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건 절대 아닌 것 같다.
저 음흉한 웃음이 방금 전 내뱉은 말의 반증이야.
대체 무슨 수치인지 들어는 볼까.
아니, 들을 가치도 없어보이-
"그건 바로......아이돌들의 '병든 정도'를 측정하는 스카우터!"
...어?
이거...
"병든 정도면......업무에 문제가 있을지 없을지도 알 수 있겠네요?"
"...네, 네! 그렇죠! 스케줄 관리에도 아주 큰 도움이 될 거에요! 그러니까요!"
뭔가 불안하긴 한데...
설명이 맞기만 하다면 컨디션 관리에 정말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거 같기도 하고...
이걸 어떻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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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디서 약을 팔어
2. 일단 써 보기나 해 보자
먼저 2표
미나코다.
성격이 꽤나 상냥하고, 큰 일을 일으키는 것도 아니라서 비교적 마주하기 편한 아이돌 중 한 명이다.
...물론 그건 손에 음식을 들고 있지 않을 때 이야기긴 하지만.
"혹시 배고프신가요?"
"아니, 지금은 괜찮아."
배고파도 너 앞에선 배고프다 하면 안 돼.
행여나 도시락이라도 싸 오면 그 때는...
...미나코에겐 미안한 말이긴 하지만 그럴 때를 대비해서 타카네랑 따로 연락하는 수단이 있으니까.
"그러고 보니, 미나코는 오늘 외부 스케줄은 없었니?"
"음......화보 촬영이 하나 있긴 한데, 지금 당장은 아니에요."
최대한 시선을 미나코와 마주치려 하며, 곁눈으로 스카우터를 살짝 바라보자.
인식 범위가 상당히 좁은 탓일까, 얼굴을 똑바로 마주볼 때만 인식이 되는 모양이다.
몇 초간의 측정 시간이 지나가고, 스카우터에 표시된 수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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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주사위
...일단 화장실이나 갈까.
마침 그 쪽에서 처리할 것도 있고, 스카우터에 대해 혼자서 좀 생각을 해 봐야 할 것 같으니까.
그나마 그래도 사장님도 남자분이라 그런지 성별을 나눠서 화장실을 따로 만들어놓긴 했다.
뭐, 이 정도 극장에 그게 구분이 안 되어있으면 그게 훨씬 우스운 일인 것도 사실이지만.
다행히도 화장실을 가는 도중에는 누구도 마주치지 않았다.
좌변기에 앉은 채 잠시 미나코의 상태와 높은 숫자에 대해 생각해본다.
92...
100이 최대치라 그랬으니 92라는 건 상태가 상당히 안 좋다는 뜻이겠지.
자칫하면 아이돌 활동을 쉬거나, 최악의 경우엔 아예 손을 놔야 할 이상으로 번져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100에 가까울 수록 심각하다고 그랬지,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는 아예 모르니까...
...그런데 그렇다고 하기엔, 정말로 아무런 이상 증세도 보이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한데.
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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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33: 내가 너무 부주의했던 모양이다. 진실은 베일 속에 싸인 채 자책하는 P
34~66: 확실히 뭔가 좀 미심쩍은데. 다른 아이돌들을 살펴보면서 생각해봐야지
67~99: ...확실해. 몸상태의 문제는 아니야.
100: ???
...아니, 어쩌면이 아니지.
확실히 이건 몸상태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아이돌 일을 하면서 그 많은 양의 요리까지 만드는데, 몸에 이상이 있다면 바로 티가 났을 것이다.
내가 아닌 본인이 그걸 가장 먼저 인지했을 것이기도 하고.
시즈카나 시호같은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붙이는 과라면 모를까, 미나코는 아무리 봐도 그런 쪽의 성격은 아니기도 하고.
그렇다면...
...'병들다'의 뜻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일까?
만약에 그렇다면, 미나코의 그 92라는 수치는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어쩌면, 난 보아서는 안 되는 것을 보려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이제 머릿속에서는 스카우터가 정확히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추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 92라는 수 하나만으로는 답을 찾을 수 없다.
더 많은 사례를 수집해 추론해내거나, 아니면 코토리 씨를 찾아가 직접 물어봐야겠지.
그리고 그 중 내가 선택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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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단 아이돌들을 더 봐야 한다
2. 코토리 씨!
...일단 아이돌들을 더 만나보고 판단하도록 하자.
그래, 기왕이면 코토리 씨를 추궁하더라도 확실한 증거를 댈 수는 있어야 하잖아?
설마 지금 당장 무슨 일이 터지기야 하겠어...
화장실을 나서서 발걸음을 옮기는 곳은 대기실.
지금은 당장 공연이 없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아이돌들은 별다른 스케줄이 없으면 이 쪽에서 다른 아이돌들과 노는 모양이니, 빠르게 여러 아이돌들을 만나보려면 대기실에 가는 편이 가장 좋을 것이다.
사람이 많다면, 그 중 한 명에게 무슨 일이 생겨도 빠르게 대처하기 쉽기도 하고 말이지.
값도 다양하게 나와주면 금상첨화일텐데.
그렇게 생각하며 복도를 걷고 있을 즈음, 저 멀리서 익숙한 실루엣이 보인다.
보아하니 코토리 씨나 미사키 씨는 아닌 것 같고, 아이돌들 중 한 명인 것 같은데.
대기실에 가기도 전에 마주친 저 아이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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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까~요?
...키타자와 시호.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둘 다 원래의 나이보다 훨씬 성숙한 모습을 보이는 페어리 아이돌이다.
그리고, 지금 내가 가장 걱정하고 있는 아이돌 중 한 명.
가정 상황으로 인한 강박감때문에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던 점은 지금에 와서는 많이 개선되었지만, 특유의 노력파적인 성향과 겹쳐져서 때로는 자기 자신을 무리하게 몰아붙이는 모습을 보이는 점은 아직 걱정되긴 한다.
만약에 저 스카우터가 여기서 높은 값을 표시한다면 코토리 씨의 설명이 어쩌면 얼추 맞을 수도 있다는 거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시호 쪽을 잠시 빤히 바라보아본다.
...스카우터는 아무 반응이 없다.
역시 가까이 다가가야 인식할 수 있는 건가.
그건 그렇고, 아이돌들이 아닌 다른 사람들은 인식을 하지 못하는 건지 가까이 가도 반응이 없는 것도 그렇고, 여러모로 참 신기한 물건이다.
건드릴 수 있는 환경설정은 있으려나.
잠시 생각에 빠져있는 그 때,
"프로듀서?"
"어? 어, 응, 시호?"
"무슨 일로 그렇게 깊게 생각에 잠겨 계신 건가요?"
어느새 내 옆에 다가온 시호가 말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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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주사위
생각하던 것보다는 낮은, 하지만 절대 객관적으로 낮다 하긴 힘든 미묘한 수치다.
...아니지.
방금 전까지 내가 착각하던 '아이돌들의 컨디션이 안 좋은 정도'라고 하면 그렇겠지.
하지만, 이젠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저 53이랑 아까 전의 92가 무슨 수치를 의미하는 건지 난 모른다.
단지 힌트가 있다면 '아이돌들이 병든 정도'라는 단어와 뭔가 연관이 있다는 건가.
"...저기, 프로듀서?"
"어, 시호. 그게..."
시호가 내게 말을 걸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날 살짝 올려다보는 시호.
어디 보자, 그러니까...
...무슨 일로 그렇게 생각에 잠겨있냐, 라는 거였나?
"혹시 내가 다른 쪽에 너무 집중하느라, 너희들 컨디션을 제대로 챙기진 못하고 있나 싶어서. 몸이 안 좋은데 스케줄을 억지로 강행하거나 하는 일은 없어야 하잖아?"
"제 컨디션은 제대로 관리하고 있으니까, 프로듀서는 너무 걱정하진 않으셔도 돼요."
