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 오늘따라 유난히 아이돌들한테 끌려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기분 탓인가?
아니면 혹시 이 모든 게 일종의 몰래카메라같은 거 아닐까?
뭔가 가면 갈수록 이상하단 말이야.
묘하게 기분이 좋아보이는 줄리아를 따라간다.
왠지 모르게 발걸음이 꽤 가벼워 보인다.
"혹시 무슨 일 있어? 기분이 좀 좋은 거 같아보이는데."
"아, 아무것도 아니니까!"
뭐지.
그냥 나한테는 얘기하기 좀 그런 일인 건가.
뭐, 너무 캐묻는 것도 좋지는 않겠지.
줄리아가 살짝 힘이 들어간 채 연습실 문을 열어젖힌다.
그 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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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아이돌 지명 및 주사위
전에 출연한 아이돌은 60, 이번에 처음 출연하는 아이돌은 50 이상이면 출연합니다
단호하구나.
뭐, 그래.
프로듀서 생활을 하면서 한 99%는 아이돌들 뜻대로 일이 돌아간다는 것 정도는 대충 알고 있었지만 말이야.
...생각해보면 프로듀서란 입장을 고려해도 아이돌들의 비중이 너무 큰 거 아닌가?
보통은 뭐, 사장님이라던가, 프로그램 PD라던가, 이런 사람들의 파워가 상당한 걸로 알고 있었는데 말이야.
...이오리라던가, 세리카라던가, 카오리 씨라던가...
그렇구나.
우리 프로덕션, 생각보다 돈이 많은걸.
그냥 사장님 돈이 아니라서 복리후생이 부족한 걸까?
"난 여기서 뭘 하면 되니, 그럼?"
"아, 프로듀서! 그건 말이죠,"
...미라이?
넌 또 갑자기 왜?
아니, 그것보다, 난 분명히 줄리아한테 물어본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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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미라이의 대답 및 행동, 뒤에 이어질 대화 자유앵커
잠시 주위를 둘러본다.
시즈카는 입을 쩍 벌린 채 그대로 굳어있다.
설마설마 해도 미라이가 그런 말을 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거겠지.
반면 내 쪽을 완전히 짜게 식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줄리아.
아니, 내가 말한 거 아니니까.
왜 하필 나를 그런 눈으로 보고 있는 건데.
"아니, 일단 넌-"
"저, 교복 안에다 프로듀서님이 좋아하시는 수영복을 입고 왔어요!"
...네?
아니, 난 너한테 수영복 차림이 좋다는 말을 한 적이...
...있구나?
분명히, 여름 때 수영복 차림으로 사진 촬영을 한 적이 있었지.
그 때 분명히 엄청 예쁘다느니 안 넘어올 남자가 없다느니 엄청 칭찬해댔었는데...
"네? 프로듀서, 도대체 미라이한테 무슨 소리를-"
"아니, 촬영 관련되어서 한 이여기였으니까! 응? 너도 저번 여름에, 기억나잖아! 미라이랑 츠무기랑-"
"이러면, 같이 들어가도 문제 없잖아요, 네?"
터무니없는 소리를 하면서 이제 아예 내게 팔짱을 끼면서 착 달라붙어오는 미라이.
츠바사같이 어마어마한 아이들에게 가려졌지만, 미라이 너도 참 보면 상당하단 말이야...
평소엔 크게 의식하고 있지 않던 봉긋하게 솟아있는 언덕이 팔에 닿아오는 감각을, 애써 무시하려 해 본다.
"그러니까 프로듀서, 같이 샤워하러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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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P의 대답 및 미라이가 할 행동 자유앵커
눈을 치켜뜨고서는 날 엄청 가련하고 불쌍한 눈빛으로 올려다본다.
거기에 팔에 가슴이 닿아오니...
...츠바사한테서 배운 거니?
오토메스톰 때도 붙어다니고, 평소에도 시즈카랑 같이 신호등이라고 편성해놨더니...
공부가 아니라 그런 걸 배워왔구나.
"어, 어쨌든,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황급히 미라이의 팔짱을 뿌리치고 문 밖으로 뛰쳐나간다.
"에에~ 프로듀서, 어디 가요~!"
미라이의 목소리를 뒤로 하고, 문을 닫은 다음 방향을 재빨리 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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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다음에 일어날 일 자유앵커
(극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세리카, 안나, 코토하, 미나코, 츠무기는 이 앵커에선 배제하겠습니다)
...다행히도 미라이가 날 추격하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정말 큰일날 뻔 했어.
'같이 샤워해요'라면서 날 쫓아오는 걸 다른 사람이 봤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한걸.
아이돌들 옆을 벗어나, 잠시 한 숨 돌리고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
음, 그래, 미사키 씨를 한 번 조사해볼까.
...아니, 그런 쓸모없는 짓을 왜 해.
미사키 씨는 아이돌이 아닌 사무원이잖아.
조사 대상이 아니라고.
애초에 이 조사도 내가 좋아서 하는 게 아니라 코토리 씨가 시켜서 하고 있는 걸...
"아, 안녕하세요, 프로듀서 씨!"
...음.
진짜로 한 번 해 봐?
"아, 안녕하세요. 오랜만이네요?"
그러고 보니, 요즘 미사키 씨를 본 지 꽤 오래 된 거 같기도 하다.
우연의 연속인지 일부러 날 피하는 건지는 모르지만, 마지막으로 본 지 한 일주일은 되는 거 같아.
"그러게요......프로듀서 씨는 오늘 뭐 하고 계신가요?"
"아, 코토리 씨 부탁이 있어서, 잠시 아이돌들 몇 명이랑 면담을 가져보려 생각하고 있어요."
생각보다 빠르게 조사를 완료하는 스카우터.
벌써 숫자가 나왔네.
