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간은 추가적인 기획과, 그 사이사이에 낀 아이돌들의 프로듀스로 바빴다. 그 와중에 후타미 자매의 장난을 받아준다거나 길을 잃은 아즈사 씨를 찾아온다거나 야요이, 이오리와 함께 사무실 청소를 한다거나... 이런저런 일도 있었지만, 어쨌든.
그리고 퍼레이드 당일.
P "그런데 왜 765 총출동이죠?"
이오리 "그야, P에게만 맡기기에는 안심이 안 되니까!"
치하야 "후훗. 하루쯤 이런 날이 있어도 되지 않겠어요, 프로듀서?"
하루카 "그래요, 프로듀서. 퍼레이드라구요, 퍼레이드!"
리츠코 "너희들 말야, 프로듀서 씨는 놀러 온 게 아니라고."
그렇게 말하는 리츠코는... 놀 생각 만반인 것 같은데. 양 손에 들린 솜사탕에 시선을 주자, 화들짝 놀라며 묻지도 않은 변명을 늘어놓았다.
리츠코 "아니, 저기, 이건 그러니까 오늘 일하는 세 사람 긴장을 풀어주려고-."
P "뭐, 알겠습니다. 하지만 다들 너무 노는 모습만 보여주진 마세요. 그리고 아미, 마미!"
아미, 마미 "왜, 오라방(あにき)?"
P "아즈사 씨가 길을 잃지 않도록 확실히 함께 해 주세요. 이건 특명입니다."
아즈사 "어머어머... 프로듀서 씨, 너무하세요."
P "사람은 많고 놀이공원은 복잡하니까 어쩔 수 없지요. 대신 아즈사 씨께서 두 사람과 함께 다니시면..."
나는 거기서 잠시 아즈사 씨와 아미, 마미를 보았다.
P "뭐, 시선은 좀 많이 끌겠지만 큰 일은 안 생길 것 같으니까."
아미 "시선을 끈다는 건 무슨 뜻이야?"
마미 "응훗훗, 마미들의 매력에 사람들이 끌린다는 뜻?"
P "뭐 확실히 그럴지도."
실제로는 아즈사 씨를 보는 시선이 대다수일 것 같긴 하지만.
아즈사 "어머어머."
P "아무튼 세 분, 자유롭게 다니시는 건 좋지만 서로 잘 도와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아즈사 "네, 열심히 할게요~."
아미 "훗훗훗, 걱정마! 이 아미와!"
마미 "마미가!"
아미, 마미 "잘 해낼테니까!"
P "네, 힘내주십시오."
말을 마치고, 나는 다시 모두를 보며 말했다.
P "출발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오늘 이 출장은 961의 프로젝트 페어리, 1054의 마왕엔젤 등 쟁쟁한 아이돌들의 퍼포먼스를 확인하고 참고하기 위해 기획한 것입니다. 퍼레이드가 끝난 뒤에는 마코토와 유키호, 야요이를 데리고 합류할테지만 그때까진 리츠코, 모두를 잘 부탁해요."
리츠코 "네, 프로듀서."
P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이자면, 오늘 나오는 아이돌들은 모두 보통이 아닌 사람들밖에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현재 아이돌 시장은 각축전... 961과 1054재벌의 기획력 대결의 장이니까, 이 와중에 끼어 있는 카미이즈미 레온, 사노 미코코로 같은 솔로는 물론이고 여전히 랭크를 유지하고 있는 신칸소녀까지도 우리 입장에선 참고해야 할 대상들입니다. 뭐, 리츠코라면 잘 해 줄 거라고 생각하고, 여러분도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 외라면... 역시 961의 주피터가 신경쓰이지만, 이 쪽은 남성 아이돌 그룹이니 직접적 경쟁상대라 하기엔 미묘하고. 물론 톱 아이돌이 되는 길에서 만날 상대이긴 하지만요."
내 말이 끝나자 하루카가 약간 힘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하루카 "많네요..."
P "네, 많지요. 하지만 2주간 여러분과 함께 하면서, 나름대로 확신은 생겼습니다."
치하야 "확신요?"
치하야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P "올해의 톱 아이돌은, 여기서 나올 것이다... 라는 그런 확신입니다."
이오리 "흐흥, 당연하지. 이 이오리 님이 있는 프로덕션이라고?"
P "그러게요."
이오리 "...어째 오늘따라 고분고분하네?"
P "제가 평소에는 어땠길래 그러시죠?"
이오리 "흥, 뭐. 아무 것도 아냐."
P "...흠, 아무튼 저는 상황을 확인해야 하니 슬슬 다시 가 보겠습니다. 그럼 남은 일정은 잘 부탁합니다, 리츠코."
리츠코 "걱정 마세요. 세 명을 잘 부탁드립니다. 아, 그리고 이거."
리츠코는 정말로 세 사람을 위해 솜사탕을 사 온 모양인지 손에 들었던 솜사탕을 내게 건네주었다.
P "네. 잘 전해주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그런 말을 남기고 나는 퍼레이드 대기실을 향해 종종걸음으로 돌아갔다.
대기실에서는 마침 의상을 갈아입은 야요이가 나를 반겼다. 녹색 요정 옷을 입고 해맑은 표정을 짓고 있으니 정말 요정같다.
야요이 "헤헤, 프로듀서~! 어때요?"
P "정말 요정 같군요. 잘 어울립니다."
야요이 "웃우~, 기분 좋아요! 그런데 그 솜사탕은 뭐예요?"
P "아, 리츠코가 주더군요. 여러분들 몫이라고. 자, 여기."
야요이 "감사합니다~."
정말로 기분이 좋은지 솜사탕을 받아든 채 대기실에서 빙글빙글 돌아다니는 야요이를 보고 있자니, 마코토와 유키호가 걸어들어왔다.
마코토 "프, 프로듀서~."
P "...아."
이건 또 어디서 오신 왕자님과 공주님인가. 마코토는 군복을 어레인지한 것 같은 남장을 하고 있는데 당장에라도 무대의상에 적용해도 될 정도로 어울리고, 유키호는 청초한 흰 드레스인데 이게 또 평소의 분위기와 아주 잘 어울린다. 어디에 설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마코토와 세트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가 싶다.
마코토 "말씀하신 것과 다르잖아요, 프로듀서!"
P "의상 종류에 대해서는 최대한 귀여운 쪽으로 맞춰보기로 협의를 했습니다만, 최종 결정 권한이 저쪽에 있어서. 죄송합니다."
잘 어울린다고 말하면 상처받을 것 같다. 얼른 유키호 쪽으로 말을 돌렸다.
P "그나저나 유키호도 의상, 잘 어울리는군요."
유키호 "저, 저, 저기... 감사합니다, 프로듀서."
P "사람들이 많긴 하지만 열심히 해주십시오."
마코토 "프로듀서어~! 저도 유키호나 야요이 같은 의상이 좋은데!"
P "마코토."
마코토 "!!"
일부러 조금 단호하게 말했다.
P "마코토는 아이돌입니다. 아직 데뷔 앨범을 낸 건 아니지만, 아이돌이란 자신의 취향뿐만이 아닌 대중의 기호를 함께 고려해가며 움직여야 하는 존재입니다. 귀여운 의상을 입는 것도 좋지만 현장의 판단도 존중해야죠?"
마코토 "네, 프로듀서..."
시무룩해진 마코토를 향해 이번에는 부드럽게 말했다.
P "뭐, 너무 실망하지 마십시오. 마코토가 실은 소녀답고 귀엽다는 건 우리 765프로 사람들이 모두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니까요."
마코토 "그렇게 말씀하셔도 실은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계시는 거 아니예요...?"
P "뭐, 그건... 그렇긴 하지만요."
마코토 "역시! 너무해요, 프로듀서."
유키호 "하지만 마코토쨩, 정말로 잘 어울리는걸."
야요이 "맞아요, 멋있어요!"
마코토 "유키호! 야요이까지! 다들 너무해~!"
그 때 대기실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리고, 곧 스태프가 머리를 빠끔 내밀고 들어왔다.
스태프 "집합 부탁드립니다~!"
P "예, 알겠습니다. 다들, 가죠."
마코토, 유키호, 야요이 "네, 프로듀서."
다 함께 대기실을 빠져나와 걸어가며 마코토와 유키호에게 솜사탕을 건네주었다.
P "리츠코가 전해주라고 하더군요."
마코토, 유키호 "감사합니다."
역시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하는 데에는 단 게 최고인 모양이다. 세 사람은 기분 좋게 떠들며 집합 장소에 도착했다.
P "그럼 저는 퍼레이드를 따라가겠습니다. 여러분, 힘내십시오."
마코토 "맡겨주세요, 프로듀서!"
유키호 "여, 열심히 할게요...!"
야요이 "웃우~! 열심히 할게요, 프로듀서!"
야요이는 그렇게 말하며 손을 번쩍 들었다.
야요이 "프로듀서, 하이터~치!"
P "하, 하이터~치."
엉겁결에 손을 들자 야요이가 힘차게 내 손바닥을 치고 갔다.
야요이 "헤헤헤. 다녀오겠습니다!"
P "네. 잠시 후에 뵙겠습니다."
현장 업무를 인계한 뒤 집합 장소를 나오자 곧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1>얼굴들의 주인공은?
1. 하루치하
2. 아미마미아즈사
3. 리츠이오
4. 1~3 중 두 가지(두 번호를 같이 쓰면 됩니다)
5. 765전원
P "리츠코? 이오리?"
두 사람이 퍼레이드가 예정된 길의 안전지대 쪽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리츠코 "마중나왔어요, 프로듀서."
이오리 "기쁘게 받아들이라구."
P "아, 네. 다른 사람들은요?"
리츠코 "각자 어디론가 가 버렸어요. 축하 콘서트가 시작할 때까지는 모이라고 해 두었으니까 아마 괜찮을 거예요."
P "흐음... 그럼 두 사람은 왜 온 거죠?"
리츠코 "저도 프로듀서잖아요. P씨와 함께 마코토, 유키호, 야요이의 활동을 체크해야죠."
이오리 "뭐, 이런 서민적 어트랙션에서 노는 것보단 야요이나 다른 사람들 활동을 보는 게 더 재미있을테니까."
P "그래요. 둘 다 동료가 걱정되어서 오셨군요."
이오리 "거, 걱정은 무슨!"
이오리는 그렇게 말하며 내 쪽을 힐끔힐끔 보았다.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P "예, 알겠습니다. 잠시 후면 시작될텐데, 순서대로라면 꽃을 뿌리는 요정 옷을 입은 야요이가 최선두, 약간 행렬이 지나고 나서 왕자와 공주가 마코토와 유키호입니다."
내 말에 리츠코가 어이없다는 듯이 물었다.
리츠코 "...일부러 지정하신거예요?"
P "아, 아뇨. 의견 개진과는 별개로 주최측에서 임의로 배정한 겁니다."
이오리 "마코토가 왕자... 니히힛, 잘 어울리겠네."
P "뭐, 보면 알게 되겠지요. 아, 오는군요."
퍼레이드 차량이 이 쪽으로 다가오고, 요정 옷을 입은 야요이가 꽃가루를 뿌리다 이 쪽을 보곤 힘차게 손을 흔들었다.
이오리 "야요이, 귀여워~!"
야요이 "에헷~!"
나와 리츠코는 자료사진을 찍으며 퍼레이드를 지나쳐보냈다. 행렬이 이어지며 관악대와 광대, 군인 복장을 한 사람들이 지나가고, 높은 단 위의 마코토와 유키호가 등장. 단 아래에 마스코트 캐릭터 둘이 시종처럼 서서 손을 흔들고 있는데, 왠지 저 자리가 원래 그들의 것이어야 했을 것 같은 인상이다.
P "...오우."
그건 분명히 이 퍼레이드의 주인공이라 할 만한 모습이었다.
이오리 "흐응... 마코토, 정말 멋있네. 제법이잖아, 프로듀서?"
P "제가 한 일은 행사를 찾아낸 것뿐인걸요."
그보다 우선 사진을.
이오리 "그래서 그 다음엔 뭘 하는데?"
P "...실은 퍼레이드 끝에서 세 사람을 데리고 오는 것 외에 별다른 일정은 없는데요."
리츠코 "어라, 정말로요?"
이오리 "뭐, 요 며칠간 프로듀서는 내내 그랬잖아? 일할 때는 일 이외에 다른 생각이 하~나도 없지."
P "...그랬나요."
이오리 "그래. 프로듀서라면 일이 아니더라도 아이돌을 신경써야한다구? 뭐, 열 명 가까이 되면 좀 많으려나? 니히힛!"
리츠코 "슬슬 일이 늘어나고 해서 조급하신 마음은 알 것 같지만 여유를 잃으면 안 돼요."
P "아... 하지만 뭐랄까, 아이돌들이 일하는데 프로듀서가 일하지 않는 건 또 어떤가, 싶어서."
이오리 "어휴, 일 중독! 바보! 일 변태! 작작 하지 못해? 쉬는 시간을 만드는 법을 모르면 나중에 우리가 톱 아이돌이 될 무렵엔 일 때문에 쓰러질걸!"
P "그런가요. 신경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오리 "따, 딱히 당신 같은 일 중독 변태가 걱정되어서 그런 건 아니니까."
리츠코 "자자, 그럼 프로듀서? 지금부터 어떻게 하실래요?"
P "그러게요. 이오리는 재미없다고 했지만, 저는 사실 놀이공원이 처음이라서요."
리츠코 "그래요? 그럼 모름지기 3+>를 타러 가야죠."
이오리 "진심이야?!"
리츠코 "매우 진심이야."
P "제트 코스터?"
리츠코 "네! 놀이공원의 시작이자 끝! 제-트 코스터!"
P "저기, 리츠코, 캐릭터가 좀 바뀐 것 같지 않아요?"
리츠코 "아뇨, 전혀?"
하지만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마치 오랜 숙원을 달성하기 직전의 탐험가 같다. 말릴 수 없어.
P "...그래요, 그럼 갈까요?"
이오리 "음, 저기, 나는 별로 흥미 없는데."
리츠코 "무서운 건 아니고?"
이오리 "서, 설마! 이 이오리 님에게 무서운 게 있을 리가!"
P "저를 봐서라도 오늘은 좀 어울려주세요."
이오리 "므으으으..."
P "그런데 여기의 제트코스터는 어떤가요?"
리츠코 "최고죠."
그 말을 듣는 순간 모든 걸 이해할 수 있었다. 이오리, 미안...
잠시 후.
리츠코 "이야아아아아아아!"
이오리 "끼야아아아아아아아!"
P "........"
스릴이 넘치긴 하지만 음, 이오리의 머리칼이 얼굴을 찰싹찰싹 때려서 아파.
그나저나 리츠코는 정말로 즐기고 있구나. 소리만 들어도 알겠다.
잠시간의 질주가 끝나고 난 이오리는 약간 망가진 모습으로 내려와 내 팔을 부여잡았다.
이오리 "헉, 헉, 헉..."
P "괜찮습니까?"
리츠코 "흠, 약하구나."
P "리츠코는 멀쩡하네요."
이오리 "나, 나도 멀쩡하다구..."
하지만 누가 봐도 이런 상태를 멀쩡하다고 할 것 같진 않다.
P "뭐, 처음 타는 거라 그런가 피곤하네요. 잠깐 쉴까요. 아직 여유도 있으니."
퍼레이드는 아마 중반을 향하고 있을 것이다.
이오리 "그럼 음료라도 사 와. 100% 생과즙 오렌지 주스."
리츠코 "전 아무거나 괜찮아요."
P "네, 네."
생과즙 오렌지 주스가 있을 것 같지 않긴 한데, 스무디라도 사갈까.
