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부터 아이돌에 대해 선망을 가졌던 나는 아이돌이라는 직책을 꿈꿨지만, 결국 현실을 인지하고 아이돌이라는 빛을 닦아주는 걸레, 프로듀서가 되기로 했다.
처음에는 여기저기 방황했다. 꿈은 높은데 현실은 시궁창이었던 그 때는, 이 업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체로 그저 즐겁기만 했다.
그리고...
P "끄응..."
생각했더니 힘들다. 아마도 이 기억은 나와 함께 평생을 갈 것 같다.
뭐, 어쪘든 현재는 미시로 프로덕션, 흔히 346이라고 불리는 대기업에서 수많은 아이돌들을 프로듀싱하고 있다. 내 능력을 보고 도산한 회사에서 방황하고 있던 나를 구해진 고마운 기업이긴 하다. 정확히는, 고마운 상무, 아니 전무님이시다.
미시로에 스카웃되고 나서 가장 처음 느낀점은, 역시 대기업이라는 것이다. 좋은 쪽으로도, 안좋은 쪽으로도. 업무를 할 때면 저 옆의 초록색 악마를 찢고 죽이고 싶지만(분명 초록색 피가 흐르겠지), 통장을 확인하면 언제나 머뭇거리게 만든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상식적으로 새로 아이돌을 스카우트하면 좀 인원을 보충해줘야되는거 아닌가? 축구도 감독 하나 당 11명이라고. 젠장 일본놈들. 이런 마인드니까 전설의 1군이 안나오지.
P "하아..."
이러니저러니해도 나는 말을 잘듣는 개다. 멍멍왈왈. 오늘도 출근이나 해야지. 진짜 인원 보충은 없어도 되니까 저 초록색 악마안 교체해주세요 전무님.
끼익
P "여."
어느 때와 같은 평범한, 대충대충의 인사. 아무도 없었으면 좋겠다. 아무리 나라도 누가 보고 있는 탕비실에서 머리를 깜는건 조금 신경쓰인다.
리야무 "하..."
아. 누가 있네. 아직 나를 못본 것 같다.
저 아이의 이름은 유메미 리야무. 여러 의미로 아까운 아이다. 저 아이의 외면은 일반인이라고는 도저히 말하기 힘들 정도로 아까운 쭉쭉빵빵이고, 저 아이의 내면은 일반인이라고는 도저히 말하기 힘들 정도로 쓰래기다. 아마도 타는 쓰래기. 아마 스카우트 담당은 변태일 것이다. 변태 새끼.
서로 알게된지는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그닥 어색하지는 않다. 어색하기에는 너무 피곤하다. 업무 외에 그 어떠한 것도 나의 감정을 끌어오지 못한다. 업무나 워낙 O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건 자랑은 아닌 것 같다.
P "그 질문에 대해서는 불만은 없지만, 그게 네 입에서 나온다는 점에서는 불만이 넘치네."
사쿠라 "아! 벌써 시간이네요!"
리야무(임유진) "진짜?! 이런 아침부터 찍는거야?!"
사쿠라 "리야무씨! 촬여이예요 촬영!"
P "그 드립은 아직 짬이 안되서 쓰면 안돼."
사쿠라 "자자! 빨리 가요!" 팔 질질
리야무(임유진) "으에!? 팔에 닿는 현역 JK 아이돌의 가슴 초 럭키긴 한데, P님 도와줘어!!!" 질질
끼익, 찰칵
P "...사쿠라가 원래 저런 캐릭터였나." 긁적
P '머리가 깜으로 가야지.'
뭔가... 정신없이 흘러갔다. 사실 핑크빛 머리에 존O 큰, 진짜 농담이 아니고 엄청 큰 가슴을 가지고 있는 폐급 쓰래기 유메미 리야무가 유진이라니. 3류 소설에서도 너무 3류라고 배척될만한 스토리다. 내가 사는 세계의 신은 그리 좋은 스토리텔러는 아닌 것 같다.
쏴아아!
P "하..."
탕비실의 차가운 물이 머리에 닿자 무언가 싸한 기분이 든다. 리야무가 사실 유진이하는 소식을 알게 되었을 때... 정말 놀랐다. 시소가 영어로 무엇인지를 알았을 때 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 그리고 지금 겨우 차가운 물로 벌렁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니, 안에 남은 것은 단순한 충격이 아니라 무언가 그 너머에 존재한 것 같다. 충격의 너머에 존재하는... '충격'이라는 단어로는 그 의미를 고스란히 표현할 수 없는 강렬한 감정. 너무 놀라 반응이 아닌 정지로 표현되는 감정.
치히로 "정말... 제가 몇번을 말해야겠어요? 제발 머리는 집에서 감고 오라고요! 아이들이 뭘 배우겠어요? 하필이면 우리 아이돌들은 전부 성년이 아니라 미성년자들도 많은데, 그런 아이들이 집에 가서 뭐라고 말할 것 같나요? 우리 프로듀서는 탕비실에서 머리를 감는 비위생적인 인간이다? 당신이라면 당신의 아이를 탕비실에서 머리나 감는 인간에게 맞길 수 있나요? 이건 위생의 문제를 넘어서 인간 신뢰의 문제로써..." 잔소리
사회자 "하하하... 제가 한방 먹었네요. 역시 IQ 150의 멘사 아이돌 오오이시 이즈미!"
방청객 "오오오!"
이즈미 '...정말 이런 작위적인 연출이 먹히는걸까?' 고민
사회자 "오늘 그 뛰어난 두뇌로 맹활약! 기대하겠습니다!"
방청객 "와아아!"
이즈미 "...열심히 하겠습니다." 꾸벅
사회자 "와하하! 역시 쿠-울하네요! 다시 돌아와서! 에스카르고란 무엇이냐!"
사회자 "자료화면, 참조하시죠!"
(자료화면)
성우 "맛의 고장 프랑스! 그리고 프랑스하면 떠오르는 독특한 요리! 바로..."
성우 "달팽이 요리, 에스카르고입니다!"
방청객 "...!" 여러소리 웅성웅성
성우 "보통 식재료가 '달팽이'라는 것에서 거부감을 가지는데요, 실제로 먹어보면 굉장히 고소하다고 합니다!"
성우 "삶은 달팽이에 여러 재료를 이용해서 맛을 내는 에스카르고! 과연 오늘 '수영장에 들어있는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현하는 아이돌들은 어떤 에스카르고를 보여줄까요!"
사쿠라 '역시 코너명 구린 것 같아.' 끄덕
성우 "기대하겠습니다!!!"
방청객 "와아아아!!"
사회자 "...네에! 에스카르고란 바로 이런 요리인데요! 우리 아이돌들의 반응을 볼까요!"
리아무(임유진) "에에?! 달팽이라니!! 완전 무리무리무리! 초오 무리!!" 도리도리
아코 "프랑스 요리... 비싼 고급 음식, 에스카르고 달팽이, 달팽이 사육... 어라 혹시 이거?" 번뜩
아키라 "...달팽이는 메탈슬러그 방송 때문에 좀 지겨울 정도네요." 긁적
아카리 "에? 에? 그, 그러니까... 가, 가끔 사과에 달팽이가 달려있을 때가 있과!" 허둥지둥
사회자 "하하하! 모두 개성넘치는 대답이네요! 넘치는 열정, 좋습니다!!"
리아무(임유진) "아니아니, 나 못하겠다니까?!"
사회자 "자! '수영장에 들어가있는 냉장고를 부탁해'의 규칙은 간단합니다! 저기 수영장을 보시면, 가운데에 길이 있죠? 저 길을 쭉 따라서가면 끝에는 작은 냉장고들이 여러개 있습니다! 제한시간 내에 냉장고를 가져오면 그 냉장고 안에 있는 재료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단, 싫어해도 무조건 사용해야한다는 점이 함정이지요!"
이즈미 '함정이라면 이렇게 친절하게 가르쳐줘도 되는건가?'
사회자 "물론! 냉장고 안에 있는 재료들은 모두 랜덤입니다! 룰은 간단하죠!"
아카리 "이해했습니과!"
사쿠라 "예! 이해했어요!"
사회자 "제한시간은 5분이고요, 첫 주자는 우리 양팀의 귀염둥이! 아카리짱과 사쿠라짱!"
방청객 "와아아!!"
사쿠라 "에에엣?"
아카리 "여, 열심히 하겠습과!"
사회자 " 자 그럼... 두 선수 모두 출발선에 서시고..."
사회자 "스타트!"
방청객 "와아아!!"
@+1 ...갑자기 예상도 못했던 프로그램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다... 걍 넘어갈까요?
1. 『결과』뿐이다!! 이 세상에는 『결과』만이 남는다!
2. 중요한 건 진실을 똑바로 마주보려는 의지라고 난 생각해.
시시콜콜한 잡담을 마치고 나는 다시 얼른 컴퓨터로 시선을 고정하고 키보드에 한편의 아름다운 곡을 연주했다. 아니, 저주받은 곡 같다. 치는 사람의 기력이 빨리니.
저기 저 녀석은 우리 부서의 아이돌 스카우트 담당. 그냥 대충 사람들이 나를 프로듀서라고 부르는 것처럼 저 녀석을 스카우터라고 부른다. 저 녀석이 아이돌 후보를 스카웃하면 내가 그 원석을 잘 갈고 닦아서 완성시키고, 그 과정을 치히로씨가 감시 밑 감사한다. 그리고 셋이 위에 보고를 올리고 아이돌의 스케쥴을 잡는다. 마르크스가 옳았다. 분업은 사회악이다. 이런 말도 안되는 업무가 가능하니까 상부에서 인원 보충을 안해주잖아.
리아무(임유진) "우와앗!! 트위터에 올린 것 중에 뭐가 문제가 생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용서해주세요오!!"
아키라 "갑자기 무릎꿇지 말아주세요 리아무씨."
P "어, 그 응?! 바, 방송은 문제 없지!? 아니 그러니까 니가 항상 일으키는 문제 말고 좀, 있잖아 거 그런 문제!?"
리아무(임유진) "에? 으, 응 없을걸?"
P "그, 그래 임마!! 있는 욕 없는 욕 다 먹어가면서 방송하느라 고생 많다!! 어차피 다 니 잘못이긴 하지만!!"
리아무(임유진) "어? 엄... 고마워?"
P "오늘은 그냥, 어?! 집에 가가지고, 어?! 이상한 짓 하지 말고, 어?! 조용히 발닦고 자, 어?!"
리아무(임유진) "어, 응 응."
P "다음에 내가 부를테니까 그, 그 아무튼 그 때 임마!! 얘기해, 알겠다!! 아니, 알겠냐!!"
리아무(임유진) "예, 예 알겠습니다..."
P "그, 그래 그럼 일 열심히 하고!! 그, 그 뭔 어!! 그 거기 그 앗, 으 임마!! 화이팅!!!!"
리아무(임유진) "화, 화이팅..."
P "화이팅!!!"
리아무(임유진) "화, 화이팅!!!"
P "그래, 그 어!! 끊는다!!"
리아무(임유진) "네, 네엡!!"
뚝. 삐 삐 삐 삐
리아무(임유진) "......"
아카리 "프로듀서씨가 무슨 말을 했과?"
리아무(임유진) "아 응... 열심히 해라?"
아코 "그런 것 치고는 뭔가 이상해보이던데... 프로듀서씨 이번달 생활비가 다 떨어진겨?"
이즈미 '태클을 걸어야 하는데 묘하게 그럴듯하네.' 끄덕
사쿠라 "태클을 걸어야 하는데 묘하게 그럴듯하네." 끄덕
이즈미 "사쿠라 그런 말은 직접 입으로 말 안해도 돼."
사회자 '...요즘 얘들은 전부 이런가?'
그 시각 프로듀서는...
P "하악... 하악... 하악..."
P "......"
...난 뭐 한거지?
P "으읏..." ///
대체 뭘 말하고 싶었던거냐 나... 당황해서 이리저리 휙휙 말하기나 하고...
유메미 리아무, 그녀가 사실 유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그리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놀라기는 했지만, 금방 침착해져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업무 모드로 돌아갔다. 어쩌면 나는 현실감이 모자랐는지도 모른다. 유진이라니. 지금도 심장은 이렇게 쿵쾅쿵쾅 뛰고 있지만 아직 현실감이 모자라다. 마치 내 일이 아닌, 제 3자의 일을 내려다보는 기분이다. 이상할정도로 재미없는 막장 드라마를.
P "하으..."
그래도 전보다는 더 확실하게 내 뇌주름이 이 사실을 인지한 것 같기는 하다. 현재 내 뇌주름이 스팀 다리미 서비스를 돌리고 있으니까 말이다.
오늘은 반차쓸까...
P "...어떡하지."
스카우터 "뭘 말입니까?"
