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너머에서 말을 걸어오는 사람은 얼마 전부터 연락하기 시작한 사람.
처음에는 모르는 사람과 대화한다는 것에 조금 거부감이 느껴졌지만, 건너편의 상대가 이것저것 물어보는 통에 대답한 것을 계기로 조금씩 가까워지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서로에 대해서 꽤 여러 가지를 알 정도로 가까워졌다.
「별 일 아니야. 뭐랄까, 조금 상태가 안 좋다고 할까.」
「감기?」
「아닌 것 같은데. 기침을 한 적도 없고.」
「으음...」
나의 말에 무언가 생각하고 있는지 아무런 말도 띄우지 않는 상대.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믿는다.
그 말에 들어있는 무책임함을 알고 있는 내가 어째서 그 말을 입에 담았을까.
믿기에 기다린다.
믿기에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믿기에 최선을 다 했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믿음에 몇 번이고 배신을 당했다.
그런데 어째서 나는 안나에게 그런 말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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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를 받고 보고서를 쓰고 동료들과도 친분을 쌓아야 한다.
바쁘다.
나는 평범한 프로그래머일 뿐인데 어째서 프로그래밍은 하지도 않는건지.
...그러고보니 나, 어째서 이 회사에서 일하기로 했더라.
「수고하셨어요, 미스터 앤더슨.」
「아, 타나카 씨. 수고가 많으십니다.」
「별 말씀을요. 참, 커피 드시겠어요? 방금 타왔는데요.」
「네, 실례가 안 된다면 부디.」
「후훗, 네. 한 잔 드릴게요.」
「감사합니다.」
내 앞에 있는 사람은 타나카 씨.
이름은 정확히 모르지만 다른 사람을 잘 챙겨주기로 유명한 회사의 아이돌이다.
...다만 그 누구도 그녀의 풀 네임을 알지는 못한다.
그녀의 성씨가 타나카라는 것 이외에는.
1. follow the white rabbit
2. do not try and bend the spoon
돌아올 때까지
달달하고 싶은 우유의 맛이 강하게 느껴지는 한 잔의 커피.
잠을 쫓아내기에도, 조금은 축 처진 두 어깨를 다시 피게 하기에도 좋은 음료.
「앤더슨, 보고서는 다 됐나?!」
「앗, 뜨거!」
하지만 그 음료는 잠깐의 휴식 시간도 허락하지 않는 상사의 불호령에 바닥으로 떨어진다.
불가항력으로 떨어지는 음료와 산산조각나는 컵.
그 바람에 나는 발에 살짝 화상을 입었고, 그대로 병가를 쓰고 회사를 나왔다.
「예.」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군요. 유리 조각이 파고 들었으면 큰 수술을 해야 할 뻔했어요. 화상은 어쩔 수 없었을 테고요.」
따뜻한 의사 선생님의 말.
그 목소리에서 왠지 모를 안도를 느낀 나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가격표는 빳빳한 지폐 두 장.
쓸데없는 지출을 하긴 했지만 또 그렇게 기분 나쁘지만도 않았던 시간이었다.
1. 간호사
2. 행인
돌아올 때까지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그저... 그래, 마침 그 타이밍에 조금 무료했던 탓일거다.
「일어나, 프로듀서 씨....」
「음?」
「매트릭스가, 프로듀서 씨를...」
잘 들리지 않는 조그마한 목소리.
그 목소리에 휘둘리듯이 휘청거리던 내 발걸음을, 조그맣지만 분명한 목소리가 일깨운다.
「하얀 토끼를, 쫓아....」
「하얀 토끼...?」
분명해지는 계시.
그 계시에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앞을 쳐다보았지만-
그 곳에는 무심하게 걸어가는 행인들 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1~50 게임
51~100 채팅
돌아올 때까지
내가 들은 계시는 환상인가 부름인가.
「후우...」
황량한 나의 자취방.
그 곳에서 홀로 우뚝 서 있는 의자에 앉아 당연하다는 듯이 컴퓨터를 킨다.
그리고-
「어서 와!」
존재할 리 없는 것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향한다.
「응! 그런 당신...은 그다지 건강해 보이진 않네. 무슨 일 있어?」
화면 너머에서 말을 걸어오는 사람은 얼마 전부터 연락하기 시작한 사람.
처음에는 모르는 사람과 대화한다는 것에 조금 거부감이 느껴졌지만, 건너편의 상대가 이것저것 물어보는 통에 대답한 것을 계기로 조금씩 가까워지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서로에 대해서 꽤 여러 가지를 알 정도로 가까워졌다.
「별 일 아니야. 뭐랄까, 조금 상태가 안 좋다고 할까.」
「감기?」
「아닌 것 같은데. 기침을 한 적도 없고.」
「으음...」
나의 말에 무언가 생각하고 있는지 아무런 말도 띄우지 않는 상대.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그럼 현실의 차가움에 질려버린 걸까?」
상대는 뜻밖의 말을 하기 시작했다.