다행히 사간 스무디는 그럭저럭 마음에 들었던 모양인지, 이오리는 아무 말 없이 받아마셨다.
P "리츠코는 많이 타 봤나요, 어트랙션."
리츠코 "네, 사촌동생과 함께."
P "사이가 좋은 모양이예요?"
리츠코 "뭐어, 그렇죠. 같이 귀신의 집도 자주 갔는데."
왠지 카테고리가 절규계 일색인 것이 수상한걸.
P "귀신의 집인가..."
이오리 "으흥. 프로듀서는 귀신 무서워해?"
P "학교 축제 정도는 괜찮았습니다만."
리츠코 "시간, 얼마 정도 남았죠?"
P "...뭐 그럭저럭 괜찮은 정도네요. 좀 아슬아슬할 것 같지만."
리츠코
+2>
1. 가자!
2. 역시 다음 기회로.
P "뭐, 상관없겠죠. 갑시다."
리츠코 "후후후훗."
이오리 "니히힛."
그리고 겨우 10분 뒤.
P "어어어어어억!"
으아, 무섭다! 여기 왜 이래! 발디딜 때마다 뭐가 튀어나와!
이오리 "꺄아~, 무섭다~아."
리츠코 "어머나, 프로듀서~어."
옆에서는 신나게 놀리고 있고!
학창 시절의 어설픈 귀신의 집과는 비교가 안 되는 공포가 엄습한다.
생각해보면 그 시절에는 전부 사람이 했으니까 인간의 기척이 있었는데, 이 쪽은 전부 인형에 스피커. 어두침침한 조명이 사람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은은한 저주파가 신경을 자극해 괴담 백 개 분의 위력을 발휘하는 느낌이다.
그리고 조금 안정할 만하면 귀신이 튀어나와!
P "으아아악!"
머리 위에서, 왼쪽에서, 오른쪽에서, 발 밑에서 온통 귀신 귀신 귀신 귀신. 양 팔은 이오리와 리츠코에게 붙잡혀서 도망가지도 못하고 나는 꼼짝없이 공포체험을 만끽(?)해야 했다.
코스도 엄청 길어서 1층 돌고 계단 올라가서 2층을 거쳐 내려오는데 계속 귀신이 으으으으.
P "사, 살려줘..."
리츠코 "프로듀서, 괜찮아요? 푸흡."
이오리 "다리가 벌벌 떨리는데?"
P "허억, 허억, 허억..."
리츠코 "자, 이제 코스 막바지니까 힘내세요."
P "아, 음..."
리츠코 "여기서부터는 저도 뭐가 나올지 모르지만."
이오리 "자주 와 봤다고 하지 않았어?"
리츠코 "매년 조금씩 구성이 달라지니까. 그 점이 재미가 있는 것 아니겠니."
이오리 "흐~응. 뭐, 지금은 프로듀서의 반응만 봐도 재미있지만!"
P "좀 봐 주시죠... 어, 저건 뭐지."
지금까지의 패턴으로 생각하면 저게 마지막 귀신이 아닐...까.
꿀꺽 침을 삼키고 두 사람과 함께 다가간 순간, 벽 전체가 번쩍, 하고.
그 다음은 잠시 기억이 없다.
이오리 "야, 그만 내려달라구! 이 변태! 도 변태! 변태 다렌! 왕변태 자식아!"
리츠코 "저기, 프로듀서...? 제 말 들려요?"
P "핫!"
정신을 차려보니 바깥이었다.
이오리를 공주님 안기 하고 있고, 리츠코는 등 뒤에 매달려 있고, 다리는 어떻게 달렸는지 엄청 아파.
허리를 굽혀 리츠코를 내린 후 이오리까지 안전하게 내려준 뒤, 우선 고개를 숙여 사과부터 했다.
P "죄송합니다. 너무 놀랐던 모양이예요."
리츠코 "그러게요. 죄송해요. 하지만 저희도 굉장히 놀랐는걸요."
이오리 "귀신의 집보다 갑자기 우리 두 사람을 지고 달리는 프로듀서가 더 무서웠지~."
P "...그러니까 제가."
리츠코 "무슨 생각을 하셨는지 갑자기 저를 등에 지고 이오리를 안아올리더니 그대로 달리더라구요. 세상에, 사람을 그렇게 업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로 되게 놀랐어요. 반사적으로 목에 매달리긴 했지만 떨어지는 줄 알았다구요."
P "친구 어머니께서 도장을 운영하셔서 어쩌다보니..."
이오리 "이상한 기술을 가르치는 도장이네."
P "그리고 사실 리츠코가 말한 시점에서 기억이 좀 희미한데요."
내 말에 이오리가 혀를 차며 말했다.
이오리 "어휴, 겁쟁이. 단련 좀 하라구."
P "...그러게요. 노력 좀 해 볼까요."
리츠코 "육체적으로는 딱히 단련이 필요할 것 같진 않아 보이시는데요."
P "하하하하..."
쓰게 웃으며 시간을 보니 대충 퍼레이드가 끝나고 축하 공연이 시작될 무렵이었다.
P "슬슬 시간이군요."
리츠코 "아, 벌써 그런가요?"
P "예. 저는 마코토네가 있는 곳으로 갈테니까 리츠코와 이오리는 공연장 쪽 자리에서 기다려주세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오리 "그래. 수고해."
리츠코 "잠시 후에 뵈어요."
P "그럼."
-이번 시나리오에서 이오리(+1>)와 리츠코(+2>)의 호감도는 얼마나 상승하였을까요?
주사위 및 마커 중 큰 숫자로 판정.
이오리 : 호감도 55/1000 리츠코 : 호감도 89/1000
=================================================
재빨리 대기실로 돌아가자 의상을 아직 갈아입지 않은 마코토와 유키호, 야요이가 나를 반겼다.
야요이 "웃우, 프로듀서~! 어땠어요?"
P "잘 하더군요. 팔은 안 아픕니까?"
야요이 "괜찮아요!"
P "그거 다행이군요. 마코토와 유키호도 보기 좋았습니다. 모두의 사진, 사무소 홈페이지에 올라갈 겁니다."
마코토 "에엑, 정말로요?"
유키호 "히익, 부끄러운데..."
P "아이돌이니까 열심히 홍보해야죠. 그보다 얼른 옷, 원래대로 갈아입으세요."
마코토 "아, 네."
잠시간의 정적. 눈을 꿈뻑거리고 있자니 야요이가 조심스럽게 내 주의를 환기시켰다.
야요이 "저기, 프로듀서..."
P "아참. 나가있겠습니다."
재빨리 나가자 그제야 부스럭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를 무시하며, 나는 대기실 밖에서 찍은 사진을 체크했다.
P "언뜻 보기엔 꽤 잘 나왔는걸."
리츠코도 찍었으니 여러 장 중에서 가장 잘 나온 것을 고르면 되겠지.
마코토 "프로듀서!"
그 때 마코토와 유키호, 야요이가 대기실 문을 열고 나왔다.
P "아, 왔군요. 그럼 갑시다. 다른 사람들도 기다릴겁니다."
마코토, 유키호, 야요이 "네!"
세 사람을 이끌고 공연장 관객석으로 가자 이미 수많은 군중이 운집해있었다. 그 사이에 유달리 눈에 띄는 사람들을 찾으면 그것이 바로 우리 765프로 아이돌들이다. 하지만 인지도가 낮아서 변장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 슬프군.
군중 "야, 저기 아까 퍼레이드에서..."
군중 "그런가?"
아니, 뭐, 알아보는 사람도 꽤나 있는 모양이긴 한데.
리츠코 "프로듀서!"
마코토 "리츠코 씨! 다들!"
리츠코 "여기요, 여기!"
아미 "자리 맡아 놨어!"
마미 "얼른 오라구, 오라방!"
아즈사 "어머어머~."
이오리 "느려터지긴. 공연 시작한다구!"
P "예~예."
세 사람을 이끌고 가자 하루카와 치하야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를 반겼다.
하루카 "수고하셨어요, 프로듀서!"
치하야 "수고하셨어요."
P "뭐 저보다 마코토, 유키호, 야요이가 수고가 많았지요."
치하야 "네."
짧게 답한 치하야는 야요이 쪽을 바라보며 살짝 웃었다.
마미 "유키뿅 귀여웠지~."
아미 "마코찡은 멋있었고!"
야요이 "저, 저는요~?"
이오리 "응, 야요이도 귀여웠어."
야요이 "다행이다! 웃우~."
아즈사 "저도 얼른 무대에 섰으면 좋겠네요~."
P "음."
생각해보면 아즈사 씨 일이 제일 안 잡히고 있던 것 같은데... 나는 리츠코 쪽을 슬쩍 보았다. 리츠코는 무대 쪽의 시설을 눈으로 체크하며 벌써부터 사진을 찍고 있었다.
몇 개의 공연팀이 지나가고, 미리 체크해놓았던 중요한 인물들의 순서가 다가왔다.
사회자 "다음은 혜성의 가희, 사노 미코코로! 모두들 큰 박수로 맞이해주시기 바랍니다!"
사노 미코코로라면, 분명히 1년에 두세 번씩만 나오면서 나오는 때마다 음원차트를 석권하는 기재.
문득 치하야를 보니, 역시 그녀의 등장에 긴장한 듯 주먹을 쥐고 있다. 슬며시 다가가 어깨에 살짝 손을 올리며, 속삭였다.
P "치하야."
치하야 "프, 프로듀서."
P "그렇게 긴장할 것 없는데."
치하야 "하지만, 신경쓰여서..."
P "너무 긴장하면 정작 파악해야 할 본질을 놓치게 되어버려. 집중하는 건 좋지만, 힘을 빼도록 해."
치하야 "...네. 감사합니다."
곧 노래가 시작되자 나는 치하야에게서 눈을 돌려 무대 위의 가희를 바라보았다.
순수함과 열정, 낭만. 그리고 아름다운 목소리와 조화를 이루는 안무.
무대 위에, 사람을 홀리는 요정이 서 있는 것 같다.
유키호 "굉장해..."
유키호의 중얼거림이, 우리 모두의 심정을 대변한다.
P "이것 참, 상상을 초월하는군. 역시 눈 앞에서 보는 게 다르긴 달라."
리츠코처럼 나도 사진을 찍을까 했지만 그만두었다. 사진으로 찍어봤자 이 느낌을 되새기는 건 무리일 것 같았다.
치하야 "프로듀서?"
그 때 치하야가 나를 불렀다.
P "응?"
치하야 "무대 사진, 부탁해도 되겠어요?"
P "...물론."
우선 들어서 몇 장인가 찍어보았다.
치하야 "고마워요."
P "나중에 참고할 생각이야?"
치하야 "참고라기보다도..."
말끝을 흐리는 치하야에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P "뭐, 치하야는 잘 할테지. 나중에 사진 인화할 때 찾으러 와."
치하야 "네, 감사합니다."
이윽고 사노 미코코로의 무대가 끝났다.
사노 "감사합니다!"
뭐랄까, 저 애... 미키 같은 느낌인걸.
사회자 "다음은 이번 시즌의 정상을 노리는 그룹! 마왕엔젤입니다!"
이오리 "레이카...!"
그러고 보니 마왕엔젤은 토고지 그룹의 영애가 직접 리더로서 나선 그룹이었다. 설월화와의 대결에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유명해졌다고 들었는데. 이오리도 미나세 그룹의 영애이니만큼 면식이 있으려나.
P "아는 사이입니까?"
이오리 "아는 사이 정도가 아니야."
그렇게 말하는 이오리는 더 이상 말할 생각이 없어 보였기에, 나는 우선 저 그룹의 퍼포먼스를 감상했다.
사노 미코코로의 무대를 보아서 그런가, 저 무대는...
야요이 "프로듀서?"
P "네, 야요이."
야요이 "표정이 무서워요."
P "그렇습니까."
기분이 표정으로 나온 모양이었다. 나는 문득 야요이에게 물었다.
P "야요이는 어떤 것 같습니까? 저 그룹."
야요이 "음... 잘 모르겠어요. 아우~. 뭐라고 말해야 할지."
P "그럼 질문을 바꿀까요. 저 사람들, 즐거워보입니까?"
야요이 "아뇨, 전혀."
P "역시 그렇군요."
야요이 "그래서 그렇게 무서운 표정이신거예요?"
P "아마 그런 것 같습니다. 즐거운 무대는 즐거운 기분을 전해주죠. 저 무대는 그런 의미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군요."
야요이 "무대는 즐거운 곳이 아닌가요?"
P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야요이 "......?"
P "무대는 무대일 뿐입니다. 그 곳을 채우고 수놓아 아름답고 즐거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이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야요이 "우우, 어려워요, 프로듀서."
P "말하자면 무대를 즐겁게 하는 게 아이돌의 역할이라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선 무대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해요."
야요이 "잘은 모르겠지만, 열심히 하면 되는 거죠?"
P "네. 야요이라면 잘 해낼 겁니다."
야요이 "헤헤."
작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는 동안 마왕엔젤의 무대가 끝이 났다.
P "어디 보자... 다음은."
리츠코 "프로젝트 페어리, 네요."
그 이름에, 조금 전과는 다른 무거움이 멤버들 사이에 깔렸다.
하루카 "미키쨩의 무대..."
치하야 "미키..."
잠시간의 정적.
그 때, 그 무거움을 깨뜨리듯 유키호가 외쳤다.
유키호 "다, 다들 확실하게 보아두는 거예요! 미키쨩의... 무대를!"
그 말에 아즈사 씨가 고개를 끄덕이고,
아즈사 "후훗, 그러게요. 확실하게 보아두지 않으면."
마코토가 파이팅 자세를 취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코토 "응, 지지 않으려면 분명히 봐 둬야겠지!"
아미 "맞아, 맞아. 이걸 뭐라고 하더라? 지피제기면-"
마미 "백전연마?"
P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라는 이야기죠, 여러분."
야요이 "무슨 이야기인가요?"
P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을 싸워도 위험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리츠코 "그래요, 반드시!"
이오리 "이 이오리님이 있으니까, 해낼 수 있다구!"
치하야 "응, 그 때와는 달리 프로듀서도 있고."
하루카 "맞아, 힘내야지!"
P "좋아요. 그럼 다들 지켜볼까요. 미키 씨와 프로젝트 페어리의 무대."
그리고 시작된 프로젝트 페어리의 무대. 곡명은, '오버마스터'인가.
일동 "......"
노래는 멋지다. 퍼포먼스도, 두말할 것 없이 착착 들어맞는다. 심지어 얼굴표정마저도 도도하고 고혹적인 것이 소름이 끼칠 정도다. 한 번 스쳐 지나간 타카네는 둘째치고, 미키와 가나하는... 저런 얼굴이 가능했던가 싶을 정도다.
하지만-.
P "축하공연에서 부를 노래인가, 이게?"
내 혼잣말에, 쉴새없이 사진을 찍던 리츠코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리츠코 "축하한다기보다 공연을 이용해주겠다는 느낌이네요."
P "노래도 도발적이고 말이죠. 각자의 기량은 완벽해보이는데."
리츠코 "네. 사실 그게 가장 문제라고 생각해요. 저 세 사람의 기량에 대적하는 일."
P "뭐, 그 부분은..."
나는 무대에서 눈을 떼지 않는 765 멤버들을 보며 말했다.
P "우리가 어떻게든 해야죠."
그리고 다시 침묵.
무대가 끝나고 페어리 멤버가 무대 인사를 할 무렵이 되어서야 모두가 정신을 차린 듯했다.
아미 "미키미키의 눈빛 봤어?"
마미 "크으~, 도발적이양~!"
하루카 "퍼포먼스, 완벽했어..."
유키호 "따, 따라잡을 수 있을까..."