P "우와아아아아아아앗!!!!!" 벌떡
스카우터 "응? 아. 우와아아아앗!!!"
P "따라하지마 개O끼야!!"
스카우터 "아파!!"
P "헤... 헥... 너, 너 언제왔냐?"
스카우터 "아흑... 선배가 빨개진 얼굴을 가리고 중얼거릴 떄 부터요."
P "...너 일 안하냐?"
스카우터 "과도한 자아비판은 정신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선배."
P "아주 한마디를 안져요 이 새끼. 확."
스카우터 "어후 직장 내 폭력."
P "하..."
나는 놀란 가슴을 달래고 다시 벤치에 앉았다. 어후 깜짝아.
스카우터 "...이제 좀 기운 나십니까 선배?"
P "응?"
스카우터 "하하하... 선배가 좀 걱정거리가 많은 것 같아서 기운 내라고 장난 좀 쳤습니다."
참새가 요즘도 있던가... 들어본지 꽤 됬네. 평일은 바빠서 정신이 없고, 휴일에는 늦잠잤으니.
P "흐음..."
나는 옆으로 뒹굴어서 머리에 비는 용도가 아닌 베게를 꼬옥 끌어안았다. 뭔가 시원해서 좋다.
오늘은 야무, 아니 유진이를 만나기로 한 날이다. 전날, 유진이를 만난다는 사실에 너무 긴장한 나머지, 게임을 오래해서 새벽 4시에 잤다. 약속시간을 오후 6시 쯤에 잡을걸. 점심은 너무 일렀나...
P "...쨀까 약속."
나는 사회의 책임있는 어른은 감히 농담이라도 입에 담기 어려운 말을 뱉었다. 그래도 난 농담으로 잘 뱉으니까 아무런 상관이 없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먼저 약속을 잡고, 그것도 자기가 보호자 느낌의 역할을 자처하는 사람이 약속을 째다니. 말도 안되는 짓이다.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불가능하다.
그러나 때론 양심은 귀찮음에 비해 한없이 가볍다. 추가로 졸림도.
P "흐아암... 에휴. 나가야지."
혹시나 존재할지도 모르는 내 후손들이여. 내가 너희들에게 불가능에 가까운 수수께끼를 남기마. 내가 결국 나서기로 다짐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양심이라고 말하는 이들은 내 후손 자격이 없으니 얼른 꺼지도록.
P "머리는 뭐... 쯧. 모자쓰자."
나는 대충 물만 쓱쓱 뭍혀서 뻗힌 머리를 정리하고 영단어로는 캡이라고 불리는 모자를 썼다. 안감은 머리도 안보이고, 내 외모도 안보이고. 일석이조. 단점이 있다면 갑자기 약속장소에 캡을 싫어하는 테러리스트들이 나타날 가능성인데, 만약 그렇게된다면 얼른 모자를 유진이에게 넘겨주면 되니까 별 문제 없을 것이다. 음. 완벽해.
세수는 하기 귀찮으니까, 설거지를 안해서 싱크대에 놓여있는 냄비에 대충 물을 받고 그 물에 얼굴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한두번 흔들면 대충 세수 끝.
P "역시 수건은 싱크대 옆이 제자리야. 화장실 수건은 사도다." 얼굴 빡빡
대충 외출 준비는 끝났고... 아 잠옷으로 나가고 싶다. 옷 갈아입기 귀찮아...
나는...
+2 프로듀서가 입을 복장은?
1. 아무래도 아이돌을 만나니까... 정장
2. 그냥 평상복. 딱히 뭐 없는.
3. 밤에 편의점으로 맥주 사러가는 츄리닝. 이것도 빨아야되긴 한데...
나는 안열은지 꽤 된 서랍장을 열었다. 내 복장 패턴은 매우 간단하다. 회사갈 때 입는 정장, 그리고 편의점 갈 때 입는 츄리닝. 두 의상의 공통점은 하루만 입고 세탁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만 돌려도 괜찮기 때문에 편하다.
?? '프로듀서씨 옷에서 고기냄새나는거예여!'
쉿. 조용히하렴 내 기억 속의 니나야. 세탁하지 않은 정장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면 그건 페브O즈가 모자라기 떄문이라는 점은 이과라면 다 알 것이다. 난 문과라서 안배웠지만.
그리고 내가 지금 입을 옷은 오랜만에 꺼내는 평상복이다. 회사, 집, 편의점 외에는 활동 영역이 제한되어 있는 나는 평상복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고, 그 이유로 내 서랍에는 여름용 티셔츠 2벌, 긴바지 2벌, 그리고 긴팔티 2벌이 전부다. 그리고 장롱에 있는 잠바 하나. 잠바는 헌옷 수거함에서 주워왔다. 따뜻해서 좋다. 잘 주워온 듯.
P "...빨래 하기 싫은데."
검은 색 긴바지에 아무 무늬가 없는 단색의 티셔츠를 입고 벽걸이에 걸려있는 모자 하나만 머리에 얹으면 모든 준비 레디다.
임유진 "주니 언니도... 해나 언니도... 하하. 언니들이라고 뭐 어떻게 할 수 있는건 아니였으니까. 언니들도... 나도. 서로를 돕고 위로하려고 했지만 그게 될리가 없잖아? 나이가 많다고 해서 덜 아픈건 아니니까. 그렇지? 프로듀서?"
P "......"
아무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굳이 어떤 말이든 할 필요가 없었다. 저 질문은 답을 원하는게 아니였으니까.
임유진 "하하. 하... 그땐 그래도... 많이 아팠어. 그러니까... 어쩔 수 없었던거야..."
임유진 "일본으로 온건..." 아련
P "응? 잠깐만. 뭔가 이상해."
임유진 "응? 왜?"
P "갑자기 일본?"
임유진 "당연하지 않아? 히키코모리의 원조는 일본이잖아. 그러니까 본고장에 왔지."
P "...???"
P '...내가 너무 많이 취했나? 왜 말의 맥락이 이해가 안되지.'
임유진 "뭐 아무튼, 그렇게 되서 결국 뒷거리를 전진하다가."
P '뒷거리? 아 지하 아이돌.'
임유진 "그 다음부터는 프로듀서가 아는 대로야." 으쓱
임유진 "스카우터씨한테 스카웃 당해서 아이돌이 됬지. 혹시 누군가가 내가 임유진이라는걸 눈치챌 수 있으니까 가발을 쓰고 이름도 바꾸라고 해서 바꾸고. 아 그래도 유메미 리아무는 내 예명이니까, 법적으로는 임유진일걸? 아닌가? 스카우터씨가 어떻게 한다고 그랬는데... 난 몰라." 와구
P "...그랬구나."
사실 아직 잘 이해되지는 않는다. 어쩌다 내가 아는 유진이가 저런 타는 쓰래기가 됬는지, 어째서 다시 아이돌을 하기로 결심한건지, 어째서... 유진이가 나한테까지 정체를 숨기고 있었던건지. 아마 지금 다 말하라고 하는건 무리겠지. 그래도...
임유진 "아 치킨 진짜 너무 오랜만이야..." 황홀
...오랜만에 유진이가 행복하게 웃는 모습을 보니까 좋다 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리아무가 유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저 미소 사이로 내가 아는 유진이의 미소가 보인다.
울컥하네 갑자기.
P "그래도... 오랜만에 널 봐서 기분이 좋..."
임유진 "아하하... 하? 뭐 문제있어? 프로듀서?"
P "...잠깐만."
임유진 "응?"
P "...스카우터."
임유진 "응?"
P "알고 있었다고?"
임유진 "그렇지. 스카우터씨가 나보고 변장하라고 했으니까." 와구
P "지는 알고 있었는데... 나한테는 말 안했다?"
임유진 "어? 그게 그렇게 되나?"
P "이런 O쌔끼가." 이글
임유진 "어..."
임유진 '...조용히 치킨이나 뜯어야지.' 와구
P "후우..." 깊은 빡침
임유진 "......"
P "스읍.... 하아." 깊은 빡침
임유진 "...저기 프로듀, 아니 P님?"
P "...왜?"
임유진 "...한마리만 더 시켜도 될까요?"
P '그래 시켜라 시켜.'
P "아가리 여물어."
임유진 "아싸! 아줌마! 여기 양념치킨이랑 맥주 500cc 추가요!"
P "생각이랑 말이랑 거꾸로 나왔으니까 조금은 신경 쓰지 그래?"
임유진 "에? 그래서 안먹을거야?"
P '...이딴게 유진이라니.'
P "아 맞다. 야 유진아 너."
임유진 "응?"
P "너, 키. 그거 어떻게 된거야?"
임유진 "응? 무슨 소리야?"
P "너 키 어떻게 줄었냐고. 한 15cm 정도 줄었잖아! 가슴은 뭐 큰거라고 해도 키는 말이 안되잖아?"
임유진 "아 이거?" 자기머리 쓰담
임유진 "스카우터씨가 준걸 마시니까 이렇게 되던데?"
P "...??"
임유진 "에? 아이돌 업계에선 흔한 약 아니야? 막 키가 왔다갔다 하는 약."
P "그런게 있으면 내가 지금 빌O이츠 돈다발로 빰때리면서 누워있겠지."
임유진 "어 진짜? 그럼 이거 어떻게 된거지..." 심각한 고민
점원 "네, 여기 주문하신 양념치킨입니다."
임유진 "앗싸!!" 행복
P '무슨 말이 안되는... 단순히 뭘 마셨다고 키가 준다고? 그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같은 일이 현실에서...'
?? '냐향.'
P '...너구나!'
임유진 "아. 가슴에 양념 떨어졌다. 에에에..."
P "옷에 묻은 양념 핥으려고 하지 마라."
P "아."
임유진 "...? 와구."
P "먹으면서 반응하지 말고, 반응하면서 먹지도 마."
P "너 그럼 그 해나랑 주니! 지, 지금 어떻게 됬는지 알아?!" 쾅!
임유진 "우, 우왓 깜짝아!! 꿀꺽!"
그 동안... 겁이 나서 차마 찾아볼 수가 없었다. 혹시 그녀들이 지금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면,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 같으니까. 그래도... 이미 유진이를 봤으니까. 해나랑 주니도 희망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다시 한번 그녀들을 웃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P "해, 해나랑 주니!! 너, 너 걔들이 어떻게 됬는지 알아!?! 여, 연락처 있어!!"
P "조심히 들어가봐라. 가는 길에 트위터 절대 하지 말고. 저번에 그렇게 올렸다가 괴한의 습격에 당했잖아."
임유진 "나, 나쁜 사람은 아니였어... 싸인 받고 싶어하는 오타쿠였는데..."
P "...너 혹시 너도 그 괴한이였나?"
임유진 "......"
P "넌 진짜 단물 빠질 때까지만 쓴다 진짜."
임유진 "미, 미안해 P님!!! 버리지마!!! 우에엥~!!"
P "아 꺼져!!"
P "후우..."
밤거리는 춥다. 술에 취한 몸에서 나오는 열기는 바깥바람과 맞아 내 몸을 차갑게 식히다.
오늘은... 뭔가 놀라운 일들이 많았다. 그래. 리아무는 정말 유진이구나. 아무리 말을 해도 감이 안왔다. 스스로 다독여봐도 마치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는 소리를 들은 것 처럼 현실가이 없었다. 그러나 오늘 확실히 같이 술을 마시고 얘기를 나눠보니... 리아무는 유진이다. 그녀 속에서 유진이가 보인다.
P "...하아."
변했구나 유진아.
시간이 흘렀으니까. 변하는게 당연하지. 해나도 그렇고. 그렇게 부끄러움 많던 아이가 스스로 셀카를 찍어서 올리고... 셀카는 자신있어했지 해나. 그래도 화장이나 그런건 좀 서툴렀었는데. 화장이 그렇게나... 발전했구나. 나도 화장은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류해나 "나 조금 상처일지도... 라고나 할까, 뭐 예전에 비해 피부가 많이 안좋아졌으니까."
피부가 안좋아진 수준이 아니라 혼자서 시간과 정신의 방에서 보냈는데? 세월을 손오공한테 스트레이트로 쳐맞았나.
P "그..."
이, 이런 상황에는 어떻게 말해야되지? 상처를 안받게 그러니까...
P "...화장이 대단하네." 외면
류해나 "그런가?"
리아무(임유진) "한국의 화장 기술은 확실히 대단하지. 음."
한국의 화장술 스게에에!!! 가 아니라!! 넌 또 뭘 납득하고 넘어가는데 이 모지리야!!!
P "아."
맞다.
P "그... 분명 리아무, 아니 유진이가 넌 한국에 있다고 말했었는데. 일본으로 온거야?"
류해나 "아, 아니! 그냥 비지니스겸으로 온거야."
P "아 비지니스..."
