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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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주사위] 생존본능 TRPG
(글 진행은 반드시 댓글로 시작해주시기 바랍니다.)
생존본능 TRPG 플레이 로그 (Google Drive)
※ 페이지 우상단의 를 클릭하시면 리스트 보기가 가능합니다.
참여자분들은 반드시 룰을 읽어주세요. → https://sites.google.com/site/idolmastervalkyria/lul/yeonpyo
룰이 늘어난 덕분에 여러가지 전개가 가능해졌지만, 처음 출발했던 때보다 룰의 종류가 많아진 편입니다. 물론 스레로서는 굉장히 복잡해진 편이지만 TRPG 룰로서는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기에, 룰과 약간의 플레이 로그를 차근차근 읽어보시면 금방 감을 잡으실 수 있습니다.
※ 거의 붉은 글씨 위주로만 읽더라도 플레이에 큰 지장이 생기지 않습니다.
<공지>
16/11/21 생존본능 TRPG 위키를 개설했습니다.
https://sites.google.com/site/idolmastervalkyria/위키 사이트 개장했습니다. 비밀글로 E메일을 적어주시면 그 메일 편으로 위키 수정 권한을 드리니, 제시된 문서 양식에 따라 설정을 넣어주세요. (아직 적어야 할 게 산더미 같긴 하지만 ㅇ<-<) 문서양식 등은 히데루p와 이치노세시키의 프로필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16/12/10 생존본능 TRPG 의 관리자 권한을 더헤드(@chs2***)님과 포틴P (@howo***)님에게 넘깁니다.
12월 12일 예정된 현 관리자 히데루(@cosmo****)의 공군입대로. 오늘부로 더헤드(@chs2***)님과 포틴P (@howo***)님에게 모든 운영권한을 공동운영의 형태로 넘겨드립니다. 공동 운영을 선택한 이유는 두 분 다 입대 직전의 저처럼 TRPG에 많은 시간을 할애 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며, 통상적으로 두 분이 가장 많은 수의 아이돌들로 RP를 진행해왔던 점이 큽니다.
그리고 공동운영으로 관리자가 둘이 되었다고는 하나, 이제 일반 유저분들도 연표, 사건일지, 케릭터 등의 정보를 함께 수정 해주시길 바랍니다.
18/1/12 현재 생존본능 TRPG는 신규 참여자를 모집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향후 상황에 따라 모집할 의향은 있기 때문에, 참여자가 고정된 것은 아닙니다.
19/10/17 최근의 세션에서 사용했던 Roll20 플레이 페이지를, Roll20 기능의 연습을 겸해서 채팅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장소로도 개방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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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 합선 사건」
절대로 연결 될 리 없었던 수 많은 평행우주들이, 마치 스파크를 튀기며 폭발한 전선들처럼 얽혀버린 원인은, 세계의 어떤 저명한 과학자도 밝혀낼 수 없었다.
물론 그 원인을 밝혀낼 충분한 사전지식도 가지지 못하던 인류였지만, 그들은 당장에 온갖 평행세계로부터 쳐들어오는 외계종족, 다른차원의 괴물들 따위로부터 생존하기에도 벅찼다.
결국 전세는 불리해지고 인류의 멸망이 코앞까지 봉착할 그 때였다.
「아이돌」
본래는 춤과 노래 등을 통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어, 돈을 벌며 살아가는 주로 저연령층의 예술인들을 지칭했던 그녀들.
그녀들은 그 「세계선 합선 사건」을 계기로, 초능력, 마법 등의 「능력」지니게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들의 활약으로 지구상에서 모든 이계의 존재들을 몰아내게 되었다.
「프로듀서」
하지만 대체로 어린 아이들로 구성된 그녀들이 냉혹하고 잔혹한 전장에서, 그 의지를 잃어버리지 않고 효율적으로 싸울 수 있었던 것은, 그녀들을 뒷받쳐주고 통솔해준 「프로듀서」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활약으로 인류는 어떻게든 생존 할 수 있었고, 외계의 기술들과 새로이 발견된 마법 등을 이용해 비약적인 문명의 발전을 이룩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새로운 투쟁의 서막.
그들의 세계에 다녀온 한 프로듀서의 설명에 의하면, 스스로를「기계정령」이라고 칭한 그들은 강렬한 투지와 「생존본능」을 가진 인간 전사를 찾고 있다고 했다.
먼스(탐욕) 투스(교만) 웬즈(폭식) 덜즈(질투) 프라이(나태) 세럴(색욕) 선(분노).
그리고 아직 깨어나지 못한 플루토(광기).
그 명분도, 목적도 알 수 없었지만, 단 한 가지의 사실 만큼은 분명했다.
아이돌과 프로듀서들은, 자신들의 세계를 지키고, 또한 살아남기 위해 다시 한번 전화(戰火)의 열기에 삼켜지려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 기계정령은 더헤드(@chs2***)씨의 오리지널 설정을 차용, 변형시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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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기가 살펴보자, 그것은 평범한 생명체와는 상당히 거리가 먼 생명체로, 그의 깃털도, 두 다리도, 옷조차도, 생체라기보다는 무언가를 통해 '형상화'된 것 뿐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그렇다면, 단순한 생명체가 아닌 마나나 마기로 살아가는 생명체이리라, 라는 결론에 또한 도달할 수 있었다.
