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코가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보니까, 아리사 씨가 조금 움츠러들었어. 아니 진짜로, 저런 질문을 대체 누가 하냐구.
"그, 그그 그래도! 모모코 쨩 선배, 방금 너무 차가웠다구요!!"
...잘 생각해보면, 아카네 씨 정도면 할 수도 있지 않을까? 뭔가 바뀐거 없냐는 질문의 변형으로. 음, 그래봐야 그건 오빠한테나 할 법한 질문이니 모모코한테 할리는 없을테구...
"...정말, 그래서. 무슨 이야기이야? 스스로가 이상해지지 않았냐니. 모모코, 솔직히 아카네 씨가 하는 질문인줄 알았다구."
"...그거, 아카네 쨩이 들으면 화내지 않을까요?"
"어...그렇네. 그럴지도."
"아카네 쨩, 표현은 잘 안해도, 엄청 섬세하니까 저런 말도 꽤 크게 신경쓸꺼라 생각한다구요."
"...응. 그건 모모코의 실언이었어. 인정. 그렇지만, 그거랑 관계 없이 아리사 씨랑은 거리가 엄청나게 먼 말이었다는 건 확실해."
뭐, 아리사 씨답지 않은 질문이어도, 모모코는 크게 상관 없지만.
아무튼 아리사 씨랑 또 티격태격, 한동안 말을 주고 받다가...
"아니, 그, 엄청 시큰둥하게 바로 그렇게 받아치고, 하니까 별 관심 없는줄 알고-"
"아-니-거-든-요?! 모모코가 괜히 그런줄 알아?!"
"아니었어요?!"
...아니 그런 실없는 소리를 하면서, 모모코 쪽은 바라보지도 못하고, 옆머리 계속 꼬고 있고, 몸도 안절부절 못하고 있으면 말이지? 아리사 씨, 말하나 제대로 못하다가 그대로 도망가잖아? 모모코가 아리사 씨를 하루이틀 겪는것도 아니고 본인이 부끄러우면 그럴 때만 쓸데없이 프린세스 답게 전력으로 도망가는 주제에?! 그래서 쓸데없는 긴장하지 않게 일부러 퉁명스럽게 받아쳐서 만담으로 긴장 풀어줬더니만 뭐?!
...라는 말을 쫙 늘어놔봤자. 응. 모모코의 체력 낭비. 그냥 아리사 씨의 이야기나 듣는게 나을거야.
"...아무튼, 그래서 말하려던게 뭐였어?"
"에...그러니까 그게 말이죠..."
아리사 씨는 머뭇머뭇하다가, 최근들어 이런게 이상하지 않냐는, 그런 이야기들을 꺼내기 시작했어.
>>+3까지, 아리사가 스스로 이상해지지 않았냐고 생각하는 예시들을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적당히 버무리겠습니다.
"그, 그 부분부터인가요오오?!?!?!"
"당연히 여기부터거든?!?!?!"
"그, 그러니까아-"
"아니! '아이돌 쨩들에게 애정을 담아 찍는 살짝의 위험함을 담은 직촬이라구요!'이라고 본인 스스로 그렇게 합리화를 해온 주제에 뭐라고?! 끝까지 도촬이 아니라고 잡아뗐으면서 도대체 왜 이제와서 스스로 대뜸 인정하는건데?!"
"자, 잠깐만요 모모코 쨩 선배! 너무 흔들지 말아요! 조금 어지럽-"
"싫어! 그동안 당해온걸 생각하면!!"
"그, 그건 소라 씨에게 먼저 문의를 하시라구요! 아리사는 소라 씨랑 비교하면 수위 조절 철저히 하고 있다구요?! 어디까지나 개인 소장이고-"
"...그동안 오빠한테 단 한 장도 안넘겼다고 아리사 씨의 아이돌 인생을 걸고 말할수 있어?"
"-...개인이 꼭 1명인거는 아니지않나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꺄아아아죄송해요오오오오"
"못 참아 이젠!!! 그동안의 원한을 지금 갚고 말거니까!!!!"
"...그, 죄송해요...?"
"...뭐, 그건 이제 넘어가고."
"...용서해주시는건가요...?"
"아니?"
안 끝났어. 이거 하나로 하루를 끝낼수는 없으니까 봐주는거야.
모모코가 단호하게 덧붙이니까, 아리사 씨가 축 늘어져.
...정말 신기하지만, 아리사 씨의 저 양갈래 머리도 아리사 씨의 텐션을 따라가는거 같단말이지?
"...그, 아무튼... 안하게 되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말 그대로에요."
아리사 씨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말이 없었어.
...최근들어... 아리사 씨의 도촬이...없었나?
...확실...히, 없었지...?
어... 그렇네?
"생각해보니, 최근 들어서는 탈의실에서 주변을 예의주시하는 일이 없긴했어."
"...아, 아리사가 아이돌 쨩들의 정조 관련으로 경각심을 높여줬다고 생가ㅏㅏㅏㅏㅏ"
"...그냥 한마디만 덜하면 좋지 않을까, 아리사 씨?"
"에ㅔㅔㅔㅔ...아오애어오..."
"...놓을게?"
왜 꼭 모모코가 연상인 아리사 씨한테 이렇게까지 통렬하게 딴지를 걸어야하는걸까?
"...나잇값..."
"잠깐만요, 아리사, 그 말은 그냥 못 넘어가겠-"
"누가 자초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네요, 아리사네요. 잘못했습니다..."
정말이지. 모모코도 對 아리사 씨 전용모드인 안나 씨처럼 되고 싶진 않단말야.
...뭐, 너무 만담처럼 되지는 않게 할까.
"그런데... 확실히 좀 이상하긴해."
"...네?"
"사진 한장이라도 더 찍을라고 혈안인게 아리사 씨였는데 말이지. 뭔가 그런 기운? 기색? 기세?"
"기세가 맞을거에요."
"...아무튼. 기세가 확 죽었다고 해야할까?"
...잠깐.
"...생각해보니... 사진이 문제가 아닌거 같은데?"
"네?"
모모코, 지금 생각난게 하나 있는데 말이지...
"아리사 씨. 사진이 문제가 아니라...지금 아이돌 자체에 대해서 관심이 좀 떨어지지 않았어?"
"......네? 네헤?! 그, 그렇지 않아요?!"
"아니, 잠깐 모모코의 이야기를 들어봐."
"그-!! ...네."
"자, 잘 들어봐? 지난주에 들어온 신규 굿즈 말이지."
"...아, 신규 굿즈가 들어왔어요?"
"아니, 이거 봐...아리사 씨가 모모코한테 들어서 그렇게 알게되는 상황 자체가 그동안 없었어. 보통은 아리사 씨가 모두한테 알려줬었단 말이지."
"......에...에에에에엑?!"
보통은 출근했을때 얼굴 마주보면 누구 굿즈가 나왔느니 이런거 바로바로 알려줬잖아. 정신없이 대기실 올라오면 제일먼저 알려줬으면서.
"그거 말고는... 그렇지. tv쇼에서 다른 소속사 아이돌들을 만나도 얌전해."
"...어... 어?"
"이미 스태프 분들도 다들 알고 있을정도로, 아리사 씨가 출연하면 대기실에 무슨 난리가 날지부터 궁금해했는데. 최근에는 엄청 조용하고."
"...아니 그건, 아리사가 잘 아는 아이돌 쨩들이 나와서-"
"...아는 사람이면 더 날뛰던게 아리사 씨였거든?"
"저기...아리사 씨?"
"네?"
"지금 시어터에 누구 누구 있는지 혹시 알고 있어?"
"어... 일단 지금 가는 방향대로 로비 쪽으로 간다면, 아마 로코 쨩이 뭔가 작업을-"
"-오케이. 레슨실 쪽으로 가볼까."
"...저기, 모모코 쨩 선배?"
"응?"
"왜 로코 쨩을 피하려는거에요?"
"...아, 아닌데?"
"아니, 왜 갑자기 로비말고 레슨실을-"
"...초장부터 청해 난이도가 높은 조언은 좀 아리사 씨한테 어렵지 않을까 해서-"
"오, 모모코 쨩 선배, 청해라니 어려운 단어를-어 잠깐만요 화내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그냥 순수하게 놀라선데!"
"놀리는거 다 알거든요-?"
"아니 먼저 시작한게 누구인데요?!"
...참, 뭐랄까.
안나 씨가 아리사 씨를 표현은 안해도 좋아하는 이유를 알것같아...
...만만해서는 아니니까 오해는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는걸.
"...왜 이리 라우드 한가 해서 웤 어라운드 해봤더니, 모모코랑 아리사 잖아요? 왜 그래요, 무슨 시추에이션이에요?"
"앗, 안녕, 로코 씨."
"아, 로코 쨩! 모모코 쨩이 로코 쨩을 피하려고 했대요-"
"뭐라는거야?! 어쨌든 보러 가려고 했거든?! 다만 순서를 나중으로 하려고 했을 뿐이거든?!"
"아리사, 이래뵈도 외국인 아이돌 쟝들이랑 친하게 지내려고 영어 열심히 배워뒀거든요?! 그래서 지난학기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구요!"
"...뭐, 아마 모모코나 아리사도 이질리하게 리얼라이즈 할수 있겠지만요. 역시 아트가 모스트하게 슬럼프를 리얼라이즈하죠."
"응. 역시, 창작의 고통이려나? 배우는 어찌되었던 대본이라는 최소한의 틀이 먼저 주어지는거랑 비교하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는거니까."
"이그젝틀리인거에요. 로코아트 워킹에 몰두를 하다보면, 아트에 대한 앰비벌런스함이 종종 어라이즈하는거에요..."
로코 씨의 눈이 조금 가늘어졌어. 눈빛은, 음, 조금 낯설다고 해야할까? 뭔가 보이지 않는것을 응시도, 초점이 완전히 흐려진것도 아닌... 정확히 뭔가를 바라보는지 잘 표현하기 힘든 그런거?
"...로코는 어떻게 오버컴하냐면요..."
"응."
"...뭐라고 할까요... 로코가 아트를 왜 하는지. 로코아트를 만드는 리즌부터 떠올려봐요."
"...초심."
...초심. 중요하지. 응. 모모코도 잘 알아.
...마카베가 아닌 미즈키 씨는 찾지 말자?
"네. 로코는, 로코아트를 만드는걸 조이하고, 만드는 에브리 모멘트가 해피하니까요. 아이돌 액티비티도 마찬가지고요."
두사람도 세임이죠?
로코 씨의 물음에, 모모코는 고개를 끄덕였어. 응. 모모코는, 아이돌 하는게 즐거워. 연기도 좋았지만. 아이돌도 좋아졌는걸.
"그래서, 로코 아트를 조이할수 없다면, 로코는 조이할 수 있도록 로코의 베스트 모멘트들을 떠올려보는거에요."
"...음... 주로 어떤 순간들인데?"
"음... 메이비... 라이브 후 프로듀서와 인카운터하는 모멘트나, 프로듀서가 로코아트를 어드마이어하는 모멘트... 또..."
...어라? 잠깐.
"잠깐만, 로코 씨?"
"어, 네?"
"뭔가... 로코 씨가 말하는 예시에 항상 프로듀서, 가 있지 않아?"
"...에... 에? 그런가요? 웨잇 어 세컨ㄷ..."
의외라는 듯 눈을 크게 떴다가, 오른손으로 턱 쪽을 짚었다가, 곰곰히 생각하던 얼굴이 점점 붉게 변하기 시작하는 로코 씨...?
"-시즈카 쨩이에요."
"역시. 시즈카 씨, 자율 레슨..."
"...괜히 방해하는거 아닐까요?"
"뭐, 길게 시간 잡아먹을거는 아니잖아? 시호 씨가 딴죽거는거 아니면 문제 없을거라고 봐."
"저기, 선배, 그건 아리사한테 딴죽이 올거라 사료됩니다만..."
"그건 아리사 씨가 나쁘니까 그런거 아닐까?"
"...부정할수 없어요!"
매번 직찍을 시도했던 아리사의 업보겠지요!
...하아...
"...아리사 씨는 왜 이렇게 죄가 많은거야, 도대체?"
생각해보면 아리사 씨의 슬럼프인지 뭔지 이거 해결 안하는게 모두가 평화로운 결말 아닐까?
"...잠깐만요 모모코 쨩 선배, 벌써 기브업은 너무 잔혹하지 않나요?"
"글쎄, 그정도로 집요했던 아리사 씨의 과거를 생각하면..."
"...크흑... 전과가 많아서 양지로 나갈수 없는건가요, 아리사는!"
"...솔직히 모모코가 전부 다 파악하는건 아니라 속단하기 힘들긴한데 말이지..."
울먹거리는(?) 아리사 씨를 바라보며, 모모코는 밝게 웃어보였어.
"최소한, 시즈카 씨가 아리사 씨를 신고 안한건 아리사 씨가 하루 3번 도게자를 해야하지 않을까 싶어."
"......저기, 모모코 쨩 선배, 그 얘기를 들으니까 이번엔 아리사가 레슨실에 들어가기 무서운건데요, 역시 이쯤하고 돌아가야-"
"응 안돼."
시즈카 씨는 거울 앞에서 악보를 들고 서있었어. 음, 뭔가 할수 있는게 다양해서 속단하기 힘들지만...
모모코가 보기엔...
...에이.
"...응, 그냥 물어볼래."
"에?"
"시즈카 씨, 뭐 연습하고 있던거야?"
"아. 잠깐... 라이브 중에 피료할때 호흡을 어떻게 배분할지 좀 다시 고민해보고 싶어서...하고 이것저것 다양하게, 라고 해야하나..."
딱히 어떻게 한다는 생각은 없었어, 라고 말을 끝맺는 시즈카 씨.
...자율레슨, 이니까, 이것저것, 일까나. 뭐, 누구라도 그렇겠지만.
그래도 의외인데.
"의외네요."
"에? 뭐가요?"
"시즈카 쨩은 이런거 할때, 딱딱... 항상 명확히 기준을 정해두고 해온다고 생각했거든요."
적어도 아리사가 봐왔을때는, 여지 없었구요.
"...뭐, 대부분 그렇긴해요. 그래야 시간 낭비가 없고. 그렇긴한데..."
"응. 시즈카 씨도 그냥 마음가는대로 할수도 있으니까."
"...응. 그렇네. 맞아. 모모코 말대로에요. 오늘은 왠지, 랄까."
...응. 의외야. 시즈카 씨도 그럴수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진짜로 그러는거 보니까, 좀 놀라운걸.
뭔가 아까의 할리-데이빗슨에 이어서, 또 놀라운걸 보는ㄱ
"푸흡"
"에? 왜 웃는거야, 모모코?"
아.
...표, 표정관리표정관리. 모모코는 프로다. 모모코는 프로야. 프로라구. 프로니까!
"...잠깐만요, 뭘 생각한거에요 모모코 쨩 선배."
...어, 잠깐? 아리사 씨. 아리사 씨가 반응하면 모모코가 어물쩡 넘기기 어려워지잖아요? 발끈할만한건 모모코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아리사 씨가 정말 그 사건을 어둠속에 묻고 싶다면 반응하지 않는 쪽이 좋을거라 생각하지만?
...근데 이런 시선 교환을 하면 저렇게 날이 서있는 시즈카 씨는 분명 눈치챌테니까. 혼자 얼버무려보자. 응. 할수있어, 모모코.
"...아, 크흠. 미안. 아무것도 아니야."
"저기? 모모코? 쓸데없이 궁금하게 해놓고 어물쩡 넘어가는 건 좀 너무하다고 생각하니까? 신경쓰이니까 알려주지 않을래?"
...실패했다. 음. 그러네. 안나 씨가 예전에 했던 게임에서 봤던 대사가 떠올라.
죄책감이 스멀스멀 올라오네.
...음, 최선을 다해보자.
"저, 저기 시즈카 씨, 아리사 씨에게도 잊혀질 권리가 있으니까-"
...응. 프로 실격. 워딩 NG잖아. 오늘 일기에 반성하는걸로 적자. 응.
"아! 말해주지 말라니깐-"
"아리사 씨는 조용히해주세요! 그동안 제가 당한걸 생각하면 저도 이런거에서 한번 우위를 점해도 되지 않나요?! 네?! 말해줘 모모코! 뭐냐구! 이거 아리사 씨 이야기지 응?! 알려줘! 뭐가 모모코 너마저 평정심을 잃게 하는, 그런 사건이 있었던거야?!"
"아니, 물론 아리사가 잘못한게 많긴한데 말이죠?! 지금 이건 아직 아리사가 마음 정리도 안된 따끈따끈한 사건이라서-"
"시끄러워요! 맨날 저만 장난 대상으로 지목되서 귀엽다고하고! 저도 한번쯤은 공격 포지션에 서고 싶다구요! 단체 채팅방에 제가 화젯거리가 되는게 아니라 화젯거리를 던지고 싶단말이에요!"
"잠깐, 그게 그렇게 한이 될정도에요?!"
"당사자가 아니면 전혀 모를거라구요!"
...어, 그거 그렇게 절절하게 말할 이야기인걸까?
아리사 씨랑 시즈카 씨 사이에 끼어서 마구 흔들리는 동안, 모모코, 태평하게 그런 생각이 들었어.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미안해, 아리사 씨. 지켜주지 못했어..."
"지켜줄 생각이 없었잖아요!!! 너무해요 선배!!"
"...그, 그치만 모모코가 평정심을 완전히 되찾기까지 시간이 너무 짧았단말야!"
"...너무해요 너무해요... 이제 노리코 쨩한테 이야기가 들어가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어요... 아리사는 이제 더이상 아이돌이 아니라 노리코 쨩의 애마로 전업하는 수밖에 남지 않았다구요...어흐흑..."
"그, 그건! 모모코가 노리코 씨한테 선처를 구해볼게! 응! 노력할테니까!"
"크흠. 죄인, 마츠다 아리사는 모모코의 발판이 될것. 이상."
"예이! 분부대...로...오?"
"어? 잠깐, 지금 시점에선 아리사 씨가 나한테 공세를 펼치는거 같았는데-"
"...아."
...음. 데헷, 하면 될까?
...뭔가 모모코, 미라이 씨처럼 한거같은데.
응. 미라이 씨 연기한걸로 할까? 딱히 모모코가 엄청 웃다가 모모코도 평정심 안찾아져서 무심결에 그렇게 한거 아닌걸로 하자. 응.
"...왜 또 아리사가 수비로 된거에요?!"
"아. 응. 미안. 시즈카 씨 대상으로 다시 할게."
"굳이 또 무르고 다시하는거, 많이 이상한 그림이긴 한데..."
"이상해도 아리사가 다시 잡은 기세! 순순히 안 넘겨줄거라구요! 부탁해요, 선배!"
"네. 크흠. 죄인 모가미 시즈카는, 스스로의 뺨 대신 아리사 씨의 뺨을 칠것. 이상."
...침묵.
"...저기, 아리사는 그런 포상은 필요 없는데요..."
"여, 연상을 때리라니, 그건 진짜 좀..."
"...두, 둘다 정색하면 모모코가 뭐가되냐구! 어차피 모모코가 뭐라고 해도 진심으로 할 생각 없었으면서!"
"...뭐, 적당히 봐서 따라주려고 했는데."
"네. 아리사도요."
아니...퉁명스러운척 말해놓고, 왜 둘다 모모코의 눈길을 피하는걸까...?
"...모모코가 대상이지?"
"들켰네요."
"역시 선배구나."
"이이익! 언제 둘이 짠거냐구!!!"
"...응. 충분히 웃고 즐긴거 같아. 배가 좀 땅기긴 하지만, 리프레쉬는 충분히 된거같아요."
고마워요, 두사람 다.
마침내 평정심을 되찾은 시즈카 씨는 모모코랑 아리사 씨한테 인사했...
...응. 뭐, 아리사 씨는 익숙할테니까. 괜찮을거야.
"그런데... 두사람, 어쩐일로 온거에요?"
"드디어 본제로 넘어가는군요..."
"응. 누구의 개그 본능이 엄청나게 폭주해버린 탓에 말이지."
"...모모코 쨩 선배, 제4의 벽, 너무 부수면 안된다고요."
"뭐 어때. 모모코는 프로인걸."
"...딱히 관계 있는거였어?"
그런걸로 하면 그런게 되니까. 여기는 그런곳이잖아?
이마를 짚고 시즈카 씨가 깊게 한숨을 내쉬었어. 너무 웃어서 머리가 아픈건 아니길 바라자. 응.
"...어, 질문으로 대답해서 미안하긴한데... 그걸 물어보는 이유가..."
"그게, 아리사 씨가 슬럼프가 온거같아서, 말야."
"...어? 어떤?"
"그건... 아리사가 직접 말하기 뭐하긴 한데... 아이돌 쨩에 대한, 열의가..."
...예전같지 않달까.
나지막히 덧붙인 말은, 시즈카 씨한테는 과연 어느정도의 무게감을 가지고 있었을까.
모모코는 시즈카 씨가 아니라서, 정확히 가늠해볼수는 없을거같아. 그치만...
"...저기, 설마, 혹시, 도촬이나 민폐를 최근들어 전혀 안하시던게 설마-"
...시즈카 씨의 표정에서, 얼마나 당혹스러운지는 알것같아.
"...그, 몰랐어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저, 저기, 시즈카 쨩, 그 건과 그 건은 전혀 별개니까, 그렇게 미안할거 없구요? 저기, 엄청 심각한 문제일정도로, 네, 아니니까요? 그냥 아리사가 그렇게 광기어린 행적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조금 사그라든거 뿐이니까요? 그, 그렇다고 아까의 도게자를 다시 할필요는 없으니까요? 저기, 아리사 진짜 화낼거니까 그만하세요? 아니 화낼리 없다는거 뻔히 안다는건 알지만 저기 진짜로 그만해주세요? 괜찮다니까요?!"
...하아.
"어...시즈카 씨. 그렇게 심각해지지 않게 미연에 방지해보려고. 정확히 파악해서 해소해보려고 하는거니까 말이지. 그렇게 심각하게 하면 아리사 씨가 미안해서 어쩔줄 모를테니까 진정해주면 안될까?"
그렇게 다시 잠깐 시간이 지나고...
"...으, 응. 오버해서 미안해요. 모모코도 미안해."
"...뭔가 시간 엄청나게 뺏은거 같아서 모모코랑 아리사 씨도 조금 마음이 무거워질거같아..."
"저기, 그런 이야기는 슬슬 멈추고. 시즈카 쨩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이야기해줄수 있나요?"
"...네. 제가 도움-"
"응. 분명 도움이 될테니까 물어보는거야. 얘기만 해줘, 시즈카 씨."
"...응."
>>다음 연재시까지. 시즈카가 겪었던 슬럼프에 대해서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채용가능한거, 믹스할수 있는거, 최대한 머리를 쥐어짜내서 반영해보겠습니다.
"아, 아니, 괜찮다니까요. 아리사는 굳이..."
"배부른 고민이라고, 핀잔을 듣게 되더라도..."
...왜 그 말을 하면서 모모코를 또 슬쩍 쳐다보는거야?
모모코를 신경쓸 이유가 있는거야?
"...아리사 씨는 대충 알거라 생각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활동을 지속하기에 어려움이 있어요."
"에? 아리사가 어떻게 알거라-"
"...아리사 씨가 765프로덕션 말고도 어지간한 아이돌들에 대해 거의 다 섭렵하고 있는건 누구라도 아는 사실이잖아요. 저는 숨긴다고 해보지만, 이것저것 많이 알고 있으시다면 어느정도 눈치채셨을거라 생각했어요."
애초에, 그래서 방금 전에 이야기를 끝내려고 하셨던거 아닌가요?
시즈카 씨의 눈이 날카로워. 마지막으로 덧붙인 말보다, 눈빛에서 아리사 씨를 탓하는게 더 강하게 느껴져.
모모코가 뭔가, 꼭, 어떤 작품의 연기나 이런걸 보고있는거같은데, 그게 분명 아닌데, 어...
...이상하네 정말.
"집안에서, 제가 아이돌을 하는걸 별로 바라지 않아요."
아니, 정확히는...반대, 겠죠.
"제가 하고싶다고 강하게 이야기해서, 하고 있고, 지금은 성과도 나오고 있지만."
"...뭔가요.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그만두라는 이야기를 하셨던건가요?"
"네. 정확히는,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중학교 졸업과 함께 아이돌을 그만두라고."
...뭐랄까.
모모코랑은, 엄청나게 거리가 있는 이야기네.
"...뭐, 그렇다고 해서 스스로 혈안이 되고 강박에 시달리고 있으면 안된다는건, 저도 알아요."
"...그렇죠."
"프로듀서가 항상 귀가 따갑도록 하는 이야기기도 했고요."
정 집에서 그렇게 반대를 하면 무슨수를 써서라도 방법을 찾아주겠다고, 그랬으니까.
"...음, 저기, 모모코가 말하기 뭐하지만, 그거, 슬럼프랑 크게 관련이 없는게 아닐까, 싶은데..."
"아아. 맞아. 이게 슬럼프, 라는건 아니야. 다만, 뭐랄까...영향을 좀 주긴 했으니까."
후훗, 하고 살폿 웃어보인 시즈카 씨는, 한번 크게 심호흡을 하고서 말을 이어갔어.