...뭔가 씁쓸하고 아련한 맛이 입을 타고 올라온다. 비지니스라... 세상에 때는 하나도 타지 않은 것 같은, 여리디 여러 보이던 해나가 이제는 비지니스를 입에 담는 나이가 됬구나. 그때로부터 아이돌 때로 부터 4년이 지났으니... 이제는 해나도 어엿한 20살, 한국 나이로는 22살이지. 술도 마시고, 담배도 필 수 있는. 그래도 해나는 처녀일거야. 암. 해나가 비처녀일리가 없지.
P "...아. 잠깐 비지니스면..."
류해나 "프로듀서! 그러니까..." 뒤적뒤적
류해나 "구내 식당에 김치 안필요해?" 명함
...전 아이돌이였던 회사 홍보대사 마스코트 느낌의 아이가 일본으로 건너와 연예 엔터테이먼트 회사의 한낫 프로듀서에게 구내 식당에 김치를 비치하기 위한 영업을 하고 있다니. 나, 아니면 세상 둘 중 하나는 확실히 미친 것 같다. 그래도 아마 미친 쪽은 얘내들이겠지.
결국 혼났다. 혼난건 큰일이다. 거래처 상대가 나에 대한 인식이 안좋게 박혔다는 의미니까. 학교에서처럼 혼나면 히잉하고 끝이 아니라, 그 여파가 다음에까지 남아있다는게 사회의 단점이다. 기억은 절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 적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바다 속의 사회를 보라? 얼마나 행복해보이는가? 인어공주는 영단어같은걸 안외우니까 사무엘 L 잭슨이랑 언더더씨같은걸 부르고 있지. 저 민폐 덩어리 아리엘.
P "...민폐?"
아. 유진이. 잊어버리고 있었다.
어, 어, 어, 어떡하지?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카렌한테 뭐라고 변명하지?
P "...나도 피해자야."
나도 피해자다. 나도 정신적 충격이 어마어마하다고. 유진이의 사기 행각은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저희 사무소에서 그런 일이 발생하다니 정말 충격이네요. 의도적이지는 않았으나, 팬분들을 속였던 점은 정말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유메미 리아무양, 아니 임유진양은 이러한 논란에 모든 책임을 지고 아이돌을 은퇴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다시 한번 사죄드립니다. 전무님. 전부 저 놈팽이 잘못입니다. 스카우터 놈에게 물으세요. 전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벌써 사무실 문 앞이다. 다행인 점은 변명은 완벽하다는 것이다. 아마 예수님조차 나한테 돌을 던지기 전에 기도로 자기 아빠한테 3번 정도는 물어야 할 정도로 완벽한 변명이다. 법원에서도 무죄로 나오겠지. 상대편이 비싼 검사를 쓰지 않는 이상.
끼익
P "다녀왔어."
뭐, 그래도 리아무가 유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아이돌이 한명뿐이라서 다행이다. 수습하기는 그래도 간단하겠네.
8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 '존나 힘들어...'
나는 프로듀서, 아이돌 프로듀서다.
어릴적부터 아이돌에 대해 선망을 가졌던 나는 아이돌이라는 직책을 꿈꿨지만, 결국 현실을 인지하고 아이돌이라는 빛을 닦아주는 걸레, 프로듀서가 되기로 했다.
처음에는 여기저기 방황했다. 꿈은 높은데 현실은 시궁창이었던 그 때는, 이 업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체로 그저 즐겁기만 했다.
그리고...
P "끄응..."
생각했더니 힘들다. 아마도 이 기억은 나와 함께 평생을 갈 것 같다.
뭐, 어쪘든 현재는 미시로 프로덕션, 흔히 346이라고 불리는 대기업에서 수많은 아이돌들을 프로듀싱하고 있다. 내 능력을 보고 도산한 회사에서 방황하고 있던 나를 구해진 고마운 기업이긴 하다. 정확히는, 고마운 상무, 아니 전무님이시다.
미시로에 스카웃되고 나서 가장 처음 느낀점은, 역시 대기업이라는 것이다. 좋은 쪽으로도, 안좋은 쪽으로도. 업무를 할 때면 저 옆의 초록색 악마를 찢고 죽이고 싶지만(분명 초록색 피가 흐르겠지), 통장을 확인하면 언제나 머뭇거리게 만든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상식적으로 새로 아이돌을 스카우트하면 좀 인원을 보충해줘야되는거 아닌가? 축구도 감독 하나 당 11명이라고. 젠장 일본놈들. 이런 마인드니까 전설의 1군이 안나오지.
P "하아..."
이러니저러니해도 나는 말을 잘듣는 개다. 멍멍왈왈. 오늘도 출근이나 해야지. 진짜 인원 보충은 없어도 되니까 저 초록색 악마안 교체해주세요 전무님.
끼익
P "여."
어느 때와 같은 평범한, 대충대충의 인사. 아무도 없었으면 좋겠다. 아무리 나라도 누가 보고 있는 탕비실에서 머리를 깜는건 조금 신경쓰인다.
리야무 "하..."
아. 누가 있네. 아직 나를 못본 것 같다.
저 아이의 이름은 유메미 리야무. 여러 의미로 아까운 아이다. 저 아이의 외면은 일반인이라고는 도저히 말하기 힘들 정도로 아까운 쭉쭉빵빵이고, 저 아이의 내면은 일반인이라고는 도저히 말하기 힘들 정도로 쓰래기다. 아마도 타는 쓰래기. 아마 스카우트 담당은 변태일 것이다. 변태 새끼.
서로 알게된지는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그닥 어색하지는 않다. 어색하기에는 너무 피곤하다. 업무 외에 그 어떠한 것도 나의 감정을 끌어오지 못한다. 업무나 워낙 O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건 자랑은 아닌 것 같다.
P "여, 리야..."
임유진 "아 가발 존나 덥네 야무." 훌렁
P "으아 O발!!!!" 우당탕
임유진 "우와아앗!! 누, 누ㄱ..."
임유진 "...에?"
임유진 "......"
P "...가발 잘만들었네." 만지작
임유진 "아 응. 내가 만들었어."
P "잘만들었네. 손재주 좋네."
임유진 "아 땡큐."
P "......"
임유진 "......"
P "...그, 리야, 아니 유진아?"
임유진 "......"
P "...유진아?"
임유진 "아, 나구나. 응. 미안 야무."
P "......"
임유진 "...미안."
P "......"
임유진 "......"
+2 프로듀서는 야무, 아니 유진이에게 뭘 물어볼까?
임유진 "......" 움찔
P "아. 미안. 들리라고 한말은 아니야."
임유진. "어, 어 응. 알고있어. 응."
P "......"
임유진 "......"
P "그래서 O 어떻게 된거야?"
임유진 "......"
P "아, 그 미안. 욕 조심조심. 고등학생인데."
임유진 "그... 나 대학생?"
P "아 맞다. 야무는 자퇴..."
임유진 "...야무."
P "...미안."
임유진 "...아냐. 사실인데 뭘."
P "......"
임유진 "......"
P "...저기, 그래서?"
임유진 "응?"
P "그, 어떻게 된거야?"
임유진 "아, 아아 응. 그게... 하흐..."
임유진 "어떻게 된거냐면..."
끼익
?? "안녕하세요~!"
P " 우와아아아!!!" 허둥지둥
임유진 "가, 가발!! 빠, 빨랑 줘!!!" 허둥지둥
+3 누가 왔나?
P "사쿠라네?"
사쿠라 "네?"
P "아, 아니 아무것도 아냐. 그냥 한번 해보고싶은 말이라서."
리야무(임유진) "......" 한심
...그딴 눈으로 보지 마라.
사쿠라 "그런데 무슨 일이 있었나요?" 갸웃
P&야무(유진) "...!" 흠칫
사쿠라 "안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던데..."
P&야무(유진) "...!" 흠칫
사쿠라 "왜인지 사무실 앞에 쓰래통도 쓰러져있고..."
야무(유진) "...!" 흠칫
P "얌마"
사쿠라 "역시 무슨 일이..." 의심
리야무(임유진) "프, 프로듀서! 우리 어떡하지?!" 소곤
P "왜, 왜 우리야! 너만 문제지! 네 잘못이다... 네 잘못인거다...!" 소곤
리야무(임유진) "뭐어?! 못보던 세에 쓰래기가 됬구만 당신!!" 소곤
P "스스로에 대한 심한 비판은 삼가주십시요!!" 소곤
사쿠라 "저기..."
P&야무(유진) "...!" 흠칫
사쿠라 "역시 무슨 일이..."
리야무(임유진) "어, 어떡하지!" 소곤
P "어, 어떡하긴! 평소처럼! 평소처럼 행동해!" 소곤
리야무(임유진) "펴, 평소?!" 소곤
사쿠라 "프로듀서씨? 리야무씨?"
P&리야무(임유진) "어, 어! 응!"
그러니까...
+3 평소처럼 둘은 의심받지 않기 위해서 무엇을 할까?
사쿠라 "...?"
평소대로! 그것은 유진, 아니 야무가 트위터 지같은 똥쓰래기같은 글을 퍼담고 욕을 쳐먹는 것! 그것이 유진이의, 아니 야무의 일상!
자, 눈치채라 임유, 아니 리야무!
리야무(임유진) "......"
리야무(임유진) "...?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프로듀서?" 갸웃
사쿠라 "...?"
P '야 이 똥쓰래기야아!!!' 내적오열
사쿠라 "프로듀서씨? 리야무씨? 역시 무슨 일이..."
리야무(임유진) "...으흣? 아, 아아아아! 아 맞아아!! 내가 사진을 찍어서 트위터에 올렸어!" 국어책읽기
P '나이스 임기응변 쓰래, 아니 리야무!'
사쿠라 "네에?" 갸웃
리야무(임유진) "그, 그러니까..." 두리번두리번
리야무(임유진) '...그거다!'
리야무(임유진) "OOO 사진을 트위터에 올려버렸어!!!" 당당
+2야무(유진)가 트위터에 올린 사진은?
사쿠라 "네에에?" 깜짝
P "이, 이 녀석! 그러면 어떡하니? 이 현대 사회의 각박한 직장인들을 자극하는 단어잖아?" 국어책읽기
P '하지만 잘했다 유진아! 전무님 전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사쿠라 "어, 어떡하죠!"
P "어, 어떡하긴!" 국어책읽기
P "...마녀는 불태우는 수 밖에." 진지
사쿠라 "네에에?" 깜짝
리야무(임유진) "너무하네 진.... 이 아니라 후에에엥! 도와줘 프로에몽!!" 국어책읽기
P "빨리 지우렴 유지... 보수는 건축의 생명!" 따봉
P '위, 위험했다아!!'
사쿠라 "어, 어떡해요? 백스페이스해야 되는거 아니예요!" 안절부절
P '백스페이스가 아니라 딜리트.'
리야무(임유진) "거, 걱정마! 이미 지웠으니까!!"
사쿠라 "핸드폰은 건들지도 않고?!" 깜짝
P "그, 그것이 아이돌의 파워다!!" 임기응O신
리야무(임유진) "대, 대단해에!!"
P '넌 놀라지 마!'
사쿠라 "헤에. 그런 일이 있어서 그렇게 시끄러웠군요." 끄덕끄덕
P "그, 그렇지!"
사쿠라 "그래서 사무실 앞에 쓰래기 통도 엎어져있던 거군요!"
리야무(임유진) "그렇지!"
P "아 그건 아니야." 단호
사쿠라 "헤에... 깜짝 놀랐네요 헤헤."
P "...헤이. 쓰래기, 아니 타는 쓰래기." 소곤
리야무(임유진) "그거 굳이 수정할 필요가 있어?" 소곤
P "사쿠라, 이제 의심을 안하는 것 같아?" 소곤
리야무(임유진) "흐음..." 소곤
사쿠라 "..."
리야무(임유진) "...OO% 정도?" 소곤
+2 몇 프로?(주사위)
P "엄청 구체적이네." 소곤
리야무(임유진) "일단 내가 아이돌 출신의 임유진이란 것은 눈치 못챈 것 같아." 소곤
P "응." 소곤
리야무(임유진) "솔직히 평범한 사람이 엄청 짧은 활동시기를 가진 아이돌을 기억한다는 것이 이상하지." 소곤
P "응." 소곤
리야무(임유진) "별로 인기도 없었고, 금방 은퇴했으니까." 소곤
P "응." 소곤
리야무(임유진) "...그게 나니까 말이지." 소곤
P "...괜찮아?" 소곤
리야무(임유진) "인기도 없어서 도산한 프로덕션의 아이돌 주제에 괜찮을 자격이나 있을까. 하하." 멘붕
P "...미안하다 얘." 소곤
한편 사쿠라의 시선
리야무 "......" 시무룩
P "...!" 허둥지둥
사쿠라 '평소처럼 리야무씨가 사소한 일로 멘탈이 깨져서 프로듀서씨가 돌봐주고 있는 중이구나!'
