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픈 서류 작업을 하고 있다 보면, 저 사무실의 문이 언제 열릴까 하고 생각하게 될 때가 자주 있다.
간간히 안으로 들어오는 아이돌들이나 사무원 분들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업무 중 컴퓨터에서 눈을 돌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정말로 활동이 많은 시기라면 나도 내가 담당하는 아이돌들을 이곳저곳 따라다니고 있겠지만, 지금은 한 사이클이 끝나고 서서히 다음 곡을 준비하는 시기.
새로 활동할 곡이 정해지기 전까지는, 별다른 계약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아이돌은 레슨에, 나는 추후 활동을 위한 서류 작업에 전념할 때다.
뭐, 이론상은 그렇다는 이야기고, 사실은 다들 765프로덕션에 애착을 느끼는 건지 레슨마저도 없는 오프 날에도 알아서 여기 찾아온다.
덕분에 이런 날이면 운이 좋으면 업무 시간의 절반 정도는 문을 열고 찾아오는 아이돌들과 이야기나 하면서 보낼 수도 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잠시 기다리니 문이 열린다.
총총총 뛰어오는 보라색 머리의 소녀.
내가 담당하는 아이돌인 모치즈키 안나다.
똘망똘망한 청록색 눈동자 한 쌍이 내 바로 앞에서 멈춰선 채 날 올려다본다.
그건 그렇고 오늘은 아무 말도 없네.
"여긴 무슨 일이야, 안나?"
"그, 그게..."
잠시 고개를 숙이다, 이내 뭔가 결심한 듯한 표정으로 이 쪽을 다시 올려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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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안나가 새로 프로듀서를 부르는 호칭 자유앵커
오토나시 코토리는 그 날로 프로덕션을 떠났다.
10월의 어떤 그 날 이후로, 765프로덕션은 더 이상 예전의 평화롭고 화목한 프로덕션이 아니었다.
타카기 사장은 특유의 능청스러움은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얼굴로 하루종일 사장실을 나서지 않았다.
52명, 아니 이제는 안나를 제외한 51명의 아이돌들도 정상이 아닌 건 마찬가지였다.
몇몇은 쌓이는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하고 아이돌을 그만두어버렸고, 또 다른 몇 명은 다른 프로덕션으로 터전을 옳기겠다고 선언했다.
프로덕션에 유일하게 남은 아오바 미사키는, 막중한 업무량을 혼자 버텨내지 못한 건지 아니면 프로듀서가 나간 뒤로 무언가를 잃어버린 것인지, 의사소통을 일절 거부하면서 재봉틀 앞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내부에 문제가 있다면 외부로 눈을 돌리라는 말이 있던가.
그 와중에도 765프로덕션은 아이돌들의 저력으로 미친듯이 다른 중소 프로덕션들을 집어삼키며, 정상을 노리는 괴물로 커 가고 있었다.
물론 일감이 하나하나 늘어갈 때마다 미사키가 한 층 더 망가져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누가 그것을 신경쓸까?
누가 그것을 신경써야 하는가?
누가 그런 것을 신경 쓸 여유조차 있을까?
그러던 어느 날.
"저기, 미라이."
"왜, 시즈카 쨩?"
"이번엔 또 어떤 버튼을 만들어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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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자유앵커
@오우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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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래도 23%라고! 처음으로 20%를 넘겼단 말이야!"
간절한 눈빛으로 시즈카를 바라보는 미라이.
낮은 듯 하면서도 현실성을 생각해보면 매우 높아보이는 확률.
순수한 눈빛에 눈이 먼 걸까, 아니면 시즈카도 진심으로 미라이의 말을 믿는 걸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한 발짝 물러선다.
주변에 지나가는 아이돌이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한 후.
"...그러면, 해 볼게..."
하고, 미라이가 조용히 버튼에 손을 올린다.
잠시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 후,
포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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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의 신과 단 한 번의 승부.
+1의 주사위가 23 이하면 성공
삑 하는 전자음이 난 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몇 초 후, 미라이의 어깨가 축 늘어진다.
