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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 생존본능 TRPG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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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09, 2021 23:16에 작성됨.
주제 : [주사위] 생존본능 TRPG
(글 진행은 반드시 댓글로 시작해주시기 바랍니다.)
생존본능 TRPG 플레이 로그 (Google Drive)
※ 페이지 우상단의 를 클릭하시면 리스트 보기가 가능합니다.
참여자분들은 반드시 룰을 읽어주세요. → https://sites.google.com/site/idolmastervalkyria/lul/yeonpyo
룰이 늘어난 덕분에 여러가지 전개가 가능해졌지만, 처음 출발했던 때보다 룰의 종류가 많아진 편입니다. 물론 스레로서는 굉장히 복잡해진 편이지만 TRPG 룰로서는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기에, 룰과 약간의 플레이 로그를 차근차근 읽어보시면 금방 감을 잡으실 수 있습니다.
※ 거의 붉은 글씨 위주로만 읽더라도 플레이에 큰 지장이 생기지 않습니다.
<공지>
16/11/21 생존본능 TRPG 위키를 개설했습니다.
https://sites.google.com/site/idolmastervalkyria/위키 사이트 개장했습니다. 비밀글로 E메일을 적어주시면 그 메일 편으로 위키 수정 권한을 드리니, 제시된 문서 양식에 따라 설정을 넣어주세요. (아직 적어야 할 게 산더미 같긴 하지만 ㅇ<-<) 문서양식 등은 히데루p와 이치노세시키의 프로필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16/12/10 생존본능 TRPG 의 관리자 권한을 더헤드(@chs2***)님과 포틴P (@howo***)님에게 넘깁니다.
12월 12일 예정된 현 관리자 히데루(@cosmo****)의 공군입대로. 오늘부로 더헤드(@chs2***)님과 포틴P (@howo***)님에게 모든 운영권한을 공동운영의 형태로 넘겨드립니다. 공동 운영을 선택한 이유는 두 분 다 입대 직전의 저처럼 TRPG에 많은 시간을 할애 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며, 통상적으로 두 분이 가장 많은 수의 아이돌들로 RP를 진행해왔던 점이 큽니다.
그리고 공동운영으로 관리자가 둘이 되었다고는 하나, 이제 일반 유저분들도 연표, 사건일지, 케릭터 등의 정보를 함께 수정 해주시길 바랍니다.
18/1/12 현재 생존본능 TRPG는 신규 참여자를 모집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향후 상황에 따라 모집할 의향은 있기 때문에, 참여자가 고정된 것은 아닙니다.
19/10/17 최근의 세션에서 사용했던 Roll20 플레이 페이지를, Roll20 기능의 연습을 겸해서 채팅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장소로도 개방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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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 합선 사건」
절대로 연결 될 리 없었던 수 많은 평행우주들이, 마치 스파크를 튀기며 폭발한 전선들처럼 얽혀버린 원인은, 세계의 어떤 저명한 과학자도 밝혀낼 수 없었다.
물론 그 원인을 밝혀낼 충분한 사전지식도 가지지 못하던 인류였지만, 그들은 당장에 온갖 평행세계로부터 쳐들어오는 외계종족, 다른차원의 괴물들 따위로부터 생존하기에도 벅찼다.
결국 전세는 불리해지고 인류의 멸망이 코앞까지 봉착할 그 때였다.
「아이돌」
본래는 춤과 노래 등을 통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어, 돈을 벌며 살아가는 주로 저연령층의 예술인들을 지칭했던 그녀들.
그녀들은 그 「세계선 합선 사건」을 계기로, 초능력, 마법 등의 「능력」지니게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들의 활약으로 지구상에서 모든 이계의 존재들을 몰아내게 되었다.
「프로듀서」
하지만 대체로 어린 아이들로 구성된 그녀들이 냉혹하고 잔혹한 전장에서, 그 의지를 잃어버리지 않고 효율적으로 싸울 수 있었던 것은, 그녀들을 뒷받쳐주고 통솔해준 「프로듀서」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활약으로 인류는 어떻게든 생존 할 수 있었고, 외계의 기술들과 새로이 발견된 마법 등을 이용해 비약적인 문명의 발전을 이룩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새로운 투쟁의 서막.
그들의 세계에 다녀온 한 프로듀서의 설명에 의하면, 스스로를「기계정령」이라고 칭한 그들은 강렬한 투지와 「생존본능」을 가진 인간 전사를 찾고 있다고 했다.
먼스(탐욕) 투스(교만) 웬즈(폭식) 덜즈(질투) 프라이(나태) 세럴(색욕) 선(분노).
그리고 아직 깨어나지 못한 플루토(광기).
그 명분도, 목적도 알 수 없었지만, 단 한 가지의 사실 만큼은 분명했다.
아이돌과 프로듀서들은, 자신들의 세계를 지키고, 또한 살아남기 위해 다시 한번 전화(戰火)의 열기에 삼켜지려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 기계정령은 더헤드(@chs2***)씨의 오리지널 설정을 차용, 변형시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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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보르”슬슬 시간이네요. 1만년 만에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는 무척 즐거운 시간이었지만, 저와 이 아이의 마기도 슬슬 한계인 것 같네요.”
헤르보르가 자신의 몸─첼시아─을 내려다보며 미안함과 아쉬운이 복잡하게 뒤섞인 표정을 지었다.
헤르보르”제가 마지막으로 본 예언도 이곳에서 당신들을 만나,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예지를 하고…… 그렇게 사라지는 것이었어요. 그것이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는 저도 모르지만.”
그러자, 마음속 한켠에서 솟아오르는 죄책감에 동공이 축소된 아카네p가 식은땀을 흘리며 소리쳤다.
아카네p”…...당신은 그런걸로 괜찮았던 거야? 어째서 그런 의미도 알 수 없는 일을 위해 1만년이란 세월을…… 하나뿐인 목숨을…….”
헤르보르”아카네….. 후훗.”
그러자 헤르보르가 푸근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그녀를 안심시키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헤르보르”아카네는 생각해본적 있나요? 어째서 이곳이 ‘필연의 천문대’라고 불리웠는지를.”
아카네p”그건…… 예언이 반드시 적중하니까…...?”
나름의 생각으로 정답을 던져본 아카네p였지만, 헤르보르는 고개를 저으며 진지하게 그 답을 대답했다.
헤르보르”세상에 의미 없는 것은 없다. 모든 것은 ‘필연’으로 이어져 있을 뿐.”
그리고 헤르보르는 뒷짐을 진 채 별빛의 하늘을 올려다보며 설명을 이었다.
헤르보르”하지만 그것은 정해진 감옥과도 같은 운명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에요. 미시세계로부터 출발한 기적과도 같은 우연은 쌓이고 쌓여,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이 되듯 우리들의 미래는 예측하기 힘든 불확실성으로 가득하죠.”
아카네p”불확정성 원리?”
그러더니, 스쿨드를 향해 고개를 틀며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헤르보르”하지만 관측을 통해 ‘불확실’이 ‘확실’이 되어버린, ‘현재’에서 ‘과거’를 뒤돌아보면, 우리는 언제나 인과율, 즉 ‘필연’으로 가득한 세계를 맞이하게 되어요. 그것이 그리운 추억이 되었든 괴로운 후회가 되었든.”
스쿨드”......”
그런 헤르보르의 이론에, 스쿨드는 어째서인지 후회 가득 한 슬픈 얼굴을 하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헤르보르”그러니…… ‘현재’에서 ‘미래’를 보는 예언은, 그저 앞으로 일어날 일을 ‘후회’하지 않기 위한 ‘각오’를 돕는 과정일 뿐이에요. 그리고 그 각오를 가진 자만이 오직 ‘예언의 너머’를 볼 수가 있게 된답니다.”
아카네p”각오…… 예언의 너머……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그리고, 헤르보르는 부드러운 손길로 아카네p의 뺨과 머릿결을 어루만지며 위로했다.
헤르보르”걱정하지 말아요. 당신이라면, 언젠가 깨닫게 되는 날이 올 테니까…… 그렇게 믿고 있으니까…….”
노노 "예언의 너머라면… 예언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 것들…인가요?"
코우메 "나쁜 예라면… 마왕의 이야기겠네…"
노노 "좋은 쪽의 예는…… 만들어내겠어요. 모리쿠보 네가… 꼭."
미레이 "좋다굿! 해버리자고! 어떤 내용의 예언인지도 모르지만 말얏!"
람쥐P "그럼… 부탁하지."
하야테"엣, 하-는 이해 못했는데 나-는 이해한거야? 굉장해! 그래도...완전한 우연은 없다는 말은 잘 공감이 안되네."
아나스타샤"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이 모든 게 우연이라고, 순전히. 운 때문이라고 하면. 아냐는 좀 슬플 것 같아요."
모모카"네, 맞는 말씀이여요. 저희들은 같은 곳에서 만나 동료로서의 유대를 쌓고 언제나 역경을 마주해서 넘어서왔죠."
