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두 눈을 감고 거의 소리치듯 하는 큰 목소리로 말해오는 츠무기.
정말 부끄럽긴 한 모양이다.
그런데 카나자와에 가달라 하는 게 부끄러워 할 만한 일인가.
...아니, 그 이유 때문에 그런 건가?
그것보다도, 평일에 카나자와는 갑자기 왜?
"짐까지 챙겨서 평일에? 무슨 일 있어?"
"...그, 그야 당연하지 않습니까. 아주 중요한 이유가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 이유가-"
"당신은 설마, 제가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은 일로 이렇게까지 강경한 수를 쓰는 여자로 보이시나요?"
강경한 수?
츠무기의 수...
잠깐, 그러면 일단 집에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란 뜻인가.
그게 아니라면, 날 굳이 데리고 가야 하는 이유가 뭐가 있으려나.
그걸 직접 물어볼 수는 없고...
몇 가지 질문으로 추리해볼 수는 있겠지.
일단...
"...그럼, 저기, 그 캐리어엔 뭘 넣어서 가는 거니?"
"...옷이에요. 시라이시 가문의 사람에게 있어서, 아주 특별한 옷이랍니다."
으음...
아니, 이게 중요한 게 아니지.
어차피 평일이니까, 사장님에게 미리 말씀을 드린 게 아니면 무단외출같은 건 안 된다고.
"...저기, 츠무기."
"네?"
"일단 사장님한테 휴가는 받은 거니? 그리고, 난 아직 휴가를 내지 않아서 지금 당장 츠무기랑 같이 갈 수는 없을 거야. 나중에 시간이 되면, 그 때 나한테도 제대로 설명해 줄 수 있지?"
----------------------------------------------------------------------
01~50: 일단 수긍하는 붕어
51~100: 그럼 지금 사장님을 찾아가도록 하죠!
먼저 2표
그래도 역시 천성은 착한 츠무기.
좋게 잘 타일러주거나 논리적으로 납득시켜주면, 잘 따르니까 말이다.
"제가 너무 경솔했던 것 같군요. 그럼 전, 다시 돌아가보도록 하겠습니다."
하고,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캐리어를 끌고 발걸음을 돌린다.
나중에 한 번 다시 이야기를 해 보던가 해야지.
행여나 이러고 넘겼다가 알고 보니 정말 큰일이었다던가 하면, 그건 완전히 내 잘못이 되는 거니까 말이다.
하지만 일단은, 이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부터 끝마쳐야겠지...
그러니 나는, 다시 한 번 발걸음을 옮긴다.
아이돌을 찾아서, 새롭게 기록해야 하는 수치를 찾아서.
이 일을 끝내고 나서는 사장님에게 얘기해서 코토리 씨에게 다시는 이런 일을 벌이지 않도록 해야겠지.
옆 프로덕션에는 그런 기계들에 대해 잘 아는 아이돌들도 있다는 것 같은데, 한 번 걔네들과 이야기를 해 볼까.
...아니, 다시 생각해보니 그건 좀 아닌 것 같다.
거기서 터지는 사건사고들을 생각해보면...
그렇게 생각하며 복도를 걷던 도중.
"오."
이 기세면 생각보다 일찍 끝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눈앞에 또 다른 아이돌 한 명이 보인다.
오늘은 운이 날 돕기로 한 것인지, 복도에서 아이돌들을 자주 마주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아무튼, 이번의 조사 대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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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냥 아무도 안 만나는 게 운 가장 좋은 건데.
+3이 지정
지금까지:
미나코(92)
시호(53)
미야(85)
코토하(-96)
츠무기(90)
측정했습니다.
'17'
처음으로 낮은 값이다.
지금까지 계속 50 이상의 값을 봐 왔기 때문인지, 나름 신선했다.
대체 저 숫자의 의미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뭐가 어쨌든, 일단 그 '병든 정도'라는 게 낮다는 건 건강상태는 좋다는 뜻이니까 안심이다.
"아, 이거? 전에 안경에 살짝 흠집이 나서, 필름이라도 하나 붙여놨어."
"필름?"
"깨져버리거나 하면, 돈 들어가니까 말이야."
물론 거짓말이다.
안경에 흠집이 났다면 필름을 붙여도 그 사이로 자국이 보이겠지.
하지만 모모코가 왠일로 거기까진 생각하지 못했던 걸까.
"으응, 그렇구나."
쉽게 납득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그렇게 필름만 붙이고 다니면 보는 데 좀 불편하지 않아?"
"아니, 난 괜찮아. 엄청 신경쓰이는 위치는 아니니까, 의식만 안 하면 별 문제 없더라고. 그나저나, 모모코는 오늘 보컬 레슨 있었나?"
"응, 이제 곧 가 봐야 해. 나중에 봐, 오빠."
"알겠어, 모모코도 무리하지 말고."
좋아, 자연스럽게 대화한 것 같다.
그건 그렇고, 지금까지 뭔가 이상한 모습을 보인 건 코토하 한 명밖에 없는 것 같은데.
이거 사실 양수면 정상이고 음수면 비정상인 거 아닐까?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결과가 대충 설명이 되는 거 같은데.
그럼 저 17과 방금 전의 85, 92같은 값들의 차이는 뭐지?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한 번 발걸음을 옮긴다.
------------------------------------------------------------
이번엔 좀 색다르게!
+1: P가 만날 아이돌
+2: 어디서 만나게 될까?
+3: 아이돌은 그 때 뭘 하고 있었을까?
"재밌는 숫자네요. 30은 1을 제외한 자기 자신과 서로소인 수들이 전부 소수인 가장 큰 수에요."
"그, 그래. 처음 알았네."
"그런데, 30은 무슨 일로......?"
"아니야, 그냥 잠깐 미사키 씨한테 뭐 가져다줘야 할 일이 생겨서."
"그건 그렇고, 나 좀 여기서 꺼내주면 안 돼?"
아, 아유무가 있었지.
순간적으로 미즈키의 그 30에 대한 이야기에 혹한 걸까, 완전히 까먹고 있었다.
"아, 네. 잠시만요......읏차."
아유무의 몸이 퍼즐조각처럼 맞춰진다.
잠시 후, 뭔가 문이 열리더니 그 안에서 걸어나오는 아유무.
...상자 안에 들어가있던 건가?
내 생각과는 관계없이, 멀쩡한 아유무의 몸을 보자마자 안경의 스카우터가 다시 작동하기 시작한다.
이번에 출력된 값은...
---------------------------------------------------------
+3까지 주사위
이번에는......중간값!
큰일이다.
최대한 빨리 빠져나가려 했는데, 하필 그 타이밍에 누가 문을 열고 들어와버렸어.
하필이면 또 들어온 아이돌이 사요코네.
적절히 해명한다면 문제는 안 되겠지만, 처음에 단단히 오해해버리면 풀 때까진 오래 걸리니까-
"-프, 프, 프로듀서가 여기에-"
아, 망했네.
