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에서 천천히 걸어오는 좀비의 무리. 벽과 붙어있는 좌석과 회전초밥집의 회전하는 접시들 사이의 복도는 좁은 곳이라 좀비들도 한 줄로 들어올 수 밖에 없다. 즉, 1 : 1의 싸움이 성립될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아마가세 토우마. 그는 불과 1분 전까지만 해도 쥬피터의 다른 두 사람과, 765 프로의 시죠 타카네, 후타미 쌍둥이 자매, 그리고 타카츠키 야요이와 함께 회전초밥집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딱히 약속을 하고 만난 것은 아니며 우연히 만나서 이전처럼 시죠와 많이 먹기 경쟁을 하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식당의 문 밖에 비명소리와 폭발음들이 들려왔었다. 난데없는 비일상에 긴장하는 일행들을 맞이한 건 문을 부수고 나타난 좀비들의 무리였다
좀비의 가장 큰 무서운 점은 바로 압도적인 숫자로 몰려와 사냥감이 지칠 때까지 몰아가다가 일제히 덮쳐오는 점. 하지만, 1 : 1 싸움이라면 그라도 꽤 긴 시간을 버틸 수 있다
"토우마 군!"
"호쿠토! 꼬맹이들 데리고 도망쳐! 쇼타, 시죠! 너희도 주방의 후문을 통해서 먼저 가!"
그어어어, 하고 다가오는 좀비를 향해서 토우마는 기합성과 함께 의자를 휘둘렀다. 빡! 하고 둔탁한 타격음이 울리고 좀비가 뒤로 넘어지지만, 등 뒤에서 계속 밀려오는 좀비들의 벽에 막혀 완전히 넘어지지 않고 다시 다가오기 시작했다
"우오오오오오오!!!!"
의자를 꽉 잡고 밀어붙이는 토우마. 의자의 다리들을 앞세우며 맨 앞의 좀비에게 들이받은 토우마는 그대로 있는 힘을 다해 그들을 밀어내려고 했으나, 사람의 발을 지면에 대고 힘을 주어 앞으로 밀어내면서 추진력을 얻는다. 이미 죽은 시체들이라고 해도, 숫자는 좀비들이 훨씬 더 많다
그들이 발을 지면에 대고 힘을 주어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면 되려 토우마가 뒤로 밀릴 수 밖에 없다. 좀비들과 달리 훨씬 더 섬세하고 빠른 움직임을 낼 수 있는 토우마는 간신히 그들 무리와 호각을 이루며 힘겨루기를 하고 있었다
한편 주방의 후문으로 도망치려는 타카네들은 주방에서 각자 하나씩 자신의 몸을 지킬 무기들을 꺼내들었다
호쿠토는 도마와 네모칼, 쇼타는 식칼, 쌍둥이는 프라이팬, 야요이는 국자, 타카네는 토우마처럼 의자를 하나 챙겨들었다. 회전초밥을 만들고 있던 주방장은 좀비들이 나타나자마자 손님들을 버리고 가장 먼저 튀었다
후문을 열자 나오는 건 골목길. 다행히 아직 좀비들은 보이지 않았다
"토우마, 어서 빨리 와!"
"...제길, 알겠어!"
의자를 발로 걷어차고, 다른 의자들을 하나씩 집어서 들어올려 좀비들에게 던지면서 토우마는 호쿠토를 따라 후문으로 도망쳤다
"이,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모, 몰라 아미..."
"무서워요..."
어린 세 명의 소녀는 두려움에 울먹이고 있었다. 쇼타 또한 벌벌 떨고 있었고, 호쿠토는 가장 연상이기에 아이들에게 불안감을 주지 않기 위해서 애써 의연한 척 했고, 토우마는 좀비와의 전투에서 피어난 그들에 대한 적대감에 흥분한 상태였고, 타카네만이 가장 냉정한 모습이었다
"그것들이 갑자기 왜 나타났는지 모르겠습니다만...우선 이곳을 벗어나는게 좋겠지요. 모두, 우선 765 프로덕션으로 가죠. 일단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그쪽입니다"
쥬피터는 765 프로 소속이 아니다. 하지만 그곳에는 젊은 남자가 프로듀서 단 한 명 뿐. 나머지는 연약한 소녀들 뿐이다. 아니, 키쿠치 마코토의 경우에는 걱정 없이 혼자 나둬도 잘 살아남을 것 같지만
쿵! 쿵! 호쿠토가 등으로 꽉 눌러 막고있는 후문을 좀비들이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아마 오래 버티지는 못 할 것이다
"제길...어서 안내해! 일단 그곳으로 도망친다!"
"그렇다면 뒤처지지 않게 따라오십시오!"
타카네가 앞장서고, 세 명의 소녀들이 뒤따른다
"쇼타! 너도 앞으로 가서 시죠와 함께 다른 3명을 지켜! 나와 호쿠토는 뒤를 견제하면서 따라붙는다!"
"아, 알겠어!"
호쿠토가 문에서 몸을 떼자 기다렸다는 듯이 문이 벌컥 열리고 좀비들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이 골목길도 초밥집 안에서만큼이나 좁다
"토우마, 받아!"
호쿠토가 네모칼을 건네고 토우마가 네모칼의 손잡이를 꽉 쥐었다. 사각형 형태의 날이 달려있는 식칼. 칼날 생김새에서 알 수 있듯이 칼날에 무게가 모이는 구조로 되어있어 다른 식칼보다 훨씬 무거우며, 이 무게를 이용해서 보통 식칼보다 힘을 적게 들이고도 단단한 물체를 수월하게 자를 수 있지만 스테인리스강으로 만들어져 있기에 강한 충격을 받으면, 다른 도검은 버틸만한 충격에도 식칼은 휘거나 부러지기 십상이다
호쿠토는 도마의 손잡이를 두 손으로 꽉 잡고 부웅ㅡ크게 휘둘렀다. 뻑! 둔탁한 타격음 소리와 함께 벽에 머리를 박는 좀비 하나. 토우마는 그 좀비의 정수리를 향해 네모칼을 내려찍었다. 퍽! 네모칼은 머리를 쪼개고 목 부근에서 더 이상 베이지 못 하고 박혔다
"큿...! 저리 꺼져!"
좀비를 발로 걷어차 밀어내면서 네모칼을 빼내는 토우마. 네모칼을 쥔 오른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공포로 인해 떨리는게 아니다. 박혀있던 네모칼을 억지로 뽑아내면서 흔들림이 생긴 것이다
'좀비라고는 해도 그 몸은 사람의 것...사람의 머리를 쪼개는게 이렇게나 어려울 줄이야...'
게다가 빼내면서 칼날이 조금 휜 것 같다. 호쿠토가 도마를 위에서 아래로 강하게 내려찍는다. 직격으로 얻어맞은 좀비는 그대로 머리가 깨져 앞으로 쓰러졌다. 그때, 좀비 한 마리가 호쿠토에게 달려들었지만, 호쿠토는 무거운 도마를 내리친 뒤였기에 빠르게 반응할 수 없었다
"내 동료에게 그 더러운 입 가져다대지 마라!"
토우마는 호쿠토의 옷깃을 잡아당기면서 좀비를 발로 걷어차 밀어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네모칼을 그 머리에 내려찍었을 때, 머리에 박힌 그대로 칼날이 휘어버렸다. 사람의 두개골은 그만큼 단단한 것이다. 아마 첫 일격으로 칼날도 거의 다 빠진 상태였을 것이다
"도망치자, 호쿠토!"
"응!"
*
토우마들이 뒤따라올 수 있도록 속도를 조절하면서 달리던 타카네. 그녀의 앞길을 5마리의 좀비들이 막아섰다
"모두들, 한 번에 확 달립니다. 절대로 뒤처지지 마세요!"
"아, 알겠어 오히메찡!"
"믿을게, 오히메찡!"
시죠 타카네는 우아하고 고상해 보이는 겉모습과 다르게 혼자서 '그' 키쿠치 마코토를 제압할 정도로 강한 완력을 가지고 있다(MASTER ARTIST2 참조). 동시에 그녀는 아주 많은 양의 식사를 하지만 별로 관리를 잘 안해도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이다. 이렇게 이야기만 풀어놓고 보면 엄청나게 부러운 체질이지만, 다르게 말하자면, 그녀는 연비가 최악이라는 뜻이다
"허억...허억..."
강한 완력으로 의자를 휘둘러 좀비 5마리를 순식간에 해치우기는 했지만 그것만으로도 거친 숨을 토해내며 앞으로 나아간다. 그 때문인지 어느새 토우마와 호쿠토에게 따라잡혔다. 먼저 출발한지 꽤 시간이 되었는데도 그들이 따라붙을 수 있는 건 그들이 남자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뒤따라오는 아이들의 속도에 맞춰서이기 때문일까. 어쨌든 그들은 일행과 합류할 수 있었다
"뭐야, 그세 지친거냐, 시죠"
"당신이 홀로 '그들' 다섯을 해치워 보시죠. 등 뒤의 아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식으로"
"...흥, 애썼구만. 이제부터 전력으로 달릴 힘은 남아있어?"
"거리낄 것 없이...홀로 달리는 것이라면 얼마든지"
그러자 토우마는 후타미 쌍둥이 자매를 번쩍 들어올려 옆구리에 꼈다. 자매는 잠깐 비명을 질렀으나 곧 토우마의 의도가 무엇인지 깨닫고 침묵했다
"호쿠토, 타카츠키를 등에 업고 와! 쇼타, 시죠. 전력으로 달려! 속도는 느려도, 뒤에서 좀비떼가 추격해온다"
"아, 알겠어!"
"......당신, 홀로 두 사람을 업고서 괜찮은 겁니까? 이 상황에서 허세를 부리는 건 좋지 않습니다만?"
"남자 아이돌의 피지컬을 무시하지마! 그렇게 말할 시간 있으면 어서 달려!"
전원 신경이 예민해져 있는 상태인지 꽤나 거친 말이 튀어나오지만 지금은 우선 도망치는게 중요했다. 그들은 765 프로까지 전력을 다해서 달렸다. 중간에 튀어나오는 좀비들은 속도를 늦추지 않고서 걷어차거나 후려쳐 밀어넘어뜨리고 계속 달렸다
숨을 헐떡이고, 다리가 아파와, 지쳐서 멈추고 싶어도 살고자 하는 본능은 그들의 신체를 채찍질하며 계속 달리게 만든다
불행 중 다행으로 765 프로는 무사했다. 아주 멀쩡한 상태였다. 아직 좀비의 습격을 받지 않은 모양이었다
"모두들, 저 안에 있을까?!"
"빨리 들어가보자!"
"어이, 잠?! 기다려 이 꼬맹이들아!"
후타미 쌍둥이 자매들은 허겁지겁 토우마의 품 안에서 빠져나와 765 프로 안으로 달려들어갔다. 타카네는 한숨을 내쉬면서도 말했다
"봐주시지요, 아마가세 토우마. 아직 어린 그녀들에게 오늘의 일은 너무 자극이 컸어요. 야요이, 함께 들어가죠. 안에서 동료들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네, 네......"
