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구미 "괜찮아, 뭐든 얘기해 봐~ 원래 이런 건 아무 말이나 막 하다 보면 시간 금방 가는 법이니까!"
시즈카 "뭐든… 그럼 새삼스레 묻는 건데, 왜 이 집으로 온 거야?"
메구미 "그거야 뭐, 학교랑 가까운 곳 중에서 제일 쌌으니까?"
시즈카 "아… 그, 그렇구나."
메구미 "냐하하~ 달리 이유가 있겠어? 뭐, 설령 아니었다 해도 너네 엄마가 시호 씨라는 걸 미리 알았더라면 바로 여기로 왔겠지. 그렇게 생각하면, 뭐가 됐든 난 결국 여기로 오게 되었을 거란 얘기네. 이거 꼭 운명 같지 않아~?"
시즈카 "뭐… 그런가. 응, 그럴지도 모르겠네. 벌써 이렇게 편하게 말 놓고 얘기하고 있는 것도 그렇고, 언니 같은 사람이 이 집에 와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 오늘 왔는데도 뭐랄까… 남 같지가 않네."
메구미 "쑤, 쑥스럽게 갑자기 왜 그래…! 뭐 네가 좋다면… 그걸로 됐지만……"
시즈카 "그러고 보니 메구미 언니, 대학생이랬지?"
메구미 "그런데, 왜? 이 대딩 언니한테 궁금한 거라도 있어~?"
시즈카 "그, 그러니까 저기… 대학교에 가면, 정말로 뭐든 마음대로 할 수 있어……?"
메구미 "――"
시즈카 "메, 메구미 언니?"
메구미 "저엉마알~! 어쩜 이렇게 귀여울 수가 있담! 너네 아빠가 널 왜 그렇게 애지중지하는지 이제 알겠다 얘!" 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
시즈카 "히야악?! 자, 잠깐 언니! 머리 헝클어져! 좀, 그만… 그만해!"
메구미 "하아~ 미안, 미안! 너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그만!"
시즈카 "됐으니까 빨리! 대답부터 해 줘! 정말…"
메구미 "알았어, 알았어~ 그렇네… '돈만 충분하다면' 뭐든 할 수 있다고 하는 게 맞으려나? 시간은 내가 어떻게든 만들 수 있으니까."
시즈카 "으으… 역시 돈이 문제인 거야?"
메구미 "그런데 뭐, 내가 하고 싶은 건 다 학교에서 할 수 있어서! 그래서 그런지 고딩 때랑 변한 게 크게 없다니까~ 냐하하!"
시즈카 "학교에서 뭘 하는데?"
메구미 "연극 동아리! 연기도모 친구들이랑 노는 것도 한번에 할 수 있으니까, 나한텐 딱이지! 뭐… 다 같이 어디 놀러 갈 땐 돈이 들긴 하지만 그 정도야 뭐~"
시즈카 "그럼 고등학생 때도 그… 연극부나 뭐 그런 데였어?"
메구미 "응. 그때도 정말 재밌었지~ 뭔가 다 아마추어 느낌이 물씬 나긴 했지만, 그만큼 다들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 아, 물론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아아~ 생각하니까 살짝 그리워질지도… 그렇게 오래 전 일도 아닌데 말이야. 참 신기해!"
시즈카 "언니는 고등학교 생활, 재밌었어?"
메구미 "물론이지! 매일같이 친구들이랑 웃고 떠들고 놀고… 안 좋은 일이 있어도 무대 위에서 다 같이 연습하다 보면 다 잊어 버리고. 그래서 그런가~ 기억에 남는 건 다 좋은 일들뿐이야! 아~ 그래도 공부는 그닥이었으려나… 냐하하…… 그러는 우리 시즈카는, 즐거운 중학교 생활을 만끽 중이신가~?"
시즈카 "나? 글쎄… 모르겠네. 그날 해야 할 일을 다 하고 나면 하루가 지나 있으니까. 아, 그게 재미없다는 건 아니지만."
메구미 "하긴… 시즈카는 딱 봐도 모범생 분위기지~"
시즈카 "모범생…? 왜?"
메구미 "아, 으응~ 뭐랄까, 예습이랑 복습을 매일 착실히 할 것 같은 느낌?"
시즈카 "응? 그건 당연한 거 아냐?"
메구미 "에?"
시즈카 "응?"
메구미 "자, 잠깐만. 시즈카 너 지금 연습생이지? 그럼 레슨 거의 매일 하지, 그렇지?"
시즈카 "그…렇지? 그런데 그게 왜?"
메구미 "레슨 하고 난 뒤면 엄청 피곤할 거 아냐! 그런데 그… 예습, 복습을 매일 한다고?"
시즈카 "아, 그래서 어떤 날은 아예 미리 하기도 해. 아니면 이동 중에."
메구미 "――"
시즈카 "뭐, 뭐야 왜 그래? 내가 이상한 소리 했어?"
메구미 "넌 정말 모범생이야 시즈카… 언니는 자랑스럽단다……" 쓰담쓰담
시즈카 "대체 뭔데…!"
메구미 "아니 그냥~ 굉장하다 싶어서. 네 얘기 듣고 나니까 뭔가… 내가 불성실했나 싶기도 하고~ 막 이래!"
시즈카 "언니도 자기가 좋아하는 연극부 활동 열심히 했잖아. 난 아이돌 활동이랑 학교 공부 둘 다 충실히 하고 싶으니까 둘 다 열심히 하는 것뿐이야. 그리고 성적 떨어지면… 부모님께서 걱정하실 거 아냐. 그건 싫어."
