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하야 "극장이 생긴 이후로 하루카는, 하루카는…! 나 말고 다른 애들하고만 어울려 다니기 시작했어! 카렌도 카렌이지만…! 그래, 리코타! 물론, 스오 양을 자기 친동생처럼 챙겨주거나, 마츠다 양에게 동경의 눈빛을 받으며 쑥스러워하면서도 조금 기쁘다는 듯이 웃어 보이는 하루카의 모습은…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언제까지고 바라볼 수 있지만…"
나오 "치하야 점마 괜찮나? 지금 한 마디 할 때마다 사람이 막 훼까닥하고 있는 거 아이가?"
아리사 '그러고 보니 치하야 씨, 리코타 멤버들과 함께 있을 때의 하루카 씨 사진만 따로 모아서 앨범을 만드셨었죠…'
모모코 "누가 하루카 씨 동생이라는 거야… 무, 물론 싫다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사람, 많은 데서 그런 얘길…"
치하야 "근미래 아웃사이더만 해도 그래. 나는 거의 에밀리하고만 엮였잖아! 하루카는, 하루카는… 미키가!
치하야 "나도! 하루카와 이러고 싶었는데!"
미키 "어, 어떡해… 치하야 씨, 질투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운 거야… 이런 기분 난생 처음인 거야!"
츠바사 "저도! 미키 선배랑 저런 거 하고 싶었어요!"
미키 "미키는 아냐."
츠바사 "아 왜요오~!"
치하야 "게다가 파이널데이의 오른팔 역할은… 마코토였지…!"
마코토 "어? 어!? 나한테까지 화살이 돌아오는 거야?! 치, 치하야! 투표로 정해진 거니까 어쩔 수 없잖아!"
시호 "나한테, 물어봐도 몰라… 나도, 저 정도로 섬뜩한 건 지금까지… 본 적 없단 말이야."
후우카 "나, 나도 지금 살짝 눈이 마주쳤… 으으…! 치하야쨩, 저런 애가 아니었을 텐데…"
치하야 "여러분, '하늘색♡ Birthday Card' 아십니까?"
카렌 "MILLION THE@TER SEASON, 그 중에서도 LOVERS HEARTS의 대표곡…이지?"
치하야 "상대방을 향한 사랑은 마음속에 간직해 둔 채, 생일 축하한다는 말만을 편지로 전하는… 서글픈 곡입니다."
재판장 "아아… 정말이지,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그 또한 사랑…이라는 거겠지요."
치하야 "맞습니다.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사랑의 양면성을 잘 표현한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후우카 "그 노래에… 무슨 문제가 있다는 거야?"
치하야 "저와 하루카가 부르는 파트를 주목해 주십시오."
안나&카나 「이별하게 될 미래에는♪」
미나코&레이카 「저마다의 오늘을 찾아내어♪」
사요코&줄리아 「(바라고 있어)부디 미소짓고 있어줘♪」
하루카&치하야 「'친구'로서…♪」
치하야 "왜! 하필! 이런 노래에서! 끝내 마음을 전하지 못한 채 그저 친한 친구로만 남아있기로 한 애절한 마음을 담은 곡에서! '친구로서' 남아있게 해 달라는 부분을! 저희 둘이 부르는 거죠?! 하루카와 제가 그냥 친구 사이라고 말하고 싶은 건가요!! 이건… 이 배치는, 납득할 수가 없어요!"
카렌: 사실은! 치하야 씨의 생일을 축하해주고 싶어서, 비밀리에 준비하고 있었어요! 한 달 전부터 이러고 있는 게 말이 되냐고 하실지도 모르지만, 하루카 씨께서는 '이번엔 치하야 쨩의 생일을 엄청나게 거대한 스케일로 열어주고 싶어!'라고 하셔서, 이렇게 이른 시간부터 준비하고 있었어요!
치하야 "그 날, 하루카가 제 전화를 받지 않았을 때… 시즈카와의 듀엣 공연 날과 같은 느낌이었어요. 머릿속에서 온갖 가능성, 망상… 끔찍한 상상들이 억누를 수 없을 정도로 터져 나왔죠."
재판장 "피고인이 더는 키사라기 검사에게 관심이 없는 게 아닌가… 하고 말입니까?"
치하야 "큿…! 재판장님, 그렇게… 명확하게 말하지 말아 주시겠어요…? 듣기만 해도 속이 끓어오를 것 같으니까…!"
재판장 "아아,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계속하시죠!"
카나 "치하야 언니 무서워요…!"
사요코 "지금 재판장님의 저 한 마디만으로, 며칠 밤은 지새운 사람 같은 엄청난 짜증과 불만이 얼굴에 묻어 나왔어…"
치하야 "그래, 시즈카와 공연을 했던 그 날… 자연스럽게, 시즈카가 떠올랐던 거예요."
시즈카 "치하야 언니…"
치하야 "다만 거의… 무의식적이었어요. 전화를 걸고 난 뒤에 스스로가 뭐라고 말했는지조차…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아요."
후우카 "기억이 안 난다고?"
치하야 "나중에 시즈카한테 듣기로는, '아프다, 외롭다, 보고 싶다, 그립다'… 따위의 말을 늘어놓았다고 해요. 창피하죠, 저를 믿고 따르는 후배한테 그런…"
카렌 "그건… 그건 전혀 창피한 게 아냐.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해…"
치하야 "…그건 참 고맙네."
재판장 "그래서… 전화를 받은, 그… 후배 분?"
시즈카 "네, 모가미 시즈카입니다."
재판장 "그래요, 모가미 양. 전화를 받은 즉시 키사라기 검사를 만나러 간 겁니까?"
시즈카 "맞습니다.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고 있었고… 내용은 방금 치하야 언니가 말한 그대로였어요. 다만, 마지막에 살짝…"
재판장 "살짝?"
시즈카 "작게 중얼거리는 목소리라 잘 안 들렸지만… '유'…라고 했던 것 같아요."
치하야 "……잠깐, 내가… 내가 정말 그렇게 말했다고?"
재판장 "유? 그게… 뭡니까?"
하루카 "앗……"
카렌 "하루카 씨, 뭔지 아시겠어요?"
하루카 "아, 알긴 알겠는데… 이건, 좀…"
후우카 "뭐, 뭐길래 그래?"
리츠코 "하아… 이거,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데."
아즈사 "치하야쨩… 그래, 잊었을 리가 없겠지…"
미키 "…정말로 하루카가 나빴다는 생각이 들 정도인 거야.
아미 "치하야 언니…"
마미 "이거, 진짜 장난 아니네… 하루룽, 어떡하지…"
유키호 "치하야쨩, 그 정도로 힘들었구나…"
마코토 "저렇게까지 날뛰는 것도 이해가 되기 시작했어…"
이오리 "……저 바보. 빨리 훌훌 털고 일어날 것이지 왜… 우리만으로는, 부족했던 거냐고."
이오리 "이오리쨩…"
타카네 "참으로 슬픈… 이야기군요. 아물었을 터인 상처가, 그 상처를 아물게 해 준 존재로 인해 다시금 벌어지다니…"
히비키 "이건… 본인은 뭐라 말을 할 수가 없겠어. 나도 왠지 알 것 같으니까."
카렌 '서, 선배들의 표정이 엄청나게 심각해졌어…! 대체, 치하야쨩한테 예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하루카 "…카렌쨩, 이건 이런 자리에서 얘기하면 안 될 것 같으니까 자세히는 얘기해줄 수 없어. 미안해… 하지만 이거 하나만은 말해 둘게. 치하야쨩은 지금… 말로 다 표현이 안 될 정도로 외로워하고, 불안해하고 있다는 걸… 그러니까, 어떤 말이든 받아들이면서도… 또 그러면서도, 정면으로 맞서야 돼. 미안해, 이상한 부탁을 해서. 하지만 그것만이 치하야쨩을 구할 수 있는 길이야."
5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타마키 "와아~! 수염 엄청 멋있다…! 모모코! 이쿠! 저 할아버지 누구야?"
모모코 "글쎄, 듣기로는 사장님이랑 아는 사이라고 하던데… 진짜 재판장인 걸까?"
이쿠 "배우분…이라기에는, 풍기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 진짜 재판장님이신가 봐!
아미 "그렇군, 어쩐지 오빠야의 노동 환경이 전~혀 개선되지 않더라니…"
마미 "법이 사장님 편인데 그게 되겠냐고! 불쌍한 오빠야, 헛된 꿈을 꾸고 있었던 거야…"
재판장 "허허, 아이들은 언제나 활기차서 좋군요. 저도 갑작스레 불려 나와서 조금 긴장했습니다만… 덕분에 이제 괜찮아졌습니다."
줄리아 "아니, 긴장했던 거냐고! 게다가 저 쌍둥이가 지금 법조인이라면 절대 듣고 그냥 넘길 수가 없는 얘기를 하는데도 자연스럽게 무시했어!"
치즈루 "그것보다, 현직 판사를 이렇게 바로 불러낼 수 있는 사장님께는 놀라움을 감추치 못하겠네요… 한편으로는 조금 무섭기도 합니다만."
재판장 "그럼 지금부터, 아마미 하루카 양의 재판을 개정하겠습니다! 양측 모두, 준비는 되었습니까?"
카렌 "벼, 변호측…! 주, 준비… 우으… 와와, 완료… 되었습니다!"
치하야 "검찰측, 준비 완료되었습니다."
리오 "어머, 뭐람…! 치하야쨩, 저렇게 검은 정장 쫙 빼입고 머리도 묶어내리니까… 엄청 멋있잖아~!"
시즈카 "치하야 언니… 멋있어…!"
츠바사 "카렌 언니도 오늘 되게 예쁘다~! 와인색 정장에 포니테일, 엄청 잘 어울려! 평소보다도 한층 더 성숙해 보인달까?"
카오리 "후훗, 둘 다 힘이 잔뜩 들어갔다는 거겠지?
재판장 "변호인, 너무 그렇게 긴장하실 것 없습니다. 타카기 사장의 말에 따르면 오늘의 재판은, 어… 음, 그러니까… 엔, 엔터…"
치하야 "엔터테인먼트입니다, 재판장님."
재판장 "그래요, 그래. 엔터테인먼트라고 하니까요. 실제로 피고인이 형을 선고받을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러니 너무 긴장하지 마십시오."
카렌 "네, 네…! 감사합니다…"
치하야 "하지만 잘 들어둬, 시노미야 양. 설령 이게 반쯤 재미로 하는 재판이라 해도… 난 온힘을 다해 하루카의 유죄를 증명해내겠어. 그러니까… 각오해 두는 게 좋을 거야."
하루카 "치, 치하야쨩… 어째서…"
카렌 "나, 나도…! 치하야쨩한테, 지지 않을 거야…! 반드시 하루카 씨의… 무, 무죄를… 증명해내겠어!"
하루카 "카렌쨩…!"
시즈카 "치하야 언니… 멋있어…!"
스바루 "이거 장난이 아닌데… 아아, 뭔가 나까지 엄~청 긴장되기 시작했어!"