1. Red pill
2. Blue pill
돌아올 때까지
「당신, 지금의 삶에 만족해?」
만족.
그 어떤 인간도 쉽사리 입에 담을 수 없는 단어를, 나와 마주보고 있는 상대편이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다.
그리고 나는 여느 인간이 그렇듯 간단하게 답했다.
「만족할 리가 없잖냐. 만족할 수 없는 것 투성이라고. 돈, 명예, 직업...」
「그 외엔?」
「그 외...」
「한 가지가 빠져있는 것 같은데.」
「한 가지라...」
상대편의 물음에 나는 키보드에 손을 떼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눈을 감고 곰곰히 생각해 본다.
하지만 그의 물음에 나는 대답할 수 없다.
「으음, 대답이 쉽게 안 나오네... 어쩔 수 없지. 조금 보여주면 될까?」
생각을 마치고 눈을 뜬 나에게 보인 대화는 단 하나.
무슨 말이냐고 물어보려는 찰나-
「똑, 똑.」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미스터 앤더슨. 늦은 시간인데 죄송합니다.」
「아, 아뇨. 괜찮습니다. 그보다 무슨 일로...」
「별 일은 아니구 한 가지 부탁할 일이 있어서요.」
「부탁할 일... 말입니까?」
「네.」
1. 어딘가로 가라
2. 하루 정도 묵게 해 줄 수 있나
3. 자유앵커
돌아올 때까지
「그,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게 조금 부끄럽지만...」
「부끄러울 일이 무엇이기에-」
「저를 하루만 미스터 앤더슨의 방에서 묵게 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예?」
타나카 씨는 굉장한 미인이다.
회사의 아이돌이고, 그녀가 부족한 것은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요염한 표정으로 나에게 대담한 부탁을 해 온다.
뭐지, 설마 이거...
「부탁드려요, 네?」
...나는 차마 안된다고 말할 수 없었다.
1. 너와 결혼까지 생각했어
2. 같은 꿈 같은 방에서
3. 같이 자고 깨며
돌아올 때까지
회사의 아이돌인 타나카 씨가, 내 방의 침대에 나와 함께 누워 잠을 자고 있다.
두 명이 쓰기엔 좁은 침대.
하지만 그녀가 가녀리기에, 내 침대는 마치 그녀가 없는 것처럼 나의 공간을 허락한다.
「프로듀서, 씨...」
「음...?」
그리고 들리는 타나카 씨의 목소리.
그 목소리에서 나온 단어는 단 하나.
프로듀서라니, 타나카 씨는 연예계에 인맥이라도 있는 것일까.
연예계, 연예계...
잘 모르겠다.
잠이나 자야겠다.
아침이다.
익숙한 천장과 향기로 나는 깨어난다.
...그보다 어제 무언가 평범하지 않은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으음...」
쉽사리 깨지 않는 눈을 억지로 뜨며 나는 어느 샌가 내 침대 옆에 놓여져 있는 작은 거울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그 거울에는, 어제의 나와는 조금 달라진 내가 있는 것처럼도 보였다...
1~50 All I show you is real
51~100 What is real?
2표
딸깍. 딸깍딸깍.
평소와 같이 출근한 나는 오늘도 키보드를 두드리며 시간을 보낸다.
그보다 이 보고서, 굳이 오늘 하지 않아도 되는 일 아닌가.
...그런데 어째서 이런 일이 나에게 주어지는 것일까.
평소였다면 조금 더...
「앤더슨 씨, 과장님께서 부르십니다. 잠시 이 쪽으로 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앤더슨 씨?」
「뭔가 이상해...」
1. 지금 니 모습이 이상해
2. 앞으로 이상해질 예정이다
2표
「...」
「앤더슨 씨, 제 말은 듣고 계신가요?」
「아니야, 이게 아니야....」
「....」
나는 무엇을 원했던 걸까.
끝나지 않는 자유로운 시간을 원했던 걸까, 그것도 아니면 그 누구라도 살 수 있는 재물을 원했던 걸까.
인간이라면 절대 소유할 수 없을 것들, 나는 그것을 바라고 있었다.
「하얀, 토끼...」
그 순간이었다.
마치 환영에 홀린 것처럼, 내 몸은 어딘가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1. 지하철
2. 경찰
3. 자유앵커
돌아올 때까지
이미 새까맣게 어둠이 내린 거리에는 고장난 가로등들이 미약하게나마 빛을 내뿜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구석을 밝힐 수 없는 불빛들은 처절하게 어둠과 싸우고 있었고, 그 동안에-
「하얀 토끼...」
토끼 모양으로 넘실거리는 불꽃들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한 걸음 한 걸음, 나는 천천히 토끼들을 따라 걸어내려갔다.
