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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 놀면 뭐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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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02, 2020 18:33에 작성됨.
본격 765 프로듀서의 부캐 생성기
모두 아시겠지만 동명의 프로그램에서 모티브를 따온 창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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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765 프로듀서의 부캐 생성기
모두 아시겠지만 동명의 프로그램에서 모티브를 따온 창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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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많이는 못 했어요. 일단 본업도 본업이다 보니까-”
“아, 물론 그럴 수도 있죠. 아이돌은 워낙에 스케줄이 빡빡하잖아요?”
남는 휴식시간을 모두 연습하는 데 썼다고는 차마 말하지 못했다.
“아, 물론 그래도 사정을 이해해주시는 분들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시고 계셔서 조금이라도 연습을 할 틈 정도는 생기더라고요.”
그런 도움이라도 없으면 이런 기회는 없었겠지.
...아니, 그냥 그렇게 없던 기획으로 하고 프로듀서 일이나 하는 게 더 나았으려나?
“아무튼, 그러면 150bpm으로 크로매틱 한 번 해 볼게요.”
“9번 프렛까지요?”
“네, 그 정도면 될 것 같아요.”
마음 속으로 한숨을 쉬며, 무릎 위에 놓인 레스폴 일렉기타를 바라본다.
...대체 어쩌다가 일이 이렇게 된 거지?
—————————————————
+5까지 이 프로듀서는 누구를 담당하는지 765 프로덕션 중 아이돌 한 명 또는 여러 명 지목
@설마 이런다고 전원 지목하는 사람은 없겠지
므믓! 특종이에요 특종!!
@설마가 사람 잡는다더니...
21~40: 메구미
41~60: 세리카, 코노미
61~80: 페어리 조
81~100: 시어터 조
이쯤 되면 다들 눈치챘겠지만, 나는 아이돌이나 예능인이 아니다.
내 본업은 프로듀서.
카메라 앞에서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닌, 카메라 뒤에서 조용히 사인이나 주거나 하는 그런 사람이란 말이다.
심지어 아이돌 한 명을 프로듀스하는 것도 아닌, 765 프로덕션의 페어리 조 13명을 담당하고 있어서, 일거리가 통상적인 프로듀서보다 많아서 이런 기획에 참여할 시간 같은 건 없는 게 정상이다.
그리고, 시간이 있니 어쩌니 해도 방송국 사람들과 그리 친하거나 카메라 욕심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난 방송 출연같은 건 오히려 사양하는 쪽에 가깝다.
안 그래도 조금 있다가 메구미 쪽 잡지 촬영이 끝나, 빨리 픽업을 하러 가야 한다.
대체 왜 이렇게 되었냐 하고 물어본다면, 한 달 전 즈음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
+3까지 어쩌다 프로듀서가 이런 기획의 주인공이 되었는지 자유앵커
페어리 조 중 몇 명이서 프로듀서가 우리를 이렇게 프로듀스해줬으니 보답으로 자기들도 날 프로듀스하는 건 어떨까 하고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이야기기도 하고, 내가 프로듀서 말고 다른 일을 할 시간이 많을 리도 만무하니 그냥 농담으로라도 그러면 어떨까, 하고 웃어넘겼을 뿐이긴 한데 말이지.
한 일주일 정도 지나고 나서 보니 진짜로 방송국 사람들 몇 명이 와서 나한테 이야기를 꺼내더라고...
처음에는 열심히 거절했었다.
방송을 망칠 거 같다고 간곡히 이야기해보니, 실패해도 상관 없는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 파일럿 프로그램이라고 얘기하더라.
우여곡절 끝에 차라리 담당 아이돌들 중 한 명에게 이야기를 해서 넘겨보겠다고 이야기를 하자, 페어리 조들이 자신들에게 와서 부탁이랑 후원을 했다고 하더라...
...엔젤에는 세리카 카오리, 올스타즈엔 이오리 유키호가 있다고 쳐도 너희들 중엔 그럴 돈이 있을 만한 아이돌들이 없잖아!
크라우드 펀딩이라도 한 거냐!
