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녀가 늘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와 연인이 되고 난 후,
그녀가 늘 웃음을 잃지 않도록 노력했다.
그리고 지금 이 생각은 앞으로도 절대로 변하지 않을 것이다.
「...알겠어.」
그녀가 행복하다면 그걸로 좋아.
난 그래서 그녀가 아이돌이 되겠다는 선택에 더 이상 반대하지 않았다.
.
.
.
그 후로 1년이 지났다.
내 일상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평화로웠고
자신의 선택에 아이돌이 된 그녀는
『~♪』
「...열심히 하고 있구나.」
도시에서 제일 밝은 빛이 되어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리고 있다.
난 아이돌이 된 그녀를 매일 응원하면서 지내고 있다.
그녀와 연관된 음반과 굿즈들은 모두 구매했고
그녀의 라이브 무대도 하나도 빠짐없이 직관했다.
한 사람의 팬으로서, 나의 빛을 응원하기 위해서.
「그래, 이거면 된 거야.」
응, 이게 그녀가 바랬던 해피엔딩이다.
그녀는 아이돌로서 사람들에게 응원받고 있고
지금 그녀는 아이돌로 활동하고 있는 사실에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이제 나도 그녀에 대해선 잊어버려야지.
사람들을 웃게하기 위해서 아이돌이 되겠다고 했는데, 내가 웃을 수 없다고 하면 그녀도 슬퍼할 것이다.
그러니까 어서 잊자... 잊자...
「......잊혀질 리가 없잖아...」
그녀의 미소,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를...
그걸 잊어버리라고 해도 어떻게 잊어버릴 수 있겠는가.
아아, 다시 한 번 더 그녀와 얼굴을 마주하고 싶다.
다시 한 번 더 내 이름을 불러줬으면 좋겠다.
설령 내 모든걸 맞바꿔야 한다고 해도...
난 곧장 컴퓨터를 키고 구글에 '몸 바꾸기'라고 검색했다.
하지만 나오는 내용들은 바디 스왑에 관한 내용을 다룬 드라마들 뿐이었다.
선배 「거기에 검색한다고 나오겠냐?」
「그럼 어떻게 해야-」
선배 「직접 주소를 쳐서 검색해야겠지. 혹시 알고 있어?」
「제가 알 거 같아요?!」
선배 「곤란하네... 나도 주소가 뭐였는지 기억 안 나는데.」
선배의 말에 난 순간 정신이 멍해졌다.
주소를 몰라? 그럼 방법이 없는거야?
선배의 무책임한 말에 참고 참은 분노가 한 번에 터져나왔다.
난 내 몸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잡았다.
선배 「워워, 왜 이래?」
「당장 내 몸 돌려내요... 안 그럼 죽여버리겠어!」
선배 「아, 알겠어, 알겠다고. 그럼 다시 극장으로 가서 내 파티션에 붙어있는 홈페이지 주소가 적힌 포스트잇을 들고와 줘.」
「...칫!」
선배 「여러 개 있을태니까. 전부 들고오도록 해.」
.
.
.
「어째서...」
선배 「흠... 너 전부 가져온 거 맞지?」
「당연하죠.」
선배 「이상하다... 이럴리가 없는데...?」
선배의 자리에 붙어있는 홈페이지 주소가 적힌 포스트잇을 전부 들고왔지만
적힌 주소의 어느 것도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홈페이지로 안내해주진 않았다.
맞다... 어제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었지...
난 깨자마자 화장실로 들어가 거울을 확인했다.
「아아... 꿈이 아니었어...」 절규
선배 「그럼 꿈인줄 알았냐?」
「그렇게 생각하는게 당연하잖아요!」
선배 「어쨌든, 출근 준비나 해.」
「...하아?」
선배 「너, 내가 하는 일이 무슨 일인지는 알고 있지?」
「네? 아, 네.」
선배 「일단 몸이 바뀐 상태니까 오늘 하루만 부탁할게. 일단 오늘 네가 가서 할 일은-」
냉장고 안에 있는 미트볼과 즉석밥을 꺼내 전자렌지에 데우면서 말하는 선배.
진지한 표정으로 업무에 대해 브리핑 하니까 태클을 걸고 싶어도 걸 수가 없었다.
선배 「-이상으로 오늘 네가 할 일은 이것 뿐이다. 알겠지?」
「아... 네.」
선배 「좋아, 역시 넌 이해가 빨라서 좋다니까.」
처음 듣는 말인데도 선배의 말이 전부 이해되었다.
역시 몸이 바뀌어도 설명을 잘한다는 특징은 전혀 바뀌지 않은 건가.
모르는 게 있을 땐, 서류가방에 있는 수첩들을 확인해보라고 했었지.
난 책상 밑에 있는 서류가방에서 선배가 말한 회색 수첩과 갈색 수첩을 찾았다.
갈색 수첩에는 아이돌들의 스케줄 관리와 계획이 적혀있는 계획서였다.
그리고 회색 수첩에는 기본업무일정이나 현재 진행업무 같은 것들이 적혀있었다.
마치 다른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대비한 인수인계를 위한 것처럼.
미사키 「아, 또 그 수첩인가요.」
P 「네?」
미사키 「누누히 얘기하지만 프로듀서 씨가 해고당할 일은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P 「......」
정말로 인수인계를 위한 수첩이었다.
근데 해고라니, 대체 선배는 이 회사에서 어떻게 일해 온거야?
어쨌든 난 수첩들과 아침에 들은 선배의 조언을 떠올려 정신을 다시 붙잡았다.
P 「오늘 할 일은 카오리의 잡지 인터뷰인가...」
오전 11시부터 시작이라...
이제 앞으로 2시간 남았나.
난 선배에게 받은 업무용 휴대폰으로 카오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또르르르르- 또르르르르-』 『삑-』
카오리 「네에...」
P 「여보세요? 카오리?」
카오리 「아, 프로듀서~ 아침부터 무슨 일이에요~」
어린애 같이 맹한 목소리.
지금까지 계속 자고 있었구나.
P 「오늘 오전 11시에 잡지 촬영 있는 거, 알고 있지?」
카오리 「네~ 알고 있어요~」
P 「좋아. 지금 바로 그쪽으로 갈태니까, 옷 입고 준비하고 있어.」
카오리 「네~」
『삑-』
P 「......」
대체 얼마만에 듣는 걸까. 카오리의 자다 깬 목소리는.
1년이 지나도 그 맹한 구석은 전혀 바뀌지 않았구나...
...그래도 귀여웠지.
P 「......」
미사키 「...저기, 프로듀서 씨?」
P 「아아, 네.」
미사키 「지금 바로 출발해야하지 않나요. 11시부터면 시간이 되게 촉박할 탠데.」
P 「네? ...아아, 벌써 10시야?!」
젠장, 이러다 늦겠다!
난 차키와 가방을 챙기고 카오리를 데리러가기 위해 나섰다.
그리고 나의 첫 프로듀서의 업무도 방금 막 시작했다.
.
.
.
-765 극장 휴개실
「그렇군요. 그럼 다음 질문으로 가볼게요.」
카오리 「네.」
어찌저찌 카오리를 데리고나와 약속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그리고 시작한 카오리의 인터뷰.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닌지 기자의 질문에 능숙하게 답해줬다.
난 카오리의 옆에 앉아 상황을 지켜봤다.
P (대단하네... 목소리의 떨림이 전혀 없어. 당황하는 기색도 없고.)
마치 무슨 질문이 나올 건지 알고 대답하는 느낌이라고 할까.
1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기자는 펜을 집어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사쿠라모리 씨.」
카오리 「감사합니다.」
「그럼 담당 프로듀서 분.」
P 「아, 네.」
카오리의 일이 끝났으니, 이제 내 차례다.
잡지의 페이지 수 협상.
여기서는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P의 협상 능력은?
1~33 : 1페이지로 끝?!
34~66 : 뭐, soso.
67~100 : 5페이지까지 따내는데 성공했다!
+~3까지 주사위 후 높은 값.
카오리 「그래도 토크는 꽤 어렵네요.」
P 「그래? 내가 보기엔 군더더기 없이 잘했다고 생각하는데.」
카오리 「프로듀서는 그렇게 생각하나요.」
P 「응. 다음에도 그런 식으로만 하면 될 거 같아.」
6시간 동안의 긴 촬영을 끝으로, 오늘 카오리의 일정도 마무리 되었다.
녹화를 끝낸 직후, 카오리는 개운한 표정으로 내 쪽으로 걸어왔다.
본인 왈, 힘들긴 했지만 재밌었다는 모양이다.
카오리가 진심으로 기쁠 때 나오는 미소를 보며
처음으로 1년 전 그 때, 내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했다.
P (...만약 그 때 억지로라도 말렸더라면 카오리는 진심으로 웃지 못했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차를 타고 카오리를 집으로 데려다 줬다.
카오리의 집에 도착하고, 그녀는 차에서 내렸다.
