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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나의 흑역사 - 9. 중2병과의 커피, 그리고 이것저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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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08, 2015 22:05에 작성됨.

니노미야 아스카라는 소녀는 블랙 커피를 즐겨 마시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맛있으니까 먹고 있다라는 느낌은 아닌 듯하고, 매일매일 쓴 맛을 보는 얼굴을 숨기기 위해 결국 얼굴을 찌푸리고 있다.
그럼 어째서 그런 생각까지 하면서 블랙을 고집하는 걸까. 그 이유를 나는 자신의 경험에서 유추할 수 있다.
오래 전의 나나 지금의 그녀는, 말하자면 <어른에의 발돋움>을 하고 있는 거다. 커피, 나아가서는 블랙 커피를 어른의 입맛으로 인식하고, 그것을 마시는 것으로써 어딘지 새로운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된다.
중2병 환자였던 과거를 지닌 나에게는, 아스카의 기분을 어쩐지 알 수 있는 것이다.

 

「아스카. 커피 끓이려고 생각하는데, 마실 거냐」

 

데스크에서 키보드를 치던 손을 멈추고, 소파에서 패션 잡지를 휙휙 넘기던 그녀에게 말을 건다.
란코는 여름 방학을 이용하여 쿠마모토에 귀성 중이므로, 며칠 동안 이 방은 나와 그녀 만의 것이 되어 있었다.
활기찬 아이가 없어지니 단번에 조용해졌지만, 가끔은 이런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아아. 언제나처럼 블랙으로 부탁해」
「라져」

 

의자에서 허리를 들고, 커피 메이커 앞으로 이동한다.
아파트에서 가져온, 내가 좋아하는 커피 메이커이다.
그러니까, 아스카도 쓴맛 뿐만이 아니라 제대로 맛을 봐줬으면 하고 바라지만……

 

「혼자서 지루하지는 않아? 나, 그다지 상대해주질 못하니까」
「프리인데 멋대로 사무실에 온 것은 나이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상관 없어. 고독을 사랑하는 성격이라거나 하진 않지만, 조용히 잡지를 훑어보는 것도 충분히 의미있는 시간이니까」
「그렇다면, 괜찮지만 말야」

 

원래 예정은 아스카도 집인 시즈오카로 돌아가 있을 것이지만, 예정보다 빨리 이쪽으로 돌아온 것 같다. 부모님과 함께 있지 않아도 되는지 물었더니 『나도 부모님도 스스로 뭔가를 적극적으로 말하는 타입이 아니야. 하지만 그분들은 나를 이해하고 있고, 나도 그분들을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있어. 그러니까, 같은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의 길이는 중요한 요소가 아냐』라던지 잘 알 수 없는 대답이 돌아왔다.

 

「분명 아스카는 학교의 성적은 좋았었지」
「일단은. 그렇지 않다면, 이런 시기에 아이돌 스카우트 받고 상경하거나 하지 않지」
「수험생일테니까」

 

어려운 단어라던지 평범하게 알고 있고, 머리 회전이 빠른 것 같다.
머리 자체가 좋은 사람은 약간 공부 시간이 깎인다고 해도 요령있게 해내버리는 것이다.
지난 달에 보여달라고 했던 1학기 성적표를 떠올리면서,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공부에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물어봐도 괜찮다구?」
「프로듀서, 공부 잘 해?」
「사회인이라구. 고교 수험 수준이라면 할 수 있어. 아마도, 아마」
「……치히로 씨 쪽에게 물어보는 쪽이 나을 것 같아」

 

한숨을 배경으로 두 사람 분의 커피를 준비해간다.
설탕이 들어간 케이스를 손에 든 순간,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 아스카의 컵에, 약간 설탕을 섞어 보면 어떨까.
나로서는 무리하게 쓴 것을 마시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정면에서 그것을 말해봐야 그녀는 듣지 않는다. 근본은 솔직한 아이지만, 기본적으로 니노미야 아스카는 비뚤어짐에 있어서 완고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좀 더 낮은 장애물을 비행하게 함으로써 익숙해가는 것은 어떨까.
이대로 그녀가 커피 그 자체를 싫어하게 되어버린다면, 커피 애호가인 나에게는 유감스런 일이고. 
그런 이유로, 정말로 미량의 설탕을 아스카의 컵에 투입. 내 쪽에는 평소에도 그만큼 넣는다.

 

「자, 마셔」
「고마워」

 

소파 앞의 테이블에 접시와 컵을 놓으면, 잡지에서 시선을 떼어 낸 그녀가 감사를 말한다.

 

「아아, 그것 말인데」

 

방금 생각해낸 이유와 함께, 커피에 설탕을 넣은 것을 설명하려고 생각한 그 때였다.
-- 이거, 입 다물고 이대로 마시도록 해 보면 어떨까.
설탕의 존재를 눈치챌까, 아니면 다른 반응을 보일까.
장난기라고 할까, 그런 놀이심이 태어나 버린 것이다.