어디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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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최댓값
...그리고, 미사키 씨는 아무 말 없이 날 바라볼 뿐이었다.
무슨 할 말이 있는 걸까.
아니면 내 대답을 기다리는 걸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머릿속에서 잠시 시간을 정리해본다.
...시간이 되면 집에서 라면이라도 먹고 가라고?
절대 섣불리 오케이를 할 수 없는 제안이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날 계속 지그시, 진득하게 바라보고 있는 저 눈엔 어떤 의도가 숨겨져있는 걸까.
그리고, 난 그 의도를 받아들여도 되는가?
"...저, 미사키 씨?"
"네?"
"...혹시 저 어디에 뭐 묻었나요?"
"아뇨? 그냥, 아무것도......아니에요."
그렇게, 얼굴에 빙그레 웃음을 띄운 채.
미사키 씨의 눈은 여전히 날 보고 있었다.
어째서일까, 그 시선이 갈수록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한다.
"그, 그럼 전 이만 가 볼게요!"
그렇게 일방적인 통보를 전한 후, 빠른 걸음으로 시어터의 대문을 향해 걸어간다.
저 멀리, 저 멀리.
이 무서운 곳에서, 최대한 멀리, 최대한 빨리, 벗어나야 해.
내가 나로 있을 수 있는 곳으로, 자유를 찾아 도망칠 거야.
다가온다, 다가온다, 밖으로, 그들의 손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곳이.
...그리고 그렇게, 시어터 정문 앞에 멈춰선 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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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0: 프로듀서. 쫄보다.
51~100: 난 떠날 거야 자유를 찾아
먼저 3표
잠시 숨을 깊게 들이쉰다.
이 문을 열고 나서기만 하면, 이제 나는 자유다.
아이돌 프로듀서가 아닌, 나로서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사표까지 내야 완전한 자유가 되는 것이지만.
하지만, 일단은 그렇게 한 걸음을 내딛어보는 것부터 시작하는 거겠지.
다시 한 번 숨을 깊게 들이쉬어본다.
안에 비해서 맑고 시원한 공기가 내 기분을 고양시킨다.
이제, 정말로 밖이구나.
주머니에서 자동차 키를 꺼낸다.
한층 더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자동차를 향해 걸어간다.
이 일이 끝나고 나면, 분명히 저녁에 약속이 잡혀있었지.
집에 가서 여유롭게 휴식을 가진 다음에, 최상의 컨디션으로 약속에 나갈 수 있게 준비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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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대로 포기할 우리 아이돌들은 아니겠죠.
지금부터 엔드게임에 들어가기 위한 작업을 시작하겠습니다.
과연 프로듀서가 확인하지 못한 아이돌들 중에는 상태가 영 좋지 못한 아이돌이 몇 명이나 있을까요...
01~33: 2명
34~66: 4명
67~99: 6명
100: ???
@마츠리, 후카, 카렌, 히나타.
이렇게 넷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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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고 좌석 위에 올라탄다.
가죽 시트의 냄새가 이렇게 기분 좋게 느껴진 적은 처음인 것 같다.
의자에 등을 기대면서, 온 몸이 가죽에 파묻히는 느낌을 즐긴다.
키를 꽂은 다음, 오른쪽으로 꺾는다.
부릉 하는 진동이 오른팔을 타고 온 몸에 전해져온다.
창문을 잠시 내려 시어터의 전경을 한 눈에 담는다.
...안에 있는 사람들이 너무 무서운 것만 아니면 나름 괜찮게 생겼는데 말이야.
내일은 사직서를 가지고 가서 사장님과 면담이라도 한 번 해 봐야겠어.
수틀리면 제출한 다음 바로 튈 준비라도 해야 할까.
뭐, 그런 걱정은 있다가 일정 다 끝나고 해도 늦지 않으니까.
일단은 내게 주어진 자유를 즐기도록 하자.
다음 일정을 생각하면, 심리적으로 여유로운 편이 더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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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주사위 및 자동차에 아이돌들이 설치해놓은 장치 자유앵커
주사위가 65가 넘는 앵커에 적힌 장치들이 장착됩니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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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고?
그야, 오늘은 내가 소개팅을 나가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 나이동안 여자친구 한 명 없이 살아왔다는 걸 불쌍하게 여겼기 때문일까.
친구가 나름대로 시간을 내서 만남을 주선했다.
아무래도 나도 이런 자리는 되게 오랜만이라, 사실 굉장히 긴장되기는 한다.
...사실 어떻게 보면 처음이다.
대학교 때 친구들이랑 같이 나갔을 때는, 자리를 주도하거나 여자들과 말을 오랫동안 섞은 것도 아니고 그냥 술과 안주만 먹다가 돌아갔으니까 말이다.
...후회되냐고 물어보면 잘 모르겠지만, 이런 자리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경험이 아니라는 건 확실하니까.
일단 집에 돌아가서 씻은 다음엔, 오후엔 좀 자두는 편이 낫겠다.
요즘 들어 업무 강도도 올라간 편이라 제대로 잠을 자지 못 하는 날도 꽤 있었다.
어쩌다 보니 오늘은 기적적으로, 코토리 씨가 준 이 일을 제외하면 공식적으로는 아무 일도 없는 날이 되었다.
...이런 날에 집에 갔다고 뭐라고 하진 않겠지.
코토리 씨에게는...
...며칠 걸릴 거 같다고 얘기해놓으면 될 거다.
그래, 어차피 오늘 52명을 다 만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락 음악이, 오늘은 유난히 더 신나게 느껴진다.
분위기에 휩쓸려 액셀을 너무 길게 밟지는 않게 조심하면서, 자동차를 집으로 몬다.
.
.
.
한편, +3의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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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인 기회였는데, 놓쳐버렸어.
조금만 더 밀어붙였다면 넘어오셨으려나?