< [침묵] : 사교 판정 시, 난이도 2단계 상승 >
< [우호적] : 사교 판정 시, 난이도 1단계 하락 및 의사를 이해할 수 있음 >
그리고 미쿠가 말을 걸자, 그것은 투명하게 비치는 머리를 가볍게 끄덕이더니, 왼쪽의 두 날개를 펼치며 한 방향을 가리켰다.
그리고는 그 방향을 향해 몸을 돌리더니, 따라오라는 듯이 가끔 뒤를 돌아보며 자신이 가리킨 방향을 향해 앞장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불의의 방문객이 미쿠에게 반응한 것으로 적대적이지 않은 것이 확인되자 나기는 꽤 스스럼 없이 그에게 다가갔다.
디미트리P"나기, 너무 가까이 가지 마라."
나기"노 프라블럼입니다, P. 아, P에겐 프라블럼일지도. 이 까마커씨는 아무래도 오늘 나기가 알게된 마나나 마기로 사는 친구 같으니까요."
디미트리P"마기로 살아가는게 마기를 내뿜는다는 것하곤 다르잖냐."
아나스타샤"그렇지만 나기 말대로. 마기가 풍부한 곳이니, 여기 사는 사람들은 마기로 사는게 편하겠어요."
아카네p"뭐.... 함정은 아니겠지...? 이 정도 전력이기도 하고 예상외의 사건이 터진다해도 에인헤랴르도 진입 가능한 세계선이고."
란코"크큭, 여를 인도하거라 이계의 레이븐이여!"
분명히 까마귀는 아니지만 달리 표현할 말도 부족한 그 기묘한 안내자를 따라서 나아가면,
머리 위로는 여전히 드높이 솟아있는 나무들과, 흙 위로 올라온 거대한 뿌리의 아래를 지나며 이 경이로운 세계를 차차 지나가고,
가끔 드리우는 넓은 그림자를 따라 올려보면, 그 곳에는 수 미터는 거뜬히 되어보이는, 그러나 그럼에도 단순한 벌레처럼 보이는 기묘한 것들이 높게 솟아오른 나무와 굵은 나뭇가지 사이를 넘어다니고 있었다.
그 모든 풍경은 너무나 거대해서, 그와 동시에 너무나도 맑고 산뜻한 자연의 느낌이라,
마치 모두가 아주 작아지고 작아져서, 작아지지 않은 채 살아 숨쉬는 숲을 지나는 몽환적인 느낌마저도 들고 있었다.
미레이 "희한한 곳이넷. 역시 전부 엄청 커다란 거 같은뎃?"
노노 "어쩌면… 전에 보았던 그 거미 씨도, 여기서 왔던 걸까요?"
람쥐P "거미라면… 아, 네가 계약했던 때의 이야기인가… 글쎄. 그건 모르지만… 이 곳의 생명체라면 마나나 마기에 반응할 것 같은 걸."
쇼코 "후히, 이 곳의 친구들도 다들 커다라려나…"
노노 "그것도 되게 동화 같은 걸요… 그리고 왠지 그럴 거 같은 건데요…"
아나스타샤"Да, 아냐가 어렸을때 읽었던 걸리버 여행기에, 이런 장면이 있었던 거 같아요."
디미트리p"그 말대로야. 다만 모험은 지금도 질리게 하고 있으니, 걸리버의 모험은 필요없는데 말이다."
아나스타사와 디미트리P가 선두에 서서 주변을 경계하는 한편, 이런 잡담을 나누는 사이 쌍둥이와 니나도 주변의 이질적인 풍경에 완전히 매료되어 있었다.
니나"저기, 저기! 니나만한 꿀벌인겁니다! 열라 커-!"
하야테"어디, 어디? 진짜다-! 저러면 가져가는 꿀도 엄청 큰거 아냐?"
니나"우와, 그럼 꽃도 졸라 클거예요! 어디 있는거지~."
나기"꽃은 여기 아이돌이란 이름의 꽃송이들이 많건만, 저 벌도 보는 눈이 없네요."
하야테"풋! 뭐야, 그거! 작업멘트도 아니고~."
무언가 기시감이 느껴지는지 턱을 짚고 하늘의 거대한 생명체들을 올려보던 히데루p의 모습에, 공중에 붕붕 떠 천천히 이동하던 채로 물었다.
란코"나의 벗이여. 무언가 근심이라도 있는 것인가....?"
히데루p"근심이 없는 적은 없긴한데 지금하곤 상관없고.... 뭔가 이런 비슷한 광경을 어떤 책에서 본 것 같아서 말이지."
란코"호오... 그러한 마도서가 세상에 존재한단 말이냐. 여에게도 한번 진상해보거라!"
히데루p"뭐... 책 제목부터 생각이 안나는데... 생각나면 말이지."
포틴P "지금 우리는 소위 말하는 불청객이긴 하지.."
사치코 "처음부터 마기때문에 오래 있을 곳이 못 됐다고요! 뭐, 현실감이 없어서 풀어진다는 건 동감이지만요."
그것은 숲 속의 오두막. 그저 그렇게 말할 뿐이라면 그럴 리 없겠으나,
분명하게 인공적으로 지어진 그 집은, 입구만 해도 수십미터에 달하여, 드높게 자란 나무들과 마찬가지로 올려다보고 보아도 아득하게 보일 정도로 커다랐으며,
그것은 그저 입구일 뿐, 집 자체는 더 나아가 구조상으로는 1층으로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지구였다면 구름에 닿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높고, 그 너비 또한 그에 걸맞을 정도로 고개를 돌리고 돌려도 그 집의 한 면조차 눈에 채 담기지 않았다.
