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구를 앞에 두고 다리에 힘이 탁 풀린다.
거친 숨을 내쉬면서 문고리를 잡은 채 주저앉는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코토하가 사무실에서 내 이름을 부르면서......그걸 했다고?
메구미는 그걸 또 지나가다가 봤다고?
그것보다도, 내가 분명히 옷을 집에까지 입고 갔는데 코토하가 사무실에서 내 셔츠를 꺼냈다고?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지?
코토하가 내 집에까지 잠입해서 옷을 빼갔다는 이야기인가?
상식적으로 생각해본다면, 메구미가 코토하에 대해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결론이 가장 합리적일 것이다.
하지만, 코토리 씨가 건네준 스카우터의 수치와 조금 전 코토하가 보여준 행동은 내 마음 속에서 그 결론을 흔들고 있다.
...정말로 코토하가 그런 행동을 한 걸까?
만약 그게 아니라 메구미가 내게 코토하에 대해서 거짓말을 한 거라면, 메구미가 그렇게 행동할 이유는 뭐가 있지?
스카우터의 수치를 보면 메구미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 거 아닐까?
가면 갈수록 미궁에 빠져드는 기분이다.
...커피나 마시면서 좀 쉴까.
그렇게 생각하며, 몸을 추스린 후 탕비실로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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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까지 지금까지 등장하지 않은 아이돌 지명 + 주사위
주사위가 50이 넘으면 지명된 아이돌이 출현합니다
"나? 쉬는 김에 뭐라도 좀 마시려고 왔어. 그리고~ 음......뭔가 여기 있으면 프로듀서도 올 것 같았다고 할까?"
"뭐에요, 그게. 팅 하고 온 사장님도 아니고."
"아니, 진짜로! 그래서 지금 프로듀서도 여기 와 있잖아?"
이 누님, 괜찮은 걸까.
뭐, 평소에 보여주는 모습은 이래도 정작 필요할 때는 맏언니로써 역할은 정말 잘 해 주고 있으니까 내가 뭐라 할 수는 없지.
아무튼...
"그래서 프로듀서, 오늘 일 끝나고 나서 한 잔 어때?"
"아뇨, 괜찮아요, 오늘은 끝나면 바로 집으로 돌아가서 잘 생각이라서요."
방금 전 일어난 일들을 겪은 뒤라면 누구라도 집에는 녹초가 되어서 돌아가겠지.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샌가 측정이 끝났는지 안경 한 쪽에 녹색으로 숫자가 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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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주사위 최댓값
...누군가 떠오르는 숫자다.
뭐, 서서히 수치들 간의 갭이 채워져가고 있으니 좋은 거겠지.
"그래?? 아쉽네~ 2차는 집으로 초대할까 하고 생각도 해 봤는데."
...어...
더욱 거절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술에 취한 채로 남의 집에 들어가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차라리 맨정신이라면 모를까, 술에 취한 채 자제력이랑 이성이 약해진 상태에서는 정말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무례를 범할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이 모든 일이 끝나면 코토리 씨한테 가서 몇 가지 캐물을 게 있기도 하고 말이다.
"뭐, 나중에 기회 된다면 같이 한 잔 하러 가기로 하죠. 오늘은 일이 좀 많아서..."
일이 많은 건 아닌가.
오늘 일은 그냥 아이돌 전원을 한 번씩 측정하면 끝나니까 말이다.
거기서 딸려오는 것들이 좀 심각하게 괴로울 뿐이지...
"그럼, 일단 난 먼저 가 본다? 몸조리 잘 하고, 너무 무리하지 마?"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커피가루를 컵에 넣으면서 방문을 열고 나가는 코노미 씨를 잠시 바라본다.
문이 닫히고 발소리가 작아지는 걸 확인한 뒤, 뜨거운 물을 붓는다.
커피 특유의 향이 코를 간질이는 것을 느끼며, 잔을 들고 천천히 의자에 앉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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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아이돌 + 주사위
지금까지 등장하지 않았던 아이돌은 40이 넘으면,
한 번이라도 이전에 등장했던 아이돌은 80이 넘으면 출현합니다.
@세 분이서 한 명을 동시에 지명할 줄은 몰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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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섞인 것을 확인하고 커피를 한 모금 마셔본다.
설탕과 프림이 섞인 적절한 맛이 입안을 채운다.
...원두를 가지고 내려서 먹기에는 회사가 돈이 부족한 모양이다.
뭐, 이런 거라도 있는 게 어디야.
그렇게 생각하며 믹스커피를 한 모금 더 입에 넣을 때쯤, 덜컥 하고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온다.
"어, 프로듀서?"
시즈카다.
치하야를 동경하고 있고, 노래를 잘 부른다는 점 외에도 여러모로 자신의 롤모델이자 선배와 닮은 점들이 꽤 많아 '파랑의 후계자'같은 말로도 불린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이제 내 기억에 가장 강렬하게 남는 건 우동이지만.
타카네와 함께 면 전문점들을 평정하고 다니면서도 라멘이 더 낫네 우동이 더 낫네 하고 진지하게 토론하고 있는 걸 보고 있자면, 어떻게 TV에선 그렇게 쿨한 이미지를 유지하는 건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뭐, 그게 되니까 아이돌을 하고 있겠지.
"시즈카구나. 뭐 하다가 왔어?"
"평소의 보컬 레슨이요. 오후엔 치하야 씨랑 같이 레슨하기로 해서......잠깐, 프로듀서, 지금 듣고 계세요?"
눈치는 또 엄청나구만.
안경에 뜨는 숫자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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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최댓값
...너도 사실 츠무기 과였니?
걔도 예전에 디저트 가게에 어떻게 안미츠가 없을 수 있냐며 그랬었지.
"너 그렇게 우동 자주 먹으면 진짜로 당뇨병 걸린다?"
"제, 제 식사는 제가 알아서 할 거니까요! 프로듀서가 알 바는 아니잖아요!?"
쾅 하고 문이 닫힌다.
도망치듯이 탕비실을 나가는 시즈카.
확실히 처음 봤을 때보단 많이 풀어졌다는 게 눈에 띈다.
뭐, 그 틱틱거리는 성격도 나름 개성이긴 하지만.
왠진 몰라도 그것때문에 시즈카를 좋아하는 팬들도 꽤 있는 모양이다.
...그럼 나도 점심이나 먹으러 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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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돌리는 타임......일까 아니면 쉬는 시간에도 쉴 수 없을까.
+2까지 프로듀서가 식당에서 만날 아이돌 지명 + 주사위
P도 쉬어야죠. 이번엔 만나지 않은 아이돌은 65, 이미 만난 아이돌은 90 넘어야 출현입니다.
