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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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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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본능 TRPG 플레이 로그 (Google Drive)
※ 페이지 우상단의 를 클릭하시면 리스트 보기가 가능합니다.
참여자분들은 반드시 룰을 읽어주세요. → https://sites.google.com/site/idolmastervalkyria/lul/yeonpyo
룰이 늘어난 덕분에 여러가지 전개가 가능해졌지만, 처음 출발했던 때보다 룰의 종류가 많아진 편입니다. 물론 스레로서는 굉장히 복잡해진 편이지만 TRPG 룰로서는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기에, 룰과 약간의 플레이 로그를 차근차근 읽어보시면 금방 감을 잡으실 수 있습니다.
※ 거의 붉은 글씨 위주로만 읽더라도 플레이에 큰 지장이 생기지 않습니다.
<공지>
16/11/21 생존본능 TRPG 위키를 개설했습니다.
https://sites.google.com/site/idolmastervalkyria/ 위키 사이트 개장했습니다. 비밀글로 E메일을 적어주시면 그 메일 편으로 위키 수정 권한을 드리니, 제시된 문서 양식에 따라 설정을 넣어주세요. (아직 적어야 할 게 산더미 같긴 하지만 ㅇ<-<) 문서양식 등은 히데루p와 이치노세시키의 프로필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16/12/10 생존본능 TRPG 의 관리자 권한을 더헤드(@chs2***)님과 포틴P (@howo***)님에게 넘깁니다.
12월 12일 예정된 현 관리자 히데루(@cosmo****)의 공군입대로. 오늘부로 더헤드(@chs2***)님과 포틴P (@howo***)님에게 모든 운영권한을 공동운영의 형태로 넘겨드립니다. 공동 운영을 선택한 이유는 두 분 다 입대 직전의 저처럼 TRPG에 많은 시간을 할애 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며, 통상적으로 두 분이 가장 많은 수의 아이돌들로 RP를 진행해왔던 점이 큽니다.
그리고 공동운영으로 관리자가 둘이 되었다고는 하나, 이제 일반 유저분들도 연표, 사건일지, 케릭터 등의 정보를 함께 수정 해주시길 바랍니다.
( Press Space bar to Skip )
「세계선 합선 사건」
절대로 연결 될 리 없었던 수 많은 평행우주들이, 마치 스파크를 튀기며 폭발한 전선들처럼 얽혀버린 원인은, 세계의 어떤 저명한 과학자도 밝혀낼 수 없었다.
물론 그 원인을 밝혀낼 충분한 사전지식도 가지지 못하던 인류였지만, 그들은 당장에 온갖 평행세계로부터 쳐들어오는 외계종족, 다른차원의 괴물들 따위로부터 생존하기에도 벅찼다.
결국 전세는 불리해지고 인류의 멸망이 코앞까지 봉착할 그 때였다.
「아이돌」
본래는 춤과 노래 등을 통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어, 돈을 벌며 살아가는 주로 저연령층의 예술인들을 지칭했던 그녀들.
그녀들은 그 「세계선 합선 사건」을 계기로, 초능력, 마법 등의 「능력」지니게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들의 활약으로 지구상에서 모든 이계의 존재들을 몰아내게 되었다.
「프로듀서」
하지만 대체로 어린 아이들로 구성된 그녀들이 냉혹하고 잔혹한 전장에서, 그 의지를 잃어버리지 않고 효율적으로 싸울 수 있었던 것은, 그녀들을 뒷받쳐주고 통솔해준 「프로듀서」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활약으로 인류는 어떻게든 생존 할 수 있었고, 외계의 기술들과 새로이 발견된 마법 등을 이용해 비약적인 문명의 발전을 이룩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새로운 투쟁의 서막.
그들의 세계에 다녀온 한 프로듀서의 설명에 의하면, 스스로를「기계정령」이라고 칭한 그들은 강렬한 투지와 「생존본능」을 가진 인간 전사를 찾고 있다고 했다.
먼스(탐욕) 투스(교만) 웬즈(폭식) 덜즈(질투) 프라이(나태) 세럴(색욕) 선(분노).
그리고 아직 깨어나지 못한 플루토(광기).
그 명분도, 목적도 알 수 없었지만, 단 한 가지의 사실 만큼은 분명했다.
아이돌과 프로듀서들은, 자신들의 세계를 지키고, 또한 살아남기 위해 다시 한번 전화(戰火)의 열기에 삼켜지려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 기계정령은 더헤드(@chs2***)씨의 오리지널 설정을 차용, 변형시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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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물리학자 부부로부터 태어난 한 소녀.
유능한 학자들로 가득한 학회. 유창한 영어로 자신의 논문을 발표하는 겨우 7살의 어린 여자아이.
[그야말로 신이 내린 선물-기프티드-]
[혜성처럼 나타나 인류의 문명을 몇 단계 진일보 시킨 천재]
[아인슈타인의 현신]
그녀를 수식하는 그런 형용사는 언제든 어디서든 그녀를 따라다녔다.
그렇게, 물리학, 천문학, 공학, 과학이라면 어느것 하나 특출나지 않은 분야가 없었던 그녀였지만, 의외로 그녀를 행동하게 하는 메커니즘은 아주 단순하고 유아적인 발상에 지나지 않았다.
'무언가를 발견하면 반드시 칭찬이 따른다'
하지만 어째서였을까.
그런 보상심리에 기대어, 닥치는대로 발견하고, 발명하고, 이론을 세워나갔던 그녀에게 돌아오던 칭찬은, 어느새인가 '존경'으로 바뀌었고, 끝내 '경외'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들은 그녀의 재능을 두려워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리고 자신을 낳아준 부모 마저 자신을 두려워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한 그 소녀는 끝내 깨달아버리고 말았다.
자신이 '외톨이' 였다는 사실을
"......"
검은 공간속의 주마등. 자아를 객체로서 표현한 이케부쿠로 아키하의 모습이, 그녀의 의식속에서 자신의 백의 주머니에 손을 넣고 멀뚱히 서서는, 그런 자신의 오래된 기억을 거슬러가고 있었다.
아키하"......이제와서 세삼스러울 것도 없군."
그렇게 쓰디쓴 미소를 지으며 되돌아서는 아키하.
[..그동안 즐거웠습니다. 박사.]
무척이나 그리운 한 사람의 목소리. 잠깐을 멈춰선 아키하는 그대로 발걸음을 떼었다.
[하하, 과학의 발전은 포기로는 이룰 수 없다고 누가 말했더라?]
친근한 한 사람의 목소리에 피식 하고 마는 아키하.
[가끔은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순수하게 받아들여 아이가 되어보는건 어때?]
아키하"뭐. 그런것도 나쁘진 않겠군."
[아이돌에.....흥미 없니?]
아키하"......."
순간, 그녀의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투명한 물줄기.
[아키하.....]
마지막으로 들려오는 한 소녀의 목소리. 아키하는 그런 자신의 유일한 이해자이자, 둘도 없는 벗이 되어버린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아키하"시키......"
시키"아키하, 정신이 들었어? 대답해봐, 아키하!"
자신의 머리를 부드럽게 감싸고 있는 향기로운 그 소녀. 아키하는 그제서야 지금껏 억눌러왔던 내면의 아이를 해방시켰다.
아키하"흑.....끄윽......시키......"
시키"......응?"
아키하"무서웠어.....흐그윽....."
시키".....이제 괜찮으니까......"
그제서야 평온해진 얼굴로 아키하의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시키였다.
포틴p"......저기 괜찮다면 저희측에서도 내용을 공유해도 되겠습니까?"
그리고 히데루p를 무언으로 쳐다보던 미셸. 그렇게 고민하던 그녀는 다시 포틴p를 향해 고개를 끄떡이며 승낙했다.
미셸"알겠어요."
그러더니 갑자기 코즈에에게 다가가 그 쪽지를 건네주는 것이었다.
코즈에"......읽을수야 있는데.....굳이 왜......?"
미셸"상호간의 신뢰를 위함이에요. 코즈에씨."
그런 미셸의 쓴 웃음에 코즈에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쪽지를 읽어나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주변의 모두는 그녀의 행동을 이해할 수 밖에 없었다.
(전략) 그대들도 알다시피 엘리엇 그자는 용맹하고 청렴하기는 하나, 펜릴가와 오랜기간 결탁해온 이상 믿을 수는 없다네. 거기다 그녀를 비호하는 펜릴가가 장기간 정권을 잡고있던 이례, 니플헤임의 마기는 고갈되어가고만 있지. 이것은 결코 우연으로만 치부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비밀리에, 그리고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터. 그러니 우선은 그대들에게 펜릴가와 친분이 있는 미드가르드의 동태를 살피도록 지시하겠네. 부디 로키의 지혜가 그대들과 함께 하기를.
포틴p"밀서?"
미셸"네. 그리고 이건 '카크리시' 육군 사령관의 필적이 분명해요."
그리고 그녀의 말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포틴p가 물었다.
포틴p"제가 공부한게 맞다면 그자는 당신과 함께 니플헤임 혁명사의 전쟁영웅이 아닙니까?"
미셸"자기 입으로 말하기도 그렇지만......그렇네요."
히데루p"그렇다면 이건 고도의 정치적 문제로 비화되겠군요."
그리고 말 없이 고개를 끄떡이는 미셸. 이에 사나에가 조심스럽게 끼어들었다.
사나에"정치.....같은건 잘 모르겠지만, 증거도 있겠다 그냥 잡아넣으면 안돼?"
히데루p"물론 그렇게 간단한 문제라면 좋겠지만..... 니플헤임의 정치 상황이 참 꼬일대로 꼬인 상황이라 말이죠."
이어진 히데루p의 설명에 의하면 니플헤임의 정계구조는 혁명전쟁을 비롯해 이세계의 침략을 자주 받아온 특성상 , 정치와 군사의 유착이 복잡하기 얽혀있다고 한다. 현 대통령은 진보당 출신이지만, 카크리쉬 육군 사령관이 지원하는 보수당, 그리고 군사와 정치의 분립을 주장하는 해군 사령관 미셸과 그녀를 지지하는 진보당이 팽팽하게 맡서고 있는 형국이라고.
히데루p"그런 만큼 혁명군의 뿌리이자 현 진보당의 후원자인 펜릴가 또한 카크리시와 대립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형국에서 보다 확실한 물증없이 함부러 움직였다간 정치적으로 어떤 역풍을 맞을지 모르죠."
포틴p"크흠.....단순히 마녀들의 수작인줄로만 알았는데 동맹국의 정치세력까지 개입한건가."
미셸"하지만 니플헤임 국가 방위의 핵심을 지탱하는 육군의 수장이 국가 주적인 벌의 마녀들과 내통하고 있다면 이건 심각한 안보 문제에요."
히데루p"이는 물론 우리 346프로에 있어서도 결코 좋은 소식이 아니겠죠."
이에 디미트리가 고개를 끄떡이며 동의했다.
디미트리"아아...내가 알아본 바로도 니플헤임의 군사력은 부분적으로나마 나토에 필적할 정도야. 병력은 소수기는 하지만 무기와 관련한 기술 격차가 커, 동맹으로선 든든할지 몰라도 만약 적으로 돌아서게 된다면 마녀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꼴. 최악의 상황이 벌어 질수도 있어."
그러자 잠자코 회의를 듣고있던 유이가 디미트리를 쏘아보며 불쑥 끼어들었다.
유이"미셸이 그럴 리 없잖아?"
디미트리"오오츠키......'만에 하나' 라는거니 오해하지 마라."
유이"만에 하나도 억에 하나도 없어! 미셸은 유이의, 모두의 친구라고!"
양팔을 쭉 내리며 버럭 화를내는 유이의 순수한 모습에, 디미트리가 귀찮다는듯 고개를 흔들며 대꾸를 포기했다.
란코"그렇노라! 마계 니플헤임과 미드가르드는 피와 영혼을 나눈 맹우일 지어니!"
디미트리"하여간 피곤한 녀석들....."
뒤이어 란코마저 끼어들어 회의를 난장판으로 만들어놓자, 미셸이 쑥쓰러움에 유이와 란코를 말리기 시작했다.
미셸"아하하.....전 괜찮으니 사이좋게 지내주세요 모두."
하지만 그런 흐트러진 분위기 속에서도, 히데루p는 턱을 짚고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히데루p"(어쩌면 유이와 란코가 핵심을 짚어줬을지도 모르겠군. 확실히 지금은 사소한 분열의 틈도 보여줘선 안되는 시기야. 물론 먼저 상대를 배반하는 전략도 고려는 가능하지만.....세계선이 가까워 상호작용의 여지가 많고 공공의 적을 가지고 있는 만큼 결국 공멸 할 뿐이겠지.....)"
미셸".....같은 괘씸한 생각 하고 계시죠?"
히데루p"=ㅂ=.....무슨 소릴 하시는건지. "
소악마 스러운 깜찍한 미소를 지으며 히데루p를 올려다보는 미셸에, 그가 뻔뻔한 표정을 지으며 시치미를 땠다. 회의는 유이와 란코에 이은 슈코와 아스카의 난입으로 난장판이 되었기에 두 사람은 그대로 옆에 놓여있던 통나무 벤치에 털썩 걸터앉았다.
미셸"걱정마세요.....저도 같은 생각을 하던 중이었으니까요.....가끔은 이런 제가 싫어질 때도 있네요."
히데루p"그렇....습니까."
그리고 시끄럽게, 그리고 신나게 떠들어대는 란코의 모습을 지켜보던 히데루p가 고개를 끄떡이며 말했다.
히데루p"어렵군요. 정치든 외교든.....그런것도 저런 애들의 우정처럼 간단하게 해결되버리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미셸이 턱을 괴고 란코를 푸근하게 지켜보며 말했다.
