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신 전화 5114통]
치히로 "...한 2년 정도 전화를 걸었는데도 전화 하나 안 받고... 진짜 안 들어오는 거 보면 포기...해야 하나..."
린 "그래야 하...나?"
우즈키와 미오는 말이 없었다.
미나미 "탐색 한번 더는 안돼요?"
사나에 "뭔가 유의미한 게 없는데..."
[발신 전화 5502통]
하즈키 "하아..."
나츠하 "점점 왜 일이 안풀리는 거지..."
나츠하가 머리를 싸맨다.
후유코 "플랜 R은?"
하나 "그거 실패했어요. 프로듀서 님도 안 보이고..."
메이 "그리고 아사히가 엄청 좋아하더라."
후유코 "세! 리! 자! 와! 아! 사! 히!"
후유코가 아사히를 잡으러 간 사이, 유이카가 말없이 있다 한마디 꺼낸다.
유이카 "뭔가 뾰족한 묘안이 없나..."
[발신 전화 10293통]
하루카 "하아..."
미사키 "하아..."
코토리 "하아..."
셋의 침울함이 시어터 전체를 짓누르고 있었다.
치하야 "저... 저기... 조금만 더 기다리ㅈ..."
하루카 "기다린지 벌써 2년이라고!"
코토리 "삐욧! 기다리다 늙어죽는다고!"
미라이가 코토리씨 아직도 28살 아니냔 이야기를 하려다 시즈카가 입을 틀어막았다. 다행히 코토리는 못 들은 모양이다.
미사키 "난또... 비상사태 선포해도 될까요 선배님?"
코토리 "비상사태 선포하고 푼지만 100번은 된거 같은데... 그냥 상시 비상사태라고 해야 할지도..."
하루카도 말없이 핸드폰을 바라본다. 발신만 7281통, 그러나 프로듀서는 응답하지 않았다. 다른 아이돌들도 표정은 절망적이었다.
코토하 "저기 하루카...?"
코토하가 안경을 쓰고 컴퓨터로 리츠코랑 같이 찾다 하루카를 불렀다.
코토하 "이거 와서 봐줄래?"
하루카가 표정을 풀고 일어나 코토하에게 간다. 코토하가 보여준건, 다름 아닌 타 프로덕션 행보.
하루카 "...우리만 침울해 있었던게 아니었던거야?"
코토하 "저기도 다 프로듀서가 행방불명됬는데 마침 우리랑 다 시기가 비슷한 모양이야."
하루카 "그거 우연...이네."
하루카의 생각에 뭔가 불길한게 스쳐지나갔지만, 일단은 프로듀서와 연락하는 데 집중하자고 생각한다.
하루카 "... 외부 수색대... 오랜만에 보내볼까?"
하루카 "... 프로듀서 행방이 묘연한게 어떻게 보면 나쁜 이유로 그런건 아닌거 같은데...?"
하루카가 보고서를 읽으면서 말했다. 치하야가 커피 한모금 마시고 보고서를 마저 읽는다.
치하야 "처음에 우리도 연락 안된 줄 알고 최악의 상황인가 생각했었는데, 생각해보니 다른 쪽에 시선을 두니까 프로듀서는 뭔가 바빠서 연락이 안되는 게 맞았네."
하루카 "우리가 해야 할 건, 프로듀서가 바쁜 이유를 추측하고, 또 가능하면 어떻게든 연락할 방법을 찾는거지."
하루카 계획 -
공공 건설 계획국
사회 보장법 - 베버리지 보고서
전국 노동 관계법
부유세
(경기 부양 정책)
관세 폐지
케임브리지 학술 연구소
식민지 수출 지원
이오리 계획 -
새로운 금본위 제도
기업 구제 대출
소득세 인하
관세법 강화
조정 보상법
노사 관계법
옥스포드 학술 연구소
해외 부채 조정
통화 가치 절하
복지법 개정
공무원 임금 삭감
그런데 메모의 내용은 이렇게 바뀌어 있었다:
하루카 계획 -
전국 라이브 투어
1일차 도쿄
2일차 시즈오카
3일차 나고야
4일차 교토
5일차 오사카
6일차 오카야마
7일차 히로시마
8일차 후쿠오카
이오리 계획 -
세계 관광 버라이어티(+ 세리카)
1화 서울
2화 뉴욕
3화 파리
4화 런던
5화 베를린
6화 나폴리
7화 뭄바이
8화 홍콩
9화 타이베이
10화 싱가포르
...내가 메모를 잘못 썼나?
지우고 다시 쓰고 아이패드를 끈다.
이오리 "눈치 챈거 같아?"
코토하 "아니. 메모가 원래대로 돌아왔어."
이오리 "더 강력하게 우리를 알릴 방법이 필요한데..."
하루카와 치하야가 비슷한 타이밍에 같이 들어왔다.
하루카 "프로듀서 활동영역에 315프로는 없는 거 같아."
치하야 "반대로 활동영역에 있는 346프로랑 283프로는 우리랑 상황이 비슷하고."
코토하 "다른 활동영역에 있는 데도 비슷한가요?"
하루카 "저기 오르카호라고 했나? 그쪽은 잠수함 고치느라 우리 신경쓸 겨를이 없는 거 같았고..."
치하야 "키보토스에 파견간 조사원은 이상 징후가 없었다고 해."
하루카 "설마 프로듀서, 우리를 버리고?"
치하야가 밖에서 사온 아이스 커피를 한모금 들이키면서 고개를 젓는다.
치하야 "그건 아니야. 거긴 무슨 최면 앱이 있다나? 그래서 보니까 담당자는 공석인데 최면 어플을 활성화해서 있는거처럼 해놨대나 뭐라나."
하루카 "조사원 되게 유능하네... 그 최면 어플 있으면 나도 갖고 오고 싶..."
치하야 "그 조사원이 말하길 키보토스를 벗어나면 바로 풀린다고 해."
코토하 "그렇잖아도 입수해서 테스트해봤는데 여기서는 소용없었어요."
하루카 "근데 누구에게 테스트한건데?"
코토하 "유리코요."
하루카 "...신뢰할 수 있는 거 맞지?"
코토하 "감자를 사과로 여기고 먹이려고 했는데 암만 시도해도 안되더라고요."
하루카 " "
하루카는 뭔가 이상한걸로 실험한 거 같단 느낌이 들었지만 넘어가기로 했다.
리츠코 "아무튼 우리가 찾고 있다는 걸 어필할 방법이 필요해."
이오리 "메모는 영 아니었던 거 같고."
코토하 "프로듀서랑 다이렉트로 마주볼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미나세 그룹에 뭐 기술 없어요?"
이오리 "있...나 물어보고 올게."
한참뒤에 이오리가 돌아왔다.
이오리 "차원 이동 연구는 가능하다고 하는데 될지는 모르겠어."
하루카 "미나세 그룹 기술력 무시무시하네..."
이오리 "근데 다른데도 눈치챌 가능성이 커서 우리만 돌아다닐 지는 장담을 못하겠어."
하루카 "일단 지금 상황은 극비에 붙이지 뭐. 그나저나, 기술 완성은 얼마나 걸린대?"
이오리가 손가락으로 세더니 말한다.
이오리 "5..."
하루카 "5년?"
이오리 "4..."
치하야 "???"
이오리 "3..."
코토하 "어?"
이오리 "2... 1... 어 됬겠다."
하루카 "그거 그렇게 빨리 만들어지는 거였어?"
이오리 "테스트가 안되서 그렇지 만들 수는 있어."
하루카가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지만 넘어가기로 했다.
하루카 "그럼 뭘로 테스트 할건데?"
다들 곰곰이 생각한다.
치하야 "+1을..."
코토하 "+2에 보내보죠."
@ +2에 프로듀서와 관련된 장소는 제외(아직 테스트 중이라 제대로 되는 지 확인하고 보내야 합니다)
@앵커 하나 안붙어서 그냥 쓰고 왔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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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토하 "미나세 그룹 대회의실 하나 지정해서 거기로 보내는 건 어때요?"
하루카 "그거 좋겠다."
그렇게 해서 뭔가 급조된 실험은...
사요코를 붕어빵으로 낚은 치하야가 사요코를 공간이동 스위치로 미나세 그룹 대회의실에 한방에 보내버려 가두는 걸로 엄청 성공해버렸고,(물론 삐진 사요코를 달래기 위해 치하야가 붕어빵 20개를 사줬다)
765 프로는 이제 다음 단계로 나가기 위한 작전에 착수했다.
하루카 "음... 이동은 된다는 게 확인됬으니... 이제 프로듀서를 찾아서 잡아오는 거만 남았는데..."
치하야 "누가 한번 프로듀서 옆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하루카 "아무래도 전원 소집을 해야겠어."
765 프로 전통의 의사결정 방식(?)인 전원 소집령이 떨어지고, 이윽고 765 프로의 모든 아이돌들이 극장에 모여든다.
아이돌들이 다 모이자, 하루카가 한마디 운을 떼며 시작한다.
하루카 "오늘 소집한 걸 보면 알겠지만, 프로듀서에게 갈 수 있는 차원 이동기를 만들었어."
옆에 있던 이오리가 스위치를 든 손을 높이 들어올려 모두에게 보여준다.
하루카 "이제 프로듀서가 사는 세계로 이동해서, 프로듀서를 데려올거야. 더이상 프로듀서 없는 시대를 끝낼거라고."
하루카의 말에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하루카 "그럼... 이제 누가 어떻게 프로듀서 옆에 갈지를 정해야 할텐데..."
그러자 모두가 손을 든다. 하루카가 머리를 쥐어싸매다 한마디 했다.
하루카 "자기가 프로듀서의 변태력을 감당할 수 없다 손 내려."
그 말 한 마디에 귀신같이 다들 손을 내렸다. 프로듀서의 가슴 사랑을 잘 알고 있던 아이돌들이 변태력을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은 당연했으리라.(...물론 그 땐 그랬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치하야 "... 하루카 너말곤 갈 사람이 없을 거 같은데?"
하루카 " "
코토리 "걱정마 하루카, 765는 어떻게든 굴러갈거니까."
아이패드에 중점으로 만들 역사적 법률을 정리한다. 대공황 시기 금본위제를 각국이 어떻게 폐지했는지, 그리고 대공황을 극복하는데 케인즈 주의 정책과 자유주의 정책을 어떻게 시행했는지. 아이패드에는 메모가 그렇게해서 쌓여갔다.
...근데 내가 필기하지 않은 낯선 글자체가 눈에 들어왔다.
[ 곧 찾아갈게요! ]
그리고 리본 문양. ...어디서 낯이 익은 모양인데... 일단 메모를 옆에 치우고 마저 작업을 한다.
장마가 한창인 와중에 나가서 할 일은 없고 집에서 앉아서 작업을 한지 한참이 됬을까. 아이패드가 갑자기 번쩍인다. 밀리시타 알림이 온 모양인데, 이상하게 한국어로 되어있었다.
[프로듀서님 거기 있죠?]
한섭이 사라진지 3년만에 보는 밀리시타에서의 한국말. 한섭 생각하고 있는데 또다른 알림이 온다.
[보지만 말고 답장좀 하시죠?]
뭔가 무서워지려고 하는 시점에서 또 알림이 온다.
[안나오면? 이쪽에서 처들어갑니다?]
...뭐지? 하는 순간 갑자기 아이패드가 환해지더니, 문이 열린다.
하루카 "찾았다."
빛이 가라앉고 난 어안이 벙벙해졌다. 밀리시타에 한국어가 튀어나오는 것부터 해서 하루카가 튀어나온 것까지. 도무지 내 상식선에서 이해하기 어려웠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하루카도 나를 보더니 잠깐 고개를 갸웃했다. 그도 그럴 것이, 대학원 진학하고 살집이 좀 붙은 게 있지만, 거의 신선이 된 얼굴 상태도 한몫했던 것도 있었다. 그러나 안경이랑, 눈빛은 바뀌지 않았단 걸 안 하루카는 나를 붙잡고 엉엉 울기 시작했다.
하루카 "아니 프로듀서... 대체 뭘 한거에요... 왜 2년동안이나 모습을 안비치고..."
나 "...저기 나 지금 땀범버..."
하루카의 가슴이 느껴져서 아무 말 안하기로 했다. ... 작업하느라 통 못 씻었는데... 하루카 머리를 쓰다듬다보니 어느새 하루카가 울음을 그치고 뻔히 나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하루카 "그나저나 뭘 했길래 사람이 히키코모리가 된 거에요?"
눈이 마주치니 좀 부끄러워 시선을 다른데 돌린다.
하루카 "그리고 내 가슴 보고 느끼고 있죠?"
...부정을 못하겠습니다.
하루카 "일단 씻고 이야기 할까요? 우리?"
개운하게 씻은 건 되게 오랜만이었다. 모딩 작업하는데, 모딩 파일이 통째로 실행이 안되니 멘탈이 나갈 수 밖에... 거의 일주일을 고친다고 거의 식음을 전폐하고 커피만 마시면서 작업했으니 말이다.
나 "음... 대학원 다니고..."
하루카 "프로듀서 하는거보다 대학원이 중요해요?"
나 "그치만... 먹고 살려면 대학원 가야 하거든..."
수학과는 어쩔 수 없으니까... 거기다 인공지능 관련해서 공부를 하는데 수학과가 적합한 것도 있었다. 하루카 표정은 아연실색. ...그 프로듀서가 대학원으로 공부하느라 바빴더는 걸 알았다면 이렇게 애타게 기다리지 않았을텐데 말이었다.
하루카 "그럼 다른 데서도 안 보인게..."
나 "그래도 무료연 있으면 왔거든?"
하루카 "그걸 말이라고 해요? 좀더 사랑스러운 우리를 보고 가야지!"
하루카가 구박한다. 그리고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에 연락한다.
하루카 "...응 찾았어. 아니 근데 웃기네? 이야기 좀 들어봐바. 글쎄 프로듀서가 있잖아..."
한참 하루카가 전화하는 사이 배가 고파져 시계를 보니 저녁 7시였다. 날짜 개념이 없어져서 사실상 무슨 요일인지 모르고 살고 있긴 했지만, 그래도 밥먹을 시간이었으니 배달을 시킨다. ...마제소바 둘이 적당하겠지. 주문을 하고 맥심 커피 두 잔 타온다. 한잔은 당연히 하루카 잔... 인데 하루카는 커피는 받고 대화가 계속 이어진다. 전화가 어느정도 길어졌냐면, 마제소바가 왔는데 내가 다 먹고 먹은거 치우고 기다리다가 면이 다 불었는데도 대화가 끝나지 않았다. ...여자 애들 체력은 참 무서웠다.
하루카 "응, 이쪽은 잘 협의해볼게. 응응 끊어."
드디어 전화가 끝났다.
하루카 "...뭐에요, 저녁 라면이 다 불었잖아..."
나 "대화를... 얼마나 오래한거니...?"
하루카 "...이럴줄 알았으면 미나코를 데려오는 거였는데..."
나도 미나코 요리는 본적만 있지 실물로 먹어본 적 없으니 궁금하긴 했다. ...코XX츠 관련해서만 아니었다면 미나코가 좀 더 들러붙었을 거 같지만 말이다.
하루카 "아무튼... 이제서야 마제소바를 먹네. 근데 이건 뭐에요?"
하루카가 모니터 화면에 적힌 코드를 본다.
나 "어, 이번에 만들고 있는 작업물."
하루카 "대학원 논문 같진 않아보이는데... 이거 뭐에요?"
나 "게임 모딩..."
하루카가 젓가락질을 멈추고 나를 째려본다.
하루카 "모딩이 프로듀스보다 더 중요했어요?!!!"
나 " "
뭐 할 말은 없었다. ...내용물을 안 들킨게 다행인... 어 잠까...
하루카 "... 그래도 우리들 이야기로 모딩한거네요? 게임 이거... 안나가 하는 거 같던데..."
안나도 하X XX 아XX을 했었구나...
하루카 "시작은 나고..."
하루카 화가 풀어졌는지 다시 자리에 앉아 마제소바를 먹는다. 다시 분위기는 침묵속으로 가라앉았다.
말없이 후룩소리만 들리는 와중, 하루카에게 전화가 온다. 마침 하루카가 마제소바를 다 먹은 타이밍이라 배달 그릇은 내가 대신 치우기로 했다.
하루카 "응. 응응. 그러니까..."
접시를 씻고 분리수거로 내놓은 다음 커피를 타들고 오는데, 하루카가 방에서 나와서 말한다.
하루카 "지금 두명이 더 여기로 온대요."
나 "누구?"
하루카 "한명은 치하야고, 한명은..."
치하야 "그래서 프로듀서 님, 대학원 생활은 어떤가요?"
나 "즐겁...진 않아..."
마코토 "대학생이 벌받으면 대학원생이 된다는 데 사실이에요?"
나 "나 학부생때 놀았어... 근데 학부만으로는 갈 수 있는데가 별로 없어서 온거지 뭐."
치하야 "그래서 지금 뭐 전공하시는데요?"
나 "응용수학 전공. 그래봐야 좋게말해서 이론이랑 응용의 딱 중간점."
그러고 내가 노트북의 화면을 전환해 페이지 하나를 보여준다.
나 "요새 우리 세계에선 이런게 유행이거든."
ChatGPT-4를 보여줬다.
치하야 "이게 뭐에요?"
하루카 "챗지피티가 뭐에요?"
나 "인공지능이라고 읽고 실제로는 프로그램인 녀석."
마코토 "인공지능이라고요?"
나 "그렇게 보일수 있긴 한데, 엄밀히 말하면 영화에서 나오는 녀석보단 좀 많이 멍청한 수준이라 그래."
치하야 "...미사키 봇이 생각나는 데..."
하루카 "아 그거, 근데 미사키 봇은 옷만 만들지 않았어?"
마코토 "그렇긴 한데..."
미사키 봇 이야기로 한창 대화꽃이 핀걸 보고 가만히 듣고 있었다.
치하야 "근데 이런 거 원리를 연구할 정도면 프로듀서는 사실 대단한 사람이 아니에요?"
...갑자기 나에게 불똥이 튀었다.
나 " "
내가 초첨 잃은 눈빛으로 치하야를 보자 치하야가 말을 잇지 못했다. ...너무 정곡을 찔러서 아픈 것도 있었다.
나 "다음 학기가 마지막 학기야. 석사 학위만 받고 도망가게."
마코토 "박사도 달면 좋지 않을까요?"
나 "... 마코토야, 여기서는 못할 이야기란게 있어."
마코토도 내 눈빛을 보고 더 말을 잇지 못했다. 하루카는 말없이 커피를 홀짝였다.
나 "근데 너희들, 여기 어떻게 찾아왔어?"
하루카 "프로듀서가 뭔가 하는데 밀리시타만 안하길래 이오리한테 부탁받아서 차원 이동기를 만들어서 왔지요."
...밀리시타만 안하는 게 아닐텐데...?
나 "...대학원생 놀리는 거지?"
하루카 "그게 그렇게 됬...나? 아하하하..."
치하야 "밀리시타만 안한게 아니라 데레스테도, 샤니송도 안한지 한참 되지 않았나? 블X아X도 안ㅎ..."
잠깐만 뭔가 장르가 바뀌는 소리를 들은거 같은데?
나 "...대학원 생 그만 괴롭혀... 근데 잠깐만, 데레스테도 확인할 정도면 346 프로나 283 프로랑도 교류가 있단 말이네?"
하루카 "맞아요. 아직 그쪽은 모르는 모양이지만."
...얘네 정보력이 새삼 무섭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 "너희들이 이렇게 오래 있으면 알게 되지 않을까?"
하루카 "에이... 346이면 몰라도 283 프로는 그렇게까지 정보력이 뛰어난 쪽은 아닌걸요? 블X아X 사람들은 머리에 헤일로 띄우고 최면에 걸려있..."
무서운 이야기가 휙휙 지나갔지만 태클은 걸지 않았다.
나 "...대학원 졸업 직전인데 머리가 좀 많이 아프네... 아무튼, 뭔가 원해서 나를 찾아왔을거 아니야? 시간도 보니 밤 10시고, 요구사항이나 한번 들어보자고."