거기에, 예전에 줄리아한테 이야기를 했던 걸 용케도 기억하고 있었던 건지, '기타는 예전에 쳤었다니까, 먼저 기타를 치게 하면 다른 것들에 도전하는 것도 자신감이 생기겠다'느니 어쩐다느니 하며 막무가내로 첫 기획을 기타를 치는 걸로 잡아버렸다.
...그래서 지금 강사 앞에서 이렇게 앉아있는 거지.
조금 있다가 가야 하는데...
"...듣고 계시죠?"
"아, 예, 예."
"150bpm으로 크로매틱 한 번 해 볼게요."
머릿속을 비우고, 메트로놈 소리에 집중한다.
똑 딱 하고 두 박이 지나간다.
한 박의 길이가 대충 얼마인지 파악한 다음에, 머릿속으로 손을 움직일 리듬을 만들어본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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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 결과(다이스)
01~40: 뭐 이해합니다. 바쁘니까요...
41~65: 그럭저럭 양호
66~85: 속도를 더 올려도 될 거 같은데...
86~100: ...처음부터 이 정도는 쉬웠던 거죠?
+5까지 가장 높은 값
@아, 그리고 용어 설명같은 건 하는 게 좋을까요? 한다면 어떤 식으로?
@뭔가 좋은 의견이 안 떠오르는군요... 다른 분께 넘길게요!
벌써 최고값 고정이네요. 이걸 어째;;;
40분까지 용어 설명에 대한 의견만 좀 받고 진행할게요.
100 나오면 특전 드릴 거니까 굴려보셔도 되고(?)
더블은 뭐 줘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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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예전에 좀 하다가 만 거 맞아요?"
"네?"
"처음부터 이 정도는 쉬웠던 거죠?"
"아니, 예전 실력은 몰라도 지금은 이미 다 까먹어버린 상태였었을 건데-"
"아무튼, 완벽하네요. 군더더기나 잔실수가 전혀 들리지 않아요. 약간 페이스를 더 올리셔도 될 거 같고, 다음에 뵐 때는 스케일(scale, 음계) 같은 것도 몇 개 연습할 수 있도록 알려드릴게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이런 것들을 어떻게 실제 연주할 때 응용할 수 있느냐니까, 시간 나실 때 틈틈히 그런 것들도 생각해 보세요."
뭐, 간단한 펜타토닉(pentatonic - 5개 음으로 구성된 음계) 정도는 그래도 해 온 게 있으니까 다른 것들보다는 빠르게 익힐 수 있겠지.
그 외에도 트레이너 선생님의 방송용 띄워주기가 들어간 민망한 칭찬들을 듣고 있다가, 시간이 다 되어서 빠르게 양해를 구하고 나간다.
여기서 더 시간을 지체했다가는 메구미의 촬영 현장에 늦어버린다.
나가는 길에 연신 고개를 숙이며 트레이너 분에게 인사하는 건 잊지 않는다.
...잠깐만?
"저기요?"
"네?"
"지금 이거 오늘 분량은 끝난 거 같은데, 계속 찍고 있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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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PD의 대답 자유앵커
"아니, 제가 무슨 예능감이 넘치는 그런 것도 아니고-"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찍는 대로 만드는 거죠 뭐. 부적절하거나 재미 없으면 편집으로 들어내면 되는 거고."
...용량 아까울텐데.
아니, 그것보다도 애초에 이건 프로그램 기획이랑 전혀 상관 없는 거 아냐?
애초에 이건 뭔가 여러 곳에 도전해보겠다, 이런 취지의 프로그램이지 프로듀서의 사생활 밀착취재!라던가 X파일같은 그런 건 전혀 아니잖아.
대체 내 사생활을 알아서 어디에 쓰겠다는 건데.
아! 이거 그런 거지?
나중에 약점 잡아서 협박하거나 그런 데 쓰려고?
...음, 생각이 좀 이상한 쪽으로 점프해버린 것 같다.
"차 안은 괜찮아요?"