미셸"하지만.....의외로 지금의 관계도 그렇게 형식적이기만 한 건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하여간 신기한 사람들이에요 당신들은."
히데루p"태양을 좋아하는 흡혈귀한테 듣고싶은 소린 아니군요."
미셸"아하하....."
그리고 거기서 불만스러운듯 볼을 부풀리며 빠져나온 유이에게, 치나츠는 수고했다며 모포를 덮어주면서도 말로는 나무랐다.
치나츠 "정말이지, 기분은 알겠지만 왜 거기서 끼어든거야?"
유이 "그치만, 그대로였으면 다들 미셸을 의심해 버리잖아. 적어도 의심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을 걸."
유이 "물론 유이도 알 건 알아. 믿는다고 해서 언제나 믿는대로, 믿고 싶은 대로만 되진 않는다는 것쯤은. 밝혀진 진실이 믿는 것과는 다를 수도 있다는 건."
유이 "그러니까 믿고 싶어서 진실을 파고드는 것도, 분명 그런 모습의 상냥함. 그렇지만 믿는지 아닌지를 정할 수 있을 때는, 친구니까 믿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해. 친구가 친구를 믿지 않으면 누굴 믿을 수 있겠어?"
짐짓 화난 표정이면서도 당연하다는듯, 정말이지 어려운 것을 선뜻 말해버리는 유이. 기분 탓일까. 치나츠는 어두운 와중에도 조금 눈이 부셨다.
치나츠 '어째서일까. 흔해빠진 공허한 겉치레가 되기 일쑤인 말도 네가 하면 그렇지 않아. ...너는, 행동하는대로 말하고 있으니까일까."
치나츠 "그와 별개로, 결국 성하지도 않은 몸으로 엄청 움직였지? 말한대로 혼낼거야."
유이 "엩. 누, 눈이 진심이야...! 누가 좀 도와 줘-!"
미레이 "... 젠장! 마음에 안들엇!!"
람쥐P "... 그럴 수밖에 없지. 젠장... 그런 것까지 숨기고 있을 줄이야..."
노노 "그래도... 아키하 씨는 안전하니까요..."
람쥐P "...그래,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돌아가자. 더 이상 여기에 있고 싶지는 않군."
피비린내가 가득한 전장. 그러나 모두 그 피비린내에 익숙해지고 말았기에, 누구도 신경쓰지 않았다.
다만 익숙함도, 새로움도 없이 그저 정보를 정보 자체로서 입력받는 것으로 느끼는 람쥐P만이, 이 장소에 가득찬 피비린내를 아직도 느끼고 있었다.
람쥐P "... 비참하군..." (중얼)
미레이 "응? 무슨 말 했어 프로듀서?"
람쥐P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빨리 돌아가서 쉬고 싶다고."
미레이 "프로듀서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몰랐는 걸! 그래, 돌아가자곳!"
노노 "우으... 이제 모리쿠보는 정말로, 정말로 절대로 무리쿠보인데요... 빨리 쉬고 싶은데요..."
그렇게 피비린내로 가득찬 곳에서 빠져나가며, 그들은 드디어 자신들의 안식처로 돌아갔다.
전쟁으로 인한 깊은 상처를, 그 피의 기억을 각자의 안에 남긴 채로...
이터널은 그렇게 말하며 히데루p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이터널 "...관두자. 괜한 시비를 거는 꼴이야."
히데루p "응? 무슨 할 말 있으십니까?"
이터널 "욕은 해줄수 있는데."
히데루p "...안 듣기로 하겠습니다. 이번에도 협력 감사드립니다."
이터널 "그 감사도 안 들은거로 할게."
히데루p "..."
이터널은 히데루p의 말을 듣지도 않고 몸을 돌려 멀어졌다. 히데루p는 그런 이터널을 보며 푹 한숨을 쉴 뿐이었다.
치에가 무사히 라르라크의 몸을 수색해서 돌아온 것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쉬는 잭P. 사에의 부축을 받으며 이동하는 치에를 보며 다행이라며 안심하며 아직도 기절한 아이리를 돌보는 그. 이내 히데루P에게 괜히 성질을 낸 것은 미안하다는 사과를 하며 평상시에 잭P로서 돌아온다. 누가봐도 어설프고 온화한 눈동자를 보이며 건내는 말에 히데루P는 평소로 돌아온 것 같다며 고개를 돌린다.
잭 더 리퍼 {종잡을 수 없는 녀석이었어.}
잭P "그러게나 말이지. 다시는 만나기 싫은 정도로. 하아......참 피곤하네."
잭 더 리퍼 {그것보다 정말로 놀랐다.}
잭P "그래. 그 외눈박이가 사사키 군을 대상으로 삼다니.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대기도 시키지 말고 얌전히 있을 걸 그랬어."
잭 더 리퍼 {아니, 네녀석이 화를 내는 건 처음 봐.}
잭P "뭐?"
확실히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특정한 인물에 대한 것을 제외하고는 분노는 커녕 격식 차리기만을 해오던 그가 처음으로 분노라는 것을 보여주었으니. 더군다나 감정적이지도 않고 그저 생글거리며 웃거나 왠지 모르게 낙천적이기도 한 편이니까.
잭 더 리퍼 {널 호구라고 생각해서 미안하다.}
잭P "호, 호구.....그 정도는 아니니까, 나."
아이리 ".....흐음, 프로듀....서?"
이내 잭P의 품에서 눈을 뜬 아이리. 전장에서 받은 도움을 이번에는 자신이 아이리에게 갚는다. 후반에 쓰러지고 만 아이리를 일으키며 무사해서 다행이라며 웃어주는 그.
아이리 "끝난......거에요?"
잭P "그래, 끝났어. 모두."
그 말에 안심하다가도 누군가의 죽음에 대한 슬픔에 눈물을 터트리는 아이리. 자기는 대체 뭘 하고 있었냐며 한탄하며 눈물을 쏟기에 바쁜 그녀에게 잭P는 살며시 손수건을 건낸다. 그렇게라도 모두 쏟아내달라고.
잭P "그래. 그런 식으로라도 쏟아줘......."
아이리를 뒤로 하며 등을 돌린 잭P의 뒤에서 유령처럼 뜬 잭 더 리퍼는 한숨을 쉬며 치에를 바라본다. 사에의 품에 이끌려 슈코와 함께 돌아가는 그녀를 보며 다시금 잭P를 본다.
잭 더 리퍼 [예전, 우리는 저 아가씨에게 깊은 상처를 안겨줬어.]
잭 더 리퍼 [그의 대한 죄책감으로 분노한 거냐? 아니면 정말로 마음에서 우러나온 거냐? 분노와 죄책감은 별개니까.]
잭 더 리퍼 [......그만두지. 어차피 난 이 녀석의 몸에 묶인 신세. 이런 생각을 해도 소용은 없어.]
아이리 "프, 프로듀서! 여기...손수건이요."
잭P "아아, 그래. 고마워....우리도 슬슬 갈까?"
아이리 "네!"
손수건을 돌려주며 남은 눈물을 손으로 닦으며 다시 눈부신 미소를 보여주는 아이리와 함께 돌아가는 잭P. 잭 더 리퍼는 지금의 표정도 그렇고 너의 몸에 있음에도 난 아무것도 모르겠다며 한숨만 쉬다가 이런 생각이나 하는 자신을 한심하게 생각하며 물러난다.
유키미 "...치에..!"
하마타면 위험한 일을 당할뻔할 치에에게 황급히 달려가는 유키미
그리고 그 뒤를 따라 바알이 함께 달려왔다.
치에 "아, 유키미.."
유키미 "괜찮아?"
치에 "네 괜찮아요."
약간 지친듯한 모습의 치에를 꼭 끌어안는 유키미
주변 모습은 안중에도 없는지 치에를 끌어안고 '다행이다'란 말만 되내이고 있었다.
슈코 "치에, 기뻐보이네."
사에 "그렇사와요~"
그리고 그 모습을 훈훈하게 쳐다보는 잭p와 잭 더 리퍼, 그리고 아이리
아이리 "치에에게 이런 친구가 생겨서 다행이네요."
잭p "그러게. 유키미..씨에게는 감사할 따름이야."
잭 더 리퍼 [...씨?]
잭p "저래보여도 유키미씨는 마녀라 꽤나 오래 살아왔다고 하던데?"
유키미를 부르는 잭p의 호칭에 이상함을 느낀 잭 더 리퍼
잭 더 리퍼가 더 말을 물으려고 할 때 잭p의 뒤에서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
바알 "그래도 뭐, 나이가 많다고 해서 생각 또한 깊게 성숙한건 아니지."
잭p "핫! 말하는 고양이!는 바알씨입니까.."
바알 "여기 프로덕션에서는 특별한 일도 아닌데 놀라고 그런가."
잭 더 리퍼 [여기는?]
잭p [그 때 자료 같이 봤잖아 나리, 유키미씨를 보좌하는 악마인 바알씨야.]
바알 "반갑다 망령, 아니지 인격?"
잭 더 리퍼 [음? 나를 인지하는 것은 불가능할텐데?]
바알 "이래뵈도 악마다. 속 마음을 읽는 능력쯤은 가지고 있다고?"
들릴 리가 없는 잭 더 리퍼의 말을 듣고 인사를 건네는 바알
바알 "그렇다고 경계할 필요는 없다. 유키미의 친구라면 나의 친구이기도 하지. 저 치에란 아해를 돕는다는 유키미의 마음을 존중할 뿐이다."
잭p "...유키미씨를 대하는 모습은 언제나 끔찍하게 아끼시는군요... 그나저나 바알씨, 전에 한번 인터뷰 제의를 드렸는ㄷ.."
잭 더 리퍼 [이 상황에서도 취재일이 떠오르는건가 네녀석은]
케이트: 네
미치루: 그럼.....
케이트는 아직 회의에 남아있었지만, 미치루는 뒤돌아가버렸다. 무심해보였지만, 억지로 힘을 주어버티는 것처럼 그 걸음은 불안해보였다.
케이트는 한참을 입다물고 상황을 지켜보다가, 한 명을 보고서 이름을 불렀다.
케이트: "디미트리"
디미트리: "음?"
케이트: "..............."
평소에 쓰는 투구와 별반 다를 것 없이 냉정한 얼굴로 케이트는 한참을 바라보았다. 미동하는 곳없이 바라보았다.
케이트: "수고하셨습니다."
......
.....
미치루는 사람들을 벗어나, 닿았다. 닿지않으면, 보지않으면....마음이 불안해서 참을 수 없어.
아직 정리되지않은 흔적. 고개를 들어 두리번 거리는 동안, 눈에는 물기가 오른다. 그 눈에는 조금 어른거린다. 사라져간 생명의 흔적이.
미치루: "죄송합니다.......정말로...죄송합니다아아...."
자신이 직접 그 자리에 있진않았다. 자신이 실수했다고 말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죄책감이었다. 스스로의 무능이. 그녀에게는 죄책감이 되어 눈물이라는 흔적만을 남길 뿐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혼란스럽게 보이는 풍경 사이로 확실하게 알아볼 수 있는 얼굴이 있었다. 그녀의 프로듀서였다.
크시코스P "수고했다, 나오."
나오 "...프로듀서. 이걸로 끝난 거, 맞아? 하나도 실감이 나지 않는데."
크시코스P "그래, 끝난 거지. 무모한 누구 덕분에."
나오 "하아. 그거, 칭찬이야?"
크시코스P는, 나오는 느끼지 못하는 데쟈뷰를 느끼며 대답했다.
크시코스P "그래, 칭찬이지."
실로 오랜만에, 잠시나마 나오의 얼굴에 웃음기가 돈 듯 했다. 다음 순간, 그 웃음은 새침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나오 "정말, 프로듀서! 평소에도 그러면 어디 병에라도 걸려?"
크시코스P "...자, 어서 돌아가자. 다들 철수 준비 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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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와 크시코스는, 위그드라실의 통로를 지나 지상에 다다랐다. 그 순간.
나오 "프, 프로듀서?"
다급하고 급박한, 공포에 질린 목소리. 크시코스P는 입술을 깨물었다. 시작이군.
나오 "잠깐만, 아냐... 내가 한 일이 아냐... 아니라고..."
나오의 커져가는 목소리에, 복귀하던 대원들이 모두 그 쪽을 돌아보았다. 하지만 그런 나오의 목소리도, 나오 자신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머릿속에서 댐이 터지듯 쏟아져오는 빛과 열과 소리와 기억 때문에.
[아뇨, 전부 나오 당신이 한 짓이에요.]
[카키취이히이이이이키이키이이익]
불타고 얼어붙는 랫맨들의 비명 소리와.
[당신의 본성이에요. 받아들이세요.]
[크취키히이이이티키이익]
제어할 수 없을 정도의 불꽃이 되어.
[뜨거어으아하아아라취이이쮜이이]
희열과 광기로 날뛰었던 그때의 기억이.
[불이야아까아아찌이이취크취익]
돌아왔다. 그리고...
[당신도 저와 같아요. 아니, 이미 하나이지만요.]
나오 "아냐, 아냐아아, 아니야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
크시코스P "의무반! 의무바안!! 진정제! 당자아아앙!!!"
크시코스P는 미친 듯이 부르짖었다.
그리고 크시코스P에게 영겁처럼 느껴진 시간이 흐른 후, 의무병의 손에 들려진 주사기를 크시코스P는 탁 하고 빼앗아 그대로 나오의 정맥에 주사했다.
의무병 "당신 미쳤습니까! 치사량의 두 배라고요!"
크시코스P "나도 알아아아! 해독은 나중에 하면 돼!! 당장 의무실로 가, 제발 아무것도 따지지 말고오오오!!!"
디미트리"하아...пиздец(씨X)."