.
.
.
"...그러니까, 미즈키 씨가 마술 연습을 하고 있었고 그걸 우연히 본 프로듀서 씨는 허락을 받고 들어갔을 뿐이란 건가요?"
"...말하자면 그렇지?"
안도한 건지, 아니면 화가 난 건지 한숨을 푹 내쉬는 사요코.
안경을 한 번 고쳐쓰고는, 다시 한 번 입을 연다.
"드레스룸은 마술 연습하는 장소가 아니에요, 미즈키 씨. 그리고 드레스룸에 다른 누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거기에 프로듀서 씨를 들이면 안 되죠!"
내가 주요 설교 대상이 아니라서 다행인 건가?
"프로듀서 씨도 마찬가지에요, 허락을 받았다고 해도 드레스룸에 막 불쑥불쑥 들어오면 안 되죠!"
...순서의 문제였구나.
그렇게 내 앞에서 나와 미즈키, 아유무에게 설교를 하는 사요코를 잠시 똑바로 바라본다.
몇 초 걸리지 않아, 스카우터에는-
---------------------------------------------------------
+3까지 주사위
이번엔 최댓값
높은 값......이긴 하다.
그 전에 만난 아이돌들이 워낙에 터무니없는 값들을 띄워버려서 그렇지.
츠무기라던가, 아니면 미나코...
대체 코토하의 그 음수 값은 뭐지?
생각하면 할 수록 머리가 복잡해진다.
그건 그렇고, 사요코가 '병든 정도'가 79라...
원래부터 근성을 외치고 다니는 노력파라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막상 이런 수치를 보니 혹시 문제가 있는데도 그걸 덮고 계속 무리하게 활동을 하려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뭐, 당장은 문제가 없더라도 나중에라도 그런 일은 없게 말해두는 편이 낫겠지.
"...정말이지, 다들 앞으로는 이런 일 없게 조심해주세요."
마침 사요코도 할 이야기는 다 끝난 거 같고.
"알겠어. 그럼 난 나가볼게?"
"네, 있다가 봐요."
"마술, 봐 주셔서 고마워요. 안녕히 가세요."
"나중에 또 보자고!"
문을 열고 복도로 발걸음을 옮기기 전에, 잠시 사요코 쪽을 돌아본다.
"아, 사요코?"
"네?"
"아이돌 일, 지금까지 엄청 열심히 진지하게 해 주고 있는 건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아프거나 다른 불편한 일이 있어도 참고 계속 하면 안 돼. 항상 가장 중요한 건 네가 건강하게 잘 지내는 거니까,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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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사요코의 반응
"아직 제 친구와, 그 약속도 이루지 못했고, 또 극장 동료들이랑 함께 있으면......다들 서로 힘이 되어주고, 밝게 빛나고 있어서, 저도 모르게 더더욱 힘내게 되어버려요! 그러니까..."
"사요코..."
"지금처럼, 아니, 지금보다도 더 열심히, 더 빛나기 위해, 친구에게 약속한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해 노력할 거에요! 아, 그리고!"
아직 마지막으로 할 말이 남았다는 듯이, 한 손을 위로 들어올린다.
사요코의 활활 불타는 눈빛을 마주해본다.
"저를 여기까지 이끌어주시고 뒤에서 받쳐주시는 프로듀서 씨를 위해서라도, 저, 힘낼 거니까요! 그 때까지, 꼭 지켜봐주셔야 해요?"
...어째 내가 이야기한 건 하나도 전달 안 된 거 같은 느낌인데.
뭐, 일단 간호사였던 후카 씨도 있고 하니, 적어도 시어터 안에서는 별 문제는 안 생기겠지...
"...응, 사요코. 계속 보고 있을 거니까."
"그럼 저, 다시 레슨하러 가 볼게요!"
하고는, 순식간에 날 지나쳐서는 복도를 뛰어가며 저 멀리 사라진다.
...저 상태의 사요코는 우미도 이길 수 있을 거 같은 느낌이 든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닌가.
-------------------------------------------------------
+3까지 다음에 P가 향할 장소
...때려쳐.
락커룸을 떠올리자마자 뭔가 몹시 기묘한 대사가 같이 연상된다.
그냥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야지.
코토리 씨를 만나면 들들 볶든가 해서 진짜 목적을 알아내야겠다.
그럼 일단 지금까지 측정한 아이돌들의 수치를 확인해보자.
미나코.
첫 타자부터 92라는 높은 수치를 찍었긴 했지만, 중국집에 초대했다는 점 빼고는 크게 이상한 점을 찾을 수는 없었다.
시호, 53.
평소의 시호였지.
나름대로 날 걱정해주는 모습을 보고 꽤나 감동먹기는 했다.
예전에 비해서 많이 부드러워졌어.
미야, 85.
같이 있던 코토하는 -96.
대체 그 음수는 뭘 의미하는 걸까.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코토하의 그 부탁이 너무 강렬해서 미야에게 뭔가 이상한 점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츠무기는 90.
캐리어를 든 채 내게 나중에 시간이 있으면 본가로 같이 내려갈 수 있냐고 이야기했었다.
잘 타일러서 돌려보냈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숫자가 높았던 아이돌들은 전부 내게 뭘 개인적으로 부탁하거나 했었나.
모모코 17, 미즈키 30, 아유무 53.
그 신체분리 마술을 빼면 가장 별 특색 없는 대화를 나눈 아이돌들이 이 셋인 것 같다.
미즈키가 수학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다시 체감할 수 있었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요코의 79인가.
지금까지 총 9명.
대충 20%정도 조사를 완료한 건가.
생각보단 일이 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서 만족스럽다.
이 기세로 빨리 해치워버리고 퇴근할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사무실의 문을 연다.
그리고-
---------------------------------------------------------
+1 주사위.
80보다 높으면 코토리 씨가 있습니다.
+2~3은 주사위 + 아이돌.
50보다 높으면 적힌 아이돌이 등장합니다.
코토리 씨는 어딘가 도망가고 없긴 하지만...
눈앞에 세리카가 있는 걸 보니까 뭔가 그 동안 쌓여있던 게 녹아없어지는 기분이다.
치유된다...
저렇게 천사같은 아이를 눈앞에 두고 화를 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런 매력이 있으니까 지금 765 아이돌들 중에서도 인기가 최상위권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물론 내 눈에는 모두 다 각자의 매력과 빛이 있는 소중한 아이돌들이지만...
그래도 현실에선 모두가 똑같이 인기 있는 건 아니지.
새삼스럽게 다른 아이돌들도 열심히 케어해주고 일도 많이 잡아줘서 인기를 끌어올려야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그건 그렇고...
"아, 세리카잖아. 사무실에서 혼자 뭐 하고 있어?"
-------------------------------------------------------------
+3까지 주사위 + 세리카의 대답
최댓값입니다.
하하, 그거 참 특이한 이유구나.