"아, 밴 안에 타고 다니는 건 저희도 익숙하니까요. 딱히 더럽거나 한 건 아니라서 문제는 없는 거 같네요."
아이돌들 픽업하는 거 때문에 밴으로 차를 사서 다행이다, 라고 처음으로 생각해본다.
...담당이 한두 명 정도였으면 그냥 작은 세단 하나로도 충분했었을 텐데 말이지.
아무튼, 일단은 어찌됐든 메구미를 데리러 가는 게 먼저니까.
분량 걱정은......괜찮을 거야.
어찌 됐든, 내 일은 아니니까.
만약에 망쳐서 짤려버리면, 난 본업에 집중하면 되는 거고.
그렇게 생각하며, 빨간 불이 켜진 신호등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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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프로듀서의 방송 적합성은...
01~50: ...운전에 너무 집중해버린 것 같다.
51~70: 간간히 대화가 오가기는 한다. 방송 분량으로 쓸 정도로 재밌을지는?
71~85: 아이돌들 이야기에 한창인 팔불출 프로듀서. 쓸 만한 클립 한두 개 정도는 건진 것 같다.
86~93: ...카메라 앞은 처음이라면서 잘만 하는데? 토크에 재능 있나...
94~99: 차기 엔터테이너
100: 예 능 신
+4까지 가장 높은 값
.
.
.
"아무래도 아유무라 해도 계속 댄스곡만 몰아서 준다는 건 자칫하면 얘 이미지를 고정시킬 수 있기 때문에-"
.
.
.
"뭐, 지금도 잘 해주고 있고, 로코는 조만간이면 저 없이도 혼자서 그럼 음악이나 공연 기획같은 부분은 알아서 처리할 수도 있지 않을까-"
"지금 이거 전부 내보내면 기밀 누출이라던가 그런 거 아니에요?"
"아니에요, 아니에요, 이 정도면 저희 팬들도 어느 정도는 예상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구체적인 방향이라던가 신곡 발표 일정, 이런 것들이 기밀 누출에 해당하겠죠."
...그렇겠지?
이런 것들도 다 기밀이려나?
그건 아닐 거야?
"...정말, 그, 아이돌들을......그, 많이 아끼시는군요."
"뭐, 일을 하다가 보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죠."
아이돌의 활동을 총괄하는 직업이니까 말이다.
그만큼 좋든 싫든 아이돌들의 특성이나 성격 등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장점을 잘 드러낼 수 있는 거니까.
"혹시 지금까지 프로듀서 님이 같이 일해본 아이돌들 중에 가장 마음에 든다-"
"아, 이제 도착했네요. 그 질문에는 듣는 귀가 있는데 대답하긴 좀 그렇잖아요? 지금 쯤이면 거의 막바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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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메구미는 촬영이 끝났다/끝나간다
+2~3: 촬영이 끝났으면 차에서 프로듀서랑 메구미, 그리고 스태프들이 할 대화
촬영이 안 끝났으면 잡지 촬영 현장에서 일어날 일
이번 앵커에 한해 앞에 앵커 다신 분들도 중복되어 달 수 있게 허용합니다
내 차를 발견한 듯이 이 쪽으로 뛰어오다가, 이내 뒤에 노골적으로 방송국에서 쓸 것 같이 생긴 다른 차가 있다는 걸 본 건지 조금 속도를 늦춘다.
아무래도 무슨 프로그램을 하는 건지 이미 감을 잡은 모양이다.
...주모자들 중에 한 명이니까 당연한 거겠지...
조수석 문이 열리고 옆좌석에 망설임 없이 앉아버리는 메구미.
뒤에도 자리 꽤 있는데 말이지.
스태프들과 가까이 있는 게 싫은 걸까?
"음~ 이거 파일럿인 거지?"
야.
아무리 그래도 PD님 앞에서 그대로 말해버리면 좀 그렇지 않니?
뭐, 편집해서 자르면 그만이라는 걸까, 그다지 개의치 않아 하시는 것 같다.
"있지, 프로듀서, 이거 정규방송 되면 모델이라던가, 네일아트라던가, 이런 것들도 해 보면 좋을 거 같은데? 그럼 내가 이것저것 알려줄 수도 있고 말이야!"
