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략자들이 우리의 세계를 유린하고 있습니다... 사치코 님, 도망치십시오. 최대한 멀리... 조금이라도 더... 오래 살아남으셔야 해요... 저는 당신의 뒤를 지키며 적과 맞서겠습니다.
그대를 따를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우리가 함께 한 순간을 영원히 간직할게요...
...어서 떠나세요.
...... 사랑했습니다.
끝이래. 응, 그런가봐.
뭔가 쳐들어왔다고 하네.
그런거, 영화에서나 일어나는 일인가 했는데.
아직 히비키가 서야 할 스테이지가, 촬영장이 많은데.
아직도 히비키가 웃음을 나눠줘야 할 팬들이 많은데.
아쉽다. 그치?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정말로 좋아했어.
프로듀서 대 아이돌로 말고. 진짜로.
이제야 말해서 미안. 다음엔 만나자마자 이야기할테니까.
모두랑 같이, 여기 있자.
그래도 마지막으로 보는 얼굴은, 좋아하는 사람들인게 좋잖아? 그치?
고생 많았어.
다음에도 잘부탁해.
??? : 아, 아니야. 그건 아니고... 방주의 수용인원이 1명 밖에 되질 않아. 이미 너무 많은 인원을 태워버렸어.
휴대폰 건너편에서 다른 사람들의 소리들이 들려왔다. 상당히 많은지 꽤나 시끄러웠다. 그래...? 1명 밖에 되질 않는 다고...?
??? : 내가 겨우 인원 통제해서 말이지. 남은 1명은 프로듀서가 탈 수 있도록 해놨어. 그러니 30분내로 내 연구소가 있는 (주소)로 오도록해.
어... 알았어. 나는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자마자 다른 곳에서 전화가 왔다. 아... 왔나? 나는 목청을 가다듬고 전화를 받았다. 어, 사리나...
사리나 : 아키라! 뉴스 봤어? 1시간 뒤에 일본으로 거대한 헤일이 들이 닥친다고...!
어, 나도 봤어. 나는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리나 : 넌 이 상황에서도 무덤덤하냐!?
사리나는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진정해. 사리나. 내게 묘책이 있어. 일단, 지금 내가 그리로 데리러 갈테니까. 외출 준비 해놓도록... 그럼 끊는다. 나는 그대로 전화를 끊고 집 밖으로 나갔다.
집 밖으로 나가니 혼돈의 카오스가 따로 없었다. 서로를 부둥켜 안고 우는 사람들...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 미친 것마냥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 딱하기 짝이 없다. ???과 아는 사이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살 수 없겠지. 방주의 수용인원은 1명이고... 그 1명에 들어가는 사람은 '내'가 아니니까. 나는 빠르게 차량에 탑승하여 이동을 시작했다. 마지막 1명은 바로 '그녀'가 되기 때문이지.
속도 규정을 위반해도 크게 신경쓸 것이 없기 때문에 나는 최대한 빠르게 사리나네 집으로 이동했다. 집 앞으로 가니 그녀가 안절부절하며 서있었다. 나는 그녀의 앞에서 차량을 멈췄다. 여... 사리나. 어서 타. 시간이 얼마 없어.
그래. 정말 시간이 없다. 30분 중에 벌써 10분이 사라졌다. 남은 시간은 20분. ???의 연구소까지... 못해도 20분 조금 안 되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된다.
사리나 : 아키라! 묘책이라니...? 헤일을 막을 방법이라도 있는 거야?
사리나는 조수석에 탑승하면서 말했다. 일단, 출발하고 나서 설명해줄게. 그리고 조심해. 최고 속도로 갈거니까... 나는 그대로 차량을 출발시켰다.
사리나 : 방주...? 노아의 방주? 뭐야...?
???이 이 재앙을 예측해서 만든 발명품이 있거든. 우린 그걸 타고 헤일의 위협으로 벗어난다. ???이 선택한 마지막 탑승객이야. 사리나는 내 설명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물론, 정확히 말하자면 네가 마지막 탑승객이지만...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사리나 : 아키라...?
음...? 왜 그러지?
사리나 : 안 좋은 일이라도 있어...? 입술을 깨물고 있잖아...
어...? 아니야. 그냥 습관적으로 물었을 뿐이야. 하하하...! 나는 내가 생각해도 정말 어색하게 웃었다. 미안해... 나 너랑 하던 약속 지키지 못할 것 같다. 나는 씁쓸하게 마음 속으로 중얼거리며 이동했다.
???의 연구소 앞.
사리나... 먼저 들어가. 나는 휴대폰을 꺼내면서 말했다.
사리나 : 아키라는 안 들어가?
사리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나는 좀 어디에 전화를 좀 해야해서 말이지. 꽤 빨리와서 5분 정도 남았거든. 사리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연구실 안으로 들어갔다.
??? : 아, 왔어? 5분 남았어.
???의 목소리가 평소와 다르게 약간 흔들렸다. 어... 들어가고 있어.
??? : 응...? 마츠모토 사리나...? 네가 여길 어떻게...?
사리나 : 아직 닫지마. 아키라가 아직 안 들어왔어!
휴대폰 건너편에서 사리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그거 말인데... 마지막 탑승객. 나 말고 사리나로 해줘.