옆에 아나스타샤와 모모카도 있다는 걸 잊은 채 욕을 한 디미트리의 머리속으로 아마 오늘 31년 인생 중 욕을 가장 많이 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허나 할 수 없잖는가, 이번 싸움에 걸맞는 수식어는 'X같다'는 욕도 부족해 보일 정도로 너무나도 참혹했으니까.
늬바"입단속을 하는 게 어때, 애들도 있다고."
디미트리"안하고는 답답해서 못 견디겠어."
어느새 늬바는 불쑥 디미트리 옆에 서서 실려가는 시체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 했다.
늬바"디마."
디미트리"왜."
늬바"전쟁이 일어나는 건...멈출 수가 없는걸까?"
디미트리"...그 질문에 대한 답은 군생활 6년동안 한 나도 대답못하겠군. 굳이 대답한다면 그럴수도, 아닐수도 있다는 걸까."
모모카"그렇다면 이건 멈출 수 없었던 전쟁인가요?"
납득하지 못하는 모모카를 향해 디미트리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나스타샤"오늘, 정의라던가 좀 더 큰, 대의는 전혀 보지못했습니다...그저 безу́мие, не́нависть..광기와, 증오뿐..."
디미트리"전쟁을 하자는 작자들은 전쟁을 대의라던가 정의라던가 듣기좋은 말로 포장하지만 그 포장을 뜯어내면 드러나는 건 흘러넘칠정도의 광기와 증오 뿐이야."
아나스타샤와 모모카는 그 말을 들은 뒤, 연구실에서 시키의 부축을 받으며 눈물 흘리는 아키하와 보안팀의 시신이 담긴 시체 가방을 번갈아보고 표정이 어두워졌다.
아나스타샤"만일 이런 싸움이 또 벌어진다면...우린, 무엇을 해야..."
모모카"다음번에 우리가 할 수 있는건 뭐가 있죠?"
디미트리는 그 둘을 잠시 바라보더니 이내 시선을 앞으로 돌린 뒤, 걸어가며 대꾸했다.
디미트리"최선을 다해 살아남고, 최선을 다해 살려. 그것이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니까."
그렇게 말하는 그의 꼿꼿이 선 등은, 보이지 않은 무언가를 짊어진 채 자신의 길을 자신있게 가는 듯 했다.
환자가 넘쳐나는 간이 의무실로 향한 닌p와 코즈에
전쟁은 끝났지만, 부상자와 그를 치료하기 위한 의료진들에게는 새로운 전쟁을 시작할 전쟁터나 다름없는 그곳에서 닌p와 코즈에는 위치를 물고 물어 한 장소에 도착했다.
닌p "으음..."
시체 안치소, 죽은 이의 신원을 확인하고 시체를 추슬러 정리해놓은 그 곳
다른 곳보다는 사람의 수가 적고 적막한 곳에서 닌p와 코즈에는 서있었다.
코즈에 "...시작할까?"
닌p "응"
영력을 활성화 시켜 그 주변에 결계를 형성하는 닌p
그리고 그 결계에 몇몇 액체를 부어 강화시키는 코즈에
※결계 - 안정 - 혼 달래기
행동력 10 소모
-rp용 스킬
-죽은 이들의 혼을 달래줍니다.
어느 순간, 환한 빛이 사그러들고.
크게 변한 것이 없어보이는 시체 안치소에서 닌p와 코즈에는 가만히 서있었다.
닌p "..."
코즈에 "..."
눈을 감고 묵념하는 닌p, 그리고 그런 닌p를 바라보는 코즈에
그 주변의 분위기가 잠시나마 따뜻해졌던 것 같은건, 가는 자들의 감사가 있지 않아서였을까.
그리고 그런 그를 옅은 미소를 띄고 바라보는, 은색 붙임머리가 바람에 살랑이는 소녀.
아스카 "여, 프로듀서. 임시 지휘소인데 직접 정리하는건가? 이런 일이야말로 다른 사람들에게 시킬만하지 않을까 하는데."
포틴P "아아. 그렇지만 지휘 관련한 자료들은 가져갈 생각이야. 복습할 필요도 있고, 보고서에도 사용할테니. 조금 걸릴지도 모르고, 먼저 돌아가도 좋아."
아스카 "훗, 늘 그렇지만 성실하군..호의는 고맙지만 됐어. 프로듀서와 같이 돌아가지."
그리고 잠시 이어진 침묵. 포틴P는 묵묵히 자료를 정리하고, 아스카는 전투가 벌어졌던 곳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생각한다.
침묵을 깬 것은 아스카를 뒤에서 부른 포틴P였다.
포틴P "..아스카."
아스카 "음?"
포틴P "고맙다."
아스카가 뒤를 돌아보자, 포틴P가 허리를 숙여 그녀에게 인사하고 있었다. 포틴P에겐 자주 있는 일일지 몰라도 아스카에겐 그렇지 않았기 때문인지, 아스카는 표정에 다소 불편함을 드러내며 나무라듯 말했다.
아스카 "...미안하지만, 이런 인사로 기분이 좋아지는 어른은 아직 아니야. 그만 두는게 어때?"
포틴P "알고 있어. 네가 이런 걸로 기뻐하진 않을 거란 건. 하지만 하게 해 줬으면 한다. 네가 아니었다면, 분명 나도 다른 사람들도 절대로 이렇게 무사할 수는 없었을 테니까."
아스카 "훗...내가 한 거라곤 네가 잃어버린 조각(미싱 피스)를 찾아 준 것 뿐이야. 오히려 감사는 히데루P에게 하는게 맞을 테지. 너에게 반드시 필요한 이들을 보낸 건 그의 혜안이었으니까."
포틴P "그래.그것도 알고 있어. 하지만 패닉에 빠져 한치 앞도 보이지 않던 그 순간, 날 절망에서 끌어올려준 희망의 빛은 네 목소리였어. 설사 다른 사람의 지혜를 전달했을 뿐이었다고 해도, 네가 보여준 비전이 내 심장을 다시 뛰게 해 줬어. 그러니까 나는 프로듀서나 지휘관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너에게 고맙다고 말해야만 해."
한 차례 더, 침묵. 이번에는 더 짧게 끝났다. 아스카가 유쾌하게 웃음을 터트리는 소리와 함께.
아스카 "후훗..아하핫..! 동어반복이지만, 너는 정말이지 성실한걸. 그래서 신기하게 느껴져...재미없는 어른의 전형 같은데도, 너는 나의 이해자니까."
아스카 "알고 있어? 눈치채지 못한 것 같지만, 보는 관점을 달리하면 이것도 전부 네가 해낸 일이란걸."
포틴P "뭐..?"
아스카 "아이돌도 프로듀서도, 혼자서는 할 수 없다고. 서로를 알(이해하)고, 때론 서로를 지탱하지 않으면 롱런하는건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기보다도 요원하다고. 아직 스스로를 구속하던 껍질을 미처 다 깨지 못해 넘어졌던 내게, 너는 그렇게 말했었지. 그러니까 나는 여기에 있어. 이번에는 내 차례라는걸, 네가 있었기 때문에 알게 되어서."
포틴P "...."
아스카 "감사의 말은 충분히 들었어. 이 뒤로는...오랜만에 아이돌과 프로듀서의 방식으로 받지. 언젠가 당신이 만찬을 대접할 날을, 기다리고 있겠어." 싱긋
포틴P "...쿨하네. 아스카."
아스카 "네가 그렇게 보고 있다면, 네가 비추는 세계에서는 그것이 진실인 거겠지. 그럼. 말을 뒤집게 되어 미안하지만 먼저 가 있겠어."
포틴P "아아. 언제가 될진 아직 모르겠지만, 반드시 마음에 들 만한 걸 대접해 줄게."
아스카 "기대하고, 믿고 있도록 하지."
포틴P "좋은 미소구만...내가, 어느샌가 지켜야만 한다고 깨달았던."
포틴P '..너한테 반하는 건, 이걸로 두 번째인가.'
슈코 '하하, 이번엔 끼어들 틈이 없구만. 뭔가 짜증나네.'
사에 "슈코항? 어디에 그리 정신을 팔고 계신지?"
슈코 "아니, 별로 아무것도 아니거든." 꾸우욱
사에 "..아무 일도 아닌 분이 이렇게 붙어 오신답니까?"
슈코 "그냥 그런 날도 있는 걸로 해 주라."
사에 "후훗, 정말 어쩔 수 없는 분이시어요."
비가 내릴듯 말듯 흐린 잿빛의 하늘.
프로덕션 근처 병원에 마련된 한 분향소. 그곳엔 346프로의 연구시설에서 일어난 의문의 폭발사고로 사망한 경비대원 및 연구원들의 영정이 놓여있었다.
카밀라"읏, 차!"
10살 짜리 여자아이의 모습으로, 자신보다도 거대한 근조화환을 트럭에서 가볍게 들어 내려놓는 카밀라.
후부키"이걸로 마지막이네요. 어른 장정 몇 명이서도 하기 힘든 일인데.....수고하셨어요 카밀라."
카밀라"핫핫하! 진조에게 이런 것 쯤은 깃털처럼 가벼울 지어다!"
후부키"후후, 보면 볼수록 고용 한 게 후회가 안되는 분이네요. 아무튼...... 정말 큰 사고였나 봐요."
바람에 펄럭이는 앞치마를 붙잡고, 수많은 사람들의 영정사진을 바라보던 후부키가 안쓰러운 얼굴로 말했다.
카밀라"그러게요.....제 친구들이 다치지 않은건 다행이지만....."
그렇게 씁쓸한 목소리로 말하던 카밀라는 평소와 같은 네코미미나 꼬리를 찾아 볼 수 없는 단정한 정복 차림의 마에카와 미쿠, 그리고 타다 리이나를 쳐다보았다.
미쿠"어째서......"
리이나"......큭."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분향소의 문구를 올려다보는 미쿠와 리이나. 그런 그녀들의 뒤에서 한 남자가 서선, 무감정한 어투로 말했다.
히데루p"어쩔 수 없지. 위그드라실의 존재를 은폐하기 위해선 이럴 수 밖에 없으니까."
어찌 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는 해도 단 한명의 아이를 구하기 위해 랫맨의 추적을 놓친 이상, 이 사람들의 참사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리가 없었던 미쿠. 결국 그녀는 가슴을 옥죄어오는 그 죄책감을 버티지 못하고 자신의 옛 프로듀서에게 응석을 부렸다.
미쿠"프로듀서.....미쿠.....이제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지만 히데루p는 냉랭하게 말했다.
히데루p"아무리 나라도 네가 지금부터 걸어가야 할 길을 보여줄 수는 없어."
리이나"히, 히데루 프로듀서! 조금쯤은 미쿠를 걱정해줘도 되잖아!"
리이나가 너무하다는 투로 버럭 소리를 질렀지만, 미쿠는 고개를 숙인 채 리이나를 제지했다.
미쿠"으응......프로듀서의 말이 맞아....."
그렇게 미쿠와 히데루p를 번갈아보던 리이나는 혀를 차더니 벤치에 털썩 앉으며 짜증난다는듯이 투덜거렸다.
리이나"쳇......누가 남매 아니랄까봐....."
그러자 히데루p는 미쿠의 등 뒤에 서있던 누군가를 의식하더니,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그녀의 손에 조심스레 쥐어주였다.
히데루p"그래. 네가 지금부터 어떤 길을 걸어갈 지는 나라도 알 도리가 없어. 하지만.....네가 걸어왔던 길이 무엇이었는지는 보여 줄 수 있어."
미쿠의 손에 쥐어져 있었던 것은 누군가의 사진이 담긴 버클.
그렇게 미쿠의 어깨를 토닥이더니, 뒤로 손을 흔들며 제멋대로 걸어가버리는 프로듀서. 그런 그의 등을 지켜보던 그녀는 분향소를 향해 서있는 한 남자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아이"어! 그때 날 구해준 누나 아니야?"
미쿠"으, 응.....?"
우연의 일치였을까. 하필이면 이런 장소에서 자신이 이 사람들을 대신 구했었던 그 아이를 발견한 미쿠는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아이의 말에 대답했다.
미쿠"여긴 어쩐일이니?"
아이"응! 아빠 보러 왔어!"
활기차게 웃으며 자신의 아버지를 보러 왔다는 그 아이의 말에, 미쿠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말했다.
미쿠"어디에 계시는데? 괜찮으면 언니가 찾아 줄까?"
하지만 아이는 고개를 흔들며 천천히 팔을 들더니,
자신의 손가락을 분향소로 향했다.
아이"아니? 우리 아빠 저기 있는데?"
축소되는 동공. 온 몸을 옥죄어오기 시작하는 전율.
'모두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은 선이라고 할 수 없어. 그건 도덕으로 포장된 교만일 뿐인걸.'
'하지만......네가 걸어왔던 길이 무엇이었는지는 보여줄 수 있어.'
떨리는 손으로 그 버클을 열어보는 미쿠. 그리고 오버랩되는 환하게 웃고있는 눈 앞의 남자아이의 모습.
리이나"어....째서......"
그리고 형용할 수 없는 온갖 감정이 미쿠의 가슴속에서 사무치고 소용돌이 친다.
미쿠"아.....아아......"
아이"누나 왜 울어?"
댐이 터지듯 세어나오는 눈물.
미쿠는 그렇게 무릎을 끓고서, 그 아이를 감싸안고 서글프게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미쿠"미안해......정말......미안해......."
자신이 구해낸 단 하나의 목숨. 죄책감의 소용돌이 속에서 남겨진 그 값진 생명은 그녀에게 있어 실낯같은 작은 희망이 되었을까.
물론 라르라크의 말대로, 한 사람의 목숨은 한 사람의 값어치 밖에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 아이의 죽음으로 저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건질 수 있다면, 기꺼이 그리 행하는게 합리적일지도 모르지.
그럼에도, 프로듀서는 생각했다.