아냐, 더 당황해서는 아예 거리를 더 뒀을 수도 있어.
용기를 내서 적극적으로 다가가봤더니, 당황하시는 프로듀서 씨 얼굴도 귀여웠지.
시선을 둘 곳을 찾지 못하고 이리저리 서성이는 눈동자가 사랑스러워.
진정하지 못하고 허둥지둥 손사래를 치는 저 두 팔이 귀여워.
어딘가에 눌려서 살짝 비뚤어진 저 안경이 좋아.
면도하다가 잘못해서 입술 주변에 살짝 베인 저 자국이 눈길을 끌어.
하지만, 아직은 프로듀서 씨에게 이 마음을 전할 수는 없어.
조금만 더 기다려보고, 알맞은 때, 알맞은 장소가 되면 그 때 확실히 잡아놓아야 해.
지금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좋은 대답을 생각하기 위해서 다른 곳으로 가셨지만, 곧 다시 돌아오실 거니까.
그 정도는 기다릴 수 있어.
...그래도, 조금 마중나가 있는 건 괜찮겠지?
.
.
.
이상하네.
프로듀서 씨가 보이지 않아.
어디 가신 거지?
아이돌 쨩들에게 간 건 아닌 거 같은데...
.
.
.
한편, 프로듀서의 시점.
어디 보자.
일단 누가 됐던 간에 친구한테 연예계하고는 아무 관련 없는 사람이라는 확인 정도는 받아놓았으니, 일이 이상하게 꼬일 일은 없을 것이다.
...사진이라던가, 상대를 알아볼 수 있는 정보가 하나도 없다는 건 좀 불안하긴 하지만, 뭐.
얘가 그런 걸로 사기를 칠 놈은 아니니까, 일단은 믿어봐야지.
"...어?"
친구한테서 문자가 와 있네.
소개팅 관련 이야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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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문자의 내용 자유앵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사진 한 장이었다.
예상 외로 어마어마한 미인이다.
그나마 내가 프로듀서라서 이런 미모의 사람들을 자주 마주해서 다행이지...
지금의 내 직업이 아니었다면 아마 벌써부터 손자 계획까지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그렇게 말하면서도, 벌써부터 저 사람을 스카웃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걸 보니 내가 완전히 제정신을 유지하는 것도 아닌 모양이다.
나 왜 이러지.
'외모는 더 이상 말 안 할게. 성격도 너랑 엄청 잘 맞을 걸? 이만한 애 구하느라 고생 꽤나 했으니까, 잘 모셔야 한다?'
...오오, 형님.
나중에 팬싸인회라도 데려가 줄까.
어떻게든 보답을 해야 할 거 같은데.
'맘에 들었으면 끝나고 나중에 밥 한 번 사라'
암요, 당연히 그래야죠.
한 번이 아니라 열 번도 사 드릴 수 있습니다.
저절로 입꼬리가 귀에 걸리는 건 어쩔 수 없는 본능인가보다.
기분 좋게 쉰 다음에, 최상의 컨디션으로 출발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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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집에 아이돌들이 설치한 장치 자유앵커 및 주사위
주사위 값 60이 넘는 장치들만 설치되어있습니다.
@아하...
간발의 차로 P의 집엔 아무것도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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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프로덕션 일도 없고 아이돌의 개인적인 부탁같은 것도 없었으니, 소개팅 참석엔 아무런 애로사항도 없을 것이다.
지금 부탁이 들어온다면 뭐, 어쩔 수 없지.
너무 늦게 부탁한 게 문제라면 문제 아닐까.
하지만, 어차피 아이돌들은 내가 회사가 아닌 집에 있다는 걸 모르는 상태.
그러니까 전화가 걸려오거나 하는 일도 어지간하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스케줄을 열심히 수행하고 있는 아이돌들도 꽤 있고 말이지.
적어도 소개팅이 시작되기 전까진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지 않을까.
문제가 있다면, 소개팅이 시작되는 시간이랑 대부분의 아이돌들의 스케줄이 끝나는 시간이 겹친다는 거지.
그리고, 시어터에 있다고 해서 모두 스케줄이 있는 것도 아닌 게, 다들 사적으로도 꽤 친한 사이라 그런가 오프인 날에도 시어터에 방문해서 하루를 보내는 아이돌들도 있는 게 문제다.
...그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 잘려 그랬는데 무슨 전화......어?"
...왜 벌써 집으로 전화가 걸려온 거지?
"여보세요?
----------------------------------------------------------
+3까지 전화를 건 아이돌/통화 내용 자유앵커
...하지만 안나, 난 너희들의 프로듀서잖아.
사적인 관계인 것도 아니고, 또 그래서도 안 되는 사이잖아.
"...하지만, 안나......불안한 걸..."
"안나가 불안해하면 오히려 나도 같이 불안해진다니까. 괜찮아, 안나. 그래, 나중에 같이 게임이라도 할까?"
"...내일?"
"언제가 좋겠어?"
"...내일, 이야기할게..."
"고마워, 안나. 그럼 내일 보자?"
"...응......내일, 봐요......헤헤..."
그래도 일단은 어떻게든 진정시킨 것 같다.
뭐, 다른 전화는 안 오는 것 같고...
...아오바 씨 문자는 일단 나중에 읽기로 하자.
괜히 지금 읽었다가 상황이 더 곤란해질 수도 있을 것 같아.
...그런데, 모모코는 내가 집으로 도망간 걸 어떻게 알고 있었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척추를 타고 온 몸에 소름이 쫙 돋는다.
...나, 생각보다 위험한 상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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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모모코는 P가 집으로 탈주한 걸 어떻게, 왜 알고 있을까.
+3까지 자유앵커
...다른 아이돌들한테 전화해서 물어나 볼까?
아니, 그건 원체 리스크가 너무 큰 발상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확인된 아이돌들이라도, 다른 사람과 같이 있을 가능성을 절대 배제해선 안 된다.