카오리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어요.」
P 「내가 한 게 뭐가 있다고. 카오리가 더 고생했지.」
P 「힘들었을탠데 어서 들어가서 쉬도록 해.」
카오리 「네. 조심히 돌아가세요.」 방긋
P 「......」
그녀는 내게 방긋 웃으며 말한 뒤 집으로 들어가버렸다.
P 「...후우, 자, 정신 차리자.」 부르르
카오리가 조심히 돌아가라고 했지만 내겐 아직 할 일이 더 남아있었다.
극장으로 돌아가 오늘 있었던 일들의 결산 보고서를 쓰는 것.
보고서... 이것도 대체 몇 년 만에 써보는 건지...
P 「안 쓴 지 오래 돼서 이젠 어떻게 쓰는지도 까먹었는데...」
...웃는 표정, 되게 예뻤지.
.
.
.
선배 「하! 5페이지를 따냈다고? 네가?」
P 「...뭐가 이상한가요?」
선배 「당연히 이상하지! 초짜 프로듀서인 네가 특집 분량의 페이지 수를 확보했으니!」
P 「......」
분명 칭찬인데 욕하는거 같아서 기분 나빠...
P 「하아... 어쨌든 그건 어떻게 됐나요?」
선배 「음? 뭐가?」
P 「당연히 원래대로 돌아갈 방법 말이에요! 설마 까먹은 건 아니시죠?」
선배 「아아, 맞다. 그랬었지.」
다행히 기억하고 있던 선배.
하지만 선배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P 「뭐예요, 그 표정은...」
선배 「그게... 말이지...」
-오후 1시 765 본관
코토리 「음...」
선배 「어떻게 됐어요?」
코토리 「...안 돼요. 도저히 접속할 수가 없어요.」
선배 「네에?!」
코토리 「아무래도 주소를 완전히 바꾼 모양인데요.」
선배 「하아...」
선배 「라는-」
선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난 선배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붙잡았다.
P 「어이, 이제 어쩔거야?」
선배 「워워, 왜 이래?! 진짜 죽일 것처럼 바라보네?!」
P 「왜냐고? 진짜로 죽일거니까!」
주먹을 꽉진 오른손을 선배의 얼굴에 내지르려 했다.
선배 「자, 잠깐 진정해! 그래도 돌아갈 수는 있으니까!」
P 「...뭐?」 멈칫
선배 「돌아갈 수 있다고.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난 꽉 쥐었던 오른손을 내려놓았다.
선배 「내가 들어갔던 사이트는 '체험판'이었어. 그러니까 기간제라고.」
P 「기간제?」
선배 「유효 기간은 1년, 그러니까 1년만 지나면 우리 둘다 원래 몸으로 돌아갈 수 있어.」
P 「1년?!」
1년이라니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 건가.
역시 이 사람 말은 그냥 듣지 말았어야-
선배 「게다가 지금 날 여기서 죽이면 1년이 지나도 넌 원래 몸으로 돌아갈 수 없을 걸? 몸뚱아리가 죽었으니까!」
P 「......」
...난 멱살을 풀고 다시 쥐었던 주먹을 다시 내려놓았다.
선배 「켁켁... 어후, 살았다...」
P 「...당신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아무 대책없이 나랑 몸을 바꾼거에요?」
선배 「그냥 너랑 바꼈으면 좋겠다 싶어서 썼는데 진짜로 바뀔줄은 몰랐지.」
P 「하아......」
1년.
시간으로 따지자면 8760시간이 지나야 내 원래 몸으로 돌아갈 수 있다.
마음 같아선 지금 이 개자식을 여기서 죽이고 싶었지만
죽이게 되면 원래 몸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말에 터질 것 같은 분노를 삭혔다.
선배 「후... 그래서 말인데, 이왕 이렇게 된 거, 이렇게 서로 살아보는 건 어때?」
P 「...무슨 말이죠?」
선배 「그러니까 너는 원래 내 삶을 사는 거고, 나는 원래 네 삶을 사는 거지. 1년 동안만.」
긍정하긴 싫지만, 선배의 말대로 하는게 지금 상황에선 최선이다.
사람들에게 '우리들의 몸이 바꼈으니 이해해주세요!'라고 말할 순 없으니까.
P (게다가 이 모습으로 살면 카오리의 모습을 다시 가까이서 볼 수도 있고...)
선배 「어떻게 할래?」
P 「...알겠어요.」
난 진심 반 억지 반으로 선배의 제안에 찬성했다.
선배도 다행인 듯 고개를 끄덕였다.
선배 「좋아. 그럼 이제부터 인수인계를 시작하도록 하지.」
선배 「오늘 아침엔 간단하게 밖에 설명 못했지만, 지금부턴 제대로 설명해줄태니 귀 담아 들으라고.」
P 「네.」
나의 프로듀서 생활 2일째.
오늘도 아무일 없이 무난하게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어제 선배가 곤란한 상황이 닥쳤을 때의 대처법에 대해서 말해줬지만
현재까지는 아무런 일 없이 시간이 가고 있었다.
P 「하암...」
P (그나저나 아이돌이 일하고 있을 때 프로듀서는 굉장히 여유롭군.)
관계자와 페이지 수 협상 할 때나 영업할 때만 바쁘다고 해야할까.
...아차, 이렇게 가만히 있으면 안된다고 했었지.
카오리가 일하고 있을 때, 난 지금 영업해야...
『~♪』
P (음? 아오바 씨한테 전화가?) 삑
P 「여보세요?」
미사키 「프로듀서, 지금 바쁘신가요?」
P 「아뇨, 지금 꽤 한가한데.」
미사키 「그래요? 다행이다... 그럼 지금 바로 ○● 라이브 홀로 가주실 수 있으신가요?」
P 「라이브 홀요?」
미사키 「그 쪽에서 연락이 와서 말이죠. 프로듀서 분께서 직접 결정하셔야 한다고 해요.」
결정? 내가?
P 「어쨌든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가도록 하죠.」
미사키 「네. 부탁드릴게요.」
어쨌든 지금 바로 가봐야겠지.
카오리의 일이 끝나기 전에는 돌아와야지.
.
.
.
-○● 라이브 홀
P 「저 왔습니다.」
「...누구시죠?」
P 「아, 네. 라이브 준비 중에 결정할 사항이 있다고 해서 왔는데요.」
「아아, 프로듀서 분이시군요. 이쪽으로 오시죠.」
스태프 분을 따라 무대 위로 올라갔다.
「제출하신 기획서의 이 부분 말인데요.」
P 「네.」
다행히 별로 중대한 사항은 아니었다.
그냥 기획서의 한 부분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 필요해서 날 호출했던 것 뿐이다.
「그렇군요.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P 「네, 부탁드립니다.」
큰일인줄 알고 되게 걱정했네.
그나저나 되게 큰 무대인 걸.
이번에 이 곳에서 라이브 하는 아이돌이...
시호 「제가 가서 확인해볼-」
P 「무슨 소리야. 내가 가야지.」
시호 「네? 하지만 카오리 씨가 기다리실텐데요.」
P 「그래도 이런 일은 내가 해야 하는 거야. 넌 맘편히 라이브 준비나 하고 있어.」
시호 「아, 네.」
난 사고가 난 무대 위쪽으로 달려갔다.
무대 위는 조명의 파편으로 완전히 어질러져 있었다.
P 「무슨 일이죠?」
「네, 그게 1번과 2번 조명 나사가 느슨했는지 천장에서 떨어졌습니다.」
P 「다친 사람은요?」
「다친 사람은 없습니다.」
P 「그럼 다행이네요. 일단 이 조명, 다시 사용할 순 없겠죠?」
「네. 완전히 박살났으니...」
P 「대체할 수 있는 조명은요?」
머리를 긁으며 발을 구르지 말고 침착하게 상황에 대처하라.
난 선배의 이 말에 따라 스태프들과 협력하며 대안을 모색했다.
여분의 조명은 있지만 계획 된 색과 다른 색의 조명만 남은 상황.
이럴 땐...
P 「...잠시 기획서 빌려주시겠나요.」
.
.
.
「아무리 그래도 시간은 지켜야 하잖아요.」
P 「죄송합니다...」
카오리 「죄송해요...」
키타자와 양 쪽의 일을 처리하고 곧바로 카오리를 데리고 다음 현장으로 출발했지만
촬영 시작 시간보다 20분 더 늦게 도착해서 시간이 좀 지연되었다.
그래서 지금 나와 카오리가 현장 스태프 분께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는 중이다...
P 「...미안, 카오리. 괜히 너까지 사과하게 만들었네.」
카오리 「괜찮아요. 시호 쪽의 일을 봐주다가 늦으신 거잖아요.」
P 「미안...」
카오리 「정말 괜찮다니까요. 전 바로 촬영 시작해야하니까, 가볼게요.」
P 「응. 열심히 해.」
도착하자마자 촬영 준비로 분주히 움직이는 카오리.
