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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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주사위] 생존본능 TRPG
(글 진행은 반드시 댓글로 시작해주시기 바랍니다.)
생존본능 TRPG 플레이 로그 (Google Drive)
※ 페이지 우상단의 를 클릭하시면 리스트 보기가 가능합니다.
참여자분들은 반드시 룰을 읽어주세요. → https://sites.google.com/site/idolmastervalkyria/lul/yeonpyo
룰이 늘어난 덕분에 여러가지 전개가 가능해졌지만, 처음 출발했던 때보다 룰의 종류가 많아진 편입니다. 물론 스레로서는 굉장히 복잡해진 편이지만 TRPG 룰로서는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기에, 룰과 약간의 플레이 로그를 차근차근 읽어보시면 금방 감을 잡으실 수 있습니다.
※ 거의 붉은 글씨 위주로만 읽더라도 플레이에 큰 지장이 생기지 않습니다.
<공지>
16/11/21 생존본능 TRPG 위키를 개설했습니다.
https://sites.google.com/site/idolmastervalkyria/위키 사이트 개장했습니다. 비밀글로 E메일을 적어주시면 그 메일 편으로 위키 수정 권한을 드리니, 제시된 문서 양식에 따라 설정을 넣어주세요. (아직 적어야 할 게 산더미 같긴 하지만 ㅇ<-<) 문서양식 등은 히데루p와 이치노세시키의 프로필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16/12/10 생존본능 TRPG 의 관리자 권한을 더헤드(@chs2***)님과 포틴P (@howo***)님에게 넘깁니다.
12월 12일 예정된 현 관리자 히데루(@cosmo****)의 공군입대로. 오늘부로 더헤드(@chs2***)님과 포틴P (@howo***)님에게 모든 운영권한을 공동운영의 형태로 넘겨드립니다. 공동 운영을 선택한 이유는 두 분 다 입대 직전의 저처럼 TRPG에 많은 시간을 할애 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며, 통상적으로 두 분이 가장 많은 수의 아이돌들로 RP를 진행해왔던 점이 큽니다.
그리고 공동운영으로 관리자가 둘이 되었다고는 하나, 이제 일반 유저분들도 연표, 사건일지, 케릭터 등의 정보를 함께 수정 해주시길 바랍니다.
18/1/12 현재 생존본능 TRPG는 신규 참여자를 모집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향후 상황에 따라 모집할 의향은 있기 때문에, 참여자가 고정된 것은 아닙니다.
19/10/17 최근의 세션에서 사용했던 Roll20 플레이 페이지를, Roll20 기능의 연습을 겸해서 채팅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장소로도 개방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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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 합선 사건」
절대로 연결 될 리 없었던 수 많은 평행우주들이, 마치 스파크를 튀기며 폭발한 전선들처럼 얽혀버린 원인은, 세계의 어떤 저명한 과학자도 밝혀낼 수 없었다.
물론 그 원인을 밝혀낼 충분한 사전지식도 가지지 못하던 인류였지만, 그들은 당장에 온갖 평행세계로부터 쳐들어오는 외계종족, 다른차원의 괴물들 따위로부터 생존하기에도 벅찼다.
결국 전세는 불리해지고 인류의 멸망이 코앞까지 봉착할 그 때였다.
「아이돌」
본래는 춤과 노래 등을 통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어, 돈을 벌며 살아가는 주로 저연령층의 예술인들을 지칭했던 그녀들.
그녀들은 그 「세계선 합선 사건」을 계기로, 초능력, 마법 등의 「능력」지니게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들의 활약으로 지구상에서 모든 이계의 존재들을 몰아내게 되었다.
「프로듀서」
하지만 대체로 어린 아이들로 구성된 그녀들이 냉혹하고 잔혹한 전장에서, 그 의지를 잃어버리지 않고 효율적으로 싸울 수 있었던 것은, 그녀들을 뒷받쳐주고 통솔해준 「프로듀서」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활약으로 인류는 어떻게든 생존 할 수 있었고, 외계의 기술들과 새로이 발견된 마법 등을 이용해 비약적인 문명의 발전을 이룩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새로운 투쟁의 서막.
그들의 세계에 다녀온 한 프로듀서의 설명에 의하면, 스스로를「기계정령」이라고 칭한 그들은 강렬한 투지와 「생존본능」을 가진 인간 전사를 찾고 있다고 했다.
먼스(탐욕) 투스(교만) 웬즈(폭식) 덜즈(질투) 프라이(나태) 세럴(색욕) 선(분노).
그리고 아직 깨어나지 못한 플루토(광기).
그 명분도, 목적도 알 수 없었지만, 단 한 가지의 사실 만큼은 분명했다.
아이돌과 프로듀서들은, 자신들의 세계를 지키고, 또한 살아남기 위해 다시 한번 전화(戰火)의 열기에 삼켜지려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 기계정령은 더헤드(@chs2***)씨의 오리지널 설정을 차용, 변형시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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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 하며 심장박동이 한순간 크게 울리는 느낌을 받으며. 달려가던 나나미가 고꾸라진다.
무리하게 혹사시킨 몸은 힘을 빨리자 무너지고. 고개를 드는 게 겨우일 정도로 기력을 빼앗아간다.
나나미: 카오루...쨩..
다리에 힘이 풀린 하야테가 비틀거리며 중얼거렸다.
나기"설마...4개 팔에 능력이 하나씩...? 그런 논리면 지네는 지상최강의 동물일텐데요..."
타마미 "칸..나..!" 후욱
사완”뭐야…! 왜… 왜 네년은 안 뒹구는거냐고!”
칸나”......잊었는가? 나도 네놈과 같은 실험실에서 태어난, 이 세계의 이물(異物)이라는 것을.”
사완”네년 같은 실패작 따위! 이 몸과 동일시 하지 마….!!!”
이상하게도, 칸나의 세계의 이물(異物)이라는 단어선택에, 지금까지 없던 분노를 내보이는 사완이었다.
칸나”뭘, 실패작을 만든건 네놈들이지, 내 검술은 실패작 따위가 아니다. 네놈에겐 그런 자신만의 긍지조차 없는 것인가.”
사완”......”
그리고, 사완의 이마에선 지금껏 본적없는 핏줄이 울긋불긋 서며 뼈가 일그러진 얼굴로 자시의 더욱 깊숙한 곳에 숨겨져있던 증오를 보이기 시작했다.
버티지 못하고 쓰러져 답잖게 가냘픈 숨을 내쉬는 미레이를 품에 조심히 안으면서도, 그런 칸나의 말에 동조하며 사완을 차갑게 비웃는다.
람쥐P "남에게 받은 게 아니면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세계의 이물(異物)이라."
람쥐P "살아남는 게 강한 거랬나, 그러는 저는 그 생명조차 남에게 '받은' 것인 주제에 말이지."
조심히 미레이의 몸을 지키기 위해 피해두면서, 자신은 상관없다는 듯이 사완을 향해 계속해서 비아냥댄다.
그 도발이, 조금이라도 평정을 흐트러뜨리게끔.
그것이, 칸나에게 주어질 '틈'이 되도록.
그리고, 사완은 높게 팔을 들었다.
사완”묵시록 4기사, 그 마지막. 죽음의 청기사.”
그리고 에너지 구체가 주변의 모든 에너지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마치 블랙홀처럼.
칸나”과연 그런가…… 실패작은 네놈 스스로를 말한 것이었군…..”
사완”이새끼가……!”
칸나”그 말도 안되는 재생능력을 가지고도 천사의 이름을 받지 못한것도, 이 흉내만 낼 수 있는 블랙홀도….”
그리고, 칸나가 검을 차분하게 납도하며 표정하나 바뀌지 않으며 말했다.
칸나”되다 말았구먼.”
사완”......으으윽…!!!”
람쥐P "... 베어 넘겨. 네가 한 일은 반드시 기억될테니 헛되게 될 일은 없을 거야."
그리고 사완은 그 에너지의 구체를 잡더니 엄청난 에너지를 4개의 팔에 두른 채, 칸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칸나”잘 봐두거라……. 이 타케다 칸나, 일생일대 최후의 일검(一劍)...!”
그리고 칸나는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사완을 향해 그 특유의 자세를 잡고,
칸나”「시공참(時空斬)・래(來)」! ・ 「진・야앵난무(真・夜櫻乱舞)」!! ”
발도했다.
그리고 산에도 녹지 않는 검을 놔둔 채 그 오른팔은 부글부글 끓어 대지에 녹아 흩어져버린다.
사완”크큭… 키키키키켘!! 하! 쫄았네! 뭐가 세계 제일검? 지랄 웃기고있네!”
하지만, 칸나는 팔 한짝이 떨어져나갔음에도 미동도 없이 눈을 감고, 차갑게 말했다.
칸나”네놈의 미래를...... 베었다.”
사완”미래? 지랄하고 있….. 하?”
BGM : https://youtu.be/b6CVXxpSl84
그리고 다음은,
하얀 단면을 보이며 스르륵 떨어져내리는 사완의 네개의 팔이었다.
사완”이깟 상처….. 아… 아아…..?”
평소답지 않게 새하얀 단면을 드러낸 채 전혀 회복할 생각을 하지 못하는 사완의 네개의 팔, 그리고, 동시에 사완이 만들어낸 산의 위장도, 모두를 짓누르던 기근의 영향도 말끔히 씻겨 바스라지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맛보는 절망과 무력감이라는 고통속에서, 사완은 떠오르는 여명을 보며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
칸나”이걸로...... 내 소명은 다 했다……”
그리고, 칸나는 철푸덕 만신창이가 된, 아니, 살아있는게 신기한 몸을 더이상 일으키지 못한 채 쓰러졌다.
그렇게 쓰러지는 칸나를, 복잡한 심정을 담은 채 바라본다.
그 방식, 그 방법, 그 수단,
그러한 것들이 과연 옳았는가.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쉬이 긍정할 수 없으며, 그렇다고 완전히 부정하기도 어려우리라.
그러나, 단 하나.
그녀의 '목적'을,
그 목적없는 삶의 유일했던,
스스로도 비로소 깨달은 그 목적을 이루었다.
그 하나만큼은, 장담할 수 있으리라.
그녀가, 칸나가 타마미를 지켜냈으니.
아직 사완은 남아있으나, 그 「미래」는 이미 잘려나갔다.
남은 것은…
람쥐P "그 잘려나간 미래에, 희망의 미래를 새로 그리는 것 뿐이군."
그렇게 말하며, 람쥐P는 뒤돌아보았다.
뒤늦게, 그러나 늦지않게 도착한 동료들을.
눈앞에서 신기와도 같은 검술을 목도하고 멍하니 지켜보던 하야테가 겨우 내뱉은 말이란 그게 끝이였다.
나기"분명 사부가 썼던 시공참이였는데 그걸 한번 보고 따라하다니..."
그것은 나기 또한 마찬가지. 스스로를 검으로 여기는 게 당연해질 정도의 삶이 납득이 안되던 그녀였지만 미래를 베어내는 칸나의 검을 보고 즉시 납득이 되는 감각을 느꼈다.
나기의 말을 듣고서, 람쥐P는 다시금 쓰러진 칸나를 보며 작게 덧붙였다.
람쥐P "이미 「미래」를 포기하고 「과거」에 집착하기를 결정한 자신이, 「미래」를 잘라내는 것은… 내키지 않았던 거겠지."
그것이 옳지 않다고 느꼈으리라.
그럴 자격이 없다고 느꼈으리라.