...확실히, 시호도 많이 부드러워지긴 했구나.
"그래 그래, 그래도 힘들어서 쉬거나 그러면 나한테 연락 정도는 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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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시호의 대답 + 주사위
주사위 컷은 75입니다
부정할 수 없는 말이다.
프로덕션이 꽤 좋은 상승세를 타고있는 만큼, 시간이 갈 수록 할 일이 늘어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사장님에게 다른 프로듀서를 채용해 보는 건 어떠냐고 몇 번 건의는 해 보았지만, 어째서인지 아직까지 진전이 없다.
사장님이 전부 묵살한 건지 어쩐 건지는 모르지만, 이대로 간다면 더 이상 나도 버틸 수 없는 때가 오겠지...
"프로듀서 님은 제대로 쉬고 계신 건가요?"
"나? 아, 응, 물론이지."
"프로는 몸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 프로듀서 님이 말씀해주신 거니까요."
한 방 먹었다.
시호에게 예전에 해 줬던 말이 이렇게 돌아올 줄은 몰랐네.
...사장님한테 한 번 더 부탁해볼까.
아니면 조만간 휴가라도 내 볼 수도 있고...
"프로듀서 님도, 조금 더 신경 써 주세요- 어?"
뭔가 발견했다는 듯이 눈동자가 살짝 커지더니, 내게 더 가까이 다가오는 시호.
"안경에, 이거......뭔가요?"
안경에 붙어있는 스카우터를 발견한 모양이다.
이렇게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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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프로듀서의 대답/그 뒤 대화내용 자유앵커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듯이 그 자리에서 잠시 얼어붙는다.
뭐라 말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는 건지, 말을 더듬어가면서 뭔가 문장을 만들려 애를 써 본다.
하지만 난 그걸 한가롭게 듣고 있을 생각은 전혀 없다는 게 문제지.
발걸음을 대기실 쪽으로 다시 옮긴다.
"어.......그.......어? 아니, 프로듀서, 잠깐만요!"
발걸음을 조금 더 빨리 옮겨 코너를 돈다.
뒤에서 시호가 날 부르는 목소리가 들리지만...
...어쩔 수 없는 거야.
응.
전부 코토리 씨 잘못인 거니까.
"대답은 하고..."
타이밍 좋게 나타난 비상계단.
그대로 몸을 돌려 문을 열고 들어간다.
시호가 뭐라 중얼거리는 소리를 뒤로, 아래층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미안해, 시호.
나중에 고양이 열쇠고리라도 하나 사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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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대기실에서 마주칠 아이돌 이름 + 주사위
주사위가 40이 넘으면 등장, 아니면 기각됩니다.
미야랑...
...코토하니.
코토하는 굉장히 가녀린 이미지라 그런가, 처음엔 체력에 문제가 있을지 괜히 걱정이 되기도 했다.
물론 그게 기우라는 걸 깨닫는 데는 시간이 그리 많이 필요하지 않았다.
펜싱을 한 적도 있었다고 하니, 아이돌들 중에서도 체력은 의외로 꽤 좋은 편이었다.
...우미라던가, 마코토라던가 하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한다면.
오히려 은근히 멘탈이 약한 모습을 보여줬었지.
사실 아이돌로서 현재 가장 큰 약점을 꼽으라 한다면 보컬-
...여기까지 하자.
아무튼, '병든'이라는 키워드랑 꽤나 연관성 있어보이는 아이돌 중 한 명이 코토하라는 거다./
결과값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결정적인 실마리가 될 수도 있겠지.
"잠깐 쉬면서 여기 들른 것 뿐이야. 너희들은?"
미야와 코토하라.
같은 유닛으로 활동한 적이 두 번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둘 간의 관계가 특별히 좋거나 나쁘냐 물어보면 그건 아니긴 하다.
그런데 이 둘이 단둘이서 여기서 무슨 일일까.
"아, 그게, 미야오 씨가 여기 '넷X릭스'라는 걸 소개시켜 준다고 해서..."
넷플X스 좋지.
재밌는 드라마들도 꽤 많아서 코토하 정도 나이대 아이돌들이라면 다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약간 의외긴 하네.
그나마 치하야 정도는 모를 수 있겠다 생각은 했어도...
그렇게 생각하면서, 노트북 앞에 모여앉은 미야와 코토하를 바라본다.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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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야
2. 코토하
먼저 2표
...미야를 보도록 하자.
병은 전혀 안 걸릴 것 같은 느낌이지.
아파서 레슨을 빼거나 한 적도 없는 것 같고...
만약에 미야에게서도 높은 값이 나온다면 코토리 씨의 진술을 좀 더 의심하게 되겠지.
"아, 미야는 그러고 보니 어떤 플랜으로 끊었어?"
"아~ 저는, 스탠다드로 끊었답니다~?"
그 이후 코토하의 경우와 비교해보면...
만약 미야가 낮고 코토하가 높게 나온다면 아마 그 '병'이라는 키워드가 어느 정도는 사실일 가능성이 높단 뜻이다.
물론 이런 추론도...
...에이, 모르겠다.
일단 보고 생각하는 게 맞겠지.
바로 확인해 볼 수 있으면서도 그런 가설부터 세우는 건 좀 그렇지, 역시?
"혹시 화질때문에 그런 거야?"
"아~ 그게 아니라..."
이미 수치에 정신이 팔려 미야의 말은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상황.
약간의 로딩이 끝나고, 스카우터의 유리에 표시되는 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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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주사위
이번에도 높은 값
@...
또 98이 나오네요.
하지만 난 약속한 건 철저히 지키는 작가(이런 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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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시호보다 현저히 높은 수치다.
오히려 미나코에 가까운 정도로 높은 값.
"저, 미야?"
"네~?"
"...아니다."
"무슨 일이신가요~?"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아니다.
신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미야는 스스로를 혹사시킬 성격은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그렇게 굴리도록 놔둘 성격도 아니고...
...그런 아이돌이 저런 높은 수치가 나온다?
뭔가 있다.
내가 미야에 대해서 아직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건, 확실히 육체적인 병을 측정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며, 이번엔 고개를 코토하 쪽으로 돌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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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주사위.
콭인 만큼 알고리즘이 약간 변경됩니다
(다이스 최댓값) + (콤마 합)/10
그럼 그렇지.
아무리 하이테크 기계라 해도 99%에서 잠시 멈추는 건 어쩔 수 없는 건가.
아니, 그건 그렇고, 이거 완전히 새 기계잖아.
설마 3번 측정하고 벌써부터 성능 저하가 오는 건가.
'-96'
...네?
이거 분명히 0부터 100까지라 하지 않았어?
왜 음수 값이 나오는 거지.
이건 또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하는 건가...
"코토하?"
"...아, 프로듀서?"
"혹시 아픈 데 있어?"
"아, 전 괜찮아요. 이래뵈도 건강 관리는 꾸준하게 하고 있으니까요."
"그럼 혹시 상담할 거라던가, 고민거리는?"
"아, 그게..."
살짝 고개를 숙이는 코토하.
얘는 자기 자신이 도움이 필요할 때 혼자서 끙끙 앓는 것만 어떻게 하면 될 것 같은데.
원체 멘탈이 엄청 강한 것도 아닌데 혼자서 너무 많은 걸 짊어지려 하니까, 이런 부분을 세세하게 신경써주지 않으면 혼자서 와르르 무너져버리는 일도 있을 수 있다.
아무래도 타이밍이 좋았나 보구만.
스카우터가 이렇게 도움을 주네...
"...여기서 이야기하긴 좀 그렇고, 혹시 자리를 좀 옮길 수 있을까요?"
"응? 아, 당연하지. 어디로 갈까?"
"둘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상관없어요."
...그렇다면...
