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토하 "그래도 조금은 걱정이 돼요... 역시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바이러스에 위험하다고 하니까요"
P "괜찮을거야. 코토하가 빨리 나아서 부모님의 걱정을 덜어드려야지"
코토하 "네에!"
P "그래서 오늘은 특별히 운동을 할 거야. 자 받아"
나는 링피트라는 게임의 부속품인 링을 건내주었다.
코토하 "이게 뭐에요? 훌라우프...라기엔 좀 작은데요?"
링피트를 설명하자면 최근에 나온 운동 게임이다. TV나 컴퓨터에 게임을 연동시키고, 특별히 제작된 이 링을 들고 화면을 바라보면서 진행하는 게임이다. 조이스틱 대신에 이 자동차 핸들 크기만한 원형의 링을 들고 운동을 하게 되는데, 이 링이라는 것은 탄력성이 있어 당기고 조이고 움직이면서 운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P "쉽게 말하면 특별한 조이스틱 같은 거지"
코토하 "처음 들어봤어요... 이런 것도 있구나..."
P "뭐, 당연히 우리 둘이 같은 것을 쓸 순 없으니까... 다행히 2인용도 지원하는 모양이야"
나는 내 몫의 링을 하나 더 꺼냈다. 한 화면으로 두 사람이 각각의 링을 가지고 함께 운동하는 모드도 있었다.
코토하 "아 그렇... 군요...?"
P "뭐 궁금한 거라도 있어?"
코토하 "아, 아니요... 그게... 아무 것도 아니에요!"
P "...너도 참 거짓말 못한다. 빨리 말해봐 뭔데?"
코토하 "으음... 갑자기 든 생각인데요... 이거 원래는 일인용이죠...?"
P "그렇지?"
코토하 "따,딱히 이상한 건 아니고... 혼자 사시는데 왜 두개나 사셨는지 궁금해서...요...." 힐끔
오늘 하루도 별일 없이 지나갔다. 새벽에 코토하의 부모님이 일본에 도착했다는 소식 빼고는 말이다. 부모님은 즉시 병원으로 격리된다고 했다. 무사하기만을 빌어야겠지. 업무도 특이한 사항은 없었다. 모든 직원이 자택근무를 하는 와중에 사장님은 첫 스튜디오 방송의 섭외를 구하고 있다. 벌써 1주일째 스케쥴의 공백이 생겼으니 서둘러 준비를 해야 한다. 업무가 줄어든다면 그만큼 직원들과 아이돌들에게 돌아가는 급여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P '하지만... 코토하의 Vlog도 그렇고... 아직은 무리한다고 상수는 아닐 것인데...'
매출 실적을 내야하는 회사의 입장도, 모두의 건강과 대중들의 시선도 고려해야 한다. 새로운 컨텐츠를 선보일 시기를 조절하는 일도 굉장히 골치아프다. 이런저런 고민을 안고 오늘도 하염없이 시간은 흐른다.
P '오늘 코토하는 유달리 조용하네... 어제 그 일도 있고 하니까...'
사실 나도 의도적으로 피하긴 했다. 어제 이후로 딱히 대화할 일도 없었고, 나도 하루종일 놀고먹을 순 없었으니 오후동안 거리를 조금 두긴 했다.
"뭐해?"
나는 가볍게 문자를 보냈다. 오히려 내가 코토하에 대해서 어렵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들킨다면 코토하의 마음도 더 심란해질 것이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을 애써 해야 한다.
"공부를 하고 있어요"
코토하도 고등학생이니까 공부를 해야한다. 하지만 코토하가 공부를 하는 모습은 좀처럼 볼 수 없었다. 사무소에서 다른 일보다 아이돌 연습이 우선이라고 다른 아이들에게 말하고 다니던 모습이 떠올랐다.
"좀 도와줄까?"
"아니에요. 바쁘신데..."
이런 대답이 제일 골치아프다. 정말 내가 바쁜 것을 의식하는 것인지, 아니면 내 요청을 완곡히 거절하는 것인지 헷갈린다. 코토하와 얘기할때는 저절로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먹다 만 햄버거를 코토하의 입에 들이밀었다. 어차피 코토하는 마스크를 쓰고 있기 때문에 먹진 못할거니까 하는 장난이다.
P '물론 더 나가서 장난을 치면... 아무리 코토하라도 화를 내겠지... 적당히 하자'
코토하는 내 돌발 행동에 어쩔 줄을 몰라하는 것 같아보였다. 나는 씨익 웃으며 코토하에게서 떨어졌다.
코토하 "저... 저기..." 안절부절
코토하 '...갑자기 왜 이러시지...? 내가 알던 다정한 프로듀서가 아니야... 무슨 일이 있던 걸까...? 혹시 정말로 불량해 진 거라면? 그럼... 결국 회사 내에서 실적도 안 좋아질 거고... 결국 회사를 관두게 된다면... 영영 프로듀서를 볼 수 없게 되버려... 그러면... 난...'
코토하 "프로듀서...!"
코토하는 주먹을 꼭 쥐고 나를 불렀다.
P "왱"
코토하 "그... 그런 습관은 좋지 않아요...! 프로듀서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잖아요... 원래대로 돌아와 주세요!"
P "구랭?"
코토하 "제가 알던 프로듀서가 아니에요. 눈도 흐리멍텅해지셨고... 게다가 말투도 느릿느릿해지셨어요. 무슨 일인지 제대로 말씀해 주세요"
P "......"
코토하는 진심어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단호하면서도 나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따스한 시선이 느껴진다.
P "코토하는 혼자서도 잘 하잖아? 그러니까 내가 왜 이러는지 스스로 알아내는 게 어떨까 싶은데~?"