노리코 "그러게…! 난 법정이라길래 막 엄숙하기만 할 줄 알았는데, 어지간한 레슬링 경기보다도 더욱 뜨겁게 타오르고 있잖아!"
재판장 "허허허, 여러분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오늘 재판도 정말 기대가 되는군요. 게다가 검사가 설마, 765 프로 제일의 가희 키사라기 치하야 양이었을 줄이야… 이것 참 영광입니다."
치하야 "알아봐 주신다니 저야말로 영광입니다, 재판장님. 오늘은 이 자리에서 아이돌로서도, 검사로서도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시즈카 "치하야 언니… 멋있어…!"
미라이 "시즈카쨩이 아까부터 저 말밖에 안 하는데, 괜찮은 걸까?"
유리코 "치하야 언니… 멋있어…!"
미라이 "늘었어?!"
치하야 "그건 그렇고… 아무래도 오늘 변호측은 혼자가 아닌 모양이네."
+ 2: 카렌의 조력자를 자처한 아이돌
재판장 "물론 괜찮고 말고요. 검찰측, 괜찮으십니까?"
치하야 "네, 상관없습니다."
후우카 "두 사람 모두, 너무 걱정하지 마. 나도 최선을 다해 도와줄 테니까!"
카렌 "후, 후우카 씨… 감사합니다!"
하루카 "우으, 후우카 씨이이……"
재판장 "그럼 키사라기 검사, 기소요지 진술을."
치하야 "알겠습니다."
쾅!
치하야 "하루카가 요즘 제게 너무 소홀해요!"
…………
재판장 "예?"
하루카 "어?"
카렌 "……"
일동 "에에에에에엑?!"
아즈사 "어머~ 이것 참… 굉장히 귀여운 기소요지 진술이네요~"
리츠코 "아니아니아니! 아이돌이고 검사고 간에,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모습을 재판 시작하자마자 보여주고 있잖아 치하야!?"
아리사 "하지만, 방금 책상을 내리칠 때의 그 엄청난 박력…! 그리고 눈빛! 아리사는 알 수 있어요. 지금 치하야 씨는,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해요!"
하루카 "치하야쨩! 그게 무슨 소리야! 치하야쨩이 나한테 얼마나 소중한데, 내가 그럴 리가 없잖아!"
치하야 "그렇다면… 이 사진은 대체 뭐야!"
재판장 "이건… 올해 봄 사진인가요? 벚꽃이 정말 아름답게 피었군요. 이런 날 다 함께 꽃구경이라… 뭐랄까, 보는 제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입니다."
치하야 "물론 꽃구경 정도는 나도 하루카랑 몇 번 간 적 있지만… 벛나무 아래에서 하루카에 어깨에 기댄 채 잠든 적은 없었어!"
하루카 "그, 그건…! 아니 잠깐! 난 치하야쨩 어깨에 기대서 잠든 적 많잖아! 애들이 찍어준 사진도 많이 있다구!"
치하야 "그건 '내가' 기댄 게 아니잖아! 그것도! 저렇게 예쁜 벛나무 아래에서! 게다가 시노미야 양에게 담요까지 덮어주고 있고! 게다가…! 나는 요 몇 달 동안, 하루카가 싸 준 도시락 못 먹었는데!"
하루카 "카렌쨩한테도 저때 말고는 따로 더 챙겨준 적 없어… 얘, 얘기만 해 줬으면 나도 치하야쨩한테 얼마든지 도시락 싸 줬을 거라고!"
치하야 "아냐! 내가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니란 말이야…!"
줄리아 "안 돼, 글러먹었어 저 녀석! 진지한 얼굴로 하는 말이 전부 어린애 투정 그 자체야!"
야요이 "저런 치하야 언니 처음 봐요…!"
이오리 "그러게, 평생 안 보고 싶었는데."
야요이 "이오리쨩, 그렇게 말하면 안 돼!"
히비키 "미안 야요이. 본인도 지금 이오리랑 같은 심정이야…"
마코토 "사이가 너무 좋은 것도 탈이네…"
유키호 "그러게… 치하야쨩, 굉장히 슬퍼 보여…"
시즈카 "나는… 나라면, 언제든지 치하야 언니 곁에 있어 드릴 수 있는데…!"
미라이 "아, 드디어 다른 말 했다."
안나 "하지만… 여전히, 정상… 아냐…"
치하야 "그리고, 아직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어!"
하루카 "더 있다고?!"
+ 1~2: 이어지는 치하야의 기소요지 진술
이거봐 이거! 연극에서도 계속 붙어다니고!!
나오 "치하야 점마 괜찮나? 지금 한 마디 할 때마다 사람이 막 훼까닥하고 있는 거 아이가?"
아리사 '그러고 보니 치하야 씨, 리코타 멤버들과 함께 있을 때의 하루카 씨 사진만 따로 모아서 앨범을 만드셨었죠…'
모모코 "누가 하루카 씨 동생이라는 거야… 무, 물론 싫다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사람, 많은 데서 그런 얘길…"
치하야 "근미래 아웃사이더만 해도 그래. 나는 거의 에밀리하고만 엮였잖아! 하루카는, 하루카는… 미키가!
치하야 "나도! 하루카와 이러고 싶었는데!"
미키 "어, 어떡해… 치하야 씨, 질투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운 거야… 이런 기분 난생 처음인 거야!"
츠바사 "저도! 미키 선배랑 저런 거 하고 싶었어요!"
미키 "미키는 아냐."
츠바사 "아 왜요오~!"
치하야 "게다가 파이널데이의 오른팔 역할은… 마코토였지…!"
마코토 "어? 어!? 나한테까지 화살이 돌아오는 거야?! 치, 치하야! 투표로 정해진 거니까 어쩔 수 없잖아!"
치하야 "나도 처음엔 기뻐했어! 하지만… 하지만! 스토리가 기대했던 거랑 달랐단 말이야!"
마코토 "그, 그것도 어쩔 수 없는 거긴 한데…"
치하야 "이걸로도 모자라서! 마법학교 때는 어땠지?! 그때 하루카의 파트너는…!"
유키호 "히으으윽! 미, 미안해 치하야쨩!"
마코토 "치하야! 아무리 그래도 유키호를 그렇게 노려보면 어떡해! 너무하잖아!"
하루카 "마, 맞아…! 그런 건 우리끼리 정하는 게 아닌 거, 치하야쨩도 잘 알고 있잖아…"
치하야 "백번 양보해서, 그래… 다른 애들이랑 친하게 지내는 건 괜찮아. 하지만… 나한테 소홀한 건 참을 수가 없어! '얼라이브 팩터' 무대를 처음으로 선보이기 전에! 다들 와 줬는데 하루카만! 그때 있었으면서 나한테 인사하러 와 주지 않았어…!"
하루카 "끝나고 가서 같이 밥까지 먹었잖아!"
치하야 "하기 전에도 한 번 와 줬어야지! 그날 하루카를 객석에서 처음 봤을 때 내가 어떤 심정이었는데! '왜 인사하러 안 와준 걸까? 왜 여기까지 왔으면서 대기실에 얼굴도 안 비치고 갔을까?' 하고… 그래서… 공연 시작 직전에 내가 마음을 추스리느라 얼마나…!"
시즈카 "치하야 언니…"
줄리아 "시즈… 하긴, 치하를 잘 따르던 너였으니까. 저런 모습에 충격을 받는 것도 당연…
시즈카 "저랑, 저와의 첫 듀엣이었는데… 그런 것만 신경 쓰고 있었단 말이에요? 어째서… 어째서죠? 왜 저를 바라봐 주지 않으시는 거예요? 네…?"
줄리아 "아, 돌겠네 진짜…"
코토하 "위장약 줄까?"
줄리아 "됐어…"
유리코 "우리 사무소 혹시, 금단의 화원이었나…?"
안나 "유리코, 씨… 조용히 해…"
카렌 "아, 아직도 있어…?"
재판장 "저기, 이쯤 되면 기소요지 진술이 아니라 그냥 투정인 게…?"
치하야 "……"
재판장 "어흠, 으흠! 방해해서 미안합니다. 계속해 주시죠."
카나 "바바, 방금 그거 뭐였어…? 치하야 언니 표정…!"
시호 "나한테, 물어봐도 몰라… 나도, 저 정도로 섬뜩한 건 지금까지… 본 적 없단 말이야."
후우카 "나, 나도 지금 살짝 눈이 마주쳤… 으으…! 치하야쨩, 저런 애가 아니었을 텐데…"
치하야 "여러분, '하늘색♡ Birthday Card' 아십니까?"
카렌 "MILLION THE@TER SEASON, 그 중에서도 LOVERS HEARTS의 대표곡…이지?"
치하야 "상대방을 향한 사랑은 마음속에 간직해 둔 채, 생일 축하한다는 말만을 편지로 전하는… 서글픈 곡입니다."
재판장 "아아… 정말이지,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그 또한 사랑…이라는 거겠지요."
치하야 "맞습니다.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사랑의 양면성을 잘 표현한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후우카 "그 노래에… 무슨 문제가 있다는 거야?"
치하야 "저와 하루카가 부르는 파트를 주목해 주십시오."
안나&카나 「이별하게 될 미래에는♪」
미나코&레이카 「저마다의 오늘을 찾아내어♪」
사요코&줄리아 「(바라고 있어)부디 미소짓고 있어줘♪」
하루카&치하야 「'친구'로서…♪」
치하야 "왜! 하필! 이런 노래에서! 끝내 마음을 전하지 못한 채 그저 친한 친구로만 남아있기로 한 애절한 마음을 담은 곡에서! '친구로서' 남아있게 해 달라는 부분을! 저희 둘이 부르는 거죠?! 하루카와 제가 그냥 친구 사이라고 말하고 싶은 건가요!! 이건… 이 배치는, 납득할 수가 없어요!"
재판장 "……"
카렌 "……"
하루카 "……"
후우카 "……"
일동 "…………"
나오 "자 우짜노."
우짤까요
+1~2
치하야 "아뇨, 후우카 씨. 저는 문제 없어요. 나쁜 건 저와 하루카 사이를 갈라놓는 모든 것이니까! 그리고, 이제 겨우 기소요지 진술이 끝났는걸요. 애초에 재판은 시작하지도 않았어요."
후우카 "하지만! 방금 그 발언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피해망상 증세…!"
치하야 "피해망상? 망상?! 후우카 씨는 지금 이 마음을, 제 가슴속에 확실하게 있는 이 감정을 허깨비로 치부하시는 건가요?!"
후우카 "아… 그, 그렇지만…"
코노미 "큰일이야, 사람 말을 듣고 있으면서도 안 듣고 있어!"
치즈루 "지금의 치하야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정말로 없는 걸까요…?"
이오리 "포기해, 우리 중에는 없어."
마코토 "야! 그렇게 딱 잘라 말하면 어떡해!"
이오리 "사람 말 끝까지 들어 이 바보 마코토야! '재판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사람들 중에서는 없다는 뜻이었다고!"
야요이 "하지만, 후우카 씨 말도 안 듣는걸…"
이오리 "치하야는 지금 검사잖아? 반대편에 있는 건 누구지? 후우카야?"
히비키 "어… 어? 이오리, 그러니까… 카렌? 카렌이?"