보통 코토하는 이럴 땐 옆에 메구미나 엘레나가 있었는데 말이야.
걔네들에게도 밝히기 싫다는 건 트라비 내부의 문제인 건가?
그렇게 생각하며, 대기실에서 발걸음을 옮긴다.
.
.
.
"...여기?"
"네, 여기면 될 거 같아요."
"하지만 더 좋은 장소들이-"
"아니에요, 생각이 정리된 것 같으니까 여기서 말해도 되죠?"
...정말로?
비상계단에서??
사무실이라던가, 더 괜찮은 곳들도 많잖아.
공기도 안 좋은데, 여기서 길게 있어봤자 좋을 건 하나도 없는데.
...그래도 일단 부탁이니까, 들어주는 게 맞겠지...
"응, 코토하. 무슨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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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코토하가 할 말/행동 자유앵커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두 팔을 내게 둘러온다.
코토하의 따스한 온기가 내 품에 전해진다.
하지만-
"사랑해요, 정말 사랑해요 프로듀서..."
분명히 나도 코토하를 싫어하는 건 아닌데,
오히려 수십번을 코토하의 어프로치 때문에 고뇌해오고, 어떻게 방어해야 하나, 막지 않아도 되나 유혹에 시달렸지.
그런데, 대체 왜...
"저, 처음부터, 데뷔 하기 전에 오디션에 합격했을 때 프로듀서를 처음 봤을 때부터, 프로듀서만을 쭉 바라봐왔답니다?"
지금의 너는, 사랑스럽기보다도, 무서운 걸까.
그렇게 이야기하는 너의 눈동자는, 왜 그 찬란한 빛이 사라져있는 걸까.
왜 빛으로 날 매료시키는 게 아니라, 블랙홀처럼 강제로 날 조여서 끌어들이려 하는 걸까.
"프로듀서, 사랑해요, 프로듀서도 절 사랑해주세요, 거부해도 전 살 수 있겠죠, 하지만 필요없어요, 프로듀서가 없는 세상따위 하나도 필요없으니까, 거부하면 같이 죽을 거에요, 프로듀서, 아아, 저만의 프로듀서..."
감상에 잠겨있을 시간따위 없다!
지금은 판단을 내려야 할 시간이다.
살 것인가, 죽을 것인가, 마주할 것인가, 도망칠 것인가-
"...랄까? 후훗..."
서서히 날 아나콘다철럼 조여오던 두 팔이 있던 자리에, 비상계단의 차가운 공기가 불어온다.
코토하의 눈을 다시 한 번 바라본다.
...내가 알던 그 반짝이는 루비 색의 눈이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내 인지를 초월한 것 같은 너무나도 소름끼치는 경험.
차라리 초현실적이라 규정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까.
"...어땠나요?"
...어땠냐니.
뭐가?
아니, 내가 본 건 뭘까?
무엇인지도 모르는 걸 평가할 수 있을까?
"...머, 멋진 연기였는데? 이대로라면 톱의 자리는-"
"그럼 여기서 문제."
말을 끊으며 다시 내게 한 발짝 다가오는 코토하.
조금만 더 다가오면 서로의 숨결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은 거리.
묘한 압박감에, 코토하를 밀어내지도 못한 채 그 자리에 굳어버린다.
살짝, 느리게 고개를 끄덕이는 코토하.
그것을 끝으로,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고민은 모두 해결되었다는 듯이.
살며시 웃어보이며 원래의 코토하로 돌아온다.
"후훗, 들어주셔서 고마워요."
"...내가 뭘, 코토하는 원래부터 연기도 잘 했었잖아?"
나같은 일반인은 누가 연기를 잘 하는지도 잘 모르고, 어떤 상황에서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건 더 모른다고.
그런 건 보통은 감독이 정해주는 거잖아.
목에 맺힌 식은땀을 손으로 닦으며, 최대한 나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행동해본다.
하지만 식은땀을 닦는다는 그 하나의 행동마저도 포착해버린 걸까.
"아, 프로듀서, 혹시 힘드신가요?"
"아? 아, 아니, 난 괜찮아, 정말로."
"힘드시면 여기, 음료수라도 한 병 드세요."
라고 말하며, 푸른색 이온음료 한 병을 내게 건넨다.
어디서 들리는 소문으로는 바지락된장국을 텀블러에 가지고 다니면서 마신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다행히도 적어도 목마를 때 그걸 마시진 않는 모양이다.
음료수병을 받아들고는, 바로 한 모금 마시려 뚜껑에 손을 가져간다.
아니, 그것보다 먼저,
"고마워, 코토하."
고맙다고 대답해주는 것부터 해야겠지.
"별 말씀을요, 프로듀서도 몸 관리 잘 해주세요. 요즘 너무 안 쉬고 일하시는 거 아닌가요?"
얘도 시호랑 똑같은 말을 하고 있네.
...정말로 너무 쉬는 시간 없이 일하고 있는 걸까?
조만간 휴가라도 한 번 내는 편이 나에게도, 아이돌들에게도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응, 알겠어. 잘 마실게."
하고, 음료수 병을 양손으로 잡는다.
힘을 줄 필요도 없이, 뚜껑을 잡고 돌리자 매끄럽게 입구에서 빠진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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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 마지막 기회다...
01~80: 마신다.
81~100: ...잠깐만, 이건...
...잠깐만.
뚜껑이 제대로 닫혀있지도 않다?
먹다 남은 음료인 것도 모자라, 처음부터 나한테 건넬 생각이었다...
물론 코토하가 내게 음식을 가지고 이상한 짓을 할 생각은 없을 거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선 역시 신중해야지.
"...프로듀서?"
"응, 코토하?"
"무슨 일 있으세요?"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오늘따라 뭔가 하시는 행동들이 부자연스러운 거 같은데......음료수를 마시려다 갑자기 멈칫하시는 것도 그렇고..."
아, 그 음료수.
사실은 적당히 화장실에 버리던가 할 생각이었는데.
물론 코토하에겐 미안한 일이긴 하지만, 예전부터 뚜껑이 열려있는 음료수는 안전하다고 확인되지 않으면 그냥 버려버리라고 배웠는걸.
"아, 그게.......점심에 뭘 잘못 먹었나, 속이 좀 안 좋네..."
"...미나코 씨?"
"코토하?"
"아, 혹시 점심에 뭐 드셨나요?"
"그냥 밖에 나가서 주변 식당에서 간단하게 먹고 왔는데."
이건 사실이다.
애초에 내가 바라는 평소의 점심은 맨날 가는 음식점에서 맨날 먹는 규동을 먹는 거라고.
미나코의 그 특제 도시락은 양이 너무 많단 말이야.
그걸 빼놓고 보더라도, 아이돌이 직접 도시락을 싸느라 시간을 허비하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하니까.
"그럼 얼른 가 보시는 게- 아니, 혹시 모르니까 저도 같이 갈까요?"
"아, 아니......그럼 일단 난 가 볼게."
하고 비상계단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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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0: 프로듀서, 괜찮은 걸까... 걱정하면서도 일단은 발걸음을 옮기는 코토하
51~100: ...하나도 배가 안 아픈 거 같은데. 몰래 뒤를 밟는 코토하
먼저 2표
다행히도 코토하가 따라오거나 하진 않는 모양이다.
그 길로 남자화장실로 달려가서는, 소변기에 음료수를 전부 부어버린다.
세면대를 양 손으로 잡고는, 심호흡을 하면서 가쁜 숨을 고른다.
오늘의 코토하는 대체 뭐였지?
아무리 봐도 뭔가 이상하다.
얘가 출연하는 드라마나 TV 프로그램에도 저런 대사는 하나도 없던 걸로 기억하는데...
저 숫자의 정체는 대체 뭐지?
코토하는 대체 무슨 상태길래 음수값이 나온 걸까.