지금으로선...
...그저 모모코가 감으로 찔러본 것이기를 바랄 수밖에.
잠시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TV라도 켜본다.
"...아이돌 사쿠마 마유, 돌발 은퇴 기자회견?"
왜 또 아이돌 관련 소식이야, 불길하게.
뭐, 너무 사사건건 걱정하는 것도 좋지 않겠지.
일단은 잠이나 좀 자고 생각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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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0: 이런, 너무 오랫동안 잔 모양이다. 시간이 빠듯한데...
51~100: 여유있게 준비하고 가면 되겠지.
먼저 2표
늦었다!
지금 챙겨서 가면 아슬아슬하게 도착하겠는데...
샤워도 엄청 빨리 처리하고 바로 옷을 갈아입어야 하겠는데.
대체 왜 알람이 울리는 소리를 못 들은 거지?
아니, 지금은 그런 것에 연연할 시간이 아니다.
그런 걸 생각할 시간에 최대한 빨리 챙겨서, 약속 장소에 도달하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생각하며, 내복을 훌렁훌렁 벗어던지며 동시에 화장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
.
.
"...여기 맞지?"
휴대폰을 힐끔힐끔 들여다보면서, 지금 내 주위로 보이는 풍경과 대조해본다.
지도 화면이 갑자기 전환되며 벨소리가 크게 울린다.
"여보세요?"
"야, 너 어디야 지금?"
"지금 네가 알려준 데로 오긴 왔는데, 여기 사거리에서 어디로 가야 하는 거야?"
"아, 그, 잠만 있어봐, 주변에 뭐 보이는데?"
"뭐냐, 바로 오른쪽엔 약국 하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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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소개팅 장소 자유앵커
대체 차를 왜 여기에 대라고 한 거야.
내려서도 걸어서 좀 가야 하잖아?
아니, 거기 전용 주차장도 있고, 정 그러면 길가에 바로 댈 수도 있고...
...하는 생각은 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사라졌다.
뭐 이리 차가 많아.
아니, 아무리 지금이 사람 많을 때라고 해도 그렇지...
계단을 오른 후, 옷매무새를 간단하게 가다듬은 다음 문을 연다.
종업원의 인사를 받으며, 잠시 고급스런 분위기의 인테리어를 감상해본다.
업무가 아닌 사적인 일로 이런 곳에 간 건 처음이라 그런가, 감회가 새롭다.
뭐, 지금은 일단 내 테이블부터 찾아야겠지.
분명히 여기 어딘가엔 있어야 할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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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33: 친구가 부른다
34~66: ...얘 어디 갔어?
67~99: ...네가 왜 거기서 나와?
100: ???
먼저 2표
@분량이 확 줄어든 점은 죄송합니다.
첫 번째는 빠른 갱신을 위해서고 두 번째는...
...작가가 소개팅을 나가본 적이 없어요
419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어째 오늘따라 유난히 아이돌들한테 끌려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기분 탓인가?
아니면 혹시 이 모든 게 일종의 몰래카메라같은 거 아닐까?
뭔가 가면 갈수록 이상하단 말이야.
묘하게 기분이 좋아보이는 줄리아를 따라간다.
왠지 모르게 발걸음이 꽤 가벼워 보인다.
"혹시 무슨 일 있어? 기분이 좀 좋은 거 같아보이는데."
"아, 아무것도 아니니까!"
뭐지.
그냥 나한테는 얘기하기 좀 그런 일인 건가.
뭐, 너무 캐묻는 것도 좋지는 않겠지.
줄리아가 살짝 힘이 들어간 채 연습실 문을 열어젖힌다.
그 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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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아이돌 지명 및 주사위
전에 출연한 아이돌은 60, 이번에 처음 출연하는 아이돌은 50 이상이면 출연합니다
시즈카와,
"아, 프로듀서다! 안녕하세요~ 에헤헤..."
미라이가 있었다.
...미라이?
가만, 내가 미라이는 측정한 적이...
"프로듀서는 또 무슨 일로-"
"아, 내가 데려왔어."
"줄리아?"
설마 줄리아가 데려왔을 거라고 생각은 못 했던 건지, 적잖이 당황한 기색을 그대로 내비치는 시즈카였다.
"에~ 시즈카 쨩, 프로듀서가 어때서?"
"아니, 프로듀서가 싫다던가 그런 감정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고-"
"그러면, 혹시 시즈카 쨩은, 프로듀서를 보면 부끄러워서 피하는 거야?"
...순수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일부러 그러는 건지.
대충 만담을 나누고 있을 때 빠르게 측정하고 움직여야지.
어디 보자, 안경에 출력된 값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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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다이스, 높은 값
(주사위 갯수가 2배 늘어나는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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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예?
어...
나 잘못 들어온 거 같은데.
"저기, 줄리아?"
"어, 프로듀서. 무슨 일?"
"나, 잘못 들어온 거 같은데, 나가봐도 될까?"
"아니."
단호하구나.
뭐, 그래.
프로듀서 생활을 하면서 한 99%는 아이돌들 뜻대로 일이 돌아간다는 것 정도는 대충 알고 있었지만 말이야.
...생각해보면 프로듀서란 입장을 고려해도 아이돌들의 비중이 너무 큰 거 아닌가?
보통은 뭐, 사장님이라던가, 프로그램 PD라던가, 이런 사람들의 파워가 상당한 걸로 알고 있었는데 말이야.
...이오리라던가, 세리카라던가, 카오리 씨라던가...
그렇구나.
우리 프로덕션, 생각보다 돈이 많은걸.
그냥 사장님 돈이 아니라서 복리후생이 부족한 걸까?
"난 여기서 뭘 하면 되니, 그럼?"
