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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나의 흑역사 - 20. 중2병과의 첫 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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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08, 2015 01:45에 작성됨.

 

크리스마스가 끝나고는, 내년을 기분좋게 맞이하기 위해 최후의 업무에 몰두하는 나날이었다.
정월 정도는 느긋하게 보내고 싶으니까, 연내에 결착을 지을 수 있는 서류라던지 협상 등은 전부 끝냈다.
그리고, 한 해의 정리라고 하면 역시 대청소니까, 평소 생활공간도 열심히 청소했다. 아파트의 내 방은 혼자서 청소했지만, 사무소의 방은 아스카, 란코와 함께 셋이 착수했다.

어느샌가 여자아이들의 사유물이 늘어나 있는 이 방을, 평소 신세를 지고 있는 감사도 겸해 반짝반짝한 상태로 정리해 주었다. 작업을 마치고 셋이 모여 만족감과 함께 땀을 닦은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두 사람 모두, 평소에 소녀들 특유의 패션을 하고 있는 것 치고는, 삼각 두건이나 걸레가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장래에는 좋은 어머니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런 느낌으로 할 일들은 어떻게든 전부 끝내고, 무사히 새해를 맞이할 수 있게 되었다.
연초의 휴일은 집에서 데굴데굴하는…… 것도 매력적인 방안이지만, 오늘은 아침부터 나갈 용무가 있다.

「슬슬 갈까」

몇 개인가 날아온 새해 문자에 답장을 마치고 시계를 보니 오전 9시.
지금부터 집을 떠나면, 딱 약속 시간에 맞는다는 계산이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프로듀서」
「신세계의 자각을, 개벽의 시간을 경축할 때가 아닌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도 잘 부탁해. 두 사람 모두」

 

프로덕션에서 그럭저럭 가까운 장소에 있는 신가. 거기의 도오리 앞에서, 우리 세 사람은 새해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여기에 모인 목적은 물론 하츠모데(새해 첫 참배). 3일 전의 대청소가 끝났을 때, 란코의 제안에 의해 함께 가는 것이 정해졌다.

「그건 그렇고, 사람 많구나」
「도쿄는 원래 인구밀도 높으니까 말야」

보통은 인파가 잦아든 2일 이후에 하츠모데에 가기 때문에, 신사에 이만큼이나 사람이 모여 있는 광경을 보는 것은 정말로 오랜만이다.

「그래도 괜찮은 거야? 여기, 학업의 신님이 모셔져있는 곳은 아니지만」
「시련의 돌파에 어둠의 축복을……(수험을 위해서, 그런 신사에 가는 편이 좋았던 게……)」
「괜찮아, 여기로」

 

나와 란코의 물음에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아스카. 딱히 사양하고 있다던지 하는 모습이 아니다.

 

「그런 장소는, 지금 시기의 수험생으로 넘쳐나겠지? 학업의 신님인지 뭔지도, 그렇게 많은 소원을 한꺼번에 듣게 되면 지쳐버릴지도 모르고. 한편 이 신사는, 사람이 많다고 해도 그 정도는 아냐. 그러니까 제대로 부탁하면 기합 넣어서 들어줄 거야.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잖아?」
「무우, 과연 천지역전의 업…… (역발상이네)」
「아스카가 그걸로 좋다면, 나도 이 이상 말하지 않을게」

 

변함없이, 미묘하게 마이너리티 선호하는 아이다. 그런 점이 그녀의 매력이기도하지만.
글쎄, 신님은 신님이다. 진지한 기도는 반드시 이뤄주실 것임에 틀림없다.

 

「그럼, 갈까」

 

내가 앞서가며 셋이 인파 속을 천천히 나아가기 시작한다.
란코가 노점의 솜사탕에 흥미가 동하거나 했지만, 일단 참배를 하고 나서부터라고 말해서 단념시켰다.
시시한 잡담을 거듭하면서 돌계단을 올라, 경내에 도착한다. 노점이 늘어서 있었던 아래 공간보다는 사람이 적다.

 

「…………」
「란코?무슨 일이야?」

 

자신이 신고 있는 검은 부츠를 가만히 응시하는 란코에게 말을 걸자, 그녀는 큭큭큭하고 기묘한 웃음소리를 흘리기 시작했다.