결국, 그런 생명의 무게에 대한 저울질 조차도 인간의 교만에 지나지 않는다고.
그런 잔혹한 깨달음의 성장을 뒤로 한 채, 프로듀서는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을 향해, 제멋대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궁서(窮鼠)는 고양이를 물고> - Normal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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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일 후, 분향소나 아키하나 아카네p가 입원한 병원에 관련한 앤딩 RP는 이 밑으로 진행해주세요.
시키"'그 이상의 영혼 이식은 그만둬요'......라."
화들짝 놀란 닌p와 코즈에가 옆을 돌아보자, 코너의 벽에 등을 맞대고 팔짱을 낀 시키를 발견했다.
닌p"하....하하, 와 계셨군요 시키씨."
코즈에"ㅂ.....병문한 온 거야.....?"
그렇게 시키는 싱글벙글 웃으며 코즈에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는가 싶더니......
시키"언니 말.....아니, 동생 말 씹을거야? 코.즈.에.언.니?"
실없이 웃는 듯 하면서도, 눈꺼플 사이에 미세하게 드러난 그녀의 얇은 눈동자에, 코즈에의 얼굴이 새파래지며 몸을 오들오들 떨기 시작했다.
코즈에"시, 시키 언니.....무슨 말이이에요오오.....? ;△; "
시키"그러고보니 요즘 대 마녀 사양의 화학병기를 하나 개발중에 있었거든. 그런데 최근엔 도통 마녀들도 출현이 없고 해서 말야."
그렇게 시키가 주머니에서 연녹색의 시험관을 하나 꺼내 흔들자, 코즈에가 온 몸에서 식은땀을 흘리며 울상을 지었다.
시키"어디서 좋은 모르모트 하나 못 구하려나?"
코즈에"히익!"
결국 기겁하는 코즈에를 보다못한 닌p가 시키를 말렸다.
닌p"시, 시키씨. 아무리 그래도 좀 너무한게 아닌지....."
시키"아, 그리고 이건 새로 개발한 영체한테 잘 통하는 약물인데─"
그리고 음속으로 도게좌를 하는 닌p.
닌p"─전부 말씀드리겠습니닷!!!"
코즈에"닌.....굴복하는거 빨라...... ㅇ<-<"
아카네p"...뭐야. 생각도 못해본 조합인데."
창가의 침대에서 서늘한 바람을 만끽하며, 머리카락을 휘날리던 아카네p가 병실에 들어온 닌p와 코즈에, 시키의 조합을 보며 내심 특이하다고 평가하며 말했다.
코즈에"응...오다가 보니 만났어.....여기 사식....."
아카네p"뭐, 진부하긴 하지만 일단 잘 먹을게."
그러자, 돌연 아카네p의 품 안에 와락 달려드는 시키. 하지만 아카네p는 의외로 뚱한 표정을 지으며 크게 놀라지 않고, 그저 시키의 머리 위에 살며시 손을 얹일 뿐이었다.
시키"냐하하~ 좋은 향기~"
아카네p"귀찮아.....=△="
귀찮아 하면서도 머리카락을 비비며 치대오는 시키를 거부하지 않는 모습이, 닌p는 꼭 고양이 두마리가 엉겨붙은 모양세와 닮지 않았나 하고 생각했다.
생각했지만,
아카네p"시키.....?"
그녀의 왼손 손등위로 떨어진 촉촉한 무언가의 감촉.
시키는 그렇게 소리없이 흐느끼고 있었던 것이었다.
닌p "하아.."
씁쓸한 뒷맛에 밖으로 나오자마자 한숨부터 푹 내리쉬는 닌p는 착잡한 눈빛으로 방을 돌아보았다.
시키에게 있어 가족같은 사람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
천재지만, 그럼에도 어린 소녀인 그녀에게 있어 얼마나 큰 충격일까
본인에게도 큰 아픔으로 다가올 그 마음을 알고 있기에 뒷맛은 더욱 더 쓸 뿐이였다.
코즈에 "...앞으로..더 짧아질지도 모르겠어."
닌p "그걸 알고 있으니까 더욱 머리가 아픈거야."
시간이 많지 않다.
그 사실은 그들에게 더욱 날카로운 현실로 다가왔다.
무력감, 걱정, 다양한 마이너스 감정이 닌p의 머리속을 어지르고
그 감정들이 모이고 모이고 쌓이고 쌓여 터지려 하는 시점
코즈에 "진정해."
평소보다 단호한 코즈에의 말 한마디에 정신을 차린 닌p
코즈에 "이렇게 생각에만 빠져있어봐야...할 수 있는데까지 해본거잖아?"
코즈에 "방법이 없다면 역시, 정면돌파밖에 없어.."
코즈에 "여기 사람들은...정면돌파에 있어서는 대단한 사람들이라고?"
코즈에 "혼자 안되면 다같이야. 홀로 책임질 필요는 없어."
코즈에 "...진정하자, 프로듀서..?"
닌p "응."
다리가 풀렸는지 벽에 기대 주저앉은 닌p
그런 닌p의 앞으로 가 살포시 끌어안은 코즈에였다.
코즈에 "...정면승부,얼마 안남았어..."
닌p "응."
코즈에 "힘을 모으자, 우리의 선에서 모을 수 있는...힘을."
닌p "응."
카밀라와 후부키와는 슬픈 웃음으로 인사를 대신하고, 오열하는 미쿠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후-유이는 치나츠와 함께 모든 사람을 위해 꽃을 놓으며 애도했다.
평소 누구보다 빠르게 달리는 그녀에게는 특히나 위화감이 크고 힘든 일이지만, 불평 한마디 없이.
유이 "....."
치나츠 "..슬슬 가자. 유이."
유이 "있지, 치낫땅. 처음이었어. 유이가 할 수 있는 게 너무 적어서...정말 진심이었는데도, 실패하고 죽을 뻔까지 하곤 해서. 유이가 가진 모든 게 너무나 부족하게 느껴졌어."
치나츠 "...."
유이 "그러니까..필요하다고 느꼈어. 지금은 내 것이 아니지만, 연구소에서 마지막에 모두를 구하게 해줬던 그 힘이. 그걸 위해서라면 힘든 시련도 받아들일 각오도 섰어."
치나츠 "....그래. 그럴거라 믿어."
유이 "하지만, 어떻게 하면 되는 거야...어떻게..?"
분함과 슬픔을 눈물에 녹여 떨어트리며 힘없이 묻는 유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니고 있던 파편을 꽉 쥐었지만, 야속하게도 파편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마치 대답을 거부하는 것만 같이.
[나는 먼스처럼 너를 죄에 밀어넣을 생각은 없다. 하지만 웬즈처럼 친절하지도 않아.]
[네가 너만의 답을 들려줄 그 날을..기다리고 있겠다.]
고통.
비명.
피로 물들인 승리.
막지 못했던 희생.
죽음을 경험하지 않을 수 있고,
고통을 느끼지 않을 수 있으며,
그렇기에 비명을 지르지 않는,
그럼에도 피를 없애지 못한,
그럼에도 희생을 막지 못한,
람쥐P는 자신의 숙소에 돌아와 그저 조용히 구석에 쪼그려 앉아있을 뿐이었다.
...
잠을 필요로 하지 않고, 먹을 것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람쥐P는 숙소에는 거의 돌아오지 않았다.
평상시라면 늘 사무소에 있거나, 바깥을 산책하거나, 정보를 수집하거나... 여하튼 무언가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만은 무엇도 하고 싶지 않았다.
...
그저 자신이 가진 몸이 축복으로 여겨졌을 뿐이다.
그렇기에 저주와 같이 그를 얽매였다.
어째서 더 조심하지 않았는가.
어째서 더 신중하지 않았는가.
어째서 더 무리하지 않았는가.
어째서 더 과감하지 않았는가.
다른 이들까지 휩쓸릴지도 모르는데도, 왜 그렇게 무리했는가.
조금 더 기다리는 게 좋을 때에도, 왜 그렇게 서둘렀는가.
다른 이들과 달리 죽지 않음에도, 왜 그렇게 조심했는가.
시간이 촉박할 때에도, 왜 그렇게 망설였는가.
... 전쟁이 남긴 피비린내 속에서, 람쥐P는 그렇게 소리 없이 괴로워했다.
자신이 가진 것과, 그것을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그저 후회했다.
자신이 겪을 수 없는 비참함에 공감하며, 그러면서도 자신이 겪지 않을 것임을 알며,
그는 그저 괴로워했다.
누군가는 위선이라고 부를까.
누군가는 교만이라고 부를까.
누군가는 거짓이라고 부를까.
자신이 결코 겪지 않을 것에 대해서 흘리는 것을... 누군가는 그렇게 부르지 않을까.
적어도, 람쥐P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불렀다.
...
그럼에도 그의 얼굴에서 물이 흘러 떨어지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필요가 없음에도,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물.
마치 그의 박동 같이, 그의 체온 같이,
그것은 그저 인조된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멈출 수 없었다.
언제든지 그의 신체는 그것을 멈출 수 있음에도, 람쥐P는 멈출 수가 없었다.
단순한 명령만으로도 그치고 사라지는 것이지만, 람쥐P는 그것이 흐르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이런 것 또한 위선일까? 교만일까? 거짓일까?
그 답을 내리지 못한 채, 람쥐P는 자신의 방에서 고요히 눈물을 흘렸다.
이터널은 멀찌감치에서 분향소에서 나오며 울고 있는 미쿠와, 그 미쿠를 달래주고 있는 리이나를 보며 혼잣말을 했다. 누구 들으라는 의미는 아니었을것이다. 혼잣말이란 그런거니까.
하지만 누가 못들을 이유도 없는 법이다.
히데루p "그 말인 즉, 자신은 울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십니까?"
이터널 "쓸데없는 참견이야."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 히데루p가 말을 걸자마자 이터널은 표정을 싹 바꾼채로 악의가 넘치게 대꾸해 주었다. 알고 있었지만 너무 미움받는걸.
히데루p "당신이 절 싫어하는건 알고 있지만, 제 눈에는 당신과 저 두 사람이 그리 달라 보이지 않거든요. 그리고 아이돌을 신경쓰는건 프로듀서의 의무죠."
이터널 "...가볍게도 아이돌이라고 부르는구나."
히데루p "무슨 문제 있습니까?"
이터널 "쓸데없는 참견이랬지!"
평소대로의 이터널답지 않은 격한 반응. 살짝 언성이 높아진 정도지만 히데루p도 당황해서 순간 몸이 굳어서 이터널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터널 또한 자신의 반응에 스스로 당황했는지 저도모르게 손을 입에다 가져다대고 있었다.
이터널 "...방금 언성 높인건 사과할게."
이터널은 재빨리 몸을 돌렸다.
히데루p "...제가 잘못 말한 것이 있습니까?"
이터널 "그냥... 개인적인 사정이야. 나는 아이돌 자격이 없어. 그러니... 정말로 신경 쓰지 마. 당신에 대한 감정을 떠나서 하는 말이야."
이터널은 그렇게만 말하고 비행정에 올라타, 어디론가 날아갔다. 비행정이 일으키는 바람을 맞으며, 히데루p는 재차 목 뒤를 긁으며 혼잣말을 했다.
히데루p "복잡한 아가씨네... 동생 녀석한테는 좀 더 잘 대해줄래나."
크시코스P "몸은 좀 괜찮습니까."
아키하 "일단은 자네의 담당 아이돌 때문에 입은 부상이지만."
크시코스P "...그건 면목 없습..."
아키하 "하하, 그럴 리가. 뭐, 나오가 없었다면 어찌 되었을지 모를 일이었으니까. 그보다, 나오와는 같이 오지 않았나?"
크시코스P는 잠시 침을 삼켰다. 곧은 얼굴을 연출했지만, 표정의 변화를 숨기는 게 전보다 몇 배는 힘들었다.
크시코스P "입원 중입니다."
아키하 "뭐, 그럼 언제 한 번 병실에 찾아가야겠지. 그 때 일로 인사도 할 겸."
크시코스P "아뇨, 그건 하실 수 없습니다."
아키하 "흠...? 이 병원에서 날 들여보내지 않는 곳은 없을 텐데. 부상자는 전부 여기서 치료를 받는 중일 테고."
크시코스P는 표정을 숨기는 데 실패했다.
크시코스P "나오는... 이 병원에 없습니다. 나오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크시코스P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입에 담았다.
크시코스P "정신병원에... 있습니다..."
아칸쵸에 위치한 외딴 정신병원.
침대와 컴퓨터 한 대와 화장실이 달랑 있는, 사방이 새하얀 방. 기분나쁘게 풍겨 오는 신축 건물의 냄새. 창살이 달린 창문. 그리고 헐렁헐렁한 환자 가운. 이것이 이 공간에서 나오가 가진 모든 것이었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이곳에서 있어야 하고, 기껏해야 약간의 운동이나 허용될 뿐인, 감옥과 크게 다르지 않은 장소.
물론, 나오 역시 최근에 편입되긴 했어도 엄연한 346의 정예 전투원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최고의 정신과 의사들과 카운셀러들이 나오에게 붙여졌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매일 밤, 눈을 감을 때면 지옥 같던 그때의 기억이 떠오를 뿐이었다.
온 몸에 불이 붙은 채 그슬리던, 장기가 얼려져 부서지던, 그리고 나이트건트의 발톱에 찢기던 랫맨들의 모습이. 그들이 지르던 비명이.
카운슬러들은 말했었다. 나오의 잘못이 아니라고. 나오도 그렇게 믿고 싶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더 많은 사람을 구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며 마음 속의 짐을 한 줌이라도 덜고 싶었다.
그러나, 나오의 머릿속의 목소리는 그런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끊임없이 나오를 괴롭혔다.
[그게 당신의 본성이에요.]
