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미사키 씨가 본가로 급히 내려가는 바람에(급한 일이라며 바로 연차까지 써가며 바로 뛰어가버렸는데 이유를 어느 틈에 물어봤겠는가...), 결국 해당 업무들은 업무상 부사수가 될 수밖에 없던 내 몫이 되어서 밤 늦게까지 처리하고 겨우 퇴근하니...
'도와주세요, 프로듀서 씨!'
...후카 씨의 전화. 보통 이 시간대에 오는 전화라면... 별로 뒤끝이 영 좋지 못한 전화 밖에 없다.
그래, 뭐긴 뭐겠어...? 술판에서 꽐라된 거지.
날겠다고 허우적거리는 레이카. 연장자의 위엄을 보이겠다며 후카 씨를 붙들고 일장연설을 하고 있는 코노미 씨. 어쩐지 매우 가벼운 옷차림의 카오리 씨. 전화기를 붙잡고 울며 잠들어 있는 리오. 그리고 어째서인지 고로케를 파는 리얼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치즈루 씨까지...
...일단 저 난리통 사이에서 레이카부터 먼저 끄집어내는 걸로 결정했었다. 탁자 위를 엎어 놓을 수도 있으니까. 문제는 이 내장미인-어디까지나 본인주장이다-께서 워낙 강골이어서 말이지. 허우적거릴 때 다른 아이돌 들이 이 녀석이 휘두르는 팔 다리로 두드려 맞다 보니 후카 씨가 레이카는 도저히 본인 힘으로 통제가 안되니 적당히 데려가 달라는 부탁을 받고 먼저 이탈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녀석 힘이 보통 센 게 아니라... 나도 도저히 감당이 안되길래 어쩔 수 없이 그 주변 적당한 곳에서 좀 술 깰 때까지 데리고 있다 가려고 했는데...
...그런데 호텔 말고는 없더라? 응? 핑계 대지 말라고? 아니 진짜로 없다고 젠장. 내 소원은 빨랑 집에 돌아가서 맥주나 마시고 잠이나 잤다가 다음날 멀쩡히 출근하는 것뿐이다. 이런 미친 피지컬의 등산 매니아 술주정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게 아니라고...! 그리고 얘, 지갑도 없더라. 뭐하는 겨 대체...
"...아."
지금 생각해보니 레이카의 가방 같아 보이던 거, 거기에 그냥 두고 왔던 기억이 난다. 얘가 핸드백 같은 거 들고 다닐 거라 생각도 못했던 내가 잘못이지. 이런 건 여성스럽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튼 이 호텔인지 뭔지 들어가는 비용은 결국 내가 꽁돈을 써야 한다는 게 된다. 이런데 쓰는 돈을 영수증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렇다고 이 지갑 두고 온 녀석에게 돈을 반띵해낼수도 없는 노릇이고. 뭔 시발... 퇴근도 못하는데 비용도 추가로 더 나가야한다고? 제정신입니까 휴먼?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으니 말이지...
...그나마 저렴한 비즈니스 호텔이라 다행이지... 며칠 정도만 맥주 소비를 참으면 오늘의 낭비는 어찌어찌 넘어갈 수 있다. ...그나저나 로비에 있던 아저씨? 난 얘하고 댁이 상상하는 그런 관계가 전혀 아니니까 제발 그 음흉한 눈초리 좀 나갈 때는 뿌리지 마소. 이런 철부지 애같은 녀석이랑 내가 뭘 한다는 거야. 돈 없으니까 대실 빌린 것뿐이라고. 제발 부탁이니까 '다 알아 임마~'라는 듯이 대실 끝난 시간에 연락 안 하면 자동으로 숙박으로 전환시켜준다는 설명도 덧붙이지 말고...
...휴-우, 정말. 어떻게 그 많은 일이 끝난김에 맥주나 까면서 자려 했더니 맥주로 꽐라가 된 레이카나 주워 와야 하고...왜 잔업하고 나온 날에 또 이런 초대형 잔업을 떠맡아야하는거죠? 당신은 바보인가요?
...응, 바보 맞는거같아. 그냥 모른척하고 잠수탔다가 리츠코한테 욕처먹는게 나았을것이 분명하다.
...일단 후카 씨나 다른 사람들 무사히 돌아갔나 확인전화나 해볼까…
"앗! 티비다! 지금 뭘할까나~"
뒹굴거리다가, 갑자기 왁-하고 달려들며 내 침대에 있던 tv리모콘을 집어 드는 레이카. 너 술때문에 못 움직이는 거 아니었냐...?! 무시무시한 피지컬에 아주 전율하게 만든다. 진짜... 이 녀석이랑 같이 있으면 체력이든 정신력이든 항상 충만해 있어야 한다는 게 고질적인 문제점이다. 꼭 한쪽이 부족하면 어떻게든 그걸 갉아먹으려 들어.
"생방임까 선데이 재방이다!"