그리고 새까만 그 안내자는 그 거대한 문 앞으로 다가가더니, 그를 위해 있는 듯이 거대한 문 아래에 조그맣게 난—물론 그렇다고 해도 3미터는 거뜬히 되었지만— 새까만 문을 향해 다가가서 날개를 뻗어 닿으니, 그 문은 마치 녹아내리듯 흩어져서 안으로 들어갈 입구를 만들어주었다.
그 후 그 기묘한 생명체는 집 안으로 안내하듯, 날개를 뻗어 안을 가리키며 길을 비켜주었다.
디미트리P"그런 모양이다. 하지만 말도 안 통하고, 섣불리 들어가기는 좀 그렇군."
니나"에, 들어가면 안되는건가요? 초대해줬는데?"
아나스타샤"후후, 조금만 기다려봐요. Ворона(바로나)...까마귀씨가 진짜 초대한건지, 아니면 아냐들이 오해한건지 잘 모른채 들어가면, 실례가 될 수 있으니까요."
니나"아하! 그럼 니나 쳐 기다려보는 거예요!"
디미트리P"하야테, 나기. 늑대들은 어떻...."
디미트리P가 하야테와 나기쪽을 바라보니, 혹시나가 역시나. 그 둘은 자기 멋대로 집안으로 들어가려는 늑돌이와 회색모찌를 붙잡고 뒤로 필사적으로 끌어당기고 있었다.
하야테"으아아! 늑돌이 너어! 멋대로 가지 말라니까 진짜!"
나기"오오, 회색모찌 폭주기관차 모드 온. 나기제 급브레이크를 겁니다."
디미트리P"...말 안해도 알만한 반응이군."
아나스타샤"까마귀씨는, 저 집주인일까요?"
그렇게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아나스타샤는 날개를 집쪽을 뻗은 기묘한 생명체를 지그시 바라봤다.
*아나스타샤, 기묘한 생명체가 추가적으로 다른 몸짓을 취하는지 관찰
여전히 말은 없는 그 안내자는, 그런 이야기들을 들은 것인지, 혹은 의심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아나스타샤를 보고서는 한 번 더 끄덕여준 후, 안심시키듯이 자신이 먼저 그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초대가 맞으며, 안심해도 된다는 뜻이리라, 그렇게 느껴졌다.
아나스타샤는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가도 된다는 사인을 디미트리P에게 보냈다. 그리고 그녀는 곧 기묘한 생명체의 옆으로 다가가 살짝 고개를 꾸벅였다.
아나스타샤"Извините(이즈비니체), 미안해요. 의심해서."
아카네p"좋게좋게 생각한다면 그런 위치의 사역마일 가능성도 있지.... 일단 긴장의 끈을 놓지는 마."
그렇게 눈을 살짝 감고서도, 언제라도 돌발상황에 대처할 생각으로 긴장을 놓지 않는 아카네p.
시키"와~ 들어가야징~"
하지만 그렇지 않은 두 사람은 아무런 긴장감도 없이 그대로 까마귀의 안내를 받고 안쪽으로 설렁설렁 들어갔다.
란코"좋다! 단죄의 마왕이 거인국의 초대에 응하겠노라!"
아카네p"너희 둘은 긴장 좀 해!" @버럭
아스카 "미지인 점은 같다만, 조금 전까지 싸운 상대와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니.. 뭐, 조금은 감에 의존해도 나쁘진 않겠지. 여차하면 탈출할 뿐이고."
슈코 "슬슬 배고파지고 있으니까 실내는 환영이야~"
사치코 "슈코씨도 좀 긴장하세요! 소용없을걸 알고도 말하는 제 입장도 생각해주시라구요!"
모든 것이 거대한 이 세계엔 실내도 예외가 아니라는 듯이, 커다랗게 깎여 만들어진 나무 의자와 책상, 그리고 하나하나가 집채만한 책과 정체를 알기 힘든 여러 물건들로 채워져있는 거대한 책장들이 눈에 들어왔다.
방이 여럿은 아닌 듯, 침대도 한 자리에 있어 가구 배치만 본다면 조그마한 오두막이란 느낌일테지만, 모두의 입장에서는 운동장보다도 훨씬 넓었기에 그런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리고 그 모든 가구의 존재 이유일,
동시에 이 곳의 주인일 존재가 그 의자에 앉아 그들을 돌아봤다.
346의 눈 앞에 보이는 다리는 벽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거대하면서도 단단히 땅에 발을 붙였고,
그 위로 이어진 몸 또한 그에 지지 않게 웅장한 체격을 보이고 있었다.
앉아있었으나, 오두막의 입구에 있는 그 거대했던 문은 결코 과장한 것이 아니리라는 것을 단박에 느낄 수 있을만큼 커다랬다.
그러나 더 놀라운 것은, 그러한 위압감 넘치는 모습에도 불구하고, 그 '종족' 중에서는 오히려 노쇠한 듯이 색바랜 머리카락과 주름진 피부를 가졌다는 점이었다.