"...괜찮아, 미라이. 그래도 미라이는 최선을 다 했어..."
"시즈카쨩......나, 정말, 정말로 프로듀서 씨가 다시..."
삑.
다시 한 번 똑같은 소리가 버튼에서 난다.
혹시?
무언가를 발견한 미어캣마냥 동시에 버튼으로 다시 고개를 돌리는 미라이와 시즈카.
삑.
삑. 삑.
뭔가 잘못되어간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은, 시즈카와 미라이가 두 가지 사실을 파악한 뒤였다.
첫 번째, 삑 소리가 주기적으로 나고 있다.
삑. 삑.
삑. 삑.
삑삑삑삑.
두 번째.
삑 소리가 반복되는 주기가, 점점 짧아져간다.
"미, 미라이! 무슨 짓을 한 거야!"
"나도 몰라! 난 정말로 아무 것도-"
.
.
.
기억하라, 기억하라, 11월 5일을,
버튼과 화약의 음모를 나는 알지 못하노라.
미라이의 버튼이 어째서 잊혀져야 하는지를!
카스가 미라이와 그녀의 동료는 계획을 짜내었네,
미사키와 프로덕션을 통째로 날려버릴 계획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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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8 엔딩
'팬들의 인식과 여론을 파악한다'는 명목으로 간간히 올라오는 팬픽 따위를 모니터링할 때가 있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그냥 코토리 씨가 졸라대는 거긴 하지만.
아무튼 그런 날은 정말로 히트 아니면 미스다.
히트인 날에는 추후 활동 노선에도 영향을 줄 만큼 설득력이 있거나 잘 쓴 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미스인 날에는 수준 미달이거나 역겨운 글들만 보게 되는 경우도 있다.
지금 이 경우는...
...대체 뭐지?
갑자기 안나가 날 총으로 쏴 죽이는 걸로 시작하더니, 미라이의 버튼이 오작동해서 시어터가 터져버린다.
대체 내가 뭘 본 걸까?
약을 한 사발 들이킨 것 같은 전개와 전혀 받쳐주지 못하는 필력을 보며 고개를 젓는다.
그 때, 문이 열리면서 안나가 말없이 뛰어온다.
이 상황, 뭔가 아까 전에 읽은 팬픽의 맨 처음이랑 비슷한 것 같은데...
"여긴 무슨 일이야, 안나?"
"그, 그게......으으..."
잠시 고개를 숙이다, 이내 뭔가 결심한 듯한 표정으로 이 쪽을 다시 올려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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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안나가 새로 프로듀서를 부르는 호칭 자유앵커
...어?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나서 날 오빠라고 부르는 이 귀엽고 말랑말랑한 생명체의 정체는 뭘까?
빨갛게 잘 익은 볼을 주물주물하다가 확 안아버리고 싶-
"...안나?"
물론 난 프로듀서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순간의 욕망에 사로잡혀버릴 수도 있지.
아무튼, 안나가 왜 갑자기 날 '오빠'라고 부른 걸까.
이걸 물어보는 게 맞는 걸까?
잠시 그냥 넘어가주는 게 맞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단순한 실수라면 그게 맞기는 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오히려 물어봐주는 게 낫겠지.
43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간간히 안으로 들어오는 아이돌들이나 사무원 분들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업무 중 컴퓨터에서 눈을 돌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정말로 활동이 많은 시기라면 나도 내가 담당하는 아이돌들을 이곳저곳 따라다니고 있겠지만, 지금은 한 사이클이 끝나고 서서히 다음 곡을 준비하는 시기.
새로 활동할 곡이 정해지기 전까지는, 별다른 계약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아이돌은 레슨에, 나는 추후 활동을 위한 서류 작업에 전념할 때다.
뭐, 이론상은 그렇다는 이야기고, 사실은 다들 765프로덕션에 애착을 느끼는 건지 레슨마저도 없는 오프 날에도 알아서 여기 찾아온다.