 

「마력이 증가하고 있다……! (작년 올라왔던 때보다 피곤하지 않아……)」

 

작년에도 비슷한 정도의 돌계단을 오른 것 같지만, 그 때보다 전혀 다리고 피곤하지 않은 것.

 

「아아, 그건 나도 느꼈다. 댄스 레슨으로 하반신이 단련된 거겠지」
「나의 진화는 무한! (체력이 늘어서 기쁘네)」
「다행이네, 두 사람 모두. 나는 작년보다 약간 체력 떨어졌을지도」

 

기본적으로 책상에 앉아서 작업하고 있을 뿐이니까 말야. 이동도 대부분 자동차고. 학창시절의 저축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기분이다.
그런 아저씨 특유의 고민은 접어두고, 사람의 흐름에 따라 신사 앞까지 이동한다.

 

「프로듀서는, 새전으로 얼마 쓸 거야」
「왕도인 5엔. 너희들은?」
「나도 란코도 100엔이야」

 

내가 어렸을 적에는 100엔이라니 아까워서 넣을 수가 없었지만, 요즘 아이들은 역시 용돈이라던지 많아진 것일까.
뭐어, 5엔(고엔)에는 인연(고엔)이 있으니까 금액의 문제가 아냐. 당당히 새전함에 넣으면 되는 거다.

 

「좋아」

 

방울 수는 딱 세개였으므로, 각자 하나씩 손에 들고 딸랑딸랑 소리를 낸다.
2회례를 하고 2차례 박수,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더. 일단 이것이 올바른 참배방법인 것 같다.
살짝 옆을 흘겨보면, 란코가 어색한 움직임으로 내 작법을 흉내내고 있었다. 지금까지의 자신의 참배 방법과는 달랐던 것 같다.
눈을 감고, 올해의 소원을 신님에게 전한다.

아스카와 란코가 순조롭게 인기를 늘려갈 수 있도록------- 아니, 이건 내 프로듀스에 달렸나. 모처럼 소원을 빈다면, 자신의 힘으로는 어쩔 수가 없는 부분을 희망하는 것이 유익하단 생각이 든다.

너무 시간이 걸리면 뒷사람들에게 폐가 되기 때문에, 다음에 머리에 떠오른 내용을 비는 것으로 햋닸.
---- 아스카가 무사히 지망하는 학교에 합격할 수 있도록.
내년에는 분명히, 란코의 수험에 대해 부탁하는 것이 된다고 생각한다.
눈을 뜨니, 딱 두 사람도 기도를 마친 참이었다. 그녀들은 무엇을 빌었을까. 뭐, 이런 것은 묻는 것이 아닐려나.

 

「오미쿠지 뽑을까」

 

다음 사람들에게 방울을 넘기고, 오미쿠지 매장에 발을 옮긴다. 1회 100엔이지만, 이건 내가 3인분 내자.

 

「괜찮아?」
「이 정도는 성인으로서 당연하지」
「관용의 혼에 감사를 보낸다 (고맙습니다, 프로듀서!)」

 

적당히 대답하면서, 오미쿠지를 뽑은 결과.

 

「옷, 대길이다. 오랜만이구나---」
「나는…… 소길인가. 글쎄, 자신의 길을 나아갈 만큼은 딱 좋을지도 몰라」

 

작은 승리의 포즈를 취하는 나와, 어쩐지 납득한 것처럼 응응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아스카.

 

「…………」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푹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보여달라고 하니, 예상대로 「흉凶」 자가.

 

「…… 응, 대흉이 아닌 것만으로도 다행이잖아」

 

팡팡하고 어깨를 두드려 주면서, 뭔가 미묘한 아스카의 위로. 참고로, 여기 신사는 분명 오미쿠지에 대흉은 넣지 않는다고 들은 적이 있으니까, 흉이 실질적으로 가장 나쁜 결과이긴 하다. 그래도 과연 이런 상황에 그런 잔혹산 사실을 고하는 짓은 하지 않는다.