마코토 "무서울 정도야..."
치하야 "......"
아즈사 "대단하네요~."
야요이 "우-, 무대에서 저렇게 움직이다니, 저는 상상이 안 가는 거예요~."
각자의 반응에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멤버들 사이로 몸을 들이밀었다.
P "각자 느낀 게 많을 것 같긴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특히 하루카."
하루카 "네, 네?!"
P "치하야도."
치하야 "네."
P "그리고 모두들."
전원 "네."
P "프로젝트 페어리도 굉장한 상대이지만, 저들도 톱의 후보일 뿐, 현 톱은... 지금 나올 사람입니다."
치하야 "카미이즈미... 레온."
P "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P "잘 봐두도록 하세요. 현 아이돌계의 여왕을."
그렇게 말하며, 이번에는 하루카의 어깨를 살짝 두드렸다.
하루카 "...!"
놀라서 나를 바라보는 하루카에게, 나는 말없이 무대를 가리켰다. 그 손짓에, 하루카는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무대로 시선을 향했다.
마지막 무대, 카미이즈미 레온의 '액셀레이션'.
그 무대가 시작된 순간, 모두는 압도당했다.
자신의 삶을 웅변하는 듯한 노래 가사와, 곡의 강렬한 비트, 그리고 액션이 모두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P '이게, 진짜 톱...!'
프로젝트 페어리마저도 압도하는 강렬함이 회장을 휩쓸고 지나갔다.
노래가 지속되는 내내, 아무도 입을 떼지 못했다. 콜을 넣고 넣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다. 이 노래에 무언가를 더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완전체.
그런 감상이 척추를 관통하듯 강렬하게 흘러갔다.
노래가 끝난 후에야, 모두는 정신을 차린 것처럼 환호성을 질렀다.
군중 "레-온! 레-온! 레-온!"
P "........"
리츠코 "프로듀서?"
P "...아, 네."
리츠코 "충격요법 치고는 너무 강렬하지 않아요?"
P "솔직히 이 정도일줄은 몰랐으니까요."
하루카도, 치하야도, 다른 모두도 방금 전 무대를 보며 넋을 놓았을 정도다.
리츠코 "뭐어, 역시 저 정도니까 톱의 자리에 오른 거겠죠."
P "그렇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스케줄 표를 살폈다.
P "이제 끝인가?"
앵콜 무대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라고 말하려는 찰나, 그 생각을 부정하듯 사회자가 힘차게 외쳤다.
사회자 "다음은, 깜짝 게스트입니다! 961 프로덕션이 야심차게 발표하는 새로운 유닛! 새로운 아이돌계의 신성! 그 이름도 찬란한- 'Jupiter'!"
순식간에 회장이 혼란에 빠졌다.
현재의 톱 아이돌인 카미이즈미 레온을 제치고 무대의 마지막을 신인이 장식? 보통 있을 리 없는 일이 이 순간,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리츠코 "말도 안 돼."
리츠코가 망연자실해 중얼거렸다.
곧이어 무대가 암전하고, 불이 켜지자 거기에는 세 명의 소년이 당당하게 서 있었다.
사회자 "곡명은~, 'Alice of Guilty'!"
사회자의 곡명 소개가 끝나자마자 강렬한 비트의 음악이 시작되었다.
프로젝트 페어리를 뛰어넘는 강렬한 안무, 체육계만이 할 수 있는 수준의 퍼포먼스, 그리고 무엇보다도 힘.
무대를 노려보는 내 등 뒤에서, 조용하고 낮지만 힘 있는 목소리가 나직하니 들려왔다.
??? "후후후... 반전은 강렬할수록 좋은 법이고, 카드는 많을수록 좋은 법이지. 잘 보아두게..."
P "?!"
놀라 뒤돌아보았지만, 관중과 어둠에 묻혀 목소리의 주인공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P "누구지...?"
리츠코 "무슨 일이 있었나요, 프로듀서?"
P "아아, 아무 것도 아니예요."
P '잘못 들었던걸까...?'
잘못 들었다기엔 너무나 강렬한 멘트였지만.
이윽고 좌중을 압도하는 주피터의 데뷔 무대가 끝났다.
P "하지만 961이라는 곳, 무지막지하군요. 아무리 자본력이 강하고 대담하다지만 설마 신인의 데뷔 무대를 위해 저 수많은 정상급 아이돌들을 들러리로 삼는 구도를 만들어낼 줄이야."
리츠코 "신인이라기엔 퍼포먼스가 너무 완벽하지만요."
P "그러게요. 재능의 문제...일까요?"
리츠코 "글쎄요..."
하지만 프로젝트 페어리가 재능이 못하다고 볼 수는 없다. 아니, 재능만이라면 우리 멤버들도 아주 뒤떨어지거나 하진 않을테지.
무언가, 페어리에는 없고, 주피터에는 있는 것. 현재의 나로서는, 그것을 딱 집어낼만한 능력이 없었다.
며칠 후.
그날 받은 충격의 영향인지, 평소에는 레슨보다 장난 쪽에 행동의 비중을 많이 두던 아미와 마미까지도 계속 레슨에 레슨을 거듭한 나머지 모두가 탈진할 지경이 되어 리츠코와 내가 강제 휴식 명령을 내렸다.
서류 처리도 얼추 끝났으니 나도 간만에 좀 쉬어볼까. 배도 슬슬 고프고.
그러면 어디를 먼저 갈까...
+1>
1. 조용히 머리를 식힐 겸 작은 공원으로 가자.
2. 산책도 할 겸 큰 공원으로 가자.
3. 배를 채울 겸 라멘집으로 가자.
치렐루야//사실 결국 다 만나긴 한다는게 함정(...) 하지만 구성은 달라집니다!
===========================================
생각도 정리할 겸해서 사람이 드문 곳으로 가 볼까.
그렇게 생각하니, 미키가 심심할때 낮잠을 잔다던 공원이 곧장 떠올랐다. 뭐, 5월의 한낮이라면 사람이 없는 게 보통이겠지, 상식적으로.
그런데-.
P '왜 이 시간에 얘는 여기서 낮잠을 자고 있는 거야?'
혹시나 해서 시계를 확인해봤지만 지금은 분명 오전이다.
P "저기, 호시이 미키 양?"
미키 "어라, 프로듀서 씨다. ...아후."
P "호시이 양은 오늘도 여기서 자는 겁니까?"
미키 "미키로 좋아. 말도 편하게 해도 괜찮아."
미키는 그렇게 말하더니 나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미키 "그보다 프로듀서 씨야말로 이 시간에 무슨 일이야? 땡땡이?"
P "크흠. 땡땡이라니. 그냥 잠시 쉬려고 나온 것뿐이야."
미키 "그걸 땡땡이라고 하는 것 아냐? 아핫."
P "그러는 미키는?"
미키 "응~, 사무소에서는 못 자게 하니까, 도망나온거야."
P "꽤 빡빡하구만."
미키 "너무너무 피곤한거야~. 톱 아이돌이란 거, 너무 힘든거야."
P "재미는 없고?"
미키 "응, 타카네 씨는 말이 없고, 히비키는 무서워."
P "...무서워?"
미키 "응, 그런거야. 그러니까 미키는 이렇게 사람 없는 공원에서 편하게 쉬는 거야."
P "...그래. 뭐, 나도 쉬려고 왔으니까. 사이좋게 땡땡이나 쳐 볼까."
미키 "아핫, 인정했어."
P "뭐 어때."
이오리도 좀 느긋해지라고 했고.
벤치에 기대어 파란 하늘을 바라보고 있자니 근심걱정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어쨌건간에 기분은 좀 좋아지는 것 같다. 왠지 눈이 점점 감기...는... 것 같...
P "핫."
깜빡 졸았다.
얼마나 잤나 시간을 보니 10분 정도.
미키 "응?"
P "아니, 깜빡 졸았어."
미키 "흐~응. 프로듀서씨는 너무 여유가 없는 거야."
P "그런 이야기, 많이 듣긴 했는데."
미키 "여유가 없는 사람은 하루카처럼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걸려 넘어지는거야~."
P "아니, 그건 또 어떨까..."
하긴 사무소에서 가장 여유 없는 사람 톱 3을 꼽자면 의외로 치하야, 리츠코에 이어 하루카일지도. 그 다음은 이오리 정도이려나.
P "아무튼 슬슬 가봐야겠다. 점심 먹고 사무소에 가서 업무 정리해야하고."
미키 "수고하는거야~."
P "그래. 너도 적당히 자고 들어가. 안 그래보여도 없으면 걱정할걸."
미키 "글쎄? 아핫."
P "그럼 간다."
미키 "안녕~."
미키에게 손을 흔들어주며 나는 공원을 나섰다. 조금 잔 덕분인가, 정신이 맑아진 기분이 든다. 하지만 점심 시간이 가까워오는 탓인가 배는 더 고파오고 있다.
P '얼른 식사하러 가야겠다...'
헌데 기분 탓인가, 어째 지나가는 사람들이 날 피하는 것 같은 기분이.
꼬마 "엄마, 저거 봐! 곰이야!"
여성 "어머나, 세상에."
...곰?
혹시나 해서 뒤를 돌아보자, 거기에는 농담 좀 보태서 자동차만한 거대한 견공이 헥헥대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게 아닌가.
P "에엑?!"
당황하는 내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히비키 "이누~미~! 어디 있어, 이누~미~!"
P "이누, 미?"
엉겁결에 내 입에서 나온 한 마디에, 눈 앞의 견공이 힘찬 몸놀림으로 내게 달려들었다!
히비키 "아~, 찾았다, 이누미!"
깔려 있는 내 머리 위로, 히비키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이누미 "멍?!"
히비키 "그리고 765의 변태 프로듀서! 이누미를 데려가서 뭘 하고 있는 거야!"
깜짝 놀라 이누미가 머리를 떼고서야 난 겨우 머리를 들어 소리칠 수 있었다.
P "보다시피 방금 처음 만나자마자 깔려서 얼굴을 마구 핥아지고 있다만! 얼른 데려가!"
잠시 후, 공원의 수돗가에서 대충 얼굴을 씻은 내게 히비키가 고개를 숙였다.
히비키 "미안해, 미안. 오해했어."
P "애완동물 교육은 잘 시키라구... 그래서, 어떻게 된 거야?"
히비키 "이누미 밥을 해 줬는데 생각보다 잘 되어버려서, 맛있어보여서 좀 뺏어먹었더니 도망쳤어."
P "...너, 개 밥 훔쳐먹니?"
히비키 "아니라구! 내가 해 준 밥이라구!"
P "그래, 뭐. 요리를 잘 하는 모양이구나."
히비키 "헤헹~, 이 몸은 완벽하니까!"
P "완벽?"
나도 모르게 히비키를 위아래로 쓱 훑어보았다. 어떤 의미에선 완벽한가?
내 시선을 느낀 건지 히비키가 몸을 뒤로 빼며 비명을 질렀다.
히비키 "우갸~! 어딜 보는 거야! 변태!"
P "아니, 나도 모르게... 그보다 너, 처음 만날 때부터 날 변태라고 그랬지."
히비키 "하지만 사장이 그랬는걸. 765프로는 변태 소굴이고 거기의 프로듀서는 제일 가는 왕변태라구."
P "내가 765에 입사한 게 아직 한 달이 채 안 됐거든? 그리고 사람을 전해들은 말로만 판단하는 건 나쁜 버릇이야."
히비키 "그럼 변태가 아냐?"
P "아니야, 일단은."
히비키 "흐~응."
그러니까 결국 나에 대한 그 이미지의 원인은 961의 사장이다, 이거군.
P "그러고 보니..."
+2>
1. 너네 사장, 꽤 악질이던데.
2. 지난 번 콘서트 봤어.
3. 미키가 무서워하던데.
4. 너, 가슴 크네.
P "너, 가슴 크네."
히비키 "우갸~! 역시 변태였잖아!"
쳇, 틀렸다. 이제 어쩔 수 없다.
P "남자가 좀 변태면 어떻단 말이냐!"
히비키 "역시 아이돌들을 상대로 그렇고 그런 짓을 하려고 프로듀서가 된 거지!"
P "그건 아니야!"
히비키 "그럼 어째서!"
P "그야 당연히!"
나는 가슴을 쭉 펴며, 당당하게 외쳤다.
P "동경하게 되었기 떄문이지!" (두 번째 그림을 참고해 주세요 https://namu.wiki/w/%EC%A3%A0%EB%A5%B4%EB%85%B8%20%EC%A3%A0%EB%B0%94%EB%82%98) 히비키 "...하?"
뭔가 바보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크읏, 상처받았어...
P "아니, 그러니까, 뭐랄까."
히비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데?"
P "가나하 히비키, 너는 아이돌이 어떤 거라고 생각하지?"
히비키 "아이돌? 으음-, 역시, 남 위에 서는 사람이려나?"
P "그게 네가 생각하는 아이돌인가. 나는 조금 달라."
히비키 "그럼?"
P "내가 생각하는 아이돌은, '희망'이야. 남 위에 서는 사람이 아니라, 남 앞에 서는 사람이지."
히비키 "하지만 쿠로이 사장은 톱이란 정점이니까, 모든 이의 위에 서야만 한다고 하던걸."
P "그건 그 사람 생각이고."
히비키 "그런가?"
P "뭐, 누구라도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누군가는 정점에 서는 그 자체로 기뻐하는 반면에, 누군가는 남들과 함께 걷고 그 앞을 밝혀주는 것을 기뻐해. 그리고 단언컨대 우리 765프로덕션은, 후자다."
나의 말에 히비키가 감탄하며 말했다.
히비키 "오오오, 평범한 변태는 아닌 것 같네."
P "그러니까 변태가 아니라구!"
히비키 "하지만 아까 변태라고 인정했잖아."
P "쳇."
히비키 "하하하하."
나의 항복 선언에 히비키가 유쾌하게 웃었다.
P "뭐, 나는 이만 가 봐야겠다. 애초에 점심 먹으러 가는 길이었는데."
히비키 "그렇구나! 점심 맛있게 먹으라구, 765의 프로듀서."
P "P다."
히비키 "그렇구나! 다음에 또 봐, P! 어라, 그러고 보니까 쿠로이 사장이 다른 프로덕션 사람과는 만나지 말라고 했었는데."
P "이야기 다 끝내놓고 무슨 소리야. 아무튼 애완동물 밥은 적당히 훔쳐먹으라구."
히비키 "우갸~! 너무해!"
P "하하, 그럼."
나는 날뛰기 시작하려는 히비키를 뒤로 하고 황급히 도망쳤다.
그래서 간만에 라멘집에 왔는데.
P '오늘은 무슨 날인가?'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것은 길고 치렁치렁한 아름다운 은발.
그리고 그 앞에 놓인 건, 숙주나물의 산.
P "소금, 보통 하나요."
주인 "예! 시오라멘 보통 하나!"
옆을 흘깃 쳐다보자니, 젓가락이 한 번 갈 때마다 그릇의 내용물이 착실하게 사라져 간다. 비범하다.
실례인 건 알지만, 이대로라면 왠지 내 라멘이 나오기 전에 저 쪽의 식사가 끝나버릴 것 같아 말을 걸었다.
P "어... 저기, 실례지만 961의 시죠 타카네 씨 맞으십니까?"
타카네 "그렇사옵니다만."
P "저는, 이런 사람입니다."
명함을 꺼내어, 공손히 건넨다.
타카네 "765 프로덕션..."
P "P라고 합니다. 아이돌들은 대개 프로듀서라고 부르지만요."
타카네 "그렇군요. 이 곳에는 어인 발걸음이신지요."
P "배고파서 들렀는데, 계실 줄은 몰랐네요."
