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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24, 2015 23:23에 작성됨.

장마가 시작될 무렵에는 카에데도 마음의 정리를 끝내려 애쓰고 있었다.

6월이 끝날 즈음, 이대로라면 분명 두 사람 모두 피폐해져 버린다고 생각했다.


각오는 하고 있지만 이마니시 부장에게는 아직 가지 않았다. 이유는 특별히 없지만, 단순히 몸을 사리고 있을 뿐이었다.

한편 신곡에 대해서는 프로듀서가 개입하지 않고 작곡가나 작사가와의 협의로 진행되고 있었다. 이럴 수도 있던가 하고 생각하지만 상황이 좀 특수하다 보니 저쪽도 깊이 신경쓰지 않고 있다. 게다가 프로듀서와도 어느 정도 이야기가 되어 있던 것 같다.


"타카가키상의 곡 말입니다만, 저는 조금 모험을 해 보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하아....?"


 회의 때에 갑자기 작곡가가 이런 이야기를 꺼내어, 카에데는 무의식중에 신음 비슷한 멍한 소리를 냈다. 저쪽은 별로 신경쓰지 않고 대답했다.


"타카가키상의 창법은 혼을 이입하는 듯한 느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쪽 창법을 전문으로 하는 곡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아이돌같은 대중적인 느낌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타카가키상다움을 보여주려면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거든요."

 

이 사람이 말하는 혼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별로 알 수는 없었지만 일단 칭찬받고 있는 것 같다. 뭔가 음악가의 감성에 와닿은 것이 있는 듯, 작곡가는 거듭 말한다.

 

작사가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아이돌다운 가사를 지금은 따지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타카가키상은 좀 더 자신을 표현하는 게 좋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무렇게나 써낸 가사는 전부 기각되었다. 좀 더 당신을 표현해 보십시오, 라고 한들 의미 불명이다.


대인관계로 고민하고 있는데 여기 와선 일의 고민까지 늘었다. 마찬가지로 신곡 작성에 들어가기 시작한 카와시마 미즈키는 꽤 순조로운 것 같다. 이쪽에는 약간 쓴웃음을 짓고는 바로 자리를 빠져나왔다.


"나다운 곡, 이라고 말해도.....어렵네."


"저도 아직 갈 길이 멀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꽤나 헤매고 있는데......"


"카에데상.......힘들어 보여."


그런 이유로, 미시로 카페에서 수다를 떨고 있다. 가장 연장자인 자신이 일 때문에 처져 있는 것은 꽤나 한심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눌러 참을 수만은 없었던 것이다. 오랜만에 프로듀서 외의 일로 머리가 아프다.


"우리 라이브 선발조잖아. 10월이었지? 이제 시간도 빠듯하고....카에데상도 큰일이네."


"우리들은 페스티벌 직전 발매인데, 미카쨩은 어때? 잘 되고 있어?"


"응......나는 그다지 고생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코우메쨩은?"


"저, 저는.......호러 요소를 넣는 게 좋다고 들었으니까요....."

 

"다들 재밌어보여서 부럽네......"

 


왠지 모르게 즐거워 보이는 동생들이라서, 어른스럽지 못하게 살짝 원망스러운 시선을 준다. 이제 처음 봤을 때에 비해서는 많이 솔직해져 있다.


사실 말하자면, 하나 괜찮은 가사를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 이게 아이돌의 곡으로서 어떨까, 하고 주저하고 있는 카에데였다.


나머지는 즐겁게 떠들고 있다. 카에데상이라면 말장난을 연발하는 곡이 좋을 거라고 무리수를 던지는 미카와 분명 농담일 말에 진지하게 대답하는 미호, 그 모습을 즐거운 듯 주스를 마시며 보고 있는 코우메.


"그래도 카에데상은 살짝 보면 어른스러우니까.....그런 분위기를 바라는 게 아닐까?"

 
미카가 그렇게 말한다. 살짝 보면, 이라고 말할 정도로 그녀에게도 본성은 드러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른스러움인가........여, 연애라던가?"


".......베드신?"


"아니, 그건 영화니까. 아이돌로서 그걸 하는 건 완전히 아웃이에요."


가장 어린 코우메가 격하게 대답한다. 나머지 둘은 쓴웃음을 짓는다. 아무래도 코우메가 생각하는 어른스러운 연애는 할리우드 영화의 그런 장면과 연결되는 것 같다.

"연애인가...."


"어? 뭐야뭐야? 카에데상. 혹시 생각나는 거 있어?"