됐어요.
난 모델을 할 정도의 인물은 절대 아니란 말이야.
네일아트......는 모르겠네.
그건 일단 최종 결정권은 지금 저 뒤에서 앉은 채 우중충한 분위기를 풍기고 계신 PD님에게 있는 거라서.
저 분도 고생하시네.
이런 일상이 대체 뭐가 좋다고 아직도 녹화를 하고 계시는 건지...
"그래서, 연습은 어떻게 돼 가?"
"나름? 뭐, 그래도 예전에도 이 정도는 했었으니까?"
"줄리아 쨩이 궁금해 하더라고, 얼마나 발전했는지."
"150에서 이제 bpm 올리는 속도를 좀 더 빠르게 해 보라고 하더라고? 다음엔 스케일 몇 가지 알려준다던가 그랬었던 거 같은데."
"흐응......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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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여기서 컷
+2까지 주사위를 굴려 한 명이라도 75가 넘으면 이벤트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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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있는 거, 프로듀서 맞아?"
메구미가 내민 자신의 핸드폰에는, 어째서인지 예전 대학교에서의 내가 찍혀 있었다.
분명히 저건 겨울방학 때 공연이었을 텐데.
저 때 내가 연주했던 곡들이...
...딱히 자랑하고 싶은 실력은 아니었을 건데 말이지.
지금도 그 때를 회상해보면 연주가 완벽했던 것도 아니고, 몇 군데 실수를 어떻게 해서 어떤 연습으로 보강하고 그랬는지는 아직도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있다.
"아, 지금 이게 옛날에 프로듀서 씨 기타 치던 그 영상이에요?"
...PD님...
통편집을 해달라는 염원을 두 눈에 가득 담아 스태프 쪽을 빤히 바라본다.
"재밌겠네요, 한 번 봐 보죠."
...완벽하게 거절당했다.
대체 줄리아는 저런 건 어디서 찾아낸 거야?
변명거리를 생각할 틈조차 주지 않은 채, 메구미는 곧바로 재생 버튼을 눌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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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 기타 실력의 나름 최전성기.
과연 그 때 그는...
01~35: 지금보다 못 친다......당신은 정말로 트루 재능충이었던 겁니까.
36~70: 지금보다 좀 더 나았던 걸까. 그래도 미드 템포의 곡들이나 느린 솔로들은 무난무난하게 칠 수 있는 것 같다.
71~85: 꽤 잘 치는데? 상당히 신나는 노래들의 템포도 문제 없이 잘 따라간다.
86~94: 화려한 기타 솔로!
95~99: 간간히 터져 나오는 즉흥 독주까지. 프로 데뷔도 노려봤을 법한데...
100: Eddie P Halen
+4까지 가장 높은 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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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화면에 보인 것은, 예전 공연 때 솔로를 치고 있는 나였다.
음, 지금 보니까 조금씩 잔실수같은 게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지금 보니 기억보다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고...
...실력이 떨어지면서 눈높이도 내려간 건가?
아무튼, 지금 보니 상당히 난이도 있는 솔로인 거 같은데, 그걸 또 용케 어찌어찌 비비고 있는 모습이었다.
만약에 지금까지 기타를 손 놓고 있지 않았었다면...
...의미 없는 생각은 그만두도록 하자.
동아리에서 하던 음악이 음악이다 보니, 속주 하나는 정말 엄청나게 연습했었다.
그 여파로 어쿠스틱 기타에서 자주 쓰는 핑거링(피크가 아닌 손가락으로 연주하는 주법)은 한 번도 연습을 하거나 그래야 할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했지만...
그렇다 보니, 화성학이나 그 외 음악적 지식은 그 때보다 오히려 지금 더 많이 익힌 느낌이다.
...아무튼.
그렇게 내 전성기라면 전성기이고 흑역사라면 흑역사인 그 시절의 동영상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 혼자 감상했다면 좋았을텐데.