자신의 죄조차 덤덤히 인정하는 그 모습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람쥐P "... 그리고 마지막의 순간에, 자신의 미래가 아닌 다른 이의 미래를 위해서, 처음으로 쓴 것이겠고."
그러나 과거를 잘라냈던 일들은 옳다고 할 수 있겠는가?
그토록 과거를 쫓아, 아니 과거에 쫓기며 살아온 삶이 옳다고 할 수 있는가?
그것을 단언할 수는 없기에,
옳다 그르다를 이야기할 수는 없다.
그저…
람쥐P "... 빚을 졌군. 아니… 우리가 당한 게 있으니 빚을 다 청산한 거라고 칠까."
그 일생에 타마미가 보호받았고,
그 일섬에 우리들이 지켜졌음을,
그 사실만은 부정할 수 없었다.
생각하는 바는 있지만, 말로 하는 것이 두렵다.
칸나가 마지막으로 전하고자 한 것이었으리라 생각하는 것이, 그걸 곡해할지 모른다는 것이, 마지막이라는 것이.. 전부 두렵게 느껴져서, 입이 무겁다.
타마미 "...타마미는 또, 당신에게 구해지고 말았습니다. 갚을 수 없는 빚 같은건.. 일생 지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이런 건 너무하지 않습니까.."
히데루p”지금부터 가세하겠습니다! 지원계는 부상자의 처치를, 나머지 전투원은 사완을 마무리 합니다!”
그렇게 명랑한 목소리로 섬뜩한 에너지를 축적하기 시작하는 탐욕의 머스킷을 사완에게 겨눈 시키였다.
몸을 두르던 바람을 가속시키고 . 공중에서 가볍게 떠오른 유우키는 돔의 한가운데 있었던 사완을 향해 폭풍을 끌어안고 낙하한다.
어느새 노노를 히로미에게 맡긴 쇼코 또한 도착하자마자 쏜살같이 튀어나간다.
코우메 "그 '영혼'까지… 남기지 않아줄게."
소근소근 말하는 코우메의 목소리도 싸늘하게 울려퍼진다.
그리고 달려나가는 쇼코를 따라, 코우메에게서 길고도 빠르게 그림자가 뻗어나간다.
모모카"알겠사와요!"
아나스타샤"니나, 아냐하고 같이 가죠."
니나"쳐 알겠습니다!"
그렇게 모모카는 사완과 사투를 벌였던 별동대를 향해, 니나와 아나스타샤는 사완과 결판을 내기 위해 달려간다.
포틴P "각자 판단에 따라 각개행동! 전열이 갖춰지지 않았으니 오사에만 주의해!"
슈코 "어떻게 된건진 모르겠지만, 이걸 잡는다면 만회해볼만 하지..!"
아스카 "돌아간 녀석들이 다시 튀어나오지만 않는다면!" 티잉
사나에 "저번에는 입맛 다시는 소리만 지껄여 대더니만.. 오늘은 네놈쪽이 먹음직스럽게 썰려 있구만! 이번엔 무조건 뭉개버릴테다!!"
미즈키 "사나에!! 눈 뒤집혔거든!! 표현으로가 아니라 진짜로!! 나는 많이 다친 애들부터 돌보고 있을테니까.. 아무튼 조심해!"
크로울리”아아 칠칠치 못하게~ 대체 얼마나 날뛰다 이렇게 된거야~”
사완”이거 놔라! 죽여버릴거야! 죽여! 죽이라고!!”
크로울리”자아, 고집피우지 말고~ 최소 목표는 달성했으니 이제 그냥 그분에게 돌아가 상처를 회복시켜달라고 하자고.”
시키”HEY! 잠, 기다려!”
크로울리”후후…. 다음에 또 보게 될 날을 기대하고 있을게. 미시로.”
그리고, 시키의 탐욕이 채 닿기도 전에, 크로울리와 사완의 모습은 깨끗하게 사라지며, 그 탐욕의 빛줄기는 나무 수백그루를 날려버리며 우주 너머로 날아가버릴 뿐이었다.
시키”쳇……”
코우메 "... 다음엔, 정말로 영혼을 갈기갈기 찢어버릴 정도로 노력해야겠네."
눈 앞에서 표적을 놓쳐버린 상황.
그 분노와 짜증에 쇼코는 이를 갈며 거칠게, 코우메는 조용하면서도 섬뜩하게 분노했다.
히로미 "아, 깨어났어 노노쨩?"
그리고 히로미의 품 안에 안겨있던 노노도, 천천히 눈을 뜨기 시작했다.
노노 "지금… 무슨 상황인 건가요…? 어라, 미레이쨩? 프로듀서 씨…?"
그리고 그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에 너무나 뒤바뀌어버린 현장 가운데서, 혼란스러워하면서도 두리번거리며 물었다.
아무리 봐도 경찰쪽에 몸 담았던 사람의 발언이라기엔 너무 문제적인 말을 내뱉으며, 분을 못 이기고 사완과 크로울리가 사라진 곳에서 발을 쾅쾅 굴러대는 사나에.
그러나 우로보로스의 중역이 전부 퇴각한 숲은 화가 날 정도로 고요해, 악에 받힌 고함마저 멀리 가지 못하고 묻혀 버린다.
사치코 "사나에씨, 상태가 좀 위험해 보이네요.."
미즈키 "응, 뭐.. 잠깐만 내버려 두자. 이건 열 받을만도 했거든. ..사실 사나에도 정상이 아니었으니, 어느 의미론 안 싸워서 좀 다행인가 생각도 들지만. 본인한텐 말 못하지.."
한편, 배가, 폐와 심장이 뚫렸는데도 여전히 살아있는 그 지독한 생명체, 혹은 그것조차 아닌 무언가가 몸을 꿈틀거리며 그 에너지를 여전히 잃어가고 있었다.
그 가운데서 크로울리를 향해 가장 먼저 다가간 것은 노노.
노노가 그런 크로울리에게 두 손을 올리고는 남은 힘까지 짜내며 치유를 시도한다.
노노 "윽… 조금이라도 낫게…"
운명조차 뒤트는 노노의 힘.
그러나 그렇기에, 부담하는 리스크는 크다.
깨어난지 얼마 안된 상태에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그렇기에 노노는 힘을 쓴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비틀대지만…
네네 "나도 도울게 노노쨩."
아직 여파가 남은 듯 비틀거리면서도 다가온 네네가, 노노의 손을 한 손으로 부드러이 덮어주고는 다른 손으로 물을 그러모아 크로울리의 상처를 덮는다.
네네 또한 힘이 떨어져 치유의 힘은 담지 못했으나, 그 물덩어리는 천천히 안에서 흐름을 만들며, 끊겨나간 혈관을 대신해 출혈을 억제하고 맥을 잇고 있었다.
람쥐P "... 평범한 녀석이 아니니, 평범한 방법이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람쥐P "평범하지 않은 방법도 여러가지 있지."
람쥐P 또한 미레이를 조심히 눕히고서 다가와, 함께 노노의 손에 손을 올리고서 그 몸 속에 나노로봇들을 흘려넣는다.
크로울리를 향해 뻗치는 치유의 손길.
그러나 결코 그를 위한 것은 아니리라.
아니, 단 한 명만은 정말로 그를 바랄지도 모르지만…
그러나 다른 이들은, 그를 위해서가 아니라 동료를 위해서, 기꺼이 힘을 내고 있었다.
기진맥진해진 힘이라도, 끝까지 쏟아부으면서.
그것이, 그들의 유대인 것이리라.
크로울리"소용없어..... 크큭..... 뭐어... 이렇게 버려질거라고는......예상못한 것도 아니지....만....."
코우메 "... 소용없어. 몸이 아니라… 다른 쪽이 문제인 거 같으니까…"
그런 일행에게 다가와, 코우메가 차가운 눈빛으로 크로울리를 내려다보며 이야기했다.
람쥐P "... 하아, 그럼 포기해야겠군."
노노 "그래도…"
죽게 내버려둔다.
그 자체가, 절대로 마음에 들 수 없다.
노노는 그런 고집… 신념을 항상 향해왔으니까.
노노 "읏…"
그러나, 현실은 잔혹하다.
결국 노노에게도 한계는 있기에, 곧 힘을 잃고 비틀거렸다.
노노 "... 칸나 씨에 이어… 크로울리 씨도… 구할 수 없는 건가요…"
어느샌가 칸나의 상태를 보았는지, 노노는 그리 중얼거리며 손을 떨어뜨렸다.
포기하려 한 것이 아니라, 그 몸이 결국 감당하지 못했기에.
억지로 의식을 붙잡으려드는 정신조차 몸이 감당하지 못해 코피를 흘리고 있었다.
람쥐P "... 노노…"
아이돌들이, 환상에 있을 수 있도록 현실에서 발버둥치는 것이 프로듀서.
그럼에도, 한계는 있다.
현실의 잔혹함이란 언제나 무겁고 무거우니까.
그렇기에 람쥐P가 노노에게 해줄 수 있는 거라곤 그 어깨에 조심히 손을 올려주는 것…
람쥐P "... 그래서. 결국 이야기할 게 뭐였지? 너도 이대로 끝까지 당하기만 하는 건 싫을 것 아닌가?"
그리고, 노노를 대신해 잔혹한 말을 내뱉는 것 뿐이었다.
잔인할지라도, 지금 상황에서는 적어도 아카네P를 구할 정보라도 얻어내야 했으니까.
그렇게 점점 눈이 멀어가던 크로울리는 허공을 바라보며 마지막 힘을 내며 한마디 한마디를 짧게 내뱉기 시작했다.
크로울리”난… 죽고싶지 않았을 뿐…. 그렇다고 그분을 배신한건 아니다……. 하지만 뭐….. 그렇네……한 가지 정도라면… 가르쳐주지 크흐흐……”
그리고, 크로울리는 마지막 한마디를 하며, 그대로 눈을 뜬채 하늘을 올려다보며
크로울리”세상에서 가장 검은 것은….. 지식의 악마마저…. 가둘 수 있…..다…….”
죽었다.
크로울리의 죽음을 확인하고서, 조용히 노노는 입술을 깨문다.
그가 행한 악행들이 사라질 수 없고, 그가 악인이라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노노는 언제나 희망을 믿기에. 변화를 믿기에.
그리고 그녀 자신이 변화를 만들어내기에.
그런 '가능성'의 소멸은, 가장 끔찍한 절망일 수밖에 없다.
람쥐P "마지막에 말한 건…"
노노 "... 세상에서 가장 검은 것이, 지식의 악마마저 가둘 수 있다는 거였죠. 라플라스의 악마를."
그러나, 그 절망 가운데서도.
차악이란 있다.
희망이란 있다.
절망 가운데서의 그나마의 희망.
노노는, 그것조차 포기할 줄 모르는 소녀였다.
그런 크로울리, 아니, 크로울리이었던…
잠시 크로울리이었던 것의 앞에, 조심히 코우메가 쪼그려앉는다.
코우메 "응… 네 영혼은 그래도 심하지 않았으니까… 도와줄게."
그리고는 허공을 가만히 보며, 살짝 쓰다듬듯이 손짓한다.
코우메의 영혼을 비추는 그림자 또한 부드러이 무언가를 품듯이 일렁인다.
그리고, 잠시 품은 그것을 풀어주듯,
코우메의 손은 다시 내려가고, 일렁이는 그림자도 다시 돌아간다.
코우메 "그럼… 잘 가. 기억해줄테니까."
허공을 바라보며, 코우메는 천천히 손을 흔든다.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게 인사하듯이.