 

「그래서, 뭔데」
「아니, 아무것도 아냐」
「...... ? 그런가」

 

순간 의심스러워하는 듯한 시선을 받았지만, 별로 추궁당하는 일은 없었다.
순진한 얼굴로 책상으로 돌아온 나는 몰래 아스카의 모습을 엿보기 시작한다.

 

「…… 후우」

 

컵을 손에 들고 수면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다. 우울함에 취하는 표정이다만, 그렇게까지 해서 무리하게 도전할 필요는 대체 있는 것일까.
이윽고 그녀는 결의를 다진 듯 컵을 입에 가져가, 천천히 그것을 기울였다.

 

「……?」

 

순간, 아스카의 눈이 크게 뜨여졌다.
얼굴에 나온 것은 쓴 맛이 아니라, 의혹. 분명히 맛이 다른 것을 눈치챈 것 같다.

 

「……별로 쓰지 않아」

 

귀를 기울이면, 나직히 혼잣말을 흘리고 있는 것을 어떻게든 알아들을 수 있었다.

 

「프로듀서는 언제나대로 평범하게 블랙으로 끓여줬을 테고」

 

나를 의심하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신뢰가 마음에 꽂히지만, 지금은 어린애같은 호기심이 내 마음에서 우선이 되어 버린다. 시시한 장난을 용서해 줘, 아스카.

 

「……조금은 익숙해졌나?」

 

나를 믿어준 결과, 분명 자신의 미각이 쓴맛에 적응했다는 결론에 이르른 것 같다.
미묘하게 입가가 떨리고 있다. 쿨한 그녀에게는 상당히 레어한 얼굴이다.
그러나 저거지. 착각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으면, 뭔가 재미있다.
하지만 악취미적이고, 슬슬 밝히는 것이 좋겠네. 계속 관찰하고 있어서야 일도 할 수 없고.
그렇게 생각하고, 아스카에게 말을 걸려고 했는데.

 

「사람에게는 무한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가. 사소한 일이지만, 중요한 일이라고」

 

깨달음 같은 대사를 상쾌한 얼굴로 말하기 시작했다.

 

「푸훗!」

 

그 말을 들은 나는, 무심코 뿜어 버렸다.
게다가 이상한 혈에 자극을 받았는지, 웃음을 참으려고 해도 볼과 속이 팔딱팔딱하고 움직여 버린다.
우, 웃으면 안 돼. 빨리 진실을 말해주지 않으면----

 

「……즐거워 보이네? 프로듀서」
「아」

 

어느샌가, 바로 정면에 인왕처럼 우뚝 선 아스카의 모습이 있었다.
거의 보이지 않는 『방긋』 웃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지만, 그 목소리에는 박력이 담겨 있다.
14세의 어린 모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쿨 뷰티의 조용한 분노를 체현한 존재가 거기에 있었다.
머리가 좋은 그녀다. 분명 내 웃음소리를 듣고 모든 것을 헤아린 것이다.

 

「조금이지만, 열 받아 버렸다구」

 

그 날, 나는 처음으로 아스카에게 혼났다.
사과했더니 바로 용서해 줬으니까, 그렇게까지 화난 것은 아닌 것 같지만.
그리고 열기가 가시고 진정한 후, 그녀는 이런 말을 했다.

 

「너랑 장난을 칠 수 있는 관계가 된 것은, 어떤 의미로 기쁜 것도 있지만 말야. …… 그거랑. 앞으로는 그 커피를 희망할게」

 

*

 

여름이라 하면 바다. 바다라고 하면 수영복이다.
그래서, 내 담당 아이돌들에게도 수영복 사진 촬영 일이 돌아왔다.
세상의 수요에 응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는 것도, 아이돌 활동의 일환인 것이다.
그러나.

 

「…… 하아」
「마법 장비가 부족한 전투의 의식은, 역시 이 몸에 감당하기는…… (수영복 촬영, 부끄러워……)」

 

촬영 현장인 실내 수영장에 온 지금에 와서도 아스카와 란코는 그다지 내키지 않는 모습이었다.

 

「수영복, 어울린다구. 뭔가 불만이야?」
「일을 선택할 입장이 아니라는 것은 이해하고 있을 셈이었지만. 다만, 프로포션에 그다지 자신이 없으니까」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흰색을 기조로 한 색조의 세퍼레이트 수영복을 몸에 입은 아스카의 스타일은, 충분히 남자에게 먹힐 것 같은 느낌이다. 쭉하고 뻗은 다리가 특히 좋은 느낌이다.

 

「자신을 잃을 만 하지. 옆에 저런 게 있으면 말야」
「…… 아아, 그런 것인가」

 

그녀를 따라 시선을 옮기면, 어깨를 끌어안고 부끄러움에 떨고 있는 란코의 모습이 시선에 들어왔다.
이쪽의 수영복은 검정이 메인이다. 아스카와 마찬가지로, 비키니 정도의 노출은 없다.