코토하 "저... 저 때문이라는 소리인가요?"
P "......" 훽
나는 냉철하게 고개를 돌려 코토하를 외면했다.
P '흥, 너도 한 번 반성해봐!'
물론 어디까지나 장난이었긴 했지만, 코토하에게도 야속한 부분이 있긴 했다. 사람을 오해할만한 장난이나 치고 말이야. 하지만 그리 오래 끌 생각은 없었다. 코토하가 정말로 걱정하기 전에 장난이었다고 말을 해야 한다. 등 뒤로 소리가 느껴지지 않는 것 보니 상당히 얼어있는 것 같았다. 나는 고개를 다시 돌려 코토하를 바라보았다.
P "후후... 말이 없는 것 보니까 제대로 속은 것 같구만?" 스윽
하지만 거기에 있는 코토하는 아무 표정이 없이 가만히 바닥을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P "...괜찮아? 자, 장난이야... 저번에 너가 장난을 쳤으니까 나도..."
코토하 "...저어, 프로듀서..."
코토하는 힘없이 나를 불렀다. 한 눈에 봐도 풀이 죽은 것 같았다.
P "야, 야. 장난이라니까...? 저번에 너도 그 뭐냐... 갑자기 뛰쳐나가서 놀라게 했잖아?"
코토하 "네... 알아요..."
P "알은 게 아닌 것 같은데? 잠깐만 나 좀 봐바"
코토하의 얼굴을 보기 위해서 살짝 숙이니 코토하의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P "코토하"
코토하 "프로듀서... 저 할 말이 있어요"
P "응?"
코토하는 붉게 충혈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작고 힘겹게 한 마디를 말했다.
코토하 "저 이제...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P "......"
생각지도 못한 말에 나는 잠시 생각을 멈추었다. 차가운 정적이 흘렀다. 입술을 깨물며 나는 말했다.
P "그, 그게 무슨 소리야..."
코토하 "부모님도 돌아오셨고... 더 이상 프로듀서에게... 폐가 될 순 없어요..."
P "자, 장난이라니까? 너도 나한테 장난쳤으면서 갑자기 왜 그래?"
코토하 "...전부터 생각했던 거예요"
P "...잠깐만, 얘기 좀 해봐. 왜 갑자기 그러는 거야?"
코토하 "......"
코토하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계속해서 코토하에게 말을 걸어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미안하다는 것 밖에 없었다.
1457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어머, 정말 괜찮으세요? 프로듀서님도 곤란하실텐데..."
P "정말 괜찮습니다! 정말로 훌륭한 따님인지라, 제가 오히려 코토하에게 의지하고 있다니까요? 아하하"
"...의외네요... 저희는 프로듀서님이 힘들어하실 줄 알았는데... 오히려 기뻐하시는 것 같네요?"
P "크,크흠! 기뻐하다니요. 이런 전세계적인 비상사태에 저도 진지하게 걱정을 하고 있던 참입니다. 그리고 어차피 저랑 어머님은 나중에라도 가족과도 같은 관계가 될 수도 있으니까..."
"네?"
P "크흠! 아,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럼 몸 조심히 잘 탑승하시고. 도착하시면 또 연락 한 번 해주세요! 제가 마중은 가지 못하더라도 보건 당국에 연락을 해서 주의를 하도록 시키겠습니다!"
"어쩜... 믿음직스러워라. 저희 코토하를 잘 돌봐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P "아이고 별 말씀을! 아하하! 아하하하하!!"
...
긴 통화를 마치고, 약간의 허무함이 다가온다.
P '너무 오바했나... 그저 사무적인 관계일 뿐인데...' 하아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잘 모르겠다.
>+2 많은쪽, 오늘은 느긋하게 코토하와 같이 운동을 하자!
1. 주인공은 코토하니까 코토하의 의견을 물어보고 결정하자
2. 마침 집에서 운동을 하려고 비디오 게임을 사두긴 했는데...
3. 역시 침대 위에서 운동을...
4. 자유롭게
P '어머니는 무슨... 아침에 깨우니까 엄마부터 찾던데'
P "그랬니? 얘기는 다 들었어?"
코토하 "네! 어머니가... 아주 좋아하셨어요... 프로듀서... 예의도 바르시고, 똑똑하시고... 책임감도 있으시고..."
P "아, 아하하! 부끄럽네 뭐... 나같은 청년이 요즘 별로 없긴 하지... 하하하!"
코토하의 칭찬을 받으면 아무래도 감정을 숨길 수 없어진다.
코토하 "그래도 조금은 걱정이 돼요... 역시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바이러스에 위험하다고 하니까요"
P "괜찮을거야. 코토하가 빨리 나아서 부모님의 걱정을 덜어드려야지"
코토하 "네에!"
P "그래서 오늘은 특별히 운동을 할 거야. 자 받아"
나는 링피트라는 게임의 부속품인 링을 건내주었다.
코토하 "이게 뭐에요? 훌라우프...라기엔 좀 작은데요?"
링피트를 설명하자면 최근에 나온 운동 게임이다. TV나 컴퓨터에 게임을 연동시키고, 특별히 제작된 이 링을 들고 화면을 바라보면서 진행하는 게임이다. 조이스틱 대신에 이 자동차 핸들 크기만한 원형의 링을 들고 운동을 하게 되는데, 이 링이라는 것은 탄력성이 있어 당기고 조이고 움직이면서 운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P "쉽게 말하면 특별한 조이스틱 같은 거지"
코토하 "처음 들어봤어요... 이런 것도 있구나..."
P "뭐, 당연히 우리 둘이 같은 것을 쓸 순 없으니까... 다행히 2인용도 지원하는 모양이야"
나는 내 몫의 링을 하나 더 꺼냈다. 한 화면으로 두 사람이 각각의 링을 가지고 함께 운동하는 모드도 있었다.