좋아, 배가 부르니까 어느 정도 진정이 되는구만.
식당에선 딱히 아이돌하고 마주치지 않았다는 것도 한 몫 하려나.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그 스카우터 하나 때문에 직업이 아이돌 프로듀서란 사람이 아이돌과 마주치지 않았다는 거에 안도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참 한심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뭐 어쩌겠는가.
내게 다시 코토하 앞으로 가서 코토하의 그 '연기'를 다시 한 번 들으라고, 세리카의 말에 지금 당장 답하라고 한다면 못 할 게 뻔한데.
...스카우터는 일이 다 끝나면 버리던가 해야겠다.
괜히 이것때문에 온갖 마음고생을 다 하고 있는 것 같아 오늘.
그렇게 생각하며, 시어터의 문을 열고 다시 입구로 들어선다.
잠시 주어진 휴식에서 벗어나, 다시 펜을 집어들고는 수치를 기록할 준비를 한다.
아직 진행도는 25%.
오후에는 모든 측정을 끝내고, 그대로 저녁을 먹고 집에 가선 좀 드러누워 있어야겠다.
그리고, 극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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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지금까지 출현하지 않은 아이돌들 지명 + 주사위
컷은 늘 그랬듯이 50
사실 이 시점에선 크게 의미가 없기는 하다.
목표치의 1/3조차 채우지 않은 시점에서 이런 걸 논해봐야 무슨 통계적 의미가 있을까.
그 동안 꽤 높은 값들을 많이 봐 와서 거기에 길들여진 걸까.
잠시 펜을 꺼내 지금 나온 수치를 기록해본다.
음, 확실히...
지금까지의 값들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오긴 했네.
"아, 프로듀서 씨는 지금 뭐 하고 계신가요?"
그 모습을 발견한 카오리 씨가 질문해온다.
음...
이걸 과연 업무라고 둘러댈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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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프로듀서의 대답/뒤에 이어질 대화 내용 자유앵커
카오리 씨가 거기에 반응하면서 내 쪽을 바라본다.
대충 저 리스트에선 주의를 돌리는 데 성공한 걸까...
"아까 세리카쨩이 청소하고 있을 때, 평소와 다르게 세리카 쨩이 뭔가 이상하던데요..."
"이상하다니요?"
"몇 년만 기다리면 뭐가 된다 그러고 혼자서 얼굴을 붉히고 있던데..."
...아까 사무실에서 둘러댄 걸 그대로 담아두고 있었구나.
이거 완전 큰일났구만...
이 시점에서 진실을 말한다면 내 목숨이 무사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일이 왜 이렇게 커진거지.
"코토하쨩이라던지, 다른 아이돌들도 평소랑 뭔가 다른 거 같고......혹시 뭐 아시는 거 있으신가요?"
"아, 사실 저도 그거때문에 돌아다니고 있는 거라서요. 다른 아이돌들 이야기를 좀 들어보면서 단서를 찾고 있어요."
생각하기도 전에 튀어나오는 그럴싸한 변명.
"그런가요......그럼 얼른 힘내서 꼭 원인을 찾아주세요! 세리카 쨩이 너무 걱정되서..."
로리콘...
"약속할게요. 그럼 전 이만 가 보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일단 고비 하나는 넘긴 것 같다.
그럼 이번에도 다시 대기실인가.
아이돌들 기다리기에 그 곳만한 장소가 없지.
일단 그 곳에 앉아있기만 하면 알아서 다들 대기실에 찾아올 거니까 말이야.
...세리카나 코토하는 마주치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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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복도에서 마주칠 아이돌 지명 + 주사위.
지금까지 등장하지 않은 아이돌로 제한합니다.
컷은 50
...안나다.
핑크색 후드에 게임기를 들고 있는 모습은 시어터 안에선 못 알아볼 수 없지.
평소에는 아이돌이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조곤조곤하고 소극적인 성격이지만 무대에만 서면 확 바뀌는 스위치가 아이덴티티다.
지금은 그래도 게임기를 보고 있지는 않구만.
어떻게 보면 복도를 걸어가고 있으니 당연한 걸수도 있지만.
...뭐, 세리카나 코토하, 츠무기는 아니니까 다행이지.
마침 한 번도 측정하지 않은 아이돌이기도 하고.
"...프로듀서?"
"어, 안나잖아? 다음엔 레슨이었니?"
"...오후, 당분간은.......쉬어, 요..."
"그래?"
"네......그래서, 지금은.......탕비실로..."
마침 그 순간 조그맣게 울리는 알림과 함께 표시되는 숫자.
안경이 살짝 떨리는 진동 형식이라, 소리가 나지는 않는다고 한 것 같다.
이번의 수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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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다이스
언제나 그렇듯 최댓값
"...미안해, 안나. 업무가 늦게 끝나면 바로 자야 해서 그런 거니까. 오늘 일찍 끝나면 같이 돌자?"
"프로듀서..."
한 걸음 더 내게 가까이 다가오더니, 이내 두 팔을 내 등에 두른다.
"응, 안나?"
팔에 힘을 꽉 주면서 날 끌어당기는 안나.
체격때문에 안나가 내 품에 폭 안기는 그림이 되어버린 것 같다.
안나의 폭신폭신하고 따뜻한 체온이 내게 전해진다.
...이 날씨에도 후드를 입고 다니는데 안 덥나.
덕분이라 해야 할지, 때문이라 해야 할지, 공기에 은은한 샴푸 향이랑 안나의 체취가 섞여있는 것 같다.
"...안나, 안 버릴 거지...?"
"응, 당연하지, 안나. 절대 안 버릴 거니까, 걱정하지 마."
"...버리는 거, 아니면......같이......휴게실, 가자..."
...휴게실로?
계획하곤 살짝 달라진 것 같지만, 뭐, 아직 오후는 길잖아.
잠깐 따라가봐도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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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휴게실에서 안나가 할 말/행동 자유앵커
...점심 먹기 전에 사무실에서 하나 타서 먹긴 했는데.
뭐, 밥 먹고 나서 먹은 적은 없기는 하다.
"음, 싫어하진 않는데?"
"안나가......타, 줄게..."
...어?
안나가 커피를?
뜨거운 물에 데이지나 않으면 다행일 거 같은데...
"아니야, 안나. 뜨거운 물은 위험하잖아. 그냥 내가 탈게-"
"...버리지, 말아줘..."
하아...
제발 다치지만 않았으면 좋겠는데.
마지못해 자리에 앉으면서도, 시선이 계속 안나를 향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불안한데...
.
.
.
"...미안해..."
괜찮아.