그리고, 줄리아가 메구미에게 보냈다는 건 분명히 그 영상을 본 아이돌들이 더 있다는 거 아닌가?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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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을 본 후
+1: 메구미의 반응
+2: PD의 반응
그 외 톡에서 아이돌들의 반응도 내일 연재할 때까지 받아볼게요
...주사위를 굴려서 뚝딱하고 대사를 만들기에는 아직은 약간 제 역량이 미흡하단 걸 느낍니다.
어?
동영상이 끝나고 몇 초 간 우리를 감싼 정적을 깨는 건 메구미였다.
"왜 얘기 안 했어!? 완전 쩔잖아?"
...엥?
뭐지?
"어쩐지, 줄리아가 그렇게 이를 갈고 프로듀서를 노리고 있더라!"
"잠깐!? 뭘 노리는 거야?"
내가 왜?
뭘 해 달라고?
아니, 여기서 뭘 더 할 수 없는데 난.
이것도 스태프 분들 이야기를 듣고 코토리 씨라던가 다른 직원 분들이 편의를 봐 주셔서 겨우겨우 진행하고 있는 건데 말이야.
아무튼, 사정이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뭔가 부탁을 더 들어줄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걸 줄리아에게 잘 설득을 시켜야 할 것 같다.
"되게 잘 치시네요? 역시 트레이너 분 앞에서는 시키는 것만 하시니까 제대로 실력발휘를 안 하는 거 아닐까 싶은데."
"아니에요! 지금 똑같이 하라고 하면 아마 안 될 텐데-"
"그러면 한 번 확인해보죠!"
너무 의욕적이잖아 이 PD!
"어떻게요?"
"연주할 수 있는 곳으로 가면 되는 일이죠."
아니, 그것보다도 일단 다른 스케줄들도 빡빡하단 말입니다!
이 다음에 가야 할 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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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33: 메구미를 다른 곳에 내려다줘야 한다
34~66: 다른 아이돌들을 또 태우러 가야 한다
67~99: ...없네?
100은 특전이 있습니다
먼저 2표
내 기억이 맞다면 아마...
"...오늘은 더 이상 잡지나 그런 외부 스케줄은 없는 거였지?"
"응! 댄스레슨은 시어터에서 진행하니까?"
다행히도 지금은 사정이 그나마 괜찮은 편이라, 본격적인 곡 안무 외에 기본적인 피지컬 트레이닝 등을 담당하는 강사들은 전부 회사에서 전속으로 고용하고 있다.
신곡이 나오거나 그런 일이 있는 게 아니라면, 기본 기량을 올리는 트레이닝은 전부 사옥 안에서 해결 가능할 정도로 회사가 성장한 상태라서, 외부 스케줄이 없는 경우에는 시어터에서만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가끔 가다 있다.
...아무튼, 그렇다면 저 의욕적인 PD에게 이야기를 해 봐야 할 것 같은데...
"저, PD님?"
"예?"
"그, 지금 다음 스케줄이 아마 얘를 시어터에 데려다놓고 나서 업무를 보던가 할 건데, 그래서 시어터 안에 들어갈 거에요."
"네."
"혹시 촬영 허가라던가 그런 건 받아놓으신 건가요?"
...사실 그것보다는 대체 언제까지 내 옆에서 그러고 있을 건지가 궁금한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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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33: ...아.
34~66: 어떻게든 되겠지! 강행한다!
67~99: 받았다고요? 누구한테? 네? 사장님이 직접?
100: 특전
먼저 2표
...정말 생각 못 하고 계셨던 겁니까아아아아!
"...그럼 촬영은 여기서 끝내야 하겠네요."
"아마 그러겠죠......?"
굳이 허가를 받아야 들어갈 수 있다 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무런 사전 통보도 없이 카메라를 들고 들어가 찍어대는 건 아무래도 민폐니까 말이다.
뭔가 아쉽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메구미였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
"다음 촬영 전에는 한 번 그 쪽 사장님과 잘 이야기를-"
"네!?"
.
.
.
우여곡절 끝에 스태프들과 헤어지고, 시어터 정문을 메구미와 함께 들어간다.