니나"그리고 그렇게 만난 아카네 언냐를 구하기 위해 니나들이 여기 쳐 온거예요! 니나들이 선택한 거, 맞잖아요?"
하야테"...그러게. 아이돌이 되고 친구도 잔뜩 만들었어. 이 모든 게 단순한 운일 수는 없는거겠지?"
포틴P "파고들면 여러 분야에 걸쳐 이야기가 길어집니다만.. 우리 모두, 낭만이 있는 쪽을 고를 자유는 있겠죠. ..설령 1만년 전에도 보였던 필연이라도, 저는 이곳의 모두가 모인 것에는 값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슈코 "히야, 말이 끊기지도 않네. 둘이 한 사람 해도 되겠어-"
아스카 "무,무슨.."
포틴P "푸웃!"
사치코 "그림으로 그린듯한 물 뿜기네요. 방송이었다면 분명 리플레이감.. 그보다 묘한 데 약하시군요, 프로듀서."
헤르보르”자, 말해주세요. 당신이 알고 싶은 미래……. 당신이 ‘각오’ 할 수 있도록, 알아야만 하는 그 미래에 대해서.”
그리고, 조금 머뭇거리던 아카네p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래를 바라보았다.
아카네p”나…… 사실 이대로 사라져도 좋을거라고 생각했었어.”
아카네p”내가 뛰어넘고자 했던 그 사람은, 사실 그 혼자만의 힘으로 그 자리를 차지한게 아니었다는걸 알게 되었으니까.
그러한 동생의 담백한 독백을, 그 오라비인 히데루p는 조용히 지켜들을 뿐이었다.
아카네p”그래서 완전히 헛짚었다고 생각했어. 당시의 나는 나밖에 보이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그렇게 생각했는데 어느새인가부터…...”
아카네p의 하얀 뺨을 흘러내리는 은빛의 물줄기. 그녀는 억지로 그 눈물을 소매로 닦아냈지만, 이내 멈출수 없어진 마음속의 응어리를 그대로 토해냈다.
아카네p”멋대로 생겨버렸다고…… 나에게도 의지 할 수 있는 친구가……. 그리고 포기했던 꿈이……. 살아가고 싶은 ‘내일’이……흐윽…..!”
그런 아카네p의 곁에서 노노는 가만히 그녀를 지켜보았다.
비로소 소중한 것을 알아채었을 때는 이미 늦어버린 그녀를.
그럼에도 노노의 바람을 위해… 직설적으로는 고집이나 다름 없는 그 마음을 받아들여준 그녀를.
하여 포기하지 않고 소중한 마음을 받아들이며, 더는 도망치지 않으며 맞서고자 나아온 그녀를.
그 모든 두려움에도 놓지 않아준 고마운 그녀를.
노노는 그저 조용히, 많은 감정을 품은 채 바라보았다.
디미트리P는 울고있는 아카네P에게 다가가 가지고 있던 손수건을 내밀었다.
디미트리P"사라져도 좋을리가 없지. 너가 뛰어넘고 싶은 사람이 어째서 강한지 알고 있다면 더더욱 말이야."
넘을 수 없는 벽을 마주했을 때 느끼는 그 절망감, 스스로에게서 가치를 눈 씻고 찾아볼 수 없어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느낌. 디미트리P도 그걸 모르는 바가 아니였다.
디미트리P"내가 아는 꼬맹이라면 말야, 뛰어넘을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인다면 바득바득 이기려고 든다고. 주변에서 재수 없다 해도, 싸가지 없다 말해도 개의치 않고 자기 길을 당당히 걸어가는 긍지가 너에게 있으니까."
그녀에게는 살기위해 이것저것 버려온 자신에게 없는 프라이드가, 자긍심이, 긍지가 있었다. 처음에는 없는 걸 가진 아카네P가 부러워서, 시샘이 나서 퉁명스레 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알 수 있었다. 아카네P는, 자기가 인정하고 부러워한 그 꼬맹이의 긍지의 높이를.
디미트리P"그러니 그만 울어. 아직 할 게 남았잖냐."
사치코 "정말로 말이죠. 너무 늦다고 불평하고 싶지만.. 말할 수 있었으니까 괜찮아요. 적어도.. 아무것도 듣지 못하고 헤어지는 일은.."
사나에 "..너무 어두워지지 마, 꼬마들. 뭐라도 해보려고 온 거잖아. 들어 보자고."
헤르보르의 손길과 함께, 그녀 주변으로 퍼지는 마기의 흐름이 세찬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헤르보르”하지만, 언제나 명심하세요. 제가 보여드리는 미래란 그저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한 ‘각오’.”
그리고, 헤르보르가 손을 올리니 천문계로 비추어지던 밤하늘의 별자리가 비디오 테이프를 고속으로 되감듯, 점점 빠른 속도로 역행하기 시작했다.
헤르보르”이 예언의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는 저도 알지 못해요. 그것은 오직, 각오를 가진 당신만이 알아낼 수 있는 것. 오직 다가올 예언의 순간에 그 ‘각오’를 잃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그 ‘예언의 저편’으로 다다를 수 있을거에요.”
그리고, 헤르보르는 아카네p에게 오른손을 건네며 단호하게 말했다.
헤르보르”자, 내 손을 잡아요. 아카네.”
하지만 그렇게 내밀어온 손을 아카네p는 그 손을 잡으려다 말고, 머뭇거리며 불안한듯 내려다보았다.
그런 아카네p의 곁으로 다가온 것은 그녀를 바라보고 있던 노노였다.
노노는 그렇게 살며시 다가와서는 그녀의 손을 붙들어주었다.
노노 "… 모리쿠보도, 함께할테니까요. 각오도… 나아가는 것도…"
노노 "원래의 모리쿠보에겐… 과한 거예요. 무거운 거고… 하지만…"
노노 "그래도, 절대로 포기하고 싶지 않은 걸요… 그러니까, 함께 나아갈 거예요."
노노 "모리쿠보는 바라지 않는 것은 절대로 하지 않아요. 일어나게 두지도 않을 거예요. 모리쿠보가 바라는… 해피엔딩을 위해서."
노노 "거기에 아카네P 씨는 반드시 그려넣을 거니까요. 절대로, 절대로… 놓치지 않겠어요."
항상 피하는 게 일상이었고, 눈을 마주하지 못하던 노노였으나,
그러나 이 순간 만큼은 아카네p의 손을 굳게 잡으며, 그녀의 눈을 선명한 눈동자로 마주보았다.
그 안에 담긴 것은 분명히 두려움도, 떨림도 여전히 섞여있었지만,
그럼에도 바라는 소망과 도망치지 않는 의지 또한 함께 더해져 있었다.
아카네P"아얏! 뭐하는 거야, 당신!"
아카네P는 한손으로 노노의 손을 꼭 잡은채 뒤돌아 자기 등을 후려갈긴게 확실한 디미트리P를 향해 소리쳤다.
디미트리P"나? 당근 앞으로 나아가길 망설인 꼬맹이를 재촉한거지."
아카네P"누, 누가 망설였다고..."
디미트리P"아니, 너가 망설였잖냐."
디미트리P는 제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아 말을 이어갔다.
디미트리P"내가 말했지. 이때까지의 네 선택을 바꿀 기회는 너가 걸어온 길 위에 굴러다니고 있다고. 지금이 그 기회야, 망설여서 영영 날려버릴거냐?"
아카네P"하지만....내가 모든 미래를 감당할 수는 없어...절망적인 미래가 보인다면..."
디미트리P"그깟 두려움으로 앞으로 나아가길 포기했다는 개소리는, 네 입으로 안 나왔으면 한다."
아카네P"그깟...이라니!"
디미트리P"사람은 두려워도, 괴로워도 앞으로 나아가야 해. 살아야만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길이 너에게 열릴 일은 영영코 없으니까. 지금 문젯거리에서 눈을 돌려봤자 해결되는건 없어. 그 문젯거리는 널 다시 찾아올테니까."
앞으로 나아가야 하지만 미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멈춰버린 아카네P는 그 말에 아랫입술을 깨문 채 고개를 떨궜다.
디미트리P"넌 대단한 녀석이야, 아카네."
그랬다가 갑자기 질책이 아닌 말이 들려오니, 아카네P는 놀라서 고개를 치켜올렸다.
디미트리P"처음 만났을 때 이후로 그렇게 생각했어. 나하고 다르게 너의 긍지는 꺾이질 않았으니까. 나이니, 학력이니, 힘이니. 그런 걸 떠나서 자기 할 말을 다하고 스스로 일어서는 널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었어."
아카네P"....."
디미트리P"그러니까 부탁이다. 나에게도 기회를 줘. 너를 일으킬 수 있게, 너의 옆에서 걸어갈 수 있게. 내 죄의 무게니 뭐니, 그런 건 이제 모두 상관없어. 내가 너에게 독설을 해서 나쁜 놈이 되어도, 몰인정해져도 좋아. 내가 널 도울 수만 있다면 난 그걸로 만족하겠어."