??? : 뭐!? 무슨 소리야? 나는 분명히 마지막 탑승자를 너로 지목했다고 했잖아!?
???의 언성이 높아졌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그대로 죽게 냅둘 수 없어서 말이지. 그러니까... 좀 부탁해...? 나는 실실 웃으면서 말했다.
??? : 웃기지마! 나는 널...
사리나가 없는 세상에서 살바에야... 그냥 죽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을 뿐이야. 그러니 너무 뭐라곤 하지는 말아줘. 나는 전화하면서 차량에 탑승했다.
??? : 너...!
사리나에게 한마디만 전해줄래? 사랑해- 라고 말이야.
사리나 : 아키라!? 야! 아키라! 너 무슨 짓이야!?
???의 목소리 대신 사리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 사리나. 나는 장난기로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리나 : 수용인원이 1명이라니 무슨 소리야!? 아까 우리 둘다 탈 수 있다고 했잖아!?
사리나는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소리야...? 나는 2명이 탈 수 있다고 말한 적 없어. ???이 선택한 마지막 탑승객이야. 라고만 말했을 뿐이지. 비록 내가 선택받았지만 나는 널 선택했어... 살아남아. 그리고 사랑해...
사리나 : 아키라! 아키라-!
나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두 눈가가 뜨거워진다. 나의 발은 엑셀을 세게 밟는다. 차량은 매우 빠른 속도로 출발했고 ???의 연구소와 멀어졌다. 얼마 살지는 않았지만 재미있는 인생이었다....! 하하하하하!! 나는 눈물을 쏟으면서 도로를 달렸다.
치히로 : 흠...그래서 어떻게 하실건가요, 사무원군은?
사무원P : 세 가지 루트가 있습니다. 어떤 게 좋을까요?
치히로 : 어머, 세 가지나!
사무원P : 첫 번째, 천국에 가도록 기도한다.
치히로 : 가장 현실적인 답이네요. 하지만 각하
사무원P : 누님이라면 그렇게 말하실 줄 알았어요.
치히로 : 두 번째는요?
사무원P : 스테드리를 먹고 저들과 싸운다.
치히로 : 어머, 그럼 이길 수 있나요?
사무원P : 오너캐 버젼이라면 야쿠자 였으니 가능할 법 한데, 지금은 작가 버젼이라서요.
치히로 : 과연, 무리네요.
사무원P : 가장 마지막이 좋겠네요.
치히로 : 마지막이요? 꺄앗, 이게 뭐야!?
사무원P : 아키하쨩이 만든 특제 촉수로봇. 저쪽으로 쭉 가시면 형님이 계실겁니다. 어서 가세요.
치히로 : 그럼 사무원군은요?!
사무원P : 하하, 누님 어차피 마지막일테니 이 말 하나만 할게요.
당신은 곧 기계 속에서 깨어날겁니다. 브레포드를 찾으세요. 아마 금방 찾으실 수 있을겁니다.
혼란스러운거 이해합니다. 하지만 외계인에게서 인류를 해방시킬 수 있는건 당신 뿐입니다.
잡다한건 깨어나면 아마 기억이 나실겁니다. 안난다면 브레포드가 알아서 해주겠지요.
당신은 대 외계인 부대 엑스컴의 사령관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지의 위치가 노출되었고 당신은 그들에게 포획되서 전술 시뮬레이터가 되어버렸어요.
농담 아닙니다. 들으세요. 저는 셴 박사님이 마지막으로 남긴 AI입니다. 저는 온 지구의 전산망을 돌아다니며 당신을 찾았었고, 결국 찾아냈습니다. 하지만 놈들은 여차하면 당신을 제거할 수 있었고 저희 잔존세력은 매우 열악했기에 당장 당신을 빼낼 수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서서히 이 시스템을 제 통제하에 두면서 놈들에게 들키지 않는 방법을 취했습니다. 그 결과가 이겁니다.
곧 침투조가 올테니 짧게 말하겠습니다. 외계인들은 당신이 빠져나가는지 모를겁니다. 왜냐하면 제가 남을테니까요. 하지만 시간을 얼마 벌진 못할겁니다. 그러니 기민하게 움직이셔야 합니다.
...저와 당신이 처음 만난 날에 대해서 말해보세요.
그러겠지요. 애초에 놈들이 심어놓은 가짜 기억엔 제가 없으니까요. 당신은 제 이름도 모를겁니다.
어쩨서냐고요? 간단합니다. 당신은 놈들의 기계 안에서 인간성을 잃어가고 있었으니까요. 그런 당신에게 인간성을 돌려주기 위해선 이 방법 뿐이었습니다. 평범한 삶을 살게 하는거지요. 아이돌이 평범하냐면 그건 아니지만요.
시간이 되었군요. 이젠 가야 할 시간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한번만, 당신을 안아봐도 될까요?
앞으로 일어날 일들은 아마 감당하기 힘들겁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겠지요. 당신에게 반드시 인류를 구하라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쓰러질 것 같이 힘이 들 때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기억해주시면 안될까요?
이름.. 이군요. 박사님은 자신을 지켜주던 한 병사를 모델로 저를 만들었다고 하셨습니다. 저에게도 그 이름을 주셨지요.