"아이돌 일이 공부같은게 아니라서, 무턱대고 내가 해야할 일만 해서 되는건 아니잖아요. 단순히 해야하는것만 하는걸로 끝나는게 아니니까, 어떻게 방향을 잡고 내가 어떻게 배분해서 나아가야할지 등등... 적어도 그런걸 참고하고 본받고 해야할, 롤모델이 필요한거잖아요?"
"응. 그렇지. 오빠도 그런말 했어."
"응. 프로듀서가 했던말이지."
모모코도 그 말, 처음에는 모모코가 업계에서 훨씬 선배였고, 입지도 있는데 왜 굳이 그런 걸 정해서 해야하는가,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해보니까, 나침반 같은거라서, 꼭... 반드시는 아니어도, 있어야 했어.
"...롤모델은, 가까운 곳에서 잡고 따라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래서 저는 제가 바라는 아이돌 상으로, 인물 상으로...두 분을 잡았어요."
"...누구를요?"
"하루카 씨랑, 치하야 씨."
...응.
아마, 765의 대부분은.
아니, 모두가.
하루카 씨랑 치하야 씨는 존경하고 의지하고 있으니까.
"노래... 아티스트 적인 면으로는, 치하야 씨를 조금 더. 아이돌로서나 리더, 라는 면에서는 하루카 씨를...말이죠."
"뭐... 누구라도 하루카 선배랑 치하야 쨩을 따라가고 싶을거라 생각해요. 아리사도, 그렇게 생각하니까."
"네. 따라가고, 닮고 싶고, 대등하게 서고 싶다...고 생각해요. 뒤를 따라가는 후배로서."
그런데.
"...그렇지만. 그렇다고 그 두 분과 스스로를 비교하는건, 좋지 않죠. 물론 비교가 내가 어디가 부족한가, 무언가를 더 해야하나, 노력해야하나... 같은걸 확인하는것에선 필요하지만..."
시즈카 씨의 표정이 일그러졌어.
"...슬럼프, 라는거. 딱 언제 어떻게 온다-해서 오는게 아니란건 저도 알지만. 그냥, 어느 순간... 그렇게 되더라고요. 제가 바라는, 이상향인 두 분과 저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게 되고, 그러면서 조급함이 도를 지나치고, 그 와중에도 집에서는 언제나처럼 아이돌은 그만두라고..."
...이를 악물고 있던 시즈카 씨는,
"...나한테는 정말 재능이 없는걸까, 하고... 맥이 빠져버리더라고요."
내뱉듯이, 말을 끝마쳤어.
...무거워.
무거워... 무겁다구...
...가슴이 꽉, 쪼그만 옷을 입어서 조여오는것같은 느낌이야.
갑갑해...
...근데, 무슨 말을 해야해?
모모코는, 무슨 말을 해야해?
모모코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거야 지금 도대체?
...아니, 말을 해도 되는걸까, 지금?
"...완벽히 극복...이라 할 수 있는건지는 모르겠지만...그렇네요."
"원래 슬럼프는 그렇게 오는거처럼, 그렇게 극복되는거에요."
"네. 음... 이것저것, 주변에서 도움을 받은걸 생각하면... 정말 많이, 모두에게 도움을 받았지만, 아마도 강하게 영향을 줬던건..."
...시호겠죠.
시즈카 씨의 말에 아리사 씨가 손을 스으을쩍, 들었어. 모모코랑 시즈카 씨의 눈치를 보듯이.
"...음, 여기서... '우효오오, 시즈시호-' 같은 말을 하면 경멸당하겠죠...?"
"응. 꼭 굳이 그딴소리하면 모모코도 완전히 남남취급할거에요 마츠다 씨. 처음 뵙겠습니다."
"일말의 여지도 없는거죠?! 아리사도 과한거 같아서 조심스레 말한건데?! 꾸벅 인사하실거 없다구요 진짜!"
아리사 씨의 절규에 시즈카 씨의 표정이 조금 풀렸어. 아니, 웃음기가 묻어났으니 아리사 씨, 대성공! 이라고 해야할까.
"푸흡...크흠. 저기, 모모코. 아리사 씨랑 만담 듀오라도 짠거야?"
"...모모코는 아카네 씨처럼 만담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아리사 씨는 '딴죽을 걸어줬으면' 하고 티가 나게 행동하는게 너무 많다보니 같이 다니면 그냥 자연스럽게 이렇게 되더라고."
"...저, 말 끊어서 죄송하니까, 다시 이야기해주세요, 시즈카 쨩."
"아, 크흠. 흠. 네."
"제가 확실히 느끼는게 하나 있다면, 곁에서 항상 서로 의식하며 경쟁하는, 능력있는 라이벌이 있다는건... 복에 겨운거, 라고 생각해요."
"...호오... 시호 쨩에게 이런 후한 평가인가요. 시즈카 쨩이."
"...서로 티격태격하는건 하는거고, 인정할건 인정해야죠."
"뭐... 그건 시호 쨩도 비슷하니까 그렇다고 할까요."
물론 두사람 다 서로 앞에서는 죽어도 말 안해주겠지만요.
"응, 그건 모모코도 분명 그럴거라고 단언할게."
"...뭔가 나 지금 모모코한테도 단정지어진거야...?"
"괜찮아요, 시즈카 쨩. 시호 쨩도 포함이니까."
"아니, 그게 위로라고 생각하시는거에요 지금?"
"뭐, 그냥 사실을 말한 거, 라구요."
"모모코는 업계 선배니까, 이런 평가 해줄수도 있는거 아닐까?"
"...왠지 더 길게 따지면 내가 지는거같으니까 넘어가야겠어..."
...시즈카 씨, 역시 제일 많이 당해오다보니 어디서 끊어야만 하는지도 스스로 깨닫는 경지에 도달한걸까.
"...저기, 모모코?"
"아, 응. 이야기해줘."
...예리해, 예리해...
...뭔가 모모코, 나쁜생각이 좀 많아진거같아...자중해야지.
시즈카 씨는 모모코랑 아리사 씨를 번갈아 보다가, 뭔가 포기했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어.
"...하아... 그러니까. 그렇게 혼자 꽁꽁 싸매고 있을때, 시호는 뭐랄까... 그, 혼자 싸매게 두지 않는다고 해야하나."
"시호 쨩이 그... 뭔가, 가소롭다는 듯, 사람 속을 확 긁는 그런 느낌의 태도로 말하는 때가 가끔 있죠."
"...어, 맞아요. 너무 대놓고 까는거 같아서 자제하려고 했는데, 뭔가 제가 느끼는 그대로 말하시네요...?"
"뭐, 시호 쨩, 카나 쨩이나 시즈카 쨩한테는 그렇게 말할때가 종종 있으니까요. 근데 그거 알죠? 그게 관심이고 애정-"
"...눈으로 '시즈시호'라고 말하는거 같은데요, 지금. 화내주길 바라면서 말하시는 거에요?"
"그, 아니 백합적인거 말고! 동료! 동료적인 느낌으로!"
"...뭐, 아리사 씨의 처우는 저 말고, 저렇게 대놓고 말해버렸다고 적당히 전해줘서 시호가 직접 결정하도록 할게요."
"...아니 잠시만요. 진짜로 열받은 시호 쨩은 너무 무서운데, 그건 좀 자제해주시면 안될까요, 아리사는 어디까지나 시즈카 쨩의 입장에서 말한거라구요!"
...음. 이럴 때 모모코가 해줄수 있는 말은... 역시 이거지?
"...아리사 씨의 접수가 확실히 좋지, 시즈카 씨?"
"응. 방금 모모코가 했던 말이 뭔지 이젠 나도 확실히 이해할 것 같아."
"...아무튼, 시호 쨩과의 라이벌리 관계가 도움이 된거로군요. 그렇죠? 아리사를 안주로 삼는 이야기는 시즈카 쨩의 이야기가 끝난 후로 미루도록하죠 이젠?"
""네""
...으음... 역시 할리-데이빗슨 이후로 아리사 씨가 좀 진심을 담아 막으면 모모코라도 더 뭐라하기 힘들어졌어... 그게 없었어야 맘대로 하는게 되는데...
"그렇게... 혼자 싸매고 있지 못하게 시호가 툭툭 건들고 경쟁에 어울려주고 해서, 그런 식으로 혼자 자괴감에 빠져있지 않도록 막고 에너지를 쏟게 도와준다고 해야겠죠. 짜증? 분노? 여도 어쨌든 바깥으로, 건전한 방향으로 분출되는거니까."
"...뭐, 여담이지만, 시호 쨩도 시즈카 쨩한테 그런 식으로 고마움을 꽤나 느끼고 있을테니까, 너무 빚진다고 생각은 안해도 좋아요, 시즈카 쨩."
"...제가 그녀석한테 뭔 빚을 져요. 그렇게 생각할지 어떨지도 모르는거고."
퉁명스럽게 대답하는 시즈카 씨. 뭐... 넘어가야지.
"미라이. 응. 미라이도 크게 도움이 되었어요."
"...그렇죠. 역시 시즈카 쨩의 정규 커플링은 미라시즈-"
"-모모코,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 저기, 죄송하지만 외부인은 레슨실은 출입금지지만 나가주시겠나요?"
"응. 앗, 처음 뵙는분인데. 레슨실까지 들어오게 하다니, 아무도 관리 안하는구나? 어쩔수 없지. 모모코가 이분을 로비까지 안내할게."
".....그대로 절연하지 말아주세요!!!!"
경멸이 극에 달하면 절연입니까?!?!!?
"...아, 자세히 보니 아리사 씨 였구나."
"...응, 순간적으로 까먹었었어."
"아아 알았다구요! 넷상의 커플링 같은거 다시는 말 안해요! 안한다구요!"
"...적어도 이야기가 끝난후에 하라구... 그러니까 진심으로 경멸할뻔한거야."
"...그치만 아리사의 개그본능이 아리사도 모르게-"
"...그래서 아이돌을 그만두고 예능인으로 전업하실 생각인거에요?"
"아니 그렇게까지 또 이야기가 진행되면 어떻게 해요?!"
...로코 씨를 따라해볼까.
이번엔 모모코가 손뼉을 두번 쳤어.
"...미라이는 뭐랄까, 아리사 씨든 모모코도 알겠지만...한결같잖아요?"
"응. 언제나 안 변할거 같아."
"그렇죠... 언제나 천진하고...어, 그럴거같죠?"
"그게... 그런 점이, 마음이 흔들릴때, 정말 큰 도움이 되요."
변함없이, 변함없는 모습으로 곁에 있어주는게.
"베시시 웃으면서 숙제 도와줘, 뭐 가르쳐줘, 같이 뭐 먹으러 가자, 끝나고 어디 놀러가자... 그렇게 아이같이 밝은 모습을 보고 있다보면, 무거운 마음이 어느샌가 풀리고, 우울함에 파묻혀있지 않게 된달까...그렇게 되네요."
"응... 미라이 씨, 미라이 씨 본인도 잘 모를거라 생각하지만, 그게 모두가 미라이 씨를 좋아하는 이유일거라고 생각해."
...모모코처럼 모나있는거랑, 정반대랄까...응. 가끔, 아아주 가끔은, 모모코도 저렇게 하고 싶다? 할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니까.
"...뭐, 그런 식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 받는거 말고는... 조금 부끄럽지만, 제가 불렀던 노래들을 쭉 다시 들어보네요."
"으음, 시즈카 쨩의 노래들은 하나같이 다 명곡들이니 말이죠? 아마 프로듀서 씨가 특별히 심혈을 기울여서 작곡가 분들에게 의뢰했던걸로 기억을-"
"...그런 TMI는 지금 굳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아리사 씨."
"...아, 죄송합니다."
"...아뇨 뭐, 제 노래들을 쭉 다시 듣다보면 그런 생각, 저도 드니까요."
후후, 하고 웃어보이는 시즈카 씨는...
"프로듀서한테는 항상 감사할 뿐이죠. 제가 짜증을 부려도 다 쳐내는 것도, 다 받아주는것도 아니라 받아줄 건 받아주고 아닌건 아니라고 이야기해주시니까... 응, 그렇네요. 배려, 많이 해주셨어요."
"...그렇게, 제 노래가 만들어져서, 녹음되어서, CD로 나올 수 있게 될때까지... 도움을 주신 분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고, 지금까지의 저를 돌아보고, 제가 왜 노래를 불렀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도..."
"...저 스스로 도움이 되었다 싶은건, 이정도에요. 저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는게 또 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오빠랑 미사키 씨 자리에 없지?"
"예에... 그, 프로덕션에서 사장님까지 함께 회의를 한다고 리츠코 씨를 따라서 프로덕션으로 갔죠."
"음. 역시 코토하 씨한테 맡겨놓고 간거구나."
"뭐, 코토하 쨩이라면 믿고 맡길 수 있을테니까요."
"음, 그래도 어지간하면 그럴 때는 코노미 씨한테 맡길거라고 생각했는데."
"그야 코노미 씨가 오늘은 오프니까 그렇겠지요...?"
"...아."
"시어터에 오는 전화 대부분의 용건이 어려운건 많지도 않고... 또 어려운 건들은 바로 프로듀서 씨나 미사키 씨한테 연결해주면 되잖아요."
"으응. 근데, 조금 바쁘거나 그렇지는 않겠지?"
"...글쎄요. 프로듀서 씨나 미사키 씨의 일을 굳이 떠맡아서 하던가 하는게 아닌 이상, 그냥 자리만 비우지 않아주는게 될테니까요?"
"뭔가 바쁘면, 이건 사무적으로 바쁜거니까 이거저거 물어보기 어려울수도 있겠네."
"그건 뭐... 봐야죠."
그렇게 이것저것 이야기하며 사무실로 들어가니까-
>>다시 한 번 다이스 타임! 2표 모인 쪽으로 진행합니다.
1 ~ 33 : 코토하가 뭔가 분주히 준비하고 있다.
34 ~ 66 : 코토하가 뭔가 전화를 받고 있다.
67 ~ 99 : 코토하가 잡지를 보고 있다.
100 : 1명 더 추가!
"...바빠 보이는데요?"
"그러게... 도와주는게, 좋겠지?"
"일단 전화가 먼저 끝나고, 뭘 도와주면 좋을지를 듣고 해야죠. 아무거나 막 건드리면 큰일난다구요?"
"...응."
그렇게 속닥거릴때, 코토하 씨가 모모코랑 아리사 씨를 발견하고는 얼굴이 밝아졌어.
"...느낌이 안 좋네요."
"응? 왜?"
"그... 코토하 쨩, 반응이... 단순히 반갑다고 나오는 표정이 아니었는데..."
"...뭐어, 그렇다고 내버려두고 도망가겠다는 생각은 아니지?"
"...도망쳐선 안돼...도망쳐선 안돼..."
"...그건 이미 끝장난 IP아니야?"
"그렇죠."
어...그런데 의외로 잘 알고 있네요, 모모코 쨩 선배?
유리코 씨가 알려줬어.
"하아...유리코 쨩... 아무리 그래도 가르쳐줄게 따로 있지...코토하 쨩한테도 알려줘야겠는데요...?"
왠지 아리사 씨가 벼르고 있는데... 그거 그렇게 문제가 되는거야? 뭐, 어쨌든.
"-네...네. 차후에 연락 드리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딸칵.
전화는 용건이 그리 길지 않았는지 금방 끝났어.
"모모코 쨩, 아리사? 어쩐 일이야? 오늘 스케줄 없어서 슬슬 돌아갔으려나, 싶었는데."
코토하 씨는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하면서, 모모코랑 아리사 씨 쪽으로 다가왔어. 손에는 아까 적은 메모를 들고 있는 채로.
"아아, 그게... 이러니 저러니 하다보니..."
"...뭘 얼버무리는거야...? 모모코 쨩? 숙제하던거 아니었어? 다 끝내고 돌아갈줄 알았어."
"아, 으응. 숙제보다 조금 더 신경쓰이는 일이 생겨버려서."
"신경쓰이는 일...?"
"응. 아리사 씨, 어쩐지 슬럼프인거 같아서. 그래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슬럼프랑 극복한 거에 관련해서 같이 물어보고 있었어."
모모코의 말에 코토하 씨는 의외, 라는 표정이었어.
"...아리사가 슬럼프라고? 아리사, 진짜야?"
코토하 씨의 말에 시선을 피하던 아리사 씨는...
"어... 앗, 잠깐만요. 코토하 쨩, 저거 지금 뭐 인쇄하고 있는건가요?"
"아, 저거 프로듀서 씨가 필요한 자료 있다고 몇몇개 좀 인쇄해서 묶어놓으라고 한..."
"...양이 꽤 되는데 지금 저거 곧 막히는거 아냐?"
"막히는거 아니야,가 아니라! 지금 빼야된다구요?! 안 그러면 다 쏟아져서 섞일거에요!!!"
"...아앗! 내, 내 정신 좀 봐?!"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불행이라면 불행이랄까? 바닥에 떨어진 종이들은 엄청나게 깨끗하고 멀쩡했어.
"그 말인 즉슨, 여지없이 저희가 손으로 다시 분류해야된다는 거죠..."
...남은 종이도 없으니까, 말이죠...
어흐흑, 하고 아리사 씨가 우는 소리를 했어.
"...미안해. 내가 해야할 일인데 두 사람한테도 피해를 줬네."
"아니야. 같이하면 금방 끝나잖아?"
"응. 일단, 자료가 3종류고... 하나가 40쪽, 나머지는 20쪽 씩이야. 다행히도 쪽번호 양식이 다 조금씩 다르니까 구분은 어렵지 않을거고."
"...음. 그렇네요."
"그러니까, 같은 쪽번호 양식끼리 싹다 모아서 정렬하는걸로 하자. 내가 40쪽 짜리를 맡을게. 아리사랑 모모코 쨩이 20쪽 짜리 자료를 그냥 순서 구분 없이 싹 모아줘. 그렇게 쌓아놓고 그 후에 페이지를 정렬하는게 훨씬 빨리 끝나니까."
"...어? 그렇게 해도 되는거야?"
"아뇨, 그렇게 해야 금방 끝나요. 역시 코토하 쨩이에요."
"고, 고마워. 아무튼, 빨리 시작하자."
코토하 씨의 논리정연한 정리와 지휘와 함께, 같은 쪽번호 찾기가 시작되었어.
"아, 이거 모모코 쨩 꺼 같아."
"앗, 고마워 코토하 씨. 이건 코토하 씨 거 같구."
"고마워. 서로 이렇게 건네주면서 하면 금방 끝날거야."
"뭐 일단 다 주워오는게 끝났으니 모으는거야 금방이죠!"
같이 사무실의 테이블에 둘러 앉아서, 도둑잡기 같은 느낌으로 카드 대신 서류를 서로 교환하면서...
...보드게임하는 느낌이야.
"...그나저나... 아리사가 슬럼프라니."
"뭐... 그런거 같다고, 해서요."
"그야, 아리사 씨가 도촬도 안하고, 아이돌들에 대한 열정도 확 식은거처럼 보이는데, 그게 슬럼프지 아니면 뭐야?"
"...그러고보니 카메라를 들이대고 다니는걸 최근 들어 못 보긴했어."
난 철이 들었나 했는데 말이지... 그런 형편 좋은 이야기가 아니었구나.
코토하 씨의 말에 아리사 씨가 발끈했는지-
"...코토하 쨩은 아리사를 철부지로 보고 있었던건가요...?!"
"...아니 뭐. 꼭 그런건 아니지만. 다만 그런건 좀 고쳐줬으면 했었어."
아무리 스스럼 없는 관계여도 지킬건 지켜야하지 않나, 가 있으니까.
"...그, 건...그렇죠."
정론이야. 정론이라서, 아리사 씨도 뭐라 더 말을 하지 못했어.
"...아무튼 뭐 그거보단. 그렇네. 그렇게 열의가 없어졌다라... 슬럼프일 가능성이 높지만 번아웃일수도 있겠네."
"...번아웃?"
"아리사한테 이게, 일시적으로 찾아온거잖아? 너무 열심히 몰두해서 하다가 어느 순간 너무 지쳐버려서 못하게 되는게 번아웃, 이라고 하는거야."
어느 쪽이든 빨리 극복하는게 좋지.
...음, 뭐랄까. 모모코는 그냥 그런거 다 슬럼프라고 말하는건줄 알았는데... 그렇구나. 조금 다른거였구나.
"아무튼 그래서? 사무실에 오기 전에 누구누구하고 이야기하고 온거야?"
"응, 일단 직전에는 시즈카 씨였고, 처음은 로코 씨, 였지."
"두 사람 다 진솔하게 잘 이야기해 줬어요."
응. 부끄러울수도 있는 이야기였는데 말이지.
"음...그러고보니 좀 지나긴 했지만, 아아까 전에 로비에서 뭔가 엄청 소란스러웠었는데. 그거 로코하고 너희였어?"
로비에서...소란스럽...
"...아."
"...내가 이래저래 자리 지켜야해서 나가보진 못했는데, 뭐 이상한 짓한건 아니지...?"
조금 걱정스럽다는 듯 물어보는 코토하 씨. 살짝 고개를 돌려보니 아리사 씨는-
'안돼요! 안돼요! 안된다구요!! 코토하 쨩한테 이야기가 들어가면 프린세스 스타즈 전원이 알고말거에요! 제발! 모모코 쨩! 이번에는 조용히 넘어가주세요! 제발! 아리사와의 인연을 생각해주신다면!!'
...우와. 모모코, 가끔 소설이나 만화에서 나오는 '눈빛으로 대화하기'가 실제로 가능할줄은 몰랐어.
"아무 일도 없었어요, 코토하 쨩. 그 뭐지? 아리사가 있으면 이래저래 만담처럼 되어버리니까 조금 시끄러워졌던거라구요."
"...비명소리가 있었는데?"
"아아, 그 그건! 로코 쨩의 아트가 조금 부숴져서-"
"웃음소리도 있었는데? 남의 작품이 부서진거 보고 웃은 사람이 있었어?"
"그, 그건!"
"모모코 쨩의 웃음소리, 였을거같은데. 그럼 모모코 쨩이 그렇게 악의적으로 웃었다는거야?"
"그, 그건! 그러니까!"
"그, 그건! 만 한다고 해서 설명이 되는건 아니잖아, 아리사 쨩."
...코토하 씨, 생각해보니 맡아 본 배역 중에 형사가 없었는데 말이지.
하면 엄청 무서울거같아.
꼭 경찰이나 형사 배역에서 코토하 씨를 빼놓았던 이유를 알거 같기도 해.
"아무튼 이걸 보고 사면초가, 라고 하는거지?"
"...누구한테 물어보는건가요, 모모코 쨩 선배?!"
"뭐, 그게 맞을거야. 그러니까 대답해주지 않을래, 아리사?"
"잠깐의 틈도 주지 않네요?!"
"응. 그게 심문의 기본이니까."
아무튼 정확히 말해줘.
"그, 뭔가 극장에 피해를 주거나 한건 없구요..."
"응. 그럴 만한거였으면 내가 뛰어나갔어. 아닌거 같아서 참긴했는데, 아무튼 말해줄래?"
"...코토하 씨의 눈빛으로 아리사 씨가 관통될거같아..."
...그나저나 눈빛, 저렇게 초롱초롱하게 할수 있는거였구나... 모모코도 좀 더 정진하지 않으면.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그렇게 웃음이 터지는데 다들 직접보게되면 얼마나 웃을까요..."
"미, 미안해 아리사. 제발 기운내. 응? 내가 잘못했어."
"...뭐어...아이돌 쨩의 기쁨은 아리사의 기쁨...이니까..."
"뭐, 뭔가 내가 악화시킨거 아닐까?! 응?! 모모코?!"
...저렇게까지 시무룩해져서,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있는 아리사 씨는...응. 본적 없네.
그리고 엄청나게 당황해서 아리사 씨를 껴안고 이래저래 달래려고 노력하는 코토하 씨도 처음보고.
모모코, 정말, 살아 생전 보지 못할지도 모를 광경을 오늘 하루에 몰아서 다 보고 있는거 아닐까.
"저기?! 모모코?! 초탈한거같은 표정으로 앉아있지 말고?!"
"머리가 아파..."
너무 웃으면 이렇게 되는구나. 배만 아픈게 아니라...
"아리사! 제발, 내가 잘못했다니까?! 기운좀 내줘!"
"...코토하 씨, 한 10분가량 쉬지 않고 웃어댄 모모코랑 코토하 씨가 엄청 잘못한거니까."
"모모코 쨩은 아까 시즈카 쨩하고도 한참 웃었다면서 왜 멈추질 못한거야?!"
"...그야 코토하 씨가 웃는 모습 너무 웃겼는걸."
그거 때문에 멈출라고 해도 계속 웃었단말야.
"나는?! 모모코 쨩이 웃는거 때문에-"
"...하아아... 괜찮아요 이젠."
그러니까 이제 무릎은 그만 꿇어도 된다구요.
"...진짜 괜찮은거지?"
"미안해, 아리사 씨. 모모코는 아까도 그렇게 웃어댔는데..."
"...아뇨 뭐, 확실히 코토하 쨩이 웃는건 아리사도 엄청 웃음이 올라왔어요. 좀 더 냉정했으면 아마 동영상이든 사진이든 찍어뒀을거에요."
"아리사..."
"그러니까, 두 사람. 제발 부탁인데. 제-발 부탁인데, 이거, 더이상 퍼지지 않게 해주세요...!"
...바닥에 무릎꿇고 있는 코토하 씨랑 모모코 앞에, 이번에는 아리사 씨가 무릎을 꿇고 손을 마주잡았어.