타카네 "진실로 기묘한 만남이로군요. 허나 식사 중에는 대화를 하지 않는 것이 예의. 대화라면, 나중에 어울려 드리겠사옵니다."
P "아, 네."
뭔가 상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분명히 식사 후에 이야기해도 괜찮다는 것, 맞지?
주인 "시오라멘, 나왔습니다!"
우선 안심하고 먹도록 하자.
결국 내가 라멘 하나를 먹어치우는 동안, 타카네는 라면 하나를 다 해치우고 또다른 한 그릇을 시켜 그것까지 해치웠다. 뭐야 몰라 무서워.
잠시 후, 고고한 자태를 잃지 않은, 그러나 이미 뱃속에 두 그릇(이라고 해도 일반인의 세 배 이상이 되는 양)을 집어넣은 은발의 가희에게, 나는 정식으로 인사를 했다.
P "다시 한 번 소개드리겠습니다. 765프로덕션에서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는 P입니다."
타카네 "시죠 타카네라 하옵니다. ...그래서, 어인 일이신지요."
P "조금 전에 말씀드렸지만, 뵌 건 완전히 우연입니다. 하지만 만나뵙고 싶긴 했지요."
타카네는 나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보라색 눈길이 나를 꿰뚫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이윽고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타카네 "과연, 진실이신 것 같군요. 쿠로이 사장의 말과는 조금 다르신 분 같사옵니다."
그 말에 나는 한숨을 쉬며 물었다.
P "대체 그 양반은 저와 무슨 원수를 졌길래 히비키에게도 저에 대한 악담만 늘어놓는거죠."
타카네 "사장님은, 저희가 톱 아이돌이 되기 위해서는 타인을 신경쓰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이겠지요. 허나 이렇게 만나뵙게 되었으니, 그 계략도 빛이 바래게 된 것 같사옵니다."
P "그런가요. 뭐, 평가가 나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군요."
타카네 "정도만을 걷는 분도 아닌 것 같긴 하옵니다만."
P "뭐, 당한 건 갚아 준다는 주의인지라."
타카네 "그러신가요."
나는 어깨를 한 번 으쓱한 후, 그녀에게 물었다.
P "그보다 타카네 씨, 당신에게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 대답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타카네 "대답해드릴 수 있는 것이라면 답해 드리지요."
P "예. 그럼."
나는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P "타카네 씨는, 왜 아이돌을 하고 계신 거죠?"
타카네 "그것은 비밀... 이라고 하고 싶사옵니다만, 아이돌을 하는 이유, 라고 하면 못 가르쳐드릴 것도 없군요."
P "특별한 이유라도?"
타카네 "이유는 별달리 없사옵니다."
P "...네?"
타카네는 얼이 빠진 내게 싱긋 웃으며 말했다.
타카네 "저는 사장님이 제가 곤란에 빠져 있을 때 도와주신 은혜를 갚고자 잠시 머물러 있을 뿐이니까요."
P "은혜, 입니까."
그건 까다롭겠는걸. 아니지, 내가 무슨 생각을.
타카네 "후훗."
타카네는 내 생각을 읽은 것마냥 신비롭게 웃었다.
P "그럼 딱히 처음부터 아이돌이 되고자 하시는 마음으로 시작한 건 아니시겠군요."
타카네 "그렇사옵니다. 다만 기왕 시작한 것, 끝까지 최선을 다할 뿐이지요."
P "예. 헌데, 그 은혜라는 건 뭔가요?"
타카네 "그것은, 비밀. ...이옵니다. 후훗."
아무래도 여기서 뭔가를 더 캐낸다거나 하는 건 무리일 것 같다.
한 가지만 더 질문을 던져 볼까. +2>
1. 페어리 멤버에 대해 묻는다.
2. 주피터에 대해 묻는다.
3. (혹시 모르니까) 쿠로이 사장에 대해 묻는다.
P "결국 그래서 쿠로이 사장은 어떤 사람이죠?"
타카네 "글쎄요, 그것은 겪어 보시면 알게 되지 않으실런지요. 허나 굳이 여쭤보시니 답한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야 하겠지요."
P "정리하자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가 담당하는 아이돌을 톱의 위치에 올려놓으려고 하는 사람, 이라고 보면 되는 겁니까."
타카네 "후훗."
침묵은 아마도 긍정의 의미일 것이다.
P "으음."
자유방임인 타카기 사장과 자신의 길을 강요하고 세뇌하는 쿠로이 사장... 이건 완전 정반대잖아.
미키는 분명 타카기 사장의 자유방임에 질려서 나갔댔지만, 쿠로이의 강요도 힘들어하고 있고.
히비키는 어쨌거나 쿠로이를 잘 따라가고 있긴 한데 대신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인식이 왜곡되고 있는 것 같고.
타카네는 주관은 있지만 전혀 드러내질 않고.
P '알 만하군.'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타카네가 물었다.
타카네 "뭔가, 도움이 되셨는지요."
P "아아, 뭐, 여러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본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대충 얼버무렸지만, 타카네의 저 미소를 보고 있으니 왠지 다 읽혀버린 것 같은 묘한 느낌이다.
타카네 "그러십니까."
P "예. 감사했습니다."
나의 말에 타카네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타카네 "그럼 저는 이만 사무소로 향해야 될 듯싶사옵니다."
P "저도 슬슬 가 봐야겠네요. 그럼 다음에 뵙죠."
타카네 "네. 안녕히 가시옵소서."
P "네, 안녕히."
인사하는 타카네를 뒤로 하고, 나는 그 길로 사무소로 돌아왔다.
사무소 문 앞에서, 오늘의 이상한 만남을 생각하며 나는 저도 모르게 혼잣말을 했다.
P "하, 오늘은 정말로 무슨 날인가."
+2>이때 등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의 정체는?
(765 아이돌(리츠코 포함, 페어리 제외) 중에서 골라주세요)
하루카 "무슨 일 있으셨어요?"
P "어, 하루카?"
하루카 "에헤헤."
P "무슨 일이야? 오늘은 다들 쉬는 날로 하기로 했잖아."
내 물음에 하루카가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하루카 "집에 있기도 심심하고, 아직 노래도 춤도 힘드니까요. 치하야짱이 음정 측정기를 트레이닝 룸에 놔뒀다길래 그거라도 써서 연습해볼까, 하고."
P "그래, 그런가. 아무튼 들어가자."
하루카 "아, 네."
문을 열고 내가 먼저 들어가고, 하루카가 뒤따라 들어오다-가 넘어지는 것을 받아냈다.
하루카 "으앗."
P "역시나."
하루카 "죄, 죄송해요."
똑바로 일으켜 세워주자 얼굴이 리본만큼이나 빨개진 하루카가 조심스럽게 안에 들어갔다. 그 모습을 코토리 씨가 지켜보고 있었다.
코토리 "분위기 좋으시네요~."
P "다녀왔습니다, 코토리 씨."
내가 태연하게 대답하자 코토리 씨도 웃으면서 말했다.
코토리 "산책 치고는 오래 걸리셨는데요."
P "뭐,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그보다 저, 점심도 먹고 온다고 했던 것 같은데요."
코토리 "그러셨죠. 헌데 하루카와 같이 들어오신 거면 혹시?"
P "아뇨, 점심은 혼자 먹었고, 같이 들어온 건 그냥 우연이예요. 그보다 리츠코는 역시?"
코토리 "네, 연습실이예요."
P "그렇다는데요, 하루카."
내 말에 하루카가 파티션 너머로 고개를 내밀며 물었다.
하루카 "에, 리츠코씨가 연습실요? 혹시 아이돌 복귀?"
P "아니, 그건 아닐걸요..."
리츠코가 전직 아이돌이었던데다 꽤 인지도가 있었다는 건 알고 있긴 하지만, 이제 와서 복귀라니 본인부터가 거절하겠지.
하루카 "농담이예요. 그럼 오늘 연습실은 못 쓰나요?"
P "뭐, 일단은... 리츠코 쪽의 사용이 끝나야겠죠."
하루카 "어쩔 수 없네요. 그러면... 프로듀서, 혹시 제가 뭔가 도와드릴 일이라도?"
P "딱히 없긴 한데..."
내 말에 잠시 머뭇거리던 하루카는 뭔가 큰 결심을 한 것처럼 말했다.
하루카 "에, 그럼 프로듀서!"
P "네?"
하루카 "저, 상담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P "얼마든지요. 어~, 여기서?"
하루카 "음, 기왕이면 옥상이라든가, 조용한 곳에서 상담하고 싶은데요..."
뭐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이야기라도 하고 싶은 걸까. 나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P "그럼 잠깐 나갔다 올까요. 코토리 씨, 사무소는 부탁드리겠습니다."
코토리 "네, 다녀오세요."
P "갑시다, 하루카."
하루카 "네!"
나와 하루카는 사무소를 나와 +2>로 향했다.
1. 옥상(조용하다)
2. 근처 놀이터(조용하다)
3. 근처 카페
사무소 옥상은 아직 선선한 바람이 불었다.
하루카 "조용하네요-."
P "휴일이고, 낮이고, 번화가도 아니고. 뭐, 그런 거지."
하루카의 말에 긍정을 표하며 나는 물었다.
P "그런데 무슨 일이야?"
하루카 "실은 저, 조금 자신이 없어져버려서..."
P "자신?"
하루카 "아이돌, 이요."
아아, 그런가. 아직 17살 소녀이니까 이런저런 불안한 것들이 있겠지.
P "아무래도 잘 될 것 같지가 않다?"
하루카 "실은 그래요."
P "그렇군."
하루카 "아이돌로서 데뷔는 했지만, 아직 제 얼굴을 모르시는 분들이 아는 분들보다 더 많고. 톱 아이돌이라는 레온 씨나, 미키쨩의 페어리도 저 멀리 달려나가고 있는 것 같아서."
P "그럴 수도 있지."
하루카 "프로듀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P "뭐가?"
하루카 "이런 제가, 톱 아이돌이 될 수 있냐고 생각하시냐구요. 재능도 보통이고, 얼굴도 평범하고..."
P "흐음."
나는 하루카를 위아래로 쓱 훑어보았다.
하루카 "...?"
P "하루카는 17살이지?"
하루카 "네."
P "그 나이에 그 정도 몸매면 별로 평범하지 않은데."
하루카 "프로듀서!"
하루카는 얼굴이 빨개져 빽 소리를 질렀다. 나는 손을 내저으며 태연히 말했다.
P "농담이야."
하루카 "성추행이라구요."
P "뭐, 평범하다고 하니까 하는 말인데, 진짜 평범한 애들은 앨범을 낸다고 해서 사람들이 노래가 좋다는 이야기를 하진 않지."
하루카 "아..."
입사 첫 날, 하루카를 도와 앨범을 팔았던 기억을 상기시키며 나는 말했다.
P "뭐, 그런 거야. 노래는 연습해서 발전할 수 있고, 댄스도 연습하면 어떻게든 돼. 비주얼은, 애초에 765의 아이돌들은 다들 좋으니까 괜찮아. 게다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은 어쩔 수 없는 거고."
하루카 "하지만 아이돌은, 그게 전부가 아니잖아요."
P "말 잘 했어."
하루카 "네?"
나는 살짝 웃으며 하루카에게 물었다.
P "하루카는 아이돌이 어떤 존재라고 생각해?"
하루카 "아이돌, 인가요."
곰곰이 생각하던 하루카가 이윽고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하루카 "잘 모르겠어요."
P "나도 잘 몰라."
하루카 "프로듀서..."
어딘지 실망한 듯한 눈치인 하루카를 향해 나는 진지하게 말했다.
P "아이돌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시각이 존재해. 대중의 돈을 빨아먹는 기생충이나 웃음을 파는 반 기생이라든가, 혹은 광대라거나 하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
하루카 "....."
P "아이돌들은 노래하고, 춤추고, 예능에서 구르고, 가끔 놀림감도 되고, 스쿠프 기사의 먹잇감이 되기도 하고, 청소년들의 망상 소재가 되기도 해. 그런데..."
나는 하루카를 가리키며 물었다.
P "돈만 보고 하면 그거, 다 해낼 수 있겠어?"
하루카 "그런 건 싫어요."
P "그렇지? 그러니까, 나는 그 반대편에 아이돌의 존재 의미에 대한 답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
하루카 "반대편..."
생각에 잠긴 하루카에게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P "뭐어, 이건 내 생각이고."
하루카 "에?"
P "하루카는 현직 아이돌이니까, 맨 처음에 아이돌이 되겠다고 마음먹은 계기가 있겠지?"
하루카 "아..."
P "뭐, 그런 거지. 단순히 비쥬얼이 좋고, 노래를 잘 부르거나 춤을 잘 추는 게 전부가 아니거든."
하루카는 잠시 생각하더니 내게 물었다.
하루카 "프로듀서는 그럼 사람들이 아이돌의 무엇을 본다고 생각하세요?"
P "전부."
하루카 "네?"
P "전부. 얼굴, 몸매, 노래 실력, 춤추는 모습 같은 외적인 부분뿐만이 아니라 즐겨 부르는 노래의 종류, 좋아하는 음악, 책, 취미, 성격, 교우관계 등등."
하루카 "어-."
P "말하자면 그래, 사람들은 아이돌이 살아가는 방식, 그 자체를 보는 것 같아."
하루카 "어렵네요."
P "뭐, 어차피 모든 사람들이 한 사람을 좋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마왕엔젤처럼 이상적인 이미지를 일부러 만들어내 덧씌우는 케이스도 있겠지만 말이지."
하루카 "에엑, 그런 게 있나요?"
P "없겠어?"
하루카 "...아뇨."
나는 웃으며 하루카의 어깨를 토닥였다.
P "너무 걱정 마. 하루카는 잘 하고 있으니까. 부족한 부분은 나도 도와줄테니까, 열심히 하면 괜찮을거야."
하루카 "네, 열심히 할게요!"
P "다만 한 가지만은 부탁하고 싶은데."
하루카 "뭔가요?"
나는 슬며시 웃으며 말했다.
P "즐겁게 일해줘. 힘든 거 있으면 빨리 말하고."
하루카 "네!"
즐거운 모습이야말로 아이돌의 힘, 이라고 생각하니까. 거기까지는 뭐 굳이 말할 필요는 없을테지.
상담을 마치고 내려오자 리츠코와 이오리, 아미, 아즈사 씨가 사무실에 모여 있었다.
하루카 "어라, 모두들?"
아미 "하루룽~."
이오리 "무슨 일이야, 하루카?"
아즈사 "혹시 트레이닝?"
하루카 "아하하, 음정 연습이라도 좀 해 볼까 해서. 그런데 세 사람은 어쩐 일이야?"
이오리 "흐음."
이오리는 리츠코를 보고, 리츠코는 나를 보았다.
P "왜 나에게로 화살이..."
리츠코 "뭐어, 이제 슬슬 말해도 되지 않겠어요?"
아즈사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P "뭐, 이제 와서는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만."
하루카 "그러니까 무슨 일인가요?"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아미가 씨익 웃으며 당당하게 말했다.
아미 "그러니까 하루룽, 우리 세 사람이! 무려 유닛으로 데뷔를 할 예정이라네! 응훗훗~."
하루카 "에에~!"
사무소 안 구석구석에, 경악한 하루카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
1부 종료. 2부부터는 류구코마치의 대활약이 시작됩니다!(정말?)
프로듀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친밀도 앵커입니다. 주사위/마커 중 높은 숫자.
+1>미키 +2>히비키 +3>타카네 +4>하루룽
147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그리고 퍼레이드 당일.
P "그런데 왜 765 총출동이죠?"
이오리 "그야, P에게만 맡기기에는 안심이 안 되니까!"