이오리 "맞아, 저 떼쟁이를 정면에서 박살낼 수 있는 사람은, 변호인… 즉, 카렌밖에 없어."
리츠코 "할 수밖에 없는 거겠지! 아아, 정말! 괜찮을까…!"
줄리아 "아니, 어차피 이보다 더 안 좋아질 순 없어. 카렌을 믿어보는 수밖에!"
하루카 "치하야쨩… 내가, 내가 잘못했어… 어떻게 하면 될까? 응? 무슨 말이든, 다 들어줄 테니까… 그러니까, 원래의 치하야쨩으로 돌아와줘…"
치하야 "하루카, 아까도 얘기했지만 내가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냐."
카렌 "그럼, 들려줘… 검찰측, 아니! 치하야쨩이 정말로 원하는 게 뭔지!"
치하야 "하루카가 내 것이라는 걸 공고히 하는 것. 그리고, 그러기에 앞서 하루카가 외도를 했다는 사실을 이 자리에서 밝혀내겠어. 우리는… 거기서부터 새로 시작하는 거야."
치하야 "물론 있습니다. 여기, 이걸 봐 주시겠습니까?"
하루카 "있다고?!"
후우카 "이, 일단 지켜보자!"
카렌 "……"
재판장 "이건… 통화기록, 인가요?"
치하야 "맞습니다. 피고 아마미 하루카 양의 지난주 토요일 통화기록입니다."
하루카 "저건 대체 언제 조사한 거야?!"
치하야 "그리고, 여길 주목해 주십시오. 오후 3시 11분…"
재판장 "음, '치하야'… 이건 키사라기 검사가?"
치하야 "맞습니다. 제가 건 전화입니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부재중 전화로 되어 있죠. 아, 제 휴대폰의 통화기록도 함께 증거로서 제출하도록 하겠습니다."
하루카 "으윽…! 그, 그건… 일부러 안 받은 게, 아냐…!"
카렌 "마, 맞아… 아무리 그래도 전화 한 번 안 받은 걸로, 외도라고 몰아가는 건, 너무해…!"
치하야 "내가 이거 하나만 준비해 뒀을 거라 생각해?"
하루카 "어어?"
후우카 "이… 이렇게까지 철저하게 한다고…?"
치하야 "이어서 다음 증거품입니다. 이 사진을 봐 주십시오."
하루카 "사, 사진?!"
재판장 "이건… 피고인과, 변호인… 인가요? 변장을 한 모양이로군요. 허허… 이것 참, 정말 즐겁게 웃고 있는데요."
카렌 "아, 아아… 어째서, 저게…"
치하야 "그리고, 사진 아래의 날짜와 시간을 봐 주시겠습니까?"
재판장 "날짜는, 음… 지난주 토요일이로군요. 그리고 시간… 15시 9분? 핫…!"
치하야 "맞습니다. 피고인, 아마미 하루카 양은…"
쾅!
치하야 "제 전화를 받지 않고 있던 그때! 피고인은… 피고인은! 시노미야 양과 함께 데이트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재판장 "뭐… 뭐라고요오오오오!!"
카렌 "기다려 주세요…! 치하야쨩, 우선 저기는 어디고! 대체… 저 사진을 치하야쨩이 어떻게 가지고 있는 거야?"
치하야 "저기가 어디냐는 질문은 좀 이상하네, 시노미야 양. 둘이 직접 간 곳이잖아. 시어터 인근의 쇼핑몰… 그리고 사진의 출처 말이지? 그거라면…"
아리사 "히익!! 저, 죄송합니다 하루카 씨! 하지만! 하지만 협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너무! 너무 무서웠어욧! 진짜 너무 무서워서 어제 복도에서 마주친 순간 손발이 다 떨리고! 오한까지…! 정말 어쩔 수 없었어요!!"
후우카 "진정해 아리사쨩! 괜찮아! 뭐라 하려는 게 아니니까! 치하야쨩! 아리사쨩을… 협박한 거야?!"
치하야 "나는 그저 '부탁'을 했을 뿐이야. 그렇지? 마츠다 양."
줄리아 "으아… 아까 재판장을 쫄게 만든 그 살인적인 눈빛이잖아."
시호 "입만 웃고 있네요… 꿈에… 나올 것 같아요."
치하야 "하지만, 혹시나 해서 얘기하는 건데… 날짜와 시간에는, 전혀 손대지 않았어. 애초에 그런 부탁 한 적도 없고."
아리사 "서서, 설령 그그런 부탁을 하하한다 하더라도 이이, 이… 이 아리사! 직접 찍은 사진을 조작하는 행위는 절대 하지 않아요!!"
재판장 "……"
카렌 "……"
후우카 "……"
하루카 "……"
일동 "…………"
아리사 "어, 어라? 어? 어어?!"
재판장 "당신! 그럼 목격자이기도 하지 않습니까!!"
아리사 "우오오아아아아아아아아!! 아리사, 이런! 이런 실수르으으으으을!!!"
―――――
―――
――
재판장 "증인, 이름과 직업은?"
아리사 "아리사, 마츠다 아리사라고 합니다… 직업은…"
치하야 "재판장님, 오늘의 증인은 전부 765 프로덕션 소속 아이돌이기 때문에… 직업은 따로 물어보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재판장 "그렇군요. 배려 감사드립니다. 증인, 증언석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알고 계시겠지요?"
아리사 "예, 예에… 목격한 사실을 있는 그대로 얘기하는 겁니다!"
재판장 "맞습니다. 그럼… 증언을 시작해 주십시오."
― 증언 개시 ―
"그건… 앞서 말씀하신대로 지난주 토요일, 오후 3시경이었어요."
"비록 둘 다 변장을 했다지만, 이 아리사! 아이돌의 변장을 꿰뚫어 보는 것도 특기인지라!"
"단번에 하루카 씨와 카렌 씨라는 걸 알아봤지요! 오오, 너무나도 존귀한 오프 때의 투 샷! 이건! 셔터 찬스!!"
"그때! 전화가 울렸고, 하루카 씨는 가방에서 폰을 꺼내들었는데… 굉장히 당황한 눈치였어요."
"어째서인지 받지는 않고 그대로 집어넣더니, 카렌 씨를 보고서는… 멋쩍은 듯이 웃었어요."
아리사 "아아 미행하려고 한 건 아니었어요 저정말이에요! 정말로! 진짜 우연히 마주친 것뿐이어었다구요!"
재판장 "아아, 알겠습니다! 더는 추궁하지 않을 테니 걱정 마세요!"
치하야 "이걸로 알았지? 하루카는… 카렌이랑 있는 동안 내 전화를 무시했어. 이걸… 설명할 수 있겠어? 외도가 아니라면, 왜 하루카가 내 전화를 안 받았는지. 그걸 증명해낼 수 있어?"
카렌 "……"
후우카 "치하야쨩! 계속 그런 식으로 몰아붙이는 건…"
카렌 "…알겠어."
치하야 "……뭐?"
카렌 "치하야쨩은 지금, 불안한 거지… 하루카 씨를 못 믿게 되어버릴 것만 같아서, 슬프고… 외로운 거잖아?"
치하야 "……"
카렌 "하루카 씨가 혐의를 벗으면, 치하야쨩도 편해질 수 있는 거지… 그러니까, 나… 힘낼게…!"
치하야 "……그래, 알았어. 하지만 이것만은 기억해 둬. 마츠다 양은, 거짓말은 안 한다는 걸."
재판장 "호오… 변호인의 눈빛이 아까와는 사뭇 달라졌군요."
카렌 "네…! 이제 괜찮습니다."
재판장 "다행이군요. 그럼, 신문을 개시해 주시길 바랍니다."
치하야 "……"
카렌 "우으… 저, 저 잘한 걸까요…? 아까는 그렇게 얘기하긴 했지만, 치하야쨩의 표정… 아직도 무서워요…!"
후우카 "아냐, 정말 잘했어! 카렌의 그 말 덕분에 치하야가 한발 물러났잖아! 어떻게 치하야쨩의 마음을 꿰뚫어 본 거야?"
카렌 "아, 그건 그게… 그냥, 느낌이 그랬어요. 그, 그건 그렇고 어쩌죠… 아리사쨩은 거짓말을 하고 있지는 않을 거라고, 치하야쨩이 그랬는데… 그럼 저 증언의 어디서 돌파구를 찾아야 하죠?"
후우카 "그러게… 곤란하네. 다른 증거도 없으니 순전히 증언에서 정보를 끌어내야만 해…"
카렌 "그, 그렇다는 건… 일단 신문을 개시하고 나서 생각하는 수밖에 없다…는 건가요?"
후우카 "…그 수밖에 없겠네. 좋아… 해 보자."
― 신문 개시 ―
1. "그건… 앞서 말씀하신대로 지난주 토요일, 오후 3시경이었어요."
2. "비록 둘 다 변장을 했다지만, 이 아리사! 아이돌의 변장을 꿰뚫어 보는 것도 특기인지라!"
3. "단번에 하루카 씨와 카렌 씨라는 걸 알아봤지요! 오오, 너무나도 존귀한 오프 때의 투 샷! 이건! 셔터 찬스!!"
4. "그때! 전화가 울렸고, 하루카 씨는 가방에서 폰을 꺼내들었는데… 굉장히 당황한 눈치였어요."
5. "어째서인지 받지는 않고 그대로 집어넣더니, 카렌 씨를 보고서는… 멋쩍은 듯이 웃었어요."
+1: 몇 번째 증언을 추궁해 볼까?
+2: 질문은?
카렌 "아리사쨩, '전화가 울렸다'고 했지…? 그건 정말로 전화였을까?"
아리사 "그건… 무슨 뜻이죠?"
카렌 "그저 휴대폰 진동이 울린 걸 보고 '전화가 왔다'고 착각했을 수도 있, 지 않을까…?"
아리사 "후후후… 날카로운 질문이군요, 카렌 씨. 하지만 아쉬워요. 아쉽습니다! 그것은 분명 전화였어요!"
후우카 "어어, 어째서 그렇게까지 확신을?"
아리사 "이 아리사, 같은 극장의 아이돌쨩에 관해서라면 무엇이든 알고 있습니다. 그래요! '치하야 씨가 하루카 씨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의 착신음'도요!"
모모코 "기, 기분 나빠…"
아리사 "으허어윽!! 아아, 하지만 이렇게 수많은 방청객들 앞에서 저런 거침없는, 모모코쨩 선배의 독설… 이건 이것대로…"
치하야 "내가 알고 있던 하루카라면, 나를 특별히 여기는 건 당연한 거니까. 당연히 착신음도 따로 정해둔 거지."
리츠코 "치하야… 설마 지금 그걸로 기분이 좋아진 거야?"
줄리아 "사람이 이렇게 순식간에 단세포가 될 수 있나?"
후우카 "감정기복이 저렇게 심한 걸, 좋다고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재판장 "흐음… 그것은 분명히 전화였다… 어떻습니까, 변호인. 이 증언을 뒤집지 못하면, 검찰측의 증언이 그대로 인정되고 맙니다만…"
치하야 "당연하지만, 내가 건 전화가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은 통하지 않아. 내 휴대폰의 통화기록도 아까 제출한 거 알고 있지?"