Cheol soo "Mad dog" Kim.
하하.. 그렇게 노골적인 표정 짓지 마세요. 이래뵈도 당신의 프로듀서인데 당신 표정은 보면 다 알아요.
저도 이 이름이 마음에 드는건 아닙니다만, 저의 인격은 그가 만약 무사히 전역했으면 이라는 가정 하에 만들어진거라서요.
그렇지요.. 하하하..
자, 이제 정말 시간이 없습니다. 가실 시간이예요.
사람의 몸이 죽으면 그 영혼은 다른 사람의 가슴 속에서 산다는 말, 아세요? 저도 마찬가지예요. 지금은 헤어지지만 전 언제나 당신 곁에 있을겁니다.
설마 진짜라고 믿지는 않았다고
아무리 그래도 우사밍성인이라니......
도가 지나치다 못해 네타거리도 못된다고...
그래고 이렇게 목전에 두고 멸망해가는 풍경을 보고 있자니
믿을 수 밖에 없게 되네....
하핫...이렇게까지 걷잡을 수 없게 되버리니
되려 실감이 들지를 않아
감각이란 감각이 모두 물거품같이 가벼워진 것 같아
이런 상황도 이미 내 이해를 월등히 넘어섰고...
당혹감이나 절박감, 초조함 이 모든 것의 위에 있는 이 감각
원초적인 공포였다.
내가 알던 얼굴들
내가 좋아했던 이들
내게 친근했던 동료들
내가 이뤄온 모든 관계들
다..다 하루아침에 사라져가고 있어
말이 되질않아....
어째서 다들 우사밍 성인이 되가는 건데....
그동안의 기억/추억/감정도 모두 잊게 되버리고
외견도 성격도 본성까지도 남지 않고 사라져버리는데.....
있잖아, 보아하니 이제 곧 '그들'이 당도할 것 같아
이런 만화같은 상황....생각은 많이 해봤지만
그래도..진짜 이렇게 되버리니
많은 생각이 드네
이전까지의 추억들이 한꺼번에 떠올라
이상하게도 기억나지 않던 세세한 것들까지도 멋대로 생각나버려
그리고 왠지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야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모든 것들이 행복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렇기에 너무 두려워
나도 곧 '저들'처럼 기억을 잃고 '나 자신'을 잃은 채
스스로 누구인지조차 알 수 조차 없게 되는걸까....
이걸로 최후라고 생각하게 되니
정말...허무하네
.........마지막으로
마지막으로 있잖아, 할 말이 있어
내가 내가 아니게 되버리기 이전에 전해두고 싶어
"정말 좋아했어,나오
언제부터였던가 너를 좋아하게 되었어
싫은 척 못 이기는 척 새침한 네가 좋았어
나누기 힘든 취미 같은 것도 나눌 수 있는 편한 네가 좋았어
가끔씩 보였던 얼빠졌지만 그만큼 사랑스러운 네가 좋았어
살짝 어린 취향도 보였지만 그때 순수하게 좋아했던 네가 좋았어
고집부리고 싸우고 했지만 그래도 끝내 받아준 네가 좋았어
함께하면 즐겁고 같이 있고 싶었던 너를 좋아했어
가능했다면 좀 더, 좀 더
곁에 있으면서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싶었어"
그리고 그녀를 품에 꼬옥안았다.
그녀의 체온이 느껴진다.
이상하게도 아까까지 몸에 상기됬던
두려움이나 떨림은 어느새 눈 녹듯 사라져 있었다.
세상은 갑자기 나타난 괴생명체에 의해 소멸되가고 있었다. 괴생명체와 닿으면 존재가 소멸된다. 또 괴생명체를 보고있지않으면 괴생명체의 존재를 잊어버린다.
난 어떻게 존재를 알고있냐고?
괴생명체를 가까이서 바라보고 있으니깐,
하지만 막상 소멸당할 위기에 처하니 무섭지 않았다.
이대로 난 소멸된다. 단지 그뿐이었다.
모두 날 기억하지 못하겠지.
아,닿았다. 난 이제 소멸되는건가.
여긴 어디지? 갑자기 닿자마자 이런...
그녀들이다. 내가 잊고있던 그녀들이다.
이제 전부 기억이 난다. 너희와 만난 날,톱아이돌로 만들겠다는 꿈을 이룬 그날,
그래 이제 모든게 기억이 나.
아아, 난 이때까지 너희를 잊고 있었구나. 미안해, 정말 미안해. 기억하지 못해서 미안해.
(녹음 시작)
코우메... 들리니? 아마도 이게 마지막 통신이 될 것 같아. 지금 내가 있던 건물이 망할 폭격 때문에 무너졌어. 넌 어때?
혹시 기억나니? 몇 달 전에 142's랑 같이 봤던 공포 영화들 중에 외계인이 나오는 거 있었잖아. 그 때 사치코가 정말 재밌었는데... 아, 물론 영화도 재밌었어. 그리고 몇 주 전에 프로덕션에서 합숙을 갔었잖아. 올해는 상위권을 도전해보자고. 이런 일이 있을 줄은 까맣게도 몰랐는데.