"...메구미?"
"응?"
"만약에 이 프로그램이 잘 되어서 정규 방송이 되거나 한다면, 난 프로듀서로서 너희들을 지금만큼 많이 봐 주고 신경써주지 못할 수도 있어."
물론 내 본업이 프로듀서라는 건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지만, 결국 무언가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건 그 곳에 그만큼 시간을 쏟아야 한다는 거고, 그러면 이미 남아나지 않는 시간을 더욱 쪼개야 한다는 뜻이니까.
메구미 말고도 내가 담당하는 모든 아이돌들에게 한 번쯤은 해 보고 싶은 질문이었는데 말이지.
"그래도 괜찮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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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메구미의 대답
한번 해보고 싶었어!
기왕 같이 아이돌하는 것도 괜찮을 거 같은데?
이건 농담이구, 우리만 아는 프로듀서의 모습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었어!
모두가 바라서 이루어진 일이라는 건가.
그렇다면, 아이돌들은 분명히 내가 걱정한 바들도 잘 생각하고 감수해서 이런 일을 벌인 거겠지.
그럼 난 지금까지 쓸데없는 걸 걱정하고 있었던 걸까?
"그리고, 언제나 그렇게 열심히 일만 하고 있는데, 프로듀서도 이제 한탕 땡겨야지?"
"잠깐, 메구미! 그건 무슨-"
"냐하하, 물론 이건 농담이고 말이지?"
깜짝 놀랐잖아.
뭐래는 거야, 메구미.
"우리만 알고 있는 프로듀서의 모습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부탁한 거라구?"
...왠지 부담이 더 실리는 거 같은데.
"줄리아도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기타는 프로듀서도 좋아하잖아? 재밌을 거야!"
아니, 취미로 즐기는 거랑 그 모습이 TV로 송출되는 거랑은 완전 다른 문제 아냐?
나 자신 없다고!
...라 항의라도 해 보고 싶었지만, 메구미의 순수한 기대로 가득 찬 눈빛을 보고 그만두기로 했다.
어떻게든 되겠지...
혹시 일을 좀 줄여주거나 하진 않을까?
하는 헛된 꿈을 안고, 시어터 안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
.
.
메트로놈의 소리에 몸을 맡긴다.
그래도 예전에 기타를 쳤던 감각은 남아있는 건지, 생각보다 아직 몸이 적응하는 속도가 빠르다.
이제 bpm을 160까지 올린 상태.
180에서 190 사이는 어떻게든 될 것 같긴 하지만, 깔끔한 피킹(picking, 줄을 픽으로 튕겨 소리를 내는 주법)을 유지할 수 있는 속도는 아직 이 정도이다.
그러고 보니 곧 있으면 촬영 때문에 PD가 시어터 쪽으로 온다 그랬던 것 같은데.
저번까지는 나 혼자서 트레이너 선생님이 계시는 곳으로 찾아갔는데, 오늘부터는 좀 일찍 시어터로 데리러 오겠다고 한다.
...간간히 잡담하는 것도 내보내려고 그러나.
잠시 기타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그런 잡생각에 빠져있을 때,
'똑똑'
하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누구지?
아이돌들은 요즘엔 그냥 막 문 열고 들어오던데...
"들어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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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이돌
2. PD
먼저 2표
앞에 참여하신 분들도 다실 수 있어요.
과연 문을 열고 들어온 아이돌은 누구일까요?
+3이 지목해주세요.
토모카네.
그러고 보니 요즘엔 잘 못 본 것 같던데.
얘가 평소에 고민 상담을 하러 온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러면, 뭘 빌려가러 왔다던가, 아니면 여기에 두고 간 자기 물건이라도 있는 건가?
"응, 무슨 일이야?"
"성모한테, 그런 재주를 숨기고 있었던 건가요~?"
아니?
무슨 재주?
일렉기타 이야기인가?
그거는 난 애초에 너희들이 물어보면 얘기는 할 생각이었다고.
애초에, 토모카 네가 물어본 적이 없으니 내가 그걸 딱히 자랑할 일도 없었잖아?