안 다친 것만 해도 다행이지.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물이 너무 뜨거운 것 같아서 찬 물을 조금씩 넣고 넣고 하다 보니까, 제대로 섞이지 않고 미지근한 커피가 나왔다는 것 같다.
일단 뜨거운 물에 데이거나 컵을 깨지 않았다는 걸로도 성공은 성공이려나.
문제는 안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는 거겠지.
"아니야, 안나, 정말로 괜찮으니까. 네가 안 다친 게 훨씬 중요하고-"
"...안 돼..."
"응?"
"그냥, 넘어가면......안 되는데..."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안나.
아니, 설마 다시 타러 가는 건 아니겠지?
그렇다면 정말로 말리고 싶어지는데.
"프로듀서!"
...어?
갑자기 달라진 목소리 톤.
자세히 보니까 바보털이 확 치켜올라가있다.
...모드가, 바뀌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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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안나가 어떻게 애교부리는지 자유앵커
안나?
갑자기?
어...
이걸 그대로 바로 받아주기에도 참 애매한데.
어떻게 하지?
내쳐야 하나, 그런데 그러면 안나가 또-
"...안, 돼요......?"
...갑자기 스위치 내리고 울먹이는 건 반칙이잖아.
그러면 나만 나쁜놈 되는 건데.
언제부터 저렇게 자유자재로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있게 된 거지.
에이 모르겠다.
그냥 눈 딱 감고 한 번 안아주자.
그렇게 생각하며, 양팔을 좌우로 벌린다.
다시 바보털이 휙 올라가며, 스위치가 켜진 채 이 쪽으로 총총 뛰어오는 안나.
무릎 위로 뛰어올라와서는 폭 하고 안기며 두 팔을 내 목에 두른다.
온 몸에 전해지는 보드라운 감촉이 충격을 완화한다.
"프로듀서!"
"응?"
"잠깐 눈 좀 감아줘!"
"어?"
그렇게 대답하면서도 순순히 눈을 감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은근히 이런 부탁에 약했던 걸까.
얼마 지나지 않아, 내 목을 잡아당기는 힘이 좀 더 강해진 것을 느낀다.
그리고-
'쪽'
-입술에 느껴지는 촉촉하고 고운 감촉.
눈을 뜨자, 안나의 얼굴이 아주 가까이에서 보인다.
"...안나?"
스위치를 또 내린 모양인지, 다시 밑으로 처진 바보털과 함께 생글생글 웃고 있는 안나의 얼굴이 유난히 가까이 보인다.
"헤헤......프로듀서..."
"...안나, 이건-"
"이제......기분, 괜찮아?"
...커피를 아직 맘에 담아두고 있었던 건가?
아니면은...
"아니, 커피는 난 정말 괜찮으니까. 안 다쳤으면 됐지..."
"에헤헤..."
뭐가 그렇게 좋은 건지, 얼굴을 완전히 붉히고서는 해맑게 웃고 있다.
.
.
.
"...프로듀서..."
"응, 안나?"
"...좀, 있다가 가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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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뭐, 여기서 기다려도 다른 아이돌들은 오겠지. 좀 있다가 가자
2. 발로 뛰는 프로듀서. 한 곳에 가만히 있을 시간따위 없다
먼저 2표
아직 난 40명 정도 아이돌들의 수치를 확인해야 하거든.
...언제 다 체크하냐, 이거.
아직도 20명도 체크 못 했네.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일을 맡아버린 건가.
"...잘, 가요..."
뭔가 살짝 시무룩해보이는 안나를 뒤로 하고, 휴게실의 문을 열고 나선다.
항상 보는 복도, 항상 똑같은 풍경.
매일매일 만나는 아이돌들이 있으니 그나마 매일매일 조금씩 풍경이 달라지는 거겠지.
솔직히, 아이돌들이 없었다면 난 이 곳에서 1년은 버틸 수 있었을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걸어가고 있을 때, 또 다른 아이돌을 만난다.
좋아.
한 명씩 천천히 하자.
조급해할 필요따위 하나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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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등장할 아이돌은?(전에 등장 안 했던 아이돌로)
+2가 지정
유리코다.
저 특이한 톱니 모양의 파란 머리카락을 보면 누구라도 알 수 있지.
그 톱니 모양에서 팬들은 스테고사우루스나 트리케라톱스의 그 등의 가시를 연상한 모양인지, 공룡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리고...
"...그리고 그에 맞서는 바람의 전사, 릴리 나이트..."
...또 자신만의 망상에 정신이 팔린 채 복도를 걷고 있다.
음, 이 정도면 그냥 측정만 하고 보내도 될 거 같은데.
신개념! 하이패스 아이돌 스카우터!
이게 되기만 한다면 시간을 엄청 절약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자주 지나가는 길목 하나만 찾아서 거기 주구장창 서 있으면 측정이 알아서 되지 않을까?
일단은 저 망상으로 머리가 가득 찬 공룡부터 측정해보자.
이게 정말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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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스 타임!
01~50: 응 안 돼
51~100: 하이패스는 빠르고 편리합니다!
벽에 기댄 채, 핸드폰을 확인하는 척 한다.
자세를 취한 뒤, 유리코가 혼자 뭔가를 중얼거리면서 지나가는 모습을 주변시로 확인한다.
충분히 가까운 거리가 되고, 유리코의 시선이 아직도 저 하늘에 고정된 걸 확인한다.
측정할 시간은 바로 지금!
고개를 들고 유리코를 옆에서 바라본다.
스카우터도 반응하면서 측정을 시작한다.
걸어가는 유리코를 인식하는 데 성공한 모양이다.
좋아, 이제 저 바가 100%까지 도달하기만 하면 돼.
속도 빠르고, 유리코의 시선은 고정되어있고.
모든 조건이 완벽하다.
이제 이대로 지나가주기만 하면!
삐빅- 하이패스는 빠르고 편리합-
"어, 어- 어, 프로듀서?"
...실패다.
"서, 설마 다 듣고 계셨던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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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주사위.
이번에도 최댓값!
몰라, 그냥 찾아다니다 보면 어떻게든 되겠지.
극장 안에서 52명을 전부 다 한 번씩만 마주치면 되는 거니까, 돌아다니다 보면 결국 다 만나게 되지 않을까?
정말 운이 없다면 이틀 걸리긴 하겠지만.
벌써 10명도 넘게 만났잖아?
이렇게 계속 움직이는 편이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야 뭐, 여기서 더 서 있을 이유는 없지.
공룡을 뒤로하고, 새로운 아이돌들을 찾아 더 돌아다니도록 하자.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을까.