함께 하겠다는 약속대로, 아카네P의 손을 꼬옥 잡은 채로 예언하는 별들을 바라보던 노노가 천장에 나타난 도시의 모습을 보고 물었다.
나기"도시는 고층빌딩 탓에 다 똑같이 보이니까요. 나기도 여기가 어딘지 잘 모르겠네요."
람쥐P "뭐, 우리가 사는 세계가 언제 이런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라 한다면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지만…"
히로미 "그건 그렇네… 그런데 저 여자애랑 고양이는…?"
모모카"머지 않은 미래에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날수도 있다니...그것보다 아카네 프로듀서 뿐인건가요?"
아나스타샤"да. 아카네와 누군가, 그리고 고양이 뿐이네요. 어째서 아카네가 혼자..?"
슈코 "꽤나 주제에서 벗어난 심란함이네-"
사치코 "적어도 이 미래에는 아카네 프로듀서가 아직 무사해요.. 먼 미래같지는 않지만.."
쇼코 "적들도 잘 안보이네… 으음… 알기 어려운 걸…"
람쥐P "적어도, 평범한 상황이 아니란 것만은 알겠군. 그 이상은… 어렵겠는 걸."
단탈리안"대강은. 하지만 가려진 태양과 어둠이 내리앉은 세상이라. 하르마게돈 같은걸."
니나"앗! 아카네 프로듀서가 다른 사람하고 고양이를 열라 급하게 구한 겁니다! 대체 무슨 일인걸까요...?"
그렇게 쓰러지는 아카네P의 모습을 보고는, 노노는 눈에 띄게 당황했다.
그럼에도 붙잡고 있는 손은 놓지 않은 채, 오히려 더 굳게 쥔 채로 아카네p를 살며시 바라보았다.
늬바"디마, 이건 현실이 아니야. 명심해라."
디미트리P"...알고 있어. 머리로는...알고 있지만..."
사치코 "예언이 최소한 보인 부분은 정확하다고 알게 된 이상 무시할 수도 없고요.."
마치 예전 모습처럼 불필요하게 날 선 시니컬함이 튀어나온 아스카, 어깨를 떨군 채 눈물까지 떨굴 듯한 사치코의 모습에 포틴P는 가방 안쪽의 손수건을 만지작거렸다. ..필요해질지도 모른다며.
아카네p”이게 내 미래인거야…….?”
헤르보르는 고개를 끄떡이지도 젓지도 않은채, 그저 조용히, 그녀의 눈을 감겨주었다. 그리고 기력이 소진한 아카네p는 긴장이 풀린 채 균형을 잃었다.
그렇게 쓰러지려는 아카네P를 노노가 재빠르게 붙잡는다.
그리고는 그런 아카네P를 바라보던 노노는, 아까의 당황과 혼란을 지운 채, 아니, 지우기보다는 그것을 의지와 소망으로 덮어쓴 채 아카네P를 바라보았다.
노노 "… 중요한 건 「예언의 너머」라고 하셨으니까요. 그러니까…"
노노 "아카네P 씨가 쓰러질 때가 오더라도, 모리쿠보가 반드시 일으켜드릴게요. 놓치지 않는 건데요…"
그리 말하며 노노는 기력이 소진한 아카네P를 조심히 품에 안은 채 살며시 앉아, 자신의 무릎 위에서 쉴 수 있도록 해주었다.
가혹한 운명에 맞서느라 지친 소녀를 위하여, 소망을 바라보는 소녀는 기꺼이 자신의 무릎을 빌려주었다.
그런 그녀들의 마음과 의지를 상징하듯 부드러우면서도 가로막히지 않는 바람이 어디선가 불어와서는 그 둘을 살며시 휘감아주었다.
그녀들이 나아갈 예언은 보여졌다.
그러나 보인 예언이 아닌, 보이지 않은 예언의 너머가, 그 너머에 숨겨져 있을 또 다른 길이, 해피-엔딩이 분명 그녀들의 필연일 거라.
소망의 소녀는 그것을 의심치 않은 채, 맞서는 소녀의 머리를 따스하게 쓰다듬었다.
첼시아의의 몸에서 눈처럼 새하얀 마기의 입자가 세어나오며, 소멸의 때를 잔혹하게 알려왔지만 그럼에도 헤르보르는 스스로의 최후를 덤덤하게 선언했다. 그리고, 그런 그녀가 기다렸다는듯, 일행들의 뒤를 주시하며 반가움과 그리움에 사무친 기쁜 얼굴로 외쳤다.
BGM : https://youtu.be/_UHsQDpMg_0
헤르보르”역시 와줬구나…… 샤에나!”
일행이 뒤를 돌아보자, 놀랍게도 그곳에는 이전에 보았던 라플라스의 악마, 샤에나의 무감정한 모습이 나타났다.
시키”라플라스의 악마…!”
이성을 짓누른 그 조급함에 샤에나에게 달려들려던 시키의 어깨를 히데루p가 잡았다. 그리고 그가 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시키의 마음을 진정시켰다.
헤르보르”1만년 만이네……”
곧바로 샤에나에게 달려든 헤르보르가 그녀를 껴안았다. 하지만 샤에나는 그저 감정없는 인형처럼 헤르보르의 품에 안긴 채, 그 공허한 눈으로 별빛으로 가득한 허공을 직시할 뿐이었다.
헤르보르”정말, 수줍음쟁이라니까. 이제 마지막인데……. 한 마디 정도는 해줘?”
풋풋한 미소로 샤에나의 얼굴을 바라보는 헤르보르. 그리고 헤르보르는 샤에나의 얼굴을 똑바로 응시하며,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샤에나”헤르보르…….”
그리고, 헤르보르는 그렇게 잠시간 샤에나의 얼굴을 쳐다보더니, 샤에나의 마지막 한 마디를 똑똑히 들었다.
샤에나”......안녕.”
그리고,
헤르보르는 기쁨에 찬 눈망울을 글썽이며,
마지막 유언을 남겼다.
헤르보르”응……. 안녕. 샤에나.”
헤르보르와 라플라스의 악마 - 샤에나와의 그 마지막 이별을, 노노는 조용히 바라보았다.
샤에나가 끝까지 헤르보르에게 남긴 말이라고는 겨우 한 마디였으나, 그럼에도 노노는 그 안에 담겨있는 샤에나의 진심이 희미하게나마 읽히는 듯 했다.
노노 "… 샤에나 씨에게 분명… 소중한 사람… 이었나보네요…"
미셸”시아!”
마기의 소진으로 휘청이는 첼시아의 몸을 미셸이 받아냈다. 그리고 라플라스의 악마는, 첼시아를 향해 허공에 손짓하며 무언가 푸른 입자를 날리더니, 이내 강력한 예언으로 소진되었던 첼시아의 마기가 돌아오며 그녀의 안색이 조금 풀렸다.
첼시아”샤에나…….”
그렇게 잠시간 헤르보르와 닮은 첼시아의 얼굴을 바라보던 샤에나는 곧 자세를 틀더니, 허공에 손을 뻗어 하얀 꽃을 만들었다. 그러더니 닐의 유해로 다가가 방금전 헤르보르가 놓았던 꽃에 나란히, 조화를 내려놓았다.
그런 그녀를 잠자코 바라보던 노노는, 샤에나가 겉으로는 거의 드러내지 않는, 그러나 이 약간만으로도 선명하게 느껴지는 그 감정을 갈무리하게끔 잠시 기다려주었다.
분명 그녀에게 물어볼 것은 있음에도, 그렇다 할지라도 그녀의 시간을, 마음을 소모시키고 싶지는 않았기에.
그것이 노노가 걷는 길이기에, 모두를 이해하고, 돕고, 함께 하기를, 나아가기를 원하는 그녀의 길이기에.
그녀는 잠시 샤에나를 바라본 채, 그 마음의 정리를 고요히 기다려주었다.
과거 크림힐트가 말그대로 도시를 두 조각냈을 당시, 그녀의 정면에서 나타나 적인지 아군인지 여전히 모를 라플라스의 악마. 디미트리P는 뒤를 돌아서 그녀의 모습을 보자마자 허리춤의 홀스터에서 스테츠킨 권총을 꺼내 총구를 겨눴지만, 그녀를 반갑게 껴안은 헤르보르의 모습에 당황해하며 총구를 내렸다.
샤에나”시간의 여신 스쿨드. 나를 구속하겠다면 그렇게 해. 처음부터 당신이 여기에 있는건 알고 있었으니까.”
갑작스러운 호명에, 이런 상황을 전혀 예상조차 하지 못한 스쿨드가 어쩔 줄 몰라하며 입을 다물었다.
스쿨드”.......”
그렇게 고민하던 스쿨드였지만, 곧 자신의 뺨을 때리며 각오를 다지고는,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드러내었다.