...어찌되었든, 티비 정도면 얌전히 있을 테니 내비두고 화장실에서 통화나 해보자.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닫고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그럼 코노미 씨도...네. 고생하셨어요. 아닙니다, 그 많은 인원들 다 택시 태워서 뺑뺑이 돌은 후카 씨가 고생이죠. 네. 영수증 끊으셨으니 그거 갖다주세요. 아니에요. 죄송해야할건 술 바가지로 퍼마신 레이카고요. 네. 그럼 내일 쉬시고, 모레 뵙겠습니다. 고생하셨어요."
대충 후카 씨가 코노미 씨까지 전부 귀가 시켰음이 확인이 끝났을 때 즈음, 요의가 느껴져서 뚜껑을 덮고 앉아있던 변기에서 일어나 그대로 지퍼를 내렸다.
그나저나 호텔에 현역 아이돌과 단 둘이라...분명 흥분되는 상황일텐데...
"...뭔 생각이냐 대체."
웃음도 안 나오네...아니, 솔직히 후카 씨 정도라면 좀 많이 흥분되겠지만. 아니, 코노미 씨라도 아주 약간은 흥분되겠지만 저 녀석은 아니지. 응. 전혀 아니야.
...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격무로 인해 위안받지 못했던 고간은 아까의 난리통에서 쌓인 요의를 핑계삼아 그 존재감을 여실히 뽐내고 싶었던 모양인지...
...아 됐어. 빨랑 싸고 나가서 저 바깥의 녀석 재우든 아니면 술 깨면 데리고 나가든해야지.
차라리 애매하게 선거보단 차라리 좀 더 서서 조준이 잘 되는게 낫겠지. 그런 생각으로 몇 번 대충 주무르고 변기에 조준. 준비된 사수부터 사격 개시. 조종간 연발...아 순서 틀렸나? 뭐 상관없지만...
시원함과 함께 쓸려 내려가는 요의와 함께 생각이 정리된다.
...아니, 다시 생각해봐도 말이지. 아까 로비의 아저씨 그 음흉한 눈초리도 그렇고. 아이돌이랑 단 둘이 있다는 상황을 굳이 상기해내는 것도 그렇고. 내가 미쳤나? 아니 다른 애도 아니고 레이카라고. 저 녀석에게 색기가 어디에 있다고. 저 녀석에겐 알 수 없는 말로 항상 휘둘리고 애들보다도 더 애들 같이 철딱서니 없는...아니, 애들보다도 이해 안되는 행동 때문에 스트레스 받던 게 있긴 했지. 내가 아무리 퇴근 제때 못하고 피곤해서 못 뺐어도 쟤는 아니야. 담당돌이라 안 건드린다, 같은 기본 원칙 그 이전의 문제라고.
피식
그렇게 웃어 넘기고 탈탈 털어내며, 요도에 남은 몇 방울까지 빼내고 집어넣으며 지퍼를 올리는데-
"그, 급해요-!"
쾅!
갑작스레 들이닥친 재앙같은 불청객...? 야 잠깐?!
"야 레이카?!"
"그, 급해요!!"
내가 있다는 걸 전혀 신경도 쓰지 않는지, 그대로 화장실로 들어와... 치마와 팬티를 한번에 내려버리는 레이카.
"야! 적어도 내가 나가고-"
쪼로로로...
"후아아...살 거 같다..."
...맞다. 아까, 후카 씨 말로는...얘, 맥주만 3000cc 마셨다 그랬지. 그 테이블, 맥주만 있는것도 아니었던거 같은데...너 사람 맞니?
"왜 그렇게 보시는 건가요?"
...아니 사람 맞나 싶어서.
다 큰 여자가 코앞에서 팬티를 내리고 소변을 보고 있는데도... 그리 야하다는 생각이 안든다. ...참 신기하지. 이게 레이카의 힘인가. 그나저나... 굉장한 허벅지네. 뽀얗고 튼실한 허벅지 살이 변기에 앉아 눌리며 살결이 더욱 부각되는게...음. 이정도면 조금 쯤은 야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좀 더 정진하면 흥분할 수도 있겠네. 더더욱 노력하도록 키타카미 군.
"씻고 싶어졌어요!"
...뭐요?
뭔 소리를 하냐, 싶은 표정으로 대꾸도 없이 녀석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니-
쪼록, 쪼로록!
대답을 재촉하는 듯한 물소리가...아니, 야, 말하듯 오줌 끊지마라.
"땀나서 찝찝해요!"
"...그러십니까..."
"...아, 여기, 씻어도 되는 거죠?"
"야, 넌..."
...말하는 순서가 왜 그러냐? 아 취했지...
...얘한테 뭘 바라냐.
"...아니, 그냥 씻어도 되니까 씻을라면 씻어라...난 이제 나간다."
그렇게 말하니까 안색도 안변하고 고개를 갸웃하며,
"프로듀서 씨는 안 씻으세요?"
...뭔 미친 소리세요?! 같이 씻자는거냐?!