스카우터라는 저 기계장치때문에 일이 이렇게 꼬여버린 것 같기도 하지만...
코토리 씨.
대체 왜 저에게 이런 시련을 안긴 겁니까.
.
.
.
아니지.
고작 4명 가지고 벌써부터 이러면 안 된다.
코토리 씨가 부탁한 52명을 다 채우려면...
...머리가 막막해지지만 일단은 최대한 돌아다녀야 한다.
음료수 병은 대충 휴지통에 버려놓고, 화장실을 나서서 계속 복도를 걷는다.
몇 분, 때로는 수십분이 걸려도, 누군가와 마주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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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가 등장 아이돌 지정
다행히도 이번엔 내가 먼저 저 아이돌이 누군지 알아볼 수 있었다.
...아니, 사실 저 특징적인 머리 색깔과 스타일을 가지고 누군지 못 알아보는 게 더 이상할 거다.
연푸른색의 머리칼이 여러 갈래로 갈라져 있으면서도, 누가 봐도 '정갈하다', '고상하다'라는 느낌을 먼저 받게 되는 저 아이돌은 누구인가.
처음 봐서는 누구도 쉽게 다가갈 수 없을것만 같은 고고한 분위기를 풍기는...
"어, 프호듀- 아야야..."
...저 허당 말이다.
굳이 혀를 깨물었다는 걸 지적해서 또 이상한 소리를 듣고 싶지는 않으니, 일단은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조심해, 츠무기. 여긴 무슨 일이야?"
...넘어가자는 생각이 무색하게도 내 입은 곧바로 츠무기에게 방금 전의 실수를 인지시킨다.
말을 건네며, 시선은 츠무기......는 아니고 츠무기를 인식하는 스카우터에 고정한다.
다행히도 안경을 끼고 있으니 츠무기가 내 시선의 방향을 눈치채진 못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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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주사위
...얘는 또 뭐지?
왜 이렇게 처음부터 다들 이렇게 높은 수치들만 뜨는 걸까.
시호의 53이란 수치가 굉장히 낮게 느껴질 정도로, 다들 92에 85에 90에...
코토하의 마이너스 수치는 그렇다 쳐도, 왠지 모르게 전반적으로 높은 값들만 본 것 같다.
아니면 그냥 단순한 운 문제인 걸까.
"단순히 지나가다 마주친 것을 가지고 굳이 캐물으려 하시다니......혹시, 당신은 다른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과 그 이유를 알지 않으면 안 되는 스토커인 것입니까?"
...그래.
이게 내가 아는 츠무기지.
하도 자주 보는 패턴이라서 이제 그냥 별 생각이 들지 않는다.
정말 예전에는 저것때문에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감조차 오지 않았고, 츠무기의 허당스런 면모같은 것들을 서서히 알아가면서 좀 귀엽기도 한가 생각해 본 적도 있다.
하지만, 이젠 정말로 매일 겪는 일이라 그런지...
아무튼.
"아니, 그런 건 아니고..."
"그래서, 프로듀서는 여긴 무슨 일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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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P의 대답/이후 대화 자유앵커
419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예의 그 망상에 빠진 부녀자의 표정을 한 채, 코토리 씨가 입을 연다.
"물론 그런 건 아니죠. 전투력보다는 훨씬 더 업무에 도움되는 수치랍니다? 흐흐흐..."
아, 이건 절대 아닌 것 같다.
저 음흉한 웃음이 방금 전 내뱉은 말의 반증이야.
대체 무슨 수치인지 들어는 볼까.
아니, 들을 가치도 없어보이-
"그건 바로......아이돌들의 '병든 정도'를 측정하는 스카우터!"
...어?
이거...
"병든 정도면......업무에 문제가 있을지 없을지도 알 수 있겠네요?"
"...네, 네! 그렇죠! 스케줄 관리에도 아주 큰 도움이 될 거에요! 그러니까요!"
뭔가 불안하긴 한데...
설명이 맞기만 하다면 컨디션 관리에 정말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거 같기도 하고...
이걸 어떻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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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디서 약을 팔어
2. 일단 써 보기나 해 보자
먼저 2표
상관없어. 가.
"일단 뭐......감사합니다. 잘 쓸게요."
잘 작동하지 않는다면...
그냥 다른 오래된 기기들이랑 같이 처분해버리지 뭐.
"안경에......이렇게 끼워서 쓰시면 돼요~ 아!"
"네?"
"테스트도 해 볼 겸, 혹시 이번 주 안으로 모든 아이돌들의 수치를 최소 한 번씩 검사해서 저한테 보내주실 수 있나요?"
"...이상한 의도는 아니죠?"
"아, 아, 아니에요! 아이돌들이 얼마나 '병들었는지'를 어떻게 이상한 곳에 쓴다고, 그렇죠! 아하하..."
그러지 마요.
그렇게 말도 더듬고 어색하게 웃으면 멀쩡한 소리를 해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그냥 슬쩍 버려버릴까?
"그, 그럼 전 가 볼게요! 프로듀서 씨도 행운을 빌어요!"
행운을 빈다니.
뭔가 생사를 건 임무에 출격해야 할 것 같은 멘트잖아.
아이돌들이 어디 아픈지 상태 체크하는 게 뭐 그리 어렵다고...
...그럼 일단 대충 좀 돌아다니다 다시 업무나 하러 돌아가볼까-
응?
철컥 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타이밍 좋게 누군가가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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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체는-
+2
미나코다.
성격이 꽤나 상냥하고, 큰 일을 일으키는 것도 아니라서 비교적 마주하기 편한 아이돌 중 한 명이다.
...물론 그건 손에 음식을 들고 있지 않을 때 이야기긴 하지만.
"혹시 배고프신가요?"
"아니, 지금은 괜찮아."
배고파도 너 앞에선 배고프다 하면 안 돼.
행여나 도시락이라도 싸 오면 그 때는...
...미나코에겐 미안한 말이긴 하지만 그럴 때를 대비해서 타카네랑 따로 연락하는 수단이 있으니까.
"그러고 보니, 미나코는 오늘 외부 스케줄은 없었니?"
"음......화보 촬영이 하나 있긴 한데, 지금 당장은 아니에요."
최대한 시선을 미나코와 마주치려 하며, 곁눈으로 스카우터를 살짝 바라보자.
인식 범위가 상당히 좁은 탓일까, 얼굴을 똑바로 마주볼 때만 인식이 되는 모양이다.
몇 초간의 측정 시간이 지나가고, 스카우터에 표시된 수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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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주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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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어...
뭐지?
전혀 아픈 티는 안 내고 있던 거 같은데...
"...저기, 미나코?"
"네, 프로듀서?"
내가 지금까지 아이돌들을 충분히 주의깊게 관찰하지 않았던 걸까?
그게 아니라면, 아이돌들이 그 동안 그런 걸 내게 말하거나 드러낼 정도로 신뢰를 얻지 못한 걸까?
"어디 아픈 건 아니지?"
"네?"
...나, 프로듀서 실격인 걸까?
"너무 무리하지 마. 지금 당장 아이돌로서 빛나는 것보다도, 가장 중요한 건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는 거니까. 알겠지?"
"괜찮아요, 전 프로듀서 씨만 옆에 있으면 돼요."
"미나코..."
...그럴 리가 없잖아.
나 말고 네 가족들도, 동료들도 네게는 전부 소중한 사람들이잖아.
그러니까, 무리하다 몸져누워서 그런 사람들을 걱정시키면 안 되겠지?
"...몸에 어디 이상이 있거나, 힘든 일이 있으면 숨기지 말고 나한테 말해줬으면 좋겠어."
"네, 프로듀서 씨가 그렇게 말씀하신다면......아!"
문을 열고 밖으로 향하던 미나코가, 갑자기 뭔가 떠올렸는지 날 뒤돌아본다.
뭔가 할 말이라도 있는 건가?