이 '세계' 자체가 놀랍도록 커다랗고 거대함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 손님인가? "
그리고 그 목소리 또한 덩치에 비례하듯 346에게는 묵직하게 공기를 울리며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목소리에 힘이 실려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그 톤으로 충분히 느껴졌으나, 그렇기에 오히려 더 놀라웠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그 크기를 배제하고 본다면 나긋하게 울려, 346에게 적의가 없음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그 커다란 눈빛에 서린 것은 호기심에 가까우리라.
그 거인은 그렇게 모두를 내려다보는 채로, 가만히 대답을 기다리듯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 곳까지 안내한 까마귀를 닮은 그 안내자는, 여전히 아무런 말 없이 바닥에 두 발로 바로 서서 346의 앞에서 그들을 돌아보고 있었다.
그렇게 무언가 대충 예상을 한 히데루p는 거대한 거인을 올려다보며 와아 와아 하고있는 두 사람 앞으로 나아가서 말했다.
히데루p"안녕하십니까, 소개에 앞서 초대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합니다. 저희는 미드가르드에서 이곳을 조사하러 들어온 346프로덕션 입니다. 주로 이런 예상치 못한 다른 세계와의 접촉의 문제에 대해 해결하는 사람들, 이라고 보시면 되겠죠."
히데루P의 말을 들은 안내자가 고개를 돌려 그 거인에게 향하고 나서야 거인은 히데루P를 바라보며—그 크기 차 때문에 잘 보일지는 모르겠으나— 입을 열어 대답했다.
" 미드가르드라, 그거 흥미롭군. "
그리고는 가까이 들여다보려는 듯, 그 거대한 몸을 숙인 채로 미소를 띄며 대답했다.
" 나는 「스카레」. 이 세계, 그러니까 「요툰헤임」에 거주하는 요툰이지. 신들과 신살자들의 고향, 요툰헤임에 온 걸 환영하네. "
목소리는 여전히 그 커다란 덩치 때문에 크게 울렸으나, 그것을 스스로도 자각하는지, 스카레라 소개한 거인은 아까보다는 한 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했다.
하야테"에? 요툰헤임? 어디야? P쨩은 알고 있어?"
디미트리P"너희들이 가보았던 니플헤임과, 그들이 부르는 미드가르드를 비롯한 북유럽 신화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아홉 세계 중 하나다. 흔히 요툰, 그러니까...굳이 해석하면 거인들의 고향으로 여겨지는 곳이지."
디미트리P의 말에 아나스타샤는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아나스타샤"설마, 이렇게 다른 세계로 통하는 문이 열렸을 줄은..."
늑돌이에게 끌려오다시피한 하야테는 거인의 육중한 몸에, 거기서 나오는 위압감에 무의식적으로 쫄았는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기"손님입니다. 일일 한정 게스트, 하-쨩과 나기예요."
반면 4차원 그 자체인 나기는 주눅드는 기색도 없이 꼿꼿이 서서는, 명료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쌍둥이가 그렇게 인사하는 한편, 늑돌이와 회색모찌는 가구, 잡동사니등 모든 것이 커다란 집 안의 물건들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자유롭게 살펴보고 다니고 있었다.
하야테"으아아, 늑돌이! 회색모찌 너희들! 죄송합니다! 원래 이런 애들이 아닌데!"
하야테의 사과에 스카레는 커다란 얼굴로 부드러이 웃으며 대답했다.
그리고는 곧, 흥미로운 눈길로 회색모찌와 늑돌이를 바라보았다.
스카레 " 그나저나 저들… 아무래도… 아니, 추측은 함부로 하지 않도록 할까. "
그러나 스카레는 곧 다시 시선을 돌리고서 하야테를 바라보며 마저 말을 이었다.
스카레 " 어찌되었던 손님은 언제나 환영한다네. 꽤 오랫동안 혼자 지내고 있으니 말일세. "
하야테는 넓디 넓지만, 그래서 인간의 눈으로는 이곳이 거인이 혼자사는 집이 맞는지 헷갈리는 스카레의 집내부를 휘둘러보며 말했다.
스카레 " 뭐, 대부분은 그래봐야 소규모지만. 아무래도 우리들은 그래도 될 정도로 충분히 강인하니까. "
그 말대로랄지, 늙어보이는 모습에도 불구하고, 스카레라 이름을 밝힌 거인은 여전히 강인해보이는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스카레 " 물론, 그 때문에 일어난 비극도 없진 않지만… 사는 게 쉬이 바뀌진 않는 법이지. "
시키"와아... 아조씨 되게 크당. 보통은 저렇게 크면 생물학적으로 무게를 지탱하기 힘들텐데 이렇게 팔팔하신건 역시 마기 덕인가?"
미쿠"후냣! 실례되는 말 하지 말라냥!"
실례가 될 수 있을만한 시키의 말에도 스카레는 오히려 호탕하게 웃어넘기며 대답했다.
스카레 " 물론. 이 신체는 충만한 마나와 마기를 저장하는 저장소의 역할에 가까우니까 말일세. 이 몸을 움직이는 건 실질적으로는 자네가 말한 마기이지. "
아스카 "우리에게는 북유럽 신화로 전해지는, 신들의 시대를 살았던 세계 중 하나.. 라는 거겠지."
사치코 "조사하려 했던 세계.. 이렇게 사정 좋게 이어지는 일도 있나요..?"