야요이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타카네의 뒤를 졸졸 따라들어갔다. 토우마는 뒤와 주변을 돌아보았다. 다행히 좀비 무리들은 따돌렸고, 그들은 아직 쥬피터를 발견하지 못 했다
"우리도 안으로 들어가자. 계속 이 주변을 배회하다간, 또 좀비 놈들에게 발각당할지 몰라"
*
"아미! 마미!"
"하루룽!"
"무서웠어!"
아미와 마미를 보자마자 달려오는 아마미 하루카. 두 소녀는 이제서야 긴장감이 풀린 것인지 엉엉 울며 그녀에게 안겨들었다. 이윽고 야요이가 타카네의 뒤를 따라 들어오자, 곧바로 이오리와 치하야가 달려들어 그녀에게 괜찮냐고 안부를 물었다
"무사하셔서 다행이네요, 타카네 씨"
"예에. 함께해 준 쥬우피터의 세 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이였습니다"
리츠코의 말에 긍정하면서 타카네는 등 뒤에서 제대로 들어오지 못 하고 쭈뼛쭈뼛 서 있던 쥬피터 3인을 소개했다. 765의 아이돌들은 깜짝 놀랐으나 좋은 전력이 되어줄 남자들이 더 들어왔다는 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보다...지금 이 자리에 없는 사람들은 누구누구지?"
"히키비랑 프로듀서, 그리고 유키호와 사장님이 안 계셔"
다시 한 번 더 불안함이 몰려온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동료들에게 연락이 끊겨, 안 좋은 일이 생긴거 아닐까 하고 걱정이 되었다
"대체...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이오리의 중얼거림에 코토리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지금으로서는 상황을 잘 알 수 없어...TV를 틀어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아. 라디오 또한 마찬가지고. 이오리, 가족에게서 다른 연락은 없니?"
".....모르겠어. 그쪽에서도 연락이 오지를 않아. 이쪽에서 걸어도 반응이 없어"
미나세 그룹의 막내딸 미나세 이오리. 상식적으로 그녀의 가족들이 그녀를 버리려 할 리 없다. 다른 주변인들을 희생시켜서라도 이오리 한 사람만이라도 구하려고 할 것이다
"대체 자위대나 경찰은 어디서 뭐하는 거야! 이런 때일수록 공권력이 나서서 시민들을 안전하게 대피시켜야 할 것 아니야!"
토우마가 강하게 분노를 드러냈다. 이런 좀비 사태가 벌어지려면 우선적으로 공권력이 마비되어야 한다. 대체 어떤 식으로,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이 상황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리츠코가 한숨을 내쉬면서도, 손뼉을 짝짝 쳐 주의를 모으면서 말했다
"일단 모두들 더 이상 아무곳도 가지 말고 여기서 대기하자. 한 나라의 정부가 지금까지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건 말이 되지 않아. 분명 어디에선가 대책을 강구하고 있겠지. 우리는 차분히 기다리면서 구조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자고. 아직 휴대폰들은 안 끊겼지? 전기도 들어오고. 그 말인즉슨, 아직 사회적 인프라가 완전히 끊기지는 않았다는 의미야. 희망을 가지고 기다리자. 다른 사람들도...무사하기를 바라면서"
그것은 단순히 믿고 싶다는 희망이었다. 그러나, 그런 희망이 있기에 그들은 완전히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다
*
행동지침 +2
1. 사무실에서 휴식
2. 옥상으로 올라가 본다
3. 다른 동료들에게 연락
"일단...나는 옥상으로 올라가서 좀비들이 접근하고 있는지, 아닌지 확인해보고 오겠어. 누군가 아래로 내려가 정문을 잠그고 와. 혹시 모르니까, 호쿠토나 쇼타. 두 사람 중 한 명을 대동하고"
"아니. 아래로 가는 건 나 혼자면 충분해. 리츠코 씨, 열쇠를!"
마코토가 리츠코에게서 열쇠를 받고 아래로 내려갔다. 그녀는 현재 765 프로 내에 있는 모든 사람들(쥬피터 포함)중에서 전투력으로 따지면 최상위권에 있는 소녀다. 아마 주변에 지켜야 할 사람 없이 홀로 싸워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절대로 죽지 않고 재빠르게 도망쳐 가장 오래 생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마가세 토우마. 저도 함께 올라가지요. 다른 사람들은 이곳에서 가만히 있기를 바랍니다"
시죠 타카네는 여성진들 중에서 가장 침착하고 냉정한 상태다. 그녀는 765 프로가 아직 약소 기획사이던 시절부터 그랬었다. 이미 내면적 성장을 다 끝냈었기에,. 다른 사람들과 단 한번도 부딪히지 않는다. 이미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다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고민하는 다른 사람에게 격려와 충고를 더하는 조언자 역할이라 할 수 있다. 만약 자신에게 부족한 게 있었다면 갈등이 끝나 마음을 다잡은 다른 동료를 보며 한번 되새기는 정도로 끝난다.
그녀와 달리 아마가세 토우마는 현재 허세를 부리는 중이다. 그는 단순한 바보다. 머릿 속에 가지고 있던 것이라고는 꿈과 옳고 그름에 대한 구별 밖에 없다. 그러나, 좀비 사태 같은 비일상적인 상황이 덮쳐오자 그는 쥬피터의 리더로서, 얼마 안 되는 남자 중 한 사람으로서 솔선수범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자신이 약한 모습을 보이면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내심 타카네가 함께 따라와준다는 것에 안심하고 있었다
*
765 프로의 건물은 4층짜리 건물이다. 2층은 사무실. 3층은 레슨실. 4층은 샤워실로 옥상으로 올라간 토우마와 타카네의 시야에 비친 거리는 이미 죽은 거리였다. 조용하고 아무도 없다. 이곳은 인구밀집도가 높은 도시인데도, 길에는 지나다니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아직...좀비들은 이곳까지 오지 못한 건가......"
"어쩌면 다른 무언가를 쫓아 움직이고 있을지도 모르겠지요"
토우마는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아직 전력회사와 통신회사가 망하지는 않은 건지 휴대폰은 아직도 사용 가능했다. 그러나 언제 전기나 수도의 공급이 끊길지 모르기에 짧은 시간 내에 생존기술에 대해서 검색을 해보든가 해야 할 상황. 우선 그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잘 알 것 같은 사람에게 전화를 걸기로 했다
쿠로노 겐부. 인텔리 양키인 그는 열혈 양키인 아카이 스자쿠와 함께 아이돌 유닛 신속일혼(神速一魂) 소속이다. 그는 전국 일제 고사 통일 모의 시험 전 과목 1위를 할 정도로 지능이 높아 315 프로덕션 내에서도 사장의 회사 경영에 지혜를 빌릴 정도로 신뢰를 받고 있는 남자다
[아마가세 토우마인가. 그쪽은 무사한가?]
"일단 아직까지는 무사해. 765 프로 내에 숨어있어. 그쪽은 어때?"
[스자쿠와 함께 옛날에 이끌던 조직을 다시 규합해 대항하고 있다. 학교를 거점으로 현재 요새화를 진행시키는 중이지. 물자를 있는 그대로 박박 긁어모은다면 최소 3개월은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우리 측에는 싸움에 능숙한 이들이 많아 좀비들에 대항하는 것도 크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과연 양키. 이미 장기전까지 각오하고 준비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우리는...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아직 인터넷이 끊기지 않았으니 자세한 건 위키를 통해서 찾아보도록. 지금 내가 해 줄 수 있는 말은 이 상황은 장기적으로 갈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다. 아직 경찰과 자위대가 크게 행동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아까 전 수십 대의 헬기가 이동하는 걸 보았지만 그 방향에는 국회가 있다. 아마 정치인들이나 기업인들을 이송하는데 주력을 하는 모양이로군]
"제길...국민은 얼마든지 버려도 좋다는 거야?!"
[기득권층이란 이런 국가적 재앙이 터지면 바로 자신의 몸을 보신하는데 집중하지. 정부 = 국가라 여기는 바보들은 기득권층이 아니라도 꽤 많다. 어쨌든 이 상황이 장기적으로 나아가면 가장 조심해야 하는 건 좀비가 아니라 사람이다. 물자를 긁어모아 몇 달을 버틴다고 해도 슬슬 한계가 올 거야. 전기와 수도, 그리고 물자가 다 떨어지면 남는 건 굶주림 뿐. 굶주림의 앞에서 사람은 야생동물과 같이 변한다]
"약탈자의 무리가 나온다, 라는 것이군요"
옆에서 통화 내용을 듣고 있던 타카네가 말했다. 쿠로노 겐부는 그 목소리를 듣고서 그녀가 시죠 타카네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
[아마가세 토우마. 우선 그 765 프로를 거주지로 삼을 거라면 최대한 빨리 안전가옥으로 만들어야 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 살지 않는 곳처럼 보여야 한다는 거야. 절대로 다른 생존자 무리들에게 그 모습을 보이지 마라. 그들이 좀비에게 쫓겨도 구하려 들지마. 여기서 중요한 건 자신의 생존이다. 남에게 함부로 손을 빌려줬다가 집단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면 죽도 밥도 안 돼]
서슬퍼런 경고를 남기는 쿠로노 겐부. 그는 냉혹해질 것을 강조했다
[거기에 남자가 몇이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만약 너희 쥬피터 밖에 없다면, 조심하는게 좋을 거다. 본능대로 움직이는 약탈자의 무리들은 너희를 죽이고 여자들을 강간하려 들거야. 그들은 좀비보다 더 위험해. 지능이 있고 도구를 사용하니까. 우선, 최소한 한 달 정도는 버텨봐라. 그 후에, 우리가 너희를 구하러 가지. 다른 아이돌 유닛들은 어떨지 나도 아직 확인을 안 해봐서 모르겠지만, 적어도 THE虎牙道는 무사하겠지. 그들은 전투력이 높으니 전화번호를 알려주마. 본능에 질 정도로 어설픈 이들이 아니니까, 적어도 그들이 함께 있다면 생활하기 더 편해질 거다]
".....그래. 고마워, 겐부"
훗, 하고 웃으며 쿠로노 겐부는 마지막으로 말했다
[죽지 마라, 아마가세 토우마. 훗날 살아서 다시 만나자. 우리는 아이돌. 사람들에게 기쁨을 전해주는 이들이다. 이 사태가 끝난 후 수습 활동에 있어 아이돌들의 역할이 중요해질 거다. 그럼 이만 끊는다. 행운을 빌지]
전화는 거기서 끊겼다. 시죠 타카네는 미소지으며 말했다
"좋은 동료들이 있는 듯 하군요, 아마가세 토우마"
".....응. 961에서 315로 옮기면서, 이전보다 일하는게 힘들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좋은 인연들이 많았어......그래서 나는 매우 기쁘다"
토우마는 정말로 기쁘다는 듯 활짝, 밝게 미소지었다. 아직 꺾여서는 안 된다. 그는 바보라서 한 번 목표를 크게 잡아주지 않으면 이리저리 헤매여 버린다. 하지만, 그는 이미 사태의 수습 이후의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목표가 흔들리지 않는 한, 그 또한 길을 헤매이지 않고 우직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겠지
THE虎牙道를 호출하는 건 나중에 해도 된다. 그들 모두 하나하나가 인간병기 수준의 강자들이니, 그들 셋이 함께 뭉쳐다닌다면 좀비가 100마리 이상 떼거지로 몰려 들어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사무실로 돌아온 토우마와 타카네는 765의 아이돌들과 쥬피터의 다른 두 사람들에게 사정을 설명한 뒤, 인터넷에서 좀비 아포칼립스./행동지침에 관한 글이나 문서 등을 전원 프린트로 출력해 뽑아낸 뒤 765 프로를 안전가옥화 시키는데부터 시작하자고 했다
"현재 계절은 가을. 여름이라면 수도가 끊겨도 옥상에 그릇을 받아놔 떨어지는 빗물을 받을 수 있을 테지만......겨울이 오면 무리겠죠"
리츠코의 말을 코토리가 이어받는다
"그 이전에 겨울까지 저희가 버틸 수 있을지도 문제에요. 저희 765 프로는 여전히 이런 낡은 사무소를 사용하고 있어요. 이 안의 물자를 모두 긁어모아, 전원이 조금씩 먹는다고 해도 한 달을 간신히 버틸지도 몰라요"
이어서 아즈사가 말한다
"수도가 끊기면 샤워나 빨래도 못 하겠죠? 냄새가 나는 건 싫은데......"