사쿠라 '평소처럼 한심하시네! 리야무씨가 확실해!'
사쿠라에게 악의는 없었습니다.
사쿠라 "아 맞다! 리야무씨!" 총총총
리야무(임유진) "으, 응?"
리야무(임유진) '총총총 걸어오는 사쿠라짱 완전 여신!! 초 귀여워!!!'
P '저 얼굴을 보아하니 평소처럼 한심한 생각을 하는 중이겠네.' 한심
프로듀서에게 악의는 있었습니다.
사쿠라 "오늘 촬영 준비됬나요?" 갸웃
리야무(임유진) "...에?"
사쿠라 "오늘! 저희 아코짱이랑, 이즈미짱이랑, 아키라씨이랑, 아카리짱이랑 같이 촬영 있잖아요!" 팔 팔락팔락
사쿠라 "저 엄청 기대되서 어제 밥도 잘 못잤어요!" 반짝반짝
리야무(임유진) '이것이 아이돌. 할짝할짝 하고싶다... 가 아니라!!'
리야무(임유진) '깜박했다아~!! 오늘 OO 촬영 있었지!!!'
+2 무슨 촬영이 있을까?(그라비아, 버라이어티, 요리 방송, 등 어떤 촬영?)
리야무(임유진) "...근데 그게 뭐야?"
사쿠라 "수영복을 입고 게임을 통해서 요리를 만드는 프로그램이요!"
리야무(임유진) "에. 뭐야 그거. 괜찮은거야?" 혐오
P "꽤 유행일걸? 게로게로."
리야무(임유진) "진심? 그럴거면 그냥 포O노를 보는게 좋지 않아?"
P "아이돌이 입에 담아도 되는 말이냐 그게."
사쿠라 "포O노...?"
P "항상 리야무가 하는 쓸데없는 말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 돼." 귀찮
사쿠라 '나중에 아코짱한테 물어봐야지...' 끄덕
리야무(임유진) "괜찮은거냐 일본."
P "그 질문에 대해서는 불만은 없지만, 그게 네 입에서 나온다는 점에서는 불만이 넘치네."
사쿠라 "아! 벌써 시간이네요!"
리야무(임유진) "진짜?! 이런 아침부터 찍는거야?!"
사쿠라 "리야무씨! 촬여이예요 촬영!"
P "그 드립은 아직 짬이 안되서 쓰면 안돼."
사쿠라 "자자! 빨리 가요!" 팔 질질
리야무(임유진) "으에!? 팔에 닿는 현역 JK 아이돌의 가슴 초 럭키긴 한데, P님 도와줘어!!!" 질질
끼익, 찰칵
P "...사쿠라가 원래 저런 캐릭터였나." 긁적
P '머리가 깜으로 가야지.'
뭔가... 정신없이 흘러갔다. 사실 핑크빛 머리에 존O 큰, 진짜 농담이 아니고 엄청 큰 가슴을 가지고 있는 폐급 쓰래기 유메미 리야무가 유진이라니. 3류 소설에서도 너무 3류라고 배척될만한 스토리다. 내가 사는 세계의 신은 그리 좋은 스토리텔러는 아닌 것 같다.
쏴아아!
P "하..."
탕비실의 차가운 물이 머리에 닿자 무언가 싸한 기분이 든다. 리야무가 사실 유진이하는 소식을 알게 되었을 때... 정말 놀랐다. 시소가 영어로 무엇인지를 알았을 때 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 그리고 지금 겨우 차가운 물로 벌렁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니, 안에 남은 것은 단순한 충격이 아니라 무언가 그 너머에 존재한 것 같다. 충격의 너머에 존재하는... '충격'이라는 단어로는 그 의미를 고스란히 표현할 수 없는 강렬한 감정. 너무 놀라 반응이 아닌 정지로 표현되는 감정.
이 알 수 없는 감정의 근원은... 어디일까.
끼익
치히로 "안녕하세..."
P "엑."
치히로 "...프로듀서씨?"
쏴아아!
치히로 "제가... 분명히 탕바실에서 머리 감지 말라고 하지 않았나요...?"
치히로 "" 싱긋
P "......" 꿀꺽
P '여... 여기였냐 감정의 근원!!!!'
쏴아아!
리야무(임유진) "......" 안절부절
리야무(임유진) '어... 어떡하지? P님, 아니 프로듀서씨한테 내가 임유진이라는 사실을 들켜버리다니... 나, 나 어떡해? 도와줘 P님!! 아니, P님이 문제지!?'
리야무(임유진) "흐에에에..." 안절부절
리야무(임유진) '이, 이렇게 된 이상...'
리야무(임유진) "...제거할 수 밖에 없나?" 번뜩
아카리 "아 리야무씨 쓸데없는 생각하고 있는 것 같과."
아키라 "#개소리 #해로운새 #역시리아무 #이봐친구장작의왕이다"
사회자 "자! 이번 코너는 말이죠~ 이름하야 '수영장에 들어가있는 냉장고를 부탁해!'입니다!!"
방청객 "와와와!"
사쿠라 '...나만 저 코너명 구리다고 생각하는걸까?'
아코 "그러니까 포O노는 말이지... 간단하게 말하면 돈이랄까?"
이즈미 "아코. 이제 녹화 시작했으니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그만해."
사회자 "오늘, 여기 뉴 웨이브 팀과~!"
사쿠라 "예이!"
아코 "그래! AV는 도... 읍!"
이즈미 "예! 아코는 조용." 소곤
사회자 "그리고~ 여기 '면제네'팀이 함께해 주십니다!"
리아무(임유진) "키라 요시카게님... 힘을 주세요..." 중얼
아키라 "방송에 집중해주세요 리아무씨."
아카리 "그런데 우리 팀 이름 이상한 것 같지 않과?"
사회자 "하하! 모두 개성 넘치는 매력적인 아이들이네요!"
사회자 "오늘 우리 '수영장에 들어가 있는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만들 요리는 바로..."
사회자 "OO입니다!!"
+1 만들 요리는?
사쿠라 "에에? 그게 뭔가요?" 갸웃
사회자 "하하하! 머리 그렇게 떨어트리는거 애교떠는건가요?"
방청객 "하하하!"
사쿠라 "에엣? 그, 그게 아니라..." ///
사회자 "자! 그럼 '면제네'팀도 질 수 없겠지요?"
아카리 '아무리 들어도 팀 이름 뭔가 이상한 것 같과.'
사회자 "'면제네'팀의 큐트 담당! 아카리짱도 질 수 없죠! 자! 아카리짱!!"
아카리 "엣?"
방청객 "와와아아!!"
아카리 "에... 그러니까... 사, 사과의 엄마는 뭘까과?"
사회자 "에에엣? 전혀 모르겠는데요? 뭔가요?"
아카리 "흠흠! 바로 능금마!"
사회자 "어?"
아카리 "...에? 그, 그러니까 일종의 말장난으로 능금이랑..."
방청객 "......" 웅성웅성
아키라 "...#방송사고 #리아무가 또"
리아쿠(임유진) "에에?! 나?! 난 아무것도 안했는데?!" 화들짝
한편 프로듀서는...
치히로 "정말... 제가 몇번을 말해야겠어요? 제발 머리는 집에서 감고 오라고요! 아이들이 뭘 배우겠어요? 하필이면 우리 아이돌들은 전부 성년이 아니라 미성년자들도 많은데, 그런 아이들이 집에 가서 뭐라고 말할 것 같나요? 우리 프로듀서는 탕비실에서 머리를 감는 비위생적인 인간이다? 당신이라면 당신의 아이를 탕비실에서 머리나 감는 인간에게 맞길 수 있나요? 이건 위생의 문제를 넘어서 인간 신뢰의 문제로써..." 잔소리
P "......"
치히로 "...제 말 듣고 있나요? 지금 무슨 생각 중이예요?"
P "몇시간 동안 무릎꿇고 있는 내 다리가 자랑스럽다?"
치히로 "오케이. 오늘 기록갱신 합시다."
P "아. 이거 안좋은 패턴인데."
벌컥!
스카우터 "안녕하세요~!"
P "왔다 치히로의 하드 카운터!" 벌떡
치히로 "하. 이제 출근하셨겠다?"
스카우터 "어."
P "앗." 무릎꿇기
이즈미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넘어가네. 이것이 프로인가.'
아코 "...이즈미. 대본." 소곤
이즈미 "아." 소곤
이즈미 "학생이라고 모르는건가요? 옛날 학교에선 그런걸 배웠나요?" 냉철
방청객 "와하하!"
사회자 "하하하... 제가 한방 먹었네요. 역시 IQ 150의 멘사 아이돌 오오이시 이즈미!"
방청객 "오오오!"
이즈미 '...정말 이런 작위적인 연출이 먹히는걸까?' 고민
사회자 "오늘 그 뛰어난 두뇌로 맹활약! 기대하겠습니다!"
방청객 "와아아!"
이즈미 "...열심히 하겠습니다." 꾸벅
사회자 "와하하! 역시 쿠-울하네요! 다시 돌아와서! 에스카르고란 무엇이냐!"
사회자 "자료화면, 참조하시죠!"
(자료화면)
성우 "맛의 고장 프랑스! 그리고 프랑스하면 떠오르는 독특한 요리! 바로..."
성우 "달팽이 요리, 에스카르고입니다!"
방청객 "...!" 여러소리 웅성웅성
성우 "보통 식재료가 '달팽이'라는 것에서 거부감을 가지는데요, 실제로 먹어보면 굉장히 고소하다고 합니다!"
성우 "삶은 달팽이에 여러 재료를 이용해서 맛을 내는 에스카르고! 과연 오늘 '수영장에 들어있는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현하는 아이돌들은 어떤 에스카르고를 보여줄까요!"
사쿠라 '역시 코너명 구린 것 같아.' 끄덕
성우 "기대하겠습니다!!!"
방청객 "와아아아!!"
사회자 "...네에! 에스카르고란 바로 이런 요리인데요! 우리 아이돌들의 반응을 볼까요!"
리아무(임유진) "에에?! 달팽이라니!! 완전 무리무리무리! 초오 무리!!" 도리도리
아코 "프랑스 요리... 비싼 고급 음식, 에스카르고 달팽이, 달팽이 사육... 어라 혹시 이거?" 번뜩
아키라 "...달팽이는 메탈슬러그 방송 때문에 좀 지겨울 정도네요." 긁적
아카리 "에? 에? 그, 그러니까... 가, 가끔 사과에 달팽이가 달려있을 때가 있과!" 허둥지둥
사회자 "하하하! 모두 개성넘치는 대답이네요! 넘치는 열정, 좋습니다!!"
리아무(임유진) "아니아니, 나 못하겠다니까?!"
사회자 "자! '수영장에 들어가있는 냉장고를 부탁해'의 규칙은 간단합니다! 저기 수영장을 보시면, 가운데에 길이 있죠? 저 길을 쭉 따라서가면 끝에는 작은 냉장고들이 여러개 있습니다! 제한시간 내에 냉장고를 가져오면 그 냉장고 안에 있는 재료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단, 싫어해도 무조건 사용해야한다는 점이 함정이지요!"
이즈미 '함정이라면 이렇게 친절하게 가르쳐줘도 되는건가?'
사회자 "물론! 냉장고 안에 있는 재료들은 모두 랜덤입니다! 룰은 간단하죠!"
아카리 "이해했습니과!"
사쿠라 "예! 이해했어요!"
사회자 "제한시간은 5분이고요, 첫 주자는 우리 양팀의 귀염둥이! 아카리짱과 사쿠라짱!"
방청객 "와아아!!"
사쿠라 "에에엣?"
아카리 "여, 열심히 하겠습과!"
사회자 " 자 그럼... 두 선수 모두 출발선에 서시고..."
사회자 "스타트!"
방청객 "와아아!!"
@+1 ...갑자기 예상도 못했던 프로그램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다... 걍 넘어갈까요?
1. 『결과』뿐이다!! 이 세상에는 『결과』만이 남는다!
2. 중요한 건 진실을 똑바로 마주보려는 의지라고 난 생각해.
P "...치히로씨?"
치히로 "왜요?"
P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권력 오남용인데요?"
치히로 "뭐가요?"
P "기업 내의 얼차려는 신고대상인데요?"
치히로 "인간이라면 말이죠. 그렇죠 의자씨?"
스카우터 "네, 네엡! 왈왈!" 부들부들
치히로 "호르륵." 커피
P "일단, 의자는 왈왈하고 안짖는다는 점을 태글걸고 싶어."
스카우터 "전 괜찮습니다 선배! 거기다가 슬슬 기분 좋아지기 시작했어요."
P "역시 변태 새끼야."
스카우터 "그런건 보통 생각으로만 하지 입으로 내뱉지는 않지 않나요? 멍." 부들부들
치히로 "의자는 조용."