보통은 사무실이라고 하면 굉장히 딱딱하고, 음, 사무적인 공간이라고 생각되는데 말이야.
...뭔가 생각하고 보니 되게 당연한 소리같기는 한데.
뭐, 아무튼 요지는 사무적이라고 하면 보통 사람이 느끼는 건 편안함하고는 꽤나 먼 분위기라는 거다.
왜지.
어쩌면, 아버님이 응접실이나 자기 개인 서재에도 세리카를 잘 들여보내는 걸까.
"그리고 이렇게 프로듀서 님도 만날 수 있고요..."
날 그만큼 의지해주고 있다는 걸까.
뭐 원체 아무하고도 잘 지내는 세리카라고 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누군가를 단순히 믿는 걸 넘어서 그 사람에게 의지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정말 어려운 일인데.
이렇게 생각해보니, 새삼 세리카의 기대를 저버리면 안 되겠다는 부담감이 느껴진다.
세리카의 아버지 앞에서도 당당하게 서 있을 수 있을까.
...뭐, 그 분 앞에서는 아무리 프로듀서 일을 잘 해서 세리카를 스타로 만들었어도 당당히 서 있을 순 없을 거다.
돈이라는 게 그만큼 무서운 거니까...
"아, 그러고 보니 프로듀서 님!"
"어, 세리카?"
--------------------------------------------------------------
+3까지 세리카가 할 말/행동
"자연스럽게 생기는 마음이라서 그래. 이건 나도 답을 줄 수 없고, 세리카가 좀 더 고민해봐야 알 수 있을 거야."
내가 답을 정하기까지, 아니 하다못해 지금 이 순간, 몇 분만이라도 시간을 벌어보기 위해 궁리해본다.
세리카가 혼자서 고민해볼 수 있게.
"세리카가 좀 더 이 문제에 대해서 혼자 생각해보고, 좀 더 어른이 된다면 그 때는 답을 얻을 수 있을 거야."
새빨간 거짓말이다.
평생동안 그 누구도 명쾌한 답을 내리지 못한 문제인걸.
"그 때가 되면, 그러면 세리카의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면 돼."
"그런 건가요...?"
세리카가 다시 되물어온다.
"그래도, 잘 모르겠어요."
날 붙잡고 끌어당기는 팔에 더 세게 힘이 들어간다.
점점 더 가까이 다가와서는, 딱 달라붙다 못해 날 두 팔로 조이려 하는 듯 한다.
"프로듀서 님, 저......저, 프로듀서를 사랑하고 있어요."
----------------------------------------------
라스트 행동 앵커.
프로듀서가 세리카에게 할 대답 +3까지 자유앵커
이 앵커로 세리카의 턴은 종료됩니다.
물론 프로듀서가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 세리카를 받아들인다던가 하진 않겠죠.
@일단은 가장 가까운 옥상으로
-----------------------------------------------------------
일단 옥상으로 가서 한 숨 돌릴까...
다시 한 번 비상계단을 써야 한다는 점이 조금 걸리긴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설마 코토하랑 똑같은 장소에서 또 마주치겠어?
코토하가 그 자리에서 계속 날 기다리고 있다던가 하진 않을 거 아냐.
...어째 설마설마 하는 생각이 계속 드는 게 불안한데...
다행히도 내가 가장 걱정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은 모양이다.
비상계단엔 아무도 없었고,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옥상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문고리를 잡아돌린 후 살며시 밀어본다.
...아무런 반응이 없다.
역시 옥상 문이 쉽게 열릴 거라 생각한 게 잘못인가.
조금 더 힘을 실어서, 어깨 힘으로 문짝을 밀어낸다.
까드득 하고 기분나쁜 소리와 함께 열리는 문.
후 하고 숨을 길게 내뱉어본다.
마음이 괜히 후련해지는 듯하다.
폐로 들어오는 시원한 공기가 머릿속을 식힌다.
현재까지 뭔가 이상한 행동을 보였던 아이돌.
츠무기, 코토하 그리고 세리카.
미나코......는 넣어야 하나?
사타케 반점에 한 번 초대했다는 거 빼면 크게 문제될 점은...
암튼, 이 네 명의 공통점은 전부 90이 넘거나 음수의 수치가 나왔다는 점이다.
...신체적으로 병든 건 아닌가.
그렇다면 정신적으로?
저 넷이 정신적으로 병이 들었다......는 말도 좀 이상한데 말이지.
뭐가 어떻게 된 거야.
-------------------------------------------------
+3까지 주사위 + 아이돌과 행동 지명(지금까진 등장하지 않은 아이돌로)
주사위가 60이 넘을 경우 출현합니다
그렇다면 85가 나온 미야나 79가 나온 사요코는?
이 경우는 어떻게 봐야 하는 거지?
미야야 뭐 넷플릭스 봐 주고 있어서 나한테 크게 신경을 안 썼다 하더라도, 사요코는 그 정도 높은 값 치고 굉장히 평범한 거 아닌가?
그러면 90 이상이어야 뭔가 이상 행동을-
"아, 프로듀서!"
-어!?
"냐하하, 그게 뭐야~ 많이 놀랐어?"
"깜짝이야, 메구미. 여기서 혼자 뭐 하고 있어?"
"에~ 뭐 어때서~ 가끔은 이렇게 혼자 있는 것도 나쁘진 않잖아?"
...다른 사람도 아니고 메구미의 입에서 저런 말을 들을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적어도 메구미는 언제나 다른 사람 옆에서 케어해주거나 같이 어울려다니는 이미지였으니까 말이야.
뭐, 저렇게 외향적인 사람에게도 가끔은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까.
그렇게 생각할 때쯤, 스카우터는 이미 혼자서 식별은 진작 끝마치고는 측정을 마무리하고 있다.
안경에 조그맣게 띄워진 숫자는-
----------------------------------------------------
+3까지 주사위
역시 최댓값
"아하하, 글쎄~ 코토하랑 프로듀서랑 관련된 이야기면, 프로듀서가 코토하한테 직접 물어보는 게 좋지 않아?"
...알려줄 생각이 없는 건가 아니면 아무것도 모르는 건가.
"코토하 쨩, 프로듀서 생각보다 프로듀서를 엄~청 믿고 있으니까 말이야!"
너무 믿고 있어서 문제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뭐, 아무거나 얘기해 봐도 괜찮으니까. 생각나는 거 없어?"
"으음..."
한 손을 턱 밑에 올려놓고는 잠시 고개를 기울인 채 고민하는 메구미.
"아! 코토하, 예전보다 나랑 엘레나랑 좀 덜 자주 놀러가는 것 같달까? 뭐, 지금이 딱 좋다는 느낌이지만!"
...이건 또 의외네.
메구미가 엘레나랑 코토하를 불러서 같이 다니는 게 아니었어?
...하지만 지금 당장은 도움이 되지 않는 정보같기도 하다.
