다. 나도 사무업무가 남아 있으니, 서로 기합 넣고 가자」
「아아, 그래」

 

그를 따라 일어난 나는, 가방을 들고 방의 출구로 향한다.
문고리에 손을 대고 한번 그를 돌아보았다.
창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석양이, 약간 눈부시다.

 

「프로듀서」
「뭐야? 」
「…… 고마워」

 

대답은 듣지 않고 힘차게 복도에 발을 내디딘다.
처음에 문을 열었을 때와는 정반대의, 상쾌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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