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해가 완전히 뜨지 않아 어수룩한 아침, 나는 조금 일찍 학교에 도착했다. 조금이라고 하기엔 많이 이르지만, 오늘부터 '사립 미시로 학원'에 다니게 될 거란 기대가 컸으니가 어쩔 수 없으려나. 내가 이제부터 다니게 될 '사립 미시로 학원'은 이전 학력이나 나이에 상관없이 입학할 수 있다. 학원에서 제시하는 시험에서 일정 이상 점수받아야 하지만, 학원에 다니는 동안엔 집안 사정이나 돈 등의 걱정 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게 지원해주기 때문에 중, 고등학생은 물론 성인들도 이 학원에 관심을 가진다고 한다. 물론 그렇게 유명한만큼 시험은 어려웠고 경쟁률도 치열했지만, 나는 합격 했으니 상관 없는 이야기다.
"...."
뭐, 여기에 입학하려고 엄청나게 노력했고, 그리고 다니게 된다는 그 기대감에 이렇게 일찍 나온 내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지만.
잠깐 고민을 하다가 '일단 입학식을 하게 될 운동장'에 가보는 게 나을 거 같아, 본관을 지나쳤다. 모든 학년의 교실이 모여있는 본관 입구는 불이 꺼져 있었고 신발을 갈아신는 곳엔 아무도 없었지만, 그 안 복도에 사람이 있었다. 솔직히 조금 무섭기도 했고, 그 사람도 나에게 별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 않아 그냥 지나쳤지만. 이 시간에 불꺼진 학교 안에 멍하게 서 있는 사람이라니, 이상하잖아?
단순한 학교 시설이라고 하기엔 과해보이는 것들을 훑어보는 동안, 한 사람이 육상트랙 위를 달리는 것을 발견했다. 아무래도 내 선배가 될 사람이고 육상부에 소속되어 있거나 시험이 있어서 연습중인 것 같지만, 입학식 같은 학교 행사가 있는 날까지 연습을 하다니, 참 대단하구나 싶었다. 그 사람은 나를 발견하지 못했는지 계속 달리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달리는 폼이 조금 엉성하고 발도 느렸다. 그걸 봐선 육상부는 아닌 것 같은데.. 왜 저렇게 연습하고 있을까. >>+3
한동안 달리는 것을 계속 봤다. 보다보니 그 사람이 여자였다는 것과, 나와 나이 차이가 그다지 나지 않는 것 같다는 걸 알았다. 그걸 알고서도 계속 달리는 모습을 보았다. 달리는 폼이 멋진 것도 아니였고, 그렇다고 눈을 떼지 못할만큼 그녀가 예뻣던 것도 아니지만, 노력하는 모습이 그 사람에게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그렇게 계속 보면서 '이제 슬슬 쉴 때 안됐나..'라고 생각할 때 쯤에 그녀가 나를 발견했는지 앗, 하고 놀라면서 넘어졌다.
"... 괜찮아요?"
"네..넷!"
넘어진 그녀의 손을 잡아 일으켜주었다. 앞에 누가 넘어져 있으면 누구라도 그랬겠지만, 아무래도 처음보는 남자가 손을 막 잡아서 그런지 그녀는 조금 당황한 듯 싶었다. 그 모습에 나는 한숨을 쉬며 손을 놓곤, '그렇게 갑자기 넘어지는 사람은 처음봤다'고 하자 그녀는 그저 '에헤헤...'하며 웃기만 했다. 그렇게 분위기가 조금 밝아지자, 나는 그녀에게 궁금했던 걸 물어봤다. >>+2
괜찮다면서 혼자 본관쪽으로 향하던 그녀를 부축하면서, 그녀가 걸음을 옮기는 것을 도왔다. 조금 막나가고 있고, 나중에 변태라고 뭐라 들어도 할 말이 없다는 건 스스로도 알고 있었지만, 나 때문에 넘어진 그녀를 도와주지 않는 것은 마음에 오래 남을 것 같으니 어쩔 수 없다.
내 이름이 궁금했는지 명찰쪽으로 얼굴을 옮기는 그녀를 제지하며, 그냥 별명을 알려주었다. 이제 나도 저렇게 불리는 게 더 익숙할 뿐만 아니라, 오늘 만날 급우들도 바로 P라 부를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알려준 별명을 몇 번 입으로 웅얼거린 그녀는 고개를 잠깐 갸웃거리더니,
조금 늦었습니다.