...이 공포스럽고도 뭔가 야한, 그리고 거칠고 습한 현장은 담요를 전부 축축하게 만들고서야 끝이 났다. ...허리가 무진장 아팠다. 내일... 프로덕션가면 얼마나 무서울까 걱정된다...
문득 내일 날씨가 생각나서 핸드폰을 켜고 오늘 날짜랑 날씨를 확인해본다. 수요일이고, 1시간 뒤부터 폭우 예보... 담요는 세탁기에 지금 넣고 새벽 6시에 알람 맞추면 일어나서 널고 갈 수는 있을 터였다. ...일어날 수 있을진... 모르겠다. 하루카랑 치하야, 마코토는 알몸에 땀(과 밤꽃 냄새나는 무언가) 범벅으로 자고 있었다. ...이럴 때 선풍기 틀어놓으면 감기 걸릴테니 그냥 에어컨을 켜서 제습 기능만 돌리고 잔다.
... 알람이 울렸나 싶어 눈을 뜨는데, 아침 8시였다.
나 " "
담요 생각나서 헐레벌떡 일어났는데, 방이 좀 깨끗했다. 그새 셋이서 열심히 청소한 모양이었다. 담요도 널어있고.
치하야 "일어나셨어요, 프로듀서?"
하루카 "...아침에 알람으로 저희를 다 깨우셨더라고요?"
하루카 특유의 그 살기있는 웃음은 봐도 적응이 안된다...
마코토 "그 어젯밤에 질펀하게 한 건 좋은데... 옷 좀 입어주시면 안될까요?"
나 "...응... 샤워좀 하고..."
샤워를 마치고 집 정리도 마쳤으니, 이제 남은 건 프로덕션에 가는 일만 남았다. 어차피 방학이고 누가 부를 일도 없었으니 말이었다.
하루카가 스위치를 누르자 아이패드에서 포털이 열린다. 아이패드에서 빛이 나면서 나와 3명의 몸을 감싸더니, 이내 빨아들였다.
빛이 눈부셔서 잠시 초점을 잃었다가 다시 초점이 잡힌다. 시야에 엄청 커다란 극장이 들어온다. 내가 밀리시타를 로딩할때 봤던 바로 그 극장.
하루카 "왔다!"
치하야 "그럼 들어가실까요 프로듀서 님?"
마코토가 뛰어가서 극장 문을 연다. 입구 매표소에서 옹기종기 모여 떠들던 아이들의 시선이 나에게 쏠린다.
남루한 차림이지만 처음보는 남자, 거기다 하루카가 데리고 온 남자니, (하루카가 갑자기 쩡에서 본거처럼 외간 남자를 데려온게 아니라면) 프로듀서일 거란 예상은 하고 있었을테니 말이었다.
??? "프으으로오오듀우우서어어니이이임~~~"
누군가 엄청난 속도로 나를 찾으며 뛰어온다. 미라이였다.
미라이 "와아! 진짜 프로듀서님이다!"
참 요란하게 달려왔다.
미라이의 뒤로 카나랑 세리카도 뛰어왔다. 그러고는 나를 전부 안았다.
미라이 "그나저나 프로듀서님, 양복 차림이 아니고 평상복 차림이에요?"
세리카 "프로듀서님, 많이 힘들어보이세요."
옆에서 보던 하루카가 한마디 했다.
하루카 "세리카, 프로듀서님은... 나쁜일을 해서 벌을 받은거에요."
세리카 "네? 무슨 나쁜일을 저지르신건가요?"
하루카 "대학생이 나쁜일을 저지르면 말이지, 대학원에 간대요. 프로듀서님은 대학원생이에요."
세리카 "그런거에요? 프로듀서 님은 나쁜 사람인건가요?"
어... 어... 어음... 어....
이걸 뭐라 해야 하나...
아무튼 대학원의 의미를 아는 애들의 눈빛이 180도 바뀌어서 뭔가 측은한 눈빛이 되었다... 분명 청문회라도 열릴 듯이 다들 째려보고 있지 않았어?
내가 왔다는 소식이 극장에 퍼졌는지 아예 모두 속속 로비에 모여들고 있었다. 가장 압권은 코토하였다.
코토하 "프로듀서님?"
딱봐도 단정한 자세라 누가봐도 알아보기 편했다. 옆에 메구미가 헐렁한 옷에 가슴이 보일락말락한 의상을 입고온게 좀 대비가 되긴 했지만 말이다. (엘레나는 그 둘의 중간)
코토하 "저희 좀 면담좀 가질까요?"
코토하 특유의 살기. 다행히 하루카보단 좀 약했지만 그래도 살기가 느껴지면 여간 부담되는 건 마찬가지. 하루카가 코토하를 보더니 잠시 귓속말로 뭐라 한다. 코토하의 살기가 어느새... 마찬가지로 측은함으로 바뀌었다.
코토하 "그런 것이었군요..."
...하루카야... 나를 대학생때 나쁜 일 저지른 사람으로 만들지 마렴...
뭔가 좀 숙연한 분위기인데 아무도 섣부르게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던 찰나, 미나코가 한마디 거든다.
미나코 "청문회도 청문회니, 아침 먹고 해요 다들! 배고플텐데 말이죠!"
메인무대 위에 미나코가 만든 중화요리가 차려져있었다. 원하는 만큼 배식하는 구조였다. 메뉴는... 다행히 마파두부였다.
마파두부를 한가득 담고 느긋하게 맛보러 자리를 찾는데 아이돌들이 빤히 처다본다. 잠깐 뇌정지가 온다. 하루카가 마파두부 접시를 들고 오다 내가 난감한 상황에 처한걸 보자, 바로 나를 끌고 좌석 한구석에 앉힌다.
나 "... 난감했는데 고마워 하루카."
하루카 "이따 청문회나 기대하세요. ...먹은걸 다 토할지도 모르니까요."
하루카의 경고가 살벌하게 들린다. 마파두부는 맛있었지만 왠지 최후의 만찬이 될 느낌이었다. 한 숟갈 떠 먹을때마다 부담감이 속에서 올라온다.
치히로 "765 사람들, 우리 상황만 물어보고 다녔죠?"
미유 "그럴거에요."
카에데 "술은 안사줘서 술술 불지는 않았지만... 후훗."
사나에 "카에데, 그런 다쟈레를 칠 시간이 아닌거 같은데... 근데 우리 프로덕션 정보는 많이 캐고 다니긴 했지."
치히로 "갑자기 든 생각인데, 765 사람들이 왜 우리 프로덕션 상황은 캐고 다닌 걸까요?"
치히로의 질문에 사무소 분위기가 얼어붙는다.
카에데 "프로듀서 이야기를 했으니 프로듀서를 풀어둬서?"
사나에 "... 카에데 입에 테이프 붙여놔야겠어."
사나에가 카에데 입을 테이프로 막고 마저 말한다.
사나에 "765 쪽도 프로듀서가 갑자기 실종되었다고 했지. 그래서 물어보러 다닌게 좀 있었긴 했는데..."
안즈 "...혹시 우리랑 프로듀서가 같은 사람 아니야? 언제 실종됬는지 물어봤어?"
치히로 "아직 그건 우리가 모르니... 765에 누가 접근해볼까요?"
치히로가 웃으며 묻는다.
우즈키 "암만 그래도 765엔 대마왕이 있어서..."
린 "코토하인가 뭔가 그 사람?"
우즈키 "...그 위에 더 센게 있어요... 우으..."
린 "...아"
그 말에 다들 섣부르게 나서길 주저한다.
치히로 "안되겠어요. 그럼 제가 제비뽑기로 지목할게요."
치히로의 사악한 미소에 아이돌들이 벌벌 떨고 있었다.
하즈키가 편지 뭉치를 보다 문득 한마디 던진다.
하즈키 "그러고보니 765 사람들 만나고 다들 프로듀서가 실종되었다고 이야기 하지 않았나요?"
유이카 "맞아, 확실히 다들 그러긴 했어."
나츠하 "걔네도 프로듀서가 없어져서 힘들겠구나 그 생각은 하긴 했지."
하즈키 "언제 어떻게 없어졌다 이야기는 안했죠?"
유이카 "...그런 이야기는 한적이 없었던 거 같은데..."
마침 코가네가 사무실로 들어왔다.
유이카 "코가땅, 유이카한테 765 프로 사람 만났을때 뭐 이야기 들은 거 없었지?"
코가네 "아~ 그짝도 사람 읎어졌다고만 했지 그가 말곤 들은게 읎당께~"
유이카 "...그렇대."
하즈키 "혹시 드는 생각인데..."
유이카 "...드는 생각인데?"
하즈키 "만약 우리 프로듀서랑 그쪽 프로듀서랑 같은 사람이면..."
유이카 "에이 설마 그럴리가... 그 사람 지독한 가슴 변태라 코가네랑 사쿠야 저 둘을 제일 아꼈다니까?"
하즈키 "만약 가슴 변태인게 확정이면 거의 같은 사람이라고 봐도 되겠네요?"
유이카 "그렇겠지?"
하즈키 "그럼 누가 765 프로에 가서 물어볼래요?"
츠바사 프로덕션 분위기가 싸해진다.
유이카 "...그 거기... 검은 여왕님 한분 계시지않아...? 하즈키 짱?"
하즈키 "그 위험을 무릅쓰고 한분이 가서 정보를 얻어와야죠? 안 그래요?"
하즈키의 살기가 올라왔다.
하즈키 "정 그러면 제가 한분을 지목할게요!"
하루카 "휴정 끝! 청문회 다시 시작!"
분위기를 다시 가라 앉히고 다음 질문이 들어왔다.
레이카 "평소 어떻게 생활하시길래 돌고듀서님의 행색이 이렇게 너저분하신가요?"
나 "pdf 보여준거 매일 공부하고 사느라고."
미라이 "에에? 그걸 공부한다고요? 말이 안되잖아요!"
나 " "
이걸 뭐라 설명해줘야 하나... 그러다 프로젝터에 연결된 노트북 화면을 실수로 건드려서 사진이 다른데로 넘어갔다. ...근데 왜 쩡이 그대로 나오는 거지?
나 "잠깐만, 너희 청문회 준비 어떻게 ㅎ..."
하루카가 아까보다 더 빠른 속도로 올라와서 프로젝터를 껐다. 하지만 피폭자(?)가 너무 많...았...다...
후카 "진짜 저 변태!"
리오 "가슴만 좋아하더니 진짜 변태가 맞긴 했네."
코노미 "공부 안하고 저 쩡만 읽었지?"
유리코 "알았다! 자기 담당을 그렇게나 야한 눈으로 보고 있었으니, 필시 대학교에서 죄를 지어서 대학원에 '복역'하고 계신 거였군요! 그러니 우리 7주년 이벤트도 안 뛰고!"
... 뿜을 뻔했다. 슬픈 생각... 슬픈 생각...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곧 토익 시험 쳐야 하는데 공부 하나도 안했다... 공부 하나도 안했다...
하루카, 치하야, 마코토 "...푸훕"
저 셋도 저 질문이 웃기긴 한 모양이었다. 유리코 표정 보니 유리코가 진짜 진심으로 던진 질문 같지만...
나 "7주년 이벤트 말이지... 그거 뛴게 내 아이패드 상에선 확인이 가능한데 말이야... 내가 지금 아이패드 안에 있어서 확인이 안되네?"
유리코 "뭔가요, 그 능글능글한 표정은? 설마 진짜 안 뛴건가요?"
나 "난 알고 있지만 너희들이 안 믿을게 분명하니... ...근데 하루카, 여기서 7주년 점수 확인할 방법이 있어?"
하루카 "잠시만요..."
하루카, 치하야, 마코토 셋이서 잠깐 논의한 끝에 기술이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 확인용 시스템을 만들어오면(하루 넘게 걸리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청문회 흐름이 끊길 테니, 그냥 하루카와 유리코 둘을 같이 동행해서 아이패드 확인만 하고 오기로 했다. 그렇게 하루카랑 유리코가 스위치를 들고 아이패드 밖으로 나가서 확인하는 동안, 다들 나만 노려보고 있었다. ...7주년 이벤트를 안 뛰었으면 아마 나를 잡아먹을 준비가 되어있을 것이다. 5분이 참 길게 느껴졌다. ...아니, 정확히는 반전을 안 애들의 반응이 궁금했긴 했지만 말이었다.
물 한 모금 들이킬때, 무대위에 빛이 나면서 문이 열렸다. 하루카와 유리코가 나와서 프로젝터에 핸드폰을 연결해 찍은 걸 보여줬다.
[ 하루카 1000000pt ]
프로젝터로 보여주면서 하루카 얼굴이 벌개졌다.
나 "다들 이의 있어?"
리오 "우리는 왜 안챙겨주냐! 우우"
코토하 "하루카 담당이라고 싸고도는 건가요?"
...아이고 맙소사 담당 아니라고 이렇게 나오는 건 아니지... 아무튼 자택 근무하고 있었던 것으로 판별나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유해진 분위기에서 히나타가 마이크를 잡았다.
히나타 "우리가 미안해유... 자택에서 바쁘게 근무할 줄은 우리도 몰랐으니까유... 바삐 살면서 혹시 혼자서 외롭진 않으셨던지유?"
마이크를 들고 답하려다 멈칫했다. 1년 반동안 좀 고생한게 생각났지만, 이내 표정 고쳐서 답해줬다.
나 "사람은, 한결같이 웃을 수 없는 법이야. 내가 대학원에서 있었던 일은 아직 말하기엔 그렇지만, 너희들이 많이 보고 싶었단다."
어쩌다보니 씁쓸한 미소가 되었지만, 분위기가 숙연해지고, 애들 조는 훌쩍훌쩍거리고 있었다.
나 "자택 근무...대신 이젠 현장 근무를 해야겠네... 스위치도 있고 하니까..."
하루카 "너무 무리 안하셔도 되요!"
하고 하루카가 손사레를 친다.
...근데 생각해보니 자택 근무로 업무 보던건 미시로나 츠바사 쪽도 마찬가지일텐데, 그쪽도 눈치 챘나... 싶은 의심이 든다. ...하루카가 알아서 처리할...려나하고 생각하는데,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나 "지금 시간이 몇 시인지 알아?"
치하야 "11시 반이요."
나 "...점심이나 먹고 생각할까?"
아카네 "옥상 고기파티?"
...아카네가 점심 먹자는 말에 고기부터 꺼낸다. 다들 고기먹자는 분위기기도 하고, 마침 소고기가 좀 많이 들어왔다고 미나코가 첨언해서, 옥상 고기 파티를 열기로 했다.
하루카 "그럼 청문회는 여기서 마치고, 점심 준비하러 모두 옥상으로 가자!"
? "프로듀서, 일 의외로 안하는 사람은 아니긴 한데, 뭔가 수상해."
?? "하루카가 제일 이를 갈고 있었는데 마음 돌린거 보면 뭐가 있는 거 같은데..."
??? "글고보니 프로듀서네 집에 갔던 3명은 프로듀서랑 하룻밤 같이 자고 온거 아니야? 카렌이 따로 귀띔해줬는데 밤꽃 비린내가 희미하게 났다는데..."
?? "진짜 꼐임이라도 했나..."
? "...할 수있다면, 프로듀서 집으로 불러내서 하자고 할까?"
??? "음... 그거 좋겠다."
청문회 뒷정리를 하고 옥상에 올라오니, 어느새 큰 그릴 3개와 함께, 고기가 한가득 쌓여있었다. 최고급 와규라고 치즈루가 귀띔하고 가던데... 집에서 마련해줬나 싶기도 한다. 아무튼 고기니까, 다같이 마음이 풀어진다. 집게를 쥐고... 등심 큰 부위 하나 올려서 숯불에 구우니... 기가막힌 소고기 특유의 감칠향이 코를 자극한다. 고기를 뒤집고, 향신료를 뿌리니, 군침이 절로 나온다. ...근데 나만 그런게 아닌지 각자 그릴 앞에 옹기종기 모여 잡담하는데 시선이 그릴에 가있고, 입에 침이 흐른다. ...아니 근데 리오야 너는 침흘리면 안되지...
고기가 어느 정도 익어서 잘라서 가장자리에 정리해두자, 아이들이 순식간에 집어간다. 근데 나 먹을 거도 집어가길래 씁쓸하게 웃으면서 굽고 있는데, 누군가 와서 입에 고기를 넣어준다. 코토하였다. 근데 얼굴은 시뻘개진채로 와서 넣어주니 좀 귀여웠다. 한입 먹고 우물거리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니, 어쩔줄 몰라하며 도망간다.
그러고는 옆에 있던 메구미도 한입 주고, 엘레나도 한입 주고, 또 거기에 모자라 다들 질수 없다는 듯이 고기 한입씩 입에 넣어주니, 나도 화끈거렸다. 한입씩 넣어주고나서 애들이 다 뿔뿔이 흩어져서 먹고 있으니, 하루카가 내 옆에 집게를 들고 와서 같이 굽는다.
하루카 "그렇게 힘들면... 말해주셨어야죠..."
나 "나도 이렇게 만날 수 있는 거였다면... 오지 않았을까?"
어색했지만 그래도 서로 얼굴이 붉어진 채로 고기를 열심히 구웠다.
하루카 "수학... 재밌어요?"
나 "..."
이건 차마 말을 할 수 없었다. 아무리 평소에 좋아하던 것도, 석박사로 마주하면 또 싫어하는 게 다반사니...
이쿠 "하루카 언니, 근데 갑자기 왜 왔어요?
하루카 "나중에 이야기할게. 근데 타마키는?"
모모코 "타마키는 극장앞 농구장에서 농구하고 있을거야. 고기 먹고 내려오니까 누가 불렀다나?"
하루카 "우리 사람이야?"
모모코 "옆 프로덕션 하치미야 씨. 그 분 농구 좋아하셨으니 농구하러 왔을 거야."
하루카 생각에 불길한 예감이 감돌았다.
하루카 "일단 둘에게 고마워!"
그러고, 하루카는 극장 밖으로 뛰어갔다.
메구루 "이쪽으로 패스!"
타마키 "밥먹고 농구 재밌어!"
우미 "그치? 앞으로 시어터 농구부 만들어도 된다니까!"
미라이 "데헤헤..."
극장앞 농구장에서 4명이 공을 주고 받고 있었다. 우미가 완벽한 레이업으로 2점 슛을 성공시키자 미라이가 감탄했다.
미라이 "오오오... 아, 대장님!"
미라이가 하루카를 발견했다.
하루카 "미라이, 농구 재밌어?"
미라이 "네! 데헤헤..."
하루카는 웃으면서 농구하는 광경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하루카를 본 메구루는, 하루카의 등 뒤에 무언가 안 보이는 기운이 솟아오르는 걸 느끼고 있었다. 메구루는, 원래 계획인 휴식할때 캐묻는 작전은 그만두고, 1시간만 하고 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다 다리가 풀려서 넘어졌다.
타마키 "앗 메구루 괜찮아?"
메구루 "다리 꼬여서 넘어진거야... 괜찮아! 괜찮아!"
하지만 메구루는 이후 3점슛 몇번 더 넣고는, 넘어진 다리가 안 좋다고 말하고 금방 빠져나갔다. 미라이가 아쉬워했지만, 메구루의 표정이 심히 좋지 않아 더 물어보진 않았다.
타카네 "마츠다 양, 준비되셨습니까."
아리사 "...한번 시작한 이상, 해봐야하지 않겠습니까! 므믓!"
하루카가 내려온 걸 확인한 둘은, 옥상으로 슬금슬금 올라왔다. 점심먹은 흔적은 없는 대신, 그물침대 하나가 파라솔 밑에 쳐져있었다. 그리고 거기서, 내가 곤히 자고 있었다.
타카네 "프로듀서 님의 그것, 궁금하지 말입니다."
아리사 "녹화 준비되었습니다!"
그리고 둘은 곤히 잠든 내 옷을 벗기고, 이내 자신들의 옷도 벗은 뒤, 프로듀서를 탐하기 위해 그 마수를 뻗혀온다. 프로듀서의 마크를 자궁에 남기려는 그 필사적인 노력은 그 둘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한 여름 오후 2시의 일이었다.
타카네와 아리사는 몸에 밤꽃내를 진하게 남긴채, 알몸으로 파라솔 밑에 곤히 잠들었다. ...하루카가 올라오기 전까진 말이었다.