그건 그 자리의 모두가 동의했다. 이런 재난 상황에서는 위생이 생존과도 크게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어서 이오리도 입을 열었다
"사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바로 도시 가스야. 이제부터 나올 물이 깨끗한 물이라 보기도 어렵고, 혹시나 모를 병원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의심 때문에 물을 가열해서 식힌 뒤 마셔야 하는데, 도시 가스가 끊기면 그것도 무리지. 옥상에 올라가 신문지를 장작 대신으로 삼아서 라이터로 불을 붙인다고 해도, 그때 피어오르는 연기로 인해 좀비들만 끌어모으면 더 큰일이야"
하루카도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그보다 우리 765 프로는 고장난 엘리베이터를 아직도 고치지 않았지? 나가는 문도 하나고...만약 좀비들이 문을 뚫고 들어왔을 때, 우리는 어디로 도망쳐야 하지?"
"그건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 아닐까? 765 프로와 바로 이웃해 있는 건물 사이의 거리는 크게 멀지 않아. 전력으로 점프하면 넘어갈 수 있을걸?"
하루카의 말에 치하야가 간단하게 대답했다. 여기에 모인 아이돌들의 신체능력들을 생각해보면 여성이라고 해도 그 정도를 못할 수준은 아니다. 특히 마코토와 타카네의 경우에는 더 말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식량을 구하러 갈 때에는 옥상을 통해 옆 건물로 넘어가는 편이 좋겠군. 그 일은 나와 시죠, 그리고 키쿠치가 하는 걸로 좋을까?"
토우마의 말에 전원이 동의했다. 일단 여기 모인 사람들 중 가장 능동적이며 신체능력이 좋다고 할 수 있는 건 이 세 사람 정도였다
"미키는...소파에서 잠이라도 제대로 잘 수 있다면 그걸로 좋은거야"
수면의 문제도 있었다. 여기에 침대라고는 없다. 푹신한 침대는 억지로 우겨넣어 앉을 경우 최소 7명 정도는 잘 수 있을 것이다
"일단 물자를 긁어모으는 것부터 시작하지. 나는 옆건물로 넘어가 쓸만한게 있는지 확인해 보겠어. 아까 말한 두 사람은 따라와줘"
"1층의 정문을 막지 않아도 되는 걸까요?"
치하야의 질문에 호쿠토는 창문을 닫고 커튼을 치며 대답했다
"그 편이 더 의심을 살 수 있으니까. 창문만 닿아놓고 1층 쪽은 얼씬도 하지 않으면 될 거야"*
*
행동지침 +2
1. 765 왼쪽의 3층짜리 건물
2. 765 오른쪽의 5층짜리 건물
3. 거리로 나간다
5층짜리 건물. 전력으로 뛴다면,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좀 더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 토우마는 사다리를 가져왔다. A자 형태의 사다리를 I자 형태로 펼쳐서 옥상 사이에 걸친다. 조금 불안정하기는 하지만, 건물과 건물 사이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고, 사다리의 길이도 길어서 충분히 걸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먼저 건너갈테니까, 거기서 꽉 붙들고 있어줘"
"네. 물론입니다"
"조심해"
사무소 안에서 구한 무기라고는 쌍둥이 자매가 실내야구를 할 때 가지고 놀았던 금속배트 2자루. 그 2자루의 금속배트는 각각 토우마와 타카네가 나눠가졌다. 마코토는 그런 것이 없어도 충분히 강하기에 문제 없다는 입장이었다
탁, 탁, 탁. 천천히 사다리를 밟고 걸어가는 토우마. 도착한 뒤, 사다리의 끝부분을 강하게 힘으로 눌러 고정시킨다. 이번에는 타카네가 건넌다. 일단 체중으로 따지면 가장 무거운 것이 토우마이기에 먼저 지나왔던 것인지만,
"응? 시죠가 키쿠치보다 무거운 건가?"
"아마가세 토우마. 당신은 여성에 대한 배려가 전무한 것이옵니까?"
탕! 탕! 탕! 감정을 담아서 강하게 밟고 오는 것인지 빠르게 도착한 타카네가 토우마를 흘겨보았다. 그제서야 토우마는 자신이 말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주의를 해도 머리로 생각하는 것보다 입 밖으로 먼저 나가기에 그는 여성에게 연애적인 의미로 인기가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마코토가 건너왔다
"일단 사다리가 떨어질지 모르니까 한 사람은 여기에 남아 계속 고정하고 있자. 만일의 사태가 있을지도 모르니 한 사람은 여기 남아 대기하는 것이 좋다고 봐"
"좋은 의견이옵니다, 마코토. 그러니 제가 이곳에 남기로 하죠. 비록 이 건물이 넓은지, 좁은지 알 수는 없으나, 금속배애트를 휘두를 정도라면 한 사람이 하는게 좋다고 봅니다. 특히, 금속배애트의 경우, 이런 식으로 사용할 수도 있으니까요"
타카네는 배트를 사다리의 사이사이에 뻥 뚫려있는 공간 사이에 끼어넣었다. 그때 765 프로의 건물 안에서 하루카와 치하야가 나왔다
"우리도 이걸 붙잡고 기다릴게요. 지나올 때 이쪽에서 무너져 내리면 큰일이니까!"
"고맙습니다, 하루카, 치하야"
이걸로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한 대책은 전부 마련되었다
"가자, 키쿠치"
"응......"
이제 남은 건 옥상의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가는 것 뿐이다
*
상황지침 +2
1. 건물 안에는 좀비가 있다
2. 건물 안에는 좀비가 없다
3. 건물 안에는 좀비도 물자도 없다
5층짜리 건물은 꽤나 넓은 공간이었다. 챙겨갈 수 있을만한 물자도 꽤 많았다. 토우마와 마코토가 가장 우선적으로 한 행동은 좀비의 탐색이었다. 그들이 소리에 반응하는 것 정도는 잘 알고 있기에 야구 배트로 벽이나 책상 모서리, 계단의 난간 등을 통통 치며 소리를 울리게 해 보았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키쿠치. 너는 돌아가서 다른 아이돌들은 다 데리고 와. 한두 사람의 손으로 하기에는 여기서 챙겨갈게 꽤 많을 것 같다"
"응. 알겠어. 하지만 괜찮을까? 다른 곳에 좀비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내가 시간을 끌 수 있으니까 문제 없어. 어서 가"
마코토를 먼저 보내고 토우마는 5층부터 2층까지 전부 수색했으나 좀비들은 전혀 없었다. 1층은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계단쪽만 슬쩍 보았다. 1층으로 내려갔다가, 건물 밖에 어슬렁 거리고 있거나 혹은 근처에 돌아다니고 있을지도 모르는 좀비에게 발각되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그 사이, 765의 아이돌들과 쥬피터의 호쿠토와 쇼타는 조심스럽게 물자들을 옮기고 있었다. 물자를 들고 사다리를 건너가는 건 꽤 위험한 일이었다. 특히 무게가 나가는 것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랬다. 사다리가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거나, 아이돌이 그 무게를 견디지 못 해 함께 떨어져 나가는 일만큼은 없어야 했다
가벼운 건 집어던져서 옮기고 적당히 무게가 있는 건 식당에서 챙겨온 도마 위에 밧줄로 묶어서 사다리에 실려 밀어뜨리듯이 전달했다. 꽤 경사가 있기에 잘 미끄러져 내려왔다
1시간 가까이 물자를 긁어모아서 765로 가져온 일행들. 이제 다음에 할 일은──
*
행동지침 +2
1. 765의 안전가옥化(계속 진행)
2. 3층짜리 건물 수색
3. 정신적 여유를 위한 휴식
1층의 경우에는 그래도 혹시 몰라 여러가지 무거운 도구들을 옮겨 좀비들이 들어올 수 없게 막아놓는다. 사다리는 항상 옥상에 올려져 있고, 바닥에는 이부자리 대신 천이나 커튼 같은 것들을 잔뜩 가져와 겹겹이 쌓음으로서 푹신하게 만든다. 이걸로 오늘 하루는 따뜻하게 잘 수 있을 것 같다
"바닥에 신문지를 붙여두면 열을 잘 빼앗기지 않는다고 하는 모양이야"
"옆 건물에서 신문지를 한꺼번에 모아 버릴 생각이었는지 상자 속에 가득 담겨있더군"
가장 다행인 건 수동전력 공급기계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어떻게 자전거가 회사의 안에 있는 거야? 보통 이런 건 밖에다 놓지 않아?"
"에헤헷...아미가 좀..."
안에서 자전거를 가지고 장난을 칠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어쨌든 지금은 그 쌍둥이 자매의 장난 준비물이 이렇게 도움이 되었다. 이제 전기가 끊기더라도, 자전거의 페달을 밟아 인위적으로 전기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이거 엄청 힘들다고 들었는데?"
"괜찮아. 여기에 자전거도 못 탈 정도로 늙고 힘 없는 사람은 없으니까. 게다가 이 좀비 사태에서 살아남으려면 체력은 필수. 밖에 나가서 운동을 할 수 없는 만큼, 자전거의 페달을 밟으면서 체력도 기르고 전기도 만들어낸다면 1석 2조인거지"
3층에서 체력단련을 할 수 있겠지만 괜히 댄스라든가, 노래라든가 하면서 소음을 일으키느니 차라리 이런 식으로 하는게 더 나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물은 전기를 사용한 가열기를 통해서 끓여먹을 수 있어요!"