이번 잡지 촬영은 웨딩 업체 홍보를 위한 웨딩드레스 촬영.
환복을 마친 카오리는 내게 다가와 포즈를 지었다.
카오리 「어떤 가요? 프로듀서.」
P 「......」
카오리 「...프로듀서?」
P 「아, 아아, 응. 어울려. 엄청 예쁘네. 하하.」
카오리의 웨딩드레스 모습을 보자마자 순간 숨이 턱 막혔다.
카오리의 몸짓에 드레스에 달린 바닐라 색 레이스가 찰랑이는 모습.
위험하다, 심장에 되게 치명적이잖아 그 장면은!
「사쿠라모리 씨, 준비 다 됐으면 시작할게요.」
카오리 「네. 지금 가겠습니다.」
카오리 「프로듀서, 다녀오겠습니다.」
P 「으, 응. 잘 하고 와.」
다행히 난 심장마비로 죽지 않고 촬영은 시작됐다.
지각했기 때문에 중간의 브레이크 타임 없이 촬영은 계속 진행.
그래도 카오리는 여러 포즈를 취하며 자신의 매력을 뽐냈다.
촬영 중 표정은 계속 웃는 표정이었지만
촬영이 끝나자마자 힘든 표정을 지었다.
쉬는 시간 없이 촬영했으니 당연하겠지.
P 「자, 다음은 극장에서 레슨이야. 이 일정이 마지막이니까 끝까지 힘내 줘.」
카오리 「하아... 네.」
피곤해보이는 카오리.
솔직히 마음 같아선 카오리를 쉬게 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선배 「연예계에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은 시간!」
이란 선배의 말이 있었기 때문에...
카오리의 피곤한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난 카오리를 일으키고 곧바로 극장의 레슨룸으로 향했다.
P (다음에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자...)
.
.
.
선배 「그랬군. 그래서, 어떻게 했어?」
P 「일단 원래의 밝은 분위기는 포기하기로 했고, 신비한 분위기가 날 수 있게 파란색으로 바꿨어요.」
P 「키타자와 양이라면 푸른색의 신비한 분위기를 잘 소화해낼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에...」
선배 「준비된 곡도 밝은 분위기의 곡 위주였을 탠데.」
P 「그래서 곡까지 바꿔야 했죠.」
선배 「호오...」
오늘 있었던 일을 선배에게 얘기했다.
선배는 만족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선배 「센스 좋았어. 카오리가 현장에 지각한 것만 빼면.」
P 「죄송해요...」
선배 「아냐, 딜레마 상황이었는 걸. 어쩔 수 없지.」
선배 「...근데 시호 담당 녀석, 정말로 휴가였냐.」
P 「네?」
프로듀서 생활 5일차.
카오리의 프로듀서로 일하는 것도 처음보단 꽤 나아진 것 같았다.
일정 결산 보고서를 쓰는 것도 나름 능숙해진 것 같고.
카오리는 지금 일정이 없어 쉬는 중, 나는 극장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렇게 평화롭게 하루를 보내던 중
미사키 「프로듀서 씨, 지금 바로 본관으로 가보셔야 할 거 같은데요.」
P 「네? 무슨 일이죠?」
미사키 「사장님께서 호출하셨어요.」
P 「사장님이요?」
갑작스러운 사장님의 호출.
난 하던 일을 멈추고 곧바로 본관으로 향했다.
.
.
.
본관에 도착하자마자 사장님께 불려 응접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내가 사장님께 들은 말.
선배가 왜 3일 전에 심각한 표정을 지었는지 알 것 같았다.
P 「가, 각혈...?」
사장 「그렇다네. 그래서 그가 언제 다시 업무에 복귀할 수 있을지...」
내가 잘못들은 건 아니지? 각혈이라고?
피를 토할 정도로 몸이 안 좋은 거라면 엄청 심각한건데?
P 「...저, 그래서 절 호출하신 이유가...?」
사장 「3일 전의 키타자와 양의 라이브, 자네가 준비한 것 같더군.」
P 「네? 아, 아닙니다. 그건 원래 담당 분께서-」
사장 「하지만 준비 도중 사고가 일어나서 전체적인 부분을 전부 바꿨다고 들었다네.」
P 「네...」
사장 「지금 이 프로덕션에서 키타자와 양을 가장 잘 알고있는 사람은 원래 담당이었던 그다.」
사장 「하지만 지금 그가 당분간 움직일 수 없게 된 이상, 그 다음으로 키타자와 양을 알고 있는 사람이 일을 대신해야겠지.」
P 「...네?」
잠깐... 이 전개라면...
사장 「미안하지만, 그가 나을때까지 당분간 키타자와 양의 프로듀스를 자네가 맡아줬으면 한다네.」
P 「제, 제가요?」
역시 이렇게 되는구나...
사장 「아이돌이 아이돌로써 활동할 수 있기 위해선 그 옆을 보조해 줄 프로듀서는 필수다.」
사장 「월급이라면 걱정말게나. 지금 여기서 얼마나 더 올릴지 결정해보도록 하지. 어떻게 하겠나?」
P 「그게...」
P 「...죄송합니다. 지금 카오리를 맡는 것만으로도...」
사장 「음... 그렇군...」
사장님의 입장에선 날 원래 담당 분 다음으로 키타자와 양을 잘 아는 프로듀서처럼 보겠지만
사실 난 프로듀서가 된지 이제 5일 밖에 되지 않은 초보 중의 초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지난 번처럼 키타자와 양을 봐주다가 카오리의 일정에 차질이 생겨 카오리가 고개 숙이는 일은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
사장 「자네가 싫다면 어쩔 수 없지. 사쿠라모리 양의 관리만으로도 바쁠태니 굳이 강요하진 않겠네.」
P 「죄송합니다.」
사장 「그런데 평소 자네답지 않군. 마지막으로 봤을 때는 되게 기합이 넘치는 그런 모습이었는데,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아.」
P 「그... 그랬나요?」
사장 「뭐, 키타자와 양의 임시 담당은 다른 사람에게 맡겨보도록 하지. 이만 돌아가도 되네.」
P 「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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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키 「......」 타닥타닥
P 「숫자가 안맞네...」 흐음
미사키 「...저기, 프로듀서 씨.」
P 「아, 네.」
미사키 「사장님한테 불려가셔서 대체 무슨 말을 들으셨나요? 혹시 혼났어요?」
P 「네? 아, 아뇨. 그냥 일을 더 할 수 있겠냐는 질문이었어요.」
미사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난 아오바 씨에게 사장님과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이야기해줬다.
미사키 「그랬군요...」
P 「지금으로선 카오리를 맡는 것만으로도 힘들어서 결국엔 거절했지만요.」
미사키 「의외네요. 프로듀서 씨라면 바로 '하겠습니다!'라고 말할 줄 알았는데.」
P 「제가 그렇게 열정적으로 보이나요?」
미사키 「프로듀서 씨를 보고 먼저 떠오르는 건 일단 열정이니까요.」
선배... 그렇게 일터에선 열정적으로 일하면서 왜 집에선 잠만보처럼 쳐져있는 건가요...
미사키 「어쨌든 임시로라도 담당 프로듀서 분이 시호에게 빨리 생겼으면 좋겠네요.」
P 「일단 기도해보도록 하죠.」
지난번 탕비실에 컵라면 한 개를 사둔적이 있었지.
아무리 일이 많아도 배고프면 아무것도 안되는 법.
우선 배부터 채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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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비실
배를 채우기 위해 탕비실 안으로 들어갔다.
저녁 6시라 나같이 잔업이 남은 사람들 빼고 전부 퇴근한 시간.
그래서 탕비실에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데.
P 「...카오리?」
카오리 「아, 프로듀서.」
카오리가 의자에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P 「뭐야, 집으로 먼저 돌아간 줄 알았는데.」
카오리 「집에 있으면 심심하기도 하고, 게다가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요.」
P 「갑자기 일이 뚝 하고 생기진 않는데.」
카오리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요? 다른 사람의 일을 제가 대신해야할 상황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P 「음... 그런가?」
그러고보니 선배가 가끔씩 그런 경우도 있다고 했었지.
카오리 「프로듀서는 퇴근 안하나요?」
P 「난 아직 일이 남아서 말이지.」
카오리 「이번에도 잔업이군요.」
P 「하하...」
3일 연속 잔업이라니.
편집할 땐 집에서 작업해서 집이라는 곳이 얼마나 소중한 곳인지 알지 못했는데
지금은 볼품없어 보이는 내 단칸방 집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껴졌다.
난 선반에서 컵라면을 꺼내 뜨거운물을 붓고 자리에 앉았다.
카오리는 계속 휴대폰을 바라보며 티타임을 즐겼다.
카오리 「......」 홀짝
P 「......」
카오리 「......」 안절부절
P 「...?」
휴대폰을 보면서 안절부절 못하는 카오리.