"됐어. 너 씻고 술이나 깨고 나와."
겨우 평정심을 찾으며 대꾸해줬는데...너무 자연스러워서 몰랐지만 이거 생각해보면 그냥 성추행이잖아. 빨리 나가야한다. 그렇게 뒤로 돌아서는데-
할 일도 없겠다, 안에서 들리는 물소리에 맥주나 마시며 tv나 보자는 생각에 싸구려 냉장고 속 맥주를 하나 꺼내 플립을 당겼다. 치이이...하고 올라오는 거품이, 이 혼란하고 심란한 상황 속에서 그나마 마음에 위안을 가져와 준다.
...원래라면 집에서 편히 누워서 이걸 마시며 골아 떨어져야 할 텐데 왜 나는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걸까...? 저 민폐덩어리, 씻으면 술은 대충 다 깨지 않을까? 되는대로 빨리 집에나 던져놓고 빨리 퇴근하자 좀...
벌컥-
"와-이! 개운해요!"
어린 아이와 같은 저 해맑은 태도는 레이카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 저렇게 어린아이 같은 느낌 그대로의 스태미나를 자랑하며 폭발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잖아.
한층 더 개운해진 목소리에 이제 술이 깼겠구나. 아, 이젠 집에 갈 수 있겠구나. 그런 더할나위 없는 기쁨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버리고야 말았는데...
"그래 잘했...푸읍!"
...뿜어버렸다. 아마 판타지 좋아하는 누가 보면 브레스라며 아쿠아 드래곤이냐고 그럴까.
"야! 콜록콜록...! 너 옷! 옷은 어쨌어?!"
"옷이요?"
알몸뚱이로, 그것도 머리를 열심히 말리느라 팔을 어깨위로 다 올린 채로 방 안으로 들어온... 건 대체 뭐하는 짓이야?! 아, 젠장. 옷에 다 튀었네.
"왜 그걸 되물어보고 있어-! 옷 어쨌냐고!"
"네? 씻고 닦아야죠?"
뭘 당연한 걸 물어보냐는 듯 갸웃거려! 고개정지! 넌 바로 뒤돌아서 욕실로 돌아감마! 좀 가려보기라도 해! 손 내리라고 좀!! 내가 그걸 언급해야하는거냐!
"닦고 입고 나와야지 임마!!"
"? 온통 물뿐인 곳에서 옷 꺼내 입다가 젖잖아요? 그리고 몸은 다 닦고 입어야죠!"
...아, 틀렸다. 그냥 말하자.
"그럼 적어도 샤워 가운을 걸치고 나오라고! 그리고 좀 가리기라도 해봐!"
"에? 그런 게 있었어요?"
"있어! 있으니까 당장 들어가서 입고 나와!"
"음... 그냥 다 똑같은 수건 같아 보이는데..."
"니가 알아서 찾아보고 입어 좀! 당장 들어가! 다 큰 처녀가 뭐하는 거야!!"
그렇게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자, 그제야 돌아서서-돌아서는 순간에도 이해를 못한듯 입을 삐죽이는게 화딱지가 날거같다-화장실 안으로 들어가는 레이카.
...지금 심박이 빨라진건 대체, 저 말귀를 못알아 먹는 철부지 담당 아이돌에게 열을 받아서일까,
아니면 흥분해서일까.
맥주를 쥐고 있어 차가워진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니 조금은 냉정...해지긴 개뿔.
...나, 난 아무것도 못 봤어. 아무것도 못 봤다고...! 저 녀석이 등산에 레슨으로 잘 다져진 몸이라 몸매 하나는 좋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그런 걸 여기서 의식하면 안돼! 저 바보 같은 녀석은 도대체 왜 가슴정도도 가릴 생각을 하지도 않는 거냐고! 대체 저 정도 정조관념으로 어떻게 괜찮았던 거야?!
...진정해라, 나의 고간아. 저 녀석은 아니야... 적합한 대상이 아니라고...!
...하지만 이미 아플 정도로 피가 몰려 있었기에, 내 본능이란 놈은 굉장히 사리분별이 안된다는 것정도만 다시금 확인했을 뿐이다.
"와이-! 저도 하나 마실래요!"
"웃기지 마라."
너 술 깨우려고 데려왔더니 무슨 술을 더 마신다는 거냐? 그러자 입을 삐죽이 내밀고 지 침대에서 뒹굴 거리는 레이카.
"치사해요, 치사듀서!"
"그러시던가요..."
...담배같은 건 안 피우지만. 담배, 피우고 싶다... 내가 대체 얘랑 호텔방서 뭐하고 있는 거냐…?
"치사치사치사해!"
쿵쿵쿵! 샤워 가운을 입은 철부지가 다리를 연신 위아래로 흔들며 침대를 내리찍는다.
"야, 먼지 날려...야! 그만하라고!"
정신 사납게 진짜! 저 바보녀석을 일단 좀 멈추려고, 맥주를 내려놓고 양쪽 팔을 붙잡았다. 좀 그냥 얌전히 누워서 술이나 깨라고 좀!