"혹시 배고프신가-"
"아니, 난 괜찮으니까. 그럼 가 봐?"
"네~"
...이걸 어쩐다.
조만간 넉넉히 쉬게 해 줘야 하나?
그렇게 생각하며 일정표를 확인하려던 순간-
"아, 프로듀서 씨!"
"...코토리 씨, 여긴 또 왜요?"
"이, 이걸 깜빡하고 안 가져가셔서요! 여기 설명서도 있으니까, 한 번 읽어보세요!"
...설명서도 있었어?
이러면 좀 더 믿음이 갈 것 같기도...
어디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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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asy
2. Normal
3. Hard
먼저 2표
@인생은 언제나 험난한 법
'1부터 100까지 중 100에 가까울수록 프로듀서가 위험한 상태니 조심하세요! 만약 프로듀서가 한 순간이라도 관리에 소홀해진다면...'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이야기였네.
그건 그렇고, 미나코가 92라니.
안색은 전혀 어디 아픈 데 없는 것 같아보였는데.
만약 쉬게 하고, 돌아와서도 수치가 똑같거나 큰 차이 없으면 조만간 아이돌들에게 정밀 건강검진이라던가 받아오게 해야겠다.
...어, 잠깐?
"어, 코토리 씨?"
"네?"
"여기, 이 쪽이 좀 이상한데......아이돌이 아니라 제가요?"
"네?......틀린 곳은 없는 거 같은데요?"
뭔가 좀 이상하다.
내 일자리가 위험하단 뜻인가...
...생각해보면, 이 회사 아이돌들 말고 다른 직원들은 엄청 일 시키면서도 복지는 안 챙겨주긴 했어.
아니, 애초에 아이돌 52명을 한 사람이 맡는 것부터 문제가 너무 많은데.
"아무튼, 부탁 잊지 않으셨죠?"
"아, 네. 최대한 빨리 조사해서 보내드릴게요."
"기대하고 있을게요~"
하고는 문을 닫고 나가버리는 코토리 씨.
...그런데 뭘 기대한다는 거야?
조사 결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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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는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할까?
+3까지 자유앵커
고파졌다...
마침 그 쪽에서 처리할 것도 있고, 스카우터에 대해 혼자서 좀 생각을 해 봐야 할 것 같으니까.
그나마 그래도 사장님도 남자분이라 그런지 성별을 나눠서 화장실을 따로 만들어놓긴 했다.
뭐, 이 정도 극장에 그게 구분이 안 되어있으면 그게 훨씬 우스운 일인 것도 사실이지만.
다행히도 화장실을 가는 도중에는 누구도 마주치지 않았다.
좌변기에 앉은 채 잠시 미나코의 상태와 높은 숫자에 대해 생각해본다.
92...
100이 최대치라 그랬으니 92라는 건 상태가 상당히 안 좋다는 뜻이겠지.
자칫하면 아이돌 활동을 쉬거나, 최악의 경우엔 아예 손을 놔야 할 이상으로 번져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100에 가까울 수록 심각하다고 그랬지,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는 아예 모르니까...
...그런데 그렇다고 하기엔, 정말로 아무런 이상 증세도 보이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한데.
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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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33: 내가 너무 부주의했던 모양이다. 진실은 베일 속에 싸인 채 자책하는 P
34~66: 확실히 뭔가 좀 미심쩍은데. 다른 아이돌들을 살펴보면서 생각해봐야지
67~99: ...확실해. 몸상태의 문제는 아니야.
100: ???
먼저 2표
확실히 이건 몸상태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아이돌 일을 하면서 그 많은 양의 요리까지 만드는데, 몸에 이상이 있다면 바로 티가 났을 것이다.
내가 아닌 본인이 그걸 가장 먼저 인지했을 것이기도 하고.
시즈카나 시호같은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붙이는 과라면 모를까, 미나코는 아무리 봐도 그런 쪽의 성격은 아니기도 하고.
그렇다면...
...'병들다'의 뜻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일까?
만약에 그렇다면, 미나코의 그 92라는 수치는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어쩌면, 난 보아서는 안 되는 것을 보려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이제 머릿속에서는 스카우터가 정확히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추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 92라는 수 하나만으로는 답을 찾을 수 없다.
더 많은 사례를 수집해 추론해내거나, 아니면 코토리 씨를 찾아가 직접 물어봐야겠지.
그리고 그 중 내가 선택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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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단 아이돌들을 더 봐야 한다
2. 코토리 씨!
먼저 2표
홀 2
그래, 기왕이면 코토리 씨를 추궁하더라도 확실한 증거를 댈 수는 있어야 하잖아?
설마 지금 당장 무슨 일이 터지기야 하겠어...
화장실을 나서서 발걸음을 옮기는 곳은 대기실.
지금은 당장 공연이 없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아이돌들은 별다른 스케줄이 없으면 이 쪽에서 다른 아이돌들과 노는 모양이니, 빠르게 여러 아이돌들을 만나보려면 대기실에 가는 편이 가장 좋을 것이다.
사람이 많다면, 그 중 한 명에게 무슨 일이 생겨도 빠르게 대처하기 쉽기도 하고 말이지.
값도 다양하게 나와주면 금상첨화일텐데.
그렇게 생각하며 복도를 걷고 있을 즈음, 저 멀리서 익숙한 실루엣이 보인다.
보아하니 코토리 씨나 미사키 씨는 아닌 것 같고, 아이돌들 중 한 명인 것 같은데.
대기실에 가기도 전에 마주친 저 아이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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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까~요?
+3
짝수 시호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둘 다 원래의 나이보다 훨씬 성숙한 모습을 보이는 페어리 아이돌이다.
그리고, 지금 내가 가장 걱정하고 있는 아이돌 중 한 명.
가정 상황으로 인한 강박감때문에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던 점은 지금에 와서는 많이 개선되었지만, 특유의 노력파적인 성향과 겹쳐져서 때로는 자기 자신을 무리하게 몰아붙이는 모습을 보이는 점은 아직 걱정되긴 한다.
만약에 저 스카우터가 여기서 높은 값을 표시한다면 코토리 씨의 설명이 어쩌면 얼추 맞을 수도 있다는 거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시호 쪽을 잠시 빤히 바라보아본다.
...스카우터는 아무 반응이 없다.
역시 가까이 다가가야 인식할 수 있는 건가.
그건 그렇고, 아이돌들이 아닌 다른 사람들은 인식을 하지 못하는 건지 가까이 가도 반응이 없는 것도 그렇고, 여러모로 참 신기한 물건이다.
건드릴 수 있는 환경설정은 있으려나.
잠시 생각에 빠져있는 그 때,
"프로듀서?"
"어? 어, 응, 시호?"
"무슨 일로 그렇게 깊게 생각에 잠겨 계신 건가요?"
어느새 내 옆에 다가온 시호가 말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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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주사위
이미 지났지만 그냥 굴려보자...
01~50: 규칙은 규칙이다. 3번째에서 끊자.
51~100: 에이 그래도 연재하기 전까진 쭉 주사위 받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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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생각하던 것보다는 낮은, 하지만 절대 객관적으로 낮다 하긴 힘든 미묘한 수치다.
...아니지.
방금 전까지 내가 착각하던 '아이돌들의 컨디션이 안 좋은 정도'라고 하면 그렇겠지.
하지만, 이젠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저 53이랑 아까 전의 92가 무슨 수치를 의미하는 건지 난 모른다.
단지 힌트가 있다면 '아이돌들이 병든 정도'라는 단어와 뭔가 연관이 있다는 건가.
"...저기, 프로듀서?"
"어, 시호. 그게..."
시호가 내게 말을 걸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날 살짝 올려다보는 시호.
어디 보자, 그러니까...
...무슨 일로 그렇게 생각에 잠겨있냐, 라는 거였나?