메구미 "효녀네 효녀…"
시즈카 "내 얘긴 이제 됐어. 그것보다, 또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메구미 "응응! 뭔데, 뭔데?"
시즈카 "그… 연애는 안 해 봤어?"
메구미 "여, 연…! 얘… 얘도 참 뭐 그런 걸 다 물어보고 그러니?! 하지 마, 부끄럽잖아…!"
시즈카 "에에에…? 아니, 나도 아이돌 활동 하다 보면 그런 거랑 관련된 일이 들어올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메구미 언니, 인기 많을 것 같아 보이는걸."
메구미 "글쎄, 낯간지러우니까 그런 말 하지 말래두~! 애초에 말이지, 난 지금 연애할 생각 전혀 없어! 바빠요 바빠!"
시즈카 "그, 그래 알았어… 그럼 그건 됐고."
메구미 "또 있어…?"
시즈카 "이상한 거 안 물어봐. 이것도 아이돌 활동에 참고하려고 그러는데… 그런 몸매는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어?"
메구미 "이상하잖아!?
시즈카 "뭐가 이상해 여자끼린데?! 그리고, 언니도 나한테 계속 귀엽다고 하면서 막 쓰다듬었잖아! 그건 되는데 이건 안 돼?"
메구미 "그거랑 이건 다른 것 같은데…! 그리고 그, 뭐냐… 딱히 대답해줄 것도 없고……"
시즈카 "……없다고?"
메구미 "그냥… 잘 먹고 잘 놀다 보니 이렇게 됐습니다."
시즈카 "……" (B: 76)
메구미 "……" (B: 88)
시즈카 "하아…… 아까 메구미 언니 기분이 이랬구나." 추욱―
메구미 "그… 뭔가, 미안……"
시즈카 "됐어요, 괜찮아요… 아직 14살이니까……"
메구미 "그, 그래! 앞으로 얼마든지 더 자랄 텐데 뭐! 자자, 다른 얘기 하자 다른 얘기! 어어… 으음…… 아! 너네 아빠 얘기 들려주라!"
시즈카 "저희 아빠요…?"
메구미 "그래! 당분간 같이 지내게 될 텐데, 알아두면 좋잖아! 보니까 되게 재밌는 분 같으시더라구. 그런 아저씨가 이렇~게나 아껴주는 우리 시즈카는, 과연 아빠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걸까~? 궁금해졌어!"
시즈카 "으음… 아빠는……"
주사위로 타쿠오에 대한 애정을 측정합니다.
단, 기본적으로 시즈카는 아버지를 좋아합니다. 즉 1이 나온다고 아빠를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3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오늘은 무슨 일이세요, 부장님?"
"어, 여동생이 오랜만에 집에 찾아왔거든."
"여동생이요?"
"응. 왜?"
"아뇨, 그냥… 사이가 되게 좋으신가 보다 싶어서요. 굳이 그것 때문에 일찍 들어가신다니까…"
"으음…? 다들 그렇게 하지 않나? 얼굴 본 지 꽤나 오래 됐는걸."
"대부분은… 아니네요. 저라도 그렇게까지는 안 할 것 같고요."
"그렇게까지… 그런가? 잘 모르겠네. 아 맞아, 아까 그 서류… 내 이름 제대로 기입되어 있지?"
"물론이죠! 여기 이렇게… '모가미 타쿠오(最上 拓夫)', 확실히 적혀 있죠?"
"음, 좋아! 나도 참 깜빡할 뻔했네. 그럼 나 간다. 오늘 고생 많았어~"
"네. 안녕히 들어가세요~"
"부장님은 좋겠다~ 집에 가면 미인 아내가 기다리고 있다니."
"게다가 그냥 미인도 아니고, 여배우시라잖아요! 모가미 시호!"
"저번엔 또 딸 사진 보여주면서 어찌나 자랑을 하던지… 근데 예쁘긴 진짜 예쁘더라."
"혹시 그 여동생분도, 엄청난 미인인 게 아닐까요?"
"그렇겠지. 그렇지 않고서야 여동생이 집에 찾아온다는데 저렇게 좋아하실 리가 없지!"
"맞아요 맞아. 저만 해도 누나가 집에 온다 그러면 일단 가슴이 철렁하고 보는데 말이에요!"
"내 말이! 어떻게 저렇게, 사람이 다 가질 수가 있냔 말이야 정말…"
"하아아아아… 정말 부럽다…"
"야, 야. 그만 됐고, 가서 술이나 한 잔 하자."
"어, 차장님께서 사주시는 거예요?"
"당연히 더치페이지. 마누라도 없는데 돈까지 없을 일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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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쿠오 "시호오~♡ 나 왔어~♪ 치하야 있어?"
모가미 시호(37세, 이하 시호) "일찍 왔네. 치하야라면 지금 씻고 있어."
타쿠오 "깔끔한 건 여전하다니까… 그럼 시즈카는?"
모가미 시즈카(14세, 이하 시즈카) "아빠 오셨어요?"
타쿠오 "어우~ 우리 딸 아빠 왔다~! 오늘 모처럼 다들 이 시간에 집에 있다길래 아빠도 빨리 왔어~"
시즈카 "그래도 돼요…?"