"그래도 톡은 매일 하고 있고~ 그러고 보니, 어제도 코토하랑 톡을 하고 있었는데, 코토하가 뭔가 상담할 게 있다고 하더라고?"
드디어 뭔가 유용한 게 나오는 건가.
그것도 바로 어젯밤의 따끈따끈한 기밀......까지는 아닌가.
암튼, 여자아이들끼리 이런 대화는 함부로 들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말이야.
거기에 조금 전 코토하의 행동에 연관된 걸 수도 있고-
"그런데, 갑자기 아무것도 아니라면서 상담 안 해줘도 된대. 일단 나도 그래서 그냥 넘어가긴 했는데,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아닌지 걱정이네~"
...거기까지인가.
정확히 그 내용이 뭔지는 메구미도 모르는 걸까.
...아니면...
알고 있지만 코토하가 모종의 이유로 숨겨달라 부탁했다면?
만약 메구미가-
코토하가 메구미에게-
순식간에 머릿속이 온갖 가정들로 가득 차오른다.
하지만 더 캐물어보는 것도 실례일 수 있지 않을까.
어떻게 해야 하지...
-------------------------------------------------
1. 아니, 여기서 더 물어보는 건 실례다.
2. 리스크를 무릅쓰고 더 파고들어보자.
먼저 2표
잠시 고개를 끄덕이는 메구미.
갑자기 분위기가 달라진 것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
그렇다면 이 기세를 타서 더욱 밀어붙여보자.
"물론 코토하의 일거수일투족을 내가 다 알고 있을 필요는 없어. 그게 당연한 거고, 오히려 내가 그걸 알고 있으면 안 되는 거야."
"..."
"하지만, 코토하한테 어떤 문제나 고민이 있고 그게 아이돌 활동에도 영향을 준다면..."
살짝 말을 끊고 어떻게 이어나갈지 생각해본다.
절대로 고민의 시간이 5초를 넘어가서는 안 된다.
"...그건 내가 알고 있는 편이 좋을 거라고 생각해."
끝이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건 메구미의 대답을 기다리는 것뿐.
-----------------------------------------------------
설득 판정입니다.
01~33: ...뭐라도 마실래?
34~55: ...미안해. 비밀은 비밀이야.
56~72: 나도 정말 잘 몰라.
73~99: ...사실은...
100: ?????
+3까지 최댓값
419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아... 아주 중요한 이유가 있어서 그렇습니다! 당신은 제가 설마,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이렇게 강경한 수를 쓰는 여자인 줄 아시는 겁니까?!"
"......"
"그럼, 저기... 거기에 뭐 들었어?"
"옷입니다. 아주 특별한..."
"시라이시 가문의 사람에게 있어 아주 특별한 옷...이라는 것만 미리 말씀드리겠습니다."
"......?"
...아.
두 눈을 감고 거의 소리치듯 하는 큰 목소리로 말해오는 츠무기.
정말 부끄럽긴 한 모양이다.
그런데 카나자와에 가달라 하는 게 부끄러워 할 만한 일인가.
...아니, 그 이유 때문에 그런 건가?
그것보다도, 평일에 카나자와는 갑자기 왜?
"짐까지 챙겨서 평일에? 무슨 일 있어?"
"...그, 그야 당연하지 않습니까. 아주 중요한 이유가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 이유가-"
"당신은 설마, 제가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은 일로 이렇게까지 강경한 수를 쓰는 여자로 보이시나요?"
강경한 수?
츠무기의 수...
잠깐, 그러면 일단 집에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란 뜻인가.
그게 아니라면, 날 굳이 데리고 가야 하는 이유가 뭐가 있으려나.
그걸 직접 물어볼 수는 없고...
몇 가지 질문으로 추리해볼 수는 있겠지.
일단...
"...그럼, 저기, 그 캐리어엔 뭘 넣어서 가는 거니?"
"...옷이에요. 시라이시 가문의 사람에게 있어서, 아주 특별한 옷이랍니다."
으음...
아니, 이게 중요한 게 아니지.
어차피 평일이니까, 사장님에게 미리 말씀을 드린 게 아니면 무단외출같은 건 안 된다고.
"...저기, 츠무기."
"네?"
"일단 사장님한테 휴가는 받은 거니? 그리고, 난 아직 휴가를 내지 않아서 지금 당장 츠무기랑 같이 갈 수는 없을 거야. 나중에 시간이 되면, 그 때 나한테도 제대로 설명해 줄 수 있지?"
----------------------------------------------------------------------
01~50: 일단 수긍하는 붕어
51~100: 그럼 지금 사장님을 찾아가도록 하죠!
먼저 2표
그래도 역시 천성은 착한 츠무기.
좋게 잘 타일러주거나 논리적으로 납득시켜주면, 잘 따르니까 말이다.
"제가 너무 경솔했던 것 같군요. 그럼 전, 다시 돌아가보도록 하겠습니다."
하고,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캐리어를 끌고 발걸음을 돌린다.
나중에 한 번 다시 이야기를 해 보던가 해야지.
행여나 이러고 넘겼다가 알고 보니 정말 큰일이었다던가 하면, 그건 완전히 내 잘못이 되는 거니까 말이다.
하지만 일단은, 이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부터 끝마쳐야겠지...
그러니 나는, 다시 한 번 발걸음을 옮긴다.
아이돌을 찾아서, 새롭게 기록해야 하는 수치를 찾아서.
이 일을 끝내고 나서는 사장님에게 얘기해서 코토리 씨에게 다시는 이런 일을 벌이지 않도록 해야겠지.
옆 프로덕션에는 그런 기계들에 대해 잘 아는 아이돌들도 있다는 것 같은데, 한 번 걔네들과 이야기를 해 볼까.
...아니, 다시 생각해보니 그건 좀 아닌 것 같다.
거기서 터지는 사건사고들을 생각해보면...
그렇게 생각하며 복도를 걷던 도중.
"오."
이 기세면 생각보다 일찍 끝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눈앞에 또 다른 아이돌 한 명이 보인다.
오늘은 운이 날 돕기로 한 것인지, 복도에서 아이돌들을 자주 마주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아무튼, 이번의 조사 대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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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냥 아무도 안 만나는 게 운 가장 좋은 건데.
+3이 지정
지금까지:
미나코(92)
시호(53)
미야(85)
코토하(-96)
츠무기(90)
측정했습니다.
아담한 체구보다도 항상 들고 다니는 저 상자가 모모코임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게 해 준다.
이젠 나랑 대화할 때는 항상 상자를 밟고 올라서지는 않지만, 그래도 저 동작은 아직도 모모코만의 아이덴티티로 남아있다.
얘도 처음엔 거리를 좁히기 힘든 편이었지.
그건 그렇고, 일단 내 임무를 자연스럽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모모코와 짧게라도 대화를 이어갈 만한 주제를 찾아야 한다.
오늘 스케줄?
최근 친구 관계는 어떤지?
새로 들어올 수 있는 일이라던가, 아니면 곡 하나라도-
"어? 오빠, 안경 바꿨어?"