"아, 프로듀서! 그건 말이죠,"
...미라이?
넌 또 갑자기 왜?
아니, 그것보다, 난 분명히 줄리아한테 물어본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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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미라이의 대답 및 행동, 뒤에 이어질 대화 자유앵커
↑ 이거
이러면 같이 들어가도 문제없잖아요, 네?
...네?
카스가 씨?
같이 샤워라고요?
하지만 당신은 여자고 전 남자인데요?
"...저기, 카스가?"
"미라이에요!"
"응, 그래, 미라이?"
"네, 프로듀서?"
"같이 샤워라고?"
"네!"
"어......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는 거니?"
"에에~? 뭐가 문제인데요?"
잠시 주위를 둘러본다.
시즈카는 입을 쩍 벌린 채 그대로 굳어있다.
설마설마 해도 미라이가 그런 말을 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거겠지.
반면 내 쪽을 완전히 짜게 식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줄리아.
아니, 내가 말한 거 아니니까.
왜 하필 나를 그런 눈으로 보고 있는 건데.
"아니, 일단 넌-"
"저, 교복 안에다 프로듀서님이 좋아하시는 수영복을 입고 왔어요!"
...네?
아니, 난 너한테 수영복 차림이 좋다는 말을 한 적이...
...있구나?
분명히, 여름 때 수영복 차림으로 사진 촬영을 한 적이 있었지.
그 때 분명히 엄청 예쁘다느니 안 넘어올 남자가 없다느니 엄청 칭찬해댔었는데...
"네? 프로듀서, 도대체 미라이한테 무슨 소리를-"
"아니, 촬영 관련되어서 한 이여기였으니까! 응? 너도 저번 여름에, 기억나잖아! 미라이랑 츠무기랑-"
"이러면, 같이 들어가도 문제 없잖아요, 네?"
터무니없는 소리를 하면서 이제 아예 내게 팔짱을 끼면서 착 달라붙어오는 미라이.
츠바사같이 어마어마한 아이들에게 가려졌지만, 미라이 너도 참 보면 상당하단 말이야...
평소엔 크게 의식하고 있지 않던 봉긋하게 솟아있는 언덕이 팔에 닿아오는 감각을, 애써 무시하려 해 본다.
"그러니까 프로듀서, 같이 샤워하러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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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P의 대답 및 미라이가 할 행동 자유앵커
'모, 못된 것만 배워가지고...!'
(도망)
"에에? 수영복 차림을 보면 죽는 거에요?"
"그, 그건 아니지만 사회적으로 죽어, 안 돼."
"...안 돼......?"
눈을 치켜뜨고서는 날 엄청 가련하고 불쌍한 눈빛으로 올려다본다.
거기에 팔에 가슴이 닿아오니...
...츠바사한테서 배운 거니?
오토메스톰 때도 붙어다니고, 평소에도 시즈카랑 같이 신호등이라고 편성해놨더니...
공부가 아니라 그런 걸 배워왔구나.
"어, 어쨌든,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황급히 미라이의 팔짱을 뿌리치고 문 밖으로 뛰쳐나간다.
"에에~ 프로듀서, 어디 가요~!"
미라이의 목소리를 뒤로 하고, 문을 닫은 다음 방향을 재빨리 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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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다음에 일어날 일 자유앵커
(극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세리카, 안나, 코토하, 미나코, 츠무기는 이 앵커에선 배제하겠습니다)
미사키 “아! 안녕하세요 프로듀서!”
P “흠....”
정말 큰일날 뻔 했어.
'같이 샤워해요'라면서 날 쫓아오는 걸 다른 사람이 봤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한걸.
아이돌들 옆을 벗어나, 잠시 한 숨 돌리고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
음, 그래, 미사키 씨를 한 번 조사해볼까.
...아니, 그런 쓸모없는 짓을 왜 해.
미사키 씨는 아이돌이 아닌 사무원이잖아.
조사 대상이 아니라고.
애초에 이 조사도 내가 좋아서 하는 게 아니라 코토리 씨가 시켜서 하고 있는 걸...
"아, 안녕하세요, 프로듀서 씨!"
...음.
진짜로 한 번 해 봐?
"아, 안녕하세요. 오랜만이네요?"
그러고 보니, 요즘 미사키 씨를 본 지 꽤 오래 된 거 같기도 하다.
우연의 연속인지 일부러 날 피하는 건지는 모르지만, 마지막으로 본 지 한 일주일은 되는 거 같아.
"그러게요......프로듀서 씨는 오늘 뭐 하고 계신가요?"
"아, 코토리 씨 부탁이 있어서, 잠시 아이돌들 몇 명이랑 면담을 가져보려 생각하고 있어요."
생각보다 빠르게 조사를 완료하는 스카우터.
벌써 숫자가 나왔네.
어디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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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최댓값
...나 그냥 집에 갈래.
"누구누구요?"
"아직 정하진 않았어요. 그, 여러 날에 걸쳐서 진행할 생각이라서..."
"혹시 일정이 정해지면 제게도 알려드릴 수 있을까요?"
"네? 일정이라 해도, 어차피 시간은 별로 안 걸릴텐데..."
"그래도, 최대한 딜레이가 없게 잘 진행해야 하니까요."
"네, 그러면..."
"부탁드릴게요?"
...뭔가 묘하게 세세하게 캐묻는 거 같은데.
왜지...
분명히 사무원으로서 물어볼 수도 있는 질문인 거 같기는 한데.
왜 이렇게 안으로 집요하게 파고드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걸까.
"아, 프로듀서?"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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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미사키가 P에게 할 말/행동 자유앵커
P "저... 무슨 잘못된 거라도 있나요?"
미사키 "아뇨. 그냥. 아무것도... 아니에요."
말을 마치고 나서도 미사키는 프로듀서를 진득하게 바라보았다.
