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씨랑 대화할 때 유독 이렇게 말이 끊길때가 많지만, 이게 안나 씨가 딱히 모모코를 무시하거나 해서 그런게 아니라는 건 이젠 잘 알고 있어.
...더군다나, 오늘은...
...응. 이래저래 대답하기 힘든 말을 꺼낸 모모코가 잘못한 것도 있어.
...하지만 모모코도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어. 그래서 사람이 별로 없을 탕비실로 온거긴 하지만.
"...안나한테는, 그렇게...달라붙었으면서..."
...모모코한테 하는 말, 은 아니야. 물론 모모코가 듣고 있긴 하지만.
"...어째서...일까...어째서...안나한테도..."
...속상해.
덧붙여진 말에, 물기가 묻어나는 것만 같아.
...
"...의외네."
"...뭐가?"
"안나 씨가 아리사 씨 이야기를 먼저 하는거, 모모코는 본 기억 없어서..."
"...응, 확실히...그랬지..."
...엄청 귀찮으니까.
"...안나 씨가 아리사 씨한테 짜증내는 수준까지 갔던건... 아리사 씨의 지분이 굉장히 높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
"...당연하지... 허구한날, 안나한테... 카메라부터 들이대고... 안나가 뭐 하나 대답하기도 전에, 쉴새없이 질문하고..."
"...아, 그거 모모코도 비슷하게 겪었어."
"...짜증내지 않으면, 끝이 없지...후후..."
...그런데... 막상, 없으니까...허전해...
"...안나 씨..."
"...귀찮게..."
...없어지면 소중한걸 알게된다, 같은거야...?
...하지만 모모코, 안나 씨의 대답을 재촉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
"...안나...열심히 해야지..."
"...응?"
"...그래야... 아리사..."
...멋대로 없어진거... 갈굴거니까... 아리사 몫까지...열심히...
...이거, 우연...은 아니겠네. 응. 모모코도 아리사 씨한테 엄-청 잔소리하니까. 모모코도 대충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역시 안나 씨도.
"뭐, 리오 씨가 '이런 상황'에서 굳이 아무래도 상관 없는 이야기를 아무 이유 없이 저렇게 핏발 세워가며 할 리가 없잖아."
"아니, 그것 만으로...?"
"...그리고 결정적으로 연기가 순간 엄청나게 어색해졌다구. 어떻게 모모코가 들어왔다고 바로 당황해서..."
"...에? 그것도 티났던거야?!"
"...에밀리랑 히나타 씨니까 그냥 넘어갔던 거라고 생각하니깐... 연기력에 좀더 신경 쓰는게 좋을 것 같아, 리오 씨."
"...아아아아아..."
"진짜 몰입해서 포교? 하는거였으면 모모코가 들어오든 아니면 하다못해 코노미 씨가 들어오는 사고가 일어나더라도 몰입해야지."
"...아, 알겠습니다..."
...뭐, 모모코는 적어도 연기에서는 선배니까, 말이지.
리오 씨는 역시 모모코한테는 어쩔 수 없나, 하고 중얼거리다가...
"...그런데 그건 그거고... 어쩐 일이야?"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어.
...뭐, 모모코도 원하던 바니까.
"응. 리오 씨를 좀 보러 왔어."
"나를? 왜?"
"리오 씨의 조언이 좀 필요해서."
"조언? 어떤 거 말야? 혹시 섹시한 코디나 어필-"
"...그건 됐으니까."
"...그럼?"
"...아리사 씨랑 지금 상황 관련해서, 라구."
"...조언이라고 해도... 뭐, 어떤게 필요한거야?"
"...그야, 아리사 씨를 다시 데려올 방법, 이려나."
"...그런게 쉬웠더라면, 프로듀서 군이 애초에 이렇게 되도록내버려 두지도 않았을걸?"
"...응. 그건 모모코도 동감이야."
...어려운 이야기네... 아리사 쨩을 데려올 방법...
리오 씨는 전에 없던 진지한 표정으로 계속 생각에 빠져있었어.
...모모코가 할 말은 아니지만, 평소에도 이렇게 하고 있으면 억지로 하는 섹시 어필보다는 더 오빠한테 효과가 있지 않았을까...싶네.
"...모모코 쨩? 뭔가 나쁜 생각 하는거 아니지?"
"나쁜 생각이라니?"
"...뭐, 아니면 됐으니까..."
...뭐, 안 들켰으면 된거겠지.
어쨌든 그 후로 계속 고민하던 리오 씨는, 마침내 생각이 정리가 된건지 표정이 조금 펴지면서 말을 꺼냈어.
"...일단... 그렇지. 아리사가... 결정적으로 마음을 굳히게 된 원인이 어떤 건가, 를 찾아야 아리사의 결심을 어떻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긴한데."
"...그러려나...? 근데, 뭐가... 뭐가 아리사 씨를 그렇게 결심하게 만든걸까..."
"...그런 거는 말이지, 지금 이 순간부터 쭉, 과거로 차례대로 거슬러올라가면서 체크해보면 되지 않을까?"
"...그러면, 너무 많아지지 않을까, 싶은 건데..."
모모코의 말을 끊고, 리오 씨가 단호하고, 분명하게 말했어.
"아니야. 분명, 걸리는 부분이 있어. 분명히."
"...리오 씨는 어떻게 그걸 확신하는거야?"
"글쎄, 감?"
...진짜로 그냥 감, 하나만 믿고?
...하지만 모모코에겐 다른 추측 같은건 없으니까. 괜히 많은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할 시간도, 그렇게 이야기 퍼지게 할 필요도 없어.
"뭐... 믿어볼게."
"그럼, 내가 더 도와줄건-"
"아니, 미안. 여기서부터는 모모코가 알아서 할게. 맞다. 리오 씨, 거기에 추가로, 더 부탁하고 싶은게 있어."
"......뭔데?"
"...모모코가 독단적으로 이것저것 하는거, 오빠한테 알려주거나 하지 않기."
리오 씨는... 모모코의 폭거에 가까운 요구를 듣고는 모모코를 빤히 바라보다가,
"...모모코 쨩, 이건 혼자서 알아서 하는게 아니라-"
"...알고 있어. 그렇지만, 이건 모모코가 꼭, 해야만 해. 그렇게 생각하니까."
아리사 씨가 모모코 한테 도와달라고 했던거니까.
그러니까, 끝까지 도와주고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것도 모모코야.
...반드시, 그래야만 해.
"...거참, 모모코 쨩, 오늘 엄청 제멋대로네?"
"...응. 미안해. 오늘만 넘어가줘, 리오 씨."
"...뭐, 알았어. 나는 모모코 쨩, 뭐 하려는 지 못본걸로 할게."
"...고마워."
"그 대신, 원인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누구부터 물어봐야 할지, 어디부터 가야할지 등등... 정해진거지?"
화면을 끄고 휴대폰을 레슨복 바지에 적당히 집어 넣은 시즈카 씨는, 터벅터벅, 가볍지 않은 발걸음으로 거울 쪽으로 다가가서 기대고는... 바닥으로 미끄러지듯이 앉았어.
...마른세수를 하다가 그대로 얼굴을 손으로 덮고 있는 시즈카 씨.
"...괜찮아?"
"...어떤게?"
모모코가 다가가서 물어보니까, 저렇게 되물어보네.
"...질문에는 질문으로 대답하는게 아니라고, 모모코, 시즈카 씨한테 그 말을 전해들었던거 같기도 하고."
"...아, 미안해. 그냥, 지금 어떤게 괜찮은건지 잘 모르겠어서."
"...그러면 어쩔수 없...긴한데...응."
...잠깐동안, 할 말이 없어져 버렸어.
서있기 힘드니까, 시즈카 씨 옆에 앉을까나...
시즈카 씨가 살짝 움찔거렸어. 보이진 않더라도, 모모코의 옷이 쓸리는 소리나, 바닥에 털썩, 하는 소리가 안 들릴리는 없으니까... 옆에 앉은거, 모를리가 없겠지.
"...로코 씨랑 코토하 씨는, 어떻게 된거야?"
"...아리사 씨가 그만...아니, 쉰다는 이야기가 모두한테 전달되고 나서."
시즈카 씨는 굳이 신경써서 말을 바꿔줬어. 그 말을 하면... 진짜로 그렇게 된다는 거처럼.
"...나, 왠지... 로코 씨가 걱정되어서 전화 해봤거든."
...로코 씨는 엄청나게 섬세하니까... 그래서 했는데...
"...안 받았구나?"
"...그래서 걱정된다고 코토하 씨한테 이야기하니까, 코토하 씨가 바로 뛰쳐 나가서 로코 씨네 집으로 찾아간거야."
...그래서 코토하 씨가 안보였구나... 그, 엄청 행동이 빠르네, 역시.
"...응... 로코 씨가 엄청 울고 있으니까, 코토하 씨가 나한테 전화해서... 셋이서 같이 이야기하던 중이었고. 그러다 모모코, 네가 들어온거야."
"...타이밍이 나빴던거야?"
"아니."
...그럴리가, 라고 말하는 시즈카 씨.
"...나도, 나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코토하 씨랑 로코 씨, 그리고 나까지. 아닐거라고 그렇게 말해줘서... 조금 마음이 가벼워졌다, 고 할까..."
"...아니, 위로해주려는거 보단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거니까. 너무 감사할건 없는건데."
...그러니까 그렇게 쿡쿡, 웃지 말라구, 시즈카 씨...
아니 진짜...왜 부끄러워지게 그런 말을 하는거야... 모모코는 그냥, 어제 만났던 세 사람한테 물어볼게 있어서. 그 중에서 시즈카 씨는 시어터에 있으니까 시즈카 씨를 먼저 보러 온 거 뿐...인데...
"...아."
"응? 왜 그래, 모모코?"
...맞다... 모모코, 어느 순간부터 깜빡하고 있었어...?!
[그... 그래서 빨리 전화가 온건 알겠는데... 뭘 물어보고 싶은거야? 모모코 쨩은.]
"응...그렇네. 먼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아리사 씨의 일은 로코 씨, 시즈카 씨, 코토하 씨의 잘못이 아니야. 특히 그 할리 데이빗슨은 절대로 아니니까. 아리사 씨는 그런 장난 정도로 화가 나서, 그 화가 난 것 때문에 아이돌을 그만둘 사람이 아니잖아? 그렇지만..."
...그렇지만.
"...어제 했던 이야기 중, 아리사 씨한테 영향을 준 이야기가 있을거라 생각이 들어."
"...그러니까, 부탁할게. 어제 했던 이야기, 기억나는대로 다시 들려줬으면 해."
[...나는 괜찮아. 두 사람은, 괜찮겠어?]
"...저도 괜찮아요. 그, 모모코? 어제랑 같은 순서가 아니어도 괜찮아?"
"으응. 모모코 생각에, 순서는 딱히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니까."
[아뇨.]
...모모코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부정해버린건, 바로 로코 씨였어.
[로코의 디시젼은...모모코에게 디스어그리에요... 조금이라도 예스터데이랑 똑같은 플로우가 되어야, 프라블럼 같은 걸 이지하게 캐치할거에요.]
[...일리 있는 말이긴 하지만...]
괜찮겠어?
...괜찮은거에요.
전화 너머에서 숨을 크게 들이 쉬고, 내쉬는 소리가 들려오고...
[...그럼, 부끄럽지만...로코부터 토크를 스타트하면 될까요?]
"...응. 부탁할게."
그렇게, 어제 나눴던 이야기를... 로코 씨부터, 시즈카 씨, 코토하 씨 순서대로 쭉...서로에게 다시 들려줬고...
...오빠는 분명 리츠코 씨라던가 코노미 씨라던가... 누군가에게 들렸다간 등짝이 시원스럽게 터져나갈 소리를 아주 자랑스럽게 덧붙이고 있었어.
"...뭔가, 지금 모모코라도 등짝을 때려야 하는 걸까?"
"참아줘. 일단 차에 타고 있으니 타격지점이 나오지 않고 있잖아."
"그런걸 떠나서 말이지, 등짝이 힘들다면 힘껏 꿀밤이라도 먹이는건 어떨까 싶은건데."
"봐주십시오, 선배... 운전중에 장난을 치다간 경찰분들이 이놈, 한단 말이지."
"이럴 때 그런 걸로 도망간단말이지...?"
여느 때처럼 하는 너스레.
...응, 그렇지. 오빠는 항상 모모코를 차에 태우고 이동할때, 이런 식으로 너스레를 해줬어.
아니, 모모코 만이 아니야. 누구랑 타더라도. 이런 식으로 실 없는 소리를 주고 받으면서 짧게나마 만담을 하지.
날카로워져있어도, 들떠있어도, 시무룩해져있어도, 항상 똑같이.
...뭔가 오빠랑 떠들다보면, 어느순간 텐션이 항상 비슷해진다, 라고 해야할까.
응... 신기해.
오늘도 모모코가 아무런 맥락 없이, 당장 오라고 제멋대로 보채서, 분명 엄청나게 바쁘고 정신 없었을텐데도...
언제나처럼 똑같이 대해주네, 오빠는.
"...그래서, 일할거 리츠코 씨랑 코노미 씨랑 코토리 씨랑 미사키 씨랑 치즈루 씨랑 후카 씨..."
"...굳이 이름을 다 언급해서 내 죄책감을 더 증폭시키지 않아도 충분히 도게자 각인건 알고 있으니 말이죠, 선배."
"...다 떠넘기고 도망나온 소감은?"
"...굳이 끝까지 물어보는건가..."
"응 뭐, 그냥."
...뭐, 죄책감은 충분히 차고 넘치지만...
"...그래도 담당 아이돌이 부르는데 안 가고 뭐하고 있냐고, 사무실에 함께 있던 전원 다 등떠밀어준 덕분에 온거니까 말이죠."
"네이네이... 뭐, 모모코도 그럴거 같다고 생각은 했어."
분명 전화 끊을때는 하던거 마무리하고 온다고 해서 모모코도 조금 시간이 더 걸릴거라 생각했는데...
"...그래서, 급하게 갈데가 있고 할 이야기도 있다고 해서 이렇게 왔습니다만. 목적지는 이야기 안해주는거야?"
"음..."
"...오빠, 그렇게 너무 의외라는 듯이 반응하면 아무리 모모코가 배우라고 해도 당황하는거 숨기기 힘들거든...?"
"...아니, 그게. 모모코가 아무 이유 없이 쓸데없는 고집 피우거나 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으니까. 그래서 좀 무리하다 싶어도 모모코 선배라면 충분히 익스큐즈 되거든."
"...아, 됐고."
...정말. 사람이 굳이 사과하는데 무안하게 하고 있어...
흠흠, 하고 다시 목을 가다듬었어.
"...그리고."
"그리고?"
"지금부터, 모모코는 오빠한테 미안할 짓을 좀 할거같은데. 미리 사과해도 되지?"
"...아니...도대체, 뭘 하려고 이렇게 정중하게 하는겁니까, 스오 모모코양..."
...반 정도는 너스레. 반 정도는...
응. 오빠도 지금은 많이 힘들거라고 생각되지만... 뭐, 조금만 더 힘들어줬으면 해.
"...자. 목적지."
"네. 말씀하시지요, 아가씨."
"...아리사 씨네 집에 데려다 줘."
"......"
"지금 당장."
"...모모코. 그건, 내가 아까도-"
"안 돼. 모모코, 아까 다 미리 사과했지? 양보 안해줄거야. 차, 아리사 씨네 집 쪽으로 돌려줘."
"...안 돼."
"모모코도 안 돼. 오늘, 무조건. 아리사 씨네 집에 데려다줘."
"안된다니까."
"모모코가 요구할건 아직 안끝났어? 일단 아리사 씨네 집 쪽으로 차 돌려주고 말이지?"
"안된다니까."
"...안 들어주면, 모모코도 아이돌 그만둬버릴거야."
"뭐?"
"말했지? 양보 안할거라고. 차, 돌려줘. 아리사 씨네 집으로."
"...모모코, 이건 장난이-"
"-모모코도 장난이 아니야!!"
"...가서, 어떻게하려고 그러는데?"
"...사실 말이지? 그것도 오빠가 도와줘야해."
"...아니, 또 뭐를."
...음, 오빠 말에 조금 가시가 돋혔네.
다른, 모모코랑 별 상관 없는 사람들 말에 가시가 돋혀있든 말든 모모코는 단 한번도 상처를 받거나 한 적은 없다고 자신하지만 말이지...
...오빠가 저러는거 보니까, 조금 갑갑하긴해.
...그래도 멈추면 안되겠지.
뒤에서 빵빵거리는 소리에, 오빠가 화들짝 놀라며 차를 출발시켰어.
"모모코 생각에, 아리사 씨가 이러는거, 오빠 영향이 굉장히 클거라고 생각하거든."
"...내가...?"
"응. 뭐, 꼬맹이의 판단이라고 무시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지만... 모모코도 모모코 나름대로 조사를 해봤으니까. 그리고 오빠도 대충 알겠지만? 어제 아리사 씨랑 가장 오래 같이 있던게 모모코이기도 하니까 말이지?"
"...다른건 모르겠지만, 모모코가 어리니까, 라는 이유로 무시했던 적은 없으니 말해줘."
...저 말이, 단 한 치도 거리낌 없이 나와주는구나.
"...어제 아리사 씨가 이상한 질문을 했는데..."
...그렇게, 어제부터, 오늘 이 순간에 이르기 까지의 이야기를 어느정도 정리해서, 오빠한테 들려줬어.
"...다들... 내 이야기를 어찌되었든 하기는 했고... 아리사가 그거에 반응한거 같다... 이거지?"
"응. 그래서야."
"...그래서..."
"...그래서 오빠랑 분명, 관계가 있을거라고 생각했어. 솔직히, 그거 말고는 모모코가 당장에 생각을 더 해볼게...없어. 응."
"...너무 부실한거 아닙니까, 선배."
"알아. 지푸라기 하나 가지고 가서 떼쓰는거야."
...그렇지만
"그렇지만, 그러니까 오빠한테 의존할 수 밖에 없는거야."
"...모모코."
"...오빠, 오빠는 뭔가 알고 있지? 그러니까, 아리사 씨를 찾아가지 말라고, 오빠가 직접 설득한다고 그런거잖아...?"
"...그건..."
"...하지만 오빠가 그렇게나 자신감 없어보이던건, 모모코, 본적 없어."
그래서, 그래서야.
그래서라고.
"...말해줘. 오빠가 알고 있는 모든걸."
"...모든거, 라니."
"...아리사 씨랑 오빠 사이의 이야기. 모모코나, 다른 사람들이 모르던거. 그게 분명, 분명 있을거야. 그게 아니면, 이렇게 될리가 없어..."
...응. 엉망진창이지.
논리같은거? 없어. 그냥, 모모코는, 이렇게 생각이 들어서, 이런 엉망진창인 생각이어도 오빠는 들어주고, 고민해줄거라 생각해서.
그래서 마음대로 부딪힌거야.
그래도, 오빠도 분명 아리사 씨를 소중하게 생각할테니까. 그러니까 이런 말도 안되는 소리여도, 오빠는 무언가 이야기해줄거니까.
그래서 모모코 멋대로 매달리는거니까...
"......"
그리고, 모모코의 막무가내를 다 들은 오빠는...
>>다이스 타임. 다이스 값이 150이 모인후 연재를 재개합니다. 당연히 1인 1다이스겠죠?
"...가장 오래된 이야기부터, 들려줘."
"가장 오래된 이야기라... 무슨 내용일것 같아?"
"...뭐야, 갑자기 퀴즈야?"
"아니 뭐, 그냥 아무거나 말해봐. 정답 여부가 중요한건 아니니까."
"...으음..."
조금 고민이 들었지만... 아리사 씨랑 관련된 이야기니까.
"...아마, 오빠가 아리사 씨랑 처음 만난... 그런 이야기려나."
"비슷하지만, 음. 조금 다르기도 하고...뭐, 일단 시작할까."
...무슨 말이야?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을 중얼거리더니, 오빠는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어.
"...나는, 어릴 때부터 아주아주, 평범하게 자랐어."
"...으음..."
...무의식적으로 '대체 어딜봐서'라는 말이 튀어나올 뻔했지만, 모모코는... 어른이니까. 응. 기껏 이야기 시작해줬는데, 참아야겠지.
"뭐 하나 특출난게 없었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전부 다 그냥저냥 중위권에서 유지했고. 뭔가 특별히 하고싶은게 없어서 부활동 같은걸 해본 적도 없어. 항상 귀가부였지. 미래에 뭔가 하고 싶다, 같은 목표나 꿈도 없었어. 그냥 어떻게, 중간만 계속 따라가다보면 뭔가 나오겠지, 같은 생각 조차도."
덤덤한 목소리.
오빠의 얼굴은 평온해보였어.
...이야기에서, 뭔가 대답 같은걸 바라는 것같지는 않았지만.
모모코는 뭔가 말해줘야 하지 않을까, 하고 느꼈어.
"...저런거 말이지, 누구라도 그런거 아닐까 보통."
"...그래. 그렇게 생각해, 나도."
...오빠는 그냥 그렇게 대답했어.
"그렇게 그냥 성적 적당히 따라서 대학을 갔고... 대학에서도 적당히 평점을 받고, 적당히 졸업해버렸어."
아무런 목표도 뭐도 없이 말이지.
"...그러고서 문득 정신을 차리니까, 내 손에 남은건, 알량한 대학 졸업장 말고 아무것도 없던거야."
"...대학 졸업장도 대단한거 아닐까?"
"아니지. 그만큼의 능력이나, 인맥이나, 이런게 같이 있어야 그게 가치가 있는거야. 나는... 인간관계가 좋았던 것도 아니었고, 성적이 특출났던것도 아니었고, 내 나름대로 뭔가 하고 싶은걸 찾아서 갈고 닦았던것도 아니야."
그런 상태에서, 덩그러니 아무것도 따라갈게 남지 않은 상태로 멈춰선거야.
...공허해.
오빠의 목소리가, 어딘가, 비어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평소에는 전혀 이렇지 않은데.
"...그러다 보니까, 집에 틀어박혀 은둔하게 되었는데... 웃기는건 뭔지 알아? 은둔해도 아무것도 할게 없던거야. 게임을 즐겼던것도, 만화를 즐겼던것도 아니야. 차라리 그 때에 뭔가 열심히 즐길만한 취미거리라도 나한테 있었더라면, 그 때 그렇게 공허하지는 않았을거야."
...
"뭔가 목적이든 생각이든... 어딘가가 비어버린 인간을 면접에서 채용해주는 기업같은건 존재하지 않았어. 그런걸 채용해서 재활용해서 써먹을만큼의 가치는 나한테 없었고."
그렇게.
"...그렇게, 내가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동안 나는 낙오되어버렸어."
...상상이 전혀 가지 않는 이야기야.
...이 푼수데기 아저씨가, 옛날에는...
"...저기, 내가 헤픈건 나도 잘 알지만 말이지. 그래도 그렇게 대놓고 말하면 아무리 나라도 상처야, 모모코 선배."
"...앗, 모모코, 혹시 스스로도 모르게 입으로 중얼거린거야...?"
"...일부러지?"
"...들켰는걸."
근데 이렇게라도 안하면 엄청나게 무거워지니까...
"...아무튼. 그래서?"
"집에 박혀있기도 부모님의 시선에 떠밀려서, 시간대에 관계 없이 바깥을 떠돌기 시작했어."
"...그거, 예비 범죄자의 자세 아니려나."