다들 어디 있을까? 이젠 블록 하나를 이동하는 것 조차 너무 위험해졌어. 다들 건강해야 하는데. 그리고 모든게 끝나면 다시 모일 수 있으면 좋겠다. 다시 모여서 또 라이브를 하고, 방송도 하고, 그리고 좀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가고...
또 포격소리가 들려. 점점 가까워지는 것 같아. 코우메, 넌 어딨니? 제발 대답해줘. 쇼코랑 사치코도 살아있는거지? 다들 살아있는 거 맞지? 통신을 보내지 못하는 것도 바빠서, 할 일이 많으니까 그런 거지?
이젠 화염이 눈에 보일 정도야. 살고 싶은데, 살아서 프료듀스도 하고 싶고, 톱 아이돌에 모두랑 도전하고 싶었는데, 살고 싶어, 죽고 싶지 않아...
(녹음 종료)
@ElwoodBlues(녹음 시작) 예, 접니다. 아이돌 여러분. 아마 이 메세지를 들으면 전 이미 먼 곳으로 여행을 갔거나, 무언가 사고를 당했겠죠. 할 말이 많이 떠올라서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일단, 그동안 부족하디 부족한 절 따라와줘서 고마웠습니다. 항상 잘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컸지만 아이돌 분들께 구박도 하고...치히로 씨에게 구박도 먹고...별 일이 다 있었죠. 그런데 지금 이 상황이 오니 그런 시절조차도 그리워질 정도입니다. 아무튼 전 갈거 같지만, 여러분만은, 부디, 살아계셔 주십쇼.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먼 길을 갈 채비를 해야 할터이니... (녹음 종료)
5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그대를 따를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우리가 함께 한 순간을 영원히 간직할게요...
...어서 떠나세요.
...... 사랑했습니다.
와라, 이 괴물들아! 이리 와서 나, 코시미즈 사치코의 프로듀서를 상대해라!
게임 스토리였다면 좋겠네...
아마 여기도 곧 없어지겠지?
....아, 점점 소리가 가까워지네
....난 말이야, 죽기가 두려워
더 살고싶다, 그런 시덥잖은 이유는 아니고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남아있잖아..?
처음 만났을때, 분명 약속했었지
톱 아이돌로 만들어 주기로...
무능한 프로듀서라서 미안하네....
하긴... 세상이 이런데 아이돌이고 뭐고 이제 무슨 소용일까.... 하핫
...있지,
나는 안나를 프로듀스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
일이 많아서 바쁠 때도,
일이 생각처럼 되지 않아서 우울했던 때도,
안나가 성장하는걸 곁에서 지켜볼 수 있어서,
안나의 미소를 세상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어서,
정말, 정말 행복했어
안나도 내가 프로듀서라서 행복했을려나?
....아,
지금은 대답을 들을 수 없을것 같네...
나중에 꼭...
들으러 갈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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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쳐들어왔다고 하네.
그런거, 영화에서나 일어나는 일인가 했는데.
아직 히비키가 서야 할 스테이지가, 촬영장이 많은데.
아직도 히비키가 웃음을 나눠줘야 할 팬들이 많은데.
아쉽다. 그치?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정말로 좋아했어.
프로듀서 대 아이돌로 말고. 진짜로.
이제야 말해서 미안. 다음엔 만나자마자 이야기할테니까.
모두랑 같이, 여기 있자.
그래도 마지막으로 보는 얼굴은, 좋아하는 사람들인게 좋잖아? 그치?
고생 많았어.
다음에도 잘부탁해.
시부야씨의 담당 프로듀서가 되서 기뻤습니다.
그리고.... 약속 못 지켜서 죄송합니다.
마지막으로...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시부야씨.
"왜 그걸 나나한테 묻는 건가요??"
"아니, 나나씨라면 왠지 저거 막는 거 가능할 것 같으니까요."
"저는 평범한 17살 JK라고요!!"
"그런가요.. 저기, 나나씨. 지금까지 고마웠습니다. 저, 당신의 프로듀서가 되어서 정말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나나도 프로듀서씨가 제 프로듀서라서 정말로 즐거웠어요."
"마지막으로 그거 할까요?? 언제나 했던 그거.."
"하이파이브 말이죠.. 네. 마지막 작별의 인사를 담아.."
"짝!!
""수고하셨습니다. 내세에서 뵙도록 해요.""
치히로, 그동안 고마웠고...... 너와의 신혼생활을 해보고 싶었어.
나는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 : 아, 프로듀서. 준비는 되었겠지? 그런데... 안타까운 소식이 하나 있어...
...? 안타까운 소식? 설마 탈출 불가능이라든지...
??? : 아, 아니야. 그건 아니고... 방주의 수용인원이 1명 밖에 되질 않아. 이미 너무 많은 인원을 태워버렸어.
휴대폰 건너편에서 다른 사람들의 소리들이 들려왔다. 상당히 많은지 꽤나 시끄러웠다. 그래...? 1명 밖에 되질 않는 다고...?
??? : 내가 겨우 인원 통제해서 말이지. 남은 1명은 프로듀서가 탈 수 있도록 해놨어. 그러니 30분내로 내 연구소가 있는 (주소)로 오도록해.