"로코 쨩이니까 아까 허리 좀 아픈걸로 끝났던거라구요... 가벼운 로코 쨩이니까, 지금은 그냥 단순히 웃는걸로 끝나는거라구요...! 안돼요... 레슬링+바이크라는 이런거, 분명, 분명-! 예능감도 충만한 노리코 쨩이 냅둘리가 없어요...! 아리사의 목숨이 조금이라도, 조-금이라도 가엾다고 생각이 든다...면..."
"두 사람 다, 기억나? 맨 처음에 우리... 39프로젝트 전에, 시어터 정식으로 열기전에."
"...어...응. 기억나."
...엄청 오래된거 같지만... 그렇네. 따져보면 그리 오래되진 않았네.
"그때, 프린세스, 앤젤, 페어리를 정하기 전에 각자 어필하고 싶은 파트를 정했었지?"
"응. 그랬지."
보컬, 댄스, 비주얼.
모모코는 뭐, 배우니까 비주얼이 가장 자신 있어서 비주얼이었지만...
"...나는 사실 특출나게 자신할만한게 없었어."
"어...사실, 아리사도 그랬는데..."
"그래서 프로듀서 씨가 처음에 어필할거 정해달라고 할때, 계속 고민하다가 답이 안나와서 전화를 드려서 상담을 받았거든..."
"...그랬다고...?"
...코토하 씨는 항상 똑부러지는 모습만 보여줘서, 그런 일이 있는줄은 전혀 몰랐는데...
"뭐, 코토하 쨩도 어쨌든 처음하는 거니까 미숙해서 그랬을거고요."
"으응. 뭐, 지금이 엄청 능숙하고 잘한다고 생각은 안들지만. 어쨌든, 도저히 뭘 잘한다고 어필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다 못하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고르지 못하겠다고 하니까, 프로듀서 씨가 이렇게 이야기해주셨어."
"뭐라고 얘기했는데?"
"...잘하고 싶은걸 골라라, 고 했죠?"
"어...맞아. 앗 설마, 아리사도?"
"...뭐어, 비슷하다면 비슷하죠."
아리사 씨는 그렇게 짧게 말하고는, 코토하 씨에게 시선을 던졌어.
"...뭐, 아무튼 그래서, 아이돌은 노래를 불러야하고, 잘하고 싶으니까. 그래서 보컬을 골랐어. 운동을 하기도 했으니까 잘하고 싶은 만큼 잘할 자신도 있었다고 생각해."
그랬는데.
"...목이 약해서, 무리는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말이지."
후후, 하고 코토하 씨는 작게 웃었어.
"...둘 다, 기억나지? 내가 최종 리허설이 끝나고, 대기실에서..."
갑자기 목소리가 나오지 않던거.
"...벌써 까먹었을리가 있을까요."
"...응."
모모코도. 너무 놀랐어서, 똑똑히 기억나.
"다같이 모여서, 파이팅-! 하고 외치는데. 나 혼자 목소리가 안나오던거."
"...그때, 다들 물먹이고, 후카 씨가 급히 확인하고, 온갖 방법을 다 써봤는데..."
...끝내 나오지 않았지, 코토하씨의 목소리는...
...무려 한 달 동안, 이나...
"...프로듀서 씨가 판단을 잘했다, 고 생각은 해. 바로 그날, 스태프로 도와주러 왔던 카나의 의상과 메이크를 준비하라고 했던거."
내가 끄끝내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을 바로 타진했으니까.
...하지만 코토하 씨, 서운했구나.
아니, 서운할거라 생각해. 포기하는거 같아보이니까.
"...목이 많이 상하기도 했지만, 정신적인 피로나 스트레스가 누적되온것도 영향이 컸다고, 그래서... 그래서..."
"...저기, 코토하 씨. 힘들면 더 이야기 안해도 돼."
"...아니, 괜찮아."
탁탁.
"음, 일단 다 모았네. 이제 정렬해서 8부씩 나누자."
"...으, 응."
모인 서류들을 넘겨가며, 낮은 숫자는 앞으로, 높은 숫자는 뒤로.
조금씩 비교하면서 옮기니까 순식간이긴 해.
"...아무튼 그래서... 1달정도는 쉬어보자, 라고 프로듀서 씨가 결정을 내리셨어."
...시어터 스타즈 멤버들에게, 코토하 씨의 비중은... 적지 않았으니 만큼. 코토하 씨가 1달동안 없다는건 꽤나 큰 충격이었어.
하지만, 오빠가 그 전부터 더 확장해서 신규 프로젝트, 39 프로젝트를 시작할거라 했었고. 코토하 씨가 이탈하면서 그 공백을 먼저 메우려고 급하게 카오리 씨랑 츠무기 씨가 바로 투입되게 된게...
...지금의 시어터, 였지.
"...처음에는, 많이 뒤죽박죽이었어. 스스로에게 화도 나고. 원망도 하고... 이대로 내가 빠져버려도, 38명으로 잘 돌아가지 않을까. 실제로도, 시어터를 오픈하고 공연도 다들 잘하고..."
...말도 없이 찾아왔다가, 기쁘면서도, 혼자 상처입고 돌아갔던 때도 있었고...
"...뭐, 야... 코토하 씨, 혹시 복귀하기 전에, 시어터 와봤던거였어...?"
"...음... 부모님한테마저도 거짓말하고, 몰래 온 거였으니까. 다들 모르는건 당연해."
"...별로, 만나고 싶지 않아서 만나지 않고 돌아간거죠?"
"...만날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
내가, 아이돌을 계속할수 있을지, 계속하고 싶은지...확신할수 없었으니까.
...코토하 씨가 덧붙인 말의 무게는, 너무 무거웠어.
"...그래서 굳이 다른 동료들의 걱정...같은거, 불러일으키고 싶지 않았고."
"내가 거기에 섞일수 있나, 하고 생각했어요?"
"...비슷해."
침묵.
...시즈카 씨때도 다들 말을 못했던 때가 있었지만.
...모르겠어.
이번에는, 아까처럼 아무 말이나 하면서 딴생각하는거...도저히 못하겠어.
"...그래서, 목소리가 점점 나오기 시작했어도, 내가 돌아갈수 있을지, 노래실력이나 이런거... 그 어떤거에도 자신이 없었어."
"고작 몇주 아무것도 못한건데."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강제로 쉬라고 쉰게 또 스트레스가 되어버리고 있고."
"몇주간 아무것도 못하니까, 내가 분명, 몇달이고 당연하게 해온 안무, 스텝, 호흡...모든게. 확신이 서질 않아. 자신이 없어. 음정이 떨리면, 박자를 놓치면, 해온것도, 다음것도 맞았는지 맞게 할지 확신이..."
...모든게 다 불안했어.
"너무 따라가고 싶은데. 나는 원래 너무 뒤쳐져 있어서, 그래서 죽어라 노력해서 따라가야 같이 발맞출수 있는데. 근데 몇주간 아무것도 안하고 멈춰있어버리고."
"...그래서 나 스스로를 어필하기 어려우니까, 그래서 모두를 조금이라도 더 보조하고 할수 있는걸로라도 도와주려고. 그러면서 나 스스로도 더 파악하고, 나아갈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이것저것 나서서 열심히 했던건데..."
...그것도 내가 빠져있으면서, 내가 없이 잘 돌아가는걸 보니까...
"...모든게 자신이 없어져 버려서."
"...그래서, 슬럼프가 따라왔나요?"
"응. 아까 중간에 말했지? 음정, 박자... 맞추지를 못했어."
...웃기게도, 내가 제일 초창기에는, 음치였던 카나한테 이것저것 알려주고 도와줬었는데...
"그래도, 복귀했잖아요. 곧잘했고..."
"...아리사. 다른 사람은 몰라도, 아리사는 잘 알지 않아?"
그 말에, 아리사 씨는 아무말도 못했어. 숨을 헛, 하고 급히 들이쉬고는. 코토하 씨의 시선을 피해.
"...뭐, 어떤..."
"...모모코 쨩은 잘 모르는구나. 응. 대충, 간단히 설명하자면. 내가 복귀 한 이후로 음정, 박자가 마구 흔들리는걸 팬분들이 캐치하고... 붙은 별명이 있어."
'보컬의 코토하' 라고.
"...저기, 코토하 쨩..."
"아, 지금은 괜찮다니까. 어쨌든, 복귀도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노력해서, 주저주저하면서 다시 돌아왔어도 이미 '코토하는 초창기에 보컬을 어필하겠다 했으면서 지금은 그 보컬부터 무너진다', 와 비슷한 조롱에 가까운 평들을 많이 들어서..."
"...물론, 틀린말은 아니니까. 그래서, 그건 괜찮았지만. 그 이상으로... 나 스스로 자격지심을 느꼈어. 주변의 조롱같은건 아무래도 좋을정도로."
...그래서...
"...코토하 씨, 아이돌...그만둘 생각까지 했던...거야?"
"응. 정답."
역시 모모코 쨩, 업계 선배 답구나.
...싫어. 그런걸로 칭찬받고 싶지 않아.
"...그래서, 아니. 그래도. 코토하 쨩은 극복했잖아요."
"응. 그래서, 지금 우리랑 같이하는거잖아. 그렇지?"
"물론이야. 물론이니까, 그렇게 안잡아도 돼."
"뭐라고요?"
"뭐 덕분이라고?"
"...저기, 농담이었는데. 두, 두 사람 다 왜 눈이-"
"먹을거 가지고는 장난치는거 아니랬어요?!"
"...지, 진짜로 그런거 먹은건 아니지...? 코토하 씨가 아무리 바지락 된장국하고 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지만..."
"아니, 잠깐만 얘들아. 모모코 쨩? 아리사? 저거 진짜 비유적으로 한 소리니까? 내가 너무 아무 억양없이 평이하게 말했어도, 진짜 저런 이상한거 만들어서 먹었다거나 그런건 아니니까? 진짜로? 잠깐만?"
...잠시 후.
"...아, 아니 도대체 왜... 당연히 말도 안되는거, 가지고 물고 늘어진거야 대체..."
상식이 있다면, 바지락 된장국 맛 아이스크림 같은게 없다는건 누구라도 알텐데...
"...그건 아리사도 잘 알지만...어... 코토하 쨩이라면, 굉장히 의외의 면에서 굉장히 의외로 기행을 저지를것만 같은 느낌이라서, 진심으로 걱정이 되었어요."
"...응. 정말 미안하게도, 모모코도 비슷하게 느꼈어."
"지, 진심으로 그렇게 걱정한거야?!"
내, 내 이미지는 도대체 어떻게 되어있는거야?!
새파랗게 질려버린 코토하 씨...
"...뭐, 그것도 그거고. 뭔가, 역시,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환기시키고 싶었달까."
"응. 만담할 지점이 딱 이거였어."
"아니, 만담이었어?!"
"...어, 반응이 느려요, 코토하 쨩."
"뭐, 코토하 씨는 딴죽 역할만 해왔으니 파악이 느릴지도."
"아니, 이 시점에서 만담이 나오는거야?!"
"...그, 이상한 음식을 입에 먼저 올린 코토하 쨩이 나빠요."
"비유라니까?!"
"비유라도 정도가 있다구."
"모모코 쨩까지?!"
"...아뇨 뭐, 모모코 쨩 선배. 취향은 존중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응. 미안해, 코토하 씨. 우리가 과민반응해서-"
"아니, 내가 미안해! 앞으로 이상한 취향 밝히지 않을게!! 그러니까 둘다 그만해줘!!"
"프로듀서 씨가 그걸 줬다는건, 일깨워줬다는 뜻이고. 이제...됐어?"
"아, 알았으니까, 그만 화 풀면 안될까요?"
"저기, 모모코도 미안하니까..."
"흥. 그래. 기호가 이상한건 나도 자각하고 있으니까."
"...저기 근데, 코토하 쨩."
"...왜."
"그렇게 볼 부풀리고 있으니까 엄청나게 귀엽네요. 사진 한장만 찍어도 돼요?"
"됐거든요?"
"...어라, 아리사 씨가 사진을 찍고 싶다는 소리를 하다니, 슬럼프 벌써 극복한거야?"
"...그런가요?"
"아니...그렇게 간단한 거일리가... 하...아니, 화도 오래 못내게 그럴거야...?"
어이가 없다는 듯 말하는 코토하 씨. 음...삐져있다가 어처구니 없긴 하겠지만, 이렇게 콧방귀 뀌는거 말고 다른 반응이 나오게 한것만으로도 성공, 일테니까?
"뭐... 코토하 쨩이 진짜로 화났으면, 그렇게 하고 있지 않을거라는 정도는 아리사랑 모모코 쨩 선배도 빤히 알아서..."
"...저기, 화... 풀어주면 안돼...?"
"큭..."
...뭔가 옆에서 아리사 씨가 '모모코 쨩 선배 필살 애교 어택!' 같은 소리를 중얼거리고 있는거 같은데...
...나중에 두고봐.
"...아니, 옆에서 이상한 소리를 하는 아리사도 그렇고 참...알았어. 알았으니까."
"...크흠. 그래서, 프로듀서 씨가 어떻게 도와주신건가요?"
"음... 한동안, 시간이 날때마다 집에 찾아와주셨어."
단순히, 나를 북돋아주려고.
"사실, 잘 티를 안냈다고 생각했는데... 프로듀서 씨한테는 다 보였나봐."
"...뭐, 오빠는 가끔 변태같다고 느낄 정도로 적중률이 좋으니까..."
"응, 뭐 그건... 아무튼 그래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어. 맨 처음 보컬을 선택했을때, 그때의 이야기부터, 지금까지, 꽤 많은 것들을."
코토하 씨의 얼굴이, 어느샌가 부드럽게 풀려있었어.
"...응. 그렇네.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은..."
가장 기억에 남는거라면.
"타나카 코토하에게는 아직...아니, 타나카 코토하는 잃은게 없다고. 나도 여전히 곁에 있고, 다른 동료들도 곁에 있고. 목소리도 돌아왔고, 다른 몸에 이상이 생겼던 것도 아니고. 완전히, 한창 100%였던 때는 아니어도, 사라지지 않았어... 라고. 코토하가 쌓아온 것들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알려주셨어."
...나, 참...오빠? 죄가 많아 아주...
저거, 모모코가 봐도 알거같잖아.
"...그리고... 아니, 그래서 일까. 단순히 따라가자, 맞추자, 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서. 과다하고, 무례할지도 모르겠지만."
심호흡. 그리고 눈에 힘을 줘서 뜨는 코토하 씨.
"넘어서자."
올곧게. 코토하 씨 답게, 나온말.
"넘어설거야. 다른 동료들도. 과거의 타나카 코토하도."
거리낌 없이, 한치의 망설임도 없어. 당당해.
"...물론, 지금은, 아직 멀었어. 겨우겨우 음정 떨림을 잡고, 박자도 걸핏하면 놓치기 일수야. 예전처럼 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자꾸 떠나지 않아."
그렇지만.
"그렇지만. 과거는 과거야. 지금은 지금이고. 그럼, 지금에 더 매진해서, 더 노력하고 심혈을 기울이고, 그렇게 '지금에 맞는 감각'을 길러서. 그렇게, '지금의 타나카 코토하'에게 맞는 길을 찾아 낼거야. 그렇게 해서, 과거의 타나카 코토하도, 다른 동료들도 뛰어넘어서."
...눈부셔.
"그렇게 해서. 단순히 다른 사람들을 챙겨서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주고 의지하는게 아닌, 나 스스로가 기둥이 되어서 동료들이 지지하고 의지할수 있는. 그런 아이돌이 될거야. 그런 사람이 되겠어."
...뭐, 그런 느낌으로... 군기 반장 일도 전보다 더 철저히 하는거 같지만 말이지.
"...어... 하긴 확실히, 돌아오고 딱 1주일이 지나니까, 엘레나 쨩이 시어터 곳곳에 있던 축구공을 다 얌전히 집으로 들고 돌아가더라구요..."
"...나, 엘레나한테는 딱히 뭐라고 했던 적이 없는데...?"
아리사 씨의 말에, 코토하 씨가 의아하다는 고개를 갸웃거렸어. 하긴, 같은 유닛 멤버고. 모모코도, 코토하 씨가 엘레나 씨한테 큰소리 쳤다는 이야기는 단 한 번도 들어본적이 없는데...
"그, 내 이야기...좀 도움이 되었어...?"
"...모모코는...음... 느낀게 많았지만...아리사 씨는 어때?"
...어? 대답...이 없네?
"...아리사?"
"아리사 씨?"
아리사 씨는...
"...어? 아, 네. 음... 네. 코토하 쨩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아리사가 생각했던거...이상이라서... 미안했어요. 아리사가 신경을 못써줬어요."
"...아니, 괜찮다니까. 프로듀서 씨가 엄청나게 챙겨주기도 했고... 내가 알려서 괜히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아무말 안한것도 있으니까 탓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어... 모모코도 뭔가...
"...아니, 괜찮아. 뭔가 말하려 하지 않아도, 마음만으로 충분해."
"...응. 미안해 코토하 씨. 그리고 고마워."
"후후, 천만에."
...그나저나, 하고 말하면서 코토하 씨가 기지개를 쭉-폈어.
"프로듀서 씨, 뭔가 연락이 없으시네. 오늘 좀 늦으시려나?"
"아마 프로덕션에서 이야기가 길어지시는 모양이에요."
이미 해가 져서 밖에 어두워졌는데...이미 출발했다는 이야기가 없다면...
"...뭐, 그럼 모모코나 아리사 씨는 알아서 돌아가는게 될까."
뭐, 오빠가 꼭 태워다주지 않아도 충분하니까. 모모코가 어린 아이도 아니고.
코토하 씨는 모모코랑 아리사 씨를 번갈아 본 뒤, 휴대폰을 꺼내면서 말했어.
"나는... 일단 지금 전화를 드려보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이야기를 끝내고 출발할게. 두사람은 어떻게, 바로 갈거야?"
"아리사는 바로 갈까 생각했는데 말이죠. 모모코 쨩 선배는요?"
"...음...모모코는..."
...뭐, 숙제라봐야... 집에 가서 해도 충분하니까.
"모모코도 바로 갈게."
"그래, 그럼... 두 사람 다 내일 스케줄은?"
"모모코는 오후부터. 레슨이 있고, 레슨 후에는 내일 봐야 알거같구. 아리사 씨는?"
"음...일단 내일은 오프네요."
"응, 그러면. 모모코 쨩은 내일 보고, 아리사는, 오프 끝나고."
"응, 내일 봐, 코토하 씨."
"코토하 쨩도 늦지 않게 돌아가요!"
"...저기, 모모코 쨩 선배?"
"에? 응? 에? 왜. 뭐. 무슨 말, 하려고?"
"티 나요."
"뭐가?! 티 하나도 안냈거든?!"
"...뭐어, 뿌듯해하시면 아리사는 그것도 기쁘지만요?"
"아, 아니거든?! 뭐, 아리사 씨가 슬럼프 막 찾아오기 이전에, 그런거 겪지 말고 넘어가면 얼마나 아리사 씨도, 모모코나 다른 사람들도 다들 고생 안하고 좋으니까!"
"네에. 아리사를 그렇게 신경써주셔서, 아리사는 정말 기쁘다구요!"
"...시, 시끄러! 아무튼. 해소 되었다면 다행이구! 정말, 그렇게 크게 말할건 없잖아...!"
주변에서 보잖아 아리사 씨...!
...뭐, 그래도 이렇게 기뻐하면, 마냥 싫진 않으니까.
"앗, 택시다! 여기에요~!"
팔을 붕붕, 휘둘러서 택시를 부르는 아리사 씨.
...한번에 눈에 띄었는지, 다행히도 택시는 바로 모모코와 아리사 씨 앞에 서줬어.
"...정말. 같이 타고가면 좋겠는데..."
"방향이 반대니까 별수 없잖아요. 그리고 아리사는 버스 타도 괜찮으니까요."
"...뭐, 알았어. 너무 늦지 않게 들어가야해?"
"넵! 걱정마세요! 뭐 어디 다른데 들르지 않고 바로 가겠습니다!"
"응, 알았어."
그렇게, 뒷자리에 올라타고...
"모모코 쨩 선배!"
"응?"
문을 닫기 전에.
"오늘, 정말 고마웠어요!"
아리사 씨는...
너무나도, 너무나도 밝은 미소를 지어보였어.
눈이 부신, 티없이 맑은. 그런...
모모코가 그동안 한번도, 아리사 씨한테서 본적이 없었던.
모모코조차도 얼굴이 붉어질것같은, 예쁜 미소를.
"...ㅁ, 뭐가?!"
"오늘, 전부 다요!"
"...아리사 씨가 그렇게 신경쓰이게 해놓고, 감사는 당연히 해야하는거 아냐?! 애초에 그런 이상한 질문을 해놓으니까 모모코가 신경쓰여서 숙제를 못하게-"
"나오? 뭔가 질문할 거라도 있어?"
"에, 질문이라기 보다믄... 그라네예. 프로듀서 씨, 시간 되면 내랑 같이 아리사 얼굴 좀 보러 갈 수 있는교?"
나오 씨, 평소처럼 무탈하게 말하고 있는 것 같지만,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있어.
...아니, 지금, 누구라도 그러니까... 그런게 중요한건 아냐.
오빠는... 그, 방금까지도 밝지는 않은 얼굴이었지만, 나오 씨의 말을 들으니까 한층 더 어두워지는...느낌이랄까?
하지만 그 느낌은 모모코 혼자만의 것이라는듯, 오빠는 순식간에 아무렇지 않다는 듯 표정을 바꾸고 이야기를 이어나갔어.
"...음. 글쎄, 아까도 말했지만 지금은 전체 스케줄을 다 조정해야 해서, 당장 언제 가능할지부터 모르겠다는 것도 있어. 거기에-"
"마, 그라믄 갠찮슴더. 내 혼자라도 가보겠슴더. 아, 혹시 누구 같이 갈 사람 있으면 내한테 말하래이? 은제든 환영이데이. 내 찾아가서 뭐라도 듣고, 뭐라도 말해주고, 같이 울던 웃던 화내던... 뭐가 되든 다 해볼기다."
...역시, 나오 씨...
단 한번도 망설이지 않았어.
"저기, 나오. 잠깐 내 얘기 좀 들어-"
"나도 갈게, 나오 쨩."
...오빠의 이야기를 끊어버리고 앞으로 나온건, 바로...
"...하루카?"
"프로듀서 씨. 저도, 나오 쨩이랑 같이... 같이 아리사 쨩을 만나고 올게요."
...벌써 울먹거리고 있는 하루카 씨였어.
"...다시 한번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하루카..."
"아이돌을 계속하고 싶지 않다니... 분명, 분명 무언가 있는거에요. 그러니까-"
...응. 하루카 씨도. 절대로 아리사 씨를 내버려 둘 수 없을거야. 적어도 모모코가 알고 있는 아마미 하루카는, 그런 사람인걸.
오빠는 하루카 씨도 나서니까 뭔가 말문이 막혀버린 모양이야.
...그리고 거기에, 쐐기를 박듯이.
"그럼, 프로듀서 씨가 움직이시기 힘들다면 제가 나오 쨩이랑 하루카 쨩을 데리고 갔다올게요."
이젠 카오리 씨까지 앞으로 나섰어.
"...아니, 카오리 씨까지... 잠시만요. 잠깐만 제 말을-"
"어디인지는 대략 알고 있으니까요. 저도 물어보고 싶은게 있긴하지만... 분위기가 너무 과해지지 않게 잘 조절할게요. 자, 빨리 출발을-"
"세 사람. 아니, 다들 잠깐. 내 이야기 좀 잠깐 들어줘. 부탁이니까. 한번만, 들어줘. 제발!"
...단호하게 말하면서, 카오리 씨의 앞을 가로막는 오빠.
"...잠깐, 정말 마지막이니까."
"...멉니꺼."
...이미 처음부터 웃고있지 않았지만, 그... 웃음기든, 당황함이든, 일말의 감정을 싹 빼버린 것 같은 기세로.
"프로듀서 씨."
"...말씀해주세요."
지금 모모코가 보기에는...카오리 씨, 마음같아서는 진즉 차에 시동을 걸고 출발하고도 남았을 것만 같았는데...
...어쨌든 마침내, 하루카 씨도, 카오리 씨도 오빠를 제대로 바라보았어.
"저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무슨 말이세요, 도대체."
"왜 막을라카는건데."
오빠의 차분하다 못해 무감정한 말에, 하루카 씨와 나오 씨가 화를 억눌러가며 평정심을 유지하는 느낌으로, 각각 대답했어.
"...몇가지 이유가 있지."
"이유요? 지금 하루 아침에 같이 활동 하던 아이가, 그 어떤 언질도 없던 와중에 갑작스레 아이돌을 그만두고 싶다고 한건데, 그거보다도 더 중요한 이유가-"
"첫번째."
...카오리 씨의 이야기를 칼같이 끊어버리는 오빠...라.
...이것도 처음...이네. 본 적 없어. 카오리 씨의 이야기는, 항상 경청하고 기다려주던 오빠였는데. 적어도 모모코가 봐왔을 때는...
"지금, 하루카, 나오, 그리고 카오리 씨는 각각 스케줄이 있죠. 그것도 모두, 외부 스케줄입니다."
"...네. 알고 있어요. 하지만 부탁드릴게요. 오늘 스케줄은 부디 연기-"
"-하는게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미."
...말이 두번이나 끊기자, 카오리 씨도 기분이 언짢아진건지 눈살이 살폿, 찌푸려졌어.