>>21-23 우즈키 맞습니다 헤헤
그럼 오늘도 느긋하게 해볼까요?
------
.....
그녀가 달리는 모습을 꽤 오랫동안 보고 있었는지, 그녀를 양호실까지 부축해주고 나니 어느새 소집 시간이 되어 있었다. 어쩐지 여기까지 오는데 학생들이 꽤 많이 우리를 보고 있었던 것 같더니... 이제야 생각난 것이긴 한데, 입학식 당일부터 같은 학원에 다니게 될 사람들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인 것 같다.
"후..."
"어라.. P군, 왜 그러세요?"
양호실의 문은 열려있었지만, 안에 선생님은 계시지 않아서 대충 침대에 앉아서 삔 다리를 살펴고 있었던 그녀가 걱정스런 얼굴로 물었다. 작은 한숨소리에도 반응하는 그녀의 모습은 선배같지 않게 귀여웠다.
"아니, 그냥 첫날부터 다른 사람들한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인 것 같아서요. 아, 그보다 이제 슬슬 전 올라가봐야 할 것 같은데."
선배는 의외로 이런 거에 신경 안쓰는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나만 부끄러워 한 것 같지만, 그건 나중에 생각하고 첫날부터 지각하기 전에 배정받은 교실로 올라가자. 방금 일도 찔리는데 괜히 나만 늦어서 반 친구(가 될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시선을 받고 싶진 않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양호실 문을 열고 막 나가려던 참에
교실에서 이벤트 발생 없음 / 대칭수 조건 이벤트 발생 없음
------
다행히 늦지 않게 도착할 수 있었다. 내가 교실에 들어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담임을 맡은 선생님이 들어왔는데, 그 순간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얼어붙었다. 물론 조금씩 떠들면서 서로 서먹한 분위기를 없애고 있다가도 선생님이 들어오면 그걸 없애는 게 맞지만, 우리들이 조용해진 것은 다른 이유였다.
"반가워. 내가 1학년 B반의 담임을 맡게 된 카타기리 사나에야. 이렇게 보여도 언니, 꽤 나이 먹었으니까 무시하지 마?"
그렇게 말을 시작한 카타기리 선생님은 '그러니까 지금 말하는 걸 잘 듣고, 오늘은 행사 후 집에 가면 돼'라며 이리저리 학교 생활 전반에 대한 것을 이야기 했다. 대충 정리해보면 이곳 미시로 학원에는 부활동과는 별개로 스터디 모임이 존재한다는 것. 스터디는 주로 교과 과목이나, 교과 과목이 아니더라도 '공부'와 관련된 부활동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5인 이상 모여 스터디를 만들게 되면 스터디와 관련된 과목의 선생님을 일정시간 '빌릴 수 있다'는 게 특이한 점이었다. 그 외에 부활동도 당연히 존재하며, 체육계인 녀석들은 따로 연습하는 것보단 부활동에 들어서 같이 하는 게 좋다는 것, 나이가 어려도 학년이 같거나 높을 수 있으니 항상 예의를 갖출 것, 그리고...
"뭐, 이정도이려나. 자자, 이제 다들 운동장으로 나가자고."
"....."
그렇게 문을 닫고 나간 카타기리 선생님을 멍하게 보던 급우(특이하게 보이는 담임 선생님과 같이 하게 됐으니 이제 모두 친구일 것이다)들은 잠시 뒤 뒤따라 우르르 운동장으로 나갔다. 물론 나도.
그 뒤, 운동장에서 하는 행사에서 특이한 건 없었다. 다만, 카타기리 선생님과 동년배로 보이는 옆반 담임 선생님이 무언가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다가 이사장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혼난 것 말고는. 길다면 긴 이사장의 축사가 끝나고 귀찮은 일정도 모두 끝났다. 1시간이 넘는 이사장의 축사에 지친 학생들이 무거운 몸을 이끌고 다시 본관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며 급우들은 상쾌한 표정으로 하나 둘 교문 밖으로 나갔다. 몇몇은 본관 안으로 들어갔고, 특별관을 둘러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행사(연설)에 지쳤는지 대부분은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나는... >>+3
그리고 나는 다시 본관으로 들어갔다. 부활동과 스터디에 관해 궁금한게 생겨 담임 선생님께 여쭤보려 들어왔지만, 본관에서 내가 아는 곳은 내 교실밖에 없는데... 자, 생각해보자. 미시로 학원은 기본적으로 4학년에 심화 과정 2학년, 총 6학년으로 되어있다. 거기에 1학년은 1층, 2학년은 2층... 이런식으로 층 전체를 쓴다 했으니, 아마 교무실도 그 층에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냥 1층만 돌아다니면 되는데..