문득 프로듀서를 혼자 너무 오래 놔두고 있다고 생각한 하루카가 옥상으로 뛰어올라오니, 이미 상황은 종료된 상태였고, 아무것도 모르고 하반신만 벗겨진 채로 자고 있는 나와, 그물침대 밑에서 알몸으로 상기된채 뻗은 타카네와 아리사가 있었다.
하루카 "..."
그리고 하루카는 타카네와 아리사를 깨워서 옷 입힌 뒤, 머리채를 끌고 내려갔다. 물론 내 바지는 원래대로 입혀놓고 말이었다.
나 "...어우 개운한데 왜이리 허리가 아프지..."
눈떠보니 오후 5시였다. 여기도 우리나라처럼 낮에 엄청 더워서 내가 기력이 쇠할 시간대라, 필연적으로 내가 낮잠을 잘 수밖에 없었다. 근데 그물침대 때문인가... 다음번엔 극장 꼭대기 층에 숙면실이라도 하나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마키 "잉, 타마키도 꼐임하고 싶었는데!"
아리사 "타카네 씨, 이거 이야기해도 되요...?"
타카네 "아직은 어리니 꼐임이라고 말하는 걸로 퉁쳐야죠."
타마키 "슈퍼마리오 같이 하고 싶었다고!"
아리사 "다음번에 같이 하자고 해요 타마키."
아리사가 타마키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면서 머리를 쓰다듬었다. 타마키는 프로듀서랑 꼐임을 같이 못했다는 사실에 분했다. ...근데 그 꼐임이 뭔지 알면 그런 이야기가 나올거 같진 않았지만 말이었다.
미유 "엉엉엉... 나 이제 시집 못가... 엉엉엉..."
미유가 사무실 한 구석에서 유치원복을 입고 대성통곡을 하고 있었다.
나오 "그... 미유씨, 그 검은 여왕한테 안 당한게 어디야... 살아서 돌아온게 다ㅎ..."
미유 "팬티에 지렸다고...! 엉엉엉..."
카와시마 미즈키 "...나오 짱, 잠시 자리좀 비켜주자. 이건 존엄성의 문제야..."
나오가 말없이 자리를 비켰다. 미즈키와 카에데, 사나에 셋이서 미유를 제외한 방안의 모든 사람을 내보낸 뒤에, 갈아입을 팬티와 함께 미유를 달래주고서야 미유는 울음을 간신히 그쳤다. 한편 치히로는 이 상황을 듣고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분명 뭐가 있는 건 확실한데, 765 사람들이 어디까지 아는지는 몰랐다.
시키 "...역시 검은 여왕. 포스가 사기라니까. 흐흐음..."
시키가 차를 홀짝이며 말했다.
아키하 "...근데 거기서 뭘 한건진 모르겠지만, 만약 그거 우리도 할 수 있는 기술이면, 좀 많이 충격먹을거 같긴 해."
시키 "...이참에 실험실 예산도 타갈 겸, 치히로 씨랑 협상을 해볼까?"
마노 "호왓, 메구루 괜찮아?"
메구루 "... 765 프로엔 두번 다시 안갈거야..."
하루카의 살기를 느낀 메구루가 벌벌떨면서 말했다.
유이카 "아, 그 느낌 나도 알거 같아... 예전에 여기에 하루카씨가 직접 왔었는데, 이정도로 살기를 내뿜은 사람, 이 프로덕션 내에서도 없을걸?"
아사히 "아, 후유코 짱보다 더 함까?"
유이카 "음 어디다 비유해야 하지... 후유코 씨가 A등급 아이돌의 포스면, 하루카 씨는 월드 스타, 아니 우주 대스파의 포스를 내뿜는 사람이야."
아사히 " "
아사히가 잠시 생각을 하다 고장났다.
메이 "푸하하하하하..."
메이가 옆에서 지켜보다 아사히를 데리고 기분전환도 시킬겸 나갔다.
유이카 "... 근데 하루카 씨가 움직이는 거 보면 뭔가 있을 거 같긴 한데... 거기 원래 뭐 조짐 있어도 이야기 잘 안하기로 악명높은 데니... 뭐가 있는지도 예상이 안되네... 프로듀서랑 관련이 있을 거 같기도 한데, 의외로 정보보안은 좀 튼실한 데라..."
+1 시키의 예산 다이스(1-33 증액 실패/34-66 소규모 증액/67-99 30% 증액/100 백지수표를 내주는 치히로)
+2 다이스 + 765 아이돌 2명 지목(346 프로덕션 체크용)
+3 다이스 + 765 아이돌 1명 지목(283 프로덕션 체크용)
이번 건 (765 프로 내에선) 지목 제한이 없는 지목입니다.
다이스는 346의 경우 예산 증액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체크가 변동될 예정입니다(증액 실패시 30 이하/소규모 증액시 40 이하/30% 증액시 50 이하/백지수표시 확정 다이스)
283의 경우 동일하게 30이하 시 더 눈치를 채기 시작합니다.
@ 늦은 이유: 연재 처가 하나 더 늘어서 글 쓰느라 늦었...
@ 꼐임을 한 사람들이 늘어날 수록, 특수 다이스가 하나 생길 예정입니다.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다이스 앵커를 하나 추가할 예정인데, 여기서 특정 조건을 만족시 특수 이벤트가 생깁니다
(근데 뭘지 사실 다들 알고 있을거 같지 않아요?)
시키 "냐하하하하~ 치히로 씨, 혹시 거래 가능해?"
치히로 "무슨 거래요? 허튼짓 부리면 예산 삭감할 거에요?"
시키 "연구실 동아리 예산 올려주면, 프로듀서 찾을 방법 연구해올게."
평소같으면 싱글벙글 웃으면서 안돼요 할 치히로가, 낯빛이 바뀐다.
치히로 "확실히 데려올 자신이 있어요?"
시키 "으...음? 평소 치히로 씨 답지 않게 왜이래..."
시키가 당황한 모습이었다.
치히로 "마음 같아선 백지수표지만, 우리 예산은 그리 많지 않아서 30% 올려드릴게요."
시키가 침을 삼켰다.
치히로 "프로듀서를 산채로 데려오세요."
치히로의 사무실에서 나온 시키의 표정이 가관이었다.
아키하 "얼마 더 주신대? 5%? 10%?"
시키 "30%..."
아키하 "잘못 들은 거 아니야?"
시키 "지금 내 왼손에 들려있는거, 그 예산안이야..."
아키하는 시키가 왜 그런 표정을 하고 나왔는지 그제서야 이해했다.
시키 "...일단 뭐부터 시작해야 하지? 전파 추적장치?"
아키하 "시키는 이론적인 부분을 맡아줘. 내가 기술적인 걸 다 해결해줄테니."
아키하가 팔을 걷어붙인다.
하루카 "미유랑 메구루가 온거 봐서는 뭔가 이상한 걸 그쪽에서도 느낀 거 같은데..."
치하야 "에이 설마, 우리가 입단속 다하고 있는걸 그쪽도 알거 아니야?"
하루카 "아냐, 간접적이지만 알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어."
코토하와 하루카, 리츠코, 치하야는 무언의 사무실에서 의논을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하루카가 뭔가 떠올리고 부른 것이지만, 꽤 중대한 문제가 될 수 있어서 넷이서만 따로 의논하고 있었다.
하루카 "...그런 고로, 돌아가면서 감시해야지 뭐."
코토하 "...우리끼리만 감상하고 싶었는데..."
치하야 "어차피 이번에 너가 보호역으로 가는 거잖아? 방금 이오리에게 연락이 왔는데 이오리네 회사에서 차원 이동장치도 개량해서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게 만들어줬고."
리츠코 "이거 이오리도 알고 있는거야?"
하루카 "그건 아닐거에요. 우리가 피드백을 안줬는데 이오리네에서 좀더 개량했다고 말한거 봐선 자기들도 불편하단 걸 알아챈거라."
이야기가 마무리되고, 하루카가 회의실을 나가면서 말한다.
하루카 "그럼 이 안은 1시간 뒤에 전원 소집한 뒤에 발표하는 걸로, 모두 동의하죠?"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1시간 뒤, 모두가 공연장에 모여들었다. 내가 무대 한켠에 마련된 의자에 앉은 걸 확인한 하루카가 마이크를 잡고 회의를 시작했다.
하루카 "긴급 소집을 한건 다름이 아니고, 옆 프로덕션에서 프로듀서가 없어진 걸 눈치 챈 모양입니다."
다들 웅성인다.
하루카 "따라서, 보안 유지를 위해, 프로듀서를 원래 세계로 돌려보내는 대신, 우리가 주마다 돌아가면서 보호역으로 있을 예정입니다."
웅성이던 분위기가 박수소리로 바뀌었다. ...다들 내 생활이 그리 궁금했나...?
하루카 "명단은 방금 정리를 했으며, 호명하는 사람은 나와서 짐을 챙기고, 오늘 밤 9시에 프로듀서의 집으로 이동하면 되겠습니다."
나 "나는...?"
하루카 "프로듀서님은 만일을 대비해, 지금 이동시키도록 하겠습니다."
하루카가 스위치를 주려고 하는데, 뭔가 생각났는지 귓속말로 무언가를 이야기했다.
하루카 "오늘 밤에 갈 애들은, 코토하랑, 카렌, 츠바사 이렇게 될 예정이에요."
진심이냐는 표정을 지었다. 순번표를 랜덤으로 돌렸는데 진짜 이렇게 걸릴줄이야.
하루카 "프로듀서도, 옆 프로덕션에 공돌이들 있는 거 알잖아요. 그런거에요. 코토하가 아마 챙겨올 게 많아서 방에 이것저것 설치해줄거에요."
그리고 스위치를 나에게 건내주었다.
하루카 "원하는 장소로 이동할 수 있는 기능도 있으니, 부담갖지 말고 넘어와주세요."
그리고 나를 떠밀었다. 말없이 스위치를 누르니 문이 생겼다. 그 문 너머로 가니... 다시 내 자취방이 나왔다. ...더 있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치즈루네 고기, 맛있었는데...
시키 "...어? 이거 차원 이동 기술, 그렇게 어려운 게 아니었어?"
시키가 무언가 계산을 하다 말했다.
아키하 "...그런 공상과학 같은 기술이 3시간이면 푼다고?"
시키 "내 말이..."
시키가 묘한 표정을 지었다.
아키하 "...식을 보니 만드는 건 금방 만드는 구조네? 1시간 주면 되겠다."
시키 "그럼 이 참에 단백질 추적 알고리즘도 만들어봐야지, 냐하하."
그리고 아키하가 작업에 들어갔다.
1시간 뒤.
아키하 "일단 만들었어. 어디로 갈 진 모르겠지만..."
시키 "그럼, 실험 시작!"
시키가 아키하의 스위치를 뺏어 작동 스위치를 눌렀다. 이동하고 보니, 어딘가 낯이 익은 건물 옥상 위에 있었다.
시키 "킁킁... 이거 고기 냄새로 가득하네~"
시키가 킁킁대다 멈칫한다.
시키 "...고기와는 다른 단백질 냄새도 나는데...?"
고개를 두리번대던 시키는, 이내 프로듀서가 잠든 흔적이 남은 그물침대를 발견했다.
시키 "...단백질, 그물침대, 비린내..."
시키의 눈이 돌아갔다.
시키 "...얘네 프로듀서를 찾아왔어!"
치히로 "...확실해요?"
시키 "단백질 추적 알고리즘 만들고 있다니까! 냐하하~"
시키가 쓴 보고서를 읽던 치히로도 눈이 번뜩 뜨였다.
치히로 "765 사람들... 정보력 참 대단해... 아키하, 메일 오던 곳의 좌표를 적어줄테니, 거기로 이동하는 걸로 차원 이동장치를 만들어봐요."
아키하 "알겠습니다! 치히로씨!"
아키하가 평소 안하던 거수경례를 하고 뛰어갔다.
시키 "...가서 프로듀서를 만나면 무슨 실험을 할까?"
아키하 "해부?"
시키 "냐하하하~"
시키와 아키하가 실험실로 뛰어갔다.
346 쪽에서도 프로듀서를 발견했다는 소식이 퍼지자, 실험실 앞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카렌 "나와봐, 나 프로듀서 만나면 해볼 게 있어."
카에데 "어른답게 술술 풀어야 한다고요? 술로?"
사나에 "변태 체포의 시간이다!"
타쿠미 "감히 하늘하늘거리는 수영복을 입혀?"
리아무 "야무...!"
시키와 아키하는 실험실 문을 잠그고 좌표를 계산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시키 "어느 틈에 이런 소문을 들은거야..."
아키하 "치히로 씨에게서?"
시키가 커피를 마시면서 선형 방정식을 하나 풀었다.
시키 "원하는 장소로 이동하는 게 문제였구나..."
아키하 "잘못된 곳으로 이동하면 그거 나름대로 머리 아프니까..."
그래도 예산이 증액되서 그런지 간식은 넉넉히 구비한 둘은, 산재한 선형방정식을 푸느라 정신이 없었다.
자취방에는 먹을 게 없으니, 컵라면이라도 하나 사와서 끓이기로 했다.
...하루카에게 마제소바 사주었더니 식비가 순식간에 거덜이 난 것도 있었다. 대학원생은 부자가 아니란 말이다...!
육개장 사발면을 먹으면서 혹시 게임에서 튀어나온 게 나만 이런가 찾아봤다. ...다행이지만 내 쪽에서만 일어난 일 같았다. R모 사이트, D모 사이트 둘다 조용했으니 말이었다. 그러니 안심하고 컵라면을 마저 먹고 방을 치우기로 했다. 앞으로 3명씩 더 머무를 거니 말이었다.
안 쓰는 방을 치우고(대신 내 방이 좀 좁아지긴 했지만) 다 끝났구나하고 쉬는 데, 아이패드에서 빛이나기 시작했다.
코토하 "여기가 프로듀서님의 방..."
츠바사 "뭔가 거창할 거 같았는데?"
카렌 "...이게 프로듀서 냄새... 젊은 남자의 냄새... 킁킁..."
당연하겠지만, 저 셋이 내 방에 와서 처음 한 말이었다. 그러고는 막 이곳저곳 둘러보기 시작했다.
코토하 "냉장고는... 아무것도 없고... 이참에 오는 사람들중 요리 할 줄 아는 사람 1명씩 끼워서 넣어달라고 해야겠다."
츠바사 "책들이 너무 많은데.. 프로듀서 님~ 이거 수학책인데 왜 펼치면 영어로만 되어있어요?"
카렌 "옷... 너무 적어..."
...그야 대학원생은 옷 많이 입을 필요가 없으니까... 한편 코토하는 이것저것 메모하고 있었다. 뭔가 슬쩍 가서 보니, 개선사항을 적고 있었다. ...집을 한채 사는 게 빠르긴 할텐데 765 프로 재력으로 그게 되려나...?
코토하 "...프로듀서 님. 일단 저희 쪽에서 준비한 걸 먼저 알려드릴게요."
코토하가 가방을 열어서, 스위치랑 카드 한 장, 그리고 이오리의 서명이 있는 서류를 꺼냈다.
코토하 "당연하지만, 이 스위치는 765 프로로 도망칠 수 있는 스위치에요. 아이패드...가 부서지지 않는다면 말이죠."
나 "...혹시 그것도 실험해보고 얻은 결론이니?"
코토하 "네."
...뭐 그게 과학의 자세니 할 말은 안하겠지만...
나 "그럼 내 아이패드론 감당이 안될게 거의 분명하니... 아이패드를 구매하라고 이 카드를 주는 거겠고. 대학원생인 내 지갑력으론 감당이 안되니까..."
코토하 "네. 그리고 프로듀서의 생활비도 이 카드로 쓰시면 되요."
나 "...한도는 들었어?"
코토하 "미나세 그룹 블랙카드이고 이미 절차는 다끝난 상황이라 프로듀서님은 그냥 쓰시면 되요."
나 " "
...블랙 카드를 들고오다니, 아니 이런 치트키가 어딨어!
코토하 "그리고 이 문서는..."
코토하가 문서를 내게 넘겨주었다. ...타워펠리스?
코토하 "매매 계약서에요. 미나세 그룹 소유긴 한데 프로듀서에게 무료 양도 한다고 했으니..."
나 "...이거 괜찮은 거 맞아?"
코토하 "다 동의한 건데요. 뭘요. 이오리가 자기 순번 올때까지 딱 기다리라고 했어요."
나 " "
...한마디로 생활을 지원해 줄테니, 옷 잘 차려입고 서울 구경시켜달란 말이구나...
나 "그러고보니, 너희들 저녁은 먹고 왔니?"
카렌 "네..."
나 "...내일 아침은 그냥 나가서 브런치 먹고 필요한 거 사는 걸로 하자."
코토하 "아, 프로듀서님, 아이패드는 10대 사라는 전언이 있었어요."
나 "엥? 그정도로 많이?"
코토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연결 포탈은 많을 수록 좋으니까요. 장비 들어올 것도 생각하면 10대정도면 충분히 큰 규모의 화물도 옮길 수 있ㄷ..."
...100대까지 까는 것보다는 낫겠다 싶었다.
나 "설마 단체로 오는 건 아니겠지?"
츠바사 "앗, 들켰다..."
나 " "
점점 머리가 아파오고 있었다.
나 "...일단 지금 활동은 못하니, 자고 일어나서 생각하자."
카렌 "...네."
이불을 펴고 있는데, 츠바사가 와서 달라붙는다.
츠바사 "프로듀서 니이임, 옆에서 자고 싶어요."
나 "...나 코골이 있는데 괜찮겠어?"
츠바사 "엥? 프로듀서님 코토리씨보다 젊은데 아저씨 같은데요..."
나 "...잠버릇이 험하다고 치자."
츠바사가 달라붙으니 코토하도 달라붙고, 혼자 남아있던 카렌도 우물쭈물하다 달라붙었다. ...하는 수 없이 창고방에서 4인이 함께 자기로 했다.
츠바사 "이렇게 프로듀서 님이랑 자는 건 처음이다, 히히..."
츠바사는 싱글벙글 웃고있는데 카렌이랑 코토하는 얼굴이 붉어졌다. 잠옷을 입고 있지만 차마 고개를 못 돌리고 있는 상황. 웃겨서 부담갖지 말고 자라고 하려고 고개를 돌리는데, 코토하랑 눈이 마주쳤다. 어쩌다보니 복부도 서로 닿은 상황.
코토하 "프로듀서 님... 아래에 뭔가가 콕콕 찔러요..."
나 " "
코토하는 얼굴이 붉어진 채로 머뭇거리고 있었다. 츠바사가 옆에서 들러붙다가 바지가 벗겨졌다. ...아니 근데 속옷까지 벗겨졌잖아!
코토하 "...하루카 씨가 저래서 프로듀서님을 좋아했구나..."
코토하는 무언가에 홀린 듯 내 하복부를 향해 다가갔다. 어느 순간 눈빛이 바뀐 카렌도, 천진난만했던 츠바사도, 어른의 눈빛으로 다가왔다. 창밖의 빗소리는 거칠었고, 성인 남성의 자취방 내음새는 어느새, 아이돌의 몸에도 베어들었다. 카렌의 코에도 내 냄새가 각인되었다.
... 요새 너무 쥐어짜여지는 느낌이 들긴 한데, 아무튼 안 피곤하면 괜찮을 거긴 하지만... 눈 떠서 핸드폰을 확인하니 아침 6시 반이었다. 애들은 곤히 자고 있었다.
이사갈 준비를 해야 하니까, 아무래도 짐을 싸야 해서, 책을 정리하려고 일어나려 하는데, 코토하의 팔이 갑자기 내 발목을 잡는다.
코토하 "프로듀서 님, 좀더 옆에 있어주세요..."
잠꼬대였지만 귀여웠다. ...이러면 어쩔수 없지. 하고 다시 눈을 붙이기로 했다.
츠바사 "...듀서님 일어나요! 브런치 먹기로 했잖아요오오오!"
눈떠서 고개를 돌려보니, 츠바사가 일어나서 준비라도 다한 모양인지, 내 옆에 누워서 나에게 매달려 있었다.
나 "그래그래, 일어나야지."
기지개를 펴는데, 생각해보니 알몸차림이었다.