코토하 "아 그렇... 군요...?"
P "뭐 궁금한 거라도 있어?"
코토하 "아, 아니요... 그게... 아무 것도 아니에요!"
P "...너도 참 거짓말 못한다. 빨리 말해봐 뭔데?"
코토하 "으음... 갑자기 든 생각인데요... 이거 원래는 일인용이죠...?"
P "그렇지?"
코토하 "따,딱히 이상한 건 아니고... 혼자 사시는데 왜 두개나 사셨는지 궁금해서...요...." 힐끔
P "......"
정곡을 찔린 것 같은데?
>+2 많은쪽
1. 실은 말이지... (진실)
2. 하나는... 마침 선물을 받아서... 하하하! (애매함)
3. 코토하를 위해서 준비했지~ (거짓)
4. 자유롭게
코토하 "그런가요?"
P "아, 아무튼!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꽤나 재밌다고 하니까 한 번 해보는 거야!"
어떻게든 얼버무렸지만 등에 흐르는 식은땀은 어쩔 수 없었다. 코토하도 의심의 눈총을 보냈다.
P "자. 이제 시작하나 보다!"
코토하 "캐릭터를 만들라고 하네요?"
P "응"
캐릭터를 만드려면 자신의 신체 정보를 입력해야만 했다.
코토하 "앗..."
P "왜 그래? 빨리 만들어"
코토하 "저어... 잠시만 뒤를 돌아봐 주시면 안될까요?"
P "왜?"
코토하 "그, 그게... 신체 사이즈는 비밀이니까요"
새삼스럽게?
>+2 많은쪽
1. 내가 너 프로듀서인데 모를리가 있니...?
2. 뒤를 돌아보는 척 몰래 본다
3. 코토하가 하라면 해!
4. 자유롭게
코토하 "......"
P '코토하가... 아무 말도 안하고 가만히 정면만 바라보고 있다...? 조금 더 놀려볼까'
P "후카씨는... 93... 아즈사는 91... 타카네는..." 중얼중얼
나는 가만히 그녀들의 마음 씀씀이를 읊어대기 시작했다.
코토하 "......"
P "......"
코토하는 여전히 TV 화면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P '아무 말도 안하니까 더 숨이 막힌데요? 무슨 말이라도 해줘!'
P "그... 가슴 사이즈 때문이라면 너무 걱정하지 마. 코토하의 몸매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껄...? 나 같은 사람이라던가..." 긁적
코토하 "......"
P "저기요...?"
코토하 "프로듀서는... 가슴이 큰 분들을 좋아하시나요...?"
P "윽...?"
코토하는 입가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뭔가 집중할때나 걱정이 있을때 코토하가 주로 하는 버릇이었다.
코토하 "저어... 저는 딱히 제 신체 사이즈에 대해서...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진 않은데요..."
P "......"
코토하 "제게 가슴 사이즈를 말씀하시는 것은... 제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생각하셨기 때문인가요...?"
P "......"
코토하 "제가 뒤를 돌아봐달라고 한 것은... 그런 의미가 아니었는데..."
P "......"
>+2 많은쪽
1. 그, 그냥 별 생각 없는 장난인데...
2. 그럴리가! 코토하가 얼마나 훌륭한 몸매를 가졌는데?! 매일 봐도 질리지 않는...
3. 그런 거 아니었어?
4. 자유롭게
코토하 "네에~~~?!!" 깜짝
P "아, 아니 방금 것은!!"
코토하 "프로듀서"
P '윽...! 이건 완전히 혼날 것 같은데?'
코토하는 부끄러운지 고개를 돌리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코토하 "정마알... 장난만 치시면 어떡해요...?"
P "응... ....?"
코토하 "앞으로는 그런 오해할만한 말씀은... 하지 말아주세요"
P "......"
코토하 "아시겠죠?"
P "알... 았어..."
코토하 "그럼... 뒤돌아 계세요...!"
코토하는 상기된 얼굴로 신체 정보를 꾹꾹 눌러 담았다.
...
P "그럼 캐릭터도 만들었고,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까?"
코토하 "자,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운동하기 편한 옷으로 갈아입는 건 어떨까요?"
확실히 지금 옷은 평상복이긴 하다.
P "뭐... 코토하가 입고 싶은... 아니... 아니지...?"
코토하 "?"
P "주, 주의사항을 보면 링피트를 할때는 이런 옷을 입어야 한다고 한다네... 다, 다른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니고!"
>+2 많은쪽, 복장?
1. 최대한 편하고 프리한 운동복
2. 최대한 가볍고... 시원한 옷
3. 자유롭게
코토하 "역시 이 옷이 제일 편해요!"
P "음, 이제 연습할 기분도 냈으니, 슬슬 그럼 시작해볼까?"
"쿠와아아앙!" 퍼엉
켜자마자 갑자기 괴물이 나오더니 이상한 애니메이션이 마구 나왔다. 대충 사악한 괴수들을 운동을 통해서 무찌른다는 유치한 내용이었다.
"크윽... 헬스킹의 봉인이 풀렸어... 큰일이야! 우리가 헬스킹을 처치하지 않으면 세상이 위험해 질거야! 거기 앞에 있는 너! 링피트를 통해서 나를 도와주겠니?"
P "뭐야 이 유치한 전개는..."
고개를 돌려 코토하를 바라보니 코토하는 거의 울상을 지으며 덜덜 떨며 대답했다. 동그란 링을 두 손으로 잡고, 엉거주춤 서 있는 모습이 애처로울 정도다.