"불가능하다뇨."
"이미 아리사의 공백으로 인해 발생한 스케줄의 대량 수정으로, 각 방송사는 물론이거니와 모든 스케줄에서 저희가 추가로 변경을 요청하는게 가능치않습니다. 하다못해 며칠 여유가 있는거면 몰라도, 당일자 스케줄을 또다시 무리하게 바꿔달라고 하는건. 비즈니스 상 이미지가 어마어마하게 중요한 연예계에서 너무 큰 데미지를 추가로 더 받는 셈이죠. 이미 위약금도 상당수 발생할 에정이고."
...저 긴 말을, 그리 힘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귀에 쏙쏙 들어오게 말하는거... 어떻게 하는걸까.
오빠가 하는 말중, 틀린말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아. 어쩌면, 지금 이 시간에도 오빠는 빨리 리츠코 씨, 미사키 씨랑 합류해서 스케줄 조정에 뛰어들어야 조금이라도 손해가 줄어들지도 몰라.
"...이 건은 이해하셨으리라 생각하고. 두번째는... 간단한 이유 입니다."
"...간단한 이유라뇨."
"아리사가 누굴 만나길 바라지 않습니다."
"...아니, 그래도 뭔가 이야기를 해봐야 하잖아요...!"
지금, 지금 계속 전화를...! 몇번이고 걸어보아도 받질 않는단말이에요...! 그러니까 얼굴이라도...
"...정말 모르겠어?"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같은 하루카 씨에게, 오빠는.
"...아리사는, 자기 하나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발목 잡히길 원치 않는다...고. 그렇게 말했어."
"...나도, 부모님께 연락을 드려서 겨우겨우 통화했던거야. 혼자서 생각을 정리하고 싶댔으니까, 그런식으로 무리하게 다가가는게 역효과일 수도 있어."
"...마지막으로 부탁할게. 서두르지 않는 선에서, 나도 최선을 다해볼게. 그러니까... 다들, 아리사가 바라는 대로, 스스로의 일을 팽개치지 말아줘."
덤덤한 그 말에...결국, 카오리 씨도, 하루카 씨도, 나오 씨도... 더이상 뭐라 대답하지 못했어.
"...안나 씨가 게임이 재미 없다니, 의외네..."
"...그게... 뭔가, 게임이 잘되긴 하는데...응. 아무 방해가 없으니까..."
재미없어.
그렇게 툭, 내뱉고는 안나 씨는 다시 게임에 몰두하기 시작했어.
...방해라면, 아리사 씨...려나.
...확실히, 이런 구석의 탕비실까지 굳이 쫓아와서 게임이건 뭐건 시끄럽게 굴며 방해할만한 사람은, 아리사 씨 밖에 없지 않나, 싶어.
"...후우..."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안나 씨, 게임기를 적당히 옆에 내려놓고 얼굴을 쓸어내렸어.
"...언제나 자기 멋대로야..."
>>일단 +3까지, 모모코가 안나랑 나눌 대화 주제를 자유롭게 정해주세요. 주제만 던져주셔도 괜찮고, 적당히 더 적어주셔도 좋고.
>>+4부터, 다음 연재시까지. 쭉 또 다른 아이돌들의 반응을 적어주셔도 좋습니다. 이건 안나와의 대화주제와 별개로 카운트하겠습니다. 대화주제 적어주신 분들도 다시 앵커 달아주셔도 무방하니 달아주셨으면 해요..!
@ 사전에 뭐라 말씀드리지 못했지만...모모코 없이, 혹은 모모코가 주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리사를 찾아가는 건 작가 재량으로 커트했습니다. 시간을 얼마나 진행시킬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만, 일단은 프로듀서와의 사전 이야기 없이 아리사를 만나러 가는건 차단 되었으므로 아리사를 만나고 왔다는 식의 앵커는 제한됩니다... 양해 부탁드려요...!
217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뭐야. 모모코한테 물어보면 당연히 그렇게 대답할거란거, 몰랐어?
아니, 안나 씨한테 물어본다면 모모코보다 더 심하게 말할걸.
...아~
"...알았어, 알았다구... 그래서, 무슨 이야기인데?"
>> +3까지 다이스. 모모코와 이야기하는 아이돌은?
물론 가장 높은 값을 채택합니다.
1 ~ 60 : 이쿠
61 ~ 90 : 유리코
91 ~ 100 : ...
"...솔직히, 본인이 좀 이상해지지 않았느냐고 물어보는 사람은 없을거라 생각하는데."
모모코가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보니까, 아리사 씨가 조금 움츠러들었어. 아니 진짜로, 저런 질문을 대체 누가 하냐구.
"그, 그그 그래도! 모모코 쨩 선배, 방금 너무 차가웠다구요!!"
...잘 생각해보면, 아카네 씨 정도면 할 수도 있지 않을까? 뭔가 바뀐거 없냐는 질문의 변형으로. 음, 그래봐야 그건 오빠한테나 할 법한 질문이니 모모코한테 할리는 없을테구...
"...정말, 그래서. 무슨 이야기이야? 스스로가 이상해지지 않았냐니. 모모코, 솔직히 아카네 씨가 하는 질문인줄 알았다구."
"...그거, 아카네 쨩이 들으면 화내지 않을까요?"
"어...그렇네. 그럴지도."
"아카네 쨩, 표현은 잘 안해도, 엄청 섬세하니까 저런 말도 꽤 크게 신경쓸꺼라 생각한다구요."
"...응. 그건 모모코의 실언이었어. 인정. 그렇지만, 그거랑 관계 없이 아리사 씨랑은 거리가 엄청나게 먼 말이었다는 건 확실해."
뭐, 아리사 씨답지 않은 질문이어도, 모모코는 크게 상관 없지만.
아무튼 아리사 씨랑 또 티격태격, 한동안 말을 주고 받다가...
"...아리사 씨?"
"-! 아, 네."
"그래서, 그게 무슨 말이야."
"...저, 관심 없던거 아니었어요?"
"......하아아...?"
...이건 또 무슨 말이야...?
"아니, 그, 엄청 시큰둥하게 바로 그렇게 받아치고, 하니까 별 관심 없는줄 알고-"
"아-니-거-든-요?! 모모코가 괜히 그런줄 알아?!"
"아니었어요?!"
...아니 그런 실없는 소리를 하면서, 모모코 쪽은 바라보지도 못하고, 옆머리 계속 꼬고 있고, 몸도 안절부절 못하고 있으면 말이지? 아리사 씨, 말하나 제대로 못하다가 그대로 도망가잖아? 모모코가 아리사 씨를 하루이틀 겪는것도 아니고 본인이 부끄러우면 그럴 때만 쓸데없이 프린세스 답게 전력으로 도망가는 주제에?! 그래서 쓸데없는 긴장하지 않게 일부러 퉁명스럽게 받아쳐서 만담으로 긴장 풀어줬더니만 뭐?!
...라는 말을 쫙 늘어놔봤자. 응. 모모코의 체력 낭비. 그냥 아리사 씨의 이야기나 듣는게 나을거야.
"...아무튼, 그래서 말하려던게 뭐였어?"
"에...그러니까 그게 말이죠..."
아리사 씨는 머뭇머뭇하다가, 최근들어 이런게 이상하지 않냐는, 그런 이야기들을 꺼내기 시작했어.
>>+3까지, 아리사가 스스로 이상해지지 않았냐고 생각하는 예시들을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적당히 버무리겠습니다.
"...그, 저기 말이죠."
"응, 듣고있으니까."
...뭔데 도대체 아리사 씨가 이렇게나 말을 꺼내기 힘들어하는걸까? 아니 말 꺼낸것도 그냥 좀 평범(...?)하기 그지 없는 이야기였는데.
"...아리사가..."
"...어. 아리사 씨가?"
눈을 질끈 감고, 손을 불끈 쥐고.
용기를 짜낸 아리사 씨가 꺼낸 말은-
"...ㅊ, 최근... 도촬을 안하게 되었어요...!"
...? 어?
지금 아리사 씨가...대체 무슨 말을 하는거야?
" "
"...저기? 모모코 쨩 선배...?"
...일단, 충격적인게 좀 다양하긴 한데 말이지... 일단 이거부터 걸고 넘어갈까?
"...어...음. 결정했어. 아리사 씨?"
"네...네?"
"일단 모모코가 이거부터 딴지 좀 걸게."
"어...? 네? 네. 뭔지는 모르겠지만 부디-"
후읍-
"-아리사 씨 본인 스스로도 도촬이라고 인식하고 있던거였어?!"
...아니라고 그렇게 부정해왔던 주제에?!
"그, 그 부분부터인가요오오?!?!?!"
"당연히 여기부터거든?!?!?!"
"그, 그러니까아-"
"아니! '아이돌 쨩들에게 애정을 담아 찍는 살짝의 위험함을 담은 직촬이라구요!'이라고 본인 스스로 그렇게 합리화를 해온 주제에 뭐라고?! 끝까지 도촬이 아니라고 잡아뗐으면서 도대체 왜 이제와서 스스로 대뜸 인정하는건데?!"
"자, 잠깐만요 모모코 쨩 선배! 너무 흔들지 말아요! 조금 어지럽-"
"싫어! 그동안 당해온걸 생각하면!!"
"그, 그건 소라 씨에게 먼저 문의를 하시라구요! 아리사는 소라 씨랑 비교하면 수위 조절 철저히 하고 있다구요?! 어디까지나 개인 소장이고-"
"...그동안 오빠한테 단 한 장도 안넘겼다고 아리사 씨의 아이돌 인생을 걸고 말할수 있어?"
"-...개인이 꼭 1명인거는 아니지않나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꺄아아아죄송해요오오오오"
"못 참아 이젠!!! 그동안의 원한을 지금 갚고 말거니까!!!!"
"...후우..."
심호흡, 심호흡... 들이쉬고, 내쉬고.... 들이쉬고, 내쉬고...
"...그, 죄송해요...?"
"...뭐, 그건 이제 넘어가고."
"...용서해주시는건가요...?"
"아니?"
안 끝났어. 이거 하나로 하루를 끝낼수는 없으니까 봐주는거야.
모모코가 단호하게 덧붙이니까, 아리사 씨가 축 늘어져.
...정말 신기하지만, 아리사 씨의 저 양갈래 머리도 아리사 씨의 텐션을 따라가는거 같단말이지?
"...그, 아무튼... 안하게 되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말 그대로에요."
아리사 씨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말이 없었어.
...최근들어... 아리사 씨의 도촬이...없었나?
...확실...히, 없었지...?
어... 그렇네?
"생각해보니, 최근 들어서는 탈의실에서 주변을 예의주시하는 일이 없긴했어."
"...아, 아리사가 아이돌 쨩들의 정조 관련으로 경각심을 높여줬다고 생가ㅏㅏㅏㅏㅏ"
"...그냥 한마디만 덜하면 좋지 않을까, 아리사 씨?"
"에ㅔㅔㅔㅔ...아오애어오..."
"...놓을게?"
왜 꼭 모모코가 연상인 아리사 씨한테 이렇게까지 통렬하게 딴지를 걸어야하는걸까?
"...나잇값..."
"잠깐만요, 아리사, 그 말은 그냥 못 넘어가겠-"
"누가 자초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네요, 아리사네요. 잘못했습니다..."
정말이지. 모모코도 對 아리사 씨 전용모드인 안나 씨처럼 되고 싶진 않단말야.
...뭐, 너무 만담처럼 되지는 않게 할까.
"그런데... 확실히 좀 이상하긴해."
"...네?"
"사진 한장이라도 더 찍을라고 혈안인게 아리사 씨였는데 말이지. 뭔가 그런 기운? 기색? 기세?"
"기세가 맞을거에요."
"...아무튼. 기세가 확 죽었다고 해야할까?"
...잠깐.
"...생각해보니... 사진이 문제가 아닌거 같은데?"
"네?"
모모코, 지금 생각난게 하나 있는데 말이지...
"아리사 씨. 사진이 문제가 아니라...지금 아이돌 자체에 대해서 관심이 좀 떨어지지 않았어?"
"......네? 네헤?! 그, 그렇지 않아요?!"
"아니, 잠깐 모모코의 이야기를 들어봐."
"그-!! ...네."
"자, 잘 들어봐? 지난주에 들어온 신규 굿즈 말이지."
"...아, 신규 굿즈가 들어왔어요?"
"아니, 이거 봐...아리사 씨가 모모코한테 들어서 그렇게 알게되는 상황 자체가 그동안 없었어. 보통은 아리사 씨가 모두한테 알려줬었단 말이지."
"......에...에에에에엑?!"
보통은 출근했을때 얼굴 마주보면 누구 굿즈가 나왔느니 이런거 바로바로 알려줬잖아. 정신없이 대기실 올라오면 제일먼저 알려줬으면서.
"그..."
"...아니, 그렇게 황망한 표정 짓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아리사 씨. 깜빡할수도 있는거고."
...그리고 그게 시작인데...
"그거 말고는... 그렇지. tv쇼에서 다른 소속사 아이돌들을 만나도 얌전해."
"...어... 어?"
"이미 스태프 분들도 다들 알고 있을정도로, 아리사 씨가 출연하면 대기실에 무슨 난리가 날지부터 궁금해했는데. 최근에는 엄청 조용하고."
"...아니 그건, 아리사가 잘 아는 아이돌 쨩들이 나와서-"
"...아는 사람이면 더 날뛰던게 아리사 씨였거든?"
...생각해보니 나중에 꼭 나나 씨한테는 같이 사과하러 가는게 맞을거같아. 응.
"...아무튼, 모모코 생각에는 종합해보면... 아리사 씨가..."
"...아니에요! 그건, 그건-"
"아니야. 아리사 씨, 어쩌면..."
...아니, 이건 분명-
"...슬럼프일지도 몰라."
"아, 아니에요! 슬럼프는-"
"슬럼프는 누구라도 올수 있는거니까 말이지...?"
"그, 아니라니깐요?!"
...아마, 아리사 씨한테는... 아이돌에 대한 애정이 엄청난 원동력이니까... 그게 이렇게 무너지는건, 최근 꽤나 엄청 힘들었던걸까나...
"...뭐, 좋아."
"그러니까-! 네? 뭐가요?"
"모모코가 특별히, 아리사 씨의 슬럼프, 해결할수 있도록 협력해줄게!"
...뭐 부끄럽지만, 아리사 씨한테는...이래저래 도움을 많이 받았으니까 말이지. 오늘은 오전 레슨 말고는 스케줄이 마땅히 없으니까, 아리사 씨를 도와줘도 될거야. 응.
"...저기, 모모코 쨩 선배...?"
"응?"
"숙제하시던거 아니었-"
"...도와줄거니까? 도와줄거지?"
"그, 저기 시선이 좀 무거운ㄷ"
"도와줄거지?"
"...무, 무우ㄹ-"
"어? 시호씨한테 346 프로덕션의 모리쿠보 노노씨 따라한다고 이를거야?"
"히이이-아, 알았어요! 그냥 반사적으로 나온건데 그렇게 하면 아리사는 진짜 죽을지도 모른다고요 시호쨩의 얼어죽일듯한 눈빛에! 도와드릴테니까 도와주세요! 네!!"
"...저기, 뭘 고민하고 계시는건가요-"
"...아리사 씨는 잠깐 조용히."
"아, 넵."
...슬럼프에 대한 조언이라... 음, 모모코도 겪어봤지만... 뭐라고 딱 정리해서 이야기해야될지 모르겠어. 솔직히, 뭘 이야기해야 도움이 될지도 감이 안잡히고...
그러니까 물어보면 좋을텐데...
>>+3까지 다이스와 함께... 모모코와 아리사가 조언을 구하러 갈 인물을 지정해주세요. 가장 높은 값을 채택합니다.
+)글쟁이 놈이 잘 쓸 자신이 없는 아이돌이 되면 차순위가 될수도 있습니다...양해를...
다음 연재시까지로 범주를 넓힙니다. 다이스 쭉 굴려주세요...
"저기...아리사 씨?"
"네?"
"지금 시어터에 누구 누구 있는지 혹시 알고 있어?"
"어... 일단 지금 가는 방향대로 로비 쪽으로 간다면, 아마 로코 쨩이 뭔가 작업을-"
"-오케이. 레슨실 쪽으로 가볼까."
"...저기, 모모코 쨩 선배?"
"응?"
"왜 로코 쨩을 피하려는거에요?"
"...아, 아닌데?"
"아니, 왜 갑자기 로비말고 레슨실을-"
"...초장부터 청해 난이도가 높은 조언은 좀 아리사 씨한테 어렵지 않을까 해서-"
"오, 모모코 쨩 선배, 청해라니 어려운 단어를-어 잠깐만요 화내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그냥 순수하게 놀라선데!"
"놀리는거 다 알거든요-?"
"아니 먼저 시작한게 누구인데요?!"
...참, 뭐랄까.
안나 씨가 아리사 씨를 표현은 안해도 좋아하는 이유를 알것같아...
...만만해서는 아니니까 오해는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는걸.
"...왜 이리 라우드 한가 해서 웤 어라운드 해봤더니, 모모코랑 아리사 잖아요? 왜 그래요, 무슨 시추에이션이에요?"
"앗, 안녕, 로코 씨."
"아, 로코 쨩! 모모코 쨩이 로코 쨩을 피하려고 했대요-"
"뭐라는거야?! 어쨌든 보러 가려고 했거든?! 다만 순서를 나중으로 하려고 했을 뿐이거든?!"
"아리사, 이래뵈도 외국인 아이돌 쟝들이랑 친하게 지내려고 영어 열심히 배워뒀거든요?! 그래서 지난학기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구요!"
...어, 잠깐. 모모코, 뭔가 까먹었던거 같은데.
"...저기?"
얼음장 같은 목소리에 아리사 씨도, 모모코도 순간 말문이 막혔어.
"두 사람, 로코한테 설명 좀 해줄래요?"
...아.
로코 씨, 화났다.
아리사 씨의 간결한 설명을 듣고 로코 씨의 표정이 다 풀어지긴 했지만, 이번에는 다른 이유로 미간이 찌푸려졌어.
"...음... 슬럼프라..."
뭐, 로코도 아트 작업하면서 슬럼프는 종종 어드벤트하긴하지만요.
로코씨가 중얼거린 말. ...어드벤트?
"강림이라는 뜻이에요. 뭔가 하늘에서 내려온다는 그런 의미지요."
"아, 아리사 씨 고마..."
"...잠시만요 모모코. 왜 아이가 플레인에서 라인으로 체인지되는건가요?"
"...역시 유리코 씨가 문제일까?"
"...유닛 동료로써 아리사가 뭔가 쉴드를 쳐줘야할거같지만, 음, 돈옵스큐리테 멤버들에게 영향을 어찌 주는지는 역시..."
"왜 아리사도 로코의 아이를 어보이드하는건가요? 헤이? 아유 걸즈 리스닝 나우?"
그리 중2스러운 워딩은 아니라고 디시젼이 내려지는건데요.
"그치만 딱히 자주 쓰이는 단어는 아니긴한데..."
"...모모코 쨩 선배, 넘어가죠. 슬슬 안나 쨩이 저작권 찾으러 올거같다구요."
...에에...그정도야?
"...그치만 안나 씨가 로코 씨나 아리사 씨랑 만담하면 엄청 재밌어보였는걸."
"로코나 아리사는 플러스터드 했던 모멘트가 원투타임이 아니었는데요...? 하아... 애니웨이. 로코의 워크도 꽤 많이 남아있다구요."
로코 씨가 손뼉을 두번 쳤어.
"그래서, 슬럼프에 대해 무슨 퀘스천을?"
"아, 그거 말이지..."
>>+1 선택.
1. "로코 씨는 어떻게 극복해?"
2. "로코 씨는 슬럼프가 어떤식으로 찾아와?"
둘 다 할거지만 먼저 물어볼거 뽑습니다.<<????
"로코 씨는 슬럼프가 어떤식으로 찾아와?"
...뭐, 사실 아리사 씨는 핑계일지도 몰라.
그냥 모모코가 궁금했던걸 물어보는걸지도.
...하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비교하다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합리화는 아닌걸. 응.
"에? 로코 말인가요? 로코는..."
>>+3까지 로코의 슬럼프 예시. 죄송해요 로코는 역시 쉽지 않아서 좀 도움이 많이 필요해요!!
(벌써 GG치지마 의지박약!)
프로듀서가 없으면 아트가 안 되나?
"응. 역시, 창작의 고통이려나? 배우는 어찌되었던 대본이라는 최소한의 틀이 먼저 주어지는거랑 비교하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는거니까."
"이그젝틀리인거에요. 로코아트 워킹에 몰두를 하다보면, 아트에 대한 앰비벌런스함이 종종 어라이즈하는거에요..."
로코 씨의 눈이 조금 가늘어졌어. 눈빛은, 음, 조금 낯설다고 해야할까? 뭔가 보이지 않는것을 응시도, 초점이 완전히 흐려진것도 아닌... 정확히 뭔가를 바라보는지 잘 표현하기 힘든 그런거?
잠시 침묵하던 로코 씨는, 깊게 숨을 내쉬며 말을 다시 이어갔어.
"...그렇네요. 로코의 로코 아트에 퍼펙틀리하게 새디스파이 할수는 없으니까요."
"...저기, 퍼펙틀리보단 퍼펙트-"
"...꼭 그런식으로 태클 거는건 매너 위반인거에요, 아리사."
"아, 죄송..."
왜 로코는 좀 시리어스한 분위기를 킵고잉 할 수 없게 하는건가요.
아, 그거 아리사 씨는 언제나 그러니까.
...미안하다구요 정말!
"...그래도, 로코는 로코 아트가 로코가 크리에이트한 아트니까, 프라우드와 조이를 가지는거에요."
음,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마무리짓는 로코 씨.
...저기, 뭔가 중간이 생략된거 같은데?
"저기, 극복이 빠지고 극복한 결과만 말한거 아니야?"
"아하. 아리사도 똑같이 느꼈어요. 궁금해지는걸요?"
"...그으... 그건 또 에브리 모멘트마다 디퍼런트한건데..."
...정말, 아리사 핑계로 사일런트하게 토픽을 믹스해버릴수 있었는데.
"안타깝지만 그건 안되지요!"
"응. 모모코도 궁금하니까?"
"진짜로 로코를 컨사이더해서 넘어갈순 없는건가요?!"
"응."
"안될거같네요!"
"모모코, 꼭 듣고싶어."
"저, 저기 모모코, 그 게이즈는 너무 오버파워드해요...!"
...윽. 로코 씨, 얼굴 붉히면서 고개 돌려버리고. 안보겠다는거네?
그렇게 고개 돌려버릴거면, 이번에는!
"안 돼~?"
"와, 왓더?!"
"...잠깐만요? 모모코 쨩 선배, 이거 츠바사 쨩 따라한ㄱ"
"아아아! 빨리 들려줘!! 들려달라구!!"
"와! 떼쓰는 모모코 쨩 선배라니?!"
"아리사 씨는 시끄러워! 빨리!"
"아, 알았다구요! 뭐냐구요 이 폭격은?! 이건 마치 팻ㅁ"
"스토오오오옵! 그건 NG!"
"앗."
"이건 편집해 작가씨!"
"잠깐, 제4의 벽넘을수 있는거였어요?!"
"됐으니까 편집!!!"
"...로코는 어떻게 오버컴하냐면요..."
"응."
"...뭐라고 할까요... 로코가 아트를 왜 하는지. 로코아트를 만드는 리즌부터 떠올려봐요."
"...초심."
...초심. 중요하지. 응. 모모코도 잘 알아.
...마카베가 아닌 미즈키 씨는 찾지 말자?
"네. 로코는, 로코아트를 만드는걸 조이하고, 만드는 에브리 모멘트가 해피하니까요. 아이돌 액티비티도 마찬가지고요."
두사람도 세임이죠?
로코 씨의 물음에, 모모코는 고개를 끄덕였어. 응. 모모코는, 아이돌 하는게 즐거워. 연기도 좋았지만. 아이돌도 좋아졌는걸.
"그래서, 로코 아트를 조이할수 없다면, 로코는 조이할 수 있도록 로코의 베스트 모멘트들을 떠올려보는거에요."
"...음... 주로 어떤 순간들인데?"
"음... 메이비... 라이브 후 프로듀서와 인카운터하는 모멘트나, 프로듀서가 로코아트를 어드마이어하는 모멘트... 또..."
...어라? 잠깐.
"잠깐만, 로코 씨?"
"어, 네?"
"뭔가... 로코 씨가 말하는 예시에 항상 프로듀서, 가 있지 않아?"
"...에... 에? 그런가요? 웨잇 어 세컨ㄷ..."
의외라는 듯 눈을 크게 떴다가, 오른손으로 턱 쪽을 짚었다가, 곰곰히 생각하던 얼굴이 점점 붉게 변하기 시작하는 로코 씨...?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취소! 취소!! 취소라구요! 잠깐, 못들은걸로 해주세요! 메모리에서 딜리트!!!"
...어, 이럴때는 뭐라고 말해야해?
뭔가 모모코가 묘사하기 미안할 정도로 붕붕 뛰는 로코 씨...를 보고 아리사 씨는,
"...어... 그래도 마지막에는 컨셉 유지 노력했네요, 로코 쨩!"
...모모코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 지나고, 할리 데이비슨을 타는 로코 씨라는 이름의 전위예술 로코 아트를 잠깐동안 볼수 있었어.
"......"