츠바사 "...어젯밤에 그거 너무 좋았어요. 프로듀서님."
츠바사가 얼굴을 붉혔다. ... 다음 올 애들도 상대해야 하면... 난 어떻게 해야하는 거지...?
...이런 생각 할때가 아니었다. 일단 츠바사를 방에서 내쫒고 옷부터 챙겨입고 화장실로 씻으러 들어갔다.
나 "...일단 아이패드부터 사야 하니까, 여기서 가장 가까운 아이패드를 많이 팔 곳이..."
찾아보니 월계동이 있었다. 브런치도 원활하게 먹을 수 있었으니 그쪽으로 가기로 했다.
택시를 타고 트XXX스에 내렸다. 목요일 아침이라 그런가 사람은 별로 없었다. 비는 그친 상태였지만, 이미 하늘에 구름이 한가득이었다.
츠바사 "프로듀서님, 저기 티라미수 하나 사주세요!"
츠바사가 스XX스에 있는 티라미수를 보고 말했다.
나 "일단 아이패드부터 사고 말하자. 먹고 싶은 거 다 사줄테니까."
츠바사 "그치만, 저희, 배고픈 걸요?"
나 "아이패드 등록하는 동안 먹고 싶은거 다 사줄게."
츠바사 "정말요?"
나 "일단 사고 생각하자."
츠바사를 달래놓고, 애X 제품 파는 곳으로 뛰어갔다. 전자제품 코너야 뭐 목요일 오전이니 한산했지만, 점원 분에겐 아마 오늘 같은 일은 진귀할 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야
나 "아이패드 있나요?"
점원 "네, 이렇게 제품이 있는데..."
나 "프로 6세대 이 모델로 해주세요. 수량은 10대로요."
점원 "...잘못 들은거 아니죠?"
나 "10대요. 아 그리고 7세대 이 모델로 하나 추가하고..."
점원은 어리둥절하는 표정으로 아이패드 10박스를 꺼내 담았다. 코토하랑 카렌이 어느새 옆에 와서 아이패드 박스 드는 걸 도와줬다. ...안경이랑 모자쓴거 보니 적당히 잘 변장한 듯 싶었지만, 아이패드 10대를 한꺼번에 들고 가는 건 수상해서, 종이 박스에 나눠담기로 했다.
츠바사 "음음... 티라미수 맛있어요!"
나 "맛있으면 됬어. 잘 먹는 거 보는 거도 프로듀서의 낙이야."
내가 쓸 아이패드를 개봉해 설치작업을 하는데, 츠바사가 참 복스럽게 티라미수를 먹었다. 코토하가 왠일이냐는 눈빛이었다.
코토하 "...왠일로 정상적인 말을..."
나 "...야."
복스럽게 먹는 걸 보는 게 얼마나 어려운데...
나 "...이정도면 내가 쓰던 아이패드에서 필요한 건 다 옮긴 거 같네."
에어 5세대랑 참 정 많이 들었었는데, 2년만에 새 아이패드로 갈아탈 줄이야.
코토하 "한번 극장 접속해서 업무가능한가 테스트해봐요 프로듀서님."
코토하랑 카렌, 츠바사가 보는 앞에서 밀리시타를 켰다. 계정 연동이 자동으로 되서, 특별히 해야 할 일은 없었고, 바로 극장으로 접속되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됬다.
코토하 "...아 극장이다!"
언제나 봐도 반가운 극장이 뜨고, 로그인 보너스까지 뜬 뒤에, 사무실이 나왔다.
카렌 "라이브 한번 하는 거 보여주세요, 프로듀서님..."
다들 보고는 눈이 휘둥그레 진다. 그야, 퍼펙트를 띄웠으니 말이었다.
코토하 "프로듀서님... 리듬게임에 일가견있다... 메모..."
카렌 "그래서 프로듀서님이 일은 잘했던게..."
다들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길래, 말없이 커피만 쪼옥쪽 빨았다.
나 "그러고 보니, 너희들이 나오니까 아이돌이 49인으로 바뀌었네?"
카렌 "아마 여기서만 그럴거에요."
코토하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근데 우리가 실존한다는 걸 알면 아마 난리가 날 거에요."
하긴 게임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난리칠 게 분명한데...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난리나겠지만 말이었다.
나 "그나저나, 카렌이랑 코토하는 뭐 먹을래?"
카렌 "봉골레 파스타요..."
코토하 "히레카츠 정식이요."
나 "알았어, 주문하고 올게."
츠바사 "프로듀서님! 안심 스테이크 하나 추가해주세요!"
음식 주문하고 온 사이에 셋이서 내 아이패드의 앱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블XX카랑 데레스테랑 샤니송, 그리고 라XXXX진 까지 정도만 아이패드에 깔아뒀었으니...
코토하 "그나저나 저기 사람들도 나올 수 있다는 거 알면, 어떤 식으로든 나올 수 있는 거 생각하면..."
츠바사 "프로듀서를 나누면 되나?"
코토하 "...그 문제가 아닐거야."
코토하가 나를 보더니 귓속말로 무언가 속삭였다.
코토하 "블XX카 사람들, 보니까 뭔가 꼐임을 하고 싶은 눈치더라고요... 최면에 걸려있어서 망정이었지."
....최면 걸린 거에 감사해야겠다.
점심도 배부르게 해결하고, 이제 뭘 살지 고민하는데, 츠바사가 제안하나 했다.
츠바사 "프로듀서님, 이 참에 온 김에 옷도 사요!"
나 "옷?"
코토하 "여기 괜찮은 옷도 많이 있던데, 옷도 보고 가요."
나 "옷은 다른데서 보자. 여기보다 더 괜찮은 옷을 파는 데를 알고 있거든."
카렌 "그럼... 남은 건 식료품 문제인가?"
코토하 "지하에 식품코너 있으니 거기가서 장보면 될 거 같아요."
식품 코너까지 어찌저찌해서 장을 봤는데... 츠바사가 너무 많이 사는 바람에, 아이패드를 츠바사에게 쥐어주고, 식료품 바구니를 들었다. ...허리 나갈거 같았다. 츠바사는 아무 말 없이 눈치를 보고 있었다. ...군것질 거리로 이미 한 봉지 들고 있었지만 말이었다.
집에 돌아와서 냉장고에 식료품을 채워널으니, 참았던 허리가 욱신거렸다.
나 "츠바사야... 이런 식료품은 편의점에도 파니까, 꼭 편의점 갔다와..."
츠바사는 여전히 눈치보고 있었다.
나 "...옷은 내일 사자. 허리가 너무 아파서 오늘은 아무것도 못할거 같아."
코토하 "그럼 아이패드 세팅하고 있을게요."
나 "그래주면 고맙고..."
그리고 눈을 붙였다. 다시 빗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시키 "냐하하... 드디어 식을 풀었다!"
아키하 "이제 이동할 수 있겠군!"
시키 "마침, 딱 좋은 좌표를 포착했는데, 여기로 이동해볼까?"
시키가 좌표를 입력하고 스위치를 눌렀다. 그러자 환한 빛이 아키하랑 시키를 감쌌다.
나 "... 방안이 왜이리 시끄러운 거야... 츠바사, 군것질 먹다 혼나는 ㄱ..."
뭔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소란스러워서 눈떠보니, 낯선, 아니 정확히는 여기 있어서는 안될 얼굴 둘이 보였다.
시키 "냐하하 프로듀서님이다!"
아키하 "...뭔가 나랑 동류인 사람 같은데?"
동지는 역시 알아본다는 게 과언은 아닌거 같았다. ...근데 그게 지금 나올 타이밍인가가 문제였지만 말이었다. 코토하는 머리를 쥐어잡고 어딘가 전화하고 있었다. ...이래도 되나 싶어서 봤는데, 시키랑 아키하는 이미 포박된 상태였다. 코토하가 괜히 중역이 아니긴 하지. ...그것보다 346도 알아챘겠는데...
코토하 "...네, 지금 오신다고요? 네, 알겠어요."
코토하가 전화를 끊었다.
코토하 "하루카가 여기로 온대요."
나 "...이제 346 애들도 튀어나온다는 거 아니야?"
코토하 "아직은요. 스위치 기술 테스트한다고 나온 거 같은데, 이렇게 마주칠줄은 예상도 못했나 보죠."
시키 "저기... 이거 풀어주고 이야기 할래? 이거 우리만 알고 있는 상황이라고?"
코토하 "그거, 신뢰가 안 가는 말이거든요?"
시키가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아이패드에서 환한 빛이 나더니, 하루카가 나왔다. 시키랑 아키하 낯빛이 순식간에 시퍼래졌다.
하루카 "너희였구나. 346에서 프로듀서를 찾았다길래 누가 찾았나 봤더니. 코토하를 우선 순번에 넣길 다행이었네."
아이패드를 사온 걸 본 하루카가 나를 보고 말했다.
하루카 "맞아, 프로듀서님 귀좀."
그러고는 내 귀에 무언가 귓속말로 말했다.
하루카 "이오리네 회사가 대형 포탈로 물건 옮기는 기술을 개발했대요. 그래서 아이패드 준비해달라고 한 거였고요."
나 "그래서 시행일은?"
하루카 "원래 내일 하려고 했었는데, 저 둘이 있으니 좀 생각을 해봐야 할 거 같아요. 일단 여기서 긴급회의 소집을 좀 하고..."
아무리 하루카라도 190명의 346 프로덕션을 다 감당할 수는 없고, 아무리 머기업 346프로라도 선배격인 765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346에서 대표자(?) 52명을 뽑고, 765 프로덕션 아이돌들과 함께 매일 한 명씩 돌아가며 프로듀서를 공동소유 개념으로 함께 있는다.
만약 프로듀서를 자신의 프로덕션으로 데리고 이동해야 할 경우, 상대 프로덕션 아이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6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치히로 "...한 2년 정도 전화를 걸었는데도 전화 하나 안 받고... 진짜 안 들어오는 거 보면 포기...해야 하나..."
린 "그래야 하...나?"
우즈키와 미오는 말이 없었다.
미나미 "탐색 한번 더는 안돼요?"
사나에 "뭔가 유의미한 게 없는데..."
[발신 전화 5502통]
하즈키 "하아..."
나츠하 "점점 왜 일이 안풀리는 거지..."
나츠하가 머리를 싸맨다.
후유코 "플랜 R은?"
하나 "그거 실패했어요. 프로듀서 님도 안 보이고..."
메이 "그리고 아사히가 엄청 좋아하더라."
후유코 "세! 리! 자! 와! 아! 사! 히!"
후유코가 아사히를 잡으러 간 사이, 유이카가 말없이 있다 한마디 꺼낸다.
유이카 "뭔가 뾰족한 묘안이 없나..."
[발신 전화 10293통]
하루카 "하아..."
미사키 "하아..."
코토리 "하아..."
셋의 침울함이 시어터 전체를 짓누르고 있었다.
치하야 "저... 저기... 조금만 더 기다리ㅈ..."
하루카 "기다린지 벌써 2년이라고!"
코토리 "삐욧! 기다리다 늙어죽는다고!"
미라이가 코토리씨 아직도 28살 아니냔 이야기를 하려다 시즈카가 입을 틀어막았다. 다행히 코토리는 못 들은 모양이다.
미사키 "난또... 비상사태 선포해도 될까요 선배님?"
코토리 "비상사태 선포하고 푼지만 100번은 된거 같은데... 그냥 상시 비상사태라고 해야 할지도..."
하루카도 말없이 핸드폰을 바라본다. 발신만 7281통, 그러나 프로듀서는 응답하지 않았다. 다른 아이돌들도 표정은 절망적이었다.
코토하 "저기 하루카...?"
코토하가 안경을 쓰고 컴퓨터로 리츠코랑 같이 찾다 하루카를 불렀다.
코토하 "이거 와서 봐줄래?"
하루카가 표정을 풀고 일어나 코토하에게 간다. 코토하가 보여준건, 다름 아닌 타 프로덕션 행보.
하루카 "...우리만 침울해 있었던게 아니었던거야?"
코토하 "저기도 다 프로듀서가 행방불명됬는데 마침 우리랑 다 시기가 비슷한 모양이야."
하루카 "그거 우연...이네."
하루카의 생각에 뭔가 불길한게 스쳐지나갔지만, 일단은 프로듀서와 연락하는 데 집중하자고 생각한다.
하루카 "... 외부 수색대... 오랜만에 보내볼까?"
하루카 "... 프로듀서 행방이 묘연한게 어떻게 보면 나쁜 이유로 그런건 아닌거 같은데...?"
하루카가 보고서를 읽으면서 말했다. 치하야가 커피 한모금 마시고 보고서를 마저 읽는다.
치하야 "처음에 우리도 연락 안된 줄 알고 최악의 상황인가 생각했었는데, 생각해보니 다른 쪽에 시선을 두니까 프로듀서는 뭔가 바빠서 연락이 안되는 게 맞았네."
하루카 "우리가 해야 할 건, 프로듀서가 바쁜 이유를 추측하고, 또 가능하면 어떻게든 연락할 방법을 찾는거지."
하루카랑 치하야가 서로 합을 맞춘듯이 마주보고 고개를 끄덕인다.
하루카, 치하야 "그럼 시작하자."
+2 치하야가 할 일
(아직은 765 프로 단독 행동이니 이 점 유의해서 앵커 달아주세요)
@그리고 굉장히 오랜만입니다
일단 이벤트 등으로 알게 된 다른 아이돌들에게 물어본다.
카오루 "그쪽 프로듀서 님 행방불명된지 2년이라고? ...좀 많이 충격적인데..."
하루카의 말을 들은 카오루는 좀 많이 충격을 먹은 표정을 지었다. 평소와는 다른 표정이라 하루카도 놀랄 상황.
하루카 "그래서, 그쪽 상황은 좀 어떤지 궁금해서 왔어요."
카오루 "우리...라곤 해도 오프라인 팬미팅 하다가 온라인 팬미팅 하는 거 말곤 특별히 이상한 건 없다."
하루카 "프로듀서랑 연락은 되고요?"
카오루 "어제 32회차 온라인 팬미팅 관련해서 통화까지 했다."
카오루가 핸드폰 발신 기록을 보여줬다. 하루카가 뭔가 의아한 표정을 짓고는, 다시 웃는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하루카 "...오늘 만남은 반가웠어요. 디저트 값은 제가 계산하고 나갈게요."
그러고 일어나 나간다. 카오루는 뭔가 뻘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카에데 "그래서 말이지... 술을 같이 술술 마시자고 하는데 계속 피하고... 그러고 며칠뒤부터 프로듀서가 안 나왔어요."
아이리 "프로듀서 님... 뭔가 일이 생긴건가요..."
유이카 "확실히 프로듀서 땅, 마지막 본게 2년전이었는데 피곤에 쩌든 표정이었어."
미코토 "... 전날에 내가 너무 들러붙어서 도망간건가...?"
니치카 "그건 아니거든요! 프로듀서님 약간 변태 기질이 있거든요!"
치하야 '확실히 우리 프로듀서 맞긴 하네...'
치하야가 니치카의 말을 들으면서 2년전을 회상했다.
P "후카야, 청순한 일이 들어왔는데 할래?"
후카 "정말요 프로듀서 님?"
코노미 "동작 그만, 그거 까봐."
코노미가 서류를 빼앗아갔다.
코노미 "어디보자... 비키니... 촬영 화보... 비키니는... ...어? 골든 비키니?"
후카 "프로듀서 니이이이이임!"
리오 "왜 나한텐 이런거 안줘!"
치하야가 옆에서 또 이러네 하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P "그치만... 코노미는 어린이 체형이고... 리오는..."
코노미 "뭐가 어쩌고 어째?"
리오 "나는 왜!"
P "그렇다고 치하야에게 주기엔..."
치하야 "프로듀서 님?"
P "...아"
그러고 치하야는 코노미, 리오, 후카와 함께 돌아가면서 설교를 4시간씩이나 했다.
치하야 '그땐 그랬지... ...지금은 뭐하고 있을려나 모르겠지만.'
치하야의 회상이 끝나기 무섭게 니치카가 한마디 한다.
니치카 "그러고보니 요새 765쪽 사람들이 계속 뭐 찾는다고 같은 데를 두번 세번 찾다 돌아가던데, 그쪽은 뭔 일 있어요?"
치하야 "응? ...별건 아니고 뭐 확인할 게 있는데 조사원마다 말이 달라서 여러 번 확인하는 거야."
니치카 "헤에..."
치하야가 말없이 아메리카노를 한모금 들이킨다.
허어...
덥다. 진짜 아무 생각도 없다.
비가 한바탕 내리고 간 시점인데도 날씨가 습하다.
바람이 불고 있지만
...그리고 내 눈 앞에는...
실행조차 안되는 코드 덩어리 모딩 파일이 있다.
맥심 커피만 10잔 마시는 데도 졸립다. 더워서 기력이 쇠해서 그런것인지, 아니면 진짜 피곤해서 그런건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졸린건 확실했다.
코드 덩어리는 한 쪽에 치우고 눈을 붙이기로 했다.
아이패드를 켜고, 중점 스케치 안을 적고 눈을 붙인다.
... 개운하게 잔 건가 싶어 눈을 떠보니, 해는 벌써 뉘역뉘역 서쪽 너머로 지고 있었다.
아이패드를 켜서 메모를 확인하고 모딩 작업을 마저 이어가려고 하는데, 메모 내용이 뭔가 이상했다.
분명 하루카 계획안이랑 이오리 계획안이라고 적어놓고 그 밑에 역사 항목 뒤져가면서 적어놓은 내용이...
@ 작가가 뭐하다 왔는지는 본편에서 밝혀질 예정
하루카 계획 -
공공 건설 계획국
사회 보장법 - 베버리지 보고서
전국 노동 관계법
부유세
(경기 부양 정책)
관세 폐지
케임브리지 학술 연구소
식민지 수출 지원
이오리 계획 -
새로운 금본위 제도
기업 구제 대출
소득세 인하
관세법 강화
조정 보상법
노사 관계법
옥스포드 학술 연구소
해외 부채 조정
통화 가치 절하
복지법 개정
공무원 임금 삭감
그런데 메모의 내용은 이렇게 바뀌어 있었다:
하루카 계획 -
전국 라이브 투어
1일차 도쿄
2일차 시즈오카
3일차 나고야
4일차 교토
5일차 오사카
6일차 오카야마
7일차 히로시마
8일차 후쿠오카
이오리 계획 -
세계 관광 버라이어티(+ 세리카)
1화 서울
2화 뉴욕
3화 파리
4화 런던
5화 베를린
6화 나폴리
7화 뭄바이
8화 홍콩
9화 타이베이
10화 싱가포르
...내가 메모를 잘못 썼나?
지우고 다시 쓰고 아이패드를 끈다.
이오리 "눈치 챈거 같아?"
코토하 "아니. 메모가 원래대로 돌아왔어."
이오리 "더 강력하게 우리를 알릴 방법이 필요한데..."
하루카와 치하야가 비슷한 타이밍에 같이 들어왔다.
하루카 "프로듀서 활동영역에 315프로는 없는 거 같아."
치하야 "반대로 활동영역에 있는 346프로랑 283프로는 우리랑 상황이 비슷하고."
코토하 "다른 활동영역에 있는 데도 비슷한가요?"
하루카 "저기 오르카호라고 했나? 그쪽은 잠수함 고치느라 우리 신경쓸 겨를이 없는 거 같았고..."
치하야 "키보토스에 파견간 조사원은 이상 징후가 없었다고 해."
하루카 "설마 프로듀서, 우리를 버리고?"
치하야가 밖에서 사온 아이스 커피를 한모금 들이키면서 고개를 젓는다.
치하야 "그건 아니야. 거긴 무슨 최면 앱이 있다나? 그래서 보니까 담당자는 공석인데 최면 어플을 활성화해서 있는거처럼 해놨대나 뭐라나."
하루카 "조사원 되게 유능하네... 그 최면 어플 있으면 나도 갖고 오고 싶..."
치하야 "그 조사원이 말하길 키보토스를 벗어나면 바로 풀린다고 해."
코토하 "그렇잖아도 입수해서 테스트해봤는데 여기서는 소용없었어요."
하루카 "근데 누구에게 테스트한건데?"
코토하 "유리코요."