대체 뭘보고 있길래 그러는 걸까, 혹시 악플들?
P 「...뭐보고 있는 거야?」
카오리 「네? 아, 네.」
깜짝 놀라며 휴대폰을 내려놓는 카오리.
뭔가 내게 보이면 안될 것이라도 있는 건가.
카오리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SNS 보는 중이었어요...」 하하
P 「......」
말 더듬는 것과 힘 빠지는 웃음.
2년간 카오리와 연인이었던 나는 카오리의 말투에서 그 말이 거짓말임을 알아챌 수 있었다.
...신경쓰지 말까.
P 「혹시 악플들 보고 있었다면, 그 말들 잘 기억해두고 있어.」
P 「그런 말들을 보면서 문제점을 찾은 후 개선해가는 거니까.」
카오리 「네...」
33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난 그녀가 늘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와 연인이 되고 난 후,
그녀가 늘 웃음을 잃지 않도록 노력했다.
그리고 지금 이 생각은 앞으로도 절대로 변하지 않을 것이다.
「...알겠어.」
그녀가 행복하다면 그걸로 좋아.
난 그래서 그녀가 아이돌이 되겠다는 선택에 더 이상 반대하지 않았다.
.
.
.
그 후로 1년이 지났다.
내 일상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평화로웠고
자신의 선택에 아이돌이 된 그녀는
『~♪』
「...열심히 하고 있구나.」
도시에서 제일 밝은 빛이 되어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리고 있다.
난 아이돌이 된 그녀를 매일 응원하면서 지내고 있다.
그녀와 연관된 음반과 굿즈들은 모두 구매했고
그녀의 라이브 무대도 하나도 빠짐없이 직관했다.
한 사람의 팬으로서, 나의 빛을 응원하기 위해서.
「그래, 이거면 된 거야.」
응, 이게 그녀가 바랬던 해피엔딩이다.
그녀는 아이돌로서 사람들에게 응원받고 있고
지금 그녀는 아이돌로 활동하고 있는 사실에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이제 나도 그녀에 대해선 잊어버려야지.
사람들을 웃게하기 위해서 아이돌이 되겠다고 했는데, 내가 웃을 수 없다고 하면 그녀도 슬퍼할 것이다.
그러니까 어서 잊자... 잊자...
「......잊혀질 리가 없잖아...」
그녀의 미소,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를...
그걸 잊어버리라고 해도 어떻게 잊어버릴 수 있겠는가.
아아, 다시 한 번 더 그녀와 얼굴을 마주하고 싶다.
다시 한 번 더 내 이름을 불러줬으면 좋겠다.
설령 내 모든걸 맞바꿔야 한다고 해도...
...뭐야, 깜빡 잠들었나.
하긴 일어나자마자 쉬지도 않고 작업했으니 당연하겠지.
아아, 그래도 이제 얼마 안 남았으니까...
빨리 편집하고 영상 보내줘야... 응?
「뭐, 뭐야? 이건?」
프리미어프로가 켜져있어야 할 내 컴퓨터.
그런데 지금 컴퓨터에는 알 수 없는 엑셀 파일이 켜져있었다.
그리고 그것 뿐만이 아니다.
「...여긴 어디야?」
여러가구들이 빼곡히 들어차있는 단칸방이 아니다.
밝은 불빛과 파티션에 붙어있는 수많은 포스트잇.
「39프로젝트... 이건 또 뭐야?」
책상에는 여러 파일들과 문서들이 쌓여있고 한쪽 벽면에는 화이트보드,
마치 어느 회사 사무실을 연상케하는 풍경이었다.
근데 왜 내가 여기에?
「어어...」
난 잠깐 졸았을 뿐인데 왜 이런 곳에...
아니, 그나저나 여기는 대체 어디야?
일단 어느 회사 사무실인 건 알겠는데, 대체 뭐가-
『똑똑똑』
「?!」 움찔
말로 표현할 수 없이 황당한 상황에 예민해져서 단순한 노크 소리인데도 크게 놀랐다.
난 식은땀을 흘리면서 방문쪽을 바라봤다.
??? 「문 열게요.」
...이 목소리는?
어디선가 들어본 감미로운 목소리에 예민해졌던 신경들이 단번에 풀어졌다.
내 귀가 잘못된 게 아니라면, 저 문 너머에 있는 사람은...
『달칵』
문을 열고 들어오는 익숙하지만 감미로운 목소리의 정체.
난 순간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 「...프로듀서?」
내 모든 것을 맞바꾸면서까지 직접 만나고 싶었던 사람.
한 때 내 모든 것을 바쳐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던 사람.
그 사람이 지금 내 눈 앞에 서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의 정체.
+~3까지 아이돌 한 명 지정(765시어터 한정) 후 주사위
높은 값으로 결정.
카오리 「뭔가요, 그 자세는...」
「에? 아, 아무것도...」
노크 소리에 놀라 나도 모르게 순간 경계 태세를 하고 있었다.
카오리 「근데 프로듀서, 오늘 저녁에 시간 되시나요?」
「에? 어어...」
난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어서 어버버 거렸다.
프로듀서? 내가? 카오리의?
난 그냥 어느 유튜버의 편집자가 아니었나?
「카오리, 안 갈거야?」
카오리 「네, 코노미 씨.」
카오리 「불러서 가봐야겠네요. 혹시 시간 되신다면 자주가는 곳에서 만나요. 그럼.」 꾸벅
「아아-」
나가려는 카오리를 붙잡으려 했지만 내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복도로 나가버렸다.
난 팔을 뻗은 채 굳어버렸다.
카오리는 날 왜 프로듀서라고 불렀을까, 게다가 내가 지금 입고 있는 이 비지니스맨 차림은 대체 뭘까.
온갖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뒤죽박죽 거렸다.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 음?」
머리를 긁으며 어두컴컴한 창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창문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내게 무슨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있었다.
인정하긴 싫지만 미남형에 안경을 쓰고 있는 친숙한 얼굴.
대학교에서 본적이 있는, 나와 친하게 지냈던 사람의 얼굴이다.
「서, 선배?!?!」
믿을 수 없었다. 왜 창문에 선배의 얼굴이?
손으로 몸을 더듬으며 부정했지만, 창문에 비친 선배의 모습은 내 행동을 똑같이 따라하고 있었다.
「......정말이냐고...」
안 그래도 혼란스러웠던 지금 상황에 멘탈이 나가기 일보직전이었는데
지금 상황을 이해하게 되자 멘탈이 그대로 터져버렸다.
「아아, 이제 어떻게 해야하지...」
난 주저앉아 머리를 감쌌다.
...잠깐
「원래 내 몸은?」
늘 햇빛 대신에 컴퓨터 모니터의 빛으로 광합성을 하던 내 몸은 어떻게 되는 거지?
설마 사라져버린건가?
「...일단 집으로 가보자.」
.
.
.
1시간 후 난 내가 살던 집에 도착했다.
그렇게 멀지 않은 거리라서 다행이야...
「...어서 가자.」
서둘러 계단을 올라가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갔다.
익숙한 집안 냄새와 풍경, 하지만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어떻게 됐지? 원래 내 몸은-
??? 「오오, 몰드류 꽤 쌘데~♪」
침대에 누워 닌텐도 스위치로 게임하고 있었다.
다행히 원래 내 몸이 사라진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구나. 다행이야...
...그런데, 대체 무슨 상황이지? 난 여기 있는데 왜 내 몸은 침대에 누워 게임을 하고 있는거야?
??? 「음? 뭐야, 내 몸이잖아.」
머릿속이 여러 생각으로 뒤죽박죽 섞여있을 때, 내가 침대에서 일어나 천천히 다가왔다.
아니, 나는 여기 있으니까 저건 다른 사람이라고 해야하나?
아니지, 저게 원래 내 몸이니까 저게 바로 나...
...음? 그럼 난 대체 뭐가 되는 거지?
??? 「어이, 정신 차려. 정신.」
「......」
??? 「...저기요, 이 몸의 원래 주인 씨.」
「아, 네.」
??? 「헤에, 정말로 몸이 바뀐 모양이네.」
「네?」
이 상황에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날 쳐다보는 나(?)
게다가 자기가 몸을 뒤바꾼 것 같이 말하고 있다.
??? 「근데 이게 진짜로 될 줄은... 좀 곤란한데.」
「저, 저기...」
??? 「음?」
「설마 당신이 그런 건가요? 절 이렇게 만든건.」
??? 「응.」
당당해도 너무 당당한 거 아니야?
화가 나는 건 둘째 치더라도 이런 태도로 나오니까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혔다.
선배 「응. 잘 이해했네.」
내 몸을 쓰고 있는 선배한테 왜 상황이 이렇게 되었는지 설명을 들었다.
설명을 들어도 이해가 되진 않았지만...
어쨌든 요약하자면 '선배가 나와 선배의 몸을 바꿨다.'라는 말이었다.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
선배 「하지만 실제로 벌어졌잖아.」
「......」
만화나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말도 안되는 말.