코토하 "꺄아아!! 제, 제가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요...?" 덜덜
P "......"
>+2 많은쪽
1. 헤, 헬스킹... 이녀석...! 코토하, 우리 힘을 합쳐서 헬스킹을 무찌르고 세상을 구하는 거야!
2. 뭐하냐 너... 초딩이냐?
3. 말없이 빠르게 버튼을 눌러 다음으로 넘긴다
4. 자유롭게
P "헤, 헬스킹... 이 녀석...! 코토하, 약해지지 마! 우리 힘을 합쳐서 헬스킹을 무찌르고 세상을 구하는 거야!"
코토하 "프, 프로듀서!"
P "자, 링을 꼭 잡아. 이제부터는...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어!"
덩달아 주먹을 불끈 쥐며 다짐을 하는 코토하.
코토하 "...맞아요. 어제의 나와는 달라... 이 링만 있다면... 할 수 있을 거예요...!"
P "가자, 세계 평화를 위해서!"
코토하 "네! 화이팅!"
코토하는 내 연기가 마음에 들었는지 한껏 상기된 얼굴로 즐겁게 외쳤다.
P '난 뭘 하는 걸까... 코토하가 기뻐하니 괜찮을까'
...
"그럼 이제부터 링을 꼭 붙잡고 제자리에서 힘껏 뛰는 거야!"
P "......"
코토하 "그래서... 이제 어떡하면 되나요? 이 숲길을 걸어가면 되나요?"
게임은 일직선으로 진행이 되어 있다. 길게 펼쳐진 오솔길을 따라서 쭉 걸어가다가 몬스터가 나오면 때려잡는 형식이다.
"자! 어서 힘차게 뛰어!"
P "링을 잡고 뛰면 되겠지. 자! 헛둘 헛둘!"
나는 링을 붙잡고 힘차게 제자리 걸음을 했다. 화면에는 신기하게도 나의 움직임에 맞춰서 캐릭터가 똑같이 뛰는 모션을 취하고 있다.
P "오~ 이거 신기한데?"
"숨을 더 크게 쉬고 무릎을 좀 더 올려봐! 경험치를 더 얻을 수 있어!"
P "알았어! 헛둘! 헛둘! 와다다다!!"
나는 거의 배꼽까지 무릎을 올리며 힘껏 뛰었다. 소리도 화면도 실제로 숲길을 뛰는 것 같아서 왠지 신난다.
P "아하하! 이거 신나는데? 진짜로 달리는 것 같다! 후우..." 콩콩
"좋았어! 계속 뛰어!"
P "코토하는 잘하고 있니? 허억..." 스윽
문득 코토하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서 옆 화면을 곁눈질해서 보았다.
>+2 많은쪽
1. 강철 심장의 코토하는 벌써 나를 추월해서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2. 뭔가 열심히는 하는데... 자세가 뭔가 이상하다? 기계치인가?
3. 나를 따라잡기 위해서 열심히 뛰고 있지만, 역시 여자애인가~
4. 자유롭게
강철 심장의 코토하는 벌써 나를 제치고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게다가 호흡도 길고 규칙적으로 하고 있다. 역시 모범생이야!
P "오... 대, 대단한데? 역시 코토하..."
코토하 "프로듀서!"
P "으, 응?"
코토하는 세상 진지하게 나에게 말했다.
코토하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해야 해요. 다른 곳은 신경쓰지 마시고 조금만 더 힘을 내주세요! 흡흡하!"
P "......"
"자! 이제 길 양 옆으로 보너스 동전이 보일거야. 링을 구부렸다가 피면 기공포가 나가면서 동전들을 얻을 수 있어!"
코토하 "핫! 핫! 하앗!!" 띠링~
코토하가 기합을 지르며 링을 구부릴때마다 동전들이 경쾌한 소리를 내며 우수수 떨어져 코토하에게로 모인다. 문제는, 나의 경로에 있는 동전들까지 전부 먹어치워서 내가 얻을 경험치까지 모조리 흡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P "헤엑... 헤엑..."
초반에 너무 무리를 했을까?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내 발걸음도 느려지고 심장 박동도 무리가 오기 시작했다.
P "헤엑... 흐으으으! 자, 잠깐만 쉬자! 뭐가 이렇게 길어?"
코토하 "프로듀서?"
코토하는 그와중에도 규칙적인 뜀걸음을 하며 또박또박 나에게 말을 걸었다.
P "...네?"
코토하 "쉬면 안되요! 저희의 손에 세계의 미래가 달려있어요..."
P "아니... 그게..."
코토하 "어서 뛰어주세요! 빨리요!"
P "ㄴ, 네엣!"
코토하 "흡흡~ 하~ 핫! 핫! 흡흡~ 하~ 핫! 핫!" 띠링~
P "......"
내가 헉헉대며 걸어가는 사이에 코토하는 어느새 골인 지점에 도착한 모양이다.
코토하 "해냈어... 이걸로 세계는..."
"잠깐 기다리시지~!!"
코토하의 화면에 갑자기 어두운 그림자가 비치더니 중간 보스가 나타났다는 경고음이 들렸다.
코토하 "아앗...?! 다, 당신은...!!"
"후후... 코토하, 오랜만이군?"
>+2 주사위 높은값, 갑자기 코토하의 앞을 가로막은 중간 보스는?
코토하 "에...? 미나코?"
P "...아니, 미나코가 여기 왜 나와? 뭔데?"
둘이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어리둥절해 하니까 미나코가 쓸쓸한 표정으로 우리 둘을 바라보았다.
미나코 "저는... 미나코가 아니에요!"
P "뭐가 아니야"
미나코 "저는요. 당신들을 막기 위해서 온... 적이에요!"