"난방은...신문지로 최대한 열이 안 빠져나가게 버티는 수 밖에 없겠네"
이걸로 준비는 끝. 냉장고의 전기만큼은 제발 끊기지 않기를 바라며 슬슬 해가 저물어 가기에, 그들은 천장에 달린 형광등을 껐다. 이제, 잠을 잘 시간이다
"제 나이가 올해 19. 성장할만큼 성장한 나이입니다. 일찍 잔다고 해서, 더 클 키도 없지요"
타카네의 답변에 토우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현재 있는 장소는 옥상. 불침번을 서기 위해서 올라왔다. 정해둔 시간은 대충 2시간 남짓. 어두운 밤하늘 아래, 아직은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 보이지만, 서서히 눈이 어둠 속에서 익숙해져간다
"앞으로...어떻게 될 것 같아?"
약한 소리를 하는 토우마. 남들 앞에서는 절대로 하지 못 할 말. 이상하게도, 지금 이 시간, 타카네의 앞에서는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듯한 은발과 고고하며 어른스러운 분위기. 그 모든 것이 알 수 없는 안심감을 주기 때문일까
"글세요. 프로오듀서와 히비키의 부재도 걱정됩니다만...문제는, 이 일이 앞으로 얼마나 더 진행되느냐─겠지요. 저희들이 할 수 있는 건 그저 버티고 기다리는 것. 기왕이면, 인적이 드문 시골이나 교외 지역으로 피신하는 것이옵니다만. 여기서 나가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겠죠"
"괜찮지 않아. 가족들도 걱정되고, 다른 동료들도 걱정돼. 그리고...이젠 쿠로이 아저씨까지 어떻게 되었을지 걱정되는군...뭐, 그 아저씨라면 어떻게든 살아남을테니 크게 걱정할 일도 아닌가 싶지만"
"그런 것을 묻는게 아닙니다. 아마가세 토우마. 바로 당신. 당신의 현재 상태는 어떤지 묻는 것이옵니다. 같이 이 난세를 해쳐나갈 '동료'로서 참으로 걱정됩니다"
"......"
잠깐의 침묵. 토우마는,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힘들어...솔직히 무서워...영화나 만화에서 보면, 이런 상황일 경우 거의 국가가 멸망한 것과 다름없는 상태인 경우가 많아. 얼마 없는 생존자들을 차근차근 죽어나가고, 내부의 불화, 같은 생존자들끼리의 투쟁 등으로 또 죽어나가지. 가장 무서운 것은...이 좀비 사태가 어떤 식으로 막을 내리느냐─라는 거다"
공기로 감염되는 것인가, 물로 감염되는 것인가, 아니면 직접 물리거나 상처를 입으면 감염되는 것인가. 시작은 대체 어디서부터 일어난 것인가. 어떤 식으로 끝나는 것인가.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는 건가. 소중한 사람들은 다 무사한가. 그런 것들이 하나하나 꼬리를 물고 계속 늘어만 간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내가 사람으로서 죽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
수많은 사람들이 도심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 안에는, 또 수많은 인간군상들이 살아가고 있다. 이런 사태가 벌어지면, 분명 무법의 세계가 찾아왔다고 날뛰며 범죄를 저지르는 약탈자 무리들이 분명히 생길 것이다. 그들을 상대로, 이 집단은 어떻게 대항할 것인가. 조용히 해결하는 건 거의 무리라고 본다. 그 과정에서, 아마가세 토우마라는 인간은 그 인간성을 지킬 수 있을까─그게 가장 걱정되는 사안이다
"좀비로 부활하는 문제가 아니야. 지금의 '나'를, 계속 지켜나갈 수 있느냐는──"
그어어어. 타이밍 좋게 울리는 좀비의 울음소리. 토우마와 타카네는 바싹 긴장했다. 그들이 살아가는 이 거리에, 드디어 좀비들이 차츰 모여들기 시작했다
"여기서 가만히 있어봐야 나중에 놈들의 숫자만 더 늘어날 뿐이야. 적은 숫자만이 있을 때, 하나라도 더 많이 줄여놔야해...어차피, 한 번은 해야 하는 일이잖아, 안 그래?"
"그렇습니다...저도 함께 가드릴까요?"
"하나보다는 둘이 좋겠지"
만약 다른 일이었다면, 남자로서의 자존심을 내세우며 홀로 내려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게다가 시죠 타카네는 765 프로의 여성진들 중에서도 상당히 전투력이 높은 여성. 아무리 토우마라고 해도, 10마리나 되는 좀비들을 상대로, 상처 하나 없이 무사히 귀환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둘이 나선다면, 최소 6마리는 해치울 수 있을 터. 그리고, 만약의 경우 한 사람이 시간을 벌고, 남은 사람이 밧줄을 타고 올라가는 일도 있다. 그 행동이, 남은 한 사람을 버리는 일이라는 걸 모르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함께 내려가도록 하지요"
먼저 내려가는 건 토우마였다. 그는 야구방망이를 등쪽. 옷 안에 넣고 조심스럽게 내려왔다. 다음에는 타카네가 내려오고 있었다. 그 사이, 토우마는 조심스럽게 야구방망이를 꺼내 들고 적들에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이미 좀비 10마리는 765 프로의 건물을 지나쳐 옆쪽의 건물 쪽으로 향하는 중이다
맨 뒤에 있는 녀석부터 처리해야 한다
무사히 내려온 타카네가 토우마의 귓가에 속삭인다
"한 번에 머리를 후려치는 것으로 쓰러뜨릴 수 있을지 모르니, 당신이 먼저 공격하면, 제가 마무리를 짓겠습니다"
"......그래"
좀비들에게 목소리를 들키지 않기 위함이었지만, 귓가를 간질이는 듯한 숨결과 매력적인 목소리에, 토우마는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어떤 상황이든 간에, 혈기왕성한 남자고교생에게 미인과 함께하는 시간이라는 건 역시 자극이 강하다
발소리조차 조용히 나도록, 발뒤꿈치를 들고 천천히 접근하는 두 사람. 아직, 눈치채지는 못 했다. 그리고, 토우마가 맨 뒤의 좀비의 머리를 야구방망이로 후려쳤다. 뻑! 하고 울리는 둔탁한 타격음. 좀비들이, 순식간에 두 사람을 돌아본다. 그 사이, 타카네가 쓰러진 좀비의 머리를 다시 한 번 더 강하게 내려찍는다
쿠직! 하고 아까보다 더 살벌한 소리가 울리고, 좀비의 머리가 터져나가며, 뇌수를 흩뿌린다
"이제부터가 진짜배기로군요"
"알아서 살아남아라"
이미 두 사람을 사냥감으로 인식해 다가오기 시작한 9마리의 좀비를 바라보며, 두 사람은 각자 들고 있는 야구방망이의 자루를 꽉 잡았다
피 묻은 배트가 호를 그리고 둔탁한 타격음과 함께 어두운 그림자 하나가 쓰러진다.
그 머리 위로 떨어지는 추가타에 수박 터지듯 박살이 나 내용물을 사방에 퍼뜨림으로서 이제 남은 표적은 8.
토우마의 강한 스윙으로 넘어뜨리고 타카네가 마무리 일격을 꽂아넣는 것으로 7.
토우마가 눈 앞의 좀비들을 견제하면서도 타카네는 후방에 대한 경계를 놓치지 않는다.
이 좀비들을 상대하는데 정신이 팔려 저 멀리서 다가온 좀비에게 물려서야 웃을 수 없다.
다행히 거리가 좀 있어서인지, 아니면 어두워서인지 저 멀리 있는 좀비들은 그들을 인식하지 못했다.
좀비도 그어어어...수준의 갈라지는 목소리 밖에 내지 못하고, 토우마와 타카네 또한 기합 소리 따위를 내지 않고 빠른 기습으로 차근차근 쓰러뜨려 나간다. 765 프로 인근을 배회하던 10마리의 좀비들이 더 이상 바닥에서 일어나지 못하게 되는 건 순식간이었다.
"후우...후우..."
거친 숨을 몰아쉬는 토우마. 몸이 힘들기보다는 긴장감이 풀려 정신에 피로가 몰려오는 감각이었다.
"시체들...치워야겠지? 부패해서 이상한 병균이 공기 중으로 퍼지면 곤란하니까."
"시신을 옮기는 와중에 묻을 피는 어떻게 처리할 생각입니까. 식수조차 부족한 판국에 손을 씻는데 낭비할 물은 없습니다. 제가 올라가서 위생 장갑이라도 찾아올 테니 잠시 기다리시길."
수도는 아직 끊기지 않았으나 과연 그게 깨끗한 물일 것인지가 중요 안건이었다.
식수든, 목욕용 물이든 전기 포트나 주전자로 끓여 사용하는 형편.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전기는 인력 발전기로 만들어 낸다. 이 짧은 과정을 위해 들어야 하는 수고가 지나치게 크다.
잠시 후, 밧줄을 타고 다시 내려온 타카네의 손에는 위생 장갑과 커튼으로 보이는 긴 천 두 개가 들려 있었다. 커튼은 옆 건물에서 뜯어온 거겠지. 커튼 위에 시신을 얹고 커튼을 천천히 끌어당겨 765 프로 사무소에서 천천히 멀어진다. 토우마가 두 구의 시신을 옮기고 그 옆에서 타카네가 야구 배트를 들고 경계한다.
벌써 사후경직이 찾아오고 있는 건지, 아니면 원래 사후경직이 온 걸 근성으로 움직이고 있던 건지 시신은 꽤나 무거웠다. 두 구를 50m 밖으로 옮기는 것만으로도 땀이 뻘뻘 흘릴 일이었다. 그 과정에서 또 몇 마리의 좀비들을 해치웠다. 그것들은 치우지 않기로 했다. 너무 힘들기도 하고, 765 프로 바로 코 앞에 쓰러져 있는 시신들에 비하면 거리가 좀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을 4번이나 더한 뒤에는 이미 불침번이 교대할 시간이 지난 후였다.
체력이 쭉 빠진 토우마와 그 정도 수준은 아니어도 상당히 지친 타카네가 밧줄을 타고 올라가기 힘들어 호쿠토와 마코토가 내려와 그들의 몸과 자신을 밧줄로 꽉 묶어 다시 밧줄을 타고 옥상까지 올라간다.