...알아서 먼저 주제를 찾아줬구나, 모모코!
정말 고마워!
"이거? 아, 렌즈를 바꾼 건 아니고, 테만."
"흐응......이제 보니까, 테도 그대로인데 한 쪽에 유리같은 걸 새로 달아놨네.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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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주사위 + P의 대답
모모코는 중간값!
처음으로 낮은 값이다.
지금까지 계속 50 이상의 값을 봐 왔기 때문인지, 나름 신선했다.
대체 저 숫자의 의미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뭐가 어쨌든, 일단 그 '병든 정도'라는 게 낮다는 건 건강상태는 좋다는 뜻이니까 안심이다.
"아, 이거? 전에 안경에 살짝 흠집이 나서, 필름이라도 하나 붙여놨어."
"필름?"
"깨져버리거나 하면, 돈 들어가니까 말이야."
물론 거짓말이다.
안경에 흠집이 났다면 필름을 붙여도 그 사이로 자국이 보이겠지.
하지만 모모코가 왠일로 거기까진 생각하지 못했던 걸까.
"으응, 그렇구나."
쉽게 납득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그렇게 필름만 붙이고 다니면 보는 데 좀 불편하지 않아?"
"아니, 난 괜찮아. 엄청 신경쓰이는 위치는 아니니까, 의식만 안 하면 별 문제 없더라고. 그나저나, 모모코는 오늘 보컬 레슨 있었나?"
"응, 이제 곧 가 봐야 해. 나중에 봐, 오빠."
"알겠어, 모모코도 무리하지 말고."
좋아, 자연스럽게 대화한 것 같다.
그건 그렇고, 지금까지 뭔가 이상한 모습을 보인 건 코토하 한 명밖에 없는 것 같은데.
이거 사실 양수면 정상이고 음수면 비정상인 거 아닐까?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결과가 대충 설명이 되는 거 같은데.
그럼 저 17과 방금 전의 85, 92같은 값들의 차이는 뭐지?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한 번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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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좀 색다르게!
+1: P가 만날 아이돌
+2: 어디서 만나게 될까?
+3: 아이돌은 그 때 뭘 하고 있었을까?
그 대상은 누구였을까?
앞에 작성하신 분들도 가능합니다
왜 드레스룸에서 아유무가 여러 토막으로 잘라져 있는 거지?
"...미즈키?"
"...아, 프로듀서?"
정답이었네.
"안으로 들어와봐도 되니?"
"네. 저랑 마이하마 씨 외엔, 아무도 없어요."
"오, 프로듀서! 나 어때?"
아유무의 목 아래 가슴 부분 조각에 달려있는 오른팔이 반갑다는 듯이 흔들린다.
누가 되었든 간에, 그 상태로 손을 흔들고 있으면 대부분 반응은 다 비슷비슷할 것 같은데.
"응, 처음 보고 좀 많이 무서웠어."
"에에..."
"누구라도 갑자기 몸이 여러 토막 난 사람을 보면 그러지 않을까?"
그렇게 말하며, 안경으로 아유무를 바라본다.
...아무런 숫자도 나오지 않는다.
여러 조각으로 쪼개진 사람은 인식하지 못하는 건가.
물론 인식하는 쪽이 훨씬 이상하긴 한데...
그럼 일단 미즈키 쪽을 먼저 봐야 하나.
"놀래키는 건, 성공이네요......예이."
어디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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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주사위
이번엔 다시 높은 값으로.
"30......인가요?"
어라, 입 밖으로 나왔나.
"30......2 곱하기 3 곱하기 5..."
아, 그러고 보니 미즈키 수학도 좋아한다 그랬었나.
"재밌는 숫자네요. 30은 1을 제외한 자기 자신과 서로소인 수들이 전부 소수인 가장 큰 수에요."
"그, 그래. 처음 알았네."
"그런데, 30은 무슨 일로......?"
"아니야, 그냥 잠깐 미사키 씨한테 뭐 가져다줘야 할 일이 생겨서."
"그건 그렇고, 나 좀 여기서 꺼내주면 안 돼?"
아, 아유무가 있었지.
순간적으로 미즈키의 그 30에 대한 이야기에 혹한 걸까, 완전히 까먹고 있었다.
"아, 네. 잠시만요......읏차."
아유무의 몸이 퍼즐조각처럼 맞춰진다.
잠시 후, 뭔가 문이 열리더니 그 안에서 걸어나오는 아유무.
...상자 안에 들어가있던 건가?
내 생각과는 관계없이, 멀쩡한 아유무의 몸을 보자마자 안경의 스카우터가 다시 작동하기 시작한다.
이번에 출력된 값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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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주사위
이번에는......중간값!
시호랑 완전히 동일한 숫자네.
"아, 아유무, 미즈키, 이제 나가봐도 될까?"
"벌써?"
"에..."
"아, 그게, 드레스룸에 내가 오래 있기는 좀 그렇잖아?"
"확실히, 그러긴 하네..."
뭔가 아쉬운 구석이 있는 걸까, 약간 풀이 죽은 것 같은 아유무와 미즈키.
하지만 이건 어쩔 수 없잖아.
여자들이 쓰는 공간에 내가 이렇게 들어와있는 거 자체가 좀 이상하기도 하고.
"그리고, 이러다가 누가 새로 들어오면-"
-덜컥.
하고, 드레스룸의 문이 열린다.
"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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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이 누가 들어왔을지 결정
51-100이면 츠무기
최대한 빨리 빠져나가려 했는데, 하필 그 타이밍에 누가 문을 열고 들어와버렸어.
하필이면 또 들어온 아이돌이 사요코네.
적절히 해명한다면 문제는 안 되겠지만, 처음에 단단히 오해해버리면 풀 때까진 오래 걸리니까-
"-프, 프, 프로듀서가 여기에-"
아, 망했네.
.
.
.
"...그러니까, 미즈키 씨가 마술 연습을 하고 있었고 그걸 우연히 본 프로듀서 씨는 허락을 받고 들어갔을 뿐이란 건가요?"
"...말하자면 그렇지?"
안도한 건지, 아니면 화가 난 건지 한숨을 푹 내쉬는 사요코.
안경을 한 번 고쳐쓰고는, 다시 한 번 입을 연다.
"드레스룸은 마술 연습하는 장소가 아니에요, 미즈키 씨. 그리고 드레스룸에 다른 누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거기에 프로듀서 씨를 들이면 안 되죠!"
내가 주요 설교 대상이 아니라서 다행인 건가?
"프로듀서 씨도 마찬가지에요, 허락을 받았다고 해도 드레스룸에 막 불쑥불쑥 들어오면 안 되죠!"
...순서의 문제였구나.
그렇게 내 앞에서 나와 미즈키, 아유무에게 설교를 하는 사요코를 잠시 똑바로 바라본다.