카렌 "으으…! 어떡하죠, 후우카 씨… 상대는 하루카 씨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는 두 사람이에요… 이 증언에 정말 거짓말이 있는 걸까요?"
후우카 "하지만 증언이란 결국 기억을 더듬어 가며 말하는 거야. 오류가 생길 수도 있고, 계속 추궁하다 보면 스스로도 정말 그런지 의심하게 될 수도 있겠지만…"
카렌 "아리사쨩이 저렇게 확신을 갖고 말하는데… 틈이 있을까요?"
+1~2: 막 던지기
카렌 "아… 네!"
후우카 "아리사쨩. 아이돌에 관해서라면 뭐든지 알고 있다, 고 했지… 그럼, 하루카쨩은 왜 당황한 거라고 생각해?"
아리사 "으윽… 아리사, 분위기에 휩쓸려 그렇게 말해 버리긴 했지만 아무래도 거기까지는…!"
이쿠 "진짜 바로 동요하네?"
모모코 "하아… 아리사 씨가 그렇지 뭐."
타마키 "후우카 멋있어~! 진짜 변호사 같아!"
코노미 "뭐, 변호사는 원래 저렇게 하는 게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이걸로 시간 벌기는…!"
아리사 "……으음?"
재판장 "증인, 왜 그러시죠?"
아리사 "카렌쨩! 그건 저보다는 카렌쨩이 더 잘 알고 있는 거 아닌가요?!"
카렌 "어, 어…?"
아리사 "물론 아리사가 그날 현장에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하루카 씨와 함께 쇼핑몰에 간 건, 다름 아닌 카렌쨩이잖아요!"
카렌 "앗…!"
재판장 "마, 맞습니다! 애초에 굳이 증언을 들을 필요도 없이, 변호인이 직접 얘기하면 되는 거지 않습니까!"
카렌 "아, 아… 저, 그게…!"
치하야 "…드디어 자기가 어떤 처지에 놓여 있는지 깨달은 모양이네, 시노미야 양. 그래, 하루카의 변호인을 자처하고 있지만… 내 입장에서는 둘 다 피고나 다름없거든."
쾅!
치하야 "자, 대답해 줘야겠어! 그날 둘이서 뭘 했지?!"
후우카 "카렌쨩! 이 질문에 제대로 대답 못하면… 재판이 이대로 끝나 버려!"
카렌 "아, 알고 있어요…!"
리츠코 "잊고 있었네… 아리사 녀석, 머리 하나는 잘 돌아가지…"
코토하 "설마 말 한 마디로 입장을 뒤바꿔 버리다니…"
아미 "저기, 저기 릿쨩. 여기서 시노미양이 져 버리면 큰일나?"
마미 "나도 막 뭔가, 이게 그렇게 심각한 건지 잘 모르겠는걸…"
릿쨩 "어, 나. 치하야가"
아미 "엑, 어째서? 그저 예전처럼 하루룽이랑 사이좋게 지내게 되는 거잖아."
마미 "맞아! 원래 저 두 사람은 그런 사이였는걸."
이오리 "너넨 보고도 몰라? 저건 좋아한다는 걸 한참 넘어섰잖아!"
유키호 "하루카는 '내 것'이라고 했었지… 나도, 그 말이 굉장히 꺼림칙하게 들렸어."
마코토 "아… 나도 미야랑 그런 컨셉 촬영 해 봐서 뭔지 알 것 같네. 아하하…"
야요이 "와왓! 하루카 언니가 치하야 언니의 인형이 되어 버리는 거예요? 그건… 너무 무서워요…!"
리츠코 "그걸 막기 위해서라도 카렌이 어떻게든 해 줘야 하는데… 아아~ 진짜! 아무것도 해 줄 수가 없다니!"
후우카 "카렌쨩! 괜찮아, 너랑 하루카쨩 모두 결백하다면 사실대로 얘기하면 돼!"
치하야 "역시 내 생각이 맞았던 걸까? 아니면… 둘이서 비밀로 해야 할 일이라도 있었던 거야? 뭐, 어느 쪽이든 난 상관없어. 나한테 숨겼다는 것부터가 이미 잘못이야."
하루카 "카렌쨩… 이, 이렇게 된 이상 그냥 얘기하는 수밖에 없겠어!"
카렌 "하루카 씨! 하지만 그건…!"
하루카 "괜찮아! 아무 얘기도 안 하면 오히려 그게 더 상황을 악화시킬 거야!"
카렌 "……"
재판장 "변호인,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까? 그날… 피고인과 함께 쇼핑몰에 간 이유를."
카렌 "…네, 재판장님. 죄송합니다. 사실… 이 얘기를 미리 검찰측에 전해 줬다면, 키사라기 검사도 이 사건을 재판까지 끌고 가지는 않았을 텐데… 제가 꾸물거리는 사이, 이미 모든 절차를…"
치하야 "전주가 너무 길어. 그래서? 무슨 일이었지?"
+1: 두 사람의 비밀(주사위)
주사위의 눈이 낮을수록 치하야의 정신은…
치하야 "옷… 말이지.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서로의 옷을 골라주러 간 걸까?"
카렌 "……"
후우카 "카렌쨩…"
아리사 "크흑… 카렌 씨… 죄송합니다…!"
리츠코 "일났는데… 저건 빼도박도 못하잖아…!"
유키호 "하우으으…이제 하루카쨩이 치하야쨩의 완전한 인형이 되는 건 시간문제예요오…!
이오리 "유키호는 가만히 있어! 무서운 소리 하지 말란 말이야!"
미야 "저런 역할을 한번 해 본 입장에서 말하자면… 인형이면 차라리 다행인 편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즈사 "미야쨩까지… 이건, 상황이 정말 심각한 모양이네…"
치하야 "그렇구나… 재판장님. 들으신 대로 두 사람은 함께 옷을 보러 쇼핑몰을 찾았다고 합니다."
재판장 "그, 그렇군요. 어지간히 사이가 좋지 않으면 그런…"
쾅!
재판장 "히이이익?! 죄, 죄송합니다아!!"
치하야 "……그래요, 어지간한 사이라면 보통 변장해 가면서까지 둘이 만나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밀로 한 채로 만나지 않아."
카렌 "치, 치하야쨩… 정말로 하루카 씨를 잘 알고 있다면, 이해할 수 있지 않아? 하루카 씨라면 그 정도는…"
치하야 "내 전화를 무시하면서까지 우선해야 할 일이야?!"
카렌 "히익…!"
후우카 "……!"
모모코 "윽……"
타마키 "모모코, 왜 그래!?"
이쿠 "모모코쨩! 괜찮아?"
코노미 "…미안, 리오쨩. 난 애들 데리고 잠시 나가 있을게."
리오 "아… 그, 그래!"
아즈사 "모모코쨩, 괜찮은 걸까…"
리츠코 "지금 이 자리에서 괜찮은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재판장님조차도, 치하야를 무서워하잖아요…"
히비키 "얘기하는 도중 미안한데, 앞으로 더 무서워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구…"
치하야 "…시노미야 양. 그래, 말이 나온 김에 아직 대답을 듣지 못한 남은 질문도 마저 할게."
카렌 "뭐, 뭐야…?"
치하야 "뭐긴, 아까 변호측에서 증인에게 했던 질문이지. 하루카는… 왜 당황했을까? 전화를 건 사람이 나라는 걸 안 다음에."
카렌 "……!"
치하야 "하루카한테 직접 물어봐도, 대답 안 해 줄 것 같으니까. 하루카를 아주 잘~ 알고 있는 시노미야 양에게 물어보는 수밖에 없겠더라고."
세리카 "치, 치하야 언니… 무서워요…"
사요코 "확실히… 지금 저건, 평소의 치하야쨩이 아냐…!"
줄리아 "그래, 다른 건 몰라도 저렇게 비꼬는 말투를 쓸 녀석이 아니라고 치하는…!"
치하야 "…방청석이 이 이상 소란스러워지기 전에 대답해 줬으면 좋겠는데."
카렌 "으, 으으…! 그런, 그런 걸 내가 어떻게…"
후우카 "카렌쨩! 괜찮아, 정신 차려!"
카렌 "하지만… 하루카 씨가 그때 왜 전화를 안 받았는지, 이제 와서 알 길이 없어요…"
후우카 "괜찮아. 오히려… 기회일지도 몰라."
카렌 "후우카 씨…?"
후우카 "치하야쨩은 지금, '카렌쨩과의 데이트를 우선해서 전화를 안 받았다'고 굳게 믿고 있어. 여기서 사실은 그게 아니라, 이것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제시할 수 있다면…"
카렌 "다, 다른 이유요…!"
후우카 "미안해, 그 이상은 나도 모르겠어…!하지만 이대로 있다간 치하야쨩의 피해망상이 더욱 심각해질 거야!"
카렌 "으으…! 아, 알겠어요! 다른 이유, 다른 이유…!"
+1: 이판사판!
하루카: 간만에 야심차게 준비하는 서프라이즈였는데, 이걸 말하게 하다니!
카렌 "치하야쨩의… 생일 파티 준비를 같이 하려고, 간 거였어…"
치하야 "……뭐?"
후우카 "카렌쨩! 그게 정말이야?!"
카렌 "이제 와서 이런 얘기 해 봤자 안 믿을지도 모르겠지만, 사실이야… 그 날, 마침 딱 한 달 뒤면 치하야쨩 생일이라고… 당장 사지는 않더라도, 어떤 선물이 좋을지 미리 봐 둘까 해서, 갔었던 거야…"
치하야 "말도 안 돼… 한 달이나 남은 내 생일을… 뭐하러, 그런…"
하루카 "그… 왜 있잖아, 치하야쨩 말대로 요즘… 함께 있었던 시간이 확실히 예전에 비해 줄었다는 걸, 나도 많이 느끼고 있었어. 그래서, 올해는 좀 성대하게 축하해줘 볼까~ 하고, 생각해서… 미리 준비하려고 그랬던 건데. 미안해…"
카렌 "하루카 씨는, 얼버무리는 게 서투니까… 혹시라도 말 잘못했다가 바로 들켜버리면 어쩌지… 싶어서, 전화를 못 받았던 거야…"
하루카 "순간 너무 놀라서… 치하야쨩이 그 정도로 충격받을 줄은 몰랐어. 정말… 정말 미안해!"
치하야 "그런… 게, 어딨어… 나는, 난 그 뒤에… 미칠 것 같아서, 아무나 곁에 있어 줬으면 해서…"
시즈카 "아……!"
츠바사 "응, 시즈카쨩? 왜 그래?"
시즈카 "지난주 토요일… 그 날, 설마…!"
미라이 "시즈카쨩도 지난주 토요일에 무슨 일 있었어?"
시즈카 "치하야 언니!!"
미라이 "우왓, 깜짝이야!"
시즈카 "이게…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그 날… 그 날! 제가 보고 싶어서 불러냈다고 하셨잖아요!!"
치하야 "……"
시즈카 "그랬는데… 그랬는데! 지금 그 말은, 그러니까… 사실 그 날은 하루카 언니를 보고 싶었는데 못 만나서, 대신할 사람으로 저를 불렀던… 거예요?"