타쿠오 "그럼! 아빠가 어떤 사람인데. 아빠는 집에 일찍 들어가기 위해서라도 맡은 일은 완벽하게 처리하고 온다고!"
시호 "또, 또 이상한 소리 한다…"
타쿠오 "그리고 내가 빨리 퇴근해야 직원들이 눈치 안 보고 집에 간다니까. 내가 남아있으면 빨리 집에 가라 해도 쭈뼛쭈뼛… 아무튼 그래서 일찍 왔어."
모가미 치하야(34세, 이하 치하야) "후훗… 여전히 좋은 아빠이자 상사네, 오빠는."
타쿠오 "우왁?! 뭐 뭐야 너 언제 나왔냐? 욕실에서 나오는 소리 못 들었는데…"
치하야 "오빠 목소리가 큰 게 잘못이야. 시즈카도 고생이네, 아빠가 이래서."
타쿠오 "야, 야…! 시즈카 앞에선 좀 봐 주라……"
시즈카 "괜찮아요. 자주 이러시니까."
타쿠오 "시즈카?!"
시호 "…빨리 씻고 옷 갈아입어. 밥 먹게."
타쿠오 "어, 어 그래 알았어…!"
식사 중 나눌 대화
1. 시즈카에 대해
2. 치하야에 대해
치하야 "굉장히 좋은 소식인가 보네. 나한테까지 알려줄 정도인 걸 보니."
타쿠오 "좋은 소식?! 뭔데 뭔데?"
시호 "지금부터 말할 테니까 잠자코 있어 봐. 시즈카, 계속 하렴."
시즈카 "으, 응. 그게, 실은… 제 첫 솔로 무대가 결정됐어요."
시호 "어머…"
타쿠오 "어어 솔로 무대!? 우리 딸이?!"
치하야 "정말 잘 됐다! 공연 날짜는 잡혔어?"
시즈카 "정확한 날짜는 나중에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아마 8월 중순일 거예요."
타쿠오 "8월 중순이란 말이지? 알았어! 아빠 갈게! 무슨 일이 있어도 갈게!"
시즈카 "보, 보러 와 주시는 거예요?"
시호 "당연하잖니,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하나뿐인 우리 딸이 처음으로 무대에 선다는데. 엄마도… 그 심정 잘 알아. 처음으로 많은 사람들 앞에 나서서, 지금의 내가 가진 전부를 보여준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떨리는지…"
시즈카 "아… 그렇죠. 고마워요, 엄마."
시호 "후훗… 고맙다는 말 들을 일은 전혀 안 했는데. 그리고…"
타쿠오 "진짜로, 진짜로 우리 딸이 아이돌이 되는구나… 아 어떡하지 내가 다 떨려!!"
시호 "너희 아빠가 저러면 안 간다 하기도 못하잖니."
시즈카 "아빠도 참…"
치하야 "물론 나도 갈 거야. 귀여운 조카의 첫 무대라는데 놓치면 섭하잖아?"
시즈카 "치하야 씨까지…! 저기, 세 분 다 무리해서 안 와 주셔도 저는 정말 괜찮아요. 정말로!"
타쿠오 "안 돼! 세상에서 제일 이쁘고 귀여운 우리 딸이 진짜배기 '아이돌'이 되는 날인데! 아빠한테 안 간다는 선택지는 없단다!"
시즈카 "아, 아빠 창피하니까 그런 말하지 말라니까……!"
타쿠오 "아, 그래도 치하야랑 여보야는 무리해서 안 와도 돼."
치하야 "오빠도 참 치사하네. 나도 지금 방학이니까 일정 비우는 건 쉽다고."
시호 "당신한테만 선택지가 없는 거 아니거든." 꼬집―
타쿠오 "아아, 아아허 미아미아!"
시호 "그럼, 다 같이 가는 거다?"
시즈카 "다들… 정말 고마워요."
치하야 "후훗, 그런 말 안 해도 괜찮다니까 그러네."
타쿠오 "맞아! 아까도 말했지만―"
시호 "그럼 또 안 말해도 되겠네. 그러고 보니, 당신도 오늘 중요한 얘기 한다 하지 않았어?"
타쿠오 "너무해…! 맞긴 한데, 근데 우리 딸 첫 공연만큼이나 중요한 얘기가 아니라서 이거 지금 얘기하기 좀…"
치하야 "그래도 중요한 건 맞잖아? 해 봐. 궁금하잖아."
타쿠오 "으음… 그 뭐냐, 저번에 남는 방 하나 손 봐서 내놓았잖아? 거기에 누가 들어오기로 했어."
시즈카 "정말요? 어떤 사람이에요?"
시호 "이렇게 빨리 팔린 걸 보면, 대학생 아닐까 싶은데."
타쿠오 "뭐야 어떻게 알았어? 대학교 1학년인 여자애인데, 통학 힘들어서 못하겠다나. 그래서 다음 학기부턴 이 근처에서 다니고 싶다고…"
시호 "보통 급하게 방 구하는 사람은 대부분 독립한지 얼마 안 된 대학생이니까. 당장 우리도 그랬잖아?"
타쿠오 "아하~ 하긴 그랬지! 이야 옛날 생각 나네… 그땐―"
치하야 "그건 나중에 듣기로 하고. 그런데 오빠 괜찮겠어? 거의 자식뻘인데, 실질적으로 딸이 한 명 더 생기는 거나 마찬가지잖아."