아스카 "확률은 신뢰할 수 없지만, 0이 아닌 이상 무엇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의미로는 신뢰할 수 있는 법이지. 혹은, 운명의 충동질..일지도 모를 일이고."
나기 또한 호기심을 숨기지 않고 스카레를 향해 눈을 반짝였다.
나기"그럼 나기들을 안내해주신 이 자리의 까마커씨는 스-박사님의 친구인가요? 아니면 동료?"
자신들을 안내해준 기묘한 존재의 깃털 끝을 스스럼 없이 톡톡 건드리며, 나기는 스카레에게 질문한다.
나기가 건드린 안내자가 가만히 스카레를 올려다보는 동안, 스카레는 그런 안내자를 슬쩍 쳐다보곤 대답했다.
스카레 " 요툰 중에는 나 같이 마기 생명체를 빚어낼 수 있는 자들도 있으니까. 나는 좀 더 실험 정신이 강한 편이지만 말이야. "
스카레 " 지금도 이 애의 도움을 받고 있지. 너희들의 목소리는 작으니, 이 아이가 듣고서 내게 전달해주고 있거든. "
안내자를 토닥토닥 만지던 나기는 곧 왠지 이녀석을 부르기가 어렵다는 걸 떠올렸다.
나기"이 아이에겐 이름이 있나요, 스-박사님."
스카레 " 물론 특별한 실험 개체 같은 경우라면 실험명이라도 있겠지만, 이 녀석은 그런 것은 아니니 말일세. 뭣하다면 직접 지어보겠는가? "
나기는 말로 약간 사양하면서, 안내자의 깃털이나 옷등을 조물거리며 생각하는 듯 '음~.'하는 신음을 한참 내뱉는다.
디미트리P"나기 녀석이 이름이라...당신 마음에 안들만한게 8할 정도로 나올텐데."
스카레"어째서 그런가?"
디미트리P"그도 그럴게..."
그리고 나기의 뇌리를 번쩍 스쳐지나가는 한 이름이 있었으니.
나기"검은색과 푹신푹신한 깃털...음, 자네에게 까망베르베르라는 이름을 선사하죠."
하야테"아니, 그 이름 어디에 푹신푹신의 요소가 들어간거야?!"
나기"베르베르는 뭔가 푹신하지 않나요?"
하야테"전혀 모르겠어, 나-의 감성..."
디미트리P는 궤멸적이라 해야할지, 엉뚱하다해야할지 도당체가 모를 나기의 네이밍 센스에 피식 웃더니 스카레를 향해 눈짓했다.
디미트리P"봤지?"
즐거운듯 벌써부터 날아올라 스카레의 면전에서 빙글 돌며 자신에 대해 소개했다.
란코"여는 칠흑의 날개, 마왕 칸자키 란코! 요툰헤임의 요툰 스카라여 그대에게 어둠의 축복을 내리도록 하겠노라!"
그런 돌발행동에 살짝 당황한듯한 히데루p는 손사레를 치며 란코의 말을 해석했다.
히데루p"아, 아아... 만나서 정말정말 반갑다는 인사 같은 것이니 가볍게 넘기시면 됩니다."
스카레는 그런 란코를 흥미롭게 가만 보다가, 이어진 히데루P의 설명에 웃으며 답했다.
유이 "저기있지! 스카레씨는 뭘 좋아해? 최근에 있었던 기억에 남는 일 같은건? 말하게 된 김에 알려주라~!"
사치코 "여기서 냅다 스몰 토크!?"
여러 질문에 답하며 이야기를 이어나가던 스카레는 어느새 처음 보았을 때와 같이 흥미로운 눈빛을 빛내며 처음으로 자신의 질문을 던졌다.
디미트리P"아니, 니나. 그런 의미가 아냐..."
아나스타샤"아냐들의 세계, 그러니까 미드가르드에 나무뿌리가 나왔었습니다. 그리고...이 세계랑 이어지는 입구가 생겨났죠."
디미트리P"이것저것 신경 쓰여서 조사하러 왔더니 왠 살아움직이는 시체더미가 습격하고, 그걸 해치우니 댁의 부하가 우릴 여기로 데리고 온거다."
시키"마자마장~ 근데 그 시체처럼 생긴 나무 같은건 뭐였어? 마기를 막 내뿜던데."
그런 시키의 설명에 스카레는 살짝 갸웃하더니, 이윽고 까마귀처럼 생긴 기묘한 하수인을 바라보더니 곧 이해했다는 듯이 말을 잇는다.
스카레 " 가끔 있다네. 흐르는 마기가 엉키면서 주변에 있는 것들을 휘감으며 하등한 마기 생명체로 태어나는 것이지.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니네만, 내가 새 연구에 몰두할 때면 정원의 관리가 소홀해져서 종종 생기곤 하지. "
그렇게 대답한 스카레는, 이윽고 무언가를 걱정하듯 염려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스카레 " 그나저나 그 입구가 이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면, 아무래도 내 관리소홀의 문제일 수도 있겠군. 차원 연결이야 우연이라지만… 별 일은 없었는가? "
그런 히데루P의 대답에 스카레는 침음을 흘리며 잠시 생각했다.