 

「우우…… 아, 악마는 신에게 의지하지 않아…… (신경쓰지 않는걸 뭐)」
「그래그래. 저기의 나무에 묶으면 불운도 날아갈 테니까」

 

요즘에는 드물 정도로 순수한 아이니까, 오미쿠지의 결과 하나에 매우 감정의 변화폭이 큰 것이겠지.
힘껏 란코를 위로하면서, 나는 다시 자신의 오미쿠지의 내용을 확인해 본다.
대길만 있고, 어떤 일이든 기본적으로 좋은 결과가 된다고 적혀 있다. 일에 대해서도 생각한 대로 진행하면 잘될 것 같다.
연애에 대허는 커다란 변화가 있다고 써 있지만, 뭔가 만남이 있다거나 하는 것일까.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을 뿐이니까, 좋은 쪽인지 나쁜 쪽인지도 해석하기 나름인건 조금 치사하다고 생각한다.

 

「란코, 신경 쓸 필요는 없어. 우리의 곁에는 대길인 프로듀서가 있으니까, 네 흉을 지워 없애고도 남을 행운을 주는 거겠지」
「아스카 쨩……」

 

어째선지 서로의 손과 손을 모아서 서로 눈을 맞추고 있는 란코. 어떤 경위로 그리 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화목한 것은 좋은 일이다.

 

「어라, 저기에 있는 것은」

 

아무 생각없이 주위를 바라보고 있다가, 오미쿠지를 묶는 나무 근처에 아는 얼굴이 있는 것을 발견한다.
저쪽도 우리들의 모습을 찾은 것 같아서, 작게 인사하면서 이쪽으로 가까워져왔다.

 

「타카후지 씨.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타카후지 카코씨. 346 프로 소속 아이돌 중 한 명으로, 나도 몇 번인가 이야기한 적이 있는 여성이다. 란코들도, 한번 정도는 인사한 일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두 사람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녀의 인사에, 두 사람도 꾸벅하고 인사해서 대응한다. 역시 면식이 있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타카후지 씨는 새해 첫날이 생일이셨죠. 그렇다는 건, 생일 축하합니다, 군요」
「아, 기억해 주셨네요. 기쁩니다」

 

빙긋하고 온화한 미소를 보여주는 타카후지 씨정월에 그녀와 만날 수 있었던 건 럭키다.
왜냐 하면, 이 타카후지 카코씨는 이상할 정도로 운이 좋은 것으로 유명해서, 복권에 당첨된 횟수도 셀 수 없을 정도라던가. 사내의 일부에서는 『행운의 여신』이라고 불리고 있을 정도다.

 

「란코. 카코 씨에게 악수해달라고 하면 어때?아마 상당한 행운을 나눠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아스카가 그런 생각을 제안한 순간, 란코의 어깨가 깜짝하고 움직였다.
고개를 숙이는 듯했던 머리가 서서히 올라와서, 그 시선이 타카후지씨에게 가만히 고정된다.

 

「……저기, 뭔가 있나요?」
「저, 저에게 여신의 축복을!(행운을 나눠주세요! 부탁합니다!)」

 

악마는 신에 의지하지 않지만, 타카후지 씨에게는 의지하는 것 같다.
나는 가볍게 사정을 설명하고, 그녀는 기꺼이 란코와 악수를 해 주었다.
구원의 여신에게 눈을 반짝이고 있는 친우의 모습을, 아스카는 미소지으며 보고 있었다.

 

「아스카도 악수해달라고 하면 어때?」
「나는 괜찮아. 란코의 몫이 줄어도 곤란하고 말야 」

 

머플러의 위치를 고치면서, 그녀는 하얀 숨결과 함께 그렇게 대답했다.

「게다가, 오늘은 이미 충분할 정도로 행복을 느낄 수 있었어」
「에? 하지만 오미쿠지는 소길이었고」
「그 이전의 이야기야」

 

휙하고 내 쪽을 뒤돌아보면서, 아스카는 사글사글한 미소를 띄운다.

 

「한 해의 시작을 너희들과 맞이할 수 있었다. 나에게 있어서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뿐 일이야」

 

라고, 놀랄 만큼 귀여움 있는 대사를 뻔뻔하게 선언한 것이었다.
너무나 귀여워서, 그만 머리 모양이 무너지지 않을 정도로 머리를 마구 쓰다듬어 버렸다.
쓰다듬는 동안, 입으로는 싫다고 말하면서도 의외로 싫어하지 않는 것 같은 표정이 인상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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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 이 자식 카에데씨랑 만나더니 시덥잖은 말장난질을...

 

이제 슬슬 아스카랑 P랑 사귀고 란코를 입양하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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