...생각보다야 별로 안 걸렸겠지만, 그래도 조금 전까지보다는 좀 더 오래 아무도 만나지 않고 돌아다니고 있다.
이거 얼마나 더 걸어다녀야 할까.
슬슬 앉아서 쉬고 싶어지는데.
그렇게 생각할 때쯤, 저 멀리서 누군가가 눈에 들어온다.
코토리 씨는 아니네.
아깝다.
코토리 씨였다면 스카우터를 안경에서 빼서 눈앞에서 분질러버렸을 건데.
아무래도 아이돌 중 한 명이겠지.
그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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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가 다이스 및 아이돌 지정.
기존에 출연하지 않은 새로운 아이돌로 지명해주세요.
-줄리아인가.
뭐, 선명한 홍색의 단발 머리를 가진 아이돌이 우리 사무소에 얼마나 있긴 하냐만은.
보통의 단발이 아니라, 보이시한 느낌의 그런 컷이라면 아마 줄리아 한 명밖에 없지 않을까.
로커가 되고 싶었는데 착오로 아이돌 사무소에 지원했다고 했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된 이상 여기서 물러나면 멋있지 못하니, 아이돌을 한다!' 라며 그대로 아이돌로 커리어를 전향한 걸 보면...
음...
미묘하다.
좋게 봐 줘야 하나?
이렇게 말하니까 또 폼생폼사 허당같잖아.
뭐, 허당 부분은 사실이긴 하지만 말이다.
줄리아 앞에선 이건 절대 말하지 말아야지.
"오, 프로듀서!"
"줄리아잖아. 기타 들고 어디 가는 거야?"
'81'
...내 생각보다 많이 높은 값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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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스와 콤마 중 높은 값을 채택한 거였습니다!
+3까지 줄리아가 할 말/행동 자유앵커
419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갑자기 내 셔츠를?
코토하에 관련된 걸 물어본 거 같은데.
"...사실 그거, 새 거야."
"새 거라고?"
예전부터 계속 입고 다니던 건데.
새로 장만한 세탁기가 그만큼 성능이 좋은 건가?
어제 처음 그 세탁기로 양복을 빨았으니까 말이야.
...아닌가?
분명히 세탁실에 내놓기는 했는데, 세탁기에 넣어서 정말 돌렸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뭐, 오늘 아침에 다 마른 채로 깨끗하게 옷걸이에 걸어져 있었던 걸 보면 다 빤 건 맞는 것 같은데.
"그게, 어젯밤 사무소에서 코토하가 프로듀서 셔츠를 꺼내는 걸 봤어."
사무소에서??
아니, 어떻게 그게 사무소에서 나와.
"잘못 본 거 아냐? 난 항상 집에서 갈아입는데."
"그, 냄새를 맡으면서, 프로듀서를 계속 부르면서 사랑한다고 하면서..."
거기까지 말하고서는, 얼굴을 붉히면서 고개를 푹 숙여버린다.
더 이상 말하기엔 너무 부끄럽다는 듯이 시선을 피하고 있다.
...메구미를 밀어붙일 때는 언제고, 막상 생각하지도 못하고 있던 이야기를 들으니 말문이 막힌다.
뭐라 반응해야 할 지도 잘 모르겠고, 여기선 이제 내가 어떻게-
"...아, 암튼 프로듀서! 코토하하고 일은 둘이서 잘 해결해봐! 아하하..."
"...코토하가 정말 날 그 정도로 믿어줄까?"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아까 전 들은 내용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너무 충격적이어서 그런 걸까, 지금도 아직 머리가 100% 돌아가지 않고 있는 상황.
하지만, 그 다음에 이어지는 메구미의 한 마디는 명확히 들을 수 있었다.
"...코토하 쨩은, 프로듀서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것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얘기해줘서 고마워, 메구미. 나, 난 이제 가 볼 게!"
"으, 응, 프로듀서! 나랑 이야기했다는 건 코토하한테 말하지 말고!"
황급히 문을 힘껏 잡아당긴다.
뒤로 넘어질 뻔한 몸의 균형을 잡자마자, 그 자리에서 도망치듯이 비상계단을 뛰어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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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프로듀서의 다음 행선지
거친 숨을 내쉬면서 문고리를 잡은 채 주저앉는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코토하가 사무실에서 내 이름을 부르면서......그걸 했다고?
메구미는 그걸 또 지나가다가 봤다고?
그것보다도, 내가 분명히 옷을 집에까지 입고 갔는데 코토하가 사무실에서 내 셔츠를 꺼냈다고?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지?
코토하가 내 집에까지 잠입해서 옷을 빼갔다는 이야기인가?
상식적으로 생각해본다면, 메구미가 코토하에 대해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결론이 가장 합리적일 것이다.
하지만, 코토리 씨가 건네준 스카우터의 수치와 조금 전 코토하가 보여준 행동은 내 마음 속에서 그 결론을 흔들고 있다.
...정말로 코토하가 그런 행동을 한 걸까?
만약 그게 아니라 메구미가 내게 코토하에 대해서 거짓말을 한 거라면, 메구미가 그렇게 행동할 이유는 뭐가 있지?
스카우터의 수치를 보면 메구미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 거 아닐까?
가면 갈수록 미궁에 빠져드는 기분이다.
...커피나 마시면서 좀 쉴까.
그렇게 생각하며, 몸을 추스린 후 탕비실로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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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까지 지금까지 등장하지 않은 아이돌 지명 + 주사위
주사위가 50이 넘으면 지명된 아이돌이 출현합니다
"어? 코노미 씨는 여기 무슨 일이세요?"
"나? 쉬는 김에 뭐라도 좀 마시려고 왔어. 그리고~ 음......뭔가 여기 있으면 프로듀서도 올 것 같았다고 할까?"
"뭐에요, 그게. 팅 하고 온 사장님도 아니고."
"아니, 진짜로! 그래서 지금 프로듀서도 여기 와 있잖아?"
이 누님, 괜찮은 걸까.
뭐, 평소에 보여주는 모습은 이래도 정작 필요할 때는 맏언니로써 역할은 정말 잘 해 주고 있으니까 내가 뭐라 할 수는 없지.
아무튼...
"그래서 프로듀서, 오늘 일 끝나고 나서 한 잔 어때?"
"아뇨, 괜찮아요, 오늘은 끝나면 바로 집으로 돌아가서 잘 생각이라서요."
방금 전 일어난 일들을 겪은 뒤라면 누구라도 집에는 녹초가 되어서 돌아가겠지.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샌가 측정이 끝났는지 안경 한 쪽에 녹색으로 숫자가 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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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주사위 최댓값
...누군가 떠오르는 숫자다.