 

「란코의 몸매를 보고 있으면, 아무래도 자신의 그것과 비교해 버리는 거야」

 

두 사람의 신체 데이터는 서류로 보고 있다.
니노미야 아스카: 신장 154 센티미터. 체중 42 킬로그램. 쓰리 사이즈는 위에서 75-58-78.
칸자키 란코: 신장 156 센티미터. 체중 41 킬로그램. 쓰리 사이즈는 위에서 81-57​​-80.
이것에 대해서는, 란코의 프로포션이 너무 좋다고 나도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보면 아스카도 전혀 나쁘지는 않다.
근육과 지방이 붙은 모양새라던지, 여러 원인이 있는 것이지만.

 

「애초부터, 나에게 흰색은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아스카의 불만은, 계속해서 자신에게 주어진 수영복의 컬러로 옮겨가고 있었다.
『다크 일루미네이트』라는 유닛의 일원이고, 평소의 그녀가 하고 있는 모습을 그려하면, 확실히 검은 쪽이라던지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될지도 모른다.

 

「아아. 그것은 내가 스태프들에게 제안해서 결정된 것이다」
「엣…… 어째서」
「촬영하다 보면 알 수 있어. 자, 이제 시작하자」
「아, 아아」

 

궁금한 듯한 아스카였지만, 내가 등을 누르자 카메라맨들이 있는 곳으로 향해 갔다.

 

「란코도 열심히 해줘. 너 자신에게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니까」
「으, 으음……」

 

그녀의 뒤를 란코도 따라가고,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사진 촬영이 시작된다.

 

「네, 그럼 먼저 아스카 짱! 무릎을 꿇고 고양이 같은 포즈로!」
「……고양이, 입니까?」
「그래, 귀여운 느낌으로 냥- 하는 거네요」
「냐, 냐-」

 

이번에 내가 스태프들과 맞춰둔 것은, 특성을 확하고 뒤집어버리는 것이다.
아스카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일에서 쿨한 이미지가 선행되고 있다. 거기에서 굳이 역행하는 큐트한 방면도 강조해 보는 것으로, 새로운 팬층을 개척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란코에 대해서도 대체적으로는 같다. 그녀에 대해서는 과장스런 말투에 내포된 사랑스러움이 판매요소이므로, 이번에는 진심으로 멋진 모습을 추구해 보기로 했다. 즉, 평소에 아스카가 하고 있는 듯한 포즈로 촬영하는 것이다.

 

「좋아요좋아요-!그럼 다음은----」

 

오늘 신세를 지고 있는 스태프는, 린을 프로듀스하고 있던 때부터 사이가 좋게 일하고 있다. 이런저런 상담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다. 내가 자신의 착상을 전달하자, 즐거운 듯한 목소리로 흔쾌히 수락해주었다.

 

『그 아이돌의 일을 항상 보고 있는 사람의 의견이라면, 소중히 하지 않을 수 없죠』

 

라는 것 같다. 카메라맨은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지만, 정말 털털하고 이야기하기 쉬운 사람이다.
실력도 좋고, 분명 좋은 사진을 찍어줄 것이다.

 

*

 

그날 저녁.
촬영 종료 후 사무실로 돌아온 우리들은, 다시 오늘 찍은 사진의 결과를 확인했다.

 

「이것이 마왕의 위광, 타를 압도하는 칠흑의 어둠! (엄청 멋져요♪)」

 

자신의 사진을 보면서 만족의 표정을 짓는 란코. 분명히, 그녀의 이상적인 멋짐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양손을 허리에 대고 살짝 이쪽을 돌아보고 있는 한 장이 특히 맘에 든 것 같다.
사실, 본인의 스타일적인 장점도 한몫하여 쿨한 고등학생으로 보일 정도라고 나도 생각한다.

 

「…………」

한편, 아스카는 말없이 몇 장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표정으로부터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읽을 수 없기 때문에, 솔직하게 물어 본다.

 

「어때? 나는 잘 찍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아아…… 솔직히, 놀랐어. 나도, 이만큼이나 여자아이다움을 낼 수 있었구나」

 

흰색 수영복에 고양이 포즈를 하거나, 만면의 미소로 물보라를 쳐올리고 있거나.
귀여움을 중시한 결과, 평소의 그녀와는 또 다른 매력이 사진에 떠올라 있었다.

 

「내 제안, 정답이었지」
「대단하네, 너는. 나 자신 이상으로 나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
「그건 과장이고. 전에 말했던 대로, 나는 너희에게서 가능성을 느끼고 있어. 그 가능성이 꽃필 수 있도록 여러가지를 시도하고 있을 뿐이다」

 

이번 한 건으로, 선택할 수 있는 일의 폭도 다시 넓어진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나에게도 기쁜 일이다.


「창공을 나는 마조조차 매료하는 무구한 미여! (아스카 쨩, 귀여워요!)」
「고마워. 란코도 멋있게 찍혔네」

서로의 사진을 보면서 칭찬하고 있는 동안, 아스카도 란코도 즐겁게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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