미카가 고양이같은 미소를 띄운다. 코우메도 흥미가 있는 듯 이쪽을 보고, 미호는 뺨을 상기시키며 가까이 다가온다. 여자 셋이면 접시가 깨진다는데 집시라도 도망가지 않을까.
(역주 : 女三人揃えば何とやら、という感じ、いや漢字だ가 원문으로, 感じ와 漢字의 발음이 같은 것을 이용한 말장난입니다)

 

"뭐, 실연한 소잿거리라면 있지만."


나름 가벼운 분위기로 그렇게 말해 보았다.


"......"

"......"


"......"


"어머?"


하지만 분위기가 단번에 얼어붙었다. 세 사람 모두 상당히 난감한 표정으로 굳어버렸다.


"저기, 그게."


".........카에데상."


"그, 그러니까......기운내세요.....?"


저마다의 반응으로 마음을 써준다는 것에 놀란다. 그보다 저쪽이 긁어 부스럼을 냈다는 듯한 반응이라 약간 얼떨떨하다.


"왜 그래? 세 사람 다. 월급 낮춘다는 말을 월말에야 들은 듯한 얼굴 하고."
(역주 : 鳩が豆ポッポーを食らったみたいな顔をして가 원문인데 무슨 말장난인지는 알 수 없더군요)


"아휴, 그 되도 않은 말장난을 하는 걸 보면 카에데상이지만....."


안심한 듯 한숨을 내쉬는 세 사람을 보고 카에데는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린다.

 

".......카에데상, 최근 프로듀서상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 것 같았으니까....."


"그, 잘 되고 있지 않은 건가, 하고 사실 모두 걱정했거든요."

 
코우메와 미호가 대답했다.


걱정해줬다는 건 순수하게 기뻤지만, 아무래도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프로듀서는 확실히 요 최근 조금 큰일이긴 한데, 별로 그런 관계는 아니야."


"그래도 방금, 실연 이야기라고....."


"그거......뭐, 내게도 이런저런 일 있으니까."

 
나름 어른스럽게 속여넘겨 본다. 미호와 코우메는 오오--하고 감탄하는 것이 아무래도 먹힌 것 같다.


"카에데상이 그렇게 말한다면 상관은 없지만."

 
미카만이 그 정도로만 말 하고 언짢은 듯 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아무래도 그녀 혼자만 속아넘어가지 않은 것 같다. 이 이상 말하지 않는 게 배려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고마워, 미카쨩."


"........상관은 없지만, 카에데상은 같이 일하는 사람이잖아. 뭐, 카에데상은 좀 더 자신에게 솔직해져도 좋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나에게.....?"


"네. 카에데상은 역시 프로듀서상이랑 관련된 일이 되면 왠지 모르게 말을 피하고 있다고 저도 생각해요."

"미호쨩까지....."


"......카에데상이, 내게 말했던 것처럼......"

 
코우메도 확실하게 카에데를 보고 말한다.


"좋아하니까 더 그렇게 말해도 된다고 생각해....."

코우메는 평소의 주눅든 목소리가 아닌, 깔끔히 지나가는 투로 그렇게 말했다. 언젠가 카에데가 코우메에게 해준 말이기도, 더 이전에 프로듀서가 해준 말이기도 하다.


인생이라는 것은 신기한 것이라, 돌고 도는 것이 계속되는 것 같다.
그것은 왠지 모르게, 마치 돌고 도는 바람 같다고 카에데는 생각했다.


그 바람에 살짝 올라타 볼까 하고도.


".....고마워, 세 사람 다. 왠지 기운이 나는 것 같아."

 
카에데는 그렇게 인사하고, 세 사람은 기쁜 듯 웃었다. 정말로 기뻐 보이는 미소라서, 무심코 카에데도 웃어버린다. 그 사람이 말하는, "좋은 미소입니다"라던가 말하고 싶었다.

 

"조금 일이 있어서, 먼저 실례할게."

카에데가 자리에서 나오는 것을 세 사람은 막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눈으로 배웅해주었다.

정말로 고마운 심경이었다. 이런 멋진 동료를 만났다니.

 

오랜만에 가슴을 펴고 걷고 있다고 생각했다.

 

카에데가 향하는 곳은 아이돌 부문 부장이 있는 사무실이었다.

물론, 그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이다. 세 사람의 격려에는 조금 어긋나 있지만 여기까지 올 수 있는 기운을 받은 것만은 틀림없다.

 

노크를 하자, 이마니시 부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를 듣고서, 카에데는 안으로 들어갔다.

 

"바쁘실 텐데 실례합니다."

 

"야아, 타카가키군. 무슨 일이지."

 

"갑자기 죄송하지만, 지난번 말씀하셨던 거, 지금 잠깐 이야기하고 싶은데 괜찮으신가요?"

 

"응? 아아, 괜찮네. 나도 자네하고 이야기하고 싶었던 참이고."