"...자살도 범죄라고 생각하면, 아까 전 모모코의 평가가 틀리진 않은거네."
"...그, 진짜 상처니까 그만해줘..."
"뭐, 지금은 그런 우울한 생각 안하지?"
"안하니까. 아무튼 너무 폄하하지 말아줘."
...화를 내는 한이 있어도 그런 생각은 안했으면 하는거니까.
뭐, 오빠한테 이걸 굳이 설명 안해도, 오빠는 이미 알아들었을거라고 봐.
"...날백수가 후줄근하게 입고 그러고 있으니까 아무도 다가올리가 없다고 생각했어. 실제로도, 그동안 내가 어디서 어떻게 앉아서 시간을 때우든 말든 그 누구도 다가와서 말을 걸거나 한적은 단 한번도 없었거든."
그런데.
"...그런데 왠 꼬맹이 하나가 막 즐거워서 어쩔줄 몰라하면서 옆에 걸터앉는거야."
있죠 있죠?! 하고 처음보는, 누가봐도 수상해서 슬슬 거리를 두고 싶은 눈빛도 이상한 남자한테, 아무런 스스럼 없이 말을 걸더라.
"아이돌 쨩들은 정말 굉장하다면서, 내가 관심을 전혀 보이지 않아도 자기 혼자 떠들고 싶은대로 떠들었어."
"...그게, 아리사 씨?"
"뭐, 그렇지. 마츠다 아리사는, 지금도 엄청나게 시끄럽고 누가 잘못보면 무례하게도 굴고, 아이돌이라면 사족을 못쓰지만..."
...그때랑 비교는 안될거야.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오빠. 아니, 지금도 충분히 굉장하다고, 모모코 내심 생각하고 있었지만... 아니 지금이랑 비교가 안될정도로...
"...어... 그정도야?"
"아마 우미가 시달렸더라도 우미 쪽이 먼저 기브업했을걸."
"...있지, 모모코는 진심으로 오빠가 지금 일부러 과장하는거라고 생각하고 싶은건데."
우미 씨를 이길 정도라니, 도망가고 싶다구.
"...얼마나 성가셨을지 상상이 가?"
"...최근도 충분히 성가셨다고, 아이돌인 입장에서는 생각해."
"하도 그러다 보니, 관심도 안주려다가 쫓아내려고 고개를 돌려서 그 성가신 꼬맹이랑 눈이 마주쳤는데."
...내가 단 한번도, 거울에서 본적이 없던.
"엄청나게 꿈과 의욕으로 가득찬, 그런 눈부신 눈이었어."
그 빛에 나 스스로가 너무 부끄러워질정도로.
"...그래서, 나도 모르게, 그 순간부터 홀린듯이 그 시끄러운 꼬맹이의 말을 듣기 시작했어. 정확히는, 시끄러운 소음에서, 그 녀석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더라."
"아이돌 쨩이라는건 말이죠?! 부터 시작해서... 아주, 아주아주아주, 내가 듣기 시작했다는걸 알고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서, 엄청나게 흥분한 상태로 중간중간에는 스스로 주체를 못하고 방방 뛰면서, 장광설을 늘어놓더라."
"...뭔가, 상상이 가면서도, 상상이 안가는 느낌인데..."
"뭐, 이해해. 우미를 한참 초월한 느낌의 스태미나가 함께하는 아리사라면, 솔직히 지금 시어터에서 누구에게 이야기해도 다들 공포를 느낄거야."
"...부정을 못 하겠어..."
크흐흐, 하고 웃던 오빠는...
"...그 꼬맹이의 미소가, 눈빛이, 너무 행복해보여서. 나도 갖고 싶어지더라."
꿈을 가진 사람의 아름다움같은거, 처음으로 가르쳐 준거거든.
"...그래서, 이 녀석이 이렇게 방방 뛰며 주체를 못할정도로 좋아하는 아이돌이란게 뭔가. 하고 관심을 가지고 말았어. 20년 넘게 살면서 세상 그 무엇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했는데, 나도 모르게 어느샌가 마음이 움직여버렸어."
...지금.
점점 이야기를 하면서, 오빠의 목소리에 평소의 온기가 돌아오고 있어.
"결국 점심 지난즈음부터 시작되었던 이야기는, 해가 져서 새까맣게 되기 직전에 그 꼬맹이의 어머니가 와서 궁둥이를 열댓대 때리고 끌고가게 되어서야 끝났어."
그동안, 추천 아이돌들 및 무슨 노래가 어떻게 좋은지 등등... 아주 다양한걸 알려줬지...
"...그때 집에 가서, 인터넷으로 처음으로, 단순히 과제나 뉴스를 검색하는게 아닌, 그녀석이 알려준 아이돌에 대해 검색해보게 되었어. 노래도 듣고. 이거저거, 아이돌에 관련되어서 커뮤니티에 떠도는 이야기도 보고, 뭐 대충 그런거."
"...그게..."
"...응. 이게 내 시작이야. 내가, 아이돌에, 아이돌 업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
오빠의 눈빛이 따스해. 그리운 이야기, 인걸까.
"여담이지만, 아리사는 그때 딱 한번 마주친 이래로, 다시는 마주치지 못했어. 다시 만나서 이것저것, 같이 이야기 해보고 싶었는데, 다시는."
...어, 잠깐...
"...저기, 오빠. 혹시, 아이돌 업계 일을 시작하게 된거... 아리사 씨 때문이야?"
"맞아. 자기도 아이돌을 하고 싶다고, 무대에 올라가면 얼마나 눈부시고 아름답고 즐거울까, 그런 마음을 또 모두에게 나눌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등등... 그런 이야기를 했었으니까. 아이돌 업계 일을 하다보면, 내가 그 근처에 있으면 언젠가는 다시 만날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에서 시작하게 되었어."
"...그러다, 타카기 사장님이 나를 눈여겨보고, 올스타즈의 프로듀서 자리를 권하셨지."
그걸로 모든게 시작되었어.
"...매일 잘 시간도 부족해서 퇴근을 포기하고 수면실에서 쪽잠을 자는 365일 내내 진행되는 강행군이?"
"...저기요 선배... 마지막에 그렇게 가슴아픈 이야기를 하시면 지금 감성에 젖은 멘탈에 너무 치명타가 오는데요..."
"...크흠. 응. 이건 모모코가 잘못했어. 미안."
...뭐랄까, 갑자기 심술이 나버려서. 그렇게 툭 튀어나와 버렸어.
"...자, 일단 가장 오래된 이야기는, 이거, 라고 할 수 있겠지."
"...그냥 시작의 이야기, 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그니까 그런 작명적인 면으로 지적하지 말아줘... 애초에 내가 유닛명 작명한적이 없다는걸 생각하면 완전히 잼병인건 모모코도 잘 알잖아..."
"...아무튼."
...상처받았어... 라고 중얼거리는 오빠는, 뭔가 후련해보여.
하기사, 이거, 누구한테 해본적이 있을까, 싶은 이야기이긴해. 응.
...이런 이야기, 모모코가 그냥 멋대로 들어도 되는걸까...?
"...자, 그래서 이야기 3개중 하나는 끝. 남은 2개 중에서, 어느걸 들을래?"
가장 최근의 이야기랑, 내 가장 안쪽에 있던 이야기.
"...솔직히 이게, 오빠 가장 안쪽에 있던 이야기여도 이상하진 않았을거같은데..."
"...지금 한 이야기보다 더 은밀한 이야기, 라고 하면 될까?"
"...뭐... 어찌되었든."
"...그... 내가, 결혼같은걸 생각해본적은 없지만 말이지... 만약 내 옆에 함께 할 사람이 누구면 좋겠느냐, 에 대해 아리사 말고는 생각해본적이 없다고 해버렸..."
"뭐야 이 바보는."
"그렇게 바로 매도하는거야?!"
"이정도면 싼거야, 이 바보 오빠!!!! 진짜 제정신이야?!"
프로포즈랑 다를게 뭔데 도대체?!
차세워 당장!!! 이건 모모코가 훈계를 할거야! 할거라고!!
아니, 지금 방금 그걸로 엄청나게 이해 안되던 것들이 딱딱 들어맞는거 같거든?!
잠깐. 잠깐만!
"주책덩어리 바보 아저씨? 아마도 모모코의 예상이 맞겠지만요, 그래도 마지막으로 확인 사살을 해야하니까 솔직하게 대답해보실래요?"
"...그으...네, 부디 부탁드립니다, 선배..."
"그거 1주일 전이지?"
"...정확히는 8일..."
"그런거-!!!!!! 수정 할 필요 없으니까 이 바보야아아아아!!!!"
아리사 씨가 이상해질만도 하네! 이상해지고도 남지! 아니 이걸로 다 설명이 되잖아?!
"저기요? 765 프로덕션의 2인자시자, 올스타즈는 물론 밀리언스타즈 전원을 총 담당하시는 프로듀서 씨?"
"...그, 그냥 오빠라고 해주면 안돼, 모모코 선배...?"
"아니, 스스로에 대해서 좀 돌아보고 했으면 하는건데."
그만 징징거려, 바보 오빠!
"오빠가 엄청 둔탱이에 아무 생각이 없다는건 잘 알겠으니까-"
"-...이렇게 격하되다니...-"
"-시끄럽고! 오빠는 말이지, 오빠가 과연 밀리언 스타즈의 아이돌들에게 얼마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지, 자각하고 있어? 엉?"
모모코는 어려서 사실 문외한이긴 하지만 말이지? 그래도 모모코가 봐도 노골적으로 보이는 코토하 씨라던가? 응, 아즈사 씨도 있고, 미키 씨도 있고. 아니, 조금이라도 신경을 쓰면 모모코 같은 어린아이라도 금방 눈치챌수 있는건데.
"...그냥 가장 신뢰할만한 사람에게 보내는 친애ㅐㅐㅐㅐㅐ 꼬집지말아줘! 사고난다고!"
"그냥 사고나서 죽어버려 바보 오빠는!!!! 얼마나 둔감한거야?! 스스로의 호감은 억누를 수 없으면서?!"
1. 오ㅃ..아니 멍게 말미잘 같은 바보가 아리사 씨한테 멋모르고 고백해버렸고.
2. 코토하 씨부터 시작해서... 765프로에서 오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꽤 된다는거, 아이돌에 대해 엄청 상세하게 박식한 아리사 씨가 전혀 모를리가 없고.
3. 그래서 방황하고 방황하다가 오빠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진짜로 목도하게 되니까
4. 부담을 못이기고 도망가버리지!!!!
"...머리가 아파..."
"그, 죄송합니다..."
"...근데... 말이지...? 오빠가 아무리 말미잘보다도 바보같다고 쳐도, 그동안 아무 말 없었는데, 어쩌다 그걸 말해버렸어?"
...화딱지는 나는데, 궁금해.
"...조금, 불안해져버려서."
"...뭐가."
"아리사가 또 훌쩍 떠나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멍청한 짓을 하니까 지금 떠나기 직전인거 아닐까."
"...아니, 이거랑 별개의 이야기야."
...모모코의 쓴소리에도, 오빠는 아까랑 달리 진지했어.
"아리사가 금방이라도 떠나버릴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
"아니, 아리사 씨가 도대체 왜..."
...솔직히, 믿기지 않아. 아리사 씨가 대체 왜?
그렇지만, 오빠는... 프로야. 아직 765 프로덕션에서 그 누구도 은퇴하거나 했던건 없지만, 올스타즈를 톱랭크로 끌어올려놓은건 오빠가 가진 프로듀서로서의 역량이었으니까. 오빠의 감각을 무시할순 없을거야.
...그렇지만. 아니, 그래서 더더욱. 도대체 왜? 라는 생각이 들어.
"그래서, 내가... 나란 모자란 녀석이라도 아리사의 족쇄가 되어서 더 붙들어보고 싶다는 충동이 들어서. 프로듀서 일을 시작한 이래로 처음으로, 순수한 감정이 이성적인 판단을 완전히 넘어서서 저질러버렸지."
...정상참작, 가능은 하겠지만...
"...아무튼 가장 최근에 저지른 뒤 없는 바보 짓은 이게 전부야."
"...그니까 오빠는 이야기 끝나고 제대로 된 작명이 되는거, 조금 고쳐보자."
"...그니까 그런 사소한거에서 말꼬리를 잡지 말아줘..."
...솔직히 모모코는 지금까지 들은 이야기들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말이지? 이제 들을 이야기가 엄청 무서워.
오빠가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해줄런지.
"...뭐, 어려운건 아니고. 내가 아리사를 어떻게 보는가, 의 이야기가 될거야."
"...5년동안 기다려온, 키워서 잡아먹-"
"...잠깐 기다려라 선배. 나는 그런 범죄자의 시선이 아니었다고."
"아니, 5년전에는 행색이 명백히 예비 범죄자였고, 방금 전에는 아직 미성년자인 현역 아이돌에게 프러포즈나 다름없는 발언을 해버렸다고 고백을 하셨는데 아니라고 하실건가요?"
"...저기... 그렇게까지 추궁하지 말아줘... 나도 상당히 반성 중이야..."
...뭐, 너무 시무룩해있으면, 이야기가 제대로 안될테니까... 이쯤할까.
"...내가 보는건, 실제로 무대, 영업, 아이돌 활동에서 함께 하는 너희들의 시선에서와는 조금 다를 수 있어."
"응, 뭐. 완전히 같으면 오빠가 아이돌이겠지."
...아무리 바로 곁에서 지켜봐도, 아이돌과 프로듀서의 시선은 다를 수 밖에 없으니까.
"...일단 나는, 아리사를 완전히 냉정히, 객관적으로 볼 수 없어."
"...그런 이야기부터 시작이구나."
"뭐... 충동적으로 프러포즈나 다름 없는 소리를 해버릴정도로, 나는 그녀석에게 빠져있으니까."
"...정말 신기하게도 말이지? 오빠가 누굴 이성적으로 좋아한다는 느낌은 그 누구도 받지 못했을거라 생각이 드는건데."
"...뭐, 그런 이야기도 포함해서 하게 되는거지."
"...아무튼 두서 없어도 좋으니까 이야기해봐."
"...내가 프로듀스하는 방향성. 크게 2가지로 나뉘지 않아?"
"...그냥 오빠가 직접 설명해."
...침묵.
"...그, 아이돌들 별로 조금 판이하게 이끈다고 보면 돼. 예를 들어서, 방향성이 명확하고, 목표하는 바가 정해져있는 아이돌들. 그렇지. 아유무. 아유무가 가장 대표적이라 보면 될거야."
"...아유무 씨..."
"아유무 같은 경우는, 스스로가 댄스에 자신있고, 아이돌 전으로든, 현재든 댄스 쪽에 관심과 비중을 두고 계속 나아가고 있지. 마츠리도, 스스로 어떤 아이돌이 되어서 팬들에게 보이고 싶은지가 명확히 정해져있지. 그래서, 이런 경우들은 그냥 최대한 하고 싶은걸 할 수 있게 서포트 하는 쪽이야. 아카네도 비슷할거고."
"...다른 쪽은, 오빠가 나서서 이끌어주는거구나."
"정답입니다."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지?"
"다양하게 시도해보고 찾아볼 수 있도록 하는거지. 내가 어느정도 어울리리라 생각되는 쪽으로 유도하는 게 잦긴 하지만."
자, 그럼 여기서 퀴즈야.
"...아리사는 이 둘중 어느 쪽이라고 봐?"
"...아리사 씨...는..."
...오빠의 질문에, 모모코는... 뭐라 딱 대답할 수가 없었어.
...아리사 씨가 방향성이 없는 아이돌이냐? 라고 물어보면, 모모코는 당장에 '아니야'라고 대답할 수 있어. 전파계열이잖아. 이건 적어도 일본에서 아이돌에 대해 관심을 갖고, 765 프로덕션에 대해 단 한번이라도 찾아본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바로 동의할 내용인걸.
...그런데, 아리사 씨가 방향성이 확실하고, 스스로 어떻게 팬들에게 보이고 싶은건지...등등이 정해져있느냐, 를 물어보면...
"...모모코, 네 말대로 도와달라고 말씀은 드려 놨지만... 정말 혼자서 이야기해도 괜찮겠어?"
"...그으... 뭐랄까. 오빠도, 방금까지 모모코 혼자 있으니까 어느정도 편하게 이야기 해준거 아니었어?"
"...그...렇긴해. 아마, 다른 누가 있었더라면, 지금처럼 다 이야기하긴 힘들었을지도."
...순순히 인정하는게, 오빠답게 솔직해서 좋다니까.
"그거랑 마찬가지인거야. 아리사 씨, 모모코한테만 슬쩍, 요즘 이상하지 않냐고 물어봤잖아? 모모코가 만만...아니, 편안해서 그런건지. 뭔가 이야기라도 하려고 한거잖아. 그 때는 모모코, 도와주겠다는 생각에 눈이 멀어서 아리사 씨를 마냥 끌고다니기만 했지만..."
지금은 이야기를 들어줄거니까.
"...고마워."
"...어떤점에서?"
"뭐... 프로듀서로서든, 다른 쪽으로든, 말이지."
"...아리사 씨 멀쩡히 돌아오면, 다음은 오빠 응징하는 일 뿐이니까?"
"......그건 좀 많이 무서운데......"
선처는 없는겁니까.
없는건데.
그런 실없는 소리로, 오빠는 마지막에도 다시 모모코를 차분하게 만들어줬어.
...응.
이제, 왜 아리사 씨가 그러는지, 주변에서 충분히 이야기를 들을만큼 들었으니까.
...이젠 마지막으로 아리사 씨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데리고 나오면 되는거잖아.
...후우...
"내일 시어터에서 봐, 오빠!"
손을 최대한 머리 위로 쭉 뻗으며 흔들어보여서, 오빠를 배웅했어.
...오빠는, 별다른 말 없이 차를 끌고 프로덕션으로 출발했고.
...모모코는...
>>자유앵커에요 자유앵커!
...아리사는 지금까지 뭘 하고 있었을까요. 작중 분위기를 너무 무너뜨리지 않는 선에서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일단 외출은 안했을겁니다.
"...저기요, 모모코 쨩 선배."
"응. 모모코, 잘 듣고 있으니까."
"...아리사는, 아이돌 그만두기로 한건데요."
"응. 오늘 오빠한테 이야기 들었어."
"...프로듀서 씨한테도, 누구도 찾아오지 못하게 해달라고, 이야기 했었는데."
"응, 그것도 들었어. 모모코, 기억력이 딱히 나쁘거나 하진 않으니까?"
배우는 기억력이 좋아야한다구?
...너스레를 계속 덧붙여도, 아리사 씨, 그런거에 반응을 보여주지 않네.
"...말, 돌리지 말고요."
"음. 뭐, 있는대로 다 말해보자면 말이지? 여기 방에 들어온건, 아리사 씨의 어머니께 부탁드려서, 아리사 씨가 눈치 못채게 뒤에 살짝 따라 들어오고, 방에 남은거고 말이지? 아리사 씨네 집까지 온건 오빠한테 떼를 그동안 그정도로 써본적이 없을 정도로 막무가내로 벅벅 우긴 끝에 태워다 달라고 해서 온거고? 모모코의 정성을 봐서라도 만나주면 안되는걸까?"
"...아리사는 지금, 별로, 누굴 만나고 싶거나-"
"응. 그런거, 몰라. 모모코가 아리사 씨를 봐야겠으니까 모모코 멋대로 온 거야. 말했지? 숙제, 약속은 지켜야지."
"...그깟 숙제, 아리사 말고도... 미즈키 쨩이나 코토하 쨩이 훨씬 더 알기 쉽게 잘 가르쳐 줄거라구요..."
...아리사 씨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다시 부스스, 침대에 누워 이불을 뒤집어썼어.
...돌아가라는 뜻이지? 응, 절대 안되지.
"뭐, 그건 모모코도 동감."
"...아니...그럼, 대체 왜-"
"응. 그럼 이렇게 말해볼까? 아리사 씨랑 아직 이야기가 다 안끝난거 같아서 말이지. 그래서 마저 하러 온거야."
"...무슨 이야기요..."
"...정말이지. 아리사 씨, 기억력이 나쁜 건 분명 아닐텐데, 왜 그러는거야? 어제, 먼저 이야기를 꺼냈던게 누구더라? 모모코한테 전혀 생뚱맞은 이상한 이야기를 꺼내서 모모코의 숙제를 방해했던건 누구?"
"...어제는 이상한 소리를 해서, 미안했어요. 아리사가... 쓸데없이 시간을 뺏은건 죄송해요. 그렇지만 아리사는 더는, 더는..."
"...응, 싫어. 계속 보기 싫다고, 돌아가라고 그렇게 해도, 모모코가 납득하기 전까지 모모코는 돌아갈 생각같은거 없어."
그러니까.
"이불에서 딱히 안나와도 좋으니까, 모모코랑 이야기를 하자, 아리사 씨."
"...아리사한테 들을 이야기가 있나요...?"
"엄청나게 많을 거 같은데? 있지? 모모코, 오늘 아리사 씨가 그만 둔다는 소식을 듣고서, 이곳저곳 다 들쑤시고 다니면서 아주 많은 이야기를 듣고 왔거든? 물론 어제도 아리사 씨랑 같이 많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아무튼 말이지."
...
"오빠한테도 캐물을건 다 캐물었어. 그렇지만, 아리사 씨한테 직접 듣고 싶어. 아이돌을 그만두고 싶은 이유라던가. 그거 말고도, 아리사 씨 마음 속에 있는 이야기들. 무례하다고 해도, 모모코는 오늘은, 오늘 만큼은 절대 물러서지 않을거야. 말해줘. 아리사 씨가, 누구한테도 하지 않았던 이야기."
모모코의 말이 끝나고...
>>다이스 타임. 2표 모인 쪽으로.
1 ~ 33 : 아리사는 여전히 아무 말도 없습니다. 모모코가 먼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34 ~ 66 : ...무슨 이야기요? 라고 아리사가 되묻습니다.
67 ~ 99 : ...아리사가 작고 가느다랗게나마, 말을 꺼내기 시작합니다.
100 : 안 나오죠? 안 나오죠? 응 안 나와~
"일단, 아리사 씨가 아이돌이 되기 까지의 이야기하고? 아리사 씨하고 오빠 사이의 이야기하고? 어제 아리사 씨가 했던 생각들하고? 아리사 씨가 그동안 아이돌을 하면서 들었던 생각들? 하고,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하고싶은지. 정도려나?"
다다다다, 거침없이 나온 모모코의 말에, 아리사 씨는...
"...무슨, 연예부 기자로 전업할 생각인건가요...?"
...벙찐듯한 반응이네.
"그런거 할 생각은 아직 없는건데. 아리사 씨한테 더 어울리는거 아니었어? 그렇지만? 모모코가 이래저래 이것저것 알아보게 만들어서 궁금하게 만든건 아리사 씨니까, 성심성의껏 대답해줘야한다고 생각하거든? 자, 모모코는 궁금한거 다 물어본거거든? 물론, 모모코가 아는거 더 이야기할수는 있지만, 아리사 씨가 먼저 이야기 할 기회도 주고 싶으니까?"
"...으으..."
이불덩어리가 좌우로 움직여.
...뭐, 오늘 모모코는 작정하고 온거니까, 어느 쪽이든 상관 없어.
그렇게 다시 또 기다리니까...
>>다이스 및 투표 타임.
다이스와 함께 1. ~ 4. 중에서 하나를 골라주시면 됩니다.