모모카"지식의 악마마저...가둘 수 있다."
니나가 시체를 보지 않게하기 위해 눈을 가린 아나스타샤와 눈가를 찌푸린채 크로울리였던 시체를 가만히 보던 모모카가 그의 마지막 말을 뒤따라 읊어본다.
모모카"수수께끼 같은 말이 아닐 수 없어요. 세상에서 가장 검은 것이라니..."
아나스타샤"지식의 악마는...아냐들이 이미 만났죠."
모모카"라플라스의 악마...말이군요."
니나"악마? 검은 토끼씨말인가요?"
단탈리안"명칭이 그럴 뿐. 그것은 우리 72악마와는 상관이 없단다, 니나."
아나스타샤"이게, 아카네를 구할 방법과 연관이 있는 걸까요?"
아스카 "아카네P의 영혼이 다하는 원인과.. 라플라스의 악마의 존재는 분명히 밀접하게 이어져 있지."
사치코 "[악마]를 적으로 봐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불멸로만 보이던 그 악마를 상대할 방법이 존재한다.. 그럼 확실히, 뭔가 변하는 게 있을지도 몰라요."
슈코 "문제는 그걸 들은게 이 언럭키 모브캐 입에서란 거지만 말이야.. 방법이라는 것도 우로보로스가 먼저 찾았단 소리잖아."
사나에 "결론적으로 취할 행동은 안 변해. 일식의 날에 우로보로스를 박살내는 수밖엔 없지. 아카네P와 라플라스의 악마로 노리고 있는게 뭔지.. 전부 불게 만들면, 똑똑한 애들이 뭐라도 해내지 않겠어?"
노노 "본 거…라면요?"
히로미 "아, 노노쨩은 그 때 쓰러져있었구나… 응, 프로듀서 씨에게도 설명해야 하니까…"
살짝 물러나있던 히로미도 천천히 노노네에게 다가선다.
그리고는 이제껏 겪은 이야기들을 하나씩 천천히, 차분히 풀어나갔다.
람쥐P "그렇군. '블랙홀'인가… 말도 안되는 걸 가졌구만 그 녀석들."
아키라 "이젠 새삼스럽지도 않슴다."
노노 "블랙홀… 그것으로 라플라스의 악마를 가둘 수 있다…"
람쥐P "... 그럼 일식의 사건은, 그 녀석을 잡기 위해서 일부러 '불러내는' 것일지도 모르겠군."
노노 "그, 그럼 어떻게 되는 건가요…?"
람쥐P "... 글쎄. 하지만… 그 때문에 아카네P가 위험해지는 것일 가능성은 매우 높겠어."
노노 "그럼…"
쇼코 "햣하! 그 망할 놈들을 줘패서 그딴 짓 따윈 꿈도 못 꾸게 해줘야지!"
람쥐P "... 아니면, 오히려 그걸 이용해야 할지도 모르지. 그 악마 녀석이 가져간 것을… 돌려받아야 하니까."
노노 "... 네. 어떻게든… 해보겠어요."
람쥐P "그래, 그 날까지… 철저히 준비하자고. 계획도 세밀하게 세워야할테고."
쇼코 "캬하하! 나타나보라고! 얼마든 찢어발겨줄테니까!"
코우메 "응… 그것들… 나도 마음에 안 드니까…"
그렇게, 일행은 천천히 결의를 다진다.
얻어낸 정보를, 결단코 헛되게 하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반드시 동료를 구하리라 다짐하면서.
히데루p”......시키, 칸나씨의 상태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이라도 살려야지.”
시키”이미 보고 있어. 랄까… 솔직히 이쪽도 무리 아닐까 싶은데……숨도 맥도 없어……”
히데루p가 지시를 내리기도 전에 머스킷을 역소환 시키고 칸나의 상태를 살피고, 나노해독제를 주사해 전신의 지혈을 막고 인공혈액을 넣어가며 심폐소생술을 시도하고 있던 시키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히데루p”그런… 가….”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라는 뜻을 내포한.. 그러나 그에 맞지 않게, 타마미는 따진다기보다는 체념하려는듯한 힘없는 목소리로 묻는다.
이미 생명의 등불이 꺼져가고 있던 칸나가, 무리하다는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사완과의 싸움을 해낸 것은 누구보다도 타마미가 똑똑히 보고 있었다.
아야메 "..인생, 누구라 해도 마지막에 돌아갈 곳 하나는 있는 법. 하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지 않았습니까.."
그것을 이미 직감한 것인지,
혹은 이미 알아차린 것인지,
그 비극에 놀라지 않으며, 노노는 천천히 쓰러진 칸나에게 다가갔다.
노노 "... 수고하셨어요. 그리고… 감사해요."
자세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칸나가 죽어버리고 말았다는 사실.
결국, 그 모든 「미래」가 잘려나가고야 말았다는 것.
그러나, 그렇게까지도 맞서 동료들을 구해주었다는 것.
그것들 자체만으로도, 노노는 충분히 감사하고… 슬퍼했다.
노노 "......"
조용히, 말 없이.
조심히 칸나의 몸 위에 손을 얹고서는, 젖어드는 눈을 감는다.
모모카"...."
아나스타샤와 모모카는 싸늘히 식어가는, 아니 어쩌면 이미 식었을지도 모르는 칸나를 보며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나기"...나기들은 저번부터 이어졌던 대결을 끝내고 싶었죠."
하야테"응...제대로 끝내고 싶었지. 제대로 이기고 싶었어. 하지만..."
나기"이런 방식으로 끝내고 싶진 않았죠."
하야테"이런 모습이 마지막이 되는 건 바라지 않았어."
칸나와 검을 맞대어보고, 베고 베였으면서 마지막에는 그 일섬으로 구해진 쌍둥이는 똑같이 생각했다.
이런 식으로 끝나는게 좋을리가 없다고.
칸나가 말해야할 것도, 타마미에게 전해야할 것도 산더미 같이 있는 지금 아직 끝낼 수 없는데.
이런 형태의 마지막은 분명, 그녀에게 어울리지 않는데.
이그닐”비켜봐…..! 젠장…. 얘는 도대체 언제 도착 하는거야….!”
그리고, 다급한 얼굴로 다른 이들을 해치고 들어와, 시키의 옆에 와서 칸나에게 계속해서 회복마법을 거는 이그닐이었다.
이그닐”뭘 포기하는 거야…! 이그닐한테 포기하지 말라고, 그렇게 귀에 가시가 돋칠 정도로 잔소리한게 어디사는 누군데!”
의외라면 의외, 하지만 노노는 지금의 이그닐이 느낄 심정을 이해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더 이상은 잃고 싶지 않다고.
이그닐"이런 칼 휘두르는 것 밖에 모르는 뇌 근육 멍청이라도...... 이그닐한텐 동료라고...... 그렇게 작별할 여유라도 있다면 뭐라도 해! 시간을 끌라고!”
그런 이그닐의 말에, 이미 죽은 크로울리의 희생자의 눈을 감겨주고있던 네네는 지친 몸을 이끌고도 자신의 수류 조작으로 칸나의 혈액을 최대한 돌게 하기 시작했다.
네네"하아...... 이런 정교한 작업은..... 너무 길게는 못 버텨요....."
그렇게 혈액이 도는 것을 확인한 시키는 곧바로 칸나의 코를 막고 인공으로 호흡을 불어넣기 시작한다.
모모카"아나스타샤양...?"
아나스타샤"이그닐의 말대로입니다. 아냐들은 아직 할 수 있는걸, 모두 해보지 않았어요."
슬픔 대신, 네네코와 리코를 보고 떠올린 의지를 다시금 다 잡은 아나스타샤는 손 안에서 물병자리의 화살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아나스타샤"우로보로스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을, 더 안 만들겠다고 다짐했으니까."
모모카"...."
그러자 모모카 또한 지휘봉을 꺼내들어 동료들을 회복시키는 신비한 로즈힙티를 머금은 장미꽃봉오리를 칸나 주위로 소환하여 그녀를 감쌌다. 그리고 그녀의 전신에 로즈힙티를 뿌리며 전신에 새겨진 상처의 재생을 촉진시키기 시작했다.
모모카"저란 사람도 참, 한순간 사쿠라이라는 이름에 부끄러운 일을 할뻔했네요. 아나스타샤양 말대로예요. 구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가능성이 있다면 뭐든 해봐야겠죠. 그것이 사쿠라이가의 이름에 걸맞는 일이니까요."
물병자리의 화살을 만들어낸 아나스타샤는 그것을 석궁이 아니라 손으로 꽉 잡고는, 칸나 근처의 땅에 꽂았다. 그러자 화살에서부터 퍼져나가는 하늘빛 파동이 칸나에게 닿아 생기를 잃어가는 그녀에게 생기를 다시 불어넣는다.
아나스타샤"칸나, 아냐들은 칸나에게 해줄 얘기가 잔뜩 있습니다. 그리고 칸나도, 타마미에게 해줄 얘기가 잔뜩 있겠죠. 이때까지 못만난만큼 잔뜩, 그러니까...반드시 일어나는겁니다."
그렇다, 그 말대로였다.
분위기로 느껴진 직감이었다.
너무나 당연하게, 끝까지 불살라버린 칸나가 당연히 죽을 거라는 분위기
어쩌면 항상 사선에 놓여있는 이에 대한 각오였을지도 모른다.
언제라도 죽을 거라는, 그런 사실에 대한 각오.
혹은 냉정한 사실판단일지도 모른다.
맥도, 숨도 멎었으며, 팔도 잘려나가고 수없는 상처투성이로 흘린 피도 끝이 없다는 사실.
그러나.
노노 "네!" 후웅
그 직감에,
그 각오에,
그 사실에,
노노는, 절대로 타협하지 않기로 했다.
노노 "프라이 씨! 뭐라도 떠오르시는 거라도!"
곧장 칸나에게 다시 힘을 불어넣으며, 깃펜에 새겨진 계약의 힘으로 프라이를 불러낸다.
칸나를 조금이나마 회복시키고 숨을 돌려놓는 「기적」을 행사하려 드는 것과 동시에,
일만년 전의 지식이라도 갈구한다.
아직, 수단은 남아있다.
아직, 시도하지 않은 방법이 남아있다.
그렇다면 무엇도, 멈춰설 이유가 될 수 없다.
그 고집이야말로 노노의 「죄」이고…
「각오」이었으니까.
노노 "프로듀서 씨도! 신체라도 재생시켜주세요!"
람쥐P "그래. 그래도 여분용의 재료는 더 이상 없어서 빠르게는…"
쇼코 "그럼 내 팔이라도… 프로듀서는 '재료'만 있으면 되잖아…?"
람쥐P "뭐?!"
쇼코 "후히… 낫게 하는 방법은, 프로덕션에 돌아가기만 하면 많으니까…"
람쥐P "그렇다고 해도…"
쇼코 "거 참 답답하네! 까짓거 내가 직접 뜯어내고 말지!!" 우드드득
람쥐P "어이, 쇼코!"
노노 "쇼, 쇼코쨩…!"
그리고, 그런 노노의 각오에는, 언제나 그에 지지 않는 각오로 함께 하는 동료가 있었다.
쇼코는 상처들을 메꿀 내장, 근육, 살을 생성하기 위한 '재료'로서 거침없이 자신의 팔을 뜯어내어주며,
미레이 "하아, 진짜… 일어나자마자 뭔 상황이냐곳 정말!"
미레이 "거기 안쪽! 가슴 쪽에도 가려진 상처가 있어!"