스쿨드”그런 짓을 하고싶지는 않아…… 하지만, 아카네의 영혼을 돌려 줄 수는 없는 거야?”
그러자, 샤에나는 그 무감정한 눈으로 펼쳐든 책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샤에나”당신은 모든 것을 아는 힘을 가졌으면서도, 도리어 그 힘의 잔혹함을 알기에 모든 것을 내려놓았어. 상냥하지만, 그렇기에 무력한 신이지.”
스쿨드”그건…… 그럴지도…...”
권위를 내새우며 역정을 내기보단, 자신감을 잃은 낙담한 표정으로 순순히 악마의 평가를 받아들이는 여신의 모습이었다.
노노 "네에에… 그리고 스쿨드 씨는 이미 여러 번이나 모리쿠보 네를 도와주셨으니까요."
미레이 "그리고 스쿨드도 그냥 받아들이지 말라굿! 우리가 있잖앗!"
샤에나”나는 존재하는 정보라면 무엇이든 알고 있어. 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혹은 관측되지 않는 정보가 있다면 내게 알 도리는 없어.”
스쿨드”그건 미미르의 샘의 지식에도 없는 방법이라고….. 이해하면 되는거야?”
그러자 샤에나는 고개를 끄떡이면서 설명을 이어나갔다.
샤에나”정보는 파괴되지 않아. 관측자나 혹은 기록이 사라지더라도 모든 초기조건을 알 수 있다면 정보를 재조합하여 발굴해내거나, 나아가서 초기조건 자체를 재조합하여 정보 자체를 복원하는 것이 나는 가능해. 그렇기 때문에 가령 오딘 조차도 나를 파괴 할 수 없지.”
그렇게 운을 띄우면서, 샤에나는 허공에 블랙홀의 모습과 같은 허상을 띄우며 말했다.
샤에나”하지만 정보는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전해지는 것에 의미가 있어. 또한 정보가 전해지는 속도 또한 언제나 빛의 속도를 넘을 수가 없지. 결국 정보가 가진 힘 또한 무한한 것은 아니야. 가령 블랙홀처럼, 탈출속도가 빛보다 빠르기에 정보를 빨아들이기만 할 뿐, 외부에선 영원히 특이점 속의 정보를 관측할 수 없게되어, ‘정보의 죽음’에 이르는 경우는 이 우주에 얼마든지 있어.”
그러더니 샤에나가 손짓하자, 그 블랙홀의 허상이 서서히 증발해가더며, 빛을 내뿜으며 소멸해가는 이질적인 모습이 연출되었다. 그리고, 스쿨드의 얼굴을 응시하며 그녀가 내린 결론을 제안했다.
샤에나”하지만…… 엔트로피라는 우주의 일방적 의지 마저 되돌릴 수 있는 당신이, 가진 원래의 힘을 사용해 미래를 관측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져. 당신은 내가 다가설 수 조차 없는 우주의 방대한 지식을 이용하고, 어쩌면 나와 그 아이의 영혼을 안전하게 분리하는 방법을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몰라. 그러니 방법을 알고싶다면 당신은 당신의 힘을 사용 할 수 밖에 없어.”
그러자 스쿨드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소리쳤다.
스쿨드”그, 그건 불가능해!”
물론 샤에나는 볼것도 없이 당연히 그럴 것이라는 듯한 태도로, 다시 책을 내려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샤에나”그렇다면, 여기서 내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하나야. 그 아이와 내 영혼을 떼어놓는 것은 불가능해.”
그리고, 참고 참아 터져나온 시키의 차가운 비난에 스쿨드가 고개를 떨어뜨리며 입술을 질근 깨물었다.
시키”지긋지긋하지 않아? 버젓히 쓸 수 있는 힘을 사용하지 않고 봉인하다니, 사람이 죽어나가도 그래야만 할 이유가 있는거야? 신이란건 원래 그렇게 무능하고 이기적인 것들이냐고.”
란코”시….. 시키! 말이 심해!”
란코의 외침에 다급히 히데루p가 그녀의 어깨를 당겨 말리자, 시키는 스쿨드의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보고서 흠칫 고개를 숙였다.
그런 시키의 발언에 노노도 당황하며 시키를 바라보았다가, 또 스쿨드를 바라보았다.
노노 "읏, 스쿨드 씨…"
그리고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 그녀의 모습에, 노노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분명히 아카네P를 위하여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찾고 싶음에도, 그런 스쿨드를, 그녀의 감정을 무시할 수 없었으니.
하여 그저, 노노는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어찌해야할지도, 무엇을 물어야 할지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른채…
그저 끔찍한 운명만이 남은 소녀를, 자신의 무릎 위에 누운 아카네p를 바라보며,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고개를 숙인 시키에게 아나스타샤는 라플라스 악마가 무참하게 내린 단언에 눈에 눈물을 그렁거리면서도 갈 곳 없는 분노를 품은, 지금은 후회 또한 머금은 그녀를 달래었다.
아나스타샤"아냐도 지금, 아카네를 구할 수 없다고 하니...아픕니다. 가슴이 너무나도 아파서 잘게 찢긴 것 같아요. 그래도 일단, 스쿨드의 말을 들어봐요. 아냐가 느끼는 이걸, 분명 스쿨드도 느낄거라 확신하니까."
샤에나”.......시여신의 예언은…… 반드시 이루어져버리고 마니까.”
이에 화들짝 놀란 스쿨드와 일행이 샤에나의 그 무감정한 얼굴을 쳐다보았다.
샤에나”나라면 세계의 비밀을 조금 이야기한들 오딘이 입막음을 하러 올 수는 없겠지.”
스쿨드”…….고마워…….”
샤에나”하지만 조금 뿐이야. 나는 관찰자, 세계에 간섭하지 않으니까……. 보통은.”
그렇게 말하며, 샤에나는 방금처럼 쉽사리 이해하기 어려운 설명을 차가운 목소리로 늘어놓기 시작했다.
샤에나”예언은 일반적으로 미래에 대한 단편적인 조각을 공개할 뿐이야. 그렇기 때문에 해석과 노력의 여지에 따라 언제나 회피의 여지를 가지고 전략적인 선택을 취할 수 있지. 하지만 시여신의 예언은 달라. 스쿨드는 그 존재 자체가 ‘미래’의 현인화. 그녀가 미래를 관측한다면, 앞으로 일어날 모든 ‘불확실’의 미래는, 관측과 함께 모든 것이 ‘확정’되고 말아버려. 그말인즉, 무슨일이 있어도 예언이 적중하게 된다는거야.”
람쥐P "… 예언의 너머니, 필연이니조차 무의미하게 강제해버리는 건가."
미레이 "… 나만 이해 못한 거야?"
람쥐P "이해하는 게 어려운 게 당연하겠지. 나도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모르고. 중요한 건… 스쿨드의 예언은 보는 순간 그것이 확정된다는 것. 그건… 스쿨드에겐 '과거'와 다를 바 없겠군. 아니, 의외로 이 표현이 정확할지도 모르겠네. 시간의 여신이니까."
그렇게 말하며 람쥐P는 가만히 스쿨드를 바라보았다.
어째서 그녀가 예언을 하기 싫어하는지, 두려워하는지… 샤에나의 짧은 한 마디로도 알 법했으니까.
첼시아”그런게 가능하다니…….”
이에 동요한 시키가, 샤에나의 모든 설명의 대부분을 이성으로 이해하면서도,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당혹감을 드러내었다.
시키”하지만 예언한 미래가 꼭 나쁜거라는 보장은 없잖아? 만약 좋은 예언이 나온다면 그걸로 괜찮은게 아닌거야?”
스쿨드”시키…… 네 말이 맞아.”
시키”응…...?”
그리고, 스쿨드는 무척 슬프고 죄책감 넘치는 얼굴로 땅을 내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스쿨드”신은 너희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전지전능하지도 않고 이기적인 존재들 뿐이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자연의 법칙만 지키면 된다고 생각하는 무책임한 존재들이고…….”
란코”스쿨드…….”
스쿨드”나는 소년을 말렸어. 하지만 소년은 내 말을 듣지 않았고, 결국 약초를 구하려고 뛰어나갔지……”
그런 스쿨드의 고백에, 시키는 할말을 잃은 채 고개를 떨어뜨렸다.
시키”........”
그렇게, 스쿨드는 조금 목메인 목소리로 돌로된 의자에 무릎을 끌어안으며 털썩 주저앉았다.
스쿨드”시여신의 예언으로 이미 확정되어버린 미래는 미시세계에서 조차 그 어떤 우연도 발생하지 않아. 그래서……. 이미 관측을 통해 미래가 확정되어버린 일에는 양자에 간섭하는 힘이 통하지 않게 돼니까…….”
란코”그래서…… 어떻게 되었어? 그 남매는.”