"이렇게 보니 본관도 엄청 넓구나."
사실 정문에서 봤을 때 운동장을 대부분 가리는 본관이 작을 리는 없지만, 내 반인 B반은 이리저리 통행이 편리한 곳에 있어서 별로 체감은 안됐었다. 그래도 느긋하게 걸어도 한 10분 사이면 다 둘러 볼테니 별로 상관은 없지만 말이다.
건물의 절반쯤 걸었을까, 어느새 1학년 교무실 앞에 도착했다. 살짝 노크를 하고 문을 열자, 그 안에는
"실례합니다.. 어라?"
그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물론 다른 반 담임 선생님들은 아직까지 각자 반에 있으니 없을게 당연했지만, 비담임 교과 담당이라던가, 교무처리하는 분이라던가, 우리 담임 선생님이라던가 하는 사람들이 전부 없었다. 이렇게 비워두고 문 단속을 안해도 될까 싶을 정도로 서류가 이곳저곳 널려 있었지만,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요즘은 전부 녹화하니까 서류 관리를 대충해도 된다는 건가.
"어쩔 수 없나."
운도 안좋지, 하며 시계를 보니 슬슬 집에 갈 시간이 되었다. 오늘은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고등학교도 입학식을 하는 날이고, 그렇다면 '그 녀석'도 끝날 때가 됐으니 말이다. 뭐, 이제 첫날이니까 물어보는 건 다음에 하는 걸로 하자.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어제보다 앵커는 적었지만, 말은 길어진 것 같네요. 조금 간결하게 쓰고 싶었는데..
우선 첫날 등장인물을 정리해봅니다.
주인공
별명 : P / 성별 : 남
나이 : 15살 (생일 안지남)
특이사항 : 미시로 학원 1학년 재학중. 그외엔 아직 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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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이름 : 시마무라 우즈키 / 성별 : 여
나이 : 16살 (생일 안지남)
특이사항 : 미시로 학원 2학년 재학중. 왠지는 모르지만 재학생은 등교하지 않아도 될 입학식 당일에 운동장에서 달리기 연습을 하고 있었음
이름 : 카타기리 사나에 / 성별 : 여
나이 : 28살
특이사항 : 미시로 학원 1학년 B반 담임. 담당 교과는 체육. 어려보이는 외모와 달리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임. 1학년 C반 담임과 '안x에xx'이라는 주제로 자주 이야기를 한다는 소문이 있음
이름 : ? / 성별 : 여
나이 : ?
특이사항 : 미시로 학원 재학중. 1학년 B반. 담임인 카타기리 사나에의 그곳에 집중하는 남자애들에게 한소리를 했지만, 그게 한심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로 그랬는지는 불명
이름 : ? / 성별 : ?
나이 : 16살
특이사항 : P의 소꿉친구. 아쉽게 미시로 학원의 입학시험에 떨어져서 주위의 공립 진학교로 진학.
어제 '그 녀석'에게 당한 곳이 아직도 쑤셨다. 이것저것 학교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다가 시마무라 선배의 이야기가 나오자 격분한 녀석 앞에 서있던 결과였다. 자기는 입시에 실패했는데 그 앞에서 자랑이나 하고 있으니 화내는건 당연하지만 말이야..
"뭐가 싸이킥이야."
고등학생이 되서도 아직까지 초능력의 존재를 믿는데다가 말끝마나 싸이킥을 붙이기나 하고. 아니, 오히려 고등학생이 돼서 더 심해졌나. 생각해보면 요즘들어 싸이킥이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몸으로 해결하는 일이 많아진 것 같았다. 어제도 싸이킥(웃음) 응징이라며 이곳저곳 때리기만 했고. 이젠 싸이킥(웃음)이 아니라 싸이킥(물리)가 아닐까 싶다.