치하야 "후훗. 하루쯤 이런 날이 있어도 되지 않겠어요, 프로듀서?"
하루카 "그래요, 프로듀서. 퍼레이드라구요, 퍼레이드!"
리츠코 "너희들 말야, 프로듀서 씨는 놀러 온 게 아니라고."
그렇게 말하는 리츠코는... 놀 생각 만반인 것 같은데. 양 손에 들린 솜사탕에 시선을 주자, 화들짝 놀라며 묻지도 않은 변명을 늘어놓았다.
리츠코 "아니, 저기, 이건 그러니까 오늘 일하는 세 사람 긴장을 풀어주려고-."
P "뭐, 알겠습니다. 하지만 다들 너무 노는 모습만 보여주진 마세요. 그리고 아미, 마미!"
아미, 마미 "왜, 오라방(あにき)?"
P "아즈사 씨가 길을 잃지 않도록 확실히 함께 해 주세요. 이건 특명입니다."
아즈사 "어머어머... 프로듀서 씨, 너무하세요."
P "사람은 많고 놀이공원은 복잡하니까 어쩔 수 없지요. 대신 아즈사 씨께서 두 사람과 함께 다니시면..."
나는 거기서 잠시 아즈사 씨와 아미, 마미를 보았다.
P "뭐, 시선은 좀 많이 끌겠지만 큰 일은 안 생길 것 같으니까."
아미 "시선을 끈다는 건 무슨 뜻이야?"
마미 "응훗훗, 마미들의 매력에 사람들이 끌린다는 뜻?"
P "뭐 확실히 그럴지도."
실제로는 아즈사 씨를 보는 시선이 대다수일 것 같긴 하지만.
아즈사 "어머어머."
P "아무튼 세 분, 자유롭게 다니시는 건 좋지만 서로 잘 도와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아즈사 "네, 열심히 할게요~."
아미 "훗훗훗, 걱정마! 이 아미와!"
마미 "마미가!"
아미, 마미 "잘 해낼테니까!"
P "네, 힘내주십시오."
말을 마치고, 나는 다시 모두를 보며 말했다.
P "출발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오늘 이 출장은 961의 프로젝트 페어리, 1054의 마왕엔젤 등 쟁쟁한 아이돌들의 퍼포먼스를 확인하고 참고하기 위해 기획한 것입니다. 퍼레이드가 끝난 뒤에는 마코토와 유키호, 야요이를 데리고 합류할테지만 그때까진 리츠코, 모두를 잘 부탁해요."
리츠코 "네, 프로듀서."
P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이자면, 오늘 나오는 아이돌들은 모두 보통이 아닌 사람들밖에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현재 아이돌 시장은 각축전... 961과 1054재벌의 기획력 대결의 장이니까, 이 와중에 끼어 있는 카미이즈미 레온, 사노 미코코로 같은 솔로는 물론이고 여전히 랭크를 유지하고 있는 신칸소녀까지도 우리 입장에선 참고해야 할 대상들입니다. 뭐, 리츠코라면 잘 해 줄 거라고 생각하고, 여러분도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 외라면... 역시 961의 주피터가 신경쓰이지만, 이 쪽은 남성 아이돌 그룹이니 직접적 경쟁상대라 하기엔 미묘하고. 물론 톱 아이돌이 되는 길에서 만날 상대이긴 하지만요."
내 말이 끝나자 하루카가 약간 힘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하루카 "많네요..."
P "네, 많지요. 하지만 2주간 여러분과 함께 하면서, 나름대로 확신은 생겼습니다."
치하야 "확신요?"
치하야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P "올해의 톱 아이돌은, 여기서 나올 것이다... 라는 그런 확신입니다."
이오리 "흐흥, 당연하지. 이 이오리 님이 있는 프로덕션이라고?"
P "그러게요."
이오리 "...어째 오늘따라 고분고분하네?"
P "제가 평소에는 어땠길래 그러시죠?"
이오리 "흥, 뭐. 아무 것도 아냐."
P "...흠, 아무튼 저는 상황을 확인해야 하니 슬슬 다시 가 보겠습니다. 그럼 남은 일정은 잘 부탁합니다, 리츠코."
리츠코 "걱정 마세요. 세 명을 잘 부탁드립니다. 아, 그리고 이거."
리츠코는 정말로 세 사람을 위해 솜사탕을 사 온 모양인지 손에 들었던 솜사탕을 내게 건네주었다.
P "네. 잘 전해주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그런 말을 남기고 나는 퍼레이드 대기실을 향해 종종걸음으로 돌아갔다.
야요이 "헤헤, 프로듀서~! 어때요?"
P "정말 요정 같군요. 잘 어울립니다."
야요이 "웃우~, 기분 좋아요! 그런데 그 솜사탕은 뭐예요?"
P "아, 리츠코가 주더군요. 여러분들 몫이라고. 자, 여기."
야요이 "감사합니다~."
정말로 기분이 좋은지 솜사탕을 받아든 채 대기실에서 빙글빙글 돌아다니는 야요이를 보고 있자니, 마코토와 유키호가 걸어들어왔다.
마코토 "프, 프로듀서~."
P "...아."
이건 또 어디서 오신 왕자님과 공주님인가. 마코토는 군복을 어레인지한 것 같은 남장을 하고 있는데 당장에라도 무대의상에 적용해도 될 정도로 어울리고, 유키호는 청초한 흰 드레스인데 이게 또 평소의 분위기와 아주 잘 어울린다. 어디에 설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마코토와 세트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가 싶다.
마코토 "말씀하신 것과 다르잖아요, 프로듀서!"
P "의상 종류에 대해서는 최대한 귀여운 쪽으로 맞춰보기로 협의를 했습니다만, 최종 결정 권한이 저쪽에 있어서. 죄송합니다."
잘 어울린다고 말하면 상처받을 것 같다. 얼른 유키호 쪽으로 말을 돌렸다.
P "그나저나 유키호도 의상, 잘 어울리는군요."
유키호 "저, 저, 저기... 감사합니다, 프로듀서."
P "사람들이 많긴 하지만 열심히 해주십시오."
마코토 "프로듀서어~! 저도 유키호나 야요이 같은 의상이 좋은데!"
P "마코토."
마코토 "!!"
일부러 조금 단호하게 말했다.
P "마코토는 아이돌입니다. 아직 데뷔 앨범을 낸 건 아니지만, 아이돌이란 자신의 취향뿐만이 아닌 대중의 기호를 함께 고려해가며 움직여야 하는 존재입니다. 귀여운 의상을 입는 것도 좋지만 현장의 판단도 존중해야죠?"
마코토 "네, 프로듀서..."
시무룩해진 마코토를 향해 이번에는 부드럽게 말했다.
P "뭐, 너무 실망하지 마십시오. 마코토가 실은 소녀답고 귀엽다는 건 우리 765프로 사람들이 모두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니까요."
마코토 "그렇게 말씀하셔도 실은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계시는 거 아니예요...?"
P "뭐, 그건... 그렇긴 하지만요."
마코토 "역시! 너무해요, 프로듀서."
유키호 "하지만 마코토쨩, 정말로 잘 어울리는걸."
야요이 "맞아요, 멋있어요!"
마코토 "유키호! 야요이까지! 다들 너무해~!"
그 때 대기실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리고, 곧 스태프가 머리를 빠끔 내밀고 들어왔다.
스태프 "집합 부탁드립니다~!"
P "예, 알겠습니다. 다들, 가죠."
마코토, 유키호, 야요이 "네, 프로듀서."
다 함께 대기실을 빠져나와 걸어가며 마코토와 유키호에게 솜사탕을 건네주었다.
P "리츠코가 전해주라고 하더군요."
마코토, 유키호 "감사합니다."
역시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하는 데에는 단 게 최고인 모양이다. 세 사람은 기분 좋게 떠들며 집합 장소에 도착했다.
마코토 "맡겨주세요, 프로듀서!"
유키호 "여, 열심히 할게요...!"
야요이 "웃우~! 열심히 할게요, 프로듀서!"
야요이는 그렇게 말하며 손을 번쩍 들었다.
야요이 "프로듀서, 하이터~치!"
P "하, 하이터~치."
엉겁결에 손을 들자 야요이가 힘차게 내 손바닥을 치고 갔다.
야요이 "헤헤헤. 다녀오겠습니다!"
P "네. 잠시 후에 뵙겠습니다."
현장 업무를 인계한 뒤 집합 장소를 나오자 곧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1>얼굴들의 주인공은?
1. 하루치하
2. 아미마미아즈사
3. 리츠이오
4. 1~3 중 두 가지(두 번호를 같이 쓰면 됩니다)
5. 765전원
두 사람이 퍼레이드가 예정된 길의 안전지대 쪽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리츠코 "마중나왔어요, 프로듀서."
이오리 "기쁘게 받아들이라구."
P "아, 네. 다른 사람들은요?"
리츠코 "각자 어디론가 가 버렸어요. 축하 콘서트가 시작할 때까지는 모이라고 해 두었으니까 아마 괜찮을 거예요."
P "흐음... 그럼 두 사람은 왜 온 거죠?"
리츠코 "저도 프로듀서잖아요. P씨와 함께 마코토, 유키호, 야요이의 활동을 체크해야죠."
이오리 "뭐, 이런 서민적 어트랙션에서 노는 것보단 야요이나 다른 사람들 활동을 보는 게 더 재미있을테니까."
P "그래요. 둘 다 동료가 걱정되어서 오셨군요."
이오리 "거, 걱정은 무슨!"
이오리는 그렇게 말하며 내 쪽을 힐끔힐끔 보았다.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P "예, 알겠습니다. 잠시 후면 시작될텐데, 순서대로라면 꽃을 뿌리는 요정 옷을 입은 야요이가 최선두, 약간 행렬이 지나고 나서 왕자와 공주가 마코토와 유키호입니다."
내 말에 리츠코가 어이없다는 듯이 물었다.
리츠코 "...일부러 지정하신거예요?"
P "아, 아뇨. 의견 개진과는 별개로 주최측에서 임의로 배정한 겁니다."
이오리 "마코토가 왕자... 니히힛, 잘 어울리겠네."
P "뭐, 보면 알게 되겠지요. 아, 오는군요."
퍼레이드 차량이 이 쪽으로 다가오고, 요정 옷을 입은 야요이가 꽃가루를 뿌리다 이 쪽을 보곤 힘차게 손을 흔들었다.
이오리 "야요이, 귀여워~!"
야요이 "에헷~!"
나와 리츠코는 자료사진을 찍으며 퍼레이드를 지나쳐보냈다. 행렬이 이어지며 관악대와 광대, 군인 복장을 한 사람들이 지나가고, 높은 단 위의 마코토와 유키호가 등장. 단 아래에 마스코트 캐릭터 둘이 시종처럼 서서 손을 흔들고 있는데, 왠지 저 자리가 원래 그들의 것이어야 했을 것 같은 인상이다.
P "...오우."
그건 분명히 이 퍼레이드의 주인공이라 할 만한 모습이었다.
이오리 "흐응... 마코토, 정말 멋있네. 제법이잖아, 프로듀서?"
P "제가 한 일은 행사를 찾아낸 것뿐인걸요."
그보다 우선 사진을.
이오리 "그래서 그 다음엔 뭘 하는데?"
P "...실은 퍼레이드 끝에서 세 사람을 데리고 오는 것 외에 별다른 일정은 없는데요."
리츠코 "어라, 정말로요?"
이오리 "뭐, 요 며칠간 프로듀서는 내내 그랬잖아? 일할 때는 일 이외에 다른 생각이 하~나도 없지."
P "...그랬나요."
이오리 "그래. 프로듀서라면 일이 아니더라도 아이돌을 신경써야한다구? 뭐, 열 명 가까이 되면 좀 많으려나? 니히힛!"
리츠코 "슬슬 일이 늘어나고 해서 조급하신 마음은 알 것 같지만 여유를 잃으면 안 돼요."
P "아... 하지만 뭐랄까, 아이돌들이 일하는데 프로듀서가 일하지 않는 건 또 어떤가, 싶어서."
이오리 "어휴, 일 중독! 바보! 일 변태! 작작 하지 못해? 쉬는 시간을 만드는 법을 모르면 나중에 우리가 톱 아이돌이 될 무렵엔 일 때문에 쓰러질걸!"
P "그런가요. 신경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오리 "따, 딱히 당신 같은 일 중독 변태가 걱정되어서 그런 건 아니니까."
리츠코 "자자, 그럼 프로듀서? 지금부터 어떻게 하실래요?"
P "그러게요. 이오리는 재미없다고 했지만, 저는 사실 놀이공원이 처음이라서요."
리츠코 "그래요? 그럼 모름지기 3+>를 타러 가야죠."
이오리 "진심이야?!"
+3>의 어트랙션은 무엇인가..?!
P "제트 코스터?"
리츠코 "네! 놀이공원의 시작이자 끝! 제-트 코스터!"
P "저기, 리츠코, 캐릭터가 좀 바뀐 것 같지 않아요?"
리츠코 "아뇨, 전혀?"
하지만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마치 오랜 숙원을 달성하기 직전의 탐험가 같다. 말릴 수 없어.
P "...그래요, 그럼 갈까요?"
이오리 "음, 저기, 나는 별로 흥미 없는데."
리츠코 "무서운 건 아니고?"
이오리 "서, 설마! 이 이오리 님에게 무서운 게 있을 리가!"
P "저를 봐서라도 오늘은 좀 어울려주세요."
이오리 "므으으으..."
P "그런데 여기의 제트코스터는 어떤가요?"
리츠코 "최고죠."
그 말을 듣는 순간 모든 걸 이해할 수 있었다. 이오리, 미안...
잠시 후.
리츠코 "이야아아아아아아!"
이오리 "끼야아아아아아아아!"
P "........"
스릴이 넘치긴 하지만 음, 이오리의 머리칼이 얼굴을 찰싹찰싹 때려서 아파.
그나저나 리츠코는 정말로 즐기고 있구나. 소리만 들어도 알겠다.
잠시간의 질주가 끝나고 난 이오리는 약간 망가진 모습으로 내려와 내 팔을 부여잡았다.
이오리 "헉, 헉, 헉..."
P "괜찮습니까?"
리츠코 "흠, 약하구나."
P "리츠코는 멀쩡하네요."
이오리 "나, 나도 멀쩡하다구..."
하지만 누가 봐도 이런 상태를 멀쩡하다고 할 것 같진 않다.
P "뭐, 처음 타는 거라 그런가 피곤하네요. 잠깐 쉴까요. 아직 여유도 있으니."
퍼레이드는 아마 중반을 향하고 있을 것이다.
이오리 "그럼 음료라도 사 와. 100% 생과즙 오렌지 주스."
리츠코 "전 아무거나 괜찮아요."
P "네, 네."
생과즙 오렌지 주스가 있을 것 같지 않긴 한데, 스무디라도 사갈까.
다행히 사간 스무디는 그럭저럭 마음에 들었던 모양인지, 이오리는 아무 말 없이 받아마셨다.
P "리츠코는 많이 타 봤나요, 어트랙션."
리츠코 "네, 사촌동생과 함께."
P "사이가 좋은 모양이예요?"
리츠코 "뭐어, 그렇죠. 같이 귀신의 집도 자주 갔는데."
왠지 카테고리가 절규계 일색인 것이 수상한걸.
P "귀신의 집인가..."
이오리 "으흥. 프로듀서는 귀신 무서워해?"
P "학교 축제 정도는 괜찮았습니다만."
리츠코 "시간, 얼마 정도 남았죠?"
P "...뭐 그럭저럭 괜찮은 정도네요. 좀 아슬아슬할 것 같지만."
리츠코
+2>
1. 가자!
2. 역시 다음 기회로.