어... 알았어. 나는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자마자 다른 곳에서 전화가 왔다. 아... 왔나? 나는 목청을 가다듬고 전화를 받았다. 어, 사리나...
사리나 : 아키라! 뉴스 봤어? 1시간 뒤에 일본으로 거대한 헤일이 들이 닥친다고...!
어, 나도 봤어. 나는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리나 : 넌 이 상황에서도 무덤덤하냐!?
사리나는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진정해. 사리나. 내게 묘책이 있어. 일단, 지금 내가 그리로 데리러 갈테니까. 외출 준비 해놓도록... 그럼 끊는다. 나는 그대로 전화를 끊고 집 밖으로 나갔다.
집 밖으로 나가니 혼돈의 카오스가 따로 없었다. 서로를 부둥켜 안고 우는 사람들...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 미친 것마냥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 딱하기 짝이 없다. ???과 아는 사이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살 수 없겠지. 방주의 수용인원은 1명이고... 그 1명에 들어가는 사람은 '내'가 아니니까. 나는 빠르게 차량에 탑승하여 이동을 시작했다. 마지막 1명은 바로 '그녀'가 되기 때문이지.
속도 규정을 위반해도 크게 신경쓸 것이 없기 때문에 나는 최대한 빠르게 사리나네 집으로 이동했다. 집 앞으로 가니 그녀가 안절부절하며 서있었다. 나는 그녀의 앞에서 차량을 멈췄다. 여... 사리나. 어서 타. 시간이 얼마 없어.
그래. 정말 시간이 없다. 30분 중에 벌써 10분이 사라졌다. 남은 시간은 20분. ???의 연구소까지... 못해도 20분 조금 안 되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된다.
사리나 : 아키라! 묘책이라니...? 헤일을 막을 방법이라도 있는 거야?
사리나는 조수석에 탑승하면서 말했다. 일단, 출발하고 나서 설명해줄게. 그리고 조심해. 최고 속도로 갈거니까... 나는 그대로 차량을 출발시켰다.
사리나 : 방주...? 노아의 방주? 뭐야...?
???이 이 재앙을 예측해서 만든 발명품이 있거든. 우린 그걸 타고 헤일의 위협으로 벗어난다. ???이 선택한 마지막 탑승객이야. 사리나는 내 설명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물론, 정확히 말하자면 네가 마지막 탑승객이지만...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사리나 : 아키라...?
음...? 왜 그러지?
사리나 : 안 좋은 일이라도 있어...? 입술을 깨물고 있잖아...
어...? 아니야. 그냥 습관적으로 물었을 뿐이야. 하하하...! 나는 내가 생각해도 정말 어색하게 웃었다. 미안해... 나 너랑 하던 약속 지키지 못할 것 같다. 나는 씁쓸하게 마음 속으로 중얼거리며 이동했다.
???의 연구소 앞.
사리나... 먼저 들어가. 나는 휴대폰을 꺼내면서 말했다.
사리나 : 아키라는 안 들어가?
사리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나는 좀 어디에 전화를 좀 해야해서 말이지. 꽤 빨리와서 5분 정도 남았거든. 사리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연구실 안으로 들어갔다.
??? : 아, 왔어? 5분 남았어.
???의 목소리가 평소와 다르게 약간 흔들렸다. 어... 들어가고 있어.
??? : 응...? 마츠모토 사리나...? 네가 여길 어떻게...?
사리나 : 아직 닫지마. 아키라가 아직 안 들어왔어!
휴대폰 건너편에서 사리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그거 말인데... 마지막 탑승객. 나 말고 사리나로 해줘.
??? : 뭐!? 무슨 소리야? 나는 분명히 마지막 탑승자를 너로 지목했다고 했잖아!?
???의 언성이 높아졌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그대로 죽게 냅둘 수 없어서 말이지. 그러니까... 좀 부탁해...? 나는 실실 웃으면서 말했다.
??? : 웃기지마! 나는 널...
사리나가 없는 세상에서 살바에야... 그냥 죽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을 뿐이야. 그러니 너무 뭐라곤 하지는 말아줘. 나는 전화하면서 차량에 탑승했다.
??? : 너...!
사리나에게 한마디만 전해줄래? 사랑해- 라고 말이야.
사리나 : 아키라!? 야! 아키라! 너 무슨 짓이야!?
???의 목소리 대신 사리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 사리나. 나는 장난기로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리나 : 수용인원이 1명이라니 무슨 소리야!? 아까 우리 둘다 탈 수 있다고 했잖아!?
사리나는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소리야...? 나는 2명이 탈 수 있다고 말한 적 없어. ???이 선택한 마지막 탑승객이야. 라고만 말했을 뿐이지. 비록 내가 선택받았지만 나는 널 선택했어... 살아남아. 그리고 사랑해...
사리나 : 아키라! 아키라-!
나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두 눈가가 뜨거워진다. 나의 발은 엑셀을 세게 밟는다. 차량은 매우 빠른 속도로 출발했고 ???의 연구소와 멀어졌다. 얼마 살지는 않았지만 재미있는 인생이었다....! 하하하하하!! 나는 눈물을 쏟으면서 도로를 달렸다.