"치-사-해-!"
그런데, 이 바보 녀석이 또 발버둥치면서...
스르륵
"앗..."
"에?"
황급히 팔을 놓고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 겨우 잠들었다 싶은 고간이 움찔거린다. 등골이 싸해지는건, 피가 고간과 얼굴로 몰려서 그런건가. 얼굴이 화끈거린다.
"응?"
해맑은 의아함이 부끄러움을 분노로 바꿔준다. 이건 고마워해야하나.
...이 녀석, 왜 또 어설프게 묶어 놔서 이걸 또 풀리게 두고 있는거야...!? 아니 진짜 오늘 이 녀석 알몸이나 망막에 새기는 날이야?! 아니 이젠 좀 그만 보고...ㅁ, 뭐어 물론, 몸매 하나는 끝내 주긴 하는데...내 취향은 후카 씨다! 이 녀석이 아냐! 후카씨후카씨후카씨... 아 젠장 몰라!
계속해서 TV를 넘기는 레이카. 좀 조용해지자 나도 마음이 놓여서 tv를 멍하니 바라보며 벌써 맥주를 3캔째 꺼내고 있었다. 레이카는 조용히 입막음 할 용도로 무알콜 맥주-뿌우우우 하며 짜증을 있는 힘껏 냈지만 뭐... 어쩌라고-를 하나 던져주었더니 얌전히 홀짝홀짝 마시고 있는 중이다.
...젠장. 집도 아니고 여기서 저 바보녀석이랑 맥주 3캔째 마실 때까지 있다니... 그러고보니 내가 아까 들어오면서 대실이라고 말했나? 아님 숙박이라고 했나... 잘 모르겠네. 숙박이 2배 가까이 비싸던데... 기억 안나...
"흐아아아아암..."
슬슬 피로와 취기로 몽롱해지기 시작한다. 대체... 왜 나는 이 시간까지 집에도 못 가고 여기서 이 녀석과 여기서 뭘 하고 있는가... 이 멍청한 고간은 여기서 진정할 줄도 모르고... 흥분되냐? 젠장, 요의라면 화장실 갔다 오면 빠질텐데...차라리 뭔가 마실 걸 더 마시고 화장실을 갔다 오는 게 속 편할지도 모르겠다.
"아앙, 아응- 응-"
...? 뭐야, 이 민망한 소리는? 옆 객실에서 넘어오는 소리라기엔 좀 너무 리얼하게 크다 싶은데...?
멍 때리느라 TV를 안 보고 있었더니... 레이카가, AV채널을 틀고 있었다...?
아니 저 바보가 뭐하는 거야!? 싶어서 레이카를 돌아보니-
"우와..."
...하고 감탄성을 날리며 TV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AV 처음보는 초딩같은 반응이냐...?
"...뭘 감탄하고 있어, 이 바보야! 당장 끄지 못해?! 돈 나간다고!"
리모콘을 뺏으면서 tv를 꺼버렸다. 채널 바꾸고 어쩌고 할 겨를은 없었다. 젠장, 입이 계속 바짝바짝 마르는데, 방금까지만 해도 맥주 처 마시고 있었는데도 이러나. 이 갈증의 원인은 무엇인가.
"저기, 프로듀서씨! 저 궁금한 게 생겼어요!"
"뭐가! 지금 이 상황서 뭘 물어보든 말든 다 이상한 게 분명하니까 물어보지 말고 당장 TV끄고 잠이나 자! 야 아니면 정신 다 들었으면 빨랑 여기서 나가-"
...버럭! 소리를 지르고 말을 끊어버리려 했는데-
"저기, 프로듀서 씨."
"ㅁ, 뭐...
"핥아지면, 기분이 좋아지나요...?"
...뭐?
"...뭐?"
-뭔 생뚱맞은 소리냐?
"그게, 아까 리오 씨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어서... 손등서부터 찬찬히 핥아 올려지면 굉장히 흥분되고 기분이 좋아진다고...!"
...좋아, 모모세. 넌 레이카에게 이상한 걸 주입해 놓은 죄로 댄스 레슨 3시간 추가다. 참고로 매 레슨마다니까 기대해도 좋을거야...!
"그리고, 지금 저 TV에서도 찌찌를 핥으니까 엄청 좋아하는 거 같아서...! 궁금해요!"
1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남녀가 한쌍이 들어간다.
...는 독백이면, 뭔가 야설의 시작같아 보이겠지만, 나에겐 그저 재앙의 연속일 뿐이다.
"와-이! 뱅글뱅글~"
"정말...대체, 얼마나, 마신... 거야..."
오는 내내 등 뒤에서 버둥거리던 레이카를 대충 침대 위에 내려놓고서야, 겨우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장난 없다고 해야하나... 힘들다.