몇 초 걸리지 않아, 스카우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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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주사위
이번엔 최댓값
높은 값......이긴 하다.
그 전에 만난 아이돌들이 워낙에 터무니없는 값들을 띄워버려서 그렇지.
츠무기라던가, 아니면 미나코...
대체 코토하의 그 음수 값은 뭐지?
생각하면 할 수록 머리가 복잡해진다.
그건 그렇고, 사요코가 '병든 정도'가 79라...
원래부터 근성을 외치고 다니는 노력파라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막상 이런 수치를 보니 혹시 문제가 있는데도 그걸 덮고 계속 무리하게 활동을 하려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뭐, 당장은 문제가 없더라도 나중에라도 그런 일은 없게 말해두는 편이 낫겠지.
"...정말이지, 다들 앞으로는 이런 일 없게 조심해주세요."
마침 사요코도 할 이야기는 다 끝난 거 같고.
"알겠어. 그럼 난 나가볼게?"
"네, 있다가 봐요."
"마술, 봐 주셔서 고마워요. 안녕히 가세요."
"나중에 또 보자고!"
문을 열고 복도로 발걸음을 옮기기 전에, 잠시 사요코 쪽을 돌아본다.
"아, 사요코?"
"네?"
"아이돌 일, 지금까지 엄청 열심히 진지하게 해 주고 있는 건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아프거나 다른 불편한 일이 있어도 참고 계속 하면 안 돼. 항상 가장 중요한 건 네가 건강하게 잘 지내는 거니까,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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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사요코의 반응
아, 그리고...!
저를 여기까지 이끌어주신, 프로듀서 씨를 위해서라도, 계속 힘낼 거예요...
"어?"
"전......전혀 뭘 참고 있지 않아요. 아니, 그 반대에요."
아, 뭔가 스위치를 건드려버린 거 같은데.
"전, 오히려 지금보다 더 위를 향해, 앞으로도 계속 나아가고 싶어요!"
제대로 들어갔네.
저런 상태의 사요코는 뭘 어떻게 해도 막을 수 없는데.
"아직 제 친구와, 그 약속도 이루지 못했고, 또 극장 동료들이랑 함께 있으면......다들 서로 힘이 되어주고, 밝게 빛나고 있어서, 저도 모르게 더더욱 힘내게 되어버려요! 그러니까..."
"사요코..."
"지금처럼, 아니, 지금보다도 더 열심히, 더 빛나기 위해, 친구에게 약속한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해 노력할 거에요! 아, 그리고!"
아직 마지막으로 할 말이 남았다는 듯이, 한 손을 위로 들어올린다.
사요코의 활활 불타는 눈빛을 마주해본다.
"저를 여기까지 이끌어주시고 뒤에서 받쳐주시는 프로듀서 씨를 위해서라도, 저, 힘낼 거니까요! 그 때까지, 꼭 지켜봐주셔야 해요?"
...어째 내가 이야기한 건 하나도 전달 안 된 거 같은 느낌인데.
뭐, 일단 간호사였던 후카 씨도 있고 하니, 적어도 시어터 안에서는 별 문제는 안 생기겠지...
"...응, 사요코. 계속 보고 있을 거니까."
"그럼 저, 다시 레슨하러 가 볼게요!"
하고는, 순식간에 날 지나쳐서는 복도를 뛰어가며 저 멀리 사라진다.
...저 상태의 사요코는 우미도 이길 수 있을 거 같은 느낌이 든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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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다음에 P가 향할 장소
51~100: 탕비실
'이봐 친구, 길을 잘못 든 것 같은데, 가죽 클럽은 두 블럭 아래야.'
...때려쳐.
락커룸을 떠올리자마자 뭔가 몹시 기묘한 대사가 같이 연상된다.
그냥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야지.
코토리 씨를 만나면 들들 볶든가 해서 진짜 목적을 알아내야겠다.
그럼 일단 지금까지 측정한 아이돌들의 수치를 확인해보자.
미나코.
첫 타자부터 92라는 높은 수치를 찍었긴 했지만, 중국집에 초대했다는 점 빼고는 크게 이상한 점을 찾을 수는 없었다.
시호, 53.
평소의 시호였지.
나름대로 날 걱정해주는 모습을 보고 꽤나 감동먹기는 했다.
예전에 비해서 많이 부드러워졌어.
미야, 85.
같이 있던 코토하는 -96.
대체 그 음수는 뭘 의미하는 걸까.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코토하의 그 부탁이 너무 강렬해서 미야에게 뭔가 이상한 점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츠무기는 90.
캐리어를 든 채 내게 나중에 시간이 있으면 본가로 같이 내려갈 수 있냐고 이야기했었다.
잘 타일러서 돌려보냈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숫자가 높았던 아이돌들은 전부 내게 뭘 개인적으로 부탁하거나 했었나.
모모코 17, 미즈키 30, 아유무 53.
그 신체분리 마술을 빼면 가장 별 특색 없는 대화를 나눈 아이돌들이 이 셋인 것 같다.
미즈키가 수학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다시 체감할 수 있었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요코의 79인가.
지금까지 총 9명.
대충 20%정도 조사를 완료한 건가.
생각보단 일이 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서 만족스럽다.
이 기세로 빨리 해치워버리고 퇴근할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사무실의 문을 연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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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사위.
80보다 높으면 코토리 씨가 있습니다.
+2~3은 주사위 + 아이돌.
50보다 높으면 적힌 아이돌이 등장합니다.
세리카잖아?
코토리 씨는 어딘가 도망가고 없긴 하지만...
눈앞에 세리카가 있는 걸 보니까 뭔가 그 동안 쌓여있던 게 녹아없어지는 기분이다.
치유된다...
저렇게 천사같은 아이를 눈앞에 두고 화를 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런 매력이 있으니까 지금 765 아이돌들 중에서도 인기가 최상위권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물론 내 눈에는 모두 다 각자의 매력과 빛이 있는 소중한 아이돌들이지만...
그래도 현실에선 모두가 똑같이 인기 있는 건 아니지.
새삼스럽게 다른 아이돌들도 열심히 케어해주고 일도 많이 잡아줘서 인기를 끌어올려야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그건 그렇고...
"아, 세리카잖아. 사무실에서 혼자 뭐 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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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주사위 + 세리카의 대답
최댓값입니다.
숫자가 높다면 +"프로듀서 님도 만날 수 있고요..."
하하, 그거 참 특이한 이유구나.
보통은 사무실이라고 하면 굉장히 딱딱하고, 음, 사무적인 공간이라고 생각되는데 말이야.
...뭔가 생각하고 보니 되게 당연한 소리같기는 한데.
뭐, 아무튼 요지는 사무적이라고 하면 보통 사람이 느끼는 건 편안함하고는 꽤나 먼 분위기라는 거다.
왜지.
어쩌면, 아버님이 응접실이나 자기 개인 서재에도 세리카를 잘 들여보내는 걸까.
"그리고 이렇게 프로듀서 님도 만날 수 있고요..."