그리고-
차가워진 몸을 따스하게 덮이는 체온이 느껴진다 싶더니 어딘가 익숙한 소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 목소리, 분명히 어디선가에서...
「미안해, 프로듀서 씨... 조금 더, 나은 선택지가 있었을텐데....」
「프로, 듀서...」
프로듀서.
그래, 그 호칭을 나는 알고 있다.
다만 나와 연관없는 거라고 생각했을 뿐.
「눈을 떠 줘, 프로듀서 씨... 이 곳에 올 당신을, 나는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1~50 눈을 뜬다
51~100 그대로 잠에 든다
돌아올 때까지
따스한 목소리.
꿈에서도 잊혀지지 않을 목소리.
작고 여린, 보라색 머리칼을 가진 소녀의 목소리.
「눈을 떴구나, 프로듀서 씨... 만나게 되어서, 반가워....」
「너는...」
「나는, 안나... 모치즈키, 안나...」
「안나...」
어떻게 보면 별 것 아닌 이름이었을터다.
하지만 그 이름을 들은 나는, 마치 꽃이 나에게로 다가오는 것처럼 그것을 불렀다.
1. 현실
2. 이상
2표
「네가 기쁘다면 나도 기뻐. 그런데 말이야, 안나.」
「응...?」
「여긴 대체 어디야?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데다가 조금 날카로운 느낌인데...」
「이 곳은, 우리들의 시어터...」
시어터.
안나는 우리가 있는 장소를 그렇게 불렀다.
그런데 이 장소가 시어터라면, 분명히 내 엉덩이에는 따뜻한 의자의 감촉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아직... 시어터는, 지어지지 않았어...」
1. 인과역전?
2. 미래시?
2표
「그, 그런게 아니라... 으음,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아...」
나의 물음에 할 말을 찾지 못하고 빙빙 돌리는 안나.
안색을 살펴보면, 나에게 진실을 말하고 싶지 않아 말을 돌리는 것은 아닌 것같다.
그럼...
1. 됐어.
2. 등장
2표
「으, 으응.... 미안해, 프로듀서 씨...」
「아니아니, 화 내는거 아니야. 오히려 그 반대야.」
「그 반대...?」
「이런 세상이라면 안나가 나에게 설명하지 못하는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하니까.」
「그런, 거야...?」
나의 말에 조금 떨리는 안나의 손.
그 자그마한 손을, 나는 손을 뻗어 굳게 잡아주었다.
따스함이 느껴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에게는 충분히 안나의 따스함이 느껴졌다.
「그래. 그러니까 내가 할 일을 알려줘. 내가 뭘 하면 돼?」
1~50 프로듀서니까 프로듀싱
51~100 프로듀서이지만 킬러
2표
안나의 작은 목소리가, 이제는 대기에 휘날리는 바람이 되어 닿지 않고 사라진다.
그래, 알고 있어.
안나가 저렇게 말하는 이유, 그 이유는...
「안나, 나는 너를 따라 이 곳에 왔어. 그러니까 네가 하자는 대로 할 거야.」
「그, 그래도...」
「난 안나를 믿어. 그러니 안나도 나를 믿어주었으면 좋겠어.」
「...응.」
1. SF
2. NF
3. 자유 판타지(자유앵커)
돌아올 때까지 투표
그 말에 들어있는 무책임함을 알고 있는 내가 어째서 그 말을 입에 담았을까.
믿기에 기다린다.
믿기에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믿기에 최선을 다 했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믿음에 몇 번이고 배신을 당했다.
그런데 어째서 나는 안나에게 그런 말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
「안나.」
「응...?」
「권총이면 될까?」
「....」
나의 물음에 안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다.
1. original
2. reloaded
3. revolution
2표
「프로듀서 씨, 괜찮겠어...?」
「뭐가?」
「프로듀서 씨, 총 쏘는 법은 아직...」
「괜찮아, 이런저런 지식은 있으니까. 그리고 뭐...」
안나의 얼굴에서 더 이상 저런 표정은 보고 싶지 않아.
「프로듀서 씨...?」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럼 다녀올께, 안나.」
「응...」
1~50 You're supposed to be dead
51~100 Wake up, Producer
2표
I was supposed to be ruined.
잠에서 깬다.
천천히 수마의 마수에서 깨어난다.
아니, 그것은 과연 수마였을까.
어쩌면 내가 바라마지 않던 손이지 않았을까.
내가 원하던 것이 아니었을까.
「좋은 아침이예요, 미스터 앤더슨.」
「어...?」
미스터 앤더슨.
나는 어째선지 그 이름이 어색하다고 생각했다.
「타나카 씨...?」
「타나카가 아니예요, 미스터 앤더슨.」
1. 타나카가 아니라 타나카
2. 타나카가 아니라-
2표
24시까지 앵커가 달리지 않을 시 종료 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