이오리 "시간, 괜찮겠어?"
P "시간은 괜찮을 것 같습니다만... 여러분이 기대하는 반응이 나올지는 좀."
이오리 "흐응. 뭐 어때~. 생각 외로 재미있을지도 모르잖아?"
그래서 미리 앵커 +1> P는 귀신의 집에서-
1. 무서워한다
2. 무서워하지 않는다
리츠코 "후후후훗."
이오리 "니히힛."
그리고 겨우 10분 뒤.
P "어어어어어억!"
으아, 무섭다! 여기 왜 이래! 발디딜 때마다 뭐가 튀어나와!
이오리 "꺄아~, 무섭다~아."
리츠코 "어머나, 프로듀서~어."
옆에서는 신나게 놀리고 있고!
학창 시절의 어설픈 귀신의 집과는 비교가 안 되는 공포가 엄습한다.
생각해보면 그 시절에는 전부 사람이 했으니까 인간의 기척이 있었는데, 이 쪽은 전부 인형에 스피커. 어두침침한 조명이 사람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은은한 저주파가 신경을 자극해 괴담 백 개 분의 위력을 발휘하는 느낌이다.
그리고 조금 안정할 만하면 귀신이 튀어나와!
P "으아아악!"
머리 위에서, 왼쪽에서, 오른쪽에서, 발 밑에서 온통 귀신 귀신 귀신 귀신. 양 팔은 이오리와 리츠코에게 붙잡혀서 도망가지도 못하고 나는 꼼짝없이 공포체험을 만끽(?)해야 했다.
코스도 엄청 길어서 1층 돌고 계단 올라가서 2층을 거쳐 내려오는데 계속 귀신이 으으으으.
P "사, 살려줘..."
리츠코 "프로듀서, 괜찮아요? 푸흡."
이오리 "다리가 벌벌 떨리는데?"
P "허억, 허억, 허억..."
리츠코 "자, 이제 코스 막바지니까 힘내세요."
P "아, 음..."
리츠코 "여기서부터는 저도 뭐가 나올지 모르지만."
이오리 "자주 와 봤다고 하지 않았어?"
리츠코 "매년 조금씩 구성이 달라지니까. 그 점이 재미가 있는 것 아니겠니."
이오리 "흐~응. 뭐, 지금은 프로듀서의 반응만 봐도 재미있지만!"
P "좀 봐 주시죠... 어, 저건 뭐지."
지금까지의 패턴으로 생각하면 저게 마지막 귀신이 아닐...까.
꿀꺽 침을 삼키고 두 사람과 함께 다가간 순간, 벽 전체가 번쩍, 하고.
그 다음은 잠시 기억이 없다.
이오리 "야, 그만 내려달라구! 이 변태! 도 변태! 변태 다렌! 왕변태 자식아!"
리츠코 "저기, 프로듀서...? 제 말 들려요?"
P "핫!"
정신을 차려보니 바깥이었다.
이오리를 공주님 안기 하고 있고, 리츠코는 등 뒤에 매달려 있고, 다리는 어떻게 달렸는지 엄청 아파.
허리를 굽혀 리츠코를 내린 후 이오리까지 안전하게 내려준 뒤, 우선 고개를 숙여 사과부터 했다.
P "죄송합니다. 너무 놀랐던 모양이예요."
리츠코 "그러게요. 죄송해요. 하지만 저희도 굉장히 놀랐는걸요."
이오리 "귀신의 집보다 갑자기 우리 두 사람을 지고 달리는 프로듀서가 더 무서웠지~."
P "...그러니까 제가."
리츠코 "무슨 생각을 하셨는지 갑자기 저를 등에 지고 이오리를 안아올리더니 그대로 달리더라구요. 세상에, 사람을 그렇게 업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로 되게 놀랐어요. 반사적으로 목에 매달리긴 했지만 떨어지는 줄 알았다구요."
P "친구 어머니께서 도장을 운영하셔서 어쩌다보니..."
이오리 "이상한 기술을 가르치는 도장이네."
P "그리고 사실 리츠코가 말한 시점에서 기억이 좀 희미한데요."
내 말에 이오리가 혀를 차며 말했다.
이오리 "어휴, 겁쟁이. 단련 좀 하라구."
P "...그러게요. 노력 좀 해 볼까요."
리츠코 "육체적으로는 딱히 단련이 필요할 것 같진 않아 보이시는데요."
P "하하하하..."
쓰게 웃으며 시간을 보니 대충 퍼레이드가 끝나고 축하 공연이 시작될 무렵이었다.
P "슬슬 시간이군요."
리츠코 "아, 벌써 그런가요?"
P "예. 저는 마코토네가 있는 곳으로 갈테니까 리츠코와 이오리는 공연장 쪽 자리에서 기다려주세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오리 "그래. 수고해."
리츠코 "잠시 후에 뵈어요."
P "그럼."
-이번 시나리오에서 이오리(+1>)와 리츠코(+2>)의 호감도는 얼마나 상승하였을까요?
주사위 및 마커 중 큰 숫자로 판정.
=================================================
재빨리 대기실로 돌아가자 의상을 아직 갈아입지 않은 마코토와 유키호, 야요이가 나를 반겼다.
야요이 "웃우, 프로듀서~! 어땠어요?"
P "잘 하더군요. 팔은 안 아픕니까?"
야요이 "괜찮아요!"
P "그거 다행이군요. 마코토와 유키호도 보기 좋았습니다. 모두의 사진, 사무소 홈페이지에 올라갈 겁니다."
마코토 "에엑, 정말로요?"
유키호 "히익, 부끄러운데..."
P "아이돌이니까 열심히 홍보해야죠. 그보다 얼른 옷, 원래대로 갈아입으세요."
마코토 "아, 네."
잠시간의 정적. 눈을 꿈뻑거리고 있자니 야요이가 조심스럽게 내 주의를 환기시켰다.
야요이 "저기, 프로듀서..."
P "아참. 나가있겠습니다."
재빨리 나가자 그제야 부스럭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를 무시하며, 나는 대기실 밖에서 찍은 사진을 체크했다.
P "언뜻 보기엔 꽤 잘 나왔는걸."
리츠코도 찍었으니 여러 장 중에서 가장 잘 나온 것을 고르면 되겠지.
마코토 "프로듀서!"
그 때 마코토와 유키호, 야요이가 대기실 문을 열고 나왔다.
P "아, 왔군요. 그럼 갑시다. 다른 사람들도 기다릴겁니다."
마코토, 유키호, 야요이 "네!"
세 사람을 이끌고 공연장 관객석으로 가자 이미 수많은 군중이 운집해있었다. 그 사이에 유달리 눈에 띄는 사람들을 찾으면 그것이 바로 우리 765프로 아이돌들이다. 하지만 인지도가 낮아서 변장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 슬프군.
군중 "야, 저기 아까 퍼레이드에서..."
군중 "그런가?"
아니, 뭐, 알아보는 사람도 꽤나 있는 모양이긴 한데.
리츠코 "프로듀서!"
마코토 "리츠코 씨! 다들!"
리츠코 "여기요, 여기!"
아미 "자리 맡아 놨어!"
마미 "얼른 오라구, 오라방!"
아즈사 "어머어머~."
이오리 "느려터지긴. 공연 시작한다구!"
P "예~예."
세 사람을 이끌고 가자 하루카와 치하야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를 반겼다.
하루카 "수고하셨어요, 프로듀서!"
치하야 "수고하셨어요."
P "뭐 저보다 마코토, 유키호, 야요이가 수고가 많았지요."
치하야 "네."
짧게 답한 치하야는 야요이 쪽을 바라보며 살짝 웃었다.
마미 "유키뿅 귀여웠지~."
아미 "마코찡은 멋있었고!"
야요이 "저, 저는요~?"
이오리 "응, 야요이도 귀여웠어."
야요이 "다행이다! 웃우~."
아즈사 "저도 얼른 무대에 섰으면 좋겠네요~."
P "음."
생각해보면 아즈사 씨 일이 제일 안 잡히고 있던 것 같은데... 나는 리츠코 쪽을 슬쩍 보았다. 리츠코는 무대 쪽의 시설을 눈으로 체크하며 벌써부터 사진을 찍고 있었다.
몇 개의 공연팀이 지나가고, 미리 체크해놓았던 중요한 인물들의 순서가 다가왔다.
사회자 "다음은 혜성의 가희, 사노 미코코로! 모두들 큰 박수로 맞이해주시기 바랍니다!"
사노 미코코로라면, 분명히 1년에 두세 번씩만 나오면서 나오는 때마다 음원차트를 석권하는 기재.
문득 치하야를 보니, 역시 그녀의 등장에 긴장한 듯 주먹을 쥐고 있다. 슬며시 다가가 어깨에 살짝 손을 올리며, 속삭였다.
P "치하야."
치하야 "프, 프로듀서."
P "그렇게 긴장할 것 없는데."
치하야 "하지만, 신경쓰여서..."
P "너무 긴장하면 정작 파악해야 할 본질을 놓치게 되어버려. 집중하는 건 좋지만, 힘을 빼도록 해."
치하야 "...네. 감사합니다."
곧 노래가 시작되자 나는 치하야에게서 눈을 돌려 무대 위의 가희를 바라보았다.
순수함과 열정, 낭만. 그리고 아름다운 목소리와 조화를 이루는 안무.
무대 위에, 사람을 홀리는 요정이 서 있는 것 같다.
유키호 "굉장해..."
유키호의 중얼거림이, 우리 모두의 심정을 대변한다.
P "이것 참, 상상을 초월하는군. 역시 눈 앞에서 보는 게 다르긴 달라."
리츠코처럼 나도 사진을 찍을까 했지만 그만두었다. 사진으로 찍어봤자 이 느낌을 되새기는 건 무리일 것 같았다.
치하야 "프로듀서?"
그 때 치하야가 나를 불렀다.
P "응?"
치하야 "무대 사진, 부탁해도 되겠어요?"
P "...물론."
우선 들어서 몇 장인가 찍어보았다.
치하야 "고마워요."
P "나중에 참고할 생각이야?"
치하야 "참고라기보다도..."
말끝을 흐리는 치하야에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P "뭐, 치하야는 잘 할테지. 나중에 사진 인화할 때 찾으러 와."
치하야 "네, 감사합니다."
이윽고 사노 미코코로의 무대가 끝났다.
사노 "감사합니다!"
뭐랄까, 저 애... 미키 같은 느낌인걸.
사회자 "다음은 이번 시즌의 정상을 노리는 그룹! 마왕엔젤입니다!"
이오리 "레이카...!"
그러고 보니 마왕엔젤은 토고지 그룹의 영애가 직접 리더로서 나선 그룹이었다. 설월화와의 대결에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유명해졌다고 들었는데. 이오리도 미나세 그룹의 영애이니만큼 면식이 있으려나.
P "아는 사이입니까?"
이오리 "아는 사이 정도가 아니야."
그렇게 말하는 이오리는 더 이상 말할 생각이 없어 보였기에, 나는 우선 저 그룹의 퍼포먼스를 감상했다.
사노 미코코로의 무대를 보아서 그런가, 저 무대는...
야요이 "프로듀서?"
P "네, 야요이."
야요이 "표정이 무서워요."
P "그렇습니까."
기분이 표정으로 나온 모양이었다. 나는 문득 야요이에게 물었다.
P "야요이는 어떤 것 같습니까? 저 그룹."
야요이 "음... 잘 모르겠어요. 아우~. 뭐라고 말해야 할지."
P "그럼 질문을 바꿀까요. 저 사람들, 즐거워보입니까?"
야요이 "아뇨, 전혀."
P "역시 그렇군요."
야요이 "그래서 그렇게 무서운 표정이신거예요?"
P "아마 그런 것 같습니다. 즐거운 무대는 즐거운 기분을 전해주죠. 저 무대는 그런 의미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군요."
야요이 "무대는 즐거운 곳이 아닌가요?"
P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야요이 "......?"
P "무대는 무대일 뿐입니다. 그 곳을 채우고 수놓아 아름답고 즐거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이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야요이 "우우, 어려워요, 프로듀서."
P "말하자면 무대를 즐겁게 하는 게 아이돌의 역할이라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선 무대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해요."
야요이 "잘은 모르겠지만, 열심히 하면 되는 거죠?"
P "네. 야요이라면 잘 해낼 겁니다."
야요이 "헤헤."
작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는 동안 마왕엔젤의 무대가 끝이 났다.
리츠코 "프로젝트 페어리, 네요."
그 이름에, 조금 전과는 다른 무거움이 멤버들 사이에 깔렸다.
하루카 "미키쨩의 무대..."
치하야 "미키..."
잠시간의 정적.
그 때, 그 무거움을 깨뜨리듯 유키호가 외쳤다.
유키호 "다, 다들 확실하게 보아두는 거예요! 미키쨩의... 무대를!"
그 말에 아즈사 씨가 고개를 끄덕이고,
아즈사 "후훗, 그러게요. 확실하게 보아두지 않으면."
마코토가 파이팅 자세를 취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코토 "응, 지지 않으려면 분명히 봐 둬야겠지!"
아미 "맞아, 맞아. 이걸 뭐라고 하더라? 지피제기면-"
마미 "백전연마?"
P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라는 이야기죠, 여러분."
야요이 "무슨 이야기인가요?"
P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을 싸워도 위험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리츠코 "그래요, 반드시!"
이오리 "이 이오리님이 있으니까, 해낼 수 있다구!"
치하야 "응, 그 때와는 달리 프로듀서도 있고."
하루카 "맞아, 힘내야지!"
P "좋아요. 그럼 다들 지켜볼까요. 미키 씨와 프로젝트 페어리의 무대."
그리고 시작된 프로젝트 페어리의 무대. 곡명은, '오버마스터'인가.
일동 "......"
노래는 멋지다. 퍼포먼스도, 두말할 것 없이 착착 들어맞는다. 심지어 얼굴표정마저도 도도하고 고혹적인 것이 소름이 끼칠 정도다. 한 번 스쳐 지나간 타카네는 둘째치고, 미키와 가나하는... 저런 얼굴이 가능했던가 싶을 정도다.
하지만-.
P "축하공연에서 부를 노래인가, 이게?"
내 혼잣말에, 쉴새없이 사진을 찍던 리츠코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리츠코 "축하한다기보다 공연을 이용해주겠다는 느낌이네요."
P "노래도 도발적이고 말이죠. 각자의 기량은 완벽해보이는데."
리츠코 "네. 사실 그게 가장 문제라고 생각해요. 저 세 사람의 기량에 대적하는 일."
P "뭐, 그 부분은..."
나는 무대에서 눈을 떼지 않는 765 멤버들을 보며 말했다.
P "우리가 어떻게든 해야죠."
그리고 다시 침묵.
무대가 끝나고 페어리 멤버가 무대 인사를 할 무렵이 되어서야 모두가 정신을 차린 듯했다.
아미 "미키미키의 눈빛 봤어?"
마미 "크으~, 도발적이양~!"
하루카 "퍼포먼스, 완벽했어..."
유키호 "따, 따라잡을 수 있을까..."
마코토 "무서울 정도야..."
치하야 "......"
아즈사 "대단하네요~."
야요이 "우-, 무대에서 저렇게 움직이다니, 저는 상상이 안 가는 거예요~."
각자의 반응에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멤버들 사이로 몸을 들이밀었다.
P "각자 느낀 게 많을 것 같긴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특히 하루카."
하루카 "네, 네?!"
P "치하야도."
치하야 "네."
P "그리고 모두들."
전원 "네."
P "프로젝트 페어리도 굉장한 상대이지만, 저들도 톱의 후보일 뿐, 현 톱은... 지금 나올 사람입니다."
치하야 "카미이즈미... 레온."