타쿠오 "이이… 그야 문제없어! 내 자식처럼 대해주기만 하면 되는 거 아냐! 그치 여보~?"
시호 "대학생이면 시즈카보다 더 창피해할걸."
타쿠오 "너무해에……"
시즈카 "그, 그래서 그분은 언제부터 여기서 지내시는 건가요?"
타쿠오 "어… 당장 이번주라는데?"
시즈카 "엄청 중요한 얘기였잖아요 그럼!!"
타쿠오 "그, 그런가?"
시호 "뭐… 크게 문제는 없진 하기만, 그래도 더 빨리 말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어."
치하야 "오빠는 일은 잘하면서 이런 건 영 꽝이라니까. 예전에도―"
타쿠오 "아, 아아 됐어! 아무튼 오늘은 다 좋은 소식밖에 없었네. 그거면 된 거지, 응!"
시즈카 "에에……"
타쿠오 "자자 밥 먹자 밥~ 얘기하다 다 식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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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하야 "잘 자, 오빠."
타쿠오 "그래, 너도 잘 자~"
달칵―
타쿠오 "하아~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 우리 딸이 아이돌이라니."
시호 "그러게… 어릴 때 TV에서 나오는 노래나 춤을 곧잘 따라하곤 하긴 했지만, 정말로 아이돌이 될 줄이야."
타쿠오 "그러게~ 게다가 이제 새 식구도 한 명 더 늘고. 뭐랄까… 으음……"
시호 "…걱정돼?"
타쿠오 "안 된다면 거짓말이지. 그런데… 그래도, 열심히 해야지. 뭘 열심히 해야 할 지는 이제부터 생각해야겠지만…"
시호 "괜찮을 거야. 지금까지도 그랬으니까."
타쿠오 "그야… 나한텐 여보야랑 시즈카가 있었으니까."
시호 "나도, 당신이랑 시즈카가 있었으니까 괜찮았던 거야."
타쿠오 "……저기, 시호."
시호 "응?"
타쿠오 "――"
타쿠오가 다음에 할 말은?
시호 "?"
타쿠오 "뭐 더 물어보지는 않는 거야? 그… 여자애를 집에 불쑥 들이게 됐는데. 당신이 좀… 뭐냐, 힘들지 않을까 해서. 내가 늦게 말하기도 했고…"
시호 "딱히. 내가 생활비까지 대 줘야 하는 것도 아니고, 숙식만 제공하면 되는 거잖아?"
타쿠오 "아아, 뭐… 그거야 그렇지. 그것도 그런데…"
시호 "하아…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똑바로 말 안 하면 그냥 불 끌 거야."
타쿠오 "윽… 아 알았어! 혹시라도 당신이 그, 그… 화나 있진 않을까 걱정했어! 다 큰 딸도 하나 딸린 남편이 젊은 여자애를 집에 들인다고 하면… 보통, 곱게 보진 않으니까… 주위에서……"
시호 "……"
타쿠오 "나도 참 바보 같지? 당신이 그럴 리가 없는데 말이야. 미안해, 못 믿어서…"
시호 "…그래, 정말로 바보야." 스윽―
덥썩
타쿠오 "여, 여보야?! 너무 세게 껴안―"
시호 "내가 '그런 생각'을 하는지 어떤지, 나도 잘 몰라. 하지만…"
시호 "당신이 '그런 마음'을 절대 품고 있지 않다는 것만은, 세상에서 제일 잘 알고 있어."
타쿠오 "……"
시호 "왜, 아직도 찜찜해?"
타쿠오 "아니… 그렇다기보단……"
시호 "할 수 없네. 그럼…" 사락…
타쿠오 "…아직 밤엔 춥다 하지 않았어?"
시호 "그럼 지금부터 따뜻하게 해 줘. 그리고 말이 아니라, 훨씬 더 좋은 방법으로 대답해 줘."
타쿠오 "내일 일은?"
시호 "낮에 있으니까 괜찮아."
타쿠오 "나만 평소대로네… 뭐, 가끔은 괜찮겠…지?"
시호 "괜찮아, 당신인걸."
타쿠오 "나 원… 그렇게 무조건 믿어주는데, 안 미안해할 수가 있냐고요."
시호 "그만큼 믿음을 줬으니까."
타쿠오 "…몸둘 바를 모르겠네."
시호 "후훗, 여기 있잖아? '몸둘 바'."
타쿠오 "아… 하하. 맞아, 그랬지. 그럼…"
시호 "어서 들려줘. 당신의 마음을…"
타쿠오 "사랑해, 시호."
시호 "나도야, 타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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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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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카 "안녕히 주무셨어요, 치하야 씨?"
치하야 "잘 잤어, 시즈카? 방학인데도 일찍 일어났네."
시즈카 "그러는 치하야 씨도 방학이시면서… 더 안 주무셔도 돼요?"
치하야 "그러게… 후훗, 성실한 사람들은 이래저래 힘드네."
시즈카 "그, 그러게요… 그런데 두 분은요?"
치하야 "오빠는 출근, 시호 씨는 아직 자고 있어."
시즈카 "엄마가 아빠보다 늦게 일어나신다고요…?"
치하야 "글쎄, 밤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
시즈카 "밤에… 네엣?! 무무무무, 무슨 일이라뇨 치하야 씨……//////!" 화끄은―
치하야 "어머… 우리 시즈카는 무슨 생각을 한 걸까?"