덕분에 이런 날이면 운이 좋으면 업무 시간의 절반 정도는 문을 열고 찾아오는 아이돌들과 이야기나 하면서 보낼 수도 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잠시 기다리니 문이 열린다.
총총총 뛰어오는 보라색 머리의 소녀.
내가 담당하는 아이돌인 모치즈키 안나다.
똘망똘망한 청록색 눈동자 한 쌍이 내 바로 앞에서 멈춰선 채 날 올려다본다.
그건 그렇고 오늘은 아무 말도 없네.
"여긴 무슨 일이야, 안나?"
"그, 그게..."
잠시 고개를 숙이다, 이내 뭔가 결심한 듯한 표정으로 이 쪽을 다시 올려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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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안나가 새로 프로듀서를 부르는 호칭 자유앵커
@너 이 자식 건방져!
34~66: 너
67~99: 네놈
"뭐, 뭐- 아니 그보다 그 손에 있는 건-"
탕-
한 발의 총성은 이어져오던 일상에 마침표를 찍었다.
.
.
.
1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모치즈키 안나는 자유를 만끽하라는 말과 함께 동료들의 곁을 떠났다.
P가 사라진 프로덕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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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자유앵커
하렘은 포기하고 무지성으로 간다!
@내가 원한건 이게 아니었는데....
욕데레를 바랐는데...
10월의 어떤 그 날 이후로, 765프로덕션은 더 이상 예전의 평화롭고 화목한 프로덕션이 아니었다.
타카기 사장은 특유의 능청스러움은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얼굴로 하루종일 사장실을 나서지 않았다.
52명, 아니 이제는 안나를 제외한 51명의 아이돌들도 정상이 아닌 건 마찬가지였다.
몇몇은 쌓이는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하고 아이돌을 그만두어버렸고, 또 다른 몇 명은 다른 프로덕션으로 터전을 옳기겠다고 선언했다.
프로덕션에 유일하게 남은 아오바 미사키는, 막중한 업무량을 혼자 버텨내지 못한 건지 아니면 프로듀서가 나간 뒤로 무언가를 잃어버린 것인지, 의사소통을 일절 거부하면서 재봉틀 앞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내부에 문제가 있다면 외부로 눈을 돌리라는 말이 있던가.
그 와중에도 765프로덕션은 아이돌들의 저력으로 미친듯이 다른 중소 프로덕션들을 집어삼키며, 정상을 노리는 괴물로 커 가고 있었다.
물론 일감이 하나하나 늘어갈 때마다 미사키가 한 층 더 망가져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누가 그것을 신경쓸까?
누가 그것을 신경써야 하는가?
누가 그런 것을 신경 쓸 여유조차 있을까?
그러던 어느 날.
"저기, 미라이."
"왜, 시즈카 쨩?"
"이번엔 또 어떤 버튼을 만들어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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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자유앵커
51~100: 미사키씨를 돕는 사람들이 생긴다
"하지만, 미라이도 알잖아..."
"아니야!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할 거라고!"
"미라이! 그 버튼만 몇 번째 만들어오는 거야!"
"그럼 시즈카 쨩은 프로듀서랑 안나는 안 봐도 되는 거야?"
시즈카도 내심 원래대로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걸까, 아무 말도 꺼내지 못한다.
"...그러면, 이번만이야. 오늘도 실패하면, 이젠 집에서는 좀 쉬어, 알겠지?"
그렇게 말하면서도 결국 내일도 이런 일이 반복되면 마지못해 허락하겠지.
한숨을 쉬며 자기 자신을 탓해보기도 하고, 갑자기 죽어버린 프로듀서와 저 멀리 떠나버린 안나를 원망해보기도 한다.
"...그래서 미라이, 이번에는 얼마나 확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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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주사위, 가장 낮은 값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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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래도 23%라고! 처음으로 20%를 넘겼단 말이야!"
간절한 눈빛으로 시즈카를 바라보는 미라이.
낮은 듯 하면서도 현실성을 생각해보면 매우 높아보이는 확률.