노노 "미, 미레이쨩까지…"
미레이 또한 깨어나자마자 지친 몸과 정신으로라도 망설임없이 '집중'을 쓰며 그 피로를, 아픔을 기꺼이 감당해낸다.
람쥐P "... 그래, 그렇다면…"
람쥐P "반드시, 살려내지."
노노 "프로듀서 씨까지…"
그리고 그 「각오」에,
프로듀서는 응답한다.
현실을, 환상으로 만들어주기 위하여.
노노 "... 네. 반드시… 살려내는 건데요…!!"
그리고, 시키는 방금 전 이그닐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필사적으로 칸나의 신체를 유지하는 그녀를 쳐다보았다.
레아”.......”
이그닐”레아…… 이 멍청이 좀……. 어떻게 해봐…….”
입술을 질근 깨물고 울먹이며, 그렇게 자신에게 물어오는 이그닐을 레아가 쳐다보았다.
‘멍청이’
레아는 기억하고 있었다.
알란이 언제나 이그닐을 지칭하던 그 멸칭을.
레아”.......”
‘그 아이가 소중한거네...... 이그닐.’
자신의 착각일 뿐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가까이에 있던 이들의 귀에는 분명 그런 레아의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렸다.
노노 또한, 다급하게 소리친다.
일상에서는 소리치는 일이 좀처럼 없는 그 외침이,
노노의 다급함을, 절박함을, 간절함을 조금이나마 비추리라.
람쥐P "시키의 말대로라면 내장 쪽은 차라리 전부 재생성하는 게 낫나…! 하지만 그러려면 당장은 부족한 게 너무 많아. 우선 시간부터 번다!"
노노 "윽… 후우… 네…!"
그러면서도, 곧바로 칸나의 처치에 집중한다.
끝까지 발버둥친다.
끝까지 노력한다.
끝까지.
정말로, 모든 것이 끝나지 않는 한, 멈추지 않으리라.
그 각오를, 노노는 다시금 되살리며 발버둥친다.
이그닐”그거 밖에는…… 없는거구나…….”
그런 이그닐의 허탈한 얼굴에, 레아가 슬픈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한 두방울 밖에 남지 않은, 딱 보기에도 희귀한 것.
그러나, 노노는 레아와 이그닐의 반응에, 그것이 「희망」이 되리란 것을 깨달았다.
노노 "... 부탁드릴게요. 도와주세요…!"
이그닐”이건 환혼(換魂)의 엘릭서(elixir)...... 아무리 마법에 능통한 니플헤임이라도 죽은 사람을 아무런 대가도 없이 되살릴 수는 없어. 그러니까 이건……”
레아”.......”
그리고, 레아는 쭈그리고 앉아서 이그닐을 대신해 무언가 복잡한 사전작업으로 보이는 마법을 걸자, 칸나의 시신을 중심으로 한 넓은 결계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이그닐”영혼…..그러니까 수명을 대가로, 신체를 되살리는 거야. 아마 지금 정도를 복구한다면…..”
그리고, 이그닐은 타마미를 보고 말했다.
이그닐”수명의 반… 최악이라면 그 이상은 깎여나가겠지.”
빠르게, 최대한의 처치를 하고 있지만,
이 곳에서의 처치는 한계가 있다.
프로덕션으로 옮길 시간은 부족하다.
그렇다면, 지금 이것이 가능한한의 최선이리라.
그러나, 노노는 또한 이그닐이 타마미를 바라보는 이유를 깨달았다.
그녀의 삶에 대한 판단을, 감히 내릴 사람이 있다면…
그녀와 가장 깊이 엮인, 타마미 뿐이리라.
노노 "... 흐읍…!"
그렇기에, 노노는 다시금 힘을 쥐어짜낸다.
타마미가 결정을 내릴 시간을.
그것을 숙고할 수 있는 기회를.
아주 조금이라도 더 주기 위해서.
또 다른 선택지라도, 아주 작은 것이라도 마련해주기 위해서.
조용히, 최선을 다한다.
그런 시선을 따라보며 눈치챈 미레이가, 잠시 타마미를 바라보며 입을 연다.
미레이 "네가 원하는대로 해. 넌 그럴 자격이 있어."
미레이 "진실이 어쨌든 이 녀석이 사실대로 말해주지 않았고, 그 때문에 네가 계속 고통받은 거잖앗? 그건 이 녀석이 '멋대로' 한 판단 때문이었고."
미레이 "... 그럼, 너도 '멋대로' 결정내려. 그 정도의 자격은 있으니까."
타마미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저번 만남까지만 해도 목숨을 걸 정도로 집착하고 있었지만, 이제 들어야만 한다고 생각한 것은 들었지요. 폐도 끼쳤고.. 말이죠.."
거짓으로 말하는 것은 아니다. 전혀 바라지 않던 내용, 바라지 않던 방식이었지만 결국 진실은 전부 알았다.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이 어떠했던, 칸나 본인은 자신의 마지막에 만족한 듯도 보였다.
어차피 죽을 목숨이라면 수명이 깎이는 대가는 상관 없을지도 모르지만, 엘릭서는 어쨌든 레아 내지는 이그닐의 물건.. 결코 대가 없는 소생도 아니다.
타마미 "거기에.. 지금 되살린다고 해서, 그걸로 괜찮은 걸까요.. 당장에는 저희들과 적대하지 않겠지만, 오늘 일로 그녀의 위험을 다시금 확인한 거라고 보는 분도 있겠고.."
타마미 "고작 조금 전까지 검을 맞댔던 주제에.. 타케다 칸나가 소생을 원하고 있을지, 자신할 수가 없군요."
그리고.. 어쩌면 이것이 본제. 사완과의 싸움에 마지막 생명을 태우는 것을 만류하는 자신의 목소리가 닿지 않는 초연한 모습에, 그때부터 계속 품고 있던 불안.
사실은, 계속 이 죄 많은 삶과 원치 않는 책임에서 벗어나고 싶어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타마미를 지킨다는 것도 오늘로 끝. 그걸로 홀가분해진 것은 아니었을까.
이그닐 "..도망치는 것 같은 말은 그만하면 됐어. 어쩌고 싶은데."
미레이 "그러니까 그건 칸나 사정이지! 이걸로 끝나도 괜찮은거야!?"
타마미 "괜, 괜찮.."
다고, 정말로 말할 셈이었다.
떠밀리는 듯한 기세였지만, 그걸로도 괜찮았다. 영원히 지킬 수는 없다고, 그 자신도 말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그제서야 쓰러진 칸나를 똑바로.. 원수도, 수라도 아닌 검을 내려놓은 한 인간의 얼굴을 보았을 때.
타마미 ".....!"
분명 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검을 휘둘렀을 터인데도 어딘가 평온한 그 얼굴에서, 타마미는 마치 전류처럼 칸나의 마음이 흘러들어온 기분이 들었다.
우로보로스에 의해 모든 걸 빼앗겨 세상의 뒷면에 표류해야만 했던 칸나에게, 타마미는 유일한 등불이었으리라는 것을.
아무리 괴롭더라도, 존재의 이유가 있는 한 생명은 살아간다. 타마미를 지킨다는 칸나의 사명은, 아이러니하게도 칸나 자신도 지키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전부를 알게 된 지금, 칸나를 잃으면 이번에는 타마미가 과거를 잃은 표류자가 된다는 것을.
타마미 "..괘..."
타마미 "괜찮지.. 않습니다.." 뚝 뚝
어느샌가 양 눈에서 굵은 눈물방울이 흘러내렸지만, 어째선지 이번만은 타마미를 부식시키는 것이 아닌 더 단단하게 해 주는 눈물로 느껴진다.
마음은 굳혔다. 미레이의 말대로.. 칸나가 부린 고집만큼, 타마미 자신도 부릴 권리는 있을 것이다.
화를 내고, 실망해도 된다. 오해와 곡해가 오갔던 것을 확인할지도 모르고, 기대한 만큼의 사람이 아니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사람이지 않은가. 당연한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살아야만 한다.
그렇다면.. 지금 해야 할 것은.
타마미 "부탁드리겠습니다, 이그닐."
타마미 "그 비약을.. 타케다 칸나를 위해, 아니, 타마미를 위해 써 주십시오."
엉망인 옷자락을 끌고 일어난 타마미는, 허리를 깊이 숙이며 이그닐에게 청했다.
그런 타마미의 결단을 들은 이그닐은 말 없이, 그리고 망설임 조차 없이 그 환혼(換魂)의 엘릭서(elixir)의 단 한방울을 칸나의 이마 위로 떨어뜨렸다.
그리고, 그 엘릭서는 빛을 내며 칸나의 몸에 흡수되어 사라지더니, 칸나의 몸 전신의 상처와 모든 장기가 말끔하게 회복되기 시작했다.
몸속의 나노해독제로 그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던 시키가, 경이롭다는 듯 그 약의 효과를 관찰하고 있었다.
그러자, 코우메는 평온하게 웃으며 그 망령들을 타이르듯 말하자,
코우메”방해하면…. 안돼….”
곧 그 유령들이 모두 깨끗하게 물러나기 시작했다.
아스카 "이그닐의 반응으로 봐서 평범한 물건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경이롭군. 시도해볼만한 루트가 있다면 꼭 손에 넣어 두고 싶은데."
포틴P "그런 게 있었다면 정보망에 잡혔겠지.. 어쨌든 지금은 조용히 지켜보자."
람쥐P "...수명을 재료로 쓴다고 했긴 해도… 놀랍군."
나노로봇과 그 '눈'으로 계속해서 살피던 람쥐P 또한, 그 놀라운 비약에 자그맣게 감탄하며 바라보았다.
시키”소생 성공….. 의식은 아직이지만, 왠만한 문제는 다 해결됐어. 의식은 아직이지만…. 뭐 이대로면 문제 없겠지.”
이그닐”......후…”
그렇게 주저앉은 이그닐이 자신의 머리카락과 같은 오랜지빛의 여명을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맥이 뛰고, 숨이 느껴진다. 가슴에서부터 뛰는 생명의 소리가, 스스로를 몇번이고 증명한다.
거기까지 확인한 타마미는 많이들 예상한 감정의 격앙이나 흐트러짐도 없이, 막상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 듯 멍하게 읊조렸다.
타마미 "됐다... 된 거야..."
아야메 "칸나 공.. 다행입니다. 오늘의 뒤에 무엇이 기다릴지는 소저조차 모르지만.. 아직.. 다음이 있어서."
아직 칸나는 눈뜨지 않았지만, 그것도 시간 문제일 뿐.
그 전에 해 두어야만 하는 일을 위해, 타마미는 다시 일어섰다.
타마미 "오늘 진 빚은.. 결코 잊지 않도록 가슴 깊이 새겨두겠습니다. 이그닐쪽 여러분뿐 아니라, 제 일방적인 말을 참아주신.. 모든 분들도 마찬가지로. ..저번 빚도 있는데, 이래선 평생 상환만 해야겠군요."
쇼코 "핫, 이후에도 계속 어울려줘야 할테니까! 내 팔 값도 있고 말이지!"
노노 "아, 아…! 쇼코쨩… 모리쿠보가 치료해드릴게요."
람쥐P "됐어. 응급처치는 내가 하면 되니까. 그보다… 넌 일단 쉬어둬."
미레이 "그래, 코피 나고있잖앗! 이렇게까지 무리하면 어떡해! 나중에 두고보자구!"