스카우터 "왈!"
그리고 그 때 유진이는...
사회자 "자 완성됬습니다! 정말... 어마어마한 전개였죠!"
리아무 (임유진)"나 이 방송 두번 다시 못해..." 추욱
사회자 "하하하! 리아무씨의 활약이 엄청났죠 이 방송!"
리아무(임유진) "에? 진짜?"
아카리 "냉장고를 가지러 갈 때는 아코짱을 수장시키려는줄 알았과..."
리아쿠(임유진) "에? 내가?"
사쿠라 "본인도 같이 익사할 뻔했으니까요..."
리아무(임유진) "내가?"
이즈미 "세트장도 불태울 뻔하고."
아코 "카메라도 망가질 뻔하고."
아키라 "#인명피해 #타는 쓰래기 #분리수거화요일"
리아무(임유진) "에에?! 사람도 다쳤었어?!"
아키라 "아니요 그냥 한 말이예요."
리아무(임유진) "그렇구나. 다행이다... 가 아니라!! 뭐냐고 그 위험한 조크!!!"
아카리 "아 뒤에 두개는 거짓말이 아니라 진짜."
리아무(임유진) "그건 그거대로 너무해!!!"
사회자 "자! 이 분위기 속에서... '면제네'팀이 만든 에스카르고는 고추냉이, 맥거핀, 그리고 레몬즙이 들어간 에스카르고입니다!!"
방청객 "와아아!!"
아카리 "아, 근데 맥거핀이 뭐과?"
사회자 "맥거핀은 스코틀랜드 북부 산악지대에서 사자를 잡는 데 쓰이는 도구입니다!"
아키라 "...근데 스코틀랜드에는 사자가 없지 않나요?"
사회자 "그럼 맥거핀은 아무것도 아니군요."
리아무(임유진) "...뭐야 이 대화? 나만 못따라잡는거야?"
감독 "컷!"
아이돌들 "수고하셨습니다!!" 꾸벅
사회자 "하하. 너희들고 수고많았어."
사쿠라 "오늘 너무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꾸벅
사회자 "하핫. 뭐 그런걸 가지고. 너같은 아이들이 그렇게 밝게 웃는게 내 기쁨이야."
아카리 "정말이과?"
사회자 "아하하! 정말이고 말고."
리아무(임유진) "진짜로 사회자님!!" 반짝
사회자 "...으, 응. 그, 그렇지." 얼굴꾸깃
리아무(임유진) "...에? 그거 어떤 반응인거야?"
아키라 "당근 구라죠."
리아무(임유진) "너무해!!!"
사회자 "......" 외면
리아무(임유진) "부정 안하는거냐!!!" 절망
이즈미 "괘, 괜찮아요 리아무씨."
리아무(임유진) "이, 이즈미짱... 아이돌 완전 천사... 눈부셔..." 울먹울먹
아코 "앞으로 먹을 욕은 지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니까요!" 따봉
리아무(임유진) "타락천사냐고!!!"
이즈키 "......" 외면
리아무(임유진) "그러니까 부정해달라고!!!" 절망
삘릴릴릴리~! 삘릴릴릴리~!
리아무(임유진) "훌쩍. 아 P님한테 전화왔다."
아카리 '회복 빠르네, 아니 빠르과.'
리아무(임유진) "여보세요 P님?"
한편 그때 프로듀서는...
P "흐읍! 하아..." 기지개
P "이제 퇴근해도 되나요?"
치히로 "진심인가요?"
P "절반은요."
스카우터 "일이 이렇게 넘치는데 퇴근이랴뇨? 무슨 소리를."
치히로 "당신 때문이잖아!!"
스카우터 "아앗! 포상이 아파요!"
치히로 "좀 닥쳐요!"
P "역시 치히로씨 하드카운터."
스카우터 "...선배는 뭐 없어요 포상?" 힐끔
P "......"
치히로 "...뭐라고 했죠?"
P "...인간 하드카운터로 바꾸죠."
스카우터 "하핫. 나의 승리군."
P "하아..."
시시콜콜한 잡담을 마치고 나는 다시 얼른 컴퓨터로 시선을 고정하고 키보드에 한편의 아름다운 곡을 연주했다. 아니, 저주받은 곡 같다. 치는 사람의 기력이 빨리니.
저기 저 녀석은 우리 부서의 아이돌 스카우트 담당. 그냥 대충 사람들이 나를 프로듀서라고 부르는 것처럼 저 녀석을 스카우터라고 부른다. 저 녀석이 아이돌 후보를 스카웃하면 내가 그 원석을 잘 갈고 닦아서 완성시키고, 그 과정을 치히로씨가 감시 밑 감사한다. 그리고 셋이 위에 보고를 올리고 아이돌의 스케쥴을 잡는다. 마르크스가 옳았다. 분업은 사회악이다. 이런 말도 안되는 업무가 가능하니까 상부에서 인원 보충을 안해주잖아.
P "하흐..."
치히로 "한숨 쉬지 마세요 기운 빠지니까. 하흐..."
P "......"
치히러 "뭘봐요?"
P "...그 예쁜 주둥아리요."
스카우터 "하하! 선배님 1승"
빡!
스카우터 "아얏! 내 머리!"
나이스샷 치히로씨.
뭐, 평소와 전혀 다를게 없는 일상이다. 평소와 다를게 없는...
...어? 평소? 유진이?
P "와아아아아아앗!!!!" 벌떡
치히로 "우, 우왓 깜짝아!! 프로듀서씨?!"
스카우터 "애, 애떨어질 뻔했네!!"
P "죄, 죄송합니다!!! 저, 저 잠시만 화장실 좀요!!!"
치히로 "에?! 자, 잠깐..."
벌컥! 쾅!
치히로 "...벌써 가셨네."
스카우터 "급똥인가."
치히로 "......"
스카우터 "아얏! 이번엔 왜 때려요!"
치히로 "못생겨서요."
스카우터 "그러면 인정." 끄덕
P "헤엑... 헤엑... 헤엑..."
아, 아무도 없지!! 그, 그러니까 유진이, 아니 야무 번호가...
삘릴릴릴리~! 삘릴릴릴리~!
제발...
딸깍!
받았다!!
리아무(임유진) "여보세요 P님?"
P "야아!!!!!"
리아무(임유진) "우와앗!! 까, 깜작아!!"
P "너, 너, 너, 너, 너, 너, 너!"
P "OOOOO!!!"
+3 P가 할 말은?
P "너, 너, 너, 너, 너 임마!!!!"
리아무(임유진) "우와앗!! 트위터에 올린 것 중에 뭐가 문제가 생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용서해주세요오!!"
아키라 "갑자기 무릎꿇지 말아주세요 리아무씨."
P "어, 그 응?! 바, 방송은 문제 없지!? 아니 그러니까 니가 항상 일으키는 문제 말고 좀, 있잖아 거 그런 문제!?"
리아무(임유진) "에? 으, 응 없을걸?"
P "그, 그래 임마!! 있는 욕 없는 욕 다 먹어가면서 방송하느라 고생 많다!! 어차피 다 니 잘못이긴 하지만!!"
리아무(임유진) "어? 엄... 고마워?"
P "오늘은 그냥, 어?! 집에 가가지고, 어?! 이상한 짓 하지 말고, 어?! 조용히 발닦고 자, 어?!"
리아무(임유진) "어, 응 응."
P "다음에 내가 부를테니까 그, 그 아무튼 그 때 임마!! 얘기해, 알겠다!! 아니, 알겠냐!!"
리아무(임유진) "예, 예 알겠습니다..."
P "그, 그래 그럼 일 열심히 하고!! 그, 그 뭔 어!! 그 거기 그 앗, 으 임마!! 화이팅!!!!"
리아무(임유진) "화, 화이팅..."
P "화이팅!!!"
리아무(임유진) "화, 화이팅!!!"
P "그래, 그 어!! 끊는다!!"
리아무(임유진) "네, 네엡!!"
뚝. 삐 삐 삐 삐
리아무(임유진) "......"
아카리 "프로듀서씨가 무슨 말을 했과?"
리아무(임유진) "아 응... 열심히 해라?"
아코 "그런 것 치고는 뭔가 이상해보이던데... 프로듀서씨 이번달 생활비가 다 떨어진겨?"
이즈미 '태클을 걸어야 하는데 묘하게 그럴듯하네.' 끄덕
사쿠라 "태클을 걸어야 하는데 묘하게 그럴듯하네." 끄덕
이즈미 "사쿠라 그런 말은 직접 입으로 말 안해도 돼."
사회자 '...요즘 얘들은 전부 이런가?'
그 시각 프로듀서는...
P "하악... 하악... 하악..."
P "......"
...난 뭐 한거지?
P "으읏..." ///
대체 뭘 말하고 싶었던거냐 나... 당황해서 이리저리 휙휙 말하기나 하고...
유메미 리아무, 그녀가 사실 유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그리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놀라기는 했지만, 금방 침착해져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업무 모드로 돌아갔다. 어쩌면 나는 현실감이 모자랐는지도 모른다. 유진이라니. 지금도 심장은 이렇게 쿵쾅쿵쾅 뛰고 있지만 아직 현실감이 모자라다. 마치 내 일이 아닌, 제 3자의 일을 내려다보는 기분이다. 이상할정도로 재미없는 막장 드라마를.
P "하으..."
그래도 전보다는 더 확실하게 내 뇌주름이 이 사실을 인지한 것 같기는 하다. 현재 내 뇌주름이 스팀 다리미 서비스를 돌리고 있으니까 말이다.
오늘은 반차쓸까...
P "...어떡하지."
스카우터 "뭘 말입니까?"
P "우와아아아아아아앗!!!!!" 벌떡
스카우터 "응? 아. 우와아아아앗!!!"
P "따라하지마 개O끼야!!"
스카우터 "아파!!"
P "헤... 헥... 너, 너 언제왔냐?"
스카우터 "아흑... 선배가 빨개진 얼굴을 가리고 중얼거릴 떄 부터요."
P "...너 일 안하냐?"
스카우터 "과도한 자아비판은 정신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선배."
P "아주 한마디를 안져요 이 새끼. 확."
스카우터 "어후 직장 내 폭력."
P "하..."
나는 놀란 가슴을 달래고 다시 벤치에 앉았다. 어후 깜짝아.
스카우터 "...이제 좀 기운 나십니까 선배?"
P "응?"
스카우터 "하하하... 선배가 좀 걱정거리가 많은 것 같아서 기운 내라고 장난 좀 쳤습니다."
녀석...
P "핑계도 좋아요. 확 씨."
스카우터 "히잉."
요요 대가리 깨면 그 안에 장구벌레 하나 나와서 신나게 물장구 칠 놈 진짜.
스카우터 "혹시 방금 뭔가 기분나쁜 생각하지 않았어요?"
P "됬다 임마. 읏차."
P "난 이만 치히로씨한테 가볼란다."
스카우터 "기운 차리셨다면 다행입니다 선배. 하하."
P "그래. 너 덕분에 기운 났다."
P "반차를 신청할 기운이."
스카우터 "아 선배 잠만."
P "나머지 업무는 네 몫이다 하하 죽어라."
스카우터 "에에잇! 미시로 프로덕션의 프로듀서는 쓰래기인가!"
참새가 요즘도 있던가... 들어본지 꽤 됬네. 평일은 바빠서 정신이 없고, 휴일에는 늦잠잤으니.
P "흐음..."
나는 옆으로 뒹굴어서 머리에 비는 용도가 아닌 베게를 꼬옥 끌어안았다. 뭔가 시원해서 좋다.
오늘은 야무, 아니 유진이를 만나기로 한 날이다. 전날, 유진이를 만난다는 사실에 너무 긴장한 나머지, 게임을 오래해서 새벽 4시에 잤다. 약속시간을 오후 6시 쯤에 잡을걸. 점심은 너무 일렀나...
P "...쨀까 약속."
나는 사회의 책임있는 어른은 감히 농담이라도 입에 담기 어려운 말을 뱉었다. 그래도 난 농담으로 잘 뱉으니까 아무런 상관이 없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먼저 약속을 잡고, 그것도 자기가 보호자 느낌의 역할을 자처하는 사람이 약속을 째다니. 말도 안되는 짓이다.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불가능하다.
그러나 때론 양심은 귀찮음에 비해 한없이 가볍다. 추가로 졸림도.
P "흐아암... 에휴. 나가야지."
혹시나 존재할지도 모르는 내 후손들이여. 내가 너희들에게 불가능에 가까운 수수께끼를 남기마. 내가 결국 나서기로 다짐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양심이라고 말하는 이들은 내 후손 자격이 없으니 얼른 꺼지도록.
P "머리는 뭐... 쯧. 모자쓰자."