평소와 같은 오후. 다른점이 있다면 태양의 거성화가 급전개되어 곧 지구를 집어삼킬거라는 앵커의 대사를 들은것 뿐..
키라리: 응.. 끝이 오네에...
Tv는 어디를 돌려도 기계음밖에 들리지 않는다. 태양풍이 전자파를 상쇄한다나..
N: 태양의 크기가 점점 커져온다. 곧있으면 우리도 지구와 함께 먹혀버리겠지..
키라리: N....
키라리는 이미 마음을 굳힌듯하다. 저기. 마지막 대피용 우주선이 떠나간다.
N: 이야~ 이런 불합리한 세계라니.
태양은 천천하고도 빠르게. 인간의 영역을 침범해온다.
N: 내가 가진 행운의 총량이 있었다면. 키라리를 만나는데에 내 인생 모든 행운을 끌어은것 같아.
나는 말야. 키라리를 보면서. 항상 태양을 생각했었어. 태양은 빛나지 않는 모든 별들에게 빛을 나눠주잖아? 키라리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이렇게 보니. 태양은 너무 작았어. 좀더 크게 크게 바래야 했는데.
태양같은걸론 역시 부족하지..
잠자코 듣는 키라리를 올려다보며. 생긋 웃었다. 키라리도 따라 웃어주었다.
N: 마지막으로..키라리의 해피해피한 목소리를 들어보고싶어..
키라리: 이런 때에 해피해피라니.... N은 참...
N: 안 될까?
키라리: ..흠 흠.. 뇨와아앗! 모두 함께 해피해피! 행복하자니~
N: 역시 이건 언제 어디서 들어도 힘이 난다니까~
띵동. 울리면 안될 핸드폰이 울렸다.
슬쩍 읽고.우리는 마지막 몆 분의 대화를 즐겼다.
N:키라리는 죽어서도 저승에서 톱 아이돌이 될거야. 내가 장담할게.
키라리: 이런 키라링이 아이돌이 된건 다 N 덕분인걸...
한껏 커진 태양이 불안하게 떨린다.
N : 곧 우리의 만남을 기약하는 폭죽이 터질거야.
....
다음 세계에서 만나자.
키라리: 응!
직후. 태양의 섬광이 지구를 덮쳤다.
사무원P : 그렇다네요, 누님...
사무원P : 세 가지 루트가 있습니다. 어떤 게 좋을까요?
치히로 : 어머, 세 가지나!
사무원P : 첫 번째, 천국에 가도록 기도한다.
치히로 : 가장 현실적인 답이네요. 하지만 각하
사무원P : 누님이라면 그렇게 말하실 줄 알았어요.
치히로 : 두 번째는요?
사무원P : 스테드리를 먹고 저들과 싸운다.
치히로 : 어머, 그럼 이길 수 있나요?
사무원P : 오너캐 버젼이라면 야쿠자 였으니 가능할 법 한데, 지금은 작가 버젼이라서요.
치히로 : 과연, 무리네요.
사무원P : 가장 마지막이 좋겠네요.
치히로 : 마지막이요? 꺄앗, 이게 뭐야!?
사무원P : 아키하쨩이 만든 특제 촉수로봇. 저쪽으로 쭉 가시면 형님이 계실겁니다. 어서 가세요.
치히로 : 그럼 사무원군은요?!
사무원P : 하하, 누님 어차피 마지막일테니 이 말 하나만 할게요.
사무원P : 만약 제가 살아돌아간다면...사무원군이 아니라 제 이름으로 불러주세요...
담담하다고요? 뭐, 그러겠죠. 어차피 올 날이었으니.
살짝 돌았다기보단 그러니까.. 그냥 그러네요.
후.. 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 잘 들으세요. 이건 장난도 농담도 아니니까.
당신은 곧 기계 속에서 깨어날겁니다. 브레포드를 찾으세요. 아마 금방 찾으실 수 있을겁니다.
혼란스러운거 이해합니다. 하지만 외계인에게서 인류를 해방시킬 수 있는건 당신 뿐입니다.
잡다한건 깨어나면 아마 기억이 나실겁니다. 안난다면 브레포드가 알아서 해주겠지요.
당신은 대 외계인 부대 엑스컴의 사령관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지의 위치가 노출되었고 당신은 그들에게 포획되서 전술 시뮬레이터가 되어버렸어요.
농담 아닙니다. 들으세요. 저는 셴 박사님이 마지막으로 남긴 AI입니다. 저는 온 지구의 전산망을 돌아다니며 당신을 찾았었고, 결국 찾아냈습니다. 하지만 놈들은 여차하면 당신을 제거할 수 있었고 저희 잔존세력은 매우 열악했기에 당장 당신을 빼낼 수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서서히 이 시스템을 제 통제하에 두면서 놈들에게 들키지 않는 방법을 취했습니다. 그 결과가 이겁니다.
곧 침투조가 올테니 짧게 말하겠습니다. 외계인들은 당신이 빠져나가는지 모를겁니다. 왜냐하면 제가 남을테니까요. 하지만 시간을 얼마 벌진 못할겁니다. 그러니 기민하게 움직이셔야 합니다.
...저와 당신이 처음 만난 날에 대해서 말해보세요.