조금 안쓰러운 소꿉친구를 생각하다 한숨을 쉬니, 옆자리에 앉은 여자애가 말을 걸어왔다. 수업중이긴 해도 오리엔테이션하면서 이런저런 신상잡기 이야기만 나오니 지루했는지,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음에도 계속 신경쓰이는 모양이다. 아무리 첫 수업이라고 해도, 이렇게 다른 짓 하는게 걸리면 혼날텐데
내 앞에 놓여 있는 건 학식 A셋트. '처음은 가장 기본적인 걸로'라는 생각으로 메뉴판에서 가장 무난할 것 같은 걸로 시켰는데, 당첨이였다. 엄청 맛있어! 어쩌다보니 식당에서 만나 같이 앉게된 야마토(제대로된 통성명 : 3분 전)의 말로는 이 정식메뉴는 매일마다 바뀌는 것 같다는데... 생각보다 가격도 싸고, 의외로 자주 찾게 될 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P. 너 호죠양하고는 언제 친해진거야? 아까 수업시간에 얘기 하던데."
"호죠..? 아, 내 옆자리에 앉은 사람?"
"그래. 그 호죠양. 첫날에 '반에서 예쁜 여자' 3위 안에 들어간 유명인!"
첫날에 남자애들끼리 모여서 뭔가 하는 것 같았는데, 그거였냐. 솔직히 고등학교까지 와서 그러는 건 조금 깬다고 생각하는데.
시마무라 선배는 잠깐 주위를 둘러보다가, 물었다. 평소에 도시락을 먹는 만큼, 같이 밥을 먹는 사람들도 대부분 도시락파일 거고, 아마 지금은 아는 사람이 식당에 없었나보다. 혼자 밥을 먹는 것보단 그래도 아는 사람하고 같이 먹는게 좋지.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이자, 선배는 방긋- 웃더니 잠깐 기다리라면서 급하게 식권 발매기로 갔다. 저러다 또 넘어지거나 하진 않겠지.
시마무라 선배는 간단한 샐러드를 먹으면서 그렇게 물었다. 입에 뭐를 넣고 말하는 건 별로 좋지 않지만 선배가 우물우물 거리면서 말하니 왠지 귀엽다.
"선배요."
"에엣?!"
"농담이에요."
"휴우... 서,선배는 놀리는 게 아니에요!"
"하하하..."
분명 선배인데... 자중하자 흠흠. 그보다,
"오후 활동은 아직 생각중이에요."
사립 미시로 학원은 자신의 재능을 더 깊게! 라는 모토로 부활동/스터디를 운영하는데, 이것을 수업 외 활동이 아니라 정규 수업으로 취급한다. 그렇게 때문에 반드시 한 개를 정해서 주 2회 이상 활동해야한다. 신입생은 선택 기간이라고 해서 2주 정도 유예시간이 있긴 하지만, 부활동/스터디엔 무조건 들어야 하니 슬슬 생각하는 것도 좋겠지. 하지만
"아직은 생각... 중 일까요?"
솔직히 미시로 학원에 들어온 이유 중 반쯤은 '유명하고 좋은 학교라서'라서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다.
"뭐, 여긴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게 도와주니까요. 그게 너무 많다면 한번 생각해보는게 좋긴 하지만."
시마무라 선배는 왠지 좋게 해석해주는 것 같아, 왠지 마음이 조금 찔렸다. 뭐, 솔직히 지금까지는 너무 가볍게 '합격했다!'에만 취해있었지. 조금 고민해보자.
7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뭐, 여기에 입학하려고 엄청나게 노력했고, 그리고 다니게 된다는 그 기대감에 이렇게 일찍 나온 내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지만.
1. 그냥 교실에 가 있는다.
2. 본관에 가려져 있는 운동장에 가본다.
3. 특별관이라는 곳에 가본다.
1. 계속 달리는 것을 구경한다.
2. 가서 말을 걸어본다.
3. 교실로 올라간다.
"... 괜찮아요?"
"네..넷!"