시즈카 "그…! 아, 아무튼! 으흠, 흠…"
치하야 "차라도 마실래? 지금 끓여줄게."
시즈카 "아, 아뇨 제가 할게요!"
치하야 "사양할 필요 없어. 시즈카는 평소에도 부모님께 타 드리잖아?"
시즈카 "아, 네…"
치하야 "그리고 정말 오랜만이기도 한걸. 시즈카한테 무언가를 해 준다는 게. 그러니까 앉아 있어?"
시즈카 "치하야 씨…"
시즈카 '치하야 씨는 역시… 멋있어!'
…………
두 사람의 대화 주제는?
시즈카 "감사합니다. 치하야 씨는 오늘도 커피시네요. 저기… 덥지 않으세요?"
치하야 "그러게… 그래도 역시, 따뜻한 커피를 마셔야 마음이 안정된다고나 할까."
시즈카 "아… 뭔가 알 것 같아요."
치하야 "후훗… 그렇구나. 그건 그렇고, 요즘은 좀 어때? 학교 공부랑 아이돌 일 병행하는 거, 힘들지 않니?"
시즈카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제가 고른 길인걸요. 그리고 아직은 괜찮아요! 애초에 벌써부터 힘들다고 한다면,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을 땐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테니까요. 그렇게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지금 열심히 해야 해요."
치하야 "시즈카는 정말로 기특하구나… 후훗, 우리 오빠 딸이라고는 정말 믿어지지가 않는데?"
시즈카 "예전엔 어떠셨길래…"
치하야 "오지랖이 넓은 건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곧잘 덤벙거리고는 했지. 오빠가 도와주겠다고 나섰다가 되려 더 성가셔진 일도 몇 번인가 있었고…"
시즈카 "그건… 지금도 그렇지 않나요? 아빠가 나서기 시작하면 이상하게 일이 커지는 느낌이 항상 없잖아 있었는데…"
치하야 "그것도 나아진 편이야."
시즈카 "네에……?"
치하야 "적어도 더 나빠지진 않았잖니. 옛날엔 정말… 지금에 와서는 다 재미있는 추억이지만, 부모님도 친척들도 전부 오빠 걱정만 했다니까. 그랬는데… 시호 씨를 만나고 나서부터 오빠는 달라졌지. 크게 변하진 않았지만, 좀 더 책임감 있게 행동하게 됐다고 해야 하나."
시즈카 "다, 당연한 거 아니에요 그거…?"
치하야 "후훗… 아무래도 지켜야 할 여자가 있을 때랑 없을 때랑은, 역시 다른가 봐. 오빠도 참, 나 도와줄 때도 그랬으면 좀 좋아?"
시즈카 "아하하…… 뭐… 지금도 아빠는 엄마한테 껌뻑 죽으시니까요. 두 분이 막 사귀셨을 당시엔 어땠을지 상상하기도 힘드네요."
치하야 "그러게… 그런데 시즈카, 지금 여기서만 하는 얘기인데 말이야."
시즈카 '치, 치하야 씨가 나한테만 얘기해주는 비밀?! 뭘까…?'
치하야 "설령 시호 씨를 만나지 않아서 그대로였다고 해도, 그래도… 나는 오빠를 좋아했을 거야."
시즈카 "……네? 하지만 아까는―"
치하야 "물론 오빠가 걱정됐던 건 사실이야. 하지만… 그래도 그런 오빠가 마냥 좋았어. 항상 내 편이었으니까. 자초지종 같은 건 따지지도 않고, 자기 사정도 생각 안 하고 그저… 도와주겠다면서, 항상 어디서든 달려와 줬으니까."
시즈카 "그랬, 군요…"
치하야 "아아, 미안해 갑자기 이런 말 해서! 놀랐지?"
시즈카 "아뇨. 역시 아빠는 예전부터 상냥한 분이셨구나… 싶어서요. 엄마랑 결혼할 수 있었던 것도 이해가 가요."
치하야 "그렇지? 나도 정말 다행이다 싶어. 운이 좋았지… 이렇게 좋은 사람을 만나다니."
치하야 "…정말로 운이 좋은 게 누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시즈카 "……?"
시즈카 '방금 그 말, 무슨 뜻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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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카 '치하야 씨, 가 버리셨네… 그날 이후로는 제대로 이야기도 못했는데……"
치하야 「…정말로 운이 좋은 게 누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시즈카 '대체 뭐였을까, 그 말…'
시호 "시즈카,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니? 표정이 안 좋은데."
시즈카 "으, 으응. 아무것도 아니에요 엄마."
시호 "그래… 힘들면 참지 말고 들어가서 쉬어야 한다?"
시즈카 "전 정말 괜찮아요. 그리고 오늘은, 세입자 분께서 새로 오신다면서요. 다 같이 맞이해 줘야죠."
시호 "참 성실하기도 하지… 그래, 그래도 조금만 기다리면 될 거야. 아빠랑 같이 온다고 했으니까."
시즈카 "그건 그렇고 대학생이라… 어떤 분일지 기대되네요."
시호 "그렇네. 시즈카한테 언니가 생기는 거나 다름없으니."
시즈카 "언니라…… 그렇게 말하니 뭔가, 빨리 만나보고 싶어지네요."
시호 "후훗… 사실은 나도야."
타쿠오 "나 왔어~ 자자, 들어와 들어와!"