하루카 "...신뢰할 수 있는 거 맞지?"
코토하 "감자를 사과로 여기고 먹이려고 했는데 암만 시도해도 안되더라고요."
하루카 " "
하루카는 뭔가 이상한걸로 실험한 거 같단 느낌이 들었지만 넘어가기로 했다.
리츠코 "아무튼 우리가 찾고 있다는 걸 어필할 방법이 필요해."
이오리 "메모는 영 아니었던 거 같고."
코토하 "프로듀서랑 다이렉트로 마주볼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미나세 그룹에 뭐 기술 없어요?"
이오리 "있...나 물어보고 올게."
한참뒤에 이오리가 돌아왔다.
이오리 "차원 이동 연구는 가능하다고 하는데 될지는 모르겠어."
하루카 "미나세 그룹 기술력 무시무시하네..."
이오리 "근데 다른데도 눈치챌 가능성이 커서 우리만 돌아다닐 지는 장담을 못하겠어."
하루카 "일단 지금 상황은 극비에 붙이지 뭐. 그나저나, 기술 완성은 얼마나 걸린대?"
이오리가 손가락으로 세더니 말한다.
이오리 "5..."
하루카 "5년?"
이오리 "4..."
치하야 "???"
이오리 "3..."
코토하 "어?"
이오리 "2... 1... 어 됬겠다."
하루카 "그거 그렇게 빨리 만들어지는 거였어?"
이오리 "테스트가 안되서 그렇지 만들 수는 있어."
하루카가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지만 넘어가기로 했다.
하루카 "그럼 뭘로 테스트 할건데?"
다들 곰곰이 생각한다.
치하야 "+1을..."
코토하 "+2에 보내보죠."
@ +2에 프로듀서와 관련된 장소는 제외(아직 테스트 중이라 제대로 되는 지 확인하고 보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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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토하 "미나세 그룹 대회의실 하나 지정해서 거기로 보내는 건 어때요?"
하루카 "그거 좋겠다."
그렇게 해서 뭔가 급조된 실험은...
사요코를 붕어빵으로 낚은 치하야가 사요코를 공간이동 스위치로 미나세 그룹 대회의실에 한방에 보내버려 가두는 걸로 엄청 성공해버렸고,(물론 삐진 사요코를 달래기 위해 치하야가 붕어빵 20개를 사줬다)
765 프로는 이제 다음 단계로 나가기 위한 작전에 착수했다.
하루카 "음... 이동은 된다는 게 확인됬으니... 이제 프로듀서를 찾아서 잡아오는 거만 남았는데..."
치하야 "누가 한번 프로듀서 옆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하루카 "아무래도 전원 소집을 해야겠어."
765 프로 전통의 의사결정 방식(?)인 전원 소집령이 떨어지고, 이윽고 765 프로의 모든 아이돌들이 극장에 모여든다.
아이돌들이 다 모이자, 하루카가 한마디 운을 떼며 시작한다.
하루카 "오늘 소집한 걸 보면 알겠지만, 프로듀서에게 갈 수 있는 차원 이동기를 만들었어."
옆에 있던 이오리가 스위치를 든 손을 높이 들어올려 모두에게 보여준다.
하루카 "이제 프로듀서가 사는 세계로 이동해서, 프로듀서를 데려올거야. 더이상 프로듀서 없는 시대를 끝낼거라고."
하루카의 말에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하루카 "그럼... 이제 누가 어떻게 프로듀서 옆에 갈지를 정해야 할텐데..."
그러자 모두가 손을 든다. 하루카가 머리를 쥐어싸매다 한마디 했다.
하루카 "자기가 프로듀서의 변태력을 감당할 수 없다 손 내려."
그 말 한 마디에 귀신같이 다들 손을 내렸다. 프로듀서의 가슴 사랑을 잘 알고 있던 아이돌들이 변태력을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은 당연했으리라.(...물론 그 땐 그랬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치하야 "... 하루카 너말곤 갈 사람이 없을 거 같은데?"
하루카 " "
코토리 "걱정마 하루카, 765는 어떻게든 굴러갈거니까."
아이패드에 중점으로 만들 역사적 법률을 정리한다. 대공황 시기 금본위제를 각국이 어떻게 폐지했는지, 그리고 대공황을 극복하는데 케인즈 주의 정책과 자유주의 정책을 어떻게 시행했는지. 아이패드에는 메모가 그렇게해서 쌓여갔다.
...근데 내가 필기하지 않은 낯선 글자체가 눈에 들어왔다.
[ 곧 찾아갈게요! ]
그리고 리본 문양. ...어디서 낯이 익은 모양인데... 일단 메모를 옆에 치우고 마저 작업을 한다.
장마가 한창인 와중에 나가서 할 일은 없고 집에서 앉아서 작업을 한지 한참이 됬을까. 아이패드가 갑자기 번쩍인다. 밀리시타 알림이 온 모양인데, 이상하게 한국어로 되어있었다.
[프로듀서님 거기 있죠?]
한섭이 사라진지 3년만에 보는 밀리시타에서의 한국말. 한섭 생각하고 있는데 또다른 알림이 온다.
[보지만 말고 답장좀 하시죠?]
뭔가 무서워지려고 하는 시점에서 또 알림이 온다.
[안나오면? 이쪽에서 처들어갑니다?]
...뭐지? 하는 순간 갑자기 아이패드가 환해지더니, 문이 열린다.
하루카 "찾았다."
빛이 가라앉고 난 어안이 벙벙해졌다. 밀리시타에 한국어가 튀어나오는 것부터 해서 하루카가 튀어나온 것까지. 도무지 내 상식선에서 이해하기 어려웠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하루카도 나를 보더니 잠깐 고개를 갸웃했다. 그도 그럴 것이, 대학원 진학하고 살집이 좀 붙은 게 있지만, 거의 신선이 된 얼굴 상태도 한몫했던 것도 있었다. 그러나 안경이랑, 눈빛은 바뀌지 않았단 걸 안 하루카는 나를 붙잡고 엉엉 울기 시작했다.
하루카 "아니 프로듀서... 대체 뭘 한거에요... 왜 2년동안이나 모습을 안비치고..."
나 "...저기 나 지금 땀범버..."
하루카의 가슴이 느껴져서 아무 말 안하기로 했다. ... 작업하느라 통 못 씻었는데... 하루카 머리를 쓰다듬다보니 어느새 하루카가 울음을 그치고 뻔히 나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하루카 "그나저나 뭘 했길래 사람이 히키코모리가 된 거에요?"
눈이 마주치니 좀 부끄러워 시선을 다른데 돌린다.
하루카 "그리고 내 가슴 보고 느끼고 있죠?"
...부정을 못하겠습니다.
하루카 "일단 씻고 이야기 할까요? 우리?"
개운하게 씻은 건 되게 오랜만이었다. 모딩 작업하는데, 모딩 파일이 통째로 실행이 안되니 멘탈이 나갈 수 밖에... 거의 일주일을 고친다고 거의 식음을 전폐하고 커피만 마시면서 작업했으니 말이다.
하루카 "이렇게 보니 이제서야 우리 프로듀서가 맞네요."
그러고 내 방 안을 슥 둘러본다.
하루카 "방 안을 둘러보는 건 처음이네요."
한번 슥 보고는 나에게 묻는다.
하루카 "도대체 2년동안 뭐하셨어요?"
+2 다이스(283 프로 체크 다이스)
만약 체크 다이스값이 90을 넘어갈 경우, 해당 프로덕션도 참전을 하게 됩니다
@프로듀서가 2년동안 뭘 했는지는 글 내용을 봤다면 아마 눈치 챘을 겁니다
네 실화입니다...
하루카 "프로듀서 하는거보다 대학원이 중요해요?"
나 "그치만... 먹고 살려면 대학원 가야 하거든..."
수학과는 어쩔 수 없으니까... 거기다 인공지능 관련해서 공부를 하는데 수학과가 적합한 것도 있었다. 하루카 표정은 아연실색. ...그 프로듀서가 대학원으로 공부하느라 바빴더는 걸 알았다면 이렇게 애타게 기다리지 않았을텐데 말이었다.
하루카 "그럼 다른 데서도 안 보인게..."
나 "그래도 무료연 있으면 왔거든?"
하루카 "그걸 말이라고 해요? 좀더 사랑스러운 우리를 보고 가야지!"
하루카가 구박한다. 그리고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에 연락한다.
하루카 "...응 찾았어. 아니 근데 웃기네? 이야기 좀 들어봐바. 글쎄 프로듀서가 있잖아..."
한참 하루카가 전화하는 사이 배가 고파져 시계를 보니 저녁 7시였다. 날짜 개념이 없어져서 사실상 무슨 요일인지 모르고 살고 있긴 했지만, 그래도 밥먹을 시간이었으니 배달을 시킨다. ...마제소바 둘이 적당하겠지. 주문을 하고 맥심 커피 두 잔 타온다. 한잔은 당연히 하루카 잔... 인데 하루카는 커피는 받고 대화가 계속 이어진다. 전화가 어느정도 길어졌냐면, 마제소바가 왔는데 내가 다 먹고 먹은거 치우고 기다리다가 면이 다 불었는데도 대화가 끝나지 않았다. ...여자 애들 체력은 참 무서웠다.
하루카 "응, 이쪽은 잘 협의해볼게. 응응 끊어."
드디어 전화가 끝났다.
하루카 "...뭐에요, 저녁 라면이 다 불었잖아..."
나 "대화를... 얼마나 오래한거니...?"
하루카 "...이럴줄 알았으면 미나코를 데려오는 거였는데..."
나도 미나코 요리는 본적만 있지 실물로 먹어본 적 없으니 궁금하긴 했다. ...코XX츠 관련해서만 아니었다면 미나코가 좀 더 들러붙었을 거 같지만 말이다.
하루카 "아무튼... 이제서야 마제소바를 먹네. 근데 이건 뭐에요?"
하루카가 모니터 화면에 적힌 코드를 본다.
나 "어, 이번에 만들고 있는 작업물."
하루카 "대학원 논문 같진 않아보이는데... 이거 뭐에요?"
나 "게임 모딩..."
하루카가 젓가락질을 멈추고 나를 째려본다.
하루카 "모딩이 프로듀스보다 더 중요했어요?!!!"
나 " "
뭐 할 말은 없었다. ...내용물을 안 들킨게 다행인... 어 잠까...
하루카 "... 그래도 우리들 이야기로 모딩한거네요? 게임 이거... 안나가 하는 거 같던데..."
안나도 하X XX 아XX을 했었구나...
하루카 "시작은 나고..."
하루카 화가 풀어졌는지 다시 자리에 앉아 마제소바를 먹는다. 다시 분위기는 침묵속으로 가라앉았다.
말없이 후룩소리만 들리는 와중, 하루카에게 전화가 온다. 마침 하루카가 마제소바를 다 먹은 타이밍이라 배달 그릇은 내가 대신 치우기로 했다.
하루카 "응. 응응. 그러니까..."
접시를 씻고 분리수거로 내놓은 다음 커피를 타들고 오는데, 하루카가 방에서 나와서 말한다.
하루카 "지금 두명이 더 여기로 온대요."
나 "누구?"
하루카 "한명은 치하야고, 한명은..."
+2 둘이 나와서 할 행동
@감지 다이스는 중간 중간 계속 체크를 할겁니다(감지 다이스 허용 수치는 체크 횟수가 늘 수록 줄어들 예정)
프로듀서는 무료연 타가는 출첵은 계속했기 때문에 이 둘도 무료연 출첵이 없어지면 이상반응을 감지를 하고 프로듀서 쟁탈전에 합류할 예정입니다.
하루카 "잠깐 누구였..."
하루카가 잠깐 까먹어서 어벙거리는 사이 아이패드가 환해지더니 문이 열렸다. ...아이패드 밝기보다 너무 밝아서 눈이 아프긴 한데... 나중에 말해줘야 하나...?
???1 "성공한건...가?"
???2 "제대로 온거 같은데? 역시 내가 해야 한다니까!"
마코토였다. 치하야랑 마코토 둘이 갑자기 내 집에 난입했다. 솔직히 하루카로도 믿기가 어려운 상황이긴 한데, 저 둘까지 온 거 보니 내가 꿈을 꾸고 있는가 보다. 볼을 꼬집어야... 아야야... 꿈이 아니자나...
치하야 "당신이 내 프로듀서?"
마코토 "생긴건 멀쩡하게 생겼는데?"
하루카 "내가 오고 나서 씻어서 좀 말쑥하게 바뀐거야. 처음 봤을땐 무슨 바야바 보는 줄 알았다니까."
치하야 "엣 바야바라니..."
마코토 "프로듀서가 히키코모리였다고?"
...진짜 대학원생이 순식간에 히키코모리로 업그레이드 되는 걸 실시간으로 감상하니 뭐라 할 말이 없었다.
하루카 "저녁은?"
치하야 "극장 전원 소집한 김에 미나코가 밥을 해줘서 밥 먹고 왔지."
마코토 "하루카는? 프로듀서가 요리 잘할 거 같은 인상은 아닌데 저녁은 먹었어?"
하루카 "프로듀서가 마제소바 배달시켜서 그거 먹었어."
치하야, 마코토 " "
단둘이 저녁을 먹었다는 사실에 눈이 돌아간 치하야랑 마코토였지만, 내가 핀잔을 준 덕에 곰곰이 생각하다 아차차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야, 하루카는 아까 전화를 하느라 나랑 같이 저녁을 못 먹었으니 말이다.
치하야 "그나저나 프로듀서님 대학원생이라면서? 뭐하고 지냈대?"
하루카 "보여줄게. 와봐."
의기양양하게 하루카가 가서 내 컴퓨터를 뒤적인다. 히X미 폴더도 발견하고 셋이서 무슨 쩡이 있나 찾아본다. 아무 폴더 세개를 골라 슥 열어보더니 얼굴이 하얘진다. 대체 뭘 본거야...
하루카 "프로듀서 취향 범위가 넓으면서도..."
치하야 "...가슴 큰거 좋아하면서도..."
마코토 "...임신물... 뭔데... 것도 여럿이..."
...남의 성적 취향은 건드는 거 아니라고! 크아악!
나 "근데 너희들 내가 뭐하는지 본다면서 왜 남의 비밀을 들춰보고 그러냐...?"
하루카 "변태 검증?"
나 "아까 내가 뭐 만드는지 봤으면 그걸 보여줘야 할 거 아니야?"
하루카 " "
...왜 하루카의 행동에 미라이가 보이는 걸까...? 아무튼 하루카가 당황하고 모딩하던 걸 보여준다.
치하야 "이게 뭐에요?"
나 "게임 모딩하던거."
치하야, 마코토 "이런거 할 시간 있고 프로듀서 일은 안하고! 당신이 프로ㄷ..."
하루카 "이거 봐봐 치하야."
하루카가 모딩 결과물을 보여주자 치하야랑 마코토 화가 풀어진다.
치하야 "그정도면 뭐..."
마코토 "대학원 일때문에 바빠서 그런거라고 인정해도 될...지도?"
좀 분위기가 진정된 뒤에, 탁자에 모여 앉아 커피를 같이 마신다.
치하야 "그래서 프로듀서 님, 대학원 생활은 어떤가요?"
나 "즐겁...진 않아..."
마코토 "대학생이 벌받으면 대학원생이 된다는 데 사실이에요?"
나 "나 학부생때 놀았어... 근데 학부만으로는 갈 수 있는데가 별로 없어서 온거지 뭐."
치하야 "그래서 지금 뭐 전공하시는데요?"
나 "응용수학 전공. 그래봐야 좋게말해서 이론이랑 응용의 딱 중간점."
그러고 내가 노트북의 화면을 전환해 페이지 하나를 보여준다.
나 "요새 우리 세계에선 이런게 유행이거든."
ChatGPT-4를 보여줬다.
치하야 "이게 뭐에요?"
하루카 "챗지피티가 뭐에요?"
나 "인공지능이라고 읽고 실제로는 프로그램인 녀석."
마코토 "인공지능이라고요?"
나 "그렇게 보일수 있긴 한데, 엄밀히 말하면 영화에서 나오는 녀석보단 좀 많이 멍청한 수준이라 그래."
치하야 "...미사키 봇이 생각나는 데..."
하루카 "아 그거, 근데 미사키 봇은 옷만 만들지 않았어?"
마코토 "그렇긴 한데..."
미사키 봇 이야기로 한창 대화꽃이 핀걸 보고 가만히 듣고 있었다.
치하야 "근데 이런 거 원리를 연구할 정도면 프로듀서는 사실 대단한 사람이 아니에요?"
...갑자기 나에게 불똥이 튀었다.
나 " "
내가 초첨 잃은 눈빛으로 치하야를 보자 치하야가 말을 잇지 못했다. ...너무 정곡을 찔러서 아픈 것도 있었다.
나 "다음 학기가 마지막 학기야. 석사 학위만 받고 도망가게."
마코토 "박사도 달면 좋지 않을까요?"
나 "... 마코토야, 여기서는 못할 이야기란게 있어."
마코토도 내 눈빛을 보고 더 말을 잇지 못했다. 하루카는 말없이 커피를 홀짝였다.
나 "근데 너희들, 여기 어떻게 찾아왔어?"
하루카 "프로듀서가 뭔가 하는데 밀리시타만 안하길래 이오리한테 부탁받아서 차원 이동기를 만들어서 왔지요."
...밀리시타만 안하는 게 아닐텐데...?
나 "...대학원생 놀리는 거지?"
하루카 "그게 그렇게 됬...나? 아하하하..."
치하야 "밀리시타만 안한게 아니라 데레스테도, 샤니송도 안한지 한참 되지 않았나? 블X아X도 안ㅎ..."
잠깐만 뭔가 장르가 바뀌는 소리를 들은거 같은데?
나 "...대학원 생 그만 괴롭혀... 근데 잠깐만, 데레스테도 확인할 정도면 346 프로나 283 프로랑도 교류가 있단 말이네?"
하루카 "맞아요. 아직 그쪽은 모르는 모양이지만."
...얘네 정보력이 새삼 무섭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 "너희들이 이렇게 오래 있으면 알게 되지 않을까?"
하루카 "에이... 346이면 몰라도 283 프로는 그렇게까지 정보력이 뛰어난 쪽은 아닌걸요? 블X아X 사람들은 머리에 헤일로 띄우고 최면에 걸려있..."
무서운 이야기가 휙휙 지나갔지만 태클은 걸지 않았다.
나 "...대학원 졸업 직전인데 머리가 좀 많이 아프네... 아무튼, 뭔가 원해서 나를 찾아왔을거 아니야? 시간도 보니 밤 10시고, 요구사항이나 한번 들어보자고."
+2 치하야의 요구사항
+3 마코토의 요구사항
@ 가장 최근 글 기준 24시간 이내에 앵커가 안 달리면 작가가 (다음편 보고 싶어서) 앵커 달 예정입니다
...오랜만에 정신나간 글 쓰니까 갑자기 몸에 활기가 돌아ㅇ...
@소설도 써요. 이 양반아!!
나 " "
하루카 "왜냐면 저희, 프로듀서님 데려오려고 나온거거든요."
나 "...대학원 졸업하고 가면 안되겠니...?"
하루카 "...일단 가서 논의하고 다시 돌아오시던가 해요."
하루카가 씩 웃으면서 나를 보는데, 그 미소속의 중압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이래서 리더를 하는 거구나...
치하야 "간 김에 업무도 좀 보시고요."
마코토 "모모코라던가 안나라던가 울기직전인 애들이 있는데 걔네들도 좀 달래주셔야 하지 않겠어요?"
자주 봐달라는 이야기.
나 "알았어알았어..."
하루카 "...그 전에..."
하루카가 주변을 슥 둘러보고 말한다.
하루카 "먼저 프로듀서가 어떤 사람인지, 집안을 텁시다!"
치하야, 마코토 "와아아아!"
나 "자... 잠깐만!"
막을새도 없이, 셋이 들어가 내 방을 뒤지기 시작한다.
하루카 " "
치하야 " "
마코토 " "
나 " "
내 방은 말할 것도 없이 개판이 되버렸다. 근데 그것보다도, 털어서 나온게 전부 전공책이란 사실과, 하루카 피규어가 전부라는 사실에 셋의 표정이 안 좋아졌다.