츠바사 "이게… 무슨 소리야…? 시즈카쨩, 치하야 언니랑 데이트한 거야?"
미라이 "뭐무머뭐어어?!"
줄리아 "야! 하루카 보고 외도 어쩌구 하면서 네가 그러면 어떡해!!"
미즈키 "검찰측에서 숨기고 있었던, 뜻밖의 스캔들… 키사라기 씨, 죄 많은 사람…"
치하야 "……미안해, 시즈카."
시즈카 "사과 들으려고 물어본 게 아니에요!! 저는, 저는…!"
리츠코 "어, 데자뷰가 느껴지는데."
유리코 "이럴 수가…! 진짜로 비밀의 화원이었어…!"
로코 "시어터 멤버들의 릴레이션십이 너무 컴플리케이트해요…"
아즈사 "한창 때 여자애들이 모여 있는 장소는 대개 다 이런 걸까?"
리오 "그러게… 나 학생 때도 저런 애들 꼭 반에 한두 명…"
코노미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시즈카 "저는! 치하야 언니에게 있어… 아무것도 아니었던 거예요?!"
치하야 "그렇지 않아, 시즈카. 너는 내게 있어 정말 소중한 사람이야. 너무나도 올곧고, 순수한 눈으로 나를 바라봐 주는걸. 하지만…"
치하야 "내게 첫 번째는, 누가 뭐라 해도 하루카야. 그것만큼은… 변하지 않아."
시즈카 "……!"
시즈카 "그렇, 군요…"
시즈카 "결국, 저는… 절대로 첫 번째가 될 수 없는 거군요. 아무리, 아무리 애를 써도…"
시즈카 "처음에는 그래도 괜찮다고, 곁에 있을 수만 있다면 상관없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렇게, 믿고 싶었는데."
시즈카 "역시… 아니었던 모양이에요. 참 웃기죠…? 그런 거… 이루어질 리가 없는데."
시즈카 "……죄송해요. 이만… 가 볼게요."
미라이 "아앗! 시즈카쨩! 어디 가!"
츠바사 "미라이, 같이 가!"
카렌 "시즈카쨩…"
치하야 ……"
―――――――
―――――
―――
――
재판장 "저기… 이제 어떻게 되는 겁니까?"
+1~2
미라이 "싫어! 안 놔! 놓으면 시즈카쨩, 가 버릴 거잖아!"
시즈카 "내 맘이야! 네가… 지금 내 심정이 어떤지 알기나 해?"
미라이 "알아! 알 수 있어! 시즈카쨩, 지금 엄청 슬퍼하고 있는 거잖아! 치하야 언니가 자길 안 봐 줘서, 그래서…!"
시즈카 "너는 몰라! 미라이 너는… 누구하고든 친하게 지내잖아! 나처럼 특별히 여기는 사람도 없고, 그런데… 지금 내 기분이 어떤지 네가 어떻게 안다는 거야!"
미라이 "알 수 있어! 그야, 그야…!"
미라이 "내게는, 시즈카쨩이 '첫 번째'니까!"
시즈카 "……!"
미라이 "나한테 아이돌이 얼마나 멋진 건지 가르쳐줬고! 내가 아이돌이 되겠다는 꿈을 갖게 해 줬고! 지금 나랑 같이 아이돌을 해 주는 시즈카쨩이… 내게는 가장 소중한 친구란 말이야! 그러니까…! 그런 시즈카쨩이 나는 쳐다보지도 않고 뛰쳐나가려 하고 있잖아!"
시즈카 "미라이, 너… 너…!"
미라이 "시즈카쨩이 치하야 언니랑 같이 있고 싶어했던 것처럼! 나도 시즈카쨩이랑 같이 있고 싶어! 옆에 두고 싶어! 이렇게 울면서 뛰쳐나가는 건 보기 싫단 말야!"
미라이 "그러니까! 지금 나한테서 떨어지지 말아줘!"
시즈카 "너, 너… 진짜…!"
시즈카 "맨날, 맨날 그런 식이야…! 항상 엉뚱한 소리만 하다가도, 언제나… 그런, 그런 사람 마음 다 안 다는 듯한 소리나 하고…! 이러니까 네가… 네가!"
시즈카 "윽……!"
미라이 "어?! 그, 그렇게 싫었어? 나 ,난…"
시즈카 "그런 미라이가…! 나는…!"
시즈카 "…좋아."
미라이 "헤?"
시즈카 "미라이 너를, 좋아한다고…! 방금까지 그렇게 낯부끄러운 말 잘도 해 놓고, 내가 하니까 그렇게 놀라지 말란 말야! 이, 바보야…!"
미라이 "아… 아아~ 데헤헤… 다행이다… 뭔가 시즈카쨩이 나 안 좋아한다고 할 줄 알고…"
시즈카 "내가, 내가 그럴 리가 없잖아… 바보… 바보 미라이…"
시즈카 "어느샌가 너는, 내 마음속 가장 깊은 곳을 항상 정확하게 꿰뚫어 보고 있었으니까. 그래, 언제부터인가… 언제나 그랬어."
미라이 "그, 그랬던가…?"
시즈카 "…본인은 모른다는 점이 좀 얄밉지만."
미라이 "아하하… 그, 뭐 아무튼… 이제 기분 풀린 거지?"
시즈카 "하아… 그래, 누구 덕분에."
시즈카 "……고마워, 미라이."
미라이 "데헤헤~♪ 천만의 말씀! 자, 돌아가자. 다들 걱정할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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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라이 "시즈카 데려왔어요~!"
카렌 "시즈카쨩…! 다행이다, 돌아와 줬구나…"
치하야 "……"
시즈카 "죄송해요, 여러분… 갑자기 그런, 소란을 피워서…"
하루카 "아냐! 괜찮아, 전~혀 신경 안 써!"
카렌 "맞아요, 애초에…"
카렌 "시즈카쨩이 그렇게 된 건, 치하야쨩… 아니, 키사라기 검사의 무책임한 행동 때문이에요!"
치하야 "무책임… 그게 무슨 뜻이지? 시노미야 양."
카렌 "검사는 피고인을 외도를 저질렀다며 기소했으면서, 정작 본인은 피고인과의 약속이 취소되자마자 시즈카쨩과 시간을 보냈어요! 그것도 모자라… 시즈카쨩의 마음을 아무렇지도 않게…! 이, 이건 납득이 갈 만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재판장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후우카 "맞아요, 검사가 피고인을 기소할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그걸 확인해 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재판장 "…확실히, 그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정황을 지켜본 입장으로서, 키사라기 검사의 행실에 문제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치하야 "……"
재판장 "키사라기 검사.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요구합니다."
치하야 "……"
치하야 "하아… 알겠습니다."
치하야의 진술: +1
재판장 "피고인이 더는 키사라기 검사에게 관심이 없는 게 아닌가… 하고 말입니까?"
치하야 "큿…! 재판장님, 그렇게… 명확하게 말하지 말아 주시겠어요…? 듣기만 해도 속이 끓어오를 것 같으니까…!"
재판장 "아아,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계속하시죠!"
카나 "치하야 언니 무서워요…!"
사요코 "지금 재판장님의 저 한 마디만으로, 며칠 밤은 지새운 사람 같은 엄청난 짜증과 불만이 얼굴에 묻어 나왔어…"
치하야 "그래, 시즈카와 공연을 했던 그 날… 자연스럽게, 시즈카가 떠올랐던 거예요."
시즈카 "치하야 언니…"
치하야 "다만 거의… 무의식적이었어요. 전화를 걸고 난 뒤에 스스로가 뭐라고 말했는지조차…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아요."
후우카 "기억이 안 난다고?"
치하야 "나중에 시즈카한테 듣기로는, '아프다, 외롭다, 보고 싶다, 그립다'… 따위의 말을 늘어놓았다고 해요. 창피하죠, 저를 믿고 따르는 후배한테 그런…"
카렌 "그건… 그건 전혀 창피한 게 아냐.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해…"
치하야 "…그건 참 고맙네."
재판장 "그래서… 전화를 받은, 그… 후배 분?"
시즈카 "네, 모가미 시즈카입니다."
재판장 "그래요, 모가미 양. 전화를 받은 즉시 키사라기 검사를 만나러 간 겁니까?"
시즈카 "맞습니다.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고 있었고… 내용은 방금 치하야 언니가 말한 그대로였어요. 다만, 마지막에 살짝…"
재판장 "살짝?"
시즈카 "작게 중얼거리는 목소리라 잘 안 들렸지만… '유'…라고 했던 것 같아요."
치하야 "……잠깐, 내가… 내가 정말 그렇게 말했다고?"
재판장 "유? 그게… 뭡니까?"
하루카 "앗……"
카렌 "하루카 씨, 뭔지 아시겠어요?"
하루카 "아, 알긴 알겠는데… 이건, 좀…"
후우카 "뭐, 뭐길래 그래?"
리츠코 "하아… 이거,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데."
아즈사 "치하야쨩… 그래, 잊었을 리가 없겠지…"
미키 "…정말로 하루카가 나빴다는 생각이 들 정도인 거야.
아미 "치하야 언니…"
마미 "이거, 진짜 장난 아니네… 하루룽, 어떡하지…"
유키호 "치하야쨩, 그 정도로 힘들었구나…"
마코토 "저렇게까지 날뛰는 것도 이해가 되기 시작했어…"
이오리 "……저 바보. 빨리 훌훌 털고 일어날 것이지 왜… 우리만으로는, 부족했던 거냐고."
이오리 "이오리쨩…"
타카네 "참으로 슬픈… 이야기군요. 아물었을 터인 상처가, 그 상처를 아물게 해 준 존재로 인해 다시금 벌어지다니…"
히비키 "이건… 본인은 뭐라 말을 할 수가 없겠어. 나도 왠지 알 것 같으니까."
카렌 '서, 선배들의 표정이 엄청나게 심각해졌어…! 대체, 치하야쨩한테 예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하루카 "…카렌쨩, 이건 이런 자리에서 얘기하면 안 될 것 같으니까 자세히는 얘기해줄 수 없어. 미안해… 하지만 이거 하나만은 말해 둘게. 치하야쨩은 지금… 말로 다 표현이 안 될 정도로 외로워하고, 불안해하고 있다는 걸… 그러니까, 어떤 말이든 받아들이면서도… 또 그러면서도, 정면으로 맞서야 돼. 미안해, 이상한 부탁을 해서. 하지만 그것만이 치하야쨩을 구할 수 있는 길이야."
카렌 "하루카 씨… 네, 알겠어요. 해 볼게요. 할 수 있을진, 솔직히 모르겠지만…!"
카렌 "치하야쨩… 키사라기 검사! 확실히, 얼마나 괴로웠는지 충분히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쾅!
카렌 "시즈카쨩의 마음을 가지고 논 것에 대한 이유가 될 수는 없어요!"
츠바사 "머, 멋져…! 방금 그거, 엄~청 박력 있었어!"
코노미 "치하야의 억지에, 카렌이 정면으로 반박했어…!"