토코로 메구미(18세, 이하 메구미)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오늘부터 이 집에서 신세를 지게 된, 토코로 메구미라고 해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시호 "나는 시호. 이 사람 아내이자, 여기 있는 시즈카의 엄마야. 앞으로 잘 부탁해. 토코로 양…이라 부르면 되려나?"
메구미 "냐하하~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해요! 그래도 그건 너무 딱딱하니까 그냥 이름으로 불러주세요."
시즈카 "그럼 저도… 메구미 씨, 라 불러도 괜찮을까요? 아, 죄송해요. 소개가 늦었네요. 모가미 시즈카라고 해요."
메구미 "잘 부탁해, 시즈카! 맞다~ 어차피 이름으로 부를 거면… '씨'가 아니라 '언니'라고 불러줘! '메구미 언니', 하고!"
시즈카 "네, 네에?! 어어, 언니요…?"
타쿠오 "그렇네~ 4살밖에 차이 안 나면 언니 맞지?"
시호 "나도, 어차피 한동안 같이 살게 될 거라면 빨리 친해지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 그럼 '언니'라고 부르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시즈카 "어, 엄마 아빠도 참…!"
메구미 "으음… 아니야 됐어. 싫다는데 억지로 시키는 것도 좀 그렇지? 미안해."
시즈카 "시, 싫다고는 한 마디도 안 했어요!! 그게, 그러니까…"
메구미 "뭔데 뭔데~?" 히죽히죽
시즈카 "아…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메구미… 언니."
메구미 "냐하하~! 이거 생각보다 훨씬 기분 좋네! 고마워 시즈카. 앞으로 잘 부탁해!"
타쿠오 "쟤 말이야… 우리 딸 다루는 게 벌써 능숙해졌는데? 진짜 시즈카의 언니인가?"
시호 "그 말은, 나한테 비밀로 하고 숨겨둔 자식이 있다는 말이야?"
타쿠오 "에, 에이~ 우리 여보야도 참 농담이 심하네! 내가 그럴 리 없다는 거 알잖아?"
시호 "후훗… 맞아."
타쿠오 "자 그럼… 들어가서 천천히 얘기할까?"
…………
메구미한테 하고 싶은 질문
메구미 "냐하하~ 뭐, 그런 셈이네요!"
시호 "괜찮다면, 왜 배우가 되고 싶은 건지 물어봐도 될까?"
메구미 "네? 아, 아하하… 그게……"
시즈카 "혹시, 무슨 사정이라도 있으신 건가요?"
메구미 "아니 그건 아닌데…! 이게 왠지 좀, 그 뭐냐… 부끄럽다고 해야 하나……"
시호 "부끄러운 이유 같은 건 없어. 그게 뭐가 됐든, 지금의 너를 있게 해 준 계기니까. 괜찮아, 절대 안 웃을 테니까."
메구미 "아주머니…"
시호 "…'시호 씨'면 돼."
메구미 "아, 네."
타쿠오 '아직은 아주머니라 불리는 거 싫구나…'
시즈카 '엄마……'
메구미 "그러니까… 어릴 때 부모님께서 뮤지컬을 보여주신 적이 있는데, 거기 나오는 배우분들이 정말… 멋있었거든요. 막 이렇게… 그 뭐냐!"
타쿠오 "되게 반짝반짝거렸다?"
메구미 "어… 어떻게 아셨어요?!"
타쿠오 "어우~ 어쩜 이렇게 귀엽담! 우리 딸도 아이돌 하고 싶다고 할 때 아주 그냥 똑같은 소리를 했거든! 진짜 토씨 하나 안 빠트리고 똑같이!"
시즈카 "아빠!! 메, 메구미 언니! 부탁이에요! 잊어버려요! 잊어 주세요!!"
시호 "후훗, 신기하네… 정말로 당신이 숨겨뒀던 딸일지도 모르겠는데?"
메구미 "그렇구나,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고마워 시즈카! 시호 씨도요!"
시즈카 "메, 메구미 씨…? 잊어 주시는 거 맞죠?"
메구미 "냐하하~ 걱정 마. 아무한테도 말 안 할 거니까!" 쓰담쓰담
시즈카 "머, 머리는 쓰다듬지 말아주세요…! 애도 아닌데……"
메구미 "애 취급이 아니라 '여동생' 취급이니까 괜찮아~ 그리고 아까부터 계속 존댓말 쓰던데, 동생이 언니한테 그러는 거 이상하지 않아?"
타쿠오 "이상하지."
시호 "이상하네."
시즈카 "하아… 나 참, 알았어ㅇ… 알았어."
메구미 "음! 착하다 착해~" 쓰담쓰담
시즈카 "아, 알았으니까 그만하세… 그만해!"
메구미 "아저씨, 시즈카 정말 귀엽네요!"
타쿠오 "흐흠~ 그거야 당연하지!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게 바로 우리 딸, '모가미 시즈카'인걸!"
시즈카 "아아… 내가 정말 못 살아! 아빠!!"
시호 "포기해. 엄마랑 한창 사귈 때도 저런 식이었으니까."
메구미 "좋겠네 시즈카는~ 이렇게 귀여워 해 주시는 아빠가 계셔서."
시즈카 "안 좋아…!"
메구미 "냐하하~ 쑥스러워 하기는! 어라… 잠깐, '모가미'?"
타쿠오 "응? 그렇지, 내가 '모가미 타쿠오'니까."
메구미 "아니, 몰라서 그런 건 아닌데요… 아까 아내분 성함이 시호라고……"
시호 "그랬지."