"어, 방금 그거, 노리코 씨한테 이야기하면 노리코 씨 엄청 좋아할거 같지 않-"
"...아리사는 아직 은퇴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모모코 쨩 선배..."
"...음. 코토리 씨의 파스 여분이 시어터 사무실에 있을까?"
"...코토리 씨가 그 대사를 들으면 펑펑 울거에요..."
"...안사러 가도 되겠어?"
"...아리사의 업보니... 힘내보겠습니다..."
"으응. 알았어..."
...나중에 로코 씨한테 사과하러 가자.
네, 아리사도 이의 없습니다...
...로코 씨도 진정하고 아리사 씨 괜찮냐고 확인하긴 했는데, 아리사 씨든 모모코든 뭐라 할말이 있겠어...
...배꼽잡고 웃은건 나중에 아리사 씨한테도 따로 사과하자. 응.
"자, 아무튼 아리사 씨, 뭔가 좀 느껴지는게 있어?"
"...요통이요..."
...앗.
"...그리고 항상 말조심해야한다는 것도 척추에 사무치도록 느꼈습니다..."
"...미, 미안하다니까! 아니, 모모코가 잘못했어요!"
"...뭐, 정말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아리사가 구급차를 불러달라고 했을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구요?"
으기기긱! 하고, 아리사 씨는 크게, 크게 스트레칭을 했어.
"뭐어, 뭔가 느껴질것도 같지만... 역시, 잘 모르겠달까. 조금 결이 다른것도 같구요."
"흐으음..."
그럼, 좀더 물어볼까.
"그럼 아까 모모코의 생각대로 레슨 실 쪽으로 가볼까."
"네. 아마, 아리사의 기억대로면-"
>>+3까지 다이스와 아이돌 지정.
가장 높은 값의 아이돌이 등장합니다.
"-시즈카 쨩이에요."
"역시. 시즈카 씨, 자율 레슨..."
"...괜히 방해하는거 아닐까요?"
"뭐, 길게 시간 잡아먹을거는 아니잖아? 시호 씨가 딴죽거는거 아니면 문제 없을거라고 봐."
"저기, 선배, 그건 아리사한테 딴죽이 올거라 사료됩니다만..."
"그건 아리사 씨가 나쁘니까 그런거 아닐까?"
"...부정할수 없어요!"
매번 직찍을 시도했던 아리사의 업보겠지요!
...하아...
"...아리사 씨는 왜 이렇게 죄가 많은거야, 도대체?"
생각해보면 아리사 씨의 슬럼프인지 뭔지 이거 해결 안하는게 모두가 평화로운 결말 아닐까?
"...잠깐만요 모모코 쨩 선배, 벌써 기브업은 너무 잔혹하지 않나요?"
"글쎄, 그정도로 집요했던 아리사 씨의 과거를 생각하면..."
"...크흑... 전과가 많아서 양지로 나갈수 없는건가요, 아리사는!"
"...솔직히 모모코가 전부 다 파악하는건 아니라 속단하기 힘들긴한데 말이지..."
울먹거리는(?) 아리사 씨를 바라보며, 모모코는 밝게 웃어보였어.
"최소한, 시즈카 씨가 아리사 씨를 신고 안한건 아리사 씨가 하루 3번 도게자를 해야하지 않을까 싶어."
"......저기, 모모코 쨩 선배, 그 얘기를 들으니까 이번엔 아리사가 레슨실에 들어가기 무서운건데요, 역시 이쯤하고 돌아가야-"
"응 안돼."
늦었어.
모모코는 레슨실의 양 문을 활짝, 열어 젖혔어.
"아, 하하... 바, 방해해서 미안해요 시즈카 쨩!"
"응, 안녕, 시즈카 씨. 미안, 갑자기 들어와서. 방해였어?"
시즈카 씨는 거울 앞에서 악보를 들고 서있었어. 음, 뭔가 할수 있는게 다양해서 속단하기 힘들지만...
모모코가 보기엔...
...에이.
"...응, 그냥 물어볼래."
"에?"
"시즈카 씨, 뭐 연습하고 있던거야?"
"아. 잠깐... 라이브 중에 피료할때 호흡을 어떻게 배분할지 좀 다시 고민해보고 싶어서...하고 이것저것 다양하게, 라고 해야하나..."
딱히 어떻게 한다는 생각은 없었어, 라고 말을 끝맺는 시즈카 씨.
...자율레슨, 이니까, 이것저것, 일까나. 뭐, 누구라도 그렇겠지만.
그래도 의외인데.
"의외네요."
"에? 뭐가요?"
"시즈카 쨩은 이런거 할때, 딱딱... 항상 명확히 기준을 정해두고 해온다고 생각했거든요."
적어도 아리사가 봐왔을때는, 여지 없었구요.
"...뭐, 대부분 그렇긴해요. 그래야 시간 낭비가 없고. 그렇긴한데..."
"응. 시즈카 씨도 그냥 마음가는대로 할수도 있으니까."
"...응. 그렇네. 맞아. 모모코 말대로에요. 오늘은 왠지, 랄까."
...응. 의외야. 시즈카 씨도 그럴수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진짜로 그러는거 보니까, 좀 놀라운걸.
뭔가 아까의 할리-데이빗슨에 이어서, 또 놀라운걸 보는ㄱ
"푸흡"
"에? 왜 웃는거야, 모모코?"
아.
...표, 표정관리표정관리. 모모코는 프로다. 모모코는 프로야. 프로라구. 프로니까!
"...잠깐만요, 뭘 생각한거에요 모모코 쨩 선배."
...어, 잠깐? 아리사 씨. 아리사 씨가 반응하면 모모코가 어물쩡 넘기기 어려워지잖아요? 발끈할만한건 모모코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아리사 씨가 정말 그 사건을 어둠속에 묻고 싶다면 반응하지 않는 쪽이 좋을거라 생각하지만?
...근데 이런 시선 교환을 하면 저렇게 날이 서있는 시즈카 씨는 분명 눈치챌테니까. 혼자 얼버무려보자. 응. 할수있어, 모모코.
"...아, 크흠. 미안. 아무것도 아니야."
"저기? 모모코? 쓸데없이 궁금하게 해놓고 어물쩡 넘어가는 건 좀 너무하다고 생각하니까? 신경쓰이니까 알려주지 않을래?"
...실패했다. 음. 그러네. 안나 씨가 예전에 했던 게임에서 봤던 대사가 떠올라.
죄책감이 스멀스멀 올라오네.
...음, 최선을 다해보자.
"저, 저기 시즈카 씨, 아리사 씨에게도 잊혀질 권리가 있으니까-"
...응. 프로 실격. 워딩 NG잖아. 오늘 일기에 반성하는걸로 적자. 응.
"아! 말해주지 말라니깐-"
"아리사 씨는 조용히해주세요! 그동안 제가 당한걸 생각하면 저도 이런거에서 한번 우위를 점해도 되지 않나요?! 네?! 말해줘 모모코! 뭐냐구! 이거 아리사 씨 이야기지 응?! 알려줘! 뭐가 모모코 너마저 평정심을 잃게 하는, 그런 사건이 있었던거야?!"
"아니, 물론 아리사가 잘못한게 많긴한데 말이죠?! 지금 이건 아직 아리사가 마음 정리도 안된 따끈따끈한 사건이라서-"
"시끄러워요! 맨날 저만 장난 대상으로 지목되서 귀엽다고하고! 저도 한번쯤은 공격 포지션에 서고 싶다구요! 단체 채팅방에 제가 화젯거리가 되는게 아니라 화젯거리를 던지고 싶단말이에요!"
"잠깐, 그게 그렇게 한이 될정도에요?!"
"당사자가 아니면 전혀 모를거라구요!"
...어, 그거 그렇게 절절하게 말할 이야기인걸까?
아리사 씨랑 시즈카 씨 사이에 끼어서 마구 흔들리는 동안, 모모코, 태평하게 그런 생각이 들었어.
미안해, 히비키 씨. 한번만 히비키 씨의 대사, 빌려 쓸게.
"...난쿠루나이사."
...시즈카는 결국 방금 있던 따끈따끈한, 화젯거리를 캐내는데 성공했을까요?
홀수 : 성공.
짝수 : 응 안돼. 시즈카는 수비야.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미안해, 아리사 씨. 지켜주지 못했어..."
"지켜줄 생각이 없었잖아요!!! 너무해요 선배!!"
"...그, 그치만 모모코가 평정심을 완전히 되찾기까지 시간이 너무 짧았단말야!"
"...너무해요 너무해요... 이제 노리코 쨩한테 이야기가 들어가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어요... 아리사는 이제 더이상 아이돌이 아니라 노리코 쨩의 애마로 전업하는 수밖에 남지 않았다구요...어흐흑..."
"그, 그건! 모모코가 노리코 씨한테 선처를 구해볼게! 응! 노력할테니까!"
...시즈카씨가 손을 스윽 들었어.
"네, 시즈카 씨."
"저기, 궁금한게 있는데..."
"네, 말해주세요, 시즈카 쨩."
"그게 그렇게까지 엄숙하게 할 이야기에요...?"
응. 아니지.
네, 아니에요.
"...그런데 왜 그렇게 엄숙하게 하는건가요?"
...저기, 시즈카 씨... 그걸 굳이... 물어보는 건 무슨 의도인지 궁금한건데...
"그야 시즈카 쨩의 웃음을 멎게 하기 위함이겠지요?"
"웃음... 아. 그렇네요. 아. ...크흠."
...시즈카 씨의 눈치라면 모를리는 없을텐데. 적당히 넘겨주면서 평정심 완전히 찾는게 낫지 않았을까.
"저기, 아리사 씨."
"네, 말하세요, 시즈카 쨩."
"...저 배아픈건 좀 멎었으니까 한번만 더 웃어ㄷ 푸흡-"
...아. 밸런스 붕★괴
배아프니까 도와달라고 한건 시즈카 씨였잖아. 그래놓고 그렇게 다시 물어보는건 좀 잔혹하다고 생각하는건데.
"...데굴데굴 구르는 시즈카 쨩은 참 희귀하긴 한데요."
"응, 모모코도 그렇게 생각하긴 해."
"평소처럼 굳은 느낌이 아니라 엄청 어려보인다는 느낌이네요."
"응."
"그런데...왠지 엄청난 피사체를 보는데도 왜 아리사가 찍고 싶다는 생각이 안드는걸까요."
"슬럼프야. 응. 슬럼프인걸로."
"...시즈카 쨩은 참 즐거워보이는데 왜 아리사는 가슴이 아플까요."
"...응, 슬럼프니까."
"...뭐, 시즈카 쨩이 조금은 즐겨도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긴 하지만요."
"...진짜로?"
"...시즈카 쨩이 언제나 이 포지션이었다는걸 생각하면 조금은 존경하고 싶어졌어요. 미안하기도 하고요."
"...음. 아리사 씨."
"네?"
"이런 얘기 들어본적 있어?"
"어떤 얘기요?"
"웃음은 전염된다."
"...저기, 모모코 쨩 선배."
"응."
"피부, 탈날수 있으니까 손등 그만 꼬집고 그냥 속시원히 웃어줘요. 아이돌 쨩이 다치는건 아리사도 좀 마음 아프ㄴ-아니 말 끝나기 전에 자지러지지는건 좀 잔인하잖아요?!"
...응. 둘다 진정하면 아리사 씨한테 도게자할까.
아니, 할까가 아니라 하자.
"...없어."
"그렇게 대놓고 시무룩하지 말아주실래요? 도게자하면서 그런 이야기 하면 아리사가 더 화날거같은데요?!"
""죄송합니다.""
"죄, 죄송해요, 아리사 씨..."
...마침내 제정신이 돌아온 시즈카 씨는 아리사 씨를 열심히 달래주고 있었어.
"그리고, 시즈카 쨩의 고통이 어떤건지 충-분히 느낀것도...의의라구요. 미안했어요, 시즈카 쨩."
"...저기, 저, 어떻게든 입막음할게요. 약속할게요."
"...아뇨 뭐... 지키지 않아도-라고 하기엔 좀 무서우니까 부탁해도 되죠...?"
"...아니, 아리사 씨, 노리코 씨가 그렇게 무서운거였구나...?"
모모코의 말에, 아리사 씨는 어딘가 머나먼 곳을 바라보는 표정이 되어버렸어.
"..."
"아니, 왜 트라우마 같은 느낌이 되어버린거에요, 노리코 씨가."
"그게 말이지... 아리사 씨가 노리코 씨한테 기술 걸어달라고 하는게 비극의 시작이었달까..."
...뭐, 모모코가 매번 보는거는 아니지만... 리코타가 모일때 그랬던건 몇번 안되는데...
"...프린세스 단체 레슨날이 무섭다구요..."
"...혹시 저게 슬럼프의 원인일까?"
"아닐거야. 모모코가 유리코 씨한테 제보 받은걸로는, 프린세스 단체 레슨의 주회행사가 되어버려서 일상 수준이나 다름없어서 저게 결정타는 아닐거라고 생각해."
"...음... 유리코의 안목이라면, 믿을만하지만."
"...저기, 시즈카 쨩? 너무 분석하려하지 말아줄래요? 절반 이상이 농담이니까?"
"그치만 만담에서 제가 소재가 아닌건 흔치 않은걸요. 조금은 즐기면 안될까요?"
"사과 전혀 진심이 아니었던거죠?!"
"그, 미안한건 진심이지만요... 아뇨, 정말 진심이라구요."
...시즈카 씨 텐션, 한번 무너지면 잘 조절 안되는구나. 그래서 평소에 철저히 관리하는거였어.
"...응. 역시 리셋좀 할게요."
"...리셋? 어떤ㄱ"
아리사 씨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시즈카 씨는 순식간에 양 손으로 뺨을 내리쳤어.
"무슨짓이에요-!!!!"
"응? 종종 하는건데...요..."
"아이돌 쨩의 귀중한 얼굴에 지금 무슨 짓을!"
"...저기, 그렇게 세게 내리친것도 아닌ㄷ"
"아이돌 쨩 덕후인 아리사로서는, 아리사로서는 있을수 없는 폭거에요! 뇌가, 뇌가 떨려온다아아아아아!!"
...음. 저 대사로 미뤄보건데, 아리사 씨, 100% 진심은 아니야. 장난을 섞어서 넘기는거구나.
그럼 모모코는...
"모모코 쨩 선배! 감히 귀한 아이돌 쨩 얼굴에 생채기를 내려한-"
"-저기, 어쨌든 제 얼굴인데-"
"-이 무구하고 어리석고 귀여운 아이에게 어떤 처벌을 내리는게 좋겠습니까?!"
"-처벌까지 가는거에요?! 아니 그렇게 세게 친것도 아니라니까-"
"...응. 그렇네."
...뭐라고 넘기면 센스있을까?
>>+2까지 적당한 대사. 모모코가 뭐라고 하면 좋을거같아?
"예이! 분부대...로...오?"
"어? 잠깐, 지금 시점에선 아리사 씨가 나한테 공세를 펼치는거 같았는데-"
"...아."
...음. 데헷, 하면 될까?
...뭔가 모모코, 미라이 씨처럼 한거같은데.
응. 미라이 씨 연기한걸로 할까? 딱히 모모코가 엄청 웃다가 모모코도 평정심 안찾아져서 무심결에 그렇게 한거 아닌걸로 하자. 응.
"...왜 또 아리사가 수비로 된거에요?!"
"아. 응. 미안. 시즈카 씨 대상으로 다시 할게."
"굳이 또 무르고 다시하는거, 많이 이상한 그림이긴 한데..."
"이상해도 아리사가 다시 잡은 기세! 순순히 안 넘겨줄거라구요! 부탁해요, 선배!"
"네. 크흠. 죄인 모가미 시즈카는, 스스로의 뺨 대신 아리사 씨의 뺨을 칠것. 이상."
...침묵.
"...저기, 아리사는 그런 포상은 필요 없는데요..."
"여, 연상을 때리라니, 그건 진짜 좀..."
"...두, 둘다 정색하면 모모코가 뭐가되냐구! 어차피 모모코가 뭐라고 해도 진심으로 할 생각 없었으면서!"
"...뭐, 적당히 봐서 따라주려고 했는데."
"네. 아리사도요."
아니...퉁명스러운척 말해놓고, 왜 둘다 모모코의 눈길을 피하는걸까...?
"...모모코가 대상이지?"
"들켰네요."
"역시 선배구나."
"이이익! 언제 둘이 짠거냐구!!!"
"...응. 충분히 웃고 즐긴거 같아. 배가 좀 땅기긴 하지만, 리프레쉬는 충분히 된거같아요."
고마워요, 두사람 다.
마침내 평정심을 되찾은 시즈카 씨는 모모코랑 아리사 씨한테 인사했...
...응. 뭐, 아리사 씨는 익숙할테니까. 괜찮을거야.
"그런데... 두사람, 어쩐일로 온거에요?"
"드디어 본제로 넘어가는군요..."
"응. 누구의 개그 본능이 엄청나게 폭주해버린 탓에 말이지."
"...모모코 쨩 선배, 제4의 벽, 너무 부수면 안된다고요."
"뭐 어때. 모모코는 프로인걸."
"...딱히 관계 있는거였어?"
그런걸로 하면 그런게 되니까. 여기는 그런곳이잖아?
이마를 짚고 시즈카 씨가 깊게 한숨을 내쉬었어. 너무 웃어서 머리가 아픈건 아니길 바라자. 응.
"...하아... 그러니까, 어쩐일이라고요?"
"아. 시즈카 씨한테,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서."
"뭔데?"
이 조합으로 와서 물어볼게 있어? 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있는 시즈카 씨의 표정. 응. 시즈카 씨, 츠바사 씨가 말한대로 얼굴에 다 드러나서 무척이나 귀엽다고 생각해. 철저하지만 솔직해서.
그치만 이거 그대로 보이면 연상에 대한 예의가 아니니까.
자, 이제 진짜로 물어보자.
"시즈카 씨는 슬럼프, 겪어본적 있지?"
"...음... 있지."
어떻게 왔어? 극복은 어떻게 했는지도 이야기해줄수 있어?
모모코의 질문에, 시즈카 씨는 의외라는 표정에서, 절반정도는, 떠올리기 껄끄럽다는 표정을 지었어.
"...어, 질문으로 대답해서 미안하긴한데... 그걸 물어보는 이유가..."
"그게, 아리사 씨가 슬럼프가 온거같아서, 말야."
"...어? 어떤?"
"그건... 아리사가 직접 말하기 뭐하긴 한데... 아이돌 쨩에 대한, 열의가..."
...예전같지 않달까.
나지막히 덧붙인 말은, 시즈카 씨한테는 과연 어느정도의 무게감을 가지고 있었을까.
모모코는 시즈카 씨가 아니라서, 정확히 가늠해볼수는 없을거같아. 그치만...
"...저기, 설마, 혹시, 도촬이나 민폐를 최근들어 전혀 안하시던게 설마-"
...시즈카 씨의 표정에서, 얼마나 당혹스러운지는 알것같아.
"...그, 몰랐어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저, 저기, 시즈카 쨩, 그 건과 그 건은 전혀 별개니까, 그렇게 미안할거 없구요? 저기, 엄청 심각한 문제일정도로, 네, 아니니까요? 그냥 아리사가 그렇게 광기어린 행적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조금 사그라든거 뿐이니까요? 그, 그렇다고 아까의 도게자를 다시 할필요는 없으니까요? 저기, 아리사 진짜 화낼거니까 그만하세요? 아니 화낼리 없다는거 뻔히 안다는건 알지만 저기 진짜로 그만해주세요? 괜찮다니까요?!"
...하아.
"어...시즈카 씨. 그렇게 심각해지지 않게 미연에 방지해보려고. 정확히 파악해서 해소해보려고 하는거니까 말이지. 그렇게 심각하게 하면 아리사 씨가 미안해서 어쩔줄 모를테니까 진정해주면 안될까?"
그렇게 다시 잠깐 시간이 지나고...
"...으, 응. 오버해서 미안해요. 모모코도 미안해."
"...뭔가 시간 엄청나게 뺏은거 같아서 모모코랑 아리사 씨도 조금 마음이 무거워질거같아..."
"저기, 그런 이야기는 슬슬 멈추고. 시즈카 쨩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이야기해줄수 있나요?"
"...네. 제가 도움-"
"응. 분명 도움이 될테니까 물어보는거야. 얘기만 해줘, 시즈카 씨."
"...응."
>>다음 연재시까지. 시즈카가 겪었던 슬럼프에 대해서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채용가능한거, 믹스할수 있는거, 최대한 머리를 쥐어짜내서 반영해보겠습니다.
앵커는 계속 받습니다. 쭉쭉 적어주세요. 너무 1도 안어울리고 생뚱맞고 정반대방향으로 튀아서 도저히 수습 및 소생 불가능 영역으로 노빠꾸 무지성직진하는 앵커 아니면 제 능력이 닿는한 최선을 다해 수합할테니 망설이지 말아주시고요...!<<부담감 증폭
시즈카 씨의 오른손, 턱을 짚고 있다가 어느샌가 입술까지 올라가서 덮고 있어. 눈도 가늘어지고.
"...그러니...까..."
...음, 잠깐. 모모코, 집중하다보니까 지금 느낀건데 말이지.
"저기, 시즈카 씨?"
"어...어?"
아니 뭐, 그냥 혹시나해서 물어보는건데.
"혹시 지금 모모코의 눈치를 보고 있는거야?"
"어어? 아, 아니 그건 아니...고..."
뭐야. 그렇다면서 왜 모모코랑 그렇게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는거야.
하지만 음... 이거, 말하기 힘든 이야기이긴 하니까, 독촉하는 건 역시 아닌거 같으니까. 하기 힘들다면 그만둬도-
"...우동이 싫어졌던 적이 있었어요."
겨우겨우 짜내지듯 나온 말은,
"...어, 그거, 아이돌들한테 흥미를 잃은 아리사 씨랑 똑같은 말 같아."
"그, 그런가..."
응. 조금 다른가? 싶은 생각도 들지만.
"응. 그렇게나 좋아했던게, 싫어졌던..."
"...저기, 잠시만요. 시즈카 쨩."
이야기를 이어가려던 시즈카 씨의 말을 끊어버린건, 의외로 아리사 씨.
"에? 뭔가-"
"...단순히, 우동만 싫어졌던건가요?"
...무거운 질문이야.
아리사 씨가 던졌다고, 모모코가 누구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한다면, 다들 그다지 믿을리가 없을정도로.
그 질문과 함께 아리사 씨는 시즈카 씨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고, 시즈카 씨는 그와 반대로 아리사 씨의 시선을 피하고 있었어.
...이것도 참 신기하지?
평소라면 정 반대의 모습이었을텐데 말이지.
...이렇게, 태평한 생각을 하지 않으면, 안될거같은 숨막히는 침묵이라서. 모모코도 답지 않게 딴생각을 자꾸 하게 돼.
"...그..."
시즈카 씨는-
>>+3까지 다이스.
1 ~ 50 : 부정.
51 ~ 100 : 긍정.
2표 나온 쪽으로 가즈아
적당히 무릎을 꿇고 앉아있던 시즈카 씨는 역시나 자세가 불편했던건지 몸을 틀어서 다리를 앞으로 모았고.
"...네. 아니...겠죠."
그렇게 대답하고는 얼굴을 무릎에 반쯤 파묻었어.
"급체해서, 트라우마 비슷하게 정말 좋아하던 음식을 입에도 못대는거. 이런게 아니라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싫어하게 되는 일은 거의 없어요. '그 음식'만 싫어지는건, 더더욱."
아리사 씨는 그렇게 말하고는.
"...시즈카 쨩이 슬럼프가 뭔지, 어떤건지 모를리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야기하기 싫다면, 역시 그만두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어떤 이유에서든 간에, 그런거, 다른 사람이 부탁이든 강요든 무리하게 밀어붙일수는 없는거니까."
...
"...굳이 다른 이야기로 돌려서 애매하게 억지로 이야기하지 말고...어? 에, 에헴. 그, 그러니까! 이쯤에서 정리하도록 하죠! 자, 아리사랑 모모코 쨩 선배는 시간도 오래 뺏었으니까 슬슬 일어나보도록 할게요! 시즈카 쨩, 너무 늦게까지 연습하지 말고-"
그렇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아리사 씨를 다시 붙잡은건,
"-말할게요."
...물론, 당연하게도, 였을까.
"아, 아니, 괜찮다니까요. 아리사는 굳이..."
"배부른 고민이라고, 핀잔을 듣게 되더라도..."
...왜 그 말을 하면서 모모코를 또 슬쩍 쳐다보는거야?
모모코를 신경쓸 이유가 있는거야?
"...아리사 씨는 대충 알거라 생각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활동을 지속하기에 어려움이 있어요."
"에? 아리사가 어떻게 알거라-"
"...아리사 씨가 765프로덕션 말고도 어지간한 아이돌들에 대해 거의 다 섭렵하고 있는건 누구라도 아는 사실이잖아요. 저는 숨긴다고 해보지만, 이것저것 많이 알고 있으시다면 어느정도 눈치채셨을거라 생각했어요."
애초에, 그래서 방금 전에 이야기를 끝내려고 하셨던거 아닌가요?
시즈카 씨의 눈이 날카로워. 마지막으로 덧붙인 말보다, 눈빛에서 아리사 씨를 탓하는게 더 강하게 느껴져.
...하지만, 이건 평소의 그...느낌은 아니야.
응. 확실히 아니야.