줄리아 "그렇지… 본인이 외롭다고 불러내 놓고, 이제 와서 나는 다른 사람이 더 좋다고 해 버리는 게 어딨냐고."
치하야 "…이해할 수가 없네. 어째서 나를 심판하려 하는 거지? 이 사건은 어디까지나 하루카와 시노미야 양의 관계를 밝혀내기 위한 자리… 내 잘못은, 나중에 별건으로 처리해야 하는 게 아닐까?"
재판장 "으음… 맞는 말입니다. 변호인, 심정은 아는 바이나 지금 이 재판의 피고인은 어디까지나 아마미 하루카 양이에요."
카렌 "그렇다면, 하루카 씨의 무죄라는 걸 증명하기만 하면 되는 거죠? 그렇게 하면…
치하야 "불가능해."
카렌 "어, 어떻게 그렇게 단언할 수 있죠…?"
치하야 "내 생일 파티를 위해 둘이서 준비를 했다고 했지… 그것도 한 달 전부터. 그래, 그럴 수 있다고 쳐."
치하야 "……왜 하필, 시노미야 양이야?"
카렌 "어?"
후우카 "그건, 무슨…"
하루카 "치, 치하야쨩…?"
치하야 "왜… 다른 사람도 많을 텐데… 내 생일 파티 준비를 하루카와 함께 하는 첫 번째 한 명이…"
치하야 "어째서, 시노미야 양인 거야?"
카렌 '아… 또야. 아까와 같은… 냄새…'
카렌 '슬픔과, 외로움… 그리고 불안… 치하야쨩의 원래 냄새를 흐리게 만들 정도로, 진하게 풍기고 있어…'
카렌 '이 정도로 강한 향기를, 내가… 지워야 하는 거지.'
카렌 '그래, 내가 안 하면… 치하야쨩은 계속, 저런 채로 괴로워할 테니까… 그러니까… 내가, 해야만 해…!'
재판장 "어… 음… 키, 키사라기 검사…?"
치하야 "……"
재판장 "히이이이익! 죄송합니다!! 제발 그렇게 쳐다보지 말아 주십시오!"
줄리아 "야! 이건 아무리 그래도 너무 억지잖아!"
치즈루 "억지가 얼마나 심하면, 결의에 차 있던 카렌의 눈빛이 한순간에 돌아와 버렸겠어요…"
후우카 "그, 그래…! 이런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이럴 때 필요한 건 재판이 아니라 상담이라고!"
카나 "치하야 언니! 저기… 저희로는 도움이 안 될 수도 있겠지만… 힘든 게 있다면 얘기해 주세요! 이런 식으로는 안 돼요!"
리츠코 "그래, 치하야… 이쯤에서 재판은 중지하고 진지하게 얘기를…"
치하야 "……"
+1: 치하야의 심리 상태(주사위로 결정)
어버릴 정도로 혼란과 폭주를 거듭하고 있다.
후우카 "뭐…?"
리츠코 "너…! 치하야 너! 말 그렇게 할 거야?!"
치하야 "…시간을 되돌릴 수 있어?"
카나 "네…?"
리츠코 "너, 너 지금 무슨…!"
치하야 "과거를 바꿀 수 있어? 내가 잃어버렸던 지난날들을… 되찾아줄 수 있어?"
줄리아 "뭐, 뭐라는 거야! 알아듣게 얘기해!!"
치하야 "그래, 이해를 못하는 게 당연하지. 애초에 말이 안 되는 거니까."
치하야 "…'너희들이 날 도와줄 수 있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것처럼."
"이의 있음!"
하루카 "이제 그만해 치하야쨩! 상심한 것도 이해하고, 우리들로는 역시… 부족할지도 모르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까지 말할 건 없잖아!"
카렌 "하루카 씨 말이 맞아! 우리 모두, 치하야쨩을 위해서 지금 이 자리에…!"
치하야 "웃기지 마!!"
쾅!!
하루카 "꺄악!"
카렌 "히익…!"
치하야 "하루카를 위해서 그 자리에 선 거라고 처음부터 선언해 놓고서… 이제 와서 뭐가 어째? 나를 얕보고 있는 거야? 내가, 그런 것도 모를 줄 알고…!"
치하야 "나한테서…! 나한테서 겨우 다시 얻은 소중한 걸 빼앗아간 네가! '나를 위해서'라는 말을 입에 담지 말란 말이야!!"
치하야 "애초에, 여기 있는 모두가 '나를 위해서' 이 자리에 있는 거라고? 거짓말, 거짓말거짓말…! 하루카가 무죄 판결을 받기를 바라고 모인 거잖아!!"
하루카 "카렌에게는 내가 부탁한 거야! 나보다도 우선 치하야쨩을 구해주라고…!"
치하야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죄를 인정하고 내게로 와!!"
하루카 "그, 건…"
치하야 "하, 하하… 그래, 역시… 그렇겠지. 상관없어. 재판은 아직, 계속되니까…"
치하야 "재판장님!"
재판장 "아아, 네! 왜, 왜 그러시나요 키사라기 검사?!"
치하야 "검찰측은, 다음 증인을 소환하겠습니다. 이의 없으시죠?"
재판장 "무, 물론이죠! 얼른, 얼른 다음 증인을!"
후우카 "증인이… 또 있다고…?"
치하야 "설마, 내가 겨우 마츠다 양이랑 시노미야 양의 자백만 믿고 재판까지 밀어붙였을 거라 생각한 거야? 날 너무 얕봤네, 변호측."
치하야 "하루카와 같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아무 사이도 아니다… 그렇게 주장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그것도 이미 예상한 바야."
카렌 "그럼, 이번 증인이 증언할 건… 설마!"
치하야 "눈치가 빨라서 좋네. 그 정도 눈치가 있으면서, 나와 하루카 사이에 계속 끼어들어 있는 것도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지만…"
하루카 "치하야쨩!"
치하야 "두 사람이 아무 사이도 아니라는 주장을 깨트릴 증언이… 있단 말이지."
카렌 "……!"
카렌 "어째서…?"
카렌 "어째서 이렇게까지 해서, 하루카 씨를… 굳이 이러지 않아도 하루카 씨는, 치하야쨩을 소중히 여기고 있는데…!"
치하야 "……"
치하야 "시노미야 양한테 대답해줄 이유는 없어."
+ 1: 다음 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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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코 "네! 후쿠다 노리코라고 합니다! 방청석에서 뛰어내려 왔습니다!"
아카네 "그리고 이쪽은~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아카네쨩이양~!"
재판장 "……"
치하야 "……"
아카네 "노, 노노하라 아카네입니당…"
카렌 "노리코 씨?! 거기 있었어요?"
후우카 "게다가 아카네쨩이랑 같이? 뭔가, 보기 드문 조합이네…"
노리코 "아하하하… 미안, 카렌. 그래도 본 건 본 거라서…"
아카네 "딱 그 광경을 본 순간 재밌는 일이 생길 것 같다는 예감이 들긴 했었는데… 이거 참, 너무 파란만장하잖아…"
노리코 "하지만! 카렌, 너랑 하루카는 결백하다고 그랬지. 그렇다면 우리들의 증언에, 정면으로 맞부딪혀 봐! 그렇게 하면 어느 쪽이 맞는지 분명 알 수 있을 거야"
아카네 "물론~ 우리들도 그냥은 안 질 거라구! 처음에 말했다시피 이 재판은 '엔터테인먼트!'니까!"
재판장 "허허허, 활기찬 분들께서 출두해 주셨군요. 무겁던 법정의 분위기가 조금은 풀어진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치하야 "……"
재판장 "아아! 키사라기 검사를 탓한 건 절대 아닙니다! 그렇고 말고요, 네!"
코노미 "완전히 치하야한테 잡아먹히셨네…"
치하야 "사건 당시 두 사람은 같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함께 증언대에 세우게 되었습니다만… 괜찮을까요, 재판장님?"
재판장 "그 점은 물론, 문제 없습니다. 두 사람 모두가 같은 증언을 한다면 더욱 믿을 만하겠죠. 설령 증언이 상충한다고 해도, 오히려 그 부분이 바로 진실을 밝힐 실마리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후우카 "듣고 보니… 확실히, 이건 기회일지도 몰라."
카렌 "맞아요… 노리코 씨라면, 위증을 할 리도 없고…"
아카네 "…어라, 아카네쨩은?"
후우카 "으음… 괜찮겠, 지…?"
카렌 "아마… 괜찮을 거예요!"
아카네 "으냐악?! 아카네쨩 평판이 왜 이 모양이야?!"
재판장 "자자, 진정하세요. 증언만 제대로 한다면 얼마든지 만회할 수 있을 테니… 그럼, 두 분. 증언을 해 주십시오."
노리코 "맡겨만 주세요! 카렌, 잘해 보자!"
카렌 "네…! 아, 안 봐줄 거예요!"
아카네 "훗훗후… 과연, 이 태그 매치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모두들 한눈 팔지 마시라! 세기의 대증언 스타트다~!"
재판장 "이보세요 증인! 제 역할을 빼앗지 마십시오!"
후우카 "재판장님은 MC셨나요…?"
― 증언 개시 ―
노리코 "지난주 토요일엔 말이지, 신상 가죽 재킷을 구경하려고 그곳을 들렀어."
아카네 "그리고 아카네쨩은~ 신상품 출시를 위해서! 쇼핑몰을 둘러보다 보면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까 싶었거든!"
노리코 "그러다가 의류매장에서 딱 마주친 거야. 이것도 인연이다 싶었고, 마침 둘 다 출출했거든. 그래서…"
아카네 "노리코쨩이 사준다고 하지 뭐야! 럭키~! 바로 식당이 있는 층으로 올라갔지."
노리코 "그래서 뭘 먹을까 하고 둘러보는데… 카페에 두 사람이 앉아있는 게 보이더라고. 나는 바로 가서 인사하려 했지만…"
아카네 "아카네쨩이 말렸지! 둘이 참… 달다구리~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데, 끼어드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말이야!"
노리코 "뭐, 그래서… 솔직히 뭔 소린지는 그땐 몰랐지만… 물론 지금도 모르겠고. 아무튼, 그냥 지나갔어. 음… 이게 다야."
아카네 "아이, 재판장님도 참~! 엔터테인먼트에 다소 과장된 홍보 문구는 따라오기 마련이라구요~!"
노리코 "야 아카네! 이상한 소리 하지 마! 아하하하… 죄송해요 재판장님. 그래도! 저희 증언은 똑바로 했으니까요! 그것만큼은 보증할게요!"
재판장 "이거야 원… 노노하라 양, 평판을 만회하는 데에는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군요."
아카네 "으윽… 역시, 여기는 아카네쨩이랑 안 맞아…"
아미 "아, 아카네찡 지금까지 억텐이었구나."
마미 "그러게. 벌써 녹조가 다 됐네…"
리츠코 "녹초겠지. 나 원, 진짜 뭐하는 건지…"
치하야 "…노노하라 씨. 하나만 물어봐도 괜찮을까?"
아카네 "뭐, 뭘까냐?"
치하야 "달다구리한 분위기라는 게… 어떤 거였어?"
아카네 "흐힉…!"