다이스와 함께, 만약 다이스가 통과되면 어떤 이야기를 아리사가 먼저 들려줄지를 골라주세요.
-다이스 통과 값은 80.
80 이상인 값이 2개 이상이면 가장 높은 값, 동점이면 컴마가 더 높은걸 우선합니다.
-이야기 투표는 다음과 같습니당.
1. 아리사가 아이돌이 되기 까지의 이야기
2. 아리사하고 프로듀서 사이의 이야기.
3. 어제 아리사가 했던 생각들
4. 아리사가 그동안 아이돌을 하면서 들었던 생각들
"...아까, 오빠랑 차를 타고 오면서 이것저것, 정말 많은걸 물어봤고, 많은걸 들었어."
오빠랑 아리사 씨가 얼마나 오래 된 인연인지도, 오빠가 아리사 씨한테 마음대로 고백해버린것도.
...쭉 이야기하니까, 아리사 씨가 움찔거렸지만-특히나 오빠가 프러포즈한거에서 엄청나게 많이 눈에 띄도록- 그래도 이불에서 나올 생각은 없어보이는데...? 응. 이정도면 엄청나. 모모코도 인정해줄게.
"...그거 말고, 오빠가 이야기 해준건. 프로듀서로서든, 아니면 그냥 아리사 씨 주변 사람으로서든 쭉 지켜보면서, 오빠가 내린 결론이 있다고 했어."
"...뭔가요."
"아리사 씨. 아리사 씨는 아이돌에 대해서 엄청나게 조사하고 공부하고, 솔직히 엄청나게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잖아?"
"...이젠 잘 모르겠지만..."
"...그런 부정을 들으려고 하는말은 아니거든? 아무튼. 아리사 씨? 아이돌들 별로, 개개인 별로 각자가 원하고 목표로 하는게 다 다르다는거 알지? 예를 들어 시즈카 씨의 목표가 뭔지 이런거."
"...아리사가 뭐라고 막, 확신해서 말할수는 없지만...어느정도는..."
"오빠는 말이지, 그런거, 우리랑 다 개별적으로 상담하고 하면서 다 알고 있을거 아냐?"
"...그렇...겠죠..."
"있지, 아리사 씨. 오빠한테 아리사 씨의 목표가 뭐라고, 얘기했어?"
...말이 푹 하고 꽂힌다, 라는 표현이 뭘까...싶었는데. 이젠 뭔지 알것 같아.
정곡을 찔린 아리사 씨는, 또 말문이 막혀버렸어.
"...그, 톱 아이돌..."
"그 톱 아이돌이라는거. 진심으로 노리고 있는거 맞아?"
"...무슨 말인가요."
"아리사 씨, 정말 진지하게, 톱아이돌을 노리고 있는거야?"
...음.
이런 말이 나오면, 아마 시즈카 씨가 이런말을 계속 들으면 말이지. 스스로도 모르게 울컥해서 화를 낼거같거든?
아리사 씨도, 모모코가 이렇게 물어보면, 충분히 화내고도 남을거라고, 생각이 드는데 말이지.
...그런데...
"......"
"...왜 화도 못내, 아리사 씨."
...역시, 오빠 생각이 맞았구나.
"아리사 씨에 대해서 오빠가 뭐라고 말했는지 알아?"
"...뭐라고...했는데요..."
...왠지, 다시 갑갑해지는 느낌이라, 숨을 크게 내쉬었어.
"...아리사 씨는, 이미 목표를 이루었대."
"...아이돌이 되어서, 다른 아이돌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가는거. 그거 자체로, 아리사 씨는 아리사 씨가 원하던 꿈을 이뤄버렸대."
"...그래서, 아리사 씨는 지금 여기서, 더이상 바라는게 없대."
"...아니, 에요. 아리사는..."
"...모모코도, 그렇지 않다고 하고 싶은데...있지? 모모코, 아리사 씨의 공연 전부 다시 확인해본건데..."
...오빠랑 하나하나 다 언급하면서 다시 확인한거지만...
"Hello 콘체르토. 센터 누구? 리더는?"
"...리츠코 씨...죠."
"리코타는? 하루카 씨인거 다들 아니까 넘어가고. '창조는 시작의 바람을 데리고'는, 유리코 씨 메인이고. 리프레인 키스? 스타리 멜로디? ZxB? 투모로우 프로그램? 리테일?"
단 하나도.
"아리사 씨, 모모코가 다 확인해왔던 모든, 아리사 씨가 들어가있던 유닛 공연에서는? 아리사 씨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본적이 단 한번도, 단 한번도 없었어. 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분산되거나,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기만 했지. 맞지?"
"아리사 씨, 본인 솔로 공연을 제외하면 단 한번도 제대로 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센터를 가져가지 않았어. 아니야? 모모코가 하는 말이 틀렸으면, 당장 부정해줘."
...아리사 씨는 대답하지 않았어. 그렇지만, 어쨌든, 침대에서 몸은 일으켜서 앉았어. 여전히 이불을 뒤집어 쓰고는 있지만, 얼굴을 내밀기는 했고.
...차라리, 뭐라고 말이라도 했으면 좋았을텐데.
"오빠 말로는... 아리사 씨가 리츠코 씨가 프로듀싱 말고 다시 무대로 오는게 오랜만이니까 줘야한다, 리코타의 정체성은 하루카 씨니까, 리프레인 키스도 코토하 씨가 쉴때는 우미 씨, 코토하 씨가 복귀하니까 코토하 씨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한다고 한사코 넘겼다고 했고, 심지어 투모로우 프로그램도 이쿠가 아리사 씨 센터해야한다고 그렇게 이야기 했던걸 끝내 고집을 안꺾고 최종적으로 이쿠한테 다시 센터 돌려주고, 리테일은... 디제잉 때문에 기기 앞에 서있는거 뿐이잖아..."
뭔가, 속에서 울컥하고 올라와.
하지만 아직 그걸 토해내기에는 일러. 아직 할말이 많아. 아주 많아. 그리고 들어야 할 말도 많은걸. 그러니까, 참을거야.
"...오빠가, 아리사 씨를 보고 뭐라고 비유했는지 알아?"
"...뭐라고 했나요...?"
"346의 아이돌들을 모두 통틀어서 무슨 프로젝트라고 부르는지, 알지?"
"...신데렐라..."
재투성이. 호박마차를 타고 무도회에 간 소녀.
"...오빠는, 아리사 씨를 보면, 어떻게든, 어떻게든 행운을 잡아서 그토록 바라고 바라던 무도회에 도착한 신데렐라가 생각난데. 그런데, 무도회에 왔으면 그걸 즐기고 무도회에 참여한 사람 답게 어울려야 하는데, 무도회에 온것만으로도 만족하고 황송해서 어쩔줄 몰라하고...그러고 있대."
그래서.
"그래서, 아리사 씨가 어느순간 12시 종이 울려서... 아니, 울릴까봐, 그래서 마법이 전부 깨어질까봐, 지레 겁 먹고 그대로 사라져버릴까봐... 오빠는 항상 무섭고 두렵대. 뭔가, 진심으로 스스로가 아이돌이라고 느끼고, 당당하고 떳떳한 느낌이 도저히 들지가 않는다고..."
그래서야.
"...아리사 씨가 그렇게 사라져버릴까봐 스스로도 모르게 겁이나서, 옆에 어떻게든 계속 있어줬으면해서, 분명 엄청나게 이르고 뜬금없는 그런 말을 한거라고..."
오빠는, 그렇게 말했어.
이 말을 덤덤히 하는 오빠가, 얼마나 가슴아파 보였는지.
이 말을 듣던 모모코는 얼마나 가슴이 미어졌는지.
"...그런데, 이런거 전부, 오빠가 옆에서 쭉 지켜보면서 느낀거, 뿐이야. 아리사 씨는, 오빠한테 뭐가 힘들다 어렵다, 이런거 정말 진심으로 이야기 했던거, 하나도 없다고 그랬어... 너스레로 징징거리는거 말고, 진심으로 의지하고 싶어하는건 단 한 번도 없다고 그랬어..."
...그러니까...
"그러니까, 이젠, 아리사 씨가 직접 말로 알려줘. 아리사 씨에 대해서..."
...웃어줘야지. 여기서, 모모코가 화내거나 울거나 하면, 아리사 씨, 말 못할수도 있어. 그러니까, 모모코, 배우로서 프라이드를 걸고, 웃는 얼굴을 연기할거야.
...그러니까 말해줘, 아리사 씨.
>>...다이스 판정 70.
-이야기 투표는 앞서와 동일합니다.
1. 아리사가 아이돌이 되기 까지의 이야기
2. 아리사하고 프로듀서 사이의 이야기.
3. 어제 아리사가 했던 생각들
4. 아리사가 그동안 아이돌을 하면서 들었던 생각들
"...모모코 쨩 선배도, 봤었죠? 아리사의 송포유 촬영..."
"봤지..."
"...아리사는, 어릴 때,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히 기억 안나요. 그냥 어릴 때부터, tv에 나오던 아이돌 쨩들이 좋았어요. 반짝반짝하고, 예쁘고... 멋있어서."
...아리사 씨가, 아리사 씨의 이야기를 시작했어.
"...그래서 실제로 너무, 너무 한번 보러 가보고 싶어서 부모님을 조르고 졸라서 갔던게, 그 송포유 촬영 때 쓴 사진이랍니다."
"...응, 그건 대충은 알고 있었어..."
"...그렇게 어릴때부터 아이돌이 좋았고, 아리사도 그런 무대에 올라가고 싶다... 뭐, 마법소녀가 되서 마법을 쓰고싶다, 이런정도? 그런정도로 생각했었어요. 그런거 있잖아요? 엄청 어릴때, 뭔가에 빠져있으면, 그거만 하루종일 이야기하고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하고... 그렇죠. 아까 모모코 쨩 선배가 이야기해준, 프로듀서 씨랑 만났을때도 그쯔음이에요."
...모모코는 책상의자에서 일어나서, 침대에 다가가 살짝 걸터앉았어.
"...그때는 정말 누구라도 붙잡고, 아이돌 쨩 굉장하죠-만 하루 왼종일 이야기했었어요. 지금 아리사가 생각해도...이해가 안갈정도로."
"...솔직히 그동안의 아리사 씨도 그렇게 이해가 되는 범주는 아니지만..."
...아, 모모코도 모르게 태클을...
"...그런가요. 아무튼, 그 날도 아무나 보이는 사람을 보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게 오빠였다...?"
"...참 이상한 사람이었어요. 꼭 유령같았다고 해야할까... 무섭다는 느낌은 안들었지만. 그냥... 위험해보이지는 않는데, 너무 이상해보여서... 아리사는, 아리사도 모르게 그 사람 앞에 멈춰서서 막- 떠들고 있더라구요."
지금 그런걸 보면 아리사, 분명 경찰에 신고할거같지만...
...어라, 우연이네. 모모코도 그럴거 같긴 한건데.
"...아무튼. 그렇게 그 이상했던 사람이, 아리사를 똑바로 바라보면서, '네가 아이돌을 해보는건 어때?'라고, 하는거에요."
"...오빠는 그런 말은 없었는데..."
"뭐, 사람마다 기억하는건 조금씩 다를수 있잖아요."
"...응. 그렇지."
"...있죠? 그때까지, 그 누구도 아리사한테 진지하게, 그런말을 해준 사람은 없었어요. 아리사도, 아리사가 아이돌을 할 수 있을거라고, 그냥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하면 재밌겠네 즐겁겠네-하고 생각만 했지, 그렇게 진지하게 이야기해준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다구요."
"...그런데... 아이돌을 하겠다고, 준비를 하고 조사를 하고 노력을 하고... 하면서, 아리사는 느껴버렸어요."
"...뭐를?"
"아리사는, 안되겠구나. 라는걸요."
...
"아이돌 양성소에서, 아리사보다 더 뛰어난 후보생들이 수없이 들어왔다가 나갔다가... 데뷔했다가, 금방 은퇴했다가... 아리사는 그런걸, 수도 없이 봐왔어요."
"어릴때... 마냥 천진하게 꿈꾸고 상상해왔던것과는 전혀, 판이하게 달랐어요. 마냥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 아니었고, 무대에서의 그 잠깐 미소를 위해, 얼마나 많은 눈물과 노력을 삭이고 삭이는지를 봤고..."
"...아리사는, 그렇게 수없이 포기하고 그만두는 사람들 보다, 형편없이 모자랐어요."
"그렇지 않아!!"
반사적으로, 소리를 질러버렸어. 어느샌가 아래로 흘러내린 이불 너머로, 아리사 씨가 모모코랑 시선을 마주쳤어.
"지금, 그렇다는건 아니라구요? 물론 지금도 그렇게 뛰어난건 아니지만..."
아무튼, 말이죠.
"아리사도 수없이, 아이돌 모집 오디션에서 떨어지고 떨어지면서... 역시 아리사한테는 맞지 않는걸까. 너무 과분한 꿈이었던걸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정말, 정말 아리사가 존경하고 좋아하던 아이돌인, 아마미 하루카 쨩이 있는 765 프로덕션에서 아이돌 후보생을 대량으로 영입한다고 했을때, 아리사는 정말 어떻게든 합격하고 싶어서 미친듯이, 미친듯이 노력했어요. 정말, 하루카 쨩같은 아이돌과 함께 레슨을 받고, 이야기를 나누고, 무대에.. 아리사가 올라갈 실력이 되기나할지는 몰라도, 혹여나라도, 함께 올라가볼수있는...그런. 너무나 아리사가 바라던거라서."
...아리사 씨의 입가에 머물러있는 미소. 지금도, 생각하면 기쁜걸까. 그럼, 계속 아이돌을 하면 안되는거야...?
...하지만 아직 아리사 씨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으니까. 조금만, 조금만 더 듣는거야.
"...그렇게, 아리사는 765 프로덕션의 오디션을 보러 갔어요. 그리고..."
...뜻밖의 사람과 재회했어요.
"......오빠랑?"
"네."
"...오디션장에서 인사한거야?"
"아니죠. 어떻게 그래요. 그리고, 아리사도 그때의 그 후줄근한 아저씨하고, 올스타즈를 프로듀스하는 이 정장차림의 멋진 오빠하고 진짜 같은 사람인가? 하고, 확신할 수가 없었는걸요.
"...흐응, 뭐 어쨌든 다시 본 순간에도 오빠는 멋졌다 그말이네?"
"...아리사의 사적 감정이 아니라 그냥 객관적. 객.관.적.으로 말한거라구요. 모모코 쨩 선배도 프로듀서 씨를 처음 봤을때 그렇게 생각 안했어요?"
"...뭐..."
...생긴거 치고는 참 맹한 사람이네, 하고 생각하긴 했지.
아무리 모모코가 업계에서 경력이 더 있더라도, 아이한테 바로 무시당할정도로 얼빠져 보였달까...
"...독설은 생략할게."
"...인상이 썩 좋진 않았군요."
...크흠. 아무튼.
"아리사가 확신한건, 오디션 장에서 프로듀서 씨의 목소리를 들었을때였어요."
"...오디션 들어갈때?"
"네. 그래서, 분명, 기억에 있는 목소리인데, 기억에 없는 인상이어서, 한참 헤매고 했는데..."
...그래서 아리사는, 오디션때 정확히 뭐라고 이야기하고, 뭘 보여줬었는지 기억이 안나요.
"...아니, 진짜로?"
"네..."
"...그런데도 용케도 합격했네?"
"...솔직히, 될거라고 기대를 안했는데... 되서, 너무 기뻤어요. 기뻤지만... 프로듀서 씨가 아리사가 기억하는 그 사람이 맞다면, 아리사를 기억하고, 그냥 그 때의 정으로... 자격미달인 아리사를 못이긴척 받아준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안됐지만, 그건 절대 아니야."
"...네?"
"오빠가 아리사 씨 오디션 때 이야기도 해줬거든? 오빠는 솔직하게 말했어. 오빠는, 아리사 씨에 대해서 그 어떤것도 냉정히 객관적으로 대할수가 없어서, 그때 기권표를 냈다고 했어. 그런데, 코토리 씨, 리츠코 씨, 그리고 사장님까지 모두 전적으로 찬성해서 아리사 씨가 오디션을 통과했다고, 오빠가 말해줬어."
그러니까, 오빠의 편애 같은걸로 합격한건 절대로 아니니까, 일단 그거 비슷한 자격지심은 안가져도 좋아.
"...그런...가요..."
>>야호 다시 다이스타임!
이제 이야기는 4종..이지만 선택은 3종이 남았군요?<<길어
다이스 통과 값은 60. 통과 후엔 가장 높은 값이 나온 앵커로 진행합니다.
다이스 통과가 안되면 제가 자체적으로 다이스를 굴려 모모코가 뭘 듣고 싶어하는지 선택하는걸로 하겠습니다.
이야기 투표 목록은 아래의 3항목입니다
1. 아리사하고 프로듀서 사이의 이야기.
2. 어제 아리사가 했던 생각들
3. 아리사가 그동안 아이돌을 하면서 들었던 생각들
"...아리사가... 아이돌을 하면서,어떻게 생각해왔나...일까요. 네. 아까, 프로듀서 씨가 신데렐라에 비유하셨나요?"
"응."
"...글...쎄요...아리사는, 그런식으로 비유해서 생각해본적은 없어서... 유리코 쨩같진 않아서...말이죠."
"...확실히 그거, 유리코 씨가 할만한 비유이긴 했어."
"...어쨌든, 그렇네요. 아리사는 아이돌을 하면서... 아리사가 아이돌이라는 실감이 별로 오지 않았어요."
"...물론, 프로 의식이 없다거나 뭐... 그런 의미가 아니라는 건 알죠?"
"...아리사 씨 만큼 아이돌 활동에 책임감을 느끼는 사람, 모모코는 시어터 조에서 마츠리 씨 정도 말고는 꼽아볼 수 없어."
"...그렇죠. 마츠리 쨩은... 정말 존경스럽죠."
"...아무튼. 계속해줘."
"네. 그래서... 아리사가 아이돌이랍시고 있으면서, 그 누구보다도 가장 가까이에서 아이돌 쨩들을 지켜볼 수 있으니까, 그런 만큼, 폐는 끼치지 말아야겠다고 항상 생각했어요."
"...폐...?"
"...뭐, 이것저것, 말이죠."
...아리사 씨는 그냥 대수롭지 않다는 듯 넘어갔어.
"그리고... 알다시피, 아이돌은 수명이 짧고... 기회가 많지 않은 직종이잖아요? 그래서, 아리사는 아리사가 정말 좋아하는, 누구에게라도 자랑하고 싶은, 너무너무 굉장한 아이돌 쨩들이 기회를 하나라도 더, 팬들에게 어필하고 스스로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조금이라도 더 잡기를 바랐어요."
...하... 하하...
"그냥, 그래서 였어요. 아리사에게 할당되어있는, 아리사가 담당해서 다른 아이돌 쨩들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아리사의 솔로 무대는 상관 없지만, 역시 솔로보다는 이래저래 프로덕션에서 밀어주는 유닛 활동은, 765가 대기업도 아니라서 한번에 모든 유닛을 다 지원해줄 수 있는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그 유닛활동 한번한번이 얼마나 귀중한 기회인지 아리사는 알고 있어서, 그래서 양보하고 싶었어요."
...진짜, 바보지...?
"바로 옆에서, 눈부시게 빛나는 사람들 옆에서, 특등석에서 똑똑히 지켜 볼 수 있었던건... 아리사에겐 엄청난 축복? 아뇨 행운, 이었다고 생각해요."
"...왜, 과거형이야."
"...뭐 그런게 중요한건 아니잖아요."
...아리사 씨의 표정, 조금은 밝아진거같아.
...아직이야. 조금만, 조금만 더 이야기를 들어주자.
하고싶은, 못해왔던 이야기를 쭉, 다 할수 있도록.
>>자자 다이스 타임! 이번 통과 값은 50! 통과 후 가장 높은 다이스 값의 앵커로 진행합니다.
"...아까, 모모코 쨩 선배... 어제 아리사가 대체 무슨 생각을 했었나, 를 물어봤죠?"
"응. 맞아. 솔직히, 어제 그 이야기들 다 듣고... 그러고서, 그만두기로 결심한거 아니야?"
...그만둔다, 라는 말을 입에 담기 싫지만. 뭐 어쨌든 간에, 물어볼건 물어봐야지.
외면하고 바라보지 않는다고 해서 없던일이 되는건 아니니까.
"...틀리...진, 않아요. 어제... 그 이야기들을 듣고, 그것 때문에 그만두는건 아니지만."
...그 이야기들이, 그만두려는 마음을 굳혀줬다, 고 할까요.
"...딱히 다르지 않는거 같은건데."
"...그렇게 들릴수도 있겠지만..."
후우...
아리사 씨가 또 한숨을 내쉬었어. 대충 예상은 하는거지만. 이미 오빠랑 충분히 다 이야기가 된거지만... 그래도, 아리사 씨가 직접 이야기하는게 아니면.
"...아리사는, 아까 모모코 쨩 선배도 말했지만, 프로듀서 씨한테... 고백받았어요."
"응. 프로포즈. 축하해, 아리사 씨."
"프...?! 아, 아니 그정도까지는 아니고...!"
"뭐가. 그게 프로포즈지, 그럼 뭐가 프로포즈인건데? 예식장 잡고 날짜 잡아서 청첩장 돌리기 까지 전부 계획이 잡혀야 프러포즈인걸까."
"...아니아니아니?! 아리사도 그정도까지 생각한건 아니지만요?! 그래도 그냥 단순히 옆에 있어, 같은게 어떻게 프로포즈까지 가는건가요?!"
"...그거 알아?"
"뭐를요?!"
"그거, 받는 사람이 어떻게 반응하냐가 중요한거야."
"...에?"
"이미 아리사 씨는 프러포즈 이상으로 받아들인거 같은 건데."
"......아니에요!!!!!!!"
...침울한 얼굴에서, 온통 새빨갛게 물든 얼굴이 되니까, 좀 생기가 돌아온것같아.
그래도 아까 아리사 씨네 어머니께서 말씀하신 대로면, 오늘 뭐 하나 먹은것도 없을테고... 그래서인지 평소같은 생기는 아닌거 같아.
응. 빨리 이야기 끝내고, 아리사 씨, 뭐라도 먹여야겠지.
"...아무튼, 말이죠."
"...응."
"...그 이전에, 아리사는... 아이돌 쨩들에 대해 엄청, 어어엄청 조사하고 알아보고 하잖아요?"
"응. 그래서 리츠코 씨도 아리사 씨한테 먼저 데이터 물어보고 하고 그러지?"
"...네."
"...법에 저촉되는건 없는거지?"
"......네."
"왜 침묵이 더 길어지는걸까..."
"...아무튼요."
"뭐...알았어. 이야기, 계속해줘."
...그러니까...
"...아리사가... 모두의 취미나 취향이나, 이런 것만이 아니라, 누가 누굴 좋아하고 각별하게 생각하고 하는지 정도도, 어느정도는 알고 있어요."
...그래도 아리사 씨가 직접 스스로 말해주는건, 뭔가 느낌이 다르네.
"...물론 말이죠? 외부인이 아니라, 같이 365일 중 대부분 날짜를 같이 지내는, 아이돌 동료로서 지켜보다보면 추측들이 확신에 가까워지게... 그런게 있거든요."
"...흐음..."
"...뭐, 그중 가장 알기 쉬운건... 모두들, 프로듀서 씨를 엄청, 엄청 좋아한다는거죠."