넘어진 그녀의 손을 잡아 일으켜주었다. 앞에 누가 넘어져 있으면 누구라도 그랬겠지만, 아무래도 처음보는 남자가 손을 막 잡아서 그런지 그녀는 조금 당황한 듯 싶었다. 그 모습에 나는 한숨을 쉬며 손을 놓곤, '그렇게 갑자기 넘어지는 사람은 처음봤다'고 하자 그녀는 그저 '에헤헤...'하며 웃기만 했다. 그렇게 분위기가 조금 밝아지자, 나는 그녀에게 궁금했던 걸 물어봤다. >>+2
1. 이름
2. 어째서 이 시간에 연습을 하고 있었는지
3. 넘어진 게 정말로 괜찮은지
사실 왜 입학식 아침부터 연습하고 있는지가 궁금해서 물어보려 했지만, 방금 넘어진 게 꽤나 성대했기 때문에 이쪽이 신경 쓰였다. 일단 얼핏 보기엔 살짝 무릎이 까진 정도인 것 같지만 약간 얼굴을 찌푸리고 있는게 넘어질 때 발목이라도 삔게 아닐가 싶은데...
"아, 정말로 괜찮아요! 봐봐요, 이렇게 문제 없.. 아앗!"
그녀는 웃으면서 톡-톡 살짝 뛰어보려 했지만, 첫 점프에 왼족 발목이 살짝 꺾였다. 아무래도 아까 넘어질 때 살짝 접질려져서 아프고 힘이 안들어가는게 아닐까 싶은데, 자세한 건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방금 살짝 점프해서 다시 꺾여서 아픈 것 같았다.
"우우.. 괜찮아요. 이정도로 폐가 될 수는 없어요!"
"아니, 저 때문에 넘어진 거니까, 제가 도와드릴게요."
괜찮다면서 혼자 본관쪽으로 향하던 그녀를 부축하면서, 그녀가 걸음을 옮기는 것을 도왔다. 조금 막나가고 있고, 나중에 변태라고 뭐라 들어도 할 말이 없다는 건 스스로도 알고 있었지만, 나 때문에 넘어진 그녀를 도와주지 않는 것은 마음에 오래 남을 것 같으니 어쩔 수 없다.
"P라고 불러주세요. 이름은 있는데 다들 저렇게 부르니 저게 더 익숙하니까요."
"P.. P군."
내 이름이 궁금했는지 명찰쪽으로 얼굴을 옮기는 그녀를 제지하며, 그냥 별명을 알려주었다. 이제 나도 저렇게 불리는 게 더 익숙할 뿐만 아니라, 오늘 만날 급우들도 바로 P라 부를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알려준 별명을 몇 번 입으로 웅얼거린 그녀는 고개를 잠깐 갸웃거리더니,
"그런가요, 그럼 P군. 정말 고마워요."
하고 활짝 웃었다. 그 웃음은 내가 지금까지 본 그녀의 모습 중 가장 아름다워서
".... 별로 고마워하지 않아도 돼요. 제가 잘못한 것도 있으니까요."
멋쩍게 고개를 돌릴 수 밖에 없었다.
>>14 본가의 '그분'만큼 자주 넘어지진 않지만 이 히로인도 애니메이션에서 몸치 속성을 얻었지요. 헤헤
>>16 달리기라고 해서 아카네인줄 알았죠? 유감!
>>21-23 우즈키 맞습니다 헤헤
그럼 오늘도 느긋하게 해볼까요?
------
.....
그녀가 달리는 모습을 꽤 오랫동안 보고 있었는지, 그녀를 양호실까지 부축해주고 나니 어느새 소집 시간이 되어 있었다. 어쩐지 여기까지 오는데 학생들이 꽤 많이 우리를 보고 있었던 것 같더니... 이제야 생각난 것이긴 한데, 입학식 당일부터 같은 학원에 다니게 될 사람들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인 것 같다.
"후..."
"어라.. P군, 왜 그러세요?"
양호실의 문은 열려있었지만, 안에 선생님은 계시지 않아서 대충 침대에 앉아서 삔 다리를 살펴고 있었던 그녀가 걱정스런 얼굴로 물었다. 작은 한숨소리에도 반응하는 그녀의 모습은 선배같지 않게 귀여웠다.
"아니, 그냥 첫날부터 다른 사람들한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인 것 같아서요. 아, 그보다 이제 슬슬 전 올라가봐야 할 것 같은데."
"아참, P군은 신입생이라고 했었죠? 늦지 않게 올라가봐요."
"네. 그럼 이만."
"시마무리 우즈키예요!"
"네?"
갑작스럽게 그녀가 외쳤다.