아카네 '엄청난 오한…! 뭐지, 목소리는 평소랑 다를 바 없는 치하야쨩의 미성인데! 밑에 깔린 저… 다크니스! 이, 이거 대답해도 되는 건가?!'
치하야 "대답을 못하는 걸 보니, 어지간히도 심상치 않았던 모양이네? 말 한번 잘못했다간 큰일나겠다 싶을 정도로…"
아카네 "어어, 그게… 그러니까… 으으으음…!"
재판장 "자자… 키사라기 검사, 그쯤 하시지요. 거기서부터는 신문을 통해 알아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변호측이 할 일까지 뺏어서는 안 되지요."
치하야 "……"
재판장 "히익…!"
치하야 "죄송합니다,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
재판장 "휴우…! 그럼 변호인, 신문을 개시해 주시길 바랍니다."
후우카 "재판장님, 벌벌 떨면서도 치하야쨩을 막아서시다니 대단해…"
카렌 "하지만… 확실히, 저 증언에서 추궁해야 할 부분은 한 군데밖에 없어요."
후우카 "방금 치하야가 물어봤던 거 말이지? 그러게… 아무리 생각해도 추궁했다간 큰일날 것 같지만…"
카렌 "달리 할 수 있는 것도 없어요. 노리코 씨 말대로, 정면으로 부딪히는 수밖에…!"
― 신문 개시 ―
+ 1: '달다구리~한 분위기'란?
아카네 "으응~? 뭐야 뭐야, 카렌쨩 벌써부터 침 발라 놓으려구~? 이야~ 역시 이 아카네쨩과 '리루컁'을 함께한 카렌쨩! 선구안이 확실하다니까! 무엇을 숨기랴! 신상 아카네쨩 인형이랍니다~!"
재판장 "아카네쨩 인형…? 그게 뭡니까?"
후우카 "아카네쨩… 아카네 양이 개인적으로 출품하고 있는 굿즈입니다. 이름 그대로 본인을 본따 만든 인형이에요."
리츠코 "어디까지나 비공인 굿즈지만 말이야…"
아리사 "하지만 그 생산량과 퀄리티! 세간에서는 이미 공식 굿즈로 취급하고 있는 대단한 물건이에요!"
시호 "뭐, 아이돌 본인이 직접 만드니까 공식이라 해도 무방하겠죠…"
재판장 "호오… 그것 참 대단한 열의로군요. 나중에 저도, 구경 좀 해 봐도 괜찮을런지요?"
아카네 "물론입져! 그럼~ 재판장님 거랑, 치하야쨩, 카렌쨩에… 후우카쨩, 방청석에 있는 모두들 몫까지… 흐흐흐흐… 이거 상당히 짭짤하겠는데…!"
후우카 "도, 돈 받는 거였어?!"
재판장 "뭐라고요! 증인…!"
아카네 "노, 농담이에요 농담~! 아하하하! 하하…"
쾅!
아카네 "으냐악?!"
치하야 "……장난은 거기까지야, 시노미야 양."
치하야 "이 증언에서 신문이 필요한 부분은 한 군데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이런 시덥잖은 질문으로 시간이라도 끌어보겠다는 거야?"
카렌 "……"
카렌 '이상해, 아까까지만 해도 엉망으로 소용돌이치던 냄새들이 굉장히… 안정되어 있어.'
카렌 '지금만 그런 게 아니라, 두 사람이 증언대에 섰을 때부터…'
카렌 '설마… 아냐, 아직 판단하긴 일러. 일단,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을 추궁해 보자. 생각하는 건 그 다음이야…!'
치하야 "왜 대답이 없지? 역시 내가 대신 해 줘야 하는 걸까?"
아카네 "히익?! 카렌쨩, 살려줘!!"
카렌 "괜찮아, 아카네쨩. 질문에 대답하기만 하면 되니까. 아까 얘기했던… 그 '달다구리한 분위기'에 대해."
아카네 "아아, 그거 말이지! 휴우…! 두 사람도 참, 사람 놀래키지 말라구!"
재판장 "증인, 저도 궁금합니다. 피고인과 변호인은 대체 그때 뭘 하고 있었던 겁니까?"
치하야 "난 신경쓰지 말고, 본 걸 그대로 말하도록 해."
아카네 "그건, 하루카쨩이… 하루카쨩이…!"
아카네 "카렌쨩에게 '아앙~' 하고 케이크를 먹여주는 모습이었어!"
재판장 "뭐…"
후우카 "뭣…!
노리코 "뭐어…!"
재판장 "뭐라고요오오오오!!"
노리코 "아! 네?! 아하, 그게… 순간 '그게 그랬었나…!' 싶어 가지고요. 하하…!"
후우카 "이제 어떡하지… 이건 너무 결정적이잖아!"
치하야 "그래, 아무 사이도 아니라면 보통 그런 건 안 해 줄 테니까… 이번엔 어떻게 빠져나가려는 걸까?"
리오 "응? 나랑 코노미 언니도 자주 해 주는데?"
코노미 "그거랑은 좀 다른 게 아닐까… 그리고 그건, 난 알아서 먹을 수 있는데도 네가 계속 먹여주는 거잖아!"
미라이 "아, 저랑 시즈카쨩도요! 바로 저번에만 해도…"
시즈카 "잠깐 미라이?! 창피하니까 얘기하지 마!"
시호 "…카나, 너도."
카나 "헤엣?! 어떻게 알았어…?"
아리사 "호오, 호오호오호오…! 이야기만으로도 밥 세 공기는 뚝딱할 수 있어요! 므흐흐흐흐흐…!"
유리코 "이, 이번 여름 코미케 걱정은 없겠어… 안나쨩! 봐봐! 난 지금… 걸작을 그리고 있어!!"
안나 "아… 그래…"
카렌 '역시… 그런 거였어.'
카렌 "후우카 씨, 괜찮아요. 방법이… 있으니까."
후우카 "저, 정말이야?! 하지만… 증언이 저래서는…"
카렌 "알 수 있어요. 저 증언은… 사실이 아니예요. "
후우카 "뭐라고?!"
카렌 "치하야쨩은 아까 모르는 척 했지만, 사실 증언의 내용을 미리 알고 있었어요. 아까 그건… 분위기로 저를 압박하기 위해 일부러 연기를 한 거예요."
후우카 "그것까지… 알아낸 거야? 대체 어떻게?"
카렌 "…'냄새'예요."
후우카 "냄…새?"
카렌 "네. 아까 치하야쨩이 엄청나게 화를 낸 이후로 줄곧, 온갖 냄새가 마구잡이로 뒤섞이고 요동쳐서 눈치채기 힘들었지만… 그 뒤로 향이 크게 변하지는 않았어요. 감정이 어느 정도 안정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카렌 "그리고 그 덕분에… 다른 곳에서 향기가 급변하는 걸 알 수 있게 됐어요. 치하야쨩의 냄새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면, 눈치 못 챘겠죠."
후우카 "그… 감정을 냄새로 알 수 있단 말이야? 나는 조금, 믿기 어렵지만…"
카렌 "아카네쨩!"
아카네 "응? 뭘까냐?"
카렌 "지금 그 증언, 사실이야?"
아카네 "이런이런~ 카렌쨩, 아무리 변호측에 불리한 사실이라 해도 받아들일 줄 알아야지. 아카네쨩의 증언은 한 줌 의심의 여지가 없는! 그야말로 진실이라구!"
카렌 '또야…!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고 있지만, 이건… 분명…!'
카렌 '거짓말을 하고 있는 냄새야!'
+ 1: 아카네를 어떻게 추궁할까?
"이의 있음!"
치하야 "그런 사소한 게, 재판에 무슨 영향을 미친다는 거지? 아까도 얘기했지만, 하찮은 시간 끌기는…"
"이의 있음!"
카렌 "정말로 재판에 영향이 없을지 아닐지는… 듣고 난 뒤에 판단해도 늦지 않을 거야. 이것도, 변호측의 신문할 권리의 일부… 맞죠? 재판장님."
재판장 "물론 그렇지요. 다만, 저도 그게 중요한 건지 좀 의심이 가는데… 어떻습니까, 변호인?"
후우카 "서, 설령 정말로 별 거 없다고 해도… 그렇다면 더더욱 들어봐서 문제 될 건 없는 게 아닐까요?!"
재판장 "흐음… 듣고 보니 그 말도 일리는 있군요. 뭐, 그렇게 오래 걸리지도 않을 테니까요. 괜찮겠지요? 키사라기 검사."
치하야 "……"
치하야 "재판장님께서 문제없다고 말씀하신다면… 알겠습니다. 검찰측, 이의 제기는 철회하죠."
아카네 "어… 그래서, 질문이 뭐였지?"
카렌 "아카네쨩, 하루카 씨가 나한테 먹여줬다던 그 케이크… 뭐였는지 기억나?"
아카네 "냥?"
카렌 "들은 그대로야. 내가 먹은 케이크는 어떤 케이크야?"
아카네 "으응…? 잠만 잠만! 질문이 이상하지 않아!? 그거라면 카렌쨩 본인이 알 텐데…!"
치하야 "뭐하자는 거지, 시노미야 양? 마츠다 양의 증언할 때도 그런 식으로 물어봤다가 반격당했잖아. 그새 잊었어?"
카렌 "이번엔 경우가 좀 달라. 그때는 하루카 씨가 당황했던 '이유'를 물어봤었지. 그건 우리 두 사람 빼고는 아무도 모를 테니까, 나한테 물어보는 게 맞겠지만…"
카렌 "케이크의 종류는 '목격한 사항'이니까, 당사자가 아닌 목격자한테 물어봐도 문제가 없지 않을까?"
치하야 "큿…! 잘도 빠져나가네."
재판장 "변호측의 주장을 인정합니다. 증인, 얘기해 주시죠."
아카네 "으으으윽…! 그래, 그래 알았어… 케이크, 케이크 말이지? 그러니까, 그건… 으음… 쇼트 케이크, 였던 것도 같고… 아닌가, 티라미수였나?! 아 어쩌면! 치즈 수플레였는지도…!"
아카네 "……미안! 기억 안 나!"
카렌 "……"
후우카 "……"
치하야 "……"
재판장 "……"
일동 "…………"
아카네 "으윽… 이, 이 싸늘한 정적… 아카네쨩, 도저히 버틸 수 없어……"
노리코 "……애초에, 저 둘이 케이크를 먹었던가?"
재판장 "뭐라고요?! 증인! 그게 무슨 소립니까!!"
노리코 "아아, 그게… 아카네쨩이 아까 케이크 종류를 늘어놓을 때 옆에서 같이 생각을 해 봤는데… 아무리 해 봐도 안 떠오르더라고요. 이상하잖아요! 물론 별로 안 중요한 거라고는 하지만, 두 명이나 봤는데 아무도 모른다니…"
노리코 "그래서, '혹시 안 먹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죄송합니다! 거짓말 하려고 그런 건 아니었어요!"
재판장 "이럴 수가… 이건 다른 의미로 세기의 대증언이군요. 결정적인 증언이다 싶었는데, 애매한 기억과 헛된 확신으로 들어차 있었다니. 증인의 태도가 이래서야, 저희도 증언의 신빙성 자체에 대해 재검토를 하지 않을 수가 없겠군요."