이마저도 상당히 고역이라 호쿠토가 중간에 몇 번 휘청거렸지만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을 쥐어짜 간신히 올라갔고, 마코토는 그에 비해 상당히 여유롭게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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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가세 토우마는 의자를 들어올리며 긴장했다
눈 앞에서 천천히 걸어오는 좀비의 무리. 벽과 붙어있는 좌석과 회전초밥집의 회전하는 접시들 사이의 복도는 좁은 곳이라 좀비들도 한 줄로 들어올 수 밖에 없다. 즉, 1 : 1의 싸움이 성립될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아마가세 토우마. 그는 불과 1분 전까지만 해도 쥬피터의 다른 두 사람과, 765 프로의 시죠 타카네, 후타미 쌍둥이 자매, 그리고 타카츠키 야요이와 함께 회전초밥집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딱히 약속을 하고 만난 것은 아니며 우연히 만나서 이전처럼 시죠와 많이 먹기 경쟁을 하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식당의 문 밖에 비명소리와 폭발음들이 들려왔었다. 난데없는 비일상에 긴장하는 일행들을 맞이한 건 문을 부수고 나타난 좀비들의 무리였다
좀비의 가장 큰 무서운 점은 바로 압도적인 숫자로 몰려와 사냥감이 지칠 때까지 몰아가다가 일제히 덮쳐오는 점. 하지만, 1 : 1 싸움이라면 그라도 꽤 긴 시간을 버틸 수 있다
"토우마 군!"
"호쿠토! 꼬맹이들 데리고 도망쳐! 쇼타, 시죠! 너희도 주방의 후문을 통해서 먼저 가!"
그어어어, 하고 다가오는 좀비를 향해서 토우마는 기합성과 함께 의자를 휘둘렀다. 빡! 하고 둔탁한 타격음이 울리고 좀비가 뒤로 넘어지지만, 등 뒤에서 계속 밀려오는 좀비들의 벽에 막혀 완전히 넘어지지 않고 다시 다가오기 시작했다
"우오오오오오오!!!!"
의자를 꽉 잡고 밀어붙이는 토우마. 의자의 다리들을 앞세우며 맨 앞의 좀비에게 들이받은 토우마는 그대로 있는 힘을 다해 그들을 밀어내려고 했으나, 사람의 발을 지면에 대고 힘을 주어 앞으로 밀어내면서 추진력을 얻는다. 이미 죽은 시체들이라고 해도, 숫자는 좀비들이 훨씬 더 많다
그들이 발을 지면에 대고 힘을 주어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면 되려 토우마가 뒤로 밀릴 수 밖에 없다. 좀비들과 달리 훨씬 더 섬세하고 빠른 움직임을 낼 수 있는 토우마는 간신히 그들 무리와 호각을 이루며 힘겨루기를 하고 있었다
한편 주방의 후문으로 도망치려는 타카네들은 주방에서 각자 하나씩 자신의 몸을 지킬 무기들을 꺼내들었다
호쿠토는 도마와 네모칼, 쇼타는 식칼, 쌍둥이는 프라이팬, 야요이는 국자, 타카네는 토우마처럼 의자를 하나 챙겨들었다. 회전초밥을 만들고 있던 주방장은 좀비들이 나타나자마자 손님들을 버리고 가장 먼저 튀었다
후문을 열자 나오는 건 골목길. 다행히 아직 좀비들은 보이지 않았다
"토우마, 어서 빨리 와!"
"...제길, 알겠어!"
의자를 발로 걷어차고, 다른 의자들을 하나씩 집어서 들어올려 좀비들에게 던지면서 토우마는 호쿠토를 따라 후문으로 도망쳤다
"이,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모, 몰라 아미..."
"무서워요..."
어린 세 명의 소녀는 두려움에 울먹이고 있었다. 쇼타 또한 벌벌 떨고 있었고, 호쿠토는 가장 연상이기에 아이들에게 불안감을 주지 않기 위해서 애써 의연한 척 했고, 토우마는 좀비와의 전투에서 피어난 그들에 대한 적대감에 흥분한 상태였고, 타카네만이 가장 냉정한 모습이었다
"그것들이 갑자기 왜 나타났는지 모르겠습니다만...우선 이곳을 벗어나는게 좋겠지요. 모두, 우선 765 프로덕션으로 가죠. 일단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그쪽입니다"
쥬피터는 765 프로 소속이 아니다. 하지만 그곳에는 젊은 남자가 프로듀서 단 한 명 뿐. 나머지는 연약한 소녀들 뿐이다. 아니, 키쿠치 마코토의 경우에는 걱정 없이 혼자 나둬도 잘 살아남을 것 같지만
쿵! 쿵! 호쿠토가 등으로 꽉 눌러 막고있는 후문을 좀비들이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아마 오래 버티지는 못 할 것이다
"제길...어서 안내해! 일단 그곳으로 도망친다!"
"그렇다면 뒤처지지 않게 따라오십시오!"
타카네가 앞장서고, 세 명의 소녀들이 뒤따른다
"쇼타! 너도 앞으로 가서 시죠와 함께 다른 3명을 지켜! 나와 호쿠토는 뒤를 견제하면서 따라붙는다!"
"아, 알겠어!"
호쿠토가 문에서 몸을 떼자 기다렸다는 듯이 문이 벌컥 열리고 좀비들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이 골목길도 초밥집 안에서만큼이나 좁다
"토우마, 받아!"
호쿠토가 네모칼을 건네고 토우마가 네모칼의 손잡이를 꽉 쥐었다. 사각형 형태의 날이 달려있는 식칼. 칼날 생김새에서 알 수 있듯이 칼날에 무게가 모이는 구조로 되어있어 다른 식칼보다 훨씬 무거우며, 이 무게를 이용해서 보통 식칼보다 힘을 적게 들이고도 단단한 물체를 수월하게 자를 수 있지만 스테인리스강으로 만들어져 있기에 강한 충격을 받으면, 다른 도검은 버틸만한 충격에도 식칼은 휘거나 부러지기 십상이다
'자...이제 어떻게 한담...'
행동지침 +2
"알겠어!"
호쿠토는 도마의 손잡이를 두 손으로 꽉 잡고 부웅ㅡ크게 휘둘렀다. 뻑! 둔탁한 타격음 소리와 함께 벽에 머리를 박는 좀비 하나. 토우마는 그 좀비의 정수리를 향해 네모칼을 내려찍었다. 퍽! 네모칼은 머리를 쪼개고 목 부근에서 더 이상 베이지 못 하고 박혔다
"큿...! 저리 꺼져!"
좀비를 발로 걷어차 밀어내면서 네모칼을 빼내는 토우마. 네모칼을 쥔 오른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공포로 인해 떨리는게 아니다. 박혀있던 네모칼을 억지로 뽑아내면서 흔들림이 생긴 것이다
'좀비라고는 해도 그 몸은 사람의 것...사람의 머리를 쪼개는게 이렇게나 어려울 줄이야...'
게다가 빼내면서 칼날이 조금 휜 것 같다. 호쿠토가 도마를 위에서 아래로 강하게 내려찍는다. 직격으로 얻어맞은 좀비는 그대로 머리가 깨져 앞으로 쓰러졌다. 그때, 좀비 한 마리가 호쿠토에게 달려들었지만, 호쿠토는 무거운 도마를 내리친 뒤였기에 빠르게 반응할 수 없었다
"내 동료에게 그 더러운 입 가져다대지 마라!"
토우마는 호쿠토의 옷깃을 잡아당기면서 좀비를 발로 걷어차 밀어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네모칼을 그 머리에 내려찍었을 때, 머리에 박힌 그대로 칼날이 휘어버렸다. 사람의 두개골은 그만큼 단단한 것이다. 아마 첫 일격으로 칼날도 거의 다 빠진 상태였을 것이다
"도망치자, 호쿠토!"
"응!"
*
토우마들이 뒤따라올 수 있도록 속도를 조절하면서 달리던 타카네. 그녀의 앞길을 5마리의 좀비들이 막아섰다
"모두들, 한 번에 확 달립니다. 절대로 뒤처지지 마세요!"
"아, 알겠어 오히메찡!"
"믿을게, 오히메찡!"
시죠 타카네는 우아하고 고상해 보이는 겉모습과 다르게 혼자서 '그' 키쿠치 마코토를 제압할 정도로 강한 완력을 가지고 있다(MASTER ARTIST2 참조). 동시에 그녀는 아주 많은 양의 식사를 하지만 별로 관리를 잘 안해도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이다. 이렇게 이야기만 풀어놓고 보면 엄청나게 부러운 체질이지만, 다르게 말하자면, 그녀는 연비가 최악이라는 뜻이다
"허억...허억..."
강한 완력으로 의자를 휘둘러 좀비 5마리를 순식간에 해치우기는 했지만 그것만으로도 거친 숨을 토해내며 앞으로 나아간다. 그 때문인지 어느새 토우마와 호쿠토에게 따라잡혔다. 먼저 출발한지 꽤 시간이 되었는데도 그들이 따라붙을 수 있는 건 그들이 남자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뒤따라오는 아이들의 속도에 맞춰서이기 때문일까. 어쨌든 그들은 일행과 합류할 수 있었다
"뭐야, 그세 지친거냐, 시죠"
"당신이 홀로 '그들' 다섯을 해치워 보시죠. 등 뒤의 아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식으로"
"...흥, 애썼구만. 이제부터 전력으로 달릴 힘은 남아있어?"
"거리낄 것 없이...홀로 달리는 것이라면 얼마든지"
그러자 토우마는 후타미 쌍둥이 자매를 번쩍 들어올려 옆구리에 꼈다. 자매는 잠깐 비명을 질렀으나 곧 토우마의 의도가 무엇인지 깨닫고 침묵했다
"호쿠토, 타카츠키를 등에 업고 와! 쇼타, 시죠. 전력으로 달려! 속도는 느려도, 뒤에서 좀비떼가 추격해온다"
"아, 알겠어!"
"......당신, 홀로 두 사람을 업고서 괜찮은 겁니까? 이 상황에서 허세를 부리는 건 좋지 않습니다만?"
"남자 아이돌의 피지컬을 무시하지마! 그렇게 말할 시간 있으면 어서 달려!"
전원 신경이 예민해져 있는 상태인지 꽤나 거친 말이 튀어나오지만 지금은 우선 도망치는게 중요했다. 그들은 765 프로까지 전력을 다해서 달렸다. 중간에 튀어나오는 좀비들은 속도를 늦추지 않고서 걷어차거나 후려쳐 밀어넘어뜨리고 계속 달렸다
숨을 헐떡이고, 다리가 아파와, 지쳐서 멈추고 싶어도 살고자 하는 본능은 그들의 신체를 채찍질하며 계속 달리게 만든다
그리고 도착한 765 프로는──
1. 멀쩡한 상태
2. 바리케이드를 치고 농성 중인 상태
3. 박살난 상태
+3
"모두들, 저 안에 있을까?!"
"빨리 들어가보자!"
"어이, 잠?! 기다려 이 꼬맹이들아!"
후타미 쌍둥이 자매들은 허겁지겁 토우마의 품 안에서 빠져나와 765 프로 안으로 달려들어갔다. 타카네는 한숨을 내쉬면서도 말했다
"봐주시지요, 아마가세 토우마. 아직 어린 그녀들에게 오늘의 일은 너무 자극이 컸어요. 야요이, 함께 들어가죠. 안에서 동료들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네, 네......"