코토하는 그 말에, 흠칫 놀라서 되물었다. 코토하의 표정이 심각하게 일그러진다.
코토하 "저... 적이라고...?"
미나코 "그래요~!"
>+2 많은쪽, 미나코의 정체는?
1. 헬스 히어로를 막기 위해 긴급 파견된 헬스킹의 부하, 그 이름하야 미나코 더 글러트니!
2. 아응... 거짓말은 못하겠네요. 안녕하세요 플레이어분들! 아이돌인 사타케 미나코입니다~♪
3. 이름... 알 필요 있을까요...? 당신은 여기서... 죽을텐데...
4. 자유롭게
P "결국 본질은 미나코잖아"
미나코 "미나코 더 글러트니라구요~★"
P "그러니까 미나코..."
코토하 "크읏...! 당신이 그 소문으로만 듣던... 미나코 더 글러트니...?!"
P "닌 어떻게 아는데?"
미나코 "후후... 귀여운 초짜 헬스 히어로들이군요. 안됐지만 여러분들은 여기서 제 칼로리 공격에 무릎을 꿇게 될 것이에요!"
공격 개시!
코토하 "흥...! 어림없습니다. 어떤 유혹이 와도 저는 절대 흔들리지 않아요!"
미나코 "후후. 그래요? 그럼 이쪽의 잘생긴 오빠는 어떨까나~?"
미나코 더 글러트니는 순식간에 코토하의 뒤로 돌아, 멀리서 헥헥대며 오는 나에게 접근했다.
P "우엑?! 뭐야! 나한테도 공격을 하는 거야?"
미나코 "후후... 그래요. 잘생긴 오빠♡ 지금 목이 마르신 것 같은데 이 시원한 콜라는 어떤가요?"
미나코는 내 앞에서 콜라캔을 따서 얼음잔에 담아 나에게 건내주었다.
P "윽...?!"
미나코 "어떠신가요? 시원하게 한 잔 하지 않으실래요...?"
P '콜라가 문제가 아니야! 뭐야 그 전신에 쫙 달라붙는 그 의상은...?!'
미나코는 몸을 숙이고 나의 입에 차가운 음료를 가져갔다.
미나코 "아니면 제가 먹여드릴까요~? 아앙..." 스윽
P '뭐야 이 선정적인 게임은?!! 전연령판에 피트니스 게임 맞아?!'
>+2 많은쪽
1. 다음 장면이 궁금하기 때문에 덜커덕 마시고 만다
2. 필요없어!
3. 코토하 도와줘!
4. 자유롭게
코토하는 나를 유혹하는 미나코에게 다가가서 링을 흔들어대었다.
코토하 "이 불여우 같은...! 데스톨도의 진정한 힘을 보여줄테다!" 휘적휘적
P "...엥?"
미나코 "무, 무슨 짓을... 역시 당신은...!"
코토하 "흥, 그래요. 이 몸이 바로 그 무시무시한 데스톨도의 수장... 미나코 더 글러트니... 당신을 무찔러..."
미나코 "두 분... 결혼하신 부부였던 거였어요?!"
코토하 "그래요. 우리는 결혼..."
코토하는 말을 하다 말고, 무엇인가 깨달았는지 입을 틀어막았다.
코토하 "...에에...? 저... 저, 무슨 말을...?"
미나코 "남편이라고 하셨지 않았어요? 제가 실수를 했네요! 그렇다면 커플이신 두 분을 위해서 같이 드실 수 있는 커플 요리를..."
미나코가 음식을 꺼내기도 전에 코토하가 기겁을 하며 비명을 질렀다.
코토하 "꺄아아아!!! 저... 저 그게, 그게 아니라... 배역에 몰입을 한 나머지... 그게..."
P "......"
코토하 "으... 으으읏...?! 죄, 죄송해요...!!!"
그러더니 쏜살같이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P "......아니"
게임은 알아서 일시정지가 되었다. 화면 속의 미나코는 영문을 모른체 얼어붙은 상태로 가만히 있다.
>+2 많은쪽 + 주사위
1. 코토하를 달래줄 말을 생각해보자 (주사위 높을수록 성공)
2. 못들은 척 하며 운동을 억지로 계속 시킨다
3. 오늘은 이만 할까...
4. 자유롭게
코토하는 대답 대신에 문자를 하나 보냈다.
'죄송해요...'
P "우리 사이에 뭐가 미안해. 게임에 몰입하다 보면 말실수도 하고 그러는 거지"
그럼에도 코토하는 나올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P "괜찮아... 뭐, 너가 어떻게 생각할진 모르겠지만... 난 너희들을 친하다고 생각하고 있거든? 정말 가족같은 그런 사이처럼..."
"......"
P "가끔은 정말로 우리가 가족이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하곤 해... 그러다 보니까 가끔 무의식적으로 너희들을 정말 친동생처럼 생각도 하고... 그러다 보면 너희들을 동생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말실수도 하고 그러지 뭐..."
"......"
P '이번 것은 좀 오래갈려나...'
P "난 정말 괜찮아! 응... 정말 정말 아무렇지도 않고, 별로 크게 신경쓰지도 않으니까... 또 운동하고 싶거나 하면 언제든지 나와. 난 마저 정리해두고 있을게~"
우웅-
진동이 하나 올리더니, 코토하에게 짧은 메세지 하나가 도착했다.
'말실수가 아니라면... 어쩌실래요?'
P "......"
나는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았다.
P "예?"
>+2 답장, 많은쪽
1. 왜, 나한테 시집이라도 오게? 막이래~
2. 그거 작업멘트인데
3. 그럼! 코토하가 실수할리가 없지! 너무 연기력이 뛰어나서 게임 캐릭터에 몰입했나 보다! 역시 코토하야.