P "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P "잘 봐두도록 하세요. 현 아이돌계의 여왕을."
그렇게 말하며, 이번에는 하루카의 어깨를 살짝 두드렸다.
하루카 "...!"
놀라서 나를 바라보는 하루카에게, 나는 말없이 무대를 가리켰다. 그 손짓에, 하루카는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무대로 시선을 향했다.
마지막 무대, 카미이즈미 레온의 '액셀레이션'.
그 무대가 시작된 순간, 모두는 압도당했다.
자신의 삶을 웅변하는 듯한 노래 가사와, 곡의 강렬한 비트, 그리고 액션이 모두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P '이게, 진짜 톱...!'
프로젝트 페어리마저도 압도하는 강렬함이 회장을 휩쓸고 지나갔다.
노래가 지속되는 내내, 아무도 입을 떼지 못했다. 콜을 넣고 넣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다. 이 노래에 무언가를 더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완전체.
그런 감상이 척추를 관통하듯 강렬하게 흘러갔다.
노래가 끝난 후에야, 모두는 정신을 차린 것처럼 환호성을 질렀다.
군중 "레-온! 레-온! 레-온!"
P "........"
리츠코 "프로듀서?"
P "...아, 네."
리츠코 "충격요법 치고는 너무 강렬하지 않아요?"
P "솔직히 이 정도일줄은 몰랐으니까요."
하루카도, 치하야도, 다른 모두도 방금 전 무대를 보며 넋을 놓았을 정도다.
리츠코 "뭐어, 역시 저 정도니까 톱의 자리에 오른 거겠죠."
P "그렇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스케줄 표를 살폈다.
P "이제 끝인가?"
앵콜 무대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라고 말하려는 찰나, 그 생각을 부정하듯 사회자가 힘차게 외쳤다.
사회자 "다음은, 깜짝 게스트입니다! 961 프로덕션이 야심차게 발표하는 새로운 유닛! 새로운 아이돌계의 신성! 그 이름도 찬란한- 'Jupiter'!"
순식간에 회장이 혼란에 빠졌다.
현재의 톱 아이돌인 카미이즈미 레온을 제치고 무대의 마지막을 신인이 장식? 보통 있을 리 없는 일이 이 순간,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리츠코 "말도 안 돼."
리츠코가 망연자실해 중얼거렸다.
사회자 "곡명은~, 'Alice of Guilty'!"
사회자의 곡명 소개가 끝나자마자 강렬한 비트의 음악이 시작되었다.
프로젝트 페어리를 뛰어넘는 강렬한 안무, 체육계만이 할 수 있는 수준의 퍼포먼스, 그리고 무엇보다도 힘.
무대를 노려보는 내 등 뒤에서, 조용하고 낮지만 힘 있는 목소리가 나직하니 들려왔다.
??? "후후후... 반전은 강렬할수록 좋은 법이고, 카드는 많을수록 좋은 법이지. 잘 보아두게..."
P "?!"
놀라 뒤돌아보았지만, 관중과 어둠에 묻혀 목소리의 주인공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P "누구지...?"
리츠코 "무슨 일이 있었나요, 프로듀서?"
P "아아, 아무 것도 아니예요."
P '잘못 들었던걸까...?'
잘못 들었다기엔 너무나 강렬한 멘트였지만.
이윽고 좌중을 압도하는 주피터의 데뷔 무대가 끝났다.
P "하지만 961이라는 곳, 무지막지하군요. 아무리 자본력이 강하고 대담하다지만 설마 신인의 데뷔 무대를 위해 저 수많은 정상급 아이돌들을 들러리로 삼는 구도를 만들어낼 줄이야."
리츠코 "신인이라기엔 퍼포먼스가 너무 완벽하지만요."
P "그러게요. 재능의 문제...일까요?"
리츠코 "글쎄요..."
하지만 프로젝트 페어리가 재능이 못하다고 볼 수는 없다. 아니, 재능만이라면 우리 멤버들도 아주 뒤떨어지거나 하진 않을테지.
무언가, 페어리에는 없고, 주피터에는 있는 것. 현재의 나로서는, 그것을 딱 집어낼만한 능력이 없었다.
며칠 후.
그날 받은 충격의 영향인지, 평소에는 레슨보다 장난 쪽에 행동의 비중을 많이 두던 아미와 마미까지도 계속 레슨에 레슨을 거듭한 나머지 모두가 탈진할 지경이 되어 리츠코와 내가 강제 휴식 명령을 내렸다.
서류 처리도 얼추 끝났으니 나도 간만에 좀 쉬어볼까. 배도 슬슬 고프고.
그러면 어디를 먼저 갈까...
+1>
1. 조용히 머리를 식힐 겸 작은 공원으로 가자.
2. 산책도 할 겸 큰 공원으로 가자.
3. 배를 채울 겸 라멘집으로 가자.
2는 히비키
3은 타카네인가...
전 1번 가겠습니다.
===========================================
생각도 정리할 겸해서 사람이 드문 곳으로 가 볼까.
그렇게 생각하니, 미키가 심심할때 낮잠을 잔다던 공원이 곧장 떠올랐다. 뭐, 5월의 한낮이라면 사람이 없는 게 보통이겠지, 상식적으로.
그런데-.
P '왜 이 시간에 얘는 여기서 낮잠을 자고 있는 거야?'
혹시나 해서 시계를 확인해봤지만 지금은 분명 오전이다.
P "저기, 호시이 미키 양?"
미키 "어라, 프로듀서 씨다. ...아후."
P "호시이 양은 오늘도 여기서 자는 겁니까?"
미키 "미키로 좋아. 말도 편하게 해도 괜찮아."
미키는 그렇게 말하더니 나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미키 "그보다 프로듀서 씨야말로 이 시간에 무슨 일이야? 땡땡이?"
P "크흠. 땡땡이라니. 그냥 잠시 쉬려고 나온 것뿐이야."
미키 "그걸 땡땡이라고 하는 것 아냐? 아핫."
P "그러는 미키는?"
미키 "응~, 사무소에서는 못 자게 하니까, 도망나온거야."
P "꽤 빡빡하구만."
미키 "너무너무 피곤한거야~. 톱 아이돌이란 거, 너무 힘든거야."
P "재미는 없고?"
미키 "응, 타카네 씨는 말이 없고, 히비키는 무서워."
P "...무서워?"
미키 "응, 그런거야. 그러니까 미키는 이렇게 사람 없는 공원에서 편하게 쉬는 거야."
P "...그래. 뭐, 나도 쉬려고 왔으니까. 사이좋게 땡땡이나 쳐 볼까."
미키 "아핫, 인정했어."
P "뭐 어때."
이오리도 좀 느긋해지라고 했고.
벤치에 기대어 파란 하늘을 바라보고 있자니 근심걱정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어쨌건간에 기분은 좀 좋아지는 것 같다. 왠지 눈이 점점 감기...는... 것 같...
P "핫."
깜빡 졸았다.
얼마나 잤나 시간을 보니 10분 정도.
미키 "응?"
P "아니, 깜빡 졸았어."
미키 "흐~응. 프로듀서씨는 너무 여유가 없는 거야."
P "그런 이야기, 많이 듣긴 했는데."
미키 "여유가 없는 사람은 하루카처럼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걸려 넘어지는거야~."
P "아니, 그건 또 어떨까..."
하긴 사무소에서 가장 여유 없는 사람 톱 3을 꼽자면 의외로 치하야, 리츠코에 이어 하루카일지도. 그 다음은 이오리 정도이려나.
P "아무튼 슬슬 가봐야겠다. 점심 먹고 사무소에 가서 업무 정리해야하고."
미키 "수고하는거야~."
P "그래. 너도 적당히 자고 들어가. 안 그래보여도 없으면 걱정할걸."
미키 "글쎄? 아핫."
P "그럼 간다."
미키 "안녕~."
미키에게 손을 흔들어주며 나는 공원을 나섰다. 조금 잔 덕분인가, 정신이 맑아진 기분이 든다. 하지만 점심 시간이 가까워오는 탓인가 배는 더 고파오고 있다.
P '얼른 식사하러 가야겠다...'
헌데 기분 탓인가, 어째 지나가는 사람들이 날 피하는 것 같은 기분이.
꼬마 "엄마, 저거 봐! 곰이야!"
여성 "어머나, 세상에."
...곰?
혹시나 해서 뒤를 돌아보자, 거기에는 농담 좀 보태서 자동차만한 거대한 견공이 헥헥대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게 아닌가.
P "에엑?!"
당황하는 내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히비키 "이누~미~! 어디 있어, 이누~미~!"
P "이누, 미?"
엉겁결에 내 입에서 나온 한 마디에, 눈 앞의 견공이 힘찬 몸놀림으로 내게 달려들었다!
깔려 있는 내 머리 위로, 히비키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이누미 "멍?!"
히비키 "그리고 765의 변태 프로듀서! 이누미를 데려가서 뭘 하고 있는 거야!"
깜짝 놀라 이누미가 머리를 떼고서야 난 겨우 머리를 들어 소리칠 수 있었다.
P "보다시피 방금 처음 만나자마자 깔려서 얼굴을 마구 핥아지고 있다만! 얼른 데려가!"
잠시 후, 공원의 수돗가에서 대충 얼굴을 씻은 내게 히비키가 고개를 숙였다.
히비키 "미안해, 미안. 오해했어."
P "애완동물 교육은 잘 시키라구... 그래서, 어떻게 된 거야?"
히비키 "이누미 밥을 해 줬는데 생각보다 잘 되어버려서, 맛있어보여서 좀 뺏어먹었더니 도망쳤어."
P "...너, 개 밥 훔쳐먹니?"
히비키 "아니라구! 내가 해 준 밥이라구!"
P "그래, 뭐. 요리를 잘 하는 모양이구나."
히비키 "헤헹~, 이 몸은 완벽하니까!"
P "완벽?"
나도 모르게 히비키를 위아래로 쓱 훑어보았다. 어떤 의미에선 완벽한가?
내 시선을 느낀 건지 히비키가 몸을 뒤로 빼며 비명을 질렀다.
히비키 "우갸~! 어딜 보는 거야! 변태!"
P "아니, 나도 모르게... 그보다 너, 처음 만날 때부터 날 변태라고 그랬지."
히비키 "하지만 사장이 그랬는걸. 765프로는 변태 소굴이고 거기의 프로듀서는 제일 가는 왕변태라구."
P "내가 765에 입사한 게 아직 한 달이 채 안 됐거든? 그리고 사람을 전해들은 말로만 판단하는 건 나쁜 버릇이야."
히비키 "그럼 변태가 아냐?"
P "아니야, 일단은."
히비키 "흐~응."
그러니까 결국 나에 대한 그 이미지의 원인은 961의 사장이다, 이거군.
P "그러고 보니..."
+2>
1. 너네 사장, 꽤 악질이던데.
2. 지난 번 콘서트 봤어.
3. 미키가 무서워하던데.
4. 너, 가슴 크네.
두근두근
히비키 "우갸~! 역시 변태였잖아!"
쳇, 틀렸다. 이제 어쩔 수 없다.
P "남자가 좀 변태면 어떻단 말이냐!"
히비키 "역시 아이돌들을 상대로 그렇고 그런 짓을 하려고 프로듀서가 된 거지!"
P "그건 아니야!"
히비키 "그럼 어째서!"
P "그야 당연히!"
나는 가슴을 쭉 펴며, 당당하게 외쳤다.
P "동경하게 되었기 떄문이지!" (두 번째 그림을 참고해 주세요 https://namu.wiki/w/%EC%A3%A0%EB%A5%B4%EB%85%B8%20%EC%A3%A0%EB%B0%94%EB%82%98)
히비키 "...하?"
뭔가 바보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크읏, 상처받았어...
P "아니, 그러니까, 뭐랄까."
히비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데?"
P "가나하 히비키, 너는 아이돌이 어떤 거라고 생각하지?"
히비키 "아이돌? 으음-, 역시, 남 위에 서는 사람이려나?"
P "그게 네가 생각하는 아이돌인가. 나는 조금 달라."
히비키 "그럼?"
P "내가 생각하는 아이돌은, '희망'이야. 남 위에 서는 사람이 아니라, 남 앞에 서는 사람이지."
히비키 "하지만 쿠로이 사장은 톱이란 정점이니까, 모든 이의 위에 서야만 한다고 하던걸."
P "그건 그 사람 생각이고."
히비키 "그런가?"
P "뭐, 누구라도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누군가는 정점에 서는 그 자체로 기뻐하는 반면에, 누군가는 남들과 함께 걷고 그 앞을 밝혀주는 것을 기뻐해. 그리고 단언컨대 우리 765프로덕션은, 후자다."
나의 말에 히비키가 감탄하며 말했다.
히비키 "오오오, 평범한 변태는 아닌 것 같네."
P "그러니까 변태가 아니라구!"
히비키 "하지만 아까 변태라고 인정했잖아."
P "쳇."
히비키 "하하하하."
나의 항복 선언에 히비키가 유쾌하게 웃었다.
P "뭐, 나는 이만 가 봐야겠다. 애초에 점심 먹으러 가는 길이었는데."
히비키 "그렇구나! 점심 맛있게 먹으라구, 765의 프로듀서."
P "P다."
히비키 "그렇구나! 다음에 또 봐, P! 어라, 그러고 보니까 쿠로이 사장이 다른 프로덕션 사람과는 만나지 말라고 했었는데."
P "이야기 다 끝내놓고 무슨 소리야. 아무튼 애완동물 밥은 적당히 훔쳐먹으라구."
히비키 "우갸~! 너무해!"
P "하하, 그럼."
나는 날뛰기 시작하려는 히비키를 뒤로 하고 황급히 도망쳤다.
그래서 간만에 라멘집에 왔는데.
P '오늘은 무슨 날인가?'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것은 길고 치렁치렁한 아름다운 은발.
그리고 그 앞에 놓인 건, 숙주나물의 산.
P "소금, 보통 하나요."
주인 "예! 시오라멘 보통 하나!"
옆을 흘깃 쳐다보자니, 젓가락이 한 번 갈 때마다 그릇의 내용물이 착실하게 사라져 간다. 비범하다.
실례인 건 알지만, 이대로라면 왠지 내 라멘이 나오기 전에 저 쪽의 식사가 끝나버릴 것 같아 말을 걸었다.
P "어... 저기, 실례지만 961의 시죠 타카네 씨 맞으십니까?"
타카네 "그렇사옵니다만."
P "저는, 이런 사람입니다."
명함을 꺼내어, 공손히 건넨다.
타카네 "765 프로덕션..."
P "P라고 합니다. 아이돌들은 대개 프로듀서라고 부르지만요."
타카네 "그렇군요. 이 곳에는 어인 발걸음이신지요."
P "배고파서 들렀는데, 계실 줄은 몰랐네요."
타카네 "진실로 기묘한 만남이로군요. 허나 식사 중에는 대화를 하지 않는 것이 예의. 대화라면, 나중에 어울려 드리겠사옵니다."
P "아, 네."
뭔가 상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분명히 식사 후에 이야기해도 괜찮다는 것, 맞지?
주인 "시오라멘, 나왔습니다!"
우선 안심하고 먹도록 하자.
결국 내가 라멘 하나를 먹어치우는 동안, 타카네는 라면 하나를 다 해치우고 또다른 한 그릇을 시켜 그것까지 해치웠다. 뭐야 몰라 무서워.
잠시 후, 고고한 자태를 잃지 않은, 그러나 이미 뱃속에 두 그릇(이라고 해도 일반인의 세 배 이상이 되는 양)을 집어넣은 은발의 가희에게, 나는 정식으로 인사를 했다.
P "다시 한 번 소개드리겠습니다. 765프로덕션에서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는 P입니다."