노노 "그, 그게…"
미레이 "나중에. 다시. 이야기. 하자고." 째릿
노노 "네… 네에…"
슈코 "기묘한 우정마저 느껴?"
아스카 "글쎄.. 그건 다른 사람에게 맡겨야 할 것 같군. 몇명 정도 있지 않은가?"
사치코 "저는 일관성있게 만나고 싶지 않았으니까 빼 주세요.."
포틴P "여기엔 칸나에게 베여본 사람이 수두룩하니까, 간단히 좋게좋게 가자고 할 수는 없지.. 그것까지 감안해서 대응할거야. 타마미도.. 각오는 있겠지."
사나에 "애들까지 베는 위험한 녀석이란 생각은 변함없지만.. 우로보로스와의 총력전이 다가온다고 생각하면, 큰 전력이 되어줄 수 있다는건 호재네. 오히려 그때 안오면 패 줄 셈이야."
미즈키 "안 왔는데 어떻게.. 라는 이야기는 아니네. 그 정도 말은 통하겠지. 오히려 들은 이야기로는, 정말 우로보로스를 궤멸시킬 수 있다면 그 후가.."
사나에 "뭐, 괜찮아. 텅 빈 우물마냥 공허해져도.. 내버려두지 못하는 사람 하나만 있으면 사람은 어떻게든 살게 되니까."
미즈키 "그거, 본인 이야기?"
사나에 "...당사자한테 찔리는건 생각보다 아픈데."
아이돌들을 먼저 보내고 천천히 그들의 뒤를 따라온 디미트리P가 트얄피가 도착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을 놓았다.
하야테"앗, P쨔...잠깐...뭐야, 그 상처들?!"
하야테는 저 멀리서 느즈막히 걸어오던 자신의 프로듀서를 발견하고 발랄하게 손을 흔들었다가 그의 부상을 보고 놀라면서 달려갔다.
다가온 하야테의 부축을 거부하지 않고 받은 디미트리P는 전신에 힘은 없었지만 마치 짐을 내려놓은 듯 홀가분해 보였다.
디미트리P"오늘은 좀 무리해서 말이다. 이렇게까지 다친 건 오랜만이구만..."
하야테"이게 조금 무리한거?! 허세나 부리고는 진짜..."
디미트리P"허세라...뭐, 너네들 사지무사한 거 보니 허세부린 보람은 있구만."
급하게 하야테와 나기를 향해 달려가느라 미처 디미트리P의 상태를 살펴보지 못했던 모모카는 지금에서야 그의 부상을 살펴보고 기겁할 수 밖에 없었다.
모모카"세상에...어떻게 이런 모습으로 상처가...성한 뼈가 남아있긴 한건가요?"
디미트리P"두개골하고 척추, 골반은 괜찮은거 같은데."
모모카"대수롭지 않게 대답하지 마시고요! 그것보다 아프지도 않으신건가요?!"
디미트리P"오면서 진통제 하나 더 꽂았으니까 버틸만 해."
모모카"...읏!"
모모카는 무심코 튀어나오려는 원망을 이를 앙 다물어 끊어내고는 곧바로 하야테가 눕힌 디미트리P의 몸 주변으로 로즈힙티를 머금은 장미꽃들을 소환해 그의 몸을 적셨다.
모모카"일단...피는 멈추게 했사와요. 통증도 멎을 것이고요."
디미트리P"그래, 처치 고맙..."
한결 괜찮아진 얼굴로 모모카를 바라본 디미트리P는 가볍게 지어진 미소 뒤에 옅게 보이는, 모모카의 그림자를 알아보고 모모카의 손을 뼈가 부러진 자신의 손으로 약하게 잡았다.
디미트리P"모모카, 괜찮은거냐?"
모모카"....이럴 때만 좋은 프로듀서쨔마의 눈치는 정말 싫어요."
곧 모모카는 얼굴에 마음 속에서 흘러넘치는 후회와 통렬히 느낀 자신의 무력감, 오늘 있었던 모든 일에 대해 아픈 감정을 모두 드러내었다.
모모카"니나양과 같이 정신을 잃기 직전...아나스타샤양과 프로듀서쨔마가 저희를 위해 해주셨던 모든 일을 봤사와요. 두 분 다 필사적으로 저희를 지켜주셨지만...저는, 저는..."
말을 잠시 멈춘 모모카는 침을 꿀꺽 삼켰다. 응어리진 말로 상처입은 몸에 진통제를 부어넣듯이.
모모카"아무것도...아무것도 못했어요."
디미트리P"모모카...."
모모카"적을 막으려고 나아간 프로듀서쨔마가 이토록 다치는 것도 막지 못하고 저희를 감싼 아나스타샤씨가 정신을 잃는 것도 막지 못했어요. 다른 분들처럼 일어서서 싸우지도 못했죠. 저는...저는..."
디미트리P"모모카, 이번 적은 이상할 정도로 강했을뿐이다. 나 또한 아무것도 못했어. 너가 말한 다른 녀석들도 금방 쓰러졌고. 스스로를 그렇게 여기지 마라."
모모카"그럼 이건요? 그들을 상대할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 무력하게 엎드려 있는 것밖에 하질 못했어요. 이토록 한심한 일이..."
디미트리P"기계정령을 말하는 거라면 너는 아직 완전히 계약을 맺은게 아니잖냐. 너무 조급해 하지마라."
디미트리P는 모모카의 손을 잡아줬던 큰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디미트리P"너는 분명히 대단한 아이야. 그런 식으로 스스로를 낮추지 말아주렴. 언제나 당당한 너가 좋았기에, 내가 너의 프로듀서를 한거니까."
모모카"프로듀서쨔마..."
디미트리P의 말에 조금은 마음을 놓게 된걸까, 모모카는 침착해진 듯 고개를 끄덕였다.
디미트리P"그나저나...좀 진정되니 졸려오는군. 하야테. 부탁인데 나 좀 트얄피에 옮겨줄 수 있겠냐?"
하야테"아, 물론이지! 일단..."
근처에서 들 것을 찾아온 하야테는 디미트리P를 굴려 그 위에 눕힌 뒤 들것을 가뿐하게 머리 위로 번쩍 들어올려 그를 트얄피쪽으로 데려간다.
디미트리P"조금 있다가 보자, 모모카"
모모카"네, 그리고 프로듀서쨔마."
디미트리P"응?"
모모카"감사드려요, 진심으로. 프로듀서쨔마가 저를 담당해주셔서 다행이예요."
디미트리P"...과찬이다."
떠나는 하야테와 디미트리P를 배웅해준 모모카는 잠시 교만의 레이피어를 보았다. 아직은 반푼이인 힘, 완전하지 못한 그 커다란 힘의 열쇠를 보며
그녀는 누구를 위해 이것을 각성시켜야할지 깨달았다.
하야테"그나저나 P쨩."
디미트리P"왜."
하야테"좋아한다느니 그런 말은 가볍게 말할게 아니라구? 거짓말이여도 말이야."
디미트리P"뭐가 거짓말이냐, 사실이구만."
하야테"...무자각 연하킬러네, 완전 질 나빠."
디미트리P"그런 거 아니다..."
린”모양 빠지니까 적어도 트얄피까지는 걸어가자고 미쿠.”
비틀거리며 나무에 기대어 간신히 서있는 미쿠를 보던 린이, 저 멀리서 날아오는 트얄피를 발견하고 말했다.
히데루p”......그래, 철수하지.”
결코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닌, 명백히 패배라고 할 수 있는 이번의 결과. 우리도 몰랐던 가치의 전력을 잃어버린 것은 너무나도 컸다.
그럼에도, 히데루p는 칸나를 내려다보며 떨고있는 타마미를 내려다보았다.
히데루p”......살아만 있으면 돼.”
시키”그렇네….”
그리고, 곧 착륙하여 후방의 해치를 연 트얄피에서 나오는 의료진과 들것들. 그들과 교차하며, 히데루p와 시키는 걸어들어갔다.
히데루p”살아만 있다면…. 어떻게든 기회는 올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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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검(心劍)」 - Good End
※ 다음날 346프로덕션 전속 병원.
미레이 "시끄러!"
쇼코 "후, 후히…"
그 끔찍하게 길었던 하루가 지난 다음날.
무리한 대가로 침대에 눕혀져 요양받는 노노와,
자기가 스스로 팔을 뜯어낸 덕분에 새 팔을 붙이고 재생시키는 중인 쇼코가 누워있는 병실.
그 병실의 가운데서 미레이가 둘을 날카롭게 노려보며…
사과를 깎아주고 있었다.
미레이 "하아… 무리하려는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적당히 하라곳, 적당히!
노노 "그, 그게에…"
미레이 "뭐, 죽어가는 걸 보고 싶지 않았고, 어떻게든 아카네P를, 그리고 칸나를 살리고 싶었다, 라는 거지?"
노노 "네? 네에…"
쇼코 "후, 후히… 그게…"
미레이 "넌 그런 노노의 바람을 들어주고 싶었던 거고. 그렇잖아?"
쇼코 "으, 응…"
그런 상황에서 무어라도 변명하려는 둘이지만,
이미 오랜 세월을 함께 한 '동료'인 미레이는, 그런 변명이자 진심조차 간단하게 읽어내며 할 말이 없게 만들었다.
미레이 "알아, 안다구! 그렇지만…" 스윽
그리고 미레이가 분노한 눈빛으로, 그러나 동시에 조금 적셔진 눈빛으로 둘을 응시하자,
노노 "... 그렇지만, 그래도 모리쿠보네가 다치는 게 싫으신 거죠…"
쇼코 "으, 응… '친구'니까…"
미레이 "하아…"
둘 또한, 미레이가 덧붙이지 않아도 미레이의 마음을 헤아리고 말을 잇는다.
각자의 개성이 각자 다르게 빛나 다 다른 듯 보이더라도,
그녀들은… '인디비쥬얼즈'는, 하나이니까.
미레이 "... 아니까 됐어. 상황이 상황이기도 했고." 쾅!
노노 "미, 미레이쨩… 그, 접시가…"
쇼코 "그, 그 전에 책상이…"
그렇기에 미레이 또한, 구태여 덧붙이지 않고서 사과를 접시에 내려놓는다.
… 조금의 짜증과 답답함을 담아서.
그릇은 물론이고 책상까지 부러뜨려 버렸지만.
미레이 "흥! 프로듀서가 와서 고쳐주든 하겠지! 사과는 다 깎아냈으니까 먹기나 해!"
노노 "네, 네에…"
쇼코 "으, 응…"
이 전개 최근 자주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무의식중에 떠올리며 타마미가 눈을 뜨자, 반대쪽 침대에서 조금 앞서 일어났는지 병실 실내화를 신고 있는 아야메가 보였다.
타마미 "아야메 공! 무사하시군요! 아니, 그야 입원 전까지도 같이 있었습니다만."
아야메 "그 뒤로는 각자 검사에 수술로 바빴으니까요. 저희 둘 다 '용케도'가 붙어야 할 무사이긴 하지만.. 의식만은 금방 돌아온 모양입니다. 같이 있던 다른 분들도 치료 중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타마미 "역시 그렇습니까.. 정말로, 터무니없는 밤이었으니."
격전 후에 기절하듯 의식을 잃어, 깨어나보니 거짓말처럼 평화롭던 경험은 이걸로 처음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싸움에 몸을 던진 뒤로는 몇번이나 있었다고 해야 할 터.
그러나 상상조차 하지 못한 칸나에 이어서 절망적인 상대인 사완까지, 불가능에 가깝던 싸움을 강요당하며..