"...뭐, 모모코는 그 바보 오빠의 어디가 그리 좋은건지 이젠 모르겠는걸."
"...어어...저기..."
"뭐. 왜. 뭐."
"...아니에요."
"말해, 차라리. 모모코 화낼거야."
"...아니에요. 이야기나 마저 할게요."
"저기? 아리사 씨? 차라리 속시원하게-"
"-어제 이야기도, 마찬가지였어요."
"......"
"다들... 그렇게 힘들고 어려울 때를 극복하게 도와주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프로듀서 씨라고. 그리고 그렇게 이야기할때... 너무, 행복해보이는 미소를 지어서..."
...그럼...
"...아까 오빠한테 차마 물어보진 못했는데. 아리사 씨, 혹시 오빠가 고백한거...뭐라고 대답했어."
"...대답하지 않고, 그냥 프로듀서 씨를 계속 피했...어요..."
"......"
"...뭐, 특별하게 할 이야기는 없어요. 프로듀서 씨가... 아이돌 활동 관련해서는, 아리사의 의견을 많이 존중해줬고... 리츠코 씨도, 프로듀서 씨도, 아리사의 관점을 꽤 중요하게 생각해줘서 아리사의 의견이 이따금씩 반영되기도 했고..."
"...아니지."
"네?"
"...그런 일적인게 아니잖아. 모모코가 물어보려던게, 그런게 아니라는거, 아리사 씨가 더 잘 알잖아."
"...그렇지만 말이죠. 프로듀서 씨는, 52명을 책임져주셔야 하잖아요."
"......"
"...아리사가 그래서, 프로듀서 씨의 시간을 많이 빼앗지 않으려고 했어요."
"아리사 씨..."
"그냥, 그게 다...라고 생각해요."
......좋아. 이제, 마지막이지.
"...그럼 말이지, 아리사 씨."
"네?"
"...다 좋아. 다 좋은데... 그럼, 아이돌을 그만두고 난 다음, 이제 앞으로는 어떻게 할거야?"
217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하루카 "예전부터 우리 765의 모토는 단결이었어요. 아리사쨩이 그걸 언젠가 다시 떠올려주면 좋을 텐데..."
유리코 "트윙클 리듬은 당분간 해산인 걸까요..."
"...글쎄..."
...침묵.
...안나 씨랑 대화할 때 유독 이렇게 말이 끊길때가 많지만, 이게 안나 씨가 딱히 모모코를 무시하거나 해서 그런게 아니라는 건 이젠 잘 알고 있어.
...더군다나, 오늘은...
...응. 이래저래 대답하기 힘든 말을 꺼낸 모모코가 잘못한 것도 있어.
...하지만 모모코도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어. 그래서 사람이 별로 없을 탕비실로 온거긴 하지만.
"...안나한테는, 그렇게...달라붙었으면서..."
...모모코한테 하는 말, 은 아니야. 물론 모모코가 듣고 있긴 하지만.
"...어째서...일까...어째서...안나한테도..."
...속상해.
덧붙여진 말에, 물기가 묻어나는 것만 같아.
...
"...의외네."
"...뭐가?"
"안나 씨가 아리사 씨 이야기를 먼저 하는거, 모모코는 본 기억 없어서..."
"...응, 확실히...그랬지..."
...엄청 귀찮으니까.
"...안나 씨가 아리사 씨한테 짜증내는 수준까지 갔던건... 아리사 씨의 지분이 굉장히 높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
"...당연하지... 허구한날, 안나한테... 카메라부터 들이대고... 안나가 뭐 하나 대답하기도 전에, 쉴새없이 질문하고..."
"...아, 그거 모모코도 비슷하게 겪었어."
"...짜증내지 않으면, 끝이 없지...후후..."
...그런데... 막상, 없으니까...허전해...
"...안나 씨..."
"...귀찮게..."
...없어지면 소중한걸 알게된다, 같은거야...?
...하지만 모모코, 안나 씨의 대답을 재촉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
"...안나...열심히 해야지..."
"...응?"
"...그래야... 아리사..."
...멋대로 없어진거... 갈굴거니까... 아리사 몫까지...열심히...
...이거, 우연...은 아니겠네. 응. 모모코도 아리사 씨한테 엄-청 잔소리하니까. 모모코도 대충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역시 안나 씨도.
"...모모코도...역시?"
"응, 뭐. 동감이야."
"...응. 슬슬, 안나... 가봐야...하니까...?"
"아, 스케줄 있는거야?"
"...응. 이쿠랑, 유리코 씨...하고 라디오..."
...잠깐.
"...그거 설마, 트윙클 리듬 라디오...?"
"...응. 하루카 씨도...아마"
안나 씨가, 아리사 씨 대신...?
...아, 생각해보니, 안나 씨 아이돌 활동 할때는, 엄청 활발하니까 가능할지도...?
안나 씨가 기지개를 쭉, 키고 쇼파에서 일어나기가 무섭게-
"안나 쨩? 여기 있어?"
-벌컥, 하고 문이 열리며 유리코 씨가 들어왔어.
"...아, 유리코 씨..."
"어서 가자. 이쿠 쨩도 기다리고 있...아, 모모코 쨩도 있었어...?"
"으응. 잠깐, 와있었어."
"...그렇구나."
...유리코 씨는...역시나, 눈가가 좀 부어있었어.
...아마 트윙클 리듬은, 당분간 활동을 쉬게 될거야. 오늘 방송이 마지막일...거고.
...이쿠가 어떨지는, 별로...
...생각하고 싶지가 않아.
"어서 가자, 안나 쨩. 갔다 올게, 모모코 쨩."
...이렇게나 말수가 적은 유리코 씨도...처음 보네.
"...응. 모모코, 나중에...봐..."
"응. 두 사람 다, 방송 잘 하고 와."
...뭔가, 이 말 말고는 할 수 있는 말이 없었어.
...시어터 아이돌들 전원이 모여있는...
...하지만, 현재 인원수는 51명...이네.
...뭐, 평소에도, 시즈카 씨나, 로코 씨...라던가. 놀림받으면 나갔다 오고 하는건 몇번이고 있었는데.
그렇게 자주 갱신되었던 채팅방은, 생각보다 조용했어.
...올라온 메시지가 몇 개 있는...데...
[마츠리 : 아리사 쨩이...]
[유리코 : 아리사 씨가 없다면]
[유리코 : 트윙클리듬은]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하루카 : 유리코 쨩!!]
[유리코 : ...죄송해요. 삭제했어요...]
...삭제 된게 무슨 내용이었을지는... 아마 '이대로 활동종료되는 걸까요'겠지. 그 비슷한 내용.
...하루카 씨... 아마 지우라고 한 이유는... 이쿠일까?
...이쿠... 오늘, 모모코랑 같이 댄스 레슨하기로 스케줄이 잡혀있었는데, 못 온건...
"...싫다."
더 생각하기, 싫어.
...이렇게 되어버린것도, 싫어.
이래저래 부딪히기 싫어서 탕비실에 온건데, 이렇게 되면 결국 아무런 차이가 없잖아...
...다 싫어, 진짜...
>>+3까지 다이스와 아이돌 이름!
90이 넘으면 해당 아이돌이 등장합니다.
하나도 넘지 않으면 아무도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방금 이야기에서 이쿠, 유리코, 안나, 하루카는 스케줄로 빠지게 되었으므로 자연히 대상에서 빠집니다.
...응, 알고 있었어.
이렇게 조용한걸 원해서 탕비실에 몰래 온거니까. 안나 씨도 그걸 원했으니까 여기 있었던걸거고.
이럴 때, 뭔가 마실거나 먹을걸 준비할...여유는 없을테니까.
"...이상하네. 진짜로."
...사실 모모코, 이럴 때 화가 나든, 슬프든...
스스로 말하기 부끄럽지만, 화도 잘내고 말이지. 그래서 이런 일이 일어나면... 엄청 길길이 날뛰어야, 날뛰었을거라고 모모코도 스스로 생각했는데.
...이상하게도 가슴이 먹먹하기만하고, 막...그렇네.
응.
울고 싶거나, 화내고 싶거나, 그렇지가 않아.
...어째서일까. 모르겠어.
모모코는, 모모코 스스로도 모르게, 어느순간부터 소리내어, 듣는 사람도 없는데도 혼자서 말하고 있었어.
"...응. 정리, 해보자."
"...모모코가 알고 있는것만 이라도, 기억나는 것만이라도 좋으니까."
"...어제, 아리사 씨가 집에 돌아가기 전까지 같이 있던건, 바로 모모코야."
"...그리고 아리사 씨랑 어제, 가장 오래 같이 시어터에서 돌아다닌 것도...모모코야."
"...아리사 씨. 모모코한테... 뭔가 실없는 이야기를...했었지...?"
그... 뭐라고 했었지...?
그러니까...
'아리사가 최근 들어, 이상해 보이는 거라든가, 뭐 그런게 있었나요...?'
...
아리사 씨가, 도와달라고 했던게... 모모코였어...
모모코한테 도와달라고, 했던거였는데... 모모코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어..."
...아...
그래서였구나...
가슴이 먹먹하고, 허탈...한 느낌이었던거.
모모코, 머리로는 몰랐어도, 가슴으로는 이미 알고 있던거였어.
그래서...이렇게...
"...뭐가...내일도 힘내요, 인건데...!"
이렇게 해놓고, 어떻게 모모코가 힘낼 수 있겠어...?!
어떻게 아이돌을 그만두기로 생각하면서, 그렇게 웃을수가 있는 건데...?!
이해 안돼. 용납 못해. 모모코, 허락 못해. 그런거! 전혀! 앞뒤가 안 맞잖아!!!
"...모모코한테 거짓말이나 하고...!"
가만 안둘거야. 모모코, 그동안 아리사 씨가 잘못한거 다 용서하더라도, 이건, 도저히 용서가 안돼.
"...결심했어."
오빠가 만나지 못하게 막든, 어쩌든 간에. 모모코는 아리사 씨를 꼭 좀 보고야 말거야...!
안 괜찮으면서 모모코한테 괜찮다고 거짓말한거, 사과하게 하고!
아이돌을 왜 하기 싫어진건지, 알아내서! 다시 하고 싶게 만들어줄거야!!
"아리사 씨가 마지막엔 모모코랑, 시어터의 모두한테 싹싹 빌게 만들어 줄거니까...!"
...응? 도움이 안된거니까 지킬필요 없는거 아니냐고?
그럼 도움이 되었던걸로 만들어줄거야.
뭐가 진짜 문제였던건지, 모모코가 찾아내서 해결해주고야 말테니까...!
"...라고 어떻게 할지 정하기는 했는데..."
...역시 모모코 혼자서 찾는건... 무리, 라고 해야할까...
아무리 모모코가 업계 선배고 이것저것 많이 안다고 해도 말이지, 그래도 아직 어른은 아니고, 아리사 씨 마음속에 들어가서 볼 수 있는것도 아니니까...
"...이럴 때는..."
>>다음 연재시까지 투표!
모모코가 우선적으로 잡을 행동 방침을 정해주세요!
1. 조사 방향을 명확히 잡게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러 간다.
2. 조언을 받기 전에 먼저 조사부터 시작하자. 마냥 아이는 아니라구!
...역시, 모모코 혼자 독단적으로 움직이는건 움직이는거여도...
아니, 오히려 그런 만큼 어떻게 할지 확실히 정하는게 맞아.
모모코 혼자서는 한번에 할 수 있는게 한계가 있으니까.
...그럼 어떻게, 조언을 구해보는게 좋을거 같긴 한데...
누가 좋을까?
...지금 시어터에 있는게 누구누구...지?
시어터에 마땅한 사람이 없다면, 전화라도 해보면 될거야. 당장 촬영중이거나 하는게 아니면...
...일단, 누구한테 물어볼지 부터 정하자.
>>+5까지 다이스 및 아이돌 지정.
다이스는 85 이상이 나오면 해당 아이돌이 시어터에 있어 직접 만나러 갈거고...
단 하나도 85 이상이 나오지 않으면 가장 높은 값의 아이돌에게 모모코가 전화를 할겁니다.
가능하면 정말, 이런 상황에서 모모코에게 제대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아이돌을 지정해주세요...!
2개 남았습니다.
일단... 가장 먼저 생각나는건, 치하야 씨, 일까.
역경을 극복한 거로는, 치하야 씨가 765에서 가장 첫번째로 손 꼽혀도 이상하지 않으니까.
사실 어제, 시어터에 치하야 씨가 계셨더라면 모모코는 무조건 치하야 씨를 보러 갔을거야.
...스케줄 때문에 안타깝게도 없었지만, 말이지.
문제는, 오늘도 본적이 없어... 물론 있더라도 치하야 씨, 인기 좋으니까... 다들 치하야 씨한테 이것저것 조언들으러 간단 말이지.
음... 일단 미루자. 치하야 씨의 인기를 생각한다면...전화도 쉽지 않을거 같으니까.
다음은... 코노미 씨...일까?
응. 코노미 씨라면, 확실히 아는것도 많을거고... 도움을 확실히 줄거라고 생각해.
다만, 모모코가 하려는걸... 그냥 내버려 둘지는 모르겠는걸.
그런 걸로 따지면 리츠코 씨도 마찬가지려나?
...뭐, 어차피 리츠코 씨든 코노미 씨든 지금 프로덕션에서 프로덕션 전체 스케줄 수정하고 다시 정리하느라 정신 없을테니까... 전화는 역시 좀 미뤄야겠지.
"...이오리 씨는 어떨까?"
...아닌척 툴툴거려도, 진지한 이야기 하면 끝까지 쭉 들어주고...
...응. 조금 나쁜 생각이지만, 이오리 씨라면 단순히 조언만이 아니라, 이거저거 엄청나게 도움을 많이 줄 수 있을테니까...
...다 좋지만 역시 이오리 씨도 시어터엔 없어...
...역시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는게 먼저일테니까...
"...리오 씨는... 있었지...?"
...누구 땜빵으로 긴급하게 스케줄 잡힌건 없을테니까.
응. 리오 씨부터 찾아가보도록 하자.
지금... 뭐 하고 있으려나?
>>+3까지 자유 앵커. 리오는 지금 뭘 하고 있을까요? 일단 시어터 안에 있습니다.
탕비실에서 다시 나와서 복도를 따라 걸어가.
...리오 씨가 지금 어디 있는지, 모모코는 정확히 몰라. 하지만 적어도 지금 레슨 스케줄이 잡혀서 레슨실에 들어있거나 하진 않았다는게 확실하고.
...그렇다면...
"...리오 씨라면, 어디서 혼자 있거나 하진 않을거고, 같이 있는거라면 분명..."
무슨 이야기라도 하고 있을거야. 분명해.
그러니까 어딘가에서 리오 씨가 떠드는 목소리, 그것만 캐치해내면...
"-아니 그러니까, 아이돌이라면 언젠가는 섹시 노선을 타야하는 법이잖니! 누구라도 말이지, 섹시의 극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연구를 해야한다니까?! 이건 여자아이로서 반드시 지키고, 항상 정진해야할 기본 자세란 말이지!"
...음, 역시 리오 씨가 어디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니까 좀 어렵더라도 리츠코 씨한테 전화를 해보는게 좋을까...?
...하아...
"...왜 또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는거야, 리오 씨는."
왤까. 대기실에 들어가기 싫어. 저 이야기를 꺼내놓는 리오 씨, 엄청 귀찮단 말야. 솔직히 아리사 씨 한창 흥분해서 사진 찍어댈때 정도로 귀찮았다구.
그치만, 그래도 물어보기로 했으니까...
"...실례합니다."
문을 살짝 두들기고 잠깐 기다린 뒤, 대기실의 문을 열었어.
"어라, 모모코 쨩? 어서와."
"흐에...? 모모코 쨩 이구먼...?"
별일 없었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인사하는 리오 씨와, 어딘가 지쳐서 피곤해 보이는 히나타 씨. 그리고...
"......"
눈에 초점이 없는 채로 테이블에 널부러ㅈ...아니, 엎어져있는 에밀리가 있었어.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도대체.
눈이 저절로 찌푸려져. 그러고 아주, 아주 부드럽게 고개를 돌려 리오씨를 바라보려니까 리오 씨가 모모코의 시선을 느낀건지 고개를 슬슬...돌리네...?
"아니, 그게, 내가 특별히 집대성했던 섹시학 개론에 대해 이야기해주니까 '파, 파렴치해요!'라고 말하고는 한참 '꺄아아아'하고 비명을 지르다가 쓰러졌지 뭐야?"
결국 모모코를 끝까지 외면할 수 없었는지, 리오 씨는... 도통 이해가 안되는 설명을 해줬어.
"......뭘 보여준건데, 도대체..."
"...어, 음. 모모코 쨩한테는 아직 이르달까...?"
...도대체가 뭔지 궁금하긴해. 그런데 말이지? 뭐, 모모코한테 이르든 느리든 간에...
"...저기 리오 씨. 그런거 보다는 말이지."
"에?! 그런거라니?! 섹시가 중요하다고 코노미 언니도 항상 강조하잖아?!"
"...지금 이 상황, 코노미 씨한테 전부 상세히 설명해줘도 되는거지?"
"...잠깐만, 모모코 쨩. 나랑 협상을 하자."
"...협상?"
"그래. 원하는게 있으면-"
...응. 그래도 어른인걸까. 어른스러운 말이야.
"...딱히 없는걸? 모모코는 아쉬운게 없으니까 굳이 협상 테이블에 앉을 필요가 없을거라고 생각하는건데."
...응. 리오 씨, 얼굴은 웃고 있지만, 웃을수 없는 모양이야.
음... 언젠가 들었던거 같아.
'모모코 쨩. 리오 쨩이 또 언젠가 내 이름을 팔면서 섹시 타령을 하면 꼭 알려줘야해?'
"가만 안둔다고 그랬어. 분명히."
"...자, 잠깐만 나가서 이야기하자 나가서. 응?"
"에, 이거, 잠깐, 모모코를 놔줘! 미, 밀지 말구!"
"아, 하하하! 이, 있지 히나타 쨩, 잠깐 모모코 쨩이랑 이야기 좀 하고 올게!?"
벌컥
모모코는 그렇게 리오 씨에게 붙들려서, 리오 씨와 함께 대기실 밖으로 나갔어.
...착각일지 모르겠지만, 어쩐지, 나가는 순간에 히나타 씨가 '...마침내 해방이구먼...' 이라고, 말한 것만 같은데...
...착각이겠지? 그치?
"...됐어. 그쯤해도 좋으니까."
...모모코한테까지 오버하는 연기 보여줄 필요 없잖아?
대기실에서 나와서까지 호들갑을 떠는 리오 씨한테, 모모코는 그냥 그렇게만 말했어.
"...어...들켰어...?"
...순식간에 멋쩍은 얼굴이 되는 리오 씨.
"뭐, 리오 씨가 '이런 상황'에서 굳이 아무래도 상관 없는 이야기를 아무 이유 없이 저렇게 핏발 세워가며 할 리가 없잖아."
"아니, 그것 만으로...?"
"...그리고 결정적으로 연기가 순간 엄청나게 어색해졌다구. 어떻게 모모코가 들어왔다고 바로 당황해서..."
"...에? 그것도 티났던거야?!"
"...에밀리랑 히나타 씨니까 그냥 넘어갔던 거라고 생각하니깐... 연기력에 좀더 신경 쓰는게 좋을 것 같아, 리오 씨."
"...아아아아아..."
"진짜 몰입해서 포교? 하는거였으면 모모코가 들어오든 아니면 하다못해 코노미 씨가 들어오는 사고가 일어나더라도 몰입해야지."
"...아, 알겠습니다..."
...뭐, 모모코는 적어도 연기에서는 선배니까, 말이지.
리오 씨는 역시 모모코한테는 어쩔 수 없나, 하고 중얼거리다가...
"...그런데 그건 그거고... 어쩐 일이야?"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어.
...뭐, 모모코도 원하던 바니까.
"응. 리오 씨를 좀 보러 왔어."
"나를? 왜?"
"리오 씨의 조언이 좀 필요해서."
"조언? 어떤 거 말야? 혹시 섹시한 코디나 어필-"
"...그건 됐으니까."
"...그럼?"
"...아리사 씨랑 지금 상황 관련해서, 라구."
아, 이것도 처음 봐.
얼굴에 어려있던 장난기랑 웃음기가 싹 사라지는 리오 씨...
"...그야, 아리사 씨를 다시 데려올 방법, 이려나."
"...그런게 쉬웠더라면, 프로듀서 군이 애초에 이렇게 되도록내버려 두지도 않았을걸?"
"...응. 그건 모모코도 동감이야."
...어려운 이야기네... 아리사 쨩을 데려올 방법...
리오 씨는 전에 없던 진지한 표정으로 계속 생각에 빠져있었어.
...모모코가 할 말은 아니지만, 평소에도 이렇게 하고 있으면 억지로 하는 섹시 어필보다는 더 오빠한테 효과가 있지 않았을까...싶네.
"...모모코 쨩? 뭔가 나쁜 생각 하는거 아니지?"
"나쁜 생각이라니?"
"...뭐, 아니면 됐으니까..."
...뭐, 안 들켰으면 된거겠지.
어쨌든 그 후로 계속 고민하던 리오 씨는, 마침내 생각이 정리가 된건지 표정이 조금 펴지면서 말을 꺼냈어.
"...일단... 그렇지. 아리사가... 결정적으로 마음을 굳히게 된 원인이 어떤 건가, 를 찾아야 아리사의 결심을 어떻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긴한데."
"...그러려나...? 근데, 뭐가... 뭐가 아리사 씨를 그렇게 결심하게 만든걸까..."
"...그런 거는 말이지, 지금 이 순간부터 쭉, 과거로 차례대로 거슬러올라가면서 체크해보면 되지 않을까?"
"...그러면, 너무 많아지지 않을까, 싶은 건데..."
모모코의 말을 끊고, 리오 씨가 단호하고, 분명하게 말했어.
"아니야. 분명, 걸리는 부분이 있어. 분명히."
"...리오 씨는 어떻게 그걸 확신하는거야?"
"글쎄, 감?"
...진짜로 그냥 감, 하나만 믿고?
...하지만 모모코에겐 다른 추측 같은건 없으니까. 괜히 많은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할 시간도, 그렇게 이야기 퍼지게 할 필요도 없어.
"뭐... 믿어볼게."
"그럼, 내가 더 도와줄건-"
"아니, 미안. 여기서부터는 모모코가 알아서 할게. 맞다. 리오 씨, 거기에 추가로, 더 부탁하고 싶은게 있어."
"......뭔데?"
"...모모코가 독단적으로 이것저것 하는거, 오빠한테 알려주거나 하지 않기."
리오 씨는... 모모코의 폭거에 가까운 요구를 듣고는 모모코를 빤히 바라보다가,
"...모모코 쨩, 이건 혼자서 알아서 하는게 아니라-"
"...알고 있어. 그렇지만, 이건 모모코가 꼭, 해야만 해. 그렇게 생각하니까."
아리사 씨가 모모코 한테 도와달라고 했던거니까.
그러니까, 끝까지 도와주고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것도 모모코야.
...반드시, 그래야만 해.
"...거참, 모모코 쨩, 오늘 엄청 제멋대로네?"
"...응. 미안해. 오늘만 넘어가줘, 리오 씨."
"...뭐, 알았어. 나는 모모코 쨩, 뭐 하려는 지 못본걸로 할게."