"그게 그러니까... 제 이름은 말하지 않은 것 같아서요. 에헤헤..."
"아, 시마무라 선배였군요."
"네! 그럼 P군, 나중에 또 봐요!"
>>+4 주사위가 71 이상일 경우 교실에서 이벤트 발생, 70이하일 경우 무난하게 끝남 / +4의 콤마 이하 숫자가 대칭수 일경우 해당되는 대칭수에 따른 이벤트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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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늦지 않게 도착할 수 있었다. 내가 교실에 들어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담임을 맡은 선생님이 들어왔는데, 그 순간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얼어붙었다. 물론 조금씩 떠들면서 서로 서먹한 분위기를 없애고 있다가도 선생님이 들어오면 그걸 없애는 게 맞지만, 우리들이 조용해진 것은 다른 이유였다.
"반가워. 내가 1학년 B반의 담임을 맡게 된 카타기리 사나에야. 이렇게 보여도 언니, 꽤 나이 먹었으니까 무시하지 마?"
""......""
"남자들은 다 똑같네."
옆에서 무슨 소리가 들린 것 같지만 상관 없다. 저건 확실히 어른의 것이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런 언밸런스함이 모두를 조용하게 만든 이유였다.
"이번 아이들은 다들 조용한가-. 뭐 상관 없지만. 그럼 일단 전달 사항을 알려줄게. 사실 운동장에서 행사가 끝난 뒤 다시 교실로 와서 말해야 할 것들이지만, 그건 너희들도 귀찮잖아?"
"뭐, 이정도이려나. 자자, 이제 다들 운동장으로 나가자고."
"....."
그렇게 문을 닫고 나간 카타기리 선생님을 멍하게 보던 급우(특이하게 보이는 담임 선생님과 같이 하게 됐으니 이제 모두 친구일 것이다)들은 잠시 뒤 뒤따라 우르르 운동장으로 나갔다. 물론 나도.
1. 귀가한다.
2. 특별관을 둘러본다.
3. 부활동/스터디를 물어보기 위해 담임 선생님을 찾아간다.
(+3의 콤마가 77이상일 경우 우즈키 조우/ 76이하의 대칭수일 경우 이벤트 발생)
"이렇게 보니 본관도 엄청 넓구나."
사실 정문에서 봤을 때 운동장을 대부분 가리는 본관이 작을 리는 없지만, 내 반인 B반은 이리저리 통행이 편리한 곳에 있어서 별로 체감은 안됐었다. 그래도 느긋하게 걸어도 한 10분 사이면 다 둘러 볼테니 별로 상관은 없지만 말이다.
"여긴가."
건물의 절반쯤 걸었을까, 어느새 1학년 교무실 앞에 도착했다. 살짝 노크를 하고 문을 열자, 그 안에는
"실례합니다.. 어라?"
그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물론 다른 반 담임 선생님들은 아직까지 각자 반에 있으니 없을게 당연했지만, 비담임 교과 담당이라던가, 교무처리하는 분이라던가, 우리 담임 선생님이라던가 하는 사람들이 전부 없었다. 이렇게 비워두고 문 단속을 안해도 될까 싶을 정도로 서류가 이곳저곳 널려 있었지만,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요즘은 전부 녹화하니까 서류 관리를 대충해도 된다는 건가.
"어쩔 수 없나."
운도 안좋지, 하며 시계를 보니 슬슬 집에 갈 시간이 되었다. 오늘은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고등학교도 입학식을 하는 날이고, 그렇다면 '그 녀석'도 끝날 때가 됐으니 말이다. 뭐, 이제 첫날이니까 물어보는 건 다음에 하는 걸로 하자.
우선 첫날 등장인물을 정리해봅니다.
주인공
별명 : P / 성별 : 남
나이 : 15살 (생일 안지남)
특이사항 : 미시로 학원 1학년 재학중. 그외엔 아직 불명
------
등장인물
이름 : 시마무라 우즈키 / 성별 : 여
나이 : 16살 (생일 안지남)
특이사항 : 미시로 학원 2학년 재학중. 왠지는 모르지만 재학생은 등교하지 않아도 될 입학식 당일에 운동장에서 달리기 연습을 하고 있었음
이름 : 카타기리 사나에 / 성별 : 여
나이 : 28살
특이사항 : 미시로 학원 1학년 B반 담임. 담당 교과는 체육. 어려보이는 외모와 달리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임. 1학년 C반 담임과 '안x에xx'이라는 주제로 자주 이야기를 한다는 소문이 있음
이름 : ? / 성별 : 여
나이 : ?