[뭘 그렇게 힘들어하시나요?]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저 이성을 버리면, 편해질 수 있어요...]
나오 "시끄러, 시끄럽다고!"
몇백 번째인지도 모를 같은 히스테릭한 대답. 누가 옆에서 보면 정신병자 그 자체일 거라고 생각하자 헛웃음이 나왔다.
나오는 병실 천장을 물끄러미 올려다보았다. 자살을 막기 위해, 목을 매달 고리나 튀어나온 전등 하나 만들어놓지 않은 디자인이었다.
나오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쉽게 편해질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자살을 결심한 사람을, 쇠창살이나 고리 없는 천장으로 막을 수 있다면 그것도 웃긴 일일 것이다. 게다가 편리하게도 나오에게는, 언제나 사용할 수 있는 강하고 튼튼한 머리카락이라는 올가미가 언제나 준비되어 있었다.
나오 "......아무것도 아니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나오가 말도 안 되는 선택을 하지 않도록 도와준 것은, 또 다른 사람들의 얼굴들이었다.
동료들의 얼굴을 하나씩 떠올리던 나오는, 마지막으로 한 명의 얼굴을 더 떠올렸다. 그리고 혼잣말했다.
나오 "....바보 같은 프로듀서."
무리, 무리였다.
그저 말버릇을 떠나서, 그 모든 것은 진짜로 무리였다.
애초에 거짓말을 하는 성격도 아니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기에, 그렇게 말하는 것일 뿐.
노노 "허윽... 흐으읍..."
그렇지만 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할 수 있으니까...
자신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니까...
자신을 부르는 사람이 있으니까...
노노 "후... 후아..."
스스로 무리라고 생각하는 것보다도, 그것을 하지 않음으로서 생기는 결과가 더 두려웠다.
그렇기에 무리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끝나자, 비로소 모든 피로가 한 번에 몰려왔다.
노노 "... 허억!.. 흐으읍..!"
그 참혹함이 다시 보였다.
그 비명이 다시 들렸다.
그들을 짓누르는 감각이, 다시 느껴졌다...
노노 "우웨에엑!"
어쩔 수 없는... 그런 것이었다.
스스로의 생각으로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말을 몇 번이고 되새김질 해봐도, 그 기억들은 옅어지지 못했다.
노노 "으웨엑! 으웩, 우에엑..."
노노는 그저 헛구역질만을 해대었다.
그러나 그것은 몸 안에 있는 것이나, 마음 안에 있는 것이나, 둘 모두 토해낼 수 없었다.
잭 더 리퍼 {들어가, 멍청아. 과일바구니 들고 와서 뭘 그렇게 멍하니 있어?}
잭P "아니, 뭔가 들어가서 무슨 인사를 하지? 그냥 왔다고 하면 안되고.......내가 당신을 구했다고요! 하하! 하면 자랑하냐며 뭐라 할 텐데......"
잭 더 리퍼 {고작 여자애 병실 들어가는 데 이 호구자식은 뭐하자는 건데.}
결국 영혼 상태로 잭P의 뒷통수를 후려차는 잭 더 리퍼. 그대로 심호흡을 하다가 물리적 피해가 들어오며 깜짝 놀라고 만다. 그 반동으로 강제적으로 문을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열게 되며 화려한 덤블링 끝에 과일바구니를 사수하며 안착하는 잭P. 그가 갑자기 발로 차지 말라고 소리치자 그 옆에는 이거 뭐야? 라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아카네P가 들어왔다.
잭P "아......하하, 날씨가 참 좋죠? 오늘 기온이......"
아카네P "뭐하자는 건데?"
잭P "그게 말입니다. 어어, 그게......아....드실래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보며 대충 어딘가에 과일바구니나 놔두고 사과라도 깎아보라는 아카네P. 그는 제법 능숙하게 사과를 깎아 그녀에게 대접한다. 그를 한 입 베어물며 과즙이 제법 많네. 라고 불평하기도 잠시 사과를 내려놓는다.
아카네P "찾아온 이유는 뭐, 나한테 고맙다는 말이라도 듣기 위해 온 걸까나?"
잭P "아, 아니요. 내가 딱히 그런 걸 바라는 게 아니에요. 단순히 당신이 그 때 쓰러진 게 걱정이 되어서 말입니다. 지금 몸상태는?"
아카네P "걱정받을 수준으로 악화되지 않았어. 뭐, 시키 덕에 약간 피곤하기는 해도."
잭P "하하하......기운 넘치니까요."
이후 사소한 잡담을 하기도 잠시 아카네P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본다. 어째서 자신을 도운 것이냐? 너에게 그러한 의리가 존재하는가를. 잭P는 그러자 예전 에르가 당신처럼 건물에 갇혔을 때에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그 때에 자신은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였다. 그것도 벌써 10여 년이 지난 시점이지만 그를 다시금 보니 저절로 움직여졌다고. 그 말에 아카네P는 나를 그 여자와 겹쳐보냐며 대놓고 불쾌함을 드러낸다.
잭 더 리퍼 {것봐, 화낸다고 했잖아.}
잭P "....그러게. 전, 그때의 에르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아카네P "나를 구하는 걸로 그에 대한 죄책감을, 신역에 다다르기 위한 악행을 방관했다는 죄책감에 대해 속죄할 셈이야?"
잭P "....그럴지도 몰라요. 친구라고 떠든 주제에 그러한 것도 막아내지 못하다니. 능력도 그렇고.......생각할수록 내가 한심해서 말입니다."
아카네P "그건 당신의 교만이네.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은 선이 아니니까. 그리고, 그 여자는 태초부터 악이야. 구한다, 라는 개념이 통하지 않는다고."
잭P가 자신을 구한 행위에 대하여 신랄하게 그의 대하여 잭P의 마음을 후벼파는 아카네P.
아카네P "그래도.......고마워."
잭P "....예?"
아카네P "아니야, 아무것도. 그것보다......원망도 안 하나봐? 자길 장난감처럼 부리고 버린 여자가 뭐가 좋다는 거야?"
잭P는 그 말에 과도를 내려놓기도 잠시 그대로 땅에 떨구고 만다.
잭P "원망.......합니다. 아니, 모르겠습니다. 펜릴은 물론이되 그의 여동생들, 그리고 동료들의 약한 부분을 파고들어 소모품처럼 버린 에르를 생각하며 마음 속에서 마치 불씨가 타오르는 느낌이 들어요. 하지만 그 끝에서 추억을 떠올리면 그 불씨가 꺼집니다. 그걸 반복해가고 있어요."
아카네P "그래? 그건 망설인다는 거야. '과거'를 끊지 못하는 당신에게 '미래'는 없어. 알았어?"
그 말대로다. 이대로 에르 코필드를 되돌릴 수 있다는 생각은 실현될 수 없다. 잭 더 리퍼가 전에 말한 것처럼 자신이 죽거나 에르 코필드가 죽거나 둘 중 하나가 결말이다.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한들 마음으로 납득 불가능이라며 거절 반응을 보이는 그의 몸에 마음의 틈이 생긴 곳을 파고들어 잭 더 리퍼가 잠시 주도권을 얻어간다.
잭P [자, 잠시만! 나리는 왜.......]
잭 더 리퍼 {나도 인사는 해야지. 반갑군, 붉은 머리 아가씨. 작전 외에 일상에서의 만남은 처음이로구나.}
아카네P "왜 당신이 일상에서 나오는 거지? 자신의 처지를 모르는 거야?"
잭 더 리퍼 {잘 안다. 그저, 이 녀석이 이러는 이유에 대해 말하고 싶은 상대가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말이야.}
잭 더 리퍼는 그대로 일어나더니 창가로 향한다. 저물어가는 태양을 보며 한숨을 푹 쉬더니 품에서 꺼낸 막대사탕(잭P는 흡연자가 아니기에)을 꺼내서 그를 입에 살짝 물며 이야기를 시작해간다.
처음은 미안하게 되었다. 괜히 내가 이 녀석 몸에 들어와 당신네들 회사에 소란을 피워서. 그 뒤에는 애초에 문제를 일으키고 오랜 시간이 지나서 사과하는 건 도리에 맞지 않지만 이라고 말하지만.
잭 더 리퍼 {잭은 그 여자가 좋은 거야. 그 녀석의 힘을, 존재를 인정해준 유일한 인간이니까.}
잭 더 리퍼 {원망하고 싶어도 할 수 없어. 처음으로 인간의 정을 알려준 것도, 친구라는 개념을 알려준 것도, 온기를 느끼게 해준 것도 거짓이되 모두 그 여자의 소행이니.}
잭 더 리퍼 {잭의 부모는......녀석을 싫어했지. 눈치를 심하게 본다는 이유로. 친구도 가족도 기대지 못하던 어린 시절에, 그것도 가치관이 변화하던 시기에 찾아온 게 그 여자야. 녀석의 인생에서 너무나 비중이 커. 그런 여자를 이제와서 원망한다고 한들 자기가 빈껍데기가 된다는 것도, 그러지 못한다면 그를 막지 못한 죄책감이 평생 함께한다는 것도 알아. 그럼에도 하지 못해.}
아카네P "그 말에 대해 내가 해줄 말은 하나야. 평생 '과거'를 붙잡든 '과거'를 버리고 '미래'를 택하든. 그건 자유라고. 마음대로 하라고 해. 스스로 선택하는 걸 깨달아야지. 도움만 받아선 이룰 수 없어."
당당한 눈빛의 아카네P를 보며 막대사탕을 핥더니 허탈하게 웃으며 보는 것과 달리 자신이 소환하던 골렘들처럼 누구보다도 강인한 아가씨였다며 잘못봐서 미안하다 말한다.
잭 더 리퍼 {그 여자와 종류는 달라도 강한 의지가 느껴져. 긍정적으로. 녀석을 부탁할 입장은 아니지만 잭이 사라지면 나도 속죄할 수 없으니 말이야. 우리가 못미더워도 좋으니 앞으로도 부디 잘 부탁하지.}
그대로 잭P에게 인격을 넘기는 잭 더 리퍼. 갑자기 사탕이 손에 쥐어지자 이건 내가 아껴둔 거잖아! 라고 놀라다가 아카네P를 보며 병실에 소리를 질러 미안하다 사과한다. 그리고 그런 아카네P를 마주보면서 부담스럽다가도 한편으로는 안심했다는 듯이 안도한다.
잭P ".......내가 괜한 걱정을 한 것 같네요. 미안해요, 당신과 에르를 겹쳐봐서."
아카네P "솔직히 불쾌했어."
이내 병실을 빠져나가는 그. 과일은 제대로 챙겨먹으라는 말을 하며 문을 당기려다가도 이 말을 남기고 물러간다.
잭P "에르처럼.......그 녀석처럼 변하지 말아주세요. 당신은 물론이되 당신과 함께하는 숙녀분들도."
거두절미하고 말하자면, 루미 또한 아키하와 아카네P가 입원한 병원 병실에 누워있다. 전투에서 상처를 입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전투를 위해 투여한 강화제가 부작용을 일으켜 탈진한 탓이다. 루미는 며칠 쉬면 나아질 거라며 입원을 한사코 거부했으나, 미유와 미즈키가 억지로 정밀검사를 신청했기 때문에 이렇게 붙잡혀 있다. 아이돌이니 얼굴 알려져서 좋을건 없기에 1인실을 받은데다, 이렇다할 감시의 눈도 없기에 빠져나가는 것은 어렵지 않겠지만... 그랬다간 미유가 정말로 울어버릴지도 모르니 그만두기로 했다.
루미 "그건 그렇고... 정밀검사에서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한담?"
그럴 일은 없을거에요. 제 검사로는, 루미는 건강하니까.
루미 "그래? 그러고도 후유증이 없다니... 당신이 만든 물건은 다르네."
하지만 위험했어요. 저를 위해 만든 약물을 억지로 투여한거니까.
루미 "그래서 신체구성을 일시적으로 바꿀 조정약물도 투여했었잖아. 정작 그 약물에서 부작용이 일어난 거지만."
...그런거, 그만두면 안되나요?
루미 "...그럼, 우리한테 돌아와줄래?"
그건...
루미 "미안, 괜한 소리 해 봤어. 하지만... 카에데씨도, 미유씨도, 당신이 돌아오는 쪽을 더 기뻐할거야. 그러니까..."
사나에 "요, 루미! 혼자 궁상맞게 링거맞고있냐? 술 가져왔다 술!"
미즈키 "사나에, 환자한테 무슨 술이야?!"
루미의 대화는 갑작스레 들이닥친 사나에에 의해 중단되고 말았다.
미유 "루미씨도 참, 창문을 열어두시면 감기 걸리잖아요. ...? 누가 다녀갔나요?"
루미 "그냥, 아는 사람이 잠깐."
사나에 "아는사람? ...헛, 설마 남자..."
미즈키 "사나에, 이제 우리가 아이돌이란 사실도 까먹은 거 아니니...?"
사나에 "아이돌은 뭐 남자 못만난대? 인기 절정일 때 결혼하고 뙇 은퇴하면 폼나잖아? 나도 그러고 싶은데."
미유 "앗, 설마 사나에씨는 상대가 있으신 건가요...?"
사나에 "미유 너, 은근히 말이 심하다...?"
루미 "...사나에씨는, 건강해보이네."
루미의 말에 농담으로 화기애애하던 병실의 분위기가 찬물을 끼얹은 듯 가라앉아버린다.
사나에 "...익숙하니까, 이런 일은. 언제까지고 처져있을 수도 없잖아. 그게 나빠?"
루미 "아니. 그냥... 부럽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사나에 "흥. 괜한 소릴. 퇴원은 언제야? 우리끼리 뒷풀이를 하려니까 영 쓸쓸해서 그런데, 퇴원하면 한잔 할거지? 디미트리도 부를거야."