"...고마워."
"그 대신, 원인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누구부터 물어봐야 할지, 어디부터 가야할지 등등... 정해진거지?"
...응. 뭐...
적어도 누구부터 확인해야할지, 정도는 알겠어.
일단, 어제 아리사 씨가 모모코랑 같이 만났던... 세 사람.
모모코와 아리사가 전날 만났던 3명. 로코, 시즈카, 코토하 중에서 1명을 지정해주시고, 다이스를 함께 굴려주세요.
같은 아이돌을 지정한 앵커들의 모든 다이스와 컴마 값을 다 반영하여 진행합니다.
다이스 값 총합 = 해당 아이돌의 위치 판정, 85 이상이면 시어터 내에 있음.
컴마 값의 총 평균 = 해당 아이돌의 멘탈 판정, 50에 가까울수록 평정심 유지, 50에서 멀어질수록...
@비몽사몽한 상태로 써서 글 상태도 말이 아니군요... 아침에 깨서 수정할 수도 있습니다.
"시즈카 씨...는, 아까 오빠가 이야기 할 때 시어터에 있던거 봤으니까. 별일 없으면 일찍 들어가기 보다 남아서 자율 레슨하는 쪽이라서, 시즈카 씨를 보러 가는게 맞겠지. 응."
...로코 씨나 코토하 씨는 못 봤으니까... 모모코 기억에도 스케줄은 없었던거 같으니까 긴급하게 불린게 아닌 이상 오늘은 안 나왔을테고... 이야기 끝나고 전화를 해볼까.
...근데 시즈카 씨... 지금 어디 있을까...?
>>+1. 시즈카는 지금 어디에 있나요? 시어터 내부에서 적당히 골라주세요. 단, 모종의 이유로 혼자 있습니다.
복도를 따라 걸어다녀 보지만, 시즈카 씨는 대기실에도, 탈의실에도, 사무실에서도 보이지 않았어.
...역시, 어제처럼 레슨실...에 있는걸까.
사실 잘 생각해보면, 미라이 씨나 세리카...가 있는게 아니면 대기실에서 이야기하고 있거나 하는건 그다지 많이 본적 없기도 하고.
시즈카 씨, 시어터에 있으면 최대한 레슨실에서 연습하고, 또 연습하고... 본인 숙제나 공부 같은건 굳이 대기실에서 안하고, 패밀리 레스토랑 같은 데 혼자 가서라도 공부하니까.
지금 한창 댄스 레슨 중인 레슨실을 지나, 뒤쪽에 비어있는 레슨실 쪽으로 다가가니까-
"...아."
문이 닫혀서 소리는 잘 들리지 않지만, 레슨실 안에서 뭔가 인기척이 느껴져.
...문에 달린 유리에 코팅이 되어있어서 잘은 보이지 않지만, 안에서 그림자가 왔다갔다... 서성이고 있네.
똑똑.
...문을 두드려 보았지만, 그... 뭐랄까. 이쪽에는 전혀 신경쓰지 못한다, 라고 느껴지네.
뭔가 신경을 쓰고 있는 일이 있는걸까... 시즈카 씨, 보통은 바로바로 대답이 왔는데.
...일단 들어가보자.
"...실례하겠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까, 시즈카 씨가 휴대폰을 귓가에 대고... 엄청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제자리에 서있지 못하고 계속 왔다, 갔다...
"...시즈카 씨?"
"......ㅇ, 어? 모모코?!"
...모모코가 들어온것도 전혀 몰랐던걸까... 엄청 화들짝, 놀라고 있어.
그리고.
[...어? 시즈카 쨩, 모모코 쨩이라니?]
...휴대폰 너머에서, 코토하 씨의 목소리가 들려.
"저기, 잠시만요... 모모코, 어쩐 일이야?"
"응...모모코, 시즈카 씨를 잠깐 좀 보러 왔는데... 통화 중이었구나."
"...응."
"코토하 씨...하고?"
"...그게..."
우물쭈물하는 시즈카 씨. 방금 모모코도 목소리를 들었는데, 왜, 그냥 그렇다고 대답을 하지 않는...걸까?
...대답은 시즈카 씨가 아니라, 휴대폰 너머에서 다시 나왔어.
[윽...끄윽...흑...]
...스피커폰, 이구나.
크지 않지만, 분명하게...울음소리가 들려.
[...로코 쨩, 진정하고...]
"...로코 씨...?"
"...하아... 저기, 모모코, 그게..."
...살짝, 어금니로 아랫입술을 깨물었어.
말문이 막히기도 했지만, 뭐라 말할수도 없어서. 탄식도 해선 안될거 같아서, 그래서.
그래서...
[로코 쨩 잘못이 아니라니까...!]
[아니라구요...! 로코가, 로코가 아니었으면... 아리사가...!]
...아니. 그건 아니야.
절대, 절대로 아니야.
다른 사람은 몰라도 모모코는, 단언할 수 있어.
"로코 씨. 모모코야."
그래서 모모코 마음대로, 시즈카 씨의 휴대폰에 얼굴을 들이댔어.
[...모모코...? 어떻-]
"어제, 아리사 씨랑 쭉- 계속 같이 돌아다니던 모모코가, 배우랑 아이돌 커리어를 걸고 말해줄게."
...뭐, 그렇게까지 길고 대단하다고 하긴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모모코, 나름대로 프라이드가 있으니까.
"로코 씨 때문에 아리사 씨가 그러는거, 절대 아니야. 그리고 시즈카 씨도, 코토하 씨도. 절대로, 세 사람 때문에 아리사 씨가 그만둔거 아니니깐."
단호하게 말했어.
...너무 딱잘라서 말해버린 탓일까? 바로 옆의 시즈카 씨도, 전화 너머의 로코 씨랑 코토하 씨도 아무 말이 없어.
"...어제 아리사 씨랑 같이 있던 사람들에게 아리사 씨가 그만두게 한 원인이 있다고 한다면 말이지?"
그렇다면 말하나 마나잖아?
"정말 그렇다면, 가장 오래 옆에 같이 있었고, 아리사 씨가 놀려질때마다 웃었던 모모코가 가장 나쁘지 않을까."
"...그, 그건 절대 아니야!"
시즈카 씨가 옆에서 모모코의 어깨를 붙들면서, 아니라고 말해주네.
[그래. 아리사가 모모코 쨩을 얼마나 좋아하는데. 모모코 쨩 때문일리가 없잖아.]
[...오, 오브코스 인, 거에요... 모모코 때문, 일리가-]
...응. 다들, 아니라고 말해주잖아.
"...응. 모모코 때문이 아닌 거처럼. 세 사람 때문에, 아리사 씨가 그만둔건 아닐거야. 그러니까 로코 씨, 너무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읏...]
[...자. 여기 손수건. 얼굴 엉망이니까, 일단 세수부터 하고 오자. 저기, 시즈카 쨩. 조금 있다가 다시 전화줄게.]
"...아, 네. 감사합니다, 코토하 씨..."
[아니야. 아무튼, 갑작스러웠지만...고마워, 모모코 쨩.]
"...모모코는 사실을 말한거 뿐이니까. 아무튼, 로코 씨, 잘 부탁할게요, 코토하 씨."
[응. 그럼.]
30:39, 라는... 적지 않은 시간이 나와있었어.
"...후우..."
화면을 끄고 휴대폰을 레슨복 바지에 적당히 집어 넣은 시즈카 씨는, 터벅터벅, 가볍지 않은 발걸음으로 거울 쪽으로 다가가서 기대고는... 바닥으로 미끄러지듯이 앉았어.
...마른세수를 하다가 그대로 얼굴을 손으로 덮고 있는 시즈카 씨.
"...괜찮아?"
"...어떤게?"
모모코가 다가가서 물어보니까, 저렇게 되물어보네.
"...질문에는 질문으로 대답하는게 아니라고, 모모코, 시즈카 씨한테 그 말을 전해들었던거 같기도 하고."
"...아, 미안해. 그냥, 지금 어떤게 괜찮은건지 잘 모르겠어서."
"...그러면 어쩔수 없...긴한데...응."
...잠깐동안, 할 말이 없어져 버렸어.
서있기 힘드니까, 시즈카 씨 옆에 앉을까나...
시즈카 씨가 살짝 움찔거렸어. 보이진 않더라도, 모모코의 옷이 쓸리는 소리나, 바닥에 털썩, 하는 소리가 안 들릴리는 없으니까... 옆에 앉은거, 모를리가 없겠지.
"...로코 씨랑 코토하 씨는, 어떻게 된거야?"
"...아리사 씨가 그만...아니, 쉰다는 이야기가 모두한테 전달되고 나서."
시즈카 씨는 굳이 신경써서 말을 바꿔줬어. 그 말을 하면... 진짜로 그렇게 된다는 거처럼.
"...나, 왠지... 로코 씨가 걱정되어서 전화 해봤거든."
...로코 씨는 엄청나게 섬세하니까... 그래서 했는데...
"...안 받았구나?"
"...그래서 걱정된다고 코토하 씨한테 이야기하니까, 코토하 씨가 바로 뛰쳐 나가서 로코 씨네 집으로 찾아간거야."
...그래서 코토하 씨가 안보였구나... 그, 엄청 행동이 빠르네, 역시.
"...응... 로코 씨가 엄청 울고 있으니까, 코토하 씨가 나한테 전화해서... 셋이서 같이 이야기하던 중이었고. 그러다 모모코, 네가 들어온거야."
"...타이밍이 나빴던거야?"
"아니."
...그럴리가, 라고 말하는 시즈카 씨.
"...나도, 나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코토하 씨랑 로코 씨, 그리고 나까지. 아닐거라고 그렇게 말해줘서... 조금 마음이 가벼워졌다, 고 할까..."
"...아니, 위로해주려는거 보단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거니까. 너무 감사할건 없는건데."
...그러니까 그렇게 쿡쿡, 웃지 말라구, 시즈카 씨...
아니 진짜...왜 부끄러워지게 그런 말을 하는거야... 모모코는 그냥, 어제 만났던 세 사람한테 물어볼게 있어서. 그 중에서 시즈카 씨는 시어터에 있으니까 시즈카 씨를 먼저 보러 온 거 뿐...인데...
"...아."
"응? 왜 그래, 모모코?"
...맞다... 모모코, 어느 순간부터 깜빡하고 있었어...?!
[그... 그래서 빨리 전화가 온건 알겠는데... 뭘 물어보고 싶은거야? 모모코 쨩은.]
"응...그렇네. 먼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아리사 씨의 일은 로코 씨, 시즈카 씨, 코토하 씨의 잘못이 아니야. 특히 그 할리 데이빗슨은 절대로 아니니까. 아리사 씨는 그런 장난 정도로 화가 나서, 그 화가 난 것 때문에 아이돌을 그만둘 사람이 아니잖아? 그렇지만..."
...그렇지만.
"...어제 했던 이야기 중, 아리사 씨한테 영향을 준 이야기가 있을거라 생각이 들어."
"...그러니까, 부탁할게. 어제 했던 이야기, 기억나는대로 다시 들려줬으면 해."
[...나는 괜찮아. 두 사람은, 괜찮겠어?]
"...저도 괜찮아요. 그, 모모코? 어제랑 같은 순서가 아니어도 괜찮아?"
"으응. 모모코 생각에, 순서는 딱히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니까."
[아뇨.]
...모모코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부정해버린건, 바로 로코 씨였어.
[로코의 디시젼은...모모코에게 디스어그리에요... 조금이라도 예스터데이랑 똑같은 플로우가 되어야, 프라블럼 같은 걸 이지하게 캐치할거에요.]
[...일리 있는 말이긴 하지만...]
괜찮겠어?
...괜찮은거에요.
전화 너머에서 숨을 크게 들이 쉬고, 내쉬는 소리가 들려오고...
[...그럼, 부끄럽지만...로코부터 토크를 스타트하면 될까요?]
"...응. 부탁할게."
그렇게, 어제 나눴던 이야기를... 로코 씨부터, 시즈카 씨, 코토하 씨 순서대로 쭉...서로에게 다시 들려줬고...
>>+3까지 다이스.
차례대로 로코, 시즈카, 코토하의 판정입니다.
...다이스 값이 95가 넘으면, 아이돌들이 뭔가를 눈치챕니다.
추가로, +3까지의 컴마 값의 합계가 95를 넘으면 모모코가 뭔가를 깨닫습니다.
두 분만 더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1이 시즈카, >>+2가 코토하의 판정입니다.
-모모코는 눈치챘습니다.
-안타깝지만, 3명은 눈치채지 못했군요...
로코 씨도, 시즈카 씨도, 코토하 씨도 모두 차례대로, 조금 부끄러울 수도 있는 슬럼프 이야기를 다 끝마쳤어.
"저기, 그래서... 어때 모모코? 뭔가 알 것 같니?"
"...으음..."
[모모코...?]
말은 없지만, 음~ 하고... 로코 씨가 엄청 집중하고 있는 소리가 나. 모모코가 무슨 말을 할지 기다리는걸까...
"...글쎄... 저기, 혹시 말이지, 로코 씨랑 시즈카 씨, 코토하 씨는 뭔가 생각나는거 없을까나?"
"...미안. 코토하 씨랑 로코 씨 이야기 들을때, 코토하 씨는 많이 힘드셨겠구나, 정도 말고는..."
"...저기, 로코 씨랑 코토하 씨는?"
[...나도... 시즈카 쨩이 어떤 상황인지 처음 들은거라... 그거 신경 쓰다가...]
[...저기, 로코의 토크는 그닥...이었나요...]
[그렇다는건 아니고. 다만, 조금더 마음이 아프고 신경이 쓰이긴 했잖아, 로코 쨩도?]
[뭐...그야, 로코도 시즈카랑 코토하의 이야기가 너무 가슴 아팠지만... 으, 아! 로코도 다운되는 토크를 해버리면 배드할거같아서 일부러 저런- 래, 래프하지 마요 코토하!!]
쿡쿡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오는걸 보면, 코토하 씨, 로코 씨를 바로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니까 표정이나 반응이나 다 보여서 저러는거겠지?
"...뭐, 아무튼 간에... 이래저래 이야기에 몰입되다보니 뭐가 영향을 줬을지 생각이 잘 안갔는데..."
...시즈카 씨의 시선이 느껴져.
"...모모코는?"
......조금 고민한 끝에, 모모코는 대답했어.
"...미안, 역시 잘 모르겠어... 미안해. 어려운 이야기 다시 하게 해놓고, 자신만만하게 이야기 했으면서 모모코, 아무것도 못했네..."
[아니야, 모모코 쨩. 뭐라도 해보는게 어디야. 우리가 뭔가 아리사를 도와줄 수 없다는게 좀 슬프긴 하지만...]
[...세임 워드, 인거에요...]
...시무룩한 코토하 씨랑 로코 씨의 목소리가, 모모코의 양심을 아프게 찔러와.
...사실, 모모코는...
"모모코?"
"으, 응?"
"이걸로 성과가 안 나온거니까, 뭔가 더 찾아보거나 해야하는거지? 혹시 내가 더 도와줄게 있어?"
"...괜찮아. 그냥 모모코가 가만히 있기 힘들어서, 그래서 찾아보는거니까. 너무 신경써줄 필요는 없는걸."
...거짓말을 해야하는건, 그것도 이런 호의를 거절하려고 거짓말을 하는건, 너무 힘든걸...
"...그래, 알았어. 분명, 프로듀서가 아리사 씨하고 이야기 잘 해볼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거야."
[...그래. 프로듀서 씨가 이렇게 중요한 이야기를 할때는 곧잘 풀어내곤 했으니까, 아리사도 뭐가 문제인진 몰라도, 잘 해결될거야.]
...미안해, 다들.
모모코 생각이 맞다면... 오빠가 해결할 수 있는게 아냐.
응. 아마, 안될거야.
...바로 오빠가, 아리사 씨가 그만두려 하는 이유일테니까.
세 사람 다, 슬럼프가 찾아왔던거는 어제랑 분명, 거의 바뀐게 없이 이야기했어. 응? 어떻게 아냐고? 그야 모모코는 배우니까, 말이지?
...대본 외우기는 배우의 기본이라구.
뭐, 물론 대본을 보고 외운게 아니라 들은 이야기를 적당히 기억해내면서 비교한거니까 100% 똑같다고 모모코가 장담할 수는 없다구. 하지만 뭔가 바뀌거나 하는, 확 느껴지는 그런게 없다고나 할까.
...슬럼프 극복, 이랑 비교하면 말이지.
"후우..."
모모코는 지금, 시즈카 씨한테 인사를 하고 레슨실에서 빠져나왔어.
...나올 때까지 모모코를 걱정해줘서, 너무 미안하기만 할 뿐이야.
아무튼 아까 하던 이야기를 마저 하자면.
...모모코가 슬럼프가 찾아온 이야기는 세사람 다 크게 다르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던건, 그건 바로 극복 쪽이 모모코가 지금 들어서 분명하게 다른 느낌이 들어서, 라고 할게.
...뭐가 달랐냐고?
"...오늘은 오빠 이야기가 쏙, 빠져 있었으니까..."
...어제는 조금 부끄러워하면서도 결국 나온게 오빠 이야기였는데... 응. 오늘은 살짝, 살짝씩, 그렇지 않을까, 하고 듣는 사람이 오빠랑 관계있지 않을까 하고 추측할 수 있게는 말했지만.
아니 일단, 세사람이 극복한게 겹치는 부분이 거의 없었는데 말이지? 겹치는게 전부 오빠 이야기였단말야. 이게 단순히 우연이라기보다, 모모코가 타당한 추론을 하는게 더 그럴듯 하지 않아?
... 그렇게 다들 조금씩 숨기려해서, 모모코는 바로 다시 깨달을 수 있었어.
어제, 로코 씨든, 시즈카 씨든, 코토하 씨든... 오빠 이야기를 했었구나.
그리고 지금은 그걸 숨기려고 하는구나...
...왜냐고?
그야, 코토하 씨랑 같은 이유이지 않겠어...?
...정말이지, 다들. 오빠 같은 아저씨가 뭐가 좋다고들 그러는걸까?
물론, 어디까지나 추측이야 추측. 저게 정말 진짜 원인인건지, 그중 하나인건지, 아니면 별관련이 없는건지...모모코가 지금 알 수는 없는걸.
...응? 모모코가 왜 이런 추측을 말 안했냐고?
...당연히 다들 오빠를 좋아하는걸 대충은 알겠지만, 모모코가 이게 원인일거라고 굳이 입 밖으로 내서... 좋을거란 생각은 들지 않았거든.
그리고... 지금 모모코가 하려는 건, 이렇게 설명을 해줬을때, 아마도 분명 따라왔을... 코토하 씨랑 로코 씨는 지금 시어터에 없으니까 어떻게든 된다고 쳐도, 시즈카 씨는 이런 일련의 이야기를 들으면 어찌되었든 분명 모모코를 쫓아올거라고 생각해.
아무튼 그렇게 따라오기라도 하면 안되거든. 지금은.
...아무튼, 말이지.
한숨, 한번 쉬고.
모모코는 휴대폰을 키고, 주소록 가장 위에 저장되어있는 번호에 전화를 걸었어.
뚜루루...하고 연결음이 가.
잠깐동안, 지금 바로 저지르는게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하지만, 그런거 몰라. 응. 갑갑하게 기다리고 있는거? 안할거니까.
"...여보세요? 오빠? 응. 모모코야."
지금, 빨리 와줬으면 하는건데.
...오빠한테, 전부 다 캐물어보고 말거니까.
>>다음 연재시까지...
창댓의 다음 장면을 지정해주세요.
1. 프로듀서와 함께, 차안에서.
2. ...아리사네 집 앞에서.
오빠는 생각보다 빠르게 시어터 근처로 왔어.
프로덕션에서 이래저래 출발이 늦어지고, 오는 길도 꽤나 막힐줄 알았는데 말이지.
"...설마 교통 법규를 어겨가면서 온 건 아니지?"
"그럴 리가."
내가 몇 번이나 벌금을 물어봤다고 생각하는거야.
...오빠는 분명 리츠코 씨라던가 코노미 씨라던가... 누군가에게 들렸다간 등짝이 시원스럽게 터져나갈 소리를 아주 자랑스럽게 덧붙이고 있었어.
"...뭔가, 지금 모모코라도 등짝을 때려야 하는 걸까?"
"참아줘. 일단 차에 타고 있으니 타격지점이 나오지 않고 있잖아."
"그런걸 떠나서 말이지, 등짝이 힘들다면 힘껏 꿀밤이라도 먹이는건 어떨까 싶은건데."
"봐주십시오, 선배... 운전중에 장난을 치다간 경찰분들이 이놈, 한단 말이지."
"이럴 때 그런 걸로 도망간단말이지...?"
여느 때처럼 하는 너스레.
...응, 그렇지. 오빠는 항상 모모코를 차에 태우고 이동할때, 이런 식으로 너스레를 해줬어.
아니, 모모코 만이 아니야. 누구랑 타더라도. 이런 식으로 실 없는 소리를 주고 받으면서 짧게나마 만담을 하지.
날카로워져있어도, 들떠있어도, 시무룩해져있어도, 항상 똑같이.
...뭔가 오빠랑 떠들다보면, 어느순간 텐션이 항상 비슷해진다, 라고 해야할까.
응... 신기해.
오늘도 모모코가 아무런 맥락 없이, 당장 오라고 제멋대로 보채서, 분명 엄청나게 바쁘고 정신 없었을텐데도...
언제나처럼 똑같이 대해주네, 오빠는.
"...그래서, 일할거 리츠코 씨랑 코노미 씨랑 코토리 씨랑 미사키 씨랑 치즈루 씨랑 후카 씨..."
"...굳이 이름을 다 언급해서 내 죄책감을 더 증폭시키지 않아도 충분히 도게자 각인건 알고 있으니 말이죠, 선배."
"...다 떠넘기고 도망나온 소감은?"
"...굳이 끝까지 물어보는건가..."
"응 뭐, 그냥."
...뭐, 죄책감은 충분히 차고 넘치지만...
"...그래도 담당 아이돌이 부르는데 안 가고 뭐하고 있냐고, 사무실에 함께 있던 전원 다 등떠밀어준 덕분에 온거니까 말이죠."
"네이네이... 뭐, 모모코도 그럴거 같다고 생각은 했어."
분명 전화 끊을때는 하던거 마무리하고 온다고 해서 모모코도 조금 시간이 더 걸릴거라 생각했는데...
"...그래서, 급하게 갈데가 있고 할 이야기도 있다고 해서 이렇게 왔습니다만. 목적지는 이야기 안해주는거야?"
"음..."
...차에 타고나서, 오빠한테 일단 출발해달라고 하고선 이야기를 시작 안하긴 했어...
...하지만 그, 뭐랄까. 그렇게나 서둘러서 와줬는데...
오자마자 추궁하고 취조하는 분위기로 가는건... 모모코라도 힘들다구. 모모코는 모모 쪽이지, 오니가 아니란 말야.
...아니, 애초에 모모코 저런거 좋아하지 않으니까?
"...모모코?"
"...하아..."
...그렇다고 해도, 어리광 부리듯 도망가기에는, 이미 모모코는 다짐했잖아?
"...저기, 오빠."
"어. 듣고있어."
"...일단, 아까 전화로 당장 오라고, 모모코 맘대로 고집부려서 미안해."
"...갑자기...?"
...오빠, 왜 의외라는 듯이 그러는거야. 모모코가 오빠한테 막대하는 거처럼...