미사키는 씨익 웃을 뿐이다
"...술집이요? 혹시 무슨 말 못 할 일이라도-"
"아, 아뇨! 그건 아니고, 그, 공적인 자리에서는 못 하는 이야기라는 게 있잖아요?"
"...뭐, 시간이 된다면야..."
"아, 시간이 난다면, 혹시 언제 저희 집에서 라면이라도 드시고..."
"...네?"
...그리고, 미사키 씨는 아무 말 없이 날 바라볼 뿐이었다.
무슨 할 말이 있는 걸까.
아니면 내 대답을 기다리는 걸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머릿속에서 잠시 시간을 정리해본다.
...시간이 되면 집에서 라면이라도 먹고 가라고?
절대 섣불리 오케이를 할 수 없는 제안이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날 계속 지그시, 진득하게 바라보고 있는 저 눈엔 어떤 의도가 숨겨져있는 걸까.
그리고, 난 그 의도를 받아들여도 되는가?
"...저, 미사키 씨?"
"네?"
"...혹시 저 어디에 뭐 묻었나요?"
"아뇨? 그냥, 아무것도......아니에요."
그렇게, 얼굴에 빙그레 웃음을 띄운 채.
미사키 씨의 눈은 여전히 날 보고 있었다.
어째서일까, 그 시선이 갈수록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한다.
"그, 그럼 전 이만 가 볼게요!"
그렇게 일방적인 통보를 전한 후, 빠른 걸음으로 시어터의 대문을 향해 걸어간다.
저 멀리, 저 멀리.
이 무서운 곳에서, 최대한 멀리, 최대한 빨리, 벗어나야 해.
내가 나로 있을 수 있는 곳으로, 자유를 찾아 도망칠 거야.
다가온다, 다가온다, 밖으로, 그들의 손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곳이.
...그리고 그렇게, 시어터 정문 앞에 멈춰선 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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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0: 프로듀서. 쫄보다.
51~100: 난 떠날 거야 자유를 찾아
먼저 3표
이키테유케나이 와타시 다카라~
이 문을 열고 나서기만 하면, 이제 나는 자유다.
아이돌 프로듀서가 아닌, 나로서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사표까지 내야 완전한 자유가 되는 것이지만.
하지만, 일단은 그렇게 한 걸음을 내딛어보는 것부터 시작하는 거겠지.
다시 한 번 숨을 깊게 들이쉬어본다.
안에 비해서 맑고 시원한 공기가 내 기분을 고양시킨다.
이제, 정말로 밖이구나.
주머니에서 자동차 키를 꺼낸다.
한층 더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자동차를 향해 걸어간다.
이 일이 끝나고 나면, 분명히 저녁에 약속이 잡혀있었지.
집에 가서 여유롭게 휴식을 가진 다음에, 최상의 컨디션으로 약속에 나갈 수 있게 준비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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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대로 포기할 우리 아이돌들은 아니겠죠.
지금부터 엔드게임에 들어가기 위한 작업을 시작하겠습니다.
과연 프로듀서가 확인하지 못한 아이돌들 중에는 상태가 영 좋지 못한 아이돌이 몇 명이나 있을까요...
01~33: 2명
34~66: 4명
67~99: 6명
100: ???
먼저 2표
+2까지 각각 2명씩 적어주세요
뉴 챌린저들을 정하는 앵커입니다
지금까지 등장한 아이돌/사무원들은 제외에요
2명 더 받습니다
지금까지:
미나코(92)
시호(53)
미야(85)
코토하(-96)
츠무기(90)
모모코(17)
미즈키(30)
아유무(53)
사요코(79)
세리카(96)
메구미(66)
코노미(72)
시즈카(68)
카오리(20)
안나(98)
유리코(62)
줄리아(81)
미라이(90)
측정했습니다.
이렇게 넷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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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고 좌석 위에 올라탄다.
가죽 시트의 냄새가 이렇게 기분 좋게 느껴진 적은 처음인 것 같다.
의자에 등을 기대면서, 온 몸이 가죽에 파묻히는 느낌을 즐긴다.
키를 꽂은 다음, 오른쪽으로 꺾는다.
부릉 하는 진동이 오른팔을 타고 온 몸에 전해져온다.
창문을 잠시 내려 시어터의 전경을 한 눈에 담는다.
...안에 있는 사람들이 너무 무서운 것만 아니면 나름 괜찮게 생겼는데 말이야.
내일은 사직서를 가지고 가서 사장님과 면담이라도 한 번 해 봐야겠어.
수틀리면 제출한 다음 바로 튈 준비라도 해야 할까.
뭐, 그런 걱정은 있다가 일정 다 끝나고 해도 늦지 않으니까.
일단은 내게 주어진 자유를 즐기도록 하자.
다음 일정을 생각하면, 심리적으로 여유로운 편이 더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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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주사위 및 자동차에 아이돌들이 설치해놓은 장치 자유앵커
주사위가 65가 넘는 앵커에 적힌 장치들이 장착됩니다.
꽃말은 당신을 위해서라면 죽음도 아깝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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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고?
그야, 오늘은 내가 소개팅을 나가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 나이동안 여자친구 한 명 없이 살아왔다는 걸 불쌍하게 여겼기 때문일까.
친구가 나름대로 시간을 내서 만남을 주선했다.
아무래도 나도 이런 자리는 되게 오랜만이라, 사실 굉장히 긴장되기는 한다.
...사실 어떻게 보면 처음이다.
대학교 때 친구들이랑 같이 나갔을 때는, 자리를 주도하거나 여자들과 말을 오랫동안 섞은 것도 아니고 그냥 술과 안주만 먹다가 돌아갔으니까 말이다.
...후회되냐고 물어보면 잘 모르겠지만, 이런 자리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경험이 아니라는 건 확실하니까.