아카네 "으냐아악?! 재, 재판장님… 자비, 자비는 없는 건가요……!"
재판장 "글쎄요… 자비라면, 제 옆에 있는…"
치하야 "……"
재판장 "키사라기 검사에게 구하심이…"
치즈루 "재판장님… 화내는 치하야한테도 익숙해지신 모양이네요."
코노미 "나도 아직 무서운데 대단하시네… 저게 바로 연륜이라는 걸까?"
레이카 "어쩌면~ 사이가 좋아진 걸지도 모르겠네요~"
줄리아 "그렇겠냐고! 판사랑 검사가 사이가 좋으면 그건 부패한 거잖아!!
아카네 "히에에에에엑?! 치하야쨩! 치하야쨩!! 내가! 내가 잘못했어!! 이, 이게 그러니까…!"
치하야 "이번 재판이 끝나면… 그때는 노노하라 양 차례야. 물론 엔터테인먼트는 아닐 테니까, 각오해."
아카네 "히이이이이익…! 사, 살려주세요…"
아미 "치하야 언니… 검사 일이 마음에 든 걸까? 재판 또 열려나 본데."
마미 "그러게… 어떡하지…! 지금까지 우리가 한 장난도 다 고소할지도 몰라!"
이오리 "뭐래, 치하야가 그 정도로 쪼잔…! 아니, 적어도 지금은 엄청 쪼잔하네. 그리고 검사가 하는 건 고소가 아니라 기소야."
리츠코 "이오리도 딴지 걸기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게 됐구나…"
이오리 "왠지 기분 나쁘네, 그 장하다는 반응!"
노리코 "치, 치하야! 아카네도 일부러 그런 건 아니잖아! 화나는 건 이해하지만, 그렇게까지 말할 건…"
치하야 "정말 그럴까? 시노미야 양은, 어떻게 한 건진 모르겠지만 노노하라 양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진작에 간파한 모양이던데…"
아카네 "에엑!?"
노리코 "야, 아카네! 그게 정말이야?!"
카렌 "어떻게 알았지…? 치하야쨩, 저희 얘기를 들은 걸까요?"
후우카 "그, 글쎄…"
치하야 "그리고, 내가 봐도 알 수 있는걸. 고의로 위증을 한 게 아니라면, 이 정도로 벌벌 떨면서 용서를 빌지는 않아."
치하야 "대답해… 왜, 왜 그랬어? 응?"
아카네 "어버, 어버버버버버…!"
아카네 '쪼, 쫄아서 목소리가 아아… 안 나와아……!"
노리코 "아, 아카네! 괜찮아?"
쾅!
치하야 "빨리 말해!!"
아카네 "아히에엑!? 아 알게씀미다! 말하게씀미다!!"
+ 1: 아카네가 거짓말을 한 이유
이번 일에 대해 딱히 아는 게 없고, 그렇다고 증인으로 설 수 없다고 하기엔 치하야가 너무 무섭고.
아카네 "나 보고 증언하라고 한 건 치하야쨩이잖아!!"
노리코 "뭐라고!?"
카렌 "그게 정말이야?!"
후우카 "그럴 수가…!"
재판장 "이게 무슨 소립니까 증인!? 키, 키사라기 검사가…! 증언을 강요했다고요?!"
아카네 "실은… 보긴 봤는데, 잘 모른다고요! 진짜 그냥 지나가듯이 본 게 다란 말이야!"
아카네 "그래서, 그렇게 말했더니…!"
치하야 '상관없어, 그 정도는. 아무튼 거기 있었잖아?'
치하야 '기억이 안 난다면, 어떻게든 기억해 내. 무조건 증인으로서 소환할 거니까. 그럼 이만.'
아카네 "이렇게 말하고는 곧바로 사라져 버렸다고요! 너무하잖아!! 심지어 노리코쨩이 잠깐 자리 비워서 나 혼자일 때를 노려서 찾아와 가지고는!"
노리코 "뭐야? 치하야! 그게 사실이야?!"
카렌 "그런, 그런 요구를 받아들인 거야? 어째서…!"
후우카 "그래! 대답을 안 듣고 갔다면, 아카네쨩이 오지 않았다 해도 할 말 없었을 텐데…!"
아카네 "그때 치하야쨩 표정을 봤다면 그런 생각이 쏙 들어갈걸!? 그건…! 똑바로 봤다간 죽을 것 같았어!! 그야말로 죽을 만큼 차가운 눈빛이었다고!"
치하야 "……노노하라 양, 그쯤 하지 그래?"
아카네 "봐 봐! 지금 저 표정이 보살처럼 보일 정도로 살기가 그득그득했다니까!!"
후우카 "이건…! 이것만큼은 그냥 넘어갈 수가 없어요! 검찰측의 행동이야 아까부터 문제가 많긴 했지만, 이건 해도해도 너무하잖아요!"
카렌 "맞아요. 애초에 첫 반째 증인이었던 아리사쨩도 반쯤 협박에 가까운 방법으로 불렀고…! 이번엔 아예 아는 게 없는 사람을, 그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증언을 강요하다뇨!"
이오리 "진짜… 보면서도 믿을 수가 없네! 저 녀석 어디까지 굴러 떨어지려는 거야?!"
야요이 "뭔가… 나 너무 무서워… 저러다 치하야 언니한테도 진짜 큰일이 날 것 같아…"
유키호 "이, 이 이상 큰일이 날 수 있는 걸까…? 지금, 이미 만신창이 같은데…"
타카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치하야의 행동으로 말미암은 일… 그렇기에, 끝맺을 수 있는 것 역시 치하야 본인이겠지요. …치하야, 이제 그만합시다."
아즈사 "나도… 같은 생각이야. 이렇게까지 해서, 얻을 수 있는 게 뭔지… 나는 잘 모르겠어. 치하야쨩, 우리들로는 정말, 안 되는 거니…?"
줄리아 "뭐라고 말 좀 해 봐! 야! 치하!! 계속 이러다간 너만 더 비참해진다고!"
시즈카 "치하야 언니! 이제… 이제 그만하세요! 이런 모습…! 더는 보고 싶지 않아요!!"
하루카 "치하야쨩…! 나도, 이렇게 부탁할게! 제발… 이제 그만하자. 응? 부탁이야…!"
치하야 "……"
카렌 "이제… 이쯤 했으면 알아줄 때도 됐잖아! 하루카 씨는 줄곧 치하야쨩 생각만 했는데… 왜 그걸 몰라주는 거야!"
후우카 "물론 불안한 마음도, 외로운 기분도 다 이해해! 그러니까 더욱, 우리들을 믿고 의지해 줬으면 해!"
치하야 "……"
재판장 "이보세요, 키사라기 검사. 모두가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대답 한 마디라도 해 주는 게 어떻겠습니까. 저도, 재판장으로서 검찰측의 행동을 문제 삼지 않을 수 없습니다만…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한다면, 여기 계신 모두의 따뜻한 마음씨를 봐서라도…"
일동 "?!"
코노미 "바, 방금 그 목소리… 치하야쨩? 지금 치하야쨩이 소리친 거야?"
아즈카 "페르마타…? 그건 악상기호, 늘임표 아냐…?"
카오리 "일반적으로는 그렇지만… 원래는 이탈리아어로 '정지'를 뜻해. 실제로 음표 위에 붙으면 해당 음을 늘여서 연주하라는 뜻이 되지만, 세로줄 위에 붙었다면 거기서 잠시 멈추라는 뜻으로 쓰여."
리오 "그러니까, 지금 건 치하야쨩이 우리 보고…"
코노미 "…조용히 하라는 뜻이겠지."
재판장 "키, 키사라기 검사! 이게 무슨…!"
치하야 "클래식이란 본래, 정숙한 분위기에서 감상해야 하는 법… 그런데 이곳은, 너무나도 소란스럽군요."
치하야 "이래 가지고는 모처럼 선보이는 무대가 엉망이 되고 말겠죠. 그러니까 지금부터는…"
치하야 "제가 지휘를 맡겠습니다."
카렌 "지, 지휘봉?"
후우카 "어느새 흰 장갑까지…"
재판장 "이보세요, 키사라기 검사! 재판의 진행은 어디까지나 저의 역할…!"
치하야 "아뇨, 재판장님은 연주자입니다. 악기는 물론, 그 의사봉이고요."
치하야 "뭐라고요…!"
치하야 "피날레를 장식할 3번의 망치질… 가장 중요한 역할을 재판장님께 맡기겠습니다."
재판장 "이보세요, 키사라기 검사! 제 역할은 그저 망치를 두드리는 것이…"
"페르마타!"
재판장 "으윽…!"
리츠코 "바, 박력으로 재판장님을 완전히 제압했어…!"
시호 "그건 아까부터 그렇지 않았나요?"
이오리 "저게 뭐야…! 드디어 미친 거야 쟤?!"
야요이 "어떡해…! 진짜로 더 큰일이 일어나 버렸어!"
유리코 "…들어본 적 있어요. 검사들은 전부, 자기만의 '컨셉'이 하나씩은 있다고. 치하야 언니는, 검사 역할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본래 가지고 있던 '음악인'으로서의 자아에 잡아먹혀 버린 거예요!"
마코토 "검사랑 하등 상관이 없잖아?!"
히비키 "뭐 치하야가 재밌는 책이랍시고 악보를 추천할 정도로 음악밖에 모르는 바보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저렇게 되는 거냐고…"
아미 "히비킹 입에서 바보라는 말이 나오다니…"
마미 "그것도 대상은 그 치하야 언니고… 근데 지금은 그래도 할 말이 없네!"
타카네 "이건 참으로… 기묘한…"
치하야 "객석이 어느 정도 조용해진 것 같으니… 공연을 계속해 볼까? 그 전에, 여기까지 질질 끈 것에 대해서는 사과할게. 이제부터는 프레스토(presto), 그리고 포르티시모(fortissimo)하게 가겠어!"
리오 "카오리쨩, 치하야쨩이 방금 뭐라 한 거야?"
카오리 "프레스토는 '매우 세게', 포르티시모는 '매우 빠르게'… 그러니까, 풀 스로틀로 간다는 뜻이야!"
카렌 "…아직도 계속할 생각이야?"
후우카 "하지만, 이 이상의 심리는 의미가…!"
치하야 "그건 지휘자가 정해. 연주자들은 지휘에 맞춰 연주만 하면 되는 거야…"
재판장 "하지만, 키사라기 검사가 소환한 증인의 증언은 이제 신빙성이…!"
치하야 "고작 케이크의 종류 좀 기억 못했다고, 무대에 서지 말라 하는 건 너무 가혹하잖아요?"
치하야 "기회를 한 번은 더 주셔야죠… 안 그래요?"
카렌 "그럼… 이번엔 뭘 증언시킬 건데?"
아카네 "엑, 또 시킨다고?!"
치하야 "이번엔 무리하지 않아도 돼. 걱정 마, 초짜에게 어려운 곡을 시키지는 않을 테니까."
+ 1: 치하야가 아카네에게 증언시킬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