자랑할 만한 실력도 아니고...
"기타 이야기면, 난 너희들이 물어보면 얘기는 해 주려 그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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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PD가 시어터에 도착하기 전까지 일어날 일 자유앵커
...틀린말은 아니라 할말이 없네.
"그럴 리가 없잖아!"
그럼 내가 왜 프로듀서를 하고 있겠어.
애초에 난 그냥 평범하게 도쿄에서 4년제 대학 다니다가 온 케이스라니까.
회식 자리에서 얼마나 할 이야기가 없었으면 매일 나오는 주제인데.
그거 가지고 자서전 써 보라고 해도 쓸 정도겠다 이제.
옆 나라 어떤 야구선수는 그게 일종의 밈이라며?
제가 LA에 있었을 때인가 뭔가 그거.
"왜 갑자기 그런 소리를 하는 거야?"
"그야, 또 숨기는 게 있으실지도 모르잖아요? 프로듀서는,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성모에게도 먼저 얘기해주기는 커녕 숨기기에 바쁘니까요~?"
사생활이니까 그렇지!
그야 누구라도 자기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건 싫어하니까 말이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
"이제 나도 촬영 때문에 내려가봐야 할 거 같은데, 토모카는 지금 스케줄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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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0: 있다
51~100: 없다
먼저 2표
나이스!
이번엔 아무도 따라오지 않겠구나.
다행히도 누구를 또 데리러 가야 한다던가 하는 것도 아니라서, 저 PD가 또 내가 일하는 걸 찍는다던가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야, 서류작업하는 걸 찍는 건 정말 재미없는 일이잖아?
하지만 방금 전의 그 기분 좋음......을 토모카에게 드러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동안 단련된 포커페이스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그렇구나. 열심히 하고 와. 나도 이제 촬영 때문에 내려가봐야 할 것 같아."
라고 토모카를 떠나보낸다.
"그럼, 있다가 뵈요~?"
눈치챘을까?
아무튼, 중요한 건 토모카 말고 다른 아이돌들도 스케줄이 다 있냐는 거지.
...스케줄이 없어도, 설마 내려가는 길에 아이돌 몇 명이 촬영 현장을 보고 싶다고 따라온다던가 하지는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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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0: I'm free
51~100: 그런데 그것이...
먼저 2표
아이돌들의 방해 없이, 촬영장까지 무사히 향할 수 있는 것이다!
와우, 프리덤!
"아, 안녕하세요!"
...저 PD 양반만 아니었다면 말이지.
넉살 좋은 미소를 지으며 악수를 위해 내민 손이, 마치 나를 깊은 구덩이로 끌고 가려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계약은 계약이고, 난 이미 출연료를 받기로 마음을 굳게 먹었는걸.
"아, 네, 잘 지내셨나요?"
"물론이죠. 트레이너 씨도 많이 기대하고 계시던데요?"
아니, 제발 그러지 말아주세요...
전 어디의 페트루치 씨같은 기타 치는 기계가 아닙니다.
아이돌 프로듀서라고요.
그것도 일이 많아서 기타 연습할 시간도 별로 없고.
"일단, 이 쪽으로 타시면 됩니다."
"...지금도 카메라 돌아가는 거에요?"
"당연하죠."
...좀만 더 가면 아예 시어터 안에 카메라 하나를 설치해놓겠어?
나중에 아리사라도 만나면 단단히 단속을 해 놓아야 할 것 같은데.
그렇게 생각하며, 밴에 몸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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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트레이너를 만난 다음 할 대화/일어날 일 자유앵커
...하루 1~2시간밖에 못잡았는데 혹시나해서 먼저 말을 해두니 엄살부터 부리지 말라는 소리가 돌아온다.
"무슨 당연한 말씀을~ 안 할 거라면 이렇게까지 연습을 시키겠어요~?"
'아이고 머리야...'
"고, 공연의 규모는...? 규모는 어느 정도죠...?"
"비. 이. 밀!"
'아이고 배야...'
까라면 까야죠.