"혹시 내가 다른 쪽에 너무 집중하느라, 너희들 컨디션을 제대로 챙기진 못하고 있나 싶어서. 몸이 안 좋은데 스케줄을 억지로 강행하거나 하는 일은 없어야 하잖아?"
"제 컨디션은 제대로 관리하고 있으니까, 프로듀서는 너무 걱정하진 않으셔도 돼요."
...확실히, 시호도 많이 부드러워지긴 했구나.
"그래 그래, 그래도 힘들어서 쉬거나 그러면 나한테 연락 정도는 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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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시호의 대답 + 주사위
주사위 컷은 75입니다
'프로는 몸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는 건, 프로듀서 님 한테도 해당되는 말이니까요. 좀 더 신경 써 주세요.
"윽..."
부정할 수 없는 말이다.
프로덕션이 꽤 좋은 상승세를 타고있는 만큼, 시간이 갈 수록 할 일이 늘어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사장님에게 다른 프로듀서를 채용해 보는 건 어떠냐고 몇 번 건의는 해 보았지만, 어째서인지 아직까지 진전이 없다.
사장님이 전부 묵살한 건지 어쩐 건지는 모르지만, 이대로 간다면 더 이상 나도 버틸 수 없는 때가 오겠지...
"프로듀서 님은 제대로 쉬고 계신 건가요?"
"나? 아, 응, 물론이지."
"프로는 몸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 프로듀서 님이 말씀해주신 거니까요."
한 방 먹었다.
시호에게 예전에 해 줬던 말이 이렇게 돌아올 줄은 몰랐네.
...사장님한테 한 번 더 부탁해볼까.
아니면 조만간 휴가라도 내 볼 수도 있고...
"프로듀서 님도, 조금 더 신경 써 주세요- 어?"
뭔가 발견했다는 듯이 눈동자가 살짝 커지더니, 내게 더 가까이 다가오는 시호.
"안경에, 이거......뭔가요?"
안경에 붙어있는 스카우터를 발견한 모양이다.
이렇게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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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프로듀서의 대답/그 뒤 대화내용 자유앵커
들킬까봐 겁났다....
시호 “에? 그게 무슨...아니 잠깐만 대답은 하고 가야지! 야!”
"...네? 프로듀서, 그건-"
금시초문이라는 듯이 당황하는 시호.
이 기회를 노려 밀어붙여서 위기를 빠져나가도록 하자.
"항상 하고 다녔었는데, 이제야 알아보네..."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듯이 그 자리에서 잠시 얼어붙는다.
뭐라 말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는 건지, 말을 더듬어가면서 뭔가 문장을 만들려 애를 써 본다.
하지만 난 그걸 한가롭게 듣고 있을 생각은 전혀 없다는 게 문제지.
발걸음을 대기실 쪽으로 다시 옮긴다.
"어.......그.......어? 아니, 프로듀서, 잠깐만요!"
발걸음을 조금 더 빨리 옮겨 코너를 돈다.
뒤에서 시호가 날 부르는 목소리가 들리지만...
...어쩔 수 없는 거야.
응.
전부 코토리 씨 잘못인 거니까.
"대답은 하고..."
타이밍 좋게 나타난 비상계단.
그대로 몸을 돌려 문을 열고 들어간다.
시호가 뭐라 중얼거리는 소리를 뒤로, 아래층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미안해, 시호.
나중에 고양이 열쇠고리라도 하나 사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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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대기실에서 마주칠 아이돌 이름 + 주사위
주사위가 40이 넘으면 등장, 아니면 기각됩니다.
"안녕하세요~"
"아, 프로듀서! 여긴 무슨 일이신가요?"
미야랑...
...코토하니.
코토하는 굉장히 가녀린 이미지라 그런가, 처음엔 체력에 문제가 있을지 괜히 걱정이 되기도 했다.
물론 그게 기우라는 걸 깨닫는 데는 시간이 그리 많이 필요하지 않았다.
펜싱을 한 적도 있었다고 하니, 아이돌들 중에서도 체력은 의외로 꽤 좋은 편이었다.
...우미라던가, 마코토라던가 하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한다면.
오히려 은근히 멘탈이 약한 모습을 보여줬었지.
사실 아이돌로서 현재 가장 큰 약점을 꼽으라 한다면 보컬-
...여기까지 하자.
아무튼, '병든'이라는 키워드랑 꽤나 연관성 있어보이는 아이돌 중 한 명이 코토하라는 거다./
결과값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결정적인 실마리가 될 수도 있겠지.
"잠깐 쉬면서 여기 들른 것 뿐이야. 너희들은?"
미야와 코토하라.
같은 유닛으로 활동한 적이 두 번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둘 간의 관계가 특별히 좋거나 나쁘냐 물어보면 그건 아니긴 하다.
그런데 이 둘이 단둘이서 여기서 무슨 일일까.
"아, 그게, 미야오 씨가 여기 '넷X릭스'라는 걸 소개시켜 준다고 해서..."
넷플X스 좋지.
재밌는 드라마들도 꽤 많아서 코토하 정도 나이대 아이돌들이라면 다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약간 의외긴 하네.
그나마 치하야 정도는 모를 수 있겠다 생각은 했어도...
그렇게 생각하면서, 노트북 앞에 모여앉은 미야와 코토하를 바라본다.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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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야
2. 코토하
먼저 2표
병은 전혀 안 걸릴 것 같은 느낌이지.
아파서 레슨을 빼거나 한 적도 없는 것 같고...
만약에 미야에게서도 높은 값이 나온다면 코토리 씨의 진술을 좀 더 의심하게 되겠지.
"아, 미야는 그러고 보니 어떤 플랜으로 끊었어?"
"아~ 저는, 스탠다드로 끊었답니다~?"
그 이후 코토하의 경우와 비교해보면...
만약 미야가 낮고 코토하가 높게 나온다면 아마 그 '병'이라는 키워드가 어느 정도는 사실일 가능성이 높단 뜻이다.
물론 이런 추론도...
...에이, 모르겠다.
일단 보고 생각하는 게 맞겠지.
바로 확인해 볼 수 있으면서도 그런 가설부터 세우는 건 좀 그렇지, 역시?
"혹시 화질때문에 그런 거야?"
"아~ 그게 아니라..."
이미 수치에 정신이 팔려 미야의 말은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상황.
약간의 로딩이 끝나고, 스카우터의 유리에 표시되는 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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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주사위
이번에도 높은 값
또 98이 나오네요.
하지만 난 약속한 건 철저히 지키는 작가(이런 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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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시호보다 현저히 높은 수치다.
오히려 미나코에 가까운 정도로 높은 값.
"저, 미야?"
"네~?"
"...아니다."
"무슨 일이신가요~?"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아니다.
신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미야는 스스로를 혹사시킬 성격은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그렇게 굴리도록 놔둘 성격도 아니고...
...그런 아이돌이 저런 높은 수치가 나온다?
뭔가 있다.
내가 미야에 대해서 아직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건, 확실히 육체적인 병을 측정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며, 이번엔 고개를 코토하 쪽으로 돌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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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주사위.
콭인 만큼 알고리즘이 약간 변경됩니다
(다이스 최댓값) + (콤마 합)/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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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그럼 그렇지.
아무리 하이테크 기계라 해도 99%에서 잠시 멈추는 건 어쩔 수 없는 건가.
아니, 그건 그렇고, 이거 완전히 새 기계잖아.
설마 3번 측정하고 벌써부터 성능 저하가 오는 건가.
'-96'
...네?
이거 분명히 0부터 100까지라 하지 않았어?
왜 음수 값이 나오는 거지.
이건 또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하는 건가...
"코토하?"
"...아, 프로듀서?"
"혹시 아픈 데 있어?"
"아, 전 괜찮아요. 이래뵈도 건강 관리는 꾸준하게 하고 있으니까요."