나는 대충 물만 쓱쓱 뭍혀서 뻗힌 머리를 정리하고 영단어로는 캡이라고 불리는 모자를 썼다. 안감은 머리도 안보이고, 내 외모도 안보이고. 일석이조. 단점이 있다면 갑자기 약속장소에 캡을 싫어하는 테러리스트들이 나타날 가능성인데, 만약 그렇게된다면 얼른 모자를 유진이에게 넘겨주면 되니까 별 문제 없을 것이다. 음. 완벽해.
세수는 하기 귀찮으니까, 설거지를 안해서 싱크대에 놓여있는 냄비에 대충 물을 받고 그 물에 얼굴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한두번 흔들면 대충 세수 끝.
P "역시 수건은 싱크대 옆이 제자리야. 화장실 수건은 사도다." 얼굴 빡빡
대충 외출 준비는 끝났고... 아 잠옷으로 나가고 싶다. 옷 갈아입기 귀찮아...
나는...
+2 프로듀서가 입을 복장은?
1. 아무래도 아이돌을 만나니까... 정장
2. 그냥 평상복. 딱히 뭐 없는.
3. 밤에 편의점으로 맥주 사러가는 츄리닝. 이것도 빨아야되긴 한데...
+3 약속 장소는?
1. 카페
2. 레스토랑
3. 식당(무슨 식당?)
한국 음식점
나는 안열은지 꽤 된 서랍장을 열었다. 내 복장 패턴은 매우 간단하다. 회사갈 때 입는 정장, 그리고 편의점 갈 때 입는 츄리닝. 두 의상의 공통점은 하루만 입고 세탁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만 돌려도 괜찮기 때문에 편하다.
?? '프로듀서씨 옷에서 고기냄새나는거예여!'
쉿. 조용히하렴 내 기억 속의 니나야. 세탁하지 않은 정장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면 그건 페브O즈가 모자라기 떄문이라는 점은 이과라면 다 알 것이다. 난 문과라서 안배웠지만.
그리고 내가 지금 입을 옷은 오랜만에 꺼내는 평상복이다. 회사, 집, 편의점 외에는 활동 영역이 제한되어 있는 나는 평상복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고, 그 이유로 내 서랍에는 여름용 티셔츠 2벌, 긴바지 2벌, 그리고 긴팔티 2벌이 전부다. 그리고 장롱에 있는 잠바 하나. 잠바는 헌옷 수거함에서 주워왔다. 따뜻해서 좋다. 잘 주워온 듯.
P "...빨래 하기 싫은데."
검은 색 긴바지에 아무 무늬가 없는 단색의 티셔츠를 입고 벽걸이에 걸려있는 모자 하나만 머리에 얹으면 모든 준비 레디다.
자 그럼 가볼까!
철컥!
P "아 나가기 싫다!"
+1 식당에 먼저 도착한 사람은?
1. 프로듀서
2. 유진이
홀수 2
점원 "이랏샤이마세!"
(현지의 느낌을 위해 일본어를 쓰시는 점 양해 바랍니다)
P "아 예 예."
점원 "에? 에또... 와카리 자리노 시토데스카?"(에? 그, 그러니까... 어디 앉으실건가요?)
P "와타시와 니폰어 파시블 데스. 약속쿠노 세팅으로 시마따."(저 일본어 가능합니다. 예약했어요.)
점원 "아 하이."(아 예.)
...한국 식당이라고 직원이 다 한국사람이라는건 편견이지. 나도 영어 하나 못해도 레스토랑 알바 뛌으니까.
대충 여기저기 살펴보니까 뒤통수가 보인다. 갈색 머리에 어딘가 당당하고 신나보이는 그 느낌. 딱히 얼굴을 확인할 필요도 없다. 나는 유진이를 아니까.
그녀는... 밝게 빛나는 태양같은 아이다. 어쩐지 헛웃음이 나오네.
P "유진아. 기다렸냐?"
일반인 "에? 도또 데스카?"(어? 누구세요?)
P "네?"
임유진 "아 프로듀서! 거기서 뭐해? 스미마셍 데스."(죄송합니다.)
P "어? 너 아니였어? 앗또 네, 스미마셍 데스."(죄송합니다.) 꾸벅
일반인 "아... 아나타와 웨르컴 데스."(아 괜찮습니다.)
임유진 "읍! 읍! 읍! 카아! 역시 치킨에는 맥주! 졸라 맛있네!" 꿀꺽꿀꺽
P "......"
임유진 "에? 프로듀서 안먹어? 맥주 존맛인데?"
P "...유진이?"
임유진 "에? 왜?"
...이건 유진이가 아니야.
P "씨O..." 꿀꺽
임유진 '어? 나, 나 때문에 화난건가? 어, 어떡하지?'
P "유진이는 쫌 욕먹었다고 기 팍 죽어서는 두뇌회로 과열시키는 쓰래기가 아니야!!!!"
임유진 "우왁!! 까, 깜짝아!!! 취, 취했어 프로듀서?"
P "P님."
임유진 "에? 하지만 원래 프로듀서라고..."
P "P님."
임유진 "넵."
P "나의 유진이는 이렇지 않다능..." 꿀꺽 중얼
임유진 '...프로듀, 아니 P님 원래 이렇게 술이 약했나?' 눈치X
P "여기 소주 하나요."
P "......" 꿀꺽
임유진 "......" 안절부절
P "...뭐해?"
임유진 "으, 응?"
P "유진이는 이럴 때 뭔일 있냐고 물어봐."
임유진 "아 그래?"
P "...물어보라고. 그러니까."
임유진 "에? 싫어, 물어보면 화낼거잖아."
P "......"
얼굴은... 리아무. 머리색깔은 유진이. 피부색도 리아무. 가슴 크기는 리아무. 키도 리아무. 즉, 4 : 1로 저건 사실 유진이가 아니라 리아무다. 응 그래.
...어? 키?
P "야 씹 잠만!!!"
임유진 "우왁!! 아, 알았어 물어볼게 물어본다고!!"
P "그, 그게 아니라 임마!!! 너, 너 대체!!!"
P "가, 가슴은 커졌다고 해도 키는 왜 전보다 작은거야?!!?!"
리아무 "에? 아 응. 가슴 커졌지 확실히... 프로듀서도 큰게 좋나?" 주물럭
P "기왕이면 다다익선, 이 아니라!! 얌마!!!"
리아무 "꺄앗! 뭐, 뭘 잘못했는지 모르지만 용서해주세요오!!!"
P "......"
임유진 "......"
P "...혼났네 결국."
임유진 "프롱듀서, 아니 P님이 엄청 시끄러웠으니까."
P "...시끄러워."
임유진 "시끄러운건 P니..."
P "시끄러워."
임유진 "넵."
...노인내냐? 키 원래 165cm잖아. 확실히 165cm였잖아. 어떻게 지금은 150 정도인거냐.
임유진 "...P님."
P "...왜."
임유진 "그... 지금 말할 타이밍은 아니긴한데..."
P "...뭔데."
임유진 "...말해도 돼?"
P "말하라니까."
임유진 "아 응. 그러니까..."
임유진 "...나 지갑 안가져왔는데 치킨 더 시켜도 돼?"
P "......"
임유진 "P님? 그, 부탁합니다... 마, 만지게 해 줄테니까! 프로듀서도 오타쿠지? 오타쿠는 이런거 좋아하잖아!!"
...이딴게 유진이라니.
결국 더 시켰습니다.
임유진 "존맛... 치킨 사랑해..." 아구아구
...먹으면서 행복해하는 표정은 쓸데없이 유진이같네. 유진이같은게 아니라 유진이지만.
P "너..."
임유진 "응?"
P "대체 어떻게 된거야?"
임유진 "나?"
임유진 "아 사실 어제 한끼도 못먹었거든... 하하. 침대에서 일어나기 귀찮아서... 아, 그래도 오늘 아침은 먹었다고? 포O칩."
P "...그게 아니라."
임유진 "응?"
P "너. 임유진. 2년. 아이돌. 유메미 리아무. 이해했냐?"
임유진 "아 그거? 그게 그러니까..."
임유진 "...저기 P님."
P "아 왜 또."
임유진 "그... 여태까지 숨기고 있던거... 화 안낼거지?" 우물쭈물
뭔진 모르겠지만 화내고 싶다.
P "...안낼게 말해봐."
임유진 "진짜지? 손가락 걸고 약속!!"
나중에 토모에 시켜서 잘라버리고 싶다 저 손가락.
임유진 "그게 그러니까..."
+2 유진이의 스토리텔링 구체도는?(주사위값)
1에 가까울수록 진지
100에 가까울수록 코믹
P "......"
임유진 "주니 언니도... 해나 언니도... 하하. 언니들이라고 뭐 어떻게 할 수 있는건 아니였으니까. 언니들도... 나도. 서로를 돕고 위로하려고 했지만 그게 될리가 없잖아? 나이가 많다고 해서 덜 아픈건 아니니까. 그렇지? 프로듀서?"
P "......"
아무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굳이 어떤 말이든 할 필요가 없었다. 저 질문은 답을 원하는게 아니였으니까.
임유진 "하하. 하... 그땐 그래도... 많이 아팠어. 그러니까... 어쩔 수 없었던거야..."
임유진 "일본으로 온건..." 아련
P "응? 잠깐만. 뭔가 이상해."
임유진 "응? 왜?"
P "갑자기 일본?"
임유진 "당연하지 않아? 히키코모리의 원조는 일본이잖아. 그러니까 본고장에 왔지."
P "...???"
P '...내가 너무 많이 취했나? 왜 말의 맥락이 이해가 안되지.'
임유진 "뭐 아무튼, 그렇게 되서 결국 뒷거리를 전진하다가."
P '뒷거리? 아 지하 아이돌.'
임유진 "그 다음부터는 프로듀서가 아는 대로야." 으쓱
임유진 "스카우터씨한테 스카웃 당해서 아이돌이 됬지. 혹시 누군가가 내가 임유진이라는걸 눈치챌 수 있으니까 가발을 쓰고 이름도 바꾸라고 해서 바꾸고. 아 그래도 유메미 리아무는 내 예명이니까, 법적으로는 임유진일걸? 아닌가? 스카우터씨가 어떻게 한다고 그랬는데... 난 몰라." 와구
P "...그랬구나."
사실 아직 잘 이해되지는 않는다. 어쩌다 내가 아는 유진이가 저런 타는 쓰래기가 됬는지, 어째서 다시 아이돌을 하기로 결심한건지, 어째서... 유진이가 나한테까지 정체를 숨기고 있었던건지. 아마 지금 다 말하라고 하는건 무리겠지. 그래도...
임유진 "아 치킨 진짜 너무 오랜만이야..." 황홀
...오랜만에 유진이가 행복하게 웃는 모습을 보니까 좋다 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리아무가 유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저 미소 사이로 내가 아는 유진이의 미소가 보인다.
울컥하네 갑자기.
P "그래도... 오랜만에 널 봐서 기분이 좋..."
임유진 "아하하... 하? 뭐 문제있어? 프로듀서?"
P "...잠깐만."
임유진 "응?"
P "...스카우터."
임유진 "응?"
P "알고 있었다고?"
임유진 "그렇지. 스카우터씨가 나보고 변장하라고 했으니까." 와구
P "지는 알고 있었는데... 나한테는 말 안했다?"
임유진 "어? 그게 그렇게 되나?"
P "이런 O쌔끼가." 이글
임유진 "어..."
임유진 '...조용히 치킨이나 뜯어야지.' 와구
P "후우..." 깊은 빡침
임유진 "......"
P "스읍.... 하아." 깊은 빡침
임유진 "...저기 프로듀, 아니 P님?"
P "...왜?"
임유진 "...한마리만 더 시켜도 될까요?"
P '그래 시켜라 시켜.'
P "아가리 여물어."
임유진 "아싸! 아줌마! 여기 양념치킨이랑 맥주 500cc 추가요!"
P "생각이랑 말이랑 거꾸로 나왔으니까 조금은 신경 쓰지 그래?"
임유진 "에? 그래서 안먹을거야?"
P '...이딴게 유진이라니.'
P "아 맞다. 야 유진아 너."
임유진 "응?"
P "너, 키. 그거 어떻게 된거야?"
임유진 "응? 무슨 소리야?"
P "너 키 어떻게 줄었냐고. 한 15cm 정도 줄었잖아! 가슴은 뭐 큰거라고 해도 키는 말이 안되잖아?"
임유진 "아 이거?" 자기머리 쓰담
임유진 "스카우터씨가 준걸 마시니까 이렇게 되던데?"
P "...??"
임유진 "에? 아이돌 업계에선 흔한 약 아니야? 막 키가 왔다갔다 하는 약."
P "그런게 있으면 내가 지금 빌O이츠 돈다발로 빰때리면서 누워있겠지."