타카네 "시죠 타카네라 하옵니다. ...그래서, 어인 일이신지요."
P "조금 전에 말씀드렸지만, 뵌 건 완전히 우연입니다. 하지만 만나뵙고 싶긴 했지요."
타카네는 나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보라색 눈길이 나를 꿰뚫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이윽고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타카네 "과연, 진실이신 것 같군요. 쿠로이 사장의 말과는 조금 다르신 분 같사옵니다."
그 말에 나는 한숨을 쉬며 물었다.
P "대체 그 양반은 저와 무슨 원수를 졌길래 히비키에게도 저에 대한 악담만 늘어놓는거죠."
타카네 "사장님은, 저희가 톱 아이돌이 되기 위해서는 타인을 신경쓰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이겠지요. 허나 이렇게 만나뵙게 되었으니, 그 계략도 빛이 바래게 된 것 같사옵니다."
P "그런가요. 뭐, 평가가 나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군요."
타카네 "정도만을 걷는 분도 아닌 것 같긴 하옵니다만."
P "뭐, 당한 건 갚아 준다는 주의인지라."
타카네 "그러신가요."
나는 어깨를 한 번 으쓱한 후, 그녀에게 물었다.
P "그보다 타카네 씨, 당신에게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 대답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타카네 "대답해드릴 수 있는 것이라면 답해 드리지요."
P "예. 그럼."
나는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P "타카네 씨는, 왜 아이돌을 하고 계신 거죠?"
타카네 "그것은 비밀... 이라고 하고 싶사옵니다만, 아이돌을 하는 이유, 라고 하면 못 가르쳐드릴 것도 없군요."
P "특별한 이유라도?"
타카네 "이유는 별달리 없사옵니다."
P "...네?"
타카네는 얼이 빠진 내게 싱긋 웃으며 말했다.
타카네 "저는 사장님이 제가 곤란에 빠져 있을 때 도와주신 은혜를 갚고자 잠시 머물러 있을 뿐이니까요."
P "은혜, 입니까."
그건 까다롭겠는걸. 아니지, 내가 무슨 생각을.
타카네 "후훗."
타카네는 내 생각을 읽은 것마냥 신비롭게 웃었다.
P "그럼 딱히 처음부터 아이돌이 되고자 하시는 마음으로 시작한 건 아니시겠군요."
타카네 "그렇사옵니다. 다만 기왕 시작한 것, 끝까지 최선을 다할 뿐이지요."
P "예. 헌데, 그 은혜라는 건 뭔가요?"
타카네 "그것은, 비밀. ...이옵니다. 후훗."
아무래도 여기서 뭔가를 더 캐낸다거나 하는 건 무리일 것 같다.
한 가지만 더 질문을 던져 볼까. +2>
1. 페어리 멤버에 대해 묻는다.
2. 주피터에 대해 묻는다.
3. (혹시 모르니까) 쿠로이 사장에 대해 묻는다.
타카네 "글쎄요, 그것은 겪어 보시면 알게 되지 않으실런지요. 허나 굳이 여쭤보시니 답한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야 하겠지요."
P "정리하자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가 담당하는 아이돌을 톱의 위치에 올려놓으려고 하는 사람, 이라고 보면 되는 겁니까."
타카네 "후훗."
침묵은 아마도 긍정의 의미일 것이다.
P "으음."
자유방임인 타카기 사장과 자신의 길을 강요하고 세뇌하는 쿠로이 사장... 이건 완전 정반대잖아.
미키는 분명 타카기 사장의 자유방임에 질려서 나갔댔지만, 쿠로이의 강요도 힘들어하고 있고.
히비키는 어쨌거나 쿠로이를 잘 따라가고 있긴 한데 대신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인식이 왜곡되고 있는 것 같고.
타카네는 주관은 있지만 전혀 드러내질 않고.
P '알 만하군.'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타카네가 물었다.
타카네 "뭔가, 도움이 되셨는지요."
P "아아, 뭐, 여러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본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대충 얼버무렸지만, 타카네의 저 미소를 보고 있으니 왠지 다 읽혀버린 것 같은 묘한 느낌이다.
타카네 "그러십니까."
P "예. 감사했습니다."
나의 말에 타카네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타카네 "그럼 저는 이만 사무소로 향해야 될 듯싶사옵니다."
P "저도 슬슬 가 봐야겠네요. 그럼 다음에 뵙죠."
타카네 "네. 안녕히 가시옵소서."
P "네, 안녕히."
인사하는 타카네를 뒤로 하고, 나는 그 길로 사무소로 돌아왔다.
사무소 문 앞에서, 오늘의 이상한 만남을 생각하며 나는 저도 모르게 혼잣말을 했다.
P "하, 오늘은 정말로 무슨 날인가."
+2>이때 등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의 정체는?
(765 아이돌(리츠코 포함, 페어리 제외) 중에서 골라주세요)
P "어, 하루카?"
하루카 "에헤헤."
P "무슨 일이야? 오늘은 다들 쉬는 날로 하기로 했잖아."
내 물음에 하루카가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하루카 "집에 있기도 심심하고, 아직 노래도 춤도 힘드니까요. 치하야짱이 음정 측정기를 트레이닝 룸에 놔뒀다길래 그거라도 써서 연습해볼까, 하고."
P "그래, 그런가. 아무튼 들어가자."
하루카 "아, 네."
문을 열고 내가 먼저 들어가고, 하루카가 뒤따라 들어오다-가 넘어지는 것을 받아냈다.
하루카 "으앗."
P "역시나."
하루카 "죄, 죄송해요."
똑바로 일으켜 세워주자 얼굴이 리본만큼이나 빨개진 하루카가 조심스럽게 안에 들어갔다. 그 모습을 코토리 씨가 지켜보고 있었다.
코토리 "분위기 좋으시네요~."
P "다녀왔습니다, 코토리 씨."
내가 태연하게 대답하자 코토리 씨도 웃으면서 말했다.
코토리 "산책 치고는 오래 걸리셨는데요."
P "뭐,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그보다 저, 점심도 먹고 온다고 했던 것 같은데요."
코토리 "그러셨죠. 헌데 하루카와 같이 들어오신 거면 혹시?"
P "아뇨, 점심은 혼자 먹었고, 같이 들어온 건 그냥 우연이예요. 그보다 리츠코는 역시?"
코토리 "네, 연습실이예요."
P "그렇다는데요, 하루카."
내 말에 하루카가 파티션 너머로 고개를 내밀며 물었다.
하루카 "에, 리츠코씨가 연습실요? 혹시 아이돌 복귀?"
P "아니, 그건 아닐걸요..."
리츠코가 전직 아이돌이었던데다 꽤 인지도가 있었다는 건 알고 있긴 하지만, 이제 와서 복귀라니 본인부터가 거절하겠지.
하루카 "농담이예요. 그럼 오늘 연습실은 못 쓰나요?"
P "뭐, 일단은... 리츠코 쪽의 사용이 끝나야겠죠."
하루카 "어쩔 수 없네요. 그러면... 프로듀서, 혹시 제가 뭔가 도와드릴 일이라도?"
P "딱히 없긴 한데..."
내 말에 잠시 머뭇거리던 하루카는 뭔가 큰 결심을 한 것처럼 말했다.
하루카 "에, 그럼 프로듀서!"
P "네?"
하루카 "저, 상담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P "얼마든지요. 어~, 여기서?"
하루카 "음, 기왕이면 옥상이라든가, 조용한 곳에서 상담하고 싶은데요..."
뭐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이야기라도 하고 싶은 걸까. 나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P "그럼 잠깐 나갔다 올까요. 코토리 씨, 사무소는 부탁드리겠습니다."
코토리 "네, 다녀오세요."
P "갑시다, 하루카."
하루카 "네!"
나와 하루카는 사무소를 나와 +2>로 향했다.
1. 옥상(조용하다)
2. 근처 놀이터(조용하다)
3. 근처 카페
하루카 "조용하네요-."
P "휴일이고, 낮이고, 번화가도 아니고. 뭐, 그런 거지."
하루카의 말에 긍정을 표하며 나는 물었다.
P "그런데 무슨 일이야?"
하루카 "실은 저, 조금 자신이 없어져버려서..."
P "자신?"
하루카 "아이돌, 이요."
아아, 그런가. 아직 17살 소녀이니까 이런저런 불안한 것들이 있겠지.
P "아무래도 잘 될 것 같지가 않다?"
하루카 "실은 그래요."
P "그렇군."
하루카 "아이돌로서 데뷔는 했지만, 아직 제 얼굴을 모르시는 분들이 아는 분들보다 더 많고. 톱 아이돌이라는 레온 씨나, 미키쨩의 페어리도 저 멀리 달려나가고 있는 것 같아서."
P "그럴 수도 있지."
하루카 "프로듀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P "뭐가?"
하루카 "이런 제가, 톱 아이돌이 될 수 있냐고 생각하시냐구요. 재능도 보통이고, 얼굴도 평범하고..."
P "흐음."
나는 하루카를 위아래로 쓱 훑어보았다.
하루카 "...?"
P "하루카는 17살이지?"
하루카 "네."
P "그 나이에 그 정도 몸매면 별로 평범하지 않은데."
하루카 "프로듀서!"
하루카는 얼굴이 빨개져 빽 소리를 질렀다. 나는 손을 내저으며 태연히 말했다.
P "농담이야."
하루카 "성추행이라구요."
P "뭐, 평범하다고 하니까 하는 말인데, 진짜 평범한 애들은 앨범을 낸다고 해서 사람들이 노래가 좋다는 이야기를 하진 않지."
하루카 "아..."
입사 첫 날, 하루카를 도와 앨범을 팔았던 기억을 상기시키며 나는 말했다.
P "뭐, 그런 거야. 노래는 연습해서 발전할 수 있고, 댄스도 연습하면 어떻게든 돼. 비주얼은, 애초에 765의 아이돌들은 다들 좋으니까 괜찮아. 게다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은 어쩔 수 없는 거고."
하루카 "하지만 아이돌은, 그게 전부가 아니잖아요."
P "말 잘 했어."
하루카 "네?"
나는 살짝 웃으며 하루카에게 물었다.
P "하루카는 아이돌이 어떤 존재라고 생각해?"
하루카 "아이돌, 인가요."
곰곰이 생각하던 하루카가 이윽고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하루카 "잘 모르겠어요."
P "나도 잘 몰라."
하루카 "프로듀서..."
어딘지 실망한 듯한 눈치인 하루카를 향해 나는 진지하게 말했다.
P "아이돌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시각이 존재해. 대중의 돈을 빨아먹는 기생충이나 웃음을 파는 반 기생이라든가, 혹은 광대라거나 하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
하루카 "....."
P "아이돌들은 노래하고, 춤추고, 예능에서 구르고, 가끔 놀림감도 되고, 스쿠프 기사의 먹잇감이 되기도 하고, 청소년들의 망상 소재가 되기도 해. 그런데..."
나는 하루카를 가리키며 물었다.
P "돈만 보고 하면 그거, 다 해낼 수 있겠어?"
하루카 "그런 건 싫어요."
P "그렇지? 그러니까, 나는 그 반대편에 아이돌의 존재 의미에 대한 답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
하루카 "반대편..."
생각에 잠긴 하루카에게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P "뭐어, 이건 내 생각이고."
하루카 "에?"
P "하루카는 현직 아이돌이니까, 맨 처음에 아이돌이 되겠다고 마음먹은 계기가 있겠지?"
하루카 "아..."
P "뭐, 그런 거지. 단순히 비쥬얼이 좋고, 노래를 잘 부르거나 춤을 잘 추는 게 전부가 아니거든."
하루카는 잠시 생각하더니 내게 물었다.
하루카 "프로듀서는 그럼 사람들이 아이돌의 무엇을 본다고 생각하세요?"
P "전부."
하루카 "네?"
P "전부. 얼굴, 몸매, 노래 실력, 춤추는 모습 같은 외적인 부분뿐만이 아니라 즐겨 부르는 노래의 종류, 좋아하는 음악, 책, 취미, 성격, 교우관계 등등."
하루카 "어-."
P "말하자면 그래, 사람들은 아이돌이 살아가는 방식, 그 자체를 보는 것 같아."
하루카 "어렵네요."
P "뭐, 어차피 모든 사람들이 한 사람을 좋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마왕엔젤처럼 이상적인 이미지를 일부러 만들어내 덧씌우는 케이스도 있겠지만 말이지."
하루카 "에엑, 그런 게 있나요?"
P "없겠어?"
하루카 "...아뇨."
나는 웃으며 하루카의 어깨를 토닥였다.
P "너무 걱정 마. 하루카는 잘 하고 있으니까. 부족한 부분은 나도 도와줄테니까, 열심히 하면 괜찮을거야."
하루카 "네, 열심히 할게요!"
P "다만 한 가지만은 부탁하고 싶은데."
하루카 "뭔가요?"
나는 슬며시 웃으며 말했다.
P "즐겁게 일해줘. 힘든 거 있으면 빨리 말하고."
하루카 "네!"
즐거운 모습이야말로 아이돌의 힘, 이라고 생각하니까. 거기까지는 뭐 굳이 말할 필요는 없을테지.
상담을 마치고 내려오자 리츠코와 이오리, 아미, 아즈사 씨가 사무실에 모여 있었다.
하루카 "어라, 모두들?"
아미 "하루룽~."
이오리 "무슨 일이야, 하루카?"
아즈사 "혹시 트레이닝?"
하루카 "아하하, 음정 연습이라도 좀 해 볼까 해서. 그런데 세 사람은 어쩐 일이야?"
이오리 "흐음."
이오리는 리츠코를 보고, 리츠코는 나를 보았다.
P "왜 나에게로 화살이..."
리츠코 "뭐어, 이제 슬슬 말해도 되지 않겠어요?"
아즈사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P "뭐, 이제 와서는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만."
하루카 "그러니까 무슨 일인가요?"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아미가 씨익 웃으며 당당하게 말했다.
아미 "그러니까 하루룽, 우리 세 사람이! 무려 유닛으로 데뷔를 할 예정이라네! 응훗훗~."
하루카 "에에~!"
사무소 안 구석구석에, 경악한 하루카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
1부 종료. 2부부터는 류구코마치의 대활약이 시작됩니다!(정말?)
프로듀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친밀도 앵커입니다. 주사위/마커 중 높은 숫자.
+1>미키 +2>히비키 +3>타카네 +4>하루룽
콤마 숫자가 50 이상 나올 확률: 1/2
두 숫자 중 적어도 하나가 50 이상일 확률: 3/4
번외 : 후타미 아미/후타미 마미/미우라 아즈사(개인이벤트 없음)
-이들과 친해질 날은 언제인가...
호감도 최악 : 가나하 히비키 -83/1000
-쿠로이 사장의 세뇌는 강합니다! 좀 더 분발해주세요! 적어도 중립상태로!
타카츠키 야요이 41/1000
키쿠치 마코토 44/1000
미나세 이오리 55/1000
시죠 타카네 65/1000
하기와라 유키호 75/1000
아키즈키 리츠코 89/1000
호감도 3위 호시이 미키 173/1000
호감도 2위 아마미 하루카 200/1000
호감도 1위 키사라기 치하야 214/1000
-과연 히로인 3인방(?)답게 강력합니다.
그보다 왠지 성희롱하니까 호감도 수치가 높게 나오는 하루카와 히비키... 미키는 잠만 잘 재우면 호감도가 올라가는군요. 반대로 치하야는 진지하게 대해줄 때 호감도가 올라가는 듯?
2부도 기대해주세요!
(+1>앵커 : 1. 이어쓴다. 2. 정리해서 창작게에 올리고 2부 판을 새로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