아무래도 이 눈에 다음 아침은 없을 것 같다고, 몇번이나 생각하고서 맞는 낮은 역시 조금은 감회가 새롭다.
그러나 타마미는 곧, 다른 생각에 빠져든 듯 자신의 상처를 살피기 시작하고.. 지켜보던 아야메는 아무래도 신경이 쓰였는지, 무슨 일인가를 묻는 운을 떼었다.
아야메 "무언가, 불편한 점이라도? 상처의 문제라면 너어-스 콜을.."
타마미 "갑자기 방송 컨셉같은 말투.. 아니, 그런 일은 아닙니다. 그저, 자꾸 생각하게 되는 것이 있어서."
아야메 "그야, 어제같은 일을 겪으면 없는 편이 굉장한 거겠지만.. 그 중에 무슨 일이온지."
타마미 "...."
타마미 "억측이긴 합니다만.. 시공참을 실패한, 첫번째 시도가 막히고 역습당했을 때.. 실은 그때, 타케다 칸나는 이미 타마미를 죽일 수 있었던 게 아닌가 하고."
아야메 "그렇다는건, 그때까지도 일부러 손속을 두고 있었다..?"
타마미 "아니오.. 그정도는 아닙니다. 방해하면 정말로 죽일 생각이라고, 스스로도 그렇게 믿고 있었겠죠. 단지.. 무의식의 영역에서는 그렇지 못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병실에서 조금 객관적으로 상처를 보고서야 문득 들더군요."
복잡한 심경이 묻어나는 얼굴로 상처를 어루만지는 타마미를 앞에 두고, 아야메는 잠시 침묵을 지켰다.
떠도는 자(낭인)이 된 후로 칸나에게 있어서 타마미는, 말하자면 목숨을 이어나갈 이유였다.
그 사실이 밝혀진 뒤로 떠안은 부채의식에 더해.. 자신이 멋대로 칸나를 살려낸 것에 대한 마지막 매듭도 아직 짓지 못한 채이니, 생각이라고 하면 역시나 칸나에 대한 것이리라곤 예상하던 바.
다만, 그렇다면 역시나 해 두어야 할 것도 있다.
아야메 "과연, 상당히 납득 가는 이야기. 허나..." 쿡
타마미 "아팤!!!!" 움찔
턱을 잡고 생각하던 아야메가 이내 손가락으로 가볍게 붕대 위를 찌르자, 생각지도 못한 타이밍에 놀라 조금 웃긴 소리까지 내며 혜자 리액션을 보여버리는 타마미.
곧 항의할 요량으로 아야메를 노려보았으나, 뜻밖에 그 눈빛은 진지했다.
그제서야 타마미도 이해하게 된다. 방금 그건 단순히 태클삼아 한 행동이 아닌, 그래서 이 상처를 누가 입혔는지는 기억하라는 경고 같은 것이기도 하다고.
아야메 "너무 좋게좋게 가려고 하시면 곤란합니다, 타마미공. 옛 정이 있는건 소저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상대는 그 칸나이니만큼. 다른 분들의 감정도 헤아려야 하고 말이죠."
타마미 "..그야 그렇죠. 어디까지나 사담입니다... 아마."
디미트리P"...날 보고 있는게 아니라?"
나기"솔직히 P가 사지에 깁스를 두른 이 모습이 만화가 아니면 뭔가요."
디미트리P"너말이다..."
346 프로덕션 전속 병원, 다른 사람들과 별반 다를바 없는 부상을 입었지만 회복력이 빨라서 환자복을 입고 누워 쉬기만 하는 아이돌들과 함께 나기의 표현대로 사지에 깁스를 감아 본격적인 환자같은 디미트리P가 같은 방의 침상에 누워있었다.
아나스타샤"방금, 모모카의 семейный врач(씨미니이 브라취)...주치의씨가 진료했죠. 뭐라하셨나요?"
디미트리P"음...언젠간 날 논문연구대상으로 삼게 해줄 수 있냐는 농담하기도 하고."
나기"그런 농담까지 아냐씨에게 보고하는건가요. 유-코쨩 앞에선 나기네 아빠를 보는 것 같군요."
디미트리P"아니거든, 그런게. 일단 회복속도를 보면 회복까진 한달 반에서 두달 걸릴거라는군."
나기"...전신골절이면 원래 전치 몇년은 걸릴 부상이 아닌가요, 그건."
디미트리P"주치의님도 맨날 놀라는 포인트야. 무슨 회복속도가 이렇게 빠르냐고."
그렇게 말하며 디미트리P는 아나스타샤쪽을 바라보았다.
디미트리P"그렇다고 하시니, 아냐. 너무 걱정마라. 금방 나을거야."
아나스타샤"...프로듀서는 아냐가 우로보로스에 대해 경고한 거, 다 잊은 것 같습니다."
아나스타샤에게서 들어본 적 없는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오자 디미트리P는 눈썹을 치켜뜨며 놀라했다.
아니나 다를까, 디미트리P에게서 등을 돌린 아나스타샤는 볼을 살짝 부풀리고 있었다.
디미트리P"아, 아니. 물론 안 잊었지. 잊었을리가 있겠냐."
아나스타샤"안 잊었으면, 무리도 안했을겁니다."
디미트리P는 지원사격해줄 사람을 찾아 나기를 쳐다봤지만 나기는 흥미진진한 얼굴로 '부부싸움은 당사자끼리 해결하라.'는 눈빛으로 대답했다.
'그런거 아니거든.'이라고 눈으로 응수한 디미트리P는 다시 아나스타샤를 보며 말했다.
디미트리P"아니 그...처음엔 나도 무리 안하고 내 선에서 적당히 해결하려 했는데...그, 너네들이 힘들어 하기도 했어서..."
아나스타샤"모모카도, 니나도 프로듀서의 모습보고. 가슴 아파한 건 알고있죠? 아냐도 똑같습니다."
디미트리P"윽..."
뜨끔해서인지 디미트리P는 무심코 신음을 흘렸다.
아나스타샤"무리하는 건 아냐만으로 충분하니까, 프로듀서는 그러지 않았으면 했습니다."
디미트리P"너만으로 충분하다니...대체 왜?"
아나스타샤"...아냐가 그날, 우로보로스를 제대로 보지 않았으니까요. 아냐가 네네코와 리코를 못 구해서 아프게 했으니까요. 그런 모습, 더는 보기 싫습니다."
디미트리P는 잠시 말하지 못한 채 아냐의 등을 바라보았다. 무거운 과거에 짓눌려있는 듯 가라앉은 여리고 좁은 어깨, 마치 예전의 자신이 보인 한심한 모습 같아서 디미트리P는 사지만 멀쩡했다면 그녀를 뒤에서 껴안아주고 싶었다.
디미트리P"...그렇지만 그건 아냐. 아냐, 너가 그럴 바에는 다시 이꼴이 되더라도 내가 나서겠어."
아나스타샤"нет, 싫어요. 프로듀서는 어째서, 자기 몸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건가요? 아냐는 프로듀서가 다치지 않았으면, 이라고 간절히 바라는데...!"
디미트리P"지금 나한테 너희들보다 소중한게 내게 뭐가 더 있겠냐?! 만일 너희들이 다시 위험해진다면, 난...."
자길 향해 돌아본 아나스타샤의 눈을 본 디미트리P는 말을 다 끝내지 못했다. 그녀의 반짝이던 푸른 눈이 조금 어둡게 변하자 자기 마음에도 그림자가 드리운 느낌을 받는다.
디미트리P"...아냐, 네 마음도 알겠다. 구하고 싶은거지? 그 둘."
아나스타샤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디미트리P"나 또한 마찬가지다. 리코의 일...그 날 이후로 나도 더이상 누군가를 포기하고 싶지 않으니까. 그러니까...다음부터는 서로가 서로를 보면서 다치지 않게 하는 걸로 어떠냐?"
아나스타샤"약속, 인가요?"
디미트리P"그래, 약속이다."
아나스타샤"...프로듀서, 약속 잘 안 지킵니다."
디미트리P"이번엔 꼭 지키마..."
그렇게 삐졌던 아나스타샤를 어떻게 다시 진정시킨 디미트리P를 향해 나기가 박수친다.
나기"오순도순한 부부 싸움, 잘 먹었습니다."
디미트리P"그러니까 그런거 아니라고!"
슈코 "피차 환자끼리인데 차려입고 왔네- 프로듀서도 큰일이야."
포틴P "다들 눈을 떴다고 들어서 확인하러.. 상태는 어때?"
사치코 "으음.. 여기에선 놀랍게도 제가 제일 튼튼하니까요.. 불평할 정도는 아니지 않을까 하고."
담당 아이돌 3명이 요양 중인 프로덕션 전속 병원의 병실에, 포틴P가 몇가지 먹을거리를 들고 들어온다.
이쪽도 부상자이지만 입장상 우선은 담당 아이돌들을 살피는 형태로 왔기에 환자복은 아닌 모습. 슈코의 지적대로, 허세라고 하면 허세일지도 모른다.
아스카 "몸의 상처는 시간이 낫게 해 주겠지. 하지만.. 강한 말만 지껄여 놓고는 아무것도 하지 못해 프라이드가 입은 상처만은, 어떻게 되지 않을 것 같군." 쯧
포틴P "..이번만은 상대가 나빴어. 슈코 넌.."
슈코 "안 괜찮아- 밥 사줭."
포틴P "괜찮군. 마지막으로 사치코인데.."
사치코 "네? 아아, 뭐 이미 괜찮다고는 했.."
포틴P "하지만 사치코, 그 때.."
목에 무거운 것이 맺힌 것처럼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굳이 끄집어낼 건이 맞는지, 과민반응은 아닌지 의심스럽게 가슴이 두근거린다.
하지만, 고작해야 하루 전..
이스라펠의 부조리한 압제에 억눌리고, 아즈라엘의 횡포에 서서히 찔려가던 그 때. 사치코가 토해낸 '죽고 싶지 않다'는 날것 그대로의 단말마는, 실은 아직까지도 포틴P의 뇌내에서 메아리치고 있었다.
좋은 생각일지 확신하지 못하면서도, 직구로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던 것은 그 탓이다.
포틴P "죽고 싶지 않다고.. 했으니까."
사치코 "에..."
설마했던 말이 되돌아온 것에 놀란 것일까. 사치코는 눈이 동그래지더니 이내 잠깐 표정이 어두워진 듯도 했지만, 조금 생각하곤 되려 어이없다는 듯 되물었다.
사치코 "..그럼 죽고 싶은 사람도 있나요? 그야 뭐, 의심스러운 사람들이 있긴 한데."
포틴P "그, 그렇긴 하지만 그게 아니라.." 크흠
포틴P "네가 전투 임무 위주인 본대에서 활약하게 된 것도 꽤 됐지만.. 여전히 전투를 싫어한다는 건 알고 있어. 정확히는.. 주로 전투에 뒤따르는 위험성을 싫어하는 거라고 해야겠지. 자기 자신, 그리고 상대에게 가해지는 것도 포함해서 말이야."
사치코 "그...건."
내친 김이라는듯 핵심으로 들어오는 포틴P의 말. 사치코는 당황하는 한편 자신을 제대로 관찰하고 있다는 것에는 감사의 마음도 느꼈지만..
뒤집어 생각해 보면, 자신이 여전히 다른 둘보다 신뢰받지 못하는 것일지도. 한편으론 언제까지고 이 챗바퀴 속에 안주할 수는 없는 일이란 생각이 든다.