야요이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타카네의 뒤를 졸졸 따라들어갔다. 토우마는 뒤와 주변을 돌아보았다. 다행히 좀비 무리들은 따돌렸고, 그들은 아직 쥬피터를 발견하지 못 했다
"우리도 안으로 들어가자. 계속 이 주변을 배회하다간, 또 좀비 놈들에게 발각당할지 몰라"
*
"아미! 마미!"
"하루룽!"
"무서웠어!"
아미와 마미를 보자마자 달려오는 아마미 하루카. 두 소녀는 이제서야 긴장감이 풀린 것인지 엉엉 울며 그녀에게 안겨들었다. 이윽고 야요이가 타카네의 뒤를 따라 들어오자, 곧바로 이오리와 치하야가 달려들어 그녀에게 괜찮냐고 안부를 물었다
"무사하셔서 다행이네요, 타카네 씨"
"예에. 함께해 준 쥬우피터의 세 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이였습니다"
리츠코의 말에 긍정하면서 타카네는 등 뒤에서 제대로 들어오지 못 하고 쭈뼛쭈뼛 서 있던 쥬피터 3인을 소개했다. 765의 아이돌들은 깜짝 놀랐으나 좋은 전력이 되어줄 남자들이 더 들어왔다는 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보다...지금 이 자리에 없는 사람들은 누구누구지?"
"히키비랑 프로듀서, 그리고 유키호와 사장님이 안 계셔"
다시 한 번 더 불안함이 몰려온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동료들에게 연락이 끊겨, 안 좋은 일이 생긴거 아닐까 하고 걱정이 되었다
"대체...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이오리의 중얼거림에 코토리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지금으로서는 상황을 잘 알 수 없어...TV를 틀어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아. 라디오 또한 마찬가지고. 이오리, 가족에게서 다른 연락은 없니?"
".....모르겠어. 그쪽에서도 연락이 오지를 않아. 이쪽에서 걸어도 반응이 없어"
미나세 그룹의 막내딸 미나세 이오리. 상식적으로 그녀의 가족들이 그녀를 버리려 할 리 없다. 다른 주변인들을 희생시켜서라도 이오리 한 사람만이라도 구하려고 할 것이다
"대체 자위대나 경찰은 어디서 뭐하는 거야! 이런 때일수록 공권력이 나서서 시민들을 안전하게 대피시켜야 할 것 아니야!"
토우마가 강하게 분노를 드러냈다. 이런 좀비 사태가 벌어지려면 우선적으로 공권력이 마비되어야 한다. 대체 어떤 식으로,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이 상황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리츠코가 한숨을 내쉬면서도, 손뼉을 짝짝 쳐 주의를 모으면서 말했다
"일단 모두들 더 이상 아무곳도 가지 말고 여기서 대기하자. 한 나라의 정부가 지금까지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건 말이 되지 않아. 분명 어디에선가 대책을 강구하고 있겠지. 우리는 차분히 기다리면서 구조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자고. 아직 휴대폰들은 안 끊겼지? 전기도 들어오고. 그 말인즉슨, 아직 사회적 인프라가 완전히 끊기지는 않았다는 의미야. 희망을 가지고 기다리자. 다른 사람들도...무사하기를 바라면서"
그것은 단순히 믿고 싶다는 희망이었다. 그러나, 그런 희망이 있기에 그들은 완전히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다
*
행동지침 +2
1. 사무실에서 휴식
2. 옥상으로 올라가 본다
3. 다른 동료들에게 연락
"아니. 아래로 가는 건 나 혼자면 충분해. 리츠코 씨, 열쇠를!"
마코토가 리츠코에게서 열쇠를 받고 아래로 내려갔다. 그녀는 현재 765 프로 내에 있는 모든 사람들(쥬피터 포함)중에서 전투력으로 따지면 최상위권에 있는 소녀다. 아마 주변에 지켜야 할 사람 없이 홀로 싸워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절대로 죽지 않고 재빠르게 도망쳐 가장 오래 생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마가세 토우마. 저도 함께 올라가지요. 다른 사람들은 이곳에서 가만히 있기를 바랍니다"
시죠 타카네는 여성진들 중에서 가장 침착하고 냉정한 상태다. 그녀는 765 프로가 아직 약소 기획사이던 시절부터 그랬었다. 이미 내면적 성장을 다 끝냈었기에,. 다른 사람들과 단 한번도 부딪히지 않는다. 이미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다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고민하는 다른 사람에게 격려와 충고를 더하는 조언자 역할이라 할 수 있다. 만약 자신에게 부족한 게 있었다면 갈등이 끝나 마음을 다잡은 다른 동료를 보며 한번 되새기는 정도로 끝난다.
그녀와 달리 아마가세 토우마는 현재 허세를 부리는 중이다. 그는 단순한 바보다. 머릿 속에 가지고 있던 것이라고는 꿈과 옳고 그름에 대한 구별 밖에 없다. 그러나, 좀비 사태 같은 비일상적인 상황이 덮쳐오자 그는 쥬피터의 리더로서, 얼마 안 되는 남자 중 한 사람으로서 솔선수범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자신이 약한 모습을 보이면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내심 타카네가 함께 따라와준다는 것에 안심하고 있었다
*
765 프로의 건물은 4층짜리 건물이다. 2층은 사무실. 3층은 레슨실. 4층은 샤워실로 옥상으로 올라간 토우마와 타카네의 시야에 비친 거리는 이미 죽은 거리였다. 조용하고 아무도 없다. 이곳은 인구밀집도가 높은 도시인데도, 길에는 지나다니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아직...좀비들은 이곳까지 오지 못한 건가......"
"어쩌면 다른 무언가를 쫓아 움직이고 있을지도 모르겠지요"
토우마는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아직 전력회사와 통신회사가 망하지는 않은 건지 휴대폰은 아직도 사용 가능했다. 그러나 언제 전기나 수도의 공급이 끊길지 모르기에 짧은 시간 내에 생존기술에 대해서 검색을 해보든가 해야 할 상황. 우선 그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잘 알 것 같은 사람에게 전화를 걸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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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지침 +3
1. 사쿠라바 카오루(전직 의사)
2. 신겐 세이지(전직 군인)
3. 쿠로노 겐부(인텔리 양키)
[아마가세 토우마인가. 그쪽은 무사한가?]
"일단 아직까지는 무사해. 765 프로 내에 숨어있어. 그쪽은 어때?"
[스자쿠와 함께 옛날에 이끌던 조직을 다시 규합해 대항하고 있다. 학교를 거점으로 현재 요새화를 진행시키는 중이지. 물자를 있는 그대로 박박 긁어모은다면 최소 3개월은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우리 측에는 싸움에 능숙한 이들이 많아 좀비들에 대항하는 것도 크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과연 양키. 이미 장기전까지 각오하고 준비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우리는...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아직 인터넷이 끊기지 않았으니 자세한 건 위키를 통해서 찾아보도록. 지금 내가 해 줄 수 있는 말은 이 상황은 장기적으로 갈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다. 아직 경찰과 자위대가 크게 행동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아까 전 수십 대의 헬기가 이동하는 걸 보았지만 그 방향에는 국회가 있다. 아마 정치인들이나 기업인들을 이송하는데 주력을 하는 모양이로군]
"제길...국민은 얼마든지 버려도 좋다는 거야?!"
[기득권층이란 이런 국가적 재앙이 터지면 바로 자신의 몸을 보신하는데 집중하지. 정부 = 국가라 여기는 바보들은 기득권층이 아니라도 꽤 많다. 어쨌든 이 상황이 장기적으로 나아가면 가장 조심해야 하는 건 좀비가 아니라 사람이다. 물자를 긁어모아 몇 달을 버틴다고 해도 슬슬 한계가 올 거야. 전기와 수도, 그리고 물자가 다 떨어지면 남는 건 굶주림 뿐. 굶주림의 앞에서 사람은 야생동물과 같이 변한다]
"약탈자의 무리가 나온다, 라는 것이군요"
옆에서 통화 내용을 듣고 있던 타카네가 말했다. 쿠로노 겐부는 그 목소리를 듣고서 그녀가 시죠 타카네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
[아마가세 토우마. 우선 그 765 프로를 거주지로 삼을 거라면 최대한 빨리 안전가옥으로 만들어야 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 살지 않는 곳처럼 보여야 한다는 거야. 절대로 다른 생존자 무리들에게 그 모습을 보이지 마라. 그들이 좀비에게 쫓겨도 구하려 들지마. 여기서 중요한 건 자신의 생존이다. 남에게 함부로 손을 빌려줬다가 집단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면 죽도 밥도 안 돼]
서슬퍼런 경고를 남기는 쿠로노 겐부. 그는 냉혹해질 것을 강조했다
[거기에 남자가 몇이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만약 너희 쥬피터 밖에 없다면, 조심하는게 좋을 거다. 본능대로 움직이는 약탈자의 무리들은 너희를 죽이고 여자들을 강간하려 들거야. 그들은 좀비보다 더 위험해. 지능이 있고 도구를 사용하니까. 우선, 최소한 한 달 정도는 버텨봐라. 그 후에, 우리가 너희를 구하러 가지. 다른 아이돌 유닛들은 어떨지 나도 아직 확인을 안 해봐서 모르겠지만, 적어도 THE虎牙道는 무사하겠지. 그들은 전투력이 높으니 전화번호를 알려주마. 본능에 질 정도로 어설픈 이들이 아니니까, 적어도 그들이 함께 있다면 생활하기 더 편해질 거다]
".....그래. 고마워, 겐부"
훗, 하고 웃으며 쿠로노 겐부는 마지막으로 말했다
[죽지 마라, 아마가세 토우마. 훗날 살아서 다시 만나자. 우리는 아이돌. 사람들에게 기쁨을 전해주는 이들이다. 이 사태가 끝난 후 수습 활동에 있어 아이돌들의 역할이 중요해질 거다. 그럼 이만 끊는다. 행운을 빌지]
전화는 거기서 끊겼다. 시죠 타카네는 미소지으며 말했다
"좋은 동료들이 있는 듯 하군요, 아마가세 토우마"
".....응. 961에서 315로 옮기면서, 이전보다 일하는게 힘들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좋은 인연들이 많았어......그래서 나는 매우 기쁘다"
토우마는 정말로 기쁘다는 듯 활짝, 밝게 미소지었다. 아직 꺾여서는 안 된다. 그는 바보라서 한 번 목표를 크게 잡아주지 않으면 이리저리 헤매여 버린다. 하지만, 그는 이미 사태의 수습 이후의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목표가 흔들리지 않는 한, 그 또한 길을 헤매이지 않고 우직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겠지
*
행동지침 +3
1. THE虎牙道 호출
2. 765 프로의 안전가옥化
3. 물자 확보
다시 사무실로 돌아온 토우마와 타카네는 765의 아이돌들과 쥬피터의 다른 두 사람들에게 사정을 설명한 뒤, 인터넷에서 좀비 아포칼립스./행동지침에 관한 글이나 문서 등을 전원 프린트로 출력해 뽑아낸 뒤 765 프로를 안전가옥화 시키는데부터 시작하자고 했다
"현재 계절은 가을. 여름이라면 수도가 끊겨도 옥상에 그릇을 받아놔 떨어지는 빗물을 받을 수 있을 테지만......겨울이 오면 무리겠죠"
리츠코의 말을 코토리가 이어받는다
"그 이전에 겨울까지 저희가 버틸 수 있을지도 문제에요. 저희 765 프로는 여전히 이런 낡은 사무소를 사용하고 있어요. 이 안의 물자를 모두 긁어모아, 전원이 조금씩 먹는다고 해도 한 달을 간신히 버틸지도 몰라요"
이어서 아즈사가 말한다
"수도가 끊기면 샤워나 빨래도 못 하겠죠? 냄새가 나는 건 싫은데......"