임유진 "어 진짜? 그럼 이거 어떻게 된거지..." 심각한 고민
점원 "네, 여기 주문하신 양념치킨입니다."
임유진 "앗싸!!" 행복
P '무슨 말이 안되는... 단순히 뭘 마셨다고 키가 준다고? 그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같은 일이 현실에서...'
?? '냐향.'
P '...너구나!'
임유진 "아. 가슴에 양념 떨어졌다. 에에에..."
P "옷에 묻은 양념 핥으려고 하지 마라."
P "아."
임유진 "...? 와구."
P "먹으면서 반응하지 말고, 반응하면서 먹지도 마."
P "너 그럼 그 해나랑 주니! 지, 지금 어떻게 됬는지 알아?!" 쾅!
임유진 "우, 우왓 깜짝아!! 꿀꺽!"
그 동안... 겁이 나서 차마 찾아볼 수가 없었다. 혹시 그녀들이 지금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면,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 같으니까. 그래도... 이미 유진이를 봤으니까. 해나랑 주니도 희망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다시 한번 그녀들을 웃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P "해, 해나랑 주니!! 너, 너 걔들이 어떻게 됬는지 알아!?! 여, 연락처 있어!!"
임유진 "으, 으응? 연락처라면.... 와구."
P '...밥 못먹고 죽은 귀신이 붙었나.'
임유진 "아 여기! OO언니 트위터 있다."
P "어, 어디!"
임유진 "앗 내 핸드폰! 와구."
P '쓰래기같은 유진이, 아니 리아무 트위터 글들은 무시하고! 여기 팔로우 목록에...'
P "...OO이?"
+2 해나랑 주니 중 누구?
임유진 "어 봤어? 해나 언니 트위터."
P "해나... 라고?"
임유진 "응. 왜? 뭔가 이상해?"
P "아니 그게 뭔가 이상하다기 보다는..."
P "남자잖아?"
임유진 "화장빨이야." 우걱
P "화장으로 가슴이 저렇게 된다고?"
그뉵그뉵한 미소년 #근육#1대300#잉끼트위터#미소년
P "어... 음..."
임유진 "...? 왜?"
P "아니 그게... 좀 충격이네. 해나는 그런 이미지가 아니였으니까..."
임유진 "지금은 가업을 이어서 배추 농사짓고 있어."
P "농사?! 화장?! 트위터?!"
임유진 "지역 아이돌 있지? 그런거야 대충. 배추 사업 마스코트 아이돌."
P "어... 음. 음. 어 그렇구나. 어."
P '...수능 봤을 때 이후로 가장 머리 아픈 것 같네.'
띠링!
점원 "안녕히가세요!"
임유진 "하아... 배불러..."
임유진 "아, 사진 못찍었다. 트위터 올려야되는데."
P "...안했으니까 태클 안거는줄 알아라."
P "조심히 들어가봐라. 가는 길에 트위터 절대 하지 말고. 저번에 그렇게 올렸다가 괴한의 습격에 당했잖아."
임유진 "나, 나쁜 사람은 아니였어... 싸인 받고 싶어하는 오타쿠였는데..."
P "...너 혹시 너도 그 괴한이였나?"
임유진 "......"
P "넌 진짜 단물 빠질 때까지만 쓴다 진짜."
임유진 "미, 미안해 P님!!! 버리지마!!! 우에엥~!!"
P "아 꺼져!!"
P "후우..."
밤거리는 춥다. 술에 취한 몸에서 나오는 열기는 바깥바람과 맞아 내 몸을 차갑게 식히다.
오늘은... 뭔가 놀라운 일들이 많았다. 그래. 리아무는 정말 유진이구나. 아무리 말을 해도 감이 안왔다. 스스로 다독여봐도 마치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는 소리를 들은 것 처럼 현실가이 없었다. 그러나 오늘 확실히 같이 술을 마시고 얘기를 나눠보니... 리아무는 유진이다. 그녀 속에서 유진이가 보인다.
P "...하아."
변했구나 유진아.
시간이 흘렀으니까. 변하는게 당연하지. 해나도 그렇고. 그렇게 부끄러움 많던 아이가 스스로 셀카를 찍어서 올리고... 셀카는 자신있어했지 해나. 그래도 화장이나 그런건 좀 서툴렀었는데. 화장이 그렇게나... 발전했구나. 나도 화장은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P "그래도..."
다행이다. 모두들 각기 길을 가고 있었구나.
주니는 어떻게 됬을까?
끼익
P "안녕하십니까아. 하아암."
어. 유진이, 아니 리아무다.
P "아 안녕 리아무... 우?"
리아무(임유진) "P, P님!!"
OO "안녕하세요 프로듀서씨!"
+2 누구?
...어? 누구지? 일반인인가? 아니, 그럼 회사를 통과했을리가 없지. 아이돌 중 한명의 할머니인가? 그것보다 내가 프로듀서라는걸 어떻게 아는거야?
P "저기... 저 아시나요?"
할머니 "으응? 나 기억 못하는건감?"
어. 뭐지. 대체 뭐지? 나 알아야 하는건가? 혹시 회장님의 어머니? 내가 모르던 때에 도움을 줘서 자신의 자식의 자식과 이어주려고 마음먹고 계셨나? 재벌의 가문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내가 그 생각을 바꿔버린건가?
할머니 "젊은이가 바쁘니까 다 기억하고 다니는건 무리겠지... 그래도 조금은 씁쓸하구만 호호."
아, 안돼 재벌가에서의 삶! 내 돈!!
P "그, 그러니까... 사실 어제 제가 회식 때문에 술을 많이 마셔서... 하하. 별로 잘 마시지도 못하는데 회식 자리라서 어쩔 수 없다 보니까 지금 정신이 와락가락하네요."
됐다!! 완벽한 변명이다!!! 웰컴 재벌가!!!
할머니 "응? 요즘같은 시대에도 억지로 마시게 하는겐가?"
아, 아니 그렇다고 어르신의 회사가 사람에게 억지로 술을 마시게 만드는 구시대의 유물같은 쓰래기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어르신!!!(그런 말 한 적 없다)
P "그, 그게..." 안절부절
할머니 "뭐, 좀 씁쓸하지만 젊은이가 바쁘니까 내가 이해해야겠지. 호호." 씁쓸
리아무 "...아. 화장을 안해서 그런거 아닐까?"
리, 리아무 네 이놈!! 감히 회장님의 어머니에게 반말을!!!(어머니라고 말한 적 없다)
P "유, 아니 리아무 너! 마, 말 조심..."
할머니 "으응? 그런감? 그럴 수도 있겠구만."
어, 어라? 리아무 너 이 자식! 나이스다 리아무!!
P "네, 네! 아하하. 아마 제가 화장을 안해서 못알아본 것 같네요."
할머니 "잠시만 기다리게 젊은이..." 톡톡
하... 다행이다. 솔직히 할머니가 얼굴에 분칠 조금 한다고 뭐가 달라지겠냐만은, 뭐 그래도 시간은 벌었군.
할머니 "이제 대충 됬구만..."
류해나(할머니) "짠! 프로듀서 이제 좀 알아보겠어?"
P "...?!?!" 혼돈 파괴 망각
류해나 "...?"
P "뭐가 변하지 않았어...?"
리아무(임유진) "화장을 했지."
P "타는 쓰래기는 음소거 모드 온."
리아무(임유진) "......" 힝구
류해나 "정말~ 프로듀서! 유진이한테 너무 말이 심한거 아니야?"
P "아, 미안미안. 평소에 하던대로 하다보니."
류해나 '막말이 평소 모습?'
P "사각지대에서 트위터에 욕먹었다고 올리는 것 스탑."
리아무(임유진) "......" 움찔
P "삭제해라 애송이."
리아무(임유진) "...넵."
류해나 '아 평소 맞구나.'
P "아니 그, 그것보다... 방금 그 할머니가 너였다고!?"
리아무(임유진) "할머니라니, 아무리 쌩얼이라도 말이 심하네."
류해나 "나 조금 상처일지도... 라고나 할까, 뭐 예전에 비해 피부가 많이 안좋아졌으니까."
피부가 안좋아진 수준이 아니라 혼자서 시간과 정신의 방에서 보냈는데? 세월을 손오공한테 스트레이트로 쳐맞았나.
P "그..."
이, 이런 상황에는 어떻게 말해야되지? 상처를 안받게 그러니까...
P "...화장이 대단하네." 외면
류해나 "그런가?"
리아무(임유진) "한국의 화장 기술은 확실히 대단하지. 음."
한국의 화장술 스게에에!!! 가 아니라!! 넌 또 뭘 납득하고 넘어가는데 이 모지리야!!!
P "아."
맞다.
P "그... 분명 리아무, 아니 유진이가 넌 한국에 있다고 말했었는데. 일본으로 온거야?"
류해나 "아, 아니! 그냥 비지니스겸으로 온거야."
P "아 비지니스..."
...뭔가 씁쓸하고 아련한 맛이 입을 타고 올라온다. 비지니스라... 세상에 때는 하나도 타지 않은 것 같은, 여리디 여러 보이던 해나가 이제는 비지니스를 입에 담는 나이가 됬구나. 그때로부터 아이돌 때로 부터 4년이 지났으니... 이제는 해나도 어엿한 20살, 한국 나이로는 22살이지. 술도 마시고, 담배도 필 수 있는. 그래도 해나는 처녀일거야. 암. 해나가 비처녀일리가 없지.
P "...아. 잠깐 비지니스면..."
류해나 "프로듀서! 그러니까..." 뒤적뒤적
류해나 "구내 식당에 김치 안필요해?" 명함
...전 아이돌이였던 회사 홍보대사 마스코트 느낌의 아이가 일본으로 건너와 연예 엔터테이먼트 회사의 한낫 프로듀서에게 구내 식당에 김치를 비치하기 위한 영업을 하고 있다니. 나, 아니면 세상 둘 중 하나는 확실히 미친 것 같다. 그래도 아마 미친 쪽은 얘내들이겠지.
리아무(임유진) "...아야! 갑자기 왜 때려?!"
P "스스로 한번 생각해봐봐."
리아무(임유진) "어... 뭔진 몰라도 맞을만 했겠지 그럼..." 시무룩
류해나 '...정말 괜찮은건가 이 둘?' 고민
+3 프로듀서가 해나에게 건낼 안부인사는?
내가 얘기를 들어보니 아직 너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류해나 "아하하! 왜 갑자기 어색하게 그래?"
...어색하더라도 말해야 된다. 언젠간 말해야되는 일이고, 반드시 말해야한다. 지금이 아니라면, 나는 아마 절대 용기를 낼 수 없을 것이다.
P "...그 뒤로 어떻게 된거야?"
류해나 "아..."
리아무(임유진) "아."
싸늘해진 공기. 차가운 바람이 부는 것 같다. 아니, 차라리 바람이라도 불었다면 이보다 더 나았으리라.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다. 검은색 정적. 고통스러운 침묵.
류해나 "아... 하하하..."
P "그... 미안. 내가 바로 떠나버렸지. 나도 어쩔 수가 없었어."
멈춰야 된다. 저딴 변명은 상처만 준다. 차라리 침묵이 났다. 어쩔 수 없었다니. 나였다면 바로 주먹부터 나갔을 것이다. 자. 날 제발 때려다오.
류해나 "그, 그랬지. 괜찮아 프로듀서."
죄를 씻을 수 있다면, 내 몸을 깍가 피로 목욕을 하리라.
깡!
P "악!"
리아무(임유진) "P, P님!"
스카우터 "어, 어라? 안녕하세요...?"
P "아 씁..."
아오 내 뒤통수...
스카우터 "그..."
스카우터 "거기 서 있던 선배 잘못입니다아아!!!"
류해나 "빠른 책임 전가!" 깜짝
P "그래... 아야야... 내 잘못도 있으니까..."
스카우터 "어 진짜요? 이렇게 넘어갈거예요? 어 근데 왜 다가오..."
P "흐아압!!"
스카우터 "어? 어? 자, 잠시만, 으아아아아악!!!"
리아무(임유진) "슈, 슈플렉스!!!"
류해나 "실전에서 저 기술을 쓸 수 있는거였구나!" 깜짝
스카우터 "대..."
P "하아... 나쁜 말 금지."
스카우터 "대가리 빠개지겄네 하호 씹."
P "내 얘기를 어디로 듣냐?"
스카우터 "아프잖아!!"
P "아?"
스카우터 "요!!"
P "그렇지."
류해나 '그걸로 된건가?'
스카우터 "그나저나 저 왜 맞은거예요 갑자기?!"
P "이유가 필요하냐?"
스카우터 "없긴 하죠."
류해나 '이유가 없어도 슈플렉스를?'
P "뭐, 어쨋든 이유가 간단하지 뭐."
류해나 '말은 해주는구나.'
P "너 임마..."