메구미 " 그리고 성이 모가미… 그럼, 설마……"
시호 "……" 싱긋
메구미 "어? 어어?"
타쿠오 "드디어 눈치챘구나…"
메구미 "에에에에에에에에!? 모가미 시호, 모가미 시호 씨!! 진짜 그 모가미 시호 씨라고요?!"
시호 "나도 아직 멀었나 보네. 나름 유명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시즈카 "지금 이 반응을 보면 엄마를 알고는 있었던 것 같은데…"
메구미 "그, 그게…! 저도 처음엔 긴가민가했는데요!! 설마 여배우가 사는 집의 방을 세놓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 안 했거든요!? 그래서 그냥 얼굴 좀 닮고 이름 같은 사람이겠거니 했는데……!"
타쿠오 "그럴 확률이 더 낮지 않니…?"
시호 "업계 선배로서 앞으로도 계속 조언 해 줄 테니까, 깊이 새겨들어야 해. 알겠지, 미래의 여배우 씨?"
메구미 "네, 네에…!"
타쿠오 "하하… 메구미라면 분명 우리 집에서 잘 지낼 수 있겠는걸. 그건 그렇고 혹시 남자친구 있―"
퍼억
메구미 "네? 지금 뭐라 하셨어요?"
시호 "으응, 아무것도 아니야. 그렇죠 여보?" 싱긋
타쿠오 "――"
시호 "다들, 다 먹었으면 그릇 이리 줘. 메구미도 여기까지 오느라 피곤했지? 어서 들어가서 쉬렴"
메구미 "아, 네. 감사합니다~"
시호 "시즈카, 방으로 안내해 주렴."
시즈카 "네. 메구미 언니, 이쪽이야."
메구미 "으응~ 언니 소리 듣는 거 정말 좋다~"
시즈카 "쓰,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따라와!"
…………
시즈카 "여기야."
메구미 "오~ 사진으로 봤던 것보다 훨씬 나은데!"
시즈카 "그렇다면 다행이네. 그럼 난 이만…"
메구미 "어딜!" 덥썩
시즈카 "꺄악?! 왜, 왜?"
메구미 "모처럼 언니 동생 하는 사이가 됐는데~ 좀만 더 얘기하다 가자~! 걸즈 토크 걸즈 토크!"
시즈카 "하지만, 난 할 일이…"
메구미 "…안 돼?"
시즈카 "윽……!"
메구미 "……" 글썽글썽
시즈카 "…잠깐만이에요."
메구미 "앗싸~!"
걸즈 토크의 주제
※이전의 시즈카가 메구미한테 한 질문 앵커는 여기서 소비하겠습니다.
메구미 "괜찮아, 뭐든 얘기해 봐~ 원래 이런 건 아무 말이나 막 하다 보면 시간 금방 가는 법이니까!"
시즈카 "뭐든… 그럼 새삼스레 묻는 건데, 왜 이 집으로 온 거야?"
메구미 "그거야 뭐, 학교랑 가까운 곳 중에서 제일 쌌으니까?"
시즈카 "아… 그, 그렇구나."
메구미 "냐하하~ 달리 이유가 있겠어? 뭐, 설령 아니었다 해도 너네 엄마가 시호 씨라는 걸 미리 알았더라면 바로 여기로 왔겠지. 그렇게 생각하면, 뭐가 됐든 난 결국 여기로 오게 되었을 거란 얘기네. 이거 꼭 운명 같지 않아~?"
시즈카 "뭐… 그런가. 응, 그럴지도 모르겠네. 벌써 이렇게 편하게 말 놓고 얘기하고 있는 것도 그렇고, 언니 같은 사람이 이 집에 와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 오늘 왔는데도 뭐랄까… 남 같지가 않네."
메구미 "쑤, 쑥스럽게 갑자기 왜 그래…! 뭐 네가 좋다면… 그걸로 됐지만……"
시즈카 "그러고 보니 메구미 언니, 대학생이랬지?"
메구미 "그런데, 왜? 이 대딩 언니한테 궁금한 거라도 있어~?"
시즈카 "그, 그러니까 저기… 대학교에 가면, 정말로 뭐든 마음대로 할 수 있어……?"
메구미 "――"
시즈카 "메, 메구미 언니?"
메구미 "저엉마알~! 어쩜 이렇게 귀여울 수가 있담! 너네 아빠가 널 왜 그렇게 애지중지하는지 이제 알겠다 얘!" 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쓰담
시즈카 "히야악?! 자, 잠깐 언니! 머리 헝클어져! 좀, 그만… 그만해!"
메구미 "하아~ 미안, 미안! 너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그만!"
시즈카 "됐으니까 빨리! 대답부터 해 줘! 정말…"
메구미 "알았어, 알았어~ 그렇네… '돈만 충분하다면' 뭐든 할 수 있다고 하는 게 맞으려나? 시간은 내가 어떻게든 만들 수 있으니까."
시즈카 "으으… 역시 돈이 문제인 거야?"
메구미 "그런데 뭐, 내가 하고 싶은 건 다 학교에서 할 수 있어서! 그래서 그런지 고딩 때랑 변한 게 크게 없다니까~ 냐하하!"
시즈카 "학교에서 뭘 하는데?"
메구미 "연극 동아리! 연기도모 친구들이랑 노는 것도 한번에 할 수 있으니까, 나한텐 딱이지! 뭐… 다 같이 어디 놀러 갈 땐 돈이 들긴 하지만 그 정도야 뭐~"
시즈카 "그럼 고등학생 때도 그… 연극부나 뭐 그런 데였어?"