그러겠지요. 애초에 놈들이 심어놓은 가짜 기억엔 제가 없으니까요. 당신은 제 이름도 모를겁니다.
어쩨서냐고요? 간단합니다. 당신은 놈들의 기계 안에서 인간성을 잃어가고 있었으니까요. 그런 당신에게 인간성을 돌려주기 위해선 이 방법 뿐이었습니다. 평범한 삶을 살게 하는거지요. 아이돌이 평범하냐면 그건 아니지만요.
시간이 되었군요. 이젠 가야 할 시간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한번만, 당신을 안아봐도 될까요?
앞으로 일어날 일들은 아마 감당하기 힘들겁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겠지요. 당신에게 반드시 인류를 구하라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쓰러질 것 같이 힘이 들 때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기억해주시면 안될까요?
이름.. 이군요. 박사님은 자신을 지켜주던 한 병사를 모델로 저를 만들었다고 하셨습니다. 저에게도 그 이름을 주셨지요.
Cheol soo "Mad dog" Kim.
하하.. 그렇게 노골적인 표정 짓지 마세요. 이래뵈도 당신의 프로듀서인데 당신 표정은 보면 다 알아요.
저도 이 이름이 마음에 드는건 아닙니다만, 저의 인격은 그가 만약 무사히 전역했으면 이라는 가정 하에 만들어진거라서요.
그렇지요.. 하하하..
자, 이제 정말 시간이 없습니다. 가실 시간이예요.
사람의 몸이 죽으면 그 영혼은 다른 사람의 가슴 속에서 산다는 말, 아세요? 저도 마찬가지예요. 지금은 헤어지지만 전 언제나 당신 곁에 있을겁니다.
그 동안 무능한 프로듀서랑 일하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커멘더.
안녕. 나의 아이돌, 마카베 미즈키.
아무리 그래도 우사밍성인이라니......
도가 지나치다 못해 네타거리도 못된다고...
그래고 이렇게 목전에 두고 멸망해가는 풍경을 보고 있자니
믿을 수 밖에 없게 되네....
하핫...이렇게까지 걷잡을 수 없게 되버리니
되려 실감이 들지를 않아
감각이란 감각이 모두 물거품같이 가벼워진 것 같아
이런 상황도 이미 내 이해를 월등히 넘어섰고...
당혹감이나 절박감, 초조함 이 모든 것의 위에 있는 이 감각
원초적인 공포였다.
내가 알던 얼굴들
내가 좋아했던 이들
내게 친근했던 동료들
내가 이뤄온 모든 관계들
다..다 하루아침에 사라져가고 있어
말이 되질않아....
어째서 다들 우사밍 성인이 되가는 건데....
그동안의 기억/추억/감정도 모두 잊게 되버리고
외견도 성격도 본성까지도 남지 않고 사라져버리는데.....
있잖아, 보아하니 이제 곧 '그들'이 당도할 것 같아
이런 만화같은 상황....생각은 많이 해봤지만
그래도..진짜 이렇게 되버리니
많은 생각이 드네
이전까지의 추억들이 한꺼번에 떠올라
이상하게도 기억나지 않던 세세한 것들까지도 멋대로 생각나버려
그리고 왠지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야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모든 것들이 행복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렇기에 너무 두려워
나도 곧 '저들'처럼 기억을 잃고 '나 자신'을 잃은 채
스스로 누구인지조차 알 수 조차 없게 되는걸까....
이걸로 최후라고 생각하게 되니
정말...허무하네
.........마지막으로
마지막으로 있잖아, 할 말이 있어
내가 내가 아니게 되버리기 이전에 전해두고 싶어
"정말 좋아했어,나오
언제부터였던가 너를 좋아하게 되었어
싫은 척 못 이기는 척 새침한 네가 좋았어
나누기 힘든 취미 같은 것도 나눌 수 있는 편한 네가 좋았어
가끔씩 보였던 얼빠졌지만 그만큼 사랑스러운 네가 좋았어
살짝 어린 취향도 보였지만 그때 순수하게 좋아했던 네가 좋았어
고집부리고 싸우고 했지만 그래도 끝내 받아준 네가 좋았어
함께하면 즐겁고 같이 있고 싶었던 너를 좋아했어
가능했다면 좀 더, 좀 더
곁에 있으면서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싶었어"
그리고 그녀를 품에 꼬옥안았다.
그녀의 체온이 느껴진다.
이상하게도 아까까지 몸에 상기됬던
두려움이나 떨림은 어느새 눈 녹듯 사라져 있었다.
지금은 조금이라도 더
그녀를 안고싶었다.
그녀를 느끼고 싶었다.
그녀를 잃고싶지 않았다.
다만, 그런 간절했던 소원도
야박하게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나는 아둔의 창의 지휘관이자 프로토스의 신관 아르타니스다! 지금 사이오닉 망이 사거리 안에 들어왔다! 대규모 소환을 실시해다오 카락스!]
대규모로 소환된 나의 형제들과 물밀듯이 들어오는 침략자들의 군사들은 가히 압도적이였다. 그럴수 밖에...서로가 서로를 양보할수 없다는 그 마음만으로 우리는 둘중 하나는 멸망할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이 들정도였으니...