그리고 스쿨드는 란코의 말에 대답하지 못한 채 고개를 떨어뜨렸다.
첼시아”완전한 예언이란 결국 그런거야……. 그저 잔혹한 현실을 깨닫게 할 뿐이지…… 가령 그게 신일지라도……..”
히데루p”라그나….로크?”
그나마 납득할만 했던 작금의 사정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그 폭탄과도 같은 발언에, 히데루p를 필두로한 일행들이 놀란 눈으로 샤에나의 입을 쳐다보았다.
샤에나”스쿨드가 태어난 후 오딘은 그녀에게 발키리의 지위를 주고 라그나로크를 회피하기 위한 예언을 지시했다. 그 결과 일어난 것이 로키의 자손들에 대한 박해, 그리고 에인헤랴르를 모으기 위해 이간책으로 일으킨 무의미한 세계선간의 전쟁. 하지만 자손들에 대한 박해는 라그나로크가 일어날 불씨를 제공했을 뿐, 에인헤랴르 조차 멸망에 함께 맞서 싸울 이들 마저 아스가르드로부터 등을 돌리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스쿨드”.......”
입술을 질근 깨물고 아스가르드의, 스스로의 과오를 곱씹으며 흐느끼는 스쿨드였다.
람쥐P "… 그건 결단코 스쿨드의 탓이라곤 할 수 없겠지. 하지만…"
미레이 "…… 칫. 무력감이라면, 잘 이해하고 있다굿."
람쥐P "… 그래 그렇지. 이건 무력감에 더 가까운 거겠지. 어쩌면 미래를 관측하지 않아도 흘러갈 필연은 이미 짜여져 있다고도 할 수 있을테고. 애초에 관측하지 않은 정보는 없는 것이나 매한가지이고, 관측했을 때 고정되었다 한들, 관측하지 않았을 때 일어나지 않았으리라는 뜻은 아니니까."
노노 "… 필연… 예언의 너머…"
그런 스쿨드의 이야기와, 람쥐P의 말을 들은 노노는 잠시 들었던 말을 되새겼다.
필연과, 예언의 너머. 예언은 본질적으로 그것을 '각오'하는 것을 돕는 것이라 했던 헤르보르의 말.
그렇기에 노노는 고개를 들어 스쿨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노노 "그래도, 부탁드릴게요. 그 '예언'은 현재에서 과거를 보는 것처럼, 미래에서 현재를 보는 거라는 건 알겠어요. 그렇기에 변할 수 없다는 것도. 과거가 바뀔 수는 없는 것처럼요…"
노노 "하지만, 그것은 「필연」이니까요. 반드시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반드시 그 길을 걸을 수 없는 '필연'이니까. 미래를 보아도, 보지 않아도, 어쩌면 보지 않았을 때에조차 '보는 것'까지 포함하여 이끌어낸 '필연'일지도 모르니까…"
노노 "그러니까 마주보고 싶어요. '후회하지 않기 위한 각오'를 위해서. 그 각오를 가지고, 예언의 너머를… 필연을, 운명을, 그러한 것들을 모두 넘어서고 싶어요. 그것을 보아야만, 알아야만… 더욱 더 각오를 하기 쉬울테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노노는 잠깐 자신의 무릎 위에 누운 아카네p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바라보았다.
그 눈에는 그녀가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그럼에도 예언될 미래를 넘어서 보지 않았던 예언에 무언가 있으리란 '소망'이, 뚜렷하게 담겨 있었다.
두려움과 소망과, 각오와 망설임이 공존하는 그 눈동자가, 노노가 계약한 「나태」의 본질을 내포하는 듯 했다.
나태는 오로지 바라지 않는 것은 인정하지 않은 채, 바라는 것만을 이행하는 이기적인 것이나, 잠재되어 있는 본질은 그 어느 곳에서도 「소망」을 찾아내고야 마는 집요함. 그것을 놓지 않는 끈질김.
하여 그 본질을 모두 끌어내는 나태의 계약자가 그 눈을 들어 스쿨드를 바라보며 그 눈동자에 담긴 소망의 집요함으로 바라보며, 포기하지 않은 끈질김으로 입을 열었다.
노노 "그리고 그 각오를 해야만… 다가올 예언의 너머를 잡을 수 있으니까요. 스쿨드 씨가 예언한 것은 절망적인 장면일지도 몰라요. 그리고 그걸 피할 수도 없겠죠."
노노 "하지만 그래도 보고 싶어요. 그러한 단편적인 절망의 장막 너머에 있는, 그 곳에 숨겨져 있을 소망을 반드시 붙잡기 위해서라도."
노노 "부탁드릴게요. 아카네p 씨를 위해 예언해주세요. 약속드릴테니까요. 그 예언의 장면 너머에 감춰져있는 소망을 반드시 보여보겠다고."
노노 "그러니… 도와주세요. 어떻게든 반드시 그 역경의 너머에 있을 해피 엔딩을, 반드시 이뤄낼테니까. 피할 수 없는 예언의 너머를 반드시 소망으로 그려낼테니까…"
노노 "모리쿠보는, 아니, 저는… '후회하지 않기 위한 각오'를 하고 싶어요. 스쿨드 씨."
노노 "그것이 프라이 씨와 계약할 때 이미 마음을 다졌던 것이니까. 그 고집이… 저의 의지니까."
노노 "부탁드릴게요 스쿨드 씨."
그렇게 스쿨드를 잠잠히 바라보며 이야기를 마친 노노. 어느샌가 그녀의 눈동자에서는 소망과 함께 섞여있던 두려움조차 지워져 있었다.
그것이 노노의 「나태」의 죄에 삼켜지지 않는 「의지」
끝까지 소망을 고집하며, 절망에 굴복하지 않는 「각오」였다.
스쿨드의 무력감은 노노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일분일초 그녀의 마음을 옥죄고 있었다. 만약 자신이 태어나지도 않았다면, 오딘이, 아스가르드가 세계를 분쟁과 절망에 내몰지도 않았을 지도 모르는 일.
그녀는 언제나 그런 무거운 짐을 홀로 얹고 살아가고 있던 것이었다.
스쿨드"오딘의 명령은 아무래도 좋아. 하지만 내가 예언을 봉인한건 내 의지이기도 해....... 미안해 노노......."
그렇게 사과하며 스쿨드는 유적의 계단에 걸터 앉은 채 고개를 무릎에 파묻었다.
노노"조금이라도....... 조금이라도 볼 수는 없는건가요......."
스쿨드"내 예언은 헤르보르나 첼시아의 예언처럼 단순한 '점(点)' 을 보는게 아니야....... 그 예언으로 향하는 세계의 모든 물질과 힘 하나하나의 운행을 상세하게 결정해버리고 마는 능력이니까....... 무슨 일을 예지하더라도 결국은 시간의 끝인 라그나로크를 향하게 되어버려......."
멸망을 '예언'하여 '확정'지어버린 스쿨드의 사건. 그 멸망의 예언인 라그나로크에 대하여는 고려하지 못했던 노노가 그제서야 그 말을 듣고 더는 부탁하지 않는다.
세계의 멸망이 확정되는 것이, 그것이 앞당겨지는 것이, 그것이 자신의 행위로라면 얼마나 두려울지, 압도되는 것일지, 그것은 상상도 가지 못할 정도이지만, 상상할 수 있는 그 어떠한 공포보다도 두려우리란 것 만큼은 이해할 수 있었기에.
샤에나"......필연이란 과거의 결과론적 산물, 결국 미래에 필연이란 존재하지 않아. 언제나 위치와 운동량이 불확정된 양자로 가득한 공간은, 결코 완벽하게 예측 할 수 없어. 빅뱅의 특이점의 모든 초기조건을 알고 있는 미미르 조차, 그럼에도 우주의 영원한 미래를 예측 할 수는 없었지......."
히데루p"그것이 '라플라스의 악마'인가......."
과학자 피에르시몽 라플라스는 자신의 에세이에서 "우주에 있는 모든 원자의 정확한 위치와 운동량을 알고 있는 존재가 있다면, 이것은 뉴턴의 운동 법칙을 이용해 과거, 현재의 모든 현상을 설명해 주고, 미래까지 예언할 수 있다."고 서술한 적이 있었다.
그 후기의 사람들은 이러한 능력을 지닌 존재를 '라플라스의 악마' 라고 이름 지어 주었다. 쉽게 말해 '현재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그것을 통해 과거와 미래를 완벽하게 유추하는 존재'이다.
하지만 과학의 인식론적 이상으로, 불확정성 원리에 의해 그 존재의 불가능성이 증명되었다. 뭐, 눈 앞에 있는걸 생각하면 '불완전성' 이라고 칭하는게 정확할지도. 어찌되었건 불확정성의 원리에 따라 모든 것의 정확한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아는 것은 문명의 진보를 떠나 애초부터 자연의 법칙부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샤에나"그래. 하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정확히는, 가능할 수 있게 '허락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스쿨드라는 거야......."