저렇게 시즈카 씨가 힐난하는 눈빛을 받는 아리사 씨가, 물러서지 않아.
"이야기 할거에요. 그러니까, 천연덕스럽게 모른척하지 말고 들어주세요."
"...알았어요. 시즈카 쨩이 그렇다면야."
단호한 시즈카 씨의 말에, 아리사 씨가 마침내 물러섰어.
...뭔가 신기해, 이런 분위기.
모모코가 뭔가, 꼭, 어떤 작품의 연기나 이런걸 보고있는거같은데, 그게 분명 아닌데, 어...
...이상하네 정말.
"집안에서, 제가 아이돌을 하는걸 별로 바라지 않아요."
아니, 정확히는...반대, 겠죠.
"제가 하고싶다고 강하게 이야기해서, 하고 있고, 지금은 성과도 나오고 있지만."
"...뭔가요.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그만두라는 이야기를 하셨던건가요?"
"네. 정확히는,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중학교 졸업과 함께 아이돌을 그만두라고."
...뭐랄까.
모모코랑은, 엄청나게 거리가 있는 이야기네.
"...뭐, 그렇다고 해서 스스로 혈안이 되고 강박에 시달리고 있으면 안된다는건, 저도 알아요."
"...그렇죠."
"프로듀서가 항상 귀가 따갑도록 하는 이야기기도 했고요."
정 집에서 그렇게 반대를 하면 무슨수를 써서라도 방법을 찾아주겠다고, 그랬으니까.
"...음, 저기, 모모코가 말하기 뭐하지만, 그거, 슬럼프랑 크게 관련이 없는게 아닐까, 싶은데..."
"아아. 맞아. 이게 슬럼프, 라는건 아니야. 다만, 뭐랄까...영향을 좀 주긴 했으니까."
후훗, 하고 살폿 웃어보인 시즈카 씨는, 한번 크게 심호흡을 하고서 말을 이어갔어.
"아이돌 일이 공부같은게 아니라서, 무턱대고 내가 해야할 일만 해서 되는건 아니잖아요. 단순히 해야하는것만 하는걸로 끝나는게 아니니까, 어떻게 방향을 잡고 내가 어떻게 배분해서 나아가야할지 등등... 적어도 그런걸 참고하고 본받고 해야할, 롤모델이 필요한거잖아요?"
"응. 그렇지. 오빠도 그런말 했어."
"응. 프로듀서가 했던말이지."
모모코도 그 말, 처음에는 모모코가 업계에서 훨씬 선배였고, 입지도 있는데 왜 굳이 그런 걸 정해서 해야하는가,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해보니까, 나침반 같은거라서, 꼭... 반드시는 아니어도, 있어야 했어.
"...롤모델은, 가까운 곳에서 잡고 따라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래서 저는 제가 바라는 아이돌 상으로, 인물 상으로...두 분을 잡았어요."
"...누구를요?"
"하루카 씨랑, 치하야 씨."
...응.
아마, 765의 대부분은.
아니, 모두가.
하루카 씨랑 치하야 씨는 존경하고 의지하고 있으니까.
"노래... 아티스트 적인 면으로는, 치하야 씨를 조금 더. 아이돌로서나 리더, 라는 면에서는 하루카 씨를...말이죠."
"뭐... 누구라도 하루카 선배랑 치하야 쨩을 따라가고 싶을거라 생각해요. 아리사도, 그렇게 생각하니까."
"네. 따라가고, 닮고 싶고, 대등하게 서고 싶다...고 생각해요. 뒤를 따라가는 후배로서."
그런데.
"...그렇지만. 그렇다고 그 두 분과 스스로를 비교하는건, 좋지 않죠. 물론 비교가 내가 어디가 부족한가, 무언가를 더 해야하나, 노력해야하나... 같은걸 확인하는것에선 필요하지만..."
시즈카 씨의 표정이 일그러졌어.
"...슬럼프, 라는거. 딱 언제 어떻게 온다-해서 오는게 아니란건 저도 알지만. 그냥, 어느 순간... 그렇게 되더라고요. 제가 바라는, 이상향인 두 분과 저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게 되고, 그러면서 조급함이 도를 지나치고, 그 와중에도 집에서는 언제나처럼 아이돌은 그만두라고..."
...이를 악물고 있던 시즈카 씨는,
"...나한테는 정말 재능이 없는걸까, 하고... 맥이 빠져버리더라고요."
내뱉듯이, 말을 끝마쳤어.
...무거워.
무거워... 무겁다구...
...가슴이 꽉, 쪼그만 옷을 입어서 조여오는것같은 느낌이야.
갑갑해...
...근데, 무슨 말을 해야해?
모모코는, 무슨 말을 해야해?
모모코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거야 지금 도대체?
...아니, 말을 해도 되는걸까, 지금?
"...그래서, 어떻게 극복...했나요?"
...고마워, 아리사 씨.
>>시즈카는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했을까요?
길게는 아니지만 적당히 자유앵커 받겠습니다. 마감하기 전까지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부담가지지 마시고 적당히 어떤 식이면 될지 방향이나 소재를 던져주시면 됩니다. 이상하지 않을까 싶은거 걱정마시고요. 제가 알아서 좀 합쳐지기 어려운건 거릅니다.
"...완벽히 극복...이라 할 수 있는건지는 모르겠지만...그렇네요."
"원래 슬럼프는 그렇게 오는거처럼, 그렇게 극복되는거에요."
"네. 음... 이것저것, 주변에서 도움을 받은걸 생각하면... 정말 많이, 모두에게 도움을 받았지만, 아마도 강하게 영향을 줬던건..."
...시호겠죠.
시즈카 씨의 말에 아리사 씨가 손을 스으을쩍, 들었어. 모모코랑 시즈카 씨의 눈치를 보듯이.
"...음, 여기서... '우효오오, 시즈시호-' 같은 말을 하면 경멸당하겠죠...?"
"응. 꼭 굳이 그딴소리하면 모모코도 완전히 남남취급할거에요 마츠다 씨. 처음 뵙겠습니다."
"일말의 여지도 없는거죠?! 아리사도 과한거 같아서 조심스레 말한건데?! 꾸벅 인사하실거 없다구요 진짜!"
아리사 씨의 절규에 시즈카 씨의 표정이 조금 풀렸어. 아니, 웃음기가 묻어났으니 아리사 씨, 대성공! 이라고 해야할까.
"푸흡...크흠. 저기, 모모코. 아리사 씨랑 만담 듀오라도 짠거야?"
"...모모코는 아카네 씨처럼 만담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아리사 씨는 '딴죽을 걸어줬으면' 하고 티가 나게 행동하는게 너무 많다보니 같이 다니면 그냥 자연스럽게 이렇게 되더라고."
"...저, 말 끊어서 죄송하니까, 다시 이야기해주세요, 시즈카 쨩."
"아, 크흠. 흠. 네."
"...호오... 시호 쨩에게 이런 후한 평가인가요. 시즈카 쨩이."
"...서로 티격태격하는건 하는거고, 인정할건 인정해야죠."
"뭐... 그건 시호 쨩도 비슷하니까 그렇다고 할까요."
물론 두사람 다 서로 앞에서는 죽어도 말 안해주겠지만요.
"응, 그건 모모코도 분명 그럴거라고 단언할게."
"...뭔가 나 지금 모모코한테도 단정지어진거야...?"
"괜찮아요, 시즈카 쨩. 시호 쨩도 포함이니까."
"아니, 그게 위로라고 생각하시는거에요 지금?"
"뭐, 그냥 사실을 말한 거, 라구요."
"모모코는 업계 선배니까, 이런 평가 해줄수도 있는거 아닐까?"
"...왠지 더 길게 따지면 내가 지는거같으니까 넘어가야겠어..."
...시즈카 씨, 역시 제일 많이 당해오다보니 어디서 끊어야만 하는지도 스스로 깨닫는 경지에 도달한걸까.
"...저기, 모모코?"
"아, 응. 이야기해줘."
...예리해, 예리해...
...뭔가 모모코, 나쁜생각이 좀 많아진거같아...자중해야지.
시즈카 씨는 모모코랑 아리사 씨를 번갈아 보다가, 뭔가 포기했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어.
"...하아... 그러니까. 그렇게 혼자 꽁꽁 싸매고 있을때, 시호는 뭐랄까... 그, 혼자 싸매게 두지 않는다고 해야하나."
"시호 쨩이 그... 뭔가, 가소롭다는 듯, 사람 속을 확 긁는 그런 느낌의 태도로 말하는 때가 가끔 있죠."
"...어, 맞아요. 너무 대놓고 까는거 같아서 자제하려고 했는데, 뭔가 제가 느끼는 그대로 말하시네요...?"
"뭐, 시호 쨩, 카나 쨩이나 시즈카 쨩한테는 그렇게 말할때가 종종 있으니까요. 근데 그거 알죠? 그게 관심이고 애정-"
"...눈으로 '시즈시호'라고 말하는거 같은데요, 지금. 화내주길 바라면서 말하시는 거에요?"
"그, 아니 백합적인거 말고! 동료! 동료적인 느낌으로!"
"...뭐, 아리사 씨의 처우는 저 말고, 저렇게 대놓고 말해버렸다고 적당히 전해줘서 시호가 직접 결정하도록 할게요."
"...아니 잠시만요. 진짜로 열받은 시호 쨩은 너무 무서운데, 그건 좀 자제해주시면 안될까요, 아리사는 어디까지나 시즈카 쨩의 입장에서 말한거라구요!"
...음. 이럴 때 모모코가 해줄수 있는 말은... 역시 이거지?
"...아리사 씨의 접수가 확실히 좋지, 시즈카 씨?"
"응. 방금 모모코가 했던 말이 뭔지 이젠 나도 확실히 이해할 것 같아."
"...아무튼, 시호 쨩과의 라이벌리 관계가 도움이 된거로군요. 그렇죠? 아리사를 안주로 삼는 이야기는 시즈카 쨩의 이야기가 끝난 후로 미루도록하죠 이젠?"
""네""
...으음... 역시 할리-데이빗슨 이후로 아리사 씨가 좀 진심을 담아 막으면 모모코라도 더 뭐라하기 힘들어졌어... 그게 없었어야 맘대로 하는게 되는데...
"그렇게... 혼자 싸매고 있지 못하게 시호가 툭툭 건들고 경쟁에 어울려주고 해서, 그런 식으로 혼자 자괴감에 빠져있지 않도록 막고 에너지를 쏟게 도와준다고 해야겠죠. 짜증? 분노? 여도 어쨌든 바깥으로, 건전한 방향으로 분출되는거니까."
"...뭐, 여담이지만, 시호 쨩도 시즈카 쨩한테 그런 식으로 고마움을 꽤나 느끼고 있을테니까, 너무 빚진다고 생각은 안해도 좋아요, 시즈카 쨩."
"...제가 그녀석한테 뭔 빚을 져요. 그렇게 생각할지 어떨지도 모르는거고."
퉁명스럽게 대답하는 시즈카 씨. 뭐... 넘어가야지.
"미라이. 응. 미라이도 크게 도움이 되었어요."
"...그렇죠. 역시 시즈카 쨩의 정규 커플링은 미라시즈-"
"-모모코,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 저기, 죄송하지만 외부인은 레슨실은 출입금지지만 나가주시겠나요?"
"응. 앗, 처음 뵙는분인데. 레슨실까지 들어오게 하다니, 아무도 관리 안하는구나? 어쩔수 없지. 모모코가 이분을 로비까지 안내할게."
".....그대로 절연하지 말아주세요!!!!"
경멸이 극에 달하면 절연입니까?!?!!?
"...아, 자세히 보니 아리사 씨 였구나."
"...응, 순간적으로 까먹었었어."
"아아 알았다구요! 넷상의 커플링 같은거 다시는 말 안해요! 안한다구요!"
"...적어도 이야기가 끝난후에 하라구... 그러니까 진심으로 경멸할뻔한거야."
"...그치만 아리사의 개그본능이 아리사도 모르게-"
"...그래서 아이돌을 그만두고 예능인으로 전업하실 생각인거에요?"
"아니 그렇게까지 또 이야기가 진행되면 어떻게 해요?!"
...로코 씨를 따라해볼까.
이번엔 모모코가 손뼉을 두번 쳤어.
"...미라이는 뭐랄까, 아리사 씨든 모모코도 알겠지만...한결같잖아요?"
"응. 언제나 안 변할거 같아."
"그렇죠... 언제나 천진하고...어, 그럴거같죠?"
"그게... 그런 점이, 마음이 흔들릴때, 정말 큰 도움이 되요."
변함없이, 변함없는 모습으로 곁에 있어주는게.
"베시시 웃으면서 숙제 도와줘, 뭐 가르쳐줘, 같이 뭐 먹으러 가자, 끝나고 어디 놀러가자... 그렇게 아이같이 밝은 모습을 보고 있다보면, 무거운 마음이 어느샌가 풀리고, 우울함에 파묻혀있지 않게 된달까...그렇게 되네요."
"응... 미라이 씨, 미라이 씨 본인도 잘 모를거라 생각하지만, 그게 모두가 미라이 씨를 좋아하는 이유일거라고 생각해."
...모모코처럼 모나있는거랑, 정반대랄까...응. 가끔, 아아주 가끔은, 모모코도 저렇게 하고 싶다? 할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니까.
"...뭐, 그런 식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 받는거 말고는... 조금 부끄럽지만, 제가 불렀던 노래들을 쭉 다시 들어보네요."
"으음, 시즈카 쨩의 노래들은 하나같이 다 명곡들이니 말이죠? 아마 프로듀서 씨가 특별히 심혈을 기울여서 작곡가 분들에게 의뢰했던걸로 기억을-"
"...그런 TMI는 지금 굳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아리사 씨."
"...아, 죄송합니다."
"...아뇨 뭐, 제 노래들을 쭉 다시 듣다보면 그런 생각, 저도 드니까요."
후후, 하고 웃어보이는 시즈카 씨는...
"프로듀서한테는 항상 감사할 뿐이죠. 제가 짜증을 부려도 다 쳐내는 것도, 다 받아주는것도 아니라 받아줄 건 받아주고 아닌건 아니라고 이야기해주시니까... 응, 그렇네요. 배려, 많이 해주셨어요."
"...그렇게, 제 노래가 만들어져서, 녹음되어서, CD로 나올 수 있게 될때까지... 도움을 주신 분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고, 지금까지의 저를 돌아보고, 제가 왜 노래를 불렀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도..."
"...저 스스로 도움이 되었다 싶은건, 이정도에요. 저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는게 또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정도면, 도움이 되셨나요?"
"응. 모모코랑 다르게, 진짜 어른이야."
"...아니, 저기... 저기요...?"
시즈카 씨의 얼굴이 조금 붉어졌어. 부끄러운 이야기를 하고, 이런 반응을 보이니까 부끄러운건 당연한걸지도 모르겠지만...
"...모모코도 시즈카 씨처럼 어른이었으면 좋겠어."
"...어? 어어...아니, 나도 아직 어른은 아니고... 부족한게 많으니까."
...부러워.
이것저것...
"이야기, 고마웠어요, 시즈카 쨩."
"그... 저는 부끄럽기 짝이 없었지만 말이죠..."
"...아리사의 따끈따끈한 개그요소를 실시간으로 즐기신 값은 충분히 된거 같아요."
"...아, 할리 데이빗...크흠."
"...그거, 굳이 본인 입으로 꼭 다시 이야기할 필요 있었어?"
"그야 폭소할만한 거리를 지속적으로 역치를 낮춰놔야 반응이 약해지니 말이죠. 이건 나름대로 과학적인 접근이라구요, 모모코 쨩 선배."
"...거, 걱정마세요! 어디가서 이야기 안할게요!"
"...아리사는 부디 노리코 쨩한테만 이야기가 안들어가길 바랄 뿐이니까요... 제발 부탁해요..."
"...그렇게 빌것까지는 없는거같은데..."
아무튼. 너무 오래 시간을 뺏었으니, 이제 모모코랑 아리사 씨는 슬슬 가주는게, 시즈카 씨에게 좋겠지.
"그럼 그만 가볼게, 시즈카 씨."
"아, 응. 그럼, 다음에 봐요, 아리사 씨. 모모코."
"너무 늦게까지 있지 말고 들어가야해요!"
그렇게, 이야기를 끝내고 레슨실 밖으로 나왔어.
"으그그극... 바닥에 앉아있기도 힘드네요..."
"...역시 아까의 그게 영향이 있던거야?"
"...그게 아니어도 맨바닥에 앉아있는건 충분히 힘든거라구요, 선배."
"그건 그렇지만. 아무튼 그래서."
뭐, 이야기는 끝났으니까 이제 다시 또 물어볼까.
"...이젠 어때? 좀 정리가 됐어?"
"어... 알것 같지만...음. 어떻게, 1명만 더 이야기를 들어봤으면 좋겠네요."
"흐으음... 뭐, 아리사 씨가 그렇다면야."
그럼, 사무실 쪽으로 가볼까.
"...지금 사무실에 누가 있더라...?"
"아마도-"
>>다이스타임! 지금 사무실에서 이것저것 사무를 도와주고 있을 아이돌은?
다이스와 함께 이름을 적어주세요.
이번에는 아리사보다 연상으로 가봅시다. 동갑이나 연하...그리고 본가 아이돌은 제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가장 높은 값으로 갑니다.
작성 들어갑니다
"-코토하 쨩, 이겠네요."
"흐응... 코토하 씨...구나."
코토하 씨가 있다면...
"...지금 오빠랑 미사키 씨 자리에 없지?"
"예에... 그, 프로덕션에서 사장님까지 함께 회의를 한다고 리츠코 씨를 따라서 프로덕션으로 갔죠."
"음. 역시 코토하 씨한테 맡겨놓고 간거구나."
"뭐, 코토하 쨩이라면 믿고 맡길 수 있을테니까요."
"음, 그래도 어지간하면 그럴 때는 코노미 씨한테 맡길거라고 생각했는데."
"그야 코노미 씨가 오늘은 오프니까 그렇겠지요...?"
"...아."
"시어터에 오는 전화 대부분의 용건이 어려운건 많지도 않고... 또 어려운 건들은 바로 프로듀서 씨나 미사키 씨한테 연결해주면 되잖아요."
"으응. 근데, 조금 바쁘거나 그렇지는 않겠지?"
"...글쎄요. 프로듀서 씨나 미사키 씨의 일을 굳이 떠맡아서 하던가 하는게 아닌 이상, 그냥 자리만 비우지 않아주는게 될테니까요?"
"뭔가 바쁘면, 이건 사무적으로 바쁜거니까 이거저거 물어보기 어려울수도 있겠네."
"그건 뭐... 봐야죠."
그렇게 이것저것 이야기하며 사무실로 들어가니까-
>>다시 한 번 다이스 타임! 2표 모인 쪽으로 진행합니다.
1 ~ 33 : 코토하가 뭔가 분주히 준비하고 있다.
34 ~ 66 : 코토하가 뭔가 전화를 받고 있다.
67 ~ 99 : 코토하가 잡지를 보고 있다.
100 : 1명 더 추가!
100은 하나만 나와도 됩니다?
사실 별반 뭐 생각하는거 없이...
""실례합니다~""
...가볍게 인사하고 들어갔는데, 말이지.
"네, 765 시어터의 타나카 입니다. 네, 지금 프로듀서가 자리에 없어서..."
...코토하 씨가 뭔가 전화를 받으면서 메모를 하고 있었어.
그것도 자리에 앉지 못하고 오빠의 자리 옆에 서서 받으면서.
또, 위잉거리는 소리가 계속 들리는걸 보니 인쇄기가 쭉 돌아가고 있던거 같았고.
"...바빠 보이는데요?"
"그러게... 도와주는게, 좋겠지?"
"일단 전화가 먼저 끝나고, 뭘 도와주면 좋을지를 듣고 해야죠. 아무거나 막 건드리면 큰일난다구요?"
"...응."
그렇게 속닥거릴때, 코토하 씨가 모모코랑 아리사 씨를 발견하고는 얼굴이 밝아졌어.
"...느낌이 안 좋네요."
"응? 왜?"
"그... 코토하 쨩, 반응이... 단순히 반갑다고 나오는 표정이 아니었는데..."
"...뭐어, 그렇다고 내버려두고 도망가겠다는 생각은 아니지?"
"...도망쳐선 안돼...도망쳐선 안돼..."
"...그건 이미 끝장난 IP아니야?"
"그렇죠."
어...그런데 의외로 잘 알고 있네요, 모모코 쨩 선배?
유리코 씨가 알려줬어.
"하아...유리코 쨩... 아무리 그래도 가르쳐줄게 따로 있지...코토하 쨩한테도 알려줘야겠는데요...?"
왠지 아리사 씨가 벼르고 있는데... 그거 그렇게 문제가 되는거야? 뭐, 어쨌든.
"-네...네. 차후에 연락 드리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딸칵.
전화는 용건이 그리 길지 않았는지 금방 끝났어.
"모모코 쨩, 아리사? 어쩐 일이야? 오늘 스케줄 없어서 슬슬 돌아갔으려나, 싶었는데."
코토하 씨는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하면서, 모모코랑 아리사 씨 쪽으로 다가왔어. 손에는 아까 적은 메모를 들고 있는 채로.
"아아, 그게... 이러니 저러니 하다보니..."
"...뭘 얼버무리는거야...? 모모코 쨩? 숙제하던거 아니었어? 다 끝내고 돌아갈줄 알았어."
"아, 으응. 숙제보다 조금 더 신경쓰이는 일이 생겨버려서."
"신경쓰이는 일...?"
"응. 아리사 씨, 어쩐지 슬럼프인거 같아서. 그래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슬럼프랑 극복한 거에 관련해서 같이 물어보고 있었어."
모모코의 말에 코토하 씨는 의외, 라는 표정이었어.
"...아리사가 슬럼프라고? 아리사, 진짜야?"
코토하 씨의 말에 시선을 피하던 아리사 씨는...
"어... 앗, 잠깐만요. 코토하 쨩, 저거 지금 뭐 인쇄하고 있는건가요?"
"아, 저거 프로듀서 씨가 필요한 자료 있다고 몇몇개 좀 인쇄해서 묶어놓으라고 한..."
"...양이 꽤 되는데 지금 저거 곧 막히는거 아냐?"
"막히는거 아니야,가 아니라! 지금 빼야된다구요?! 안 그러면 다 쏟아져서 섞일거에요!!!"
"...아앗! 내, 내 정신 좀 봐?!"
코토하 씨랑 아리사 씨가 사색이 되어서, 단거리 달리기라도 출발하듯 바닥을 박찼지만...
"...늦었네."
"아...아아...아아아아...!"
"...안돼애애애애애"
...덤으로, 인쇄기의 낡은 받침대도, 더는 돌이킬수 없게 되어버렸어.
...이거, 모모코랑 아리사 씨...때문인거...겠지?
"아아아아... 80장짜리... 8부 인쇄해놓은게...다 섞였어..."
"...3, 3명이서 같이하면 금방 다시 분류할수 있을거야...그치? 아리사 씨?"
"...저기, 아리사는 이만 귀가해보도록-"
"...마츠다아아아아-아리사아아아아아...??????????????????"
...어라, 방금 에어컨이라도 켜진걸까? 온도가 내려가는거 같아.
...응. 그냥 그런 걸로 하자. 모모코는 모르는 일이야. 모모코는 아무말 않고 얌전히 코토하 씨 도와줄거야.
"-하지 않고 코토하 쨩이랑 모모코 쨩 선배와의 의리를 지키겠습니다. 넵."
...아리사 씨는 굳이 목숨의 위협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는지 바로 꼬리를 말아버렸어. 아니, 당연히 동료라면 도와야지.
그리고 코토하 씨는, 그 말을 듣고...
"...두, 두사람...고마워... 정말, 정말 고마워... 받침대가 부러져서 새로 뽑는건 엄두도 안나는데... 정말, 이 은혜는 잊지 않을게...!"
...진심으로 감격해서, 모모코랑 아리사 씨의 손은 하나씩 잡고 울먹...였는데...
아리사 씨가 코토하 씨한테서 손을 빼내며 손뼉을 쳐보였어.
"...자, 자아, 일단 빨리 종류별로 모으도록 하자구요!"
"응. 알았어. 일단 종이들부터 모아서 쌓도록 하자. 잠깐만-"
코토하 씨가 먼저 인쇄기 쪽으로 다가가서 종이를 줍기 시작했고...
"...은혜 이전에 방금 아리사한테 발도라도 해버릴 기세였..."
"...그거 말 굳이 다시 꺼낼 필요는 없지 않아?"
"...네. 살아야죠. 네."
모모코랑 아리사 씨도 돕기 시작했어.
"그 말인 즉슨, 여지없이 저희가 손으로 다시 분류해야된다는 거죠..."
...남은 종이도 없으니까, 말이죠...
어흐흑, 하고 아리사 씨가 우는 소리를 했어.
"...미안해. 내가 해야할 일인데 두 사람한테도 피해를 줬네."
"아니야. 같이하면 금방 끝나잖아?"
"응. 일단, 자료가 3종류고... 하나가 40쪽, 나머지는 20쪽 씩이야. 다행히도 쪽번호 양식이 다 조금씩 다르니까 구분은 어렵지 않을거고."
"...음. 그렇네요."