천진난만한 저 미소만 보면 참 천사가 따로 없겠지만-
"푹신푹신~"
...집에 갈 생각 같은건 추오도 없이, 침대 위에서 뒹굴뒹굴 굴러다니는데에 여념이 없는 레이카를 보니 여러모로 착잡하다. 저 녀석, 빨리 술 깨워서 집으로 보내야 나도 집으로 돌아 갈텐데...
"...어쩌다 이지경까지 왔냐..."
잠깐 숨 좀 돌릴 겸, 이 정신 없던 저녁을 잠시 돌이켜보자.
'도와주세요, 프로듀서 씨!'
...후카 씨의 전화. 보통 이 시간대에 오는 전화라면... 별로 뒤끝이 영 좋지 못한 전화 밖에 없다.
그래, 뭐긴 뭐겠어...? 술판에서 꽐라된 거지.
날겠다고 허우적거리는 레이카. 연장자의 위엄을 보이겠다며 후카 씨를 붙들고 일장연설을 하고 있는 코노미 씨. 어쩐지 매우 가벼운 옷차림의 카오리 씨. 전화기를 붙잡고 울며 잠들어 있는 리오. 그리고 어째서인지 고로케를 파는 리얼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치즈루 씨까지...
...일단 저 난리통 사이에서 레이카부터 먼저 끄집어내는 걸로 결정했었다. 탁자 위를 엎어 놓을 수도 있으니까. 문제는 이 내장미인-어디까지나 본인주장이다-께서 워낙 강골이어서 말이지. 허우적거릴 때 다른 아이돌 들이 이 녀석이 휘두르는 팔 다리로 두드려 맞다 보니 후카 씨가 레이카는 도저히 본인 힘으로 통제가 안되니 적당히 데려가 달라는 부탁을 받고 먼저 이탈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녀석 힘이 보통 센 게 아니라... 나도 도저히 감당이 안되길래 어쩔 수 없이 그 주변 적당한 곳에서 좀 술 깰 때까지 데리고 있다 가려고 했는데...
...그런데 호텔 말고는 없더라? 응? 핑계 대지 말라고? 아니 진짜로 없다고 젠장. 내 소원은 빨랑 집에 돌아가서 맥주나 마시고 잠이나 잤다가 다음날 멀쩡히 출근하는 것뿐이다. 이런 미친 피지컬의 등산 매니아 술주정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게 아니라고...! 그리고 얘, 지갑도 없더라. 뭐하는 겨 대체...
"...아."
지금 생각해보니 레이카의 가방 같아 보이던 거, 거기에 그냥 두고 왔던 기억이 난다. 얘가 핸드백 같은 거 들고 다닐 거라 생각도 못했던 내가 잘못이지. 이런 건 여성스럽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튼 이 호텔인지 뭔지 들어가는 비용은 결국 내가 꽁돈을 써야 한다는 게 된다. 이런데 쓰는 돈을 영수증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렇다고 이 지갑 두고 온 녀석에게 돈을 반띵해낼수도 없는 노릇이고. 뭔 시발... 퇴근도 못하는데 비용도 추가로 더 나가야한다고? 제정신입니까 휴먼?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으니 말이지...
...그나마 저렴한 비즈니스 호텔이라 다행이지... 며칠 정도만 맥주 소비를 참으면 오늘의 낭비는 어찌어찌 넘어갈 수 있다. ...그나저나 로비에 있던 아저씨? 난 얘하고 댁이 상상하는 그런 관계가 전혀 아니니까 제발 그 음흉한 눈초리 좀 나갈 때는 뿌리지 마소. 이런 철부지 애같은 녀석이랑 내가 뭘 한다는 거야. 돈 없으니까 대실 빌린 것뿐이라고. 제발 부탁이니까 '다 알아 임마~'라는 듯이 대실 끝난 시간에 연락 안 하면 자동으로 숙박으로 전환시켜준다는 설명도 덧붙이지 말고...
...휴-우, 정말. 어떻게 그 많은 일이 끝난김에 맥주나 까면서 자려 했더니 맥주로 꽐라가 된 레이카나 주워 와야 하고...왜 잔업하고 나온 날에 또 이런 초대형 잔업을 떠맡아야하는거죠? 당신은 바보인가요?
...응, 바보 맞는거같아. 그냥 모른척하고 잠수탔다가 리츠코한테 욕처먹는게 나았을것이 분명하다.
...일단 후카 씨나 다른 사람들 무사히 돌아갔나 확인전화나 해볼까…
"앗! 티비다! 지금 뭘할까나~"
뒹굴거리다가, 갑자기 왁-하고 달려들며 내 침대에 있던 tv리모콘을 집어 드는 레이카. 너 술때문에 못 움직이는 거 아니었냐...?! 무시무시한 피지컬에 아주 전율하게 만든다. 진짜... 이 녀석이랑 같이 있으면 체력이든 정신력이든 항상 충만해 있어야 한다는 게 고질적인 문제점이다. 꼭 한쪽이 부족하면 어떻게든 그걸 갉아먹으려 들어.