 

그쪽에 앉게, 라며 그는 응접용 소파를 가리켰다. 카에데가 자리에 앉자 그는 맞은편에 걸터앉았다.

 

"우선 자네 이야기부터 들을까."

 

이마니시는 그렇게 말했다.

 

"네. 그때 담당 프로듀서를 바꾸지 않겠냐고 물어보셨는데, 지금도 가능한가요?"
 
이마니시 부장은 놀란 듯, 조금 앞으로 당겨 앉았다.

 

"물론이네. 하지만, 어째서?"

 

"아니요, 그게....."

 

"그에게 실망한 건가?"

 

"그건 아닙니다."

 

확실히 카에데는 대답했다. 이마니시 부장도 놀라는 기색 없이, 그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저, 지금 프로듀서의 부담을.....조금이라도 줄여주고 싶어서입니다."

 

"그렇군. 그건 확실히 서로에게 좋을지도 모르지."

 

이마니시 부장의 그 말에 무언가 다른 의미가 들어있는 것 같아 카에데는 무심코 그를 빤히 바라봤다.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이마니시 부장은 계속 이야기했다.

 

"자네와 상관이 있는 좋은 소식과, 그다지 상관없는 나쁜 뉴스가 있는데, 무엇부터 듣고 싶은가?"

 

"......좋은 소식부터 부탁드립니다."

 

단순히 좋은 소식부터 물어본 것은, 나쁜 쪽은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으므로 자기 방어를 위한 선택이었다.

이마니시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이번 페스티벌의 메인인 단체곡에서, 자네가 센터역으로 결정되었네."

 

"제가......?"

 

조금 놀란다. 단체곡이라면 신데렐라 걸즈에게 있어 메인이 될 상징적인 곡이다. 거기서 센터를 맡는다는 것은, 다시 말해 신데렐라 걸즈 내에서도 중심인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별로 자신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다지 자신감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만큼 자네의 인기는 충분하다는 것이니, 자신감을 가졌으면 하고 있네만."

 

"저기, 그건.....알겠습니다. 그래서, 나쁜 소식은 무엇인가요?"

 

"자네의 프로듀서가 담당하던 신인 중, 남아있던 한 명이 그만두었네."

 

무심코 숨을 삼킨다. 자신이 해온 짓이 무의미하게 되어버렸다는 생각과, 그를 생각하는 마음이 카에데의 마음을 어둠에 가라앉혀 버린다.

 

"아무래도 과로인 것 같네. 발목에 금이 갔다던가.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는 건 아니지만 아이돌로서 무대에 서는 것은 어렵다는 진단이었네. 본인은 괜찮다고 했지만 저쪽 부모님이 반대하고 있고. 그렇게 되면 사무소 입장에서도 밀어붙이긴 힘들지."

 

"그런.....가요....."

 

"뭐, 그 이야기는 이제 자네와는 상관없지 않은가. 담당 프로듀서도 바뀔 거고."

 

차갑게만 느껴지는 이마니시 부장의 목소리에 카에데는 바로 반박하려 했다.
 

하지만 본 적도 없을 만큼 차가운 그의 눈에 머뭇거린다. 뭔가에 화내는 것도, 낙담하는 것도 아니었다. 다만 조용히, 곤충이라도 바라보는 듯 차가운 눈을 하고 있었다.

 

"사실 자네가 담당 프로듀서를 바꾸겠다고 말했을 때, 조금 안도했었네."

 

계속 카에데를 무감정하게 바라보며 이마니시 부장은 말한다.

 

"자네가 말을 꺼내지 않았더라도 담당자를 변경하는 건 결정되어 있었고. 타카가키 카에데는 미시로 프로덕션에서 지금 가장 중요한 아이돌이지만, 그 프로듀서는 그에 걸맞지 않다는 여론이 매우 강하네."

 

그것은 사형선고와 비슷한 울림이었다. 카에데와 프로듀서의 결의 같은 건 아무래도 좋고 차가운 톱니바퀴에 걸린 듯,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무력감을 느낀다.

 

스스로 결정하는 것과는 사정이 다르다.

하지만 선택지가 없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자네의 프로듀서에게는 내가 연락해 주겠네. 자네가 걱정해 주고 있다는 것도 전해줄 테니 안심하고. 자네에게도 곧 새로운 담당자가 연락을 하겠지. 그때까지 기다려줬으면 하네."

 

 

 

 

차가운 말만이 카에데의 가슴을 후벼판다.

언젠가 다가올 일이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샤플입니다.

오타, 오역 등 지적 환영합니다.

 

 

 

어디까지 올려놨는지 보지도 않고 오늘 번역끝낸 16화를 덥석 올려버렸군요.

매우 죄송합니다.

 
혹시 나중에 읽으시는 분은 15화를 먼저 읽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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