하루카 "...대학원 다니는 사람을 놀리지 말라고 전에 본 적이 있었는데..."
마코토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 알거 같아..."
치하야 "...어찌보면 진정한 변태가 맞는 거 같기도 한...데..."
거기서 왜 변태란 말이 튀어나오는진 모르겠다만... 대충 다 어지럽혔는지 셋이서 얼 빠진 모양이었다.
나 "자자 이녀석들 어지럽혔으면 치우고 가야지?"
아이패드를 방 밖에 두고 방 문을 잠갔다. 내 눈빛이 바뀐 걸 발견한 셋의 표정이 안 좋아진다.
나 "...청소... 해야겠지?"
사람이 화나면 내면의 무언가가 나온다는 말이 있다. ...내 내면에서 뭐가 나왔는진 모르겠지만 셋이서 열심히 치운 거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다 치우고 나니 시간은 날짜가 바뀌어 새벽 1시였다.
나 "그래서 지금 극장으로 들어가면 새벽 1시인데, 내 기억에 하루카는 출퇴근이니 열차편이 끊긴 거 아니야?"
하루카 "그렇...죠. 1시면 뭐 다닐게 없는 시간대니."
나 "그럼 자고 일어나서 가지 뭐."
여름이라 망정이지 겨울이었으면 넷이서 같이 벌벌 떨 뻔했다. 겨울 이불은 여벌도 없으니 말이었다. 대신 담요는 많으니 다같이 바닥에 이불을 깔고 담요를 덮고 자기로 했다.
불끄고 누우니 셋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학교 이야기부터 해서 이성 이야기 등등...
하루카 "글고보니 프로듀서 님은 여자친구 있었어요?"
나 "딱 봐도 있어보일 상은 아니잖아."
치하야 "...대학원 갈 정도의 변태면 내가 생각해도 없을 거 같아보여요."
...야
마코토 "프로듀서님, 어차피 내일 프로덕션 가면 우리들이 자유롭게 못 다가갈 가능성이 높으니..."
하루카 "...몸 좀 만질래? 치하야?"
치하야 " "
치하야는 말이 없었다. 부끄러워하는 건가 싶었는데...
치하야 "...간다!"
이 말 한마디에 셋이 달려들어 내 옷을 벗긴다. 젠장! 개시의 신호였다니! 으아아아악! 아직 댓글 100개 안 넘겼는데 벌써 꼐임을 하면 어떻게 해!
하루카 "지금 아니면 언제 해! 빨리 XX 세워!"
문득 내일 날씨가 생각나서 핸드폰을 켜고 오늘 날짜랑 날씨를 확인해본다. 수요일이고, 1시간 뒤부터 폭우 예보... 담요는 세탁기에 지금 넣고 새벽 6시에 알람 맞추면 일어나서 널고 갈 수는 있을 터였다. ...일어날 수 있을진... 모르겠다. 하루카랑 치하야, 마코토는 알몸에 땀(과 밤꽃 냄새나는 무언가) 범벅으로 자고 있었다. ...이럴 때 선풍기 틀어놓으면 감기 걸릴테니 그냥 에어컨을 켜서 제습 기능만 돌리고 잔다.
... 알람이 울렸나 싶어 눈을 뜨는데, 아침 8시였다.
나 " "
담요 생각나서 헐레벌떡 일어났는데, 방이 좀 깨끗했다. 그새 셋이서 열심히 청소한 모양이었다. 담요도 널어있고.
치하야 "일어나셨어요, 프로듀서?"
하루카 "...아침에 알람으로 저희를 다 깨우셨더라고요?"
하루카 특유의 그 살기있는 웃음은 봐도 적응이 안된다...
마코토 "그 어젯밤에 질펀하게 한 건 좋은데... 옷 좀 입어주시면 안될까요?"
나 "...응... 샤워좀 하고..."
샤워를 마치고 집 정리도 마쳤으니, 이제 남은 건 프로덕션에 가는 일만 남았다. 어차피 방학이고 누가 부를 일도 없었으니 말이었다.
나 "스위치 있지?"
하루카 "네."
나 "그럼 가자."
@ 이번 체크 다이스 기준은 80 이상시 이변을 눈치챕니다
왜냐면 프로듀서가 밀리시타 안으로 들어오면, 데레스테나 샤니송의 경우 그냥 아이패드로 체크를 하면 될 일을 직접 사무소까지 와서 확인해야 합니다.
프로듀서는 무료연만 먹고 도망가는 날먹듀서였어서 만약 이런 접속도 안하면, 다른 사무소 사람들이 눈치채게 됩니다. 그러니, 접속이 장기화 될 수록 딴데도 알고 잡으러(쥐어짜러?) 올겁니다 아마도요
"프로듀서님이다!!!!!"
(달려옴)
"면담 좀 하실까요?"(죽은 눈)
빛이 눈부셔서 잠시 초점을 잃었다가 다시 초점이 잡힌다. 시야에 엄청 커다란 극장이 들어온다. 내가 밀리시타를 로딩할때 봤던 바로 그 극장.
하루카 "왔다!"
치하야 "그럼 들어가실까요 프로듀서 님?"
마코토가 뛰어가서 극장 문을 연다. 입구 매표소에서 옹기종기 모여 떠들던 아이들의 시선이 나에게 쏠린다.
남루한 차림이지만 처음보는 남자, 거기다 하루카가 데리고 온 남자니, (하루카가 갑자기 쩡에서 본거처럼 외간 남자를 데려온게 아니라면) 프로듀서일 거란 예상은 하고 있었을테니 말이었다.
??? "프으으로오오듀우우서어어니이이임~~~"
누군가 엄청난 속도로 나를 찾으며 뛰어온다. 미라이였다.
미라이 "와아! 진짜 프로듀서님이다!"
참 요란하게 달려왔다.
미라이의 뒤로 카나랑 세리카도 뛰어왔다. 그러고는 나를 전부 안았다.
미라이 "프로듀서니이임 보고싶었어요~~"
카나 "카나도 프로듀서님 만나면 노래부르려고 참았다고요~"
세리카 "프로듀서님 진짜 보고싶었어요~"
어린이 같아서 각자 머리 한번씩 쓰다듬어준다.
미라이 "그나저나 프로듀서님, 양복 차림이 아니고 평상복 차림이에요?"
세리카 "프로듀서님, 많이 힘들어보이세요."
옆에서 보던 하루카가 한마디 했다.
하루카 "세리카, 프로듀서님은... 나쁜일을 해서 벌을 받은거에요."
세리카 "네? 무슨 나쁜일을 저지르신건가요?"
하루카 "대학생이 나쁜일을 저지르면 말이지, 대학원에 간대요. 프로듀서님은 대학원생이에요."
세리카 "그런거에요? 프로듀서 님은 나쁜 사람인건가요?"
어... 어... 어음... 어....
이걸 뭐라 해야 하나...
아무튼 대학원의 의미를 아는 애들의 눈빛이 180도 바뀌어서 뭔가 측은한 눈빛이 되었다... 분명 청문회라도 열릴 듯이 다들 째려보고 있지 않았어?
내가 왔다는 소식이 극장에 퍼졌는지 아예 모두 속속 로비에 모여들고 있었다. 가장 압권은 코토하였다.
코토하 "프로듀서님?"
딱봐도 단정한 자세라 누가봐도 알아보기 편했다. 옆에 메구미가 헐렁한 옷에 가슴이 보일락말락한 의상을 입고온게 좀 대비가 되긴 했지만 말이다. (엘레나는 그 둘의 중간)
코토하 "저희 좀 면담좀 가질까요?"
코토하 특유의 살기. 다행히 하루카보단 좀 약했지만 그래도 살기가 느껴지면 여간 부담되는 건 마찬가지. 하루카가 코토하를 보더니 잠시 귓속말로 뭐라 한다. 코토하의 살기가 어느새... 마찬가지로 측은함으로 바뀌었다.
코토하 "그런 것이었군요..."
...하루카야... 나를 대학생때 나쁜 일 저지른 사람으로 만들지 마렴...
뭔가 좀 숙연한 분위기인데 아무도 섣부르게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던 찰나, 미나코가 한마디 거든다.
미나코 "청문회도 청문회니, 아침 먹고 해요 다들! 배고플텐데 말이죠!"
메인무대 위에 미나코가 만든 중화요리가 차려져있었다. 원하는 만큼 배식하는 구조였다. 메뉴는... 다행히 마파두부였다.
마파두부를 한가득 담고 느긋하게 맛보러 자리를 찾는데 아이돌들이 빤히 처다본다. 잠깐 뇌정지가 온다. 하루카가 마파두부 접시를 들고 오다 내가 난감한 상황에 처한걸 보자, 바로 나를 끌고 좌석 한구석에 앉힌다.
나 "... 난감했는데 고마워 하루카."
하루카 "이따 청문회나 기대하세요. ...먹은걸 다 토할지도 모르니까요."
하루카의 경고가 살벌하게 들린다. 마파두부는 맛있었지만 왠지 최후의 만찬이 될 느낌이었다. 한 숟갈 떠 먹을때마다 부담감이 속에서 올라온다.
치히로 "어, 오늘은 뭔가 이상하네."
린 "뭐가 이상한데요?"
사무를 보던 치히로가 우편물을 보다 뭔가 위화감을 느낀다.
치히로 "평소 오던 편지가 오늘은 어째선지 안왔어..."
린 "한두번 안올 날도 있긴 하겠지 뭐..."
린 말대로 한두번 안올 날도 있긴 하다. 근데 프로듀서의 편지다. 것도 2년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꾸준히 보낸.
하즈키 "유이카, 혹시 오늘 프로덕션에 온 우편물은 이게 전부에요?"
유이카 "네, 하즈키 씨."
하즈키 "어라... 뭔가 와야 할 게 안 온거 같은데...?"
283프로도 뭔가 위화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 이번 체크 다이스 기준은 30 이하시 이변을 눈치챕니다
@ 학원마스는 리듬겜 아직 없어서... 등장... 못합니다...
근데 블XX카 라던가 라XXXX진이라던가는 (스토리가 어떻게 튀느냐에) 따라 찐 광기로 나올...(으아악)
생활 루틴을 묻는 이유: 평소에 어떻게 생활하시기에 행색이 이리 너저분하신가.
이거 받고 다음 글 작성하러 갑니다
잠시후, 하루카가 연단으로 올라와서 마이크를 잡는다.
하루카 "자, 지금부터 프로듀서 청문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아이돌들이 박수를 친다. 하루카가 손짓을 하자, 어느샌가 내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치하야랑 마코토가 내 두 팔을 잡고 무대 위로 끌고 갔다. ...범죄자 취급하는 건 좀 너무하지 않았나 싶은데...
모모코 "나쁜 사람..."
안나 "프로듀서님.. 혼나야 해..."
코노미 "2년동안 우릴 버린 사람!"
... 아무튼 일단 내가 큰일난 건 확실했다.
무대위로 끌려 올라오자마자, 코토하가 손을 든다. 하루카가 코토하에게 마이크를 준다.
코토하 "그래서 대학원에 간 이유가 무엇인가요, 프로듀서?"
나 "수학과니까!"
...당연한 말이었다. 학부만 나온 수학과생은 쓸모가 없지만, 대학원 가면 프리미엄이 붙으니까 말이다.
나 "최소한 수학과 석사 학위가 있으면 투자도 가능하고, 인공지능도 만들고, 다 가능한데, 대학원에 가는게 맞지 않겠어?"
이오리 "미나세 그룹은 장식이야?"
리츠코 "우리 인공지능이 더 좋아보이던데요?"
세리카 "파파가 경영학 박사라서 더 잘하실거에요!"
... 말을 말아야지...
나 "그건 너희 세계의 일이고, 내가 사는 곳에는 미나세 그룹도 없고, 하코자키 그룹도 없고, 메카 미사키도 없잖아?"
코토하 "아무리 그래도 저희 챙길 시간이 없다는 건 너무 불성실한 거 아닌가요?"
나 "그래서 내가 준비를 했지."
노트북에 프로젝터를 연결한 후 pdf 파일 하나를 연다. Folland의 실해석학 교재.
나 "적분은 너희들이 고등학교때 배우는 적분도 있지만, 고등학교때 배우는 적분으로는 면적을 계산할 수 없는 함수란게 꼭 존재한단 말이야..."
하루카가 뭔가 큰일난 느낌이 들어 무대 위로 뛰어 올라가 프로젝터 전원을 꺼버렸다. 하지만...
미라이 "... 분명 프로듀서님이 수학책을 꺼냈는데 영어가 쓰여있었어..."
에밀리 "영어인데... 우리말로 번역할 수 없어요..."
타카네 "기묘한..." (이미 타카네의 정신줄은 없는 상태였다.)
청문회장은 이미 초토화된 상태. 그나마 면역이 있던 하루카, 치하야, 마코토 셋이 있어서 망정이었지 이도 아니었으면 청문회를 더이상 진행하지 못할 판국이었다.
하루카 "...1시간 정회!"
...10분하고 1시간 쉬는 청문회가 어딨어...
치히로 "그러고보니, 조사원들이 지금 어딨죠 우리?"
미오 "우리 조사원이 있었나?"
치히로 " "
치히로가 핸드폰을 꺼내서 라인을 확인한다. 메시지 기록을 확인하는데 뭔가 이상했다.
치히로 "765 사람들, 우리 상황만 물어보고 다녔죠?"
미유 "그럴거에요."
카에데 "술은 안사줘서 술술 불지는 않았지만... 후훗."
사나에 "카에데, 그런 다쟈레를 칠 시간이 아닌거 같은데... 근데 우리 프로덕션 정보는 많이 캐고 다니긴 했지."
치히로 "갑자기 든 생각인데, 765 사람들이 왜 우리 프로덕션 상황은 캐고 다닌 걸까요?"
치히로의 질문에 사무소 분위기가 얼어붙는다.
카에데 "프로듀서 이야기를 했으니 프로듀서를 풀어둬서?"
사나에 "... 카에데 입에 테이프 붙여놔야겠어."
사나에가 카에데 입을 테이프로 막고 마저 말한다.
사나에 "765 쪽도 프로듀서가 갑자기 실종되었다고 했지. 그래서 물어보러 다닌게 좀 있었긴 했는데..."
안즈 "...혹시 우리랑 프로듀서가 같은 사람 아니야? 언제 실종됬는지 물어봤어?"
치히로 "아직 그건 우리가 모르니... 765에 누가 접근해볼까요?"
치히로가 웃으며 묻는다.
우즈키 "암만 그래도 765엔 대마왕이 있어서..."
린 "코토하인가 뭔가 그 사람?"
우즈키 "...그 위에 더 센게 있어요... 우으..."
린 "...아"
그 말에 다들 섣부르게 나서길 주저한다.
치히로 "안되겠어요. 그럼 제가 제비뽑기로 지목할게요."
치히로의 사악한 미소에 아이돌들이 벌벌 떨고 있었다.
하즈키가 편지 뭉치를 보다 문득 한마디 던진다.
하즈키 "그러고보니 765 사람들 만나고 다들 프로듀서가 실종되었다고 이야기 하지 않았나요?"
유이카 "맞아, 확실히 다들 그러긴 했어."
나츠하 "걔네도 프로듀서가 없어져서 힘들겠구나 그 생각은 하긴 했지."
하즈키 "언제 어떻게 없어졌다 이야기는 안했죠?"
유이카 "...그런 이야기는 한적이 없었던 거 같은데..."
마침 코가네가 사무실로 들어왔다.
유이카 "코가땅, 유이카한테 765 프로 사람 만났을때 뭐 이야기 들은 거 없었지?"
코가네 "아~ 그짝도 사람 읎어졌다고만 했지 그가 말곤 들은게 읎당께~"
유이카 "...그렇대."
하즈키 "혹시 드는 생각인데..."
유이카 "...드는 생각인데?"
하즈키 "만약 우리 프로듀서랑 그쪽 프로듀서랑 같은 사람이면..."
유이카 "에이 설마 그럴리가... 그 사람 지독한 가슴 변태라 코가네랑 사쿠야 저 둘을 제일 아꼈다니까?"
하즈키 "만약 가슴 변태인게 확정이면 거의 같은 사람이라고 봐도 되겠네요?"
유이카 "그렇겠지?"
하즈키 "그럼 누가 765 프로에 가서 물어볼래요?"
츠바사 프로덕션 분위기가 싸해진다.
유이카 "...그 거기... 검은 여왕님 한분 계시지않아...? 하즈키 짱?"
하즈키 "그 위험을 무릅쓰고 한분이 가서 정보를 얻어와야죠? 안 그래요?"
하즈키의 살기가 올라왔다.
하즈키 "정 그러면 제가 한분을 지목할게요!"
하루카 "휴정 끝! 청문회 다시 시작!"
분위기를 다시 가라 앉히고 다음 질문이 들어왔다.
레이카 "평소 어떻게 생활하시길래 돌고듀서님의 행색이 이렇게 너저분하신가요?"
나 "pdf 보여준거 매일 공부하고 사느라고."
미라이 "에에? 그걸 공부한다고요? 말이 안되잖아요!"
나 " "
이걸 뭐라 설명해줘야 하나... 그러다 프로젝터에 연결된 노트북 화면을 실수로 건드려서 사진이 다른데로 넘어갔다. ...근데 왜 쩡이 그대로 나오는 거지?
나 "잠깐만, 너희 청문회 준비 어떻게 ㅎ..."
하루카가 아까보다 더 빠른 속도로 올라와서 프로젝터를 껐다. 하지만 피폭자(?)가 너무 많...았...다...
후카 "진짜 저 변태!"
리오 "가슴만 좋아하더니 진짜 변태가 맞긴 했네."
코노미 "공부 안하고 저 쩡만 읽었지?"
일단 머릿속이 하얘진다.
이번 앵커에는 다이스는 안 던집니다
... 뿜을 뻔했다. 슬픈 생각... 슬픈 생각...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곧 토익 시험 쳐야 하는데 공부 하나도 안했다... 공부 하나도 안했다...
하루카, 치하야, 마코토 "...푸훕"
저 셋도 저 질문이 웃기긴 한 모양이었다. 유리코 표정 보니 유리코가 진짜 진심으로 던진 질문 같지만...
나 "7주년 이벤트 말이지... 그거 뛴게 내 아이패드 상에선 확인이 가능한데 말이야... 내가 지금 아이패드 안에 있어서 확인이 안되네?"
유리코 "뭔가요, 그 능글능글한 표정은? 설마 진짜 안 뛴건가요?"
나 "난 알고 있지만 너희들이 안 믿을게 분명하니... ...근데 하루카, 여기서 7주년 점수 확인할 방법이 있어?"
하루카 "잠시만요..."
하루카, 치하야, 마코토 셋이서 잠깐 논의한 끝에 기술이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 확인용 시스템을 만들어오면(하루 넘게 걸리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청문회 흐름이 끊길 테니, 그냥 하루카와 유리코 둘을 같이 동행해서 아이패드 확인만 하고 오기로 했다. 그렇게 하루카랑 유리코가 스위치를 들고 아이패드 밖으로 나가서 확인하는 동안, 다들 나만 노려보고 있었다. ...7주년 이벤트를 안 뛰었으면 아마 나를 잡아먹을 준비가 되어있을 것이다. 5분이 참 길게 느껴졌다. ...아니, 정확히는 반전을 안 애들의 반응이 궁금했긴 했지만 말이었다.
물 한 모금 들이킬때, 무대위에 빛이 나면서 문이 열렸다. 하루카와 유리코가 나와서 프로젝터에 핸드폰을 연결해 찍은 걸 보여줬다.
[ 하루카 1000000pt ]
프로젝터로 보여주면서 하루카 얼굴이 벌개졌다.
나 "다들 이의 있어?"
리오 "우리는 왜 안챙겨주냐! 우우"
코토하 "하루카 담당이라고 싸고도는 건가요?"
...아이고 맙소사 담당 아니라고 이렇게 나오는 건 아니지... 아무튼 자택 근무하고 있었던 것으로 판별나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유해진 분위기에서 히나타가 마이크를 잡았다.
히나타 "우리가 미안해유... 자택에서 바쁘게 근무할 줄은 우리도 몰랐으니까유... 바삐 살면서 혹시 혼자서 외롭진 않으셨던지유?"