...어, 음, 아... 아니라고는 못하겠... 모, 못할거같긴한데...!
"...오빠, 그렇게 너무 의외라는 듯이 반응하면 아무리 모모코가 배우라고 해도 당황하는거 숨기기 힘들거든...?"
"...아니, 그게. 모모코가 아무 이유 없이 쓸데없는 고집 피우거나 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으니까. 그래서 좀 무리하다 싶어도 모모코 선배라면 충분히 익스큐즈 되거든."
"...아, 됐고."
...정말. 사람이 굳이 사과하는데 무안하게 하고 있어...
흠흠, 하고 다시 목을 가다듬었어.
"...그리고."
"그리고?"
"지금부터, 모모코는 오빠한테 미안할 짓을 좀 할거같은데. 미리 사과해도 되지?"
"...아니...도대체, 뭘 하려고 이렇게 정중하게 하는겁니까, 스오 모모코양..."
...반 정도는 너스레. 반 정도는...
응. 오빠도 지금은 많이 힘들거라고 생각되지만... 뭐, 조금만 더 힘들어줬으면 해.
"...자. 목적지."
"네. 말씀하시지요, 아가씨."
"...아리사 씨네 집에 데려다 줘."
"......"
"지금 당장."
"...모모코. 그건, 내가 아까도-"
"안 돼. 모모코, 아까 다 미리 사과했지? 양보 안해줄거야. 차, 아리사 씨네 집 쪽으로 돌려줘."
"...안 돼."
"모모코도 안 돼. 오늘, 무조건. 아리사 씨네 집에 데려다줘."
"안된다니까."
"모모코가 요구할건 아직 안끝났어? 일단 아리사 씨네 집 쪽으로 차 돌려주고 말이지?"
"안된다니까."
"...안 들어주면, 모모코도 아이돌 그만둬버릴거야."
"뭐?"
"말했지? 양보 안할거라고. 차, 돌려줘. 아리사 씨네 집으로."
"...모모코, 이건 장난이-"
"-모모코도 장난이 아니야!!"
...아. 소리, 안지르려 했는데.
"...모모코..."
"...미안해. 그치만, 모모코, 다짐했으니까. 오늘은 오빠한테도 양보 못해줘."
"...하아..."
...때마침, 신호가 걸려서일까. 오빠는 운전대에서 손을 놓고 얼굴 쓸어내렸어.
"...가서, 어떻게하려고 그러는데?"
"...사실 말이지? 그것도 오빠가 도와줘야해."
"...아니, 또 뭐를."
...음, 오빠 말에 조금 가시가 돋혔네.
다른, 모모코랑 별 상관 없는 사람들 말에 가시가 돋혀있든 말든 모모코는 단 한번도 상처를 받거나 한 적은 없다고 자신하지만 말이지...
...오빠가 저러는거 보니까, 조금 갑갑하긴해.
...그래도 멈추면 안되겠지.
뒤에서 빵빵거리는 소리에, 오빠가 화들짝 놀라며 차를 출발시켰어.
"모모코 생각에, 아리사 씨가 이러는거, 오빠 영향이 굉장히 클거라고 생각하거든."
"...내가...?"
"응. 뭐, 꼬맹이의 판단이라고 무시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지만... 모모코도 모모코 나름대로 조사를 해봤으니까. 그리고 오빠도 대충 알겠지만? 어제 아리사 씨랑 가장 오래 같이 있던게 모모코이기도 하니까 말이지?"
"...다른건 모르겠지만, 모모코가 어리니까, 라는 이유로 무시했던 적은 없으니 말해줘."
...저 말이, 단 한 치도 거리낌 없이 나와주는구나.
"...어제 아리사 씨가 이상한 질문을 했는데..."
...그렇게, 어제부터, 오늘 이 순간에 이르기 까지의 이야기를 어느정도 정리해서, 오빠한테 들려줬어.
"응. 그래서야."
"...그래서..."
"...그래서 오빠랑 분명, 관계가 있을거라고 생각했어. 솔직히, 그거 말고는 모모코가 당장에 생각을 더 해볼게...없어. 응."
"...너무 부실한거 아닙니까, 선배."
"알아. 지푸라기 하나 가지고 가서 떼쓰는거야."
...그렇지만
"그렇지만, 그러니까 오빠한테 의존할 수 밖에 없는거야."
"...모모코."
"...오빠, 오빠는 뭔가 알고 있지? 그러니까, 아리사 씨를 찾아가지 말라고, 오빠가 직접 설득한다고 그런거잖아...?"
"...그건..."
"...하지만 오빠가 그렇게나 자신감 없어보이던건, 모모코, 본적 없어."
그래서, 그래서야.
그래서라고.
"...말해줘. 오빠가 알고 있는 모든걸."
"...모든거, 라니."
"...아리사 씨랑 오빠 사이의 이야기. 모모코나, 다른 사람들이 모르던거. 그게 분명, 분명 있을거야. 그게 아니면, 이렇게 될리가 없어..."
...응. 엉망진창이지.
논리같은거? 없어. 그냥, 모모코는, 이렇게 생각이 들어서, 이런 엉망진창인 생각이어도 오빠는 들어주고, 고민해줄거라 생각해서.
그래서 마음대로 부딪힌거야.
그래도, 오빠도 분명 아리사 씨를 소중하게 생각할테니까. 그러니까 이런 말도 안되는 소리여도, 오빠는 무언가 이야기해줄거니까.
그래서 모모코 멋대로 매달리는거니까...
"......"
그리고, 모모코의 막무가내를 다 들은 오빠는...
>>다이스 타임. 다이스 값이 150이 모인후 연재를 재개합니다. 당연히 1인 1다이스겠죠?
@야이 쓰레기야-!
"...거참."
오빠는, 헛웃음을 지었어.
"...아리사하고... 아리사하고 있던 이야기들, 이라..."
...으으음, 하고 고민하고 있네.
"...이야기할게 이것저것 있긴하지만. 그렇지. 몇 가지 종류로 나눠볼까."
"...에?"
"자, 그럼 모모코한테 원하는 이야기부터 들을 수 있는 선택권을 줄게."
오빠는 그렇게 말했어.
...음...
"...일단 뭐뭐 있는지 알려달라구."
"그래. 그럼... 가장 오래 된 이야기, 가장 최근의 이야기, 그리고...음. 나라는 사람의 가장 안쪽에 있던 이야기. 이렇게 3가지가 되려나."
...뭔가, 하나같이 가벼워보이지가 않는데...
"...듣고 싶지 않다면-"
"아니야. 그건 아니니까."
"-그건 즉답이구만..."
"...뭐, 당연하잖아."
오빠가 이렇게까지 해주는데, 그 성의를 무시하는 것도 예의는 아니잖아.
음... 아무튼...
...뭐부터 듣는게 좋을까. 잠깐 고민에 빠졌지만, 이내 별 상관은 없다고 느꼈어.
...어차피 다 듣게 될텐데 뭘.
>>+1. 모모코가 먼저 듣기로 할 이야기는 어느 것인가요?
1. 가장 오래 된 이야기.
2. 가장 최근의 이야기.
3. P의 가장 안쪽에 있던 이야기.
야밤이니까 단일 앵커로 갑시다.
"...가장 오래된 이야기부터, 들려줘."
"가장 오래된 이야기라... 무슨 내용일것 같아?"
"...뭐야, 갑자기 퀴즈야?"
"아니 뭐, 그냥 아무거나 말해봐. 정답 여부가 중요한건 아니니까."
"...으음..."
조금 고민이 들었지만... 아리사 씨랑 관련된 이야기니까.
"...아마, 오빠가 아리사 씨랑 처음 만난... 그런 이야기려나."
"비슷하지만, 음. 조금 다르기도 하고...뭐, 일단 시작할까."
...무슨 말이야?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을 중얼거리더니, 오빠는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어.
"...나는, 어릴 때부터 아주아주, 평범하게 자랐어."
"...으음..."
...무의식적으로 '대체 어딜봐서'라는 말이 튀어나올 뻔했지만, 모모코는... 어른이니까. 응. 기껏 이야기 시작해줬는데, 참아야겠지.
"뭐 하나 특출난게 없었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전부 다 그냥저냥 중위권에서 유지했고. 뭔가 특별히 하고싶은게 없어서 부활동 같은걸 해본 적도 없어. 항상 귀가부였지. 미래에 뭔가 하고 싶다, 같은 목표나 꿈도 없었어. 그냥 어떻게, 중간만 계속 따라가다보면 뭔가 나오겠지, 같은 생각 조차도."
덤덤한 목소리.
오빠의 얼굴은 평온해보였어.
...이야기에서, 뭔가 대답 같은걸 바라는 것같지는 않았지만.
모모코는 뭔가 말해줘야 하지 않을까, 하고 느꼈어.
"...저런거 말이지, 누구라도 그런거 아닐까 보통."
"...그래. 그렇게 생각해, 나도."
...오빠는 그냥 그렇게 대답했어.
"그렇게 그냥 성적 적당히 따라서 대학을 갔고... 대학에서도 적당히 평점을 받고, 적당히 졸업해버렸어."
아무런 목표도 뭐도 없이 말이지.
"...그러고서 문득 정신을 차리니까, 내 손에 남은건, 알량한 대학 졸업장 말고 아무것도 없던거야."
"...대학 졸업장도 대단한거 아닐까?"
"아니지. 그만큼의 능력이나, 인맥이나, 이런게 같이 있어야 그게 가치가 있는거야. 나는... 인간관계가 좋았던 것도 아니었고, 성적이 특출났던것도 아니었고, 내 나름대로 뭔가 하고 싶은걸 찾아서 갈고 닦았던것도 아니야."
그런 상태에서, 덩그러니 아무것도 따라갈게 남지 않은 상태로 멈춰선거야.
...공허해.
오빠의 목소리가, 어딘가, 비어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평소에는 전혀 이렇지 않은데.
"...그러다 보니까, 집에 틀어박혀 은둔하게 되었는데... 웃기는건 뭔지 알아? 은둔해도 아무것도 할게 없던거야. 게임을 즐겼던것도, 만화를 즐겼던것도 아니야. 차라리 그 때에 뭔가 열심히 즐길만한 취미거리라도 나한테 있었더라면, 그 때 그렇게 공허하지는 않았을거야."
...
"뭔가 목적이든 생각이든... 어딘가가 비어버린 인간을 면접에서 채용해주는 기업같은건 존재하지 않았어. 그런걸 채용해서 재활용해서 써먹을만큼의 가치는 나한테 없었고."
그렇게.
"...그렇게, 내가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동안 나는 낙오되어버렸어."
...상상이 전혀 가지 않는 이야기야.
...이 푼수데기 아저씨가, 옛날에는...
"...저기, 내가 헤픈건 나도 잘 알지만 말이지. 그래도 그렇게 대놓고 말하면 아무리 나라도 상처야, 모모코 선배."
"...앗, 모모코, 혹시 스스로도 모르게 입으로 중얼거린거야...?"
"...일부러지?"
"...들켰는걸."
근데 이렇게라도 안하면 엄청나게 무거워지니까...
"...아무튼. 그래서?"
"집에 박혀있기도 부모님의 시선에 떠밀려서, 시간대에 관계 없이 바깥을 떠돌기 시작했어."
"...그거, 예비 범죄자의 자세 아니려나."
...뭔가 말로 엄청 아프게 찌른거 같은데, 오빠는 미동도 없어.
"...그러다가, 5년 전의 아리사랑 마주쳤어."
...그러네. 지금 모모코랑 동갑이야.
"...아니, 뭐, 그렇긴할텐데..."
그거, 강조할 필요 있어? 라는 의미의 시선을 던져봤지만, 오빠는 별로 개의치 않았어.
"...하천의 다리에서, 적당히 난간 가에 걸터 앉고... 풍경을 바라보면서 뭐라고 할까."
이대로 떨어져버릴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있었지.
"...자살도 범죄라고 생각하면, 아까 전 모모코의 평가가 틀리진 않은거네."
"...그, 진짜 상처니까 그만해줘..."
"뭐, 지금은 그런 우울한 생각 안하지?"
"안하니까. 아무튼 너무 폄하하지 말아줘."
...화를 내는 한이 있어도 그런 생각은 안했으면 하는거니까.
뭐, 오빠한테 이걸 굳이 설명 안해도, 오빠는 이미 알아들었을거라고 봐.
"...날백수가 후줄근하게 입고 그러고 있으니까 아무도 다가올리가 없다고 생각했어. 실제로도, 그동안 내가 어디서 어떻게 앉아서 시간을 때우든 말든 그 누구도 다가와서 말을 걸거나 한적은 단 한번도 없었거든."
그런데.
"...그런데 왠 꼬맹이 하나가 막 즐거워서 어쩔줄 몰라하면서 옆에 걸터앉는거야."
있죠 있죠?! 하고 처음보는, 누가봐도 수상해서 슬슬 거리를 두고 싶은 눈빛도 이상한 남자한테, 아무런 스스럼 없이 말을 걸더라.
"아이돌 쨩들은 정말 굉장하다면서, 내가 관심을 전혀 보이지 않아도 자기 혼자 떠들고 싶은대로 떠들었어."
"...그게, 아리사 씨?"
"뭐, 그렇지. 마츠다 아리사는, 지금도 엄청나게 시끄럽고 누가 잘못보면 무례하게도 굴고, 아이돌이라면 사족을 못쓰지만..."
...그때랑 비교는 안될거야.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오빠. 아니, 지금도 충분히 굉장하다고, 모모코 내심 생각하고 있었지만... 아니 지금이랑 비교가 안될정도로...
"...어... 그정도야?"
"아마 우미가 시달렸더라도 우미 쪽이 먼저 기브업했을걸."
"...있지, 모모코는 진심으로 오빠가 지금 일부러 과장하는거라고 생각하고 싶은건데."
우미 씨를 이길 정도라니, 도망가고 싶다구.
"...얼마나 성가셨을지 상상이 가?"
"...최근도 충분히 성가셨다고, 아이돌인 입장에서는 생각해."
"하도 그러다 보니, 관심도 안주려다가 쫓아내려고 고개를 돌려서 그 성가신 꼬맹이랑 눈이 마주쳤는데."
...내가 단 한번도, 거울에서 본적이 없던.
"엄청나게 꿈과 의욕으로 가득찬, 그런 눈부신 눈이었어."
그 빛에 나 스스로가 너무 부끄러워질정도로.
"...그래서, 나도 모르게, 그 순간부터 홀린듯이 그 시끄러운 꼬맹이의 말을 듣기 시작했어. 정확히는, 시끄러운 소음에서, 그 녀석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더라."
"아이돌 쨩이라는건 말이죠?! 부터 시작해서... 아주, 아주아주아주, 내가 듣기 시작했다는걸 알고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서, 엄청나게 흥분한 상태로 중간중간에는 스스로 주체를 못하고 방방 뛰면서, 장광설을 늘어놓더라."
"...뭔가, 상상이 가면서도, 상상이 안가는 느낌인데..."
"뭐, 이해해. 우미를 한참 초월한 느낌의 스태미나가 함께하는 아리사라면, 솔직히 지금 시어터에서 누구에게 이야기해도 다들 공포를 느낄거야."
"...부정을 못 하겠어..."
크흐흐, 하고 웃던 오빠는...
"...그 꼬맹이의 미소가, 눈빛이, 너무 행복해보여서. 나도 갖고 싶어지더라."
꿈을 가진 사람의 아름다움같은거, 처음으로 가르쳐 준거거든.
"...그래서, 이 녀석이 이렇게 방방 뛰며 주체를 못할정도로 좋아하는 아이돌이란게 뭔가. 하고 관심을 가지고 말았어. 20년 넘게 살면서 세상 그 무엇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했는데, 나도 모르게 어느샌가 마음이 움직여버렸어."
...지금.
점점 이야기를 하면서, 오빠의 목소리에 평소의 온기가 돌아오고 있어.
"결국 점심 지난즈음부터 시작되었던 이야기는, 해가 져서 새까맣게 되기 직전에 그 꼬맹이의 어머니가 와서 궁둥이를 열댓대 때리고 끌고가게 되어서야 끝났어."
그동안, 추천 아이돌들 및 무슨 노래가 어떻게 좋은지 등등... 아주 다양한걸 알려줬지...
"...그때 집에 가서, 인터넷으로 처음으로, 단순히 과제나 뉴스를 검색하는게 아닌, 그녀석이 알려준 아이돌에 대해 검색해보게 되었어. 노래도 듣고. 이거저거, 아이돌에 관련되어서 커뮤니티에 떠도는 이야기도 보고, 뭐 대충 그런거."
"...그게..."
"...응. 이게 내 시작이야. 내가, 아이돌에, 아이돌 업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
오빠의 눈빛이 따스해. 그리운 이야기, 인걸까.
"여담이지만, 아리사는 그때 딱 한번 마주친 이래로, 다시는 마주치지 못했어. 다시 만나서 이것저것, 같이 이야기 해보고 싶었는데, 다시는."
...어, 잠깐...
"...저기, 오빠. 혹시, 아이돌 업계 일을 시작하게 된거... 아리사 씨 때문이야?"
"맞아. 자기도 아이돌을 하고 싶다고, 무대에 올라가면 얼마나 눈부시고 아름답고 즐거울까, 그런 마음을 또 모두에게 나눌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등등... 그런 이야기를 했었으니까. 아이돌 업계 일을 하다보면, 내가 그 근처에 있으면 언젠가는 다시 만날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에서 시작하게 되었어."
"...그러다, 타카기 사장님이 나를 눈여겨보고, 올스타즈의 프로듀서 자리를 권하셨지."
그걸로 모든게 시작되었어.
"...매일 잘 시간도 부족해서 퇴근을 포기하고 수면실에서 쪽잠을 자는 365일 내내 진행되는 강행군이?"
"...저기요 선배... 마지막에 그렇게 가슴아픈 이야기를 하시면 지금 감성에 젖은 멘탈에 너무 치명타가 오는데요..."
"...크흠. 응. 이건 모모코가 잘못했어. 미안."
...뭐랄까, 갑자기 심술이 나버려서. 그렇게 툭 튀어나와 버렸어.
"...자, 일단 가장 오래된 이야기는, 이거, 라고 할 수 있겠지."
"...그냥 시작의 이야기, 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그니까 그런 작명적인 면으로 지적하지 말아줘... 애초에 내가 유닛명 작명한적이 없다는걸 생각하면 완전히 잼병인건 모모코도 잘 알잖아..."
"...아무튼."
...상처받았어... 라고 중얼거리는 오빠는, 뭔가 후련해보여.
하기사, 이거, 누구한테 해본적이 있을까, 싶은 이야기이긴해. 응.
...이런 이야기, 모모코가 그냥 멋대로 들어도 되는걸까...?
"...자, 그래서 이야기 3개중 하나는 끝. 남은 2개 중에서, 어느걸 들을래?"
가장 최근의 이야기랑, 내 가장 안쪽에 있던 이야기.
"...솔직히 이게, 오빠 가장 안쪽에 있던 이야기여도 이상하진 않았을거같은데..."
"...지금 한 이야기보다 더 은밀한 이야기, 라고 하면 될까?"
"...뭐... 어찌되었든."
...아무튼, 골라봐, 라고 말하는 오빠에게, 모모코는...
>>+1. 심야감성 단일 앵커.
다음 이야기는?
1. 가장 최근의 이야기.
2. P의 가장 안쪽에 있던 이야기.
...뭔가, 오빠가 지금 이거보다 더 꽁꽁 싸매둔 이야기라니...
...아직은, 그걸 들을 마음의 준비가 더 필요할 것 같아서...
"가장 최근의 이야기, 로 할까나."
"가장 최근이라... 가장 최근에 일어났던 일...이라면."
...오빠는 말을 하다가 말고, 어째서인지 몰라도 고민에 빠졌어.
"...오빠?"
"...아, 아아."
"뭘 고민하고 있는거야?"
"...어...그게."
"...말하기 어려운 내용같은거라도 있어?"
물론, 방금까지 들은 내용도 굉장히 어려웠을거라 생각하지만. 설마 그거보다 더 어려운게 있을까, 아니 있을수도 있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
그래서 모모코, 오빠가 정 말하기 힘들다고 하면 잠깐 멈추게 하려고 생각했는데-
"...아리사한테, 고백해버렸어."
...어?
"...어...어? 뭐?"
뭐를?
"...고백? 뭐를? 대체 뭐를?"
아니, 대체 뭐를? 대체 뭐를 고백했다는거야? 도대체?
...모모코는 말이지, 프로 여배우다보니까, 표정 짓는거에는 정말, 최소한 시어터의 그 누구보다도 잘 할 수있다고 자부할 수 있어. 연기를 하는거, 얼굴 표정을 조절하는거, 뭐 아무튼 뭐가 되든간에.
그런데 지금은 모모코의 표정이 어떨지 전혀 상상을 못하겠어. 아니, 조절이 안돼.
얼마나 찡그려져있는지.
"...이야기를 하다가, 나도 모르게 조급해져버린 끝에... 충동적으로, 말이지."
"아니아니아니아니. 뭘 고백했냐고 물어봤잖아, 아니, 물론 과정도, 발단도 궁금하긴 하지만 말이지? 있지? 아니 뭘 고백한건지 말해주지 않을래, 오빠?"
"저기, 그렇게 붙들면 운전중이라 위험-"
"아니 됐으니까 빨리 말이나 해!!!!"
"우와 폭발했어?! 아까 말하라고 갈굴때도 자제하-"
"됐으니까 당장!!!!!!!!!!"
...응? 느낌표 왜이렇게 남발하냐고?
남발이라니. 모모코는 많이 절약했다고 생각하는건데.
"...그... 내가, 결혼같은걸 생각해본적은 없지만 말이지... 만약 내 옆에 함께 할 사람이 누구면 좋겠느냐, 에 대해 아리사 말고는 생각해본적이 없다고 해버렸..."
"뭐야 이 바보는."
"그렇게 바로 매도하는거야?!"
"이정도면 싼거야, 이 바보 오빠!!!! 진짜 제정신이야?!"
프로포즈랑 다를게 뭔데 도대체?!
차세워 당장!!! 이건 모모코가 훈계를 할거야! 할거라고!!
아니, 지금 방금 그걸로 엄청나게 이해 안되던 것들이 딱딱 들어맞는거 같거든?!
잠깐. 잠깐만!
"주책덩어리 바보 아저씨? 아마도 모모코의 예상이 맞겠지만요, 그래도 마지막으로 확인 사살을 해야하니까 솔직하게 대답해보실래요?"
"...그으...네, 부디 부탁드립니다, 선배..."
"그거 1주일 전이지?"
"...정확히는 8일..."
"그런거-!!!!!! 수정 할 필요 없으니까 이 바보야아아아아!!!!"
아리사 씨가 이상해질만도 하네! 이상해지고도 남지! 아니 이걸로 다 설명이 되잖아?!
"저기요? 765 프로덕션의 2인자시자, 올스타즈는 물론 밀리언스타즈 전원을 총 담당하시는 프로듀서 씨?"
"...그, 그냥 오빠라고 해주면 안돼, 모모코 선배...?"
"아니, 스스로에 대해서 좀 돌아보고 했으면 하는건데."
그만 징징거려, 바보 오빠!
"오빠가 엄청 둔탱이에 아무 생각이 없다는건 잘 알겠으니까-"
"-...이렇게 격하되다니...-"
"-시끄럽고! 오빠는 말이지, 오빠가 과연 밀리언 스타즈의 아이돌들에게 얼마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지, 자각하고 있어? 엉?"