조금 스스로도 도전이라고 생각하며, 사치코는 심호흡과 더불어 생각을 정리해 말하기 시작했다.
포틴P "그래서 혹시라도, 이번 일로.."
사치코 "만약에 말이죠, 프로듀서씨."
포틴P "으, 응?"
사치코 "귀여운 저.. 가 아니더라도, 누군가 아이돌이 터무니없는 촬영에 끌려가서 고초를 겪게 된다고 치자구요. 한걸음마다 식물을 헤쳐야 하는 밀림을 뚫고 나가보면 앞으로는 갑작스러운 호우로 불어난 강물, 뒤에는 무슨 생물인지 모를 추격자.. 궁지에 몰려서 '이젠 싫어-!'하고 비명을 지르면, 도와주러 오던가요?"
포틴P "..어느쪽이냐면 그걸 촬영하고 싶어하겠지. 감독과 스탭으로서는."
사치코 "그렇잖아요? 마찬가지에요. 제가 싫다고 싫다고 하면서도, 결국은 여기서 떠나지 않는 건."
포틴P "마찬가지.. 라."
사치코 "남에게 부탁할 수 있는 일, 제가 아니어도 되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피할 거에요. 실제로 저라고 해도 무슨 일이건 덥석덥석 맡으려는건 아니잖아요?"
사치코 "하지만.. 이곳에서의 싸움은, 결국 제가 피해봤자 위협받는건 제 동료들이고, 이 세상이에요. 도망친다고 해서.. 갈 곳은 아무데도 없죠."
포틴P "...."
전부 옳은 말, 알고 있는 말. 지금이라면 정론을 말하고 있는 것은 사치코 쪽. 하지만..
세상을 위해 어린 아이돌들이 싸워야만 한다. 그리고 그 싸움은, 정말로 목숨을 걸 만큼 위험하다. 얼마나 숭고하고 스스로의 신념이 있을지라도, 이 사실 자체가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괴롭다.
그래서.. 때로는 입장 이상의 말을 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포틴P "그래.. 이렇게나 많은 아이돌과 프로듀서가 있어도, 우리들은 전력 부족.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 네 존재로 구원받고, 다치지 않는 사람들도 있어. 하지만, 네가 포기하고 그들을 구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건 네 책임은 아니야."
사치코 "이견이 있을 것 같은 말이지만.. 그런 걸지도 모르죠. 하지만 제 선택의 결과가 될 거에요. 그리고 전, 그 사실을 참을 수 없을 테고요."
포틴P "그럼, 지금의 선택에서 네가 느끼는 괴로움은 어떡하고?"
이 둘 사이에서는 어지간해서 본 적 없을 첨예한 대립이지만, 말싸움과는 다르다. 포틴P는 지금 정말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동시에.. 서로 어렴풋이 느끼고 있다. 이 대화는, 여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임을.
그렇기에 정말로 진심인지, 사치코는 몇번이나 스스로 확인하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사치코 "도망치고 숨어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사치코 "그런 일만은, 어떻게 해서든 스스로 해결하는 수밖엔 없다고. 여기에 이르기 한참 전에 이미 정해 둔 일이에요."
사치코 "이때만은..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고려 대상이 아닌 거에요."
결국은 무리하게 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어쩌면, 그걸로 계속 물고 늘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포틴P에 한해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그 이유는..
포틴P "..나는, 그 각오를 굳히기까지 꽤 오래 걸렸지."
그제서야, 자신이 사치코에게서 누구를 보고 있었는지 눈치챘기 때문에.
그리고, 사치코는 이미 충분히 훌륭했으므로.
포틴P "의심하려던 건 아니었어. 그저.. 네가 보여주는 약한 부분들이, 내 죄책감을 자극했기 때문인지도 몰라."
사치코 "저도 죄가 많은 여자네요~ 정말로. 프로듀서씨쪽이 죄책감을 느낀다니 완전히 오사같지만." 흐흥
포틴P가 물러서자 뻔뻔하게 농담을 던져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사치코. 이런 점 역시, 요즘은 부각되지 않지만 사치코의 강함이다.
자신은 프로듀서로서.. 아이돌의 서포트를 해 가야 하는 것. 참견과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되새긴다.
포틴P "오늘로 확실히 알았으니, 네 각오를 굳이 시험하려 들진 않을게. 하지만.. 그럼에도 뭔가 말하고 싶어지는 날이 있다면, 나한테 상담해 줘. 그 정도의 책임은 지고 싶으니까."
사치코 "뭐어, 선처할까요! 그건 프로듀서로서, 인가요?"
포틴P "어른이랄까, [보호자 대리]로서도."
한동안의 아이컨택트 끝에, 서로 무엇 때문인지도 모를 웃음을 동시에 터트린다.
병실 안은 훈훈함이 번져나가, 다들 잠시나마 아픔을 잊게 되는 것 같았다.
아스카 "보호자라.. 보통은 네 쪽이 보호받을텐데 말이지."
슈코 "여중생한테 저런 소리 듣다니 남자노릇 하긴 글렀네-"
포틴P "그걸 꼭 말해야겠냐! 아프면 잠이나 자!"
약 이틀 후.
346프로 아이돌 사업부 제 1부서 본 회의실.
그곳에선 입원중인 이들을 제외하고, 여기저기에 붕대를 감고있거나 상처를 회복중인 아이돌 혹은 프로듀서가 모여 디브리핑을 진행중이었다.
히데루p”이번 전투로 인한 수확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그리고 그중 첫번째는……”
첫번째, 우로보로스의 목적과 아카네p, 그리고 라플라스의 악마가 어떤 형태로든 관련 되었다는 것이 확실하다는 사실. 그 근거로 우로보로스는 아카네p에 해를 가하는 것을 꺼려했고, 아카네p의 예언에서 본 일식의 날과 우로보로스가 움직일 것이라 단언한 날짜가 같다는 사실, 마지막으로 크로울리가 죽기전 남긴 말,
[ 세상에서 가장 검은 것은….. 지식의 악마마저…. 가둘 수 있…..다……. ]
다행히 체력적인 문제였을 뿐인 노노는, 이틀만에 충분히 회복한 채 자리에 참석해있었다.
람쥐P "하지만, 그 날엔… 어찌 될지 모른다는 거기도 하지."
미레이 "칫, 짜증나는 녀석들…!"
미레이 또한 회복이 필요했으나, 입원조차 필요하지 않았던 만큼, 자리에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참석하고 있었다.
쇼코 "핫, 다음번에야말로 찢어발겨주겠다고!!"
쇼코 또한, 팔을 통째로 뜯어냈지만, 프로덕션에서 본격적으로 치료받은 결과, 자신의 셰이드로 인한 특유의 강인함과 터프함에 힘입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멀쩡한 모습으로 있었다.
단, 아직 무리는 안된다는 듯이 팔에 붕대는 휘감겨있었지만.
사치코 "..역시 유서 정돈 써 둬야 하나요?"
코우메 "음.. 재료들의 규모로 생각하면.. 유서를 읽을 사람도 없게 될지도 몰라.."
사치코 "그거 수고를 덜어서 다행이네요."
슈코 "눈이 죽었는데?"
아스카 "실패를 계획에 넣는 작전이 어디 있나. 다음엔 이길 뿐이야."
아나스타샤"아리스?"
아리스"실례할게요."
그렇게 회의실에 조금 늦게 들어온 아리스가 아나스타샤 옆에 자신의 태블릿 pc의 액정이 디브리핑 화면을 볼 수 있게 올려놓았다.
디미트리P"오케이, 잘 보인다. 고마워, 타치바나."
아리스"정말이지..."
사지에 깁스를 두른 디미트리P가 태블릿 pc의 화면에 나온 채 말했다.
아나스타샤"프로듀서?! 병원에서 기다리면 아냐들이 알려줄텐데..."
디미트리P"이 상태라도 디브리핑은 바로 들어야지. 여러모로 중요한 게 많으니까."
아리스"정말이지...갑자기 연락해선 팔을 못쓰니까 대신 노트북으로 화상 회의 시스템을 켜달라고 해서 얼마나 황당했는데요."
디미트리P"툴툴대면서 들어준 거 고맙다, 나중에 딸기 타르트 사줄게."
아리스"...이번만이예요."
그리고 요행으로나마 구할 수 있었던 사마엘, 리코와는 달리, 어떤 방법으로도 피해를 입히기 힘들고 견고해보였던 우로보로스의 천사들에게도 약점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기계정령, 카스미p의 고대 연금술, 그리고 타케다 칸나의 시공참. 이들중 어느것도 세계의 시공에 속하지 않은 존재로서, 마찬가지로 시공의 뒷편에 핵을 숨겨두고 있던 천사들, 혹은 그에 준하는 존재─사완 등─를 피해 입힐 수 있었다.
히데루p”뭐…… 라고해도 세명, 심지어 공격계는 두명 뿐인 기계정령의 힘에만 기대기엔 적의 거대한 전력에 맡서기에 한계가 있고, 타케다 칸나는 리타이어, 와키야마 타마미는 아직 시공참에 완전히 숙달된 것이 아니며… 가장 강력한 카스미p는 자신의 생명력을 담보로 한다는 것이 문제죠.”
미레이 "칫, 카스미P나 기계정령, 그 녀석들에게 물어서 다른 뭘 얻어낼 순 없는 거야? 고대 연금술에 대해 알긴 알 거 아냐?"
노노 "그렇지만… 처음부터 배울만한 시간은… 아마 부족한 거겠죠… 뭔가 도구라도 없을까요…?"
아키라 "고대 유물로 적을 물리친다, 임까. 꽤 괜찮은 클리셰임다."
그렇게 말하며 테이블에 엎드려 자고있는 아카네p를 찡긋 쳐다보았다.
람쥐P "그 정도의 '급'은 되어야한다는 의미거나, 그 이상의 알려지지 않은 무언가가 있다는 거겠지… 아는대로 불어주면 참 편할텐데 말이지."
미레이 "칫, 없다고 져줄 생각은 없다구!"
사나에 "아니, 어차피 뭐라도 수단을 더 찾기는 해야 하니까. 지금 가진 패에만 의존하기엔.. 그 꼬맹이들이나 망할 여자같은 상대가 얼마나 더 있을지도 모르고."
사나에 "혹시 주먹질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꼭 좀 귀띔해달라고. 대가는 뭐든 좋으니까."
미즈키 "문제발언이 덧붙은 것 같은.."
나기"사부의 수고참은 아직 익숙치 않고요. 분명 나기하고 대련하다보면 차차 프로페셔널 해질거라고 믿지만."
하야테"수고참이 아니라 시공참...그래도 제자로서 믿는 스승님? 같은 느낌이였어, 나-."
나기"그리고 최후에는 기술의 완성을 위해 나기가 희생하는거죠. 일인전승이란 설정으로."
하야테"무거워! 갑자기 엄청 무거워졌다고!"
그리고, 히데루p는 한숨을 쉬며 한 소년 소녀의 얼굴을 프레젠테이션에 띄웠다. 그리고, 이곳의 대부분이 기억하는 그 검은 머리 두 남매의 얼굴은, 역시 다름 아닌 이스라펠과 아즈라엘의 것이었다.
히데루p”아마네 히나(天音 日奈) 15세 여성, 아마네 카츠키(天音 香月)14세 남성, 둘 모두 15년전 실종당시의 연령입니다.”
히데루p”남매의 양친은 아마네 히마가 6세 당시 금품을 노린 살인 범죄에 사망. 두 남매는 먼 친척에 맡겨졌으나,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가출. 인근 주민의 신고 기록을 보면 아동학대 정황이 있는것으로 보였죠.”