"그럼 혹시 상담할 거라던가, 고민거리는?"
"아, 그게..."
살짝 고개를 숙이는 코토하.
얘는 자기 자신이 도움이 필요할 때 혼자서 끙끙 앓는 것만 어떻게 하면 될 것 같은데.
원체 멘탈이 엄청 강한 것도 아닌데 혼자서 너무 많은 걸 짊어지려 하니까, 이런 부분을 세세하게 신경써주지 않으면 혼자서 와르르 무너져버리는 일도 있을 수 있다.
아무래도 타이밍이 좋았나 보구만.
스카우터가 이렇게 도움을 주네...
"...여기서 이야기하긴 좀 그렇고, 혹시 자리를 좀 옮길 수 있을까요?"
"응? 아, 당연하지. 어디로 갈까?"
"둘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상관없어요."
...그렇다면...
보통 코토하는 이럴 땐 옆에 메구미나 엘레나가 있었는데 말이야.
걔네들에게도 밝히기 싫다는 건 트라비 내부의 문제인 건가?
그렇게 생각하며, 대기실에서 발걸음을 옮긴다.
.
.
.
"...여기?"
"네, 여기면 될 거 같아요."
"하지만 더 좋은 장소들이-"
"아니에요, 생각이 정리된 것 같으니까 여기서 말해도 되죠?"
...정말로?
비상계단에서??
사무실이라던가, 더 괜찮은 곳들도 많잖아.
공기도 안 좋은데, 여기서 길게 있어봤자 좋을 건 하나도 없는데.
...그래도 일단 부탁이니까, 들어주는 게 맞겠지...
"응, 코토하. 무슨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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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코토하가 할 말/행동 자유앵커
...저 질문에는 어떤 의도가 담겨있는가... 나는 무슨 대답을 해야하는가...
...코토하?
"사랑해요, 프로듀서."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두 팔을 내게 둘러온다.
코토하의 따스한 온기가 내 품에 전해진다.
하지만-
"사랑해요, 정말 사랑해요 프로듀서..."
분명히 나도 코토하를 싫어하는 건 아닌데,
오히려 수십번을 코토하의 어프로치 때문에 고뇌해오고, 어떻게 방어해야 하나, 막지 않아도 되나 유혹에 시달렸지.
그런데, 대체 왜...
"저, 처음부터, 데뷔 하기 전에 오디션에 합격했을 때 프로듀서를 처음 봤을 때부터, 프로듀서만을 쭉 바라봐왔답니다?"
지금의 너는, 사랑스럽기보다도, 무서운 걸까.
그렇게 이야기하는 너의 눈동자는, 왜 그 찬란한 빛이 사라져있는 걸까.
왜 빛으로 날 매료시키는 게 아니라, 블랙홀처럼 강제로 날 조여서 끌어들이려 하는 걸까.
"프로듀서, 사랑해요, 프로듀서도 절 사랑해주세요, 거부해도 전 살 수 있겠죠, 하지만 필요없어요, 프로듀서가 없는 세상따위 하나도 필요없으니까, 거부하면 같이 죽을 거에요, 프로듀서, 아아, 저만의 프로듀서..."
감상에 잠겨있을 시간따위 없다!
지금은 판단을 내려야 할 시간이다.
살 것인가, 죽을 것인가, 마주할 것인가, 도망칠 것인가-
"...랄까? 후훗..."
서서히 날 아나콘다철럼 조여오던 두 팔이 있던 자리에, 비상계단의 차가운 공기가 불어온다.
코토하의 눈을 다시 한 번 바라본다.
...내가 알던 그 반짝이는 루비 색의 눈이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내 인지를 초월한 것 같은 너무나도 소름끼치는 경험.
차라리 초현실적이라 규정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까.
"...어땠나요?"
...어땠냐니.
뭐가?
아니, 내가 본 건 뭘까?
무엇인지도 모르는 걸 평가할 수 있을까?
"...머, 멋진 연기였는데? 이대로라면 톱의 자리는-"
"그럼 여기서 문제."
말을 끊으며 다시 내게 한 발짝 다가오는 코토하.
조금만 더 다가오면 서로의 숨결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은 거리.
묘한 압박감에, 코토하를 밀어내지도 못한 채 그 자리에 굳어버린다.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연기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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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프로듀서의 대답 자유앵커
'토모카의 프레셔와 비슷한 느낌이라면… 저건 진짜다. 토모카가 연기를 하지 않는 것처럼, 지금의 코토하도 연기를 한 게 아니야. 하지만, 그렇다면…'
"…내가 답을 알고 있다고 하면, 코토하는 그걸 믿어줄 거야? 그리고, 내가 그걸 지금 당장은 대답해 줄 수가 없다고 말한다면… 받아들여줄 수, 있어……?"
프로듀서는 부담이 되는 표정을 지으면서 말한다.
그러나 코토하의 답변은 충격적이었으니...
코토하 "연기가 아니랍니다!"
P “응? 코토하?”
손을 잡는다
P “쓸데없는 걱정은 할 필요 없단다, 너도 미음속 깊은 곳에서는 알고 있잖아?“
최대한 조심스럽게, 교묘하게 답을 피해보는 게 최선이겠지.
"...코토하."
"네?"
"...내가 답을 알고 있다고 하면, 코토하는 믿어줄 거야?"
"..."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날 지그시 바라본다.
부정인지 긍정인지 알 길은 없다.
하지만, 확실한 건 여기서 막혀버리면 안 하느니만 못한 대답이 되어버린단 것.
...일단 나 자신을 믿고 밀고 나가자.
"그리고, 그걸 지금 당장 대답할 수 없다고 한다면......받아들여줄 수 있니?"
"...프로듀서..."
애틋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며 입을 여는 코토하.
...미안해.
지금 당장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네 감정을 어떻게든 이용해보려 하는 프로듀서라 미안해.
"...정말로, 멋진 연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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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0: "...들어주셔서 고마워요. 음료수라도 마실래요?"
51~100: "...들어주셔서 고마워요..."(우울)
먼저 2표
그것을 끝으로,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고민은 모두 해결되었다는 듯이.
살며시 웃어보이며 원래의 코토하로 돌아온다.
"후훗, 들어주셔서 고마워요."
"...내가 뭘, 코토하는 원래부터 연기도 잘 했었잖아?"
나같은 일반인은 누가 연기를 잘 하는지도 잘 모르고, 어떤 상황에서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건 더 모른다고.
그런 건 보통은 감독이 정해주는 거잖아.
목에 맺힌 식은땀을 손으로 닦으며, 최대한 나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행동해본다.
하지만 식은땀을 닦는다는 그 하나의 행동마저도 포착해버린 걸까.
"아, 프로듀서, 혹시 힘드신가요?"
"아? 아, 아니, 난 괜찮아, 정말로."
"힘드시면 여기, 음료수라도 한 병 드세요."
라고 말하며, 푸른색 이온음료 한 병을 내게 건넨다.
어디서 들리는 소문으로는 바지락된장국을 텀블러에 가지고 다니면서 마신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다행히도 적어도 목마를 때 그걸 마시진 않는 모양이다.
음료수병을 받아들고는, 바로 한 모금 마시려 뚜껑에 손을 가져간다.
아니, 그것보다 먼저,
"고마워, 코토하."
고맙다고 대답해주는 것부터 해야겠지.
"별 말씀을요, 프로듀서도 몸 관리 잘 해주세요. 요즘 너무 안 쉬고 일하시는 거 아닌가요?"
얘도 시호랑 똑같은 말을 하고 있네.
...정말로 너무 쉬는 시간 없이 일하고 있는 걸까?
조만간 휴가라도 한 번 내는 편이 나에게도, 아이돌들에게도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응, 알겠어. 잘 마실게."
하고, 음료수 병을 양손으로 잡는다.