모모코는 어려서 사실 문외한이긴 하지만 말이지? 그래도 모모코가 봐도 노골적으로 보이는 코토하 씨라던가? 응, 아즈사 씨도 있고, 미키 씨도 있고. 아니, 조금이라도 신경을 쓰면 모모코 같은 어린아이라도 금방 눈치챌수 있는건데.
"...그냥 가장 신뢰할만한 사람에게 보내는 친애ㅐㅐㅐㅐㅐ 꼬집지말아줘! 사고난다고!"
"그냥 사고나서 죽어버려 바보 오빠는!!!! 얼마나 둔감한거야?! 스스로의 호감은 억누를 수 없으면서?!"
아주 민폐잖아아아!!!
@똥멍청이 키잡러
"...시끄러워."
"...넵."
아주아주 간단한 문제였네?
1. 오ㅃ..아니 멍게 말미잘 같은 바보가 아리사 씨한테 멋모르고 고백해버렸고.
2. 코토하 씨부터 시작해서... 765프로에서 오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꽤 된다는거, 아이돌에 대해 엄청 상세하게 박식한 아리사 씨가 전혀 모를리가 없고.
3. 그래서 방황하고 방황하다가 오빠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진짜로 목도하게 되니까
4. 부담을 못이기고 도망가버리지!!!!
"...머리가 아파..."
"그, 죄송합니다..."
"...근데... 말이지...? 오빠가 아무리 말미잘보다도 바보같다고 쳐도, 그동안 아무 말 없었는데, 어쩌다 그걸 말해버렸어?"
...화딱지는 나는데, 궁금해.
"...조금, 불안해져버려서."
"...뭐가."
"아리사가 또 훌쩍 떠나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멍청한 짓을 하니까 지금 떠나기 직전인거 아닐까."
"...아니, 이거랑 별개의 이야기야."
...모모코의 쓴소리에도, 오빠는 아까랑 달리 진지했어.
"아리사가 금방이라도 떠나버릴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
"아니, 아리사 씨가 도대체 왜..."
...솔직히, 믿기지 않아. 아리사 씨가 대체 왜?
그렇지만, 오빠는... 프로야. 아직 765 프로덕션에서 그 누구도 은퇴하거나 했던건 없지만, 올스타즈를 톱랭크로 끌어올려놓은건 오빠가 가진 프로듀서로서의 역량이었으니까. 오빠의 감각을 무시할순 없을거야.
...그렇지만. 아니, 그래서 더더욱. 도대체 왜? 라는 생각이 들어.
"그래서, 내가... 나란 모자란 녀석이라도 아리사의 족쇄가 되어서 더 붙들어보고 싶다는 충동이 들어서. 프로듀서 일을 시작한 이래로 처음으로, 순수한 감정이 이성적인 판단을 완전히 넘어서서 저질러버렸지."
...정상참작, 가능은 하겠지만...
"...아무튼 가장 최근에 저지른 뒤 없는 바보 짓은 이게 전부야."
"...그니까 오빠는 이야기 끝나고 제대로 된 작명이 되는거, 조금 고쳐보자."
"...그니까 그런 사소한거에서 말꼬리를 잡지 말아줘..."
...그렇지만 그런게 아니면 너무 충격의 연속이라 할말이 없어, 모모코가...
>>가속합니다.
"응. 오빠가 직접 3개라고 했지."
...솔직히 모모코는 지금까지 들은 이야기들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말이지? 이제 들을 이야기가 엄청 무서워.
오빠가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해줄런지.
"...뭐, 어려운건 아니고. 내가 아리사를 어떻게 보는가, 의 이야기가 될거야."
"...5년동안 기다려온, 키워서 잡아먹-"
"...잠깐 기다려라 선배. 나는 그런 범죄자의 시선이 아니었다고."
"아니, 5년전에는 행색이 명백히 예비 범죄자였고, 방금 전에는 아직 미성년자인 현역 아이돌에게 프러포즈나 다름없는 발언을 해버렸다고 고백을 하셨는데 아니라고 하실건가요?"
"...저기... 그렇게까지 추궁하지 말아줘... 나도 상당히 반성 중이야..."
...뭐, 너무 시무룩해있으면, 이야기가 제대로 안될테니까... 이쯤할까.
"...내가 보는건, 실제로 무대, 영업, 아이돌 활동에서 함께 하는 너희들의 시선에서와는 조금 다를 수 있어."
"응, 뭐. 완전히 같으면 오빠가 아이돌이겠지."
...아무리 바로 곁에서 지켜봐도, 아이돌과 프로듀서의 시선은 다를 수 밖에 없으니까.
"...일단 나는, 아리사를 완전히 냉정히, 객관적으로 볼 수 없어."
"...그런 이야기부터 시작이구나."
"뭐... 충동적으로 프러포즈나 다름 없는 소리를 해버릴정도로, 나는 그녀석에게 빠져있으니까."
"...정말 신기하게도 말이지? 오빠가 누굴 이성적으로 좋아한다는 느낌은 그 누구도 받지 못했을거라 생각이 드는건데."
"...뭐, 그런 이야기도 포함해서 하게 되는거지."
"...아무튼 두서 없어도 좋으니까 이야기해봐."
"...내가 프로듀스하는 방향성. 크게 2가지로 나뉘지 않아?"
"...그냥 오빠가 직접 설명해."
...침묵.
"...그, 아이돌들 별로 조금 판이하게 이끈다고 보면 돼. 예를 들어서, 방향성이 명확하고, 목표하는 바가 정해져있는 아이돌들. 그렇지. 아유무. 아유무가 가장 대표적이라 보면 될거야."
"...아유무 씨..."
"아유무 같은 경우는, 스스로가 댄스에 자신있고, 아이돌 전으로든, 현재든 댄스 쪽에 관심과 비중을 두고 계속 나아가고 있지. 마츠리도, 스스로 어떤 아이돌이 되어서 팬들에게 보이고 싶은지가 명확히 정해져있지. 그래서, 이런 경우들은 그냥 최대한 하고 싶은걸 할 수 있게 서포트 하는 쪽이야. 아카네도 비슷할거고."
"...다른 쪽은, 오빠가 나서서 이끌어주는거구나."
"정답입니다."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지?"
"다양하게 시도해보고 찾아볼 수 있도록 하는거지. 내가 어느정도 어울리리라 생각되는 쪽으로 유도하는 게 잦긴 하지만."
자, 그럼 여기서 퀴즈야.
"...아리사는 이 둘중 어느 쪽이라고 봐?"
"...아리사 씨...는..."
...오빠의 질문에, 모모코는... 뭐라 딱 대답할 수가 없었어.
...아리사 씨가 방향성이 없는 아이돌이냐? 라고 물어보면, 모모코는 당장에 '아니야'라고 대답할 수 있어. 전파계열이잖아. 이건 적어도 일본에서 아이돌에 대해 관심을 갖고, 765 프로덕션에 대해 단 한번이라도 찾아본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바로 동의할 내용인걸.
...그런데, 아리사 씨가 방향성이 확실하고, 스스로 어떻게 팬들에게 보이고 싶은건지...등등이 정해져있느냐, 를 물어보면...
...모모코는 명확히 대답 못하겠어.
그렇다고, 오빠가 이것저것 다양한걸 시도해보게 해주고, 앞장서서 이끌어주느냐...라고 할수 있...지도 않아.
...오빠가 말한 저건, 일단 유닛활동 말고 솔로 활동에서의 이야기야. 유닛 활동은, 유닛 멤버들과의 밸런스를 맞추고, 유닛의 방향성에 맞춰야하니까. 물론 본인 개성을 완전히 포기하는건 아이돌로서 정말 바보 같은 짓이지만.
"...어느 하나로 딱 잘라 말하기 힘든건데..."
"뭐, 물론 아유무나 마츠리를 정말 내가 아무 케어나 디렉션 없이 내버려 두는것도 아니고, 내가 이끌어준다고 해서 아이돌들 개개인의 의사를 다 무시하고 강제로 견인하는것도 아니고. 그런거지만..."
...아리사는...어려워.
"...어떤게?"
"...아리사는... 그렇지. 모모코, 모모코는 아이돌을 해서 이루고 싶은 목표나, 그런건 뭐야?"
"...갑자기...?"
"...응. 이건 직접 비교하는게 가장 좋아서."
"...뭐어... 모모코는, 딱 확실히 정해둔건 아니지만..."
...아마도 아이돌을 잘하는 것도 있겠지만, 배우 일과도 아예 무관하다고는 도저히 못하지...
"...뭐라고 명확히 대답하지 않아도 좋아. 중요한건, 아리사는 어떻느냐는거야.
"...아리사 씨는 어떤데?"
"...응. 이게 포인트야."
...아리사는 이미 목표를 이뤘어.
오빠는, 그렇게 말했어.
"태워다 줘서 고마워, 오빠."
"별말씀을, 선배."
"...모모코의 제멋대로 투성이인 부탁에, 솔직히 이야기해준것도 고마워."
"...뭐, 그것도, 별말씀을, 이라고 할게."
오빠는 그렇게 그냥 시원시원하게 말했어.
...그동안 참, 속에만 담아뒀던 이야기, 확 터뜨려서 시원했나봐.
"...모모코, 네 말대로 도와달라고 말씀은 드려 놨지만... 정말 혼자서 이야기해도 괜찮겠어?"
"...그으... 뭐랄까. 오빠도, 방금까지 모모코 혼자 있으니까 어느정도 편하게 이야기 해준거 아니었어?"
"...그...렇긴해. 아마, 다른 누가 있었더라면, 지금처럼 다 이야기하긴 힘들었을지도."
...순순히 인정하는게, 오빠답게 솔직해서 좋다니까.
"그거랑 마찬가지인거야. 아리사 씨, 모모코한테만 슬쩍, 요즘 이상하지 않냐고 물어봤잖아? 모모코가 만만...아니, 편안해서 그런건지. 뭔가 이야기라도 하려고 한거잖아. 그 때는 모모코, 도와주겠다는 생각에 눈이 멀어서 아리사 씨를 마냥 끌고다니기만 했지만..."
지금은 이야기를 들어줄거니까.
"...고마워."
"...어떤점에서?"
"뭐... 프로듀서로서든, 다른 쪽으로든, 말이지."
"...아리사 씨 멀쩡히 돌아오면, 다음은 오빠 응징하는 일 뿐이니까?"
"......그건 좀 많이 무서운데......"
선처는 없는겁니까.
없는건데.
그런 실없는 소리로, 오빠는 마지막에도 다시 모모코를 차분하게 만들어줬어.
...응.
이제, 왜 아리사 씨가 그러는지, 주변에서 충분히 이야기를 들을만큼 들었으니까.
...이젠 마지막으로 아리사 씨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데리고 나오면 되는거잖아.
...후우...
"내일 시어터에서 봐, 오빠!"
손을 최대한 머리 위로 쭉 뻗으며 흔들어보여서, 오빠를 배웅했어.
...오빠는, 별다른 말 없이 차를 끌고 프로덕션으로 출발했고.
...모모코는...
>>자유앵커에요 자유앵커!
...아리사는 지금까지 뭘 하고 있었을까요. 작중 분위기를 너무 무너뜨리지 않는 선에서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일단 외출은 안했을겁니다.
다음 연재는 오늘 점심 이후에 재개하겠습니다! 프로듀서 씨, 클라이막스에요 클라이막스!
똑똑.
"...아리사? 들어갈게?"
끼이익...
"...얘가... 하루 종일 이불 속에만 있을거야?"
"......"
"...부엌에서 뭐라도 챙겨 먹으렴. 엄마, 지금 밖에 좀 나갔다 올거라서."
"...생각 없어요..."
"그래도 뭐라도 먹어야지. 밥은 있으니까, 간단히 해서 챙겨먹고."
"......"
"그럼, 갔다올게."
"...네..."
끼이익... 쿵.
"......"
방금까지, 움찔거리기만 하던 침대 위의 이불 더미가 젖혀졌어.
"...후우..."
그리고 그 안에서, 온통 풀어헤쳐진 머리의 아리사 씨가 나왔고,
"...에?"
바로 그 순간, 딱, 문가에 조용히 서있었던 모모코하고 눈이 마주쳤어.
"......"
"...야호, 안녕, 아리사 씨, 잘 쉬었어?"
손을 살짝 흔들어보여도, 아리사 씨는 멍하니 보고만 있어.
"...얼굴, 씻는게 좋지 않을까."
"......"
모모코의 말에, 오른 손으로 양 눈가를 매만지는 아리사 씨.
"......"
그렇게나 호들갑 떨고 밝았던 사람이 저러니까, 이상해.
...뭐... 이불 뒤집어 쓰고 아이도루 쨩 사진 보면서 하악하악 대던건 아니었네. 응.
...차라리 정말 그랬다면, 모모코, 이렇게 마음이 아프진 않았을텐데.
한참동안이나 말이 없던 아리사 씨는, 입술을 달싹거리다가...
>>+3까지 다이스. 2표 우선.
1 ~ 50 : "...뭐하러 온건가요."
51 ~ 100 : "...어떻게 들어온건가요."
"...뭐하러 온건가요."
...아까도 들었지만, 이렇게 갈라진 목소리도 처음 듣네.
평소에 아리사 씨, 얼마나 관리를 잘해온걸까. 뭐, 아이돌이라면 누구라도 다 해야하는 거긴 하지만, 새삼스러운 소리지만, 그렇다는거지.
...뭐어, 뭐하러 온거냐니.
"아리사 씨, 어제 모모코하고 약속한거, 벌써 잊었어?"
"...어떤거요..."
"모모코가 어제 슬럼프 극복 도와준거, 모모코 숙제 도와주는걸로 갚기로 했잖아?"
그러니까 그거 받으러 왔어.
에헴, 하고 모모코는 당당하게 말했어. 어깨도 쫙 펴고, 가슴도 쭉 피고.
...근데 아리사 씨, 반응이 없네.
"...저기? 듣고 있는거야?"
"...후우..."
얼굴을 닦아보려는건지, 아리사 씨가 양 손으로 얼굴을 덮고 연신 쓸어내려.
"...저기요, 모모코 쨩 선배."
"응. 모모코, 잘 듣고 있으니까."
"...아리사는, 아이돌 그만두기로 한건데요."
"응. 오늘 오빠한테 이야기 들었어."
"...프로듀서 씨한테도, 누구도 찾아오지 못하게 해달라고, 이야기 했었는데."
"응, 그것도 들었어. 모모코, 기억력이 딱히 나쁘거나 하진 않으니까?"
배우는 기억력이 좋아야한다구?
...너스레를 계속 덧붙여도, 아리사 씨, 그런거에 반응을 보여주지 않네.
"...말, 돌리지 말고요."
"음. 뭐, 있는대로 다 말해보자면 말이지? 여기 방에 들어온건, 아리사 씨의 어머니께 부탁드려서, 아리사 씨가 눈치 못채게 뒤에 살짝 따라 들어오고, 방에 남은거고 말이지? 아리사 씨네 집까지 온건 오빠한테 떼를 그동안 그정도로 써본적이 없을 정도로 막무가내로 벅벅 우긴 끝에 태워다 달라고 해서 온거고? 모모코의 정성을 봐서라도 만나주면 안되는걸까?"
"...아리사는 지금, 별로, 누굴 만나고 싶거나-"
"응. 그런거, 몰라. 모모코가 아리사 씨를 봐야겠으니까 모모코 멋대로 온 거야. 말했지? 숙제, 약속은 지켜야지."
"...그깟 숙제, 아리사 말고도... 미즈키 쨩이나 코토하 쨩이 훨씬 더 알기 쉽게 잘 가르쳐 줄거라구요..."
...아리사 씨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다시 부스스, 침대에 누워 이불을 뒤집어썼어.
...돌아가라는 뜻이지? 응, 절대 안되지.
"뭐, 그건 모모코도 동감."
"...아니...그럼, 대체 왜-"
"응. 그럼 이렇게 말해볼까? 아리사 씨랑 아직 이야기가 다 안끝난거 같아서 말이지. 그래서 마저 하러 온거야."
"...무슨 이야기요..."
"...정말이지. 아리사 씨, 기억력이 나쁜 건 분명 아닐텐데, 왜 그러는거야? 어제, 먼저 이야기를 꺼냈던게 누구더라? 모모코한테 전혀 생뚱맞은 이상한 이야기를 꺼내서 모모코의 숙제를 방해했던건 누구?"
"...어제는 이상한 소리를 해서, 미안했어요. 아리사가... 쓸데없이 시간을 뺏은건 죄송해요. 그렇지만 아리사는 더는, 더는..."
"...응, 싫어. 계속 보기 싫다고, 돌아가라고 그렇게 해도, 모모코가 납득하기 전까지 모모코는 돌아갈 생각같은거 없어."
그러니까.
"이불에서 딱히 안나와도 좋으니까, 모모코랑 이야기를 하자, 아리사 씨."
"...아리사한테 들을 이야기가 있나요...?"
"엄청나게 많을 거 같은데? 있지? 모모코, 오늘 아리사 씨가 그만 둔다는 소식을 듣고서, 이곳저곳 다 들쑤시고 다니면서 아주 많은 이야기를 듣고 왔거든? 물론 어제도 아리사 씨랑 같이 많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아무튼 말이지."
...
"오빠한테도 캐물을건 다 캐물었어. 그렇지만, 아리사 씨한테 직접 듣고 싶어. 아이돌을 그만두고 싶은 이유라던가. 그거 말고도, 아리사 씨 마음 속에 있는 이야기들. 무례하다고 해도, 모모코는 오늘은, 오늘 만큼은 절대 물러서지 않을거야. 말해줘. 아리사 씨가, 누구한테도 하지 않았던 이야기."
모모코의 말이 끝나고...
>>다이스 타임. 2표 모인 쪽으로.
1 ~ 33 : 아리사는 여전히 아무 말도 없습니다. 모모코가 먼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34 ~ 66 : ...무슨 이야기요? 라고 아리사가 되묻습니다.
67 ~ 99 : ...아리사가 작고 가느다랗게나마, 말을 꺼내기 시작합니다.
100 : 안 나오죠? 안 나오죠? 응 안 나와~
"...무슨 이야기요?"
...한참동안 있다가, 어어어엄청나게 큰 한숨 소리와 함께, 아리사 씨가 그렇게 말했어.
...뭐, 일단 관심을 기울이게 된거에 의의를 둘까나.
"응. 뭐, 아리사 씨가 하나하나 잡기는 힘들테니까, 모모코가 예시를 들어줘도 될까? 아니, 들게."
...아리사 씨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모모코가 단숨에 말했어.
이젠 직접 듣는거 말고는 남은게 없으니까.
"일단, 아리사 씨가 아이돌이 되기 까지의 이야기하고? 아리사 씨하고 오빠 사이의 이야기하고? 어제 아리사 씨가 했던 생각들하고? 아리사 씨가 그동안 아이돌을 하면서 들었던 생각들? 하고,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하고싶은지. 정도려나?"
다다다다, 거침없이 나온 모모코의 말에, 아리사 씨는...
"...무슨, 연예부 기자로 전업할 생각인건가요...?"
...벙찐듯한 반응이네.
"그런거 할 생각은 아직 없는건데. 아리사 씨한테 더 어울리는거 아니었어? 그렇지만? 모모코가 이래저래 이것저것 알아보게 만들어서 궁금하게 만든건 아리사 씨니까, 성심성의껏 대답해줘야한다고 생각하거든? 자, 모모코는 궁금한거 다 물어본거거든? 물론, 모모코가 아는거 더 이야기할수는 있지만, 아리사 씨가 먼저 이야기 할 기회도 주고 싶으니까?"
"...으으..."
이불덩어리가 좌우로 움직여.
...뭐, 오늘 모모코는 작정하고 온거니까, 어느 쪽이든 상관 없어.
그렇게 다시 또 기다리니까...
>>다이스 및 투표 타임.
다이스와 함께 1. ~ 4. 중에서 하나를 골라주시면 됩니다.
다이스와 함께, 만약 다이스가 통과되면 어떤 이야기를 아리사가 먼저 들려줄지를 골라주세요.
-다이스 통과 값은 80.
80 이상인 값이 2개 이상이면 가장 높은 값, 동점이면 컴마가 더 높은걸 우선합니다.
-이야기 투표는 다음과 같습니당.
1. 아리사가 아이돌이 되기 까지의 이야기
2. 아리사하고 프로듀서 사이의 이야기.
3. 어제 아리사가 했던 생각들
4. 아리사가 그동안 아이돌을 하면서 들었던 생각들
...앞으로... 이거는 역시 마지막에 들어야하니 스킵.
다시 한 번, 다이스와 함께 1. ~ 4. 중에서 하나를 골라주시면 됩니다?
아리사, 솔직하게 네 생각을 털어!
통과한 앵커가 없으면 아리사는 말을 안꺼내고, 모모코가 이야기를 먼저 꺼냅니다.
뭐, 그럼... 모모코가 마저 이야기를 해야겠지. 아리사 씨가 이야기 해줄때까지.
"...음... 그럼 모모코가 맘대로 계속 이야기할거야. 불만 없지?"
"......"
...침묵으로 일관해보려는거야?
알았어. 그럼.
"...아까, 오빠랑 차를 타고 오면서 이것저것, 정말 많은걸 물어봤고, 많은걸 들었어."
오빠랑 아리사 씨가 얼마나 오래 된 인연인지도, 오빠가 아리사 씨한테 마음대로 고백해버린것도.
...쭉 이야기하니까, 아리사 씨가 움찔거렸지만-특히나 오빠가 프러포즈한거에서 엄청나게 많이 눈에 띄도록- 그래도 이불에서 나올 생각은 없어보이는데...? 응. 이정도면 엄청나. 모모코도 인정해줄게.
"...그거 말고, 오빠가 이야기 해준건. 프로듀서로서든, 아니면 그냥 아리사 씨 주변 사람으로서든 쭉 지켜보면서, 오빠가 내린 결론이 있다고 했어."
"...뭔가요."
"아리사 씨. 아리사 씨는 아이돌에 대해서 엄청나게 조사하고 공부하고, 솔직히 엄청나게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잖아?"
"...이젠 잘 모르겠지만..."
"...그런 부정을 들으려고 하는말은 아니거든? 아무튼. 아리사 씨? 아이돌들 별로, 개개인 별로 각자가 원하고 목표로 하는게 다 다르다는거 알지? 예를 들어 시즈카 씨의 목표가 뭔지 이런거."
"...아리사가 뭐라고 막, 확신해서 말할수는 없지만...어느정도는..."
"오빠는 말이지, 그런거, 우리랑 다 개별적으로 상담하고 하면서 다 알고 있을거 아냐?"
"...그렇...겠죠..."
"있지, 아리사 씨. 오빠한테 아리사 씨의 목표가 뭐라고, 얘기했어?"
...말이 푹 하고 꽂힌다, 라는 표현이 뭘까...싶었는데. 이젠 뭔지 알것 같아.
정곡을 찔린 아리사 씨는, 또 말문이 막혀버렸어.
"...그, 톱 아이돌..."
"그 톱 아이돌이라는거. 진심으로 노리고 있는거 맞아?"
"...무슨 말인가요."
"아리사 씨, 정말 진지하게, 톱아이돌을 노리고 있는거야?"
...음.
이런 말이 나오면, 아마 시즈카 씨가 이런말을 계속 들으면 말이지. 스스로도 모르게 울컥해서 화를 낼거같거든?