"생방임까 선데이 재방이다!"
...어찌되었든, 티비 정도면 얌전히 있을 테니 내비두고 화장실에서 통화나 해보자.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닫고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대충 후카 씨가 코노미 씨까지 전부 귀가 시켰음이 확인이 끝났을 때 즈음, 요의가 느껴져서 뚜껑을 덮고 앉아있던 변기에서 일어나 그대로 지퍼를 내렸다.
그나저나 호텔에 현역 아이돌과 단 둘이라...분명 흥분되는 상황일텐데...
"...뭔 생각이냐 대체."
웃음도 안 나오네...아니, 솔직히 후카 씨 정도라면 좀 많이 흥분되겠지만. 아니, 코노미 씨라도 아주 약간은 흥분되겠지만 저 녀석은 아니지. 응. 전혀 아니야.
...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격무로 인해 위안받지 못했던 고간은 아까의 난리통에서 쌓인 요의를 핑계삼아 그 존재감을 여실히 뽐내고 싶었던 모양인지...
...아 됐어. 빨랑 싸고 나가서 저 바깥의 녀석 재우든 아니면 술 깨면 데리고 나가든해야지.
차라리 애매하게 선거보단 차라리 좀 더 서서 조준이 잘 되는게 낫겠지. 그런 생각으로 몇 번 대충 주무르고 변기에 조준. 준비된 사수부터 사격 개시. 조종간 연발...아 순서 틀렸나? 뭐 상관없지만...
시원함과 함께 쓸려 내려가는 요의와 함께 생각이 정리된다.
...아니, 다시 생각해봐도 말이지. 아까 로비의 아저씨 그 음흉한 눈초리도 그렇고. 아이돌이랑 단 둘이 있다는 상황을 굳이 상기해내는 것도 그렇고. 내가 미쳤나? 아니 다른 애도 아니고 레이카라고. 저 녀석에게 색기가 어디에 있다고. 저 녀석에겐 알 수 없는 말로 항상 휘둘리고 애들보다도 더 애들 같이 철딱서니 없는...아니, 애들보다도 이해 안되는 행동 때문에 스트레스 받던 게 있긴 했지. 내가 아무리 퇴근 제때 못하고 피곤해서 못 뺐어도 쟤는 아니야. 담당돌이라 안 건드린다, 같은 기본 원칙 그 이전의 문제라고.
피식
그렇게 웃어 넘기고 탈탈 털어내며, 요도에 남은 몇 방울까지 빼내고 집어넣으며 지퍼를 올리는데-
"그, 급해요-!"
쾅!
갑작스레 들이닥친 재앙같은 불청객...? 야 잠깐?!
"야 레이카?!"
"그, 급해요!!"
내가 있다는 걸 전혀 신경도 쓰지 않는지, 그대로 화장실로 들어와... 치마와 팬티를 한번에 내려버리는 레이카.
"야! 적어도 내가 나가고-"
쪼로로로...
"후아아...살 거 같다..."
...맞다. 아까, 후카 씨 말로는...얘, 맥주만 3000cc 마셨다 그랬지. 그 테이블, 맥주만 있는것도 아니었던거 같은데...너 사람 맞니?
"왜 그렇게 보시는 건가요?"
...아니 사람 맞나 싶어서.
다 큰 여자가 코앞에서 팬티를 내리고 소변을 보고 있는데도... 그리 야하다는 생각이 안든다. ...참 신기하지. 이게 레이카의 힘인가. 그나저나... 굉장한 허벅지네. 뽀얗고 튼실한 허벅지 살이 변기에 앉아 눌리며 살결이 더욱 부각되는게...음. 이정도면 조금 쯤은 야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좀 더 정진하면 흥분할 수도 있겠네. 더더욱 노력하도록 키타카미 군.
"씻고 싶어졌어요!"
...뭐요?
뭔 소리를 하냐, 싶은 표정으로 대꾸도 없이 녀석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니-
쪼록, 쪼로록!
대답을 재촉하는 듯한 물소리가...아니, 야, 말하듯 오줌 끊지마라.
"땀나서 찝찝해요!"
"...그러십니까..."
"...아, 여기, 씻어도 되는 거죠?"
"야, 넌..."
...말하는 순서가 왜 그러냐? 아 취했지...
...얘한테 뭘 바라냐.
"...아니, 그냥 씻어도 되니까 씻을라면 씻어라...난 이제 나간다."
그렇게 말하니까 안색도 안변하고 고개를 갸웃하며,
"프로듀서 씨는 안 씻으세요?"
...뭔 미친 소리세요?! 같이 씻자는거냐?!
"됐어. 너 씻고 술이나 깨고 나와."
겨우 평정심을 찾으며 대꾸해줬는데...너무 자연스러워서 몰랐지만 이거 생각해보면 그냥 성추행이잖아. 빨리 나가야한다. 그렇게 뒤로 돌아서는데-
"호텔에 남녀가 같이 가면 씻는 거 아니었나요?"