일단 집에 돌아가서 씻은 다음엔, 오후엔 좀 자두는 편이 낫겠다.
요즘 들어 업무 강도도 올라간 편이라 제대로 잠을 자지 못 하는 날도 꽤 있었다.
어쩌다 보니 오늘은 기적적으로, 코토리 씨가 준 이 일을 제외하면 공식적으로는 아무 일도 없는 날이 되었다.
...이런 날에 집에 갔다고 뭐라고 하진 않겠지.
코토리 씨에게는...
...며칠 걸릴 거 같다고 얘기해놓으면 될 거다.
그래, 어차피 오늘 52명을 다 만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락 음악이, 오늘은 유난히 더 신나게 느껴진다.
분위기에 휩쓸려 액셀을 너무 길게 밟지는 않게 조심하면서, 자동차를 집으로 몬다.
.
.
.
한편, +3의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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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밀어붙였다면 넘어오셨으려나?
아냐, 더 당황해서는 아예 거리를 더 뒀을 수도 있어.
용기를 내서 적극적으로 다가가봤더니, 당황하시는 프로듀서 씨 얼굴도 귀여웠지.
시선을 둘 곳을 찾지 못하고 이리저리 서성이는 눈동자가 사랑스러워.
진정하지 못하고 허둥지둥 손사래를 치는 저 두 팔이 귀여워.
어딘가에 눌려서 살짝 비뚤어진 저 안경이 좋아.
면도하다가 잘못해서 입술 주변에 살짝 베인 저 자국이 눈길을 끌어.
하지만, 아직은 프로듀서 씨에게 이 마음을 전할 수는 없어.
조금만 더 기다려보고, 알맞은 때, 알맞은 장소가 되면 그 때 확실히 잡아놓아야 해.
지금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좋은 대답을 생각하기 위해서 다른 곳으로 가셨지만, 곧 다시 돌아오실 거니까.
그 정도는 기다릴 수 있어.
...그래도, 조금 마중나가 있는 건 괜찮겠지?
.
.
.
이상하네.
프로듀서 씨가 보이지 않아.
어디 가신 거지?
아이돌 쨩들에게 간 건 아닌 거 같은데...
.
.
.
한편, 프로듀서의 시점.
어디 보자.
일단 누가 됐던 간에 친구한테 연예계하고는 아무 관련 없는 사람이라는 확인 정도는 받아놓았으니, 일이 이상하게 꼬일 일은 없을 것이다.
...사진이라던가, 상대를 알아볼 수 있는 정보가 하나도 없다는 건 좀 불안하긴 하지만, 뭐.
얘가 그런 걸로 사기를 칠 놈은 아니니까, 일단은 믿어봐야지.
"...어?"
친구한테서 문자가 와 있네.
소개팅 관련 이야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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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문자의 내용 자유앵커
예상 외로 어마어마한 미인이다.
그나마 내가 프로듀서라서 이런 미모의 사람들을 자주 마주해서 다행이지...
지금의 내 직업이 아니었다면 아마 벌써부터 손자 계획까지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그렇게 말하면서도, 벌써부터 저 사람을 스카웃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걸 보니 내가 완전히 제정신을 유지하는 것도 아닌 모양이다.
나 왜 이러지.
'외모는 더 이상 말 안 할게. 성격도 너랑 엄청 잘 맞을 걸? 이만한 애 구하느라 고생 꽤나 했으니까, 잘 모셔야 한다?'
...오오, 형님.
나중에 팬싸인회라도 데려가 줄까.
어떻게든 보답을 해야 할 거 같은데.
'맘에 들었으면 끝나고 나중에 밥 한 번 사라'
암요, 당연히 그래야죠.
한 번이 아니라 열 번도 사 드릴 수 있습니다.
저절로 입꼬리가 귀에 걸리는 건 어쩔 수 없는 본능인가보다.
기분 좋게 쉰 다음에, 최상의 컨디션으로 출발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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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집에 아이돌들이 설치한 장치 자유앵커 및 주사위
주사위 값 60이 넘는 장치들만 설치되어있습니다.
간발의 차로 P의 집엔 아무것도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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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프로덕션 일도 없고 아이돌의 개인적인 부탁같은 것도 없었으니, 소개팅 참석엔 아무런 애로사항도 없을 것이다.
지금 부탁이 들어온다면 뭐, 어쩔 수 없지.
너무 늦게 부탁한 게 문제라면 문제 아닐까.
하지만, 어차피 아이돌들은 내가 회사가 아닌 집에 있다는 걸 모르는 상태.
그러니까 전화가 걸려오거나 하는 일도 어지간하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스케줄을 열심히 수행하고 있는 아이돌들도 꽤 있고 말이지.
적어도 소개팅이 시작되기 전까진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지 않을까.
문제가 있다면, 소개팅이 시작되는 시간이랑 대부분의 아이돌들의 스케줄이 끝나는 시간이 겹친다는 거지.
그리고, 시어터에 있다고 해서 모두 스케줄이 있는 것도 아닌 게, 다들 사적으로도 꽤 친한 사이라 그런가 오프인 날에도 시어터에 방문해서 하루를 보내는 아이돌들도 있는 게 문제다.
...그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 잘려 그랬는데 무슨 전화......어?"
...왜 벌써 집으로 전화가 걸려온 거지?
"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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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전화를 건 아이돌/통화 내용 자유앵커
다음에 도망치고 싶으면 모모코한테 미리 사정은 말하고 가.
P "어라, 세리카 너 왜 아직도 집에 안 가고..."
세리카 "그, 그게... 저기......"
...모모코?
"어, 모모코잖아? 무슨 일이야?"
"아무리 사정이 있다고 해도, 모모코네를 극장에 두고 도망을 가면 안 되지!"
...미안해.
하지만 이건 어쩔 수 없었어.