에다에 전해지는 이야기. 아스가르드의 울드, 베르단디, 스쿨드, 세명의 노른 여신들은 운명의 실을 만드는 임무가 있었다.
울드가 처음으로 실을 뽑아내어 '과거'를 만든다. 그리고 그것을 이은 베르단디의 손끗에서 비로소 '현재'가 탄생한다.
그렇게 두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운명의 실을, 스쿨드가 풀어버린다. 사람들이 자신의 '미래'를 알 수 없는 이유도 이것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결국, 스쿨드의 존재 자체가 만들어내는 미시세계의 우연을 그녀 스스로 거둔다면, 그 시점부터 일어나는 모든 운명은 피 할 수 없는 감옥과도 같은 세계가 되는 것이었다.
란코"그런......."
풀이 죽은듯한 란코가 노노와 그녀의 곁에서 잠을 청하는 아카네p의 모습을 애처롭게 쳐다보았다.
첼시아"하지만....... 그 사소한 차이가 결국 항성과 은하를 구성한거야........ 오히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의 우주는 지금처럼 아름다운 은하계가 아닌....... 그저 모든 공간에 모든 물질이 균일하게 퍼져있는 단조로운 공간이 될 뿐이었겠지......."
그리고, 첼시아는 다시 노노의 그 따뜻한 손길을 잡고, 그녀의 마음을 다독이며 스쿨드에 대한 부탁을 조심스럽게 만류했다.
첼시아"........헤르보르와 스쿨드는 본질적으로 달라........ 모든 사건이 예지속의 '미래가' 고정되는 스쿨드의 예언과는 달리....... 헤르보르의 예언은 그저 빗나갈 수도 있는 경우의 수일 뿐....... 불완전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운명의 폭거에 정면으로 맞설 수 있는 길잡이가 될 수 있는거야......."
라그나로크의 무게를 결코 이해했다 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기에 스쿨드의 감정을 헤아릴 수 있었던 노노는 더는 스쿨드에게 부탁할 수 없었다.
노노 "하지만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되는 건가요…? 샤에나 씨가 미미르 씨의 아래에서 일하시는 거라면… 미미르 씨에게는… 이야기할 수 없는 건가요…?"
그럼에도 차마 자신의 무릎에 누워있는 여린 소녀를 무시할 수 없는 노노는, 이번에는 샤에나를 바라보며 질문했다.
그것이 어려울 것이란 것을, 어쩌면 불가능할 것이라는 것을 짐작하면서도, 확인하지도 않고 받아들이기에는 노노의 소망이, 그것으로 계약한, 각오한 나태의 의지가 용납하지 않았기에 노노는 그것을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이제 권총의 총구를 완전히 내려놓은 디미트리P의 목소리는 조금 떨리고 있었다.
디미트리P"미라이, 예언을 하기 싫다면 하지 않아도 돼. 아카네도 자기 한 목숨 구하기 위해서 멸망을 앞당기는 걸 자초하는 모습은 바라지 않을테니까."
언제나 냉정함을 지니고 떨리지 않던 그의 목소리의 이변은 모두가 눈치챘다. 그 또한 자각하고 있었고.
디미트리P"하지만."
이때를 기점으로, 그 떨림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멎어들었다. 디미트리P는 샤에나, 라플라스의 악마를 쳐다보았다.
디미트리P"난 누가 뭐라 지껄이든 상관없어. 설령 미라이 너가 스쿨드로서 예언을 해서 아카네를 구할 수 없다해도, 미미르란 놈이 아카네를 구할 수 없다고 해도."
디미트리P는 이를 깨질듯이 한번 문 뒤 말을 이어갔다.
디미트리P"난 너에게서 아카네를 구할 방법을 찾아내겠어. 모든 게 끝날때까지."
스쿨드가 예언한 미래는 날아다니는 나비를 박제시키는 것처럼 가능성을 하나로 예속시키는 것. 그건 이미 디미트리P도 이해하고 있었다.
디미트리P"모든 지식의 보고인 너가 모르는 걸 내가 알아내긴 불가능에 가깝고 미라이가 예언해서 못 박힌 미래를 내가 뒤집는 건 사실상 불가능이겠지."
그렇지만 예정된 미래를 손놓고 기다리는 건, 태생 자체가 반역자인 디미트리P에게 있어서 가장 불쾌한 일이였다.
디미트리P"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실낱 같은 희망도 없어. 뒤집을 찬스를 스스로 태워버리는 셈이라고. 방법이 없으니, 힘이 없으니, 예정됐으니 포기하라고? 난 그게 참을 수 없이 불쾌하단 말이다."
누군가는 미련하다고, 바보같다고, 분위기를 읽지 못한다고 말할 수 있지만. 도스토예프스키가 말하는 것처럼 희망을 포기하고 산다는 건 사는 게 아니다. 죽은 거나 다름없다.
디미트리P"난 미련하고 아무것도 가지질 못했어. 그렇기에 내가 치는 발버둥은 누구도 이해하질 못할거다. 현실회피라고 말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상관없어, 내 발버둥에 의미를 부여하는 건 나야. 너도, 미라이도, 심지어는 내 담당 아이돌들 같이 다른 누구도 아니고. 미래를 보는 건 각오를 다지는 일이라고 했지? 난 내가 원하지 않는 미래를 향해 끝까지 저항하고 반목하고 반역하겠어. 그게 내 각오다."
샤에나"그래......"
사치코 "냉정히 보면 너무 절망적이라 맥이 풀리지만.. 그래도 저도 조금 더 발버둥치고 싶어요. 라플라스의 악마조차 새롭게 수집해야 할 정보, 정보의 죽음 속에 묻힌 정보.. 지식 그 자체라고 해도 빈틈이 없는 건 아니란것도 알았잖아요. 포기해버리면, 보일 것도 보이지 않게 되니까.."
아스카 "..그래서, 너는 어떻게 할 거지? 아니, 알고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너에게 들었으면 하는데."
포틴P "스쿨드씨 자신만의 문제라면 설득해볼 여지가 있었을지 모르지만..이젠 예전처럼 가볍게 들을 수가 없는 라그나로크가 엮여 있다면, 모든 세계의 운명에 영향을 줄 선택을 종용할 자격이 내게 있을 것 같진 않아. ..너와 사치코에겐 미안하지만, 뭐라 말할 수는 없어."
사치코 "언제나처럼 상식적이시네요... 오늘만은 질색이지만." 꾸욱
스쿨드”마음대로 해…….”
퉁명스럽게 스쿨드가 대답하자, 샤에나는 책을 덮고 눈을 감았다.
샤에나”그럼.”
샤에나는 그렇게 고개를 짧게 끄떡이며 워프홀을 만들어내더니, 칠흑같이 어두운 그 터널 속을 향해 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노노는 그런 샤에나의 뒤를 복잡한 감정을 담은 채 바라보며 떠나보냈다.
남아있는 것은 선명한 절망 뿐.
그럼에도 겨우 이 정도로는 꺾어놓을 수 없는 소망의 집념이 노노의 눈동자 안에서 빛나고 있었다.
그 길은, 아직 알지 못한 채이지만.
늬바"그런가? 난 대강은 알 것만 같다만. 결국 스쿨드는 양자라는 자연현상에 간섭할 수 있다는 것 아냐."
단탈리안"모두 알아들었는데 형씨는 못 알아들었나 보구나.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디미트리P"...너희들이 알아들었든 말든, 아무튼 난 저녀석 보기 싫구만."
그렇게 샤에나가 일행들로부터 완전히 모습을 감춘 뒤, 더 이상 볼일이 없어진 일행들도 슬슬 철수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 일행중 하나의 시선에, 천문대 상부의 한쪽 벽에 전투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남아있는, 천문대 내부의 외벽의 의자들과 함께 용도를 알 수 없는 녹슨 기계장치들에 다시금 눈에 들어왔다.
하야테"그러고보니...정말 그래. 솔직히 이런 게 있었다는 것도 하-는 잊어먹었었지만."
나기"빌트인 가구인가, 아니면 전 집주인이 방치해놓고 간 아직 쓸만한 가구인가. 부동산 전문 광고 아이돌인 나기가 살펴보죠."
나기, 외벽의 의자와 기계장치 조사
나기, 노라에게 조사 의뢰
람쥐P "생각해보니 그렇군… 그 빛들, 딱히 천문계의 자리로 향하지는 않았었네. 어째 천문계에만 집중하느라 넘어가버렸어."
그렇게 말하며 노라가 손수건을 꺼내더니, 수정구슬에 붙어있던 그 만년묵은 찌든 먼지를 탈탈 털어 벗겨내는 그 순간.
돌연 수정구슬에 남아있던 마기에서, 푸른 빛의 홀로그램 과도 같은 영상을 올리더니, 주변에 있던 모두가 화들짝 놀랐다.
히데루p"홀로그램.....?"