"시끄러! 씻든 말든 알아서 하고 나와!"
...쟤는 왜 이 와중에 이상한 소리나 하고 있어!
...원래라면 집에서 편히 누워서 이걸 마시며 골아 떨어져야 할 텐데 왜 나는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걸까...? 저 민폐덩어리, 씻으면 술은 대충 다 깨지 않을까? 되는대로 빨리 집에나 던져놓고 빨리 퇴근하자 좀...
벌컥-
"와-이! 개운해요!"
어린 아이와 같은 저 해맑은 태도는 레이카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 저렇게 어린아이 같은 느낌 그대로의 스태미나를 자랑하며 폭발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잖아.
한층 더 개운해진 목소리에 이제 술이 깼겠구나. 아, 이젠 집에 갈 수 있겠구나. 그런 더할나위 없는 기쁨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버리고야 말았는데...
"그래 잘했...푸읍!"
...뿜어버렸다. 아마 판타지 좋아하는 누가 보면 브레스라며 아쿠아 드래곤이냐고 그럴까.
"야! 콜록콜록...! 너 옷! 옷은 어쨌어?!"
"옷이요?"
알몸뚱이로, 그것도 머리를 열심히 말리느라 팔을 어깨위로 다 올린 채로 방 안으로 들어온... 건 대체 뭐하는 짓이야?! 아, 젠장. 옷에 다 튀었네.
"왜 그걸 되물어보고 있어-! 옷 어쨌냐고!"
"네? 씻고 닦아야죠?"
뭘 당연한 걸 물어보냐는 듯 갸웃거려! 고개정지! 넌 바로 뒤돌아서 욕실로 돌아감마! 좀 가려보기라도 해! 손 내리라고 좀!! 내가 그걸 언급해야하는거냐!
"닦고 입고 나와야지 임마!!"
"? 온통 물뿐인 곳에서 옷 꺼내 입다가 젖잖아요? 그리고 몸은 다 닦고 입어야죠!"
...아, 틀렸다. 그냥 말하자.
"그럼 적어도 샤워 가운을 걸치고 나오라고! 그리고 좀 가리기라도 해봐!"
"에? 그런 게 있었어요?"
"있어! 있으니까 당장 들어가서 입고 나와!"
"음... 그냥 다 똑같은 수건 같아 보이는데..."
"니가 알아서 찾아보고 입어 좀! 당장 들어가! 다 큰 처녀가 뭐하는 거야!!"
그렇게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자, 그제야 돌아서서-돌아서는 순간에도 이해를 못한듯 입을 삐죽이는게 화딱지가 날거같다-화장실 안으로 들어가는 레이카.
...지금 심박이 빨라진건 대체, 저 말귀를 못알아 먹는 철부지 담당 아이돌에게 열을 받아서일까,
아니면 흥분해서일까.
맥주를 쥐고 있어 차가워진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니 조금은 냉정...해지긴 개뿔.
...나, 난 아무것도 못 봤어. 아무것도 못 봤다고...! 저 녀석이 등산에 레슨으로 잘 다져진 몸이라 몸매 하나는 좋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그런 걸 여기서 의식하면 안돼! 저 바보 같은 녀석은 도대체 왜 가슴정도도 가릴 생각을 하지도 않는 거냐고! 대체 저 정도 정조관념으로 어떻게 괜찮았던 거야?!
...진정해라, 나의 고간아. 저 녀석은 아니야... 적합한 대상이 아니라고...!
...하지만 이미 아플 정도로 피가 몰려 있었기에, 내 본능이란 놈은 굉장히 사리분별이 안된다는 것정도만 다시금 확인했을 뿐이다.
"와이-! 저도 하나 마실래요!"
"웃기지 마라."
너 술 깨우려고 데려왔더니 무슨 술을 더 마신다는 거냐? 그러자 입을 삐죽이 내밀고 지 침대에서 뒹굴 거리는 레이카.
"치사해요, 치사듀서!"
"그러시던가요..."
...담배같은 건 안 피우지만. 담배, 피우고 싶다... 내가 대체 얘랑 호텔방서 뭐하고 있는 거냐…?
"치사치사치사해!"
쿵쿵쿵! 샤워 가운을 입은 철부지가 다리를 연신 위아래로 흔들며 침대를 내리찍는다.
"야, 먼지 날려...야! 그만하라고!"
정신 사납게 진짜! 저 바보녀석을 일단 좀 멈추려고, 맥주를 내려놓고 양쪽 팔을 붙잡았다. 좀 그냥 얌전히 누워서 술이나 깨라고 좀!
"치-사-해-!"
그런데, 이 바보 녀석이 또 발버둥치면서...
스르륵
"앗..."
"에?"
황급히 팔을 놓고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 겨우 잠들었다 싶은 고간이 움찔거린다. 등골이 싸해지는건, 피가 고간과 얼굴로 몰려서 그런건가. 얼굴이 화끈거린다.
"응?"