-[형제들이여, 들어라! 시간이 얼마 없다! 지금 우리의 곁에 선 이들과 우리를 믿고 기다리는 그들이 바로 우리 종족이자 우리 문명 최후의 생존자다.]
그런 그들과의 싸움에서 과연 우리가 승리할 것인지 패배할 것인지 혹은 버틸수 있을지 그것에 대한건 잘 모르겠다.
-[한때 우리는 누군가의 검이 되었고 누군가의 꿈을 이루어 줄수 있던 존재였었다! 하지만...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저그보다 더 심한 침략자들이 무차별하게 우리들의 형제의 목숨을 앗아간것도 모자라 소중한 존재들의 목숨도 가져갈려고 하고 있다.]
저그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존재 그들의 존재는 모든 종족들에게 있어 공포의 대상이였고 그들로 인해 나의 형제들과 전우가 목숨을 많이 잃었다. 포기하는게 좋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침략자들이 모든 병사들을 모집해 우리를 공격할 거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우린 꺾이지 않는다. 아니 꺾이면 안된다]
포기할수가 없었단다.
-[오늘 우리는 이 잔인한 싸움을 고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우주의 평화를 가져다 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린 P다]
우리가 나서지 않으면 누가 그녀들을 지켜주는가...누가 그들의 행동을 저지할 것인가
-[우리의 마지막 항전은 눈부시게 타오를 것이며! 전 우주가 우릴 영원히 기억하게 만들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의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굳게 단결되어 있다.]
만약 내가 죽는다면....만약 내가 너를 못만난다면 미안하다는 말밖에 하지 못하겠구나...하지만 이렇게 할수밖에 없단다...
-[다가올 전투에서 서로를 믿어라. 하나 되어 싸우자구나 형제들이여! 엔 타로 아둔! 엔 타로 태사다르! 엔 타로 제라툴! 엔 타로 @ㅏ이마스....]
우리는 어떻게든 너와 그들의 목숨을 지키기 위한 행동이란다.
그러니 만약 네가 정신을 차릴때 내가 없더라도 씩씩하게 쓰러지지않고 앞으로 나아갈수 있겠지?
-[내 목숨을 @ㅏ이어에...]
자랑스러운 나의 담당 아이돌 타치바나 아리스여...
난 어떻게 존재를 알고있냐고?
괴생명체를 가까이서 바라보고 있으니깐,
하지만 막상 소멸당할 위기에 처하니 무섭지 않았다.
이대로 난 소멸된다. 단지 그뿐이었다.
모두 날 기억하지 못하겠지.
아,닿았다. 난 이제 소멸되는건가.
여긴 어디지? 갑자기 닿자마자 이런...
그녀들이다. 내가 잊고있던 그녀들이다.
이제 전부 기억이 난다. 너희와 만난 날,톱아이돌로 만들겠다는 꿈을 이룬 그날,
그래 이제 모든게 기억이 나.
아아, 난 이때까지 너희를 잊고 있었구나. 미안해, 정말 미안해. 기억하지 못해서 미안해.
예전처럼 이야기를 나누자. 모두와 이야기를 하자.
아무리 오래 걸리더라도 하나씩애기하자.
그녀들이 있다.
아이돌이 있다.
모두가...있다.
이제 난, 외롭지 않아.
코우메... 들리니? 아마도 이게 마지막 통신이 될 것 같아. 지금 내가 있던 건물이 망할 폭격 때문에 무너졌어. 넌 어때?
혹시 기억나니? 몇 달 전에 142's랑 같이 봤던 공포 영화들 중에 외계인이 나오는 거 있었잖아. 그 때 사치코가 정말 재밌었는데... 아, 물론 영화도 재밌었어. 그리고 몇 주 전에 프로덕션에서 합숙을 갔었잖아. 올해는 상위권을 도전해보자고. 이런 일이 있을 줄은 까맣게도 몰랐는데.
다들 어디 있을까? 이젠 블록 하나를 이동하는 것 조차 너무 위험해졌어. 다들 건강해야 하는데. 그리고 모든게 끝나면 다시 모일 수 있으면 좋겠다. 다시 모여서 또 라이브를 하고, 방송도 하고, 그리고 좀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가고...
또 포격소리가 들려. 점점 가까워지는 것 같아. 코우메, 넌 어딨니? 제발 대답해줘. 쇼코랑 사치코도 살아있는거지? 다들 살아있는 거 맞지? 통신을 보내지 못하는 것도 바빠서, 할 일이 많으니까 그런 거지?
이젠 화염이 눈에 보일 정도야. 살고 싶은데, 살아서 프료듀스도 하고 싶고, 톱 아이돌에 모두랑 도전하고 싶었는데, 살고 싶어, 죽고 싶지 않아...
(녹음 종료)
다음 세상에서는, 정말로 진실한 인연이 되어서, 만납시다.
그대를 사랑했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그뿐입니다.
안녕.
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친구여
작별이란 웬 말인가 가야만 하는가.
어디간들 잊으리오 두터운 우리 정
다시 만날 그 날 위해 노래를 부르자.
저요? 다른 한 명이라도 더 구조한 다음에 가겠습니다. 죽지는 않을 테니 걱정 마세요.
살아서 만나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