여기서 더 극장에 머물렀다간 내가 어떻게 될 지 모를 거 같았어.
"...미안해, 모모코. 그냥......무슨 일이 있어서 그랬어."
"...모모코는 프로고 선배니까, 그 정도는 이해해 줄 수 있어."
...그 말이 이렇게나 반가운 적은 지금이 처음인 것 같다.
정말, 모모코 너 말이야...
"하지만, 모모코도 오빠한테 힘들면 이야기했으니까, 오빠도 다음부턴 힘든 일 있으면 모모코한테 말해 줘. 알겠지?"
"...고마워, 모모코. 기억할게."
"...다음에 도망치고 싶으면, 모모코한테 미리 사정은 말하고 가?"
"..."
그 침묵을 대답으로 이해한 걸까.
잠시 후 전화가 끊어진다.
...말로 표현 못 할 복잡한 감정이 잠시 날 휘감는다.
그 순간, 또 다른 벨소리가 그 아련한 따스함 속에서 날 흔들어 깨운다.
"...여보세요?"
"...프로듀서?"
"안나구나, 무슨 일이야?"
"...혹시, 몰라서 말하는 건데..."
"...안나?"
"...프로듀서 씨는......안나의, 프로듀서야..."
"...안나, 그게 아니란 건 너도 알잖아. 난 너랑, 유리코랑, 로코랑......765 프로덕션 모두의 프로듀서인 거."
"...안나랑, 안나의 동료들......말고, 다른 누군가를 보면......안나도, 무슨 마음을 품을 지......몰라..."
"...저기,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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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P가 안나에게 할 말/이어질 대화 자유앵커
...하지만 안나, 난 너희들의 프로듀서잖아.
사적인 관계인 것도 아니고, 또 그래서도 안 되는 사이잖아.
"...하지만, 안나......불안한 걸..."
"안나가 불안해하면 오히려 나도 같이 불안해진다니까. 괜찮아, 안나. 그래, 나중에 같이 게임이라도 할까?"
"...내일?"
"언제가 좋겠어?"
"...내일, 이야기할게..."
"고마워, 안나. 그럼 내일 보자?"
"...응......내일, 봐요......헤헤..."
그래도 일단은 어떻게든 진정시킨 것 같다.
뭐, 다른 전화는 안 오는 것 같고...
...아오바 씨 문자는 일단 나중에 읽기로 하자.
괜히 지금 읽었다가 상황이 더 곤란해질 수도 있을 것 같아.
...그런데, 모모코는 내가 집으로 도망간 걸 어떻게 알고 있었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척추를 타고 온 몸에 소름이 쫙 돋는다.
...나, 생각보다 위험한 상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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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모모코는 P가 집으로 탈주한 걸 어떻게, 왜 알고 있을까.
+3까지 자유앵커
"P씨가 집으로 평소보다 일찍 돌아갔다" 고 알려서
아니, 그건 원체 리스크가 너무 큰 발상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확인된 아이돌들이라도, 다른 사람과 같이 있을 가능성을 절대 배제해선 안 된다.
지금으로선...
...그저 모모코가 감으로 찔러본 것이기를 바랄 수밖에.
잠시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TV라도 켜본다.
"...아이돌 사쿠마 마유, 돌발 은퇴 기자회견?"
왜 또 아이돌 관련 소식이야, 불길하게.
뭐, 너무 사사건건 걱정하는 것도 좋지 않겠지.
일단은 잠이나 좀 자고 생각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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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0: 이런, 너무 오랫동안 잔 모양이다. 시간이 빠듯한데...
51~100: 여유있게 준비하고 가면 되겠지.
먼저 2표
...어?
알람 설정해놓은 시간은 분명히...
늦었다!
지금 챙겨서 가면 아슬아슬하게 도착하겠는데...
샤워도 엄청 빨리 처리하고 바로 옷을 갈아입어야 하겠는데.
대체 왜 알람이 울리는 소리를 못 들은 거지?
아니, 지금은 그런 것에 연연할 시간이 아니다.
그런 걸 생각할 시간에 최대한 빨리 챙겨서, 약속 장소에 도달하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생각하며, 내복을 훌렁훌렁 벗어던지며 동시에 화장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
.
.
"...여기 맞지?"
휴대폰을 힐끔힐끔 들여다보면서, 지금 내 주위로 보이는 풍경과 대조해본다.
지도 화면이 갑자기 전환되며 벨소리가 크게 울린다.
"여보세요?"
"야, 너 어디야 지금?"
"지금 네가 알려준 데로 오긴 왔는데, 여기 사거리에서 어디로 가야 하는 거야?"
"아, 그, 잠만 있어봐, 주변에 뭐 보이는데?"
"뭐냐, 바로 오른쪽엔 약국 하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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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소개팅 장소 자유앵커
내려서도 걸어서 좀 가야 하잖아?
아니, 거기 전용 주차장도 있고, 정 그러면 길가에 바로 댈 수도 있고...
...하는 생각은 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사라졌다.
뭐 이리 차가 많아.
아니, 아무리 지금이 사람 많을 때라고 해도 그렇지...
계단을 오른 후, 옷매무새를 간단하게 가다듬은 다음 문을 연다.
종업원의 인사를 받으며, 잠시 고급스런 분위기의 인테리어를 감상해본다.
업무가 아닌 사적인 일로 이런 곳에 간 건 처음이라 그런가, 감회가 새롭다.
뭐, 지금은 일단 내 테이블부터 찾아야겠지.
분명히 여기 어딘가엔 있어야 할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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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33: 친구가 부른다
34~66: ...얘 어디 갔어?
67~99: ...네가 왜 거기서 나와?
100: ???
먼저 2표
@분량이 확 줄어든 점은 죄송합니다.
첫 번째는 빠른 갱신을 위해서고 두 번째는...
...작가가 소개팅을 나가본 적이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