노라"그것도 만년이나 지나서도 작동하다니 보통의 기술은 아닌 것 같네요... 파도파도 괴담만 나오는 고대의 연금술 무섭네요~"
그런데, 침착하게 그 홀로그램이 표시한 형상을 살펴보던 일행들은 무언가 그것이 이 일대를 가리키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미셸"뭔가.... 레이더 같은걸까요."
첼시아"그건 틀림없어 보이지만.......어째서인지 이 홀로그렘에 지하의 외벽은 표시되지 않는걸......"
확실히 첼시아의 말대로 홀로그렘의 형상은 주변의 일대를 가리키고는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동굴의 외벽이나, 심지어 비좁은 통로 등은 표시되지 않은 채, 일행이 체감한 것보다 더욱 넓은 영역을 표시하고 있었다.
그러자 홀로그램을 겁도 없이 만져보던 노라가, 검지와 엄지를 오므리고 펼치자 그 지도가 마치 스마트폰의 지도처럼 확대와 축소가 되는것이었다.
노라"흐음? 홀로그렘에 대고 직접 드래그 하니 확대나 축소가 되는 거 같은데요?"
모모카, 현 위치와 탐사종료 위치 정밀관측 의뢰
람쥐P "엄청나게 말이 안되는 말 같아 보여도, 기계정령을 만든 시대의 연금술이니 놀랍지도 않다는 느낌이기도 하군."
히로미 "그래도 그렇다면 엄청 놀랄 거 같은데요…"
그렇게 노라가 검지와 엄지를 오무려 맵을 축소하자, 1만년을 이 깊은 지하공동 속에 묻혀있던 진실이 일행 앞에 드러났다.
길쭉한 유선형의 형태를 한 유적의 전체도가 점점 거대해지더니 이내 노라의 아틀리에가 위치한 곳을 끝으로 끊긴다.
ED : https://youtu.be/QlE_ZSvNRCs
Hands - Atelier Ryza 2 Soundtrack
그리고 드러나는 거대한 몇쌍의 날개와 후방에 위치한 엔진 노즐. 대지 속에 뭍인 초 대형의 포신, 그를 보완하는 무수한 대공포와 내부의 각종 시설.
미셸"말도 안돼......."
1만년을 니플헤임의 차디찬 대지 속에서 기다린 그 진실.
그것은 바로 라그나로크가 일어나는날 미드가르드를 침공한다는 예언속의 거대한 전함,
「니글파라」의 존재였다.
노노 "…… 이건… 예상도 못한 건데요…"
람쥐P "… 말도 안되는 사이즈인 걸. 거기다가 애초에 여기가 이미 '니글파라'의 위였다니 말이야…"
히로미 "차, 차라리 미래의 예언도라던가, 과거의 지도라던가가 덜 놀랐을 거 같은 걸요…"
쇼코 "엄청난 크기인 걸…"
코우메 "아무도 생각 못했어… 그 아이도 놀랐는 걸…"
지하에 묻힌 거대함, 아니 공중에 떠다니는 지구의 아이오와급 전함의 모습을 확인한 디미트리P는 그것의 정체를 직감하고 나즈막하게 욕설을 뱉어버렸다.
늬바"설마...이거 내가 생각하는 그건가? 예언 속에서 망자의 함이라 불렸던..."
단탈리안"나글파르."
무감정한 목소리로 함선의 정체를 읽어낸 단탈리안이 말했다.
단탈리안"지옥의 여신이자 로키의 딸인 여신 헬이 만들어낸 거인들의 배이자, 라그나로크의 신호탄 중 하나."
코 앞에서 묻힌 채 잠들어 있던 멸망의 불씨를 확인한 일행은 당혹감과 무력감, 절망을 한데 맛본 채로 멍하니 서있을 수 밖에 없었다.
노노 "조금 더 이 곳을 돌아다녀보면… 어쩌면…"
미레이 "이걸… 완전히 파낼 수 있는 거 아냣?! 거기다가 지금도 작동하는 거잖앗 이거!"
람쥐P "그렇지. 이게 갑자기 떠오른다고 해도 당장 써먹을 곳이 있는 건 아니다만… 참, 말도 안되는 수준인 걸…"
쇼코 "비장의 무기로서는… 좋을지도…"
람쥐P "그래도, 당장 가동시킬 수 있을 정도는 안되겠지만… 필요한 때 쓰일 수도 있겠어."
아스카 "반대로.. 이쪽의 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지. 사용할 방법은 찾아내면 그만이야."
슈코 "그럴 여유가 있으려나가 문제겠지만~ 뭐, 복잡한 이야긴 높으신 분들이 하는걸로. 우린 우리 선에서 열심히 할 테니, 잘 부탁해☆"
포틴P "..그야 그렇지. 각자의 일이 있는 거니."
일행들과 미셸, 첼시아는 그다지 밝아보이지 않는 석연찮은 얼굴로 회의장에 모여 앉았다.
히데루p”그럼… 어제의 있었던 조사에서 얻은 정보를 몇가지로 정리해봤습니다.”
미셸”첫째는 니플헤임과 미드가르드의 역사적 관계에요. 고대 미드가르드, 어쩌면 여러분들의 조상과 우리 니플헤임은 예전부터 교류가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고, 미드가르드와 니플헤임은 각자 스바르트 알파헤임과 메할른의 마녀들과 적대관계였으며, 이것은 지금과도 비슷한 구도를 가지고 있어요.”
노노 "프라이 씨 같은 '기계정령' 분들은 남아계시니까요."
람쥐P "그 때 잠자코 있던 걸 보면 물어본다고 답해줄지는 의문이다만…"
노노 "그, 그건 그렇지만요…"
미레이 "하지만, 어딘가 쓰일 수 있을만한 정보라는 건 맞지! 어딜지는 모르지만."
이번 원정으로 스파르트 알파헤임의 에딧과 메할른의 마녀들. 모모카 개인의 원수를 넘어서 이들이 미드가르드, 지구와 니플헤임의 불구대천의 원수임이 밝혀졌다.
하지만 모모카에게는 동맹이 늘어난 사실에서 비롯된 안도감이나 든든함은 없었다. 파브니르와의 전투에서 다른 사람들을 구하지 못하고 혼자만 도망쳐 스스로의 무력감을 절실히 체감해버린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모카'이대로는...이대로는 모두의 걸림돌이 될 뿐이여요...강해져야만 하는데...'
아스카 "소실되었던 역사를 밝혀낸 건 매력적이었지만, 고민도 늘어나 버렸으니까. 프로듀서로선 웃을 수도 없나."
노노 "분명하게 자아도 있으신 분들이니까요… 스스로도 원하지 않으시고…"
쇼코 "어째 뭔가 드러나면 드러날수록 더 꼬이는 기분인 걸…"
람쥐P "종의 차이란것도 있겠지만, 결정적인 사건이 분명 있었을거야."
사치코 "종에 대해 람쥐 프로듀서가 말하시면 설득력 과잉 같네요.."
늬바 "종의 차이.. 그리고 분단. 먼 이야긴 아니로군.."
디미트리P "그때와 달리 마녀들이랑은 상종하기 힘들 것 같지만."
노노 "파브니르 씨가 2인자라고 하셨으니까요… 거기다가 다른 마왕 분들도 봉인되어 있다는 걸 아시는 분이시고…"
람쥐P "적어도 여론에는 분명한 변화를 주겠지만, 파브니르의 존재가 드러나게 되면 반대로 극단적인 성향의 녀석들에겐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행동할 여지가 있겠는 걸. 애초에 그 녀석들, 딱히 정당성이니 정의니를 따지는 녀석도 아니잖아?"
노노 "별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요…"
쇼코 "그 도마뱀, 적어도 여태 해오던 일은 계속하겠지…"
미레이 "그러고만 있으면 별 문제는 없겠지만 말얏…"
람쥐P "아니, 그것도 문제지. 왜냐면… 하나 더 알아낸 게 있잖아?"
미셸”크기는 어림잡아서 10에서 20km…… 에인헤랴르나 요르문간드로는 비교조차도 할 수 없는 크기죠. 위치는 추정컨데 나스트론트 노스타운의 교외지역에서 베르겔미르 호수를 관통할 정도로 엄청난 크기에요. 조사대의 파견을 검토하고 있지만 랫맨 민병대의 방해와 파브닐의 존재 때문에 아마 쉽지 않은 일이 되겠죠.......”
노노 "자, 잠깐만요 미레이쨩…"
책상을 내리치며 일어서서는 짜증을 내는 미레이. 그런 미레이를 노노가 진정시키며, 람쥐P도 덧붙여 말했다.
람쥐P "어차피 그대로 전투를 이어가기엔 너무 위험했어. 노노도 무리했었잖아. 그야 짜증나는 건 이해하지만, 진정하자고. 회복하려면 조금 더 여러모로 휴식이 필요해."