특이사항 : 미시로 학원 재학중. 1학년 B반. 담임인 카타기리 사나에의 그곳에 집중하는 남자애들에게 한소리를 했지만, 그게 한심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로 그랬는지는 불명
이름 : ? / 성별 : ?
나이 : 16살
특이사항 : P의 소꿉친구. 아쉽게 미시로 학원의 입학시험에 떨어져서 주위의 공립 진학교로 진학.
+ 내일 연재 시작 전까지 달린 댓글들의 콤마 평균이 70 이상일 경우, 귀가 후 소꿉친구와의 이벤트 존재 (단 1인당 최초 1개의 댓글만 인정합니다)
그럼 전 자러갑니다.
으악! 망했다!
콤마 평균 54 (소수 첫째자리 반올림). 이벤트 발생 없음.
"으으..."
어제 '그 녀석'에게 당한 곳이 아직도 쑤셨다. 이것저것 학교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다가 시마무라 선배의 이야기가 나오자 격분한 녀석 앞에 서있던 결과였다. 자기는 입시에 실패했는데 그 앞에서 자랑이나 하고 있으니 화내는건 당연하지만 말이야..
"뭐가 싸이킥이야."
고등학생이 되서도 아직까지 초능력의 존재를 믿는데다가 말끝마나 싸이킥을 붙이기나 하고. 아니, 오히려 고등학생이 돼서 더 심해졌나. 생각해보면 요즘들어 싸이킥이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몸으로 해결하는 일이 많아진 것 같았다. 어제도 싸이킥(웃음) 응징이라며 이곳저곳 때리기만 했고. 이젠 싸이킥(웃음)이 아니라 싸이킥(물리)가 아닐까 싶다.
"아니, 아무것도."
"흐음, 그래?"
조금 안쓰러운 소꿉친구를 생각하다 한숨을 쉬니, 옆자리에 앉은 여자애가 말을 걸어왔다. 수업중이긴 해도 오리엔테이션하면서 이런저런 신상잡기 이야기만 나오니 지루했는지,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음에도 계속 신경쓰이는 모양이다. 아무리 첫 수업이라고 해도, 이렇게 다른 짓 하는게 걸리면 혼날텐데
"거기 너!"
"..."
거봐, 지적 당할거라고 했잖아.
'싸이킥 저주야!'
왠지 다른 학교에서 녀석이 웃고 있을 것 같다.
1. 교내 식당에 간다.
2. 매점에서 간단하게 구입한다.
3. 그냥 굶는다. (이경우 교실에 있는다/학교를 돌아다닌다 중 택 1)
1
덧붙여서 p군의 특기 추천 받습니다. 앵커는 아니고 글에 참고 사항으로 써볼까 합니다. 그럼 부탁드려요!
"이정도면 오리엔테이션 때 그렇게 추천할만하네."
"그러니까 말이야. 그리고 네 A셋트도 어제 내가 시켰을 때하곤 다른데, 매일 바뀌나?"
"어제도 여기서 먹었냐."
"아아, 다른 놈들하고 학교에서 놀다보니 배고파서 와봤었는데 열려있었더라고."
내 앞에 놓여 있는 건 학식 A셋트. '처음은 가장 기본적인 걸로'라는 생각으로 메뉴판에서 가장 무난할 것 같은 걸로 시켰는데, 당첨이였다. 엄청 맛있어! 어쩌다보니 식당에서 만나 같이 앉게된 야마토(제대로된 통성명 : 3분 전)의 말로는 이 정식메뉴는 매일마다 바뀌는 것 같다는데... 생각보다 가격도 싸고, 의외로 자주 찾게 될 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P. 너 호죠양하고는 언제 친해진거야? 아까 수업시간에 얘기 하던데."
"호죠..? 아, 내 옆자리에 앉은 사람?"
"그래. 그 호죠양. 첫날에 '반에서 예쁜 여자' 3위 안에 들어간 유명인!"
첫날에 남자애들끼리 모여서 뭔가 하는 것 같았는데, 그거였냐. 솔직히 고등학교까지 와서 그러는 건 조금 깬다고 생각하는데.