힘을 줄 필요도 없이, 뚜껑을 잡고 돌리자 매끄럽게 입구에서 빠진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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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 마지막 기회다...
01~80: 마신다.
81~100: ...잠깐만, 이건...
먼저 2표
뚜껑이 제대로 닫혀있지도 않다?
먹다 남은 음료인 것도 모자라, 처음부터 나한테 건넬 생각이었다...
물론 코토하가 내게 음식을 가지고 이상한 짓을 할 생각은 없을 거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선 역시 신중해야지.
"...프로듀서?"
"응, 코토하?"
"무슨 일 있으세요?"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오늘따라 뭔가 하시는 행동들이 부자연스러운 거 같은데......음료수를 마시려다 갑자기 멈칫하시는 것도 그렇고..."
아, 그 음료수.
사실은 적당히 화장실에 버리던가 할 생각이었는데.
물론 코토하에겐 미안한 일이긴 하지만, 예전부터 뚜껑이 열려있는 음료수는 안전하다고 확인되지 않으면 그냥 버려버리라고 배웠는걸.
"아, 그게.......점심에 뭘 잘못 먹었나, 속이 좀 안 좋네..."
"...미나코 씨?"
"코토하?"
"아, 혹시 점심에 뭐 드셨나요?"
"그냥 밖에 나가서 주변 식당에서 간단하게 먹고 왔는데."
이건 사실이다.
애초에 내가 바라는 평소의 점심은 맨날 가는 음식점에서 맨날 먹는 규동을 먹는 거라고.
미나코의 그 특제 도시락은 양이 너무 많단 말이야.
그걸 빼놓고 보더라도, 아이돌이 직접 도시락을 싸느라 시간을 허비하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하니까.
"그럼 얼른 가 보시는 게- 아니, 혹시 모르니까 저도 같이 갈까요?"
"아, 아니......그럼 일단 난 가 볼게."
하고 비상계단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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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0: 프로듀서, 괜찮은 걸까... 걱정하면서도 일단은 발걸음을 옮기는 코토하
51~100: ...하나도 배가 안 아픈 거 같은데. 몰래 뒤를 밟는 코토하
먼저 2표
다행히도 코토하가 따라오거나 하진 않는 모양이다.
그 길로 남자화장실로 달려가서는, 소변기에 음료수를 전부 부어버린다.
세면대를 양 손으로 잡고는, 심호흡을 하면서 가쁜 숨을 고른다.
오늘의 코토하는 대체 뭐였지?
아무리 봐도 뭔가 이상하다.
얘가 출연하는 드라마나 TV 프로그램에도 저런 대사는 하나도 없던 걸로 기억하는데...
저 숫자의 정체는 대체 뭐지?
코토하는 대체 무슨 상태길래 음수값이 나온 걸까.
스카우터라는 저 기계장치때문에 일이 이렇게 꼬여버린 것 같기도 하지만...
코토리 씨.
대체 왜 저에게 이런 시련을 안긴 겁니까.
.
.
.
아니지.
고작 4명 가지고 벌써부터 이러면 안 된다.
코토리 씨가 부탁한 52명을 다 채우려면...
...머리가 막막해지지만 일단은 최대한 돌아다녀야 한다.
음료수 병은 대충 휴지통에 버려놓고, 화장실을 나서서 계속 복도를 걷는다.
몇 분, 때로는 수십분이 걸려도, 누군가와 마주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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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가 등장 아이돌 지정
내 사심이다!
다행히도 이번엔 내가 먼저 저 아이돌이 누군지 알아볼 수 있었다.
...아니, 사실 저 특징적인 머리 색깔과 스타일을 가지고 누군지 못 알아보는 게 더 이상할 거다.
연푸른색의 머리칼이 여러 갈래로 갈라져 있으면서도, 누가 봐도 '정갈하다', '고상하다'라는 느낌을 먼저 받게 되는 저 아이돌은 누구인가.
처음 봐서는 누구도 쉽게 다가갈 수 없을것만 같은 고고한 분위기를 풍기는...
"어, 프호듀- 아야야..."
...저 허당 말이다.
굳이 혀를 깨물었다는 걸 지적해서 또 이상한 소리를 듣고 싶지는 않으니, 일단은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조심해, 츠무기. 여긴 무슨 일이야?"
...넘어가자는 생각이 무색하게도 내 입은 곧바로 츠무기에게 방금 전의 실수를 인지시킨다.
말을 건네며, 시선은 츠무기......는 아니고 츠무기를 인식하는 스카우터에 고정한다.
다행히도 안경을 끼고 있으니 츠무기가 내 시선의 방향을 눈치채진 못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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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주사위
...얘는 또 뭐지?
왜 이렇게 처음부터 다들 이렇게 높은 수치들만 뜨는 걸까.
시호의 53이란 수치가 굉장히 낮게 느껴질 정도로, 다들 92에 85에 90에...
코토하의 마이너스 수치는 그렇다 쳐도, 왠지 모르게 전반적으로 높은 값들만 본 것 같다.
아니면 그냥 단순한 운 문제인 걸까.
"단순히 지나가다 마주친 것을 가지고 굳이 캐물으려 하시다니......혹시, 당신은 다른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과 그 이유를 알지 않으면 안 되는 스토커인 것입니까?"
...그래.
이게 내가 아는 츠무기지.
하도 자주 보는 패턴이라서 이제 그냥 별 생각이 들지 않는다.
정말 예전에는 저것때문에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감조차 오지 않았고, 츠무기의 허당스런 면모같은 것들을 서서히 알아가면서 좀 귀엽기도 한가 생각해 본 적도 있다.
하지만, 이젠 정말로 매일 겪는 일이라 그런지...
아무튼.
"아니, 그런 건 아니고..."
"그래서, 프로듀서는 여긴 무슨 일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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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P의 대답/이후 대화 자유앵커
"아, 아니라면 미안... 근데, 그 캐리어는 뭐니?"
"아, 네?! 저기, 그게... 으흠."
"프로듀서, 잠시 저랑 같이... 가, 같이...... 카나, 카나ㅈ... 카나자와에..."
"카나가 뭐 어쨌다고?"
"" 빠지익
...아니 내가 또 뭘 어쨌다고...
담당 아이돌의 말 하나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다니, 당신은 정말 바보인가요?!
...아무튼 그래서 방금 뭐라고 말한거야?
"츠무기를 보러 왔는데?"
츠무기의 얼굴이 갑자기 빨갛게 물들어간다.
"무무무, 뭐, 뭐라능교!"
부끄러움을 이겨내지 못한 건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려버린다.
이 맛에 츠무기 놀리는...
아니다, 여기서 더 했다간 츠무기 울 수도 있을 거 같아.
"미, 미안......그런데, 손에 든 그 캐리어는 뭐니?"
"아, 네!? 아, 저기 그게..."
무슨 일이지.
빨리 퇴근해서 어디로 가야 하는 건가.
설마 갑자기 집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그, 프로듀서, 잠시 저랑 같이.......가, 같이..."
...그렇다고 하기엔 뭔가 엄청 부끄러워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 카나......카나자와에..."
...카나?
그 뒤에 뭐라고 한 것 같긴 한데, 너무 목소리가 작아서 잘 들리지 않았다.
야부키 카나...
...아니, 이 카나하고는 별 상관 없나.
"카나?"
"...당신이라는 사람은 정말......!"
아니, 내가 왜!
"담당 아이돌의 말 하나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다니, 당신은 정말 바보인 건가요?"
내 담당 아이돌이 몇 명인데...
52명을 동시에 혼자서 맡고 있으면, 정신줄 하나 잡고 있는 것도 고역이라고.
"...미안, 그래서 방금 뭐라고 말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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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츠무기의 대답/행동 자유앵커
“다시 말할게요. 카나자와에 함께 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