하지만 그 일이 실제로 내게 일어났다.
「...하아, 어쨌든 원래대로 해주시죠.」
선배 「......음?」
「선배가 이렇게 만들었잖아요! 그럼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도 아는 거 아닌가요?!」
선배 「어어...」
「뭐라고 말 좀 해봐요!」
어물쩡거리며 말을 하지 않는 선배.
난 그런 선배를 죽일 듯이 바라봤다.
그래도 선배는 태연했다.
「...설마-」
선배 「돌아갈 방법이 있긴 한데.」
「다행이다...」 휴우
선배 「인터넷에 '몸 바꾸기'라는 사이트에서-」
난 곧장 컴퓨터를 키고 구글에 '몸 바꾸기'라고 검색했다.
하지만 나오는 내용들은 바디 스왑에 관한 내용을 다룬 드라마들 뿐이었다.
선배 「거기에 검색한다고 나오겠냐?」
「그럼 어떻게 해야-」
선배 「직접 주소를 쳐서 검색해야겠지. 혹시 알고 있어?」
「제가 알 거 같아요?!」
선배 「곤란하네... 나도 주소가 뭐였는지 기억 안 나는데.」
선배의 말에 난 순간 정신이 멍해졌다.
주소를 몰라? 그럼 방법이 없는거야?
선배의 무책임한 말에 참고 참은 분노가 한 번에 터져나왔다.
난 내 몸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잡았다.
선배 「워워, 왜 이래?」
「당장 내 몸 돌려내요... 안 그럼 죽여버리겠어!」
선배 「아, 알겠어, 알겠다고. 그럼 다시 극장으로 가서 내 파티션에 붙어있는 홈페이지 주소가 적힌 포스트잇을 들고와 줘.」
「...칫!」
선배 「여러 개 있을태니까. 전부 들고오도록 해.」
.
.
.
「어째서...」
선배 「흠... 너 전부 가져온 거 맞지?」
「당연하죠.」
선배 「이상하다... 이럴리가 없는데...?」
선배의 자리에 붙어있는 홈페이지 주소가 적힌 포스트잇을 전부 들고왔지만
적힌 주소의 어느 것도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홈페이지로 안내해주진 않았다.
「...자, 선배. 어떻게 할거죠?」 활활
선배 「흠... 코토리 씨한테 전화해봐야 하나.」
아무래도 이 일에 관련 된 사람은 선배 뿐만은 아닌 것 같다.
선배 「그래도 지금은 전화해도 못받을 태니까... 오늘 안에는 못 바꾸는건가.」 소곤
「뭐라고요?!」 벌떡
난 그 말에 정신이 와르르 무너졌다.
「......」 머-엉
선배 「음... 뭐, 내일까지 이 상황을 해결해볼태니까. 내일만 좀 참아줄 수 있지?」
「하... 하하...」
선배 「좋아. 아무말 없으니 긍정한다는 뜻으로 알겠어.」
이젠 부정할 힘도 없다...
「Zzz... Zzz...」
??? 「일어나, 아침이야.」
「...에?」
뭐지, 왜 내가 날 깨우고 있는 거지...
꿈이라도 꾸고 있는 건가...
「...아아!」 벌떡
선배 「아, 일어났다.」
맞다... 어제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었지...
난 깨자마자 화장실로 들어가 거울을 확인했다.
「아아... 꿈이 아니었어...」 절규
선배 「그럼 꿈인줄 알았냐?」
「그렇게 생각하는게 당연하잖아요!」
선배 「어쨌든, 출근 준비나 해.」
「...하아?」
선배 「너, 내가 하는 일이 무슨 일인지는 알고 있지?」
「네? 아, 네.」
선배 「일단 몸이 바뀐 상태니까 오늘 하루만 부탁할게. 일단 오늘 네가 가서 할 일은-」
냉장고 안에 있는 미트볼과 즉석밥을 꺼내 전자렌지에 데우면서 말하는 선배.
진지한 표정으로 업무에 대해 브리핑 하니까 태클을 걸고 싶어도 걸 수가 없었다.
선배 「-이상으로 오늘 네가 할 일은 이것 뿐이다. 알겠지?」
「아... 네.」
선배 「좋아, 역시 넌 이해가 빨라서 좋다니까.」
처음 듣는 말인데도 선배의 말이 전부 이해되었다.
역시 몸이 바뀌어도 설명을 잘한다는 특징은 전혀 바뀌지 않은 건가.
.
.
.
-765 극장 사무실
미사키 「좋은 아침이에요. 프로듀서 씨.」
P 「아아, 네... 좋은 아침...」
일단은 선배의 기합에 밀려서 어쩌다보니 오긴 왔는데...
뭘 해야 하는거지...? 나는...
P (...아, 맞다. 모르는 게 있을 때는 수첩에...)
모르는 게 있을 땐, 서류가방에 있는 수첩들을 확인해보라고 했었지.
난 책상 밑에 있는 서류가방에서 선배가 말한 회색 수첩과 갈색 수첩을 찾았다.
갈색 수첩에는 아이돌들의 스케줄 관리와 계획이 적혀있는 계획서였다.
그리고 회색 수첩에는 기본업무일정이나 현재 진행업무 같은 것들이 적혀있었다.
마치 다른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대비한 인수인계를 위한 것처럼.
미사키 「아, 또 그 수첩인가요.」
P 「네?」
미사키 「누누히 얘기하지만 프로듀서 씨가 해고당할 일은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P 「......」
정말로 인수인계를 위한 수첩이었다.
근데 해고라니, 대체 선배는 이 회사에서 어떻게 일해 온거야?
어쨌든 난 수첩들과 아침에 들은 선배의 조언을 떠올려 정신을 다시 붙잡았다.
P 「오늘 할 일은 카오리의 잡지 인터뷰인가...」
오전 11시부터 시작이라...
이제 앞으로 2시간 남았나.
난 선배에게 받은 업무용 휴대폰으로 카오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또르르르르- 또르르르르-』 『삑-』
카오리 「네에...」
P 「여보세요? 카오리?」
카오리 「아, 프로듀서~ 아침부터 무슨 일이에요~」
어린애 같이 맹한 목소리.
지금까지 계속 자고 있었구나.
P 「오늘 오전 11시에 잡지 촬영 있는 거, 알고 있지?」
카오리 「네~ 알고 있어요~」
P 「좋아. 지금 바로 그쪽으로 갈태니까, 옷 입고 준비하고 있어.」
카오리 「네~」
『삑-』
P 「......」
대체 얼마만에 듣는 걸까. 카오리의 자다 깬 목소리는.
1년이 지나도 그 맹한 구석은 전혀 바뀌지 않았구나...
...그래도 귀여웠지.
P 「......」
미사키 「...저기, 프로듀서 씨?」
P 「아아, 네.」
미사키 「지금 바로 출발해야하지 않나요. 11시부터면 시간이 되게 촉박할 탠데.」
P 「네? ...아아, 벌써 10시야?!」
젠장, 이러다 늦겠다!
난 차키와 가방을 챙기고 카오리를 데리러가기 위해 나섰다.
그리고 나의 첫 프로듀서의 업무도 방금 막 시작했다.
.
.
.
-765 극장 휴개실
「그렇군요. 그럼 다음 질문으로 가볼게요.」
카오리 「네.」
어찌저찌 카오리를 데리고나와 약속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그리고 시작한 카오리의 인터뷰.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닌지 기자의 질문에 능숙하게 답해줬다.
난 카오리의 옆에 앉아 상황을 지켜봤다.
P (대단하네... 목소리의 떨림이 전혀 없어. 당황하는 기색도 없고.)
마치 무슨 질문이 나올 건지 알고 대답하는 느낌이라고 할까.
1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기자는 펜을 집어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사쿠라모리 씨.」
카오리 「감사합니다.」
「그럼 담당 프로듀서 분.」
P 「아, 네.」
카오리의 일이 끝났으니, 이제 내 차례다.
잡지의 페이지 수 협상.
여기서는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P의 협상 능력은?
1~33 : 1페이지로 끝?!
34~66 : 뭐, soso.
67~100 : 5페이지까지 따내는데 성공했다!
+~3까지 주사위 후 높은 값.
질문에 대한 카오리의 대답 중 마음에 드는 말들이 많았는지
처음에는 3페이지를 제안했다.
「이 정도로 하시겠습니까?」
P 「음...」
3페이지라...
이 정도만 해도 보통이라고 난 생각한다.
그래도 좀 더 쓸 수 있을 거 같은데...
P 「아뇨. 조금만 더 어떻게 안 될까요?」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만.」
P 「그래도... 아, 그럼 이 부분을··· ···.」
.
.
.
「괜찮네요. 그럼 이 정도로-」
P 「잠깐, 여기 부분도 넣어주시면 안 될까요?」
「아니, 그건 곤란하죠. 다른 기사들도 싣어야 하는데.」
P 「부탁드리겠습니다!」
.