히데루p”이후 남매는 폭주족 등 범죄집단에 몸을 의탁한것으로 보이며….. 비교적 별다른 전과 기록이 없는 아마네 카츠키에 비해 누나인 아마네 히나는 보호연령을 넘긴 해부터 소매치기, 절도 상해 등 혐의로 입건되어 풀려나기를 반복.”
결코 순탄하다 할 수 없는 인생.
그리고 그 가운데서 의지할 자라곤 겨우 남매인 서로 뿐이었다면…
… 그렇다면, 그 누나, 히나의 남동생에 대한 애착은… 아니, 이미 죽었다고 인정하면서도 그 몸이라도 지키고자 하는 그 집착은, 당연한 것이리라.
노노 "......"
머릿속에서는 이스라펠이, 아니, 아마네 히나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이래봬도 자기 동생이라고.
그러나 곧 이미 늦었다며, 이미 자신의 동생이 아니란 걸 안다고 부르짖던 그 모습.
… 어쩌면 그 힘만 빼면, 이 세상에서 그리 드물지 않은 일일지도 모른다.
그것을 알지라도, 세상에 같은 비극이 무수히 많더라도…
노노 "... 어떻게든… 해주고 싶어요."
비극은, 비극이다.
그리고 노노는, 단 하나의 비극조차 그냥 넘기고 싶지 않았다.
손에 닿는 어떤 비극이라도, 해피엔딩으로 만들기를 바라고 바라는,
그 어떤 절망에도 낙관적인 「나태」의 계약자니까.
모모카"저도 좀 의외라고 생각했어요. 여성분쪽은 다 포기했다라는 느낌이 적잖이 들어서."
디미트리P"아동학대라...하여튼 되먹지 못한 인간들 많단 말이지."
액정화면 속 디미트리P는 고개를 젖히며 혀를 찼다.
디미트리P"...그렇다고 해서 그 꼬맹이들이 저지른 일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설명을 하고는, 히데루p는 눈을 냉정하게 뜨고 말했다.
히데루p”제가 이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은 이러한 일련의 사실들이 행여 여러분 중 일부의 전투 의지에 방해가 될까 염려되어서 였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단순한 싸움과 승리, 그 이상의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저는 판단했기에 모든 정보를 공개하였습니다.”
대부분 억측이겠지만, 진실과 그다지 떨어져 있지도 않으리라.
람쥐P "... 그걸 이용한 거군."
노노 "... 그래서, 잡을 수밖에 없었던… 거고요."
뒤늦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았을 때에, 과연 누나였던 히나는 어땠을까.
그조차 억측 뿐이지만……
노노 "......."
그 마음의 파편이나마, 자그마한 조각이나마 상상할 수는 있다.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찢어질 정도의, 비극을.
'물론 너희는 그걸 따지면서 고민하는게 아니지만' 하고 한숨을 내쉬고, 사나에는 말을 이었다.
사나에 "파보면 뭔가 더 나올듯한 태도이긴 했지만.. 서로 얼굴을 마주볼 곳이 취조실이 아니라 전장이니까. 까놓고 말해서, 대화를 하고 싶어도 때려눕히고 나서 하자고. 내 입장은 그래."
그런, 다소는 거친 사나에의 말에도 노노는 끄덕인다.
노노 "... 지금으로는, 부족할 뿐이니까요."
비극을 해피엔딩으로 바꾸는 데에는, 운명을 '비트는' 정도로는 택도 없이 모자라다.
말도 안되는 능력에, 비교도 안될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졌음에도,
여전히 무력감이 저리도록 느껴지기에.
노노는 얌전히 그 말에 수긍했다.
그렇다 할지라도, 그 '바람'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예전에는 아마네 남매, 지금은 두 천사가 된 아즈라엘과 이스라펠의 과거사를 들었지만 아나스타샤의 눈은 곧았다.
아나스타샤"아냐는 포기하지 않아요. 그 둘이 바라지 않더라도, 아냐는 둘을 구하고 싶습니다."
언제나 누군가를 위해 한 발짝 물러섰던 아나스타샤는, 보기 드물게도 이번에는 분명하게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디미트리P"나도 아냐 의견엔 찬성한다. 뭐, 물론 여기있는 대부분이 마찬가지겠지만."
디미트리P는 카메라 각도 때문에 아냐의 표정이 안 보이지만, 그녀가 지금 의연하게 있을거라 생각한다.
디미트리P"하지만 아냐, 알고는 있겠지? 일단 그 둘..."
아나스타샤"Да. 쥐어박아, 주는거죠? 그건 아냐도 찬성, 입니다."
디미트리P"그래. 이렇게 당했는데 그 꼬맹이들 안 쥐어박아주면 억울하지."
지금까지의 브리핑과는 사뭇 다른 히데루p의 무척이나 차갑고 냉정한 발언. 하지만, 이들중 그와 오랫동안 우로보로스를 상대로 한 작전과 임무를 수행해왔던 일부 동료들은, 그의 냉혹해 보이는 모습이 낯설지 않게 느껴졌다.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그런 것에 물러나고 싶지 않다.
노노 "... 네."
그러나, 현실은 현실이다.
이미, 몇번이나 죽을 뻔했다.
아니, 죽었을 것이다.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아즈라엘이 그런 여유를 부리지 않았더라면.
노노는 어느새 꺼내든 깃펜을 잠시 가만히 응시했다.
비극을 해피엔딩으로 뒤집는 '억지'.
그것을 위해서 노노는 싸웠었고, 좌절했으며,
절망했고, 그러나 그 가운데서 다시 일어섰다.
그리고 그 「나태」의 죄를 받아들여 계약했다.
그럼에도, 그것은 결국 「죄」인 것이었는지.
그 나태하게 바라는 꿈은, 현실 앞에 또 다시 깨진다.
노노 "... 그래도, 어떻게든 해보는 건데요…" 꼬옥
'또 다시'
이미 수도 없이 겪었던 것이다.
현실 앞에 무너져내리는 환상.
희망을 눈 앞에 두고 깨져버리는 절망.
계약의 힘을 가지고도 뼈저리게 느껴지는 무력감.
그 모든 것이, 이미 익숙했다.
이제와 주저앉기엔, 새삼스러워 우스울 정도로.
그렇기에 노노는 그 갈색 눈을 맑게 빛냈다.
환상을 무너뜨린 현실 위에 다시 덧그리는 환상.
절망 가운데서 다시 반짝이며 빛나는 희망.
무력감 가운데 기적을 일으키는 발버둥.
그것이, 노노의 고집이고, 억지이며,
곧, 의지이고, 길이요, 신념이었으니까.
노노는, 그것을 선택하기로 했으니까.
그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미쿠의 옆에선, 굳이 말할 것도 있냐는 듯이 다리를 꼬고 손톱을 만지며 후후 부는 시키의 모습이 보였다.
란코"......그래..... 그들의 과거가 어떻든 간에 그들은 망설임 없이 우리들의 목숨을 노려올테니까....... 그래도."
그리고, 란코는 그런 노노를 바라보며 말했다.
란코"그럴 여유만 있다면.... 나도 노노쨩을 돕고 싶어요. 프로듀서."
그렇게 상냥하게, 동시에 비장하게 미소짓는 란코를 바라보며, 히데루p의 그 차가운 얼굴은 조금 누그러지는 듯 보였다.
히데루p"그래...... 어디까지나 너희들이 가장 중요하지만...... 너희들이 그럴 힘을 가지고 있다면야."
흔들림은 틈을 만든다. 틈에서 시작된 균열은 거대한 벽이라도 무너지게 만든다.
감정의 작용을 부정해서가 아니라, 이곳의 동료 누구라고 해도 잃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사나에는 무서운 말을 하는 역할을 자처한다.
사나에 "물론.. 그 선이 어디에 있을지는, 내가 정할 일은 아니지만. 그럼, 귀찮은 잔소리는 여기까지."
미즈키 "자각이 있다면야 다행이야.."
목소리를 내리깐 디미트리P의 말에 그의 담당 아이돌들은 무의식적으로 긴장해버렸다.
디미트리P"구하고 싶다, 상처 입히고 싶지 않다. 이런 신념을 가지는건 너희의 자유다. 하지만 놈들과의 싸움에서 조금이라도 잘못한다면 쉽게 목숨을 잃을수도, 빼앗을 수 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지. 그것을 부정하지 말고 가슴에 새겨 놓아야만 한다. 선을...넘고 싶지 않다면 말야."
히데루P가 말한 것이나 디미트리P가 말한 것이나, 분명 시릴 정도로 냉혹한 사실이였다. 그러나 진실이란, 사실이란 언제나 냉혹하기 그지 없는 법이면서 오히려 상대를 믿기에 말해줄 수 있는 것이다.
디미트리P"...그것만 명심하면 난 너희들의 선택에 왈가왈부하지 않으마. 이것도 아저씨들 잔소리 정도로 알아듣고 새겨들어."
하야테"잔소리는 새겨듣기 어려운데~."
디미트리P"그래도 새겨들어. 너희의 목숨과 상대의 목숨은 둘다 평등하게 무거우니까."
아나스타샤"아냐들의 선택은, 인정해주는건가요?"
디미트리P"...그래. 너희는 언제나 옳은 답을 내려왔고, 앞으로도 그럴테니까."
사마엘을 상대했던 그날을 다시 떠올리며, 디미트리P는 확신했다.
디브리핑 종료 후.
타마미는 아직 퇴원하지 못한 이들, 그리고 아직도 깨어나지 못한 타케다 칸나를 만나기 위해 일부 동료들과 병원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아카네p”응?”
그리고, 무언가 익숙하면서도 기이한 한 여자아이를 먼저 발견한 아카네p가 그쪽으로 고개를 틀었다.
미쿠”아… 네네코쨩이다냥!”
그리고, 반가운듯 눈을 반짝이며 소리치자 그 소녀가 귀를 쫑긋 하며 이쪽을 쳐다보았다.
네네코”아……”
미레이 "응? 아아, 그렇넷. 무슨 일 있는 거야?"
노노와 미레이 또한 그런 네네코를 발견하고서는 천천히 다가갔다.
사치코 "뭐랄까.. 진짜로 어린 상대한텐 묘하게 풀어지시죠, 아스카 씨도."
슈코 "그거 말하면 싫어해 ㅋ"
하얀 고양이귀가 트레이드 마크인 네네코를 마주한 아나스타샤는 방금 전의 조금 굳어있던 표정이 거짓말처럼 풀려가며 미소로 네네코를 맞이했다.
아나스타샤"정말 오랜만이네요."
한편, 옆에 있던 니나는 네네코의 머리에 달린 진짜 고양이귀를 보고 눈을 반짝였다.
니나"우오오...고양이의 기분이 된겁니까?! 열라 신기한거예요!"
미쿠”익숙한 냄새? 우리 말하는 거냥?”
그렇게 병원 근처에서 킁킁 냄새를 맡던 네네코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말했다.
네네코”리코랑 같이 있던 냄새….”
노노 "... 아, 혹시…"
그런 갑작스런 말에 당황하는 미레이였지만,
노노는 무언가 눈치챈 듯이 입을 열었다.
노노 "... 타케다 칸나 씨…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사나에 "새삼스럽게 이것도 저것도 우로보로스가 한 짓이란게 와닿는 순간이야.. 하지만 이거, 뭔가의 실마리가 될지도 모르겠는데. 조금 더 들어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