예? 이거 제가 하고 싶어서 하게 된거 아닌ㄷ..
그래서 안할거에요? 적어도 돈은 많이 벌텐데?
....힘내겠습니다..
"...저, 그게 일 때문에 별로 연습을 많이 못 해서..."
하루에 많이 내 봐야 한 시간 반 정도밖에 짬이 안 나서, 솔직히 이야기하면 그렇게 연습을 많이 하지는 못 했다.
"엄살 부리지 말고, 얼른 시작하세요."
...네.
bpm은 160으로...
"180 해 보세요."
"네?"
"180으로요."
"아니, 저 160까지-
"180 해 보세요."
"...165."
"180."
"170."
"180."
"175. 트레이너님, 벌써 15나 올렸어요. 15라고요!"
"...180!"
"...이런 미친......180!"
"오케이, 180! 땡큐, 180! 땡큐!"
뭔가 일방적으로 손해를 본 것 같지만, 급하게 협상을 마무리짓는다.
...180bpm...
잠시 심호흡을 한 다음, 박자에 맞춰 손을 움직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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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까지 가장 높은 값
01~50: 역시 무리였나?
51~75: 그래도 따라온다.
76~90: ...되잖아요!?
91~100: 혹시 지금 제 앞에서 보여주실 수 있는 곡이...
"어..."
정말이다.
아무 반응도 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그대로 앉아있는 트레이너 씨.
...저기요...
...저 끝났는데요?
다시 한 번 해 보라는 뜻인가, 하며 피크를 잡고 다시 박자를 맞추기 위해 준비를 할 때-
"혹시 지금 제 앞에서 뭐 연주해 보실 수 있나요?"
"네?"
"말 그대로에요. 지금 연주할 수 있는 곡 중에 가장 어려운 거 해 보실 수 있나요?"
"네? 그게-"
"톤은 얼마든지 만지셔도 되니까, 아무거나 하나만 쳐 보세요!"
...이거 어떻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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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까지 P가 연주해볼 곡 자유앵커
따로 진행하고 있던, 그......다른 판 창댓을 쓰면서 거기에 힘을 너무 쏟아버린 것 같아요.
염치없지만 양해 부탁드립니다...
앞으로는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34-66 S2N
67-99 master of puppets
100 왕벌의 비행 320bpm
01~80: Master of Puppets - Metallica
81~95: Canon in D Major - J. Pachelbel(covered by Jerry C)
96~99: Gates of Babylon - Rainbow(covered by Y. Malmsteen)
100: Flight of the Bumblebee - N. Rimsky-Korsakov
+5까지 가장 높은 값
페달을 밟아 출력을 최대로 올린 다음, 기타 줄을 왼손으로 잠시 만지작거려본다.
이내, 검지손가락으로 두 번째 줄 두 번째 프렛(fret; 기타에서, 지판의 구역을 구분하는 돌기)을 가볍게 누른 다음, 피크로 줄을 긁어내리듯이 퉁긴다.
'딩' 하고 약간 먹먹한 소리가 난다.
...다른 톤은 있나?
왼발로 넓적한 버튼들을 눌러가면서, 마음에 드는 톤이 있는지 살펴본다.
페이저같은 걸 넣었는지 윙윙거리는 톤, 아무 효과도 안 들어간 클린톤...
"뭐, 하드록 쪽 치시려면 이걸로..."
"아, 감사합니다."
손 모양을 유지한 채로, 다시 한 번 피크로 줄 두 개를 긁어내린다.
'좌앙-' 하는 일렉기타 하면 떠오르는 그런 거칠면서도 호쾌한 소리가 울려퍼진다.
좀 더 나은 톤을 찾기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으니, 이제 슬슬 시작해야 할 것 같은데...
...괜찮을까, 나?
막상 뭔가 시작하려니까 눈앞이 막막해지는 그 때,
'달칵' 하고 문이 열린다.
"실례합- 프로듀서!?"
"아- 어어!? 뭐야?"
...줄리아 네가 왜 거기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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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방에서 진행될 대화내용 자유앵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