4. 자유롭게
"......"
코토하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
P "...그래, 뭐 너가 열기 싫다면 그런 거겠지... 하지만... 솔직하게 대답은 해줬으면 좋겠어. 너 정말 진심인 거야? 너... 나 좋아해?"
"......"
P "......"
잠시 기다리니 코토하가 조용히 방문을 열고 나타났다.
코토하 "...저, 저기... 프로듀서..."
P "...응"
코토하 "짜... 짜잔... 몰래카메라... 인데요...?" 꼼지락
P "......?"
코토하 "그, 그게요... 호, 혹시... 프로듀서에게... 이런 진지한 말 하면... 어떨까 해서요..."
P "코토하..."
코토하 "아... 아아...! 죄, 죄송해요... 메, 메구미가... 그, 그, 그... 지, 집에만 있으면 심심하니까아... 요런 거 해보면 재밌지 않을까 해서... 이, 이거 보세요!"
코토하는 핸드폰을 내밀어 메구미와 나눈 메세지를 보여주었다. 거기에는 분명 메구미가 코토하에게 아까의 상황 그대로 시키는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
P "......"
>+2 까지, 자유롭게. 코토하에게...
코토하 "아앗... 그게... 으으..."
코토하가 민망해 하는 것 같았다.
P "어어...? 코토하가 이런 장난을 치다니 의외네... 허허... 허허허..."
나는 멋쩍은 웃음과 함께 힘도 같이 빠졌다.
코토하 "하... 하하... 죄송해요..."
P "이런 짓궂은 녀석..."
나는 코토하의 볼을 꼬집는 시늉만 허공에 대고 했다.
P "격리만 풀리면 마음껏 볼을 꼬집어 줄테다~ 각오해 알겠지?"
코토하 "하아... 네에..." 추욱
P "......"
코토하 "......"
서로 민망한지, 고개를 돌리고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나는 농담을 던지듯이 가볍게 코토하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찜찜하다.
P "뭐어... 하하! 그... 너 진짜... 나 좋아하는 건 아니지?"
코토하 "......"
농담으로 던졌다곤 하지만 나는 코토하의 반응에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었다. 코토하는 내 말에 고개를 숙이고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 같았다.
P "저... 저기..."
코토하 "...모르겠어요"
P "...모르겠다니?"
코토하 "저... 그, 오늘은 여기까지... 할래요... 좀 쉬고 싶어요..."
P "응...? 아, 알겠어..."
코토하는 내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살며시 방문을 걸어잠궜다.
P "......"
모르겠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
그날 밤.
그 후로 서로 어색하게 시간이 또 흐르고 말았다. 프로듀서는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무언가를 했고, 코토하는 방에서 공부를 했을 뿐이다. 밥도 대충 먹는듯 마는듯 했고, 저녁 인사도 없이 서로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코토하는 자기 전에 할 일이 있었다. 코토하는 침대에 누워, 가만히 핸드폰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남길 메세지를 고민하는 것 같다.
>+2 많은쪽
1. 프로듀서에게 사과하기
2. 메구미에게 사과하기
3. 자유롭게
코토하는 엄마에게 프로듀서에 대해서 메세지로 물어보기로 했다.
코토하 "......"
하지만 답장이 오지 않았다. 코토하의 부모님은 지금쯤 하늘을 날고 있을 것이다. 아마 자고 계시겠지.
코토하 '나 뭐하지...?'
코토하는 다른 메세지를 확인하기로 했다. 아까 낮에 메구미와 나눈 메세지가 눈에 들어왔다. 프로듀서에게 한 말이 몰래카메라라고 한 것은 거짓말이다.
코토하 '거짓말을 해버렸어... 메구미에게도... 프로듀서에게도...'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몹시 당황한 코토하는 메구미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했었다. 코토하는 마치 메구미가 코토하에게 몰래카메라를 시킨 것처럼 문자를 보내달라고 시켰고, 그것을 그대로 프로듀서에게 보여주었었다.
코토하 '나 정말 이상해... 갑자기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코토하는 몸을 뒤척이며 생각을 해보았지만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코토하 '만약... 기적이 일어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코토하는 내일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고 있다.
>+2 많은쪽, 코토하와 같이 지낸지 6일째 되는 날에는...
1. 어제 못했던 헬스 게임을 마저 해볼까
2. 코토하의 공부를 도와줄까?
3. 잠을 자고 싶다. 하루종일
4. 자유롭게
P '하지만... 코토하의 Vlog도 그렇고... 아직은 무리한다고 상수는 아닐 것인데...'
매출 실적을 내야하는 회사의 입장도, 모두의 건강과 대중들의 시선도 고려해야 한다. 새로운 컨텐츠를 선보일 시기를 조절하는 일도 굉장히 골치아프다. 이런저런 고민을 안고 오늘도 하염없이 시간은 흐른다.
P '오늘 코토하는 유달리 조용하네... 어제 그 일도 있고 하니까...'
사실 나도 의도적으로 피하긴 했다. 어제 이후로 딱히 대화할 일도 없었고, 나도 하루종일 놀고먹을 순 없었으니 오후동안 거리를 조금 두긴 했다.
"뭐해?"
나는 가볍게 문자를 보냈다. 오히려 내가 코토하에 대해서 어렵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들킨다면 코토하의 마음도 더 심란해질 것이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을 애써 해야 한다.
"공부를 하고 있어요"
코토하도 고등학생이니까 공부를 해야한다. 하지만 코토하가 공부를 하는 모습은 좀처럼 볼 수 없었다. 사무소에서 다른 일보다 아이돌 연습이 우선이라고 다른 아이들에게 말하고 다니던 모습이 떠올랐다.