그건 그 자리의 모두가 동의했다. 이런 재난 상황에서는 위생이 생존과도 크게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어서 이오리도 입을 열었다
"사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바로 도시 가스야. 이제부터 나올 물이 깨끗한 물이라 보기도 어렵고, 혹시나 모를 병원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의심 때문에 물을 가열해서 식힌 뒤 마셔야 하는데, 도시 가스가 끊기면 그것도 무리지. 옥상에 올라가 신문지를 장작 대신으로 삼아서 라이터로 불을 붙인다고 해도, 그때 피어오르는 연기로 인해 좀비들만 끌어모으면 더 큰일이야"
하루카도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그보다 우리 765 프로는 고장난 엘리베이터를 아직도 고치지 않았지? 나가는 문도 하나고...만약 좀비들이 문을 뚫고 들어왔을 때, 우리는 어디로 도망쳐야 하지?"
"그건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 아닐까? 765 프로와 바로 이웃해 있는 건물 사이의 거리는 크게 멀지 않아. 전력으로 점프하면 넘어갈 수 있을걸?"
하루카의 말에 치하야가 간단하게 대답했다. 여기에 모인 아이돌들의 신체능력들을 생각해보면 여성이라고 해도 그 정도를 못할 수준은 아니다. 특히 마코토와 타카네의 경우에는 더 말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식량을 구하러 갈 때에는 옥상을 통해 옆 건물로 넘어가는 편이 좋겠군. 그 일은 나와 시죠, 그리고 키쿠치가 하는 걸로 좋을까?"
토우마의 말에 전원이 동의했다. 일단 여기 모인 사람들 중 가장 능동적이며 신체능력이 좋다고 할 수 있는 건 이 세 사람 정도였다
"미키는...소파에서 잠이라도 제대로 잘 수 있다면 그걸로 좋은거야"
수면의 문제도 있었다. 여기에 침대라고는 없다. 푹신한 침대는 억지로 우겨넣어 앉을 경우 최소 7명 정도는 잘 수 있을 것이다
"일단 물자를 긁어모으는 것부터 시작하지. 나는 옆건물로 넘어가 쓸만한게 있는지 확인해 보겠어. 아까 말한 두 사람은 따라와줘"
"1층의 정문을 막지 않아도 되는 걸까요?"
치하야의 질문에 호쿠토는 창문을 닫고 커튼을 치며 대답했다
"그 편이 더 의심을 살 수 있으니까. 창문만 닿아놓고 1층 쪽은 얼씬도 하지 않으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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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지침 +2
1. 765 왼쪽의 3층짜리 건물
2. 765 오른쪽의 5층짜리 건물
3. 거리로 나간다
"내가 먼저 건너갈테니까, 거기서 꽉 붙들고 있어줘"
"네. 물론입니다"
"조심해"
사무소 안에서 구한 무기라고는 쌍둥이 자매가 실내야구를 할 때 가지고 놀았던 금속배트 2자루. 그 2자루의 금속배트는 각각 토우마와 타카네가 나눠가졌다. 마코토는 그런 것이 없어도 충분히 강하기에 문제 없다는 입장이었다
탁, 탁, 탁. 천천히 사다리를 밟고 걸어가는 토우마. 도착한 뒤, 사다리의 끝부분을 강하게 힘으로 눌러 고정시킨다. 이번에는 타카네가 건넌다. 일단 체중으로 따지면 가장 무거운 것이 토우마이기에 먼저 지나왔던 것인지만,
"응? 시죠가 키쿠치보다 무거운 건가?"
"아마가세 토우마. 당신은 여성에 대한 배려가 전무한 것이옵니까?"
탕! 탕! 탕! 감정을 담아서 강하게 밟고 오는 것인지 빠르게 도착한 타카네가 토우마를 흘겨보았다. 그제서야 토우마는 자신이 말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주의를 해도 머리로 생각하는 것보다 입 밖으로 먼저 나가기에 그는 여성에게 연애적인 의미로 인기가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마코토가 건너왔다
"일단 사다리가 떨어질지 모르니까 한 사람은 여기에 남아 계속 고정하고 있자. 만일의 사태가 있을지도 모르니 한 사람은 여기 남아 대기하는 것이 좋다고 봐"
"좋은 의견이옵니다, 마코토. 그러니 제가 이곳에 남기로 하죠. 비록 이 건물이 넓은지, 좁은지 알 수는 없으나, 금속배애트를 휘두를 정도라면 한 사람이 하는게 좋다고 봅니다. 특히, 금속배애트의 경우, 이런 식으로 사용할 수도 있으니까요"
타카네는 배트를 사다리의 사이사이에 뻥 뚫려있는 공간 사이에 끼어넣었다. 그때 765 프로의 건물 안에서 하루카와 치하야가 나왔다
"우리도 이걸 붙잡고 기다릴게요. 지나올 때 이쪽에서 무너져 내리면 큰일이니까!"
"고맙습니다, 하루카, 치하야"
이걸로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한 대책은 전부 마련되었다
"가자, 키쿠치"
"응......"
이제 남은 건 옥상의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가는 것 뿐이다
*
상황지침 +2
1. 건물 안에는 좀비가 있다
2. 건물 안에는 좀비가 없다
3. 건물 안에는 좀비도 물자도 없다
"키쿠치. 너는 돌아가서 다른 아이돌들은 다 데리고 와. 한두 사람의 손으로 하기에는 여기서 챙겨갈게 꽤 많을 것 같다"
"응. 알겠어. 하지만 괜찮을까? 다른 곳에 좀비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내가 시간을 끌 수 있으니까 문제 없어. 어서 가"
마코토를 먼저 보내고 토우마는 5층부터 2층까지 전부 수색했으나 좀비들은 전혀 없었다. 1층은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계단쪽만 슬쩍 보았다. 1층으로 내려갔다가, 건물 밖에 어슬렁 거리고 있거나 혹은 근처에 돌아다니고 있을지도 모르는 좀비에게 발각되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그 사이, 765의 아이돌들과 쥬피터의 호쿠토와 쇼타는 조심스럽게 물자들을 옮기고 있었다. 물자를 들고 사다리를 건너가는 건 꽤 위험한 일이었다. 특히 무게가 나가는 것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랬다. 사다리가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거나, 아이돌이 그 무게를 견디지 못 해 함께 떨어져 나가는 일만큼은 없어야 했다
가벼운 건 집어던져서 옮기고 적당히 무게가 있는 건 식당에서 챙겨온 도마 위에 밧줄로 묶어서 사다리에 실려 밀어뜨리듯이 전달했다. 꽤 경사가 있기에 잘 미끄러져 내려왔다
1시간 가까이 물자를 긁어모아서 765로 가져온 일행들. 이제 다음에 할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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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지침 +2
1. 765의 안전가옥化(계속 진행)
2. 3층짜리 건물 수색
3. 정신적 여유를 위한 휴식
1층의 경우에는 그래도 혹시 몰라 여러가지 무거운 도구들을 옮겨 좀비들이 들어올 수 없게 막아놓는다. 사다리는 항상 옥상에 올려져 있고, 바닥에는 이부자리 대신 천이나 커튼 같은 것들을 잔뜩 가져와 겹겹이 쌓음으로서 푹신하게 만든다. 이걸로 오늘 하루는 따뜻하게 잘 수 있을 것 같다
"바닥에 신문지를 붙여두면 열을 잘 빼앗기지 않는다고 하는 모양이야"
"옆 건물에서 신문지를 한꺼번에 모아 버릴 생각이었는지 상자 속에 가득 담겨있더군"
가장 다행인 건 수동전력 공급기계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어떻게 자전거가 회사의 안에 있는 거야? 보통 이런 건 밖에다 놓지 않아?"
"에헤헷...아미가 좀..."
안에서 자전거를 가지고 장난을 칠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어쨌든 지금은 그 쌍둥이 자매의 장난 준비물이 이렇게 도움이 되었다. 이제 전기가 끊기더라도, 자전거의 페달을 밟아 인위적으로 전기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이거 엄청 힘들다고 들었는데?"
"괜찮아. 여기에 자전거도 못 탈 정도로 늙고 힘 없는 사람은 없으니까. 게다가 이 좀비 사태에서 살아남으려면 체력은 필수. 밖에 나가서 운동을 할 수 없는 만큼, 자전거의 페달을 밟으면서 체력도 기르고 전기도 만들어낸다면 1석 2조인거지"
3층에서 체력단련을 할 수 있겠지만 괜히 댄스라든가, 노래라든가 하면서 소음을 일으키느니 차라리 이런 식으로 하는게 더 나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물은 전기를 사용한 가열기를 통해서 끓여먹을 수 있어요!"
"난방은...신문지로 최대한 열이 안 빠져나가게 버티는 수 밖에 없겠네"
이걸로 준비는 끝. 냉장고의 전기만큼은 제발 끊기지 않기를 바라며 슬슬 해가 저물어 가기에, 그들은 천장에 달린 형광등을 껐다. 이제, 잠을 잘 시간이다
*
행동지침 +2
앵커는 >>29.
*
"불침번, 당신이 서도 되는 거야?"
"제 나이가 올해 19. 성장할만큼 성장한 나이입니다. 일찍 잔다고 해서, 더 클 키도 없지요"
타카네의 답변에 토우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현재 있는 장소는 옥상. 불침번을 서기 위해서 올라왔다. 정해둔 시간은 대충 2시간 남짓. 어두운 밤하늘 아래, 아직은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 보이지만, 서서히 눈이 어둠 속에서 익숙해져간다
"앞으로...어떻게 될 것 같아?"