뭐, 서서히 수치들 간의 갭이 채워져가고 있으니 좋은 거겠지.
"그래?? 아쉽네~ 2차는 집으로 초대할까 하고 생각도 해 봤는데."
...어...
더욱 거절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술에 취한 채로 남의 집에 들어가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차라리 맨정신이라면 모를까, 술에 취한 채 자제력이랑 이성이 약해진 상태에서는 정말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무례를 범할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이 모든 일이 끝나면 코토리 씨한테 가서 몇 가지 캐물을 게 있기도 하고 말이다.
"뭐, 나중에 기회 된다면 같이 한 잔 하러 가기로 하죠. 오늘은 일이 좀 많아서..."
일이 많은 건 아닌가.
오늘 일은 그냥 아이돌 전원을 한 번씩 측정하면 끝나니까 말이다.
거기서 딸려오는 것들이 좀 심각하게 괴로울 뿐이지...
"그럼, 일단 난 먼저 가 본다? 몸조리 잘 하고, 너무 무리하지 마?"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커피가루를 컵에 넣으면서 방문을 열고 나가는 코노미 씨를 잠시 바라본다.
문이 닫히고 발소리가 작아지는 걸 확인한 뒤, 뜨거운 물을 붓는다.
커피 특유의 향이 코를 간질이는 것을 느끼며, 잔을 들고 천천히 의자에 앉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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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아이돌 + 주사위
지금까지 등장하지 않았던 아이돌은 40이 넘으면,
한 번이라도 이전에 등장했던 아이돌은 80이 넘으면 출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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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섞인 것을 확인하고 커피를 한 모금 마셔본다.
설탕과 프림이 섞인 적절한 맛이 입안을 채운다.
...원두를 가지고 내려서 먹기에는 회사가 돈이 부족한 모양이다.
뭐, 이런 거라도 있는 게 어디야.
그렇게 생각하며 믹스커피를 한 모금 더 입에 넣을 때쯤, 덜컥 하고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온다.
"어, 프로듀서?"
시즈카다.
치하야를 동경하고 있고, 노래를 잘 부른다는 점 외에도 여러모로 자신의 롤모델이자 선배와 닮은 점들이 꽤 많아 '파랑의 후계자'같은 말로도 불린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이제 내 기억에 가장 강렬하게 남는 건 우동이지만.
타카네와 함께 면 전문점들을 평정하고 다니면서도 라멘이 더 낫네 우동이 더 낫네 하고 진지하게 토론하고 있는 걸 보고 있자면, 어떻게 TV에선 그렇게 쿨한 이미지를 유지하는 건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뭐, 그게 되니까 아이돌을 하고 있겠지.
"시즈카구나. 뭐 하다가 왔어?"
"평소의 보컬 레슨이요. 오후엔 치하야 씨랑 같이 레슨하기로 해서......잠깐, 프로듀서, 지금 듣고 계세요?"
눈치는 또 엄청나구만.
안경에 뜨는 숫자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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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최댓값
메구미보다 2 높은 수치다.
"아, 응, 물론이지. 그나저나 곧 점심 먹을 시간이지?"
"네, 여기서 조금 있다가 바로 밖으로 나가려고요."
"흠, 어디 쪽으로? 항상 가던 거기야?"
"네. 딱히 새로 생긴 좋은 음식점도 없고..."
"음식점이야 많지, 우동을 안 팔아서 문제인 거 아냐?"
"그, 그야 당연하잖아요! 우동이 없는 음식점이 어떻게 좋은 음식점일수가-"
...너도 사실 츠무기 과였니?
걔도 예전에 디저트 가게에 어떻게 안미츠가 없을 수 있냐며 그랬었지.
"너 그렇게 우동 자주 먹으면 진짜로 당뇨병 걸린다?"
"제, 제 식사는 제가 알아서 할 거니까요! 프로듀서가 알 바는 아니잖아요!?"
쾅 하고 문이 닫힌다.
도망치듯이 탕비실을 나가는 시즈카.
확실히 처음 봤을 때보단 많이 풀어졌다는 게 눈에 띈다.
뭐, 그 틱틱거리는 성격도 나름 개성이긴 하지만.
왠진 몰라도 그것때문에 시즈카를 좋아하는 팬들도 꽤 있는 모양이다.
...그럼 나도 점심이나 먹으러 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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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돌리는 타임......일까 아니면 쉬는 시간에도 쉴 수 없을까.
+2까지 프로듀서가 식당에서 만날 아이돌 지명 + 주사위
P도 쉬어야죠. 이번엔 만나지 않은 아이돌은 65, 이미 만난 아이돌은 90 넘어야 출현입니다.
식당에선 딱히 아이돌하고 마주치지 않았다는 것도 한 몫 하려나.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그 스카우터 하나 때문에 직업이 아이돌 프로듀서란 사람이 아이돌과 마주치지 않았다는 거에 안도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참 한심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뭐 어쩌겠는가.
내게 다시 코토하 앞으로 가서 코토하의 그 '연기'를 다시 한 번 들으라고, 세리카의 말에 지금 당장 답하라고 한다면 못 할 게 뻔한데.
...스카우터는 일이 다 끝나면 버리던가 해야겠다.
괜히 이것때문에 온갖 마음고생을 다 하고 있는 것 같아 오늘.
그렇게 생각하며, 시어터의 문을 열고 다시 입구로 들어선다.
잠시 주어진 휴식에서 벗어나, 다시 펜을 집어들고는 수치를 기록할 준비를 한다.
아직 진행도는 25%.
오후에는 모든 측정을 끝내고, 그대로 저녁을 먹고 집에 가선 좀 드러누워 있어야겠다.
그리고, 극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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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지금까지 출현하지 않은 아이돌들 지명 + 주사위
컷은 늘 그랬듯이 50
+1까지 더 받습니다!
안나는......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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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리 씨?"
"아, 안녕하세요!"
"여기 입구에서 웬일로 청소를 하고 계세요?"
"그게, 세리카 쨩이 입구에서 뭘 열심히 정리하고 있길래요..."
...아이들을 엄청 좋아하긴 하구만.
간혹 가다가 정도가 너무 심해보이는 때가 꽤 있어서 그렇지...
저렇게 시어터 중에서도 어린 멤버들을 잘 챙겨주는 걸 보면 그 때는 또 그만큼 믿음직스러울 때도 없다.
역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거겠지, 저런 건.
...정말로 간혹 가다 폭주만 안 하면 정말 완벽할텐데 말이야.
그렇게 나름대로 감상에 잠겨있는 동안, 스카우터도 측정을 끝낸 모양이다.
어디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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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주사위 최댓값
많이 낮은 값이다.