"좀 도와줄까?"
"아니에요. 바쁘신데..."
이런 대답이 제일 골치아프다. 정말 내가 바쁜 것을 의식하는 것인지, 아니면 내 요청을 완곡히 거절하는 것인지 헷갈린다. 코토하와 얘기할때는 저절로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2 많은쪽
1. 안 바쁘니까 괜찮아
2. 싫으면 싫다고 해도 돼
3. 어허! 나 이래 봬도 공부 잘했어~!
4. 자유롭게
"네. 언제나 따뜻한 배려, 감사드려요"
P '후후... 착한 아이야...'
...
P "......흐읍?! 어라... 지금 몇시..."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기대감에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전혀 답장이 오지 않았다. 그 후로 1시간이 지났는데도 한 마디의 답장도 없다!
P '아니... 모르는 게 없다고 해서... 정말로 아무 것도 물어보지 않는 거야...?! 얼마나 내가 못미더우면 이래!!'
P "아니야... 그 코토하니까 분명, 물어보는 것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거겠지?"
나는 코토하에게 다시 문자를 보냈다.
"꼭 모르는 부분이 아니더라도 궁금한 게 있으면 아무거나 물어봐도 좋아! 난 언제나 코토하의 편이야~"
"호옥시... 모르는 문제 없니...?"
"코토하... 정말 다 아는 거니?"
"넌 정말 천재로구나?"
"자냐?"
"야!"
P '아이씨!! 문이 닫혀있으니 자는 건지 뭔지 모르겠잖아!'
나는 홧김에 핸드폰을 던졌다. 어떻게 한 마디 답장을 안 보낼 수 있어?!
>+2 많은쪽
1. 흥 몰라. 나도 삐짐
2. 이게 다... 내가 부족한 탓이야... 반성하자... (울먹)
3. 방문을 냅다 연다. 이녀석이 공부하랬더니 뭐하고 있어!
4. 자유롭게
나는 화가난다. 코토하 녀석, 어제도 이상한 장난만 치고 사람을 가지고 놀더니 오늘은 아에 문자도 찝어?!
>+2 많은쪽
1. 홧김에 술을 벌컥벌컥
2. 회초리를 들고 코토하의 방에 급습
3. 다... 내 잘못이야... 내가 부족한 탓... (울먹)
4. 자유롭게
나는 괜히 속상한 마음에 신경질적으로 이불을 뒤집어쓴다. 새로 나온 드라마나 봐야지.
...
한편 코토하는 프로듀서의 생각과는 달리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성실한 코토하는 공부를 할때는 핸드폰을 책상 서랍에 두고 중요한 전화만 울리도록 설정해두곤 했다. 어떤 일이든 한 번 그 일을 시작하면 온전히 집중해야만 한다는 코토하의 생각이 담긴 것이다.
코토하 '이 부분... 잘 모르겠어... 아, 프로듀서에게 물어보면...' 끄응
문제를 풀다 말고 코토하가 잠시 미간을 찡그린다. 뭔가 잘 되지 않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으며 답안지를 꺼낸다.
코토하 '으응... 아니야. 괜히 바쁘신데 나까지 그러면 부담이 되실거야. 언제나 다정하시니까 나를 걱정해서 그런 말을 하셨겠지. 그리고 자꾸 모른다고 물어보기만 하면 실력이 늘지 않아.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은 제대로 고민해보자!'
남에게 도움을 받는 것 보다 혼자서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더 익숙한 코토하였다.
...
어느새 밤이 지나 아침이 밝았다. 나는 부스스한 눈을 비비며 겨우 일어났다. 어제 피곤했는지 드라마를 보자마자 그대로 잠들었나보다.
P "......"
오늘로 코토하와 지낸지 딱 1주일째 되는 날이다. 코토하와 지내면서 가장 바뀐 부분은, 아침잠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코토하의 아침도 챙겨줘야 하고, 왠지 수학여행을 앞둔 학생처럼 설레는 마음에 저절로 몸이 일어나졌다.
P '......'
그것 뿐만이 아니라 괜히 코토하가 자고 있는 침실 문을 힐끗 바라보거나, 무슨 소리가 들리지 않았나 잠시 귀를 기울일때도 많았다. 역시 아무래도 신경이 쓰인다.
P "하지만 오늘로 그것도 끝이다. 이 나쁜 기집애. 흥! 오늘부터 자상한 모드는 끝이야. 감히 날 가지고 놀아? 후회하게 해주맛!"
>+2 많은쪽, 무시무시한 계획을 세우자.
1. 하루동안 별 말 없이 지내기
2. 코토하가 싫어하는 인스턴트 음식을 마구 먹어대며 집안을 더럽히자
3. 자유롭게
2!
코토하 "프로듀서, 안녕히 주무셨..."
P "여어~ 코토하, 오랜만이야~ 쩝쩝" 우적우적
나는 저번에 편의점에서 사온 햄버거와 튀김을 꺼내 거실 소파에 누워서 쩝쩝대고 먹고 있다.
코토하 "...여요오...?"
P "그래~ 코토하도 잘 잤니? 음냠냠... 코토하도 먹을래? 쩝쩝" 우적우적
나는 코토하를 바라보며 이불 속에 들어가 빵가루들을 휘날리며 보란듯이 먹어대고 있다. 어때? 이래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으냐?
코토하 "...프... 프로듀서...?" 쿠웅
예상대로 코토하는 큰 충격을 받았는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코토하 "어... 어... 아... 아침을... 아침을... 빵으로... 드... 시..." 덜덜
P "우적우적... 코토하 것도 있으니까 전자렌지에 데워 먹으라구~ 콜라도 있으니까 맘껏 먹어" 쩝쩝
코토하는 조마조마하게 나를 바라보며 겨우 용기를 내어 말을 꺼냈다.