아리사 씨도, 모모코가 이렇게 물어보면, 충분히 화내고도 남을거라고, 생각이 드는데 말이지.
...그런데...
"......"
"...왜 화도 못내, 아리사 씨."
...역시, 오빠 생각이 맞았구나.
"아리사 씨에 대해서 오빠가 뭐라고 말했는지 알아?"
"...뭐라고...했는데요..."
...왠지, 다시 갑갑해지는 느낌이라, 숨을 크게 내쉬었어.
"...아리사 씨는, 이미 목표를 이루었대."
"...아이돌이 되어서, 다른 아이돌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가는거. 그거 자체로, 아리사 씨는 아리사 씨가 원하던 꿈을 이뤄버렸대."
"...그래서, 아리사 씨는 지금 여기서, 더이상 바라는게 없대."
"...아니, 에요. 아리사는..."
"...모모코도, 그렇지 않다고 하고 싶은데...있지? 모모코, 아리사 씨의 공연 전부 다시 확인해본건데..."
...오빠랑 하나하나 다 언급하면서 다시 확인한거지만...
"Hello 콘체르토. 센터 누구? 리더는?"
"...리츠코 씨...죠."
"리코타는? 하루카 씨인거 다들 아니까 넘어가고. '창조는 시작의 바람을 데리고'는, 유리코 씨 메인이고. 리프레인 키스? 스타리 멜로디? ZxB? 투모로우 프로그램? 리테일?"
단 하나도.
"아리사 씨, 모모코가 다 확인해왔던 모든, 아리사 씨가 들어가있던 유닛 공연에서는? 아리사 씨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본적이 단 한번도, 단 한번도 없었어. 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분산되거나,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기만 했지. 맞지?"
"아리사 씨, 본인 솔로 공연을 제외하면 단 한번도 제대로 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센터를 가져가지 않았어. 아니야? 모모코가 하는 말이 틀렸으면, 당장 부정해줘."
...아리사 씨는 대답하지 않았어. 그렇지만, 어쨌든, 침대에서 몸은 일으켜서 앉았어. 여전히 이불을 뒤집어 쓰고는 있지만, 얼굴을 내밀기는 했고.
...차라리, 뭐라고 말이라도 했으면 좋았을텐데.
"오빠 말로는... 아리사 씨가 리츠코 씨가 프로듀싱 말고 다시 무대로 오는게 오랜만이니까 줘야한다, 리코타의 정체성은 하루카 씨니까, 리프레인 키스도 코토하 씨가 쉴때는 우미 씨, 코토하 씨가 복귀하니까 코토하 씨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한다고 한사코 넘겼다고 했고, 심지어 투모로우 프로그램도 이쿠가 아리사 씨 센터해야한다고 그렇게 이야기 했던걸 끝내 고집을 안꺾고 최종적으로 이쿠한테 다시 센터 돌려주고, 리테일은... 디제잉 때문에 기기 앞에 서있는거 뿐이잖아..."
뭔가, 속에서 울컥하고 올라와.
하지만 아직 그걸 토해내기에는 일러. 아직 할말이 많아. 아주 많아. 그리고 들어야 할 말도 많은걸. 그러니까, 참을거야.
"...오빠가, 아리사 씨를 보고 뭐라고 비유했는지 알아?"
"...뭐라고 했나요...?"
"346의 아이돌들을 모두 통틀어서 무슨 프로젝트라고 부르는지, 알지?"
"...신데렐라..."
재투성이. 호박마차를 타고 무도회에 간 소녀.
"...오빠는, 아리사 씨를 보면, 어떻게든, 어떻게든 행운을 잡아서 그토록 바라고 바라던 무도회에 도착한 신데렐라가 생각난데. 그런데, 무도회에 왔으면 그걸 즐기고 무도회에 참여한 사람 답게 어울려야 하는데, 무도회에 온것만으로도 만족하고 황송해서 어쩔줄 몰라하고...그러고 있대."
그래서.
"그래서, 아리사 씨가 어느순간 12시 종이 울려서... 아니, 울릴까봐, 그래서 마법이 전부 깨어질까봐, 지레 겁 먹고 그대로 사라져버릴까봐... 오빠는 항상 무섭고 두렵대. 뭔가, 진심으로 스스로가 아이돌이라고 느끼고, 당당하고 떳떳한 느낌이 도저히 들지가 않는다고..."
그래서야.
"...아리사 씨가 그렇게 사라져버릴까봐 스스로도 모르게 겁이나서, 옆에 어떻게든 계속 있어줬으면해서, 분명 엄청나게 이르고 뜬금없는 그런 말을 한거라고..."
오빠는, 그렇게 말했어.
이 말을 덤덤히 하는 오빠가, 얼마나 가슴아파 보였는지.
이 말을 듣던 모모코는 얼마나 가슴이 미어졌는지.
"...그런데, 이런거 전부, 오빠가 옆에서 쭉 지켜보면서 느낀거, 뿐이야. 아리사 씨는, 오빠한테 뭐가 힘들다 어렵다, 이런거 정말 진심으로 이야기 했던거, 하나도 없다고 그랬어... 너스레로 징징거리는거 말고, 진심으로 의지하고 싶어하는건 단 한 번도 없다고 그랬어..."
...그러니까...
"그러니까, 이젠, 아리사 씨가 직접 말로 알려줘. 아리사 씨에 대해서..."
...웃어줘야지. 여기서, 모모코가 화내거나 울거나 하면, 아리사 씨, 말 못할수도 있어. 그러니까, 모모코, 배우로서 프라이드를 걸고, 웃는 얼굴을 연기할거야.
...그러니까 말해줘, 아리사 씨.
>>...다이스 판정 70.
-이야기 투표는 앞서와 동일합니다.
1. 아리사가 아이돌이 되기 까지의 이야기
2. 아리사하고 프로듀서 사이의 이야기.
3. 어제 아리사가 했던 생각들
4. 아리사가 그동안 아이돌을 하면서 들었던 생각들
다시 한 번, 다이스와 함께 1. ~ 4. 중에서 하나를 골라주시면 됩니다...
"...아리사는...말이죠..."
마침내.
"...모모코 쨩 선배도, 봤었죠? 아리사의 송포유 촬영..."
"봤지..."
"...아리사는, 어릴 때,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히 기억 안나요. 그냥 어릴 때부터, tv에 나오던 아이돌 쨩들이 좋았어요. 반짝반짝하고, 예쁘고... 멋있어서."
...아리사 씨가, 아리사 씨의 이야기를 시작했어.
"...그래서 실제로 너무, 너무 한번 보러 가보고 싶어서 부모님을 조르고 졸라서 갔던게, 그 송포유 촬영 때 쓴 사진이랍니다."
"...응, 그건 대충은 알고 있었어..."
"...그렇게 어릴때부터 아이돌이 좋았고, 아리사도 그런 무대에 올라가고 싶다... 뭐, 마법소녀가 되서 마법을 쓰고싶다, 이런정도? 그런정도로 생각했었어요. 그런거 있잖아요? 엄청 어릴때, 뭔가에 빠져있으면, 그거만 하루종일 이야기하고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하고... 그렇죠. 아까 모모코 쨩 선배가 이야기해준, 프로듀서 씨랑 만났을때도 그쯔음이에요."
...모모코는 책상의자에서 일어나서, 침대에 다가가 살짝 걸터앉았어.
"...그때는 정말 누구라도 붙잡고, 아이돌 쨩 굉장하죠-만 하루 왼종일 이야기했었어요. 지금 아리사가 생각해도...이해가 안갈정도로."
"...솔직히 그동안의 아리사 씨도 그렇게 이해가 되는 범주는 아니지만..."
...아, 모모코도 모르게 태클을...
"...그런가요. 아무튼, 그 날도 아무나 보이는 사람을 보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게 오빠였다...?"
"...참 이상한 사람이었어요. 꼭 유령같았다고 해야할까... 무섭다는 느낌은 안들었지만. 그냥... 위험해보이지는 않는데, 너무 이상해보여서... 아리사는, 아리사도 모르게 그 사람 앞에 멈춰서서 막- 떠들고 있더라구요."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말이죠? 인형처럼 퀭했던 눈이, 아리사가 쭉-이야기를 하다보니, 아리사를 바라보고, 막, 빛이 돌아오는거에요."
지금 그런걸 보면 아리사, 분명 경찰에 신고할거같지만...
...어라, 우연이네. 모모코도 그럴거 같긴 한건데.
"...아무튼. 그렇게 그 이상했던 사람이, 아리사를 똑바로 바라보면서, '네가 아이돌을 해보는건 어때?'라고, 하는거에요."
"...오빠는 그런 말은 없었는데..."
"뭐, 사람마다 기억하는건 조금씩 다를수 있잖아요."
"...응. 그렇지."
"...있죠? 그때까지, 그 누구도 아리사한테 진지하게, 그런말을 해준 사람은 없었어요. 아리사도, 아리사가 아이돌을 할 수 있을거라고, 그냥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하면 재밌겠네 즐겁겠네-하고 생각만 했지, 그렇게 진지하게 이야기해준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다구요."
...그래서, 그때부터였어요.
"아리사가, 아이돌 쨩들을 멀리서 지켜만보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게."
"...뭐를?"
"아리사는, 안되겠구나. 라는걸요."
...
"아이돌 양성소에서, 아리사보다 더 뛰어난 후보생들이 수없이 들어왔다가 나갔다가... 데뷔했다가, 금방 은퇴했다가... 아리사는 그런걸, 수도 없이 봐왔어요."
"어릴때... 마냥 천진하게 꿈꾸고 상상해왔던것과는 전혀, 판이하게 달랐어요. 마냥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 아니었고, 무대에서의 그 잠깐 미소를 위해, 얼마나 많은 눈물과 노력을 삭이고 삭이는지를 봤고..."
"...아리사는, 그렇게 수없이 포기하고 그만두는 사람들 보다, 형편없이 모자랐어요."
"그렇지 않아!!"
반사적으로, 소리를 질러버렸어. 어느샌가 아래로 흘러내린 이불 너머로, 아리사 씨가 모모코랑 시선을 마주쳤어.
"지금, 그렇다는건 아니라구요? 물론 지금도 그렇게 뛰어난건 아니지만..."
아무튼, 말이죠.
"아리사도 수없이, 아이돌 모집 오디션에서 떨어지고 떨어지면서... 역시 아리사한테는 맞지 않는걸까. 너무 과분한 꿈이었던걸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정말, 정말 아리사가 존경하고 좋아하던 아이돌인, 아마미 하루카 쨩이 있는 765 프로덕션에서 아이돌 후보생을 대량으로 영입한다고 했을때, 아리사는 정말 어떻게든 합격하고 싶어서 미친듯이, 미친듯이 노력했어요. 정말, 하루카 쨩같은 아이돌과 함께 레슨을 받고, 이야기를 나누고, 무대에.. 아리사가 올라갈 실력이 되기나할지는 몰라도, 혹여나라도, 함께 올라가볼수있는...그런. 너무나 아리사가 바라던거라서."
...아리사 씨의 입가에 머물러있는 미소. 지금도, 생각하면 기쁜걸까. 그럼, 계속 아이돌을 하면 안되는거야...?
...하지만 아직 아리사 씨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으니까. 조금만, 조금만 더 듣는거야.
"...그렇게, 아리사는 765 프로덕션의 오디션을 보러 갔어요. 그리고..."
...뜻밖의 사람과 재회했어요.
"......오빠랑?"
"네."
"...오디션장에서 인사한거야?"
"아니죠. 어떻게 그래요. 그리고, 아리사도 그때의 그 후줄근한 아저씨하고, 올스타즈를 프로듀스하는 이 정장차림의 멋진 오빠하고 진짜 같은 사람인가? 하고, 확신할 수가 없었는걸요.
"...흐응, 뭐 어쨌든 다시 본 순간에도 오빠는 멋졌다 그말이네?"
"...아리사의 사적 감정이 아니라 그냥 객관적. 객.관.적.으로 말한거라구요. 모모코 쨩 선배도 프로듀서 씨를 처음 봤을때 그렇게 생각 안했어요?"
"...뭐..."
...생긴거 치고는 참 맹한 사람이네, 하고 생각하긴 했지.
아무리 모모코가 업계에서 경력이 더 있더라도, 아이한테 바로 무시당할정도로 얼빠져 보였달까...
"...독설은 생략할게."
"...인상이 썩 좋진 않았군요."
...크흠. 아무튼.
"아리사가 확신한건, 오디션 장에서 프로듀서 씨의 목소리를 들었을때였어요."
"...오디션 들어갈때?"
"네. 그래서, 분명, 기억에 있는 목소리인데, 기억에 없는 인상이어서, 한참 헤매고 했는데..."
...그래서 아리사는, 오디션때 정확히 뭐라고 이야기하고, 뭘 보여줬었는지 기억이 안나요.
"...아니, 진짜로?"
"네..."
"...그런데도 용케도 합격했네?"
"...솔직히, 될거라고 기대를 안했는데... 되서, 너무 기뻤어요. 기뻤지만... 프로듀서 씨가 아리사가 기억하는 그 사람이 맞다면, 아리사를 기억하고, 그냥 그 때의 정으로... 자격미달인 아리사를 못이긴척 받아준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안됐지만, 그건 절대 아니야."
"...네?"
"오빠가 아리사 씨 오디션 때 이야기도 해줬거든? 오빠는 솔직하게 말했어. 오빠는, 아리사 씨에 대해서 그 어떤것도 냉정히 객관적으로 대할수가 없어서, 그때 기권표를 냈다고 했어. 그런데, 코토리 씨, 리츠코 씨, 그리고 사장님까지 모두 전적으로 찬성해서 아리사 씨가 오디션을 통과했다고, 오빠가 말해줬어."
그러니까, 오빠의 편애 같은걸로 합격한건 절대로 아니니까, 일단 그거 비슷한 자격지심은 안가져도 좋아.
"...그런...가요..."
>>야호 다시 다이스타임!
이제 이야기는 4종..이지만 선택은 3종이 남았군요?<<길어
다이스 통과 값은 60. 통과 후엔 가장 높은 값이 나온 앵커로 진행합니다.
다이스 통과가 안되면 제가 자체적으로 다이스를 굴려 모모코가 뭘 듣고 싶어하는지 선택하는걸로 하겠습니다.
이야기 투표 목록은 아래의 3항목입니다
1. 아리사하고 프로듀서 사이의 이야기.
2. 어제 아리사가 했던 생각들
3. 아리사가 그동안 아이돌을 하면서 들었던 생각들
렛츠 롤!
앵커 모집은 18:50까지!
"...아리사가... 아이돌을 하면서,어떻게 생각해왔나...일까요. 네. 아까, 프로듀서 씨가 신데렐라에 비유하셨나요?"
"응."
"...글...쎄요...아리사는, 그런식으로 비유해서 생각해본적은 없어서... 유리코 쨩같진 않아서...말이죠."
"...확실히 그거, 유리코 씨가 할만한 비유이긴 했어."
"...어쨌든, 그렇네요. 아리사는 아이돌을 하면서... 아리사가 아이돌이라는 실감이 별로 오지 않았어요."
"...물론, 프로 의식이 없다거나 뭐... 그런 의미가 아니라는 건 알죠?"
"...아리사 씨 만큼 아이돌 활동에 책임감을 느끼는 사람, 모모코는 시어터 조에서 마츠리 씨 정도 말고는 꼽아볼 수 없어."
"...그렇죠. 마츠리 쨩은... 정말 존경스럽죠."
"...아무튼. 계속해줘."
"네. 그래서... 아리사가 아이돌이랍시고 있으면서, 그 누구보다도 가장 가까이에서 아이돌 쨩들을 지켜볼 수 있으니까, 그런 만큼, 폐는 끼치지 말아야겠다고 항상 생각했어요."
"...폐...?"
"...뭐, 이것저것, 말이죠."
...아리사 씨는 그냥 대수롭지 않다는 듯 넘어갔어.
"그리고... 알다시피, 아이돌은 수명이 짧고... 기회가 많지 않은 직종이잖아요? 그래서, 아리사는 아리사가 정말 좋아하는, 누구에게라도 자랑하고 싶은, 너무너무 굉장한 아이돌 쨩들이 기회를 하나라도 더, 팬들에게 어필하고 스스로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조금이라도 더 잡기를 바랐어요."
...하... 하하...
"그냥, 그래서 였어요. 아리사에게 할당되어있는, 아리사가 담당해서 다른 아이돌 쨩들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아리사의 솔로 무대는 상관 없지만, 역시 솔로보다는 이래저래 프로덕션에서 밀어주는 유닛 활동은, 765가 대기업도 아니라서 한번에 모든 유닛을 다 지원해줄 수 있는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그 유닛활동 한번한번이 얼마나 귀중한 기회인지 아리사는 알고 있어서, 그래서 양보하고 싶었어요."
...진짜, 바보지...?
"바로 옆에서, 눈부시게 빛나는 사람들 옆에서, 특등석에서 똑똑히 지켜 볼 수 있었던건... 아리사에겐 엄청난 축복? 아뇨 행운, 이었다고 생각해요."
"...왜, 과거형이야."
"...뭐 그런게 중요한건 아니잖아요."
...아리사 씨의 표정, 조금은 밝아진거같아.
...아직이야. 조금만, 조금만 더 이야기를 들어주자.
하고싶은, 못해왔던 이야기를 쭉, 다 할수 있도록.
>>자자 다이스 타임! 이번 통과 값은 50! 통과 후 가장 높은 다이스 값의 앵커로 진행합니다.
투표는 이제 2개 남았죠?
1. 아리사와 프로듀서 사이의 이야기.
2. 어제 아리사가 했던 생각들.
밥도 사오고 장도봐오고 겸사겸사 연재는 19:40부터 재개합니다.
그때까지 다들 굴려주세요!
"...아까, 모모코 쨩 선배... 어제 아리사가 대체 무슨 생각을 했었나, 를 물어봤죠?"
"응. 맞아. 솔직히, 어제 그 이야기들 다 듣고... 그러고서, 그만두기로 결심한거 아니야?"
...그만둔다, 라는 말을 입에 담기 싫지만. 뭐 어쨌든 간에, 물어볼건 물어봐야지.
외면하고 바라보지 않는다고 해서 없던일이 되는건 아니니까.
"...틀리...진, 않아요. 어제... 그 이야기들을 듣고, 그것 때문에 그만두는건 아니지만."
...그 이야기들이, 그만두려는 마음을 굳혀줬다, 고 할까요.
"...딱히 다르지 않는거 같은건데."
"...그렇게 들릴수도 있겠지만..."
후우...
아리사 씨가 또 한숨을 내쉬었어. 대충 예상은 하는거지만. 이미 오빠랑 충분히 다 이야기가 된거지만... 그래도, 아리사 씨가 직접 이야기하는게 아니면.
"...아리사는, 아까 모모코 쨩 선배도 말했지만, 프로듀서 씨한테... 고백받았어요."
"응. 프로포즈. 축하해, 아리사 씨."
"프...?! 아, 아니 그정도까지는 아니고...!"
"뭐가. 그게 프로포즈지, 그럼 뭐가 프로포즈인건데? 예식장 잡고 날짜 잡아서 청첩장 돌리기 까지 전부 계획이 잡혀야 프러포즈인걸까."
"...아니아니아니?! 아리사도 그정도까지 생각한건 아니지만요?! 그래도 그냥 단순히 옆에 있어, 같은게 어떻게 프로포즈까지 가는건가요?!"
"...그거 알아?"
"뭐를요?!"
"그거, 받는 사람이 어떻게 반응하냐가 중요한거야."
"...에?"
"이미 아리사 씨는 프러포즈 이상으로 받아들인거 같은 건데."
"......아니에요!!!!!!!"
...침울한 얼굴에서, 온통 새빨갛게 물든 얼굴이 되니까, 좀 생기가 돌아온것같아.
그래도 아까 아리사 씨네 어머니께서 말씀하신 대로면, 오늘 뭐 하나 먹은것도 없을테고... 그래서인지 평소같은 생기는 아닌거 같아.
응. 빨리 이야기 끝내고, 아리사 씨, 뭐라도 먹여야겠지.
"...아무튼, 말이죠."
"...응."
"...그 이전에, 아리사는... 아이돌 쨩들에 대해 엄청, 어어엄청 조사하고 알아보고 하잖아요?"
"응. 그래서 리츠코 씨도 아리사 씨한테 먼저 데이터 물어보고 하고 그러지?"
"...네."
"...법에 저촉되는건 없는거지?"
"......네."
"왜 침묵이 더 길어지는걸까..."
"...아무튼요."
"뭐...알았어. 이야기, 계속해줘."
...그러니까...
"...아리사가... 모두의 취미나 취향이나, 이런 것만이 아니라, 누가 누굴 좋아하고 각별하게 생각하고 하는지 정도도, 어느정도는 알고 있어요."
...그래도 아리사 씨가 직접 스스로 말해주는건, 뭔가 느낌이 다르네.
"...물론 말이죠? 외부인이 아니라, 같이 365일 중 대부분 날짜를 같이 지내는, 아이돌 동료로서 지켜보다보면 추측들이 확신에 가까워지게... 그런게 있거든요."
"...흐음..."
"...뭐, 그중 가장 알기 쉬운건... 모두들, 프로듀서 씨를 엄청, 엄청 좋아한다는거죠."
"...뭐, 모모코는 그 바보 오빠의 어디가 그리 좋은건지 이젠 모르겠는걸."
"...어어...저기..."
"뭐. 왜. 뭐."
"...아니에요."
"말해, 차라리. 모모코 화낼거야."
"...아니에요. 이야기나 마저 할게요."
"저기? 아리사 씨? 차라리 속시원하게-"
"-어제 이야기도, 마찬가지였어요."
"......"
"다들... 그렇게 힘들고 어려울 때를 극복하게 도와주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프로듀서 씨라고. 그리고 그렇게 이야기할때... 너무, 행복해보이는 미소를 지어서..."
...그럼...
"...아까 오빠한테 차마 물어보진 못했는데. 아리사 씨, 혹시 오빠가 고백한거...뭐라고 대답했어."
"...대답하지 않고, 그냥 프로듀서 씨를 계속 피했...어요..."
"......"
...이럴때 대체 무슨 말을 해야해?
>>가속합니다.
"...뭐, 특별하게 할 이야기는 없어요. 프로듀서 씨가... 아이돌 활동 관련해서는, 아리사의 의견을 많이 존중해줬고... 리츠코 씨도, 프로듀서 씨도, 아리사의 관점을 꽤 중요하게 생각해줘서 아리사의 의견이 이따금씩 반영되기도 했고..."
"...아니지."
"네?"
"...그런 일적인게 아니잖아. 모모코가 물어보려던게, 그런게 아니라는거, 아리사 씨가 더 잘 알잖아."
"...그렇지만 말이죠. 프로듀서 씨는, 52명을 책임져주셔야 하잖아요."
"......"
"...아리사가 그래서, 프로듀서 씨의 시간을 많이 빼앗지 않으려고 했어요."
"아리사 씨..."
"그냥, 그게 다...라고 생각해요."
......좋아. 이제, 마지막이지.
"...그럼 말이지, 아리사 씨."
"네?"
"...다 좋아. 다 좋은데... 그럼, 아이돌을 그만두고 난 다음, 이제 앞으로는 어떻게 할거야?"
>>21:00까지 아리사의 대답, 자유앵커. 21시 이후에 자동으로 마감하고 진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