"그러니까, 같은 쪽번호 양식끼리 싹다 모아서 정렬하는걸로 하자. 내가 40쪽 짜리를 맡을게. 아리사랑 모모코 쨩이 20쪽 짜리 자료를 그냥 순서 구분 없이 싹 모아줘. 그렇게 쌓아놓고 그 후에 페이지를 정렬하는게 훨씬 빨리 끝나니까."
"...어? 그렇게 해도 되는거야?"
"아뇨, 그렇게 해야 금방 끝나요. 역시 코토하 쨩이에요."
"고, 고마워. 아무튼, 빨리 시작하자."
코토하 씨의 논리정연한 정리와 지휘와 함께, 같은 쪽번호 찾기가 시작되었어.
"아, 이거 모모코 쨩 꺼 같아."
"앗, 고마워 코토하 씨. 이건 코토하 씨 거 같구."
"고마워. 서로 이렇게 건네주면서 하면 금방 끝날거야."
"뭐 일단 다 주워오는게 끝났으니 모으는거야 금방이죠!"
같이 사무실의 테이블에 둘러 앉아서, 도둑잡기 같은 느낌으로 카드 대신 서류를 서로 교환하면서...
...보드게임하는 느낌이야.
"...그나저나... 아리사가 슬럼프라니."
"뭐... 그런거 같다고, 해서요."
"그야, 아리사 씨가 도촬도 안하고, 아이돌들에 대한 열정도 확 식은거처럼 보이는데, 그게 슬럼프지 아니면 뭐야?"
"...그러고보니 카메라를 들이대고 다니는걸 최근 들어 못 보긴했어."
난 철이 들었나 했는데 말이지... 그런 형편 좋은 이야기가 아니었구나.
코토하 씨의 말에 아리사 씨가 발끈했는지-
"...코토하 쨩은 아리사를 철부지로 보고 있었던건가요...?!"
"...아니 뭐. 꼭 그런건 아니지만. 다만 그런건 좀 고쳐줬으면 했었어."
아무리 스스럼 없는 관계여도 지킬건 지켜야하지 않나, 가 있으니까.
"...그, 건...그렇죠."
정론이야. 정론이라서, 아리사 씨도 뭐라 더 말을 하지 못했어.
"...아무튼 뭐 그거보단. 그렇네. 그렇게 열의가 없어졌다라... 슬럼프일 가능성이 높지만 번아웃일수도 있겠네."
"...번아웃?"
"아리사한테 이게, 일시적으로 찾아온거잖아? 너무 열심히 몰두해서 하다가 어느 순간 너무 지쳐버려서 못하게 되는게 번아웃, 이라고 하는거야."
어느 쪽이든 빨리 극복하는게 좋지.
...음, 뭐랄까. 모모코는 그냥 그런거 다 슬럼프라고 말하는건줄 알았는데... 그렇구나. 조금 다른거였구나.
"아무튼 그래서? 사무실에 오기 전에 누구누구하고 이야기하고 온거야?"
"응, 일단 직전에는 시즈카 씨였고, 처음은 로코 씨, 였지."
"두 사람 다 진솔하게 잘 이야기해 줬어요."
응. 부끄러울수도 있는 이야기였는데 말이지.
"음...그러고보니 좀 지나긴 했지만, 아아까 전에 로비에서 뭔가 엄청 소란스러웠었는데. 그거 로코하고 너희였어?"
로비에서...소란스럽...
"...아."
"...내가 이래저래 자리 지켜야해서 나가보진 못했는데, 뭐 이상한 짓한건 아니지...?"
조금 걱정스럽다는 듯 물어보는 코토하 씨. 살짝 고개를 돌려보니 아리사 씨는-
'안돼요! 안돼요! 안된다구요!! 코토하 쨩한테 이야기가 들어가면 프린세스 스타즈 전원이 알고말거에요! 제발! 모모코 쨩! 이번에는 조용히 넘어가주세요! 제발! 아리사와의 인연을 생각해주신다면!!'
...우와. 모모코, 가끔 소설이나 만화에서 나오는 '눈빛으로 대화하기'가 실제로 가능할줄은 몰랐어.
아리사 씨가 온힘을 다해 모모코에게 눈빛으로, 제발 아무말도 말아달라는 사인을 보내왔고...
>>다이스로 코토하의 눈치를 판정해볼까~요?
+3까지. 70을 넘기면 코토하가 뭔가 있었구나를 느끼고 좀더 추궁합니다.
"...지금 둘이서 눈빛으로 무슨 대화하는거야?"
...앗, 들켰는걸.
"아무 일도 없었어요, 코토하 쨩. 그 뭐지? 아리사가 있으면 이래저래 만담처럼 되어버리니까 조금 시끄러워졌던거라구요."
"...비명소리가 있었는데?"
"아아, 그 그건! 로코 쨩의 아트가 조금 부숴져서-"
"웃음소리도 있었는데? 남의 작품이 부서진거 보고 웃은 사람이 있었어?"
"그, 그건!"
"모모코 쨩의 웃음소리, 였을거같은데. 그럼 모모코 쨩이 그렇게 악의적으로 웃었다는거야?"
"그, 그건! 그러니까!"
"그, 그건! 만 한다고 해서 설명이 되는건 아니잖아, 아리사 쨩."
...코토하 씨, 생각해보니 맡아 본 배역 중에 형사가 없었는데 말이지.
하면 엄청 무서울거같아.
꼭 경찰이나 형사 배역에서 코토하 씨를 빼놓았던 이유를 알거 같기도 해.
"아무튼 이걸 보고 사면초가, 라고 하는거지?"
"...누구한테 물어보는건가요, 모모코 쨩 선배?!"
"뭐, 그게 맞을거야. 그러니까 대답해주지 않을래, 아리사?"
"잠깐의 틈도 주지 않네요?!"
"응. 그게 심문의 기본이니까."
아무튼 정확히 말해줘.
"그, 뭔가 극장에 피해를 주거나 한건 없구요..."
"응. 그럴 만한거였으면 내가 뛰어나갔어. 아닌거 같아서 참긴했는데, 아무튼 말해줄래?"
"...코토하 씨의 눈빛으로 아리사 씨가 관통될거같아..."
...그나저나 눈빛, 저렇게 초롱초롱하게 할수 있는거였구나... 모모코도 좀 더 정진하지 않으면.
"...아리사?"
"...아, 알았어요..."
한숨을 폭, 내쉬고, 아리사 씨는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았어.
"...제발 퍼뜨리지만 말아주세요."
...이미 순식간에 2명째니까 그건 힘들지 않을까, 싶지만...
굳이 말해서 아리사 씨가 더 절망하게 만들진 말자. 응.
@눈물이 차올라서 고갤 들어~
"...아리사는 끝났어요..."
"...너무 슬퍼하는거 아냐...?"
코토하 씨는 감정이 풍부해. 표현하는 것도, 모모코가 어떤 면에서는 본받고 싶은게 많아.
...근데 콧물까지 나올정도로 폭소하는건 모모코, 같이 아이돌 하면서 정말 처음 봤어.
코토하 씨는 지금 코를 풀면서, 눈물을 닦아내면서, 절망하고 있는 아리사 씨를 달래주면서, 서류를 쌓아놓고 있어.
...저런게, 멀티태스킹?
"...아아, 차라리 765 시어터와 할리-데이빗슨의-"
"푸흡!"
"-콜라보는 어떨까요, 같은 자조적인 농담을 다 내뱉기도 전에 또 웃어버리면 아리사는 진짜 상처라구요 코토하 쨩?!"
...응. 다행히도, 사무실에 소파가 있으니까. 코토하 씨, 소파에 기대고 엎드리고 앉고... 자세가 다양해. 응.
"저기, 아리사 씨?"
"...네."
"...이번에는 모모코, 아무말 안했어...?"
"그렇죠..."
"저기, 그러니까..."
"...뭐, 무슨 얘기 할지는 알겠어요."
"응."
"코토하 쨩이랑 같이 웃어요. 몇번이고 웃어요."
"...뭔가 그거 다른 프로덕션이랑 콜라보해서 한 노래같..."
...아, 이젠 더는 못 버텨...
"...코토하 쨩, 생각보다 웃음이 헤픈편이니까 쉽지 않겠네요..."
"미, 미안해 아리사. 제발 기운내. 응? 내가 잘못했어."
"...뭐어...아이돌 쨩의 기쁨은 아리사의 기쁨...이니까..."
"뭐, 뭔가 내가 악화시킨거 아닐까?! 응?! 모모코?!"
...저렇게까지 시무룩해져서,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있는 아리사 씨는...응. 본적 없네.
그리고 엄청나게 당황해서 아리사 씨를 껴안고 이래저래 달래려고 노력하는 코토하 씨도 처음보고.
모모코, 정말, 살아 생전 보지 못할지도 모를 광경을 오늘 하루에 몰아서 다 보고 있는거 아닐까.
"저기?! 모모코?! 초탈한거같은 표정으로 앉아있지 말고?!"
"머리가 아파..."
너무 웃으면 이렇게 되는구나. 배만 아픈게 아니라...
"아리사! 제발, 내가 잘못했다니까?! 기운좀 내줘!"
"...코토하 씨, 한 10분가량 쉬지 않고 웃어댄 모모코랑 코토하 씨가 엄청 잘못한거니까."
"모모코 쨩은 아까 시즈카 쨩하고도 한참 웃었다면서 왜 멈추질 못한거야?!"
"...그야 코토하 씨가 웃는 모습 너무 웃겼는걸."
그거 때문에 멈출라고 해도 계속 웃었단말야.
"나는?! 모모코 쨩이 웃는거 때문에-"
"...하아아... 괜찮아요 이젠."
그러니까 이제 무릎은 그만 꿇어도 된다구요.
"...진짜 괜찮은거지?"
"미안해, 아리사 씨. 모모코는 아까도 그렇게 웃어댔는데..."
"...아뇨 뭐, 확실히 코토하 쨩이 웃는건 아리사도 엄청 웃음이 올라왔어요. 좀 더 냉정했으면 아마 동영상이든 사진이든 찍어뒀을거에요."
"아리사..."
"그러니까, 두 사람. 제발 부탁인데. 제-발 부탁인데, 이거, 더이상 퍼지지 않게 해주세요...!"
...바닥에 무릎꿇고 있는 코토하 씨랑 모모코 앞에, 이번에는 아리사 씨가 무릎을 꿇고 손을 마주잡았어.
"로코 쨩이니까 아까 허리 좀 아픈걸로 끝났던거라구요... 가벼운 로코 쨩이니까, 지금은 그냥 단순히 웃는걸로 끝나는거라구요...! 안돼요... 레슬링+바이크라는 이런거, 분명, 분명-! 예능감도 충만한 노리코 쨩이 냅둘리가 없어요...! 아리사의 목숨이 조금이라도, 조-금이라도 가엾다고 생각이 든다...면..."
......
"...그냥 아리사도 같이 웃을까요?"
답이 없어보이는데.
30분정도.
무려 30분가량. 끝에 가서는 결국 포기한 아리사 씨도 함께 웃었어.
물론, 절대 함구하겠다고 코토하 씨가, 로코 씨와 시즈카 씨도 입단속 꼭 시키겠다고, 열번을 넘게 다짐? 아니... 맹세했어.
미안하다는 말은 뭐...세는게 힘들지?
...아무튼 간에.
"그래서 사무실로 왔던건, 나한테도 물어보려고 한거지?"
슬럼프랑, 극복한거.
"응. 그도 그럴게..."
"...응. 나한테 물어볼것도 같았어. 어찌보면 그건 내가 선배니까."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말하지만, 코토하 씨...
진짜로 아이돌을 짧게나마 쉬고 왔으니까.
...휴가가 아니라.
사실, 엄청나게 물어보기 껄끄러울수 있었는데...
"내가 알려줄수 있는거면 다 알려줄게. 그, 미안한 것도 있고..."
"...정말 괜찮겠어요?"
"응. 이젠 다 극복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평온한 표정으로, 빠르게 서류들을 모으고 있는 코토하 씨.
그러다 문득, 손을 멈추고.
"...그렇네. 슬럼프... 응."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코토하 씨는 이야기를 시작했어.
>>코토하가 겪었던 슬럼프에 대해서 적어주세요!
글쟁이가 밥좀 사러 갔다옵니다...!
위에도 적었지만 자유앵커라고 부담갖지 말고 방향이나 소재만 적어주셔도 충분합니다...!!
밥도 다 먹고 앵커도 마감! 씁니다!
"두 사람 다, 기억나? 맨 처음에 우리... 39프로젝트 전에, 시어터 정식으로 열기전에."
"...어...응. 기억나."
...엄청 오래된거 같지만... 그렇네. 따져보면 그리 오래되진 않았네.
"그때, 프린세스, 앤젤, 페어리를 정하기 전에 각자 어필하고 싶은 파트를 정했었지?"
"응. 그랬지."
보컬, 댄스, 비주얼.
모모코는 뭐, 배우니까 비주얼이 가장 자신 있어서 비주얼이었지만...
"...나는 사실 특출나게 자신할만한게 없었어."
"어...사실, 아리사도 그랬는데..."
"그래서 프로듀서 씨가 처음에 어필할거 정해달라고 할때, 계속 고민하다가 답이 안나와서 전화를 드려서 상담을 받았거든..."
"...그랬다고...?"
...코토하 씨는 항상 똑부러지는 모습만 보여줘서, 그런 일이 있는줄은 전혀 몰랐는데...
"뭐, 코토하 쨩도 어쨌든 처음하는 거니까 미숙해서 그랬을거고요."
"으응. 뭐, 지금이 엄청 능숙하고 잘한다고 생각은 안들지만. 어쨌든, 도저히 뭘 잘한다고 어필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다 못하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고르지 못하겠다고 하니까, 프로듀서 씨가 이렇게 이야기해주셨어."
"뭐라고 얘기했는데?"
"...잘하고 싶은걸 골라라, 고 했죠?"
"어...맞아. 앗 설마, 아리사도?"
"...뭐어, 비슷하다면 비슷하죠."
아리사 씨는 그렇게 짧게 말하고는, 코토하 씨에게 시선을 던졌어.
"...뭐, 아무튼 그래서, 아이돌은 노래를 불러야하고, 잘하고 싶으니까. 그래서 보컬을 골랐어. 운동을 하기도 했으니까 잘하고 싶은 만큼 잘할 자신도 있었다고 생각해."
그랬는데.
"...목이 약해서, 무리는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말이지."
후후, 하고 코토하 씨는 작게 웃었어.
"...둘 다, 기억나지? 내가 최종 리허설이 끝나고, 대기실에서..."
갑자기 목소리가 나오지 않던거.
"...벌써 까먹었을리가 있을까요."
"...응."
모모코도. 너무 놀랐어서, 똑똑히 기억나.
"다같이 모여서, 파이팅-! 하고 외치는데. 나 혼자 목소리가 안나오던거."
"...그때, 다들 물먹이고, 후카 씨가 급히 확인하고, 온갖 방법을 다 써봤는데..."
...끝내 나오지 않았지, 코토하씨의 목소리는...
...무려 한 달 동안, 이나...
"...프로듀서 씨가 판단을 잘했다, 고 생각은 해. 바로 그날, 스태프로 도와주러 왔던 카나의 의상과 메이크를 준비하라고 했던거."
내가 끄끝내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을 바로 타진했으니까.
...하지만 코토하 씨, 서운했구나.
아니, 서운할거라 생각해. 포기하는거 같아보이니까.
"...목이 많이 상하기도 했지만, 정신적인 피로나 스트레스가 누적되온것도 영향이 컸다고, 그래서... 그래서..."
"...저기, 코토하 씨. 힘들면 더 이야기 안해도 돼."
"...아니, 괜찮아."
탁탁.
"음, 일단 다 모았네. 이제 정렬해서 8부씩 나누자."
"...으, 응."
모인 서류들을 넘겨가며, 낮은 숫자는 앞으로, 높은 숫자는 뒤로.
조금씩 비교하면서 옮기니까 순식간이긴 해.
"...아무튼 그래서... 1달정도는 쉬어보자, 라고 프로듀서 씨가 결정을 내리셨어."
...시어터 스타즈 멤버들에게, 코토하 씨의 비중은... 적지 않았으니 만큼. 코토하 씨가 1달동안 없다는건 꽤나 큰 충격이었어.
하지만, 오빠가 그 전부터 더 확장해서 신규 프로젝트, 39 프로젝트를 시작할거라 했었고. 코토하 씨가 이탈하면서 그 공백을 먼저 메우려고 급하게 카오리 씨랑 츠무기 씨가 바로 투입되게 된게...
...지금의 시어터, 였지.
"...처음에는, 많이 뒤죽박죽이었어. 스스로에게 화도 나고. 원망도 하고... 이대로 내가 빠져버려도, 38명으로 잘 돌아가지 않을까. 실제로도, 시어터를 오픈하고 공연도 다들 잘하고..."
...말도 없이 찾아왔다가, 기쁘면서도, 혼자 상처입고 돌아갔던 때도 있었고...
"...뭐, 야... 코토하 씨, 혹시 복귀하기 전에, 시어터 와봤던거였어...?"
"...음... 부모님한테마저도 거짓말하고, 몰래 온 거였으니까. 다들 모르는건 당연해."
"...별로, 만나고 싶지 않아서 만나지 않고 돌아간거죠?"
"...만날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
내가, 아이돌을 계속할수 있을지, 계속하고 싶은지...확신할수 없었으니까.
...코토하 씨가 덧붙인 말의 무게는, 너무 무거웠어.
"...그래서 굳이 다른 동료들의 걱정...같은거, 불러일으키고 싶지 않았고."
"내가 거기에 섞일수 있나, 하고 생각했어요?"
"...비슷해."
침묵.
...시즈카 씨때도 다들 말을 못했던 때가 있었지만.
...모르겠어.
이번에는, 아까처럼 아무 말이나 하면서 딴생각하는거...도저히 못하겠어.
"...그래서, 목소리가 점점 나오기 시작했어도, 내가 돌아갈수 있을지, 노래실력이나 이런거... 그 어떤거에도 자신이 없었어."
"고작 몇주 아무것도 못한건데."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강제로 쉬라고 쉰게 또 스트레스가 되어버리고 있고."
"몇주간 아무것도 못하니까, 내가 분명, 몇달이고 당연하게 해온 안무, 스텝, 호흡...모든게. 확신이 서질 않아. 자신이 없어. 음정이 떨리면, 박자를 놓치면, 해온것도, 다음것도 맞았는지 맞게 할지 확신이..."
...모든게 다 불안했어.
"너무 따라가고 싶은데. 나는 원래 너무 뒤쳐져 있어서, 그래서 죽어라 노력해서 따라가야 같이 발맞출수 있는데. 근데 몇주간 아무것도 안하고 멈춰있어버리고."
"...그래서 나 스스로를 어필하기 어려우니까, 그래서 모두를 조금이라도 더 보조하고 할수 있는걸로라도 도와주려고. 그러면서 나 스스로도 더 파악하고, 나아갈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이것저것 나서서 열심히 했던건데..."
...그것도 내가 빠져있으면서, 내가 없이 잘 돌아가는걸 보니까...
"...모든게 자신이 없어져 버려서."
"...그래서, 슬럼프가 따라왔나요?"
"응. 아까 중간에 말했지? 음정, 박자... 맞추지를 못했어."
...웃기게도, 내가 제일 초창기에는, 음치였던 카나한테 이것저것 알려주고 도와줬었는데...
"그래도, 복귀했잖아요. 곧잘했고..."
"...아리사. 다른 사람은 몰라도, 아리사는 잘 알지 않아?"
그 말에, 아리사 씨는 아무말도 못했어. 숨을 헛, 하고 급히 들이쉬고는. 코토하 씨의 시선을 피해.
"...뭐, 어떤..."
"...모모코 쨩은 잘 모르는구나. 응. 대충, 간단히 설명하자면. 내가 복귀 한 이후로 음정, 박자가 마구 흔들리는걸 팬분들이 캐치하고... 붙은 별명이 있어."
'보컬의 코토하' 라고.
"...저기, 코토하 쨩..."
"아, 지금은 괜찮다니까. 어쨌든, 복귀도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노력해서, 주저주저하면서 다시 돌아왔어도 이미 '코토하는 초창기에 보컬을 어필하겠다 했으면서 지금은 그 보컬부터 무너진다', 와 비슷한 조롱에 가까운 평들을 많이 들어서..."
"...물론, 틀린말은 아니니까. 그래서, 그건 괜찮았지만. 그 이상으로... 나 스스로 자격지심을 느꼈어. 주변의 조롱같은건 아무래도 좋을정도로."
...그래서...
"...코토하 씨, 아이돌...그만둘 생각까지 했던...거야?"
"응. 정답."
역시 모모코 쨩, 업계 선배 답구나.
...싫어. 그런걸로 칭찬받고 싶지 않아.
"...그래서, 아니. 그래도. 코토하 쨩은 극복했잖아요."
"응. 그래서, 지금 우리랑 같이하는거잖아. 그렇지?"
"물론이야. 물론이니까, 그렇게 안잡아도 돼."
오래는 아니지만, 지나간 이야기라니까? 그러니까 지금 하는거잖아.
"...어떻게 극복한거에요?"
보통이면... 보통의 아이돌 쨩들이었다면...
...무슨말인지는 모모코도 알겠어. 그래서, 그러니까 더더욱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궁금해져.
코토하 씨는, 어떻게 그걸 넘어선거야?
>>+3까지 코토하가 슬럼프를 극복...할수 있었던 이유들...을 자유앵커로 적어주세요.
일단 프로듀서의 도움은 당연히 들어가있습니다.
30분까지 안채워지면 있는걸로 진행합니다.
@코토하 너 사실 몇 주가 아니라 1년 넘게 쉬었... 읍읍!!
그렇...긴 하지만.
"...그렇네. 프로듀서 씨가 준 바지락 된장국맛 아이스크림, 덕분이려나?"
...어?
"뭐라고요?"
"뭐 덕분이라고?"
"...저기, 농담이었는데. 두, 두 사람 다 왜 눈이-"
"먹을거 가지고는 장난치는거 아니랬어요?!"
"...지, 진짜로 그런거 먹은건 아니지...? 코토하 씨가 아무리 바지락 된장국하고 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지만..."
"아니, 잠깐만 얘들아. 모모코 쨩? 아리사? 저거 진짜 비유적으로 한 소리니까? 내가 너무 아무 억양없이 평이하게 말했어도, 진짜 저런 이상한거 만들어서 먹었다거나 그런건 아니니까? 진짜로? 잠깐만?"
...잠시 후.
"...아, 아니 도대체 왜... 당연히 말도 안되는거, 가지고 물고 늘어진거야 대체..."
상식이 있다면, 바지락 된장국 맛 아이스크림 같은게 없다는건 누구라도 알텐데...
"...그건 아리사도 잘 알지만...어... 코토하 쨩이라면, 굉장히 의외의 면에서 굉장히 의외로 기행을 저지를것만 같은 느낌이라서, 진심으로 걱정이 되었어요."
"...응. 정말 미안하게도, 모모코도 비슷하게 느꼈어."
"지, 진심으로 그렇게 걱정한거야?!"
내, 내 이미지는 도대체 어떻게 되어있는거야?!
새파랗게 질려버린 코토하 씨...
"...뭐, 그것도 그거고. 뭔가, 역시,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환기시키고 싶었달까."
"응. 만담할 지점이 딱 이거였어."
음. 아리사 씨도 엄청 숨돌릴 지점을 찾아다녔구나. 역시, 모모코가 이것저것 가르쳐준 보람이 있다니까.
살짝 에? 에? 하고 벙쪄있던 코토하 씨는-
"아니, 만담이었어?!"
"...어, 반응이 느려요, 코토하 쨩."
"뭐, 코토하 씨는 딴죽 역할만 해왔으니 파악이 느릴지도."
"아니, 이 시점에서 만담이 나오는거야?!"
"...그, 이상한 음식을 입에 먼저 올린 코토하 쨩이 나빠요."
"비유라니까?!"
"비유라도 정도가 있다구."
"모모코 쨩까지?!"
"...아뇨 뭐, 모모코 쨩 선배. 취향은 존중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응. 미안해, 코토하 씨. 우리가 과민반응해서-"
"아니, 내가 미안해! 앞으로 이상한 취향 밝히지 않을게!! 그러니까 둘다 그만해줘!!"
...결국 끝내 코토하 씨가 사과하는 상황, 까지 왔지만.
...음, 만담은 만담이어도. 모모코, 역시 그건 아닌거 같으니까 말이지.
...코토하 씨, 사과하다가 그냥 비유는 비유로 끝내줘-! 라며 폭발해버려서...
셋 다 그만하는걸로 하고 이야기를 다시 이어갔어.
...그런데 아직 다 안풀린걸까.
"...바지락 된장국은 내가 프로듀서 씨와, 동료들을 위하는 마음."
"아이스크림은, 내가 원하고 바라는것."
그러니까...
"프로듀서 씨가 그걸 줬다는건, 일깨워줬다는 뜻이고. 이제...됐어?"
"아, 알았으니까, 그만 화 풀면 안될까요?"
"저기, 모모코도 미안하니까..."
"흥. 그래. 기호가 이상한건 나도 자각하고 있으니까."
"...저기 근데, 코토하 쨩."
"...왜."
"그렇게 볼 부풀리고 있으니까 엄청나게 귀엽네요. 사진 한장만 찍어도 돼요?"
"됐거든요?"
"...어라, 아리사 씨가 사진을 찍고 싶다는 소리를 하다니, 슬럼프 벌써 극복한거야?"