루미 "사나에씨, 내가 진지하게 충고하겠는데... 디미트리P랑은 안어울려."
사나에 "야!"
말을 꺼낸 루미도, 지켜보고 있던 미즈키와 미유도, 화를 내던 사나에도 이내 웃음을 터트렸다. 그렇게 네 사람은 한참을 웃고 떠들었다.
각자가 품고 있는 감정을 떨쳐내려는 듯.
케이트가 빵바구니를 내려놓았다. 딱히 대화는 없었다.
아카네P:....
케이트: "쾌유하래요."
병실 앞에 선 케이트를 두고 쏘아붙이듯 말했다.
아카네P: "다음엔 직접 오라고해"
케이트: "...."
[..견딜수가 없어. 보는 것만으로도 무너져버려.....그 사람은 보면....서로다른 생각보다도, 그 사람을 먼저 걱정하게돼...]
케이트: "그쪽이 직접오는 방법도 있어요? 저런 다 식은
바구니가 아니라 갓 구워서 따뜻한 빵이 있다고요? 기다릴게요."
그것에 주저앉아있을 수도 없지만, 그것을 부정해서도 안 된다. 우리는 그런 존재니까.
후고븐: 다녀오셨습니까.
미치루: 응.
후고븐: 이번에도 수고하셨습니다.
후고븐 위에 올라탔다.
분향소를 뒤로 하고서, 앞으로 걸어갔다. 멀어지는 순간순간에도 기억하고, 느끼면서, 다시 앞으로 걸어갔다.
전쟁의 때, 한창 싸울 때, 그 때에는 이들의 죽음 때문에 랫맨들을 그저 증오하고 분노하며 죽여나갔다.
... 그러나 분향소 앞에 서자, 도리어 그런 마음이 사라져갔다.
그리고 라르라크가 말했던 것이 떠올라왔다.
이들의 죽음만큼... 그들의 죽음도...
그러나 미레이는 후회하지 않았다.
비참한 죽음은 몇 번이고 겪었다.
자신의 증오와 분노와 살의를 향한 자들이, 의외의 사연을 드러내며 죽어가던 것을 몇번이고 보았다.
그리고 그 때마다 그녀의 프로듀서가 몇번인가 말했듯이, 그런 죽음은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지키기 위해서라던가, 혹은 그들을 멈추기 위해서라던가, 어느 쪽이던 그래야만 했던 것이다.
그 말을 떠올리며, 미레이는 그저 애도했다.
미레이 "... 편히 쉬기를..."
미레이는 어느 한 쪽이 아닌, 모두에게 그런 애도를 바치며 물러갔다.
디미트리"가, 친구잖아."
아나스타샤가 그제서야 미쿠를 향해 달려간 사이, 디미트리는 히데루P와 대면했다.
디미트리"수고했다. 그리고 아카네 녀석 일은 유감이군."
히데루P"저는 그닥 한 것도 없는걸요. 수고하신 건 그쪽이죠, 디미트리씨."
디미트리"수고했다라....결국 저 아이들에게 이런 경험을 시켜준 내가, 그런 말을 들을 자격은 없는 듯 하군."
디미트리는 그렇게 말하며 분향소에 국화 한송이를 내려놓았다.
디미트리"결국....7년전이나 5년전이나 지금과 달라진 게 없군. 살아남아서 추모하는 역할이야."
잃기만 해왔다. 전우도, 가족도, 이웃도, 친구도. 소중한 사람들을 구하지 못하고 잃기만 했다. 이 임무를 시작하며 신이란 것이 있다면 이제 한번 쯤 구하게 만들어주지도 않을까 자그마한 희망도 품었지만 세상 일이 그렇게 쉽게 풀릴리가 없었다. 이제서야 디미트리는 확신했다. 자신의 일을 대신 해줄 사람 혹은 신은 없으니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일을 끝내야한다고.
디미트리"마지막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건...이것뿐인가."
디미트리는 차렷 자세를 취하더니 분향소의 사진 앞에서 경례하며 말했다.
디미트리"전원, 잘 싸워줬다. 이제 눈감고 편히 쉬도록. 나머진 우리가...아니, 내가 너희 몫까지 짊어딜테니까."
분향소 앞에 국화를 놓고 한참동안 서 있던 모모카가 입을 열었다.
늬바"다는 아니지만 부분이나마 봤었지. 왜 그런가?"
모모카"지금 디미트리씨는 무리하고 있지 않으신가요?"
모모카의 그말에 늬바는 잠시 입을 다물고 말았다.
늬바"....조금은...조금은 무리하고..."
그러나 모든 것을 알고있다는 듯 째려보는 모모카의 눈길에 늬바는 사실대로 말했다.
늬바"그래, 꽤나 무리하고 있어. 연구소내에서 인질 1명이 희생된 것과 아이돌들의 손에 피를 묻히게 만든 것 그리고 무엇보다 이 모든 일의 원흉인 라르라크를 놓친 일로 그의 마음은 눈에 띄게 내려앉아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평소처럼 행동하고 있군."
모모카"그런 엄청난 고민들이 있으면서 잘도 그런 얼굴로...."
원망하는 듯한 모모카의 말에 늬바가 차분히 말했다.
늬바"너무 그러지마라, 소녀. 디마는 너희들이 걱정하는 걸 보고싶어하지 않을거다."
모모카"어째서 저렇게 애쓰는거죠? 우리에게 조금이라도 힘든 걸 말해줬으면 좋았을텐데..."
늬바"어른이니까."
늬바의 말을 들은 모모카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모모카"예?"
늬바"어른이니까 괜찮은 척 할 수밖에 없는거다. 자신에게 동요가 생기면 아이들도, 동료들도, 주위 사람들도 동요한다는 걸 디마는 잘알고있는거야. 그렇기에 항상 냉정을 유지하고 속마음을 숨기는게 버릇이 되어 저 성격이 된거지."
그 말을 들은 모모카는 여전히 납득이 가지 않는 듯 고개를 푹 떨구고 부르르 떠는 주먹을 꽉 쥔채 중얼거렸다.
모모카"뭔가요, 그게.....어른이..뭐라고..."
서서히 눈물을 멈춰가는 미쿠의 등을 두드리던 아나스타샤가 물었다.
미쿠"응....조금 진정됐어. 고마워, 아냐쨩."
남아있던 눈물을 손으로 훔친 미쿠는 빨갛게 부은 눈인데도 불구하고 있는 힘껏 미소지었다.
아나스타샤"괜찮다니 다행,이예요."
그리고 그 둘은 분향소 앞에서 하늘나라에 있는 아빠를 위해 기도해주는 남자아이를 바라보았다.
아나스타샤"미쿠."
미쿠"응? 왜그래?"
아나스타샤"누가 뭐라했든, 미쿠는 최선을 다했어요. 저 남자애와 그 날 구해진 사람들이, 그 증거예요."
미쿠"응...그렇겠지. 고마워."
그렇게 대답했지만 미쿠는 아직도, 분향소 앞에 국화를 바칠 용기를 내지 못한채 자신의 손에 들린 하이얀 국화를 쳐다만보고 있었다.
미쿠"아, 아냐쨩. 디미트리 프로듀서에게 고맙다고 전해줬으면 해."
아나스타샤"프로듀서가 도와줬었나요?"
미쿠"응...인질을 구하러 들어가기 전에 나대신 먼저 들어가줬었어. 아마 내가 피를 묻히는 게 두고싶지않아서 그랬을거야."
아나스타샤"사실 프로듀서도 미쿠한테 전해달라고 했어요."
미쿠"나한테?"
아나스타샤"네, 분명...."
디미트리'아나스타샤, 마에카와한테 전해줘. 아카네 녀석이 말했듯이 모두를 구한다는 건 교만일 지도 몰라. 하지만, 그런 이상을 품었다고 그 사람이 잘못했다고 말할 수는 없어. 그 이상이 잘못됐다고 어느 누가 멋대로 판단할 수도 없고. 마에카와 미쿠, 너는 잘못되지 않았다고. 전해줘라.'
아나스타샤"그리고 덧붙여서 '후회할 틈도 없으니까 최선을 다해 살아남고 최선을 다해 살려라'...라고 말했어요."
미쿠"하하...그 사람답네."
아나스타샤"앗, 미쿠..눈물이.."
아나스타샤의 말대로 미쿠의 눈에서는 미쿠 자신도 자각하지 못한 뜨거운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어째서?'라는 의문이 들기도 전에 알았다. 이건 안도의 눈물이라고
미쿠'미쿠는...정말로...잘못되지 않은 걸까? 정말...잘못되지 않았다고 안심해도 되는걸까?'
이내 미쿠는 눈물을 닦으며 일어섰다. 그리고는 분향소 앞으로 걸어갔다. 영정 사진을 보자 죽은지 오래되어 싸늘하게 식었던 그들이 자신의 눈앞에 펼쳐졌다. 미쿠는 떨면서도 용기 내어 그들의 위에 국화 꽃 한 송이를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두 손을 모았다.
미쿠"좋은 곳으로 가시길."
타노스p 하아. Xxxx 인간들도 많이 죽이고 괴물도 많이 죽였는데. 포로.. 민간인..을 죽여본건 처음이야..
쿠루미 프로듀서..
시즈쿠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타노스p ... 그냥 아무 말도 하지 말아줘..
아이 훌쩍
평소와 같다고 생각했다. 평소처럼 흐를 것이라 생각했다. 모든 것이 잘 흘러가리라 믿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어제도 괜찮았으니 오늘도 괜찮을거야. 라는 생각은 아이리 자신의 교만이었다. 그러한 안일한 사고가 불러온 것은 누군가의 희생이라고 생각하며 분향소에 옮긴 발을 쉽사리 때지 못한채로 그 자리에서 오열할 뿐이다.
아이리 '내가......내가 그런 기분 없이 모두를 구하러 갔다면......난 거기서 대체 뭘 한건데.....바보! 아무것도 못해서 쓰러졌잖아! 이 바보야!'
자신을 바보라고 욕하며 눈물을 떨어트리는 아이리를 향해 자상하게 손수건을 건내주는 청년. 그를 받기 전에 얼굴을 확인하자 그는 바로 잭P였다. 그가 건내주는 손수건을 다시금 받아 눈물을 닦아내는 아이리. 이내 두 사람은 분향소의 밖에 선 채로 불어오는 바람과 따스한 햇살 아래에서 대화를 나눈다.
잭P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아이리 ".......네."
잭P "그것 때문에 찾아왔지만 들어갈 용기가 나기도 전에 눈물이 난 거고?"
아이리 "......항상 뭐든 아는 듯이 말하시네요."
잭P "그런 쪽의 능력을 타고 났으니까."
아이리 "치사해요....그런 거."
그의 앞에서는 슬픈 마음도 쉽사리 숨길 수 없다. 겉으로 웃는다고 해도 금새 모든 것을 읽히니까. 치사하다며 볼을 부풀리며서도 분향소에서 들려오는 울음소리와 같은 소리에 아이리는 두 귀를 막으며 나지막하게 미안하다고 속삭일 뿐이다.
잭P "토토키 군, 그런다고 변하는 건 없어. 그리고 그건 순전히 토토키 군만의 잘못이 아니야. 그곳에 있던 모두가 그러한 마음을 품고 있어. 그리고 그건 돌발상황이었지. 갑작스럽게 일어난 불미스러운 사고야. 슬프다고 한들 그걸 항상 마음에 품고 반복할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아이리 ".......어떻게 그렇게 침착하실 수가 있어요? 사람이 죽었어요! 저희들이 지켜주지 못해서 사람이 죽었는데도! 아무런 느낌도 안 드세요?"
잭P "그런 뜻이 아니잖아. 나라고 무감정하게 아무것도 못 느끼는 게 아니야! 그저 그런 식으로 스스로 죄책감에 쌓이지 말라는 거야. 애초에 나도 그걸 알지 못했어. 불안한 느낌이 드는 순간 달려가야 했어. 오히려 같이 선 토토키 군에게 그런 것도 숨긴 내 잘못이 커......"
순간의 정적, 자동차 소리와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도 잠시. 아이리부터 다시금 막혀버린 정적을 뚫기 위하여 입을 연다.
아이리 "이러한 일을 .....얼마나 반복해야만 하죠? 왜......."
잭P "몇 번이고 반복하겠지. 셀 수 없을 만큼 눈물을 흘리고, 지쳐갈 뿐이야."
아이리는 자신은 버티지 못할 것만 같다. 라며 다시금 눈물을 터트리자 그런 그녀에게 말한다.
잭P "우리는 그를 막을 수 있어."
아이리 ".......네에?"
잭P "우리가 싸우는 이유는 우리의 세계를 위하여, 그리고 소중한 이들과 무고한 이들을 위해서야. 인간은 죽음을 맞이하게 돼. 그러나 그것이 원치 않는 죽음이라면 우리는 그걸 막을 수 있어."
잭P "나도 뻔뻔하게 상처입히고는 속죄한답시고 살아가고 있잖아. 토토키 군은 가능해. 지금의 죽음을 애도하고 더욱 많은 이들을 지키는 사람이.......그러니, 웃어줄래?"
사람은 언제가 죽음을 겪는다. 비참한 죽음도, 애절한 죽음도, 안타까운 죽음도. 그들을 지키기 위해 혹은 멈추기 위해 한 선택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스스로를 비난하며 지키지 못했다는 강박관념에 휩싸인 채로 절망하던 그녀는 잭P의 말에 그에게 다가가 가슴에 얼굴을 대고는 더욱 깊게 눈물을 흘린다.
몸 안에 쌓인 전쟁의 슬픔을 배출하는 듯이.
잭P는 아무렇지 않게 받아줄 뿐이었다. 지금이라도 그렇게 울어달라며 허용할 뿐이었다.