미레이 "치잇, 그건 그렇지만 말야… 뭐, 그렇지…"
그제서야 혀를 차면서 다시 자리에 앉은 미레이가 조금 진정한 채로 다시 회의에 참여했다.
미레이 "쳇, 다음 번에 다시 만날 땐,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라굿 그 도마뱀!"
코우메 "후후… 과연 드래곤의 영혼이 어떨지는 궁금하기도 하고…"
노노 "그, 과, 과하지는 않았으면 하는 건데요…"
사나에 "말해두는데, 그렇다고 또 우리가 나서는건 당분간 상정 외야. 전원 도마뱀 밥이 될 뻔 했다고."
미즈키 "매정하게 보일까 싶지만, 나도 그렇게 생각해."
유이 "미셸은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지만 말이지이.."
치나츠 "이번 충돌은 상정 외였으니, 우리쪽에서도 대비를 하고 간다면 조금 달라지겠지만.. 아니, 변수를 만들 수 있는건 저쪽도 마찬가지지. 무엇보다 처음부터 전력을 다한 것도 아니었고. 346의 주력 전부를 판돈으로 걸기엔 적절치가 못해."
창밖에서 니플헤임의 짓푸른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아카네p를 힐끔 쳐다본 히데루p가 턱을 짚어 입을 가리더니 차분한 어조로 설명을 이었다.
히데루p”예언속에서 아카네p는 도심을 비추는 태양이 가려진 순간, 소녀를 구하다가 남은 수명을 잃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러더니 히데루p가 자신의 단말기를 켜 달력을 확인하더니 말했다.
히데루p”공교롭게도……. 동아시아에서 일어날 일식의 때가 다가오고 있다고 합니다. 남은 시간은 수 개월 정도. 그러니 우린 그 때까지 그 예언이 가진 의미와 회피법을 찾아내야만합니다. 라고해도, 헤르보르의 말에 따르면 그 예언의 의미는 오직 당사자만이 알아낼 수가 있다고 했죠. 지금의 우리로서는 일식의 날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도시에 대한 공격을 원천봉쇄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수 밖에 없겠지만…….”
람쥐P "그리고 그 예언이 빗나가지 않는다고 해도, 꼭 수명이 다한 거라 할 수는 없지. … 물론 시기상으로는, 이상할 것 없는 시기겠지만…"
코우메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어도… 시간을 끄는 것 정도는 해볼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나도 같이 있을게…"
미레이 "맞앗! 어차피 보인 건 쓰러지는 것 뿐이었다굿!"
노노 "「예언의 너머」… 보였던 건, 단지 '보이는 것' 뿐이었으니까요. 같은 장면이더라도… 상황도 의미도 얼마든지 다를 수 있으니까…"
람쥐P "확실한 건 '풍경' 뿐이지. 그 때를 최대한 대비하자고. 일식의 날을 말야…"
람쥐P "이번에 많이 드러나서인지, 전에도 침략해온 녀석들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나 자신이 그쪽 출신이라서 그런지, 어째 그 때 쳐들어올 녀석은 그 '스바르트 알파헤임' 놈들일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드는군. 아니라 해도, 적어도 그 녀석들의 전력 정도까지는 상정해야만 하겠지."
히데루P의 설명에 아나스타샤는 이제야 시험문제의 정답을 알아낸 수험생처럼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예언 속 일식 아래서 아카네P가 쓰러지는 모습을 떠올리고 우울하게 파란 눈을 바닥으로 내리깔았다.
아나스타샤"앞으로 조금...그때까지 아카네를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요? 아냐는 도저히 모르겠어요..."
디미트리P"찾을 수 있을까라고 자문하지 마라, 아냐."
아나스타샤는 고개를 들어서 자기 옆에 앉아 굳은 얼굴로 정면을 쳐다보고 있는 디미트리P를 보았다.
디미트리P"찾아야만 하는거다. 그리고 찾기로 생각했다면 다른 잡념이 끼어들게 만들지마. 우리가 스스로를 의심하면 그때야말로 길은 진짜로 사라지는거야."
얼굴은 굳어있고 강한 말을 하고 있지만, 불안한 게 손을 살짝 떠는 것으로 드러나는 디미트리P의 손을 따스하게 잡아준 아나스타샤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나스타샤"그렇,네요. 아냐들, 힘내야만 하겠어요."
그런 현직 예언가의 강력한 믿음에 란코도 또한 가슴에 손을 얹고 일중을 쳐다보며 말했다.
란코”응…… 나는 아카네를 믿으니까…….”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길.
절망 뿐인 끝.
이번에 얻어낸 소득은 오직 그것뿐. 터무니 없이 잔혹한 결과였다.
노노 "네. 반드시… 반드시 그 「예언의 너머」를 긍정적인 것으로, 해피엔딩으로 바꾸고야 말겠어요. 반드시…"
그럼에도 노노는 소망을 놓지 않는다.
바라지 않는 흐름은 타협하지 않으며,
바라는 결말은 반드시 얻어내는 것.
소망을 가로막는 절망에 포기하지 않고,
어느 때이든지 소망을 바라보며 그것에 집착하는 것.
그것이 노노의 다짐과 각오, 계약이자 죄, 동시에 그것을 이겨낼 의지인 「나태」였으니까.
나기"예, 게다가 아-P는 저래뵈도 외로움을 많이 타는 타입이란걸 나기들도 알고 있으니 말이죠. 혼자 내버려 둘 일이 생기게 두지 않아요."
니나"니나도 그렇게 쳐멋대로 되게 두지 않는겁니다! 미국 군인 아저씨들은 누구도 두고가지 않는다고 프로듀서가 말해준 것처럼, 니나들도 아카네 언냐를 절대로 두고가지 않습니다!"
하야테"애한테 뭘 가르친거야...하지만 P쨩 의견엔 하-도 대찬성이야! 그런 슬픈 미래가 온다면 하-들도 마음껏 반항하고 반역해주겠어!"
하야테의 말에 동의하듯이 회색모찌와 늑돌이는 즐거운 텐션으로 하울링을 방안에 울렸다.
마지막으로 히데루p가 유적에서 가져온 천문계를 꺼내며 말했다.
히데루p"이건 어떻게든 쓸모가 있을 것 같습니다. 헤르보르의 예언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기능을 확인했거든요."
「필연의 천문계」
예지의 힘이 깃든 고대의 천문계. 작동 방식은 같지만 예언자가 아니더라도 사용자의 가까운 미래를 보여준다고 한다. 숙련된 예언자가 사용하는 경우 아주 먼 미래까지 내다볼 수 있는 모양.
※ 한 세션에 한번, 턴을 1회 물릴 수 있다. 턴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사용 가능.
첼시아"그리고..... 어쩌면 예언의 비밀을 푸는 열쇠가 될지도 모르니까...... 소중히 간직하도록 해........"
노라"모두가 힘을 합쳐 만들어진 귀중한 물건이니까요~"
람쥐P "뭐, 이게 위험할 리는 없을테니까. 부담까지는 갖지 않아도 돼."
노노 "아, 네에… 그렇겠죠."
미레이 "그나저나 다른 기능이라면 어떤 건데? 평범한 사람도 예언할 수 있다던가 그런 거야?"
<기본 참여보상>
각자 1,000쥬엘(세션GM 2,000쥬엘) / 20,000 머니
<추가보상>
기본 각자 20,000머니
(유물)8,000머니
<세션보상>
에인헤랴르, 요르문간드의 모든 스텟 +10
람쥐P "뭐, 그대로 청동 대신이 될 뻔 했던 거보다야 가치가 있겠지."
노노 "그리고보니 니플헤임의 박물관인가요… 궁금하기는 한 건데요…"
람쥐P "나중에 좀 더 편하게 니플헤임에 올 때가 있으면 좋겠군. 또 라이브 투어라도 좋겠지. 뭐 그 때에는 고생을 안했으면 좋겠다만."
장소 : 니플헤임
※ 346으로 돌아간 이후의 후일담은 일상RP에서 가능합니다.
쇼코 "확실히 많이 풀리긴 했지만… 원하는 게 안됐네…"
노노 "그래도. 포기하지는 않을 거니까요."
람쥐P "물론이지. 반드시 그 장면을 해피엔딩으로 덮어버리자고."
노노 "네…!"
람쥐P "자, 그럼 돌아가자. 당분간은 좀 쉬고. 나야 괜찮지만 다들 너무 무리했다고? 일정은 최대한 비워둘테니까 말이지."
미레이 "뭐, 좋다굿! 계속 찝찝하게 있을 필욘 없지! 돌아가자 노노, 쇼코! 그리고 다들!"
쇼코 "후히… 좋아… 노래방이라도 괜찮겠는 걸…"
노노 "아, 네에…"
미레이 "노노도 걱정 다 떨쳐낼 정도로 끌고 다닐 거니깟! 돌아가면 각오하라굿!"
노노 "그, 너무 심하게는 말하주셨으면 하는 건데요오…" @아우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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