마이크를 들고 답하려다 멈칫했다. 1년 반동안 좀 고생한게 생각났지만, 이내 표정 고쳐서 답해줬다.
나 "사람은, 한결같이 웃을 수 없는 법이야. 내가 대학원에서 있었던 일은 아직 말하기엔 그렇지만, 너희들이 많이 보고 싶었단다."
어쩌다보니 씁쓸한 미소가 되었지만, 분위기가 숙연해지고, 애들 조는 훌쩍훌쩍거리고 있었다.
나 "자택 근무...대신 이젠 현장 근무를 해야겠네... 스위치도 있고 하니까..."
하루카 "너무 무리 안하셔도 되요!"
하고 하루카가 손사레를 친다.
...근데 생각해보니 자택 근무로 업무 보던건 미시로나 츠바사 쪽도 마찬가지일텐데, 그쪽도 눈치 챘나... 싶은 의심이 든다. ...하루카가 알아서 처리할...려나하고 생각하는데,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나 "지금 시간이 몇 시인지 알아?"
치하야 "11시 반이요."
나 "...점심이나 먹고 생각할까?"
아카네 "옥상 고기파티?"
...아카네가 점심 먹자는 말에 고기부터 꺼낸다. 다들 고기먹자는 분위기기도 하고, 마침 소고기가 좀 많이 들어왔다고 미나코가 첨언해서, 옥상 고기 파티를 열기로 했다.
하루카 "그럼 청문회는 여기서 마치고, 점심 준비하러 모두 옥상으로 가자!"
? "프로듀서, 일 의외로 안하는 사람은 아니긴 한데, 뭔가 수상해."
?? "하루카가 제일 이를 갈고 있었는데 마음 돌린거 보면 뭐가 있는 거 같은데..."
??? "글고보니 프로듀서네 집에 갔던 3명은 프로듀서랑 하룻밤 같이 자고 온거 아니야? 카렌이 따로 귀띔해줬는데 밤꽃 비린내가 희미하게 났다는데..."
?? "진짜 꼐임이라도 했나..."
? "...할 수있다면, 프로듀서 집으로 불러내서 하자고 할까?"
??? "음... 그거 좋겠다."
청문회 뒷정리를 하고 옥상에 올라오니, 어느새 큰 그릴 3개와 함께, 고기가 한가득 쌓여있었다. 최고급 와규라고 치즈루가 귀띔하고 가던데... 집에서 마련해줬나 싶기도 한다. 아무튼 고기니까, 다같이 마음이 풀어진다. 집게를 쥐고... 등심 큰 부위 하나 올려서 숯불에 구우니... 기가막힌 소고기 특유의 감칠향이 코를 자극한다. 고기를 뒤집고, 향신료를 뿌리니, 군침이 절로 나온다. ...근데 나만 그런게 아닌지 각자 그릴 앞에 옹기종기 모여 잡담하는데 시선이 그릴에 가있고, 입에 침이 흐른다. ...아니 근데 리오야 너는 침흘리면 안되지...
고기가 어느 정도 익어서 잘라서 가장자리에 정리해두자, 아이들이 순식간에 집어간다. 근데 나 먹을 거도 집어가길래 씁쓸하게 웃으면서 굽고 있는데, 누군가 와서 입에 고기를 넣어준다. 코토하였다. 근데 얼굴은 시뻘개진채로 와서 넣어주니 좀 귀여웠다. 한입 먹고 우물거리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니, 어쩔줄 몰라하며 도망간다.
그러고는 옆에 있던 메구미도 한입 주고, 엘레나도 한입 주고, 또 거기에 모자라 다들 질수 없다는 듯이 고기 한입씩 입에 넣어주니, 나도 화끈거렸다. 한입씩 넣어주고나서 애들이 다 뿔뿔이 흩어져서 먹고 있으니, 하루카가 내 옆에 집게를 들고 와서 같이 굽는다.
하루카 "그렇게 힘들면... 말해주셨어야죠..."
나 "나도 이렇게 만날 수 있는 거였다면... 오지 않았을까?"
어색했지만 그래도 서로 얼굴이 붉어진 채로 고기를 열심히 구웠다.
하루카 "수학... 재밌어요?"
나 "..."
이건 차마 말을 할 수 없었다. 아무리 평소에 좋아하던 것도, 석박사로 마주하면 또 싫어하는 게 다반사니...
... 이 분위기 좀 누가 깨주면 안되겠냐아아아아
참고로 7주년은 하루카로 정확히 1000448점으로 마무리했습니다 :>
+1 전 글에서 치히로가 지목한 346 아이돌과 그 아이돌이 가서 할 행동 + 다이스
+2 전 글에서 하즈키가 지목한 283 아이돌과 그 아이돌이 가서 할 행동 + 다이스
+3 꼐임? 음모를 꾸미는 765 아이돌 3명 지목(단 하루카, 치하야, 마코토 제외)
참고로 다이스의 경우 70 이하가 나오면, 하루카가 (앵커에 얹어서) 통신 보안을 위해 무조건 난입합니다
참고바랍니다
타카네 "고기 더 있사옵나이까?"
타카네가 분위기를 깨준 덕에 눈치껏 고기를 한가득 얹어준다. 타카네 표정이 어땠는지 보지는 못했지만, 그 덕에 다른 사람들도 고기 그릴 앞으로 와서 고기를 더 받아가기 시작한다.
나 "오늘 구울 고기가 참많네... 하하하..."
아무튼 고기를 열심히 구운 덕에, 200인분 고기가 동이 났다. 뒷정리를 하는데 미사키가 옥상으로 올라와 하루카에게 누가 찾아왔다고 귓속말로 속닥였다. 순식간에 하루카의 표정이 안 좋아졌다.
하루카 "프로듀서님, 옥상에서 내려오지 마세요, 꼭이에요?"
하루카의 표정으로 보아 뭔가 안 좋은 일이 생긴 터. 그냥 잠자코 옥상에서 앉아 자...야 하나 싶기도. 마침 배부르니 저기 그물침대도 있으니 앉아서 잘까...
미유 "...안녕 얘들아..."
이쿠 "미유 언니, 갑자기 유치원 복을 입고 무슨 일로..."
미유 "토토키라 유치원 프로그램 섭외차 왔는데... 담당자 분이 꼭 유치원 복을 입고 가라고 해서 말이야..."
미유가 극장 입구에 유치원 복을 입고 온 모양이다. 위에서 힐끗 내려다 본 하루카가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짓는다.
미유 "그래서... 너희들 섭외차 과자도 들고 왔어..."
미유가 쭈뻣쭈뻣 거리면서 고급 모나카를 꺼내 들었다.
모모코 "그거 야요이 씨가 사이츄라고 불렀던..."
이쿠 "진짜 섭외하려고 불렀나 봐."
그래서 하나씩 받고 먹으면서 미유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한다. 멀리서 지켜보던 하루카의 눈빛이 바뀌었다.
미유 "너희, 그러고보니 프로듀서님 안온지 2년 됬다며?"
이쿠 "그랬죠."
미유 "...프로듀서님, 찾았어?"
이쿠가 대답하려는 찰나, 하루카가 나타났다.
하루카 "아니 미유씨, 무슨 일로 유치원 복을 입고 여기까지 오신거에요?"
하루카를 본 미유가 살기를 느끼고 벌벌떨었다.
미유 "토... 토토키라 유치원 섭외좀 하려고..."
하루카 "어유, 전화라도 주셨으면 이렇게 대접 준비라도 했을텐데 말이죠. 안그래요?"
하루카의 오오라가 너무 강했다. 미유의 다리가 후덜거리기 시작했다.
미유 "그... 그런가요...다... 다음부턴 전화라도 주고 갈게요...!"
무서워서 미유가 도망쳤다.
이쿠 "하루카 언니, 근데 갑자기 왜 왔어요?
하루카 "나중에 이야기할게. 근데 타마키는?"
모모코 "타마키는 극장앞 농구장에서 농구하고 있을거야. 고기 먹고 내려오니까 누가 불렀다나?"
하루카 "우리 사람이야?"
모모코 "옆 프로덕션 하치미야 씨. 그 분 농구 좋아하셨으니 농구하러 왔을 거야."
하루카 생각에 불길한 예감이 감돌았다.
하루카 "일단 둘에게 고마워!"
그러고, 하루카는 극장 밖으로 뛰어갔다.
메구루 "이쪽으로 패스!"
타마키 "밥먹고 농구 재밌어!"
우미 "그치? 앞으로 시어터 농구부 만들어도 된다니까!"
미라이 "데헤헤..."
극장앞 농구장에서 4명이 공을 주고 받고 있었다. 우미가 완벽한 레이업으로 2점 슛을 성공시키자 미라이가 감탄했다.
미라이 "오오오... 아, 대장님!"
미라이가 하루카를 발견했다.
하루카 "미라이, 농구 재밌어?"
미라이 "네! 데헤헤..."
하루카는 웃으면서 농구하는 광경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하루카를 본 메구루는, 하루카의 등 뒤에 무언가 안 보이는 기운이 솟아오르는 걸 느끼고 있었다. 메구루는, 원래 계획인 휴식할때 캐묻는 작전은 그만두고, 1시간만 하고 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다 다리가 풀려서 넘어졌다.
타마키 "앗 메구루 괜찮아?"
메구루 "다리 꼬여서 넘어진거야... 괜찮아! 괜찮아!"
하지만 메구루는 이후 3점슛 몇번 더 넣고는, 넘어진 다리가 안 좋다고 말하고 금방 빠져나갔다. 미라이가 아쉬워했지만, 메구루의 표정이 심히 좋지 않아 더 물어보진 않았다.
타카네 "마츠다 양, 준비되셨습니까."
아리사 "...한번 시작한 이상, 해봐야하지 않겠습니까! 므믓!"
하루카가 내려온 걸 확인한 둘은, 옥상으로 슬금슬금 올라왔다. 점심먹은 흔적은 없는 대신, 그물침대 하나가 파라솔 밑에 쳐져있었다. 그리고 거기서, 내가 곤히 자고 있었다.
타카네 "프로듀서 님의 그것, 궁금하지 말입니다."
아리사 "녹화 준비되었습니다!"
그리고 둘은 곤히 잠든 내 옷을 벗기고, 이내 자신들의 옷도 벗은 뒤, 프로듀서를 탐하기 위해 그 마수를 뻗혀온다. 프로듀서의 마크를 자궁에 남기려는 그 필사적인 노력은 그 둘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한 여름 오후 2시의 일이었다.
문득 프로듀서를 혼자 너무 오래 놔두고 있다고 생각한 하루카가 옥상으로 뛰어올라오니, 이미 상황은 종료된 상태였고, 아무것도 모르고 하반신만 벗겨진 채로 자고 있는 나와, 그물침대 밑에서 알몸으로 상기된채 뻗은 타카네와 아리사가 있었다.
하루카 "..."
그리고 하루카는 타카네와 아리사를 깨워서 옷 입힌 뒤, 머리채를 끌고 내려갔다. 물론 내 바지는 원래대로 입혀놓고 말이었다.
나 "...어우 개운한데 왜이리 허리가 아프지..."
눈떠보니 오후 5시였다. 여기도 우리나라처럼 낮에 엄청 더워서 내가 기력이 쇠할 시간대라, 필연적으로 내가 낮잠을 잘 수밖에 없었다. 근데 그물침대 때문인가... 다음번엔 극장 꼭대기 층에 숙면실이라도 하나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마키 "잉, 타마키도 꼐임하고 싶었는데!"
아리사 "타카네 씨, 이거 이야기해도 되요...?"
타카네 "아직은 어리니 꼐임이라고 말하는 걸로 퉁쳐야죠."
타마키 "슈퍼마리오 같이 하고 싶었다고!"
아리사 "다음번에 같이 하자고 해요 타마키."
아리사가 타마키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면서 머리를 쓰다듬었다. 타마키는 프로듀서랑 꼐임을 같이 못했다는 사실에 분했다. ...근데 그 꼐임이 뭔지 알면 그런 이야기가 나올거 같진 않았지만 말이었다.
미유 "엉엉엉... 나 이제 시집 못가... 엉엉엉..."
미유가 사무실 한 구석에서 유치원복을 입고 대성통곡을 하고 있었다.
나오 "그... 미유씨, 그 검은 여왕한테 안 당한게 어디야... 살아서 돌아온게 다ㅎ..."
미유 "팬티에 지렸다고...! 엉엉엉..."
카와시마 미즈키 "...나오 짱, 잠시 자리좀 비켜주자. 이건 존엄성의 문제야..."
나오가 말없이 자리를 비켰다. 미즈키와 카에데, 사나에 셋이서 미유를 제외한 방안의 모든 사람을 내보낸 뒤에, 갈아입을 팬티와 함께 미유를 달래주고서야 미유는 울음을 간신히 그쳤다. 한편 치히로는 이 상황을 듣고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분명 뭐가 있는 건 확실한데, 765 사람들이 어디까지 아는지는 몰랐다.
시키 "...역시 검은 여왕. 포스가 사기라니까. 흐흐음..."
시키가 차를 홀짝이며 말했다.
아키하 "...근데 거기서 뭘 한건진 모르겠지만, 만약 그거 우리도 할 수 있는 기술이면, 좀 많이 충격먹을거 같긴 해."
시키 "...이참에 실험실 예산도 타갈 겸, 치히로 씨랑 협상을 해볼까?"
마노 "호왓, 메구루 괜찮아?"
메구루 "... 765 프로엔 두번 다시 안갈거야..."
하루카의 살기를 느낀 메구루가 벌벌떨면서 말했다.
유이카 "아, 그 느낌 나도 알거 같아... 예전에 여기에 하루카씨가 직접 왔었는데, 이정도로 살기를 내뿜은 사람, 이 프로덕션 내에서도 없을걸?"
아사히 "아, 후유코 짱보다 더 함까?"
유이카 "음 어디다 비유해야 하지... 후유코 씨가 A등급 아이돌의 포스면, 하루카 씨는 월드 스타, 아니 우주 대스파의 포스를 내뿜는 사람이야."
아사히 " "
아사히가 잠시 생각을 하다 고장났다.
메이 "푸하하하하하..."
메이가 옆에서 지켜보다 아사히를 데리고 기분전환도 시킬겸 나갔다.
유이카 "... 근데 하루카 씨가 움직이는 거 보면 뭔가 있을 거 같긴 한데... 거기 원래 뭐 조짐 있어도 이야기 잘 안하기로 악명높은 데니... 뭐가 있는지도 예상이 안되네... 프로듀서랑 관련이 있을 거 같기도 한데, 의외로 정보보안은 좀 튼실한 데라..."
유이카의 머리로, 뭔지 추측은 시도했지만, 이내 유이카에겐 정보가 부족해 포기했다.
+2 다이스 + 765 아이돌 2명 지목(346 프로덕션 체크용)
+3 다이스 + 765 아이돌 1명 지목(283 프로덕션 체크용)
이번 건 (765 프로 내에선) 지목 제한이 없는 지목입니다.
다이스는 346의 경우 예산 증액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체크가 변동될 예정입니다(증액 실패시 30 이하/소규모 증액시 40 이하/30% 증액시 50 이하/백지수표시 확정 다이스)
283의 경우 동일하게 30이하 시 더 눈치를 채기 시작합니다.
@ 늦은 이유: 연재 처가 하나 더 늘어서 글 쓰느라 늦었...
@ 꼐임을 한 사람들이 늘어날 수록, 특수 다이스가 하나 생길 예정입니다.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다이스 앵커를 하나 추가할 예정인데, 여기서 특정 조건을 만족시 특수 이벤트가 생깁니다
(근데 뭘지 사실 다들 알고 있을거 같지 않아요?)
치히로 "무슨 거래요? 허튼짓 부리면 예산 삭감할 거에요?"
시키 "연구실 동아리 예산 올려주면, 프로듀서 찾을 방법 연구해올게."
평소같으면 싱글벙글 웃으면서 안돼요 할 치히로가, 낯빛이 바뀐다.
치히로 "확실히 데려올 자신이 있어요?"
시키 "으...음? 평소 치히로 씨 답지 않게 왜이래..."
시키가 당황한 모습이었다.
치히로 "마음 같아선 백지수표지만, 우리 예산은 그리 많지 않아서 30% 올려드릴게요."
시키가 침을 삼켰다.
치히로 "프로듀서를 산채로 데려오세요."
치히로의 사무실에서 나온 시키의 표정이 가관이었다.
아키하 "얼마 더 주신대? 5%? 10%?"
시키 "30%..."
아키하 "잘못 들은 거 아니야?"
시키 "지금 내 왼손에 들려있는거, 그 예산안이야..."
아키하는 시키가 왜 그런 표정을 하고 나왔는지 그제서야 이해했다.
시키 "...일단 뭐부터 시작해야 하지? 전파 추적장치?"
아키하 "시키는 이론적인 부분을 맡아줘. 내가 기술적인 걸 다 해결해줄테니."
아키하가 팔을 걷어붙인다.
하루카 "미유랑 메구루가 온거 봐서는 뭔가 이상한 걸 그쪽에서도 느낀 거 같은데..."
치하야 "에이 설마, 우리가 입단속 다하고 있는걸 그쪽도 알거 아니야?"
하루카 "아냐, 간접적이지만 알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어."
코토하와 하루카, 리츠코, 치하야는 무언의 사무실에서 의논을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하루카가 뭔가 떠올리고 부른 것이지만, 꽤 중대한 문제가 될 수 있어서 넷이서만 따로 의논하고 있었다.
하루카 "...그런 고로, 돌아가면서 감시해야지 뭐."
코토하 "...우리끼리만 감상하고 싶었는데..."
치하야 "어차피 이번에 너가 보호역으로 가는 거잖아? 방금 이오리에게 연락이 왔는데 이오리네 회사에서 차원 이동장치도 개량해서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게 만들어줬고."
리츠코 "이거 이오리도 알고 있는거야?"
하루카 "그건 아닐거에요. 우리가 피드백을 안줬는데 이오리네에서 좀더 개량했다고 말한거 봐선 자기들도 불편하단 걸 알아챈거라."
이야기가 마무리되고, 하루카가 회의실을 나가면서 말한다.
하루카 "그럼 이 안은 1시간 뒤에 전원 소집한 뒤에 발표하는 걸로, 모두 동의하죠?"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1시간 뒤, 모두가 공연장에 모여들었다. 내가 무대 한켠에 마련된 의자에 앉은 걸 확인한 하루카가 마이크를 잡고 회의를 시작했다.
하루카 "긴급 소집을 한건 다름이 아니고, 옆 프로덕션에서 프로듀서가 없어진 걸 눈치 챈 모양입니다."
다들 웅성인다.
하루카 "따라서, 보안 유지를 위해, 프로듀서를 원래 세계로 돌려보내는 대신, 우리가 주마다 돌아가면서 보호역으로 있을 예정입니다."
웅성이던 분위기가 박수소리로 바뀌었다. ...다들 내 생활이 그리 궁금했나...?
하루카 "명단은 방금 정리를 했으며, 호명하는 사람은 나와서 짐을 챙기고, 오늘 밤 9시에 프로듀서의 집으로 이동하면 되겠습니다."
나 "나는...?"
하루카 "프로듀서님은 만일을 대비해, 지금 이동시키도록 하겠습니다."
하루카가 스위치를 주려고 하는데, 뭔가 생각났는지 귓속말로 무언가를 이야기했다.
하루카 "오늘 밤에 갈 애들은, 코토하랑, 카렌, 츠바사 이렇게 될 예정이에요."
진심이냐는 표정을 지었다. 순번표를 랜덤으로 돌렸는데 진짜 이렇게 걸릴줄이야.
하루카 "프로듀서도, 옆 프로덕션에 공돌이들 있는 거 알잖아요. 그런거에요. 코토하가 아마 챙겨올 게 많아서 방에 이것저것 설치해줄거에요."
그리고 스위치를 나에게 건내주었다.
하루카 "원하는 장소로 이동할 수 있는 기능도 있으니, 부담갖지 말고 넘어와주세요."
그리고 나를 떠밀었다. 말없이 스위치를 누르니 문이 생겼다. 그 문 너머로 가니... 다시 내 자취방이 나왔다. ...더 있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치즈루네 고기, 맛있었는데...