+2 왜 슈플렉스를?
1. 유진이가 야무라는걸 숨겨서
2. 오늘 특별히 생긴게 마음에 안들어서
3. 업계 포상
4. 손님이 왔는데 차 대접을 안해줘서
류해나 '아무리 변명이라지만 너무한거 아닌가?'
스카우터 "아. 그건 그렇네요. 죄송함다." 꾸벅
류해나 '너무한게 아닌건가?'
리아무(임유진) '...교자 먹고싶다.'
스카우터 "여기, 메밀차입니다."
P "아 땡큐."
류해나 "아 감사합니다."
리아무(임유진) "...어라? 내껀?"
스카우터 "없는데?" 후룩
스카우터 "앗 뜨거!"
리아무(임유진) "너무해!!"
P "하아... 역시 차는 메밀차야."
류해나 "...후훗."
어. 웃는다. 해나가.
P "어?"
류해나 "여전히 메밀차 참 좋아하는구나? 프로듀서."
P "어? 아. 어 어. 그, 그렇지. 하하."
미칠 것 같다. 병O같은 새끼. 자연스럽게 행동 좀 해라 나. 내가 힘들어한다는 티를 낼수록, 해나는 더욱 힘들거다. 그런 아이니까. 그리고 나는 힘들 자격도 없으니까.
P "......" 후룩
류해나 "......" 후룩
...돌아가라 내 머리야. 뭔 말을... 아!
P "아 맞다. 해나야. 여기는 우리 사무소의 아이돌 스카우터 담당이야. 편하게 곧백수라고 부르면 돼."
스카우터 "이 직장에 말뚝 박을거니까 걱정 안하셔도 되요 선배."
P "곧백수. 여기는 음... 그냥 류해..."
스카우터 "네 알아요. 류해나씨죠? 실제로 보니까 반갑네요."
류해나 "아, 네. 반갑습니다."
...음?
해나는 당황해서 반갑다는 말과 함께 곧백수 녀석과 악수를 했다. 뭐가 반갑다는 소리일까? 아니, 그런건 중요하지 않다.
P "야 너... 알아?"
스카우터 "당연히 알죠!" 당당
당연히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P "너 대체 어떻게 알아?"
스카우터 "그야..."
+1
1. 프로듀서랑 관련된 사람이라서
2. 아이돌 업계에 있던 사람이라서
P "데뷔하고 별 성적도 못내고 결국 해체한 그룹을 안다고? 너무 마이너한데?"
스카우터 "그게 바로 제 정보 수집 능력이 뛰어나다는 증거죠." 당당
P "히다카 마이는?"
스카우터 "누굽니까 그 아줌마는? 뭔가 로리콘이 좋아할 것 같은 이름이네요."
P "......"
스카우터 "자꾸 그렇게 쳐다보면 뚫려요."
P "오 진짜?"
스카우터 "아뇨 거짓말이예요 사실."
P "아깝네."
류해나 "...???"
리아무(임유진) "괜찮아. 평소에도 저렇게 놀아."
류해나 "아, 그냥 장난치는거야?"
스카우터 "어 잠만! 거기 맞으면 진짜 뚫려요! 코는 물렁뼈라서...!"
류해나 "...장난?"
리아무(임유진) "에헤이! 저렇다가 또 마니까 걱정하지 마!" 슈퍼당당
류해나 "아, 그렇구나..."
리아무(임유진) "스카우터님 맷집이 그렇게 좋지 않거든."
류해나 "...응?"
P "뭐, 어쨋든. 오랜만에 이렇게 봤는데 미안. 나 이제 거래처 사람이랑 스케쥴이 있거든. 가봐야 돼."
류해나 "...응."
P "아하하..."
...다시 어색하다. 그래도 전보다는 분위기가 많이 풀어진 것 같다. 정확히는, 내가 해나를 더 편하게 대해줄 수 있게 된거겠지.
스카우터 "......" 중얼중얼
저 놈. 머리도 좋은 놈이 좀 더 쉬운 길로 하지. 때린 것도 미안하니까 나중에 술이라도 사줘야 할 것 같다. 아까우니까 그래도 좀 싼걸로.
P "가기 전에, 뭐 혹시 나한테 말하고 싶은거나 그런거 있어?"
그래도 오랜만에 만났으니, 하고싶은 말은 넘치고도 남을거다. 지금 여기서는 들을 각오가 안되니까 나중에 따로 말해주라는 가벼운 신호다 이 말은. 받는 이는 모르는 신호.
류해나 "어. 음... 그게."
류해나 "저거 파워 하라스먼트 하니야?"
스카우터 "나는 빡빡이다, 나는 빡빡이다, 빡빡이다..." 중얼중얼
P "손 더 높이 들고."
스카우터 "나는 빡빡이다, 나는 빡빡이다, 나는 빡빡이다..." 중얼중얼
류해나 "...저게 무슨 의미가 있는거야?"
P "쟤네 할아버지가 대머리시거든. 정신적 데미지."
류해나 '...그럼 결국 파워 하라스먼트 아닌가?'
P "...아. 미안. 나 이제 정말 가봐야 돼. 유진이랑도 오랜만에 만난거니까 천천히 얘기 나누다가 와. 걔 아직 신입이라서 별로 스케쥴도 없거든."
리아무(임유진) "P님 너무해..." 힝구
P "뭐 그럼 다음에 만..."
끼익
?? "꺄앗!" 따콩
P "으앗! 미안. 괜찮아?"
?? "아... 네 괜찮아요."
앞 좀 보고 다닐걸. 근데 문을 열어서 치는건 앞을 잘 보고다니는거랑 별 상관 없지 않나?
스카우터 "여 안녕."
P "너 인사하면서 은근슬적 손 내린다?"
?? "아 안녕하세요 스카우터씨. 리아무씨도 안녕... 어?"
?? "리아무씨? 머리 색깔이 왜..."
임유진 "응?"
어.
P "야 너 가발...!"
임유진 "에? 에에에?" 머리 더듬더듬
스카우터 "어? 어어야?"
?? "...가발?"
...O됬다.
P "아아아아아아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 그러니까...!!"
임유진 "우와아앗!!! 수, 숨을 곳!! 숨을 곳!!!"
스카우터 "머, 멍청아!!! 들키고 나서 숨으면 그게 무슨 소용이야!!!"
류해나 "우와아아앗!!! 유, 유진아 그, 그러니까... 여, 여기에!!"
임유진 "에?! 화, 화장 가방 안으로?! 어, 어제 교자 먹어서 뚱뚱한데?!!"
P "이름 부르지 마 멍청이들아!!!!"
?? "저건 대체..." 혼란
P "자, 잠시만!!!"
P "내, 내가 다 설명할 수 있어!!!"
P "OO아!!!"
+3 누구?(아이돌)
카렌 "잠, 잠깐?! 진정해 프로듀서!"
스카우터 "비, 비기 기억 삭제 촙을!!!"
류해나 "에, 에?! 그런 것도 하실줄 알아요?!"
스카우터 "할 수 있겠냐 멍청아!!!!"
류해나 "?!!"
임유진 "어, 어쩔 수 없어!!!!"
임유진 "죽어라아아아아앗!!!!"
P "뭐하는거야 멍청아!!!!" 퍽
임유진 "쿠헬푸후테헥!!!"
류해나 "꺄아악!! 유진아아!!!"
스카우터 "사, 사람이 죽었어어!!!"
임유진 "아직 안죽었다고!!! 너무해!!!"
류해나 "사, 살인마?!!?"
P "내, 내가 사람을 죽이다니!?!"
임유진 "안죽었다니까?!!"
스카우터 "어, 어차피 사람을 죽였으니까 카렌짱을 죽여도 괜찮지 않을까요?!!"
P "그, 그런가?!"
카렌 "......"
P "그, 그럼 죽어라앗...?!"
카렌 "......."
P "...저기 카렌."
카렌 "응."
P "...이젠 건강하구나. 다행이다."
카렌 "그런 멘트 날린다고 용서할 것 같아?"
P "...아니긴 하지."
카렌 "유카한테 배운 정신차려라 정권, 효과 좋네."
P "네."
스카우터 "완벽하게 좋네요."
카렌 "일 더하기 일은?"
스카우터 "귀요미요."
카렌 "다시 엎드려뻗쳐."
임유진 "......" 부들부들
카렌 "리아무, 아니 유진씨는 일어나."
임유진 "네 감사합니다..." 후들후들
류해나 "저... 저도 일어나도 될까요...?" 부들부들
카렌 "응."
류해나 "가, 감사합니다..." 후들후들
류해나 '...어라? 난 왜 엎르쳐뻗치고 있었지?'
카렌 "...그래서. 요약해보면."
카렌 "우리가 유메미 리아무로 알고 있던 사람은 사실 한국에서 잠깐동안 아이돌을 헸었던 순수 100% 한국인 임유진이었고, 가발을 쓰고 여태까지 활동하고 있었다?"
P "그렇지."
카렌 "여기 이 분은 리아무, 아니 유진씨랑 같이 아이돌을 했던 류해진양이고?"
임유진 "저기... 씨라는 호칭이 달라붙으니까 갑자기 너무 사이가 어색해진 느낌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카렌 "유진 언니?"
임유진 "...어라? 그건 그거대로 좋은 느낌인데?" 호옹이
카렌 "당신이랑 같이 아이돌할 때도 저런 사람이었어?"
류해나 "...아니."
카렌 "뭐 아무튼, 그리고 그 핑크색 가발이랑 유메미 리아무라는 가명은 스카우터씨가 지하 아이돌 콘서트에서 눈물 콧물 질질 짜고있는 유진씨를 스카웃하면서 제안한거고?"
스카우터 "신의 한 수죠?" 따봉
카렌 "일단 엎드려뻗쳐 중에 한손으로 엄지손가락 치켜드는건 그말할래? 솔직히 스카우터씨의 신체 능력이 무섭거든 이젠?"
P "...잠깐만. 마지막 파트 난 처음 듣는 얘기인데?"
카렌 "응?"
스카우터 "뭐, 술술 부는 분위기다 보니깐요. 하하." 코쓱
류해나 '엎드려뻗쳐라는게 두 발로만 버틸 수 있는거였나?'
P "니가 범인이었냐 이 개새..."
스카우터 "거래처 미팅 안가세요?"
카렌 "미팅?"
P "......"
P "왓 타임 이즈 잇 나우?"
스카우터 "쓰리 피엠."
류해나 '각도 조절?!'
P "...미안하다카렌지금너무바빠서벌은다음에받을게우와씨지각이네진짜돌겠네하." 2배속
카렌 "으, 응?"
P "일단내가돌아올때까지저할일없는개백수초인이설명해줄테니까,암튼지금은바빠서나중에미안." 2배속
쾅!
카렌 "...가버렸네."
스카우터 "매정한 사람..."
카렌 "스카우터씨는 그 자세로 물고기 팔딱팔딱 실시."
스카우터 "넵."
카렌 "우와. 그냥 말만 던진건데 저게 진짜 되네."
결국 혼났다. 혼난건 큰일이다. 거래처 상대가 나에 대한 인식이 안좋게 박혔다는 의미니까. 학교에서처럼 혼나면 히잉하고 끝이 아니라, 그 여파가 다음에까지 남아있다는게 사회의 단점이다. 기억은 절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 적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바다 속의 사회를 보라? 얼마나 행복해보이는가? 인어공주는 영단어같은걸 안외우니까 사무엘 L 잭슨이랑 언더더씨같은걸 부르고 있지. 저 민폐 덩어리 아리엘.
P "...민폐?"
아. 유진이. 잊어버리고 있었다.
어, 어, 어, 어떡하지?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카렌한테 뭐라고 변명하지?
P "...나도 피해자야."
나도 피해자다. 나도 정신적 충격이 어마어마하다고. 유진이의 사기 행각은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저희 사무소에서 그런 일이 발생하다니 정말 충격이네요. 의도적이지는 않았으나, 팬분들을 속였던 점은 정말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유메미 리아무양, 아니 임유진양은 이러한 논란에 모든 책임을 지고 아이돌을 은퇴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다시 한번 사죄드립니다. 전무님. 전부 저 놈팽이 잘못입니다. 스카우터 놈에게 물으세요. 전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벌써 사무실 문 앞이다. 다행인 점은 변명은 완벽하다는 것이다. 아마 예수님조차 나한테 돌을 던지기 전에 기도로 자기 아빠한테 3번 정도는 물어야 할 정도로 완벽한 변명이다. 법원에서도 무죄로 나오겠지. 상대편이 비싼 검사를 쓰지 않는 이상.
끼익
P "다녀왔어."
뭐, 그래도 리아무가 유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아이돌이 한명뿐이라서 다행이다. 수습하기는 그래도 간단하겠네.
카렌 "여."
?? "안녕?"
+3 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