"그다지. 그냥 옆자리라서 말 걸었던게 아닐까?"
"그런 것 치고는 계속 호죠양이 말 걸려고 하는 것 같던데."
"그런거 아닐거야. 어제 오늘 교실에서 본 것 말곤 아무런 일도 없었는데."
툭툭-
"에헤. 안녕하세요 P군!"
누가 어깨를 건드리는 것 같아서 뒤 돌아보니, 거기에는 시마무라 선배가 있었다.
"아, 안녕하세요, 선배. 선배도 식당파였나봐요."
"오늘은 마ㅁ, 아니 어머니께서 늦잠을 주무셔서요. 평소에는 친구들하고 도시락을 먹어요."
'에헤헤'웃으며 머리를 긁적이는 선배, 귀엽다.
"..."
그 귀여운 모습에 얼굴이 풀어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을 때, 옆에서 야마토가 일어났다.
"그럼, 난 먼저 교실에 갈게. 천.천.히.와."
웃으며 말하곤, 유유히 자리를 떠나는 야마토. 왠지 그 웃음이 능글맞았던 건 기분 탓이였으면 좋겠다.
"아하하.. 왠지 재밌는 분 같네요. 그나저나..."
>>+2의 콤마의 1의자리수
4일 경우 : '호죠양은 누구에요...?'
0일 경우 (4와 7을 제외한 모든 수) : 점심 같이 먹어도 될까요?
7일 경우 : ? '시마무! 같이 점심 먹자!'
시마무라 선배는 잠깐 주위를 둘러보다가, 물었다. 평소에 도시락을 먹는 만큼, 같이 밥을 먹는 사람들도 대부분 도시락파일 거고, 아마 지금은 아는 사람이 식당에 없었나보다. 혼자 밥을 먹는 것보단 그래도 아는 사람하고 같이 먹는게 좋지.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이자, 선배는 방긋- 웃더니 잠깐 기다리라면서 급하게 식권 발매기로 갔다. 저러다 또 넘어지거나 하진 않겠지.
시마무라 선배는 간단한 샐러드를 먹으면서 그렇게 물었다. 입에 뭐를 넣고 말하는 건 별로 좋지 않지만 선배가 우물우물 거리면서 말하니 왠지 귀엽다.
"선배요."
"에엣?!"
"농담이에요."
"휴우... 서,선배는 놀리는 게 아니에요!"
"하하하..."
분명 선배인데... 자중하자 흠흠. 그보다,
"오후 활동은 아직 생각중이에요."
사립 미시로 학원은 자신의 재능을 더 깊게! 라는 모토로 부활동/스터디를 운영하는데, 이것을 수업 외 활동이 아니라 정규 수업으로 취급한다. 그렇게 때문에 반드시 한 개를 정해서 주 2회 이상 활동해야한다. 신입생은 선택 기간이라고 해서 2주 정도 유예시간이 있긴 하지만, 부활동/스터디엔 무조건 들어야 하니 슬슬 생각하는 것도 좋겠지. 하지만
"아직은 생각... 중 일까요?"
솔직히 미시로 학원에 들어온 이유 중 반쯤은 '유명하고 좋은 학교라서'라서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다.
"뭐, 여긴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게 도와주니까요. 그게 너무 많다면 한번 생각해보는게 좋긴 하지만."
시마무라 선배는 왠지 좋게 해석해주는 것 같아, 왠지 마음이 조금 찔렸다. 뭐, 솔직히 지금까지는 너무 가볍게 '합격했다!'에만 취해있었지. 조금 고민해보자.
그렇게 시마무라 선배와 점심을 같이 먹었다.
카타기리 선생님은 그렇게 이야기하고 먼저 교실을 나갔다. 그러자 아이들도 하나 둘, 교실을 빠져나갔다.
"어이- P- 오늘 역전가는데. 너도 같이 갈래?"
슬금슬금 짐을 싸고 있자, 야마토녀석이 권유해줬다.
>>+3
1. 그럴까?
2. 미안. 학교에서 볼 일이 있어서. (a. 특별관 - 부활동계를 둘러본다. / b. 특별관 - 스터디계를 둘러본다. / c. 선생님께 부활동과 스터디에 대해 물어본다. / d. 그냥 학교를 돌아다닌다.)
2를 선택할 땐 2,d 이런식으로 선택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