.
.
30분 동안 계속된 페이지 수 교섭.
기자 쪽에선 3페이지 의사를 고집했지만,
내가 억지를 부린 끝에 5페이지로 늘리는데 성공했다.
「네.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P 「감사합니다!」
하아... 힘들다...
영상 편집 일보다 이 일이 더 힘든 거 같아...
선배는 매일 이런 일을 하고 살았던 건가.
「5페이지라... 피곤해지겠군.」 소곤
...기자님 죄송합니다.
선배한테 페이지 수는 많이 확보하는 게 좋다고 들어서...
카오리 「수고하셨어요, 프로듀서 씨.」
P 「뭘 이걸로.」 하아
어찌됐든 내 첫 번째 프로듀서 업무가 끝이 났다.
5페이지, 처음인데 이 정도면 훌륭하게 해냈다고 생각한다.
...아차, 쉬고 있을 시간 없지.
다음 업무, 다음 업무...
P 「어디 보자...」
난 일정이 적혀있는 갈색 수첩을 확인했다.
다음 카오리의 일정은 '토크 프로그램 게스트 참여', 1시부터다.
지금이 12시 10분 정도 됐으니까...
근처에서 점심식사 후 바로 출발하면 되겠군.
P 「카오리, 이제 점심 먹으러 가자.」
카오리 「네.」
P 「그래? 내가 보기엔 군더더기 없이 잘했다고 생각하는데.」
카오리 「프로듀서는 그렇게 생각하나요.」
P 「응. 다음에도 그런 식으로만 하면 될 거 같아.」
6시간 동안의 긴 촬영을 끝으로, 오늘 카오리의 일정도 마무리 되었다.
녹화를 끝낸 직후, 카오리는 개운한 표정으로 내 쪽으로 걸어왔다.
본인 왈, 힘들긴 했지만 재밌었다는 모양이다.
카오리가 진심으로 기쁠 때 나오는 미소를 보며
처음으로 1년 전 그 때, 내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했다.
P (...만약 그 때 억지로라도 말렸더라면 카오리는 진심으로 웃지 못했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차를 타고 카오리를 집으로 데려다 줬다.
카오리의 집에 도착하고, 그녀는 차에서 내렸다.
카오리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어요.」
P 「내가 한 게 뭐가 있다고. 카오리가 더 고생했지.」
P 「힘들었을탠데 어서 들어가서 쉬도록 해.」
카오리 「네. 조심히 돌아가세요.」 방긋
P 「......」
그녀는 내게 방긋 웃으며 말한 뒤 집으로 들어가버렸다.
P 「...후우, 자, 정신 차리자.」 부르르
카오리가 조심히 돌아가라고 했지만 내겐 아직 할 일이 더 남아있었다.
극장으로 돌아가 오늘 있었던 일들의 결산 보고서를 쓰는 것.
보고서... 이것도 대체 몇 년 만에 써보는 건지...
P 「안 쓴 지 오래 돼서 이젠 어떻게 쓰는지도 까먹었는데...」
...웃는 표정, 되게 예뻤지.
.
.
.
선배 「하! 5페이지를 따냈다고? 네가?」
P 「...뭐가 이상한가요?」
선배 「당연히 이상하지! 초짜 프로듀서인 네가 특집 분량의 페이지 수를 확보했으니!」
P 「......」
분명 칭찬인데 욕하는거 같아서 기분 나빠...
P 「하아... 어쨌든 그건 어떻게 됐나요?」
선배 「음? 뭐가?」
P 「당연히 원래대로 돌아갈 방법 말이에요! 설마 까먹은 건 아니시죠?」
선배 「아아, 맞다. 그랬었지.」
다행히 기억하고 있던 선배.
하지만 선배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P 「뭐예요, 그 표정은...」
선배 「그게... 말이지...」
-오후 1시 765 본관
코토리 「음...」
선배 「어떻게 됐어요?」
코토리 「...안 돼요. 도저히 접속할 수가 없어요.」
선배 「네에?!」
코토리 「아무래도 주소를 완전히 바꾼 모양인데요.」
선배 「하아...」
선배 「라는-」
선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난 선배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붙잡았다.
P 「어이, 이제 어쩔거야?」
선배 「워워, 왜 이래?! 진짜 죽일 것처럼 바라보네?!」
P 「왜냐고? 진짜로 죽일거니까!」
주먹을 꽉진 오른손을 선배의 얼굴에 내지르려 했다.
선배 「자, 잠깐 진정해! 그래도 돌아갈 수는 있으니까!」
P 「...뭐?」 멈칫
선배 「돌아갈 수 있다고.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난 꽉 쥐었던 오른손을 내려놓았다.
선배 「내가 들어갔던 사이트는 '체험판'이었어. 그러니까 기간제라고.」
P 「기간제?」
선배 「유효 기간은 1년, 그러니까 1년만 지나면 우리 둘다 원래 몸으로 돌아갈 수 있어.」
P 「1년?!」
1년이라니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 건가.
역시 이 사람 말은 그냥 듣지 말았어야-
선배 「게다가 지금 날 여기서 죽이면 1년이 지나도 넌 원래 몸으로 돌아갈 수 없을 걸? 몸뚱아리가 죽었으니까!」
P 「......」
...난 멱살을 풀고 다시 쥐었던 주먹을 다시 내려놓았다.
선배 「켁켁... 어후, 살았다...」
P 「...당신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아무 대책없이 나랑 몸을 바꾼거에요?」
선배 「그냥 너랑 바꼈으면 좋겠다 싶어서 썼는데 진짜로 바뀔줄은 몰랐지.」
P 「하아......」
1년.
시간으로 따지자면 8760시간이 지나야 내 원래 몸으로 돌아갈 수 있다.
마음 같아선 지금 이 개자식을 여기서 죽이고 싶었지만
죽이게 되면 원래 몸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말에 터질 것 같은 분노를 삭혔다.
선배 「후... 그래서 말인데, 이왕 이렇게 된 거, 이렇게 서로 살아보는 건 어때?」
P 「...무슨 말이죠?」
선배 「그러니까 너는 원래 내 삶을 사는 거고, 나는 원래 네 삶을 사는 거지. 1년 동안만.」
긍정하긴 싫지만, 선배의 말대로 하는게 지금 상황에선 최선이다.
사람들에게 '우리들의 몸이 바꼈으니 이해해주세요!'라고 말할 순 없으니까.
P (게다가 이 모습으로 살면 카오리의 모습을 다시 가까이서 볼 수도 있고...)
선배 「어떻게 할래?」
P 「...알겠어요.」
난 진심 반 억지 반으로 선배의 제안에 찬성했다.
선배도 다행인 듯 고개를 끄덕였다.
선배 「좋아. 그럼 이제부터 인수인계를 시작하도록 하지.」
선배 「오늘 아침엔 간단하게 밖에 설명 못했지만, 지금부턴 제대로 설명해줄태니 귀 담아 들으라고.」
P 「네.」
카오리 「네.」
나의 프로듀서 생활 2일째.
오늘도 아무일 없이 무난하게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어제 선배가 곤란한 상황이 닥쳤을 때의 대처법에 대해서 말해줬지만
현재까지는 아무런 일 없이 시간이 가고 있었다.
P 「하암...」
P (그나저나 아이돌이 일하고 있을 때 프로듀서는 굉장히 여유롭군.)
관계자와 페이지 수 협상 할 때나 영업할 때만 바쁘다고 해야할까.
...아차, 이렇게 가만히 있으면 안된다고 했었지.
카오리가 일하고 있을 때, 난 지금 영업해야...
『~♪』
P (음? 아오바 씨한테 전화가?) 삑
P 「여보세요?」
미사키 「프로듀서, 지금 바쁘신가요?」
P 「아뇨, 지금 꽤 한가한데.」
미사키 「그래요? 다행이다... 그럼 지금 바로 ○● 라이브 홀로 가주실 수 있으신가요?」
P 「라이브 홀요?」
미사키 「그 쪽에서 연락이 와서 말이죠. 프로듀서 분께서 직접 결정하셔야 한다고 해요.」
결정? 내가?
P 「어쨌든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가도록 하죠.」
미사키 「네. 부탁드릴게요.」
어쨌든 지금 바로 가봐야겠지.
카오리의 일이 끝나기 전에는 돌아와야지.
.
.
.
-○● 라이브 홀
P 「저 왔습니다.」
「...누구시죠?」
P 「아, 네. 라이브 준비 중에 결정할 사항이 있다고 해서 왔는데요.」
「아아, 프로듀서 분이시군요. 이쪽으로 오시죠.」
스태프 분을 따라 무대 위로 올라갔다.
「제출하신 기획서의 이 부분 말인데요.」
P 「네.」
다행히 별로 중대한 사항은 아니었다.