아마 모모코를 이은 두 번째같은데...
사실 이 시점에선 크게 의미가 없기는 하다.
목표치의 1/3조차 채우지 않은 시점에서 이런 걸 논해봐야 무슨 통계적 의미가 있을까.
그 동안 꽤 높은 값들을 많이 봐 와서 거기에 길들여진 걸까.
잠시 펜을 꺼내 지금 나온 수치를 기록해본다.
음, 확실히...
지금까지의 값들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오긴 했네.
"아, 프로듀서 씨는 지금 뭐 하고 계신가요?"
그 모습을 발견한 카오리 씨가 질문해온다.
음...
이걸 과연 업무라고 둘러댈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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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프로듀서의 대답/뒤에 이어질 대화 내용 자유앵커
다들 프로듀서 님을 되게 좋아하니까 말이에요."
"하하, '되게'라... 정말 그런 모양이네요."
"아, 그러고 보니 저도 뭐 생각난 게 있는데..."
카오리 씨가 거기에 반응하면서 내 쪽을 바라본다.
대충 저 리스트에선 주의를 돌리는 데 성공한 걸까...
"아까 세리카쨩이 청소하고 있을 때, 평소와 다르게 세리카 쨩이 뭔가 이상하던데요..."
"이상하다니요?"
"몇 년만 기다리면 뭐가 된다 그러고 혼자서 얼굴을 붉히고 있던데..."
...아까 사무실에서 둘러댄 걸 그대로 담아두고 있었구나.
이거 완전 큰일났구만...
이 시점에서 진실을 말한다면 내 목숨이 무사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일이 왜 이렇게 커진거지.
"코토하쨩이라던지, 다른 아이돌들도 평소랑 뭔가 다른 거 같고......혹시 뭐 아시는 거 있으신가요?"
"아, 사실 저도 그거때문에 돌아다니고 있는 거라서요. 다른 아이돌들 이야기를 좀 들어보면서 단서를 찾고 있어요."
생각하기도 전에 튀어나오는 그럴싸한 변명.
"그런가요......그럼 얼른 힘내서 꼭 원인을 찾아주세요! 세리카 쨩이 너무 걱정되서..."
로리콘...
"약속할게요. 그럼 전 이만 가 보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일단 고비 하나는 넘긴 것 같다.
그럼 이번에도 다시 대기실인가.
아이돌들 기다리기에 그 곳만한 장소가 없지.
일단 그 곳에 앉아있기만 하면 알아서 다들 대기실에 찾아올 거니까 말이야.
...세리카나 코토하는 마주치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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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복도에서 마주칠 아이돌 지명 + 주사위.
지금까지 등장하지 않은 아이돌로 제한합니다.
컷은 50
핑크색 후드에 게임기를 들고 있는 모습은 시어터 안에선 못 알아볼 수 없지.
평소에는 아이돌이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조곤조곤하고 소극적인 성격이지만 무대에만 서면 확 바뀌는 스위치가 아이덴티티다.
지금은 그래도 게임기를 보고 있지는 않구만.
어떻게 보면 복도를 걸어가고 있으니 당연한 걸수도 있지만.
...뭐, 세리카나 코토하, 츠무기는 아니니까 다행이지.
마침 한 번도 측정하지 않은 아이돌이기도 하고.
"...프로듀서?"
"어, 안나잖아? 다음엔 레슨이었니?"
"...오후, 당분간은.......쉬어, 요..."
"그래?"
"네......그래서, 지금은.......탕비실로..."
마침 그 순간 조그맣게 울리는 알림과 함께 표시되는 숫자.
안경이 살짝 떨리는 진동 형식이라, 소리가 나지는 않는다고 한 것 같다.
이번의 수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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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다이스
언제나 그렇듯 최댓값
...제발.
살려주세요...
왜 하필 여기서 최고값을 갱신하는 건데.
96 띄운 세리카를 안 마주쳐서 다행이라 생각해서 그런 거야?
단 하루만이라도 편하게 쉬어보고 싶었는데...
왜! 나 P는! 햄보칼 수가 업써!
"...프로듀서는, 어디 가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안나가 내 쪽을 올려다본다.
맑은 청록색 빛 눈동자가 내 눈과 마주친다.
"어? 난 대기실 잠깐 가 보려 그랬는데."
다시 보니 내 옷소매를 잡고 있는 안나.
뭔가 간절하게 말하고 싶은 게 있는 것 같아보이는 눈빛이다.
왠지 모르게 쉽게 손을 뗄 수가 없다.
...일단 이야기나 들어볼까.
몇 분 정도야 뭐, 괜찮겠지.
안나가 코토하처럼 행동파인 것도 아니고...
"무슨 말 하고 싶은 거 있어,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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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안나의 대답 및 행동 자유앵커
맨날...일이야....프로듀서는...일이 안나보다 먼저야?
"응, 안나?"
"...요즘, 안나를 피하는, 것 같아..."
...내가 그랬나?
딱히 아이돌 누구를 의식하고 움직였던 적은 없는 것 같은데.
뭐, 복도에서 마주치는 횟수라던가 이런 게 적었을 수는 있긴 하다.
그런데 그건 솔직히 순전히 운의 영역이라서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프로듀서는, 안나가......싫어?"
아니.
난 적어도 아이돌들 중 누가 되었든지 싫어하지는 않아.
오히려 다들 너무 착하고 귀엽고...
크흠.
암튼, 그래서 오히려 좋아하는 편이다.
아니, 인간적으로 좋아할 수밖에 없지.
그렇지 않았으면 내가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었을 리가 없잖아.
"아니, 전혀. 오히려 좋으면 좋았지 싫지는 않은데. 그리고 안나를 피한 적은 없-"
"...프로듀서..."
"으, 응?"
"...안나, 버리지 말아줘..."
...갑자기?
아니, 버린다던가 생각한 적도 없고, 버릴 이유도 없고, 오해받게 행동한 적도 없는 것 같은데...
무슨 일이지?
"...어? 아니, 안 버릴 거야. 뭐하러 널 버려. 버릴 이유도 없고, 그렇게 생각도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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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안나가 할 말/행동 자유앵커
"...미안해, 안나. 업무가 늦게 끝나면 바로 자야 해서 그런 거니까. 오늘 일찍 끝나면 같이 돌자?"
"프로듀서..."
한 걸음 더 내게 가까이 다가오더니, 이내 두 팔을 내 등에 두른다.
"응, 안나?"
팔에 힘을 꽉 주면서 날 끌어당기는 안나.
체격때문에 안나가 내 품에 폭 안기는 그림이 되어버린 것 같다.
안나의 폭신폭신하고 따뜻한 체온이 내게 전해진다.