코토하 "그렇게 누워서 드시면 몸에 안 좋아요. 게다가 아침부터 그런 기름진 음식은 더더욱이요. 그리고 이불도 지저분해지는데..."
P "뭐 어때~ 대충대충 살아~"
코토하 "헤에...?!" 쿠웅
코토하는 손을 바들바들 떨며 흐느적거리기 시작했다.
코토하 "프... 프로듀서...가... 불량해져 버렸어요..." 흐느적
P '흐음... 반응이 꽤 재밌는걸'
>+2 많은쪽
1. 내 집에서 내 멋대로 사는데 뭐 어때
2. 한 번 먹어봐! 라면서 먹던 햄버거를 들이 민다
3. 더욱 더 집안을 어지럽힌다
4. 자유롭게
+일단 코토하의 눈치도 적절히 살핀다.
나는 먹다 만 햄버거를 코토하의 입에 들이밀었다. 어차피 코토하는 마스크를 쓰고 있기 때문에 먹진 못할거니까 하는 장난이다.
P '물론 더 나가서 장난을 치면... 아무리 코토하라도 화를 내겠지... 적당히 하자'
코토하는 내 돌발 행동에 어쩔 줄을 몰라하는 것 같아보였다. 나는 씨익 웃으며 코토하에게서 떨어졌다.
코토하 "저... 저기..." 안절부절
코토하 '...갑자기 왜 이러시지...? 내가 알던 다정한 프로듀서가 아니야... 무슨 일이 있던 걸까...? 혹시 정말로 불량해 진 거라면? 그럼... 결국 회사 내에서 실적도 안 좋아질 거고... 결국 회사를 관두게 된다면... 영영 프로듀서를 볼 수 없게 되버려... 그러면... 난...'
코토하 "프로듀서...!"
코토하는 주먹을 꼭 쥐고 나를 불렀다.
P "왱"
코토하 "그... 그런 습관은 좋지 않아요...! 프로듀서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잖아요... 원래대로 돌아와 주세요!"
P "구랭?"
코토하 "제가 알던 프로듀서가 아니에요. 눈도 흐리멍텅해지셨고... 게다가 말투도 느릿느릿해지셨어요. 무슨 일인지 제대로 말씀해 주세요"
P "......"
코토하는 진심어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단호하면서도 나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따스한 시선이 느껴진다.
>+2 많은쪽
1. 나다운 게 뭔데?
2. 후후... 제대로 속았군. 저번에 너가 장난쳤으니 똑같이 복수한 것 뿐이다!
3. 내 메세지도 씹는 사람에게 그런 잔소리는 듣고 싶지 않은걸~
4. 자유롭게
코토하 "......" 흠칫
P "내 메세지도 잘근잘근 씹는 사람에게 그런 소리는 듣고 싶지 않은걸?"
코토하 "메세지...?"
P "코토하는 혼자서도 잘 하잖아? 그러니까 내가 왜 이러는지 스스로 알아내는 게 어떨까 싶은데~?"
코토하 "저... 저 때문이라는 소리인가요?"
P "......" 훽
나는 냉철하게 고개를 돌려 코토하를 외면했다.
P '흥, 너도 한 번 반성해봐!'
물론 어디까지나 장난이었긴 했지만, 코토하에게도 야속한 부분이 있긴 했다. 사람을 오해할만한 장난이나 치고 말이야. 하지만 그리 오래 끌 생각은 없었다. 코토하가 정말로 걱정하기 전에 장난이었다고 말을 해야 한다. 등 뒤로 소리가 느껴지지 않는 것 보니 상당히 얼어있는 것 같았다. 나는 고개를 다시 돌려 코토하를 바라보았다.
P "후후... 말이 없는 것 보니까 제대로 속은 것 같구만?" 스윽
하지만 거기에 있는 코토하는 아무 표정이 없이 가만히 바닥을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P "...괜찮아? 자, 장난이야... 저번에 너가 장난을 쳤으니까 나도..."
코토하 "...저어, 프로듀서..."
코토하는 힘없이 나를 불렀다. 한 눈에 봐도 풀이 죽은 것 같았다.
P "야, 야. 장난이라니까...? 저번에 너도 그 뭐냐... 갑자기 뛰쳐나가서 놀라게 했잖아?"
코토하 "네... 알아요..."
P "알은 게 아닌 것 같은데? 잠깐만 나 좀 봐바"
코토하의 얼굴을 보기 위해서 살짝 숙이니 코토하의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P "코토하"
코토하 "프로듀서... 저 할 말이 있어요"
P "응?"
코토하는 붉게 충혈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작고 힘겹게 한 마디를 말했다.
코토하 "저 이제...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P "......"
생각지도 못한 말에 나는 잠시 생각을 멈추었다. 차가운 정적이 흘렀다. 입술을 깨물며 나는 말했다.
P "그, 그게 무슨 소리야..."
코토하 "부모님도 돌아오셨고... 더 이상 프로듀서에게... 폐가 될 순 없어요..."
P "자, 장난이라니까? 너도 나한테 장난쳤으면서 갑자기 왜 그래?"
코토하 "...전부터 생각했던 거예요"
P "...잠깐만, 얘기 좀 해봐. 왜 갑자기 그러는 거야?"
코토하 "......"
코토하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계속해서 코토하에게 말을 걸어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미안하다는 것 밖에 없었다.
P "......"
>+2 많은쪽
1. ...너 장난이지? 또 몰래카메라지?! 야아아!
2. 너가 원하면... 그렇게 해
3. 잠깐 기다려. 너가 원한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4. 자유롭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