시간이 지나, 눈물을 그친 아이리와 함께 들어간 분향소. 장난기는 없다. 두 사람은 조용히 눈을 감고 합장할 뿐이다. 편히 쉬기를......
이내 그곳에서 나오며 햇살을 맞이하는 두 사람. 방금 전과는 다른 태도를 보인다. 상당히 진지하고 조용했던 잭P는 아니나 다를까 햇살을 맞으며 평소처럼 돌아왔다. 그리고, 아이리도.
아이리 "아, 프로듀서! 이제 뭐할 거에요?"
잭P "아, 방 청소하게. 그리고 또......글쎄?"
디미트리가 오렌지 주스 병 여러개가 든 박스를 한손에 들고 병실문을 열자 하얀 환자복을 입고 침대위에 앉아있던 아카네P가 한숨쉬며 퉁명스레 말했다.
아카네P"누군가했더니 귀찮은 아저씨였네..."
디미트리"투덜대는 걸 보아하니 아주 멀쩡한가보군."
디미트리는 근처의 의자를 끌어다 앉은 뒤, 아카네P에게 상자를 건넸다.
디미트리"자, 문병선물이다."
아카네P"왠 오렌지 주스?"
디미트리"마땅한게 떠오르지 않아서 말이지."
아카네P"...당신답게 무신경한 선물이네."
디미트리"그렇게 말하는 녀석이 뚜껑따서 마시고 앉았냐."
자그마한 오렌지 주스 병을 다 마신 아카네P는 디미트리에게 물었다.
아카네P"그래서 그 작전은?"
디미트리"너도 알텐데, 어떻게 끝났는지."
아카네P"시키하고 잭P가 왔었지만 자세히는 못 물어봤어. 심지어 시키는 울먹이고 있었으니까."
시키가 울먹였다는 말에 디미트리는 씁쓸히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디미트리"구출작전 도중 1명을 제외한 인질 35명을 포함한 이케부쿠로 박사를 안전히 구출. 결론적으로 작전은 성공...이라고 상부에 보고가 되었지만 난 어딜봐서 성공인지 납득이 안 가는군."
아카네P"당신도 모두를 구하고 싶다며 교만을 부리는 쪽이야? 미쿠처럼?"
디미트리는 따지듯 묻는 아카네P를 향해 어깨를 으쓱이고 대답했다.
디미트리"설마, 내가 스토커 입단 시험을 치르면서 가장 먼저 깨달은 사실이 바로 '모두를 구하는 건 꿈같은 소리다'라는 거야. 나는 그저 그 구하지 못한 한 명, 그 한 명을 구하지 못하였는데도 그 작전을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느냐 그거야."
아카네P"잘 이해가 안가는데."
디미트리"1명 사망, 35명 생존. 그저 이런 수치로 작전의 성공여부를 따질 수는 없다는 거야. 1명이 죽은건 죽은거고 35명이 살아난 건 살아난 것에 지나지 않아. 분명 그 죽은 1명도 누군가에겐 중요한 사람이였을텐데."
아카네P"당신이 말하고자 하는 건 알겠어. 그렇다면 당신은 나머지 35명이 죽고 1명이 살아남아야 한다는 거야?"
디미트리"내 말 뜻은 그런게 아냐. 그저 작전의 성공여부가 살아남은 인질의 수에 따라 달라진다는 게 마치 사람 목숨을 저울질하는 것 같아서 마음에 안드는 것 뿐이지."
아카네P"그것이야말로 교만을 떠는 행위가 아니냐..그렇게 말하고 싶은 거지?"
디미트리"그런셈인거지."
디미트리는 앉았던 의자를 원상태로 돌려넣은 뒤, 병실을 나가며 말했다.
디미트리"어이, 타카사키."
아카네P"?"
디미트리"다음번엔, 너무 무리하지 마라."
아카네P"그쪽이 남 신경쓸 형편이라고 생각해? 그렇게 말하는 당신도 무리하는 거 훤히 보이거든."
디미트리"....그 아이들이 무리하는 거에 비하면 난 무리하는 것도 아냐."
아카네P"뭐?"
디미트리"아무것도 아냐. 쾌유해라, 난 간다."
빈말이 아니라 엄청난 이벤트였기도 하고...일단 스폰권은 동결해 두겠습니다. 플레이어 여러분도 캐릭터들도, 부디 후일담과 나름의 정리를 하시면 좋겠군요.
이 대사가 과거 K마구P의 가치관과 대립되는군요.
지금은 개인 스토리조차 짜지 못하는 잉여가 된 저지만... 그리고 단순 전투요원으로 전락한 팀 이나즈마...
...역시 굴리게 되는군요.
......앞으로 최대한 기억 봉인은 RP적으로 안 쓰려고 해야지.
나오는 현재 입원 중입니다.
RP적으로, 앞으로 나오의 트라우마가 어느 정도 해결될 때까지 나오는 참전 전에, 크시코스P의 [기억의 족쇄]로 전쟁에 대한 기억을 봉인하고 참전하게 됩니다.
물론, 그 효력은 몇 시간 동안이고, 그 이후 나오는 다시 정신병동으로 돌아갑니다. 따라서 당분간 가벼운 RP는, 크시코스P의 단독 참전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 이벤트는 여러 의미로 한계까지 몰아넣는 내용이었으니 GM으로서도 할 말 없습니다만, 정신적 데미지도 너무 심하면 룰에 걸릴 수 있으니 신경 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마도... 굿엔딩이면 거의 완전히.
미레이가 그나마 상태가 가장 나을 것 같군요...
노노는... 으으으... RP를 너무 심하게 하면 당분간 참전 시키는 게 힘들어질 것 같은데... 으으으으... 그런데 심할 수밖에 없잖아...
비전투 스폰을 적어도 한 번은 겪어야 복귀가 될 것 같네요... 후우...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 다만, 그 기간 내내 후일담만 쓰실 필요는 없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추후 공지하겠습니다.
정말 모두가 모든 걸 하얗게 불태운 이벤트였네요...
뭐, 그래도 구경할 거리는 있으려나아...
저도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장면 몇개 뽑아냈고. 특히 람쥐P 장면 하나와 노노-미레이 장면 하나... 후히
자세한건 얼마 후에..
드디어 잭p가 독방에 갇힌 값을 했어...
분명 구경거리는 있을겁니다. 나오의 딥다크한 첫 참전이기도 하고요...
https://twitter.com/ev4ZFZvuWouLwFo/status/917374740574044167
앞으로 이런거 보면 생본 나오부터 떠오르겠군요(....)
소중히 간직하겠습니다(저장을 누르며)
GM님들도, 플레이어분들도 모두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좋은 꿈 꾸시고 푹 쉬세요!
유키미와 바알같은 경우는 치에쪽과 잭P쪽에 연결을 좀더 강하게 했다는 거에 만족스럽네요.
닌P와 코즈에도 꽤나 마음에 들게 RP됐고.. 앞으로 스토리나 방향성도 정했으니 이벤트만 잘 만들어보면 되려나~
아! 그리고, RP를 쓰다 보니 느낀 건데... 제가 다른 분들의 캐릭터에 대해 아는 게 너무 없어서, 이야기에 등장시키고 싶어도 등장시키기가 너무 힘들다! 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첫 참전이니 당연한 말이지만, 제 캐릭터들이 스토리의 메인라인에서 비중이 공기인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죠... 이건 각설하고.
그래서 혹시, 자신의 캐릭터성이 잘 나타나는 에피소드가 무엇이었는지, 몇 번 스레에서 어떤 식으로 나타났는지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아무래도 해당 에피들을 읽어 보고는 싶은데, 지금까지의 분량이 분량이라 다 읽기는 무리고... 부탁드립니다!
아니면 스토리의 중요 전환점이 된 전투나 이벤트가 있는 스레라던가, 역대급 이벤트의 이름이라던가... 그런 것도요.
일단 소개해드리고는 싶은데 긴 휴일이 끝나고 수업을 들으러 나가는 처지라... ㅇ-<-<
제 캐릭터들에 대해 얘기하자면, 우선 미레이는 #59에 첫 참전을 하니 참전 RP를 읽는 것도 괜찮고, 지금은 기억이 좀 가물가물하지만 #60의 세계선의 파편 이벤트도 꽤 괜찮았던 걸로 기억해요. 동료들을 소중히 대하는, 그러면서 자신을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여준 장면이었죠. 그렇지만 미레이는 #63에 나왔던 증오스러운 무언가와의 전투가 가장 인상적이예요! 다이스갓이 터져주면서 RP 제대로 했죠! 수 차례의 실패로 무너지고 쓰러져가는 미레이를 마키노의 지원에 힘입어 극복하자마자 콰쾅! 드라마틱했죠!
그 이후에는... 기억에 남을 정도의 RP는 이번 이벤트가 다네요.
노노는 참전한지가 오래되지도 않았고 한지라, 이번 이벤트가 가장 나았던 것 같고요.
람쥐P는... 사실 람쥐P도 이번에 제대로 터뜨려서 마음에 든단 말이죠~
사실 그냥 오래되서 잊어버린 걸지도 모르지만... 저는 이번 이벤트에서, 특히 후일담이 제 캐릭터들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람쥐P의 약한 모습은 이번에서야 처음 나온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쓰고보니 미레이만 뭔가... 뭐, 여하튼 제 담당은 미레이만 과거 (#60, 63)읽으시고 람쥐P나 노노는 이번 이벤트를 읽으시면 좋다고 생각해요! 노노는 특히 참전 RP와 후일담을요! ... 중간에는 조금 신경을 덜 쓴 것 같기도 해서... 하핳. 람쥐P는 특히 유이가 쓰러진 후의 RP와 후일담 RP가 마음에 들고요!
뭐, 이건 로그 전체를 몇번씩이나 읽은 제가 좀 변태같은거니 넘기고(...)
하여간 제 쪽은 흠...유이의 경우는 17번 스레 언저리려나에 제가 스폰했던 늑대인간들, 그리고 이어지는 메인스토리 2부 최종장인 원죄가 제일 중요한 터닝포인트였죠. 캐릭터성 쪽은 최근 스폰인 카밀라쪽에서 괜찮게 드러났을거고.
슈코의 경우는 중요하다 할만한게 잭P와 사에를 향한 감정선이려나(지금은 얼추 정리됐지만). 하튼 이쪽의 키 이벤트는 소녀의 꿈속으로 이벤트, 더 거슬러 올라가면 선혈과 포학의 예술부터 잭P와는 긴 악연이 되어 버렸습니다.
사나에씨의 경우는 이번 이벤트에서 그래도 좀 잘 드러난 편이려나...어딘가 자기애가 모자라고, 나쁘다고 하진 못해도 뒤틀렸다고 해야 할 정도로 동료애가 강하고, 후회할 일이 늘어나는건 극단적으로 두려워하는 사람.
이쪽도 평소 어필을 꾸준히 하다 가끔 터트리곤 했던지라 하나만 꼽기는...중요한 포인트 자체는 루시우 2차전 - 화가의 영혼이 깃든 캔버스때 한번 나온 적 있습니다.
물론 이번 이벤트도 두 번씩 읽을 정도로 내용이 충실하기도 했고...
한번 조정할 생각은 해 보죠;
밀어내려나. 그럼 조금 난이도가 높을텐데
나오가 퇴원하고 싶다고 하면 나갈 수도 있겠지만, 아직 그 정도로 멘탈이 강하지는 않은 상황이에요.
...그리고, 한 번씩 몇 시간 동안 기억을 지우고 프로듀서와 함께 외출하기도 합니다. 그나마 지금 나오의 삶의 낙 중 하나. PTSD 묘사가 너무 심각해질 것 같으면 기억을 봉인한 채로 유이와 대화하는 전개도 가능할 겁니다.
346 프로덕션의 여러 건물에서도 본채에 속하는, 가장 높고 큰 빌딩. 그곳에서도 최상층에 가까운 곳에 위치하는 것이 바로 이 철의 여인의 방, 전무실이다. 그리고 그녀의 앞에서 언제나처럼 긴장하면서도 끊김없이 보고서를 읽어내려가고 있는 쪽이, 바빠서 미처 면도를 완벽하게 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들킬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는 포틴P인 것이다.
포틴P "..보고는 이상입니다. 혹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보충해서 올리겠습니다."
미시로 "아니. 그럴 필요는 없겠군. 용건은 이상인가?"
포틴P "..."
포틴P "실은..허가해 주셨으면 하는 사안이 있습니다."
미시로 "자네가 결정할 수 있는게 아니라, 내 허가가 필요한 일인 건가?"
포틴P "네. 자세한 것은 이 서류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팔락
미시로 "지금 읽겠네. 조금 기다려 줬으면 하는군."
전무에게 그대로 서류를 넘기고 마른 침을 삼키며 기다리는 포틴P. 예상은 했지만 읽을수록 전무의 얼굴이 조금씩 찌푸려지는 것에 가슴이 조여드는 기분이다. 당연하다. 그 서류는-이번 사건에 참여했던 이들을 위한 특별 휴가 요청서니까.
블랙 기업이라는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해명하자면, 346은 전선에 나서는 아이돌과 프로듀서들에게도 주기적으로 오프를 주고 있다. 각자의 필요에 따라 쓸 수 있는 연차도 당연히 있다. 그러나 연휴가 휴일이 된다거나, 포상휴가가 주어지는 일은 기본적으로 없는 편이다.
이계의 침략을 막는다는 그들의 업무의 특수성상, 예정보다 휴일이 늘어나 전력 공백이 생긴다거나 한꺼번에 휴일이 되는 일은 최대한 피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 사실을 포틴P가 모를 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틴P는 지금, 이 전투에 참여했던 [모든]이들의 휴일을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미시로 "한가지 확인해 두지. 이 리스트에 있는 건 대부분이 본대의 베테랑들...이들 전원이 빠진다는 것은 전력에 대단한 공백을 부르게 되네. 그 의미를 모른다고 하진 않겠지."