날 그만큼 의지해주고 있다는 걸까.
뭐 원체 아무하고도 잘 지내는 세리카라고 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누군가를 단순히 믿는 걸 넘어서 그 사람에게 의지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정말 어려운 일인데.
이렇게 생각해보니, 새삼 세리카의 기대를 저버리면 안 되겠다는 부담감이 느껴진다.
세리카의 아버지 앞에서도 당당하게 서 있을 수 있을까.
...뭐, 그 분 앞에서는 아무리 프로듀서 일을 잘 해서 세리카를 스타로 만들었어도 당당히 서 있을 순 없을 거다.
돈이라는 게 그만큼 무서운 거니까...
"아, 그러고 보니 프로듀서 님!"
"어, 세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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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세리카가 할 말/행동
그 뒤는 +1
베시시 웃으면서 엄청 부끄러워한다...
...근데 좀 가깝지 않니?
눈 감아달라고?
아미나 마미가 그랬다면 무슨 장난을 칠 지를 몰라서 거절했을 것이다.
하지만,
세리카잖아.
얘가 사람들한테 짓궂은 장난을 치고 다니는 애도 아니고, 오히려 너무 순수해서 가끔 걱정될 때도 있으니까.
별 일 없겠지?
"음......언제까지?"
"그냥 잠깐이면 되니까요. 네?"
...세리카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렇게 생각하고, 눈을 감아본다.
막상 눈을 감아보니 감각이 곤두서는 건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잠시 심호흡을 하면서 긴장을 풀려 노력해본다.
그리고-
'쪽'
하는 소리와 함께 이마에서 보드랍고 촉촉한 감촉이 느껴진다.
눈을 뜨자, 얼굴이 빨갛게 익은 채 배시시 웃는 세리카가 눈에 들어온다.
거리가 아까 전보다 많이 가까워진 것 같지만, 방금 전에 일어난 일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느라 그런 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에헤헤..."
"...세리카?"
그제서야 내 눈에 들어오는 안경에 적힌 수치.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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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세리카가 할 말/행동 자유앵커
어느샌가 내 허리에 두 팔을 두르고는 꼭 껴안고 있다.
따뜻하고 폭신한 감각이 날 감싼다.
새삼스럽게 세리카의 아담한 체구를 실감하게 된다.
"...세리카."
"저, 프로듀서 님이 좋아요."
...순간적으로 그렇게 돌직구를 날리는 세리카에게 코토하가 겹쳐보인다.
오해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이렇게까지 직접적으로 확실하게 말해오는데도 모를 리가 없지 않나.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섣불리 모른 척 하고 밀어내는 것도 주저하게 된다.
"프로듀서 님은 항상 상냥하고, 제 이야기도 잘 들어주시고 또, 또 힘들 때 언제나 옆에 있어주셔서..."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품 속에서 눈을 치켜뜬 채 날 올려다본다.
"그런데, 저......요즘 고민이 하나 있어요."
"...뭐야? 혹시 말해줄 수 있어?"
"그게..."
잠시 고개를 숙이고는 머뭇거리는 세리카.
다시 한 번 고개를 들고 날 올려다볼 때는, 뭔가 눈빛이 미묘하게 변해있었다.
"...프로듀서 님."
"응, 세리카?"
"...프로듀서 님이 그렇게 상냥하게 대해주고 옆에 있어주는 거, 저한테만 그래주셨으면 좋겠다, 하고 생각하게 돼요."
"..."
"저, 나쁜 아이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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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P가 세리카한테 할 대답/이어질 대화 내용 자유앵커
(그게 하필 날 향하는게 문제지만...)
세리카 “그래도 잘 모르겠네요...”
점점 더 다가와 붙다 못해 조인다
"그런 마음이 생기는 건 세리카가 나쁘거나 착해서 그런 게 아니야."
최대한 모호하게 흘러넘겨보자.
"자연스럽게 생기는 마음이라서 그래. 이건 나도 답을 줄 수 없고, 세리카가 좀 더 고민해봐야 알 수 있을 거야."
내가 답을 정하기까지, 아니 하다못해 지금 이 순간, 몇 분만이라도 시간을 벌어보기 위해 궁리해본다.
세리카가 혼자서 고민해볼 수 있게.
"세리카가 좀 더 이 문제에 대해서 혼자 생각해보고, 좀 더 어른이 된다면 그 때는 답을 얻을 수 있을 거야."
새빨간 거짓말이다.
평생동안 그 누구도 명쾌한 답을 내리지 못한 문제인걸.
"그 때가 되면, 그러면 세리카의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면 돼."
"그런 건가요...?"
세리카가 다시 되물어온다.
"그래도, 잘 모르겠어요."
날 붙잡고 끌어당기는 팔에 더 세게 힘이 들어간다.
점점 더 가까이 다가와서는, 딱 달라붙다 못해 날 두 팔로 조이려 하는 듯 한다.
"프로듀서 님, 저......저, 프로듀서를 사랑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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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행동 앵커.
프로듀서가 세리카에게 할 대답 +3까지 자유앵커
이 앵커로 세리카의 턴은 종료됩니다.
물론 프로듀서가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 세리카를 받아들인다던가 하진 않겠죠.
분명.
"네?"
"세리카는, 분명히 나보다 훨씬 좋은 남자들도 많이 만날 수 있을 거야."
그 말 한 마디에 세리카가 손사래를 친다.
"아니에요! 전, 저는......저한텐, 프로듀서 씨보다 좋은 남자는 없어요."
잠시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다.
이렇게 되면...
계획을 약간 수정해보자.
"...그게 정말이니?"
"네! 저한테 프로듀서 님은 그런 사람인걸요......!"
"...그러면..."
"그러면?"
음, 안색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구나.
뒤에 이어질 말이 궁금하다는 듯이 눈을 빛내며 날 올려다본다.
"세리카가 어른이 되어서도, 그 때도 그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면......그 때는, 제대로 대답해줄게."
"...프로듀서-"
"그 때까지는, 난 항상 세리카의 프로듀서로 있어줄게."
"..."
"알겠지?"
"...네! 그 전까지는, 프로듀서도 계~속 제 프로듀서로 있어주셔야 해요?"
좋아, 즐겁게 대화한 것 같다.
...난 죽을 맛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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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P의 다음 행선지 자유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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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옥상으로 가서 한 숨 돌릴까...
다시 한 번 비상계단을 써야 한다는 점이 조금 걸리긴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설마 코토하랑 똑같은 장소에서 또 마주치겠어?
코토하가 그 자리에서 계속 날 기다리고 있다던가 하진 않을 거 아냐.
...어째 설마설마 하는 생각이 계속 드는 게 불안한데...
다행히도 내가 가장 걱정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은 모양이다.
비상계단엔 아무도 없었고,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옥상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문고리를 잡아돌린 후 살며시 밀어본다.
...아무런 반응이 없다.