그냥 기획서의 한 부분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 필요해서 날 호출했던 것 뿐이다.
「그렇군요.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P 「네, 부탁드립니다.」
큰일인줄 알고 되게 걱정했네.
그나저나 되게 큰 무대인 걸.
이번에 이 곳에서 라이브 하는 아이돌이...
??? 「어라? 카오리 씨의 담당 분?」
P 「?」
+~3까지 아이돌 이름. (765시어터 한정.)
높은 값으로 결정
P 「어라, 너는...」
시호 「안녕하세요. 이렇게 말하는 건 처음이었죠?」
중학생임에도 어른스러운 차분하고 낮은 분위기.
키타자와 시호.
현재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여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아이돌.
인정하긴 싫지만, 카오리보다도 인기가 더 많은 아이돌이다.
P 「어, 응. 이렇게 얼굴 맞대고 얘기하는 건 처음이지. ...담당 프로듀서 분은?」
시호 「몸이 안 좋으셔서 지금 휴가 중이에요.」
P 「아아, 그렇구나.」
「프로듀서 분! 잠시 여기에 와주셔야 겠는데요!」
P 「금방 가겠습니다!」
P 「미안, 난 잠깐 가봐야겠네.」 다다다
시호 「아, 네. 수고하세요.」
.
.
.
라이브 홀에서 키타자와 양의 무대 준비를 관리·감독하며 30분 동안 시간을 보냈다.
카오리 쪽의 일도 거의 끝나갈태니, 이제 슬슬 돌아가도록 할까.
시호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돌아가실건가요.」
P 「응. 카오리가 기다리고 있을수도 있으니까.」
시호 「그렇군요. 바쁜 와중에 일부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P 「이 정도로 뭘. 1시간 뒤면 라이브 시작이니까 힘내서-」
『우당탕-!』
P 「?!」
「무슨 일이야?」
「1번 조명과 2번 조명이 떨어졌어요!」
무대 쪽에서 난 큰 충격음.
스태프들의 다급한 말을 들어보니 아무래도 무대 위 조명 쪽에 문제가 생긴 모양이다.
시호 「뭐, 뭐죠...?」
P 「아무래도 큰 문제가 생긴 모양인데.」
지금 어서 가봐야...
아, 잠깐만. 그래도 곧 있으면 카오리의 일이 끝날탠데...
1. 사고가 난 현장으로 가본다.
2. 시호에겐 미안하지만 카오리 쪽으로 돌아간다.
먼저 2표.
@혹시 노래가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였나요? 아무튼 되게 많이 참고되네요.
이곳에서 할 일은 다 끝내고 돌아가는 게 맞겠지.
시호 「제가 가서 확인해볼-」
P 「무슨 소리야. 내가 가야지.」
시호 「네? 하지만 카오리 씨가 기다리실텐데요.」
P 「그래도 이런 일은 내가 해야 하는 거야. 넌 맘편히 라이브 준비나 하고 있어.」
시호 「아, 네.」
난 사고가 난 무대 위쪽으로 달려갔다.
무대 위는 조명의 파편으로 완전히 어질러져 있었다.
P 「무슨 일이죠?」
「네, 그게 1번과 2번 조명 나사가 느슨했는지 천장에서 떨어졌습니다.」
P 「다친 사람은요?」
「다친 사람은 없습니다.」
P 「그럼 다행이네요. 일단 이 조명, 다시 사용할 순 없겠죠?」
「네. 완전히 박살났으니...」
P 「대체할 수 있는 조명은요?」
머리를 긁으며 발을 구르지 말고 침착하게 상황에 대처하라.
난 선배의 이 말에 따라 스태프들과 협력하며 대안을 모색했다.
여분의 조명은 있지만 계획 된 색과 다른 색의 조명만 남은 상황.
이럴 땐...
P 「...잠시 기획서 빌려주시겠나요.」
.
.
.
「아무리 그래도 시간은 지켜야 하잖아요.」
P 「죄송합니다...」
카오리 「죄송해요...」
키타자와 양 쪽의 일을 처리하고 곧바로 카오리를 데리고 다음 현장으로 출발했지만
촬영 시작 시간보다 20분 더 늦게 도착해서 시간이 좀 지연되었다.
그래서 지금 나와 카오리가 현장 스태프 분께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는 중이다...
P 「...미안, 카오리. 괜히 너까지 사과하게 만들었네.」
카오리 「괜찮아요. 시호 쪽의 일을 봐주다가 늦으신 거잖아요.」
P 「미안...」
카오리 「정말 괜찮다니까요. 전 바로 촬영 시작해야하니까, 가볼게요.」
P 「응. 열심히 해.」
도착하자마자 촬영 준비로 분주히 움직이는 카오리.
이번 잡지 촬영은 웨딩 업체 홍보를 위한 웨딩드레스 촬영.
환복을 마친 카오리는 내게 다가와 포즈를 지었다.
카오리 「어떤 가요? 프로듀서.」
P 「......」
카오리 「...프로듀서?」
P 「아, 아아, 응. 어울려. 엄청 예쁘네. 하하.」
카오리의 웨딩드레스 모습을 보자마자 순간 숨이 턱 막혔다.
카오리의 몸짓에 드레스에 달린 바닐라 색 레이스가 찰랑이는 모습.
위험하다, 심장에 되게 치명적이잖아 그 장면은!
「사쿠라모리 씨, 준비 다 됐으면 시작할게요.」
카오리 「네. 지금 가겠습니다.」
카오리 「프로듀서, 다녀오겠습니다.」
P 「으, 응. 잘 하고 와.」
다행히 난 심장마비로 죽지 않고 촬영은 시작됐다.
지각했기 때문에 중간의 브레이크 타임 없이 촬영은 계속 진행.
그래도 카오리는 여러 포즈를 취하며 자신의 매력을 뽐냈다.
P (다행히 잘하고 있네.)
P 「수고 했어.」 여기 물
카오리 「감사합니다.」 꿀꺽
촬영 중 표정은 계속 웃는 표정이었지만
촬영이 끝나자마자 힘든 표정을 지었다.
쉬는 시간 없이 촬영했으니 당연하겠지.
P 「자, 다음은 극장에서 레슨이야. 이 일정이 마지막이니까 끝까지 힘내 줘.」
카오리 「하아... 네.」
피곤해보이는 카오리.
솔직히 마음 같아선 카오리를 쉬게 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선배 「연예계에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은 시간!」
이란 선배의 말이 있었기 때문에...
카오리의 피곤한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난 카오리를 일으키고 곧바로 극장의 레슨룸으로 향했다.
P (다음에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자...)
.
.
.
선배 「그랬군. 그래서, 어떻게 했어?」
P 「일단 원래의 밝은 분위기는 포기하기로 했고, 신비한 분위기가 날 수 있게 파란색으로 바꿨어요.」
P 「키타자와 양이라면 푸른색의 신비한 분위기를 잘 소화해낼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에...」
선배 「준비된 곡도 밝은 분위기의 곡 위주였을 탠데.」
P 「그래서 곡까지 바꿔야 했죠.」
선배 「호오...」
오늘 있었던 일을 선배에게 얘기했다.
선배는 만족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선배 「센스 좋았어. 카오리가 현장에 지각한 것만 빼면.」
P 「죄송해요...」
선배 「아냐, 딜레마 상황이었는 걸. 어쩔 수 없지.」
선배 「...근데 시호 담당 녀석, 정말로 휴가였냐.」
P 「네?」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물어보는 선배.
난 살짝 쫄아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P 「네. 몸이 안좋아서 휴가를 냈다고 키타자와 양이...」
선배 「몸이 안좋다라...」
심각한 표정을 하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선배.
뭐, 심각한 일이라도 있는 건가...?
카오리의 프로듀서로 일하는 것도 처음보단 꽤 나아진 것 같았다.
일정 결산 보고서를 쓰는 것도 나름 능숙해진 것 같고.
카오리는 지금 일정이 없어 쉬는 중, 나는 극장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렇게 평화롭게 하루를 보내던 중
미사키 「프로듀서 씨, 지금 바로 본관으로 가보셔야 할 거 같은데요.」
P 「네? 무슨 일이죠?」
미사키 「사장님께서 호출하셨어요.」
P 「사장님이요?」
갑작스러운 사장님의 호출.
난 하던 일을 멈추고 곧바로 본관으로 향했다.
.
.
.
본관에 도착하자마자 사장님께 불려 응접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내가 사장님께 들은 말.
선배가 왜 3일 전에 심각한 표정을 지었는지 알 것 같았다.
P 「가, 각혈...?」
사장 「그렇다네. 그래서 그가 언제 다시 업무에 복귀할 수 있을지...」
내가 잘못들은 건 아니지? 각혈이라고?
피를 토할 정도로 몸이 안 좋은 거라면 엄청 심각한건데?