스카레 " 아마 직접적으로 눈에 띄는 건 아니라 눈치 못 챘을 수도 있겠지만, 혹여라도 닿은 이들이 있다면 마기 중독만이 아니라, 생명력 그 자체를 빼앗겼을 가능성이 높네. 휴식을 취하면 회복되긴 할걸세. "
스카레 " 본래 충분히 마기를 받은 나무는 그렇게까지 양분을 탐하거나 하지 않지만, 요즘 정원 관리에 소홀해져서 말일세. 내 정원에 오는 손님은 아무도 없으니까 더더욱 게을렀군. 요즘 정원에 나가 마기를 주는 걸 게을리 했더니, 굶주려서 그렇게 된 거겠지. "
그렇게 상황을 설명하며 한숨을 쉬고는, 그 거대한 몸을 바로세우며 346을 마주보았다.
스카레 " 아무래도 무언가 보상이라도 해줘야겠군. 바라는 거나 필요한 거라도 있나? "
디미트리P는 히데루P쪽을 돌아보며 물었다.
디미트리P"아직 피해자들은 회복 중이고, 그 과정에 무슨 장애가 있는지 우린 모르고 있으니. 치료 중에 이상이 있다면 도움을 구하고, 앞으론 이런 일이 없게끔만 해달라하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히데루p"그쪽의 말 대로죠. 세계선 협정을 맺은 세계도 아니니 법적 구속력도 없고 때문에 피해자들은 날벼락 맞은 기분이겠지만.... 사과와 재발 방지를 직접 제안해올 정도로 이야기가 잘 풀려가는 듯 하니..... 하지만 음..."
그러고는, 히데루p는 디미트리p에게 그 까마귀 사역마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히데루p"세계선 연맹 중에 이곳과 관계가 복잡한 곳이 하나 있거든요. 내부적으로 정리가 되기 전까진 최대한 이 밀회가 공개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지라.... 재발 방지 대책과 차원문의 폐쇄 이상으로 뭔가를 부탁하기도 껄끄러운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역시 우리측의 피해를 생각하면 가볍지 않은 빚, 혹은 우호 관계를 다져두고 싶은 것도 또 고민이군요."
디미트리P는 활발한 다른 아이돌들이 스카레와 얘기할 사이, 자연스럽게 히데루P와 적당한 거리를 둔 채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디미트리P"세계선을 침범하는 식물이나, 마기로 생명체 비슷한 걸 만든 걸로 봐선 우린 여기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아. 보아하니 나같은 문외한의 눈에도 이건 제법 마법 같군. 그러니 칸자키 같은 애들은 마법에 관심이 많을테니 그 지식을 좀 나눠달라고 하고, 재발방지로 차원문을 폐쇄해달라고 하면 오늘 같은 일을 벌어지지 않게하는 동시에 소규모로 교류가 이뤄지니 발각가능성도 낮을 거 같다만. 마법이란게 하루아침에 전수되지도 않을테니 장기적인 관계도 바라볼 수 있을거고."
곧 디미트리P는 아이돌들을 보면서 조금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디미트리P"애들하고 저 아저씨를 이용해 먹는 거 같아 마음은 좀 불편하지만. 내 의견은 그렇다."
히데루p"뭐... 언제 어떻게 필요하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으니까 말이죠... 무엇보다 우리의 주적인 벌의 마녀들이 마기에 죽고 사는 자들이니, 이건 어쩌면 다시 오기 힘든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아나스타샤"요툰헤임...이곳은 어떤 곳인가요? 아냐들에게 이야기를 해줄 수 있나요?"
그런 아나스타샤의 배려를 눈치채고서는 스카레는 기꺼이 미소지으며 아나스타샤를 바라보았다.
스카레 " 처음 소개했던 말을 반복하자면, 이 곳은 요툰헤임. 신들과 신살자들의 고향이라네. "
스카레 " 이 곳은 나와 같은 '요툰'들의 고향이지. 요툰 중에는 나와 같은 거인도 많지만, 거인만 있는 것은 아니라네. "
스카레 " 그 중에는 신이 된 존재들도 있고, 라그나로크에 그런 신들을 죽이리라 예언된 신살자들 또한 요툰이 많기에, 기꺼이 신들과 신살자들의 고향이라 묘사한 것이지. "
그런 말을 하는 스카레 자신은 그런 것에 특별한 다른 감정보다는 흥미를 품은 듯이 재미있다는 듯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스카레 " 그런 이야기는 뒤로 하고, 요툰의 이야기로 돌아가면 크기가 작은 요툰들도 있다네. 다만 그들이라 해도 하나같이 강대한 힘을 품고 있지. "
스카레 " 나는 그 중 거인. 마나를 들이쉬고 마기를 내쉬는 존재. 그리고 마기를 뭉치고 거대한 혼의 일부를 뜯어내 숨결로 불어넣어 생명을 창조할 수도 있지. "
그렇게 말하며 스카레는 그 인도자… 까망베르베르라는 이름이 붙은 그것을 향해 눈짓하고, 그 또한 새까만 네 날개를 펼쳤다 인사하듯 허리를 숙이며 자신이 그러한 존재라는 것을 긍정하듯 몸짓했다.
스카레 " 그리고 거인이 아니라도, 나와 같은 요툰들은 혼자 살거나, 기껏해야 가족 단위로 사는 경우가 많지. 물론 그렇다고 해도 교류가 없는 것은 아니네만. "
스카레 " 우선은 나와 내 동족들에 대한 설명은 이쯤으로 할까. 더 궁금한 게 있나? "
그런 시키의 말을 듣고서 떠올린 란코가 시키에게 눈치를 줬다. 아무래도 선이 니플헤임을 파괴했던 당시를 떠올렸기 때문일까. 벌의 마녀들의 레할른처럼 집요하게 숨겨진 세계선이 아닌 이상에야, 폭주하는 기계정령에게 분명 이런 마기로 충만한 세계는 필시 눈에 띄는 먹잇감이 되었을터.