시키 "...어? 이거 차원 이동 기술, 그렇게 어려운 게 아니었어?"
시키가 무언가 계산을 하다 말했다.
아키하 "...그런 공상과학 같은 기술이 3시간이면 푼다고?"
시키 "내 말이..."
시키가 묘한 표정을 지었다.
아키하 "...식을 보니 만드는 건 금방 만드는 구조네? 1시간 주면 되겠다."
시키 "그럼 이 참에 단백질 추적 알고리즘도 만들어봐야지, 냐하하."
그리고 아키하가 작업에 들어갔다.
1시간 뒤.
아키하 "일단 만들었어. 어디로 갈 진 모르겠지만..."
시키 "그럼, 실험 시작!"
시키가 아키하의 스위치를 뺏어 작동 스위치를 눌렀다. 이동하고 보니, 어딘가 낯이 익은 건물 옥상 위에 있었다.
시키 "킁킁... 이거 고기 냄새로 가득하네~"
시키가 킁킁대다 멈칫한다.
시키 "...고기와는 다른 단백질 냄새도 나는데...?"
고개를 두리번대던 시키는, 이내 프로듀서가 잠든 흔적이 남은 그물침대를 발견했다.
시키 "...단백질, 그물침대, 비린내..."
시키의 눈이 돌아갔다.
시키 "...얘네 프로듀서를 찾아왔어!"
치히로 "...확실해요?"
시키 "단백질 추적 알고리즘 만들고 있다니까! 냐하하~"
시키가 쓴 보고서를 읽던 치히로도 눈이 번뜩 뜨였다.
치히로 "765 사람들... 정보력 참 대단해... 아키하, 메일 오던 곳의 좌표를 적어줄테니, 거기로 이동하는 걸로 차원 이동장치를 만들어봐요."
아키하 "알겠습니다! 치히로씨!"
아키하가 평소 안하던 거수경례를 하고 뛰어갔다.
시키 "...가서 프로듀서를 만나면 무슨 실험을 할까?"
아키하 "해부?"
시키 "냐하하하~"
시키와 아키하가 실험실로 뛰어갔다.
346 쪽에서도 프로듀서를 발견했다는 소식이 퍼지자, 실험실 앞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카렌 "나와봐, 나 프로듀서 만나면 해볼 게 있어."
카에데 "어른답게 술술 풀어야 한다고요? 술로?"
사나에 "변태 체포의 시간이다!"
타쿠미 "감히 하늘하늘거리는 수영복을 입혀?"
리아무 "야무...!"
시키와 아키하는 실험실 문을 잠그고 좌표를 계산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시키 "어느 틈에 이런 소문을 들은거야..."
아키하 "치히로 씨에게서?"
시키가 커피를 마시면서 선형 방정식을 하나 풀었다.
시키 "원하는 장소로 이동하는 게 문제였구나..."
아키하 "잘못된 곳으로 이동하면 그거 나름대로 머리 아프니까..."
그래도 예산이 증액되서 그런지 간식은 넉넉히 구비한 둘은, 산재한 선형방정식을 푸느라 정신이 없었다.
자취방에는 먹을 게 없으니, 컵라면이라도 하나 사와서 끓이기로 했다.
...하루카에게 마제소바 사주었더니 식비가 순식간에 거덜이 난 것도 있었다. 대학원생은 부자가 아니란 말이다...!
육개장 사발면을 먹으면서 혹시 게임에서 튀어나온 게 나만 이런가 찾아봤다. ...다행이지만 내 쪽에서만 일어난 일 같았다. R모 사이트, D모 사이트 둘다 조용했으니 말이었다. 그러니 안심하고 컵라면을 마저 먹고 방을 치우기로 했다. 앞으로 3명씩 더 머무를 거니 말이었다.
안 쓰는 방을 치우고(대신 내 방이 좀 좁아지긴 했지만) 다 끝났구나하고 쉬는 데, 아이패드에서 빛이나기 시작했다.
문이 열리고, 거기서 나온 건...
+1의 다이스는, 시키와 아키하가 방정식을 얼마만에 풀지 결정(1-33 3일/34-66 2일/67-99 1일/100 ...어 이게 바로 풀린다고?)
+2의 다이스는, 283 프로에서 이변 감지 다이스(60 이상이면 감지 확정)
+3의 다이스는, 꼐임 다이스(이건 따로 코멘트 안 달겠읍니다, 그냥 던저주시면 됩니다)
@일이 좀 있어서 늦었읍니다
츠바사 "뭔가 거창할 거 같았는데?"
카렌 "...이게 프로듀서 냄새... 젊은 남자의 냄새... 킁킁..."
당연하겠지만, 저 셋이 내 방에 와서 처음 한 말이었다. 그러고는 막 이곳저곳 둘러보기 시작했다.
코토하 "냉장고는... 아무것도 없고... 이참에 오는 사람들중 요리 할 줄 아는 사람 1명씩 끼워서 넣어달라고 해야겠다."
츠바사 "책들이 너무 많은데.. 프로듀서 님~ 이거 수학책인데 왜 펼치면 영어로만 되어있어요?"
카렌 "옷... 너무 적어..."
...그야 대학원생은 옷 많이 입을 필요가 없으니까... 한편 코토하는 이것저것 메모하고 있었다. 뭔가 슬쩍 가서 보니, 개선사항을 적고 있었다. ...집을 한채 사는 게 빠르긴 할텐데 765 프로 재력으로 그게 되려나...?
코토하 "...프로듀서 님. 일단 저희 쪽에서 준비한 걸 먼저 알려드릴게요."
코토하가 가방을 열어서, 스위치랑 카드 한 장, 그리고 이오리의 서명이 있는 서류를 꺼냈다.
코토하 "당연하지만, 이 스위치는 765 프로로 도망칠 수 있는 스위치에요. 아이패드...가 부서지지 않는다면 말이죠."
나 "...혹시 그것도 실험해보고 얻은 결론이니?"
코토하 "네."
...뭐 그게 과학의 자세니 할 말은 안하겠지만...
나 "그럼 내 아이패드론 감당이 안될게 거의 분명하니... 아이패드를 구매하라고 이 카드를 주는 거겠고. 대학원생인 내 지갑력으론 감당이 안되니까..."
코토하 "네. 그리고 프로듀서의 생활비도 이 카드로 쓰시면 되요."
나 "...한도는 들었어?"
코토하 "미나세 그룹 블랙카드이고 이미 절차는 다끝난 상황이라 프로듀서님은 그냥 쓰시면 되요."
나 " "
...블랙 카드를 들고오다니, 아니 이런 치트키가 어딨어!
코토하 "그리고 이 문서는..."
코토하가 문서를 내게 넘겨주었다. ...타워펠리스?
코토하 "매매 계약서에요. 미나세 그룹 소유긴 한데 프로듀서에게 무료 양도 한다고 했으니..."
나 "...이거 괜찮은 거 맞아?"
코토하 "다 동의한 건데요. 뭘요. 이오리가 자기 순번 올때까지 딱 기다리라고 했어요."
나 " "
...한마디로 생활을 지원해 줄테니, 옷 잘 차려입고 서울 구경시켜달란 말이구나...
나 "그러고보니, 너희들 저녁은 먹고 왔니?"
카렌 "네..."
나 "...내일 아침은 그냥 나가서 브런치 먹고 필요한 거 사는 걸로 하자."
코토하 "아, 프로듀서님, 아이패드는 10대 사라는 전언이 있었어요."
나 "엥? 그정도로 많이?"
코토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연결 포탈은 많을 수록 좋으니까요. 장비 들어올 것도 생각하면 10대정도면 충분히 큰 규모의 화물도 옮길 수 있ㄷ..."
...100대까지 까는 것보다는 낫겠다 싶었다.
나 "설마 단체로 오는 건 아니겠지?"
츠바사 "앗, 들켰다..."
나 " "
점점 머리가 아파오고 있었다.
나 "...일단 지금 활동은 못하니, 자고 일어나서 생각하자."
카렌 "...네."
이불을 펴고 있는데, 츠바사가 와서 달라붙는다.
츠바사 "프로듀서 니이임, 옆에서 자고 싶어요."
나 "...나 코골이 있는데 괜찮겠어?"
츠바사 "엥? 프로듀서님 코토리씨보다 젊은데 아저씨 같은데요..."
나 "...잠버릇이 험하다고 치자."
츠바사가 달라붙으니 코토하도 달라붙고, 혼자 남아있던 카렌도 우물쭈물하다 달라붙었다. ...하는 수 없이 창고방에서 4인이 함께 자기로 했다.
츠바사 "이렇게 프로듀서 님이랑 자는 건 처음이다, 히히..."
츠바사는 싱글벙글 웃고있는데 카렌이랑 코토하는 얼굴이 붉어졌다. 잠옷을 입고 있지만 차마 고개를 못 돌리고 있는 상황. 웃겨서 부담갖지 말고 자라고 하려고 고개를 돌리는데, 코토하랑 눈이 마주쳤다. 어쩌다보니 복부도 서로 닿은 상황.
코토하 "프로듀서 님... 아래에 뭔가가 콕콕 찔러요..."
나 " "
코토하는 얼굴이 붉어진 채로 머뭇거리고 있었다. 츠바사가 옆에서 들러붙다가 바지가 벗겨졌다. ...아니 근데 속옷까지 벗겨졌잖아!
코토하 "...하루카 씨가 저래서 프로듀서님을 좋아했구나..."
코토하는 무언가에 홀린 듯 내 하복부를 향해 다가갔다. 어느 순간 눈빛이 바뀐 카렌도, 천진난만했던 츠바사도, 어른의 눈빛으로 다가왔다. 창밖의 빗소리는 거칠었고, 성인 남성의 자취방 내음새는 어느새, 아이돌의 몸에도 베어들었다. 카렌의 코에도 내 냄새가 각인되었다.
이사갈 준비를 해야 하니까, 아무래도 짐을 싸야 해서, 책을 정리하려고 일어나려 하는데, 코토하의 팔이 갑자기 내 발목을 잡는다.
코토하 "프로듀서 님, 좀더 옆에 있어주세요..."
잠꼬대였지만 귀여웠다. ...이러면 어쩔수 없지. 하고 다시 눈을 붙이기로 했다.
츠바사 "...듀서님 일어나요! 브런치 먹기로 했잖아요오오오!"
눈떠서 고개를 돌려보니, 츠바사가 일어나서 준비라도 다한 모양인지, 내 옆에 누워서 나에게 매달려 있었다.
나 "그래그래, 일어나야지."
기지개를 펴는데, 생각해보니 알몸차림이었다.
츠바사 "...어젯밤에 그거 너무 좋았어요. 프로듀서님."
츠바사가 얼굴을 붉혔다. ... 다음 올 애들도 상대해야 하면... 난 어떻게 해야하는 거지...?
...이런 생각 할때가 아니었다. 일단 츠바사를 방에서 내쫒고 옷부터 챙겨입고 화장실로 씻으러 들어갔다.
나 "...일단 아이패드부터 사야 하니까, 여기서 가장 가까운 아이패드를 많이 팔 곳이..."
찾아보니 월계동이 있었다. 브런치도 원활하게 먹을 수 있었으니 그쪽으로 가기로 했다.
택시를 타고 트XXX스에 내렸다. 목요일 아침이라 그런가 사람은 별로 없었다. 비는 그친 상태였지만, 이미 하늘에 구름이 한가득이었다.
츠바사 "프로듀서님, 저기 티라미수 하나 사주세요!"
츠바사가 스XX스에 있는 티라미수를 보고 말했다.
나 "일단 아이패드부터 사고 말하자. 먹고 싶은 거 다 사줄테니까."
츠바사 "그치만, 저희, 배고픈 걸요?"
나 "아이패드 등록하는 동안 먹고 싶은거 다 사줄게."
츠바사 "정말요?"
나 "일단 사고 생각하자."
츠바사를 달래놓고, 애X 제품 파는 곳으로 뛰어갔다. 전자제품 코너야 뭐 목요일 오전이니 한산했지만, 점원 분에겐 아마 오늘 같은 일은 진귀할 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야
나 "아이패드 있나요?"
점원 "네, 이렇게 제품이 있는데..."
나 "프로 6세대 이 모델로 해주세요. 수량은 10대로요."
점원 "...잘못 들은거 아니죠?"
나 "10대요. 아 그리고 7세대 이 모델로 하나 추가하고..."
점원은 어리둥절하는 표정으로 아이패드 10박스를 꺼내 담았다. 코토하랑 카렌이 어느새 옆에 와서 아이패드 박스 드는 걸 도와줬다. ...안경이랑 모자쓴거 보니 적당히 잘 변장한 듯 싶었지만, 아이패드 10대를 한꺼번에 들고 가는 건 수상해서, 종이 박스에 나눠담기로 했다.
츠바사 "음음... 티라미수 맛있어요!"
나 "맛있으면 됬어. 잘 먹는 거 보는 거도 프로듀서의 낙이야."
내가 쓸 아이패드를 개봉해 설치작업을 하는데, 츠바사가 참 복스럽게 티라미수를 먹었다. 코토하가 왠일이냐는 눈빛이었다.
코토하 "...왠일로 정상적인 말을..."
나 "...야."
복스럽게 먹는 걸 보는 게 얼마나 어려운데...
나 "...이정도면 내가 쓰던 아이패드에서 필요한 건 다 옮긴 거 같네."
에어 5세대랑 참 정 많이 들었었는데, 2년만에 새 아이패드로 갈아탈 줄이야.
코토하 "한번 극장 접속해서 업무가능한가 테스트해봐요 프로듀서님."
코토하랑 카렌, 츠바사가 보는 앞에서 밀리시타를 켰다. 계정 연동이 자동으로 되서, 특별히 해야 할 일은 없었고, 바로 극장으로 접속되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됬다.
코토하 "...아 극장이다!"
언제나 봐도 반가운 극장이 뜨고, 로그인 보너스까지 뜬 뒤에, 사무실이 나왔다.
카렌 "라이브 한번 하는 거 보여주세요, 프로듀서님..."
다들 보고는 눈이 휘둥그레 진다. 그야, 퍼펙트를 띄웠으니 말이었다.
코토하 "프로듀서님... 리듬게임에 일가견있다... 메모..."
카렌 "그래서 프로듀서님이 일은 잘했던게..."
다들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길래, 말없이 커피만 쪼옥쪽 빨았다.
나 "그러고 보니, 너희들이 나오니까 아이돌이 49인으로 바뀌었네?"
카렌 "아마 여기서만 그럴거에요."
코토하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근데 우리가 실존한다는 걸 알면 아마 난리가 날 거에요."
하긴 게임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난리칠 게 분명한데...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난리나겠지만 말이었다.
나 "그나저나, 카렌이랑 코토하는 뭐 먹을래?"
카렌 "봉골레 파스타요..."
코토하 "히레카츠 정식이요."
나 "알았어, 주문하고 올게."
츠바사 "프로듀서님! 안심 스테이크 하나 추가해주세요!"
음식 주문하고 온 사이에 셋이서 내 아이패드의 앱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블XX카랑 데레스테랑 샤니송, 그리고 라XXXX진 까지 정도만 아이패드에 깔아뒀었으니...
코토하 "그나저나 저기 사람들도 나올 수 있다는 거 알면, 어떤 식으로든 나올 수 있는 거 생각하면..."
츠바사 "프로듀서를 나누면 되나?"
코토하 "...그 문제가 아닐거야."
코토하가 나를 보더니 귓속말로 무언가 속삭였다.
코토하 "블XX카 사람들, 보니까 뭔가 꼐임을 하고 싶은 눈치더라고요... 최면에 걸려있어서 망정이었지."
....최면 걸린 거에 감사해야겠다.
점심도 배부르게 해결하고, 이제 뭘 살지 고민하는데, 츠바사가 제안하나 했다.
츠바사 "프로듀서님, 이 참에 온 김에 옷도 사요!"
나 "옷?"
코토하 "여기 괜찮은 옷도 많이 있던데, 옷도 보고 가요."
나 "옷은 다른데서 보자. 여기보다 더 괜찮은 옷을 파는 데를 알고 있거든."
카렌 "그럼... 남은 건 식료품 문제인가?"
코토하 "지하에 식품코너 있으니 거기가서 장보면 될 거 같아요."
식품 코너까지 어찌저찌해서 장을 봤는데... 츠바사가 너무 많이 사는 바람에, 아이패드를 츠바사에게 쥐어주고, 식료품 바구니를 들었다. ...허리 나갈거 같았다. 츠바사는 아무 말 없이 눈치를 보고 있었다. ...군것질 거리로 이미 한 봉지 들고 있었지만 말이었다.
집에 돌아와서 냉장고에 식료품을 채워널으니, 참았던 허리가 욱신거렸다.
나 "츠바사야... 이런 식료품은 편의점에도 파니까, 꼭 편의점 갔다와..."
츠바사는 여전히 눈치보고 있었다.
나 "...옷은 내일 사자. 허리가 너무 아파서 오늘은 아무것도 못할거 같아."
코토하 "그럼 아이패드 세팅하고 있을게요."
나 "그래주면 고맙고..."
그리고 눈을 붙였다. 다시 빗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시키 "냐하하... 드디어 식을 풀었다!"
아키하 "이제 이동할 수 있겠군!"
시키 "마침, 딱 좋은 좌표를 포착했는데, 여기로 이동해볼까?"
시키가 좌표를 입력하고 스위치를 눌렀다. 그러자 환한 빛이 아키하랑 시키를 감쌌다.
나 "... 방안이 왜이리 시끄러운 거야... 츠바사, 군것질 먹다 혼나는 ㄱ..."
뭔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소란스러워서 눈떠보니, 낯선, 아니 정확히는 여기 있어서는 안될 얼굴 둘이 보였다.
시키 "냐하하 프로듀서님이다!"
아키하 "...뭔가 나랑 동류인 사람 같은데?"
동지는 역시 알아본다는 게 과언은 아닌거 같았다. ...근데 그게 지금 나올 타이밍인가가 문제였지만 말이었다. 코토하는 머리를 쥐어잡고 어딘가 전화하고 있었다. ...이래도 되나 싶어서 봤는데, 시키랑 아키하는 이미 포박된 상태였다. 코토하가 괜히 중역이 아니긴 하지. ...그것보다 346도 알아챘겠는데...
코토하 "...네, 지금 오신다고요? 네, 알겠어요."
코토하가 전화를 끊었다.
코토하 "하루카가 여기로 온대요."
나 "...이제 346 애들도 튀어나온다는 거 아니야?"
코토하 "아직은요. 스위치 기술 테스트한다고 나온 거 같은데, 이렇게 마주칠줄은 예상도 못했나 보죠."
시키 "저기... 이거 풀어주고 이야기 할래? 이거 우리만 알고 있는 상황이라고?"
코토하 "그거, 신뢰가 안 가는 말이거든요?"
시키가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아이패드에서 환한 빛이 나더니, 하루카가 나왔다. 시키랑 아키하 낯빛이 순식간에 시퍼래졌다.
하루카 "너희였구나. 346에서 프로듀서를 찾았다길래 누가 찾았나 봤더니. 코토하를 우선 순번에 넣길 다행이었네."
아이패드를 사온 걸 본 하루카가 나를 보고 말했다.
하루카 "맞아, 프로듀서님 귀좀."
그러고는 내 귀에 무언가 귓속말로 말했다.
하루카 "이오리네 회사가 대형 포탈로 물건 옮기는 기술을 개발했대요. 그래서 아이패드 준비해달라고 한 거였고요."
나 "그래서 시행일은?"
하루카 "원래 내일 하려고 했었는데, 저 둘이 있으니 좀 생각을 해봐야 할 거 같아요. 일단 여기서 긴급회의 소집을 좀 하고..."
+2, +3 대책위원회 의논 결과
@유튜브 링크 댓글에 넣었던 기억이 있는데 어캐 넣었더라...
@여름이라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왜 일이 더 들어오지...
그렇기에 346에서 대표자(?) 52명을 뽑고, 765 프로덕션 아이돌들과 함께 매일 한 명씩 돌아가며 프로듀서를 공동소유 개념으로 함께 있는다.
만약 프로듀서를 자신의 프로덕션으로 데리고 이동해야 할 경우, 상대 프로덕션 아이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