...이 날씨에도 후드를 입고 다니는데 안 덥나.
덕분이라 해야 할지, 때문이라 해야 할지, 공기에 은은한 샴푸 향이랑 안나의 체취가 섞여있는 것 같다.
"...안나, 안 버릴 거지...?"
"응, 당연하지, 안나. 절대 안 버릴 거니까, 걱정하지 마."
"...버리는 거, 아니면......같이......휴게실, 가자..."
...휴게실로?
계획하곤 살짝 달라진 것 같지만, 뭐, 아직 오후는 길잖아.
잠깐 따라가봐도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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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휴게실에서 안나가 할 말/행동 자유앵커
안나 “미...미안해....”
P “아니, 뭐 별거 아닌데...”
안나 “사죄의 의미로...”
+1
안나의 마구마구 애교부리기!
효과는 굉장했다!
안나가 휴게실 문을 닫고 내 쪽을 돌아본다.
"응?"
"...커피......좋아해?"
...점심 먹기 전에 사무실에서 하나 타서 먹긴 했는데.
뭐, 밥 먹고 나서 먹은 적은 없기는 하다.
"음, 싫어하진 않는데?"
"안나가......타, 줄게..."
...어?
안나가 커피를?
뜨거운 물에 데이지나 않으면 다행일 거 같은데...
"아니야, 안나. 뜨거운 물은 위험하잖아. 그냥 내가 탈게-"
"...버리지, 말아줘..."
하아...
제발 다치지만 않았으면 좋겠는데.
마지못해 자리에 앉으면서도, 시선이 계속 안나를 향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불안한데...
.
.
.
"...미안해..."
괜찮아.
안 다친 것만 해도 다행이지.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물이 너무 뜨거운 것 같아서 찬 물을 조금씩 넣고 넣고 하다 보니까, 제대로 섞이지 않고 미지근한 커피가 나왔다는 것 같다.
일단 뜨거운 물에 데이거나 컵을 깨지 않았다는 걸로도 성공은 성공이려나.
문제는 안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는 거겠지.
"아니야, 안나, 정말로 괜찮으니까. 네가 안 다친 게 훨씬 중요하고-"
"...안 돼..."
"응?"
"그냥, 넘어가면......안 되는데..."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안나.
아니, 설마 다시 타러 가는 건 아니겠지?
그렇다면 정말로 말리고 싶어지는데.
"프로듀서!"
...어?
갑자기 달라진 목소리 톤.
자세히 보니까 바보털이 확 치켜올라가있다.
...모드가, 바뀌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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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안나가 어떻게 애교부리는지 자유앵커
안나?
갑자기?
어...
이걸 그대로 바로 받아주기에도 참 애매한데.
어떻게 하지?
내쳐야 하나, 그런데 그러면 안나가 또-
"...안, 돼요......?"
...갑자기 스위치 내리고 울먹이는 건 반칙이잖아.
그러면 나만 나쁜놈 되는 건데.
언제부터 저렇게 자유자재로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있게 된 거지.
에이 모르겠다.
그냥 눈 딱 감고 한 번 안아주자.
그렇게 생각하며, 양팔을 좌우로 벌린다.
다시 바보털이 휙 올라가며, 스위치가 켜진 채 이 쪽으로 총총 뛰어오는 안나.
무릎 위로 뛰어올라와서는 폭 하고 안기며 두 팔을 내 목에 두른다.
온 몸에 전해지는 보드라운 감촉이 충격을 완화한다.
"프로듀서!"
"응?"
"잠깐 눈 좀 감아줘!"
"어?"
그렇게 대답하면서도 순순히 눈을 감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은근히 이런 부탁에 약했던 걸까.
얼마 지나지 않아, 내 목을 잡아당기는 힘이 좀 더 강해진 것을 느낀다.
그리고-
'쪽'
-입술에 느껴지는 촉촉하고 고운 감촉.
눈을 뜨자, 안나의 얼굴이 아주 가까이에서 보인다.
"...안나?"
스위치를 또 내린 모양인지, 다시 밑으로 처진 바보털과 함께 생글생글 웃고 있는 안나의 얼굴이 유난히 가까이 보인다.
"헤헤......프로듀서..."
"...안나, 이건-"
"이제......기분, 괜찮아?"
...커피를 아직 맘에 담아두고 있었던 건가?
아니면은...
"아니, 커피는 난 정말 괜찮으니까. 안 다쳤으면 됐지..."
"에헤헤..."
뭐가 그렇게 좋은 건지, 얼굴을 완전히 붉히고서는 해맑게 웃고 있다.
.
.
.
"...프로듀서..."
"응, 안나?"
"...좀, 있다가 가면 안 돼?"
------------------------------------------------------------
1. 뭐, 여기서 기다려도 다른 아이돌들은 오겠지. 좀 있다가 가자
2. 발로 뛰는 프로듀서. 한 곳에 가만히 있을 시간따위 없다
먼저 2표
"미안해, 안나. 아직 할 일이 남아서."
아직 난 40명 정도 아이돌들의 수치를 확인해야 하거든.
...언제 다 체크하냐, 이거.
아직도 20명도 체크 못 했네.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일을 맡아버린 건가.
"...잘, 가요..."
뭔가 살짝 시무룩해보이는 안나를 뒤로 하고, 휴게실의 문을 열고 나선다.
항상 보는 복도, 항상 똑같은 풍경.
매일매일 만나는 아이돌들이 있으니 그나마 매일매일 조금씩 풍경이 달라지는 거겠지.
솔직히, 아이돌들이 없었다면 난 이 곳에서 1년은 버틸 수 있었을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걸어가고 있을 때, 또 다른 아이돌을 만난다.
좋아.
한 명씩 천천히 하자.
조급해할 필요따위 하나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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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등장할 아이돌은?(전에 등장 안 했던 아이돌로)
+2가 지정
지금까지:
미나코(92)
시호(53)
미야(85)
코토하(-96)
츠무기(90)
모모코(17)
미즈키(30)
아유무(53)
사요코(79)
세리카(96)
메구미(66)
코노미(72)
시즈카(68)
카오리(20)
안나(98)
측정했습니다.
저 특이한 톱니 모양의 파란 머리카락을 보면 누구라도 알 수 있지.
그 톱니 모양에서 팬들은 스테고사우루스나 트리케라톱스의 그 등의 가시를 연상한 모양인지, 공룡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리고...
"...그리고 그에 맞서는 바람의 전사, 릴리 나이트..."
...또 자신만의 망상에 정신이 팔린 채 복도를 걷고 있다.
음, 이 정도면 그냥 측정만 하고 보내도 될 거 같은데.