포틴P "..물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덕션의 전력이 이들만 있는 것은 결코 아니죠. 사건이 발생해도 대응은 가능하리라 봅니다. 이 동안은 저도 전투원으로 돌아갈 생각이고요."
미시로 "..."
포틴P '..죽을 것 같다. 분위기로 사람이 죽는다면 바로 지금일거야.'
미시로 "자네의 보고서에 따르면 분명 이번 일은 많은 이들에게 지나치게 가혹했던 것 같군. 실제로도 정신과 치료를 받는 아이돌까지 나왔으니 말이야. 이걸 방관하는 건 문제의 소지가 있을 테지."
미시로 "그리고 매복에 걸려든 실책이 있었다곤 하나, 이번 일에서 자네의 공이 컸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 그러니 이 건은..."
휴가 요청자 명단에 포틴P를 적어넣고, 그대로 사인까지 마치는 미시로 전무.
미시로 "자네에 대한 포상, 이라는 걸로 하겠네."
포틴P "...!"
미시로 "자네의 휴가동안 전함 에인헤랴르의 지휘권은 일시적으로 아이바 유미 함장에게 전권 위임해 두겠네. 자네가 처리하던 업무들도 다른 쪽으로 돌리도록 조치를 취해 두지."
포틴P "설마 이렇게까지..가, 감사합니다!"
고개 숙여 전하는 진심이 담긴 감사의 말. 전무가 그것에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얼굴을 찌푸리진 않았다.
미시로 "자네의 빠른 업무 복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도록 하겠네."
포틴P "..그건, 농담..이십니까?" 삐질
미시로 "농담이다. 이만 가 봐도 좋아."
포틴P "네. 그럼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정중히, 하지만 눈에 띄게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전무실을 나서는 포틴P. 그가 나간 뒤로부터 몇분 후,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있던 전무는 손가락으로 책상을 몇 차례 두드렸다. 전무실의 구석에 드리워진 그림자에서, 멀고도 가까운 자신의 사람을 부르기 위해.
데드헤드P "부르셨습니까?"
미시로 "이야기는 들었겠지."
데드헤드P "예, 들어야 할 것들은 전부 들었습니다."
미시로 "그럼 마스터즈헤드 중에서 내일부터 본대의 백업이 가능한 것은 누가 있지?"
데드헤드P "레드헤드p는 임무 수행 중, 메카헤드p야 안하느니만 못하고... 메탈헤드p가 적절할 것 같습니다."
미시로 "그런가, 그럼 대신 좀 전해주게."
데드헤드p "알겠습니다." 스르륵
미시로 "별 일 없으면 좋겠다만...언제나 낙관할 수는 없으니까."
[아주 잠깐의 휴식]
초대형 이벤트 이후 심신의 휴식을(플레이어들도 캐릭터들도)위해 준비된 휴가입니다.
이번 이벤트 전투에 참여한 모든 캐릭터는 작중 설정상으로도 잠시 휴가를 받게 되었으며, 그에 맞춰 평소에는 하기 힘든 자유행동 RP를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혼자서 쉬거나, 누군가와 놀러가거나, 아예 여행을 떠나거나. 휴가의 의미가 없겠지만 심지어 수련하거나 몬스터와 싸우는 RP여도 됩니다(...)
작중 설정상으로도 실제로 스폰이 멈추는 기간도 대략 이틀 정도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겁니다.
부디 이 시간이 모두에게 힐링이 되기를.
어디 있는거야 또 하나의 나!
그리고 너는,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너 자신! 포틴P라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다...!"
처리가 빠를 거라고 장담은 못 해드리겠군요
후고븐: "저는 빵을 굽고 전함 수리같은 일을 돕겠네요..."
미치루: "나는
-기사단 순찰 겸 봉사
-피해 지역 자원 봉사
-빵가게 영업
-출장
-성묘
-재정난 수습
-스폰서 유치
-전함 보수
.....정도만 하면 밀린 일은 다하려나?"
케이트: "기사단은 휴가가 없으니 일단 제일급한 대로
-왕가 알현
-재정난 수습
-기사단 문서처리
-기사단 순찰
-훈련감독
-수색
-분쟁 조절
-성묘
-개인 수련
....정도가 있겠네..."
미치루&케이트: "……"
후고븐: "……"
미치루&케이트: "일해라 프로듀서"
잊어버렸네요...
RP 정주행하면서 조금씩 수정해야 하려나요... 으음...
어디다 설정을 제대로 적어두던가 해야... 이거 꽤나 오랜만에 기억해낸 것 같은... 쿨럭...
아스카나 란코가 좋아 죽을듯
그리고보면 안대를 벗어던지면 란코가 "마안 개방인가!!" 하면서 좋아할 것 같군요 ㅋㅋㅋㅋ 애초에 데레스테 1컷 중에서도 미레이가 "그런 거 아니라고!"하는 장면도 있고 말이죠 ㅋㅋㅋㅋ
으으으 그림 실력이 있었다면 그림으로 그리고 싶은데 말이죠 흐흑...
다른 수하들은 에르 코필드가 만든 세계에서 죽었던 사람과 다시 만나겠어!/그 세계에서 행복하게 살겠어! 같은 그녀가 만드는 세계에 관심이 있다면 이놈은 그런 거 관심도 없습니다.
그냥 '하는 일이 재밌어보이니까 손잡아야지' 마인드.
솔직히 말하면 아직도 붙어있는 이유가 에르 명령 들으며 살던 것도 재미없어져서 뒷통수 때릴 생각하다가 티르와 함께 346을 만나서입니다. 여기서 디미트리도 만나고, 사나에도 만나고, 그 밖에도 여러 전투원들을 만나자 이놈은 그 상황에 신나서 배신을 안합니다.
여기 붙어야 그 사람들이랑 다시 만나서 그런 상황 연출한다는 이유로. 이놈은 346을 적이 아니라 자기 즐거움을 충족시켜주는 자기 삶의 활력소로 취급합니다. 이제 노노, 나오, 크시코소p 등의 여러 전투원들도 새롭게 나오고 시키나 란코 같은 기계정령 소유자도 만날 수 있을지 모르니 더 신나겠네요(?)
아마 346을 만나지 못했다면 자기가 동료를 죽이고 갈등상황 만들거나 뒷통수 때리고도 남았습니다.
다시 만날 날이 기다려지네요
미레이는 발톱을 주로 쓰긴 해서 적겠지만, 유이라면..?
뭐 바지를 입을 수도 있겠지만... 패션을 좀 신경쓰는 미레이라면 그냥 치마를 입을 것 같기도 하고-
노노의 회복이 빨라지는 소리가 들린다아아아!!!
자괴감, 자책감, 괴로움이나 슬픔, 그런 감정에 억눌리며 그저 고요히 있었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처럼, 휴가라는 말을 전해들은 람쥐P가 그 방에서 계속 틀어박히면서, 적어도 눈물은 숨길 수 있었다.
그래도, 그 상처가 사라지지는 못했다.
"똑똑"
그러던 어느 순간, 조용히 문이 두드려졌다.
"프로듀서... 있어?"
그 목소리는 꽤나 자주 듣는 목소리였다. 그렇기에 람쥐P는 누군지 바로 눈치챘다.
이내 그는 다시금 제어 프로그램을 기동했다.
나노로봇들은 그의 피부에 남은 눈물 자국을 없앴으며,
얼굴을 제어하는 프로그램은 무표정한 얼굴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그리고 흔들리지도, 당황하지도 않으며, 제대로 문을 향해 걸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렇게 문을 열며, 람쥐P는 흔들리지 않고 딱딱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람쥐P "그래, 미레이. 무슨 일이지?"
---------------------------------
람쥐P의 대답과 함께 문이 열리면서, 미레이는 람쥐P를 올려다보았다.
그의 얼굴은 차분해보였다. 무표정하고, 딱딱한 모습.
마치 평소와 같아보였다.
...라고 다른 사람들은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프로듀서의 곁에서 가장 많이 싸웠던 그녀는,
프로듀서와 가장 많이 지냈던 그녀는,
이변을 눈치챘다.
평소라면, 람쥐P가 표정을 잘 드러내지 않더라도, 그럼에도 표정에 변화는 엄연히 있다.
목소리도 감정이 실리지 않는 듯 보여도, 아주 조금, 사소하게나마 그 때 그 때의 감정이 담긴다.
기계적인 것이 아니라, 그저 감정표현이 어설플 뿐인 람쥐P는 그렇게 감정들을 드러내었다.
미레이는 그것들을 보면서 람쥐P가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였고, 또 동료로서 받아들였다.
...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람쥐P의 표정에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으며, 그의 목소리는 기계음과 같이 단조로웠다.
그것은 무뚝뚝함을 넘어, 그저 기계일 뿐이었다.
그리고, 미레이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달았다.
미레이 "......"
람쥐P "뭐야, 미레이? 용건이 있어서 온 것 아니야?"
미레이 "아! 그래, 그렇지 참!"
물론 미레이도 어느정도 예측하고는 있었다.
휴가 이후로 숙소에서 한 번도 안 나온다는 게, 정상적일 거라고 생각치는 않았으니까.
그러나 람쥐P가 이렇게까지 숨기려고 하는 것에서, 이렇게까지 기계적으로 움직이려 하는 것에서,
자신의 생각보다 상태가 더욱 심각하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래도, 할 것은 변하지 않았다.
미레이 "프로듀서! 분명 단 것을 좋아한다고 했짓!"
람쥐P "뭐 그렇긴 한데..."
미레이 "좋았어! 그럼 디저트 카페나 가자고! 어서!"
람쥐P "어..? 어? 잠깐?"
그녀는 그렇게 람쥐P를 억지로 잡아끌며 밖으로 향하였다.
아주 조금이나마, 상처입은 그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있기는 하지만... 지금은...'
'그걸로 됐어! 실례할겟!'
'앗, 잠깐 얘야?!"
노노 "... 으음...?"
노노는 그 날 이후로 휴가를 받고는 집에서 쉬고 있었다.
그저 침대 위에서 누워 쉴 뿐, 딱히 하는 것이 있지는 아니었다.
아니, 할 수 없었다.
그 때의 악몽이,
그 때의 끔찍함이,
노노의 곁을 떠나지 않았기에.
그런 노노의 귀에, 익숙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계단을 뛰어오르는 소리도.
"쾅!" "노놋!!!"
노노 "히엑?!"
그렇게 문을 박차며(정말로 경첩이 부숴져 날아간 것은 신경쓰지 않도록 하자) 등장한 것은 미레이였다.
노노 "미레이쨩..? 모리쿠보네에는 왜..?"
미레이 "왜긴 왜얏! 놀러가자고 하려고 왔짓!!"
미레이는 그대로 침대에 누워있던 노노를 잡아끌었다.
언제처럼 강해보이는 모습으로 잡아끄는 그 모습에, 노노는 문득 옛날 생각이 떠올랐다.
책상 밑에 있던 자신을, 무대 위로 끌고 올라와준 그 때를.
겁많고 부족하다고 여겨준 자신에게, 자기도 같다면서 손을 잡아준 그 때를.
미레이 "준비같은거 안해도 되니깐! 같이 놀러가자!"
노노 "...후후."
그 때를 떠올리며, 노노는 조금이나마 웃을 수 있었다.
... 그래도...
노노 "미레이쨩 잠깐만요! 모리쿠보라도 잠옷은 부끄러운 건데요!"
미레이 "앗, 맞다! 옷은 갈아입어야겠구나!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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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를 마치고 1층으로 내려오자, 그곳에는 노노의 엄마와... 또 키가 크고 무뚝뚝한, 하지만 이제는 어느정도 익숙해진 남자, 프로듀서도 있었다.
노노 "프로듀서...?"
람쥐P "... 노노..."
그 둘 사이에는, 약간 험악한... 아니 일방적으로 공격을 당하는듯한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었다.
그 분위기에 노노는 압도되어갔지만...
미레이 "뭐하는 거얏! 어서 가자니까!"
노노 "에, 에에?!"
미레이 "오랜만에 같이 놀자곳! 휴가도 받았으니까!"
미레이 "프로듀서도 거기 그렇게 있지 말고!"
노노 "...후훗."
미레이의 외침과 함께 분위기는 깨어졌다.
그리고 당당하게, 자신있게 웃으며 이야기하는 미레이의 모습에, 노노도 자연스럽게 웃음짓게 되었다.
그리고 그 웃음은, 다른 둘의 마음도 풀어내었다.
미레이 "자, 그럼 가자곳!"
노노 "아, 네! 그럼 외출쿠보인데요... 아니, 잘 다녀오겠습니다!"
미레이 "자, 프로듀서도 가잣!!"
람쥐P "이런, 서두르기는... 실례했습니다.
정말 폭풍처럼 스쳐지나간 일이었다.
... 그렇지만 어머니는 그 순간에 스쳐지나간 딸의 웃음을 보았다.
"... 잘 지내고 있어줬구나..."
싸움에 참가시킨다고 했을 때부터 걱정했고, 또 이번 사건때문에 더더욱 염려하고 두려워했다.
그렇기에, 그런 프로덕션의 "프로듀서"라고 그가 소개했을 때, 날카로워질 수밖에 없었다.
... 그러나 그들이라고 싸움만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을 노노의 모습에서, 그 웃음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자신감, 이런 웃음... 자신은 주지 못했었던 것이었다.
그렇기에 그 마음은 조금이나마 바뀌었다.
여전히 싸운다는 것에는 걱정되지만... 그래도 그 이상의 것을 보았기에.
그렇기에 조금이나마, 그들을 믿어보기로 했다.
"잘 다녀오렴, 노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