"...그런가요?"
"아니...그렇게 간단한 거일리가... 하...아니, 화도 오래 못내게 그럴거야...?"
어이가 없다는 듯 말하는 코토하 씨. 음...삐져있다가 어처구니 없긴 하겠지만, 이렇게 콧방귀 뀌는거 말고 다른 반응이 나오게 한것만으로도 성공, 일테니까?
"뭐... 코토하 쨩이 진짜로 화났으면, 그렇게 하고 있지 않을거라는 정도는 아리사랑 모모코 쨩 선배도 빤히 알아서..."
"...저기, 화... 풀어주면 안돼...?"
"큭..."
...뭔가 옆에서 아리사 씨가 '모모코 쨩 선배 필살 애교 어택!' 같은 소리를 중얼거리고 있는거 같은데...
...나중에 두고봐.
"...아니, 옆에서 이상한 소리를 하는 아리사도 그렇고 참...알았어. 알았으니까."
"...크흠. 그래서, 프로듀서 씨가 어떻게 도와주신건가요?"
"음... 한동안, 시간이 날때마다 집에 찾아와주셨어."
단순히, 나를 북돋아주려고.
"사실, 잘 티를 안냈다고 생각했는데... 프로듀서 씨한테는 다 보였나봐."
"...뭐, 오빠는 가끔 변태같다고 느낄 정도로 적중률이 좋으니까..."
"응, 뭐 그건... 아무튼 그래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어. 맨 처음 보컬을 선택했을때, 그때의 이야기부터, 지금까지, 꽤 많은 것들을."
코토하 씨의 얼굴이, 어느샌가 부드럽게 풀려있었어.
"...응. 그렇네.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은..."
가장 기억에 남는거라면.
"타나카 코토하에게는 아직...아니, 타나카 코토하는 잃은게 없다고. 나도 여전히 곁에 있고, 다른 동료들도 곁에 있고. 목소리도 돌아왔고, 다른 몸에 이상이 생겼던 것도 아니고. 완전히, 한창 100%였던 때는 아니어도, 사라지지 않았어... 라고. 코토하가 쌓아온 것들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알려주셨어."
...나, 참...오빠? 죄가 많아 아주...
저거, 모모코가 봐도 알거같잖아.
"...그리고... 아니, 그래서 일까. 단순히 따라가자, 맞추자, 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서. 과다하고, 무례할지도 모르겠지만."
심호흡. 그리고 눈에 힘을 줘서 뜨는 코토하 씨.
"넘어서자."
올곧게. 코토하 씨 답게, 나온말.
"넘어설거야. 다른 동료들도. 과거의 타나카 코토하도."
거리낌 없이, 한치의 망설임도 없어. 당당해.
"...물론, 지금은, 아직 멀었어. 겨우겨우 음정 떨림을 잡고, 박자도 걸핏하면 놓치기 일수야. 예전처럼 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자꾸 떠나지 않아."
그렇지만.
"그렇지만. 과거는 과거야. 지금은 지금이고. 그럼, 지금에 더 매진해서, 더 노력하고 심혈을 기울이고, 그렇게 '지금에 맞는 감각'을 길러서. 그렇게, '지금의 타나카 코토하'에게 맞는 길을 찾아 낼거야. 그렇게 해서, 과거의 타나카 코토하도, 다른 동료들도 뛰어넘어서."
...눈부셔.
"그렇게 해서. 단순히 다른 사람들을 챙겨서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주고 의지하는게 아닌, 나 스스로가 기둥이 되어서 동료들이 지지하고 의지할수 있는. 그런 아이돌이 될거야. 그런 사람이 되겠어."
...뭐, 그런 느낌으로... 군기 반장 일도 전보다 더 철저히 하는거 같지만 말이지.
"...어... 하긴 확실히, 돌아오고 딱 1주일이 지나니까, 엘레나 쨩이 시어터 곳곳에 있던 축구공을 다 얌전히 집으로 들고 돌아가더라구요..."
"...나, 엘레나한테는 딱히 뭐라고 했던 적이 없는데...?"
아리사 씨의 말에, 코토하 씨가 의아하다는 고개를 갸웃거렸어. 하긴, 같은 유닛 멤버고. 모모코도, 코토하 씨가 엘레나 씨한테 큰소리 쳤다는 이야기는 단 한 번도 들어본적이 없는데...
"...스바루 군은요?"
...
"...아."
"...엘레나 씨, 눈치는 빠르니까."
코토하 씨도, 모모코도 바로 납득했어.
"수고하셨습니다, 코토하 씨. 아리사 씨도."
"모모코 쨩 선배도, 코토하 쨩도 수고 많았어요!"
코토하 씨의 이야기도, 마구잡이로 뒤섞였던 서류들도 8부씩 깔끔하게. 전부 정리되었어.
...아리사 씨도, 생각이 정리 되었을까?
"그, 내 이야기...좀 도움이 되었어...?"
"...모모코는...음... 느낀게 많았지만...아리사 씨는 어때?"
...어? 대답...이 없네?
"...아리사?"
"아리사 씨?"
아리사 씨는...
"...어? 아, 네. 음... 네. 코토하 쨩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아리사가 생각했던거...이상이라서... 미안했어요. 아리사가 신경을 못써줬어요."
"...아니, 괜찮다니까. 프로듀서 씨가 엄청나게 챙겨주기도 했고... 내가 알려서 괜히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아무말 안한것도 있으니까 탓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어... 모모코도 뭔가...
"...아니, 괜찮아. 뭔가 말하려 하지 않아도, 마음만으로 충분해."
"...응. 미안해 코토하 씨. 그리고 고마워."
"후후, 천만에."
...그나저나, 하고 말하면서 코토하 씨가 기지개를 쭉-폈어.
"프로듀서 씨, 뭔가 연락이 없으시네. 오늘 좀 늦으시려나?"
"아마 프로덕션에서 이야기가 길어지시는 모양이에요."
이미 해가 져서 밖에 어두워졌는데...이미 출발했다는 이야기가 없다면...
"...뭐, 그럼 모모코나 아리사 씨는 알아서 돌아가는게 될까."
뭐, 오빠가 꼭 태워다주지 않아도 충분하니까. 모모코가 어린 아이도 아니고.
코토하 씨는 모모코랑 아리사 씨를 번갈아 본 뒤, 휴대폰을 꺼내면서 말했어.
"나는... 일단 지금 전화를 드려보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이야기를 끝내고 출발할게. 두사람은 어떻게, 바로 갈거야?"
"아리사는 바로 갈까 생각했는데 말이죠. 모모코 쨩 선배는요?"
"...음...모모코는..."
...뭐, 숙제라봐야... 집에 가서 해도 충분하니까.
"모모코도 바로 갈게."
"그래, 그럼... 두 사람 다 내일 스케줄은?"
"모모코는 오후부터. 레슨이 있고, 레슨 후에는 내일 봐야 알거같구. 아리사 씨는?"
"음...일단 내일은 오프네요."
"응, 그러면. 모모코 쨩은 내일 보고, 아리사는, 오프 끝나고."
"응, 내일 봐, 코토하 씨."
"코토하 쨩도 늦지 않게 돌아가요!"
그렇게, 모모코는 아리사 씨와 함께 사무실을 나왔어.
"네?"
"그래서 말이지. 어떻게, 조금 도움이. 정리가 된 거 같아?"
...뭐, 모모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렇네.
코토하 씨의 사진을 찍어야겠다, 라는 말을 직접 꺼낼 정도면...
어느정도 해소된거 아닐까?
...어... 물론, 본인 입으로 이야기 해주기전에 속단하기 이른건, 당연한거지만!
평소처럼 우오오! 하면서 하던게 아닌게 조금 아쉽긴했지만, 그래도! 사진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조금 호전된게 아닐까, 하고 생각이 들어!
......하아.
모모코 혼자 생각해봤자, 의미 없으니까.
그러니까 직접 대답을 들어야지.
"대답해줘."
"...어..."
...돌아가는 길. 택시를 잡을 수 있는 큰 길가로, 아리사 씨가 배웅을 해준다고 해서 함께 나왔고.
지금은 택시가 잡히기를 기다리던 중.
모모코는 택시를 타고, 그 영수증을 사무실에 제출하면 그만큼 돈을 다시 받을거고.
아마 아리사 씨는 교통카드로, 쓴만큼 다시 지급받을거고.
...뭐 아무튼 그런고로 모모코는 택시를 타고 돌아가고, 아리사 씨는 다시 버스를 타러 가야하니까 여기서 하는게 오늘의 마지막 대화, 가 될거야.
...이런거 굳이 메일이나 채팅방 같은데에 내용 남기...기는 좀 모모코가 부끄러우니까. 응. 얼굴 보고 있을때, 깔끔하게 끝내는게 좋잖아?
그러니까 여기서 꼭, 대답을 들을거야.
".....그렇네요."
"뭐가?"
"네. 대충, 윤곽이 잡혔어요."
"...흐음."
"어떻게 해야할지도, 아리사. 알것같구요."
...다행이네! 응!
입꼬리가 씰룩거렸지만, 음. 참아야지. 그래야 선배의 위엄이 사는걸!
모모코가 굳이 숙제할 시간을 할애해서 도와준 보람, 있어야하지 않겠어? 그런거라구!
"...저기, 모모코 쨩 선배?"
"에? 응? 에? 왜. 뭐. 무슨 말, 하려고?"
"티 나요."
"뭐가?! 티 하나도 안냈거든?!"
"...뭐어, 뿌듯해하시면 아리사는 그것도 기쁘지만요?"
"아, 아니거든?! 뭐, 아리사 씨가 슬럼프 막 찾아오기 이전에, 그런거 겪지 말고 넘어가면 얼마나 아리사 씨도, 모모코나 다른 사람들도 다들 고생 안하고 좋으니까!"
"네에. 아리사를 그렇게 신경써주셔서, 아리사는 정말 기쁘다구요!"
"...시, 시끄러! 아무튼. 해소 되었다면 다행이구! 정말, 그렇게 크게 말할건 없잖아...!"
주변에서 보잖아 아리사 씨...!
...뭐, 그래도 이렇게 기뻐하면, 마냥 싫진 않으니까.
"앗, 택시다! 여기에요~!"
팔을 붕붕, 휘둘러서 택시를 부르는 아리사 씨.
...한번에 눈에 띄었는지, 다행히도 택시는 바로 모모코와 아리사 씨 앞에 서줬어.
"...정말. 같이 타고가면 좋겠는데..."
"방향이 반대니까 별수 없잖아요. 그리고 아리사는 버스 타도 괜찮으니까요."
"...뭐, 알았어. 너무 늦지 않게 들어가야해?"
"넵! 걱정마세요! 뭐 어디 다른데 들르지 않고 바로 가겠습니다!"
"응, 알았어."
그렇게, 뒷자리에 올라타고...
"모모코 쨩 선배!"
"응?"
문을 닫기 전에.
"오늘, 정말 고마웠어요!"
아리사 씨는...
너무나도, 너무나도 밝은 미소를 지어보였어.
눈이 부신, 티없이 맑은. 그런...
모모코가 그동안 한번도, 아리사 씨한테서 본적이 없었던.
모모코조차도 얼굴이 붉어질것같은, 예쁜 미소를.
"...ㅁ, 뭐가?!"
"오늘, 전부 다요!"
"...아리사 씨가 그렇게 신경쓰이게 해놓고, 감사는 당연히 해야하는거 아냐?! 애초에 그런 이상한 질문을 해놓으니까 모모코가 신경쓰여서 숙제를 못하게-"
...맞아. 맞아!
"생각해보니 모모코의 숙제 도와주기로 했었잖아, 아리사 씨!!!"
"...아."
"뭐가 '아'야?! 당장! 모모코네 집에 와서라도 도와줘! 약속한거잖아!"
"에에... 그건, 시간도 이렇고. 다음에 도와줄게요."
"끄응..."
...다 해결 안된거 같은데...
아리사 씨라면 이때 보통 눈을 빛내며 따라오지 않을까.
...하지만... 정말 시간도 늦었긴하구...
어쩔 수 없지.
"...알았어. 그럼 다음에 꼭. 꼭! 도와줘야해? 약속했던거니까, 꼭 도와주는거야! 애초에 오늘거 그렇게 어려운것도 아니었고. 다음에 수학 숙제일때 팍팍 물어볼거니까!"
"알았어요. 약속할게요."
...뭐, 손가락 걸고, 같은건 애 같은거니까. 그냥 이렇게 말로 약속해도 충분.
"자, 그럼 갈게?"
그렇게, 말을 끝내고 마침내 문을 닫았어.
...더 오래 떠들면 민폐니까.
모모코는 기사님께 주소를 말했고, 택시는 바로 신호를 받아서 출발했어.
그리고-
"그럼 내일도 힘내요, 모모코 쨩 선배!"
아리사 씨는 그렇게 밝은 얼굴로, 문이 닫힌 차안에 들릴정도로 크게, 인사했어.
...아 정말... 부끄럽다구...
...내일...아니, 아리사 씨 나왔을때. 두고봐...?
꼭 수학문제 어려운것만 골라서 들고가서! 꼭! 꼭! 전부 다 물어봐줄거니까! 하나하나 제대로 풀이해주도록 할거야!
그날 따라 유난히, 차가 별로 막히지 않아서 평소보다 일찍 집에 들어갔고.
언제나처럼 깨끗하게 씻고, 못했던 숙제, 늦지 않게 딱 끝내고.
성장기니까 제때 자고 제때 일어나라고 항상 귀아프게 잔소리하는 오빠 말대로, 일찍 잠자리에 들었어.
그리고.
다음날, 학교가 끝나고 시어터에 갔을때.
"모두에게 알려줄게 있어."
어제 하루종일 마주치지 못했던 오빠는.
"아리사가, 아이돌을 계속하는걸 좀 생각해보고 싶다고."
그런 말을.
"그래서, 활동을 쉬고 싶다고."
...뭐?
"...아직 결정된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하니까. 일단 아리사의 스케줄은, 아리사가 함께 하기로 되어있던 스케줄은 전부 캔슬되거나 수정될거야."
아니...
"레슨은 별 변경사항 없겠지만... 그렇네. 촬영이나, 여타 다른 외부 활동 함께하기로 되어있던 사람들은 일단 최근 스케줄부터 차례대로 변동사항 생길거니까. 전체 스케줄표 반영은 좀 늦겠지만, 개별로는 바로바로 알려주도록 할게. 이상."
그게... 그게 대체, 무슨 말이야?!
이건... 이건 또 무슨 일인건데, 아리사 씨?!
"...대체, 이건 뭐냐고...!"
>>다음 연재시 까지...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적어주세요.
단, 모모코, 코토하, 시즈카, 로코... 그리고 프로듀서는 제외입니다.
자유앵커는 언제나 그렇듯, 간단하든 길든 상관 없습니다. 자유니까요.
@...단 너무 과한건 제가 받아먹다가 배가 터질수도 있...
다른 사람들도 내랑 같이 가고 싶으면 은제든지 환영이다. 내가 찾아가서 함께 뭐라도 먹고 안 좋은 일이 있다면 들어주건 같이 울어주건 다 좋으니 뭐든 해볼기다.
"나도, 나오랑 같이 갈래! 다시 한번 얘기를 하고 싶어."
모모코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저, 프로듀서?"
나오 씨가 손을 번쩍 들고 오빠를 불렀어.
그대로 돌아서려던 오빠는 이야기가 끝나는 즉시 반응이 나올줄은 몰랐다는 표정이야.
"나오? 뭔가 질문할 거라도 있어?"
"에, 질문이라기 보다믄... 그라네예. 프로듀서 씨, 시간 되면 내랑 같이 아리사 얼굴 좀 보러 갈 수 있는교?"
나오 씨, 평소처럼 무탈하게 말하고 있는 것 같지만,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있어.
...아니, 지금, 누구라도 그러니까... 그런게 중요한건 아냐.
오빠는... 그, 방금까지도 밝지는 않은 얼굴이었지만, 나오 씨의 말을 들으니까 한층 더 어두워지는...느낌이랄까?
하지만 그 느낌은 모모코 혼자만의 것이라는듯, 오빠는 순식간에 아무렇지 않다는 듯 표정을 바꾸고 이야기를 이어나갔어.
"...음. 글쎄, 아까도 말했지만 지금은 전체 스케줄을 다 조정해야 해서, 당장 언제 가능할지부터 모르겠다는 것도 있어. 거기에-"
"마, 그라믄 갠찮슴더. 내 혼자라도 가보겠슴더. 아, 혹시 누구 같이 갈 사람 있으면 내한테 말하래이? 은제든 환영이데이. 내 찾아가서 뭐라도 듣고, 뭐라도 말해주고, 같이 울던 웃던 화내던... 뭐가 되든 다 해볼기다."
...역시, 나오 씨...
단 한번도 망설이지 않았어.
"저기, 나오. 잠깐 내 얘기 좀 들어-"
"나도 갈게, 나오 쨩."
...오빠의 이야기를 끊어버리고 앞으로 나온건, 바로...
"...하루카?"
"프로듀서 씨. 저도, 나오 쨩이랑 같이... 같이 아리사 쨩을 만나고 올게요."
...벌써 울먹거리고 있는 하루카 씨였어.
"...다시 한번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하루카..."
"아이돌을 계속하고 싶지 않다니... 분명, 분명 무언가 있는거에요. 그러니까-"
...응. 하루카 씨도. 절대로 아리사 씨를 내버려 둘 수 없을거야. 적어도 모모코가 알고 있는 아마미 하루카는, 그런 사람인걸.
오빠는 하루카 씨도 나서니까 뭔가 말문이 막혀버린 모양이야.
...그리고 거기에, 쐐기를 박듯이.
"그럼, 프로듀서 씨가 움직이시기 힘들다면 제가 나오 쨩이랑 하루카 쨩을 데리고 갔다올게요."
이젠 카오리 씨까지 앞으로 나섰어.
"...아니, 카오리 씨까지... 잠시만요. 잠깐만 제 말을-"
"어디인지는 대략 알고 있으니까요. 저도 물어보고 싶은게 있긴하지만... 분위기가 너무 과해지지 않게 잘 조절할게요. 자, 빨리 출발을-"
"세 사람. 아니, 다들 잠깐. 내 이야기 좀 잠깐 들어줘. 부탁이니까. 한번만, 들어줘. 제발!"
...단호하게 말하면서, 카오리 씨의 앞을 가로막는 오빠.
"...잠깐, 정말 마지막이니까."
"...멉니꺼."
...이미 처음부터 웃고있지 않았지만, 그... 웃음기든, 당황함이든, 일말의 감정을 싹 빼버린 것 같은 기세로.
"프로듀서 씨."
"...말씀해주세요."
지금 모모코가 보기에는...카오리 씨, 마음같아서는 진즉 차에 시동을 걸고 출발하고도 남았을 것만 같았는데...
...어쨌든 마침내, 하루카 씨도, 카오리 씨도 오빠를 제대로 바라보았어.
"저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무슨 말이세요, 도대체."
"왜 막을라카는건데."
오빠의 차분하다 못해 무감정한 말에, 하루카 씨와 나오 씨가 화를 억눌러가며 평정심을 유지하는 느낌으로, 각각 대답했어.
"...몇가지 이유가 있지."
"이유요? 지금 하루 아침에 같이 활동 하던 아이가, 그 어떤 언질도 없던 와중에 갑작스레 아이돌을 그만두고 싶다고 한건데, 그거보다도 더 중요한 이유가-"
"첫번째."
...카오리 씨의 이야기를 칼같이 끊어버리는 오빠...라.
...이것도 처음...이네. 본 적 없어. 카오리 씨의 이야기는, 항상 경청하고 기다려주던 오빠였는데. 적어도 모모코가 봐왔을 때는...
"지금, 하루카, 나오, 그리고 카오리 씨는 각각 스케줄이 있죠. 그것도 모두, 외부 스케줄입니다."
"...네. 알고 있어요. 하지만 부탁드릴게요. 오늘 스케줄은 부디 연기-"
"-하는게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미."
...말이 두번이나 끊기자, 카오리 씨도 기분이 언짢아진건지 눈살이 살폿, 찌푸려졌어.
"불가능하다뇨."
"이미 아리사의 공백으로 인해 발생한 스케줄의 대량 수정으로, 각 방송사는 물론이거니와 모든 스케줄에서 저희가 추가로 변경을 요청하는게 가능치않습니다. 하다못해 며칠 여유가 있는거면 몰라도, 당일자 스케줄을 또다시 무리하게 바꿔달라고 하는건. 비즈니스 상 이미지가 어마어마하게 중요한 연예계에서 너무 큰 데미지를 추가로 더 받는 셈이죠. 이미 위약금도 상당수 발생할 에정이고."
...저 긴 말을, 그리 힘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귀에 쏙쏙 들어오게 말하는거... 어떻게 하는걸까.
오빠가 하는 말중, 틀린말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아. 어쩌면, 지금 이 시간에도 오빠는 빨리 리츠코 씨, 미사키 씨랑 합류해서 스케줄 조정에 뛰어들어야 조금이라도 손해가 줄어들지도 몰라.
"...이 건은 이해하셨으리라 생각하고. 두번째는... 간단한 이유 입니다."
"...간단한 이유라뇨."
"아리사가 누굴 만나길 바라지 않습니다."
"...아니, 그래도 뭔가 이야기를 해봐야 하잖아요...!"
지금, 지금 계속 전화를...! 몇번이고 걸어보아도 받질 않는단말이에요...! 그러니까 얼굴이라도...
"...정말 모르겠어?"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같은 하루카 씨에게, 오빠는.
"...아리사는, 자기 하나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발목 잡히길 원치 않는다...고. 그렇게 말했어."
"...나도, 부모님께 연락을 드려서 겨우겨우 통화했던거야. 혼자서 생각을 정리하고 싶댔으니까, 그런식으로 무리하게 다가가는게 역효과일 수도 있어."
"...마지막으로 부탁할게. 서두르지 않는 선에서, 나도 최선을 다해볼게. 그러니까... 다들, 아리사가 바라는 대로, 스스로의 일을 팽개치지 말아줘."
덤덤한 그 말에...결국, 카오리 씨도, 하루카 씨도, 나오 씨도... 더이상 뭐라 대답하지 못했어.
다들 해산, 해서 각자 스케줄로 돌아갔어.
"...피곤해."
댄스 레슨이 끝나고...
조금 조용한데에서 쉬고 싶은데, 대기실이든 사무실이든 조용한 곳이 어디든 없어.
사무실은 쉴새없이 전화가 울리고, 대기실에서는 서로 다들 어찌 된 일인지 알아보려고 난리도 아니고.
...가뜩이나 집중력 떨어져서 힘든데...
"...탕비실은, 조용하려나."
...뭐, 밑져야 본전이겠지...
탕비실 안에 있던건...
"...모모코?"
"...역시 안나 씨가 있네."
"어쩐 일...이야?"
"그냥... 온통 다 시끄러워서, 여긴 조용할까 해서 왔어."
"...응, 그런거면... 잘 찾아...왔어."
탕비실 한구석의 쇼파.
이거, 대기실에 있던거 새걸로 바꾸면서 버릴까, 하던거 탕비실에 갖다놓자고 해서 여기 아직까지 있는거지.
탕비실을 가장 자주 사용하는 미나코 씨가 제일 많이 사용하겠지만... 미나코 씨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쓰는건...
지금 푹 파묻혀있는 안나 씨, 려나.
모모코는 안나 씨의 바로 옆자리에 몸을 던졌어. 오래 된 쇼파라, 그냥 저냥 딱딱하진 않고 푹신푹신해서...이래도 문제 없어.
"으응... 뭐하고 있어...?"
"...동물의 숲..."
"...몬스터 $터 안해...?"
"어...글쎄..."
...재미 없달까...
"...안나 씨가 게임이 재미 없다니, 의외네..."
"...그게... 뭔가, 게임이 잘되긴 하는데...응. 아무 방해가 없으니까..."
재미없어.
그렇게 툭, 내뱉고는 안나 씨는 다시 게임에 몰두하기 시작했어.
...방해라면, 아리사 씨...려나.
...확실히, 이런 구석의 탕비실까지 굳이 쫓아와서 게임이건 뭐건 시끄럽게 굴며 방해할만한 사람은, 아리사 씨 밖에 없지 않나, 싶어.
"...후우..."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안나 씨, 게임기를 적당히 옆에 내려놓고 얼굴을 쓸어내렸어.
"...언제나 자기 멋대로야..."
>>일단 +3까지, 모모코가 안나랑 나눌 대화 주제를 자유롭게 정해주세요. 주제만 던져주셔도 괜찮고, 적당히 더 적어주셔도 좋고.
>>+4부터, 다음 연재시까지. 쭉 또 다른 아이돌들의 반응을 적어주셔도 좋습니다. 이건 안나와의 대화주제와 별개로 카운트하겠습니다. 대화주제 적어주신 분들도 다시 앵커 달아주셔도 무방하니 달아주셨으면 해요..!
@ 사전에 뭐라 말씀드리지 못했지만...모모코 없이, 혹은 모모코가 주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리사를 찾아가는 건 작가 재량으로 커트했습니다. 시간을 얼마나 진행시킬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만, 일단은 프로듀서와의 사전 이야기 없이 아리사를 만나러 가는건 차단 되었으므로 아리사를 만나고 왔다는 식의 앵커는 제한됩니다... 양해 부탁드려요...!
안나한테는 그렇게 달라붙었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