해맑은 의아함이 부끄러움을 분노로 바꿔준다. 이건 고마워해야하나.
...이 녀석, 왜 또 어설프게 묶어 놔서 이걸 또 풀리게 두고 있는거야...!? 아니 진짜 오늘 이 녀석 알몸이나 망막에 새기는 날이야?! 아니 이젠 좀 그만 보고...ㅁ, 뭐어 물론, 몸매 하나는 끝내 주긴 하는데...내 취향은 후카 씨다! 이 녀석이 아냐! 후카씨후카씨후카씨... 아 젠장 몰라!
"저기, 프로듀서 씨?"
난 너 몰라. 대꾸 안할거다. 후카씨 후카씨 후카씨...
"꼬추...괜찮으세요?"
...야...넌 지금 뭘...아 진짜...!
"몰라! 시끄러워! 이상한 소리 하지 마! 안들을 거야! 말걸지 마!"
"에-"
계속해서 TV를 넘기는 레이카. 좀 조용해지자 나도 마음이 놓여서 tv를 멍하니 바라보며 벌써 맥주를 3캔째 꺼내고 있었다. 레이카는 조용히 입막음 할 용도로 무알콜 맥주-뿌우우우 하며 짜증을 있는 힘껏 냈지만 뭐... 어쩌라고-를 하나 던져주었더니 얌전히 홀짝홀짝 마시고 있는 중이다.
...젠장. 집도 아니고 여기서 저 바보녀석이랑 맥주 3캔째 마실 때까지 있다니... 그러고보니 내가 아까 들어오면서 대실이라고 말했나? 아님 숙박이라고 했나... 잘 모르겠네. 숙박이 2배 가까이 비싸던데... 기억 안나...
"흐아아아아암..."
슬슬 피로와 취기로 몽롱해지기 시작한다. 대체... 왜 나는 이 시간까지 집에도 못 가고 여기서 이 녀석과 여기서 뭘 하고 있는가... 이 멍청한 고간은 여기서 진정할 줄도 모르고... 흥분되냐? 젠장, 요의라면 화장실 갔다 오면 빠질텐데...차라리 뭔가 마실 걸 더 마시고 화장실을 갔다 오는 게 속 편할지도 모르겠다.
"아앙, 아응- 응-"
...? 뭐야, 이 민망한 소리는? 옆 객실에서 넘어오는 소리라기엔 좀 너무 리얼하게 크다 싶은데...?
멍 때리느라 TV를 안 보고 있었더니... 레이카가, AV채널을 틀고 있었다...?
아니 저 바보가 뭐하는 거야!? 싶어서 레이카를 돌아보니-
"우와..."
...하고 감탄성을 날리며 TV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AV 처음보는 초딩같은 반응이냐...?
"...뭘 감탄하고 있어, 이 바보야! 당장 끄지 못해?! 돈 나간다고!"
리모콘을 뺏으면서 tv를 꺼버렸다. 채널 바꾸고 어쩌고 할 겨를은 없었다. 젠장, 입이 계속 바짝바짝 마르는데, 방금까지만 해도 맥주 처 마시고 있었는데도 이러나. 이 갈증의 원인은 무엇인가.
"저기, 프로듀서씨! 저 궁금한 게 생겼어요!"
"뭐가! 지금 이 상황서 뭘 물어보든 말든 다 이상한 게 분명하니까 물어보지 말고 당장 TV끄고 잠이나 자! 야 아니면 정신 다 들었으면 빨랑 여기서 나가-"
...버럭! 소리를 지르고 말을 끊어버리려 했는데-
"저기, 프로듀서 씨."
"ㅁ, 뭐...
"핥아지면, 기분이 좋아지나요...?"
...뭐?
"...뭐?"
-뭔 생뚱맞은 소리냐?
"그게, 아까 리오 씨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어서... 손등서부터 찬찬히 핥아 올려지면 굉장히 흥분되고 기분이 좋아진다고...!"
...좋아, 모모세. 넌 레이카에게 이상한 걸 주입해 놓은 죄로 댄스 레슨 3시간 추가다. 참고로 매 레슨마다니까 기대해도 좋을거야...!
"그리고, 지금 저 TV에서도 찌찌를 핥으니까 엄청 좋아하는 거 같아서...! 궁금해요!"
나이 먹을만큼 먹은 녀석이 찌찌가 뭐야 대체...!
"뭐가 궁금해! 애들은 알 거 없는거니까 좀 그만 좀 해!"
"-아이가 아닌걸요!"
찌찌라면서 뭔 아이가 아니야?!
"...아니, 넌 내가 보기엔 아이니까, 좀 그만하고 TV꺼."
"아이가 아니라구요! 제가, 코노미 씨보다 더 큰 걸요! 키도, 가슴도!"
자꾸 선 넘는 미친 소리 할래 진짜?!
이 창댓에는 다음 편을쓰고, 그것도 또 정리해서 창작판에 올리는 식으로 굴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어질수도 있고, 옴니버스일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