역시 옥상 문이 쉽게 열릴 거라 생각한 게 잘못인가.
조금 더 힘을 실어서, 어깨 힘으로 문짝을 밀어낸다.
까드득 하고 기분나쁜 소리와 함께 열리는 문.
후 하고 숨을 길게 내뱉어본다.
마음이 괜히 후련해지는 듯하다.
폐로 들어오는 시원한 공기가 머릿속을 식힌다.
현재까지 뭔가 이상한 행동을 보였던 아이돌.
츠무기, 코토하 그리고 세리카.
미나코......는 넣어야 하나?
사타케 반점에 한 번 초대했다는 거 빼면 크게 문제될 점은...
암튼, 이 네 명의 공통점은 전부 90이 넘거나 음수의 수치가 나왔다는 점이다.
...신체적으로 병든 건 아닌가.
그렇다면 정신적으로?
저 넷이 정신적으로 병이 들었다......는 말도 좀 이상한데 말이지.
뭐가 어떻게 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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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주사위 + 아이돌과 행동 지명(지금까진 등장하지 않은 아이돌로)
주사위가 60이 넘을 경우 출현합니다
이 경우는 어떻게 봐야 하는 거지?
미야야 뭐 넷플릭스 봐 주고 있어서 나한테 크게 신경을 안 썼다 하더라도, 사요코는 그 정도 높은 값 치고 굉장히 평범한 거 아닌가?
그러면 90 이상이어야 뭔가 이상 행동을-
"아, 프로듀서!"
-어!?
"냐하하, 그게 뭐야~ 많이 놀랐어?"
"깜짝이야, 메구미. 여기서 혼자 뭐 하고 있어?"
"에~ 뭐 어때서~ 가끔은 이렇게 혼자 있는 것도 나쁘진 않잖아?"
...다른 사람도 아니고 메구미의 입에서 저런 말을 들을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적어도 메구미는 언제나 다른 사람 옆에서 케어해주거나 같이 어울려다니는 이미지였으니까 말이야.
뭐, 저렇게 외향적인 사람에게도 가끔은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까.
그렇게 생각할 때쯤, 스카우터는 이미 혼자서 식별은 진작 끝마치고는 측정을 마무리하고 있다.
안경에 조그맣게 띄워진 숫자는-
----------------------------------------------------
+3까지 주사위
역시 최댓값
다행히도 여기서 메구미가 이상행동을 보이거나 하진 않을 거......라고 짐작된다.
그렇다면 나도 나름 질문을 해 봐도 되겠지.
메구미는 코토하하고 굉장히 가까운 사이니까...
"...저기, 메구미."
"응, 프로듀서?"
신중해야 한다.
여기서 어떻게 접근하냐에 따라 내가 얻을 수 있는 반응이 완전히 달라지겠지.
"...혹시, 최근 코토하가 예전에 비해서 뭔가 달라졌다던가 한 점이 있어?"
조심스럽게, 하지만 직접적으로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
+3까지 메구미의 대답 자유앵커
일단 그냥 넘어가긴 했는데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
...알려줄 생각이 없는 건가 아니면 아무것도 모르는 건가.
"코토하 쨩, 프로듀서 생각보다 프로듀서를 엄~청 믿고 있으니까 말이야!"
너무 믿고 있어서 문제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뭐, 아무거나 얘기해 봐도 괜찮으니까. 생각나는 거 없어?"
"으음..."
한 손을 턱 밑에 올려놓고는 잠시 고개를 기울인 채 고민하는 메구미.
"아! 코토하, 예전보다 나랑 엘레나랑 좀 덜 자주 놀러가는 것 같달까? 뭐, 지금이 딱 좋다는 느낌이지만!"
...이건 또 의외네.
메구미가 엘레나랑 코토하를 불러서 같이 다니는 게 아니었어?
...하지만 지금 당장은 도움이 되지 않는 정보같기도 하다.
"그래도 톡은 매일 하고 있고~ 그러고 보니, 어제도 코토하랑 톡을 하고 있었는데, 코토하가 뭔가 상담할 게 있다고 하더라고?"
드디어 뭔가 유용한 게 나오는 건가.
그것도 바로 어젯밤의 따끈따끈한 기밀......까지는 아닌가.
암튼, 여자아이들끼리 이런 대화는 함부로 들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말이야.
거기에 조금 전 코토하의 행동에 연관된 걸 수도 있고-
"그런데, 갑자기 아무것도 아니라면서 상담 안 해줘도 된대. 일단 나도 그래서 그냥 넘어가긴 했는데,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아닌지 걱정이네~"
...거기까지인가.
정확히 그 내용이 뭔지는 메구미도 모르는 걸까.
...아니면...
알고 있지만 코토하가 모종의 이유로 숨겨달라 부탁했다면?
만약 메구미가-
코토하가 메구미에게-
순식간에 머릿속이 온갖 가정들로 가득 차오른다.
하지만 더 캐물어보는 것도 실례일 수 있지 않을까.
어떻게 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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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니, 여기서 더 물어보는 건 실례다.
2. 리스크를 무릅쓰고 더 파고들어보자.
먼저 2표
"메구미."
잠시 메구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본다.
"응?"
"난 너희들의 프로듀서야."
아무 말 없이 메구미도 날 바라본다.
"그리고, 그 말은 난 코토하의 프로듀서라는 뜻이기도 해."
잠시 고개를 끄덕이는 메구미.
갑자기 분위기가 달라진 것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
그렇다면 이 기세를 타서 더욱 밀어붙여보자.
"물론 코토하의 일거수일투족을 내가 다 알고 있을 필요는 없어. 그게 당연한 거고, 오히려 내가 그걸 알고 있으면 안 되는 거야."
"..."
"하지만, 코토하한테 어떤 문제나 고민이 있고 그게 아이돌 활동에도 영향을 준다면..."
살짝 말을 끊고 어떻게 이어나갈지 생각해본다.
절대로 고민의 시간이 5초를 넘어가서는 안 된다.
"...그건 내가 알고 있는 편이 좋을 거라고 생각해."
끝이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건 메구미의 대답을 기다리는 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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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 판정입니다.
01~33: ...뭐라도 마실래?
34~55: ...미안해. 비밀은 비밀이야.
56~72: 나도 정말 잘 몰라.
73~99: ...사실은...
100: ?????
+3까지 최댓값
"...미안해, 코토하..."
조그맣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푹 숙이고는 뭔가 생각에 잠겨있다.
...메구미도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여린 아이돌이었지.
아무래도 이 내용을 내게 털어놓는 것에 대해서 코토하에게 죄책감을 느끼는 모양이다.
고개를 다시 들었을 때는, 뭔가 결심한 것 같이 묘하게 굳세어진 눈빛을 하고 있었다.
심호흡을 한 번 한 다음, 마침내 입을 여는 메구미.
"...프로듀서, 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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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코토하에 대한 메구미의 폭로 자유앵커
하는데?
말을 잇지 못한다.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