P 「...저, 그래서 절 호출하신 이유가...?」
사장 「3일 전의 키타자와 양의 라이브, 자네가 준비한 것 같더군.」
P 「네? 아, 아닙니다. 그건 원래 담당 분께서-」
사장 「하지만 준비 도중 사고가 일어나서 전체적인 부분을 전부 바꿨다고 들었다네.」
P 「네...」
사장 「지금 이 프로덕션에서 키타자와 양을 가장 잘 알고있는 사람은 원래 담당이었던 그다.」
사장 「하지만 지금 그가 당분간 움직일 수 없게 된 이상, 그 다음으로 키타자와 양을 알고 있는 사람이 일을 대신해야겠지.」
P 「...네?」
잠깐... 이 전개라면...
사장 「미안하지만, 그가 나을때까지 당분간 키타자와 양의 프로듀스를 자네가 맡아줬으면 한다네.」
P 「제, 제가요?」
역시 이렇게 되는구나...
사장 「아이돌이 아이돌로써 활동할 수 있기 위해선 그 옆을 보조해 줄 프로듀서는 필수다.」
사장 「월급이라면 걱정말게나. 지금 여기서 얼마나 더 올릴지 결정해보도록 하지. 어떻게 하겠나?」
P 「그게...」
1. 시호의 담당까지 맡는다.
2. 역시 두 명은 무리다...
먼저 2표.
사장 「음... 그렇군...」
사장님의 입장에선 날 원래 담당 분 다음으로 키타자와 양을 잘 아는 프로듀서처럼 보겠지만
사실 난 프로듀서가 된지 이제 5일 밖에 되지 않은 초보 중의 초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지난 번처럼 키타자와 양을 봐주다가 카오리의 일정에 차질이 생겨 카오리가 고개 숙이는 일은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
사장 「자네가 싫다면 어쩔 수 없지. 사쿠라모리 양의 관리만으로도 바쁠태니 굳이 강요하진 않겠네.」
P 「죄송합니다.」
사장 「그런데 평소 자네답지 않군. 마지막으로 봤을 때는 되게 기합이 넘치는 그런 모습이었는데,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아.」
P 「그... 그랬나요?」
사장 「뭐, 키타자와 양의 임시 담당은 다른 사람에게 맡겨보도록 하지. 이만 돌아가도 되네.」
P 「네.」
.
.
.
미사키 「......」 타닥타닥
P 「숫자가 안맞네...」 흐음
미사키 「...저기, 프로듀서 씨.」
P 「아, 네.」
미사키 「사장님한테 불려가셔서 대체 무슨 말을 들으셨나요? 혹시 혼났어요?」
P 「네? 아, 아뇨. 그냥 일을 더 할 수 있겠냐는 질문이었어요.」
미사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난 아오바 씨에게 사장님과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이야기해줬다.
미사키 「그랬군요...」
P 「지금으로선 카오리를 맡는 것만으로도 힘들어서 결국엔 거절했지만요.」
미사키 「의외네요. 프로듀서 씨라면 바로 '하겠습니다!'라고 말할 줄 알았는데.」
P 「제가 그렇게 열정적으로 보이나요?」
미사키 「프로듀서 씨를 보고 먼저 떠오르는 건 일단 열정이니까요.」
선배... 그렇게 일터에선 열정적으로 일하면서 왜 집에선 잠만보처럼 쳐져있는 건가요...
미사키 「어쨌든 임시로라도 담당 프로듀서 분이 시호에게 빨리 생겼으면 좋겠네요.」
P 「일단 기도해보도록 하죠.」
P (아직 한참 남았는데...)
미사키 「퇴근하겠습니다.」
P 「네, 수고하셨습니다.」
「꼬르륵─」
P 「...컵라면이라도 먹고 올까.」
지난번 탕비실에 컵라면 한 개를 사둔적이 있었지.
아무리 일이 많아도 배고프면 아무것도 안되는 법.
우선 배부터 채우도록 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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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탕비실
배를 채우기 위해 탕비실 안으로 들어갔다.
저녁 6시라 나같이 잔업이 남은 사람들 빼고 전부 퇴근한 시간.
그래서 탕비실에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데.
P 「...카오리?」
카오리 「아, 프로듀서.」
카오리가 의자에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P 「뭐야, 집으로 먼저 돌아간 줄 알았는데.」
카오리 「집에 있으면 심심하기도 하고, 게다가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요.」
P 「갑자기 일이 뚝 하고 생기진 않는데.」
카오리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요? 다른 사람의 일을 제가 대신해야할 상황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P 「음... 그런가?」
그러고보니 선배가 가끔씩 그런 경우도 있다고 했었지.
카오리 「프로듀서는 퇴근 안하나요?」
P 「난 아직 일이 남아서 말이지.」
카오리 「이번에도 잔업이군요.」
P 「하하...」
3일 연속 잔업이라니.
편집할 땐 집에서 작업해서 집이라는 곳이 얼마나 소중한 곳인지 알지 못했는데
지금은 볼품없어 보이는 내 단칸방 집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껴졌다.
난 선반에서 컵라면을 꺼내 뜨거운물을 붓고 자리에 앉았다.
카오리는 계속 휴대폰을 바라보며 티타임을 즐겼다.
카오리 「......」 홀짝
P 「......」
카오리 「......」 안절부절
P 「...?」
휴대폰을 보면서 안절부절 못하는 카오리.
대체 뭘보고 있길래 그러는 걸까, 혹시 악플들?
P 「...뭐보고 있는 거야?」
카오리 「네? 아, 네.」
깜짝 놀라며 휴대폰을 내려놓는 카오리.
뭔가 내게 보이면 안될 것이라도 있는 건가.
카오리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SNS 보는 중이었어요...」 하하
P 「......」
말 더듬는 것과 힘 빠지는 웃음.
2년간 카오리와 연인이었던 나는 카오리의 말투에서 그 말이 거짓말임을 알아챌 수 있었다.
...신경쓰지 말까.
P 「혹시 악플들 보고 있었다면, 그 말들 잘 기억해두고 있어.」
P 「그런 말들을 보면서 문제점을 찾은 후 개선해가는 거니까.」
카오리 「네...」
잔업하다가 1시에 퇴근하고 늦게 자서 그런가, 오늘은 일찍 일어났구만 나는!
이제 1분 남았다. 이 모퉁이만 돌면 이제-
「쿵─!」
시호 「앗!」 꽈당
P 「어익후!」
급하게 뛰어가다가 가만히 걸어가던 키타자와 양과 부딪쳐버렸다.
키타자와 양은 나와 부딪친 충격으로 바닥에 넘어져버렸다.
시호 「으으...」
P 「아차, 키타자와 양, 죄송해요.」
시호 「복도에서 뛰면 어떻게 하나요, 위험하다구요.」
P 「죄송해요... 여기, 수첩 떨어뜨리셨어요.」
시호 「네? 아, 감사합니다.」
넘어질 때 키타자와 양의 주머니에서 떨어진 수첩을 주워 건네주었다.
근데 저 수첩, 내가 갖고 있는 거랑 되게 비슷하게 보이는데...
P 「저기, 키타자와 양. 그 수첩 안에 뭐가 적혀있는 건가요?」
시호 「...며칠동안 제 스케줄이 적혀있어요.」
P 「어라? 그러면 그 수첩은...」
시호 「네. 담당 프로듀서 분에게 받은 거에요. 당분간은 제 스스로 활동해야하기 때문에.」
P 「아아...」
결국에는 담당을 구하지 못한 모양이네...
시호 「...근데 급하게 뛰어가시던데, 바쁘신 거 아니었나요?」
P 「에? 아아! 맞다, 지각이다!」 다다다
시호 「......」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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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세, 세이프...」
미사키 「50초 늦었으니까 아웃이에요.」
P 「몇 초 정돈 봐줄 수 있지 않나요?」
카오리 「프로듀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P 「아, 먼저 와있었구나. 카오리.」
웬일로 사무실에서 날 기다리고 있는 카오리.
P 「그런데 오늘 되게 일찍 일어났구나. 설마 잠 설친거야?」
카오리 「뭐, 평소보다 잠을 좀 덜 자긴 했지만...」
카오리 「그래도 피곤하거나 그러진 않으니 괜찮아요.」
P 「피곤한게 아니라면 다행이네. 자, 그럼 오늘의 일정을 브리핑 하도록 할까.」
카오리 「네!」
지각하긴 했지만 평화롭게 넘어가며 오늘의 업무 브리핑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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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
레슨을 끝낸 카오리를 데리고 밖으로 나와 점심식사 시간을 가졌다.
P 「아직 다음 일정까진 2시간이나 더 남았으니 천천히 먹자.」
카오리 「요즘들어선 되게 한가롭네요.」
P 「카오리는 좀 더 바쁜 게 좋은가?」
카오리 「그야 당연하죠.」
하긴, 나도 카오리에게 일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카오리 본인도 노력해야겠지만 내가 더 열심히 해야겠지...
식사 도중 이야기 주제나 상황.
+~2까지.