순수한 눈빛에 눈이 먼 걸까, 아니면 시즈카도 진심으로 미라이의 말을 믿는 걸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한 발짝 물러선다.
주변에 지나가는 아이돌이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한 후.
"...그러면, 해 볼게..."
하고, 미라이가 조용히 버튼에 손을 올린다.
잠시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 후,
포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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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의 신과 단 한 번의 승부.
+1의 주사위가 23 이하면 성공
몇 초 후, 미라이의 어깨가 축 늘어진다.
"...괜찮아, 미라이. 그래도 미라이는 최선을 다 했어..."
"시즈카쨩......나, 정말, 정말로 프로듀서 씨가 다시..."
삑.
다시 한 번 똑같은 소리가 버튼에서 난다.
혹시?
무언가를 발견한 미어캣마냥 동시에 버튼으로 다시 고개를 돌리는 미라이와 시즈카.
삑.
삑. 삑.
뭔가 잘못되어간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은, 시즈카와 미라이가 두 가지 사실을 파악한 뒤였다.
첫 번째, 삑 소리가 주기적으로 나고 있다.
삑. 삑.
삑. 삑.
삑삑삑삑.
두 번째.
삑 소리가 반복되는 주기가, 점점 짧아져간다.
"미, 미라이! 무슨 짓을 한 거야!"
"나도 몰라! 난 정말로 아무 것도-"
.
.
.
기억하라, 기억하라, 11월 5일을,
버튼과 화약의 음모를 나는 알지 못하노라.
미라이의 버튼이 어째서 잊혀져야 하는지를!
카스가 미라이와 그녀의 동료는 계획을 짜내었네,
미사키와 프로덕션을 통째로 날려버릴 계획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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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8 엔딩
1. The end
2. The end......?
먼저 2표
꿀꽈배기조차도 입을 다물지 못할 것 같은 급전개다.
'팬들의 인식과 여론을 파악한다'는 명목으로 간간히 올라오는 팬픽 따위를 모니터링할 때가 있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그냥 코토리 씨가 졸라대는 거긴 하지만.
아무튼 그런 날은 정말로 히트 아니면 미스다.
히트인 날에는 추후 활동 노선에도 영향을 줄 만큼 설득력이 있거나 잘 쓴 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미스인 날에는 수준 미달이거나 역겨운 글들만 보게 되는 경우도 있다.
지금 이 경우는...
...대체 뭐지?
갑자기 안나가 날 총으로 쏴 죽이는 걸로 시작하더니, 미라이의 버튼이 오작동해서 시어터가 터져버린다.
대체 내가 뭘 본 걸까?
약을 한 사발 들이킨 것 같은 전개와 전혀 받쳐주지 못하는 필력을 보며 고개를 젓는다.
그 때, 문이 열리면서 안나가 말없이 뛰어온다.
이 상황, 뭔가 아까 전에 읽은 팬픽의 맨 처음이랑 비슷한 것 같은데...
"여긴 무슨 일이야, 안나?"
"그, 그게......으으..."
잠시 고개를 숙이다, 이내 뭔가 결심한 듯한 표정으로 이 쪽을 다시 올려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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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안나가 새로 프로듀서를 부르는 호칭 자유앵커
1. 오빠
2. 달링
3. 여보
먼저 2표 받은 걸로 갑니다
...어?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나서 날 오빠라고 부르는 이 귀엽고 말랑말랑한 생명체의 정체는 뭘까?
빨갛게 잘 익은 볼을 주물주물하다가 확 안아버리고 싶-
"...안나?"
물론 난 프로듀서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순간의 욕망에 사로잡혀버릴 수도 있지.
아무튼, 안나가 왜 갑자기 날 '오빠'라고 부른 걸까.
이걸 물어보는 게 맞는 걸까?
잠시 그냥 넘어가주는 게 맞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단순한 실수라면 그게 맞기는 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오히려 물어봐주는 게 낫겠지.
"그, 오빠, 라고?"
----------------------------------------------
1. 부끄러워하다가 도망간다
2. 고개를 끄덕인다
3. 미키 난입
먼저 2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