란코"으, 으흠......그 얘기는...."
시키"거인아조씨~ 혹시 기계정령 같은거 쳐들어온적 없어~?"
란코"꺄아악! 시키쨩!!?"
그런 시키의 말에, 스카레는 놀라울 정도의 발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태연히 해낸다.
오히려 그에 덧붙여, 큰 소리로 웃으며 그 눈빛은 흥미롭다는 듯 빛나기까지 시작했다.
스카레 " 크하하, 내쫓는 건 쉬워도 잡는 건 또 별개의 문제라 아쉽게도 아직까진 자세한 연구를 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한 번쯤 연구해보고 싶은 녀석들이지! "
스카레 " 이 요툰헤임도 별 생물이 다 살고 있다지만, 그 녀석들 또한 꽤나 특이한 녀석들이니. 역시 연구해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네만. "
그렇게 즐거운 듯이 웃으며 말하는 것을 마치고 나서는, 그 흥미와 호기심에 빛나는 거대한 눈을 이번에는 시키를 향해 돌렸다.
스카레 " 그나저나 그런 이야기를 꺼내다니, 자네들도 그것들에 대해 뭔가 알고 있나보지? 혹시 괜찮다면 공유해주지 않겠나. 내가 해줘야하는 보상과는 별개로, 내가 주거나 가르쳐줄 수 있는 건 더 줄테니 말일세. "
히데루p"잠까안 스톱!"
두 사람의 대화에 기겁하고 있던 히데루p가 도중에 끼어들어 시키의 입을 틀어막았다.
히데루p"하하하... 그렇게 성급하게 일을 진행시킬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시키"읍읍-"
히데루p"물론 스카레씨에게 숨기고자 하는게 있는 건 아니고... 이런 정보 교환에는 순서와 절차가 있는 법이니까 말이죠. 흠흠."
아카네p"뭐... 한번에 다 말하는 것 보단 하나씩 하나씩 서로 아는걸 교환하는게 서로 공평할 테니 말이지. 안 그래?"
그런 히데루P의 말에 아쉽다는 듯이 말하면서도 스카레는 이해한다는 듯 웃어보였다.
스카레 " 내가 알고 있는 거라면 되도록 알려주도록 하지. 뭐, 정세 같은 건 잘 모르지만 말일세. 대신 진행하는 연구는 많으니까. 껄껄 "
시키"푸하아~ 후후 식겁한 프로듀서도 재밌엉~"
히데루p"너 때문에 진짜... 하아..."
그렇게 축 늘어졌던 히데루p는 곧 다시 스카레를 올려다보며 대답했다.
히데루p"우선 시키가 말한대로... 그것들의 이름은 '기계정령'이라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마기를 마나로 정ㅎ... 변환시키는, 요툰과는 정 반대의 성질을 가지고 있죠."
히데루p"물론 그 진위와 경위에 대해서는 여전히 저희도 수수깨끼입니다만... 예전엔 이곳 요툰헤임처럼 습격을 받기도 하고.. 그러다 어쩌다 도움을 받기도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렇게, 히데루p는 계약자에 관한 것은 일단 빼놓고 스카레의 대답을 떠보았다.
히데루P의 빠른 단어 전환에도 불구하고, 원래 하려던 말을 알아들은 스카레는 상관없다는 듯이 웃으며 대답했다.
스카레 " 그것들이 마기를 마나로 변환시키려드는 건 그런 이유겠지. 마나로 사는 녀석일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수상쩍은 면도 없잖아 있지. 뭐, 별 거 아니니 그렇게 경계하는 것도 아니다만. "
스카레 " 뭐, 우리와 같은 '마기 생명체'
들은 아스가르드랑 사이가 안 좋은 녀석들이 많기도 하니 그 쪽도 의심은 하고 있네만, 탐구자로서 편견과 추측만으로 행동해선 안될 일이니 말일세. "
스카레 " 사실, 솔직히 나는 그런 괜한 싸움이니 다툼이니엔 별 관심도 없고 말이야. "
실제로 먼 일을 이야기하듯, 스카레는 개의치 않는 듯이 가볍게 그런 말들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스카레 " 그래도 뭐, 다른 내 동족들에겐 조심하는 게 좋을지도 모르지. 나는 꽤 괴짜인 편이니까 말이야. 하하. "
스카레 " 물론, 내 동족들을 만나기엔 그들의 집까지는 자네들의 걸음으로는 꽤 걸릴테니 우연히 마주칠 일은 거의 없을 걸세. 그러니 걱정은 안해도 된다네. "
아나스타샤"앗, 니나?! 어느새...."
토끼후드를 뒤집어 쓴 채 스카레의 의자, 책상, 그 위에 쌓인 책더미를 순서대로 밟아 도약하여 누구보다 그에게 가까이 다가간 니나는 경계심은 커녕 반짝거리는 눈으로 스카레를 쳐다보았다.