약한 소리를 하는 토우마. 남들 앞에서는 절대로 하지 못 할 말. 이상하게도, 지금 이 시간, 타카네의 앞에서는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듯한 은발과 고고하며 어른스러운 분위기. 그 모든 것이 알 수 없는 안심감을 주기 때문일까
"글세요. 프로오듀서와 히비키의 부재도 걱정됩니다만...문제는, 이 일이 앞으로 얼마나 더 진행되느냐─겠지요. 저희들이 할 수 있는 건 그저 버티고 기다리는 것. 기왕이면, 인적이 드문 시골이나 교외 지역으로 피신하는 것이옵니다만. 여기서 나가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겠죠"
그보다, 당신은 괜찮은 것입니까─하고 타카네가 물었다. 토우마는 잠시 망설이다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괜찮지 않아. 가족들도 걱정되고, 다른 동료들도 걱정돼. 그리고...이젠 쿠로이 아저씨까지 어떻게 되었을지 걱정되는군...뭐, 그 아저씨라면 어떻게든 살아남을테니 크게 걱정할 일도 아닌가 싶지만"
"그런 것을 묻는게 아닙니다. 아마가세 토우마. 바로 당신. 당신의 현재 상태는 어떤지 묻는 것이옵니다. 같이 이 난세를 해쳐나갈 '동료'로서 참으로 걱정됩니다"
"......"
잠깐의 침묵. 토우마는,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힘들어...솔직히 무서워...영화나 만화에서 보면, 이런 상황일 경우 거의 국가가 멸망한 것과 다름없는 상태인 경우가 많아. 얼마 없는 생존자들을 차근차근 죽어나가고, 내부의 불화, 같은 생존자들끼리의 투쟁 등으로 또 죽어나가지. 가장 무서운 것은...이 좀비 사태가 어떤 식으로 막을 내리느냐─라는 거다"
공기로 감염되는 것인가, 물로 감염되는 것인가, 아니면 직접 물리거나 상처를 입으면 감염되는 것인가. 시작은 대체 어디서부터 일어난 것인가. 어떤 식으로 끝나는 것인가.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는 건가. 소중한 사람들은 다 무사한가. 그런 것들이 하나하나 꼬리를 물고 계속 늘어만 간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내가 사람으로서 죽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
수많은 사람들이 도심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 안에는, 또 수많은 인간군상들이 살아가고 있다. 이런 사태가 벌어지면, 분명 무법의 세계가 찾아왔다고 날뛰며 범죄를 저지르는 약탈자 무리들이 분명히 생길 것이다. 그들을 상대로, 이 집단은 어떻게 대항할 것인가. 조용히 해결하는 건 거의 무리라고 본다. 그 과정에서, 아마가세 토우마라는 인간은 그 인간성을 지킬 수 있을까─그게 가장 걱정되는 사안이다
"좀비로 부활하는 문제가 아니야. 지금의 '나'를, 계속 지켜나갈 수 있느냐는──"
그어어어. 타이밍 좋게 울리는 좀비의 울음소리. 토우마와 타카네는 바싹 긴장했다. 그들이 살아가는 이 거리에, 드디어 좀비들이 차츰 모여들기 시작했다
+2
1. 숫자가 많다
2. 숫자가 적다
토우마와 타카네는 고민했다. 저것들은 단순히 방치할 것인가. 아니면, 위험을 무릅 쓰고서라도 내려가 처리할 것인가
"그러고보니...쟤들, 밤눈은 어두울까?"
"그렇군요...어떤 식으로 사냥감을 포착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고 있었습니다"
벌건 대낮에는 제대로 인식하고 쫓아왔다. 하지만, 냄새로 사냥감을 포착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랬다면, 여기저기 넘쳐나는 사람들의 냄새에 혼란스러워 해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 했을 테니까
답은 둘 중 하나다. 청각 혹은 시각. 좀비들은 둘 중 하나이거나, 아니면 둘 다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
"여기서 내려갈 방법은?"
"밧줄을 타고 내려가는 것 말고는 없지요"
아까 전에, 옥상의 바닥에 박아놓은 커다란 쇠못과 거기에 묶어둔 긴 밧줄이 있다. 이걸 잡고 내려간다면, 조용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내려갈 수 있을 것이다
토우마는 자신의 옆에 있는 야구배트를 꽉 쥐었다. 여기서 어떤 선택을 내리느냐에 따라서, 그들의 운명이 변할 것이다
+2
1. 공격
2. 방치
"......제정신입니까?"
타카네의 물음에 토우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가만히 있어봐야 나중에 놈들의 숫자만 더 늘어날 뿐이야. 적은 숫자만이 있을 때, 하나라도 더 많이 줄여놔야해...어차피, 한 번은 해야 하는 일이잖아, 안 그래?"
"그렇습니다...저도 함께 가드릴까요?"
"하나보다는 둘이 좋겠지"
만약 다른 일이었다면, 남자로서의 자존심을 내세우며 홀로 내려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게다가 시죠 타카네는 765 프로의 여성진들 중에서도 상당히 전투력이 높은 여성. 아무리 토우마라고 해도, 10마리나 되는 좀비들을 상대로, 상처 하나 없이 무사히 귀환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둘이 나선다면, 최소 6마리는 해치울 수 있을 터. 그리고, 만약의 경우 한 사람이 시간을 벌고, 남은 사람이 밧줄을 타고 올라가는 일도 있다. 그 행동이, 남은 한 사람을 버리는 일이라는 걸 모르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함께 내려가도록 하지요"
먼저 내려가는 건 토우마였다. 그는 야구방망이를 등쪽. 옷 안에 넣고 조심스럽게 내려왔다. 다음에는 타카네가 내려오고 있었다. 그 사이, 토우마는 조심스럽게 야구방망이를 꺼내 들고 적들에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이미 좀비 10마리는 765 프로의 건물을 지나쳐 옆쪽의 건물 쪽으로 향하는 중이다
맨 뒤에 있는 녀석부터 처리해야 한다
무사히 내려온 타카네가 토우마의 귓가에 속삭인다
"한 번에 머리를 후려치는 것으로 쓰러뜨릴 수 있을지 모르니, 당신이 먼저 공격하면, 제가 마무리를 짓겠습니다"
"......그래"
좀비들에게 목소리를 들키지 않기 위함이었지만, 귓가를 간질이는 듯한 숨결과 매력적인 목소리에, 토우마는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어떤 상황이든 간에, 혈기왕성한 남자고교생에게 미인과 함께하는 시간이라는 건 역시 자극이 강하다
발소리조차 조용히 나도록, 발뒤꿈치를 들고 천천히 접근하는 두 사람. 아직, 눈치채지는 못 했다. 그리고, 토우마가 맨 뒤의 좀비의 머리를 야구방망이로 후려쳤다. 뻑! 하고 울리는 둔탁한 타격음. 좀비들이, 순식간에 두 사람을 돌아본다. 그 사이, 타카네가 쓰러진 좀비의 머리를 다시 한 번 더 강하게 내려찍는다
쿠직! 하고 아까보다 더 살벌한 소리가 울리고, 좀비의 머리가 터져나가며, 뇌수를 흩뿌린다
"이제부터가 진짜배기로군요"
"알아서 살아남아라"
이미 두 사람을 사냥감으로 인식해 다가오기 시작한 9마리의 좀비를 바라보며, 두 사람은 각자 들고 있는 야구방망이의 자루를 꽉 잡았다
+2
1. 전원 해치우고 귀환
2. 일부만 해치우고 귀환
그 머리 위로 떨어지는 추가타에 수박 터지듯 박살이 나 내용물을 사방에 퍼뜨림으로서 이제 남은 표적은 8.
토우마의 강한 스윙으로 넘어뜨리고 타카네가 마무리 일격을 꽂아넣는 것으로 7.
토우마가 눈 앞의 좀비들을 견제하면서도 타카네는 후방에 대한 경계를 놓치지 않는다.
이 좀비들을 상대하는데 정신이 팔려 저 멀리서 다가온 좀비에게 물려서야 웃을 수 없다.
다행히 거리가 좀 있어서인지, 아니면 어두워서인지 저 멀리 있는 좀비들은 그들을 인식하지 못했다.
좀비도 그어어어...수준의 갈라지는 목소리 밖에 내지 못하고, 토우마와 타카네 또한 기합 소리 따위를 내지 않고 빠른 기습으로 차근차근 쓰러뜨려 나간다. 765 프로 인근을 배회하던 10마리의 좀비들이 더 이상 바닥에서 일어나지 못하게 되는 건 순식간이었다.
"후우...후우..."
거친 숨을 몰아쉬는 토우마. 몸이 힘들기보다는 긴장감이 풀려 정신에 피로가 몰려오는 감각이었다.
"시체들...치워야겠지? 부패해서 이상한 병균이 공기 중으로 퍼지면 곤란하니까."
"시신을 옮기는 와중에 묻을 피는 어떻게 처리할 생각입니까. 식수조차 부족한 판국에 손을 씻는데 낭비할 물은 없습니다. 제가 올라가서 위생 장갑이라도 찾아올 테니 잠시 기다리시길."
수도는 아직 끊기지 않았으나 과연 그게 깨끗한 물일 것인지가 중요 안건이었다.
식수든, 목욕용 물이든 전기 포트나 주전자로 끓여 사용하는 형편.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전기는 인력 발전기로 만들어 낸다. 이 짧은 과정을 위해 들어야 하는 수고가 지나치게 크다.
잠시 후, 밧줄을 타고 다시 내려온 타카네의 손에는 위생 장갑과 커튼으로 보이는 긴 천 두 개가 들려 있었다. 커튼은 옆 건물에서 뜯어온 거겠지. 커튼 위에 시신을 얹고 커튼을 천천히 끌어당겨 765 프로 사무소에서 천천히 멀어진다. 토우마가 두 구의 시신을 옮기고 그 옆에서 타카네가 야구 배트를 들고 경계한다.
벌써 사후경직이 찾아오고 있는 건지, 아니면 원래 사후경직이 온 걸 근성으로 움직이고 있던 건지 시신은 꽤나 무거웠다. 두 구를 50m 밖으로 옮기는 것만으로도 땀이 뻘뻘 흘릴 일이었다. 그 과정에서 또 몇 마리의 좀비들을 해치웠다. 그것들은 치우지 않기로 했다. 너무 힘들기도 하고, 765 프로 바로 코 앞에 쓰러져 있는 시신들에 비하면 거리가 좀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을 4번이나 더한 뒤에는 이미 불침번이 교대할 시간이 지난 후였다.
체력이 쭉 빠진 토우마와 그 정도 수준은 아니어도 상당히 지친 타카네가 밧줄을 타고 올라가기 힘들어 호쿠토와 마코토가 내려와 그들의 몸과 자신을 밧줄로 꽉 묶어 다시 밧줄을 타고 옥상까지 올라간다.
이마저도 상당히 고역이라 호쿠토가 중간에 몇 번 휘청거렸지만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을 쥐어짜 간신히 올라갔고, 마코토는 그에 비해 상당히 여유롭게 올라갔다.
"......다음부터는 그냥 방치하자."
"......네."
군자는 위험한 곳에 가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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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의 행동+2
1. 3층 짜리 건물 수색
2. 정신적 여유를 위한 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