메구미 "응. 그때도 정말 재밌었지~ 뭔가 다 아마추어 느낌이 물씬 나긴 했지만, 그만큼 다들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 아, 물론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아아~ 생각하니까 살짝 그리워질지도… 그렇게 오래 전 일도 아닌데 말이야. 참 신기해!"
시즈카 "언니는 고등학교 생활, 재밌었어?"
메구미 "물론이지! 매일같이 친구들이랑 웃고 떠들고 놀고… 안 좋은 일이 있어도 무대 위에서 다 같이 연습하다 보면 다 잊어 버리고. 그래서 그런가~ 기억에 남는 건 다 좋은 일들뿐이야! 아~ 그래도 공부는 그닥이었으려나… 냐하하…… 그러는 우리 시즈카는, 즐거운 중학교 생활을 만끽 중이신가~?"
시즈카 "나? 글쎄… 모르겠네. 그날 해야 할 일을 다 하고 나면 하루가 지나 있으니까. 아, 그게 재미없다는 건 아니지만."
메구미 "하긴… 시즈카는 딱 봐도 모범생 분위기지~"
시즈카 "모범생…? 왜?"
메구미 "아, 으응~ 뭐랄까, 예습이랑 복습을 매일 착실히 할 것 같은 느낌?"
시즈카 "응? 그건 당연한 거 아냐?"
메구미 "에?"
시즈카 "응?"
메구미 "자, 잠깐만. 시즈카 너 지금 연습생이지? 그럼 레슨 거의 매일 하지, 그렇지?"
시즈카 "그…렇지? 그런데 그게 왜?"
메구미 "레슨 하고 난 뒤면 엄청 피곤할 거 아냐! 그런데 그… 예습, 복습을 매일 한다고?"
시즈카 "아, 그래서 어떤 날은 아예 미리 하기도 해. 아니면 이동 중에."
메구미 "――"
시즈카 "뭐, 뭐야 왜 그래? 내가 이상한 소리 했어?"
메구미 "넌 정말 모범생이야 시즈카… 언니는 자랑스럽단다……" 쓰담쓰담
시즈카 "대체 뭔데…!"
메구미 "아니 그냥~ 굉장하다 싶어서. 네 얘기 듣고 나니까 뭔가… 내가 불성실했나 싶기도 하고~ 막 이래!"
시즈카 "언니도 자기가 좋아하는 연극부 활동 열심히 했잖아. 난 아이돌 활동이랑 학교 공부 둘 다 충실히 하고 싶으니까 둘 다 열심히 하는 것뿐이야. 그리고 성적 떨어지면… 부모님께서 걱정하실 거 아냐. 그건 싫어."
메구미 "효녀네 효녀…"
시즈카 "내 얘긴 이제 됐어. 그것보다, 또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메구미 "응응! 뭔데, 뭔데?"
시즈카 "그… 연애는 안 해 봤어?"
메구미 "여, 연…! 얘… 얘도 참 뭐 그런 걸 다 물어보고 그러니?! 하지 마, 부끄럽잖아…!"
시즈카 "에에에…? 아니, 나도 아이돌 활동 하다 보면 그런 거랑 관련된 일이 들어올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메구미 언니, 인기 많을 것 같아 보이는걸."
메구미 "글쎄, 낯간지러우니까 그런 말 하지 말래두~! 애초에 말이지, 난 지금 연애할 생각 전혀 없어! 바빠요 바빠!"
시즈카 "그, 그래 알았어… 그럼 그건 됐고."
메구미 "또 있어…?"
시즈카 "이상한 거 안 물어봐. 이것도 아이돌 활동에 참고하려고 그러는데… 그런 몸매는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어?"
메구미 "이상하잖아!?
시즈카 "뭐가 이상해 여자끼린데?! 그리고, 언니도 나한테 계속 귀엽다고 하면서 막 쓰다듬었잖아! 그건 되는데 이건 안 돼?"
메구미 "그거랑 이건 다른 것 같은데…! 그리고 그, 뭐냐… 딱히 대답해줄 것도 없고……"
시즈카 "……없다고?"
메구미 "그냥… 잘 먹고 잘 놀다 보니 이렇게 됐습니다."
시즈카 "……" (B: 76)
메구미 "……" (B: 88)
시즈카 "하아…… 아까 메구미 언니 기분이 이랬구나." 추욱―
메구미 "그… 뭔가, 미안……"
시즈카 "됐어요, 괜찮아요… 아직 14살이니까……"
메구미 "그, 그래! 앞으로 얼마든지 더 자랄 텐데 뭐! 자자, 다른 얘기 하자 다른 얘기! 어어… 으음…… 아! 너네 아빠 얘기 들려주라!"
시즈카 "저희 아빠요…?"
메구미 "그래! 당분간 같이 지내게 될 텐데, 알아두면 좋잖아! 보니까 되게 재밌는 분 같으시더라구. 그런 아저씨가 이렇~게나 아껴주는 우리 시즈카는, 과연 아빠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걸까~? 궁금해졌어!"
시즈카 "으음… 아빠는……"
주사위로 타쿠오에 대한 애정을 측정합니다.
단, 기본적으로 시즈카는 아버지를 좋아합니다. 즉 1이 나온다고 아빠를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논리적 비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