신개념! 하이패스 아이돌 스카우터!
이게 되기만 한다면 시간을 엄청 절약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자주 지나가는 길목 하나만 찾아서 거기 주구장창 서 있으면 측정이 알아서 되지 않을까?
일단은 저 망상으로 머리가 가득 찬 공룡부터 측정해보자.
이게 정말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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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스 타임!
01~50: 응 안 돼
51~100: 하이패스는 빠르고 편리합니다!
먼저 2표
자세를 취한 뒤, 유리코가 혼자 뭔가를 중얼거리면서 지나가는 모습을 주변시로 확인한다.
충분히 가까운 거리가 되고, 유리코의 시선이 아직도 저 하늘에 고정된 걸 확인한다.
측정할 시간은 바로 지금!
고개를 들고 유리코를 옆에서 바라본다.
스카우터도 반응하면서 측정을 시작한다.
걸어가는 유리코를 인식하는 데 성공한 모양이다.
좋아, 이제 저 바가 100%까지 도달하기만 하면 돼.
속도 빠르고, 유리코의 시선은 고정되어있고.
모든 조건이 완벽하다.
이제 이대로 지나가주기만 하면!
삐빅- 하이패스는 빠르고 편리합-
"어, 어- 어, 프로듀서?"
...실패다.
"서, 설마 다 듣고 계셨던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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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주사위.
이번에도 최댓값!
"응? 내가 뭘?"
난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난 아무것도 못 들은 거다.
좋은 연기를 하려면 이렇게 몰입을 해 줘야지
"아, 다행이다..."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한숨을 내쉬는 유리코.
사실 당연하지만 다 들었어...
솔직하게 이야기해서 반응을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측정도 하고 상태도 봐야 하긴 하니까.
...아닌가?
그냥 숫자만 보고 튀어도 되는 거 아냐?
...일단 이렇게 된 이상, 유리코까지는 조금 이야기를 해 봐도 되겠지.
"그런데 프로듀서는 지금 뭐 하고 계세요?"
"나? 아, 오늘은 잠시 코토리 씨가 맡긴 일이 있어서. 그것만 처리하면 별다른 일은 없을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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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P와 유리코의 대화/행동
유리코.
마음만은 고맙게 받을게.
하지만 이건 역시 나 말고는 할 수 없는 일이야.
...특히 너한테 맡기면 더욱 안 될 거 같긴 한데.
"아니, 괜찮아, 유리코. 이건 내가 해야 하는 일이니까."
"그, 무슨 일인데요?"
"아, 그게 새로운 디바이스를 받았는데, 혹시 버그같은 게 있는지 잘 살펴봐달라고 그래서."
"저, 그래도 게임은 안나 쨩이랑 같이 자주 하니까-"
"코드는 볼 줄 알아?"
"아, 아뇨..."
코드하고는 일절 상관 없는 일이라는 건 굳이 밝히지 않기로 한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프로듀서님이랑 단둘이서 같이 있는 게 오늘 말고 또 언제였을까요..."
음, 어제?
"단둘이서 같이......자, 잠깐, 그럼 혹시.......나중에.......?"
대체 또 무슨 상상을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서는 혼자 중얼거린다.
...몰래 다시 걸어서 빠져나가도록 하자.
"우헤헤..."
...얘는 코토리 씨랑 붙여놓으면 죽이 잘 맞을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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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이패스를 계속 시도해본다.
2. 포기. 그냥 발로 뛰자
먼저 2표
극장 안에서 52명을 전부 다 한 번씩만 마주치면 되는 거니까, 돌아다니다 보면 결국 다 만나게 되지 않을까?
정말 운이 없다면 이틀 걸리긴 하겠지만.
벌써 10명도 넘게 만났잖아?
이렇게 계속 움직이는 편이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야 뭐, 여기서 더 서 있을 이유는 없지.
공룡을 뒤로하고, 새로운 아이돌들을 찾아 더 돌아다니도록 하자.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을까.
...생각보다야 별로 안 걸렸겠지만, 그래도 조금 전까지보다는 좀 더 오래 아무도 만나지 않고 돌아다니고 있다.
이거 얼마나 더 걸어다녀야 할까.
슬슬 앉아서 쉬고 싶어지는데.
그렇게 생각할 때쯤, 저 멀리서 누군가가 눈에 들어온다.
코토리 씨는 아니네.
아깝다.
코토리 씨였다면 스카우터를 안경에서 빼서 눈앞에서 분질러버렸을 건데.
아무래도 아이돌 중 한 명이겠지.
그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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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가 다이스 및 아이돌 지정.
기존에 출연하지 않은 새로운 아이돌로 지명해주세요.
뭐, 선명한 홍색의 단발 머리를 가진 아이돌이 우리 사무소에 얼마나 있긴 하냐만은.
보통의 단발이 아니라, 보이시한 느낌의 그런 컷이라면 아마 줄리아 한 명밖에 없지 않을까.
로커가 되고 싶었는데 착오로 아이돌 사무소에 지원했다고 했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된 이상 여기서 물러나면 멋있지 못하니, 아이돌을 한다!' 라며 그대로 아이돌로 커리어를 전향한 걸 보면...
음...
미묘하다.
좋게 봐 줘야 하나?
이렇게 말하니까 또 폼생폼사 허당같잖아.
뭐, 허당 부분은 사실이긴 하지만 말이다.
줄리아 앞에선 이건 절대 말하지 말아야지.
"오, 프로듀서!"
"줄리아잖아. 기타 들고 어디 가는 거야?"
'81'
...내 생각보다 많이 높은 값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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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스와 콤마 중 높은 값을 채택한 거였습니다!
+3까지 줄리아가 할 말/행동 자유앵커
줄리아 (살기)
P “히익”
하모닉스인가?
시즈카 솔로 곡중에서 기타 파트가 있던 곡은 없는 거 같긴 한데...
뭐, 그냥 코드에 맞춰서 반주를 하거나 아예 어쿠스틱으로 커버를 해 버릴 수도 있긴 하겠지.
"음, 그렇구나. 그럼 난 다른 곳에 볼 일이 있어서, 이제-"
"같이 갈래?"
"응?"
"같이 갈래?"
아니, 전 기타에 대해서 그리 많이 알지는 못하는데요.
내가 가 봐야 크게 도움이 될 거 같지도 않고.
오히려 내가 있어서 방해가 되는 부분이 더 크지 않을까?
"아, 그게 지금은 좀 바빠-"
"같이 갈래?"
...저기요?
답은 정해져있고 난 따라가면 된다는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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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 그래...
2. 단호하게 안 된다고 말하자
먼저 2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