어느새 대화에 빠져서인지, 다시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로 돌아온 스카레가, 책상 위에 선 조그마한 니나를 보고선 허리를 바로 펴며 니나를 마주하고서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스카레 " 뭐, 일단 내 동족들과 그다지 잘 어울리질 못했으니 말이야. 다들 조그맣게 모여산다곤 해도, 교류는 이뤄지는 편인데, 나는 그런 것조차 꽤 드물거든. "
스카레 " 하하하, 어쩌면 잊혔을지도 모르지. 나나 다른 내 동족이나, 구태여 이야기를 나누려 하는 경우는 없으니까. "
스카레 " 그렇지만 핵심적인 건, 내가 연구와 조사를 좋아하기 때문이겠지. 나부터가 대화를 할 생각을 안하는데다, 연구하느랍시고 한참을 방치된 정원은 불쾌해서라도 들어오고 싶지 않을테지. "
스카레 " 그래서 관리자를 나름 만들긴 한 거네만, 아무래도 한참 모자랐나 보군. "
그런 말로 마무리지으며, 흥미로 차있던 그 표정에는 다시금 미안한 마음이 깃들며 멋쩍게 웃어냈다.
퍼뜩 놀란 니나는 미간을 찡그리며 뭘 알려줄지 제법 진지하게 생각하다가 곧 양손을 맞부딪혔다.
니나"아! 토끼씨!"
단탈리안"네네, 이럴 줄 알았지..."
딱봐도 썩 탐탁치 않은 표정을 지으며 니나의 정수리 위에서 등장한 검은 토끼, 단탈리안은 한숨을 푹 쉬고 니나는 그 단탈리안을 집어서 스카레에게 보여줬다.
니나"니나를 도와주는 토끼씨입니다! 말도 하고, 책도 읽고 존나게 굉장한거예요! 아, 당근은 싫어하고 빵을 좋아하는 겁니다."
그런 순진무구한 니나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스카레는 단탈리안이 범상치 않음을 이미 눈치챈 듯, 호기심 많은 눈빛으로 자기 기준에서도 너무나 작은 그 토끼를 파헤치듯 자세히 바라보고 있었다.
스카레 " 흠흠, 그럼 그 '토끼 씨'에 대해 더 아는 건 있는지 물어봐도 되겠나? "
디미트리P"주변 책이 대강 성인 키 3배정도 되니...저 아저씨 키를 대략 54미터라고 치면 19m에서 24m가 평균보폭이 되고, 그럼 저 아저씨에게 5분거리가 대략 57km가 되겠군. 마라톤을 이미 훌쩍 넘었구만."
나기"오오, 그럼 운동도 되고 다른 거인씨들도 보고 일석에 가재잡고 도랑치고네요."
디미트리P"속담하고 사자성어 섞은 거 그렇다쳐도, 그런 건 운동이 아니라 행군이라 부르는 거다, 나기."
니나"토끼씨는 자기를 악마라고 한겁니다! 지옥에서 왔다고 말해준거예요!"
단탈리안"네네, 역시 니나 너는 그렇게 말하겠지. 하여튼 이 자그마한 말괄량이..."
그럼 단탈리안은 니나의 손 안에서 슉 사라지더니 그녀의 정수리 위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니나"에, 토끼씨?"
단탈리안"자기소개는 내 입으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타입이라 말이지, 니나. 실례할게."
그리고 단탈리안은 니나의 머리 위에서 두발로 일어서 스카레를 향해 정중히 인사했다.
단탈리안"반갑습니다. 신살자와 거인들의 고향인 요툰헤임의 주민이며 거인들 중 하나인 스카레여, 저의 계약자에게 들었듯이 저는 선과 관대를 관장하는 서로 다름의 공작. 레메게톤에 기록된 일흔 둘의 악마 중 인간들이 일흔 한번째로 기록한 지옥의 대공작, 단탈리안입니다."
그런 단탈리안의 자기소개에 스카레는 흥미로운 눈빛을 숨기지도 않고서 니나 머리 위의 검은 토끼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스카레 " 항상 떠도는 이야기와 전설들은 사실을 일부 반영할지언정, 다 믿을 건 못되지. 그런 점에서 악마이자 대공작이라 자칭하는 자네에 대해 다 자세히 듣고 싶지만, 아무래도 무료는 아닐 듯 싶군. "
스카레 " 하지만 그 소개만으로도 그대에게 거래로 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얼마든 줘서라도 더 듣고 싶을 정도로 흥미로웠다네. 더 듣고 싶긴 하다만, 허락해주겠나? 줄 수 있는 거라면 어느정도는 줄 수 있는데. "
진심인 듯이 흥미로 가득찬 눈을 빛내며 말하던 스카레는, 이윽고 크게 웃으며 다시 고개를 들었다.
스카레 " 크하하!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다 들으려면 시간도 부족할 뿐더러, 이러다간 내 집의 물건이 모두 동나겠군! 더 듣고 싶은 건 진심이지만 말이야. "
니나의 머리 위에 배를 깔고 드러누워 매달린 모양새를 한 단탈리안은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단탈리안"나의 계약자씨는 심성이 고결하기에, 당신이 대가를 주려고 하면 전 하루종일 품에 안긴 채로 계약자의 설교를 들을 거 같거든요. 그러니 초면이고 하니까 서로 가볍게 얘기만 나눠보죠."
그런 단탈리안의 대답에 만족스러운 듯 웃은 스카레는 단탈리안과 이런저런 가벼운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